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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檢 확실한 수사만이 저축銀 특검 막는다

    저축은행 비리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특위를 구성할 때부터 논란이 됐던 증인 채택문제에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008년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같은 해 12월 쌀 직불금 문제로 실시된 국정조사에 이어 18대 국회 들어 열린 세 차례의 국정조사가 모두 증인 채택에 실패한 꼴이 됐다. 국회 스스로 국정조사 권능을 포기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저축은행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국정조사를 결의한 것 자체가 정치권에 쏟아지는 연루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라는 시각이 없지 않았다. 여야는 특위 활동기간의 절반 이상을 증인 채택 여부로 허비한 후 뒤늦게 시작된 현장조사 및 기관보고에서도 책임 떠넘기기, 네 탓 공방만 되풀이했다. 정치권은 벌써 특검 도입 필요성을 들먹이고 있다. 지난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수사 부진을 질타하면서 “특검이든 뭐든 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발언을 특검 도입 당위론인 양 해석하는 듯하다. 물론 검찰의 수사결과가 미흡하면 특검 도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확인되듯 특검을 도입하더라도 검찰 수사결과 이상의 성과물을 내놓은 적이 별로 없다. 따라서 정치권은 국정조사 활동시한 마감일까지 의혹 규명에 매진하되 피해자 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저축은행 사태는 현재 진행 중인 감독당국의 검사가 마무리되면 추가 퇴출과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검으로 매듭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자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중수부를 엄호하는 상경투쟁까지 벌인 바 있다. 검찰이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국정조사 증인 채택까지 무산시킨 ‘실세’ 측근들의 연루의혹 역시 빠짐 없이 규명해야 한다. 대통령조차 “유불리를 따져서는 안 된다. 겁날 게 뭐가 있느냐.”고 채근하는 마당에 주저해야 할 이유가 없다. 검찰 수뇌부 교체에 따른 인사로 상층부는 바뀌게 될지라도 수사팀은 그대로 존속시켜야 한다. 행여 수사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특검을 불러들이게 된다면 그것은 검찰의 치욕이다.
  • [시론] 계속된 산사태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시론] 계속된 산사태 근본원인을 알아야 한다/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산지의 계곡 일대를 개발할 때는 산사태 위험성을 고려해야 하며, 절개지가 무너지면 (시행자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난 20년간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예방은 뒷전으로 밀리고 복구만 이뤄지다가 결국 잇단 국가적 재난 참사로 이어졌다.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달간 58명이 산사태와 절개지 붕괴로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1994년 성수대교와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나서야 교량과 건물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사태와 절개지 안전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편이다. 폭우가 어디에 내리든지 지역에 관계없이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2009년 소방방재청의 용역을 받아 ‘사면붕괴 예측 및 대응기술개발’을 연구한 적이 있다. 이때 전국적으로 관리해야 할 지역이 100만곳, 서울시에만 10만곳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선 산사태나 절개지를 산지는 산림과, 도로는 도로과, 택지는 주택과에서 나누어 관리하므로 산사태와 같이 산 상부에서 하부까지 계속해 영향을 미치는 재해는 지자체에서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조직이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부처 간 통합관리를 위해 2007년 소방방재청이 ‘급경사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부처별로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국토해양부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국토부가 관리를 맡은 국도, 고속도로, 철도는 빠진 것이다. 효율적인 관리도 안 되고 또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29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 초안산 산중턱의 철도이설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애꿎게 하부의 동부간선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덮쳐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서울시나 소방방재청은 사전에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했다. 공사는 국토부 산하의 코레일 관할이었고, 관할별로 재해를 관리하는 국내 법규상 속수무책이었다. 관리주체가 달라 사각지대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우면산 산사태 사고를 놓고도 서초구와 산림청은 사전에 문자메시지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다. 마찬가지 사례인 셈이다. 지난해 9월에는 충남 공주군 운주산의 상부(산림청 관할)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석류와 산사태로 뽑힌 나무가 산 중턱의 국도(국토해양부 관할)를 넘어 산 하부의 경부선 철도 터널입구를 막았다. 순식간에 철도가 불통됐는데 부처 간 통합관리가 안 돼 사전예방은 기대할 수 없었다. 예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인명사고를 불러온 산사태나 절개지의 사고원인을 놓고 관련 기관과 피해자들은 ‘천재’와 ‘인재’를 따지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갈등은 더욱 첨예할 수밖에 없다. 사고가 나면 ‘재해보험’과 같은 제도로 피해자들이 충분하게 배상받는 제도도 없다. 중앙정부에선 지자체에만 맡겨놓고 여전히 지켜만 보고 있다. 이 순간에도 현장에선 공무원들과 군인들이 피해자들과 함께 밤샘을 하며 복구에 매진하고 있다. 근본 원인은 국가적인 산사태 방재시스템이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사고만 나면 애꿎은 공무원 처벌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한다. 처벌 이후에는 핵심사항인 국가적 방재시스템의 부재를 고칠 기회가 다시 어디론가 슬그머니 숨어 버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돼 우면산 산사태가 찾아온 것이다. 구조적 근본 원인을 무시하고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면 언제든지 대형 산사태는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실태를 정확히 파악, 국제적 수준으로 산사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효율적인 부처 간 통합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전담기관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분명히 깨닫고 이제 중앙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후진국형 법과 제도, 시스템을 꼭 보완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 中 인민해방군 84주년… 첨단화 현주소는

    中 인민해방군 84주년… 첨단화 현주소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1일 건군 84주년을 맞았다.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경축리셉션 기념사를 통해 “새로운 역사적 상황 아래서 우리 군은 전면적으로 혁명화, 현대화, 정규화 건설을 강화해왔다.”면서 “우리 군은 이제 상당한 현대화 수준을 갖추고 정보화를 향해 매진하는 강력한 군대로 바뀌고 있다.”고 자평했다. ●국방예산 30% 무기개발 투입 량 부장의 자평이 아니더라도 중국군은 급속히 강해지고 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쏟아부으면서 군의 첨단화,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숙원이던 항공모함도 보유하게 됐다. 첫 항모가 될 바랴그함은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시험 운항을 준비하며 엔진 가동에 들어갔다. 자체 기술로 핵항모 2척의 건조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최근 1년 사이에만 해도 5세대 스텔스전투기 젠(殲)20 시험 비행 성공, ‘항모킬러’인 둥펑(東風)21D 중거리미사일 개발,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등 첨단 무기 체계 개발 소식이 무성하다.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국방비 지출을 연평균 15% 이상씩 늘려왔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12.7% 증액한 6011억 위안(약 100조원)으로 책정했다. 아직은 미국의 7~8분의1 수준이지만 ‘숨겨진 예산’이 많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국방비가 감소 추세라는 점에서 격차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또 군 통수권자인 후진타오 국가주석 집권 이후 군 현대화에 힘을 쏟으면서 국방비의 30% 이상을 무기와 장비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한 최고지도부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절대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왔다. 일관되게 방어적 국방정책을 견지하고 있다고도 역설해왔다. 하지만 세계는 중국의 군사 대국화를 우려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가뜩이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자국의 ‘핵심 이익’을 내세우며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갖추게 되면 힘으로 주변국을 누르려 하지 않겠느냐는 게 ‘중국 위협론’의 핵심이다. 실제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한·미 간 서해 합동군사훈련이 쟁점이 됐을 때 중국군은 서해상에서 실전을 방불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맞불을 놓았다. ●“美에 20년 뒤져” 주장 속 주변국 우려 물론 현재까지 중국의 군사력은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 미국은 11척의 핵항모를 실전 배치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제 겨우 훈련용 구식 항모 한 척을 보유하게 됐을 뿐이다. 240여기의 핵탄두 역시 미국의 10분의1 수준이다. 중국 내에서는 ‘중국 위협론’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 등 서방세계의 음모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천빙더(陳炳德) 총참모장도 지난 7월 11일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군사기술은 미국에 20~30년 뒤져 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1927년 장시성 난창(南昌)에서 죽창을 든 농공병(농민과 노동자 병사) 수천명의 ‘8·1 봉기’로 시작한 중국군이 84년 만에 미군의 독주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군대로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군과의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혀나갈지 세계는 중국군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하지원 “기죽지 않는 여전사, 길라임과 닮았죠”

    하지원 “기죽지 않는 여전사, 길라임과 닮았죠”

    당차고 씩씩한 스턴트 우먼 길라임이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여전사가 되어 돌아왔다. 국내 최초의 3차원(3D)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8월 4일 개봉)의 여주인공 하지원(33) 이야기다. 한국의 앤절리나 졸리로 불리며 작품마다 강인한 인상을 남긴 그녀지만, 인터뷰 내내 소녀처럼 해맑고 소탈했다.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그녀를 만났다. →재난 영화(‘해운대’)에 이어 이번엔 괴수 영화다. 힘든 영화를 즐기는 편인가. -뭐든 처음하는 것은 재미있다. 안해본 것을 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원래 안정적인 것보다 모험을 즐기는 편이다. 영화가 가진 힘이나 재미가 크고 좋으면, 아무리 힘든 캐릭터라도 감수하고 도전하는 편이다. →‘7광구’의 매력은. -제주도 남단에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라서 우선 끌렸다. 무엇보다 괴물에 맞서 싸우는 여전사 차해준의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차해준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하고 터프하다. -방영은 ‘시크릿 가든’이 먼저였지만 촬영은 ‘7광구’가 먼저였다. 길라임이 차해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다모’나 ‘형사’ 등 기존의 작품에서는 액션을 연기하면서도 사랑과 인간적인 흔들림도 있었다. 하지만 해준은 여린 면은 찾아볼 수 없는 거침없는 인물이다. 표정, 말투, 서 있는 자세까지 보이시하다. 절대 기죽지 않는 여전사다. →괴물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대상을 직접 보면서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었다. 나중에 컴퓨터그래픽(CG) 작업으로 괴물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짜여진 콘티대로 정확히 움직여야 했다.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빛을 교환하면서 교감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흥행 스코어는 어느 정도를 기대하나.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런 얘기는 해 본 적 없다(웃음). →강펀치를 날리는 복서(영화 ‘1번가의 기적’) 등 유독 강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한다. -예쁘다는 말보다 멋있다는 말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배역도 내숭을 떨기보다는 센 역할을 맡게 되는 것 같다. →이젠 웬만한 영화는 밋밋하게 느껴지겠다. 작품마다 검술, 복싱 등 열심히 익힌 장기를 하나씩 선보였는데. -아니다. 난 여린 여자다(웃음). 학창 시절 체력장에서 특급을 받았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긴 한다. ‘7광구’를 찍으면서 스쿠버다이빙과 오토바이 운전 자격증을 땄다. 골프와 테니스도 좋아한다. 성격이 외향적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요즘엔 탁구 영화 ‘코리아’를 찍고 있어서 탁구에 매진하고 있다. 주변에서 철인 8종 경기에 나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들 농담한다. →이번 영화의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과 계속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데. -영화 ‘색즉시공’(2002)으로 첫 인연을 맺었는데, 감독님이 내가 할 수 없는 캐릭터를 끄집어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주셨다. 그때 믿음이 생겼다. 그런데 ‘1번가의 기적’ 때는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리얼하게 찍고 싶다면서 상대 배우와 합도 맞추지 않은 채 나를 난타하라고 주문하는 것 아닌가. 마지막 촬영날, 감독님을 링 위로 올렸다(웃음). ‘해운대’ 때는 큰 변신을 보이려 하지 말고 사투리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해서 관객들에게 보여 주라고 조언해 주셔서 3개월 동안 사투리에만 매달렸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를 비롯해 출연작마다 흥행 불패다. -정말 기분이 좋다. 배우들이 열심히 하는데, 흥행까지 하면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시나리오를 고를 때 캐릭터뿐 아니라 작품의 힘과 재미도 본다. 대본을 다 읽고 난 뒤 작품에 울림과 진정성이 있는지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캐릭터를 살펴본다. 객관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어차피 최종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 →돈도 많이 벌었을 것 같다. 결혼 계획은. -돈 때문에 작품을 한 적은 없다. 다만 돈을 잘 쓰고는 싶다. 학교를 만들거나 기부 활동도 하고 싶다. 결혼은 아직 잘 모르겠다. ‘시크릿 가든’ 이후 갑자기 소개팅이 많이 들어오긴 했는데, 곧바로 영화를 찍느라 해본 적은 없다(웃음). →머리를 기르고 예쁜 역할을 해보고 싶지 않나. -왜 아니겠나. ‘코리아’ 촬영이 끝나면 머리를 기를 생각이다. 그리고 가슴 찡한 멜로 영화를 찍어 보고 싶다. 액션 연기는 살짝 쉬고 싶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너무 쉬지 않고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은 충전이 좀 필요하다. →안티팬이 없는 대표적 여배우로 꼽힌다. 전략인가. -계산해서 뭘 한 적은 없다. 다음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카메라가 돌아갈 때는 마음을 다 비우고 그 순간을 순수하게 즐기려고 한다. 예전에는 여자 팬들이 더 많았는데, ‘시크릿 가든’ 이후 어린 남자 팬들도 많아졌다(웃음). 대중적으로 더 친밀해진 것 같아 좋다. 요즘 하지원의 고민은 좋은 선배가 되는 것. 어느덧 촬영장에서 선배 연기자가 된 그녀는 후배들에게 힘이 될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7광구’의 차해준처럼 독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한번 내린 결정에 있어서는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노력한다는 하지원. 이런 근성과 책임감이 그녀가 10년 넘게 충무로의 대표적인 흥행 여배우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Youth Hero Prize’ 후보자 마감 임박

    ‘Youth Hero Prize’ 후보자 마감 임박

    청소년 한국스카우트연맹(총재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대한민국을 이끌 젊은 인재의 추천을 오는 29일까지 받는다. 연맹은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매년 국가와 사회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청소년 인재상을 찾아 ‘Youth Hero Prize’의 수상자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중 지난 2009년 수상자로 선정된 김세진 군은 두 다리가 없고 한 손이 불편한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매사에 매진한 끝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장애인 수영선수로서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군은 사실 의족을 이용하는데 부족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재활을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수영이 그의 삶이 됐다. 그는 2007년 처음으로 수영을 접한 뒤 3년만에 7개의 메달을 거머쥐는 등 거침없는 질주를 해왔다. 요즘은 8월초 캐나다에서 열리는 팬 퍼시픽 국제대회를 준비하느라 밤낮없이 훈련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김 군은 아무리 바빠도 봉사활동은 빼놓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주기적으로 밀알주간보호센터를 찾아 장애인들을 씻기고 식사 보조를 한다. 또 자신이 받은 ‘Youth Hero Prize’ 상금으로 3명의 아이를 20살까지 후원하고 있다. 그는 이 상을 통해 국제 시합에 한 번 더 참여할 수 있었으며, 상금 일부로 언제나 도움받던 자신이 타인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었다. 김 군은 올해 뽑힐 새로운 젊은 영웅들에 대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이 악물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가 Youth Hero(젊은 영웅)가 됐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의 기도와 격려 덕붙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겸손할 수 있는 수상자와 함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9일까지 추천자를 받는 ‘2011 Youth Hero Prize’는 5개 부문(과학, 문화·체육·예술, 사회봉사, 진로, 스카우트)에서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를 선정할 예정이다. 출처 : 한국스카우트연맹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전설적인 日록그룹 ‘X JAPAN’ 10월 첫 내한공연

    전설적인 日록그룹 ‘X JAPAN’ 10월 첫 내한공연

    2011년 월드투어 중인 일본의 전설적인 록그룹 X JAPAN(엑스 재팬)이 아시아투어 중 첫 번째 무대로 한국을 선택, 오는 10월 28일 오후 8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진다. 1985년 데뷔하자마자 화려한 메이크업과 헤어 스타일, 감성 풍부한 멜로디를 주 무기로 하는 메탈사운드를 앞세워 일본 음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들은 ‘비주얼 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Kurenai’, ‘X’, ‘Endless Rain’, ‘Say Anything’ ‘Tears’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1997년 12월 31일 도쿄돔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선언했으며, 1998년에는 주축 멤버인 히데가 사망하는 악재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해체 후 10년이 지난 2007년 재결성한 X JAPAN은 올해 6월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투어에서 연속 매진을 기록하고, 9월부터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을, 10월부터는 한국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를 도는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이번에 진행되는 내한공연에 앞서 X JAPAN측은 “최근에 있었던 전 멤버 타이지의 사망소식(45, 본명 사와다 타이지)으로 전체 멤버가 큰 충격에 휩싸였지만 우리의 공연은 계속될 것이고, 타이지와 히데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국 공연이 기다려지고 10년 넘게 기다려준 만큼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공연으로 보답하겠다.”며 한국 공연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X JAPAN 내한공연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X JAPAN 한국 공식 홈페이지(www.xjapankorea.com)와 공식 트위터(twitter.com/xjapankorea)를 통해 볼 수 있다. ‘2011 X JAPAN LIVE IN SEOUL’은 오는 10월 28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티켓예매는 8월 중에 오픈 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프리뷰] ‘명탐정 코난:침묵의 15분’

    인기 만화 캐릭터 명탐정 코난이 극장판 영화로 첫선을 보인 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천재 고등학생 명탐정 남도일이 검은 조직이 개발한 약을 먹고 일곱 살의 어린 아이 코난이 되어 각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의 ‘명탐정 코난’은 만화책에서 시작해 TV 시리즈, 게임으로 만들어질 정도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명탐정 코난: 침묵의 15분’은 시리즈의 15주년 기념작으로 전편에 비해 훨씬 커진 스케일과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시리즈마다 긴장감 넘치는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명탐정 코난’의 매력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를 쫓기 위해 북촌 마을을 찾아간 코난이 의문의 설원 속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과거에 벌어졌던 마을의 비극을 파헤치게 된다. 볼거리와 액션 면에서도 한층 흥미진진해졌다. 초반 오프닝의 도심 폭탄 테러 장면과 마지막에 설원에서 펼쳐지는 액션 장면은 역동성이 강조됐다. 제작진은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5초 후에 폭발하는 폭탄 등 영화 속에 숫자 15라는 키워드를 넣는 재치를 발휘했다. 올해 일본 개봉 애니메이션 중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한 이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된 일본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상처받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치유한 영화로 평가받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아날로그적 정서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보는 데 무리가 없다. 개봉에 앞서 16~17일에 열린 부천영화제 초청 상영회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24일까지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명탐정 코난 특별전’도 개최된다. 각종 기념 행사 참석차 한국을 처음 찾은 시즈노 고분 감독은 “오프닝과 엔딩 부분의 액션 장면을 스릴 넘치게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을 최대한 활용하고 역동감 넘치는 카메라 워크를 표현하는 등 비주얼적인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삼성 ‘품질경영’ 고삐 죈다

    삼성 ‘품질경영’ 고삐 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참석, 부정부패에 이어 품질과의 전쟁에도 나선다. 최근 삼성테크윈 부정·비리 사건을 계기로 임직원 ‘정신 재무장’을 강조해온 이 회장이 이번 행사를 통해 품질 경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18~29일 수원디지털시티서 열려 17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8~29일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리는 ‘2011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 들러 삼성 제품의 현주소를 살핀 뒤 소니, 파나소닉, 샤프, 제너럴일렉트릭(GE), 노키아, 애플, 휼렛패커드(HP) 등 경쟁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벤치마킹할 부분을 찾아 보완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삼성과 일류 기업의 제품과 기술력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이 전시 행사는 매년 또는 격년 단위로 ‘철통 보안’ 속에 열린다. 이 행사는 삼성이 전기·전자 및 반도체 등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전시회 이후 4년 만에 행사에 참석한다. 그는 이전까지는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행사를 참관했으나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 등에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09년에는 불참했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 기간 삼성전자 수뇌부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일부 1등 제품에 자만하지 말고 품질 경영에 더욱 매진하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문제땐 그냥 안넘길 것” 현재 삼성전자는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인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전쟁을 계기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의 거래처를 타이완, 일본 업체 등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LCD 역시 ‘부동의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 내놓았던 3차원(3D) 입체영상 TV 역시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산업용 공기압축기를 자발적으로 리콜하고, 삼성전자 역시 에어컨 6만대에 대해 핵심 부품을 교체해주며 사실상 ‘리콜’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김연아 에어컨’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최신형 스마트 에어컨 제품에서 하자가 속출하자 구입자 사이에 환불 모임까지 생겨나는 등 제품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이 회장이 삼성테크윈 문제에서 분노한 것은 부정을 알고도 덮으려 했다는 것”이라며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제품 하자 문제 역시 품질에 이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려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창간 107주년… 다시 국익을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을 대하여 한마디 질문코저 하노라… 무슨 연고로 오늘날에 나라 권세를 온전히 잃고 사람의 권리가 전혀 없어져 무궁히 비참한 경우에 빠졌는가.” 107년 전인 1904년 7월 18일 창간된 대한매일신보가 휴간 등을 거쳐 이듬해 한글 전용 신문을 발행하면서 세상에 던진 일성(一聲)이다. 구한말 풍전등화의 형국에 처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한매일신보는 거친 비바람에 맞서 홀로 진실을 외치는 선각자로 태어났다. 대한매일신보는 나라가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를 국민이 지혜와 염치를 잃은 데서 찾았다. 나라 혼(魂)이 바로 서지 못하면 나라가 약해지고 결국 국민이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국민의 문명지식을 계발하고 세계 각국의 진보된 풍물을 도입’함으로써 ‘국민의 정신을 일깨워 나라를 부강’케 하는 데 헌신할 것을 천명했다. 국민과 함께 공정사회 구현·국격 상승 모색할 것 대한매일신보의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창간 107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오늘 다시 배설, 양기탁 등 선배들이 주창한 사명의 실천에 매진할 것을 새삼 다짐한다. 서울신문은 그간 국권 상실 시기와 광복 직후의 혼란기,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에서 국가와 부침을 같이해 왔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전선에서 진중신문을 발행해 대한민국의 국체와 정체 및 국민을 지키는 데 역량을 기울였다. 산업화 시기에는 새마을운동을 뿌리내리게 함으로써 수천년간 내려온 가난을 단절시키는 데 앞장섰다. 민주화 시기에는 수많은 특종 등을 통해 민주화가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 서울신문이 장구한 세월 동안 추구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국민이 우물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도록 시야의 폭을 넓히는 일에 진력할 것이다. 우선 공공부문과 사회지도층이 명실상부하게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반부패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착 및 공정사회의 구현에 많은 힘을 쏟고자 한다. 서울신문은 2차대전 직후 전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음에도 60여년 만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대한민국이 세계의 지도적 국가로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는 길을 앞으로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모색할 것이다. 짧게는 올해와 내년 대한민국의 눈앞에 놓인 과제들에 주목하려 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파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이 극에 이르고 있다. 물론 국가의 본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복지의 강조는 당연하다. 그러나 유한한 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해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부존자원이 하나도 없는 나라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화두다. 따라서 복지국가론과 성장만능주의 중 한쪽에 편벽되게 치우치지 않을 것이다. 국내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주시해야 할 사안은 남북관계이다. 현대사회에서 유일하게 3대 세습을 실험하는 북한의 변화상은 대한민국으로서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도 내년 정권교체기여서 남북한 모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대한민국의 안보 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1인 왕조국가인 북한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지 않아야 한다. 개인은 이익의 침해에 다양한 선택을 내릴 수 있지만 국익에서는 한번의 판단착오가 회복불능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아울러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분배의 형평성 문제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양극화에 따른 갈등이 증폭될 경우 국가의 발전은 기대 난망이다.위태로운 동북아 정세 속에서 꿈꾸던 선진국 진입을 가능케 하려면 국내의 갈등을 지혜롭게 조정해 국가적 에너지를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 오로지 국익을 잣대로 사실과 진실 가려 나갈 것 이런 현안들에 대해 서울신문은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론(正論)을 펼쳐나갈 것이다. 오로지 국익을 잣대로 보도와 논평을 할 것이다. 이로써 사실과 진실, 거짓과 속임수를 가려 나갈 것이다. 대한매일신보의 초심을 되새겨 국민의 지혜와 염치를 일깨우고 나라혼을 정립해 국가를 부강케 함으로써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서울신문이 되고자 한다. 서울신문은 우리사주조합을 비롯해 정부, 포스코와 한국방송(KBS) 등이 주주인 신문이다. 어느 누구의 사유물도 아니고 이념 대립을 부추겨 반사적 이익을 꾀하려는 정파적 언론도 아니다. 날로 바뀌어 가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추되 가장 공정하면서 국익을 중시하는 신문으로서 대한민국이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
  •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기업’이란 말이 공공연한 명제가 됐다. 도시의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농촌을 비롯한 지방에선 나날이 번져 가는 대안적 삶의 방식. 지금 알게 모르게 지방의 경제와 사회를 깊숙이 파고드는 ‘마을 기업’이란 말이 생겨난 건 불과 4년 전인 2007년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서였다. 최근 책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이매진 펴냄)을 낸 ‘마을 연구소’ 대표 정기석(48)씨가 그 개념을 처음 세상에 표출한 주인공이다. ●4년 전 기고문 통해 처음 개념 소개 “따져 보면 마을 기업이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난 개념은 아닙니다.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지방 삶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 나름대로 정의한 것일 뿐입니다. 이런저런 회의와 모임에서 드문드문 등장하더니 이젠 정부 기관에서도 보통명사처럼 사용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마을 기업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지역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벌여 안정된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마을 기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파괴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팩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큰 요인이지요.” 이번 책 ‘마을을’은 바로 그가 말한 팩트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주목받고 있는 20여개의 성공 사례 모음집이다. 마을 기업을 일구고 우뚝 세운 주인공과 주민들을 일일이 발로 뛰어 만난 기록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토산물을 생산·가공·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특화해 유명해진 곳을 포함, 지역의 전통과 특성을 교육으로 연결해 각광받는 곳, 또 지역 문화재와 생태 자원을 삶의 큰 지렛대로 삼아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마을 기업들이 실감나게 소개된다. 고려대 지질학과와 대학원을 마쳐 번듯한 금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벤처기업에서도 활동했던 그가 하필이면 시골 변두리의 마을 기업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뭘까. “경제논리에 사로잡힌 각박한 도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요. 허황된 말 같지만 농·어·산촌에서도 잘 먹고살 수 있는 자원과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할 때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에 고민했다고 할까요.” ‘자발적인 유배’라는 말마따나 그는 불혹의 나이에 서울을 등지고 춘천, 진안, 산청, 칠곡, 부산, 진주 등지로 옮겨 다니면서 홀로, 혹은 뜻 맞는 이들과 ‘마을 기업’의 연구와 실천에 매달려 왔다. 올해 초 무주로 내려가 마을 연구소를 세워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고 농촌·귀농 컨설턴트를 겸하고 있다. ●“농촌도 이제 경영으로 돌아가야” “마을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도시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전문가나 독지가가 주축이 돼 마을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지역 주민이 마을 기업의 주체가 된다면 더 좋은 마을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종전의 농촌 살리기 같은 지방살이 활성화 정책이 그저 마을을 단지화해 보여 주는 관광 차원에 머물러 아쉬웠다는 그가 거듭 주장하는 건 역시 지역 주민이 중심에 선 경영과 콘텐츠다.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글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나는 고졸이다] 평택마이스터高 학생들 어떻게 교육받나

    [나는 고졸이다] 평택마이스터高 학생들 어떻게 교육받나

    건학 59년의 명성을 이어 온 경기 평택기계공업고교가 지난해 마이스터고교로 전환, 성공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평택마이스터고는 기존 3D 업종의 이미지를 ‘뉴 3D’의 ▲디지털(Digital) ▲역동적(Dynamic) ▲품위(Decent) 있는 이미지로 전환했다. 교육 목표를 소수 정예의 실력 있는 ‘영마이스터’ 양성에 두고 있다. 우선 기존 한 반 40여명이 넘는 학생을 20여명으로 대폭 줄여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새벽 6시에 일어나 밤 10~12시까지 전공은 물론 외국어, 컴퓨터 등의 교육과정을 소화한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U-러닝 시스템’을 구축, 정규수업 이외에도 교사가 직접 강의하며 제작한 200여개의 교육 콘텐츠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은 매년 한 차례씩 해외에 나가 연수 경험을 쌓는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를 견학하고 어학 연수도 했다. 현재 자동차디자인과 2학급, 자동차기계과 2학급, 로봇제어과 2학급, 시스템제어과 2학급 등 모두 8학급을 운영하는 이 학교는 학생 모두에게 학비 면제, 4년간 입영 연기, 기숙사 생활, 장학금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도 주고 있다. 더불어 철저한 인증제도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 외국어, 컴퓨터 등에서 일정한 자격증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이 학교는 지난해 가을 경기도기능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의 실적을 거두었다. 전국대회에서도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받았다. 교육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열린 ‘좋은 학교 박람회’에 참가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손동학 교감은 “마이스터고교로 전환하면서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대거 입학하고 있다.”면서 “특성화에 따라 학생들의 실력도 향상되고, 취업 등 미래에 대한 비전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계고는 대학 진학이 아니라 취업이 목적”이라며 “그동안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대학 진학에 매진하는 고교가 많았지만 마이스터고가 확산될수록 취업을 목적으로 한 교육도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삼성전자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전자산업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근원적 차별화를 통한 시장리더십 강화 ▲미래 경쟁우위 역량·체제 확보 ▲리스크경영 체질화 등에 중점을 둔 미래 성장전략을 실천해 가고 있다. 현재 세계 전자시장은 스마트폰·3차원(3D) 입체영상 TV와 스마트TV·태블릿PC 등 스마트 정보기술(IT) 제품들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TV와 휴대전화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마케팅 역량을 통해 절대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생활가전과 디지털이미징 등 육성사업 부문의 경우 지금까지는 사업 일류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면 앞으로는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업 간 거래(B2B) 고객 지원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고객사의 수요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 역량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IT 빅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제품에 소프트웨어·콘텐츠를 연계한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사업확대를 위한 신규 아이템도 발굴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글로벌 인재 발굴과 육성에 매진한다는 복안이다. 국적과 문화가 서로 다른 임직원들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다양성이 최대한 존중되는 시스템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200여개 사업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리스크 관리가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 최대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각 지역 법인들이 시장·금융 불안 요인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전 임직원들이 준법 경영을 체질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핵심 역량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개최한 ‘삼성 모바일 솔루션 포럼 2010’에서 새로운 모바일 솔루션 전략으로 ‘스마트&그린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전력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제품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것으로, 2009년 제시했던 ‘스마트&그린 모빌리티’ 전략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단순한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삼성만의 차별화된 솔루션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새로운 모바일 환경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세계 IT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불과 4~5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모바일 환경이 현실화되고 있다. 때문에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어 성능이 더욱 향상되면서도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춘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미래 모바일 환경을 주도해 나간다는 게 삼성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반도체 제조사와 세트업체 간 상생 파트너십을 강화해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009년부터 서버 생산 업체와 함께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 메모리 캠페인’을 PC 및 모바일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1기가헤르츠(㎓)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개발하는 등 세계 각국의 에너지 절감 노력과 친환경 정책 추진 등에 맞춰 지속적인 IT 산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최적의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건설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건설

    지난해 글로벌 리더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목표를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 기반 구축’으로 잡았다.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와 시장 다변화,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등에 매진해 미래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18조원이 넘는 수주에 업계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해외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해외 진출 45년 만에 연간 해외수주 11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공사에 진출하고, 신울진 원전 공사를 수주하면서 원자력발전소 10기를 동시에 시공하는 세계 유일의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가치창조 경영, 글로벌 미래 경영, 지속가능 경영을 3대 실천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가 중장기 비전 선포를 통해 글로벌 선진기업으로 가는 성장의 발판을 다진 해였다면, 올해는 강력한 실행과 통합으로 비전을 구체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초 현대자동차 그룹의 일원으로 새 출발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순항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차는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건설을 그룹의 ‘3대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향후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동차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과의 해외 동반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현대제철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수한 철강재를 확보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글로벌 톱 건설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삼성물산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 은 2015년 매출 300억 달러, 수주 500억 달러를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플랜트는 물론 건축과 토목, 주택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발 및 설계, 구매, 운영, 투자 등 건설산업 전 영역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고객별 투자 로드맵과 국가별 시장조사도 확충한다. 삼성건설은 우선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시장조사와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싱가포르 중심 시장을 주변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동 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대상이다. 신상품, 신시장 개척과 조기사업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미 등이 전략지역이다. 올해는 인도에 서남아 총괄본부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선도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매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략상품을 선정하고 조기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확고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도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플랜트 사업 분야를 강화한 삼성건설은 올해 국내외 원자력발전소,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 환경플랜트 등 상품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제철

    [글로벌기업의 신성장 미래전략]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사업 진출을 통해 지속가능 기업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이를 통해 외형적인 성장은 물론 기존 전기로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창출을 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06년 일관제철소 기공식 이후 3년여 만에 제철소 건설을 완공하고 2010년 제1고로를 준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일관제철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지난해 11월 제2고로를 조기 완공하고 올해 제3고로 건설을 추진 중이다. 총 6조 2300억원 정도가 투자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는 3고로 투자가 완료되면 연산 2400만t 규모로 세계 ‘톱 10’ 철강사로 위상을 높이게 된다. 현대제철은 세계 전기로 업체 중 최고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고로 가동과 함께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군까지 추가 확보했다. 현대제철은 ‘경영체제의 본질적인 변화와 혁신’을 올해 경영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세 가지 기본 방침을 제시했다. 먼저 ‘질적 성장 실현’을 위해 제품뿐 아니라 조직, 인적 자원, 업무 프로세스 등의 품질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철사업은 조업과 품질의 조기 정상화에, 전기로 사업 분야는 종합 경쟁력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고객 지향 경영’을 목표로 영업과 생산, 기술 개발 등 모든 경영 활동의 최우선을 고객에게 두고 고객 서비스 마인드와 운영 체계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 밖에 ‘글로벌 경영 기반 구축’을 위해 원가 경쟁력과 판매 네트워크, 글로벌 전문가 육성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경쟁 역량을 높여가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 한류’ 이끄는 KRX

    ‘금융 한류’ 이끄는 KRX

    공공기관 평가에서 B(양호) 등급을 받은 한국거래소(KRX·이사장 김봉수)는 한국형 증권시장 인프라를 해외에 보급하는 데 매진하며 금융 한류를 이끌고 있다. 한국 금융의 유전자(DNA)를 세계 곳곳에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세운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의 출범식을 치렀다. CSX는 한국거래소가 45%, 캄보디아 재경부가 55%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법인으로 이르면 올해 말 정식으로 주식거래를 시작한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2009년 베트남 호찌민거래소(HOSE)가 발주한 3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을 따낸 것을 포함하면 인도차이나반도에 한국형 증시 인프라가 굳건히 뿌리내리고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동유럽, 아프리카, 중남미에 이르는 세계 30여개국 이머징 마켓에 한국형 증시 모델을 심는 ‘KRX 로드’ 개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형 증시 인프라 수출은 한국 자본시장의 영역을 늘리며 국격을 향상시키는 한편,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연금복권 당첨? 구입도 어려워”

    “연금복권 당첨? 구입도 어려워”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주말 서울 중구 광화문에 있는 회사 인근에서 여러 가판대를 돌아다닌 끝에 오는 13일 추첨 예정인 2회차 ‘연금복권520’(이하 연금복권)을 간신히 구입할 수 있었다. 박씨는 “연금 형태로 당첨금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이 정도까지 인기가 있을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김모(여)씨는 연금복권 500장을 들여놨는데 1회차에 이어 2회차도 사흘이 안 돼 다 팔렸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찾는 손님들이 많아 조만간 들어오는 3회차 물량을 미리 팔아야 할 것 같다.”면서 “일주일에 10장도 안 팔렸던 팝콘복권과는 천양지차”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연금식 복권인 연금복권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10년 전 ‘로또 신드롬’이 재현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금복권을 발매하고 있는 한국연합복권은 10일 “1회차 총발매분 630만장 가운데 일부 반품 물량을 빼면 600만장이 팔렸다. 판매율 95% 이상”이라면서 “2회차 판매량도 매진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역총판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일부 판매처에서는 벌써 3회차 물량을 미리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판매분 35만장은 지난 8일 일찌감치 매진됐고, 연합복권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임시 홈페이지가 꾸려지기도 했다. 특히 연금복권은 242회차로 판매 종료됐던 팝콘복권보다 20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일회차에 모두 450만장을 찍었던 팝콘복권의 경우 가장 많이 팔렸을 때 판매율이 8%(36만장)에 불과했다. 연합복권 측도 연금복권 인기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연합복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성공 가능성을 반반으로 봤고, 시장 조사 당시 현장 판매인 사이에서도 안 팔릴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팝콘복권 판매율보다 20~30% 정도 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연금복권의 인기 비결로 가장 먼저 1등 당첨금 12억원을 매월 500만원씩 20년 동안 연금 형태로 받는 방식이 꼽힌다. 당첨자가 사망하면 가족에게 상속도 된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노후 안정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대중 심리를 제대로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일확천금 이후 가산을 탕진하거나 가족 등과 불화를 겪는 기존 복권의 부작용을 미리 없앨 수 있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연합복권의 설문조사 결과 복권을 구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 사행성이 꼽히기도 했다. 연합복권 관계자는 “연금식 상품이라 기존에 복권을 구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형성하는 한편 국내에는 처음 도입된 방식이라 기존 로또복권 등에 싫증을 느끼던 고객층을 흡수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모든 대륙이 “PyeongChang” 선택했다

    모든 대륙이 “PyeongChang” 선택했다

    “압도적이다. 모든 대륙이 평창에 고루 표를 던졌다.” 평창이 지난 6일(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서 역대 올림픽 개최지 1차 투표 사상 최다득표 기록을 작성하며 독일 뮌헨을 누르고 유치에 성공하자 ‘완벽한 승리’라며 전 세계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각국 취재진과 외신들은 그 배경과 성공 요인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비약적인 산업 발전을 보인 경제 강국인 줄만 알았던 한국이 세계 최대의 이벤트를 훌륭하게 치러낼 인프라를 갖춘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유치전에서 확인된 한국의 저력에 세계가 놀랐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평창과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계약을 체결한 후 “1차 투표에서 개최 도시가 결정된 것도 놀라웠지만 압도적인 표차를 보고 더욱 놀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독일의 뉴스전문 N-TV는 “평창은 그동안 끈질기게 펼친 노력의 보상을 받을 만하다. 뮌헨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평창에 대한 지지율은 66.3%로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통의 표밭인 아시아·아프리카는 물론 중남미에서도 상당수의 표를 건졌다. 뮌헨과 안시가 속한 유럽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표를 흡수해 대승했다. 이겨도 그냥 이긴 게 아니라 압도적인 지지를 얻음으로써 한국 스포츠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그동안 국제 스포츠의 중심 무대는 대회 운영 능력과 자금력을 갖춘 일부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이런 스포츠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함께 서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한 한국은 이로써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이며 세계에선 여덟 번째다. 한국은 이미 경기력으로만 보자면 세계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이다. 이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경기력 외에 전체 스포츠 위상은 그 이상이 됐다. 굳이 한국의 스포츠 위상을 순위로 따진다면 몇 단계 상승한 세계 6~8위권으로 여겨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들었다. 평창 유치의 선봉장인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이건희 IOC 위원, 김진선 특임대사 등은 일본·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대륙부터 누볐다. 국제복싱연맹(IBF) 회장인 타이완의 우칭궈 위원과 세계태권도연맹(WTF) 부총재인 태국의 낫 인드라파나 위원 등은 한때 국내 인사와의 마찰로 한국에 등을 돌렸다. 그러나 평창은 거듭 공들인 끝에 그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선봉 장수들은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토고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연합(ANOCA) 총회에 참석한 뒤 아프리카 대륙을 훑고 남아공에 입성했다. 아시아·아프리카의 표밭을 다진 평창은 경쟁 도시 뮌헨·안시의 안방인 유럽 공략에 나섰다. 대한항공 회장인 조양호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 공항 등에서 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VIP 서비스’를 시작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박용성 회장은 5월 말부터 아예 프랑크푸르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유럽표 공략에 매진했다. 이건희 위원은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관한 이후 약 1년 반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170일간 해외를 돌며 유치 활동을 폈다. 유럽 IOC 위원들의 상당수가 평창 쪽으로 기운 것도 이 위원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최종 프레젠테이션(PT)도 한몫했다. ‘피겨퀸’ 김연아와 미국 입양아 출신 스키선수 토비 도슨이 감동을 선사했다. 외신 기자들은 “웃음과 눈물을 함께 전달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끈질긴 도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한국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 그리고 삼성의 지원에 큰 힘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평창대표단은 7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남아공 더반을 출발, 8일 오후 2시 1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더반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재정 2%로 높여야 하는 이유/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문화재정 2%로 높여야 하는 이유/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얼마 전 파리에서 건너온 한국대중음악(K-POP) 열풍 소식으로 매스컴이 뜨거웠다. 한동안 방송과 신문들은 물론 인터넷상에 이들의 공연 소식과 장면이 도배질을 했다. 아직도 인터넷 동영상에는 그때 공연 현장의 여진이 상당히 남아 있다. 문화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했던 유럽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 관심을 끌고 있나 보다. 당시 대부분의 매스컴들이 한류며 문화의 중요성을 침이 마르도록 강조했다. 공연무대에 섰던 가수들뿐만 아니라 공연 기획자에 대한 찬사도 줄을 이었다. 그런데 한류를 포함하여 문화라고 하는 것이 그냥 저절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투자 없이는 문화도 없다. 문화의 중요성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요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문화 예술만 한 것이 없다. 기업 경영의 열쇠가 창의적 아이디어와 문화코드에 따른 디자인과 마케팅이라는 사실은 이제 웬만한 최고경영자(CEO)라면 다 안다. 이미 노동사회에서 여가소비사회로 변화한 지금,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심어주는 데 문화, 관광, 스포츠 등 넓은 의미의 문화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보기술(IT)의 급속한 발달로 웹 2.0 시대에 접어든 우리에게 정보고속도로는 거의 무한대로 펼쳐져 있다.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이 시행 중에 있고 종합편성채널이 올해 말부터 가동되면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정보고속도로가 구축될 것이다. 이 도로 위를 질주할 질 좋고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공급이 방통융합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국가브랜드 컨설팅업체 FutureBrand가 발표한 2010년 국가브랜드 파워에서 44위에 그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일은 문화의 약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야말로 시간이 갈수록 문화의 사회적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최근 들어 문화는 경제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문화(콘텐츠)산업 자체만으로도 이미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가 되었다. 2010년 기준으로 문화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1조 2000억 달러(약 1400조원)나 된다. 우리나라의 문화산업 규모도 세계 8위에 해당하는 60조원이 넘는 시장에 이른다. 문화산업은 성장, 부가가치, 고용 창출의 측면에서도 국민 경제에 크게 기여한다.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제조업이 9.2인 데 비해 문화산업은 12.11, 관광산업은 15.50으로 일자리 창출의 효자산업이다. 부가가치유발계수도 제조업이 0.56인 데 비해 관광산업은 0.64, 문화산업은 0.80으로 고부가가치산업임을 알 수 있다. 문화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산업구조도 제조업에서 창의산업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영국이 창의산업(creative industry)에 매진하고, 일본에선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으며 지적재산관리본부를 진두지휘하는 것도 변화하는 문화적 산업구조에 대응하려는 정부의 노력의 일환이다. 이제 문화는 곧 경제요 산업이다. 우리는 정부수립 이후 제조업 분야에 많은 투자와 행·재정적 지원을 해왔다. 우리 경제의 성공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지금은 변화된 경제 패러다임에 맞게 창의산업, 곧 문화산업을 지원할 때다. 우리의 문화산업은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창의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우리에게 잠재력은 충분하다. 현 정부도 문화산업의 중요성과 잠재력을 알고 2009년 1월 17대 신성장동력산업을 발표하면서 광의의 문화산업인 콘텐츠·소프트산업과 관광·MICE산업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영 시원찮다. 현 정부 들어 문화체육관광부 재정은 정부 총재정 대비 0.95%에서 1.12%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10여년 전 국민의 정부 문화재정 1%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셈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내년도 문화재정 2% 편성을 주창했다고 한다. 문화 분야 재정의 총규모와 시대변화에 따른 재정 우선순위를 도외시한 채 예산 점증주의에 익숙한 재정 담당 부처의 변화 없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창의는 건전한 파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가재정 편성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2012년 재정편성과 관련하여 재정당국과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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