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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큰들, 소풍, 놀이터/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큰들, 소풍, 놀이터/신동호 시인

    지루했던 여름 장마가 지나갔다. 때늦은 매미 소리가 여름의 기억을 자꾸 떠올리게 한다. 곳곳에 산사태가 있었고 또 홍수가 있었고, 느닷없는 불행에 자주 우울했다. 그런 와중에 인편으로 소식 하나를 들었다. 경남 사천의 ‘큰들문화예술센터’ 연습장으로 흙무더기와 아름드리 소나무가 밀려들었다는 얘기였다. 28년 동안 모은 공연 자료들이 그대로 파묻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 시간 수십명의 단원들은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을 살린 건 평소와 다르게 짖어대던 풍산개였단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1983년 진주의 몇몇 문화인들이 모여 시작했다. 이들의 마당극은 해외 순회공연에 초청받을 정도의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고, 풍물 공연은 지역사회의 축제와 애환을 함께하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귀한 활동은 전통문화교육과 예술캠프 같은 것들이다. 대규모로 구성하는 사물놀이단은 문화를 향유하는 데서 참여하는 데로 변화시키며 시민들의 문화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국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문화교육과 문화체험을 이끌어 가는 이들이야말로 21세기 문화의 전령사가 아닐 수 없다. 한때 영국의 문화정책 입안자들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 아연실색했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였지만 국민들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작가였다. 문화 정책을 정비한 그들은 전국의 시민극단들을 조사했고 극단들이 공연장에 올리는 셰익스피어의 극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뒤에야 시민들은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인물들을 인생의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고 한다. 고귀한 문화적 품성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인천의 간석오거리 한쪽 낡은 건물의 지하에는 ‘소풍’이라는 조그만 소극장이 있다. 그 극장의 관장으로 있는 후배의 초청으로 공연을 보러 갔다가 그만 숙연해지고 말았다. 소극장 작은 로비에는 극장을 마련하기 위해 십시일반 지갑을 보탠 시민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거창한 후원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자체의 까다로운 지원은 근처에 오지도 못했다. 자발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공연장이니 당연, 그들이 보고 싶은 공연에 초청하고 그들이 하고 싶은 공연을 올리는 것에도 자유로웠다. 마흔넷의 노총각인 후배의 삶도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낮 동안 증권회사에서 흘린 땀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을 위해 온전히 내놓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사업 중 중요한 것은 ‘어린이 연극교실’, ‘청소년 연극 캠프’, 시민연극 프로젝트 ‘누구나 연극하자’ 같은 것들이다. 여기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흔쾌히 연극공연의 티켓을 구입할 것이라 나는 믿는다. 대학로의 전통연극이 침체기를 걸을 때 연극인들과 문화정책 입안자들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로의 연극을 어쩌면 지방의 작은 소극장에서 살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과 더불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실로 문화는 넘치는데 향유는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는 형편이다. 관객 수를 세면서 자본주의적으로 검열되고, 현란한 치장을 위주로 한 미디어에 묶여 버린다. 거기에 익숙해진 문화는 더 강도 높은 자극으로 치닫는다. 그러다 보니 참여의 공간은 줄어들고 시민들은 문화를 소비하는 객체가 되어버렸다. 그 끝은 무얼까. 시민정신의 무장해제, 혹은 마르쿠제의 말처럼 ‘반대 없는 사회’는 아닐까. 그러면 대안은? 부평구 십정동에 가면 신나는 문화공간 ‘놀이터’가 있다. 수십개의 시민문화동아리가 활동 중인데 월 회비는 1만원. 3명이 모이면 동아리가 되고 ‘놀이터’에서는 따로 비용 없이 강사를 섭외해 준다고 한다. 여유가 없어서, 때론 돈이 없어서 다가가지 못했던 통기타를, 색소폰을, 사진을, 또 꿈을 그들은 여기서 배우고 있다. 큰들, 소풍, 놀이터. 그들이 스스로 문화인이 되어가고 문화의 저력을 키우는 동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가을이 오기 전에 산사태로 무너진 그들의 희망이 온전히 복원되기를 바란다.
  •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DMZ에 울린 평화의 하모니

    ●궂은 날씨에도 관객 1만여명 모여 15일 오후 7시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대공연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모여들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해묵은 증오를 풀어 보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와 전설적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69)을 보기 위해서였다. 앙숙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물론, 레바논·이란·이집트 등 서로 피를 흘렸던 나라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교향악단이 세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은 분단의 최전방에 선다는 상징성 때문에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콘서트 레퍼토리는 인류애와 인간해방의 염원을 담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합창’. 일촉즉발의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한복판에서 공연을 했던 행동하는 예술인 바렌보임으로선 대화의 문을 걸어잠근 남측 정부와 비무장지대(DMZ) 너머 북녘까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23분 늦은 시작·매미소리 등 1~3악장은 산만 예정된 시각을 23분 넘겨 바렌보임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0~12일,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회와 마찬가지로 젊은 연주자로 짜인 웨스트이스턴 디반의 연주력은 기복이 있었다. 이날도 1~3악장에서 조금씩 흔들렸다. 매미와 아기 울음소리, 휴대전화 울림까지 겹쳐 관객과 연주자의 집중력도 흩뜨러트렸다. 나흘간 베토벤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한 피로감이 겹쳐서인지 내한공연 첫날(10일) 누구보다 포디엄(지휘대)을 폭넓게 활용하는 등 역동적인 지휘와 커튼콜 이후 관객에게 꽃다발 포장지를 던져주는 등 장난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던 바렌보임도 지쳐 보였다. ●조수미 등 독창, 웅장한 곡해석과 ‘감동의 4악장’ 하지만 어둠이 짙게 깔리고서 시작된 4악장부터 오케스트라는 흠잡을 구석이 없는 앙상블로 뽐냈다. 마지막 힘을 쏟아낸 바렌보임의 지휘와 그만의 남성적이고 웅장한 해석이 빛을 발휘했다. 바리톤 함석헌과 소프라노 조수미 등 독창자 4명의 빼어난 노래와 연합합창단(국립합창단·고양시립합창단·서울 모테트합창단)의 웅장한 하모니도 감동을 더했다. 다만 4악중 중반부에 소리가 잦아들었다가 테너 박지민의 독창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터져나온 박수로 흐름이 끊긴 것은 아쉬운 대목. 그렇더라도 “음악이 당장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할 수는 있다.”는 바렌보임의 말이 조금은 와 닿는 여름밤이었다. 파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우리 손으로 마을 복구할 겁니다”

    “화마의 악몽을 딛고 우리 손으로 이 마을을 복구할 겁니다.” 2일 오후 강남구 포이동 무허가 판자촌인 자활근로대 마을. 51일 전인 6월 12일 이 마을 판잣집 96채 가운데 60여채를 태운 큰 불이 휩쓴 이곳에서 모처럼 환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햇볕이 내리쬐고, 매미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자원봉사 대학생들은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조립식 주택 짓기에 한창이었다. 패널을 이어 붙여 벽을 만들고, 창문과 현관문을 그 사이에 끼워 넣으니 금세 집이 만들어졌다. 주민과 23개 빈곤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포이동재건마을주거복구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거복구’를 선언하고, 벌써 4채의 집을 새로 지었다. 구슬땀을 훔치던 주민들은 새참으로 수박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주민 강양임(52·여)씨는 “새 집을 갖는다니 감개무량하다.”면서 “얼른 마을이 복구됐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당시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은 그동안 마을에 설치된 천막과 마을회관 등에서 지내왔다. 강남구에서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제안했지만 이들은 강제이주 사실 인정과 토지변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우가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주민들은 복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날 세워진 집 4채 가운데 한 채는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쓰일 곳이다. 나머지 집들은 마을 노인들의 공동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 가슴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다. 강남구 측에서는 새로 지은 집들이 ‘불법’이라며 강제철거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포이동에서 합법적인 점유권을 인정받을 때까지 마을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조철순 포이동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살던 곳에서 새 집을 지어 살겠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면서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폭우’ 자연재해 주범…재산피해 10년새 3배↑

    ‘폭우’ 자연재해 주범…재산피해 10년새 3배↑

    200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기상 이변으로 인한 연평균 재산피해가 1990년대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16년 이후 연간 재산피해액이 가장 많은 1~3위가 모두 2000년대였다. 대형 재산피해는 폭설이나 태풍보다 대부분 호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의 일상화’를 인정하고 인명 피해뿐 아니라 산업전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일 본지가 이지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196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산피해액을 분석한 결과 2000년대 연평균 피해액은 1조 9045억 7000만원으로 1990년대 연평균 피해액(6953억 8000만원)의 3배에 육박했다. 원자료는 소방방재청의 재해연보를 인용했다. 2000년대 연평균 재산피해액은 1960년대(1276억 7000만원)의 15배에 이른다.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은 피해액을 기록한 연도는 태풍 ‘루사’가 몰아쳤던 2002년이며 재산 피해액은 7조 5239억 5000만원이었다. 이외 태풍 ‘매미’가 온 2003년(5조 3059억여원), 2006년(2조 1393억여원), 1987년(1조 9680억여원), 1998년(1조 9303억여원) 순이었다. 피해액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연도중 6개가 2000년대에 집중돼 있었다. 큰 피해는 대부분 폭우가 주원인이었다. 역대 피해액으로 상위 3위인 2006년의 경우 호우 피해가 98.1%였으며 대설(0.3%), 태풍(0.6%), 강풍(0.7%), 풍랑(0.3%) 등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경미했다.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가 늘어나는 이유는 온실가스 증가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2001년 이후 500명 이상 사망자 또는 5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대형 기상이변 발생 건수(연평균)는 24.5건으로 1980년대의 12.7건보다 2배로 증가했다. 난개발 및 산업 발달과 물가 인상으로 같은 피해에도 재산 피해액과 재해복구비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도 있다. 재해복구비는 2005년 재산피해액의 153% 정도였지만 2009년 258%까지 늘었다. 문제는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스턴은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2100년까지 세계 총생산(GDP)의 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의 기상재해로 인한 경제 충격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보험업계는 늘어나는 재연재해에 따라 올해 상반기 1.6% 성장에 그치면서 6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로 인해 배산임수가 명당이라는 부동산의 오랜 투자가치도 다소 바뀔 것으로 보인다. 농업계의 타격으로 추석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고 도로교통 체증 및 항공기·선박 결항 역시 수송업에 악영향을 주었다. 2008년 기상악화로 27개 고속국도에서 발생한 교통혼잡 비용은 3981억 5000만원에 달했다.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국토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자연재해대책법 등 산발적으로 운영되는 기상이변 관련법규를 연계해 긴급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 인명 피해 및 재산 피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4대강 성적표] “治水 어느 정도 검증됐지만 과도한 속도전은 안전성 우려”

    [4대강 성적표] “治水 어느 정도 검증됐지만 과도한 속도전은 안전성 우려”

    여름 장마로 전국 각지에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기록적인 강우량 속에 장마가 마무리됐지만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환경단체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교량 붕괴와 둑 유실, 침수 등이 곳곳에서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준설 덕분에 그나마 농경지와 가옥 침수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반박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홍수 조절’이다. 보름 가까이 이어진 장마 동안 전국 곳곳에서 누적 강우량이 400㎜ 넘는 폭우가 내렸지만 결과를 놓고는 전문가들도 섣불리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윤주환 고려대 환경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성적인 평가야말로 가장 위험하다.”면서 “섣불리 얘기하기보다 건설기술연구원 등이 평년과 이번 장마의 특징을 기술적으로 비교·분석해 정확한 결과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설이나 보의 영향은 사실 장기 평가 대상”이라며 “낙동강 하류나 경기 중·남부 지역 등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관련 보도가 적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현재 평가가 1단계라면 오는 9월 이후 모든 태풍이 소멸한 뒤 전반적인 성적표가 나올 수 있다.”면서 “올 연말 4대강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되면 초점은 홍수·수량이 아닌 수질로 옮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승언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도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얘기하면 반대편 의견에 더욱 귀를 닫게 된다.”면서 “불과 몇 ㎞의 청계천 복원사업도 수년 뒤에나 평가가 가능했는데, 4대강 사업으로 인한 2900여㎞의 국가하천에 대해 영향을 언급하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계현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준설로 4대강 강바닥이 평균 1~4m 낮아지면서 2003년 태풍 매미 때와 같은 규모의 폭우에도 낙동강 지역 등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장마로 치수문제는 어느 정도 검증됐으니 지류·지천 살리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너진 ‘호국의 다리’가 준설의 영향에 따른 것인지는 좀 더 따져 봐야 한다.”면서 “(4대강 사업을) 2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강행하다 보니 곳곳에서 시설물 안전성 등 미흡한 점이 드러나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판적 지지 입장인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준설로 본류의 강바닥이 크게 낮아지면서 (이번 장마에선) 아직 준설을 하지 않은 지류와의 연결부위가 유속 변화 등으로 많이 훼손됐다.”면서 “준설구간에 준설토가 방치된 구간도 많아 다시 강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준설로 인한 부작용은 하상보호공 설치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본류인 낙동강과 지류인 금호강 사이에 하천의 흐름을 조절하는 인공수로인 도류제를 설치한 방식을 다른 지류·본류 합류부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판론자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지난 4일에도 ‘(준설 덕분에) 더 이상 침수피해는 없다’고 했으나 중앙재해대책본부 홈페이지에는 많은 침수지 정보가 떠 있다.”면서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을 가리지 않고 속도전을 펼친 4대강 사업의 단면이 이번 장마에서 일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원래 제방으로 둘러싸인 농경지의 침수 여부는 배수 펌프장 능력에 달렸는데 준설로 본류의 수위가 낮아져 침수가 줄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호국의 다리 붕괴나 구미 2차 단수 등은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없던 일들”이라고 덧붙였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美 엔터프라이즈艦 취역 50주년] 세계 첫 핵 항모… 최강 ‘군사대국 파워’ 과시

    [美 엔터프라이즈艦 취역 50주년] 세계 첫 핵 항모… 최강 ‘군사대국 파워’ 과시

    “여러분, 저기를 보세요.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고개를 돌려 보니 과연 저 멀리 항구 어귀에서 ‘항공모함의 전설’ 엔터프라이즈함(CVN-65)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몸집이 큰 이 ‘여성’(영어에서는 선박을 여성명사로 표현)의 등장에 두어 시간 전부터 부둣가에 나와 기다리던 5000여명의 장병 가족들은 일제히 부두가 떠내려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펼쳐진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귀항식은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으로서의 파워를 뽐내려는 애국주의와 뭉클한 가족애가 버무려진 미국 특유의 행사였다. 미 해군 2함대 측은 엔터프라이즈 취역 50주년을 맞아 이날 귀항식을 서울신문 등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1961년 11월 25일 취역한 엔터프라이즈는 항모 역사상 처음으로 50회 생일을 맞는 최장수 항모가 됐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0년간 쿠바 미사일 위기와 베트남전, 이라크 ‘사막의 폭풍작전’ 등 미국의 현대 전쟁사에서 주역으로 영욕을 함께했다. 중국이 날로 군사대국화하는 추세에서 50년간 끄떡없이 임무를 수행한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귀항식에서 만난 수병 가족 스테파니 램스티는 “엔터프라이즈가 50살이 된 게 자랑스럽다.”면서 “엔터프라이즈가 50년 뒤에도 살아남아 100주년 기념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월 13일 노퍽을 떠나 지중해와 아라비아해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6개월 만에 모항(母港)으로 ‘귀가’하는 길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항공모함으로는 처음으로 해적 소탕 작전에 참여함으로써 전통적 항모 임무를 뛰어넘은 ‘유연성’을 발휘했다. 엔터프라이즈가 정박할 노퍽 기지 12번 부두에는 아침 8시부터 4600명의 항모 장병을 맞는 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손에 아들이나 남편, 아빠의 이름을 적은 팻말과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마이크 슈미츠(75) 부부는 외손자 크리스토퍼 랜돌트(23) 일병을 환영하기 위해 온 가족이 위스콘신에서 이틀을 꼬박 운전해서 왔다고 했다. 슈미츠는 “나도 해군이었다.”면서 “엔터프라이즈 수병인 손자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오전 10시 예인선 2척이 부두 앞으로 다가와 선박 화재 진압용 분수기를 하늘로 내뿜으며 가족들을 위한 쇼를 펼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쇼가 끝난 뒤 엔터프라이즈가 먼 발치서 모습을 드러냈다. 예인선 4척이 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엔터프라이즈 선체 앞뒤에 달라붙어 낑낑대고 있었다. 2함대 사령부 공보장교 마이클 시핸은 “몸집이 큰 항모가 좁은 부두에 정박하려면 엔진 출력을 최대한 낮추고 예인선의 물리적 힘만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원시적인’ 방법이었다. 헬기 1대가 항모 상공 위에 떠서 예인을 지휘했다. 결국 거구의 엔터프라이즈가 멀리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부두에 도달할 때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항모가 다가오면서 수병들이 갑판 주위에 부동자세로 도열한 장관(壯觀)이 눈에 들어왔고, 가족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환호했다. 도착한 항모를 밑에서 올려다 보니 거대한 운동경기장 천장 같았다. 특이하게도 갑판 아래 옆 선체 부분이 개방돼 있었고 거기에도 많은 수병이 도열해 있었다. 항모 지휘부 건물 벽에 ‘USS ENTERPRISE’라는 글씨가 선명했고, 해골이 선글라스를 쓴 익살스러운 그림이 보였다. 그 아래 ‘비행기나 헬기가 내뿜는 추진가스에 주의하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이 배가 항모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회자가 “여러분, 엔터프라이즈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치자 가족들이 열렬히 환호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어 항모에서 우렁찬 기적 소리가 울리자 수병들은 비로소 부동자세를 풀고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수병들이 땅을 밟기까지는 다시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거대한 항모를 밧줄로 고정시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낮 12시쯤 부두에 접한 쪽 갑판이 엘리베이터처럼 아래로 꺼지더니 지상의 트랩 높이까지 내려갔다. 트레일러가 철제 다리를 갑판과 트랩 사이에 육교처럼 설치했다. 제일 먼저 엔터프라이즈 함장이 지상으로 내려와 2함대 사령관에게 거수경례와 함께 도착보고를 했다. 이제 4600명의 장병들이 항모에서 내릴 차례였다. 엔터프라이즈는 이날 추첨을 통해 뽑힌 수병 6명에게 제일 먼저 하선해 지상의 부인과 만나게 하는 ‘퍼스트 키스’(First Kiss) 이벤트를 했다. 커플들이 부두에서 감격적으로 상봉해 멋진 키스를 나누는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이어 ‘뉴 파더’(New Father)가 된 수병 74명이 트랩을 내려왔다. 6개월간 바다에 나가 있는 사이 태어난 아기의 아빠들에게 상봉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출항 한달 만에 엔터프라이즈에서 딸 탄생 소식을 접한 제임스 존스(25) 상병은 강보에 싸인 딸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존스는 “가족들을 만나 정말 기쁘다.”면서 “버지니아에서 훈련을 거친 뒤 내년 3월에 다시 엔터프라이즈를 타고 임무에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수병이 모두 하선해 가족과 함께 부두를 떠나기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기지에 들어설 때는 엄청나게 크게 보였던 군함들을 부두를 떠날 때 다시 보니 엔터프라이즈의 체구와 비교돼 작은 보트처럼 보였다. 글 사진 노퍽(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평시엔 쉼터·재난땐 방패…지자체 방재림 조성 바람

    평시엔 쉼터·재난땐 방패…지자체 방재림 조성 바람

    부산 등 해안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해안 방재림(숲) 조성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안 방재림이 태풍이나 지진해일(쓰나미) 발생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례로 일본은 대형 쓰나미에도 해안 방재림이 비교적 잘 조성된 미야기현 센다이 공항과 인근 지역은 피해가 적었다. ●60m방재림, 해일속도 70% 낮춰 해안방재 숲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모래 날림, 해일, 풍랑 등으로부터 해안 마을과 농경지를 지키기 위해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조성한 숲을 말한다. 평상시에는 시민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재해 때에는 해안지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 내년까지 ‘숲 벨트’ 구축 부산시는 내년까지 총 260억원을 들여 해안가에 65㏊ 규모의 ‘해안 숲 벨트’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기장군 일광면 임랑해수욕장 일원 1㏊와 강서구 송정동 녹산 신호 산업단지 해안가에 각각 1㏊의 방재림을 조성하고 있다. 내년에는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당시 큰 피해를 보았던 강서구 명지오션시티와 녹산·신호 산단 일대 해안가에 200억원을 투입해 50㏊ 규모의 방재림을 조성한다. 기장군 임랑, 일광, 좌광천, 월전과 해운대구 송정천 등에 10㏊ 정도의 해안 방재림을 구축하기로 했다. 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수영천, 영도구 동삼 혁신지구, 서구 암남공원 등에도 50억원을 들여 5㏊ 규모의 방재림을 만들기로 했다. 부산시는 해안가에 조성될 방재림의 주요 수종은 지역 특성에 맞는 염해에 강한 해송과 분비나무, 팽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 활엽수를 심기로 했다. ●해안 낀 전남·경북·제주도 추진 전남도는 태풍이나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해안지역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천연방파제인 해안 방재림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사업비로 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대상은 완도, 신안 등 2개 지역의 3㏊이다. 앞서 전남도는 2006년부터 여수와 해남, 완도, 진도, 신안 등 5개 시·군에 60.65㏊의 해안방재림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까지 모두 15㏊를 조성했다. 경북도도 올해 포항시 남구 장기면 모포리 일대 해안지역 1㏊와 흥해읍 용안리 일원 2㏊에 각각 방재나무를 심는다. 제주도도 자연재해가 대형화되고 빈발하게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올해 안에 제주시 이호동 이호해수욕장 일원 0.5㏊,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일원 0.5㏊에 각각 해안 방재림을 조성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가 해안 방재림 조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으로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가 더욱 대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너비 60m의 해안방재림 조성 때 지진해일 속도를 70%, 에너지를 90%까지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 때 30만명이 사망했지만, 방재림이 잘 돼 있는 시메우레우섬의 사망자는 4명에 불과했다. 당시 스리랑카에서도 방재림이 없는 곳은 6000여명의 인명피해를 냈지만, 방재림 지역은 2명만 사망하는 데 그쳤다. 부산 김정한기자·전국종합 jhkim@seoul.co.kr
  • 복어 아냐?…몸 부풀리는 ‘풍선 상어’ 눈길

    복어 아냐?…몸 부풀리는 ‘풍선 상어’ 눈길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집을 부풀리는 신종 상어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CAS)와 필리핀 합동 연구팀은 최근 필리핀 열도와 주변 해역에서 수십 종의 신종 생물을 발견했다. 이중 ‘풍선 상어’로도 불리는 스웰상어가 시선을 끌고 있는데 이 상어는 스웰 상어의 새로운 수종일 가능성이 크다고 28일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전했다. 풍선 상어는 자신을 노리는 천적들을 겁주기 위해 복어처럼 배속에 물을 집어넣어 몸집을 부풀릴 수 있다. 또 다른 일반 상어와 달리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어 쉽게 몸을 숨길 수 있다. 연구팀은 42일간에 걸친 이번 원정에서 풍선 상어를 비롯해 사람 웃음소리를 내는 매미, 바늘 이빨을 가진 게, 유목을 먹는 불가사리, 완두콩만 한 성게 등 신기하고 다양한 신종 생물을 발견했다. 이에 CAS 소속 테렌스 고슬리너 팀장은 “이번 탐사 결과가 동남아시아 섬 군락 생태계의 엄청난 다양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진=CAS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멱 감으러 갔지/유안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멱 감으러 갔지/유안진

    멱 감으러 갔지/유안진 냇가 버드나무 등걸에 매미 허물 걸려 있고 나무 아래 풀밭에는 배미(뱀) 허물 널려 있어 둘이서 알몸뚱이로 어딜 가서 뭘 하지?
  • 바삭바삭해?…美서 ‘매미’ 넣은 엽기 아이스크림 등장

    미국에서 매미를 갈아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이 등장해 화제라고 7일(현지시간) CBS 등이 보도했다. 미주리 주 콜롬비아 시에 있는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지난 1일부터 매미를 갈아만든 아이스크림이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스파키스’로 알려진 이 업체에서는 최근 매미를 잡아 삶은 뒤 갈아서 설탕과 초콜릿에 버무려 아이스크림에 넣는 시도를 했다. 업체 관계자 스콧 사우스윅은 “(아이스크림 속 매미는) 호두처럼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면서 “(매미를) 통째로 넣는 게 아니라 소량만 넣은 것이어서 먹는 사람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엽기적인 아이스크림은 최초 판매된지 30분 만에 동나는 등 예상 밖의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매장 측은 원료인 매미를 잡기 위한 직원들을 따로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매미는 식품 첨가물로 적절하지 않다면서 해당 점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미국에는 매년 매미를 볼 수 있는 한국과 달리 13년이나 17년 주기로 매미떼가 나타난다. 이에 현지인들은 이 시끄러운 벌레떼를 골칫덩이로 여기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곤충산업/이춘규 논설위원

    중국인들에게 귀뚜라미는 각별한 곤충이다. 수컷끼리 싸우게 해 즐기는 귀뚜라미 씨름은 당나라 궁궐에서 시작돼 민간으로 퍼진 1200년 역사의 민속놀이다. 도박에 많이 이용됐다. 많은 전통문화가 말살된 문화대혁명 때도 버텨냈다. 지금도 대회가 많다. 유파도 여럿.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황제 푸이가 통 속의 귀뚜라미를 꺼내는 것으로 끝날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귀뚜라미가 친근한 곤충이다.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다. 곤충은 애완생명체로도 많이 사육된다. 나비 유충이나 딱정벌레류 등이 인기다. 어린이들에게 장수풍뎅이 씨름 놀이가 유행이다. 한 마리에 수천만~수억원을 호가하는 곤충도 있다니 대단하다. 색채나 광택이 선명한 비단벌레, 나비 등 곤충은 공예품 등의 장식 재료로 이용된다. 생물의 사체에 잘 모여드는 곤충들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특성을 살려 사체가 숨져 방치된 시간을 추정하는 데 곤충을 활용하는 법의학도 발달해 있다. 곤충의 활용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인구 폭발이나 사막화로 지구촌 규모의 식량위기가 발생할 때면 번식이 빠른 곤충이 중요한 식량원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식용 매미, 전갈 등 곤충 사육업자가 많다. 메뚜기, 벌, 매미, 물방개, 땅강아지, 하늘소도 요리재료다. 개미, 딱정벌레 등 곤충의 유충을 먹는 문화를 가진 지역, 민족도 많다. 귀중한 단백질과 미네랄의 공급원이다. 말벌, 개미, 동충하초 등은 한약재로 쓰인다. 곤충은 현존하는 동물계의 70%를 차지한다. 기록된 곤충만 80만종, 미기록종을 합하면 100만~300만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역사상 육상에 처음으로 진출한 동물군으로, 육상에서 가장 성공한 생명체로 분류된다. 최근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곤충’들이 특별대접을 받고 있다. 농작물을 해치는 진드기, 세균 등 천적을 먹어치우는 곤충을 ‘생물농약’으로 규정한 나라도 있다. 거미와 특정 곰팡이, 바이러스 등도 생물농약으로 분류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농업이 확산되면서 곤충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천적곤충은 물론, 학습·애완용이나 의학용 곤충도 주목을 끌고 있다. 정부도 곤충산업을 지원한다. 곤충을 사육하는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9년 1600억원이던 곤충산업 시장 규모가 2015년에는 29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곤충산업은 녹색성장시대를 맞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꼽힌다. 곤충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집중투자가 절실하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13년 만에 출몰한 수십억 벌레떼 ‘몸살’

    미국 남부 지역에 13년 만에 비행기보다 시끄러운 소음을 내는 수십억 마리의 벌레 떼가 출몰해 현지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13일 영국 일간 더 선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피츠버러 시에는 13년마다 한 번씩 강력한 소음 공해를 몰고 오는 매미떼가 최근 들어 속속히 나타나고 있다. ‘그레이트 서던’ 종으로 알려진 이 불청객은 13년 주기로 나타나며 붉은 눈이 특징인 3cm 크기의 매미다. 이 곤충은 비록 해롭지 않지만 매미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밤낮 없이 비행기 소리보다 시끄러운 120데시벨 정도의 소음을 낸다. 또한 미국 남부 전 역의 주택과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지나던 행인들의 머리 위까지 달려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인 그레타 비커스는 “수십억 마리가 있다. 하늘은 벌레떼로 가득하다. 녀석들은 어디에서나 나타난다.”고 불평했다. 이에 곤충 전문가 캐롤 리스는 “벌레떼의 소음을 처음 접하고 겁먹을 수도 있다.”면서 “이들은 6주 동안 번식을 한 뒤 죽지만 새끼 벌레들은 땅속에 지내다가 13년 뒤 다시 소음과 함께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0대들이 말하는 性 -청소년 성 좌담회] “청소년 성욕 억압만 하지말고 피임 등 다양한 성교육을”

    [10대들이 말하는 性 -청소년 성 좌담회] “청소년 성욕 억압만 하지말고 피임 등 다양한 성교육을”

    요즘의 10대들은 확실히 성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처럼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대는 일찍이 없었다. 가치 기준이 바로 서지 않은 성 지식은 폭력의 도구가 되기 쉬운 탓이다. 이런 10대의 성 문제를 흔히 ‘주머니를 비집고 나오는 송곳’에 비유한다. 사회적 억압에 일탈로 맞서려는 기형적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문제를 짚기 위해 서울신문이 설립 10주년을 맞은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와 함께 ‘청소년 성(性)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 내내 10대 청소년들은 학교 성교육을 조롱하고, 기성세대의 성 의식을 질타했다. 좌담회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상수동에 있는 식당 ‘델마’에서 가졌다. 모임에는 ‘청소년 또래 지도자 동아리’의 최진솔(17)양, ‘여성가족부 청소년참여위원’인 김진수(18)군,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운동 활동가’인 매미울적에(가명·17)군,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에서 활동하는 민다영(18)양, ‘팬덤(팬문화) 활동가’인 방연지(19)양, ‘소녀들의 여성주의 연극모임 피쒸어터’에서 활동하는 푸르른(가명·18)양 등 6명의 10대들이 참석했다. ●“순결사탕을 아세요?” 민다영(이하 민) ‘순결사탕’을 아세요? (다들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순결사탕을 먹으면 순결해야 한다는 건데, (일동 ‘어우.’) 그게 여자한테만 강요돼서 난리 난 적이 있었어요. 여성, 그것도 청소년에게만 강요하는 게 기분 나빴어요. 그래, 키스는 되고 섹스는 안 된다는 그런 기준이 불쾌하죠. 어른들 보기에 예뻐 보이는 연애만 강요하는 거죠. 청소년들도 성욕이 있는데 말이에요. 매미울적에(이하 매) 어른들도 청소년에게 왕성한 성욕이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만 말하죠. 푸르른(이하 푸) (성욕쯤이야) 운동하면 풀린다고만 하고요. (일동 웃음) 방연지(이하 방) 10대나 20대나 다를 건 없잖아요. 사랑하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데 10대라는 이유만으로 막는 건 말이 안 돼요. 해만 바뀌면 10대에서 바로 20대가 되는데, 그러면 다 된다는 건지…. 최진솔(이하 최) 저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라 친구들이 자주 제게 묻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제가 ‘대놓고 물어보지 그랬어.’라고 하면 친구는 ‘좀(그러지 좀 마라.)….’이라며 쑥스러워하고 그래요. 푸 야동이라는 것도 제대로 된 성 지식을 갖고 보면 괜찮은데, 10대들이 이것만 보고 (성을) 배우는 게 문제죠. 김진수(이하 김) 야동이란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것 같아요. 야한 게 나쁜 거라는…. 민 저는 멜로영화의 섹스신이 예뻐 보여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주위에서는 이상하다고들 해요. 여자가 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상하고, 남자가 그러면 영웅시하는 건 심각한 차별 의식 아닐까요. 푸 그렇잖아요? 여자가 섹스 많이 하면 ‘걸레’라고 하고, 남자가 많이 하면 ‘와.’ 하는 풍토 같은 거요. 최 자위도 그런 것 같아요. 여자가 자위를 하면 남자들은 ‘(여자가) 자위를 어떻게 해?’ 막 이러잖아요. 여자 자위에 대해 다들 좀 무지해요. 여자들끼리도 그런 말 하기를 꺼리기도 하고…. 민 10대들은 연애에 제약이 있고, 그 때문에 (성욕 문제를) 풀 수 없으니 아이돌에 빠지는 것 아닐까요. 방 그래서 팬픽(‘팬 픽션’의 줄임말. 연예인을 등장인물로 가공한 소설)이 등장한 거죠. 자기가 원하는 연애를 팬픽을 통해 구현하는 거지요. 최 저도 팬픽 몇 편 읽어 봤어요. 동방신기 팬픽이었는데 무조건 다 섹스로 직결되는 게 좀 그랬어요. 추천작을 보면 다 야한 얘기들뿐이고 해서 거부감이 들더군요. 민 팬픽을 보면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성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될 것도 같더군요. 방 주변에 ‘나도 팬픽의 주인공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말하는 애들도 없지 않아요. ●“짧은 옷이 성폭행 유발?” 방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생각나요. 그때 가해 남학생들은 학교 졸업해서 잘 사는데 피해 여학생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전학도 안 되고 해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죠. 마을 사람들도 ‘남자애가 무슨 잘못이야? 여자애가 꼬셨겠지.’ 이러는데, 충격이었어요. 민 지하철 성폭력 예방법을 보면 치마를 입을 경우엔 가방으로 가리라고 해요. 왜 그 책임을 여자에게 떠넘기죠? 성욕을 풀 대상은 여자여야 한다고 말하는 성매매자들 얘기도 이해가 안 되고, 짧은 옷 입지 말라는 성폭력 문구도 그렇고…. 방 맞아요. 일상 속의 성희롱이 심각해요. 고등학교 때 친구가 계단 올라가는데 남자애들이 친구 다리를 보고 “마스터베이션 하고 싶다.” 이래서 여자애 완전 충격받은 적도 있어요. 민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어떤 선생님이 “너네 공부 안 해도 돼. 다 내 첩 하면 되니까.” 이러는데, 농담이라도 할 소리가 아니지요. 일상적으로 그런 일들이 많아요. ●“어른들은 숨기는 게 너무 많아요.” 푸 학교에서는 교육이랍시고 맨날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이야기만 하고…. 차라리 콘돔 사용법을 가르치거나 학교에서 콘돔 나눠 주는 게 나을 거예요. (모두 웃음) 애들은 (성관계를) 하고 있는데…. 전 개인적으로 콘돔 가지고 다니는 애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준비성 있잖아요. 민 학교 다니면서 임신을 하면, 아이 낳고 학교를 다닐 수 없는 환경이니까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피임 교육을 강화하면 좋겠는데, 그런 실질적인 교육은 안 하면서 순결 교육만 하고…. 사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방 가정에서부터 잘 가르쳐야 하는데 엄마 아빠는 부끄러워하잖아요. 우리 부모님은 잘 이야기해 주시는데 내가 친구들한테 부모님이 이런 얘기 했다고 하면 다들 놀라요. 이게 왜 놀랄 일인지…. 학교에서 안 가르쳐 주면 가정에서라도 가르쳐 줘야 하잖아요. 방 특히 실생활에 유용하고 활용 가능한 것을 많이 알려 줬으면 해요. (다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림.) 푸 그런 점에서는 기성세대가 숨기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상담센터 안 찾게 학교 성교육 강화” 민 저는 성 상담이 필요한 상황을 웃긴다고 생각했어요. 일상에서 풀 수 있어야 하고, 다니는 학교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데 따로 상담센터를 찾아야 하는 게 웃기잖아요. 김 싸이클럽처럼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성 상담 클럽 같은 것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성의 있는 상담을 해줬으면 해요. 푸 정말 우리가 평소에 다루지 못하는 주제를 수업시간에 배웠으면 해요. 다양한 주제, 꼭 필요한 내용을 가르쳐 주시기를 바라요. 매 어떤 약국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콘돔을 안 판대요. 그렇다면 콘돔을 학교에 비치해 놓으면 어떨까요. 김양진·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문화마당] 시골은 외로워/공선옥 소설가

    [문화마당] 시골은 외로워/공선옥 소설가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는 집집마다 텔레비전이 없는 대신 읍내에 극장이 있어서 이따금 부모님 손잡고 극장 구경을 간 적이 있다. 일명 ‘쇼단’ 혹은 ‘유랑극단’들도 심심찮게 들어왔었다. 그뿐인가. 설이나 추석에는 물론이고 정월 보름, 단오절 같은 때도 ‘어마어마’하게 멋지고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정월 대보름날 밤에 일렁이며 타오르는 달집 주위를 돌며 불빛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농악 삼매에 빠진 우리 아버지들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단오절날 당산마당에서 그네를 타던 색시들의 자태는 또 어떤가. 이맘때, 산천에 꽃사태가 나면 또 우리 어머니들은 한복 곱게 차려입고 장구 둘러메고 화전놀이를 갔었다. 그랬는데, ‘조국 근대화’ 바람이 불어 한집 두집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늘었고, 그렇게 떠난 사람들 중 장구재비 김씨, 상쇠 이씨 등도 있어, 이제 마을 사람들은 정월 대보름날 가슴 두근거리며 지켜봤던 풍물패들의 그 장관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풍물굿에 깊이 빠져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 어머니, 아이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달집을 태우고 풍물을 치고 여름이면 당산 옆 시정에서 시조창을 하던 그 ‘정취’들은 가뭇없이 사라졌다. 당산의 숲들은 베어지고 그 자리에 시멘트 창고와 미곡처리장과 축사가 들어섰다. 단옷날 그네를 매달 나무도 없고 그네를 탈 처자들도 없다. 매미소리와 함께 여름 한낮에 유장하게 흐르던 할아버지의 시조창 대신, 마을 앞으로 새로 뚫린 도로를 씽씽 달리는 차 소리만 살벌하게 바람을 가른다. 마을엔 사나운 개들이 사납게 짖어댄다. 닭과 함께 마당을 놀이터 삼아 잘 놀던 강아지들도 이제 우리 안에서 틈만 나면 닭 잡아먹을 궁리를 하는 것같이 눈동자를 굴린다. 마을 안에 이따금, 그리고 자주, 시시때때로, 끊임없이, 개 사요, 염소 사요, 트럭에서 뿜어져 나오는 확성기 소리가 출몰한다. 천지사방에 봄나물이 돋아나도 그 나물을 캐는 ‘가시내’들이 없다. 어쩌다 노인이 허리 구부리고 ‘돈 살’ 궁리로 쑥을 뜯을 뿐이다. 시장에 나오는 냉이와 달래는 자연적으로 돋아난 것이 아닌, 사람이 재배한 것이라 한다. 사람들은 제 힘으로 돋아난 나물이 아닌, 사람이 기른, 무늬만 나물인 나물들을 먹고 힘없다고 또 영양제를 사먹는 데 돈을 쓴다. 시골사람들도 이제는 집 옆에 돋아난 냉이, 달래를 캐 먹지 않는다. 여름도 아닌데 벌써 나온 참외를 사다 먹는다. 숭늉을 끓일 아궁이, 가마솥이 없어진 지금 시골사람들도 식후에 커피를 마신다. 들녘 한가운데로 다방커피를 배달시키고 자장면을 배달시킨다. 시골에도 도시와 똑같이 비닐, 플라스틱 폐기물이 넘친다. 그것들을 시골사람들은 그냥 태운다. 저녁 무렵이면 어디선가 쓰레기 태우는 매캐한 냄새가 난다. 하얀 막걸리통, 농약병, 덮개용 비닐이 한데 불 속에서 녹는다. 시골사람들은 그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플라스틱통에 든 30도짜리 ‘과실주’용 소주를 집집마다 모셔두고 아침, 낮, 저녁으로 마신다. 시골노인들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 힘들어서 마시고, 외로워서 마시고, 속상해서 마시고, 재미없어서 마신다. 유일한 오락거리인 텔레비전을 켜놓고 잠자리에 든다. 마을 안길까지 검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고, 붉은 가로등은 그 검은 아스팔트와 사람들이 잠든 집과 빈집들을 붉게 비춘다. 길 건너 양계장, 혹은 종계장의 불빛은 밤에도 휘황하고 축사에서는 밤에도 라디오 소리가 난다. 사람이 있는 척하려고 그렇게 라디오를 틀어놓는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은 자정 넘어 새로 한시. 시골의 집집마다 방문 너머로 지직거리는 푸른 빛이 명멸한다. 미처 끄지 못한 텔레비전, 차마 끌 수 없는 텔레비전이다. 힘들고 외롭고 속상하고 재미없어서 ‘틀어 놓은’ 텔레비전의 푸른빛 속에 시골은 그렇게 저 혼자 일하고 저 혼자 놀고 저 혼자 잠든다. 시골이 그렇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알아도 모른 척한다.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나라 안 누구도.
  • 한반도 상륙 태풍 갈수록 강해진다

    한반도 상륙 태풍 갈수록 강해진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이 갈수록 강하고 끈질기게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루사·나니 같은 독한 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3.75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치고 이중 1.4개가 직접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기상청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의 강도와 지속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12시간 이상 영향을 미친 태풍의 숫자는 1977~88년 27개였던데 비해 1997~2008년에는 46개로 77% 이상 늘었다. 태풍의 영향을 받는 총시간도 증가하고 있다. 1977~88년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받은 총 시간은 약 38시간이었는데 1997~2008년에는 46시간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더 강해진 태풍이 한반도 인근에 더 오래 머문다는 뜻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2시간 이상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한반도 주변의 기후변화로 태풍의 생명력이 그만큼 질겨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풍 강도도 세지고 있다. 태풍의 강도를 나타내는 열대성저기압 강도지수(PDI)를 측정한 그래프를 보면 1975년 이후 파동의 진폭이 커져 현재는 2배 이상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풍의 위력이 강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한반도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 문제.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수온도가 1도 정도 올랐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2배”라면서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머금는 수증기량은 7%가 늘어나는데, 이는 태풍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진 동아시아지역의 해수온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이 상승해 태풍의 강도를 더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의 상층과 하층 간 속도차가 줄어들어 태풍의 소멸이 더뎌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태풍은 세로로 길다란 모양인데, 상·하층 간 속도차가 크면 그만큼 빨리 태풍의 위·아래가 분리되고 소멸도 빨라진다. 1997~2008년의 제트기류 상·하층 속도차는 1977~88년보다 3㎧가 줄었다. 허 교수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중국과 우리나라 상공의 제트기류 상·하층 간 속도차가 줄고 있다.”면서 “이것이 해수면 온도 상승과 맞물려 태풍의 생명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태풍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국가태풍센터는 올해부터 3일 전에 하던 태풍 예보를 5일전부터 하기로 했다. 김태룡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센터장은 “2007년이후 대형 태풍이 상륙한 적은 없지만 언제든 매미나 나니급의 태풍이 올 수 있어 대비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협력업체 상생 앞장 르노삼성 김형남 구매본부장

    협력업체 상생 앞장 르노삼성 김형남 구매본부장

    일본 2위 자동차그룹인 닛산이 2013년에 한국 부품을 전체 부품 조달 물량의 10%까지 늘린다. 액수로는 2조원 규모다. 지난해 닛산이 사들인 한국 부품은 500억원. 3년 새 40배의 눈부신 발전이다. 한국 부품업체의 수출 물량이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게 된 배경에는 르노삼성자동차의 구매본부장 김형남(49) 전무가 있다. “르노닛산그룹의 글로벌 부품조달기구인 ‘RNPO’의 핵심 구매임원들이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분야별 우수 부품 협력업체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했습니다. RNPO는 2009년 구매액이 95조원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한국 협력업체들이 르노 및 닛산과 수출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연초에 진행되는 RNPO의 글로벌 구매미팅은 통상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 본사에서 개최돼 왔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국 르노삼성에서 열렸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한국산 부품의 구매 확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르노삼성의 협력업체 중에 RNPO를 통해 르노와 닛산으로 수출한 규모는 2009년 28개사 32개 품목 120억원에서 2010년에는 84개사 377개 부품 69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김 전무는 “한국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들은 속도와 비용, 품질 면에서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면서 “특히 내비게이션이나 멀티미디어 관련 분야에선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이러한 품질과 경쟁력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효율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르노삼성은 국내의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를 르노와 닛산에 알려서 수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앞으로 협력업체와 힘을 합쳐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원가절감 활동을 함께 해나가고, 한국 업체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최대한 지원하는 등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3월 새앨범 내는 ‘찔레꽃’ 소리꾼 장사익

    [김문이 만난사람] 3월 새앨범 내는 ‘찔레꽃’ 소리꾼 장사익

    산 너머 저쪽이다. 어머니는 배추를 팔러 나갔다. 돌아오는 언덕 길이 꼬불꼬불 멀었다. 오늘도 늦으시려나….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그렇게 기다렸다. 어느 날엔가 막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왔다. 어쩔 거나, 어머니가 걱정된다. 그래서 읊었다. ‘열무 삼십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해는 시든지 오래/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숙제를 천천히 해도 엄마 안 오시네/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아주 먼옛날~’ 1989년 요절한 기형도의 시 ‘엄마 걱정’에 나오는 대목이다. ‘엄마 걱정’은 지난 해 10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작해 연말 제주 무대에 이르기까지 노래로 불려져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장사익 소리판 역(驛)’이란 제목으로 전국 투어에서 선보였던 것. 공연 도중 기형도씨의 어머니를 초청해 아들의 ‘엄마 걱정’을 눈물 나도록 불러 관객들과 함께 감루(感淚)의 바다로 빠지게 했다. 장씨 자신도 참외장사를 했던 어머니의 추억을 토해냈다. 그런 ‘엄마 생각’에서 장사익(62)씨는 오는 3월 새 앨범을 낸다. 원래 노래풍도 그렇고 소재를 선정하는 스타일도 ‘한 많은 우리 것’을 찾고 있지만 이번 새 앨범에는 특유의 ‘토장’(土醬)을 더욱 진득하게 담아낸다. ‘산너머 저쪽’ ‘엄마 걱정’ 등의 신곡에다 ‘삼식이’ ‘아버지’ ‘여행’ ‘섬’ 등 11곡을 맛깔스럽게 버무린다. 2008년 ‘꽃구경’ 이후 3년 만으로 7번째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역’이다. 장씨는 다른 가수와 달리 신곡이 나오면 먼저 무대공연을 통해 선보인 다음 녹음 과정을 거친다. 장씨의 노래는 요즘 들어 더욱 중장년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국내 양대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유료 관객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장씨의 ‘역’ 공연이 전체 좌석 중 유료 관객 점유율 97%로 1위에 올라 인기도를 입증했다. 그는 ‘찔레꽃’으로 많은 팬들의 애간장을 충분히 녹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 제목처럼 여전히 ‘이게 아닌데’라고 하면서 차원을 높인다. 그럴 것이 북악산을 바라보는 집 창가에 찾아오는 새들과 그 산 기슭에 드러누운 부처와도 대화를 나눈다. 또한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 ‘묵향’과 함께 튼튼 60대 세월로 ‘독공’(獨功)의 길을 걷고 있다. ●풍경이 모여드는 마당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장씨의 집. 10여개의 풍경이 앞마당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각자 불어오는 찬바람에 의지해 겨울소리를 내고 있었다. 녹차를 마시면서 한 시간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장씨의 오랜 친구들이 계속 찾아온다. 비둘기와 까마귀, 참새들이 나뭇가지에 와서 교대로 떠들고 재잘거리고 뭐라고 지껄인다. 뒷산 언덕 높이에서는 이를 시샘하듯 매 한 마리가 크게 날갯짓을 한다. 뿐만 아니다. 연못에서 동면하는 개구리 10여 마리도 아직 기척은 없지만 목청을 가다듬으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장씨 집에는 계절별로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부르는, 그런 자연의 오케스트라가 있다. 겨울에는 새들이 저마다 고운 목소리로 멋을 내고 4, 5월이 되면 개구리가 뒤질세라 울어댄다. 개구리들은 영특하게도 여름에 매미 소리가 나와야 비로소 입을 다문다. 또 그 매미들은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풀벌레한테 인계를 한다. 다시 겨울이 오면 참새들이 울면서 자연의 크리마스 카드를 연출한다. 하여 장씨는 이들에게 노래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클래식과 국악이 함께 나오는 FM 라디오 음악을 잔잔하게 하루 종일 틀어준다. 새들이 얼마나 음악을 좋아하고 잘 듣는지 장씨 스스로 깨닫는다. 때문에 굳이 창문 열고 사람소리를 내지 않는다. 혹 사람의 소리가 나면 그들은 얼른 도망가버린다. 장씨는 새들에게 곰팡이 생긴 쌀을 먹이로 준다. 이런 평화로움에 지나가던 고양이도 잠시 낮잠을 즐기고 간다. 전원 교향악이 따로 없다. 올봄에는 닭 몇 마리를 새 식구로 불러들일 생각이다. “(그들이) 울다가 지치면 딴 놈이 와서 울어줍니다. 아주 자연스러워요. 일년 사계절이 그럴진데 요즘 세상에서는 한꺼번에 뛰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자가용 타는 것이 왠지 슬퍼져서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그러다가 지하철에서 여러 사람이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모습을 볼 때 소름이 끼친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에는 주변을 살피면서 느리게 가 보면 어떨까요.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은 이것저것 살피면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잖아요.” 문득 그의 노래가 대부분 느리면서 호소력 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곡 중 하나인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가~안다.’ ●개발한 글씨체로 일필휘지 요즘 그는 서예에 푹 빠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지없이 먹을 갈고 한 시간여 동안 붓을 잡아 화선지에 자신이 개발한 독특한 글씨체를 일필휘지로 써내려 간다. ‘동백아가씨’ ‘찔레꽃’ 등의 노래가사는 기본이고 마음에 드는 시구절 등 주로 한글로 쓴다. ‘느림의 미학’과 ‘위안과 희망’이 장사익류의 소리라면 또 다른 ‘장사익류의 서체’를 개발해낸 셈이다. 지인들에게 안부편지를 쓸 때도 꼭 붓글씨를 고집한다. 주위에서는 전시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작품수준의 경지라고 평가한다. 그는 조선후기 3대 명필 중 한 사람이었던 창암 이삼만(李三晩)의 글씨체를 무척 좋아한다. 장씨는 “창암의 서예전이 다음 달 27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면서 글씨의 근본을 오로지 자연에서 구했기에 물처럼 흐르는 멋이 물씬 풍긴다고 말했다. 또한 평론가들도 “먹이 농담하듯 곡선과 직선, 음양의 요소를 조화로움의 극치로 풀어낸다. 자연의 소리가 글씨에 스며들어 붓이 춤추듯 노래하는 것 같다.”고 평한다. “한글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00년 정도입니다. 한자인 경우에는 추사 김정희 서체니 중국의 아무개 서체니 하고 있지만, 한글은 쓰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계속 쓰다 보면 아름다운 글씨가 나오고 그게 곧 자신의 글씨체가 되겠지요. 노래가 몸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서예는 노래를 집중하게 하는 정신력의 소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2004년 작고한 음악인 김대환씨를 예로 든다. 평생 아리랑과 반야심경구절만 쓰다 보니(앞으로 썼다가 뒤로 썼다가 반복하면서) 왕희지 서법보다 더 자유분방해졌다는 것이다. 김씨는 1990년에 쌀 한톨에 283자의 반야심경을 모두 써 넣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사익 소리판 역’ 완결무대 이어져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부인 고완선씨가 떡과 과일을 가져왔다. 고씨는 남편에게 “사진촬영도 하는데 기왕이면 옷을 갈아입고 하시지.”라고 했다. 그러자 장씨는 “어때 뭐, 원래 노숙자차림이 내 모양인데 뭐.”라고 웃어넘긴다. 알콩과 달콩으로 미소를 주고받는다. 마루바닥 한쪽에 오래전에 부부가 함께 만든 병풍이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백년가약서’이다. ‘하늘 고완선과 땅 장사익은 금후 100년 동안 항상 사랑하고 존경하고 늘 행복함을 유지시킨다는 약서(約書)를 씁니다. 단, 100년 후에는 영원으로 계약조건을 변경합니다.’ 올 한해는 얼마나 많은 공연이 기다리고 있을까. 높아가는 인기도만큼 여기저기에서 오라는 데가 더욱 많다. 이달 대구와 부산, 일본 후쿠오카 등에서 협연을 끝낸 데 이어 2월에는 경북 안동(11일), 서울 노원(17일), 경기 군포(19일) 등에서 협연이 예정돼 있다. 3월 1일에는 김대환 추모공연에 참가한다. 또 이달에는 단독공연이 있는데 울산(15일)과 창원(19일)에서 이어지며 4월에는 전주, 과천, 춘천 등에서 단독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장사익 소리판 역’의 완결편을 마무리짓는 무대가 5월까지 10여 차례 이어진다. 전직 카센터 직원, 독서실 운영, 가구점 총무, 전자회사 직원, 보험회사 직원…. 장씨는 마치 죽장에 삿갓 쓰고 그러하듯, 일찍부터 방랑과 고난의 길을 걸었다. 인생살이의 산전수전을 겪은 다음 40대 중반에 소리꾼으로 데뷔했다. 다른 사람보다 늦었지만 삶의 내공이 쌓여서인지 무대 위에서 넘어지고 깨진 것을 얘기할 수 있어 오히려 음원이 시원했다. 일찍 ‘국민 소리꾼’이 된 것도 여기에 있겠다. “노래는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노래는 맑아야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희망도 있고 위안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관객들과 같아지겠지요. 지금 생각하면 노래를 참 잘 택했구나 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가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냥 소리꾼일 뿐이라고 한다. 애정을 얻어도 고통이요, 또 애정을 버려도 고통이라는 말이 있다. 소리를 얻었을 때도 많은 고통이 있었을 테고, 또 언제가 버려야 하니 더 많은 고통을 생각하고 있을 터. 그래서 요즘도 ‘이게 아닌데’로 스스로 채찍을 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집위원 km@seoul.co.kr ■ 장사익은… 1949년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삼봉마을에서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당시 부친은 소문난 장구잡이였다. 소리의 기질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장씨는 초등학교 때 웅변을 잘했다. 어릴 때는 장차 정치가를 생각했다. 하지만 먹고사는 것이 시급해 1965년 서울 선린상고에 진학했다. 전 프로야구 선수 김우열씨와 동기동창. 고 3 때 종로에 있는 생명보험회사에 취직했다. 이때 인근 낙원동 음악학원에 다니며 노래연습을 틈틈이 했다. 직장생활 3년 후 공병으로 군입대를 했지만 소리솜씨가 좋아 31사단 문선대에서 근무했다. 1972년 제대 후에는 무역회사, 전자회사 영업사원, 노점상, 카센터 등을 전전했다. 그러면서 정악피리와 태평소 등을 스스로 익혔다. 1993년에는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을 따라 전국을 돌아다녔다. 때마침 그해 전주대사습놀이에서 ‘공주농악’으로 장원에 뽑혔다. 또 전국민속경연대회에서 ‘결성농요’로 대통령상을 탔다. 이듬해 전주대사습놀이에서도 ‘금산농악’으로 장원에 올랐다. 그러던 1994년 11월 주위의 권유로 서울 신촌에서 첫 공연을 했다.100석 규모의 극장에 300여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다. 내친김에 1집앨범 ‘하늘가는 길’을 발표하면서 정식 가수로 데뷔해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 지금까지 ‘기침’(1999) ‘허허바다’(200) ‘사람이 그리워서’(2006)‘ ‘꽃구경’(2008) 등 6집 앨범을 냈다.
  • [깔깔깔]

    ●조카들의 생각 작년 여름. 조카들과 야외로 놀러갔다. 이 나무 저나무에 매달린 매미들이 울기 시작하자 내가 말했다. “시끄러워, 울지마.” 그러자 옆에 있던 삼촌에게 비웃음을 날리며 조카가 말했다. “삼촌, 매미들이 우는 것이 아니라 웃는 거잖아. 그러니깐, 그냥 둬” ●강아지의 사망 원인 강아지 한 마리가 연구차 달에 보내졌다. 신나게 달을 돌아다니던 강아지는 3일째 되던 날, 안타깝게도 그만 죽고 말았다. 과학자들은 강아지가 죽은 이유를 1년 만에 찾아냈다. 오줌을 못 싸 방광이 터진 것이 원인이었다. 전문가는 추가적으로 오줌을 못 싼 이유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달에는 전봇대가 없어서!’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민선 5기 지자체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주민과의 소통, 복지 확충 등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정실인사, 재정낭비, 무모한 지역개발 등 구태도 여전하다. 지방의회 역시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해 주민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지방행정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6·2 지방선거를 마친 지방자치단체는 ‘코드인사’ 태풍에 휘청거렸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권력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코드인사’ 판쳐 갈등·대립 악순환 특히 한나당 소속 단체장이 장기간 집권하다 민주당이나 야당 소속의 단체장으로 바뀐 지역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진행됐다. 민선 5기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역할을 바꿔가며 수행한 지방자치는 화합보다는 갈등이, 상생보다는 대립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중앙집권체제가 뿌리 깊은 탓도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단체장에 의해 이처럼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물갈이 인사가 근본 원인이다. 올해도 역시 보은, 지연·학연 등 코드인사가 판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씨를 정무부지사로 앉혔다. 김 부지사는 안 지사와 학생운동을 같이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이다. 또 조승래(전 청와대 비서관) 비서실장과 오인환(전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의 인사도 말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안 지사와 이들 모두 고향이 논산이다. 그래서 ‘논산 권력시대’란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자신의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부일씨를 환경부지사에, 김병립씨를 제주시장에, 대변인을 맡았던 고창후 변호사를 서귀포시장에 임명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신동근 지방선거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했다. 공보관(4급)직을 개방형 대변인제도로 바꾸고 인수위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윤석관씨를 발탁하기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측근인 백상진씨를 대외협력보좌관으로, 선거캠프에서 공약개발을 담당했던 김문종씨를 정책보좌관으로 앉혔다. ●서울 선거후 과장 40여명 자리 이동 서울 25개 자치구에도 인사태풍이 불었다. 구청 보직의 꽃인 과장(5급·사무관) 자리는 보통 50여개. 선거 이후 대부분 자치구에서 40명 이상 과장들의 자리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 이재동 안양시 부시장은 최대호 신임 시장의 코드인사를 비판하다 남양주시로 자리를 옮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영주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부 단체장의 인사권 남용은 공직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뒤 “소속 정당이나 자신의 철학을 떠나 합리적 잣대로 기존의 사업이나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잣대로 사업·직원 평가해야” 권 교수는 그 예로 단체장의 인사권을 줄이고 독립기구인 인사위원회 설치를 들었다. 또 “고위직은 단체장이, 하위직은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권력분산적 인사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제왕적 인사권에 공무원들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곳간 넘치는 지자체 수익성 꼼꼼히 따져 공격적 경영 해마다 수십억원 매출·세수 증대 자린고비 재정 운영이나 공격적 경영사업으로 재정 확충에 성공한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많은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이들은 행정운영의 묘미를 살려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충남 보령시는 ‘머드 화장품’ 장사로 돈을 버는 자치단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2009년 매출액 28억원에 순수익으로 5억여원을 벌어들였다. 대천해수욕장 인근 갯벌에 널려 있는 바다진흙을 채취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등 4개사에 제조를 의뢰, 비누와 샴푸 등 50종의 머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판매망이 150곳에 이른다. 1996년부터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머드 화장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일본, 베트남, 미국 등 6개국에 수출까지 한다. 울산 중구는 ‘노점상 실명제’로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재래시장 시설 현대화를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 노점 임대·매매 금지를 통한 저소득층 보호, 도로점용료 부과 등 다양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2003년 이 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모두 21억 8000만원의 세수증대 성과를 거뒀다. 알짜 경영의 대표는 강원 삼척시다. 강원 18개 시·군 평균 채무액은 418억원에 이르지만 삼척시는 6.9% 수준인 29억원에 불과하다. 1인당 채무도 강원지역 평균 49만 7000원의 8% 수준인 4만원에 그치고 있다. 시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연달아 사상 최악의 태풍 피해를 겪었지만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지방채를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 수해복구 공사비 20억원, 상수도 사업비 16억원을 발행한 것이 전부다. 대신 민자유치에 적극 나섰다. 예산 한푼 안 들어가는 LNG생산기지(가스공사), 종합발전단지(남부발전), 환선굴모노레일사업을 유치했다. 해양레일바이크는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직접 투자했다. 시비 340억원을 투입했지만 개장 한달도 안 된 현재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09년에는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지방교부세가 150억원이 줄어 충격이 컸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며 극복했다. 홍금화 홍보계장은 “지방채 발행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우리는 빚을 내지 않아 살림살이 걱정이 덜하다.”고 말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세원이 다르고, 특히 농어촌 자치단체는 고령화, 인구감소로 지방재정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면서 “민간 경제를 침해하지 않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경영사업이라면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곳간 거덜난 지자체 열악한 재정에 대형사업 등 남발 대전 동구선 직원 월급도 못 줄판 ‘모라토리엄 선언, 공무원 월급도 못 줄 판….’ 민선5기 지자체 출범 이후 전례 없는 표현들이 난무하며 지방재정난이 유난히 문제가 됐다. 재정자립도가 30%도 안 되는 곳이 전국 246곳 중 152곳에 이를 정도로 자치단체 재정난이 심각하자 자자체의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방재정 파탄을 막을 예방책 수립보다 교부금에 목숨을 거는가 하면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단체장의 자질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도 됐다. 판교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빌려 쓴 돈 5200억원을 단기간에 LH와 국토해양부 등에 갚을 수 없어 지급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전임 집행부가 대표적 ‘호화 논란’을 불러온 신청사 건립과 공원로 확장공사 등 불요불급한 사업에 거액을 무리하게 전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모라토리엄 선언은 올해 무상급식비 100억원을 감축하는 등 복지시책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어졌다. 경기 31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상위권인 성남과 달리 대전 동구는 실제 재정상태가 열악하지만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동구는 무리하게 신청사를 건립하다 돈이 달려 지난해 6월 공사를 중단했고, 열악한 재정에도 대전시나 시교육청이 해야 할 동구국제화센터, 대전문학관 등 대형 사업을 남발하다 재정파탄 위기에 몰렸다. 동구는 지난해 7월 한현택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소식지 발행 중단, 청내 정수기·커피자판기 가동 제한 등 ‘마른 행주짜기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했지만 연말 한달치 직원 월급도 못줄 지경에 처했었다. 또 대전시가 반환금을 유예해 월급 문제가 해결됐지만 동구 직원들이 출장비를 허위로 타냈다가 무더기로 적발돼 허탈케 했다. 지방재정난은 구조적인 것뿐 아니라 운영하는 직원에게도 문제가 많고 재정난을 하소연하는 것도 일정 부분 거짓이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는 구조적으로 재원이 취약하고 재정운영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교부금 등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자체 재원을 발굴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면서 “정부도 건전재정 지표와 독립된 지역회계심의원을 만들어 자치단체의 재정운용을 돕고 경고와 페널티로 적절히 관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강릉시 새해부터 빚갚기 주력

    강원 강릉시가 새해부터 빚을 갚는 데 올인한다. 강릉시는 지난해 말 현재 1296억원에 이르는 채무액을 조기상환 등을 통해 2012년에는 1000억원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시청사와 태풍 루사·매미 등 수해복구, 포남교 가설공사와 홍제 정수장 확장사업, 주문진 하수종말처리장, 과학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쌓인 채무 상환금 146억 6900만원을 연내에 갚을 계획이다. 하지만 포스코의 마그네슘 제련소가 들어설 옥계 일반산업단지의 부지 매입비 100억원을 차입함에 따라 연말 채무 잔액은 많이 줄어들지 않아 1249억 5100만원이 될 전망이다. 시는 부채가 1296억원에 이르고 지방채무 잔액지수가 30%를 넘어 밀착 관리되어야 하는 자치단체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181억6800만원, 2012년에 159억 5300만원을 각각 상환해 채무 잔액을 1000억원 이하인 908억 3000만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2013년에 161억원, 2014년에 110억원을 각각 상환해 636억원 규모로 채무 잔액을 크게 낮춰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지방채무 감축을 위해 해마다 쓰고 남은 예산인 잉여금 중 일부를 활용해 앞으로 3년에 걸쳐 170억원을 조기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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