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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학교폭력 조폭 뺨칠 때 학교는?/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학교폭력 조폭 뺨칠 때 학교는?/이영준 사회부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의 수사에서 드러난 학교폭력은 충격적이었다. 심각 수준을 넘어섰다. 그저 ‘교실에서 힘있는 학생들이 푼돈을 빼앗는 짓’이 아니었다. 철없는 10대 청소년들의 행동으로 넘기기에는 너무 폭력적이었다. 게다가 조직폭력배처럼 촘촘할 정도로 조직화돼 있었다. 위에서 아래, 다시 그 아래로 내려가는 먹이사슬의 구도다. 가해 학생들을 조사한 한 경찰관은 “동물의 세계”라는 표현을 썼다. 가해 학생 50명은 서울 강남권 중·고교 20여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학교폭력의 희생양이 700여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서울 25개 기초단체 전역에 걸쳐 피라미드식의 학교폭력 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꼭대기에는 자연스럽게 ‘우두머리’가 존재한다. 조직 간의 세력다툼에서 이긴 쪽은 진 쪽의 구역까지 들어가 마음껏 학생들의 돈을 빼앗을 수 있다. 가해 학생들의 말이다. 문제는 학교다. 범위를 넓히면 지자체, 국가다. 학교폭력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몰랐기 때문이다. 1차적 책임은 학교에 있다. 700여명의 학생들이 무시무시한 ‘형님’으로부터 금품을 뜯기고 피멍이 들 만큼 두들겨 맞고 다녀도 대부분의 학교는 몰랐다. 진상을 파악한 곳도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시끄러워지는 것을 꺼린 탓이다. 무책임하다. 십분 양보해서 학교가, 교사들이 몰랐을 수도 있다. 피해 학생들이 가해 학생들의 보복이 두렵고 무서워 ‘발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가해 학생들은 주변 학생에게까지 서슴지 않고 ‘연좌제’로 묶어 폭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학교의 노력이 아쉽기만 하다. ‘진학지도상담실’은 두면서도 ‘학교폭력상담실’은 없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치유하기보다 성적올리기, 취업시키기에 매몰됐다. 경쟁에 매몰된 결과다. 학교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챙겼으면 한다. 그래야 학교 폭력을 솎아낼 수 있고, 폭력에 상처 받고 속앓이를 하는 학생을 치유할 수 있다. apple@seoul.co.kr
  • 철도공단 투자효율성 높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투자 효율성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불요불급한 시설을 줄이고 시설물도 이용객 입장에서 다시 설계하는 등 과잉설계와 비효율적 투자를 차단하기로 했다. 공단은 올해에만 9조 3000억원의 철도공사 시설비를 쏟아붓는 대표 투자기관이다. ●호남고속鐵 3개역 副본선 폐지 공단은 철도시설 설계를 원점에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용 수요에 적정한 설계와 시공을 통해 사업비 절감 및 사업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호남고속철도 공주·익산·정읍 등 3개 역의 부(副)본선을 폐지하는 방안도 같은 맥락이다. 투자에 비해 이용률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사업을 변경할 경우 59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줄일 수 있다. 원주 역(3개) 신설도 재검토 대상이다. 신규 사업도 꼼꼼히 따지기로 했다. 도로 등 연계교통망과 도시계획을 감안, 역 입지를 선정하고 계획단계부터 환승시설 등 연계교통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역사 등 시설은 관행적인 규모의 설계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수요예측을 반영해 설계한다. 철도건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단이 갖고 있는 보편화된 기술과 특화된 표준을 기업에 적극 공개하고 연구 결과를 반영해 교량상부 단면 축소와 철도하중 체계 변경 등 기준도 정비키로 했다. ●아웃소싱 감축… 사업비 줄이기로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설계와 건축도 직접 시행할 계획이다. 공단은 초기부터 설계와 시공, 감리 등 전 과정을 100% 아웃소싱했다. 외부 위탁방식은 행정처리가 주 업무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사업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및 인재 육성에 집중했다. 직접 시행은 공단의 위상 강화와 기술력 확보 및 해외 진출을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기도 하다. 공단은 지난해 기준으로 임직원의 60%인 863명이 사업관리전문가(PMP) 자격을 취득, 직접 시행 준비를 갖췄다. 2009년부터 일부 사업에 직접 감리(직감)를 도입했고 전기분야 설계와 감리까지 확대했다. 직감과 설계를 통해 150억여원을 절감했다. 올해는 호남고속철도 공주~익산 간 신호설비신설공사 등을 직감할 예정이다. ●경영 내실화도 추진 지난해 공단은 스스로 경영위기를 선언했다. 누적 부채 17조원, 하루 이자만 23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제2의 창립을 선언했다. 기본계획 재검토(2593억원)와 시설물 축소·폐지(1159억원), 철도건설사업 전 분야(58건) 실시설계에 설계VE(Value Engineering) 적용(1991억원) 등을 통해 6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절감된 사업비는 철도시설 확충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임직원 징계가 잇따랐고 노사 간 ‘불통’에 따른 갈등이 고조돼 조직 화합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됐다. 김광재 이사장은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기관임에도 관료주의에 매몰됐었다.”면서 “이용자 중심의 철도 건설 및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교통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사회갈등 현황과 해법] 진보·보수·지역… ‘갈등 공화국’ 사회적 비용 年300조 낭비

    [사회갈등 현황과 해법] 진보·보수·지역… ‘갈등 공화국’ 사회적 비용 年300조 낭비

    무상급식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대결, 가정상비약 슈퍼 판매 문제를 두고 대립하는 약사회와 시민단체,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한 지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밀양과 가덕도.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벌어진 이 같은 현상은 한국 사회의 ‘갈등’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이외에도 한·미 FTA의 국회 통과, 검·경 수사권 조정,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조문 논란 등 셀 수 없이 많은 사건들을 보노라면 가히 ‘갈등 공화국’이라 해도 결코 지나침이 없다. 2009년 말 삼성경제연구소는 반대 집단에 대한 관용의 미흡과 불안정한 정당정치 등으로 인한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를 0.71로 산출했다. 사회갈등지수는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소득의 불균형이 낮고 민주주의 성숙도가 높을수록 사회 갈등이 적다는 점에 착안, ‘갈등의 경제모형’으로 풀어낸 것이다. 한국의 사회갈등 지수 0.71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중 터키,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상위 국가들이 이슬람권으로 분류되는 터키와 급속한 경제개혁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동유럽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OECD 평균은 0.44였고, 지수가 가장 낮은 덴마크는 0.24로 한국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사회갈등 비용은 해마다 국내총생산의 27%에 이른다. 매년 300조원에 가까운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뜻이다.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 복잡하게 얽혀서 풀기 힘든 문제다. 하지만 유토피아나 무릉도원이 아닌 이상 갈등 없는 사회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집단의 운명이 바뀐다. 슬기롭게 풀어내고 극복하면 사회 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하지만, 양보 없이 대결에 매몰된다면 파국을 맞게 된다. 사회적 갈등은 개인 간의 갈등과는 양상이 다르다. 개인 간의 갈등은 양자의 타협과 양보로 비교적 쉽게 풀어낼 수 있는 반면 사회적 갈등은 이해당사자가 많다. ‘정책’ ‘계층’ ‘지역’ ‘세대’ ‘이념’ 등 한국사회에서 중요시되는 모든 갈등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시작됐고, 파급력은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직접적으로 미친다. 있는 자와 없는 자의 계층 갈등은 혜택받았다고 생각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뉜 지역 갈등과 다르지 않다. 이는 복지의 문제로 전이되면서 이념 갈등으로도 비화한다. 갈등은 선진국 반열에 완전히 진입하지 못한 한국호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이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적절하게 조절할 갈등 조정 장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높은 배경으로 민주주의 성숙도와 정부 정책의 효율성을 꼽는다. 쉽게 말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정부 정책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믿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 갈등 해소는 결국 정책결정권을 가진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월 ‘민주화와 세계화 시대의 한국경제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의 국제회의에서 “GDP 내 사회통합 투자 비중 확대가 한국의 성장 기반”이라고 지목했다. 한국의 사회통합 투자 비중은 유럽 강소국은 물론 동유럽 국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KDI는 외국 사례를 단순히 모방, 응용하는 수준을 벗어나 한국의 체질에 맞는 독자적인 경제사회 분야의 사회통합·동반성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회통합 정책 과제로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 서비스업 생산성 제고, 사회적 서비스 확대 등 모든 분야의 혁신이 거론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중점 과제로 사회적 갈등관리 강화, 정책결정 효율화 등을 꼽고 있다. 문제는 소통이다. 아무리 효율적인 정책이라도 도입 과정에서 더 이익을 보거나 혜택을 받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갈릴 수밖에 없다.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만이 이 같은 불만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소통은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해서, 또는 특별한 기구를 만들어 댄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소통’을 강조하며 출범했던 MB 정부의 수많은 정책들은 결국 더 많은 갈등만 남기고 말았다. 진정한 소통을 통한 사회 갈등 해소, 한국호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회갈등 현황과 해법] 서울대 교수 5人에게 길을 묻다

    ‘정책’ ‘계층’ ‘지역’ ‘세대’ ‘이념’ 등 한국사회를 갈라 놓은 다섯 가지 갈등 요인의 해법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손댈 수도 없을 만큼 얽힌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정책 결정권자는 어떤 시각으로 갈등에 접근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이에 참여해야 할까. 서울대 교수 5인에게 갈등 해소 방법을 물었다. 교수들은 “갈등이 서로 연관돼 있으며, 결국 빈부격차 해소와 복지가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갈등의 핵심은 경제적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과 지방의 갈등, 세대 갈등 등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갈등을 푸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는 손이 사회적 부의 분배를 적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 측면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이런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갈등에 대해서도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가 핵심”이라며 “서울에 편중된 경제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의 소외감, 박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치적인 논의보다 우리 삶과 직결된 논의가 사회적으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어떤 정치체제냐가 주요한 선거 이슈였다면 최근에는 실질적으로 우리가 어떤 것을 누리고 어떤 것이 필요하냐가 중요해졌다.”면서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에도 복지강화라는 우리 사회의 방향성에 대해 어느 정도 토론이 이뤄졌고, 또 선거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만큼 정치권 등도 이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덮어 두려고 하지 말고 계속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토론과 논쟁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갈등을 공론의 장에 내놓고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갈등에 대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젊은 층일수록 출신 지역에 기반한 정체성보다 개인의 이익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사람들의 지역 간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지역 정체성이 희석되는 데다 계층, 세대 갈등이라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여전히 지역 표밭만 믿고 유권자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에 소홀하다.”면서 “지역 갈등이 정치에 미치는 악영향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도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선거전략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역 갈등 해소를 내걸고 지역별로 분배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지역별 나눠 먹기식 정책은 지역갈등 해소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교수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 호남 지역의 인물을 발탁하고, 호남 지역에 분배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내세우면 영남 지역의 반대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지역갈등을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지역 갈등이 약화되는 사회적 변화에 정치권이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 중심 정치보다 인물 중심 정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안철수 열풍’에서 보듯 우리 사회는 이제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원한다.”면서 “지역적 정체성에서 벗어난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고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하고 키운다면 자연스럽게 지역감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장덕진(45)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갈등의 해법으로 ‘복지’를 꼽았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나눠가질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성장 위주 정책은 ‘분배 없는 성장’으로 이어졌고, 결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줄여 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기성세대들이 가진 사회적 자원을 나눠 가지려는 젊은 세대의 분노가 커졌고, 기성세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착취하는 형태의 갈등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해 이러한 갈등의 양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서 나타났던 청년층의 투표 참여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장 교수는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세대 차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는 “젊은 세대는 그들이 처한 취업난과 ‘살인등록금’ 등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스스로 세력화해 돌파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복지 확대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 등록금 등의 문제를 해결할 때 세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분배를 통해 기회를 더 준다는 것인데, 그동안 복지에 소홀히 한 것이 젊은 세대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0년 후 뭘 먹고 살까’를 고민하며 성장에만 매몰되면 결코 현존하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고 그는 역설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나 집단이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사회든 이념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문제는 극좌와 극우의 목소리가 너무 높은 탓에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는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한 탓에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의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단적인 우파와 극단적인 좌파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다 회색분자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시민들은 극좌도 극우도 아닌 중간지대에서 생각하고 사고한다.”면서 “결국 우리 사회 이념 갈등의 문제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유럽의 경우에도 이념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중간에서 수렴되는 양상”이라며 “우리 사회도 서로 논의를 통해 의견이 수렴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데올로기가 아닌 이념으로 정책이나 사안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념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데올로기는 정치적인 목적을 지니고 또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을 밖에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SNS 등 새로운 매체와 소통 방법의 등장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넓게 펼쳐진 이념의 스펙트럼을 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인터넷이나 SNS의 등장으로 말하지 않던 다수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본다.”면서 “양극단의 목소리만 들리던 우리 사회에 새로운 목소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양극화의 해법으로 복지 시스템의 강화와 노동 유연성 강화를 통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성장이 곧 일자리로 이어지는 공식이 깨진 것이 현재 경제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보기술(IT) 분야가 발전하면서 대기업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것이 과거처럼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이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새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는 대신 단기간 실업 상태에 빠진 근로자들이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을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복지 강화와 함께 사회적 서비스 부분도 발전시켜 이곳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기업이 돈을 벌고 이 돈을 사회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간접세의 비중을 줄이고 직접세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가가치세 등 부자와 서민이 똑같이 내는 세금을 줄이고 대신 버는 만큼 세금을 내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단 세율 조정과 노동 유연성 강화,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기업이 내놓을 것과 정부가 할 일, 노동계가 감수할 부분에 대해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지만 현재 서로 불신이 큰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구제역 가축 애먼 땅에 묻고도 ‘뒷짐’

    지난겨울 구제역 발생 때 일부 감염 가축이 엉뚱하게 남의 땅에 매몰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땅 주인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매몰 작업을 책임진 자치단체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이 경우에 마땅한 피해보상 규정이 없어서 뻔한 고소 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 주민 간에 갈등도 빚고 있다. 28일 경기 남양주시 주민 박모(60)씨에 따르면 남양주시는 지난 1월 진건읍 사능리 서모씨와 함모씨 등 축산농가 3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인근 토지에 감염 소 270마리와 돼지 151마리를 매몰했다. 그러나 이 매몰지는 발생 농가인 서씨나 함씨의 땅이 아니라 구제역과 관계없는 박씨의 소유지였다. 박씨는 지난 5월 토지를 매각하려다 감염가축이 매몰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남양주시와 구제역 발생 농장주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발했다. 박씨는 “사전에 어느 누구한테서도 살처분 가축을 매립한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공무원이야 현지 땅 사정을 몰라 그렇다고 해도 인근 농장주들은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며 섭섭함을 표시했다. 이하진 남양주시 팀장은 “당시 박씨 소유지와 가까운 농장에서 가축들이 무더기로 감염돼 서둘러 매립하느라 경황이 없었고, 또 등기부상 토지주와 실제 토지주가 달라서 착오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팀장은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은 발생농장 밖으로 반출할 수 없는데, 서씨와 함씨 농장은 바닥이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거나 주택, 하천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발생지로부터 조금 벗어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구제역 바이러스가 모두 소멸된 것으로 조사돼 매몰 쓰레기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으나 박씨가 거부하고 있다.”면서 “현금 보상은 박씨가 구제역 발생 농가와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의 이모(45)씨도 파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파주시가 지난해 12월 살처분한 가축을 매몰처리하면서 사전에 아무런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지난 2월에는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유출돼 하천으로 흐르자 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콘크리트구조물(차수벽)을 설치했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종래 파주시 농업기술센터 팀장은 “이씨 소유지 옆 다른 땅에 대해 사용동의를 받고 매몰하다가 실수로 이씨 토지 4717㎡ 가운데 124㎡가 매몰지로 편입됐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이씨에게 피해보상을 할 길은 없고 이씨 토지를 공시지가의 70%선에서 연차적으로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씨는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펄쩍 뛰었다.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와 평택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기도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기 지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 2월까지 19개 시·군 2390개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 소와 돼지 169만 마리가 2311곳에 매몰 처리되는 등 전국에서 가장 큰 구제역 피해를 보았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구제역 매몰지 71곳 침출수 유출 우려

    구제역 가축 매몰지 300곳에 대한 환경영향조사 결과 4곳 가운데 1곳꼴인 71곳에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전국 가축 매몰지 300곳을 선정해 분기별로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71곳은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고, 58곳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조사 대상 매몰지는 침출수 유출의혹이 제기된 곳, 대규모 매몰지, 하천인근 취약 매몰지 등 300곳으로 5m 이내 관측정과 내·외부 침출수, 지하수 특성, 수질 및 매립가스 등을 조사했다. 유출 가능성이 높은 곳은 경기가 33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12곳), 강원(8곳), 충남(7곳), 충북(5곳), 경남(3곳), 전남(2곳), 인천(1곳) 순이었다. 171곳은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해 내년 3월까지 매몰지 34곳은 이설토록 하고 13곳은 차수벽 설치 등 정비 보강, 24곳은 침출수 수거 조치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매몰지 주변 300m 이내의 지하수 관정에 대한 수질조사 결과 3분기 기준 전체 8081곳 중 침출수 영향이 확인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체 4799곳의 가축 매몰지 중 3분의1이 넘는 2917곳의 지하수 관정이 수질기준을 초과했지만 이는 축산폐수, 비료, 퇴비 등 매몰지 이외 오염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수원 상류 및 매몰지 주변의 지하수 관정 1000곳에 대한 하반기 조사에서는 침출수의 영향은 아니지만 대장균, 클로스트리디움 등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수질기준을 초과한 지하수의 사용 중지와 함께 상수도 보급 등 먹는물 안전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홍성 축사 신·증축 ‘民民갈등’

    “홍성은 국내 최대 축산단지이다. 축사 제한은 안 된다.” “이제는 규모가 아니라 브랜드로 승부해야 한다.” 충남 홍성군이 ‘가축사육 금지구역에 관한 조례’를 둘러싸고 축산농과 일반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홍성군에 따르면 오는 22일 군의회 제197회 2차 정례회에서 이 조례안 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이 조례는 지난해 8월 처음 상정됐으나 축산단체 등의 반발로 1년 넘게 지연돼 이번에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홍성군은 축사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조례안 제정에 나섰다. 올해만 서부면 어사리, 장곡면 행정리, 구항면 장양리 등에서 양돈·양계시설 신축과 관련해 157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 중 경찰고발 7건, 특별사법경찰의 검찰송치 30건, 과태료 부과 8건 1168만원 등 조치가 있었으나 축사의 신·증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례는 ‘150m 이내 떨어진 집이 10가구 이상 모인 곳’을 주택밀집지역으로 규정하고 이곳 반경 200m 안에서 축사를 신축하거나 증축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면 축산단체들은 주택밀집지역을 ‘간격 50m 이내 5가구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우·양돈·양계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홍성군 축산단체협의회 송영대 회장은 “축산은 농어촌인 홍성을 윤택하게 한 중심 산업”이라면서 “경제력이 좋아지면서 국민들의 육류소비가 늘어나는 마당에 축사 신증축을 제한하면 국내 최대 축산단지의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군은 축산 농가가 50~100m 간격으로 붙어 있는 바람에 주민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아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동현 홍성군 주무관은 “홍성이 마릿수로는 전국 최대라고 하지만 ‘횡성한우’처럼 국내 최고인 것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축사만 늘어 봐야 구제역 가축매몰 등 환경재앙 발생 가능성만 커진다.”고 반박했다. 홍성은 돼지 48만 8000마리, 소 7만 950마리, 닭 300만 마리, 염소 1890마리, 사슴 1030마리가 사육 중이다. 홍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AI 발생땐 출입·이동 전면금지

    앞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모든 가금류 축산농장과 작업장으로의 출입과 이동을 전면 금지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8일 “AI 긴급행동지침(SOP)을 개정, 초동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앞으로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위기경보 수준이 현행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높아진다. 모든 가금류 축산 농장과 작업장 등에 가금류·사람·차량의 출입이 일시적으로 금지되는 ‘전국 일시 이동제한’ 조치가 발령된다. 전국 시·군 단위로 가축전염병 기동방역기구를 구성해 AI가 발생하는 즉시 현장에 투입, 이동통제와 소독·매몰지원·역학조사 등을 실시한다. 오염·위험지역 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료는 바이러스 검사와 가축방역관의 지도·감독하에 반출을 허용하도록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커버스토리] 中의 ‘오만한 DNA’ 위험수위

    [커버스토리] 中의 ‘오만한 DNA’ 위험수위

    불법 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다 희생된 이청호(40) 경사에 대해 중국 측은 하루 늦게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한 것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예의도 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의 ‘차이나타운’으로 통하는 인천의 연안부두에서 열린 이 경사의 영결식에 조문단을 보낸 미국과 달리 중국 측에서는 아무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자국 선원들을 접견하기 위해 인천 해경을 한번 방문한 것이 고작이다. 중국 측의 이 같은 비상식적이고 오만한 처사에 분노한 일부 인천 시민들이 다음 주 중국대사관을 항의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 정부의 대응 여하에 따라 이번 사건의 파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후 사정을 살피지 않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매몰되는 오만한 중국 외교가 재연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자국 어선이 일본 측에 나포됐을 때 니와 우이치로 주중 일본대사를 다섯 차례나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다. 니와 대사는 당시 새벽 시간대에 불려 나가 중국의 일개 외교부 국장급 인사가 낭독하는 성명서를 서서 듣는 수모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이 서해상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을 때는 다섯 차례에 걸쳐 결연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2005년 서해와 맞닿아 있는 보하이(渤海)만 해역과 산둥(山東)반도 앞바다 등에서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러시아 측과 실시한 중국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아전인수 격 반대에 몰입했다. 2008년 12월 초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잠시 만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랫동안 중국의 ‘홀대’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은 프랑스와의 교류 및 통상을 끊었고, 원자바오 총리는 “먼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라.”며 프랑스의 화해 요청을 일축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의 ‘힘의 외교’가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은 타이완,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남중국해 등 자국이 ‘핵심 이익’으로 설정한 영역이 침해당했다 싶으면 어김없이 ‘징벌’에 나서고, 입맛에 거스르는 조치 등에는 오만한 내용의 성명으로 반박하는 등 ‘지구촌의 싸움꾼’으로 변한 지 오래다. “오랫동안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춘 채 참고 기다림)하라.”던 덩샤오핑의 ‘유언’을 내던지고, 할 말을 하는 단계를 넘어 기세등등하게 상대를 힐난하는 ‘돌돌핍인(??逼人)형’ 외교로까지 나아갔다.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평화굴기(평화롭게 우뚝 섬)하겠다는 선언이 무색할 정도다. 이 같은 중국의 오만한 ‘힘의 외교’는 지난 20여년간 추구한 애국주의·민족주의 심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금 중국인들은 아편전쟁 이후 가장 높은 민족적 자긍심에 가득 차 있다. 문제는 ‘힘’을 갖춘 애국주의다. 중국의 강경 여론은 지금 남을 인정하지 않는 비뚤어진 국수주의로 변질돼 있다. 이번 한·중 어업 갈등에서 관영 언론이면서 대표적인 국수주의 매체인 환구시보의 홈페이지에는 “미친 개 같은 한국×들은 죽어 마땅하다.”는 내용의 네티즌 평론이 올라오기도 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 중국은 외교행위를 하면서 여론의 향배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수주의 여론 때문에 ‘온건파’들의 입지가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강경 좌파 세력의 득세도 문제다. 지난해 대(對)한·미·일 정책에서 중국이 유독 강경했던 이면에는 외교안보 정책 입안 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를 구성하는 외교와 국방 인사들 가운데 강경 군부세력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2011 관가 10대 뉴스] (6) 구제역 파동

    지난겨울 사상 유례가 없었던 구제역 발생으로 올해 봄까지 전국의 축산 농가는 초토화됐다. 경북 안동의 한 축산농가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4월 중순까지 150여일이나 지속되며 11개 시·도 75개 군의 6241개 축산농가를 휩쓸었다. 구제역은 방역당국은 물론, 현장에 파견된 공무원이 격무로 사망하는 등 큰 후유증을 남겼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소 15만 1000마리, 돼지 331만 8000마리, 염소 8000마리, 사슴 3000마리 등 가축 348만 마리가 매몰 처분되었다. 계속되는 방역과 매몰작업으로 8명의 공무원이 목숨을 잃었다. 구제역은 초기대응 부실로 막대한 비용과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에야 기세가 꺾였다. 정부는 초기 살처분으로 구제역 확산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계속 번지자, 백신접종이란 극약처방에 나섰다. 따라서 재정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살처분에 따른 보상비 1조 8000억원, 방역과 백신접종비 등을 합쳐 3조원이 넘는다. 수많은 가축들이 동시다발로 살처분되다 보니 부실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문제까지 불거져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급기야 정부는 사태 수습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6개 중앙부처에서 선발된 인력으로 ‘부처합동 매몰지관리 지원팀’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당시 중대본에 파견됐던 한 과장은 “구제역과 매몰지 정비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언론과 인터넷에서 ‘식수대란’, ‘침출수 비상’, ‘축산업 붕괴’, ‘대재앙’ 등 극단적인 표현들이 나와 힘들었다.”면서 “아침 일찍 나와 밤늦게 들어가다 보니 육체적·정신적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고 회상했다. 또 가축 살처분을 지켜봤던 지방의 한 공무원은 “동물을 처참하게 죽여야 했던 광경을 떠올리면 진저리가 쳐진다.”면서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구제역과의 전쟁에 일반행정 공무원 48만명, 군인 33만명, 경찰 14만명, 소방공무원 30만명, 민간인 69만여명 등 연인원 200만명이 참여했다. 살처분된 가축 무덤이 전국적으로 4800여개나 만들어졌다. 특히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 등 2차 피해 우려는 아직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제역 때문에 국민들이 겪은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농가 근처는 통행이 원천적으로 봉쇄됐고, 경조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가축들이 대규모로 살처분되다 보니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의 수입이 늘고, 가격도 올라 물가에 큰 타격을 안겼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라면 방역에 대한 시스템과 축산농가의 의식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이다. 정부가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방역체계를 보완·개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성과물로 해석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생명의 窓] 누비이불의 미학/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생명의 窓] 누비이불의 미학/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자연세계에 ‘회색’이라는 색깔이 있다. 이 색깔을 두고 사람들은 묻는다. “이것은 흑인가, 백인가?” 어떤 사람은 말한다. “이것은 흑이야!” 어떤 사람은 말한다. “이것은 백이야!” 하지만 자연의 실재(實在)는 외친다. “아니야, 나는 ‘회색’이야. 회색이라고!” 비극은 사람들에게 있다. 아무도 그 색깔을 ‘회색’이라고 말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데 우리 시대의 아픔이 있다. 자연의 세계는 다채로움의 향연이다. 색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오만 가지 색채가 각각 자기 색깔을 뽐내는 가운데 이 모두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이렇거늘, 유독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는 흑과 백만 존재하는 듯이 경색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화에서는 회색만 입장이 난처한 것이 아니라, 빨주노초파남보로 대표되는 색의 스펙트럼 전체가 그 풍요로움을 잃고 흑백의 냉혹하고도 초라한 체제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요즈음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각변동을 넘어 아예 새판짜기 수준이다. 정치 패러다임이 바뀔 형국이다. 이것은 위기가 아니다.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다. 차제에 대혁신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흑백논리가 아니라 스펙트럼 논리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그리하여 각계각층의 견해와 이권을 최대공약수로 담아낼 수 있는 정당문화가 새롭게 기반을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이제 대한민국은 더 이상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끼여 있는 나라’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장차 통일을 이뤄 이 양국의 무등을 타고 세계를 호령할 날이 오리라는 원대한 비전을 품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시점에 있다. 그 대전제가 정치발전이며 다채로운 국민 저력의 소통과 융합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너무도 크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뿐인데, 1990년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출마한 제시 잭슨 목사의 유명한 연설을 접하게 되었다. 순간 전율에 가까운 감동이 밀려 왔다. “나의 경쟁자 듀카키스의 양친은 의사와 교사였고 나의 부모는 하인이요 미용사였으며 경비원이었습니다. 듀카키스는 법률을, 나는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둘 사이에는 종교와 인종의 차이, 경험과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의 진수는 우리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듀카키스의 부친은 이민선을 타고, 나의 선조는 노예선을 타고 미국에 왔습니다. 우리들의 앞 세대가 무슨 배를 타고 미국에 왔든지 간에 그와 나는 지금 같은 배를 함께 타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 가지 실, 한 가지 색깔, 한 가지 천으로 만든 이불이 아니라 누비이불을 만들어야 합니다. 유년시절 어머니께선 털 헝겊, 실크, 방수천, 부대자루 등 그저 구두나 간신히 닦아낼 수 있는 조각천들을 모으셨습니다. 어머니는 힘찬 손놀림과 튼튼한 끈으로 조각천들을 꿰매어 훌륭한 누비이불을 만드셨습니다. 그것은 힘과 아름다움과 교양을 상징합니다. 이제 우리도 이른바 ‘누비이불’을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근 20년이 지난 오늘의 미국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희망사항을 전하고 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신선한 영감을 주는 발상이었다. 거의 완벽한 짜임새와 철학으로 우리에게 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세상에는 다채로운 존재들이 서로의 ‘차이’를 뽐내고 있다. 이는 ‘경험’과 ‘관점’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우리의 소명은 그것들로 ‘누비이불’을 만드는 것이다. 누비이불은 ‘힘’과 ‘아름다움’과 ‘교양’의 상징이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말에 공감이 간다. 누비이불은 ‘힘’이다? 그렇다. 그것은 다름들이 연합하여 시너지를 분출하는 대자연의 다이내믹이다. 누비이불은 ‘아름다움’이다? 그렇다. 그것은 다름들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예술의 극치다. 누비이불은 ‘교양’이다? 그렇다. 그것은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지 않는 관용의 발로다. 지금 우리 앞에는 ‘다름들’이 미결의 과제로 턱하니 태산처럼 가로막고 있다. 이 다름들을 꿰매어 누비이불로 만들 줄 아는 정치공학은 언제 우리 것이 될 것인지가 자못 기대되는 것이다.
  • [포토 다큐 줌인] 단전호흡·다도·템플스테이… 영혼의 쉼터 찾는 사람들

    [포토 다큐 줌인] 단전호흡·다도·템플스테이… 영혼의 쉼터 찾는 사람들

    빠른 속도의 문명에 휩쓸려 평생 일탈을 모르고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자칫 도시 생활에 매몰돼 살아가다 보면 자기의 삶에 무감각해지고 스트레스로 몸이 상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육체적 쉼을 넘어서 영혼의 휴식을 위한 쉼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단전호흡 - 완벽주의자도 완전 무장해제 석문호흡(石門呼吸)을 시작한 지 5년째인 안화영(31)씨는 이른 새벽부터 느린 날숨과 들숨을 내쉬며 명상 삼매경에 빠져 있다. 어릴 적부터 ‘착한 딸’ ‘모범생’ 소리를 듣고 자란 그녀는 직장에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 완벽주의자. 지나치리만큼 항상 남을 의식하다 보니 소화불량과 두통을 끼고 살았다. “친구 소개로 입문한 호흡 수련으로 이제껏 방전돼 있던 몸에 충전 잭을 꼽은 것 같은 효과가 왔어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석문호흡은 석문혈(배꼽 아래 5㎝가량)을 단전의 중심으로 삼아 진기(眞氣)를 연마하는 단전호흡법이다. 안씨는 “생활 속에서 도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수련법”이라고 극찬한다. #다도 - 우러나오는 느림의 미학을 맛보다 차 한 잔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느껴 보는 ‘다도(茶道)’. 김광숙(46)씨는 느릿느릿 우러나는 다채로운 색과 향내를 만끽하면서 하루의 쉼표를 찍는다. “육식을 주로 하는 식습관으로 인해 생긴 혈관 내 노폐물을 가시게 해 줍니다.” 그녀는 현재 10년 이상 복용하던 고혈압 약을 끊고 차를 마시며 혈압을 조절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 현실 번뇌 벗고 ‘참의 나’를 찾다 오염된 심신에 자연과 불법(佛法)의 청명을 심는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을 찾았다. 서울 도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금선사. 어디선가 들리는 염불 외는 소리가 겨울의 길목에 들어선 산사의 앞마당을 메우고 있다. ‘나는 쉬고 싶다’는 주제로 열리는 2박 3일간의 템플스테이는 참선, 108배 등 기존 프로그램 외에 스님의 예불 강의, 주지 스님과 차를 나누며 담소하는 다담(茶談), 북한산길 포행(布行·천천히 걸으며 하는 참선 수행), 탁족(濯足·계곡물에 발 담그기), 반석 위의 달맞이 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진다. “‘참나’를 만나 보셨나요.” 올해 수능을 본 고3 수험생 엄마인 정미주(49)씨는 “집착했던 마음에서 한 걸음 멀어져 ‘비움의 시간’을 갖는 기회였다.”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했다. 주지인 법안(法眼) 스님은 “도시인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느리게, 천천히, 여유롭게, 한가하게 둘러보며, 만만디 걸어가다 보면 비로소 꽃이 피고 새가 웁니다.’ 이원규 시인의 ‘느림의 미학’이란 시의 첫 구절이다. 시인은 “느림은 개개인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실천돼야 할 과제”라고 전한다. 그가 던져 준 메시지처럼 이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빨리빨리’의 생활과 일상에서 벗어나 보자. 생활 속에서 느림과 비움의 미학을 직접 실천하고 체험하기를 권해 본다. 글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사설] 정보화 역주행하는 정부의 정보 감추기

    중앙정부의 정보 감추기가 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10년 정보 공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중앙 행정부처의 정보 비공개율은 2006년 11%에서 2010년 20%로 5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정보공개율이 2007년 44.33%였으나 지난해에는 4.02%로 급감, 검찰 등 권력기관의 정보 은폐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가 속속들이 공개되고 위키리크스의 폭로 등으로 국가기밀이 파헤쳐지는 최근 추세와 달리 정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공직사회는 정보의 폐쇄성이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유언비어와 괴담을 양산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한다. 중앙 행정기관의 정보 비공개율은 참여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접어들면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06년 5746건이던 정보 비공개 건수가 2009년 9649건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에는 1만 1897건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정책보고서는 정책결정 등 민감한 정보 또는 국가의 안보 등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보유 관리하기 때문에 중앙부처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비공개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뒤집어 보면 정책입안과 집행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민의 높아진 정보 공개 의식에 발맞춰 정부의 정보 비공개 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 관련정보가 없다고 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동문서답형으로 답하거나 허위정보를 제공해 비켜가기도 한다. 구제역 매몰지 자료를 요청하자 지방자치단체는 농림수산식품부로 책임을 전가하고 농식품부는 구제역 매몰지가 아닌 신고지 현황이라는 엉뚱한 자료를 제공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법령상 비밀 비공개가 4974건으로 가장 많아 법령 핑계가 신종수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 접근이 어려우면 불신과 의혹이 증폭된다. 따라서 공직자들은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귀찮아할 것이 아니라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고 정책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된다.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이루어지면 부패도 감소하게 된다. 공공정보는 사회 구성원이 공유해야 할 공적 자산이지 공직사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
  • [커버스토리-공직자와 SNS] 빠른 의견수렴 순풍… 무책임 대응엔 역풍

    [커버스토리-공직자와 SNS] 빠른 의견수렴 순풍… 무책임 대응엔 역풍

    장면#1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5일~이달 1일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가장 효과적으로 추진된 행안부 성과’를 묻는 설문조사에 327명이 참가했다. 커피 25잔을 상품으로 내건 이벤트 형식이었다. 이전에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으려면 리서치기관에 의뢰해야 했기 때문에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었고, 기간도 더 오래 걸렸다. 장면#2 올 2월 ‘구제역 파동’ 때 한 네티즌이 ‘매몰현장 침출수’라면서 핏물이 새어 나온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진은 한 달 전인 1월 초 한 지방일간지에 게재된 사진으로, 해당 장소는 이미 보강공사를 끝마친 상태였다.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가 해명에 나섰지만, 사진이 급속히 퍼져 나가 수습이 쉽지 않았다. 최근 각 부처가 적극적으로 SNS를 통한 정책홍보에 나서면서 국민 의견수렴이 쉽고 빨라졌다는 점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특정 계층이나 일부 열성적인 네티즌들이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각 부처에서 빠른 소통을 위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일부 SNS 관리자들은 무책임한 대응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사기도 한다. 지난달 여성가족부는 ‘페이스북에서 셧다운제를 비판하는 누리꾼의 글에 대해 “청소년의 인권보다 청소년 성장에 필요한 장기적인 면을 보고 시행하는 것”이라고 답글을 올려 청소년 인권 논란을 일으켰다. 또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을 지적한 글에 대해서는 “청소년이 아니시네요?”라며 정책 비판자의 신분을 트집 잡아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여가부 페이스북에는 “여가부 폐지”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SNS가 쌍방소통이라는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기존처럼 보도자료를 게시하는 장소 정도로 활용되거나 정책에 대한 의견수렴 없이 이벤트 위주로 운영되기도 한다. 소방방재청 등 규모가 작은 청단위 기관의 페이스북에서는 국민 의견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0월 문화부에서 발행한 ‘공직자 SNS 사용원칙과 요령’에도 ‘온라인에 올리는 모든 내용은 온라인상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특히 언론이 SNS를 취재한다는 점에 항상 유의하면서 신중을 기하자.’고 언급하고 있다. 이 같은 각 부처의 SNS 활용 실태에 대해 조희정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한쪽에서는 SNS를 활성화하라고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규제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SNS의 특성을 살리려면 현재 이슈가 되는 중요한 사안들에 대한 논쟁을 피해서는 안 된다.”면서 “예를 들어 방통위의 SNS 심의팀 신설 논란의 경우에도 방통위에서 자신이 있다면 열린 창구인 SNS에서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극단 아름다운세상, 크리스마스 캐럴 소재 ‘특별한 손님’ 공연

    극단 아름다운세상, 크리스마스 캐럴 소재 ‘특별한 손님’ 공연

     공연계에는 올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찰스 디킨스의 원작 ‘크리스마스 캐럴’을 무대에 올리느라 분주하다. ‘크리스마스 캐럴’ 작품들은 저마다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정서에 맞게 재구성돼 무대에 선보인다. 극단 아름다운세상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각색한 ‘어느 날 내 삶속에 찾아온 특별한 손님’을 오는 12월19일부터 12월31일까지 2주일 동안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옆 북촌아트홀에서 공연한다.  ‘특별한 손님’은 스크루지와 유령들의 이야기가 뼈대인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달리 고두쇠 할머니와 천사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금방(金房)을 하는 고두쇠 할머니는 황금만이 유일한 친구이자 절대가치를 가졌다고 믿는 황금만능주의자다. 매일 금과 대화를 나누고, 쌓여 있는 금을 바라보며 기쁨을 느낀다. 이를 안타깝게 본 그녀의 조카손녀 성아는 하늘나라 우체국에 자신의 소망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천사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고두쇠 할머니 앞에 나타나 짧지만 긴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그녀는 천사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고 과거와 현재, 미래로 여행을 하면서 인생을 기적같이 변화시킨다.  이 작품은 물질만능시대에 매몰돼 가는 현대인에게 참된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크리스마스는 은총과 자비로 대표되는 절기(節氣)로, 종교와 관계 없는 이들도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는 날이다. 김창대 아름다운세상 기획실장은 “ ‘특별한 손님’은 성탄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성인 2만 5000원, 청소년 2만원, 수험생 특별할인 1만2000원. 월~목요일 오후 4시,8시/화~수요일 오후 4시/토요일 오후 1시. 공연 문의 (02)924-1478, 988-2258. 한국기아대책본부, 다문화가정문화지원단, 한국컴패션이 후원한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구제역 매몰지에 골프연습장

    구제역 매몰지에 골프연습장 건립공사가 진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 이천시는 지난 21일 모가면 소고리 일대 구제역 매몰지 3곳에 대한 발굴허가를 승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곳은 지난 1월 19일 돼지 4515마리를 도살처분한 곳으로, 매몰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곳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구제역 매몰 당시 임대농이던 농장주가 토지주와 협의 없이 가축을 매몰했기 때문이다. 당시 살처분된 가축은 농장주 소유 토지나 국유지에 매립하도록 했지만, 임대농의 경우 토지주와의 협의 과정이 불분명해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토지주는 지난 7월 시에 골프장 건설을 이유로 발굴을 요청했으며, 현재 시의 승인을 받아 구제역 매몰지를 파헤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과 축산농가들이 구제역 확산 등 피해를 호소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가축전염병예방법에는 구제역 가축을 매몰한 토지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3년이 지나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침출수 유출 우려가 있거나 도로 등 대규모 공사로 부득이하게 이전이 필요할 때 농림수산식품부 및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구제역 매몰지의 용도 변경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천시의 경우 토지주의 구제역 매몰지 발굴 요청에 대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토양 미생물 검사,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침출수 바이러스 검사, 환경부와 농림수산식품부 허가를 거쳐 승인, 규정상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시는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구제역 매몰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사설] 대학가 포퓰리즘 선거 정치권 뺨친다

    학생회 간부를 뽑는 대학가 선거가 기성 정치인 뺨치는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방 소재 한 대학의 후보는 성형수술 지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서울의 한 학교 후보는 특정 병원과 연계해 무료 건강검진을 받도록 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네일아트. 에스테틱(피부미용)숍과 제휴해 30%까지 싸게 해주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온 후보도 있다. 구두수선행사 정기 개최 등 참신하고 알뜰한 공약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대부분 현실성이 없는 황당한 ‘공약’(空約)이고, 학생 스스로 외모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행태는 정치권을 쏙 빼닮았다. 대학 총학선거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학생들도 문제지만 기성세대, 특히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순수해야 할 이들이 이 같은 구태를 누구한테서 배웠겠나. 나라가 어떻게 되든, 예산이 있든 없든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포퓰리즘 정치를 이들이 보고 배운 것이다. 시대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민주화를 외쳤던 과거 총학 선배들의 공약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학은 사회 변화의 상징이자, 선봉이다. 대학 사회의 진지한 고민과 정의, 용기 등이 공약에 담겨 있어야 한다. 유명 연예인들을 불러놓고 호사스러운 축제를 즐길 때인가. 등록금 투쟁을 하려면 이런 것부터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행위의 정당성이 결여됐을 때 요구의 정당성은 배척되거나 가치를 상실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이런 현실은 애써 외면하고, 지키지 못할 사탕발림 약속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는 것은 정치인의 악행을 답습하는 것이다. 지성의 보루인 상아탑이 이처럼 얼룩지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총학 간부가 되겠다고 나섰다면 좀 더 큰 시야와 비전을 담은 제대로 된 공약을 선보여야 한다.
  • 광진구, 장애인 배려 생활환경 기준 도입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14일부터 범죄예방 환경설계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기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구는 건축환경 변화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도시관리국장을 위원장으로 구조·색채의장·건축시공·조경·기계설비·소방 등 학계·산업계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건축위원회를 매주 둘째·넷째주 목요일 개최하고 있다. 우선 관련 심의기준을 법규보다 강화했다. 에너지효율등급과 친환경 건축물 인증 기준은 자율에서 2등급 이상으로 했다. 따로 없던 신재생에너지 사용기준을 총 건축공사비의 1~3%로 결정했다. 특히 범죄예방 환경설계 개념을 도입해 가스배관과 빗물받이를 외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건물골조를 안쪽으로 파는 매몰형으로 의무화했다. 취약부분과 지하주차장 조명도 75룩스에서 100룩스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또 투시형 담장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장애인 주차면 크기를 법령 기준 3.2m×5m보다 폭을 20㎝ 더 확보해 승하차를 원활하게 하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경관을 가로막거나 환경저해 및 교통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곳에 건축물을 배치시키게 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정치판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난리가 났다.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으니 그럴 때가 되기는 했지만, 이건 완전히 과열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일찌감치 촉발된 대형 정치 이벤트들이 내년 4월 총선으로 직행하며 12월 대선까지 내달릴 판이다. 범여(汎與)와 범야(汎野)가 어지럽게 등장하는 이합집산의 시나리오가 난무한다. 안철수에서 강호동에 이르기까지 자천타천 등장인물의 면모는 현란함의 극을 달린다.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강력하다 못해 너절할 지경이다. 호사가들이야 신문이나 TV뉴스 보는 재미가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앞으로 또 1년 이상을 무거운 피로감 속에 살아가게 됐다. 그 사이 국민들은 선거로 해석되고 정략으로 발현되는 상황을 숱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유럽은 경제 때문에 난리다. 그리스의 재정이 결딴났고, 세계 8위 경제국가 이탈리아가 국가부도까지 거론되는 굴욕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가 잘못되면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 등 유럽 전체로 위기가 전이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초월하는 세계경제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유럽의 경제문제는 잘못된 정치의 영향이 컸다. 남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효과를 따지기 전에 정치적인 입장과 해석을 앞세웠다. 그 결과,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국고는 뻔한데 세금은 덜 걷고 곳곳에 흥청망청 재정을 퍼붓는 ‘바보들의 샤워’가 구사됐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전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갔던 사상 초유의 신용등급 하락도 의회와 행정부가 증세 등 필요한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이 컸다. 미국경제의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재정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정치권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경고적 성격이 강했던 것이다. 다행히 현재 우리 경제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자 등 주력상품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선방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놓인 도전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대외 변수가 문제다. 남유럽 위기의 여파는 이미 우리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서비스업 생산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문이 글로벌 경기 하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지난해에 비해 7.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부채 총액은 12.7%가 늘었다. 불안한 물가,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도 걱정이다. 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여정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선량(選良)의 정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정치논리만 앞세울 게 아니라 경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중요한 것이 내년 예산 심사다. 예산의 최대 포커스는 무엇보다도 재정 건전성에 맞춰야 한다. 총선과 대선만을 생각해 복지예산을 무턱대고 늘린다거나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이런 기대를 무색게 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이미 내년 정부 예산안에 비해 4조원 가까이 소관 예산을 증액시킨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건설예산 사업 293개 중 6000억여원에 해당하는 87개를 새롭게 끼워 넣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만한 타결도 중요하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와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는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평소 그답지 않게 ‘고용 대박’이라는 말실수를 해서 비난을 받았다.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도 기자간담회에서 요트가 많이 팔려 경기가 좋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정치권과 정책당국의 진지하고 믿음직한 모습이 아쉽고도 절실하다.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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