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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로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거론된다. 최근 경제가 부진한 것을 두고 한국사회의 장점인 역동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때 “빨리, 빨리”라는 구호는 졸속의 상징으로 비판의 대상이었으나 요즘 역동성의 표현으로 마치 경제성장을 견인한 동력이었던 것처럼 이를 재평가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이 역동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빠른 세대교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1970년대 초에 당시 야당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40대 기수론을 제창하여 정계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바 있었다. 몇 십년 후 아이러니하게도 두 분 모두 고령에 출마하여 세대교체의 요구를 방어하는 입장에 서기도 했지만. 근대 이후 우리 문학, 특히 소설에서는 이른바 ‘아버지의 부재’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유교 가부장제의 쇠퇴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빠른 세대교체 풍조와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노년층이 빠르게 퇴진하고 사회 주도층의 연령이 낮아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45세 혹은 50세 이전의 조기 정년을 의미하는 ‘사오정’과 ‘오륙도’란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러한 현상은 옛날에도 있었다. 조선 세조 때 여진족을 정벌한 남이(南怡)는 20대의 청년으로 오늘의 국방부장관 격인 병조판서를 지냈고,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한 구성군(龜城君) 이준(李浚) 역시 20대에 참모총장 격인 오위도총관에 임명되었다가 곧바로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이 되었다. 두 사람의 급격한 부상은 세대교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은 훈구(勳舊) 세력을 억제하려는 세조의 의도에 따라 종실 혹은 그 인척이어서 나이 불문하고 기용된 것이니 세대교체의 본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할 것이나 후일 40대에 정승이 된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등은 ‘흑두재상’(黑頭宰相)으로 불렸으니 당시 젊은 기수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워낙 짧았으니 40대라고 해서 젊은 것도 아니었다. “인생 70은 예로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구로 ‘고희’(古稀)라는 숙어를 남겼던 시인 두보(杜甫)는 40대 중반에 이미 “흰 머리 긁적일수록 짧아지고, 다 모아도 비녀 하나 꽂지 못하네(白首搔更短, 渾欲不勝簪)”라고 늙음을 한탄하였다. 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문장가 한유(韓愈)는 ‘진학해’(進學解)라는 글에서 학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머리는 벗겨지고 이는 빠졌다(頭童齒豁)”고 묘사하고 있는데 그때 그의 나이 겨우 40대 초반이었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고 그만큼 조로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쇠라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의 명장 마원(馬援)은 “늙어도 더욱 강건해야 한다(當益壯)”고 외치며 60대에 전장에 나가 싸워 이겨 오늘날 ‘노익장’(益壯)의 미담을 남겼다. 청나라의 대학자 유월(兪?)은 어떠한가? 60세 무렵까지 빈둥대며 별다른 업적이 없었던 그는 어느 날 “꽃은 졌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라는 시를 읊으며 분발한다. 즉, 몸은 늙었지만 정신은 살아다는 셈인데, 그는 이후 80대 중반까지 장수하며 부지런히 연구하여 ‘춘재당전서’(春在堂全書)라는 대작을 남겼다. 역동성이 반드시 세대교체로 인해 생기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금은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과거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에도 고령의 관료들이 국정을 운영했으며, 현재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성장률과 역동성을 자랑하는 중국 정계의 파워 엘리트도 아직은 우리 식의 세대교체와는 거리가 먼 고령 그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각료 구성을 보면 이전에 비해 연령층이 한층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이들이 기존의 세대교체 신화에 매몰되지 않고 얼마든지 역동성 있는 경제, 소생의 경제를 이룩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다만 ‘노익장’의 이면에는 ‘노건불신’(健不信)이라는 복병이 있다는 것을 항시 유념하면서 말이다. ‘노건불신’, 곧 노인이 건강을 과신하면 언제 탈이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 [케이블 하이라이트]

    ■본 레거시(캐치온 밤 11시) 국방부에서 극비리에 진행 중인 아웃컴 프로그램을 통해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최정예 요원으로 훈련받은 애런 크로스. 제이슨 본에 의해 CIA의 트레드스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자, 아웃컴 프로그램 역시 보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프로그램의 수장인 바이어는 각국의 모든 1급 요원들은 물론 연구원 마르타까지 제거해 모든 증거를 없애려 한다. ■WWE SMACKDOWN(FX 밤 10시) 비키 게레로의 소개로 WWE 챔피언에 등극한 랜디 오턴이 등장한다. 그는 서머 슬램에서 트리플H가 대니얼 브라이언을 배신할 줄은 몰랐다며 호응을 유도하지만, 관객들은 매몰차게 ‘노’라고 외친다. 등장한 대니얼 브라이언이 랜디 오턴을 거만한 인간이라고 비난하며, 오턴을 꺾고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발언하는데…. ■슈퍼스타K5(Mnet 밤 11시) 지난주 슈퍼위크 1차 관문 방송에서 A조 전체 탈락, B조 전체 합격으로 총 합격 가능한 50팀 중 22팀의 자리만이 남았다. 이번 주에는 C와 D조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C조는 이승철의 가이드 보컬 김찬, 꾀꼬리 자매 와블(이기림, 이푸름), 러시아 미녀 쌍둥이 T.A.K, 미남 듀오 쌍태경이 포진해있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두 여자의 남편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한 남자의 코믹한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안내상, 이문식, 이종혁 등 명품배우들을 배출한 장수 연극 ‘라이어’ 1탄을 들여다본다. 이어 통통 튀는 매력으로 사랑받는 여배우 이윤지의 연극 도전을 엿본다. 그녀가 남녀 간의 비정상적인 사랑을 그린 연극 ‘클로저’에 도전한 이유를 ‘아트멘터리 만남’에서 들어본다. ■끝없는 세상(CNTV 밤 10시 20분) 잉글랜드의 내전이 끝나고 국왕 에드워드 2세가 왕비에게 패해 투옥된다. 왕이 감옥에서 살해됐다는 소문과 함께 왕을 감시하던 기사 토머스 랭글리가 병사들에게 쫓겨 작은 마을 킹스브리지로 도망을 온다. 한편 롤랜드 경의 모략으로 킹스브리지를 다스리던 샤이링 백작이 처형되고 큰아들 마틴은 건축 수습공, 작은아들 랠프는 롤랜드의 종자가 된다. ■탐정학원Q(애니맥스 밤 9시 30분) 새로 부임한 교사 혼고의 등장으로 Q반은 긴장감이 감돈다. 긴타는 자료실 청소를 혼고 선생이 시키자 이것을 큐에게 미룬다. 큐와 메구는 어쩔 수 없이 자료실 청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둘은 청소를 하다가 자료실에서 비밀의 문을 발견하게 되고, 호기심에 비밀의 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간다.
  •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동네에는 오래된 철물점, 세탁소, 양복점이 있다. 낡은 집이 소위 노포점이라는 일본식 권위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낡은 것 그대로 낡아 빠진다. 그 속에 고즈넉한 카페, 맥줏집, 아담하고 이국적인 식당도 생겨난다. 이 새 가게의 주인들은 의욕에 찬 청년들이다. 가게이지만 문화공간이고 이야기가 있으며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세련됨도 맛본다. 유학으로, 인턴활동으로, 배낭여행으로, 보고 배운 견문이 동네 골목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에서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벼랑 끝에 몰리는 실업의 위기가 만들어낸 돌파구를 보면서 88만원 세대, 청년 유니온, 아픈 청춘이라는 단어들을 잠시 잊는다. 경제민주화, 복지라는 추상적인 단어 속에 매몰된 청년들의 얼굴을 동네에서 더 구체적으로 만난다. 청년들이 만들어 내는 미래는 아름답고 밝다. 절로 미소가 느껴지는 경쾌한 상상력을 만난다. 천편일률적인 체인점이 아닌 개성이 넘치고 사람의 향기를 뿜는 공간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청년들이 상상력과 열정으로 개척해 놓으면 집세와 월세가 높아져 정작 개척자인 청년들은 더 후미진 골목으로 밀려난다. 후미진 주택가, 한적한 시골길이 청년들의 손길로 생기를 얻는다. 밀어내도 다시 둥지를 트는 그들의 생명력에 미래의 기운을 느낀다. 성공의 덫이 있다. 한번 성공한 방식에 집착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근대화이론의 성공사례였다. 누구나 보릿고개를 넘은 ‘한강의 기적’을 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2관왕 달성을 자랑한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한 기적을 말한다. 성공의 문법이 있었다.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논리였다. 과정의 편법과 무임승차의 추함도 결과의 성공이라는 빛으로 덮는다. 선 산업화, 후 민주화의 공식에 따른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는가? 라는 질문에 익숙하다. 인권, 민주주의, 개성, 다양성, 협동의 문화를 실패자의 패자 부활전으로 여긴다. 가난에 대한 공통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은 개인의 성실함 때문이고, 실패는 가차없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성공의 경험을 몸으로 느낀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성공 문법을 확신하고 자신의 자녀세대들에게 주입하고자 한다. 문제는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100년 단위의 변화 과정에서도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았다. 구한말 과거 공부에 매달린 청년과 신학문을 접한 청년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켜본 바 있다. 하물며 지금은 천년 단위의 지각 변동이 이는 시기이다. 2015년 이후 새 틀 짜기를 위한 유엔의 다양한 포럼에서 불평등 문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부국과 빈국이라는 개념 대신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 부자 나라의 가난한 자들, 즉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즐겨 다루는 유명인사의 인생사 털어놓기를 보면 가난의 기억이 있고 약간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IMF 외환위기 때 다시 몰락한다. 개인의 성공과 실패가 사회의 흐름과 추세의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았던 것을 확인한다. 요르단으로, 터키로 그리고 멕시코로 학생들이 방학 중 다녀온 나라의 이름이 다채롭다. 이제는 파리나 런던, 뉴욕에 다녀오는 것은 오히려 진부하다. 누가 더 오지의 작은 마을을, 문화적으로 더 이질적인 곳을 다녀왔는가 하는 것이 주목받는다. 인도네시아 바하사어를 안다거나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인도의 힌디어,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를 안다고 하면 더 앞서가는 것으로 여긴다. 유럽에서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발신했던 메시지가 이제는 서 있는 곳이 중심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번쩍번쩍한 새것보다는 빈티지가 더 세련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거꾸로 가는 신문명 흐름의 주역인 청년들의 미래를 기성세대의 과거식 성공 문법의 틀에 가두게 될까봐 걱정이다. 성공신화의 주역인 엘리트들의 과신은 청년들에게 덫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대중보다 더 우월하다는 미신에 빠진 엘리트는 더 위험하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한 시대가 아닌가. 성공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를 빈다.
  • “문학인의 라이벌 경쟁 한국 문학사의 밑거름”

    “문학인의 라이벌 경쟁 한국 문학사의 밑거름”

    문학평론가 김윤식(77)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그린비)을 펴냈다. 계간지 ‘문학과 문학’에 발표했던 글 22편 가운데 5편을 골라 실었다. 김 교수는 ‘문학 라이벌’ 간의 치열한 드잡이가 한국문학사를 풍요롭게 일군 밑거름이 됐음을 보여준다. 1966년 창간된 계간지 ‘창작과 비평’과 4년 뒤 나온 ‘문학과 지성’이 대표적인 예다. ‘68문학’ ‘산문시대’를 주도한 김현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주간을 맡은 ‘창작과 비평’이 나오자 이를 두려움과 부러움으로 지켜보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인물이었다. ‘너희가 세계문학을 아느냐’는 ‘창작과 비평’의 외침에 김현은 ‘너희가 한국문학을 아느냐’고 맞받아쳤다. 김윤식은 “세계문학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의 수준은 백낙청이 당대 어느 지식인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은 초라했고, 김현은 이런 약점을 주시하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결국 김현은 1970년 ‘문학과 지성’으로 맞섰고 이런 쟁탈전으로 한국 문학사는 비로소 균형을 이룰 수 있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김 교수는 또 라이벌이었던 김현에 대한 ‘때늦은 변명’과 ‘찬사’를 동시에 늘어놓는다. 그는 김현이 집중적으로 비판의 화살을 쏜 과녁이 자신이었다고 시인한다. 김현은 그의 글쓰기를 가리켜 “그의 늘리기는 수수께끼의 놀라움이 없기 때문에 진부하고 지겹다”고 매몰차게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던 김 교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김현의 비판을 통해 비로소 속으로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던 나의 참모습을 투명체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면서 그는 김현의 열정적인 독서력에 탄복하며 “가히 문학대통령인 셈”이라고 추어올리는가 하면, 김현이 자신의 궤적을 집요하게 추적해 온 것은 ‘사랑’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서라벌예대 동급생인 라이벌 박상륭과 이문구는 스승인 김동리를 꼭짓점으로 하는 ‘샴쌍둥이’와도 같았다. 저자는 “서로 악종이라 부를 만큼 단짝이었던 두 수제자가 좀 더 악종이 되고자 전력을 기울였다. 그것은 스승 김동리를 초월하는 것이었다”고 짚어낸다. 박상륭은 ‘칠조어론’ 등을 통해 스승의 ‘자기 동네식 샤머니즘’을 ‘샤머니즘의 세계화’로, 이문구는 ‘관촌수필’을 통해 스승의 ‘지방성 샤머니즘’을 ‘지방성으로 더욱 특권화하기’로 나아갔다. 결국 스승을 배신하면서 스승을 빛낸 결과를 빚어냈다는 것이다. 이 밖에 국문학자 양주동과 조윤제, 시인 김수영과 평론가 이어령 간의 라이벌 의식도 다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이석기 체포동의 종북 척결 출발점 돼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어제 국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처리한 데 이어 국정원이 이 의원을 구인해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했다. 내란음모 혐의로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구인된 것은 65년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6·25 직후의 혼란기도, 1970년대까지의 남북 간 체제 경쟁의 시대도 훌쩍 넘겨 선진국의 문턱에 선 지금 현직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사법처리를 눈앞에 두게 된 현실이 딱하고도 황망하다. 공안당국이 더 늦지 않게 이 의원 등 일단의 종북세력을 적발하고, 여야 정치권이 곧바로 단죄의 절차를 밟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종북세력의 위협이 해결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석기라는 몸통과 연결된 뿌리와 가지가 건재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종북세력의 책동에 사회 분열의 고통을 떠안고 안전을 위협받게 된다. 이번 이 의원 수사가 종북세력 근절의 출발점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이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는 이미 진보당의 기간세력으로 자리해 있다. 뒤로 북한과 직접 연결된 지하조직이 따로 있고, RO에서 파생된 행동조직들이 진보세력의 모자를 쓰고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과거 민혁당의 예만 보더라도 종북세력은 통상 지하조직(VO)과 혁명조직(RO), 대중조직(MO) 등 세 층위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이 의원과 연계된 조직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석기 RO와 전혀 별개의 종북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여야는 이석기 체포동의안 가결로 손을 털어선 안 된다. 당장 국회가 더 이상 종북세력의 교두보가 되지 않도록 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회에 계류된 이석기 의원 자격심사안을 조속히 처리, 이씨의 의원직부터 정지시켜 더는 국가 기밀이 외부로 새나가 나라의 안위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진보세력이 시대착오적 종북세력에 오염돼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일이 없도록 할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이석기 체포동의안을 계기로 민주당은 국민 앞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지난해 4월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무려 13개 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야권 연대를 고리로 한 민주당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추진했던 ‘묻지마 야권 연대’가 북의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을 국회로까지 끌어들인 디딤돌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제 “우리의 등에 비수를 꽂는 세력을 용서할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으나, 이에 앞서 당의 가치와 이념을 도외시한 채 선거공학에만 매몰돼 결과적으로 종북세력을 키워준 데 대한 반성이 앞서야 할 것이다.
  •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구본영 칼럼] ‘갈등공화국’에 출구가 필요하다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전 석유상의 오래된 경고다. 얼마 전 미국의 권위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인터넷쇼핑몰인 아마존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말이 새삼 와 닿았다. 종이는 남아 도는데 신문산업은 벌써 사양길이라는 ‘자괴감’과 함께. 물론 첨단 업종인들 언제까지나 부침을 겪지 않을 순 없을 게다. 1990년대 전자제품에서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소니나 2000년대 중반까지 휴대전화 최강이었던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을 보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위기도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국가마저 영원히 융성할 수 없음을 동서 제국의 흥망사가 입증하고 있지 않은가. 하긴 반만년 우리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으랴. 그러나 내부적 갈등에 매몰돼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손 놓고 있다가는 머잖아 사회공동체는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게다. 며칠 전 읽은 책 ‘2030 대담한 미래’(최윤식 저)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불길한 전조를 봤다. “‘한계에 도달한 중진국가 시스템을 (5년 내에)고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G20에서 탈락한다”는 예측이었다. 최근 한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 중 한국의 사회갈등지수가 2위란다. 종교 및 인종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 다음으로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만 2010년 기준으로 최대 246조원이라고 한다. 얼마나 정확한 추정인지 모르나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송전탑 하나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선진국 문턱에서 십수년째 맴도는 ‘갈등공화국’의 시민일 뿐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다만 갈등이 수렴이 안 되고 확산만 될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검찰 수사가 끝나면 사법부의 심판에 맡기고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여야의 평행선 대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정조사 청문회는 “국기를 흔든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 “전·현직 직원을 동원한 야권의 제2 김대업 공작”이라는 식의 입씨름으로 마감했다. 그러고도 ”특검 하자”, “대선불복 아닌가”라는 등 하릴없이 장외 설전만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임을 말할 나위도 없다. 외국인 투자촉진법이 표류하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법 통과를 전제로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 등이 일본기업과의 합작투자로 각기 1조원과 1조 3000억원의 외국인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데도 말이다. 여수·울산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여야 정책위 의장단을 만나 이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직접고용효과만 해도 1100명이라는데 기업 측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컨센서스를 만드는 데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금의 여야의 행태는 발밑이 꺼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뻘밭에서 드잡이를 하는 꼴이다.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도 의견의 평행선이 막말공방을 거치면서 감정의 평행선으로 치달았다. 그 결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본질은 실종되고 상호 고소·고발전이란 후유증만 남지 않았는가. 결국 정치가 문제다. 정치가 사회 각 부문의 갈등을 봉합하기는커녕 외려 진원지가 되고 있지 않은가.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최근 한국식 정당정치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제시했다. 새누리당 의원 대상의 특강에서였다. 숙의가 “서로 경청하면서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대의민주주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를 계기로 여야가 “내 생각이 늘 옳을 순 없다”는 열린 자세로 차원 높은 타협을 추구하는 새 정치를 폈으면 좋겠다. kby7@seoul.co.kr
  • 티머니 1대 주주 서울시 ‘전국 교통카드’ 손젓는데…

    오는 11월 도입 예정인 전국호환 교통카드 사업이 서울시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교통카드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철도·버스·도로운영기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교통카드 전국 호환 추진 협약식과 16개 시·도 실무협약을 맺는다. 그런데 이번 협약에는 유독 서울시만 빠진다. 전국호환 교통카드는 한 장의 카드로 전국 버스·지하철·기차·택시·고속도로 요금의 지불이 가능한 ‘원카드 올패스’(One Card All Pass)를 말한다. 현재의 교통카드는 지역별로 버스·지하철·일부 택시에만 호환돼 이용자들의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공공재 성격이 아닌 특정회사의 독점·유료기술로 전국 호환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8년부터 전국 교통카드의 국가표준 개발·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중교통법을 개정하고 재정을 투입, 단말기 및 정산시스템 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전국 교통수단에서 호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11월 선불식(충전식)카드를 먼저 출시한 뒤 내년 하반기까지 선박·공공자전거·공영주차장 요금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정부의 추진 방안에 제동을 걸면서 자칫 반쪽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를 안고 있다. 서울시도 명분상 전국호환 카드사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를 전국호환카드로 사용할 수 있게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티머니가 쓰고 있는 기술 역시 기술표준원이 제시한 국가표준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미 개발된 기술을 국가 표준기술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교통카드 시장의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이 회사 지분 36%(1대 주주)를 소유하고 연간 수수료로 1100억원 정도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또 이미 발행한 2억장의 티머니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60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하고, 시민들이 신규 카드로 교환하려면 3000~5000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티머니를 전국호환 교통카드로 사용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울시의 주장은 사업자 간 형평성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고 가장 경제적인 방법(표준기술 개발·보급)을 확산한다는 정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코레일이 티머니 기술을 이용, 철도카드사업을 하면서 연간 80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으나 신규 카드기술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몇몇 지자체도 티머니 기술을 이용, 교통카드 사업을 하면서 수수료를 내고 있다. 국토부는 신규 카드는 새로운 카드 사업자가 간단한 프로그램 수정만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어 확장·수용 가능성도 뛰어난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시 주장대로 이미 발행한 교통카드를 폐기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가 접목된 신규 카드와 기존 카드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길을 터놨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맹성규 종합교통정책관은 “전국호환 카드는 기술표준을 모든 카드사에 개방하는 것”이라며 “11월까지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서울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인천시의회 재개발 매몰비 국비지원 추진 논란

    자치단체마다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매몰비용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매몰비용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해제됐을 때 그동안 추진위, 조합 등이 사용한 경비로 부담 주체를 놓고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의회는 2일 제210회 임시회를 열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매몰비용의 국비지원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매몰비용 전액에 대해 국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골자다. 시의회는 지난달 16일 매몰비용의 70%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했으나 인천시가 강하게 반발하자 매몰비용 부담 주체를 지자체에서 정부로 선회한 것이다. 결의안 채택에 따라 조례안은 보류됐다. 시 관계자는 “가뜩이나 재정난을 겪고 있는 판에 민간사업에 공공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정비사업의 매몰비용 책임은 계약 당사자인 조합과 시공사에 있다는 이유로 조례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인천시는 나아가 뉴타운과 재개발 사업을 대대적으로 계획한 정부도 매몰비용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200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2400여개의 정비예정구역이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비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매몰비용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경우 212곳의 도시정비구역 가운데 지난해 68곳이 해제됐지만 한 곳당 평균 35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 부담 주체를 놓고 논란을 빚어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매몰비용을 최대 70%까지 지원한다는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했으나 신청한 지역이 2곳에 불과한 데다, 비용 산출을 놓고 이견이 심해 갈등을 겪고 있다. 경기도도 매몰비용을 도(35%), 시·군(35%),주민(30%) 비율로 분담하는 조례를 만들었으나 아직 지원된 사례는 없다. 정부가 인천시의회의 결의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사업비 부담이나 개발이익이 주민 등 민간에 돌아가는 구조”라며 “정부가 매몰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 사용 목적에도 맞지 않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민주당 김경협(경기 부천 원미갑) 의원은 시공사가 도시정비사업 매몰비용을 전담하는 대신 조세를 22% 감면해 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을 이번 정기국회에 발의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기고] 다시 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기고] 다시 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김양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현재 우리 사회는 증세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논란의 원인 중 하나가 확대된 복지정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말미에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공약을 바꾸었다. 기초노령연금, 4대 중증 질환 진료비 보장, 셋째 자녀 이상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보육료 및 양육수당 전체 계층 지원, 무상급식 전 국민에 확대 실시 등이 골자다. 정치인은 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정부 지원과 복지 확대를 외치고, 국민들은 지원과 복지 확대에 대한 혜택을 위해 투표를 하게 된다. 이러한 복지 혜택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제공해야 더 많은 표를 얻게 된다. 혜택에서 제외되는 국민들은 불만을 가지게 되고, 선거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소위 구전이라는 것을 통해 불만을 전달하게 되며, 자신은 선거에서 다른 당의 후보를 선택하게 된다. 선거에서 재정 투입에 대한 부담, 합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에서의 패배는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국민들이 인식해야 할 부분이 있다. 추가적으로 세금이 증가하는 부담 부분과 돌아오는 지원이나 복지혜택 부분의 차이를 확인해야 한다. 무차별적인 시혜성 복지는 빈부 격차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계층 간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국민 부담의 증가는 실질임금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이 하락하거나 임금이 인상되게 된다. 생산성의 저하는 제품 생산을 감소시키며, 임금 인상은 제품의 생산원가 인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수출 등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예는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2011년 8월 24일 서울시에서 치러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편적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면서 선별적이며 단계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서울시 재정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세를 더 부과해야 하며 이것은 서울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취지였다. 결과적으로 투표율이 유효 투표율인 33.3%에 미치지 못해 투표함은 개봉조차 하지 못했고, 오 전 시장은 자신이 약속한 대로 주민투표 이틀 뒤인 8월 26일 시장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당시 투표함을 열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 단계적 무상급식일까 아니면 전면적 무상급식일까? 과연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현재 증세 논란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상급식 투표 때처럼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확대로 인한 수혜자의 수와 규모를 추산한 결과와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국민들의 세금 증가분을 공개하고 이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얻을 수 있는 세원의 규모를 포함시켰을 때 국민 부담 몫은 어느 정도일지도 함께 비교해 보았으면 한다. 자신의 공약에 매몰되기보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국민 특히 중산층의 부담을 고려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경제 블로그] 정책금융공사 “산은과 통합 반대”… 힘겨루기 본격화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던 정책금융공사가 도로 산은과 합쳐지게 된 가운데 공사 측이 ‘통합 반대’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공사는 21일 ‘정책금융공사 통합과 산은 민영화 중단을 반대하는 9가지 이유’라는 자료를 냈습니다. 노조나 외부기관이라면 몰라도 공기업이 직접 나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공사와 산은을 합치는 내용이 담긴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은 다음 주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만큼 모든 게 확정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최종적으로 청와대 보고만 남은 상황에서 왜, 하필, 지금 공사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합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거죠. 노조가 그동안 몇 차례 반대 성명을 발표할 때에도 사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이날 공사가 낸 자료에는 산은과 통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9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급감할 것이라고 공사는 주장했습니다.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산은의 영역과 중개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빌려주는(온렌딩) 정책금융공사의 영역 간에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죠. 자기자본 급감으로 자금 공급 여력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산은의 재무구조 악화, 민영화 추진 비용 매몰에 따른 재정 낭비, 국가 경제정책 신뢰도 저하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이유 여하를 떠나서 정책금융공사로서는 ‘친정집’으로 복귀하는 것이 못내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2009년 100명으로 시작했던 조직은 현재 400명으로 커졌고 자산도 26조원에서 71조원으로 거의 3배가 됐습니다. 산은과 합쳐지면 구조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자료에 대해 “모든 것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산은은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산은 관계자는 “공식 발표도 나기 전에 여론전을 벌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두 기관이 서로 싸우는 꼴밖에 더 되겠냐”고 했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특허전쟁, 오바마의 ‘판단 미스’/최용규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특허전쟁, 오바마의 ‘판단 미스’/최용규 산업부장

    단순하게 보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에서 오바마가 애플 손을 들어준 것 말이다. 오바마가 최근 삼성의 표준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에 대해 미국 수입을 금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가 ‘애플 편을 든 것’은 표준특허를 형식논리로만 접근한 데서 기인한다. 표준특허는 상용특허와 달리 특허권자가 누구에게나 무조건 허여(許與)해야 할 대상으로만 본 것이다. 오바마가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애플 제품의 수입 금지를 신청한 삼성이나 이를 수용한 ITC에 대해 ‘이것은 로열티 협상의 문제이지, 수입 금지 대상은 아니다’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오바마의 이런 시각은 형식 그 자체에 매몰돼 형식이 담고 있는 내용을 보지 못했다는 오류를 안고 있다. 표준특허는 상용특허와 달리 공공성과 돈(특허료), 양자가 섞인 개념이다. 표준특허, 즉 표준기술이 없으면 제품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표준기술 정신은 문턱을 낮추고 개방하는 데 있다. 그럼 ITC가 표준특허와 상용특허도 구분하지 못했겠는가. ITC는 허여 못지않게 ‘문턱’도 인정했다는 사실을 오바마가 간과한 것은 아닐까 싶다. ITC의 애플 제품 수입 금지 결정의 잣대가 표준특허와 상용특허라는 구분이 아니라 표준특허라 해도 문턱, 즉 협상을 통한 합당한 특허료를 내야 한다는 뜻임을 오바마가 직시했어야 했다. 애플은 삼성의 표준특허를 쓰면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와 비교할 수 없는, 그야말로 ‘똥값’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이 삼성의 표준특허 가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대접에 삼성이 ITC에 애플 제품 수입 금지 신청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사달이 나기 전에 애플은 삼성의 특허권을 무시할 게 아니라 삼성이 제시한 특허료를 놓고 성실하게 협상을 벌였어야 했다. ITC도 애플의 불성실한 협상에 문제를 삼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의 거부권 행사는 강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오바마 개인으로 볼 때도 득 될 게 없다. 왜냐하면 오바마의 거부권 행사는 보호무역주의의 대표적인 판정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보호무역주의의 선봉에 선 것으로 낙인 찍힐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일이 오바마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오바마 식대로라면 표준특허를 갖고 있는 기업은 누구도 수입 금지 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미국에 애플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많은 표준특허를 갖고 있는 퀄컴 등 미국의 다른 기업들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 회사가 중국이나 인도 등 다른 나라에서 특허권을 사용하려고 하면 다른 나라 정부 역시 오바마와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오바마의 거부권 행사에 미국의 무역 및 외교 관계자들이 미국의 전반적인 무역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걱정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심지어 두개의 상업적 플레이어(삼성과 애플)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상황에 미 정부가 개입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직설적인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번 오바마의 결정은 ‘판단 미스’다. ykchoi@seoul.co.kr
  • [특파원 칼럼] 사과를 받는 방법/김민희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사과를 받는 방법/김민희 도쿄 특파원

    8월의 도쿄는 뜨거웠다. 날씨도 그렇고 15일의 야스쿠니 신사도 그랬다. 일본 우익들의 난동은 한국 민주당 의원들이 온다고 한 오전 8시 즈음 시작됐다. 그들은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만든 정문 앞으로 득달같이 달려와 “조센진은 돌아가라”고 외쳤다. 그후 1시간 동안 회를 거듭했고, 회를 거듭할수록 세도 불어났다. 그들의 시위를 접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실체적인 신변의 위험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무섭지?”라고 누군가 물었다. 고개를 저었다. 무서운 것보다, 분노보다, 슬픔이 앞섰다. 한국과 일본은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야스쿠니 신사 진입에 실패한 이종걸 민주당 의원과 따로 얘기를 나누며 슬픔은 답답함으로 바뀌었다. 이 의원은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 흐름을 경고하기 위해 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태극기를 꺼내들고 야스쿠니 신사에 들어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는 것이 오히려 한·일 관계를 악화시켜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듯했다. 왜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려 했느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그런 초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놀랍다. 일본 중심적 시각에 매몰된 것 아니냐”고 했다. 일본 중심적 시각이라기보다는 한·일 중심적 시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8·15와 야스쿠니 신사는 한국과 일본에겐 각각 정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자가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된 광복절, 후자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묻혀 있는 곳이지만 일본에서 전자는 전쟁에서 패배한 날, 후자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을 떠받드는 곳이다. 굳이 우익이 아니어도 일본인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신사를 참배하는 이가 많다. 대다수의 일본인이 아직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침략전쟁 미화’가 아니라 ‘단순한 종교의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탓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국의 의원들이 자신들의 총리를 비판하고 사죄를 요구한다면 일부 우익뿐 아니라 다수의 보통 일본인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분명 일본의 우경화는 경계해야 할 사안이고,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고통을 받은 한국인들은 사과받아야 한다. 아직도 제대로 된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고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국이 해야 할 몫이다. 그런데 방법이 틀렸다. 이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잇따른 독도 방문,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의 플래카드 논란 등 최근 일련의 사안 모두 방향을 잘못 짚었다. 한국인의 감정적인 대응은 일본 우익들의 설 자리를 더 넓혀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이른바 ‘적대적 공생 관계’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덕에 지지율을 올렸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처럼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 때문에 자신의 정당성을 부여받는 기이한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 같은 과격 우경화 집단이 세를 불리는 데 기여한 것은 누구일까. 한·일 관계, 나아가 한국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등을 돌리고 있을 게 아니라 마주 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상대를 향한 삿대질이 아니다. 일본이 사과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면, 한국은 사과받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haru@seoul.co.kr
  • 너훈아·태쥐나, 두 모창 가수의 10여년 앙금 그리고 화해

    너훈아·태쥐나, 두 모창 가수의 10여년 앙금 그리고 화해

    ‘너훈아’ 김갑순씨는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 넘은 중견 가수다. 그가 주로 노래를 부르는 곳은 나이트클럽 등의 ‘밤무대’이지만 가수 나훈아를 빼닮은 얼굴과 모창 솜씨로 나훈아보다 바쁜 일상을 보낸다. 그가 처음부터 모창 가수를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 부모가 키우던 소까지 팔아 가며 무리해서 냈던 1집 앨범이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생계를 위해 모창 가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모창’보다 ‘가수’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그가 무엇보다 섭섭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에게 ‘짝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일이다. 밤무대 사회를 보던 윤찬씨에게 서운한 감정이 쌓였던 것도 그래서다. 인천의 공연장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워지지만 윤씨는 매번 김씨를 ‘짝퉁 가수’라고 소개했다. 윤씨 덕분에 모창 가수로서의 입지는 다져졌지만 김씨는 자신을 가짜 취급하는 윤씨에게 미움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된다. 김씨는 “나중에 두고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은 결정적인 사건은 2001년에 벌어졌다. 윤씨가 오토바이 사고를 크게 당하면서 일을 계속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윤씨는 가족도 명성도 잃는다. 그러나 앙금이 쌓여 있던 김씨는 “150만원만 빌려 달라”는 윤씨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이후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락을 끊고 지냈다. 윤씨는 김씨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윤씨는 1년 반 전 김씨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살 길이 막막해지자 모창 가수로 활동할 방도를 찾게 된 것이다. 김씨에게 사과한 윤씨는 ‘태쥐나’라는 이름으로 밤무대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윤씨의 속마음은 달랐다. “김씨를 밟고 일어나야 하니까 거짓으로 사과했다”는 윤씨의 머릿속에는 보란 듯이 성공해서 김씨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들의 사연은 15일 밤 9시 50분 EBS ‘용서-가면을 벗은 우정, 모창 가수 너훈아와 태쥐나’ 편에서 방송된다. 두 사람은 베트남을 함께 여행하면서 10년 넘게 쌓인 앙금을 풀어놓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이슈&논쟁]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이슈&논쟁]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내년 지방선거가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 모두 지난 대선에서 폐지를 공약해 쉽게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찬반 양론이 워낙 팽팽하다. 진통을 거듭한 끝에 폐지하기로 당론을 정한 민주당에서는 여전히 반대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여론을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내부 검토를 계속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여전하다. 폐지 반대 측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정계 진출이 더욱 어려워지고 지역 토호들의 기득권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찬성 측은 공천을 둘러싼 비리가 사라지고 ‘묻지마 투표’가 없어져 지역주의 극복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찬반 양론을 들어 봤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일러스트 조기영 화백 cmseong@seoul.co.kr [贊]황주홍 민주당 의원 “당조직 관리에 불필요한 비용 쓰고 공천권자에게만 충성 가능성 높아” 국민들은 없애라는데 국회의원들은 안 된다 한다. 국민 여론의 70%가 기초단위 정당공천제 즉각 폐지를 촉구하는 반면 여야 국회의원 70% 이상은 폐지 반대 입장이다. 국민 의견과 국회 의견이 정면으로 상충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국회 의견이 국민 의견을 일축하며 지배해 왔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정신의 부정이며, 한국 민주(民主)정치 역사의 거대한 오점이 아닐 수 없었다. 당연히 국회의원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가 다 정당공천제도 폐지 공약을 내걸었다. 정치쇄신과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 차원의 대선 공약이었던 거다. 현행 정당공천제도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돈과 시간과 충성심의 왜곡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첫째는 돈의 문제다. 우선 공천을 받기 위해 발생하는 불필요하고 과다한 비용의 문제다. 또한 각종 정당 행사, 당조직 관리에 들어가는 돈과 매월 당에 내야 할 돈도 적지 않다. 둘째는 시간의 문제인데, 시장·군수·구청장, 기초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아닌 공천권자들의 일로 더 바쁘다. 셋째는 자기 주민에게 바쳐야 하는 충성심이 사실상 공천권자에게 바쳐진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슨 지방자치란 말인가. 돈과 시간과 충성심이 바른 방향으로 선순환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절실하다. 극단적으로 왜곡돼 가는 지방자치의 숨통을 열어 주어야 한다. 긴 말이 필요 없다. 이 제도는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백해무익하다. 벌써 오래전에 폐기됐어야 할 악법이자 반민주적 제도다. 지난 10여년 동안 전 국민의 60~70%가 한결같이 폐지를 요구해 왔었다는 사실에 의해서 현행법은 이미 ‘반국민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악법’이었다. 얼마 전 민주당 전(全) 당원 투표에서도 67.7%의 찬성으로 정당공천제 폐지가 국민의 뜻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민의 뜻이란 무엇인가. 해당 시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방향이며 입장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신조이자 전제다. 혼자 결정하는 군주제나 독재, 몇몇 사람이 결정하는 과두제가 아닌 민주제(民主制)를 받아들이고 있는 한 그 누구도 이 다수결의 원칙을 부정해선 안 된다. ‘다수의 지배’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일이다.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보다 108만표 차이로 당선됐지만, 사실 대통령 되는 데는 100만표 차까지도 필요 없다. 국민 단 한 사람의 표만 더 얻어도 대통령이다. 그게 국민이다. 민주제 국가에서 국민 여론은 오류가 없다는 ‘무류’(無謬)다.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개별 의견들이 하나의 전체로 총화되면 공동체적 공익을 추구하는 보편 의견이 되며, 이 의견에는 오류가 없다고 얘기한 바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떼어 놓고 보면 무지하고 이기적이고 부화뇌동하는 것 같지만, 그 개별 국민들이 공동체적 연대감으로 하나를 이루면서 표출하는 의사는 늘 정당하고 현명하다는 것이다. 이 기본 인식이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근본 가정이 동요하거나 부정되면 민주주의의 위기다. 국회의원 위에 법이 있고, 법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국민이 있다. 이 서열을 망각하거나 부인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법은 만들지만, 헌법은 안 된다. 헌법조차 바꿀 수 있는 최고의 ‘헌법기관’은 국민뿐이다. 이제 정치권에는 퇴로가 없다. 기초단위 정당공천제는 법으로서의 정당성에 대해 국민들이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것이 결론이다. [反]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정치 신인 자질 가릴 최소한의 장치 여성 기초의원 13% 배출 무시 못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가 이제 300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기초단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치개혁 공약으로 내걸었고, 최근 민주당이 당원 투표를 통해 정당공천제도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는 등 정당공천제 폐지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기초공천제 폐지를 놓고선 논란이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당 공천은 책임정치의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공천헌금 비리, 지방정치의 실종과 중앙정치 예속 등의 폐해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0%였다는 점은 정당 공천 과정에서 발생해 온 폐해들로 인해 국민들의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팽배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쇄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논의의 초점이 ‘정당공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만 맞춰지고 있어 우려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정당공천제가 이 땅에 어떻게 뿌리내릴 수 있었는지 그 시작점을 포함해 그간의 경험들을 밑거름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정치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도 폐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오히려 기초 공천이 폐지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에 대해 종합적이고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정치 역사에서 기초공천제는 여성이 균등하게 정치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02년 3.2%에 그쳤던 기초의원 중 여성 비율은 2006년에 13.7%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기초의회 정당공천제 도입, 기초의회 비례대표제 신설, 비례대표 정당명부에서 여성 후보 50% 할당 등 여러 제도의 도입이 기반이 돼 나타난 결과였다. 이후에도 2010년 선거법 재개정을 통해 여성 의무공천제 도입, 비례대표 중 여성 후보 50% 배정 및 남녀교호순번제(여성 홀수 순번 배치) 위반 시 후보 수리 불허 등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정치 소수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발전을 거듭해 온 기초공천제가 폐지되면 정치 지망생에 대한 최소한의 자질심사가 사라지고, 기득권자라 할 수 있는 전·현직 지자체장의 권력이 더욱 비대해져 재력·조직력을 가진 토호세력에게 유리한 혼탁 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이는 여성과 정치 신인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후보자들을 검증할 만한 절차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정적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명부제 도입, 기초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제 유지, 여성전용 선거구제 도입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기초 공천 폐지 논의에 매몰돼 외면받고 있어 안타깝다. 기초공천제 폐지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처럼 정당 후보 중심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나라도 있고, 미국의 여러 주처럼 공천을 아예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이는 결국 정치적 환경에 따른 선택의 문제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치 환경을 제대로 진단한 뒤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튼튼히 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논어의 ‘욕속부달 욕교반졸’(欲速不達 欲巧反拙)이란 말처럼 기초공천제 폐지 구호를 외치기만 할 게 아니라 그 속에서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절실한 시점이다.
  • [지상파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밤 10시) 현재 치매 인구는 54만명.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급격히 늘고 있는 치매환자가 2025년이면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과연 어떤 병일까.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함께 고통받고 있다. 배회, 불결행동, 망상, 공격성 등으로 심각한 알츠하이머 치매 중기 환자들을 만나본다. ■특별기획 드라마 칼과 꽃(KBS2 밤 10시) 연충은 감옥에 갇힌 소사번을 자기편으로 회유하려 하고, 연남생(노민우)은 연충을 의식하고 소사번을 죽이려 한다. 한편 온사문이 경질되어 공석이 된 대대로 자리를 놓고 대신들이 신경전을 벌인다. 양진욱은 연개소문의 공덕비를 세우겠다며 백성들을 쥐어짜 내 큰 공사를 벌인다. 금화단은 양진욱의 만행에 분노한다. ■수목미니시리즈 투윅스(MBC 밤 10시 55분) 태산(이준기)은 호송차가 교통사고가 난 틈을 타 탈주를 감행한다. 미숙(임세미)을 살해한 범인이 태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재경(김소연)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태산의 탈주 소식을 전해 들은 승우(류수영)는 분노한다. 한편 미숙의 유품을 정리하던 재경은 미숙의 속옷에서 디카의 행방을 알려주는 단서를 찾게 된다. ■주군의 태양(MBC 밤 10시) 한 발엔 구두, 다른 한 발은 맨발인 채 쩔룩대며 기괴한 몰골로 자신을 쫓아오는 분홍신 귀신 때문에 태공실(공효진)은 두렵다. 매번 주군(소지섭)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매몰차게 거부당한다. 한편 공실의 몸속에 들어온 차희주는 주군 앞에 찾아가 주군이 자신에게 던졌던 말을 그대로 전하고, 이에 놀란 주군은 굳어서 공실을 경계한다. ■특선다큐멘터리 히로시마 1, 2부(EBS 밤 12시 5분)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미국은 포츠담 선언을 통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지만 일본 지도부는 이를 묵살한다. 결국 1945년 8월 6일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원자폭탄 ‘리틀 보이’가 히로시마에 투하된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쟁에서 사용된 원자폭탄이었는데…. ■리얼대탐험(OBS 밤 9시 50분) ‘문명의 붕괴’, ‘타이태닉 호의 뒷이야기’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어 있는 신비의 섬, 이스터 섬으로 향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장소로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가지고 있는 이스터 섬. 무분별한 어획으로 점점 파괴되어 가는 해저 생태계의 현주소와 이를 복원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담아본다.
  • ‘눈사태 매몰’ 프리소 네덜란드 왕자, 18개월만에 숨져

    ‘눈사태 매몰’ 프리소 네덜란드 왕자, 18개월만에 숨져

    지난해 2월 스키장 눈사태로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요한 프리소 네덜란드 왕자가 12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44세. 네덜란드 왕실은 이날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의 동생인 프리소 왕자가 지난해 스키장 사고로 뇌 손상을 입은 뒤 합병증을 앓다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치료를 받던 하우스텐보스 궁전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프리소 왕자는 지난해 2월 17일 오스트리아 서부 휴양지 레흐에서 눈사태를 만나 15분 가량 매몰됐었다. 그는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지만 계속 의식 불명 상태로 누워 있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슬픔과 충격을 누를 수 없다. 프리소 왕자는 탁월한 능력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봉사했다. 그는 능력과 열정을 갖추고 있었으며 우리는 커다란 존경과 함께 그를 기억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프리소 왕자는 지난 2004년 인권운동가였던 마벨 비세 스미트와 결혼한 뒤 두 딸 라우나, 자리아를 낳았다. 결혼 당시 네덜란드 의회는 마벨이 대학생 시절 마약 범죄조직 두목인 클라스 브루인스마와 알고 지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결혼을 승인하지 않았다. 프리소 왕자는 계속되는 반대에 왕위 계승 서열 2위 권한을 포기하는 강수를 두면서 의회의 승인없이 결혼을 강행했다. 지난 4월 퇴위한 베아트릭스 여왕의 차남인 프리소는 ‘빛나는 왕자’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촉망받는 인재였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과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및 에라스무스 대학에서 공학과 경제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프리소 네덜란드 왕자 스키사고 후유증 사망

    스키 사고로 뇌손상을 입었던 빌럼 알렉산더르(46) 네덜란드 국왕의 동생 요한 프리소(44) 왕자가 12일 하우스텐보스 궁전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네덜란드 왕실이 밝혔다. 프리소 왕자는 지난해 2월 왕실의 겨울 휴가차 방문한 오스트리아에서 스키를 타다 눈사태를 만나 15분 동안 매몰된 후 구조됐으나 이후 의식을 찾지 못했다. 한편 알렉산더르 왕은 올해 4월 30일 어머니 베아트릭스(75) 여왕으로부터 왕위를 이어받아, 빌럼 3세 국왕 서거 이후 123년 만에 첫 남자 국왕이 됐다.
  •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15위권의 경제력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초반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채 되지 않은 최빈국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제 성장을 한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다. 반면 2012년 정부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5위에 그쳤다. 최근 전·현직, 직위, 부처를 막론하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공직 사회의 부패 사건은 청렴에 관한 우리나라의 현 주소이다. 부패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공직자가 개입되어 있다. 공직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지 않는 한 부패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부패가 발생하는 복잡성만큼이나 그 해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패에 가담한 공직자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과 함께 부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부패 인식에 관해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받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과거 극심한 부패를 그렇게 해결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 방지를 위한 중요한 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공직자가 알선·청탁이나 사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공직을 개인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부정청탁 금지법)이 그것이다. 그렇게 추진되었던 이 법이 입법예고 이후 1년 동안 논의를 거쳐 드디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국회에 제출되었다. 입법예고 기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에 비해 과잉처벌을 우려하는 정부 부처와 협의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이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등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할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다. 원안에서는 1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형사 처벌,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였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서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위나 직책 등에서 유래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는 형사 처벌하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그 외에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은 기부, 후원 등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과태료로 제재한다. 정부안은 무조건 공직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보다, 엄하게 처벌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점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직무관련자가 제공하는 금품은 향후 청탁을 위한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1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해도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번 정부안은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원안에 비해 약화된 것만은 아니다. 후퇴, 반쪽짜리 논쟁보다는 우리 사회의 청탁 관행과 공직부패 근절을 위해 향후 국회에서 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국민의 기대를 담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실제 이 법은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 금지만이 아니라 부정청탁의 금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의미 있는 장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부정청탁 금지는 일반 공직자보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다. 최근에도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교육감에게 인사 청탁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문제된 적이 있다. 이제 이 법의 통과는 국회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의 불신 중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무겁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고 이 법의 통과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제출된 부정청탁금지법이 국회의원의 손에서 온전히 그 초심을 지켜갈 수 있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희망해 본다.
  • [사설] 연례행사된 ‘적·녹조 재앙’ 근본대책 세워야

    지난달 18일 남해안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1400만 마리가 넘는 양식어류가 폐사하는 등 누적 피해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런가 하면 낙동강 일대는 걸죽한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것처럼 ‘녹조라테’로 변했다. 바다는 적조, 강은 녹조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이라고는 황토를 뿌리고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것뿐이다. 이를 지켜보는 심경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적조와 녹조는 피해 규모만 달리할 뿐 이미 해마다 찾아오는 자연재앙이 됐다. 그럼에도 언제까지 땜질식 처방만 거듭하고 있을 텐가. 이번 적조는 예년보다 20일가량 일찍 찾아온 데다 규모와 밀도도 확연히 달라 남해안 일대 어민은 ‘1995년 악몽’(49일간 지속된 적조로 308억원 피해)에 떨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부쩍 심해진 녹조 현상이 4대강 공사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 차원의 연구단을 구성해 근본적인 발생 원인 규명에서 예측·예보 시스템 강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정부에 적조 발생 사실을 알린 것은 적조주의보가 발령되기 불과 반나절 전이었다. 올해 적조의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서라는 게 정부의 해명이지만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점이 무엇보다 큰 원인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적조는 폐수나 하수 속의 인, 질소 등이 유입돼 생기는 만큼 하수처리장 증설과 오염부하량 총량규제 등 중장기 대책도 세워야 한다. 내년 시행 예정인 쓰레기 해양 투기 금지도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2차 오염 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일고 있는 황토 방제법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정부는 황토의 무해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하지만 이웃 일본은 황토 살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단지 비용이 싸서가 아니라 정말 안전해서 황토 살포를 권장하는 것이라면 검증 결과를 공개해 국민적 공감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폐사 물고기의 대량 매몰 처분에 따른 침출수 유출 등 2차 오염 피해도 만만치 않다. 적·녹조가 들이닥치기 전에 양식 치어를 방류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지금까지 방류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시가의 20~30%에 불과한 방류 보상금을 대폭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 北 홍수로 이재민 5만명… 식량난 커질 듯

    최근 북한 지역에 내린 폭우로 곳곳에 홍수가 나면서 5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의 식량 안보에도 장기적으로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평가했다. IFRC가 최근 발행한 북한 홍수 피해 소식지에 따르면 연이은 폭우로 지난달 12∼22일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농경지 1만 3340㏊(133.4㎢)가 물에 잠기거나 파묻히는 피해를 봤다. IFRC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감자 등 조기 재배 작물이 죽었고 비축분 일부는 홍수에 휩쓸려 갔다고 전했다. 벼와 옥수수 재배 지역도 둑이나 관개용수로가 훼손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경지 1만 3000㏊가 수해를 입을 경우 줄어드는 곡물 생산량은 1만t 정도로, 북한 연간 생산량의 2~3% 수준”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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