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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多樂房] ‘버진 스노우’

    [영화 多樂房] ‘버진 스노우’

    1988년 가을 한 가정주부(이브 코너)가 열일곱 살 된 딸(카트리나)과 남편(브룩 코너)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다. 아무런 말도 자취도 없이 축복받은 그녀의 육체만큼이나 우아하게 증발해 버린 엄마를 딸은 이해하지 못한다. 당차고 솔직한 카트리나는 엄마의 돌연한 부재에 대해 크게 슬퍼하거나 신경 쓰는 것 같지도 않다. 일상생활에서 그녀의 관심은 남자와 성(性)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꿈’을 통해 현현(顯現)되는 카트리나의 무의식은 끊임없이 엄마에 천착한다. 과연 이브는 누구였으며, 지금 어디에 있을까. 엄마의 부재로 인한 딸의 지난하고도 아련한 성장통이 섬세하게 묘사된 작품이다. 사라진 가족을 찾는 이야기가 이처럼 자주 등장한 적이 있었던가. 데이비드 핀처의 ‘나를 찾아줘’에서는 아내가 잠적해 버리고, 나카시마 데쓰야의 ‘갈증’에서는 아버지가 딸을 찾아 헤매더니, ‘버진 스노우’에서는 딸이 종적을 감춘 엄마에 대해 회상한다. 장르도, 주제나 성격도 다르지만 세 작품에 공통점이 있다면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나의 아내와 딸, 그리고 엄마의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이다. 한 집에 살면서도 각자의 삶과 감정에만 매몰돼 서로의 필요를 채워 주지 못하는 현대의 피상적 가족 관계에 대한 경고 혹은 묵시(默示)이리라. ‘버진 스노우’의 이브는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삶을 안정된 결혼 생활로 보상받고자 했던 그때 그 시절의 평범한 주부 중 하나다. 그러나 갈수록 자신의 젊고 아름다웠던 모습을 닮아 가는 열일곱 살의 카트리나를 보면서 오히려 자괴감과 우울증에 빠져든다. 이러한 엄마의 퇴행은 딸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과거에 미련을 둔 이브는 어린 남자의 싱그러움을 탐하고, 성인식 너머의 자유로움을 동경하는 카트리나는 나이 많은 남자의 야성에 끌린다. 이렇듯 이브와 제대로 교감하지 못했던 카트리나가 엄마를 찾게 되는 공간은 꿈속이다. 설경을 배경으로 되풀이는 카트리나의 꿈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보여 준다. 눈처럼 흰 옷을 입은 카트리나는 ‘버진 스노우’(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에 파묻힌 이브의 변해 가는 모습을 대면하면서 그녀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고 한결같이 집안일을 하던 엄마가 왜, 어떻게 그 백색의 어둠 속으로 희미해져 갔는지. 한편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이브는 세계 초강대국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나름의 격동과 위기를 겪었던 1970~80년대 미국의 그림자를 상징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보수주의의 귀환과 자본주의의 모순은 여느 평범한 가정에서도 그 민낯을 드러냈던 것이다. 다혈질의 질투심 강한 이브의 남편 브룩, 그와의 결혼을 통해 중산층 주부로서의 삶을 영위했던 이브의 결말은 의미심장하다. 영화 속 대사처럼 “과거의 유령은 우리의 발목을 잡는 법”. 현재의 우리네 가정은 또 어떤 방식으로 역사의 그늘을 비춰 내고 있을까.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헬스Talk] 다가오는 겨울방학 성형수술…충분한 상담 후 결정해야

    [헬스Talk] 다가오는 겨울방학 성형수술…충분한 상담 후 결정해야

    성형이 보편화 되어 요즘은 눈, 코성형은 미용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에게 더이상 거부감이 없다. 이제 곧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올 겨울방학 기간에도 남학생 여학생 구분 없이 많은 학생들이 자신을 가꾸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을 받는 부위도 지방흡입 부터 눈성형, 코성형, 가슴성형, 체형성형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성형수술은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에게 뜨거운 이슈다. 쌍꺼풀수술 등의 성형수술은 갓 스무 살을 넘긴 새내기 대학생들의 통과 의례라 할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다. 12년 간 공부에 매진한 만큼 스무 살 성인을 맞아 자신을 가꾸기 위한 투자를 아낌없이 펼치기 위함이다. 수능을 마친 김 모양(18세.고3)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성형외과를 찾아 눈, 코 성형수술을 예약했다고 한다. 김 양은 “친구 중에 상당수가 졸업을 앞두고 성형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학교를 다니면서 수술하면 티가 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에 수술하면 숨길 수 있어 이번 방학시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능이 끝난 지난달부터 더 예뻐지고 싶은 학생들의 성형외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성형을 선택한 이유가 단순히 예뻐지려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외모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되면서 취업준비생 뿐만 아니라 예비대학생들까지 방학 기간을 이용해 성형수술을 받는 경우도 늘고 있다. 좋은 인상과 이미지로 만들어 나중에 있을 취업에서 ‘외모도 스펙’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미리 콤플렉스가 되는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비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쌍꺼풀과 코성형이다고 할 수 있다. 수술 후 회복기간이 빠르면서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눈성형과 더불어 앞트임, 뒷트임 등을 하기도 한다. 외모 개선을 위해 남자들도 쌍꺼풀 수술이나 코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자연스러운 쌍꺼풀 매몰법이나 자연유착 쌍꺼풀이 선호되고 있으며 매부리코나 복코를 개선하는 코성형을 시행한다. 특히 쌍꺼풀 수술은 다른 성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술비용에 대한 적은 부담 때문에 쉽고 간편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쌍꺼풀 또한 다른 성형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심미안을 가지고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성형외과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는 수술 후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쌍꺼풀 재수술의 우려도 줄일 수 있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쌍꺼풀 수술은 눈을 뜨는 부위에 강제로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단순히 눈만을 변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얼굴형태, 몽고주름, 피하지방 등을 고려하여 전체적인 얼굴 분위기와 어울리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눈을 만드는 수술이다”고 전했다. 코성형 또한 마찬가지. 최근에는 예비대학생인 남자들 사이에서 매부리코수술이나 복코수술이 인기를 얻고 있다. 코성형 수술은 단순히 ‘코를 높게’하는 차원으로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코성형은 코 자체의 모양보다는 얼굴과 얼마나 조화로운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코를 설정하고 이러한 코가 되기 위한 방법을 충분히 숙고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강 원장은 “성형수술은 환자가 만족한 결과를 얻어야 비로서 수술의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이다. 시술을 하는 전문의들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시술과 환자관리에 임하면 분명 만족할 만한 수술이 될 것이다.”며, “이번 겨울방학에 성형수술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충분한 상담을 받고 진행해야 후회 없는 성형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사설] 특권 지키려 ‘관피아법’ 제동 건 국회 법사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엊그제 전체회의를 열고 퇴직 공직자의 취업 제한을 강화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일명 ‘관피아 방지법’ 처리를 보류했다. 관료들이 민간 단체로 진출해 비리를 저지르는 민관 유착의 적폐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남에 따라 마련된 법안에 제동을 건 것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과 전문위원 심사보고서가 반대한 이유는 이 법안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열린 심사소위에서는 다행히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김영란법’처럼 이해관계에 얽혀 공전될 가능성도 있다. 법사위 의원들이 반대한 이유는 법안의 속을 들여다보면 명확해진다. 개정안은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의 퇴직 후 취업제한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변호사·공인회계사·세무사 자격증 소지자가 법무·회계·세무법인에 재취업하려 할 때도 재산등록 의무자인 고위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도 취업 심사를 받도록 취업제한 규정을 강화했다. 종전 법안에서는 ‘사(士) 자’ 전문직 자격증을 가진 이들에게는 취업제한의 예외를 인정했으나 개정안에서 삭제하자 법사위원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 법사위원 16명 가운데 11명은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전직 판검사 출신도 다수 있다.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직업 선택의 자유이지만 사실은 제 식구를 감싸고 밥그릇을 지키려는 직역(職域) 이기주의의 속내가 뻔히 들여다보인다. 오죽하면 이상민 법사위원장조차 “변호사인 내가 봐도 변호사 국회의원들의 이기주의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겠는가. 법사위의 변호사 특권 옹호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변호사들에게 불리한 법안은 보류시키고 유리한 법안은 즉각 통과시켰다. 이기주의에 매몰된 이런 사람들이 국법을 공명정대하게 다뤄야 할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법조인의 전관예우는 관피아 비리보다 더 폐해가 크다. 1년에 수십억원을 벌면서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키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전관예우를 종식시키는 것은 국민적 과제다. 전관예우는 공정한 수사와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폐단이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음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은 법조계 인사들의 기득권 지키기 영향이 크다. 재조 경력을 쌓은 뒤 정·관계로 진출한 변호사들은 자신들과 후배들의 특권 유지를 위해 결속했다. 그래서 법사위는 ‘변호사 권익옹호위’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법조인이라고 해서 관피아 척결의 예외가 될 수는 없다. 2011년 시행된 ‘전관예우 금지법’도 변호사들이 요리조리 빠져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 또다시 살처분 공포

    살(殺)처분에 대한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천 마리의 돼지와 닭 등을 땅에 묻어야 했던 방역 담당 공무원들의 잠 못 드는 날이 또 시작됐다. 살처분에 동원돼 각종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충북 진천군 공무원들은 돼지 구제역 재발 소식에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는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고병원성 AI 감염 등을 이유로 살처분한 오리와 닭이 1446만 마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08년(1020만 4000마리)을 이미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진천에서 돼지 구제역까지 발생했다. 앞서 7월에도 돼지 구제역 발병으로 수천 마리를 살처분해야 했다. 문제는 구제역에 따른 돼지 살처분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도 AI 등의 가축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 살처분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한 방역 당국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방역담당 공무원은 “중앙부처도, 지자체 공무원들도 AI와 살처분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털어놨다. AI는 지난 1월 전국을 긴장으로 몰아넣었다가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다. 농식품부는 지난 9월 4일 축산농가 이동 제한을 완전히 풀며 사실상 ‘종식선언’을 했다. 하지만 20일 만에 전남 영암 오리농장에 이어 전남 나주·곡성·보성 사육농가에서 잇따라 AI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전북 김제와 경북 경주 토종닭까지 AI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독일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의 가금류에서도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캐나다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캐나다산 가금류(닭, 오리, 타조 등)와 가금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살처분 보상금으로 1251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9월 이후 피해와 소득·생계안정자금, 매몰비용 지급 등을 고려하면 피해보상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돼지 구제역도 지난 7∼8월 영남 지역 양돈농가 3곳에서 발병한 후 주춤하다가 지난 3일 충북 진천(살처분 200마리)에서 재발했다. ‘돼지 유행성 설사병’(PED)이 확산되는 겨울철이어서 돼지 사육 농가뿐 아니라 방역 당국도 힘든 시기가 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5월까지를 ‘특별 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AI 및 구제역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AI·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전국 공항과 항만 41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반도 운영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줌 인 서울] “뉴타운 출구전략 실효성 강화” 머리 맞댄 구청장들

    서울 구청장들이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뉴타운 등 지지부진한 도시재생사업의 출구전략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구청장협의회 도시재생태스크포스(TF)는 4일 서울시청에서 회의를 갖고 ▲일몰제 적용 대상 확대 ▲조합설립인가 취소 신청 기한 및 동의 기준 조정 ▲직권해제 기준 구체화 ▲매몰비용 보조범위·비율 확대 ▲정비구역 내 도로 무상양도 대상 범위 포함 등 5가지를 서울시와 국회 등에 요구하기로 했다. 도시재생TF는 뉴타운 등의 출구전략 실효성 확대를 위해 지난 9월 서대문과 성북, 노원, 금천, 은평 등 16개 구청이 참여해 결성됐다. 이 요구안을 살펴보면 먼저 2012년 2월 이후 수립된 정비사업에만 적용되는 일몰제를 전 사업구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도정법 부칙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1월 31일 끝나는 조합설립인가 취소 신청 기한을 1년 연장해 줄 것과 동의 기준을 50%에서 40%로 낮춰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서울시의 직권해제 기준을 구체화해 자치구의 부담을 줄여 줄 것과 매몰비용의 보조범위를 검증금액의 100%로 해 줄 것, 정비사업지 내에 포함된 도로를 무상양도 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선 출구전략의 실효성 강화안을 놓고 구청장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건설사들이 사업해제지역의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일삼으면서 주민들이 코너에 몰리고 있다”며 “매몰비용 지원 현실화 등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단순히 일몰제를 확대하고 취소 신청 기한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사업이 출구전략을 짤 수 있게 서울시와 정치권이 법안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간을 두고 법리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취소 신청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법률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률적 검토를 충분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단순히 취소 요건을 40%로 낮추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전체 조합원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TF 단장을 맡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일단 서울시에 구청장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음주에 시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출구전략 현실화를 위해선 법안 개정이 필요한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야자’ 덕에 자기주도 학습력 커지고 사교육 줄었다”…강남 개포고 재학생 설문조사

    “‘야자’ 덕에 자기주도 학습력 커지고 사교육 줄었다”…강남 개포고 재학생 설문조사

    부산에서 ‘야자(야간자율학습) 자율화’를 둘러싼 논란이 제도 도입 이후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야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및 ‘사교육 경감’에 상당 수준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고교 설문조사에서 드러났다. 최근 서울 개포고등학교(교장 이윤영)의 1·2학년 5개 학급(1학년 3학급, 2학년 2학급) 1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교 야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 중 ‘야자가 자기주도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학생이 86.7%, ‘야자 참여 후 사교육이 줄었다’고 응답한 학생이 22.3%에 달했다. 이같은 결과는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설문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야자가 자기주도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조금 도움이 된다’(65.7%),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20.9%), ‘잘 모르겠다’(11.9%),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1.5%) 순으로 응답해, 야자의 학습효과를 긍정하는 응답이 전체의 86.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로 극소수에 불과했다. ‘야자 참여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수가 넘는 50.8%의 학생이 ‘다른 곳보다 공부가 잘돼서’라고 답했다. 이어, ‘자기주도학습상을 타려고’(32.3%),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들이려고’(10.8%), ‘학원에 가기 싫어서’와 ‘집에 있기 싫어서’(각 3.1%) 순이었으며,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켜서’라고 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일주일 중 야자 참여 일수’는 ‘2일’(58.2%), ‘3일’과 ’1일’(각 16.4%), ‘5일’(4.5%), ‘4일’(3.0%), ‘6~7일’(1.5%) 순으로, 2~3일 참여하는 학생이 74.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한 4명 중 3명 꼴인 75.7%의 학생이 ‘앞으로도 꾸준히 야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야자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면서 자기주도학습상도 탈 수 있다’,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놀게 된다’, ‘(사전 신청자 중심의) 지정석제도가 불편하다’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전체 응답 학생의 하루 평균 자기주도학습 시간은 2.5시간이었다. ‘야자 자율화’를 시행 중인 개포고등학교는 야자 참여를 전적으로 학생 자율에 맡기는 대신, 철저한 관리감독과 쾌적한 학습공간으로 우수한 야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야자 참여 시수를 ‘자기주도학습상’ 시상의 필수 요건 중 하나로 정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의 야자 참여를 독려해오고 있다. 그 결과, 사교육 의존도가 높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 지역 소재 고교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40% 이상의 높은 야자 참여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개포고의 ‘자율형 창의경영 학교특색 프로그램’의 하나인 ‘개포 위드(WITH) 프로젝트’의 팀 개별 과제의 일환으로, 고미령(2학년)·김문주·이윤정·정인영·차동욱·최장원(이상 1학년) 등 6명의 학생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기획·진행됐다. 이 학교 1학년 2반 최장원 군은 “야간 자율학습은 스스로 하는 공부라 꾸준히 참여하기만 하면 효과를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실제 야자에 적극 참여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성적이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포 위드(WITH)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학부모(멘토)와 해당 분야 진로에 관심을 가진 학생(멘티)이 팀을 이뤄 최소 1년 이상의 장기간 동안 상호 교류하며 연구하는 맞춤형 진로탐색활동이다. 개포고는 이 프로젝트를 지난 2010년부터 추진, 입시정책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창의·인성교육과 함께 다양하고 실질적인 진로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들은 왜 살인죄 무죄를 받았나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들은 왜 살인죄 무죄를 받았나

    304명이 희생돼 사상 최악의 해상사고로 기록된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이준석(68) 선장에 대해 법원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살인 혐의와 관련해서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기관장 박기호(53)씨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 임정엽)는 11일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준석 선장에 대해 유기치사·상, 선원법 위반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도주선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살인죄 왜 무죄 나왔나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살인 유무죄 판단 결과다. 재판부는 “이준석 선장이 해경 경비정이 도착할 무렵 2등 항해사에게 ‘승객들을 퇴선시키라’는 지시를 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선장의 행위로 승객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넘어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기관장 박씨의 살인죄는 인정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인정한 게 아니라 세월호 사고 당시 눈앞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조리부 승무원 2명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만 ‘부작위에 의한 살인’의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1등 항해사 강모(42)씨와 2등 항해사 김모(46)씨에 대해서도 살인을 무죄로 보고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살인 혐의가 적용된 4명 가운데 박 기관장만 승객 살인은 무죄, 동료 승무원 살인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고 당시 당직이었던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와 조타수 조모(5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 밖에 견습 1등 항해사 신모(33)씨는 징역 7년을, 나머지 조타수 2명과 기관부 승무원 6명 등 8명은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살인 혐의가 적용된 피고인은 이준석(68) 선장·1등 항해사 강모(42)씨·2등 항해사 김모(46)씨 등 조타실 승무원 3명, 기관부 수장인 박기호(53) 기관장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부작위나 미필적 고의로 승객 등 304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4명 모두에 대해 살인이 아닌 유기치사를 인정했다. 다소 어렵지만 법리적으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유기치사죄가 성립하고 살인죄가 인정되려면 ‘예견 가능성’을 넘어서 이를 스스로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미필적 고의)까지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 재판부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사망이라는 결과를 용인한 의사는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유기치사죄만 인정했다. ●유·무죄 가른 “퇴선방송 지시했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조타실과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 사이의 구조 요청 등 교신이 있었고 2등 항해사가 “해경이 10분 후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무부 승무원에게 알려 이 내용이 선내방송으로 흘러나온 점은 살인의 의사가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배격할 수 있다. 둘째, 해경이 도착해 구조를 개시한 것을 승무원들이 목격해 구조가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기대했을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끝으로 재판 내내 쟁점이 됐던 퇴선 지시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실제 방송 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을지언정 선장이 2등 항해사에게 퇴선을 지시한 것으로 봤다. 일부 승무원은 퇴선 지시가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선장, 1·2등 항해사 등 5명은 한결같이 퇴선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시기, 횟수, 지시한 위치 등 세부내용이 엇갈리지만, 이는 정확한 기억을 하지 못해서일 뿐 허위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책임을 줄이려고 말을 맞췄다고 의심했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전혀 제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허위진술을 모의했다면 오히려 동일한 내용으로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했을 것이라며 승무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부상 동료 놔두고 탈출한 기관장은 살인죄 인정 박기호 기관장은 이준석 선장 등 다른 3명과 함께 승객들 사망에 대한 살인 혐의는 벗었지만, 동료 승무원을 구조하지 않은 책임으로 살인죄가 인정됐다. 박 기관장은 함께 근무하는 승무원으로 동료를 구조할 지위에 있었는데도 조리부 승무원 2명이 눈앞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것을 보고도 그냥 두고 탈출한 책임을 지게 됐다. 재판부는 “박 기관장은 동료 승무원 2명이 부상당한 상태에서 배를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하게 될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살인의 실행행위와 같이 평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선장 36년형 어떻게 나왔나 이준석 선장이 징역 36년을 선고받으면서 징역 45년 등을 점쳤던 세간의 예측은 빗나갔다. 그러나 징역 36년은 이준석 선장에게 선고할 수 있는 최고 처단형이다. 살인 등 핵심 죄명에서 무죄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준석 선장에게 적용된 죄명은 살인, 살인미수,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선원법 위반, 해양환경 관리법 위반 등 6가지다. 검찰은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 예비적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도주선박) 위반 혐의를, 이마저도 무죄 인정될 경우 2차 예비적으로 유기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등 4개 죄명은 그대로 유지된다. 재판부는 살인·살인미수에 이어 1차 예비적 죄명인 특가법 위반도 무죄로 봤다. 최종적으로 이준석 선장에게 적용된 죄명은 유기치사·상,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해양환경관리법, 선원법 위반, 수난구호법 위반이었다. 이 가운데 수난구호법 위반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유죄 인정된 죄명 중 가장 무거운 유기치사·상의 법정형은 3년 이상 유기징역, 업무상과실 선박매몰은 3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선원법 위반은 5년 이하 징역이다. 현행법상 유기(有期)징역의 상한은 가중처벌이 없는 것을 전제로 징역 30년이다. 각 죄의 법정 최고형을 더하면 유기치사·상(30년)에 업무상과실 선박매몰(3년), 해양환경관리법(3년) 등 징역 36년이 된다. 단, 선원법 위반은 유기치사·상과 상상적 경합관계여서 해당형을 더할 수 없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로 여러 죄명이 적용된 경우를 말하며 실체적 경합은 별도의 행위로 다른 죄명이 적용된 경우다. 실체적 경합 관계에서는 각 죄에 대한 형이 더해지지만, 상상적 경합 관계에서는 가장 무거운 죄명의 법정형 이내에서 선고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커버스토리] 폭력 남편 죽인 아내, 국민 정서로는 정당방위인데…

    법조계에서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로 ‘헌법 위에 국민정서법’이라는 말이 있다. 법 집행에 앞서 국민 관심과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민들의 판단과 법률적 판단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말이기도 하다. 법치의 관점에서는 법의 잣대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야 하겠지만 국민들의 정서적 판단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법조계의 경구로도 볼 수 있다. 재벌 총수나 힘 있는 정치인들에 대한 관대한 판결로 국민정서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판관들이 거센 여론 역풍에 휘말린 사례도 부지기수다. 정당방위와 관련된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한 각종 사건의 재판에서 ‘정당방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둑 뇌사’ 사건을 계기로 상당수 국민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정당방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당방위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영미권에서 생겨난 개념으로 형법 제21조에 규정돼 있다. 형법 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처벌하지 않고 ▲방위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고 ▲행위가 ‘야간 및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문제는 표현이 명확하지 않고 법관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상당한 이유’와 ‘정황’ 등은 너무 주관적이어서 법관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법원이 정당방위를 너무 좁게 해석하고 있다”면서 “과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가해 남성을 크게 다치게 했고 이를 이유로 피해 여성이 되레 가해자로 형사처벌을 받은 판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방위 범위 확대 목소리는 여성계 쪽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남편의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시달리던 여성이 남편을 숨지게 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가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가 1991년부터 2012년까지 매 맞는 아내의 남편 살해 사건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이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 각급 법원은 해당 여성들에게 ▲상당한 폭행을 당하는 시점에서 한 행동이 아니고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행위가 방위 수준을 넘었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살인죄를 확정해 평균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2012년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정숙현(가명)씨는 함께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아들의 적극적인 증언에도 불구하고 살인죄가 확정돼 실형을 살고 있다. 정씨는 가정폭력 탓에 이혼한 아버지와 함께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가 재혼하면서 새어머니에게 학대받으며 성장했다. 결혼에 이르는 과정도 불행했다. 연애 시절 다정했던 남편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성’을 드러냈고, 헤어지려 하자 협박을 일삼더니 급기야 성폭행으로 유린하기까지 했다. 임신을 해 마지못해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지옥과도 같았다. 술에 찌든 남편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남편의 손찌검은 아들에게도 이어졌다. 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에까지 몰린 정씨는 결국 아들을 때리러 가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을 접수한 뒤 ‘정당방위 사건지원팀’을 구성해 변론을 도왔지만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 대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씨의 아들은 재판 과정에서 “과연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냐”며 눈물로 어머니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지만 1심은 징역 5년을, 항소심은 1년 감형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신상희 가정폭력상담소장은 “가정폭력은 오랜 기간 폭력의 피해자로 견뎌 온 여성들이 한순간 가해자로 바뀌게 되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법원은 피해의 과정과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법리에 매몰돼 판결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당방위 관련 사건은 논란 속에 결과가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한낮에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온 침입자를 흉기로 세 차례 찌른 집주인 김모(56)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김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오해한 이웃 남성이 열려 있는 현관으로 들어와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김씨는 잠자던 자신의 머리를 수차례 밟으며 폭행을 해 이를 피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공격, 보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해 9월 논란이 된 ‘누나 성폭행 막은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 사건에서는 수사 단계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최모(34)씨는 문이 잠기지 않은 여성 A(28)씨의 오피스텔로 따라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 놀란 A씨가 소리를 지르며 완강히 저항하는 사이 남동생이 귀가했다. 축구선수 출신 남동생은 달아나려던 최씨를 순식간에 제압했다. 남동생에게 맞아 기절한 최씨는 응급실로 실려갔다. 사건 당시 남동생이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수사 당국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늘의 눈] “청소인력 줄이지 말아주세요”/강주리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청소인력 줄이지 말아주세요”/강주리 산업부 기자

    6일 오전 12시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정문 앞. 연녹색 유니폼을 입은 청소근로자 100여명이 ‘인원 감축 반대’ 손팻말을 들고 “적정 인력을 확보해 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법제처,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등이 입주할 3단계 세종청사가 완공됐는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청소인원을 증원하기는커녕 감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 산하 세종청사관리소는 3단계 청사에 필요한 82명의 청소인력을 따로 뽑지 않고 기존 1, 2단계 건물 청소인력에서 60명을 떼어내 쓰기로 했다. 이미 1단계 청사도 예산이 부족하다며 청소인력을 17% 줄인 상황이었다. 내년 청소인력 채용 계획은 36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56%나 줄었다. 공공비정규직노조가 공개한 세종청사 3단계 건물의 1인당 청소 면적은 1806㎡(550평)로 서울청사 1408㎡, 과천청사 1464㎡, 대전청사 1492㎡보다 훨씬 넓다. 1, 2단계 세종청사도 각각 1797㎡, 1849㎡로 다른 지역 청사들보다 넓다. 한국건물위생관리협회가 1인당 작업 평수로 제시하는 기준은 990㎡(300평)로, 이곳 근로자들은 두 배 이상의 면적을 청소하는 셈이다. 인원을 더 뽑지 않으면 1인당 청소 면적은 약 2300㎡(700평)로 늘어난다. 이들의 월급은 세후 120만원 남짓이다. 당초대로 80명을 증원해 운영한다면 연간 12억원이 소요된다. 세종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고 기계화로 인력 감축 요인이 생겼다”면서 “대신 과업을 35% 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쓰레기 배출량과 청소 면적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하루에 한 번을 이틀에 한 번꼴로 청소하는 식의 과업 줄이기는 의미가 없다는 게 청소근로자들의 주장이다. 청소근로자의 상당수는 지역민들이다. 80%는 여성으로 평균 나이는 55세(최고령자 62세)다. 이들은 “힘들어도 참고 일하는데 예산이 없다고 청소 인원은 줄이고 고통 분담만 강요하니 속상하다”며 울먹였다. 정부는 세종청사를 지으면서 주민들에게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세웠던 것은 차치하더라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청소근로자 자리 없애기를 예산 절감 1순위에 올리는 것은 매몰찬 처사다. jurik@seoul.co.kr
  • [사설] 집단이익에 매몰되면 나라 미래는 어둡다

    당정청이 한목소리를 내며 공무원연금 개혁 작업에 속도를 붙이자 공무원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엊그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무원들의 연금개혁 반대 집회에는 9만 5000여명(경찰 추산)의 공무원과 교원들이 참석해 “이해 당사자를 배제하고 밀실에서 강행하는 공무원연금 개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1960년 처음 만들어진 공무원연금은 퇴직자가 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1993년 이후 20여년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2조 5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는 예산으로 보전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정부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1995년, 2000년, 2009년 세 차례에 걸쳐 공무원연금제도를 고쳤지만 공무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개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용두사미식 ‘찔끔 개혁’에 그치고 말았다. 집단 반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더 내고 덜 받는 본질적인 개혁을 도외시한 까닭이다. 이번에야말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또다시 후회하지 않을 개혁다운 개혁을 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 비해 공무원의 보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공무원직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다. 공채 경쟁률이 수백 대 1이 넘는 것은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직의 매력을 보여 준다고 하겠다. 개혁은 국가 차원에서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자는 시도다. 이익을 침해받는 데 가만히 있을 사람들은 없겠지만 국민 여론을 거슬러 집단 반발하는 모습은 이미 세 차례 겪은 저항과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사사건건 다투던 진보와 보수 공무원 단체들이 연금 개혁에는 한 배를 타는 것을 집단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고 대꾸할 말이나 있는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진보,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진보, 보수를 따질 이유도 없다. 개혁이라면 더 앞장서야 할 진보단체들이 노조에 동조하고 개혁 저항세력에 동참해 집단이기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발목을 잡을 게 아니라 여당과 협심해 개혁 작업을 진척시키는 게 마땅하다. 야당도 참여정부 시절 연금 개혁에 나선 적이 있으니 당위성은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여든, 야든 공무원들의 표를 의식해 눈치를 보고 주춤거린다면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돌이킬 수 없는 우(愚)를 범하게 될 것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그만큼 중차대한 시점이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투쟁본부 측은 개혁안 논의 과정에 공무원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들이 개혁 논의에 참여한다면 국민과 정부가 요구하고 바라는 강도 높은 개혁은 불가능할 것임은 당연지사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시간에 쫓겨 개혁안이 졸속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하후상박을 좀 더 강화하고 공무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안은 없는지 지혜를 짜내야 한다. 당장 지금은 조금 고통스럽더라도 미래의 후손들이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희생에 고마워할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지금 배불리 먹고 자식 세대에 너무 큰 부담을 물려주어서 그들이 힘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겠는가.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
  • 스리랑카 산사태, ‘100여명 사망 추정’ 구조 진척 없어…

    스리랑카 중부의 산사태로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조 활동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 등이 30일 보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700명의 군 병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이틀째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산사태 지역에서 아직 한 명의 생존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을 총괄하는 스리랑카군의 마노 페레라 소장은 “비가 계속 오고 있어 구조가 쉽지 않다”며 “쏟아진 진흙더미 속에서 숨 쉴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는 튼튼한 건물도 없어 생존자를 찾을 희망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민 정보를 관리하는 지역 사무소가 산사태에 파괴됐다며 아직 정확한 피해 인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첫날 현장을 방문한 마힌다 아마라위라 재난관리부 장관은 “약 100명의 주민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난관리부 산하 재난관리센터의 실종자 명단에는 지금까지 192명이 등록됐다고 AP와 dpa 통신은 전했다. 재난관리센터는 산사태로 부서진 주택의 수도 애초 150채에서 63채로 정정했다. 지금까지 시신이 수습된 희생자는 모두 16명으로 알려졌다.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30일 현장을 방문하고 인근 학교에 대피 중인 주민들을 만났다. 정부는 추가적인 산사태 발생을 우려해 다른 차 농장 부근에 사는 주민 1200명을 대비시켰다. 앞서 29일 오전 7시45분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코슬란다 지역 메리아베다 차 재배 농장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산 아래 주택 지역에 최고 10m 두께의 토사가 덮쳤다. 정부는 지난 몇년 간 산사태를 우려해 농장 아래 주민들의 이주를 명령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농장 근로자인 주민들은 적절한 이주 대책도 없이 농장에서 떨어진 곳에 살 수 없기에 집을 옮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리랑카 산사태, 100여명 매몰 “생존가능성 없어..” 현장사진 보니 ‘참혹’

    스리랑카 산사태, 100여명 매몰 “생존가능성 없어..” 현장사진 보니 ‘참혹’

    ‘스리랑카 산사태’ 스리랑카에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10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재난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5분께 스리랑카 중부의 차 재배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40여 채를 덮쳤다. 스리랑카 재난관리부의 마힌다 아마라위라 장관은 AFP와의 통화에서 “주민 약 10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며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해 산사태를 목격한 칸다사미 프라바카란은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진흙이 산 아래 집들을 덮쳤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의 사라스 쿠마라 대변인은 지금까지 시신 16구를 수습했고 피해 주민 대부분은 차 농장 근로자나 그 가족이라고 알렸다. 스리랑카 산사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리랑카 산사태, 꼭 살아돌아오길..”, “스리랑카 산사태, 너무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스리랑카 산사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스리랑카 산사태, 폭우가 얼마나 왔으면..”, “스리랑카 산사태, 100명이라니..”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스리랑카는 10월부터 12월까지가 우기로, 최근 몇 주 동안 폭우가 이어져 재난관리센터가 산사태와 낙석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사진=방송캡쳐(스리랑카 산사태)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스리랑카 산사태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충격

    스리랑카 산사태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충격

    스리랑카 산사태, 스리랑카 산사태 스리랑카 중부의 차 재배 지역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제(29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 스리랑카 재난관리부의 마힌다 아마라위라 장관은 AFP와의 통화에서 “주민 약 1백 명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의 사라스 쿠마라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어제 오전 7시 45분쯤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바둘라 군의 차 농장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 140채가 진흙더미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쿠마라 대변인은 지금까지 시신 16구를 수습했고 피해 주민 대부분은 차 농장 근로자나 그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 목격자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진흙이 산아래 집들을 덮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군인 등 구조 인력 5백여 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도로가 유실돼 중장비가 진입하지 못하고 폭우도 계속돼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차로 유명한 스리랑카는 10월부터 12월까지가 우기로, 최근 몇 주 동안 폭우가 이어져 재난관리센터가 산사태와 낙석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였다. 스리랑카 산사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리랑카 산사태,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스리랑카 산사태, 이게 무슨일이야”, “스리랑카 산사태,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리랑카 산사태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스리랑카 산사태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스리랑카 산사태 스리랑카 중부의 차 재배 지역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제(29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 스리랑카 재난관리부의 마힌다 아마라위라 장관은 AFP와의 통화에서 “주민 약 1백 명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의 사라스 쿠마라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어제 오전 7시 45분쯤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바둘라 군의 차 농장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 140채가 진흙더미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쿠마라 대변인은 지금까지 시신 16구를 수습했고 피해 주민 대부분은 차 농장 근로자나 그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 목격자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진흙이 산아래 집들을 덮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군인 등 구조 인력 5백여 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도로가 유실돼 중장비가 진입하지 못하고 폭우도 계속돼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차로 유명한 스리랑카는 10월부터 12월까지가 우기로, 최근 몇 주 동안 폭우가 이어져 재난관리센터가 산사태와 낙석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였다. 스리랑카 산사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리랑카 산사태,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스리랑카 산사태, 이게 무슨일이야”, “스리랑카 산사태,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리랑카 산사태로 주민들 훍더미에 파묻혀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스리랑카 산사태로 주민들 훍더미에 파묻혀 “생존가능성 거의 없어”

    스리랑카 산사태 스리랑카 중부의 차 재배 지역에서 현지시간으로 어제(29일)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 스리랑카 재난관리부의 마힌다 아마라위라 장관은 AFP와의 통화에서 “주민 약 1백 명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했다. 흙더미에 묻힌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의 사라스 쿠마라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어제 오전 7시 45분쯤 수도 콜롬보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바둘라 군의 차 농장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주택 140채가 진흙더미에 휩쓸렸다고 밝혔다. 쿠마라 대변인은 지금까지 시신 16구를 수습했고 피해 주민 대부분은 차 농장 근로자나 그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산사태 목격자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진흙이 산아래 집들을 덮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군인 등 구조 인력 5백여 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도로가 유실돼 중장비가 진입하지 못하고 폭우도 계속돼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차로 유명한 스리랑카는 10월부터 12월까지가 우기로, 최근 몇 주 동안 폭우가 이어져 재난관리센터가 산사태와 낙석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였다. 스리랑카 산사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스리랑카 산사태,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스리랑카 산사태, 이게 무슨일이야”, “스리랑카 산사태, 이런 비극이”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승무원 1심 구형] 檢, 승객 버리고 탈출 ‘살인 행위’ 규정… 유족 “사형돼야” 울분

    세월호 이준석(68) 선장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어린 학생 등 300여명의 승객을 놔두고 탈출한 이 선장 등 선원들의 행동은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선박 재난 시 모든 지휘 역량을 발휘해 승객 구조에 나서야 하는 총체적 책임자로서 선장의 역할을 저버린 책임을 ‘살인 행위’로 규정했다. 무기징역이 구형된 강원식(42) 1등항해사 등 3명도 선원법 등 각종 법률에 규정된 승무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결국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결과를 빚었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이미 이 선장을 비롯해 강 1등항해사, 김영호(46) 2등항해사, 박기호(53) 기관장 등 4명을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이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지라도 예비적 죄명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인 도주선박(도주선박의 선장 등에 대한 가중처벌법)과 유기치사상, 업무상과실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1970년 부산~제주를 운항하다 침몰해 326명의 사망자를 낸 남영호 사건에서도 당시 선장인 강모씨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이 선장 등 주요 승무원들에게 예비적 도주선박죄 등을 적용했다. 이 법률의 최고 형량도 무기징역이다. 이에 따라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그동안 29차례의 재판을 통해 이 선장 등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변호인과 법정 공방을 벌여 왔지만 큰 쟁점은 없다는 판단이다. 동영상과 피고인, 피해자, 생존자 진술 등 3200여건의 증거 자료 및 서울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전문가 집단이 분석한 내용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 논고를 통해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대각도 변침과 복원성 부족 등으로 규정했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무리한 선박 증·개축과 부실한 화물 고정, 과적, 평형수 감축, 조타수 실수 등이 겹쳐 배가 침몰했고 그럼에도 승객 구호 의무를 지닌 선장 등이 승객 대피 지시를 하지 않고 ‘나 홀로 탈출’을 감행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주요 선원들이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인근을 지나던 둘라에이스호, 진도VTS, 제주VTS 등으로부터 수차례 승객 탈출 요청을 받고도 “구조선이 언제 오느냐”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한 교신 내용을 증거로 대며 “승객을 갑판 등으로 유도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자신들만 살아나기 위해 승객 탈출을 유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기관장 등은 부상한 여성 조리원을 발견하고도 방치해 둔 채 배를 빠져나오면서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이날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피고인석에 앉은이 선장은 얼굴이 붉게 변했고, 30년이 구형된 박모(25·여) 3등항해사는 눈물을 흘렸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개헌 논쟁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정치사는 개헌 논쟁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가령, 19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연대해서 승리했다. 그러나 1999년 7월에 김대중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를 하겠다는 그 약속이 연기되고 지연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내각제 DJP 연대’를 파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을 1년 남짓 남겨 놓은 2007년 1월 “장기 집권을 제도적으로 막고자 마련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그 사명을 다했다”면서 이른바 4년 중임제와 대선-총선 동시 선거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며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헌 논쟁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몇 가지 시각이 있다. 첫째, 정략적 시각이다. 이것은 개헌 논쟁이 정권에 상관없이 계속되는 것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그동안 개헌론은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들 간의 합당, 대권에서 이질적인 세력 간의 연대, 대선에서 불리한 집권당이 정치판을 흔들기 위한 수단 등으로 활용됐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시한 외치(外治)는 대통령, 내치(內治)는 총리(수상)가 맡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든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제기했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대선 구도를 흔들어 놓으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쟁은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지만 정략적 차원의 개헌 논쟁이 전개되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면도 있다. 둘째, 제도 만능주의적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5년 단임제로는 대통령이 책임 정치를 할 수 없고 또한 대선과 총선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재임 중 치러지는 각종 선거로 인해 여소야대 정국이 쉽게 나타나 결국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런 시각은 국정 운영의 실패를 대통령이 아니라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권력 구조를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꾼다고 제왕적 대통령은 사라지고 국정 운영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 대통령이 정치를 부정하면서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하는 ‘만기친람식’ 리더십을 보이거나, 국회와 야당을 무시한 채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 앞장서며, 집권당을 청와대 여의도출장소 정도로 취급하는 한 아무리 권력구조를 바꾸어도 백약이 무효다. 더구나, 현재와 같이 정당들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본질적인 기능을 외면한 채 당파적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상황에서 권력 구조를 바꿔 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은 제도 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의 환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 갤럽조사 결과, 개헌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42%, ‘제도보다는 운영상의 문제이므로 개헌이 필요치 않다’는 46%로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빠른 개헌’에 대한 시각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언제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아마도 경제가 좋아지고 국민들이 요구하면 그때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개헌 논의를 언제 시작할 것이냐는 문제 못지않게 언제 끝낼 것이냐가 더 큰 쟁점이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개헌을 한다면 선거가 없는 내년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정해 놓고 개헌 논의를 하면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국민 기본권 수립, 통일에 대비한 통일 헌법 등을 마련하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되 단기간에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개헌을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권력 구조 개편에만 치중하며, 조기에 개헌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개헌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정치권은 깊이 명심해야 한다.
  • 세월호 女항해사, 검찰이 징역 30년 구형하자…

    세월호 女항해사, 검찰이 징역 30년 구형하자…

    세월호 이준석(68) 선장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어린 학생 등 300여명의 승객을 놔두고 탈출한 이 선장 등 선원들의 행동은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선박 재난 시 모든 지휘 역량을 발휘해 승객 구조에 나서야 하는 총체적 책임자로서 선장의 역할을 저버린 책임을 ‘살인 행위’로 규정했다. 무기징역이 구형된 강원식(42) 1등항해사 등 3명도 선원법 등 각종 법률에 규정된 승무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결국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결과를 빚었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이미 이 선장을 비롯해 강 1등항해사, 김영호(46) 2등항해사, 박기호(53) 기관장 등 4명을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이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지라도 예비적 죄명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인 도주선박(도주선박의 선장 등에 대한 가중처벌법)과 유기치사상, 업무상과실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1970년 부산~제주를 운항하다 침몰해 326명의 사망자를 낸 남영호 사건에서도 당시 선장인 강모씨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이 선장 등 주요 승무원들에게 예비적 도주선박죄 등을 적용했다. 이 법률의 최고 형량도 무기징역이다. 이에 따라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그동안 29차례의 재판을 통해 이 선장 등 피고인에게 적용된 혐의에 대해 변호인과 법정 공방을 벌여 왔지만 큰 쟁점은 없다는 판단이다. 동영상과 피고인, 피해자, 생존자 진술 등 3200여건의 증거 자료 및 서울대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전문가 집단이 분석한 내용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 논고를 통해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대각도 변침과 복원성 부족 등으로 규정했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무리한 선박 증·개축과 부실한 화물 고정, 과적, 평형수 감축, 조타수 실수 등이 겹쳐 배가 침몰했고 그럼에도 승객 구호 의무를 지닌 선장 등이 승객 대피 지시를 하지 않고 ‘나 홀로 탈출’을 감행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검찰은 주요 선원들이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인근을 지나던 둘라에이스호, 진도VTS, 제주VTS 등으로부터 수차례 승객 탈출 요청을 받고도 “구조선이 언제 오느냐”며 동문서답으로 일관한 교신 내용을 증거로 대며 “승객을 갑판 등으로 유도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자신들만 살아나기 위해 승객 탈출을 유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기관장 등은 부상한 여성 조리원을 발견하고도 방치해 둔 채 배를 빠져나오면서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이날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자 피고인석에 앉은이 선장은 얼굴이 붉게 변했고, 30년이 구형된 박모(25·여) 3등항해사는 눈물을 흘렸다. 일부 피해자 가족은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강철처럼 강해지고 싶었던 ‘먼지’의 꿈

    [이주일의 어린이 책] 강철처럼 강해지고 싶었던 ‘먼지’의 꿈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것/오진희 지음/김재홍 그림/내인생의책/60쪽/1만 5000원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는, 아주 작은 티끌인 ‘먼지’가 있다. 먼지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의미 있는 것이 돼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다.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용기를 갖고 오랜 시간을 인내했다. 먼지는 흙이 되었고 강철도 되었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세상에서 가장 힘센 ‘강철 무기’가 됐다. 강철 무기가 된 먼지는 지배자들이 시키는 대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했다. 포탄을 펑펑 쏘아 대며 눈에 보이는 것들을 모두 파괴했다. 전쟁의 도구가 된 것이다. 먼지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세상을 바꾸는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존재가 됐다고 자부했다. 자신이 다가가면 모두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도시에 있는 것들은 모두 쓸모없는 것’이라며 우쭐대기도 했다. 그런데 새도 나무도 바람도 세상의 모든 것이 그를 피해 도망가고 미워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돌멩이를 던졌다. 먼지는 회의했다. 진짜 자신을 되찾고 싶었다. 고장이 나 고철더미 속에 버려지면서 먼지는 비로소 평안을 되찾았다.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다. 먼지는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훌륭한 일은 사랑하는 마음을 널리 전파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용기는 힘이 센 것이 아니라 아무리 작아도 내 생각과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진실도 알게 된다. 보잘것없는 먼지는 가장 힘센 강철 무기가 됐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왜일까. 내 마음이 외치는 ‘정말로 훌륭한 일’을 듣지 못하고 주변에서 ‘옳다’고 주장하는 일에만 매몰돼서다. 또 진짜 마음과 생각을 잊어버린 채 힘센 것이 되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최고만을 향해 달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먼지의 성장 과정을 통해 의미 있는 삶, 훌륭한 일, 용기, 행복 등 삶에서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평화란 무엇인지,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정한 ‘최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힘이 세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과정에서 생명과 존엄성,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그림동화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北 비핵화 진전땐 주한미군 주둔 감축”…케리, 美 국방부와 상황 인식 ‘엇박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이뤄지면 주한미군 주둔 수요를 감축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 국방부가 예산 감축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은 줄이지 않겠다고 확인한 상황에서 외교 수장이 나서 상황과 맞지 않은 발언을 해 일을 더 꼬이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케리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다음 몇 주, 몇 달간 상황이 발전해 회담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은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미 간 대립으로 6자회담이 수년간 교착상태인데도 조만간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이 국제사회에 동참하기를 원한다면 그 방법을 북한이 알고 있다고 말해 왔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논의할 준비가 된 뒤 대화에 복귀하고 비핵화 등에서 진전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위협 자체가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 지역에서의 미군 주둔 수요를 감축하는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군 감축을 언급한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인 케리 장관이 벌써 여러 차례 실언을 해 ‘가벼운 입’이라는 지적을 받는 데다가, 중동 문제에 매몰돼 아시아를 잘 몰라 실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케리 장관의 발언에 우리 정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불끄기’에 나섰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케리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조속히 비핵화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의미”라며 “주한미군 감축은 먼 훗날 비핵화가 실현되는 국면에서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석방한 것을 계기로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 “북한 태도에 큰 변화가 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며 “미 당국자들도 현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파울을 전격 석방한 것에 대해 아무런 대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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