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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성역 없이 적폐 규명해야” “국민소통 없인 정쟁도구로 변질”

    문재인 정부 6개월 특별좌담에서 가장 논쟁이 뜨거웠던 주제는 ‘적폐청산’이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6명의 서울 자치단체장들은 사회자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쉼 없이 저마다의 소신과 논리를 펼쳤다. 구청장들은 적폐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총론에는 모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였다. 전·현 정권, 여야를 막론하고 엄격하고 공정하게 법의 잣대를 적용해 엄벌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라는 주장과 진실은 밝히되 용서와 화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정치 보복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의견, 인적 청산에 그치지 말고 적폐를 낳은 구조적 시스템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 등 다양하게 갈렸다. 한반도에 안보 위기를 드리우고 있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법을 주로 제시했다. 민간 교류 활성화를 통한 긴장 완화를 병행하자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했다.[적폐 청산] →요즘 적폐청산이 이슈다. 야당 등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놓고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정원오: 적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 하지만 죄를 묻는 방식은 현명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 종식 뒤 1994년 집권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어 백인들이 흑인들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진상은 밝히되 잘못을 고백한 백인들을 사면해 줌으로써 흑인과 백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용서와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우리도 적폐의 진실은 규명하되 처단이 아닌 화해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도 적폐는 수도 없이 나올 텐데 그때마다 다 처단해야 할까. 거듭 말하지만 전 정권의 선거·정치 개입 등 불법·부정 진상은 명백하게 규명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풀이·복수·보복 같은 쓸데없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선, 용서를 구하면 화해하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 방식을 지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이창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현재 새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다. 적폐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적폐가 만천하에 민낯을 드러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과거처럼 정치적 타협과 용서, 화해, 이런 식으로 했을 때 과연 1년 전 광화문의 촛불민심을 담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대나무가 성장할 때 매듭을 짓는 이유는 끊임없이 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지금 해야 할 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똑같이 준엄한 법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을 구현하는 길일 것이다. 전직은 물론 현직 대통령도, 9급 공무원도 예외일 수 없다. 이것이 지금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할 대한민국의 운영 원칙이라고 본다. -김영배: 9급 공무원이든 대통령이든 같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선 당연히 옳다. 하지만 다함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법치주의로만 해결하려 하면 ‘공급자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칼자루를 쥔 공급자가 수요자인 시민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법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를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국민 신뢰와 합의다.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려면 국민 신뢰와 합의, 이런 사회적 자본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고 법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된다. 다만, 이와 병행해서 정치 보복 등 여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해소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과의 소통이나 신뢰 구축이 없다면 적폐청산은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법치주의도 도전받을 수밖에 없다. 적폐를 청산하면서 그런 사회적 자본을 공고히 다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성수: 어느 정권이든 정권 초엔 사정을 한다. 손봐 주기, 정치 보복 같은 이야기는 항상 반복적으로 제기되며 정권에 부담이 됐다. 적폐청산은 사회적 대타협, 민주주의 복원, 공공성 회복 등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업이다. 새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다. 정권 초에만 잠깐 하다 말거나 적폐청산 잣대를 상대방에게만 들이대고 나에게 들어온 잣대는 피하려 한다면 실패하고 만다. 새로운 시대도 열지 못한다. 적폐청산은 무엇보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 정권뿐 아니라 현 정권도 공적 권력을 사적으로 악용하거나 이익을 위해 활용하면 전 정권과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한다. 내부 적폐를 도려내려고 하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적폐청산이 사람을 청산하는 수준에 그쳐서도 안 된다. 그런 적폐를 만들게 되는 구조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불법 사찰을 원천봉쇄하는 국정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다양한 개혁을 법적·제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개혁이 병행돼야 국민들이 과거의 악폐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받아들일 것이다. 동일 기준 적용과 시스템 개혁, 이 두 가지 기준을 견지해야 국민들과 함께 적폐청산을 해나갈 수 있다. -김영배: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 혁신이 핵심이다. 민주주의는 큰 틀에서 보면 정부, 시민, 시장, 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시민 측면에서 보면 언론 등 공론의 장이 중요하다. 공론의 장에서 사회적 대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부 혁신도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이 부분이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이라고 본다. -이성: 많은 반대 세력들이 날이 갈수록 옛날 정치 검찰과 지금 검찰이 뭐가 다르냐고 따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이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하면서 전 정권을 때려잡았듯, 지금도 그런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댓글, 이건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히 형성돼 있다. 그것을 청산하는 걸 정치 검찰이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정 구청장의 말처럼 진실을 밝히는 데 머뭇거려선 안 된다. 끝까지 추적해서 밝혀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만 적폐청산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선 안 된다. 앞서 말한 국정원 댓글, 대기업과 권력의 결탁 등 국민 공감대가 확실한 것들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김우영: 지금 검찰 수사는 정권 차원에서 플랜을 짜서 기획한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음모와 공작을 펼쳤다. 그들이 한 것을 현 정권도 할 것이라고 상정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행위다. 전직 대통령이라면 안보·경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공론에 기여해야지 묻지도 않은 자기 변론에 급급해선 안 된다. -정원오: 여론은 늘 바뀐다. 적폐청산이 인적 청산 문제로 비쳐지면 여론은 바뀌기 쉽다. 그게 우려된다. 진실은 꼭 밝히고, 인적 청산이 아닌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김우영: 아니다. 인적 청산 없는 제도 개선은 어렵다. -이성: 우리 사회는 광복 이후 지금까지 언제나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김우영: 맞다. 가해자가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이성: 이번에는 용서를 하더라도 피해자가 용서해야 한다. 진실을 다 밝히고, 피해자인 국민들 사이에 용서를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처럼 가해자가 피해자를 용서하는 역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이창우: 이야기가 좀 빗나간 것 같다. 용서가 초점이 아니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 인식이 핵심이다. 차 구청장께서 말씀을 잘하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를 하되 논란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역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이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 정권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저지른 국정원 댓글 등 정당하지 못한 활동들에 대해 청산을 해나가고 있다. 적폐의 주역 중 주역인 국정원을 개혁하고 있는데, 비단 국정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정원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돈을 대 준 전경련도 국정원 못지않은 주역이다. 전경련이 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버이연합 같은 단체가 활동하지 못했다. 기업의 뒷돈이 있었기에 적폐가 생겼다. 국정원 적폐는 바로잡아 가고 있는 듯한데 전경련의 적폐청산에 대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북핵, G2 등 세계질서 속 해결 모색… 남북교류 활성화해야” [북핵] →역대 정권들이 북한과 대화도 해보고 제재도 해봤지만 결국 북한은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있을까. -김우영: 우선적으로 북핵 폐기 같은 높은 수준의 목표보다는 낮은 단계의 신뢰 회복 조치가 중요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한반도에 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한·미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해 상호 회담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른바 ‘쌍중단’이다. 일단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핵 종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풀리지 않는 걸 얘기하면 아예 풀리지 않는다. 위기가 확대되는 걸 우선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평화적으로 바꾸려 한다. 그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문화적으로도 북한과의 교류를 주도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 -정원오: 미·북 수교, 북핵 폐기·동결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건 미국의 힘이다.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면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때 국회 연설에서 북한은 미국의 따뜻한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라 지옥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는데, 미국과 손잡으면 북한도 남한과 같이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북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민간뿐 아니라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서울·평양 간 경평축구 등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 간 연계도 필요하다. 안보의식을 강화하되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에 대한 움직임을 해야 한다. -김영배: 중국이 ‘G2’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북핵·미사일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제는 미국이 북한을 직접 다뤄야 하는 국면에 이르렀다. 세계 질서는 19세기 말 수준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프랑스 등 유럽도 정치적 변동을 겪고 있다.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에 나섰다. 경제는 물론 세계 질서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통해 생존하고 싶다는 욕구를 넘어 유동적인 세계 질서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미국이 국익을 위해 주로 대하는 국가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다. 그런 틀에서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G2에 대해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 이런 프레임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동북아 역내 새로운 다자주의 대화의 틀을 만들어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남북한 주민이 다양하게 교류 협력해야 한다. 국가 수준이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국 간 관계는 다양한 주체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데, 협력·교류 시스템이 없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창우: 북핵과 관련해선 현 개발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을 1단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처음부터 국제 사회가 북한을 상대로 지금 당장 핵을 폐기하라고 하면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북핵 폐기가 맞다. 하지만 한꺼번에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핵을 동결시키는 게 단기적 목표가 돼야 한다. 이후 모든 국제 사회가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 -이성: 전 세계, 특히 서방 진영에서 북한이 실제 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선택이다. 북한이 서방세계와 화해하고 미국과 수교하면서 그 대가로 핵을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핵 보유 상태에서 미국과 대화를 하려 할 것이냐, 두 선택지를 놓고 봤을 때 북한은 핵을 가진 채로 북·미 수교를 하자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공식·비공식 대화의 창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역대 정부의 과오 중 하나는 개성공단을 더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인건비로 연간 북한에 흘러간 돈이 600억원인데, 그 정도로 핵 개발을 하지는 못한다. 개성공단은 북한에 자본주의 경험을 제공했을뿐더러 남북 간 대화의 창이었다. 당초 계획대로 개성공단 규모를 키웠다면 북한이 핵 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차성수: 세 가지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첫째는 세계 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둘째는 9년 동안 남북 소통 라인이 다 끊어졌다. 국정원, 통일부 어디에도 소통 라인이 없다. 신뢰 있는 소통 라인을 복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셋째는 북한이 1990년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핵을 가지려 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핵 하나를 갖고 버텨 왔다. 단순히 남북 간 문제로 풀 수 없다. 미국과 북한, 세계 질서 속에서 풀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 전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을 막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6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펼쳐 온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은 무모하고 우발적인 도발, 확전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비핵화·평화’ 원칙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이 30년 가까이 판을 키워 왔으면 이제 정리할 때가 됐고, 원칙을 갖되 조급하게 빨리 해결하는 걸로는 안 된다. 북한과 직접 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도 만들어야 한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같은 기간 열리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을 유예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국정원 특수활동비, 감사 시스템 절실하다

    검찰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의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과 자택을 어제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액수와 성격에 차이가 있으나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다른 의원들의 실명까지 나도는 상황인 만큼 수사는 여야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내년 정부 예산안 가운데 국정원이 국방부와 통일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4개 기관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직접 기획하고 조정한 금액이 1905억여원에 이른다는 참여연대발 주장에서부터 검찰의 특활비가 매년 법무부에 건네졌다며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선 한국당 주장까지 얹어진 형국이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논란은 사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경상경비 등으로 사용되는 5000억원가량의 국정원 본예산과 4000억원 남짓 기획재정부 예산으로 편성된 예비비는 그나마 얼개가 드러나 있으나 국정원 활동의 실질적 ‘실탄’이라 할 특활비는 사실상 국정원 외에 19개 정부 각 부처 및 기관의 특활비 속에 은닉돼 있어 실태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지만 이 또한 어림짐작일 뿐이다. 이 특활비는 예산 편성 때 국정원법에 따라 총액만 기재할 뿐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누구도 확인할 수 없음도 물론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들도 대부분 이 ‘음지의 예산’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권 때마다 되풀이되는 국정원 특활비 논란은 이제 한 매듭을 지어야 한다. 두 갈래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특활비 유용에 대한 사법적 단죄다. 특활비를 사적 용도로 착복한 경우 지위고하나 정파를 불문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과거 ‘통치자금’이라는 미명 아래 권력 기반을 다지는 데 사용된 검은돈의 적폐도 이제 끊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단 지난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그 이전 정부의 그릇된 관행도 파헤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정치 보복 논란과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갈래는 제도 개선이다. 국정원 예산을 지금처럼 계속 음지에 놔둬서는 안 된다. 안보 차원의 정보 수집 등을 위해 기밀이 우선돼야 하는 만큼 예산 편성에서는 비공개 원칙을 견지하더라도 사용 내역 결산과 감사는 반드시 강화해야 한다. 때맞춰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기조 아래 국정원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야당도 논의에 적극 임하기 바란다. 2006년 정보감찰관 신설을 골자로 국정원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정원법 개정안을 마련해 당시 여당에 강도 높게 촉구했던 주인공이 한국당 전신 한나라당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文, 이르면 내일 홍종학 임명

    전병헌 후임도 이번 주초 매듭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21일 홍 후보자를 중기부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20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국회 산자위가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논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장병완 국회 산자위원장은 19일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20일 전체회의는 열지 못한다. 현재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는 야당의 협조를 기대하며 홍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야당을 더 자극했다간 여야가 예산안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에서 홍 후보자 문제가 예산 심의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일을 지정한 것은 기일 내 청문보고서를 재송부해 주지 않으면 어찌 됐든 임명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며 “이젠 어쩔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구성은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늦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최장 기록은 김대중 정부 때의 174일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200일을 넘기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홍 후보자 임명 강행 시 예산, 법안이 줄줄이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지만 임명을 강행하지 않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자진 사퇴한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후임 인선을 이번 주초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산, 법안 문제로 국회에 협조를 구할 것도 있고 동남아 순방 결과도 여야 대표들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정무수석의 공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미국은 북한을 모른다, 그때도 지금도

    미국은 북한을 모른다, 그때도 지금도

    “美, 北 현실 모르고 전쟁 위협 발언” 브루스 커밍스의 ‘미국을 향한 비판’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브루스 커밍스 지음/조행복 옮김/현실문화/416쪽/2만 5000원“인천상륙작전 등에서 한·미 장병은 함께 싸웠고, 함께 죽었고, 함께 승리했다.” 얼마 전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들춘 말이다. 그 동맹, 유대의 언사와 달리 한국전쟁은 미국과 거개의 미국인에게 ‘잊혀진 전쟁’이다. 그 잊혀짐이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의도된 기억상실’을 함축한다. 한국전쟁 중 한국인 사망자는 300만명에 달하고 최소한 절반은 민간인이었다. 태평양전쟁에서 사망한 일본인이 230만명이었음을 볼 때 가공할 수준이다. 그래서 혹자는 ‘20세기 저질러진 가장 파괴적인 전쟁’으로 여긴다. 그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동북아 역학 관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그런데도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남아 있어야 할까.‘과거사의 직시는 건전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다.’ 책은 그 평범한 명제를 입증하듯 한국전쟁의 실상을 샅샅이 파고들어 ‘잊지 말자’고 강조한다.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총정리판’이다. 내전 성격을 부각시킨 전쟁 발발의 배경부터 참사의 실태, 그리고 미국에 대한 경고까지 주장이나 저술 내용이 종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주목할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었던 2010년 미국에서 출간됐던 책은 최근 북핵 위기 고조 속에 국내에 뒤늦게 번역, 발간됐다.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내전을 불러온 사회적, 정치적 기원을 1930년대 일본의 식민통치기까지 확장한 점이다. 일제강점기 ‘저항세력’과 ‘부역세력’ 사이에 벌어졌던 대립의 부각이다. 한국인 중 일부는 항일운동에 참여하고 다른 일부는 일본에 협력했다. 수많은 한국인이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일본의 방대한 산업화와 전시 동원 노력에 복무해야 했던 1935~1945년 10년 동안 평범한 한국인이 겪은 경악스러운 혼란에 그 뿌리가 있다고 본다. 잘 알려진 대로 만주에서 격렬한 유격대 투쟁을 벌였던 이들은 이후 북한 지도부의 핵심 계보를 형성했다. 반면 미국은 소련 주변부에 자생 가능한 정권을 배치하기 위한 ‘대(大)초승달’ 전략에 따라 일본의 산업을 부흥시켰고 남한을 이에 연결시키는 시도를 했다. 그 갈등이 거대한 규모로 폭발하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했음에 주목한다. 북한 지도부가 강조하는 항일 경력은 여전히 북한의 정치적 정당성 유지·강화에 활용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커밍스는 경고한다. “1950년 6월 25일이라는 시점과 3년간의 전쟁이라는 현상에만 치중하는 것은 북한 체제와 지도부를 이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전쟁기 미국이 북한에 퍼부은 폭탄은 63만 5000t에 이른다. 2차대전 중 태평양전쟁 구역 전체에 투하한 50만 3000t보다 많은 규모다. 북한 22개 주요 도시 중 18개는 최소한 50%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등 북한 도시와 마을이 40~90%까지 파괴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 공습과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커밍스는 이렇게 쓰고 있다. “국방부 검열관들이 폭격의 끔찍한 현실을 미국 국민이 모르도록 감추었다.” 하지만 공습과 그로 인한 피해의 경험은 북한에 건설된 ‘유격대 국가’의 탄생에 일조했다고 본다. 북한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이 경험에 대해 거듭 교육받지만 미국인들은 이에 관해 거의 모르고 있는 게 실상이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힌 대목이 눈에 띈다. “그런데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를 맛볼 것이라고 위협했고 존 매케인은 ‘절멸’이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을 향해 미국인이 썼다.” 역시 커밍스는 말미에서 칼끝을 미국의 이해 부족과 망각으로 겨눈다. 한국전쟁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고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로 발돋움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전쟁은 미국이 해외에 800여개의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국내에 대규모 상비군을 갖춘 영원한 안보국가가 되게 한 계기로 평가된다.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출현하게 된 결정적인 단초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전쟁, 버려진 전쟁이었다”고 역설한 커밍스는 이런 경고의 말로 매듭짓는다. “미국인은 그 전쟁을 장악하고 이기려 애썼지만 승리는 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갔고 전쟁은 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한 가지 주된 이유는 미국인이 적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의정 포커스] 김호진 서대문구 의장 “내년 구의회 연희동시대… 구청과 가까이서 소통”

    [의정 포커스] 김호진 서대문구 의장 “내년 구의회 연희동시대… 구청과 가까이서 소통”

    “내년에 서울 서대문구의회의 현저동 시대가 저뭅니다. 잘 매듭짓고 새롭게 시작해야지요.”내년 서대문구의회 자리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이 들어선다. 지난 14일 만난 김호진(더불어민주당) 서대문구의장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임시정부기념관과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문 등을 연결한 독립운동 유적 클러스터 조성에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서대문구의회는 구청이 있는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 의장은 “국내 최초로 임시정부기념관이 생기게 된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선배 의원들, 우리가 생활을 했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의정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대문구청과 의회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구청과 가까워지는 만큼 더 유기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에 대해 “좋은 정책 동반자”라고 평했다. 그는 “문 구청장과 함께 선거를 치렀고 임기를 함께했다”며 “집행부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 잘할 수 있게 판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6대, 7대 재선의원으로 7대 전반기 운영위원장을 거쳐 후반기 의장에 올랐다. 재임 기간 동안 가장 기억나는 일을 묻자, 초선 시절 국가 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경험을 꺼냈다. 김 의장은 “상당수 보훈 단체 성격이 보수적이라 그런지 진보 성향의 의원이 그런 법안을 발의했다는 것에 보훈 단체에서 고마움을 전했다”며 “국가 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여야를 떠나서 존중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힘과 부로 억압해선 평화 못 이뤄… 탈성장·탈성직·탈성별 지향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힘과 부로 억압해선 평화 못 이뤄… 탈성장·탈성직·탈성별 지향

    한글날인 지난달 9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 교정과 강의실마다 각양각색의 교회와 개신교 단체 130곳이 부스를 차려놓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모두 일반인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작은 교회와 단체들. 이른바 대형 교회가 아닌, 초대 교회 본연의 의미를 되살리자는 소규모 교회들의 결집이었다. ‘작은 교회 한마당’. 2013년부터 ‘작은 교회 박람회’로 매년 열려오다 올해 5회째를 맞아 ‘한마당’이란 타이틀로 바꿔 열렸다. 그 파격의 행사를 주관해온 건 바로 개신교 초교파 단체인 생명평화마당이다.생명평화마당. 그 모임의 시작은 2010년 부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4대강 문제며 환경 파괴, 남북관계 경직이 일반인의 최대 관심사였을 때였다. 평신도, 목회자, 신학자 800명이 모여 이른바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했다. 그리스도교 복음의 핵심은 바로 생명과 평화임을 만천하에 천명한 개신교계의 역사적인 사건이다. 그 선언의 정신을 이어 가자며 발족한 게 생명평화마당이다.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방인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김경호 예수살이 총무가 주도했다. 그 태동 모델은 독일 평신도들이 해마다 개최하는 ‘교회의 날’이다. 매년 주요 도시를 바꿔가면서 여는 이 행사는 평신도와 교회들이 모여 독일의 첨예한 이슈와 현안에 어떻게 대응하고 헌신해야 할지를 토론하고 해법을 찾아내는 종교적 행사로 널리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지역사회와 사회 전체를 위해 헌신의 몸짓을 결집하는 자리로 유명하다. 생명평화마당은 독일 ‘교회의 날’을 모델로 삼았지만 조금 차별화된다. 바로 한국교회가 섬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자성의 단체라는 것이다. ‘기독교 성서에서 이야기하는 생명평화의 바른길을 제시하자.’ 처음엔 주로 환경 파괴와 한반도 갈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선언하는 목회자, 신학자, 활동가들의 연대로 시작했다. 하지만 사회적 목소리에 가려진 생명과 평화의 길을 다시 보게 됐고 그래서 2013년부터 시작한 게 ‘작은 교회 운동’이며 그 실천적 행사가 바로 작은 교회 박람회다. ‘작은 교회 운동’이란 무엇일까. 한마당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성장·대형화에 대한 경계와 함께 작음의 성서적 의미를 입에 올렸다. “힘과 부의 크기로 억압한다고 해서 평화가 이뤄지는 게 아니지요.” “낮은 곳에서 섬김으로 모든 다양성을 존중할 때 평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스도인이라면 구체적으로 지역사회를 어떻게 섬길지를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그 말마따나 생명평화마당의 ‘작은 교회 운동’은 세 가지를 지향한다. 바로 탈성장과 탈성직, 탈성별이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를 이제 탈피하자는 것이다. 교회가 너무 성직자 중심인 상황에서 신도들이 맹종하게 된다는 교회 현실의 개선도 담고 있다. 여기에 교회 내 각종 차별로 신음하는 신도들의 고충을 듣고자 한다. 교회의 규모는 복음의 본질에 가깝게 갈수록 작은 공동체가 돼야 하며 작은 공동체가 돼야 이 세 가지를 모두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마당을 다녀간 인원은 줄잡아 3000명에 이른다. 그 방문객 중에는 스님과 천주교 신부, 원불교 교무 등 이웃 종교 성직자뿐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대거 눈에 띄었다. 초종교 행사로 번지는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그 ‘탈경계’와 작은 교회들의 이례적인 만남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다양한 목회를 하고 있는 교회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어요. 나 자신이 너무 편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했습니다.”(윤철구씨·52) “우리 교회만 색다른 목회와 신행을 하는 줄 알았는데, 지향점이 다른 작은 교회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목회와 교회 형태는 달라도 모두 식구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심정희씨·48) ’박람회는 보여주고 알리는 행사지만 한마당은 전시가 아닌 실질적인 나눔과 연대의 시작입니다.’ 생명평화마당의 새 전환이란다. 지금까지의 작은 교회들의 연대는 이제 지역과 범종교의 차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작은 교회 박람회’ 행사를 연 1회의 모임에서 지역에서 수시로 열리는 작은 교회 연합 행사로 바꿀 계획이다. 우선 내년에는 부산, 광주, 대전, 전주에서 소규모 한마당 행사를 잇따라 열겠단다. 그 종착점은 결국 종교 간 교류를 통한 종교 역할 다지기로 매듭지어질 것 같다. kimu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오산백년시민대학을 아시나요

    [자치단체장 25시] 오산백년시민대학을 아시나요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쉽게 학습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은 교육도시 경기 오산을 계속 진화하게 만드는 기폭제다. 진화의 또 하나의 결실이 지난 9월부터 운영되는 ‘오산백년시민대학’이다.15일 오산시에 따르면 오산백년시민대학은 ‘100년을 바라보고 사람을 가꾸는 시민을 위한 대학’, ‘100세까지 학습을 통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마을을 캠퍼스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일본 시부야대학과 닮은 점이 많다. 지난달 24일 시부야대학과 평생학습 활성화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오산시민대학은 6개 주민자치센터와 민·관·산·학의 유휴공간 250여곳을 캠퍼스로 활용, 물음표와 느낌표 학교를 운영한다. 물음표 학교는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물음과 궁금증이 교육과정이 된다. 학습살롱(인문·민주시민·공동체교육 등), 주문하면 찾아가서 교육하는 런&런(Run&Learn, 건강스포츠·취미와 여가·언어·음악 등), 물음표 교육과정(취업연계 자격·경력단절여성 대상 과정 등) 등이다. 교육과정은 시민들이 인터넷 등으로 신청하면 시에서 검토 후 전문강사를 배치해 교육을 진행한다. 시는 각 분야 전문강사 300여명을 확보했다. 강사가 부족하면 지역 대학·혁신교육지원센터·민간평생교육시설 등에서 지원받는다. 느낌표 학교는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50세 이상 시니어의 2년 과정으로 50명 정도의 소수 정예로 교육, 관련 분야 리더로 양성해 강사 등으로 활용한다. 시민들의 호응은 높았다. 접수 결과 1차(8월 21~25일)에는 46개 강좌에서 408명이, 2차(9월 18~22일 신청)에는 19개 강좌에서 198명이 신청했다. 1차 강좌는 평균 경쟁률이 1.4대1이었다. 문화예술 분야 가운데 ‘코바늘 어디까지 떠봤니?’ 강좌는 5명 정원에 31명이 접수해 6.2대1, ‘올해 안에 매듭짓자’ 강좌는 3.2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코스콤 사장 인선 잡음… 노조 “적폐 정부 출신”

    한국거래소가 정지원 이사장의 취임으로 인선을 매듭짓자 자회사인 코스콤 수장 인사로 잡음이 옮겨가고 있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사장이 탄생할 전망이지만, 코스콤 노조는 13일 내부 인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깜깜이 적폐 사장’이 문제라며 사장 재공모를 요구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명의 코스콤 사장 지원자 중 코스콤 출신 3명이 서류를 통과해 20일 면접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정지석 전 코스콤 정보본부장, 전대근 전 코스콤 전무, 이제훈 전 삼성증권 전무가 면접에 올랐다고 알려졌다. 이 중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인 정 전 본부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출신이지만 20년 전 몸담았던 인물이거나 적폐정부 시절에 개인 비리로 임기 중 중도 사퇴한 사장에게 충성을 다했던 인물들이 포함됐다”며 “사장을 재공모하고 선임 기준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오는 23일 신임 사장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시시포스의 형벌과 3축체계/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시시포스의 형벌과 3축체계/박홍환 정치부 전문기자

    지옥으로 떨어진 한 인간이 있다. 그에겐 감당 못할 형벌이 내려졌다. 무거운 바위를 험한 산 위로 올려놓는 벌이다. 천신만고 끝에 바위를 굴려 산 위로 올려놓았으나 바위는 다시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은 이렇게 시작됐다.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내가며 바위를 올리면 곧바로 굴러떨어지고, 또 힘을 내 밀어올리면 또다시 나락으로 굴러내려가는 지긋지긋한 일상이 계속됐다. 어쩌면 지금도 그는 지옥불 속에서 바위를 밀어올리고 있을지 모르겠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의 형벌은 종종 부조리한 인간에게 내려진 피할 수 없는 업보로 표현되곤 한다. 시시포스는 굴려 올린 바위가 떨어져 내릴 줄 알면서도 굳세게 바위를 밀어올린다. 무모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언젠가는 산 꼭대기에 바위를 올려놓을 수 있으리란 희망이 시시포스에게 없었다면 그는 그대로 주저앉았을 것이다. 그 희망이 그에게 내려진 형벌인 셈이다. 한국형 3축체계가 꼭 우리 어깨에 떨어진 시시포스의 형벌과 같은 꼴이다.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이른바 한국형 3축체계만 완성되면 북한 핵·미사일 문제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 모든 안보현안이 해결될 수 있다는 착각의 오류에 빠져 3축체계 구축에 매달리고 있다. 그제 청와대에서는 한·미 정상간 수십억달러가 넘는 미국산 첨단전략자산 구매 협의가 테이블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선심 쓰듯 승인 얘기를 꺼냈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체 방위력이 커질 수 있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측과 핵추진 잠수함은 물론 첨단 정찰기인 E8 조인트스타스 등의 구매 또는 공동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또다시 수조원 아니 수십조원을 쏟아부을 판이다. 그렇잖아도 47개 전력을 실전 배치하는 데 57조원 이상을 배정해 놓고 3축체계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추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게 됐다. 그렇게 해서라도 3축체계 구축이 끝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최근 만난 한 군사전문가는 “3축체계를 100% 완성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우리가 3축체계에 매달리고 있는 동안에 북한이 가만히 있을 리도 만무한 데다 무기체계라는 것이 유기체처럼 계속 업데이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어느 특정 시점에 ‘완성’을 선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 말기 국방부는 3축체계 구축 시점을 2020년대 중반에서 2020년대 초반으로 2~3년 앞당겼다. 전작권 조기 전환을 공약으로 내세워 밀어붙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 또한 그 ‘조건’에 해당하는 3축체계 구축을 속히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노골적으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다층 요격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SM3 대공미사일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3축체계를 안보 현안 해결의 만능 키로 여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섶을 지고라도 불속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3축체계 구축 또한 그런 명분하에서만 유효하다. 하지만 근거 없는 기대감만으로 국민을 호도해선 안 된다. 국민은 시시포스가 아니다. stinger@seoul.co.kr
  • 백남준 아트·정선아리랑 축제… ‘문화올림픽’ 세계에 심는다

    백남준 아트·정선아리랑 축제… ‘문화올림픽’ 세계에 심는다

    ‘강원도 문화 향기를 세계 속에 알려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알리는 문화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져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평창과 강릉, 정선으로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선수단 환영(2월 4일)부터 대회 폐막 행사(3월 18일)까지 곳곳에서 무료 행사가 열린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을 주요 무대로 하고 전국 모든 도시가 공연과 관람 무대가 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개최 도시를 주요 축으로 전국을 동계올림픽 무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벌써 G-100을 전후해 다양한 붐업 이벤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대회가 열리는 새해 2월 초부터 진행될 주요 공연 준비로 분주하다.7일 현재 동계올림픽의 주요 무대가 될 평창과 강릉, 정선은 각종 문화행사 준비로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다. 우선 올림픽 기간 동안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개폐회식장 주변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행사가 다채롭다. 플라자 내에선 문화ICT관과 전통문화관, 전통문화체험존, 거리응원이 가능한 라이브사이트, 메달플라자 등이 대회 기간 상설 운영된다. ●선수촌 광장서 선수들과 마당놀이극 문화ICT관에서는 대한민국 근현대 작품 전시와 축하공연 등 소규모 공연, 백남준 미디어아트 실내 전시, 정보통신 관련 체험·전시, 벽화로봇 야외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전통 한옥 형식으로 만든 전통문화관에서는 나전장, 매듭장, 침선장, 옹기장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기능장 시연이 펼쳐지고 가야금 병창, 생황 연주, 판소리 등 예능장들의 소공연도 열린다. 또 전통문화체험존에서는 나전칠기, 한지공예, 민화 그리기, 단청 그리기 등 한국의 전통 민속문화 체험과 강릉관노가면극, 고성오광대, 봉산탈춤 등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초청공연이 선보인다. 라이브사이트와 메달플라자에서는 경기 내용이 중계되거나 메달시상식과 함께 공연이 펼쳐져 관람객들을 즐겁게 한다. 평창올림픽플라자 인근 세계음식문화관에서는 세계 유명 음식도 맛볼 수 있다. 경포호수가 눈앞에 펼쳐지고 아이스아레나 등 주요 빙상경기장들이 병풍처럼 들어선 강릉시 교동 강릉올림픽파크도 올림픽 문화행사가 펼쳐질 주 무대다. 이곳에서는 거리응원이 가능한 라이브사이트와 관람객들에게 볼거리 및 참여형 문화 콘텐츠를 제공할 오픈스테이지,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이 펼쳐질 강릉아트센터가 중심이 된다. 라이브사이트에서는 대형 스크린 경기 생중계와 응원전, 플래시몹 등 특별무대 공연, 전문공연팀이 펼치는 거리예술공연, 아이스링크를 활용한 동계종목 체험, 전국 대표 문화 전시 등이 이뤄진다. 오픈스테이지에서는 각종 퍼레이드와 한복 플래시몹 등 거리예술공연이 열린다. 대공연장(1000석), 소공연장(400석), 전시실(3개실)을 갖춘 강릉아트센터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 문화행사와 국립발레단 등 국립극단 위주의 공연이 펼쳐진다. IOC 총회 개회식 문화공연에서는 쇠를 들고 가락을 쳐서 여러 신을 불러 잡귀를 물러나게 한다는 진쇠춤과 여성 무용수들의 경쾌한 장구 장단과 통일된 움직임으로 신명을 더하는 장구춤, 번영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며 백성과 임금이 다 함께 춤을 추는 신태평무 등이 펼쳐져 한국의 문화와 멋을 세계인들에게 한껏 뽐낸다. 이 밖에 평창과 강릉 선수촌 야외광장에서는 IOC 환영의식 및 참가 선수들과 하나된 퓨전 탈 마당놀이극이 펼쳐진다. 환영행사로는 취타대 연주와 어가행렬을 통한 선수단 입장은 물론 탈을 쓴 난장 퍼포먼스가 연출된다. KTX와 연계한 진부역에는 역 앞 임시시설에 올림픽 주제 유물 전시 및 알공예, 흑백사진, 동양화 등 명인 작품들이 전시되고 월정사에서는 심수관 백자 전시전이 열린다.●전국·해외 결연 지자체 공연도 풍성 대회 기간 전국 주요 관광 명소에서 올림픽 패밀리 팸투어가 실시된다. 평창(송어축제장), 강릉(월화거리), 정선(고드름축제장)을 비롯해 인천공항, 서울 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대전엑스포 스케이트장,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8곳에는 실시간으로 경기 중계와 공연 관람이 가능한 고정형 라이브사이트가 설치되고 전국 광역시 등 17곳에 이동형 라이브사이트 차량이 뜬다.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강원도가 마련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대회 기간 강릉원주대 해람문화관에서는 올림픽 테마공연이 열린다. 단오제, 설화 등 강원도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테마로 한 음악과 액션이 어우러진 난버벌공연으로 하루 1~2회씩 공연된다. 강릉아트센터와 올림픽페스티벌파크에서는 92개 전문단체가 113회에 걸친 공연을 선보인다. 주로 강원도립공연단과 강원도 내 문화예술단체, 전국 시·도 공연단, 해외 자매결연 지자체 초청공연들이다. ●대관령음악제 ‘특집 겨울 버전’도 마련 명품 클래식 대관령음악제가 올림픽 특집 겨울 버전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강릉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 등에서 펼쳐진다. 첼로의 정명화, 피아노 손열음, 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 등 국내외 저명 연주자들이 총출동한다. 클래식과 재즈, 국악 협연도 이뤄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정선아리랑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된다. 정선아리랑센터에서는 대한민국 아리랑 대축제가 열려 대한민국 아리랑과 함께 정선아리랑이 대회 기간 상설 공연된다. 강릉원주대에서는 주말마다 유명 케이팝 스타 초청공연도 열린다. ●평창·강릉·정선 54㎞ 손님 환영등 설치 체험·전시 프로그램도 알차다. 강릉 솔향수목원과 경포해변에서는 미디어아트 특별전과 설치민술전, 오륜 별빛 문화예술거리, 비엔날레전이 열린다. 평창, 강릉, 정선 개최 도시 곳곳에서는 54㎞에 이르는 올림픽 손님맞이 환영등(燈)이 설치되고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접경지역의 DMZ평화예술제, 원주의 윈터댄싱카니발, 강릉의 단종국장 재현과 인류평화기원 망월제, 대도호부사 행차 등이 펼쳐진다. 정선에서는 한·중·일 전통극공연, 학술포럼 등 문화교류행사도 열린다. 김광석 강원도 올림픽운영국 문화행사 주무관은 “강원지역 초·중·고교생이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참가국들과 문화를 교류하는 행사를 펼치는 등 다양한 계층이 우리의 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는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강릉·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유령 마을?…우주 지배하는 암흑물질 지도 나왔다

    유령 마을?…우주 지배하는 암흑물질 지도 나왔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유령의 동네일지도 모른다. 미국자연사박물관의 헤이든 플레네타리움 스페이스쇼 다크유니버스에서 만든 ‘우주의 암흑물질 지도’를 보면 그런 섬뜩한 생각이 든다. 이 암흑물질 지도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의 오늘의 천체사진(APOD)에 발표되었다.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제작된 이 암흑물질 지도는 우주에 분포하고 있는 암흑물질들이 연출하는 으시시한 우주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뿐더러 은하들이 왜 그렇게 빨리 도는지, 은하단 속의 은하들이 왜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중력렌즈가 왜 그렇게 빛을 강하게 굴절시키는지, 우주 속에 가시 물질이 왜 그렇게 분포하는지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 설명해주고 있다. 우주는 이 암흑물질의 중력으로 여지없이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위의 이미지에서 암흑물질은 검은 가닥들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우주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친숙한 일반물질은 주황색 매듭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암흑물질 지도 시뮬레이션은 실제 천문학적 관측결과와도 잘 부합한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는 은하만 해도 약 2000억 개 정도가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은하들의 총량보다 더 많은 미지의 암흑물질이 우주의 은하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만약 이러한 암흑물질이 없다면 우주의 은하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따라서 암흑물질이 은하의 진정한 수호자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암흑물질 지도는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중력렌즈 현상이란 천체의 중력이 빛의 경로를 휘어지게 하는 렌즈의 역할을 하는 현상으로, 중력이 클수록 이 현상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그런데 우주에는 암흑물질보다 더 섬뜩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암흑물질의 중력보다 더 막강한 중력을 휘두르고 있는 존재로, 바로 암흑 에너지란 존재가 우주를 지배하는 척력(반중력)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암흑 에너지로 인해 우리 우주가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 전 밝혀졌다. 이 놀라운 발견을 한 과학자들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 국립대 교수는 앞으로 1000억 년 후에는 지구가 속한 은하수를 제외한 우주의 모든 은하계가 사라져 버리고 인류는 결국 텅 빈 우주를 보게 될 것이며, 암흑 에너지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주는 갈수록 빠른 속도로 팽창을 계속한 끝에 결국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로, 우주 구성물질의 비중을 보면, 암흑 에너지가 7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암흑물질이 22%를 차지한다. 이 둘만 합해도 무려 96%다. 가시 물질이 나머지 4%인데, 그중 3.6%는 은하들 사이에 산재하는 가스이고, 관측 가능한 우주의 모든 것, 즉 모든 은하들과 그 안에 있는 모든 별들이 우주 '파이'에서 차지하는 양은 고작 0.4%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결국 우주의 운명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우주는 갈수록 유령의 동네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700만여원으로 7000m 고난도벽 초등, 아시아 황금피켈상 영예

    700만여원으로 7000m 고난도벽 초등, 아시아 황금피켈상 영예

    두 산악인이 700만원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황금피켈상의 영예는 지난 8월 파키스탄 카라코람의 시스파레 북동벽(해발 고도 7611m)을 초등한 일본의 히라이데 가스야와 나카지마 겐로에게 돌아갔다. 히라이데는 “시스파레 북동벽은 오랫동안 간직해 온 꿈이었는데 두 차례 도전 끝에 그 동안의 여정을 매듭지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과 중국, 일본 산악잡지 편집 책임자와 유명 산악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고난도벽의 신루트 개척이란 성과도 두드러지지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원정을 소화한 점이 수상 요인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의 총 원정 비용은 약 700만원으로 촬영기사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두 사람이 산악 영상을 찍으며 모은 것이라고 했다. 나카지마는 유럽 촬영 일정 때문에 이날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파키스탄 K2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트레킹 비용도 국내 여행사에서 일인당 600만원을 부르는 실정에 비춰도 고난도 벽 등정의 총 비용이 700만원대 밖에 들지 않은 것은 놀라움을 안긴다.마지막까지 경합했던 한국의 김창호, 안치영, 구교정, 이재훈 팀은 지난 6월 인도 히마찰프라데시 쿨루 산군의 다람수라 북서벽(6446m)에 신루트를 낸 것으로 유명하며 젊은 후배 산악인들을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여러 나라의 산악인들에게 귀감이 됐다. 한편 이 상은 알파인 스타일의 신루트 벽 등반을 추구하며 짧은 기간 안에 최대한 자연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등반하는 소규모 원정대가 수상하고 있다. 2006년 11월 아시아 산악문화 발전을 위해 월간 ‘사람과 산’이 제정했으며 프랑스 산악전문지 ‘몽따뉴(montagnes)’가 그해 최고의 등반팀에게 황금피켈을 수여하는 행사에 앞서 아시아 지역 등반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제10회 골든클라이밍슈도 시상했는데 천종원(21)이 영예를 차지했다. 중학 3학년 때 볼더링을 처음 시작해 단 6년 만인 2015년, 그리고 2017년 두 차례나 아시아 남성 최초로 IFSC 클라이밍 월드컵 볼더링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 산악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자연바위에서도 여러 루트를 개척하고 있는데 광주 무등산에 v14, v15급 볼더링 루트를 개척, 초등했다. 특히 이치미야 다이스케(일본), 왕청화(중국) 등 쟁쟁한 실력파들을 제치며 영광을 차지해 기쁨이 갑절이 됐다. 천종원은 “경기가 우선인 만큼 상에는 관심과 비중을 두지 않는 편인데 골든클라이밍슈는 선수로서 꼭 받고 싶었다”며 “그동안 후보에만 오르고 아쉽게 수상하지 못했던 상을 받게 돼 기쁘다. 내년에는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람과 산 창간 28주년을 기념하며 함께 시상한 각종 산악상 수상자는 제23회 한국산악문학상 소설 부문 양진채(‘그대 이름 부르리’), 시 부문 당선자 없음, 제17회 알파인클라이머상 코리안웨이 인도 원정대, 제17회 스포츠클라이머상 천종원, 제13회 환경대상 우두성 사단법인 지리산자연환경생태보존회 대표, 제2회 꿈나무클라이머상 정지민(온양 신정중 1학년) 전유빈(충남 거산초 6학년), 특별공헌상 박종석 한국화가, 박하선 다큐멘터리사진가, 김상훈 산악사진가 , 김상일(중국청도산악연맹), 우수클라이머상 김정덕, 서강호 등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지배층에 부림당한 조선백성의 ‘살아남기’

    지배층에 부림당한 조선백성의 ‘살아남기’

    모멸의 조선사/조윤민 지음/글항아리/440쪽/1만 8000원조선시대 양반집 아이들 놀이에 ‘벼슬 겨루기’인 종정도(從政圖)가 있다. 종이판에 여러 관직명을 써놓고 나무막대를 굴려 나온 수대로 말을 이동시키는 형식이다. 누가 먼저 최고 관직에 오를지를 겨루는 오락 도중 특정 관직에 오르면 그 관직의 실제 권한과 유사한 힘을 행사한다. 관직에 따른 권능 차이와 권력서열을 체득하면서 신분제를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이게 된다. 조선사회를 틀 짓는 관료체계를 아이들 놀이판에 그대로 옮겨 놓은 셈이다. 그렇다면 그 관료기구와 통치방식에 백성들은 어떻게 대응하며 살아 냈을까. 조선시대 사회상을 다룬 책들은 지배층 관료체제·통치시스템과 백성들의 삶을 구분해 접근해 왔다. 오랫동안 역사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양쪽을 연결시켜 조선시대를 살펴 신선하다.백성을 직업과 역할에 따라 농부·어부·장인·광부·상인·도시노동자·광대·기생·백정·노비 등 열 부류로 나눠 각 부류의 반응을 3개 키워드로 분석한 점이 도드라진다. 바로 순종과 적응, 선망과 상승, 기피와 저항이다. 통치정책과 제도, 피지배층의 일과 생산이라는 양자관계에 따라 국가의 현실과 미래가 결정됨을 보여 줘 흥미롭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통치·정책 실행에 따른 백성의 다양한 세상살이와 생존법이다. 농부·어부 편을 보면 농본정책과 민본정책의 실상을 노동력과 재정 확보에 연결하고 있다. 장인·광부 장에선 수공업·광업을 생계로 삼고 이를 자신들 삶의 양식으로 형성해 나간 추이를 훑었다. 농민에서 도시빈민층으로, 다시 고용노동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추적한 부분도 들어 있다. 부류마다 대표 일화를 이야기나 소설 양식으로 기술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일화와 사료에 얹어 풀어내는 백성들의 삶이 적나라하다. 광대 편에 소개된 ‘세조실록 34권’의 한 대목을 보자. “임금이 사정전에 나아가 나례를 구경했다. 술자리가 마련되고 집회가 시작됐다. 역귀를 쫓는 배우(광대)들이 잡희(우희)를 펼쳤다. 서로 문답하면서 관리의 탐오하고 청렴한 언행과 여염의 더럽고 소소한 일까지 들춰냈다.” 궁중연희에서 하층 광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드러낸다. ‘태종실록 22권’ 속 광부들의 실상도 눈에 띈다. “임금이 말했다. 사대하는 나라에 금, 은이 없을 수 없다. 서북면 태주, 경기 금주, 경상도 김해, 안동에 백은이 난다니 찾아 캐도록 하라. 백성을 동원해 힘들게 하는 것이 하찮은 일은 아니지만 금, 은 확보는 나라를 보전하는 것이니 하늘인들 싫어하겠는가.” 사대주의의 틈새에서 동원되고 희생된 노동자들을 살필 수 있다. 말미의 대목은 조선시대의 압축인 듯 보인다. “조선 지배층이 행사한 지배전략의 핵심은 백성 다수를 기존 법을 받들면서 윗사람에 얽매인 채 부림을 당하며 사는 항민(恒民)으로 만드는 데 있었다. 최소한 수탈당하고 살면서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윗사람을 탓하고 원망할 뿐인 원민(怨民) 부류에 묶어두려 했다. 지배층의 욕망이 더욱 과해지고 팽배한 이익 추구가 백성의 생존까지 빼앗으려 할 때 세상에 불만을 품고 뒤엎으려는 호민(豪民)이 되고자 하는 백성이 늘어났다.” 그 이미지는 이렇게 매듭지어진다. “오늘 이 시대의 물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배는 어디에 있는가. 배는 물과 함께 가고 있는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홍대표 페북에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 김태흠 “제명 위임 안해” 법적 대응 시사 서청원·최경환 제명은 사실상 힘들 듯 바른정당 통합파 “트럼프 방한 후 복당” 유승민 “보수통합과 다른 길 가는 것”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당의 상징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20년 인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 80일 만이며,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지 15일 만이다.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복당의 명분을 얻게 되면서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 2004년 3월 당 대표로 추대됐다. 이후 천막당사를 설치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수십년간 이어 온 당의 상징색(파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고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정치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가혹했다”며 “한국당을 ‘국정 농단 박근혜당’으로 계속 낙인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1시간 20여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조치가 ‘보고 사항’인지, ‘표결 사항’인지를 놓고 홍 대표 측과 김태흠 최고위원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논쟁 끝에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일임했다. 이어 홍 대표는 7시간여의 숙고 끝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당의 당원 명부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의 제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무효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김 최고위원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향후 징계 절차도 내홍을 불러일으킬 변수로 남아 있다.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서·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제명 여부 역시 불투명해진다. 홍 대표는 “오늘 그것(서·최 의원 제명 문제)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 했다”며 “지금 의총에 펜딩(계류)돼 있어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확정, 5일 바른정당 의총,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야권 재편 ‘시간표’가 회자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예정된 의총에서 일부 자강파가 제시한 ‘통합전대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10명 가까이가 오는 6일 (바른정당 11·13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방송 3사 TV토론 중계 전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6일 탈당을 선언한 뒤 9일쯤 한국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파 의원은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복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13 전당대회 이후 주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2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분은 제가 말한 보수 통합과는 너무 다른 길로 가는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속보]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홍준표 “朴 당적 사라졌다”

    [속보] 한국당,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홍준표 “朴 당적 사라졌다”

    자유한국당이 3일 ‘정치적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제로 출당시켰다.출당 조치로 한국당과 박 전 대통령의 20년 인연도 끝났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홍 대표는 “오늘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 당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0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고, 홍 대표는 이날 현행 당규상 윤리위 규정에 의거해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직권으로 결정했다. 이는 ‘탈당 권유 징계의결을 받은 자가 탈당 권유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는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는 윤리위 규정 21조 3항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은 앞서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고, 일부 최고위원들이 최고위 차원의 출당조치에 이의를 제기하자 홍 대표는 직권으로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매듭지었다. 이로써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을 당원 명부에서 삭제할 예정이며, 박 전 대통령과의 20년 관계도 청산하게 됐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약 8개월 만에 박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을 선언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입당했고, 이후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지만,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자진 탈당이 아니라 강제로 출당조치되는 운명을 맞았다. 다만, 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윤리위의 ‘탈당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 현직의원인 이들에 대한 출당은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확정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유한국당 오늘 최고위서 박근혜 ‘제명’…친박계 반발

    자유한국당 오늘 최고위서 박근혜 ‘제명’…친박계 반발

    자유한국당이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매듭짓는다. 앞서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열흘 안에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최고위의 의결을 거쳐 제명되는데, 박 전 대통령은 전날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홍준표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친박계가 주장하는 ‘표결을 통한 출당’ 대신 ‘결과 보고’ 형식을 통해 제명 조치를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지난 1일 초선의원들과 만찬회동을 한 뒤 박 전 대통령의 제명안 처리 문제 향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내(문제)에 묶여 있을 시간이 없고 생각도 없다”면서 “그것은 순리대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전날 재선의원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는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의 경우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닌 보고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특히 3선 의원들과의 만찬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는 (제명이) 내일 끝난다.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김태흠 최고위원을 필두로 친박계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끝까지 최고위 표결을 요구할 경우, 박 전 대통령 제명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자유한한국당이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경우 바른정당 통합파와의 재결합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제명을 밀어붙였을 때 당 내홍 악화가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깨지는 보수개혁… 바른정당 8~10명 탈당 유력

    깨지는 보수개혁… 바른정당 8~10명 탈당 유력

    홍준표, 오늘 박근혜 제명 재확인 “서청원·최경환은 원내대표 소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최고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작업을 매듭짓기로 했다. 복당을 원하는 바른정당 통합파에 명분을 주기 위해서다.홍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3선 의원들과 만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제명이) 내일 끝난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다만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을 위한 의원총회 개최에 대해서는 “그것은 원내대표의 소관”이라고 답했다. 홍 대표는 표결 대신 보고 형식으로 박 전 대통령 제명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최고위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을 확정하면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바른정당 통합파가 의총이 예정된 5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6일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복당 열차’에 합류할 바른정당 의원은 8명 안팎으로 분석된다. 통합파의 한 의원은 “통합파와 자강파는 ‘현재의 한국당과 함께할 수 있나 없나’라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의견을 달리한다”며 “5일 의총에서 마지막까지 (조율을) 시도해 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 출당만 이뤄지면 언제든지 한국당에 복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라디오에 출연해 “5일 의총에서 결론이 안 나면 (통합파는) 나갈 것”이라며 “7명보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른 통합파 의원은 탈당 규모와 관련해 “다들 생각이 복잡해 8명도 됐다가 10명도 됐다가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자강파가 ‘중재안’으로 제시한 통합전대론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자강파의 대표 격인 유승민 의원부터가 전당대회 연기에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예정된 전대는 자강파를 중심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경형 칼럼] 한·중 해빙, 한·미·일 결빙 아니다

    [이경형 칼럼] 한·중 해빙, 한·미·일 결빙 아니다

    답답했던 문재인 외교가 숨통을 텄다. 한국과 중국 간의 갈등을 증폭시켜 왔던 사드 문제가 봉합되고, 오는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양국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이다.한·중 양국이 1년 4개월에 걸쳤던 사드 갈등을 풀고 정상 발전 궤도로 다시 오르게 된 것은 동북아 ‘운전석’ 외교를 외쳐 온 문 대통령으로서는 일단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시동을 걸 채비를 한 셈이다. 한·중 간에 사드 매듭을 푼 결정적 단서는 한국이 미군 전초 기지가 되지 않겠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이 군사동맹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3NO’ 방침은 중국과의 관계를 푸는 데는 핵심 열쇠가 되긴 했지만 미국의 대중, 대동북아 전략에 비추어 보면 한국의 엇박자로 오해될 소지가 없지 않다. 청와대는 ‘사드를 현 상태에서 봉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중 관계 개선 양국 협의 결과’를 공식 문서나 공동 성명도 아니고 구두 합의도 아닌 중간 형태의 ‘협의 결과’ 형식으로 언론에 발표한 것에서도 양국의 신축적인 입장을 알 수 있다. 실제 양국 ‘협의 전문’은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 언급하고, ‘사드 우려 문제’는 양국 군사 당국 간에 소통을 계속한다고 기술돼 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답변 과정에서 ‘3NO’ 방침을 시인했고, 중국도 이를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는 먼저 한·중 해빙이 한·미 양국, 한·미·일 3국의 협력 관계에 결빙 요소로 작동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사드 배치는 전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한국 방위, 특히 미국의 한국 지원 병력 증강작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북한이 국제적 압박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한다면 추가로 사드를 배치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사드 추가 배치 반대 약속은 우리 안보 주권을 스스로 제약하는 부메랑이 된다. 북한의 도발을 사전 포착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이 첨단 감시 수단을 통해 획득한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안보협력 체제도 불가피하다. 이런 3국 안보협력 체제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성격이 짙은 MD 체계에 편입하는 것과 군사면에서 경계가 모호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점은 향후 한·중 관계를 해치는 잠재적 불씨가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이 미국을 매개로 하는 한·미·일 군사협력 관계로 발전할 수는 있어도 군사동맹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달 초부터 일본, 한국, 중국 등을 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8일 서울에 머물면 문 대통령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동맹으로서 미국이 핵우산 제공 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지난달 한·미 연례안보회의(SCM)는 핵 항모, 전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 배치할 것에 합의했으나 한국이 요구한 ‘상시’가 빠졌다. 한국의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가 불가하다면 그에 버금가는 ‘상시’ 순환 배치가 미국의 확고한 한국 방위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더해 한·미 핵공유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문·트럼프 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공정한 무역을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나 재협상을 요구한다면 당당히 응하고 안보 면에서 미국의 대한방위공약을 더욱 분명하게 보완하는 협정 체결도 요구해야 한다. 한·중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연내 문 대통령의 방중, 시 주석의 평창동계올림픽 때 답방의 수순이 이뤄진다면 문재인 외교는 북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긴 여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수순도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 주필 khlee@seoul.co.kr
  • 지방공항들 다시 날개 펴다

    지방공항들 다시 날개 펴다

    한·중 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매듭짓고 관계 회복을 추진하자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던 지역 공항들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역 공항들은 올봄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는 등 된서리를 맞았다.당장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와 직결된 강원 양양국제공항이 반기고 있다. 양양공항은 1일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관광객들을 맞기 위해 끊겼던 전세기, 정기 노선 점검에 들어갔다. 이미 이날에 이어 오는 4일에도 중국 팸투어단이 평창동계올림픽 관광상품화를 위해 강원도를 방문한다.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시작되면 바로 여행객 모집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현지 여행사와 협의 중이다. 중국인 이용객이 지난해의 20%에 그쳐 울상을 짓는 청주공항도 화색이 돌고 있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청주의 한 중국 전담여행사는 이날부터 중국의 여러 여행사를 초청, 5일까지 팸투어에 나섰다. 청주공항에서 가장 많은 중국노선을 운행했던 이스타항공은 방한금지령이 해제되면 바로 부정기노선 운항을 시작하고, 내년 3월 이후 정기노선도 재개할 계획이다. 제주공항도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 춘추항공이 운항 중단 3개월 만에 제주~닝보 노선을 지난달 31일 재개했다. 중국의 길상항공도 지난 3월 전격 중단한 제주~상하이 노선에 다음달 28일부터 주 3회씩 전세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중국발 항공기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설 점검에 들어갔다. 대구국제공항도 지난해 781편이 12만 3711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던 중국 전세기가 올 들어 단 한 편도 운항되지 않았지만, 사드 갈등이 풀리면 중국 노선의 정기편은 물론 전세기 운항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남 무안국제공항도 상하이, 산야크루즈 박람회와 중국국제여유박람회에 참가하고, 다음달에는 베이징·상하이 지역 여행사와 간담회를 갖는 등 현지 여행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시트립, 바이청 등 중국 온라인여행사는 전남여행상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올 들어 중국 현지 마케팅 3회, 팸투어 3회, 왕훙(網紅·중국의 파워블로거나 인기 방송 진행자) 초청답사 등의 준비를 해 왔다. 전홍진 강원도 글로벌투자통상국장은 “아직 장밋빛 전망을 하기에는 이르지만 한·중 갈등이 해결되면 전국 지역공항들이 중국 관광객 맞이로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국종합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탈당’ ‘통합전대’ ‘자강’…5일 보수통합 갈림길

    ‘탈당’ ‘통합전대’ ‘자강’…5일 보수통합 갈림길

    김무성, 합의 불발 땐 탈당 시사 남경필 “지도부 사퇴 뒤 통합전대” 유승민 “예정대로 전대 치러야” 한국당, 朴 출당 절차 밟을 듯 홍준표 “3일 최고위 연기 없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일 한국당은 통합파가 요구하는 ‘친박(친박근혜) 청산’의 매듭을 풀기 위해 숨 가쁜 일정을 치렀다. 그러나 뾰족한 해결책은 도출하지 못한 채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분위기에 그쳤다. 바른정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를 두고 치열한 논의를 벌였지만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 초선 의원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각각 오찬, 만찬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해 ‘최고위원회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초선 만찬 후 기자들을 만나 “당내 묶여 있을 시간이 없다. 그거는(박근혜 탈당 문제는) 순리대로 처리된다. (3일 예정된 최고위원회 일정은) 연기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앞서 최고위 만찬에서는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는 박근혜 출당 건을 두고 찬반이 팽팽히 갈린 최고위원 간 극한 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도 예정대로 각각 이날 회동했다. 일부 재선 의원은 모임 후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초선 모임에서도 ‘홍 대표 책임론’이 부각됐지만 좀더 중지를 모은 뒤 오는 8일 다시 한번 모임을 하기로 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바른정당 의총에서는 한국당과의 ‘통합전대론’이 쟁점이 됐다. 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되 한국당과 바른정당 현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고 양당을 아우르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앞서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통합전대론을 공식 제안했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김세연 정책위의장과 정병국 의원도 힘을 실었다. 그러나 당내 자강파의 대표 격인 유승민 의원은 “계획대로 (전대를) 치러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통합 전대 성사 여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홍 대표 역시 통합전대론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른정당은 오는 5일 오후 8시 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통합파의 구심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의총 후 만찬 자리가 끝난 후 “(합의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5일 합의 불발 시 집단 탈당 결행을 시사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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