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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연차 로비 수사] 檢 ‘소환예정 없음’ 수위조절은 작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보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가는 언론 보도에 대한 정치권의 항의가 잇따르자 수위 조절에 나섰다. 대검은 그동안 언론이 수사 방향을 정확히 보도할 수 있도록 정례브리핑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박 회장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의 실명이 수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언론에 보도되자 당황하고 있다. 정치권의 항의가 주된 이유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걸려오는 전화가 수백통에 이르는데 그중 절반은 정치권의 항의 전화다.”라면서 괴로움을 토로했다. 실제 대검 중수부의 ‘공식 입’ 역할을 하고 있는 홍만표 수사기획관의 사무실로 하루 100통에 가까운 항의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의혹의 이름으로 오르내리는 일부 의원들은 홍 기획관과 친분이 있는 의원을 통해 불만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검찰이 사법처리 대상 선별작업을 하는 한편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언론에 소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 가운데 실제 소환하지 않을 사람의 경우 ‘소환 예정 없음’으로 매듭짓고 있다. 그동안 ‘확인불가’로 일관하던 검찰이 돌연 입장을 바꿔 “한나라당 김무성·권경석 의원은 클리어(혐의 없음)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검찰은 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의원 10여명의 후원금 내역을 받아 일부에 대한 분석을 끝냈으며 혐의가 없는 인사들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하기로 했다는 점을 알려줄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검찰의 행보 변화가 정치적 의미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언론에 실명이 거론되면서 실제 검찰에 출석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현역 의원들을 스스로 들어오도록 만드는 일종의 당근정책이란 것이다. 풍문으로 떠도는 ‘박연차 리스트’를 정리하고 현역 의원들을 소환하겠다는 취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車 구조조정안 퇴짜 GM 회장 전격 사퇴

    車 구조조정안 퇴짜 GM 회장 전격 사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정부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제출한 자구계획 내용이 미흡해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GM에는 릭 왜고너(56) 최고경영자(CE O)의 사퇴와 함께 새로운 경영진 지휘 아래 60일 안에 보다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크라이슬러 30일내 제휴매듭”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크라이슬러에는 30일 안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와의 제휴협상을 매듭지을 경우 요구액(50억달러)보다 많은 60억달러(약 8조 3400억원)의 추가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이미 지원된 각 134억달러, 40억달러에 대한 회수결정에 앞서 두 회사에 1~2개월의 마지막 기회를 부여한 셈이다. 또 미국 자동차 산업을 진작시키기 위해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세금 인센티브를 적용, 가격을 인하시킬 방안도 내놨다. ●美 자동차 산업 진작위해 가격인하 등 검토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자동차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GM과 크라이슬러의 파산 여부와 관계없이 두 회사 자동차들에 대해 정부가 보증한다는 내용을 함께 발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GM은 몸집을 줄여 살리는 쪽으로,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의 제휴협상 결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오바마는 이날 가진 연설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는 전례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자동차 산업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되지만 이 회사들의 서투른 결정을 용서해서도 안 된다.”고 빅3 회사의 리더십 실패를 지적했다. 이어 “만일 GM과 크라이슬러의 경영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파산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를 위해 이번 경영난의 책임을 물어 왜고너 GM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왜고너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GM이 새롭게 구조조정계획을 마련하려면 경영진 교체가 불가피하다.”면서 왜고너 회장 사퇴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 1977년 GM에 입사한 왜고너 회장은 금융전문가로 승승장구하다 2000년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외국 경쟁업체들이 고에너지효율 자동차들을 개발하는 동안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집중 투자하다 고유가에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CEO 취임 당시 주당 70달러 하던 주가는 4달러로 곤두박질쳤고, 2년 새 73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프레데릭 핸더슨 GM 사장이 CEO로서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게 되며, 이 기간 중 정부는 운영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해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한 것은 규모도 규모지만, 신기술 개발 여부와 자구노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고 정치전문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GM은 그나마 최근 고에너지효율 신차를 개발하는 등 성과가 있지만 크라이슬러는 컨슈머리포트가 추천하는 차가 한 대도 없고 모회사인 사모펀드마저 투자하지 않는데 세금을 들여 살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최대 車업체 푸조도 CEO 교체 한편 프랑스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PSA 푸조시트로앵의 CEO도 전격 교체됐다. 푸조시트로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만장 일치로 현재의 CEO인 크리스티앙 스트레이프의 해임을 결정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성명은 “회사는 자동차 산업이 직면해 있는 전례 없는 위기를 감안해 새로운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kmkim@seoul.co.kr
  • 사정칼날… 공천 내홍… 여의도 ‘잔인한 봄’

    사정칼날… 공천 내홍… 여의도 ‘잔인한 봄’

    정치권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의 4월을 맞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와 ‘정대근 리스트’의 냉기(氣)에 여야 모두 마음을 졸이고 있다. 당내 계파 갈등이나 4·29 재·보선 공천 등을 둘러싼 잡음도 정치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30일 여야의 움직임에서 ‘잔인한 봄’을 맞는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어수선한 한나라 30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지하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 18대 총선 이후 처음 마련된 만큼 내부 결속을 다지고 당 정책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는 뒤숭숭하고 어수선했다. 오전부터 한 중진의원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입소문을 확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해당 의원이 기자실까지 찾아가 “검찰과 통화한 적도 없다는데 왜들 난리냐.”고 따진 뒤에야 소문은 잦아들었다. 이 와중에 경남의 또 다른 3선의원의 이름이 거론됐다. 토론도 흐지부지됐다.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를 놓고 격론이 예상됐지만 문제 제기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 달서을의 권용범 당협위원장은 “이의를 제기하려고 원고까지 작성했는데 주변에서 ‘오늘은 경제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 하지 말자.’고 해서 발언을 안 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또 다른 당협위원장도 “사정 정국이 펼쳐지면서 강하게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모두들 떨떠름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요약했다. “(청와대가) 지난해 말에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읍소하며 돌아다니더니 4월·6월 국회에서 주요 법안 처리를 앞두고 느닷없이 사정 정국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의원은 “‘박연차 리스트’ 파문은 그것대로 흘러가면 된다 하더라도 청와대가 향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꾸려갈 능력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점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사건의 또 다른 핵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역할이 구체화되면서 정국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지운 김지훈기자 jj@seoul.co.kr ●속타는 민주 30일 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예결위 회의장. 야당 탄압에 맞서 전면전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 문제로 난상토론이 벌어져 내홍과 갈등의 자리로 비화됐다. 민주당은 이틀간 일정으로 국회 전략 등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계획했으나 사정 태풍에 휩싸이자 의총으로 대신했다. 지도부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토론이 예정됐으나 일부 의원의 문제제기로 한때 공개 회의가 진행됐다. 비상정국에 총력 대처하자는 발언이 나왔으나 공천 문제에 묻혀 버렸다. 이석현 의원은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 모두 미안한 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당이 특정인을 위해 간다면 4월 재·보선과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 선거까지 패한다.”며 지도부에 힘을 보탰다. 정 전 장관과 가까운 최규식 의원은 “지도부가 MB 정권이 아닌 특정인과 싸우는 듯한 인상을 줘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비공개 토론에서 공방은 더욱 격해졌다. 장세환 의원은 “정동영, 한광옥 두 사람 다 무소속으로 나가면 인천 부평을도 자동적으로 질 텐데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따졌다. 김동철 의원은 “동작을 지역위원장이었던 정 전 장관이 고향에서 나오는 건 옳지 않다. 공천을 잘못하면 선거에서 진다.”고 맞받았다. 안민석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에게 중재를 부탁했더니 ‘할 역할이 없다.’고 했다. 빨리 매듭짓지 못하면 둘 다 정치권을 떠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등 주류 쪽이 “왜 여기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느냐.”고 따지자 고성이 오갔다. “바깥에 적을 두고 뭐 하는 짓들이냐.”, “전북 패권 쟁탈전처럼 비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질책이 쏟아졌다. 정 전 장관이 출마 과정을 사과하고, 정 대표가 전략공천 방침을 취소하는 중재안도 나왔다. 정 대표는 “내 부덕의 소치”라며 유감을 표하고 “잘못되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풍물시장 확 바뀐다

    서울풍물시장 확 바뀐다

    “시장을 아는 사람도 드물고,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고 찾아가도 볼품없는 물건뿐이다.”라며 시민의 불만을 샀던 ‘말많고 탈많던’ 서울풍물시장이 개장 한 돌만에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달 26일 개장1주년을 맞는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에 대해 전통공예품 확대와 셔틀버스·대형주차장 마련, 상인협의체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풍물시장 활성화 추진계획을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풍물시장은 동대문운동장에서 강제철거된 노점상 894개 가운데 851개가 지난해 신설동 109의 옛 숭인여중 자리(5056㎡)에 터를 잡고 문을 연 만물장터다. 그러나 이전 후에 시장전체 매장의 73%가 의류, 잡화를 판매하는 등 품목별 특색이 없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다. 상인들간에 갈등과 부족한 서비스 마인드도 핀잔을 샀다. 개장 후 평일 평균 8000명이던 방문객수는 지난해 말 3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서울시는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올해부터 풍물시장 활성화 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시장주변 교통환경부터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 1월 OB맥주 물류센터부지 등에 3170㎡ 규모의 관광·대형버스의 주차 공간을 마련, 외국인 단체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거리나 방향 표시 수정 등 시장 반경 2㎞ 도로변에 설치된 각종 안내표지판 27개도 재정비했다. 다음달부터는 상인회 지원을 얻어 청계광장·신설동 전철역~풍물시장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시는 시범운행 실시 후 성과를 분석해 동대문~풍물시장~경동시장까지 셔틀버스 운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진입이 어려워 자가용 이용객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신설동 로터리~황학교 방향 좌회전 허용 문제도 경찰청과 협의를 거쳐 다음달에 매듭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통공예품 판매점포를 전체의 17.6%에서 50% 이상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전통물품이나 희귀상품을 조달할 수 있는 유통 구매상을 다양화하고 기존 점포들도 동참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신규상품 개발을 맡을 유통전문가 5명과 업종전환 상담을 담당할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컨설턴트 5명 등으로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이달초 업종전환을 신청한 41개 점포의 상품전환 문제점과 보완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시장안정화를 위해 4개로 분열, 대립을 지속하던 상인회를 지난 1월 단일협의체로 재구성했다. 시는 앞으로 상인회장단과 협의를 거쳐 상품전환과 시설 재배치 등의 계획을 추진한다. 상인들을 위한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시장을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장 편의시설을 개선하거나 새로 마련한다. 이달초에 소비자 불만 신고센터도 열었다. 특히 한식 위주로 구성된 60여개의 식당들은 다음달까지 외국인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패스트푸드와 양식 메뉴를 추가한다. 휴식공간도 기존 50곳에서 10곳을 더 늘린다. 김병환 가로환경개선추진담당관은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28일 열린 외국인풍물시장 등을 비롯해 고객과 함께하는 공예품 제작, 상설 문화공연 등 다양한 홍보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CJ인터넷, 프로야구 타이틀 스폰서

    CJ인터넷이 2009년 한국프로야구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6일이나 27일 최종 계약을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스폰서 액수는 지난해 45억원에서 소폭 하락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마구마구’ 야구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이번 WBC에서도 메인 스폰서로 한국 야구대표팀을 지원했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정책진단] 쌀 40만t·비료 30만t 무용지물 될라

    [정책진단] 쌀 40만t·비료 30만t 무용지물 될라

    경색된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 기반 확대 등을 통해 긴장된 남북관계의 매듭을 풀 수 있을까. 금고속에 먼지만 쌓인 채 잠자고 있는 남북협력기금을 어떻게 남북관계의 윤활류로, 개선의 수단으로 활용해 나갈 수 있을까. 북한의 개성공단 왕래 차단 및 미사일발사 임박이란 긴장 속에서 남북협력기금의 현황과 활용 방안 등을 진단해봤다. 지난해 2월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남북관계는 어둠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래 남북경색 모드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용된 ‘남북협력기금’을 꼽았다. 22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경색 속에서 지난해 남북협력기금으로 조성된 예산은 총 8467억 7000만원이다. 하지만 실제 집행된 기금은 그해 조성액의 약 24%인 2040억 3800만원이었다. 2007년도에는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의 약 64%, 2006년에는 조성된 기금의 28%가 각각 사용됐다. 조성된 남북협력기금도 제대로 사용이 되지 않았지만 올해 남북협력기금의 정부 출연금은 지난해(6500억원)보다 3000억원이나 줄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현정권 출범 이후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남북협력사업에 제동이 걸려 당초 예상보다 적은 예산이 지출됐다.”면서 “올해 정부 출연금이 줄어든 이유도 지난해 사용하지 못한 예산이 올해 예산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999년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우리정부의 대북식량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8년분 대북 쌀 지원 예산 1974억원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정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쌀 차관 지원을 시작한 이후 남북대화가 정체됐던 2001년을 제외하고 매년 쌀을 지원해 왔었다. 2000년과 2002~2005년, 2007년 연간 30만~50만t의 쌀 차관을 제공해 왔다. 북핵 실험이 이뤄진 2006년에도 수해지원 명목으로 쌀 10만t을 무상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 현재까지도 대북 식량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은 심각하다.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는 있다. 통일부 이정주 홍보담당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이 올해 최소한 100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실사를 바탕으로 외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은 183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6537억원을 들여 쌀 40만t, 비료 30만t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냉랭한 남북관계 속에서 지난해 쌀·비료 지원 예산으로 책정했던 3485억원 중 단 한푼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색 국면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경우 증액된 예산마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적 지원 예산은 증액됐지만 남북협력기금상의 경협 예산은 2008년 6101억원에서 약 51% 삭감된 3006억원이 편성됐다. 이는 북핵진전, 경제적 타당성, 재정부담 능력, 국민적 합의 등 이른바 ‘경협 4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난해 남북협력기금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남북협력기금은 큰틀에서 평화증진, 남북관계 발전, 평화적 기반 조성을 위해 사용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년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조정기의 시간이었다면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올 한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협력을 증진시켜야 한다.”면서 “집권 2년차인 올해마저 조정기간이 지속된다면 이명박 정부가 끝날 때까지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은밀히 새긴 ‘황제어새’ 고종황제의 혼 오롯이

    은밀히 새긴 ‘황제어새’ 고종황제의 혼 오롯이

    ■ 되찾은 ‘대한제국 국새’ 의미 1897년 10월12일 조선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올랐다. 하지만 황제국에 걸맞은 지위와 화려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2년 전 황비(명성황후)가 시해되는 비극을 겪었음에도 고종은 여전히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경국(傾國)의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고종은 나라를 사실상 빼앗긴 1905년 을사조약을 전후해 열강의 황제·군주에게 적지않은 친서를 보냈는데 대부분 품에 지니고 있던 ‘황제어새(皇帝御璽)’를 찍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17일 공개한 국새가 바로 이 ‘황제어새’다. 따라서 고궁박물관이 이 국새를 되찾은 것은 단순히 조선시대 국새를 하나 더 갖게 된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즉위 후 만든 13개에 포함 안돼 고종 13년(1876년) 11월4일 경복궁 교태전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이곳에 보관하던 국새도 대부분 녹아버리거나 손상됐다. 이에 따라 고종은 소실된 옥새와 인장을 새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때의 상세한 제작 과정은 장서각이 소장한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에 보인다. 시명지보(施命之寶)를 비롯한 새로운 보인은 그해 12월27일까지 모두 11과(科·개)가 제작됐다. 고종이 황제로 즉위한 뒤에는 각종 도장 또한 황제의 위상에 걸맞게 새로 만들어야 했다. 대한제국의 선포과정을 기록한 ‘대례의궤(大禮儀軌)’에는 이때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새(皇帝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제고지보(制誥之寶), 시명지보(施明之寶), 대원수보(大元帥寶), 원수지보(元帥之寶) 등 13과를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외교문서에 쓴 비밀국새는 2개? 하지만 황제어새는 이 기록에 들어 있지 않다. 국새의 제작과 관련된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은밀히 추진해야 했던 고종의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황제어새는 보여주고 있다. 비밀로 남았던 황제어새는 이처럼 제작 관련 기록이 없는 것은 물론 누가, 언제, 어떻게 해외로 반출했는지조차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고궁박물관이 고종의 친서에 사용한 국새를 판별한 결과 두 종류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을 박물관은 ‘제1유형 국새’(1903~1906년 사용)와 ‘제2유형 국새’(1905~1906년 사용)로 구별했다. 활자체의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두 국새에는 모두 ‘황제어새’라는 문구를 새겼다. 이번에 발견된 국새는 ‘제1유형 국새’로 확인됐다. 두 과의 비밀 어새가 존재했던 셈이다. 고궁박물관은 이번에 공개한 비밀 국새가 만들어진 시기와 관련해서는 ‘문화각(文華閣)의 옥새와 책문(冊文) 등을 보수하도록 하다.’라는 고종실록의 기록(광무 5년 11월16일)으로 미루어 1901~1903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위감정 절차와 환수의 의미 문화재청은 이번에 전각, 금속공예, 서체, 매듭 등 각 분야별로 10명에 이르는 평가위원을 따로따로 불러서 국새의 진위를 감정했다. 일반적으로 중요문화재라 하더라도 3명 정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국새의 재질 분석, 활자 비교, 국사편찬위의 유리원판 사진 비교 등의 과정을 거쳤다. 국새의 제작 관련 문헌이 없는 상황인 만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국새 구입의 실무를 추진한 정계옥 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10명의 위원 중 매듭을 감정한 분만 상중하에서 ‘하’ 판정을 내렸을 뿐 나머지 위원은 모두 틀림없는 진품으로 감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원수보(국방 관련용 국새), 제고지보(고급 관리 인사 때 쓰는 국새), 칙명지보(칙령을 내릴 때 쓰는 국새) 등 3과의 국새는 관련 제작 문헌(대례의궤)이 존재하지만 사용된 문서가 없는 데 반해 고종의 비밀 국새는 제작 관련 문헌은 없지만 사용된 문서가 존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 국새는 앞으로 국보 지정 절차를 밟은 뒤 덕수궁 석조전이 복원되면 고종 관련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환수된 국새는 대한제국기의 정치, 사회, 왕실상 등 학술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 [WBC] 쿠바 기사회생

    [WBC] 쿠바 기사회생

    ‘아마야구 최강’ 쿠바가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멕시코를 꺾고 기사회생했다. 쿠바는 17일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WBC 2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장단 11안타를 몰아쳐 7-4로 멕시코를 꺾었다. 쿠바는 2-2로 맞선 5회초 무사만루 찬스를 잡은 뒤 ‘해결사’ 프레데릭 세페다가 우중간 2루타를 때려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면서 5-2로 앞섰다. 7회에는 2사 1, 2루에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좌중간 3루타로 7-2로 달아나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쿠바는 18일 한·일전에서 진 팀과 19일 한 장 남은 4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반면 2연패가 된 멕시코는 탈락이 확정됐다. 한편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는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먼저 4강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2라운드 2조 승자전 결승에서 선발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역투와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으로 인정된 라몬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포를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경찰 물갈이 인사 소동 한심하다

    서울경찰청이 강남·서초·수서경찰서 민원부서에 8년 이상 근무한 경위급 이하 경찰관을 대거 전보한다고 공표한 뒤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방침을 정한 까닭은, 그 직전에 강남 일대 경찰관들이 성매매를 알선하는 안마시술소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단속 무마를 미끼로 금품을 받는 등 유착관계를 맺은 의혹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선 경찰관들은 억울하다면서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여 왔고, 급기야는 서울경찰청이 이번주 매듭짓기로 한 관련인사가 이달 말 이후로 늦춰졌다. 인사권을 쥔 경찰고위층과 인사대상인 일선 경찰관이 책임을 떠넘기는 한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우리는 일선 경찰관들에게 먼저 한마디 하고자 한다. 근무지를 바꾸는 순환보직 원칙은 경찰관뿐만이 아니라 교사·군인 등 공무원 일반에게 두루 적용된다. 민간기업에서도 근무지 변경은-더구나 서울시내에서-시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다른 경찰서로 발령낸다고 해서 집단반발까지 하는 건 기본적으로 옳지 않다. 경찰 고위층도 잘한 건 없다. 강남 일대 경찰관이 비리에 노출돼 있으면 감찰 활동을 강화해 예방하고, 그러고도 의혹이 남으면 대상자를 조용히 전출시키면 될 일이다. 떠들썩하게 대규모 인사 방침을 발표해 지휘 책임을 면하려는 행태는 우스꽝스럽기만 하다.유흥업소당 경찰 상납액이 연평균 269만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다. 경찰은 네탓, 내탓을 할 게 아니라 지금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마음을 합쳐야 할 때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자치구2009 핵심사업] 노재동 은평구청장

    [자치구2009 핵심사업] 노재동 은평구청장

    “늙을 때까지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배운다.” 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의 교육관이다. 노 구청장은 올해 화두를 교육환경 개선에 맞췄다. 회의 때마다 ‘교육은 모든 일의 근간’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구청장이 이렇게 나서니 간부뿐 아니라 직원들도 교육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자립형사립고·정보 도서관·원어민 영어교실 등 지역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최초 자립형사립고 내년 개교 은평구는 지난해 12월 서울 최초로 설립되는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의 인가를 받았다. 2002년부터 심혈을 기울여 온 자사고 유치가 매듭 지어진 순간이었다. 서울지역 우수 인재를 은평에 영입하겠다는 노 구청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 은평구는 지난 2일 은평뉴타운에서 하나고 기공식을 가졌다. 기숙사형 고교인 하나고는 학생수 600여명(학년당 8학급, 학급당 25명)으로 내년 3월에 개교한다. 국제 경제와 금융 분야 과목을 특성화하고, 서울국제고처럼 한국어·영어로 수업을 병행한다. 국내·외 우수 교사를 확보해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10명 이하로 유지하고, 교습능력을 평가해 교사의 능력 향상을 유도하기로 했다. 자사고는 지역 학생들의 평균 학력을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노 구청장은 “자사고 유치를 계기로 지역간 교육 격차 해소와 수준 높은 교육환경 조성에 구정을 집중할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사교육 부담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 여건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뉴타운 및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16곳의 학교 부지를 확보했다. 은평뉴타운 내 진관고등학교와 구산동의 구현초등학교, 은평고등학교는 공사를 마치고 개교한 상태다. ●주민 교육을 최우선 순위로 지난해 10월 개관한 증산 정보도서관과 동네마다 문을 연 작은 도서관들을 통해 주민들이 지식 정보를 가까운 데서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독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응암동에 정보도서관을 짓고, 역촌동에 ‘평생학습도시’ 업무를 담당할 도서관도 만든다. 노 구청장은 “‘주민에게는 평생학습 기회를, 청소년에게는 원어민 영어교실을’이라는 취지로 학습센터와 원어민 영어교실을 지을 곳을 찾고 있다.”면서 “역촌동에 자치회관을 조성하고 그 안에 영어교실과 정보도서관을 마련해 올 하반기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서관, 주민자치센터, 체육센터, 복지시설 등에서 한글교실과 교양강좌 등을 연다. 또 이번달부터 매월 둘째·넷째 수요일에 주민자치대학도 운영할 계획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정치적 변화 관계없이 한·미동맹 돈독할 것”

    “정치적 변화 관계없이 한·미동맹 돈독할 것”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한·미관계가 이제 어느 정부가 들어서느냐와 관계없이 동맹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것을 보게 돼 주재국 대사로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주 이임하는 이태식(63)대사는 2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년4개월동안 주미 한국대사로 활동한 소회를 밝혔다. 이 대사는 재임 중 드물게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를 모두 경험했다. 두나라 관계가 민감하고 어렵다고들 할 때 부임해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에 대한 비자면제 실시, 독도 영유권 표기 논란,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 굵직한 현안들을 헤쳐 나왔다. 이 대사는 “돌아보면 독도 영유권 표기 논란과 북한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사건 등이 터졌을 때 어려웠다.”며 “앞으로 한·미관계도 여느 관계와 마찬가지로 부침은 있겠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정치적 변화와 관계없이 돈독한 동맹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FTA가 의회에서 비준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이임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 대사는 “한·미 FTA는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있어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에 중도에 그치지 말고 조속히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귀국 전날까지 일정이 빽빽이 잡혀 있는 이 대사는 이날 저녁 미 의회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환송연에 참석했다. 하원내 친한파 인사들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와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이 이 대사의 재임기간 노고를 치하하고 무사귀임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례적인 자리다. 2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해 이 대사와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민주당에서는 하비에르 베세라(캘리포니아), 짐 모란(버지니아), 매들린 보달로(괌) 의원 등이 참석했고, 공화당에서는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 일리아나 로스 레티넌(플로리다), 도널드 만줄로(일리노이), 조 크롤리(뉴욕)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k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체육계 관치 사라져야 한다/김민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체육계 관치 사라져야 한다/김민수 체육부장

    지난 연말연시 체육계는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4년마다 일제히 치러지는 경기단체장 선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여당 정치인들이 체육계에 첫발을 밀어넣기가 용이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단체장 교체기여서 군침을 흘리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 정치인이 뛰고 경기인들의 ‘밥그릇’과 직결된 탓에 경선은 과열됐고 혼탁했다. ‘진흙탕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구태는 여전했고 후유증 탓에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대한체육회 산하 54개 경기단체의 대의원 총회 결과, 30%인 17개 종목 단체장이 물갈이됐다. 이중 8개 단체는 경기인 출신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축구·복싱·조정·보디빌딩·트라이애슬론 등이다. 여전히 정치인과 기업인이 득세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인들이 선전했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인들의 선전은 각 단체의 사단법인화에 따른 재정적 안정과 무관하지 않다. 종전 단체장들은 예산의 상당 부분을 부담했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한체육회의 지원으로 어느 정도 자생이 가능한 상태다. 이번 선거에서 이목이 쏠린 곳은 지난 19일 치러진 대한체육회장 선거였다. 이연택 회장의 출마가 불확실한 가운데 무려 8명의 후보가 난립했고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대결 구도로 치달아서다. 체육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위원장을 겸해 상징적으로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린다. 54개 산하단체를 거느리고 1300여억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실권도 쥐고 있다. 이 자리를 거쳐간 인물은 여운형 신익희 이기붕 이철승 민관식 등 대부분 당대의 쟁쟁한 정치인이다. 사실상 정치인의 ‘전유물’로 봐도 무방할 듯싶다. 이 자리에 두산그룹 회장인 박용성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앉게 됐다. 서울올림픽 유치에 앞장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이후 25년 만의 기업인 수장이다. KOC 분리 여부를 놓고 벌인 이연택 회장 등과 정부의 힘겨루기는 체육회장 선거로 옮겨왔고, 결국 정부가 ‘관치(官治)’ 포기를 선언하면서 매듭지어졌다. 정부가 박 회장을 밀었기 때문에 발을 뺀 것이란 소리도 있다. 어쨌든 모양새는 나빴지만 정부로부터 ‘선거 불개입’을 이끌어낸 것은 상당한 진전이라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선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대 서종철 국방장관을 비롯해 이웅희 김기춘 홍재형 정대철씨 등 정치인과 관료 출신들이 줄지어 ‘낙하산’을 탔다. KBO는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추대했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총재 선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유 이사장은 한 바퀴 돌아 총재에 오르는 꼴이 됐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의도된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물론 정부가 살림살이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감독·관리 기관이라는 이유로 개입을 당연시한 것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 경기인들은 실세 정치인들을 내세워 집행부 장악을 노리기도 했다. 정치인과 정부가 나서야 예산을 더 끌어올 수 있다는 구태한 명분을 들었다. 정치인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돈 한푼 안 들이고 서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선거 직후 체육계는 주인의식 부재를 꼬집으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치인 등에 ‘기생’하는 시대는 지나갔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아니면 경기인들은 영원히 정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도 재정 보조금을 들먹이며 체육계를 좌지우지하는 관행을 청산해야 할 전기로 삼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민수 체육부장 kimms@seoul.co.kr
  • 유선, ‘솔약국집 아들들’ 합류 “터닝포인트 될 작품”

    유선, ‘솔약국집 아들들’ 합류 “터닝포인트 될 작품”

    배우 유선이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 전격 합류한다. 유선은 새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극본 조정선ㆍ연출 이재상)의 출연을 확정 짓고 본격적인 촬영 준비에 들어간다. 유선은 “‘솔약국집 아들들’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다.”며 “가슴 속 상처의 매듭을 이름처럼 복스럽게 풀어나가는 ‘복실’은 평범한 동네 소아과 간호사로 보이지만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숨어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고 전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어 “매번 다른 캐릭터를 연기 할 때 마다 배우로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유선은 “이번 작품을 터닝 포인트 삼아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캐릭터가 지닌 색깔을 표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유선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가슴 이면에는 아픈 상처를 간직한 소아과 간호사 김복실 역으로 특유의 감성 있는 내면 연기와 함께‘솔 약국집’ 둘째 아들 송대풍과 알콩달콩 로맨스를 펼쳐 나갈 예정이다. ‘솔약국집 아들들’은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 2TV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 후속으로 오는 4월 4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 예당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자치구 2009 핵심사업] 신영섭 마포구청장

    [자치구 2009 핵심사업] 신영섭 마포구청장

    ‘동 통폐합 최초 추진, 홍제천 생태하천 조성,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마포구는 지난 3년여간 추진한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려놨다. 총지휘를 맡은 신영섭 구청장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올해도 달라지지 않을 태세다. 신 구청장은 23일 올해 주요 역점사업의 하나로 ‘관광 U벨트’를 꼽았다. 그는 오랜 숙원사업인 당인리발전소 이전 문제에 박차를 가해 매듭짓고 이곳에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홍익대와 월드컵 공원, 상암DMC 등과 연계한 관광 문화벨트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TF팀, 고양시 덕양구 대체부지 검토 현재 당인리발전소는 서울시내 5만 7000가구 전력과 열공급 등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2010년이면 전기 생산을 멈추게 된다. 구는 자체 분석한 발전소 이전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과 정책적 당위성을 토대로 이전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11월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전을 공식화했다. 신 구청장은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마포구, 중부발전, 한전, 지역난방공사 등으로 구성된 ‘당인리발전소 이전용지 확보’ 태스크포스팀이 경기 고양시 덕양구를 대체부지로 검토 중이라는 발표에 이전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한강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인 당인리 일대에 생산성도 낮고 고용효과도 적은 발전소 대신 국가 발전과 지역개발에 더 큰 도움이 되는 문화관광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포구에는 양화나루 잠두봉 유적, 외국인 선교사 묘지공원, 홍대 문화거리, 월드컵공원, 상암DMC, 연남동 차이나타운 등 주요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지역 문화자산이 많이 있다. 구는 이 관광자원을 각종 부대시설, 축제 등과 연계한 ‘마포 U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홍대지구부터 차이나타운, 당인리발전소를 거쳐 잠두봉 유적, 월드컵공원, 서울월드컵 경기장, 상암 DMC까지 U자형을 이루는 관광문화벨트를 만드는 것이다. ●마포나루 추억 되살린 ‘새우젓 축제’ 또 구는 ‘한강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토속적인 축제로 만들면서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첫선을 보였지만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젓갈로 유명했던 조선시대 마포나루의 추억을 살려 전국 유명산지에서 가져온 새우젓을 한데 모아 전시·판매한다. 신 구청장은 “이러한 지역 관광자원을 하나의 벨트로 묶을 수 있는 문화공간부지로 당인리발전소 부지를 이용하려 한다.”면서 “마포구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대로 발전소가 이전하고 이곳에 세계적 수준의 문화관광벨트가 조성된다면 마포뿐 아니라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先상정’ ‘여론수렴’… 미디어법 공회전

    ‘先상정’ ‘여론수렴’… 미디어법 공회전

    2차 입법전에 들어간 여야가 23일 최대 쟁점법안인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상정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한나라당은 26일까지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한 상임위별 쟁점법안 심의를 마치고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고, 민주당은 이를 적극 저지한다는 방침이어서 극한 대치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야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설전과 고성도 오갔다. 한나라당은 ‘선(先) 상정, 후(後) 심의’를 거듭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선 여론수렴, 후 상정여부 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흥길 위원장이 이날을 시한으로 여야 간사간 합의를 종용하고 여의치 않으면 직권상정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수정 제안에도 불구하고 상정조차 안 하려고 하는 만큼 다수결 원칙에 따라 상정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은 “논의 자체를 원천 봉쇄한 상태에서 어떻게 합의처리가 되겠나.”면서 “여야 3당 간사가 효율적으로 상임위를 운영하도록 역할을 준 것도 오늘로 끝나는 만큼 간사들의 직무를 정지하고 안건 상정을 표결로 결정하자.”고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정부입법도 평균 6개월간 입법 절차를 거치며 여론을 수렴하는데 민주질서의 기본 체제법인 미디어 관련법을 여론 수렴 절차 없이 심의하는 건 졸속”이라고 맞받았다. 같은 당 최문순 의원은 “방송통신위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최근 보도 및 시사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제기되면서 방송보도채널의 다양성 및 전문성 제고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미디어 관련법을 개정, 방송사 2, 3개를 새로 허가하려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임태희,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한나라당이 전날 미디어관련법 등의 심의·처리를 위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자 김형오 국회의장은 “법안 상정 자체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직권상정은 국민이 불가피하다고 할 때만 할 것”이라며 여야간 합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미디어 관련법의 2월 국회 처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나머지 중점 법안의 처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0일 강승규·권택기·김영우·김효재 의원 등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그룹인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과 만나 이번 회기내 쟁점법안 처리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운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힐러리 北 후계구도 발언 왜?

    미국 국무부는 20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북한이 후계문제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이 국무부 공식 입장이라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확인했다. 대북 문제에서 가장 예민한 사안인 후계 문제에 대한 힐러리 장관의 발언이 개인 생각이 아닌 국무부 공식입장이라며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 이같은 힐러리 장관과 국무부의 태도는 미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이후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등 불안정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반도의 기존 현안에다 ‘김정일의 건강 및 유고사태’를 주요 변수로 상정하는 것이다. 특히 북한 핵 문제를 조기에 매듭 지으려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북한의 후계 체제 등장이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비핵화 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진행중인 비핵화 프로세스가 정지되거나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될 경우 비핵화라는 한반도 전략목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힐러리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과 대남 강경 공세 등이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이상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에 더 힘을 실어줬다. 권력 승계 후에도 내부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북한이 더 도발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렇게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권력 공백으로 인한 북한의 핵 통제 불능상태 등 혼란에도 주목,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상기시키면서 한국, 일본, 중국 등 관련국들과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이날 “여러 갈래의 북한 관련 정보가 있고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리 준비됐다기보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렇지만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익숙한 힐러리 장관의 발언은 계산된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북한은 물론 한국과 일본, 중국에도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미국의 구상대로 북한 핵 및 한반도 문제, 대테러 문제에서 한국 등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김정일 이후와 불안정성’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과 일본 등에 북한의 불안정성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직접대화 등 과감한 접촉정책을 수행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니셔티브를 인정케 하고 대테러 문제에서 반대 급부를 얻어 가겠다는 계산된 전략적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검찰이 액셀을 과도하게 밟았다. 간첩이란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부터 해놓고 증거를 모았다. 그 귀결은 무죄였다. 탈북자 김동순(64)씨. 지난해 9월 기소 때부터 “진짜 간첩이 맞냐?”는 의구심을 낳았던 사건이다. 18일 수원지방법원 310호 법정. 재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가 떨어지자 김씨는 지난 반년 미결수로 지낸 끔찍한 시간을 털어내듯 울먹인다. 지난해 촛불정국 직후 여간첩 사건이라고 발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원정화(35)씨의 의붓아버지이다. 김씨 재판은 원씨와는 달리 이목을 끌지 못했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방청권까지 나눠줬던 원씨 때와 비교하면 김씨의 재판은 방청석이 썰렁했던 잊혀진 간첩 사건이었다. 남에 있는 가족조차 간첩 친척이라는 눈길이 무서워 재판에 거의 오지 않았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본다면 김씨는 원씨 못지않은 간첩이다. 공작원 원씨에게 간첩 행위의 편의를 제공하고, 황장엽씨 거처를 알아내려 시도했고, 노동당 당원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대표부 부대표로 위장한 보위부 직원과 만났다는 게 기소 내용이다. 그에게는 국가보안법의 간첩,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편의제공이란 무시무시한 죄명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원씨 진술과 중국을 왕래한 행적, 조선노동당 당원증이 고작이었다. 김씨는 원씨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것을 계부가 알고 있었다는 딸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유일한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당원증도 그가 훗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려고 가지고 왔다고 했다. 당원증은 김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부터 김일성 얼굴에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진짜 간첩이라면 소지할 리가 없고 훼손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이 공판에서 채택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를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열렸던 변론재개에서도 재판부는 원씨와 김씨의 전화통화 감청 가운데 검찰에 유리한 발췌 기록이 탐탁지 않은 듯 감청내용 전부를 듣고 피고에게 진위를 물어보는 씁쓸한 광경도 있었다. 간첩 하나 만들고 낙인 찍긴 쉬워도 잘못 찍힌 낙인을 지우기는 어렵다. 지난달 법원은 ‘80년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29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무죄로 돌렸다. 검찰은 민주화 이전 시절의 살벌한 공안 드라이브를 타려는 것일까. 검찰의 “국민의 보안의식이 해이해져”라는 논고처럼 최근 공안을 강화하는 데 2008년판 ‘가족 간첩단’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재판장이 판결에서 지적한 대로 “간첩이라는 대전제 하에”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공안당국의 폭주에 손바닥을 맞췄던 과거 사법부 같았다면 분명 유죄 판결이 나왔을 것이라는 섬뜩한 상상도 해본다. 이 사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국보법을 빼든 검찰의 징역 12년 구형은 무죄로 매듭지어졌다. 검찰의 역주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려고 남에 왔다.”는 김씨. 탈북 2년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만신창이가 된 그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 받고 보상 받아야 하나.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이승복 誤報 전시회’ 승소한 조선일보의 ‘오버’

    ’1968년 12월 이승복군이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해 남침한 무장공비에 입이 찢겨 죽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진실로 인정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와 10년간의 법정공방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조선닷컴이 12일 오전 11시쯤 올린 기사의 리드 부분이다.제목도 ‘대법원,“이승복의 ‘공산당이 싫어요’는 진실”’로 달았다.  조선닷컴은 13일 오전 2시46분 올린 기사에서 ‘1968년 12월9일 이승복군(당시 9세) 가족 4명이 북한 무장공비에게 살해된 사건은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발언이 발단이 됐다는 당시 조선일보 의 보도는 사실이었음이 대법원의 민사재판 최종심에서도 확인됐다.’고 나름 정정했다.제목은 ‘”조선일보의 이승복 보도는 진실”’이라고 고쳐졌다.기사는 ‘사실’,제목은 ‘진실’이라고 다르게 달린 점도 눈길을 끈다.  조선닷컴 스스로 ’공산당이 싫어요란 말이 진실’이란 주장에서 ‘조선일보 보도는 진실’이었다고 한발 뺀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사설은 오류를 되풀이했다.’ 대법원은 1968년 아홉살 소년 이승복군이 남침(南侵) 무장 공비(共匪)들에게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했다가 무참하게 입이 찢겨 살해된 사건이 명백한 진실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한 것.’애꿎게 매장됐던 소년의 영혼이 비로소 햇볕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이라며 ’이제는 사회가 이승복군의 이름을 다시 불러줄 차례다. 이승복군의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져줄 사회적 복권(復權)과 역사 복원(復元)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과연 10년 만에 매듭지어진 손해배상 소송의 의미는 조선일보 주장대로일까.그 과정을 정리하며 돌아본다.  ●작문 주장의 근거 따지는 것이 재판의 핵심  대법원 2부(박시환 대법관)는 12일, 조선일보가 김주언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김종배 전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주언 전 총장에게만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항소심을 확정했다.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법리 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밝힌 것이 연합뉴스가 전한 판결의 전부다.  통상 판결문이 소송 당사자에게 전달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의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하지만 대법원이 법률심임을 감안하면 이번 판결을 통해 새로운 사실 확인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서 2007년 9월5일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조용구)는 ‘조선일보 기자가 이승복 사건의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잡지 ‘저널리즘’과 미디어오늘,잡지 ‘말’ 등에 보도한 김종배 전 편집국장에 대해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된다고 판결한 반면, ’오보 전시회‘를 개최했던 김 전 이사에 대해서는 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전 국장은 1968년 12월11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공비, 일가 4명을 참살’ 기사를 작성한 강모 전 조선일보 취재기자와 노모 전 사진기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 작문했다고 1992년 ‘저널리즘’에 이어 1998년 10~11월 미디어오늘과 ‘말’에 보도했다.김 전 사무총장은 1998년 8~9월 언개련 창립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오보 전시회를 열었고 이에 조선일보가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조선일보의 ‘이승복 사건’이 오보라는 내용의 전시회를 열거나 같은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안의 범위에서 있을 수 있는 의혹 제기”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30여년 동안 상당수 국민 사이에 이승복 사건은 진실로 기정사실화돼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사가 오보라는 전시회를 열 때는 신빙성 있는 자료에 바탕을 두고 신중하게 의혹을 제기했어야 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김 전 사무총장은 진실 여부에 대해 특별한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배상하라고 판결했던 것.  또 당시 재판부는 김 전 편집국장에 대해선 “직접 광범위한 조사를 해 허위보도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고측 변호인 “재판부가 제대로 따져보지 않으려 했다.”  김 전 편집국장과 김 전 사무총장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법원의 상고 기각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김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두 사람의 주장이 허위라는 근거로 든 조선일보사에 보관된 필름 원본과 관련,▲당시 기사를 썼던 강모 전 기자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점 ▲강모 전 기자가 사진 속 인물을 자신이라고 지목했다가 번복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한 점 ▲시신의 위치에 대한 진술이 사실과 다른 점 등이 재판부에 의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피고인측은 이 필름 원본이 조선일보 취재진의 촬영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조선일보가 제출한 사진에 등장한 주민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옥수수 더미와 관련,강모 전 기자는 옥수수 더미 속에 시신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날 함께 현장취재했던 경향신문 강모 전 기자는 이미 시신들이 입관돼 있었다고 거듭 법정에서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당시 현장을 발견한 전아무개 할머니가 시신을 닦아줬고, 군경이 들어왔으며 이후 마을 사진사들이 사진을 찍었다.(조선일보) 강 전 기자가 주장하는 현장도착 시점은 그 이후이다. 어떻게 수습된 시신을 다시 옥수수 더미에 버려두느냐.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며 “이는 재판부가 얼마나 이번 사건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으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김종배 전 국장 항소심 결과도 전혀 다른 얘기  그런데도 조선닷컴은 12일 오전 기사에서 ‘(항소심) 법원은 김씨의 글이 허위이고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지만 의혹제기를 위해 취재 노력을 많이 했다는 점을 인정해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과거 기사를 그대로 옮겼을 가능성이 높고 이 사안과 관련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연합뉴스는 ‘(김 전 편집국장이) 허위보도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고 조선닷컴은 ‘법원은 김(전 편집국장)씨의 글이 허위라고’ 인정했다고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이 대목은 13일 오전 기사와 사설에서 모두 사라졌다.  아무튼 한 시대를 지배했던 반공 이데올로기를 상징적으로 함축한 이 사건의 진실-이승복군이 공산당이 싫다고 외쳤는지-은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영원히 묻히게 될 것 같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잡 셰어링’ 제2의 ‘금모으기 운동’ 되나? “피자 하루 3조각…” 트랜스지방 주의보 발령 ‘교복 구입비’도 교육비 소득공제에 추가 나사풀린 지방공사 직원 무더기 적발 거세지는 취업난에 유학파도 택시운전을…
  • [용산참사 수사발표] 한 “재개발 대책 보완”… 민, 특검법안 제출

    9일 검찰의 ‘용산참사’ 수사 결과 발표 직후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세를 차단하며 제도적 대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당내에서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로 이번 사태를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재개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검찰 수사가 끝난 만큼 김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도록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김 내정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반면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진실을 호도하고, 사실을 은폐했다며 특검 카드를 꺼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 뒤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즉각 수용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는 특검 법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하는데다 자유선진당도 부정적이어서 특검이 성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민노총 ‘핵심 간부 성폭행 파문’ 대국민사과

    핵심 간부의 성폭행 파문으로 논란에 휩싸인 민주노총이 6일 결국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가해자인 김모씨는 이미 해임당한 상태로,조합원 제명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성폭력(성폭행) 사건으로 국민여러분께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려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특히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프고 괴롭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사과를 하는 것조차 면목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또 다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민노총은 피해자인 여조합원에게 “고통을 치유하고 모든 보상을 다할 것”이라며 “2차 피해가 없도록 조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또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조직적 규율과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가해자 김씨에게 ▲조합원 제명 처리 ▲피해자·조직에 공개사과문 제출 ▲성 평등 및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 이수 ▲피해자의 동의없는 통신·접촉 시도 일체 금지 등을 권고했다.  또 성폭행 재발 방지와 관련해 ▲노조원 대상 성폭력(성폭행)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전 간부 성평등 교육 이수 ▲산하 조직 성폭력 예방 매뉴얼(세부지침) 배포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민노총은 앞서 벌어진 조합 소속 간부의 여성 조합원 성폭행 의혹 관련해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후속조치를 논의했다.2시간 동안 이어진 이번 회의에서 각 산별노조 위원장 등은 현임 지도부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등 지도부의 사퇴 등을 포함해 대국민사과 표명,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한 관련자 엄중 문책 등이 논의됐다.이날 회의에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퇴가 능사는 아니다.”라는 주장이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노총은 지도부 총사퇴 여부와 관련, “위원들간 견해차가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오늘 오후 구속된 이석행 위원장과 면담을 거친 뒤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오는 9일 다시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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