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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율 60% 분기점 야권연대 운명은… 금속노조 위원장은 탈당계 제출

    투표율 60% 분기점 야권연대 운명은… 금속노조 위원장은 탈당계 제출

    통합진보당의 쇄신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 향배가 걸린 당 대표 선거가 14일 종료된다. 통진당은 이날 저녁까지 ARS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뒤 곧바로 집계에 들어가 새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당권파 측 강병기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종북 논란을 빚고 있는 구당권파와 손을 잡을 경우 대선에서 부메랑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통진당의 심상정 원내대표와 만나 “빨리 매듭을 지어 줘야만 우리도 움직일 수 있다. 언제까지 기다리면서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수 없다.”고 압박했다. 선거 판세는 일단 투표율이 높아져 신당권파에 다소 유리한 가운데, 여전히 백중세다. 심 원내대표는 “투표율 60%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이 60%는 돼야 정파에 속하지 않은 일반 당원의 참여로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의 조직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초반 온라인 투표율은 구당권파가 몰려 있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투표 초반부터 구당권파의 응집력이 힘을 발휘한 것이다. 신당권파 관계자는 “일반 당원의 경우 아무래도 우리 쪽을 지지하지 않겠느냐.”면서도 “ARS모바일 투표에서 투표율이 15% 정도 되지 않으면 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세를 보수적으로 분석했다. 신당권파는 ARS투표 독려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일단 ARS까지 포함하면 투표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마감된 온라인 투표율은 53.24%로, 현장투표와 ARS를 포함하면 60%는 너끈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당권파 관계자는 “당의 특성상 중립 성향의 당원들이 많지 않아 단순히 투표율이 높다고 신당권파가 유리한 구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이 탈당계를 제출, ‘도미노’식의 대규모 탈당이 예상되면서 통진당은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금속노조는 조합원만 13만명에 이르는 민주노총 최대 산별노조다. 박 위원장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처리가 지지부진하자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진당 울산시당은 탈당계를 처리하지 않고 박 위원장을 설득 중이다. 금속노조는 박 위원장 개인의 탈당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에서는 앞서 ‘조건부 지지 철회’ 입장을 밝힌 민주노총의 탈당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국민행복 열린소통’ 朴출정식 일반인도 초청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출정식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정식에는 박 전 위원장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 명칭이기도 한 ‘국민행복’ 차원에서 취약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일반 국민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나온다. 박 전 위원장이 강조해 온 사회 양극화 해소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경환 캠프 총괄본부장은 6일 여의도 캠프 기자실에서 10일로 예정된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콘셉트에 대해 “현재 선거법에 따르면 굉장히 제약이 많다.”면서도 “후보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비전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고, 소박하면서도 국민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국민과의 소통 방식으로는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전국 각지에서 만난 각계각층의 국민을 초청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출마 선언은 10일 오전 10시로 예정됐으며, 출마 선언에 앞서 약 30분간 식전 행사가 이뤄진다. 미디어 홍보본부장인 변추석 국민대 조형대학장이 총괄 준비 중인 출정식은 ‘국민행복’과 ‘열린 소통’을 기본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학재 캠프 후보 비서실장은 “타임스퀘어 광장은 2000~3000명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지만, 인파가 많이 몰릴 것에 대비해 자원봉사자들을 꾸려서 인파를 통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캠프는 외부 인사로 영입한 상당수 인사가 비당원인 것으로 알려져 당규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박 전 위원장 캠프에는 당 내외 인사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 중 외부 인사 상당수가 비당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규 대통령후보자선출규정 제34조는 ‘당원이 아닌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캠프에 참여한 외부 인사들은 입당하기 전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외부 인사 가운데 일부는 “정당 활동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 박 전 위원장이 경선 규칙 논란과 관련, 당헌·당규를 변경할 수 없다는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규와 배치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 본부장은 “지금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고 준비 기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그런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는 10일 후보 등록 이후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7월 21일 전까지는 캠프에 참여하는 외부 인사들의 당적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겠다는 복안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상득·정두언 얄궂은 인연…개국공신→파워게임→나란히 檢앞에

    이상득·정두언 얄궂은 인연…개국공신→파워게임→나란히 檢앞에

    새누리당 이상득 전 의원과 정두언 의원이 검찰 수사선상에 나란히 오른 모습이 지난 4년여 동안 두 사람 간의 얄궂은 운명을 떠올리게 한다. 현 정권의 대표적 개국공신이었지만, 정권 초기부터 으르렁대다 결국 검찰에 나란히 불려갔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묘한 인연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상득 전 의원은 창업공신 그룹인 ‘6인회’의 주요 멤버이자 대통령의 친형으로서 막전막후에서 실권을 휘둘렀다. 정 의원 역시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거쳐 정무부시장에 발탁된 뒤 최측근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명박 정권 인수위 시절 권력의 축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 일가의 뒷조사를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정 의원은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노무현 정부 때 국세청이 만들었던 ‘국세청 엠비(MB) 파일’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 파일에 ‘도곡동 땅 의혹’ 관련 내용 등 이 대통령에 대한 뒷조사 내용이 담겨 있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후일 ‘오해’가 해소됐다는 후문도 없지 않았지만, 당시 이 대통령은 ‘형님’의 손을 들어줬고 정 의원은 파워게임에서 밀려났다.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 의원과 이 전 의원과의 악연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 의원은 이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서명 파동’을 일으켰다. 이 전 의원이 반란을 진압하고 당선되면서 두 사람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정 의원은 이때부터 쇄신파로 변신해 청와대를 정면 겨냥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이 전 의원의 측근인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겨냥,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비판해 박 전 차관이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2009년 4월에는 경북 경주 재·보선에서 이 전 의원이 지원한 정종복 전 의원이 정수성 현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하자, 정두언 의원이 이끈 ‘7인회’가 여권내 인적 쇄신을 요구했고, 이 전 의원은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자원외교를 하겠다며 해외를 돌다가, 지난해 12월 그의 보좌관이던 박배수씨가 SLS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는 결국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둘의 운명은 다시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네는 과정에서 정 의원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얄궂은 운명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검찰의 수사에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朴재정 “주요 정책 미루지 않겠다”

    朴재정 “주요 정책 미루지 않겠다”

    인천국제공항 지분 매각,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해 새누리당이 차기 정부에 넘기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당연히 추진해야 할 절차는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주요 국정 과제를 다음 정부로 미루자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국정은 릴레이와 같기 때문에 지금 주자가 전력 질주해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그만큼 우리 경제는 뒷걸음치는 셈”이라며 “마침 19대 국회도 개원한 만큼 주요 사안은 국회와 충실히 협의해 매듭을 지어 달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재정부 2차관도 전날 영·유아 무상보육의 전면 지원에서 선별 지원 전환 검토 방침을 밝혔다. 영·유아 무상보육은 국회가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격 결정한 것이어서 재정부가 잇따라 국회에 맞서는 형국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재정부 관계자는 “박 장관의 발언은 임기 말이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을 말한 것”이라며 “특정 사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해서도 국회를 설득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국회가 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고 새누리당이 요구한다고 법률 개정안 제출조차 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연구포럼 창립 총회에서 “일각에서 정부가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서두른다고 하는 것은 오해”라며 “법에 기업공개(IPO) 근거를 만들려는 것이다. 법이 통과돼도 매각 절차 진행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과 같이 장기화한 위기 국면에서 대규모의 일시적 확장정책으로 당장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 대응은 항상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포퓰리즘에 대응하는 ‘스파르타쿠스의 300 전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경주 남산의 재발견…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

    남북 8㎞, 동서 4㎞. 경북 경주의 진산, 남산(495m)의 체격입니다. 산 치고는 작고 야트막한 편이지요. 한데 덩치는 작아도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깊이는 깊고 또 넓습니다. 과장 좀 보탤까요. 딱 ‘나무 반 유물 반’입니다. 확인된 절터만 150곳이고 불상은 129기, 탑은 99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체 문화유적은 694개소이고요. 고(古)신라부터 통일신라 이후, 심지어 고려시대 유물까지 빼곡합니다. 산 전체가 절집이자 지붕 없는 박물관인 셈입니다. 그러니 국립공원으로 지정(1968년)된 건 당연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2000년)된 것도 어색할 게 없지요.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이들과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남산을 프로그램에 넣는 걸 잊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경주 남산(南山)은 옛 월성 왕궁의 ‘남’(南)쪽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산의 이름도 이 같은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됐다. 대릉원 등 문화재가 밀집한 도심이나, 불국사가 깃든 토함산 등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은 지역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남산이 늘 관광객들의 시선에서 한발짝 비켜 섰던 까닭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산엔 신라의 모든 것이 새겨져 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를 품은 우물 나정(井)과 후백제 견훤의 공격을 받은 신라가 종말을 고한 포석정이 각각 남산 자락에 있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되고 끝난 곳’이란 표현은 그래서 나왔다. 화산으로 치자면 남산은 활화산이다.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문화재가 발굴되고 있다. 2007년에도 남산 열암곡에서 대형 마애석불이 발견됐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발견될지 모르니 ‘남산에선 구르는 돌 하나도 문화재급’이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겠다. ●절터 150곳·불상 129기·탑 99기…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남산을 둘러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이정표도 두 가지 종류로 세워져 있다. 노란색 글씨는 문화재 탐방 코스, 흰색은 단순 산행 코스다. 가장 일반적인 건 삼릉~용장골 코스다. 바둑바위와 금오산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내려온다. 이 코스에선 ‘신라 1000년의 미소와 만나는 길’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문화재와 만날 수 있다. 단순 산행이라면 3시간 남짓 걸리지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이곳저곳 문화재를 들여다보자면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들머리는 삼릉이다. 신라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이 잠든 봉분 셋이 연달아 솟아 있다. 삼릉을 찾게 하는 건 주변의 솔숲이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들이 빼곡해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다. 솔숲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불상은 석조여래좌상이다. 남산 일대 상당수의 불상들이 그렇듯, 이 불상도 목과 얼굴 부분이 없다.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의 희생양이었을 거란 게 유력한 추정이다. 인근 계곡에 쳐박혀 있던 것을 196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다. 얼굴은 잃었지만, 불상의 자태는 당당하다. 넓은 어깨와 가슴, 선명한 옷 매듭 무늬 등에선 기백이 넘친다. 경주남산연구소의 김구석 소장은 “7~8세기 신라 초기의 불상들은 이처럼 가슴이 넓고, 목 주름 등이 박력 있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라며 “통일신라 후기로 갈수록 허리 부분이 잘록해지고 가슴의 윤곽도 좁아지는 등 미려함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석조여래좌상 위엔 아담한 크기의 마애관음보살이 서 있다. ‘미스 신라’라고 불리는 불상이다. 키 154㎝로 아담하고, 입술은 루즈를 바른 듯 붉다. 신라 석공이 붉은 빛 도는 돌 부분에 부러 입술을 새겼다니, 선인들의 해학에 설핏 웃음이 새어나온다. ●일곱 부처와 비승비속의 신선을 만나다 큰 바위에 아미타부처 여섯 분을 새긴 선각육존불을 지나면 선각여래좌상이다.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산의 문화재 가운데 가장 ‘어린’ 마애불상인 셈. 코는 두리뭉실하고 입술은 썰면 반근은 족히 나올 만큼 두툼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눈은 실실 웃고 있다. 부둥켜 안고 있는 바로 옆의 부부바위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계신 건지도 모를 일이다. 남산에서 얼굴이 가장 잘생겼다는 삼릉계 석불좌상과 기골이 장대한 마애석가여래좌상을 지나면 바둑바위에 닿는다. 대릉원 등 경주의 주요 문화유적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남산에 들면 최소한 두 번은 놀란다. 그 작은 산에 유물이 빼곡한 것에 놀라고, 암릉이 많은 것에 또 한 번 놀란다. 선 굵은 바위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는데, 설악산 공룡능선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불상과 탑들이 이 같은 풍경과 기막히게 잘 어우러져 있다는 거다. 하나하나가 ‘있을 만한 곳에 있’다. 다리쉼을 하려는 고갯마루, 한 굽이 돌아 시선이 닿는 암벽마다 어김없이 유물들이 세워져 있다. 이는 유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것도 좋지만, 몇 발짝 떨어져서 완상하는 게 더 낫다는 뜻과 맥이 닿는다. 금오산(468m) 정상을 찍고 용장계곡으로 향한다. 골이 깊어질수록 풍경도 속도를 낸다. 하산길의 으뜸 명소는 용장사곡 삼층석탑이다. 높이는 4.5m. 경주사람들은 이 탑을 ‘한국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고 부른다. 남산 자체를 기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원래 탑을 세울 때 기단을 쌓는데 이 석탑은 별도의 기단을 세우지 않았다.”며 “해발 380m만큼의 산을 기단 삼았으니 국내 최고 높이의 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산길에 가끔 뒤를 돌아보시라. 늘 이 석탑이 보일 만큼 풍경의 주인 노릇을 톡톡히 한다. 삼층석탑 아래 삼륜대좌불도 인상적이다. 원반 모양의 세 돌받침(삼륜대좌) 위에 부처를 모신 특이한 구조다. 삼륜대좌불 아래는 매월당 김시습의 발자취가 서린 용장사터다. 김시습은 용장사에 7년간 머물며 ‘금오신화’를 지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돌아봐도 나무랄 데 없다. 한데 기왕 나선 길, 봉화골의 칠불암까지는 다녀오는 게 좋겠다. 남산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 가운데 유일한 국보(312호)다. 다만 남산 동쪽의 통일전이 들머리여서 서쪽의 삼릉~용장골 코스와 하나로 묶자면 체력이 달릴 수 있다. 통일전에서 왕복 3시간 남짓 걸린다. 칠불암 바로 위는 신선암 마애불이다. 결가부좌를 튼 대부분의 불상과 달리 구름 위에 한 쪽 발을 떠억하니 담그고 있다. 비승비속(非僧非俗)의 호방한 형상이다. ●신라의 건국 신화와 함께… ‘삼릉 가는 길’ 삼릉~용장골 코스가 산행을 겸한 답사길이라면 ‘삼릉 가는 길’은 남산 아래 자락을 따라 걷는 트레킹 길이다. 신라의 역사가 시작된 나정 등을 끼고 있어 신라의 건국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복원 공사 중인 월정교에서 삼릉까지 약 8㎞ 거리지만 코스의 중간쯤인 나정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정은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담긴 우물터다. 박씨 문중의 제각을 수리하려고 땅을 파다 팔각건물지와 부속건물지, 배수로 등이 발견됐다. 경주사람들은 나정이 박혁거세의 신궁(神宮)터라고 믿고 있다. 박혁거세 신화 또한 이 대목에서 역사로 굳어진다. 신궁의 실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길은 1980년대까지 실제 사용됐던 남간 마을의 신라 시대 우물과 신라의 첫 왕궁터 창림사지, 배리 석불입상, 포석정 등을 거쳐 삼릉에서 끝난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을 나와 35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삼릉이다. KTX는 서울역에서 신경주역까지 2시간 10여분이 소요된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는 다양한 남산 답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무료. 777-7142. ▶맛집:삼미정은 직접 빚은 동동주와 두부가 맛있는 집이다. 삼릉 초입에 있다. 745-8761. 고두반은 지역 농산물로 상을 내는 농가맛집.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748-7489. ▶잘 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보문단지 내 한화, 대명리조트 등이 좋겠다. 최근 문을 연 블루원 리조트도 깔끔하다. 한옥 펜션인 야선미술관은 단체가 묵기 좋다. 자체 생산한 농산물로 차려낸 밥상도 맛있다. 010-9215-1618. 글 사진 경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논의…미군과 연말까지 합의 계획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위한 논의가 본격 추진된다. 3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부와 주한 미군이 지난달 22일 ‘군산 미공군기지 공동 사용에 관한 합의각서’를 개정함에 따라 국제선 취항을 위한 한·미 간 논의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은 미군 측이 국내선 운항에 대한 합의각서 개정을 완료한 후 논의하자고 요구해 지연됐으나 현안이 매듭됨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이 합의각서는 1992년 12월 채택된 이후 1998년과 2003년 개정됐고 5년 주기에 따라 2008년 개정할 계획이었으나 국제선 취항 문제가 겹쳐 4년째 공전됐다. 도는 국내선 논의가 마무리된 만큼 연말까지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군 측과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합의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활주로가 건설되기 전까지 공항청사를 정비해 부정기 국제선을 띄울 예정이다. 한편 도는 국토해양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주한 미대사관 등에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부담되는 사업은 차기 정부에 넘겨야”

    “부담되는 사업은 차기 정부에 넘겨야”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은 3일 “정치를 마감하러 온 자리다. 무슨 눈치를 볼 게 있겠느냐.”면서 “국민들이 싫어하는 것들을 하지 않는 데에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의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년을 원외(院外)에 있다 보니 국민이 원하는 것이 더욱 분명하게 보이더라.”면서 이같이 말하고 “법대로, 강직하게 하겠다. 지켜봐 달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강 의장은 특히 “정부는 내 임기 중에 대못을 박고 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인천국제공항 매각 등 남은 주요사업 추진을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무엇을 가장 싫어하던가. -우선 싸움이다. 정말들 싫어하더라. 다음은 부정이더라. 돈 먹고 그러는 거. 세 번째는 무시당하는 거다. 국민들 무시하고 국회의원 자기들 편만 들고 자기들 마음대로 한다고들 하더라. →19대 국회는 어떻게 이끌 것인가. -그래서 ‘싸움 없는 국회’가 우선이다. 18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켰다. 이게 잘 정착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방법이 있나. -우선 의장으로서 부지런히 여야 원내대표, 당대표와 접촉해 대화하고 협상하는 게 중요하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는’ 그런 역할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관건은 여론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어떻게 타결됐나. 최루탄 사건 때문 아닌가. 이번에 원구성 협상이 갑자기 타결된 것은 대법관 임명동의안 때문이 아니었나. 여론이 강력하게 정치권을 밀어붙여야 정치권도 정신 차리고 따라간다. 그 역할을 언론이 해 주길 바란다. →원내대표, 당대표와의 만남을 정례화할 생각인가. -정례화할 건 하고 만날 일 생기면 쫓아가서라도 만날 생각이다. 국민, 언론과의 접촉도 원활히 하고. →일이 생기면 국회의장은 국회 편을 들고 국회의원을 보호했고, 그럴 때마다 국민들은 실망했다. -법대로 하겠다. 나는 지금 정치를 마감하는 입장이라 두려운 게 없다. →‘종북 의원’들에 대한 특정 상임위 배제 문제는 어떻게 보나. -‘자격심사’라는 제도가 있지 않은가. 그 제도에 따라 여야가 합의로 하기로 했으니까 해 보면 될 일이다. 여야 합의가 있고, 제도가 있는 한 받아들이면 된다. →감사 권한이나 예산 책정 기능 등을 정부로부터 가져오는 문제 등이 늘 제기돼 왔다. 근본적인 문제들인데, 다음 정권을 누가 잡든 적극 풀어갈 생각이 있나. -있다. 다만 행정부와 힘겨루기를 할 게 아니라 효율적인 국정 운영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자세히 보겠다. →최근 정치권이 각종 국책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와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나. -대통령 단임제의 폐해랄 수 있다. 임기가 끝나니까, 뭔가 해 놓아야겠다고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정부는 연속성이 있는 것이다. 내 정부 때 매듭지어 대못을 박겠다는 자세는 옳지 않다. 다음 정부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업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인천공항 매각 등 문제는 충분한 논의와 컨센서스를 가지고 행정 행위를 해야 한다. 이번 한·일 정보보호협정도 대통령도 확답이 없는 상태에서 된 것같이 느껴진다. 그런 중요한 정책결정 결단을 내릴 때에는 심사숙고해서 국회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정상이다. →새누리당이 법사위를 일반 상임위화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누구 편을 들고 아니고를 떠나 제도를 고칠 때는 그 제도가 왜 만들어졌나를 봐야 한다. 왜 고쳐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하고, 당초 왜 법사위에 그런 권한을 줬을까 심사숙고해야 한다. 왜 그걸 그렇게 하려 하는지를 놓고 토론해야 한다. 이 정도면 답이 되지 않겠나. →‘5공 출신’이라는 거부감 때문인가, 의장 투표 때 득표율이 높지 않았다. -“일단 최저 투표율 기사는 오보다.”(한종태 대변인) -개의치 않는다. 69%대의 (저조한) 득표율이라고 얘기하는데 의장 그만둘 때는 96%를 만들겠다. 내가 김대중 정부 때 장관을 지냈다는 걸 아는 분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 민주당 이해찬·박지원 대표, 다 나랑 같이 한 분들이다. 내가 김대중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을 했다. 그땐 내가 5공 출신에 하나회 멤버라는 걸 몰랐나. 그때는 되고 지금은 왜 안 되나. 초선의원들 중에는 내가 이명박 정부 때 장관을 한 줄 아는 분들도 많더라. 그걸 얘기해 주니 어떤 초선의원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친박근혜계로 중립성 문제도 제기된다. -강직한 성품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대통령 선거 갖고 그러는 거 아닌가. 6개월 지켜보면 될 것 아닌가. 박근혜 대표도 그런 것 강요할 사람이 아니다. 의장후보 당내 경선을 할 때 전화해서는 “한 표 갖고 계시죠? 한 표 부탁합니다.”했더니 그냥 웃더라. 피차 봐달라고 요구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 →어떤 의장으로 남고 싶나. -내가 좀 적극적이다. 이왕 일을 하고 (정치 인생을)정리해야 한다면 제대로 일을 해야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아니겠나. 골프나 치고 슬슬 놀러다니고 쉬엄쉬엄할 바에야 뭐하러 국회의장을 하려고 애쓰나. 내가 강직한 편이다. 지켜봐 달라. 이지운·최지숙기자 jj@seoul.co.kr
  • 이 여인들의 눈물, 외면할 수 있습니까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을 다룬 ‘학살, 그 이후’(권헌익 지음, 유강은 옮김, 휴머니스트 아카이브 펴냄)는 제사상에 올리는 한 잔의 술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인 저자는 한국인 인류학자다. 인류학자로서 1994년부터 틈나는 대로 베트남을 드나들며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전 특수로 인해 “내가 살던 가난한 동네에서도 물질적 상황조건이 개선”됐다는, 나중에 깨달은 “도덕적 궁지” 때문이다. 한국인 인류학자로서 저자는 이 책을 “공물(供物)로 내놓는다.”고 해뒀다. 학문적 땀방울 못지않게 인간적 눈물방울이 읽히는 이유다. 저자가 처음 꺼내 놓은 얘기는 1968년 2월 25일 한국군 해병대가 민간인 135명을 학살한 뒤 살아남은 몇몇 주민들이 시체들을 가매장해 둔 것까지 불도저로 모조리 밀어버렸다는 ‘하미 학살’이다.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3월 16일, 미군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이는 ‘미라이 학살’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군의 행위가 그에 못지않게 잔혹했고, 노엄 촘스키가 “43건의 미라이 학살들”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쓸 정도로 빈번했음에도 왜 미라이 학살만 알려졌을까. “하위 행위자는 폭력적인 마을 평정 작전에서 지배적 행위자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고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쉽게 말해 이름을 떨친 종군기자나 연구자들은 미군만 쫓아다녔지, 한국군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국가 정체성 운운하며 흥분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을 대놓고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가 만난 학살 생존자들은 시계추처럼 오간 군인들의 극단적 이중성에 곤혹스러워했다. 어제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집 짓는 걸 도와주던 이들이 오늘은 주민들을 모아놓고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난사했다는 것이다. 이 극단적 이중성이 어찌 그들 탓이랴. “전쟁이라는 냉혹한 태엽장치에서 시계추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시계추에는 자체의 동학이 있지만 자신의 운동을 통제할 수 없”었을 뿐이다. 저자는 “전후의 삶을 통해 이런 잔인한 동요의 기억과 싸웠다고 믿는다.”는 수준에서 매듭짓는다. 저자가 힘을 모으는 지점은 학살된 이들을 베트남 사람들이 추모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는 저자가 에밀 뒤르켐의 수제자 로베르 에르츠의 ‘상징적 양손잡이’ 개념을 주된 화두로 붙잡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아노미 개념에서 보듯 뒤르켐은 사회적 유대감에 관심을 가졌다. 에르츠는 그다음 단계, 그러니까 사회적 유대가 격렬하게 깨졌을 경우 어떤 양상이 벌어지고 이를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를 연구했다. 이를 위해 제안한 것이 양손잡이 개념이다. 오른손에게 바른 손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왼손도 함께 바라봐 온전한 양손잡이가 되자는 것이다. 영웅적 군인이 오른손이라면, 학살 피해자는 왼손이다. 저자는 실제 현지조사를 통해 학살 피해자들이 베트남 내부에서도 왼손 취급당했음을 드러낸다. 전쟁 이후 베트남도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수행했다. 전선에서 피 흘리며 죽어간 젊은이들에게 국가는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부여했고 기념비와 묘지를 바쳤다. 그러나 균열도 드러난다. 북베트남 전사들은 전쟁을 위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전장에 투입됐다. 해서 시체를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 웅대한 기념비 옆에 묻으면 된다. 접경지대격인 베트남 중부의 학살 피해자는 다르다. “영웅적 전사자라는 도식 안에서 보면, (학살 피해자들의) 집단 무덤은 재생의 가치가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편의 유해와 상대편의 유해가 뒤죽박죽 엉켜 있는 모호한 대상”이다. 그래서 “혁명 열사들의 유해를 모아 마을의 중심부로 가져왔을 때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유골은 논으로 바꿀 예정인 곳에서 외곽의 모래투성이 황무지로 옮겨졌다.” 비극적 죽음에 눈물 흘릴 공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해원을 위해 사당을 짓고 무당을 불렀다. 조선시대 성리학이 교조화되면서 의지할 곳을 잃은 부녀자들이 절과 무당집에 몰려갔듯, 베트남 주민들도 민간전통신앙에 의지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었다. 문제는 국가적 공식 기억에 맞지 않고 과학적 사회주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점이다. 이는 딜레마를 낳는다. 전쟁 당시 베트남 인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외국 군인들이 조상을 모신 사당을 부수고 사람을 함부로 죽였을 뿐 아니라, 장사조차 못 지내게 시체를 마구 훼손하고 뒤섞어 버린 만행이었다. “전쟁 동원 체제에 가장 뚜렷한 기여를 한 조상 사당들이 전쟁이 끝난 뒤에 정치적 불순성과 문화적 후진성의 상징으로 꼽힌 것은 아이러니다.” 이 갈등은 1990년대부터 수면 위로 치솟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이장운동이 벌어지는 것이다. 국가가 조성한 공식 무덤에서 개인 사당으로 유골을 빼내오거나, 버려졌던 유골을 국가의 공식 무덤에 안치하는 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베트남전은 이데올로기나 박정희 평가 문제,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반발(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자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도 북한에 사과해야 하느냐.”고 공격했다.) 등이 있어서 한국에서도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빙빙 에둘러 왔지만, 사실 책의 백미는 이 부분이다. 하나만 꼽자면, 하미 전쟁열사묘지에는 ‘전쟁범죄 희생자 35인의 공동무덤’이 있다. 1986년 9월 하미에서는 하미 근처 하지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35명이 학살당한 사건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 주민들은 이들 역시 열사라 보고 공식묘지에 묻어 달라고 요구하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한다. “열사란 직접 적과 맞서 싸운 이들”이라서다. 주민들 압력으로 결국 무덤은 조성되지만, 정부는 이들 묘를 파내려고 한다. 그때 주민들은 “낫이나 작대기를 무기 삼아 들었다.” “오늘부터 너희가 우리 적”이라면서. 저자는 무차별적인 학살 때문에 그 수많은 뼈와 해골 가운데 어느 것이 누구의 유골인지 모를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한 구 한 구 파내 정성스럽게 쓰다듬고 정리하고 가지런히 다시 묻는 이장의 과정 자체가 후손들에게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치유가 된다는 증언들을 곳곳에서 강조한다. 저자가 끊임없이 길어올리는 것은 ‘농민인지 전사인지 구분 안 되는 악독한 빨갱이 베트콩’ 대신 ‘조상 모시면서 제 땅을 제가 파먹고 살길 원하는, 농경사회라면 흔히 발견되는, 한국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농민의 얼굴’이다. “농민 전사들이 군복을 입은 정규군 병사들과 악수를 하고, 정치 장교들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연설을 참고 들으며, 달 없는 밤을 틈타 재빨리 집으로 달려왔을 때, 그들이 여전히 군인이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니까 “체제가 공간의 균질성과 정체성의 불변을 고집한 반면, 삶으로 직접 겪는 냉전의 현실은 모순적 공간이나 변증법적 공간이었고, 이러한 현실 속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동일자가 아니라 쉽게 변화하는 존재였으며, 이런 변형성이야말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을 제공했다.” 모두가 베트콩이었으되, 그 어느 누구도 베트콩이 아닌 이런 상황을 저자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07년 미국 인류학회가 수여하는 클리퍼드 기어츠상을, 후속작 ‘베트남전쟁의 혼령들’로 2009년 미국 아시아연구협회가 주는 조지 카힌상을 받았다. 해서 책 앞에는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의 서문이 붙어 있다. 한 구절 따온다면 이렇다. “전쟁을 수행하는 나라들은 정치적 목적과 이데올로기를 위해 죽은 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가족들에게서 그들을 앗아가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자(死者)들을 역사의 행위자가 아니라 도구로 뒤바꾼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지금까지도 격렬한 이념전쟁을 치르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연구가 수행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저자는 한국전쟁 연구 권위자인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손잡고 ‘한국전쟁을 넘어서’라는 국제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친박 ‘경선흥행 살리기’ 분주 이재오·김문수 ‘동참 러브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진영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앞두고 움직임이 분주하다. 비박(비박근혜) 주자들과의 경선 규칙을 둘러싼 갈등을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대권 가도를 향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캠프 출범뿐 아니라 경선 이후의 상황까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친박 진영에서는 경선 규칙으로 빚어진 공방과는 별도로 비박 진영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다. 경선을 치른 뒤 본선 과정에서 결국 세를 합해야 한다는 전망이 담긴 ‘러브콜’이다. 박 전 위원장의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한 중진 인사는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두고 “당의 보배이자 훌륭한 정치인”이라면서 “지금 이렇게 갈등을 빚고 있지만 결국에는 돌아와 박 전 위원장과 함께 대선 승리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의원도 “이번 대선은 진영 대 진영의 싸움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이 전 장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아직은 각 주자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하고 있는 데다 이 전 장관의 경우 더욱 악연이 이어져 온 만큼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이 전 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박 전 위원장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야당에서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면서 “이들을 껴안으면 야당의 공세를 무디게 하는 등 본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들과의 협력이 박 전 위원장에게는 오래된 숙제와 같은 것이고 박 전 위원장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핵심 관계자는 “본선에서 박 전 위원장과 함께하느냐는 비박 주자들에게 달렸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에 실패할 경우 새누리당의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비박 주자들의 향후 진로를 위해서도 박 전 위원장과 협력적인 관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이 다음 주초쯤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내 경선 규칙 갈등이 마무리되는 것과 함께 19대 국회 개원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캠프에는 6선 국회의원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과 함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의 직함을 갖고 투톱 체제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비대위원이 캠프의 수장으로 합류해 박 전 위원장의 정책을 총괄할 경우 박 전 위원장이 그만큼 경제민주화의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캠프에는 이 밖에도 2007년 경선 때부터 역할을 함께해 온 최경환·유정복·홍문종 의원 등과 직전 사무총장을 지낸 권영세 전 의원 등이 역할을 하는 병렬적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인 총책도 2007년 캠프에서 메시지를 담당했던 조인근 전 비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진다. 또 박 전 위원장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의외의 인물’로 어떤 인사가 합류할지도 주목된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이 젊은 층에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정책과 홍보 분야에서 새로운 얼굴의 외부 인사들이 합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프로야구] ‘풍운아’ 최향남 1385일만에 세이브

    [프로야구] ‘풍운아’ 최향남 1385일만에 세이브

    “나도 윤석민이 어떻게 던질지 궁금하다.” 27일 잠실구장. 프로야구 LG전을 앞두고 선동열 KIA 감독은 들떠 있었다. 에이스 윤석민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지난 13일 우측 팔꿈치 충돌 증후군으로 1군에서 말소된 지 14일 만에 복귀해 선발로 등판했다.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 이후 17일 만의 선발 출격. 선 감독은 “2주 동안 쉬었는데 얼마나 구위가 회복됐는지 지켜보겠다.”며 윤석민이 팀에 4연승을 가져다주길 기대했다. 윤석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5이닝 동안 안타는 4개 맞고 삼진은 8개 잡으면서 3실점(3자책)을 기록,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완봉승을 거둔 바로 다음 경기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는 들쭉날쭉한 모습이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지만, 특유의 명품 고속 슬라이더는 녹슬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던진 공 86개 중 가장 많은 39개를 슬라이더로 뿌렸는데, 최고 구속이 142㎞까지 나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경기 초반에는 약간 흔들렸다. 1회 선두타자 박용택을 삼진으로 잡아놓고 김일경과 이병규(7번)에게 잇따라 안타를 내줬다. 실점은 2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윤요섭이 오른쪽 팔에 공을 맞아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했고, 양영동과 박용택이 잇따라 안타를 터뜨리며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후속타자 김일경의 2타점 적시타로 한꺼번에 2실점했다. 하지만 3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데 이어 4회에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5회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뒤 수비 실책 등이 겹치며 추가 1실점했지만 윤석민은 이후 삼진과 땅볼 유도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윤석민은 “2군에 내려가기 전에 직구가 147㎞, 슬라이더가 135㎞ 이상 나오지 않는데도 뭐가 문제인지 몰라 애를 먹었다. 그런데 오늘 슬라이더가 140㎞ 이상 나오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선취점을 내줬더라면 힘들었을 텐데 타선에서 4점을 먼저 뽑아줘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KIA의 최향남은 9회 등판해 1피안타 2탈삼진으로 뒷문을 잘 닫고 롯데 시절인 2008년 9월 11일 사직 넥센전 이후 1385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반면 LG는 5연패 늪에 빠지며 올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을 또 고쳐 썼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한화를 9-2로 꺾고 6연승으로 올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2위 SK에 반 게임차 선두. SK는 삼성을 6-1로, 넥센은 두산을 4-1로 꺾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지난 대선보다 늦었다” 공감대 형성…‘전당대회 8월20일’부터 서둘러 확정

    새누리당 지도부가 25일 경선 일정을 서둘러 확정한 데는 더 이상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 특히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현행 당헌·당규를 기준으로 원칙대로 경선 규칙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는 점이 지도부의 결정을 부추겼을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서 규정한 대통령 후보 선출 시기는 대선 120일 전까지로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2007년 대선 경선과 비교해도 늦어진 일정이다. 그나마 2007년에도 본격적인 경선 절차는 7월부터 진행됐던 점을 감안해 우선 전당대회 일정부터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경선 당시 한나라당은 5월 23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5월 말부터 경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이어 5월 29일부터 6월 19일까지 광주·부산·대전 등 3개 권역을 차례로 돌며 분야별 정책비전대회를 열고 6월 28일 서울에서 당 집권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전당대회일을 8월 20일로 확정한 가운데 경선 방식도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새누리당은 다음 달 중순 선거일 공고에 이어 8월 초까지 전당대회 대의원과 당원 선거인, 국민 선거인으로 구성되는 국민참여선거인단 명부를 작성하게 된다. 이와 별개로 7월 중순부터 예비후보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도별로 합동연설회를 개최한 뒤 8월 19일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통해 경선 투표를 실시하고 20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를 지명하게 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왕산 수성동계곡 복원 30일 매듭

    인왕산 수성동계곡 복원 30일 매듭

    서울 종로구가 지난해 5월 말부터 시작했던 인왕산 수성동계곡 복원 공사를 오는 30일 마무리 짓는다. 계곡 좌우편에 위치해 경관을 크게 해쳤던 옥인아파트를 철거하고, 전통조경 방식으로 나무를 다시 심어 옛 정취를 되살리기 위한 공사다. 2010년 서울시 기념물 31호로 지정된 옥인동 179-1 일대 인왕산 수성동계곡은 총면적 1만㎡다. 조선시대 역사지리서인 ‘동국여지비고’ ‘한경지략’ 등에 명승지로 소개됐고, 겸재 정선의 ‘수성동’ 회화에도 등장했다. 안평대군의 집 ‘비해당’이 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에는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진 문학이 박윤목 등 중인층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계기를 만든 위항문학(委巷文學)의 본거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도성 내 유일하게 원위치에서 원형을 보존한 통돌로 만들어 역사적 가치를 뽐내는 돌다리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수성동계곡은 마치 숨겨 두었던 타임캡슐을 열어 보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가지게 하는 곳”이라면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공원이자 역사박물관인 종로에 이처럼 새로운 가치를 덧칠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운명… 표 대결로

    “표결을 통해서라도 10구단 창단 여부를 결정짓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5차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에 관해 조만간 결론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10구단 문제는 이날 안건이 아니었지만 전격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임시 이사회를 열어 10구단 창단 여부를 매듭짓게 됐다.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야구규약에 따라 표결을 강행할 수도 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KBO가 10구단 창단에 강수를 띄우는 것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다. NC가 1군에 합류하는 내년에는 9구단 체제로 가더라도 2014년부터는 10구단 체제로 리그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KBO의 판단이다. 따라서 늦어도 7월에는 10구단이 출범해야 8월 20일로 예정된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이사회의 승인 여부. 재적 이사 3분의2 이상 출석에 출석 이사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의결된다. 그동안 롯데·삼성·한화가 경기력 저하 등을 이유로 10구단 창단에 반대해 왔다. 하지만 KBO가 표결 강행 의지를 비친 것은 나머지 7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란 풀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농협금융 회장선임 속도전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로 차기 회장 선출에 나선 농협금융지주가 속전속결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11일 서울 중구 충정로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30여분 만에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했다. 회추위원에는 사외이사 2명,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추천 인사 1명, 이사회가 정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 등이 선정됐다. 회추위는 12일 회추위원장을 뽑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간다. 회추위가 헤드헌팅 업체 등과 함께 후보군을 추린 뒤 면접과 자격검증을 통해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새 회장이 선임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달 말을 목표로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 짓고, 다음 달에는 신임 지주 회장과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분리된 경영체계로 새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을 뽑는 데 약 2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KB·신한 등 타 금융지주의 회장 선임에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인사는 금융계에서 나도는 ‘사전 내정설’에 대해 “현재는 백지상태로 외부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회추위원의 면면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융업의 속성을 잘 아는 것이 기본이고, 타 금융지주 회장들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중량감에 노동조합과 정부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협상력까지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에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가 사업구조개편 이행약정서(MOU)를 통해 농협을 관치화하고 관료 출신 퇴물들의 대규모 낙하산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농협금융지주 회장 낙하산 인사 시도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사의를 표한 이만우 국회의원과 이장영 한국금융연수원장 등 2명의 사외이사는 지주 회장 선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미확인 동영상’

    세희(박보영)와 정미(강별) 자매는 커다란 집에 단둘이 산다. 엄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아빠는 멀리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세희는 남자 친구 준혁(주원)과 사소한 일로 다투었다. 세희와 화해하려고 준혁이 정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정미는 사이버수사대에서 일하는 그에게 엉뚱한 거래 조건을 제시한다. 폐쇄된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몰래 받아달라는 것. 준혁은 별생각 없이 동영상 하나를 넘겨주는데 그것이 매개가 돼 자매의 비극을 부른다. 한 소녀의 끔찍한 저주가 담긴 동영상은 재생될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동영상을 본 사람은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떤다. 저주받은 동영상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타고 수많은 컴퓨터로 퍼진다. 공포영화의 계절이다.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는 올해 공포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영화의 스타일은 근래 십대들의 사랑을 받았던 공포영화를 따랐다. 공포의 속성에 충실하게 접근하는 대신 청소년의 문화에 집중하고 거기서 공포를 안겨줄 만한 소재를 찾아낸 쪽이다. 당연히 성인 취향의 본격 공포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영화이며 ‘령’(2004), ‘므이’(2007)에 이어 세 번째 공포영화를 선보인 김태경 감독의 이력을 감안하면 적잖이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에서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는 공포영화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미확인 동영상’은 보는 것을 통한 쾌감에 통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웹의 중심이 문자와 이미지에서 움직이는 영상으로 옮겨 가면서 원하는 만큼 동영상에 접근하는 게 가능해졌다.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동영상 문화의 폭발은 일각에서 잘못된 생산과 소비 행태를 낳았다. 누군가가 본질과 상관없는 자극적인 영상을 웹상에 풀어놓으면 떠도는 영상을 주워 본 사람들은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으로 반응한다.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자칫 거대한 언어의 폭력을 조장할 경우 그 때문에 상처받을 사람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미확인 동영상’은 어느새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쟁점을 재빠르게 영화 소재로 사용했다. 이런 영화의 주 소비층인 십대의 관심사를 공략한 결과다. 동영상의 폐해라는 주제를 십대 관객층에 맞춰 아주 쉽게 전달하기도 한다. 계절용 상업영화인지라 그러한 태도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이 영화의 빈틈은 멈추어야 했을 지점에서 과욕을 부린 데서 발생한다. 동영상에 깃든 영혼과 십대의 문화를 연결하는 데만 주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확인 동영상’은 매듭짓지 못할 이야깃거리까지 끌어들였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것들은 공포영화이니 넘어갈 수 있겠으나 줍다가 버린 이야기들은 영화의 구조를 무너뜨린다. 예를 들어 ‘감시 카메라와 시선의 홍수’ ‘가족의 위기와 십대의 방황’은 영화의 성격상 함께 다루기엔 버거운 주제인데 감독은 전부 손에 쥐고 있다 슬며시 놓치고 만다. 그 밖에 공간, 미술, 음악 등에 들인 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 공포영화의 고질적인 과제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공포영화를 만들려는 감독은 최소한 이것만이라도 기억해주면 고맙겠다. 보는 사람보다 배우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놀라는 공포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 5월 30일 개봉. 영화평론가
  • [김문이 만난사람] 559년전 터키를 캐는 이 남자 김형오

    [김문이 만난사람] 559년전 터키를 캐는 이 남자 김형오

    역사를 알면 인생의 재미가 열 배는 더 있다. 교훈이 있고 아픔이 있고 느낌이 있다. 산다는 것은 과거가 있고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우러져야 한 인생의 스토리를 얘기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문제 하나. 콘스탄티노플을 아는가. 대다수는 얼추 알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왜? 그속에 진정 무엇인가가 담겨져 있을까. 역사책에는 비잔틴의 최후 도시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비잔틴은 동서양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져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 중요한 역사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스티븐 런치먼이 지은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의 서문을 잠깐 들여다본다. ‘역사가들이 좀 더 단순했던 시절, 그들은 1453년의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중세가 끝나는 특징적인 사건으로 여겼다. 하지만 오늘날 끝없이 흘러가는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을 장벽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중세가 근세로 바뀌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탐험가들이 해상로를 개척하여 세계 경제를 바꾸어 놓게 한 것은 비잔티움의 쇠망과 오스만튀르크족의 승리였다. 비잔티움 학문이 르네상스에서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에궁, 뭐든지 설명이 길면 감동이 없는 법이다. 이쯤에서 감칠맛을 그만두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 그가 쓴 ‘길 위에서 쓴 희망편지’의 첫 페이지를 열면 이런 대목이 눈길을 끈다. ‘1947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대학원 졸업 후 첫 사회생활을 기자로 시작했다. 국무총리실, 대통령 정무비서관으로 공직을 수행했다. 1992년 14대 국회부터 국회의원 직분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09년 3월에 발간된 책이니 과거형이다. 이젠 국회의원이 아니다. 기자 출신이고 수필문학가로 등단한 문인이라는 게 오히려 낫겠다. 국회의장과 국회의원이란 옷을 벗어던지고 나서 어떤 생활을 할까 궁금하다. 알고 봤더니 역사를 캐고 있다. 그것도 동서양을 아우르는 콘스탄티노플의 정복사에 대해 열심히 삽질하고 있다. 김 전 국회의장을 지난 4일 오후 서울신문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늘 넥타이를 맨, 꽉 낀 정장 차림의 모습만 보다가 가벼운 옷차림의 그를 보니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정치인이라는 냄새를 빡빡 씻었다고나 할까. 악수를 하면서 그는 “국회의원을 그만두니까 넥타이를 안 매게 됩디다. 아주 편해요.”라고 한다. 또 이어진다. “요새는 신문도 잘 안 보게 되고 정치 뉴스도 안 보고 참 좋다.”며 웃는다. 그를 만난 이유는 19대 국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홀연히 터키로 출국한 것 때문이다. 왜 불출마 선언을 했으며 터키는 또 왜 갔는지 등이다. 요즘 터키에 흠뻑 빠져 있다. 그것도 이스탄불, 다시 말해 콘스탄티노플의 역사다. 2009년 1월 국회의장 신분으로 터키를 방문했다. 우연히 군사 박물관에 잠시 들렀을 때 놀라운 충격을 받은 뒤 콘스탄티노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저를 전율시킨 것은 오스만튀르크의 술탄 메흐메트 2세가 함대를 이끌고 갈라타 언덕을 넘어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술탄 메흐메트 2세는 해상으로 (콘스탄티노플이 쳐 놓은)쇠사슬을 돌파하지 못하자 배들을 산으로 끌고 천혜의 요새인 성곽으로 진입합니다. 이런 사실을 접하면서 저는 비잔틴의 몰락과 오스만튀르크의 부상 등에 대해 역사적 지식이 부족했던 점을 부끄러워하게 됐고 이후 터키를 다섯 차례 다녀오면서 그 깊이에 매료됐습니다.” 지난 4월 16일 출국했다. 2일 귀국하기까지 47일간 터키에 머물렀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터키 최고의 명문 국립대학 보아지치대학교 방문교수로 초빙돼 이 대학 도서관과 연구실에서 지냈다.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과제를 매듭짓기 위해서였다. 무슨 과제? 그것은 콘스탄티노플의 역사를 캐는 작업이다. 그는 여기에서 화해와 공존을 상징하는 의미로 ‘이스탄불’과 ‘콘스탄티노플’을 합성해 ‘이스탄티노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터키에서 머무는 동안 대외 활동, 그러니까 강연이라고 해두지요. 그 대학에서 한국정치의 60년 역사를 강의했습니다. 아주 재미있어하더군요. 처음에는 30분을 약속했지만 나중에 질의응답까지 포함해 1시간 40분가량 됐습니다. 북한 갔던 일, 미국 스탠퍼드에서 강의했던 일 등 동아시아를 비롯한 한국의 정치역사를 얘기했습니다. 반응이 그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그가 열심히 캐는 콘스탄티노플의 역사는 어느정도일까. 현장 방문 수차례, 자료수집 완료, 초고 정리 끝이란다. 올 가을쯤에는 반드시 팩트 위주의 두꺼운 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말 그대로 개봉박두. 현재 이와 관련된 책은 스티븐 런치먼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과 시오노 나나미의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이 있다. 전자가 팩트에 비중을 둔 책이라면 후자는 소설 형식을 빌렸다. “1453년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 그 정복전쟁은 지상전, 지하전, 해전, 공중전, 심리전, 첩보전, 외교전 등 모든 전략과 전술이 총동원된 전쟁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사의 물결이 확 바뀌었지요. 오스만튀르크가 그쪽을 장악하자 유럽에서는 대항해 시대를 열어야만 했고 콜럼버스의 항로, 아프리카 희망봉의 항로를 개척하게 됩니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출간된 저작물에 한 권을 보태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오스만의 술탄 메흐메트 2세, 비잔틴 제국의 콘스탄티누스 11세의 인간성과 리더십에 초점을 두려 합니다.” 특히 그는 오스만튀르크가 고구려와 흉노, 그리고 우랄 알타이어 계통이라는 뿌리를 함께 깔면서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업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동서양 역사에서 관심을 덜 받고 있는지도 밝힐 예정이다. 그에게 술탄 메흐메트 2세가 터키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물었더니 “우리의 세종대왕과 이순신을 합친 인물로 추앙받는다.”고 했다. 아울러 “14살에 왕이 됐다가 왕좌에서 내려와 19살에 다시 왕이 돼 21살에 철옹성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사실이 매우 흥미진진하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그 젊은 왕이 아버지의 아버지도 못 이룬 업적을 해냈다는 점은 참으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오스만튀르크로 인해 유럽은 200여년 동안 길을 잃어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콘스탄티노플은 실크로드의 지점이자 종점이었지요. 그래서 유럽이 항해시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오스만튀르크는 그걸 모르고 있다가 다시 서양한테 당하게 됩니다. 이를 거울 삼아 우리는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남북한이 대치하고 또 눈앞의 이익을 위해 아등바등 싸우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책을 쓰게 된 동기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면서 질문하고 싶었던 ‘불출마 선언’의 이유를 말한다. “내 나이 65살입니다. 60살이 지나면서 한 달이 다릅니다. 100페이지 되는 책을 읽고 돌아서면 금방 50페이지밖에 생각이 안 나고, 일주일이 지나면 10페이지로 줄어듭니다. 지난해 8월쯤인가 그래요. 국회의장까지 한 제가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면 제 이력에 무슨 보탬이 될 것인가를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제가 쓰고 싶은 글, 국회의원을 더 하면 영원히 못 쓸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안 하겠다고 다짐했지요. 또한 4월 6일부터 5월 29일까지, 술탄 메흐메트 2세하고 콘스탄티누스 11세가 대치하는 기간이었습니다. 5월 29일이 비잔틴 최후의 날이지요. 하여 모든 생각을 접고 터키로 갔던 것입니다.” 다시 비잔틴 최후를 얘기한다. 당시 60여일 동안 벌였던 전투에는 세계 전투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첨단 무기들이 총동원됐다는 것이다. 배를 끌고 언덕을 넘은 것도 그렇지만 헝가리인이 구상한 최대의 대포 등 흥미롭게 들여다볼 대목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그는 “술탄 메흐메트 2세와 콘스탄티누스 11세의 인간적 캐릭터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다.”면서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집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흥망성쇠의 역사를 보면서 우리가 교훈으로 삼을 것은 어떤 것인지도 담을 것이란다. “저는 다시 종군기자가 된 셈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559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가는 기분입니다. 콘스탄티노플의 마지막 날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절로 뜁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느냐고 물었더니 “제가 새누리당 당원이니까 새누리당에서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대선 주자들에 대한 약평을 부탁했더니 “생각 안 해 봤다. 지도자는 뭐든지 겸손하고 당당함의 덕목과 타이밍이 있어야 국민들이 따르지 않겠느냐.”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울러 19대 국회에 대한 바람을 물었더니 “폭력이 없어야 한다. 막말도 폭력의 빌미가 된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he is… 1947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부산 영도에서 자랐다. 1966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1971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왔다. 1976년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75년 동아일보 기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1982년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1992년 14대 국회의원 당선되면서 이후 15,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99년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위원장(2000), 한나라당 17대 총선 선거대책본부장(2004), 한나라당 사무총장(2004), 한나라당 원내대표(2006), 대한민국 국회의장(2008)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돌담집 파도소리’, ‘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 등 다수가 있다.
  • “서울硏으로 간판 바꾸고 시민 삶에 포커스”

    “서울硏으로 간판 바꾸고 시민 삶에 포커스”

    1992년 출범해 20주년을 맞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간판부터 서울연구원으로 바꾸고 독립성을 강화해 서울을 대표하는 종합연구소로 거듭난다는 꿈에 부풀었다. 창립일인 14일이면 ‘나이’에 걸맞은 새 청사진을 매듭짓게 된다. 이창현 원장은 4일 “올해 목표를 정명(正命)과 정견(正見)으로 잡아 미래를 제대로 기획하는 데 주력하겠다. 현안에 머물지 않고 길게 내다보며 서울 경쟁력과 시민 삶에 주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로 일하다 지난 2월 13대 원장 자리에 앉았다. →원장 취임 100일 소감은. -시정연은 서울시 출연 도시정책 종합연구소로 첫발을 뗀 뒤 시정을 뒷받침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시가 요구하는 사안을 받아 일방적으로 연구에만 매달려 지원하다 보니 자율성을 살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정연은 사람 나이로 치면 이제 성인에 올랐다. 또 무엇보다 독립성을 강화하는 게 시를 위해서도 좋다. 박원순 시장도 그 점을 주문하고 있다. ●독립성 강화… 서울 자체에 연구 초점 →명칭을 변경하는 이유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시정’과 ‘개발’을 빼고 ‘서울연구원’으로 개칭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현재 시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이달 조례가 통과되면 7월에 정식으로 발표하려 한다. ‘시정’을 빼는 것은 서울시 정책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서울 자체에 연구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발’을 빼는 것은 성장뿐 아니라 성장 이후를 대비하고, 토건과 하드웨어에서 시민 삶의 질과 소프트웨어를 고민하겠다는 각오를 표현한 것이다. ●‘작은 연구 프로젝트 공모사업’ 시작 →중장기 전략을 짠다는데. -시민소통협력위원회를 신설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연구에 최대한 담으려고 애쓴다.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작은 연구 서울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시작했다. 시민이면 누구나 500만원 이내 범위에서 연구 프로젝트 공모에 응할 수 있다. 지금까지 80건 응모해 현재 20건을 선정했다. 가령 ‘문래동 창작촌에 대한 연구’, ‘도시 빈 공간 활용방안 연구’, ‘공동체 토지 신탁연구’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모아 작은 연구가 활성화되면 큰 연구도 더 윤택해질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왕숙천 생태하천으로 복원…남양주, 2016년까지 완성

    왕숙천 생태하천으로 복원…남양주, 2016년까지 완성

    경기 북부 지역 대표적 도심 하천인 왕숙천 남양주시 구간이 2016년까지 생태하천(조감도)으로 복원된다. 31일 시에 따르면 포천시~남양주시~구리시를 지나 한강으로 이어지는 왕숙천 가운데 남양주 진접읍 내곡리 임송캠프장 하류에서 한강 합류부까지 11.1㎞ 구간이 사업 대상이다. 지난해 9월 매듭지은 남양주지역 32개 하천에 대한 물관리 및 물순환 하천 마스터플랜에 첫발을 뗀다는 데 의미를 띤다. 2016년까지 228억 4000만원을 투입해 과거 치수 목적으로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생태습지·여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결과가 나오는 2014년 세부 조성 방안을 확정한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버려진 주택지 인근 뒷산 마을공동체 공원으로 단장

    노원구는 상계동 95-336 일대에 마을공동체 공원을 조성하고 다음달 1일 오후 3시 불암허브공원에서 개장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시비 91억원을 들여 불암산 자락 1만 6923㎡에 들어선 공원은 이웃 나눔공간을 위한 마을공동체의 장으로 자리잡게 된다. 마을공동체 공원 조성은 장기간 불법경작 등으로 훼손된 주택지 인근의 동네뒷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10년 6월 인근 3개 아파트 단지별로 주민 건의사항을 받아 초안을 만들었다. 주민 토론회에 이어 기본설계안 수립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3월에는 실시설계과정을 통해 3회에 걸쳐 현장 토론회도 벌였다. 이렇게 모은 의견을 바탕으로 아파트와 인접한 지역에는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고 숲을 조성해 소음 등 문제점을 최소화했다. 폐쇄회로(CC)TV, 경계 펜스 등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공원 진입로의 자연스러운 바위 암반을 보존하면서 경사지에 허브식물을 재배하는 공간 820㎡를 들여놓았다. 허브식물재배원에는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 등 29종의 허브를 심어 시기별로 허브잎과 꽃 등을 주민들이 직접 채취해 활용하도록 했다. 맥문동, 벌개미취, 원추리, 꽃창포 등 16종의 초화류도 심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중앙에 자리한 과수원 770㎡에는 자두, 살구, 매실, 모과, 복숭아나무 등을 심어 주민과 함께 가꾸도록 했다. 공원 전체를 통틀어 나무 36종 3만631그루를 심었다. 이밖에도 가구당 10㎡(2m×5m) 규모의 텃밭 70곳을 만들고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주민들에게 분양을 매듭지었다. 여규형 상계3·4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행사뿐 아니라 주민화합을 위한, 주민과 대화의 중심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면서 “노인치매를 위한 텃밭가꾸기 등 자치회관 프로그램과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마을공동체공원은 동네 산자락에 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휴식공간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장을 제공하는 동네뒷산 공원화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라며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담을 수 있는 주민참여형, 주민맞춤형 공원으로 가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노트북 들고다니며 이석기 찍으라고 했다”

    통합진보당의 4·11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노트북떼기’ 수법까지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이석기 당선자 지지자들이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이 당선자에게 투표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전주공장의 당원들은 대자보를 통해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부정 실태를 폭로했다. ‘노트북 선거’ 결과 결국 ‘듣도 보도 못한’ 이 후보가 현대자동차 노동자 후보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었다. 민의 왜곡이요 총체적인 부정선거가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럴진대 검찰의 통진당에 대한 압수수색은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아무리 ‘정치탄압’이니 뭐니 항변해도 통진당이 저지른 선거 부정을 생각하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구당권파는 압수수색에 앞서 비례대표 경선 투·개표 기록이 담긴 하드디스크 등 중요 자료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도 부정선거임을 자인한 셈이다. 그렇게까지 해서 지키려는 게 고작 이 당선자 등 한줌 구당권파 세력이라니. 정상적인 정치집단이라기보다는 광신적인 종교집단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이석기·김재연 등 비례대표 당선자들은 끝내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사퇴 시한을 넘겼다. 출당이 필요 최소한의 조치다. 이·김 당선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소속 시도당까지 옮기는 등 필사적으로 맞서고 있다. 비대위는 직권을 통해서라도 출당절차를 매듭지어야 한다. 나아가 ‘종북의원’의 국회 입성을 원천적으로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국회의원 제명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통진당 사태 방지법’(이석기 퇴출법)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국가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부정해도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진보정치의 뿌리까지 말라죽게 만드는 통진당 비례대표들은 이제라도 사퇴의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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