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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땀한땀 세월을 엮는다

    한땀한땀 세월을 엮는다

    채색한 캔버스를 가늘게 찢은 뒤 이를 다시 접고 묶어 입체적 회화를 구현하는 ‘매듭 페인팅’ 기법으로 유럽과 미국 화단에서 주목받았던 고 신성희 화백의 초대전이 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948년 안산에서 태어나 서울예고와 홍익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나와 1980년대 프랑스로 건너가 창작에 매진하다 2009년 소마미술관 개인전 도중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어로 ‘누아주(Nouage)’라고 하는 그의 독창적인 매듭 페인팅은 1970년대부터 회화의 본질에 대한 탐구에서 비롯된 ‘마대 위의 마대’ 연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제와 환영 사이에 존재하는 회화의 양면성에 대한 탐구를 거쳐1980년대에는 화려하게 채색된 판지를 불규칙한 형태로 찢어 붙이는 콜라주 작업에 몰두했고 1990년대 초반에는 이를 좀더 적극적인 표현기법으로 확장한다. 점, 선, 얼룩 등 다양한 컬러로 채색된 캔버스를 얇게 잘라 손으로 하나하나 엮어나감으로써 평면을 해체해 3차원 공간에 또 다른 회화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누아주가 만들어졌다. “해체와 건설, 혼돈과 질서, 압축과 긴장, 당김과 뭉쳐짐의 실험들은 평면에서 입체의 현실로 변화되어 우리들은 바람이 오가는 공간의 문을 열게 하였다.”(2005, 캔버스의 증언) 그의 고향에서 열리는 첫 번째 전시의 제목은 ‘신성희, 고향에 오다’이다. 이번 초대전에는 초기 마대 작업부터 누아주까지 40년에 이르는 화업을 종합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시대별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또 1969년 국전 특선작품과 60년대 후반의 초기작품들도 최초로 소개된다. 더불어 작가가 살았던 안산에서의 유년시절 모습과 프랑스에서의 활동모습, 작품을 구상했던 스케치와 드로잉, 오브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30일까지. (031)481-0504.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정해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태국·그리스 대사

    [글로벌 시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정해문 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태국·그리스 대사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의 기 싸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미·중 간 역내 전략적 경쟁 구도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과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을 들 수 있다. 금년 말 AIIB 창립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출범한 브레턴우즈 체제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장래가 걸려 있는 문제로 국제금융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계 제1, 제3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은 AIIB의 거버넌스 미흡을 이유로 불참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TPP 협상을 앞으로 수주 내 매듭짓기 위해 의회로부터 ‘신속처리권한’을 부여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일 포함 12개 TPP 참여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며 TPP를 21세기 세계무역 질서를 선도할 높은 수준의 차세대형 자유무역지대를 실현하는 지렛대로 삼고 있다. 세계 제2 경제대국 중국은 여기서 배제되어 있다. 미국과 중국이 AIIB와 TPP에서 협력할 수 있으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평화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영·독·불·한국·호주 등 G7 국가 또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을 포함한 57개국이 AIIB의 창립회원국으로 참여, AIIB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중국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도출을 독려함으로써 아시아 국가들의 호감을 살 수 있으며 나아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신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일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009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구보고서는 2010~2020년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 재원을 8조 달러로 전망했다. AIIB는 중국 출자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로 시작하여 수권 자본금 1000억 달러를 갖추게 된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실크로드 기금’ 400억 달러를 조성했다. 세계은행의 연간 대출 가능 300억 달러와 아시아개발은행 자본금 1500억 달러 등을 모두 합하여 인프라 건설 수요에 기동성 있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TPP 조기 체결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의회에 ‘무역촉진권한’을 신속히 부여해 주도록 촉구하고 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 세계경제에 편입됨으로써 전 세계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미국은 중국이 TPP 의무를 수용하는 한 중국 가입 환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의 TPP 가입은 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추구하는 아·태 자유무역지대 설립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TPP가 중국만을 배제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역내 공동 번영과 안보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미·중 간에 공동의 이해를 넓혀 나가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AIIB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도출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인프라 확충은 필수 불가결하다. AIIB 회원국 확대는 추가 재원 확보 측면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다른 한편 TPP 가입은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새로운 역내 무역질서 형성에 우리 입장을 반영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가입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 세상 담은 그들의 그림엔 역사의 풍랑이 일렁인다

    세상 담은 그들의 그림엔 역사의 풍랑이 일렁인다

    시대를 훔친 미술/이진숙 지음/민음사/556쪽/3만원 ‘근대 유화의 완성자’라는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가 세상을 뜨기 직전 완성한 그림 ‘돌아온 탕아’(1669년)는 나눠준 재산을 탕진하고 병들어 돌아온 탕아가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장면을 담고 있다. 말없이 아들을 보듬는 아버지며 그 옆 불만 가득한 눈초리의 맏형을 보면 그저 어느 가정의 엉클어진 관계를 묘사한 작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아들의 등을 어루만지는 아버지의 섬세한 손, 그 손끝에 전해지는 아들의 몸, 그리고 아버지와는 달리 동생을 원망하는 형의 표정은 가장 깊은 용서와 숭고한 화해의 순간으로 결정된다. ‘역사는 인류가 의미를 찾고, 의미를 살고, 그 의미의 핵심을 후대에 전하는 과정’으로 일컬어진다. 그 차원이라면 미술작품도 그저 장면의 단선 포착이나 유미적 묘사에 그칠 수 없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명제가 설득력을 갖는다. ‘시대를 훔친 미술’은 바로 그 점에 착안해 그림 이면의 그림을 알뜰살뜰하게 설명해 흥미롭다. 책은 유명 작가들의 회화를 시대별·언어권별로 그러모아 펼쳤지만 단순히 회화사나 작가의 연대기적 설명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감상의 매듭짓기는 바로 역사성의 강조이다. 중세 암흑기부터 르네상스, 종교개혁, 절대왕정 시대, 미국 독립과 프랑스 대혁명, 식민지 경쟁, 제 1·2차 세계대전…. 격랑 속에 부대껴 살았던 화가의 눈빛과 고뇌, 어두운 그늘이 다양한 회화에 얹혀 전해진다. 그리고 그 회화에는 어김없이 숨은 역사와 복안의 메시지가 담겼다. 독일 작가 에마누엘 로이체가 그린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워싱턴’을 들여다보자.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미국관에 전시된 이 그림은 독립전쟁 중 영국군을 기습하기 위해 얼어붙은 델라웨어 강을 건너는 조지 워싱턴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독립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작품속 강은 라인 강을 모델로 삼았다. 로이체가 미국 독립전쟁을 1850년대 독일과 연관 지은 것이다. 로이체는 당시 자신이 지원한 혁명이 실패로 끝났지만 독일 진보주의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예술에 담긴 ‘언외의 지혜’는 바티칸의 교황집무실 기능을 했던 서명실 벽화에서도 묻어난다. 교황 율리우스 2세(재위 1503~1513)가 라파엘로에 의뢰해 그린 벽화는 천정의 시학·철학·법학·신학을 의인화한 그림, 마주 보이는 벽의 기독교적 테마가 담긴 ‘성체에 대한 논쟁’, 그 맞은편의 ‘아테네 학당’으로 구성돼 있다. 이교도 철학자와 신상들이 대거 등장한 셈으로 이는 교황청 스스로가 신학의 전일적 지배를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가문 출신 교황과 세력 득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 주체인 화가는 세상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책에는 순수를 고집한 부류와 세류에 가담하거나 지지한 인물들이 흥미롭게 비교된다. 16세기부터 시작된 유럽 확장정책에 편승한 ‘오리엔탈리즘’ 구현에 나선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터키탕’이며 장 레옹 제롬의 ‘목욕탕’이 서구인들의 정복욕을 부추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주장한 마리네티는 전쟁을 ‘인류의 유일한 위생학’이라며 전쟁 미화를 거들었고 카를로 카라는 ‘개입주의자 선언문’을 통해 전쟁 선동 구호를 내뿜는다. 그런가 하면 전 세계적으로 행해진 유대인 학살과 학대를 고발한 샤갈의 ‘하얀십자가’며 “민족에 영광을 가져다주겠다”고 외쳐대는 히틀러를 거대자본의 뒷돈을 받는 부패 정치인으로 묘사한 존 하트필드의 ‘작은 남자가 큰 선물을 요구한다’는 그 반대의 작품들로 다가온다. 저자는 프루스트의 말을 인용해 “예술에는 현실만이 아니라 그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함께 담긴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꿈은 한 예술가의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함께한 공동체의 꿈이기도 하며 후대가 놓치지 않고 이어나가야 하는 꿈이라고 결론 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종면 칼럼] 분노와 자조의 지방자치 이제 끝내자

    [김종면 칼럼] 분노와 자조의 지방자치 이제 끝내자

    우리 지방자치는 언제쯤 홀로 설 수 있을까. 성년의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품에 갇혀 제 길을 가지 못하고 있으니 자치라는 말이 무색하다. 여당 소속의 3선 도지사가 “지방자치법이 불행한 지방자치의 원흉이다”라고 말하는 형편이다. 중앙정부가 시시콜콜 간섭하니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망하려고 해도 망할 수가 없다며 쓴웃음을 짓는 이도 있다. 이쯤 되면 자치가 아니라 ‘탁치’(託治)라는 말이 더 어울릴 법하다. 지방자치가 분노와 자조의 동의어가 돼선 안 된다. 지방자치법이 지방자치의 진정한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다면 바꿔야 한다.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 움직임이 부쩍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지방자치법 개정 논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지방의회 위상 재정립 문제다. 175개 조문의 지방자치법 중 지방의회와 직접 관련된 규정이 67개나 되니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지방자치의 중추기관이어야 할 지방의회는 상대적으로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과는 사뭇 결이 다른 애환을 겪고 있다. 자존감의 위기다. 분명한 것은 지방의회가 바로 서야 지방자치가 바로 선다는 점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은 지방자치에도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 지방정부는 ‘극강(極强) 단체장-극약(極弱) 의회’의 형태를 띠고 있으니 지방의회가 비대해진 권력을 행사하는 단체장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고 주민 의사를 대변하는 기능을 다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지 모른다. 지방의회의 입법 기능을 제약하고 자치단체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어렵게 하는 지방자치법은 하루빨리 가다듬어야 한다. 지방의회의 숙원인 유급 정책보좌관제 문제도 조속히 매듭져야 한다. 최근 광역의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안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지방의원들에게는 무급 봉사직으로 출발해 유급 권력직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숙명처럼 따라붙는다. ‘지방의원 자질론’, ‘지방의회 무용론’도 간단없이 등장한다. 그동안 지방의원이 과연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왔는가 하는 데서는 누구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예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입법 활동 등 지방의원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 보좌 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지방의회 역량 강화는 절박한 과제다. 지방자치의 한 축인 지방의회를 아예 없애 버릴 요량이 아니라면 일단 일을 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해 놓은 뒤에 비판을 해도 비판해야 할 것이다. 여론이나 국민정서법에 기대어 지방의원 정책보좌관 문제를 무작정 내칠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 사무기구 관련 인사권도 단체장으로부터 의회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자치 활성화라는 대의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해가 맞닿아 있지 않는 한 누구도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 지방자치의 딜레마가 있다. 현장의 지방자치 실천 그룹은 중앙정부나 국회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 함께 머리를 싸매야 할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와도 적잖은 인식의 괴리를 보인다. 대화와 설득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자치법 개정을 주도하는 단체들은 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도 추진한다고 한다. ‘위력 시위’의 모양새는 피하는 것이 낫다. 자칫 정치 투쟁으로 비쳐 역작용을 불러오기 십상이다. 아직도 많은 국민은 풀뿌리 민주주의, 현 단계 우리 지방자치의 숨은 실상에 대해 잘 모른다. 지방자치는 일종의 경험재이자 감동재다. 지방자치 서비스라는 상품을 직접 이용한 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평가하고 고마움도 느낄 수 있다. 정치적 이벤트보다는 내적인 자정 운동을 전개하며 한편으로 지방자치의 당위성을 널리 알려 나가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이 아닐까. 특정 지방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지방자치다. 중앙과 지방의 소통만이 살길이다. 우리 지방자치는 이제 행복해질 때가 됐다.
  • 노원, 명랑운동회로 가족사랑 쑥쑥~

    노원, 명랑운동회로 가족사랑 쑥쑥~

    서울 노원구는 오는 16일 오후 1시 노해근린공원에서 지역 내 아동과 가족 등 700여명이 참여하는 명랑운동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운동회는 민·관 아동복지기관이 공동주관하는 어울림 행사다. 먼저 주 행사장인 놀이마당에서는 포인트덩크슛, 점보링 던지기, 나는 골프왕, 외나무다리 결투 등 10개 운동경기를 진행한다. 경기는 청팀과 백팀 각 10개조씩 총 20개조로 진행된다. 또 족구와 피구, 400m 계주, 줄다리기, 긴줄넘기 등 가족 사랑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풍선 포토존에서는 참여자들에게 명랑운동회의 추억을 담을 수 있도록 하고 요요 만들기, 매듭팔찌 만들기 등 체험마당을 운영해 창작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외 물총놀이, 페이스 페인팅, 전래놀이 마당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구는 당일 운동회에 참석한 기관, 지역아동센터, 방과후협의회 돌봄교실 등을 이용하는 초등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위험한 통학로 안전예방’을 주제로 그림대회을 연다. 당일 현장심사를 통해 초등학교 저학년 10명, 고학년 10명에게 교통안전상, 안전지킴이상, 희망상, 명랑상 등을 시상한다. 명랑운동회 한쪽에서는 컵떡볶이, 아이스티, 감자볼 등을 판매하는 먹거리 부스도 운영한다. 진행요원 60여명도 별도 배치한다. 김성환 구청장은 “가정의 달에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은데 동네 마을 구성원들이 명랑운동회를 통해 서로를 공감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복지를 공격하는 자 진실을 보지못한 자

    복지를 공격하는 자 진실을 보지못한 자

    복지사회와 그 적들/가오롄쿠이 지음/김태성·박예진 옮김/부키/416쪽/1만 8000원 2009년 발발해 유럽 전역으로 급속히 번진 그리스 부채 위기는 과도한 복지지출 탓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그 인식은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그리스의 복지수준은 유럽연합 평균 복지수준을 훨씬 밑돌고 북유럽 5개국의 수준보다 낮다. 왜 그런 오류와 격차가 생기는 것일까. ‘복지사회와 그 적들’은 복지사회·복지국가와 관련해 잘못 생성되고 퍼진 주장·통념을 뒤집어 새 복지모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원 제목 ‘위기에 처한 세계’의 책 서두에 등장하는 그리스의 경우 실상과 인식의 격차가 큰 대표 사례로 지적된다. 그리스 재정위기의 결정적 위기는 과도한 복지가 아니라 아테네 올림픽 적자 탓임이 드러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총지출은 160억 달러 규모로 당초 예산의 3배를 넘겨 재정위기로 뻗쳤다. 그 오류의 인식을 퍼뜨린 장본인으로 서구 언론과 주류경제학자들이 지목된다. 그리스 경제가 지속적인 침체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이유도 과다한 복지가 아니라 복지보장의 미비로 야기된 소비위축임을 밝혀낸다. 저자가 거듭 주장하는 논지는 명쾌하다. ‘결함이 있지만, 그래도 복지국가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영국, 그 뒤를 이은 일본·북유럽 복지국가들의 실태를 촘촘히 비교해 설득력을 더한다. 부채, 실업률, 1인당 GDP, 빈부 격차 등에서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안정적 경제수준을 유지하지만 미국·영국 등은 휘청거리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복지축소’ ‘복지거부’주장이 드센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 대목에서 ‘복지국가에 대한 문제제기에 오류가 있다’고 단정한다. 지금의 복지축소·거부는 사실관계의 왜곡이나 진실의 은폐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복지논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금 부담이다. 어느 정부나 국민이건 복지사회를 갈망하면서도 과중한 세금부담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증폭되는 오해는 ‘복지지출이 많은 나라는 정부부채가 많다’ ‘복지국가는 효율이 낮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저자는 이 부분을 또박또박 반박한다. 2010년 스웨덴·노르웨이는 재정흑자를 기록했고 덴마크의 재정적자는 GDP의 2.6%, 핀란드는 2.5%에 불과하다. 그런 반면 1980년대 이후 이른바 ‘탈복지화’로 치달았던 미국(99.4%)·영국(81.8%)등은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높다. ‘복지사회는 부자 나라에서만 가능한 것인가’ 이부분에 대해서도 저자는 “복지는 국가의 부유함의 결과”라는 인식을 보기 좋게 뒤집는다. 19세기 말 최초로 사회보장제를 입법한 독일이나 20세기 초·중반 사회보장제를 세운 북유럽 국가들은 유럽의 가장 낙후된 곳들이었다. “북유럽의 성공은 성장·분배의 이항대립이 아니라 동시에 달성과 지속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각종 통계와 자료로 입증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지난한 복지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저자는 자유주의를 토대로 복지사회 모델을 증축해온 자본주의 항로를 반추한다. 영국의 경우 성과 못지않게 빈번한 경제위기와 계급충돌의 부작용이 컸다. 이에 비해 독일은 19세기 말 사회보장제를 통해 자본주의를 발전시켰고 그 복지국가 이념을 이어받은 북유럽은 마치 ‘복지 전시장’처럼 발전했다. 영국·미국은 저복지·탈복지의 길을 걸었고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그런 저복지국가의 경제가 치명타를 맞은 반면 북유럽은 건재한 사실에 저자는 주목한다. 저자가 세운 대안의 사회발전 모델은 바로 주거와 의료, 생필품 등 국민의 생활원가를 낮추는 ‘저생존원가형 사회’이다. 자동차나 고등교육, 통신망 등 생활에 필요한 게 많아지고 사회적 분업으로 모든 것을 구매해 써야 한다면 생존원가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시장경제와 빈부격차, 복지사회와 높은 세금이라는 모순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새 모델이 바로 ‘저생존원가형 사회’로 결정된다. 그래서 “정부가 세금과 도시개발을 통해 물가를 낮춰야 한다”고 저자는 매듭짓는다. 생존형 소비와 향유형 소비, 사치형 소비의 구분에 따른 세금 차등화가 그 주요 방편이다. “빈부격차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중국에 하나의 대안으로 이 책을 썼다.” 그 주장대로 책은 중국 상황에 기운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이며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재편 논의를 포함한 복지 논란이 뜨거운 국내에서도 적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문의 영광’ 표창·임명장 고급화

    ‘가문의 영광’ 표창·임명장 고급화

    “장관이 조직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따지고 보면 인사권 말고는 없습니다. 직원들한테 맨입으로 열심히 일하라고만 하겠습니까, 돈을 더 주겠습니까.”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인사=만사’라는 교훈을 가리킨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공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에겐 특히 임명장이나 표창장(오른쪽)은 집안 보배와 같은 것이다. 7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각 부처마다 기관장 재량으로 수여하도록 한 임명장과 표창에 대한 내규를 통일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일종의 명예이기도 한데 너무 초라한 데다 주먹구구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임명장의 경우 5급 이상은 대통령 명의로 수여된다. 그래서 “사무관만 되면 장관도 자르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행자부는 먼저 직원 선호도 조사와 자체적으로 꾸리고 있는 브랜드 제고 특별위원회 자문을 거쳤다. 이어 나름대로 내규를 바꿔 지난달 27일 430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이동 때 적용했다. 무엇보다 종이 재질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한지(韓紙)를 사용한다. 다만 보존성과 인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닥 성분과 천연 펄프 성분을 7대3 비율로 섞었다. 제지업계에 따르면 일반 인쇄용지에 비해 10배 이상인 최소 200년 동안 보존할 수 있다. 이전엔 마분지처럼 조금 두꺼운 인쇄용지를 썼다. 세월이 흐를수록 누렇게 바래 ‘장농 종이’에 그쳤다. 행자부에서만 연간 표창은 8000여점, 임명장은 4000여개에 이른다. 서체도 컴퓨터에서 뽑은 궁서체를 썼지만 전문가 얘기를 들어 2개 가운데 하나를 택하도록 직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오륜행실도체가 훈민정음 해례본체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오륜행실도체는 조선 정조 21년(1797년) 때 왕명을 받들어 편찬된 오륜행실도의 글씨체로 ‘한글 서체의 완성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임명장과 표창장 테두리를 갈색 매듭 무늬에서 금색 무궁화 무늬로 고급스럽게 바꿨다. 국가 상징을 돋을새김해 한층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훈·포장 등 대통령 명의로 수여하는 정부 포상과 차별을 둬야 해 테두리를 한 줄로 한정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7월부터 행자부에서 실무수습을 마치고 지방자치단체에 부임한 K주무관은 “100년 넘도록 보존할 수 있는 한지로 만든 임명장이라니 집안 대대로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며 “더욱 열심히 일해 역량을 한껏 펼쳐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달달 Tip!] 신발끈 2초만에 묶는 방법

    [달달 Tip!] 신발끈 2초만에 묶는 방법

    인터넷상에서 ‘매듭 장인’(놋 마스터)으로 통하는 한 매듭 전문가가 신발 끈을 2초만에 묶는 방법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멜버른에 사는 이안 피건은 자신의 홈페이지인 ‘매듭 교수’(프로페서 슈레이스)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신발 끈을 매는 방법을 공개했다.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된 이 매듭 법은 ‘마법 손가락’ 혹은 ‘이안 매듭’으로 불리고 있다. 이 매듭 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발 끈을 묶는 데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숙련도에 따라 2초 안에 맬 수 있는데 어떤 네티즌은 자신이 1초 안에 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이용하던 방법보다 복잡해 보이지만 느린 동작을 통해 방법을 숙지하면 실제로 매우 간단하게 신발 끈을 맬 수 있다. 신발 끈을 가볍게 한 번 묶은 뒤, 살짝 주먹을 말아쥔 상태에서 새끼손가락 사이에만 끈을 걸친다. 이어 오른손의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맞대 고리를 만들며 신발 끈 밑에서부터 돌려 걸치고 왼손 역시 고리를 만들지만 위에서부터 아래 방향으로 돌리는데 이때 끈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그다음으로는 오른손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왼손 위쪽에 걸친 끈을 잡고 이때 왼손으로는 오른손 위쪽에 걸친 끈을 서로 잡아당기면 매듭이 이뤄진다. 만일 잘되지 않으면 해당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면 누구나 매듭 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이안은 자신의 사이트에 절대 풀리지 않는 신발 끈 묶는 법이나 신발 끈을 색다르게 끼우는 법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기 쉽게 공개하고 있다. 사진=럼블(http://www.fieggen.com/shoelace/index.ht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적의 눈으로 본 불완전한 간디의 위대함

    적의 눈으로 본 불완전한 간디의 위대함

    간디와 맞선 사람들/박금표 지음/그린비/496쪽/2만원 마하트마 간디(1869~1948)에게는 인도의 독립을 이끈 민족운동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주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간디는 흠결 없는 지도자였을까. ‘간디와 맞선 사람들’은 보통 인식과는 달리 그의 정치적 신념·사상에 맞섰던 인물을 통해 ‘마하트마 간디’를 다시 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간디와 맞선 이들이 분명히 있었고 그들의 대립 때문에 간디의 비폭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는 접근이 흥미롭다. 책에 소개된 ‘맞선 자’들은 암베드카르, 보세, 진나, 사바르카르 등 모두 네 명이다. 암베드카르가 불가촉천민 문제의 해법을 놓고 부딪쳤다면, 보세는 독립을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누구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면 비폭력 투쟁에 비판적이었다. 진나는 ‘간디와 국민회의가 힌두 중심의 국가를 세우려 한다’면서 무슬림 국가의 분리독립에 적극적이었고, 사바르카르는 거꾸로 간디의 친무슬림적 태도를 비판하며 힌두스탄(힌두의 국가) 건립을 주장해 간디 암살의 배후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이들이 간디와 대립한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간디의 상은 이렇다. ‘대화와 청원으로, 기도와 단식으로, 때로는 비폭력 실천으로 첨예하고 극단적인 폭력 사태로 치닫는 입장 차를 한데 모아 갔다.’ 그러나 어떤 이들에겐 그런 모습이 답답함으로 비쳤고 또 다른 폭력으로 인식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책은 “간디가 얻고자 한 것은 독립만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내면 혹은 진리에 어긋나는 모든 것을 물리치려는 정신, 곧 진리의 추구가 간디의 흠결에도 불구하고 ‘마하트마’(위대한 영혼)이자 인류의 스승으로 칭송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매듭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재보궐 선거 끝…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3대 포인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결 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정치권 수사가 선거 시기와 맞물리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조절해 왔다. 그런 걸림돌이 사라진 현재,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3대 포인트를 짚어 봤다. ●이완구 비서관 조사 등 수사 박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 정치인 8명 중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서가 가장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양측의 일정 담당 비서를 불러 조사했던 수사팀은 30일에도 이 전 총리 측 신모 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팀은 상대적으로 단서가 부족한 나머지 6명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 진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성 전 회장이 메모지와 인터뷰에서 거론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그리고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과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이는 금품 공여자가 사망한 ‘서울 강서구 재력가 피살 사건’에서 다소간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1991년부터 22년간 재력가 송모(67)씨의 금품 로비 내역이 상세히 기록된 장부를 확보했지만 김형식 서울시의원 1명에 대해서만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김 의원의 경우 금융계좌 거래내역, 차용증,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리스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정치권 금품 전달 사건은 수수자가 한 명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다. 한 명이 꼬리를 잡히면 추가 수수자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성 전 회장이 홍문종 의원에게 건넨 2억원은 ‘2012년 대선 박근혜 캠프의 선거 자금’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대선 때 홍 의원이 (캠프에서) 같이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돈을) 해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언급했다. 수사팀은 리스트 수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불법 대선자금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 사건은 공여자가 살아 있더라도 혐의 입증이 매우 어렵다. 결국 리스트 수사에는 실패하더라도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성공한 수사’로 매듭짓겠다는 게 수사팀 복안이다. ●檢, 특별사면 수사 착수 시기 저울질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별사면 특혜 의혹’ 규명도 결국 검찰 몫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친박 게이트’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여당의 물타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28일 참여정부에서 이뤄진 성 전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 과정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튿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수사 필요성을 언급, 사실상 검찰이 저울질할 수 있는 것은 수사 착수 시기뿐이다.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된 것은 아닌지, 청탁과 금품이 오간 것은 아닌지 등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가이드라인 논란도 있지만 범죄 단서가 나온다면 수사를 해 처벌하는 게 검찰의 의무가 아니겠냐”며 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치적 부담 덜어낸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3대 포인트

    정치적 부담 덜어낸 檢… 속도 내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3대 포인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결 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통상 정치권 수사가 선거 시기와 맞물리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수사 속도를 조절해 왔다.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주목할 3대 포인트를 짚어 봤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력 정치인 8명 가운데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서가 가장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29일 양측의 일정 담당 비서를 불러 조사했던 수사팀은 또 다른 일정 담당 실무자에게도 소환을 통보하는 등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수사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팀은 상대적으로 단서가 부족한 나머지 6명에 대해서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라 진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내부 자료를 확보해 성 전 회장이 메모지와 인터뷰에서 거론한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그리고 서병수 시장으로 추정되는 부산시장과의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다만 나머지 6명은 실체 확인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보다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금품 공여자가 사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공통 분모가 있는 ‘60대 재력가 피살 사건’에서 다소간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1991년부터 22년간 금품 로비 내역인 날짜, 금액, 경찰과 지방공무원, 세무사 등 수십명이 상세히 기록된 비밀장부를 확보했지만 김형식 서울시의원 1명에게만 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김 의원의 경우 금융계좌 거래내역, 차용증, 관련자 진술이 확보됐지만 나머지는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장부에는 전·현직 서울시장에게 금품이 전달된 것처럼 기재된 부분이 있었으나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 수사가 단순히 ‘리스트’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은 일반적으로 정치인 개인에 그치지 않고 추가 수수자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성 전 회장이 홍문표 의원에게 준 2억원은 ‘2012년 대선 박근혜 캠프의 선거자금’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대선 때 홍 의원이 (캠프에서) 같이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돈을) 해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냐,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리스트 수사를 통해 수사 범위를 불법 대선 자금 수사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정치 자금과 뇌물 사건은 공여자가 살아 있더라도 혐의 입증이 어려운 데 이번 사건은 공여자가 숨져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결국 리스트 수사에는 실패하더라도 더 큰 파괴력을 지닌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성공한 수사’로 매듭짓겠다는 게 수사팀의 복안이다. 검찰에서는 이번 수사에 “검찰 명예가 아닌 명운이 달렸다”는 비장감까지 흐른다. 특히 현직 대통령과 연계된 대선 자금 수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박 대통령은 또 하나의 부담을 검찰에 더했다. 2005년과 2007년 성 전 회장이 두 차례나 특별사면된 배경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에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수사팀은 “리스트에 국한된 수사는 아니다. 범죄의 단서가 있다면 수사하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통령에 이어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특별사면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결국 검찰이 특사 과정까지 살펴보게 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포토] 미-일 정상 만찬, 메뉴 뭐였나 살펴보니…

    [포토] 미-일 정상 만찬, 메뉴 뭐였나 살펴보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식 만찬에 일식 스타 셰프와 새로운 식기를 동원해 극진한 대접을 했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두 정상의 만찬은 유명 일식 요리사인 모리모토 마사하루가 백악관 수석주방장인 크리스 커머포드와 함께 만들었다고 AP통신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만찬 메뉴는 미국과 일본의 전통 요리를 적절히 섞은 퓨전 음식으로 구성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다사이 23’ 사케(일본 술)로 식전 건배를 한 뒤 참치 뱃살 타르타르와 시저 회 샐러드, 청경채 수프, 마키, 하와이 파인애플 튀김 등의 순으로 식사를 했다. 샐러드는 투명 필름과 미즈히키(일본에서 선물을 포장할 때 장식을 위해 색실로 만든 매듭)로 감싼 채 제공돼 마치 포장된 선물을 받는 느낌을 줬다. 메인 요리로는 미국산 와규 쇠고기 안심 구이가, 후식으로는 두부와 두유로 만든 치즈케이크와 과일샐러드가 각각 나왔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만찬에 일본 출신 디자이너 타다시 쇼지가 디자인한 쉬폰 주름 드레스를 입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성완종 파문 대응 ‘개혁 드라이브’ 예고

    朴대통령, 성완종 파문 대응 ‘개혁 드라이브’ 예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27일 귀국하는 가운데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산적한 국내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사표 수리 문제는 더이상 변수가 아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대행 체제’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시간을 끌 이유도 없다. 4·29 재·보궐선거를 겨냥해 이 총리의 사퇴를 압박한 새누리당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사표가 수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후임 총리 인선 문제를 매듭지으려면 수많은 전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이유다. 당장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라는 ‘필요조건’이 최대 변수다. 이미 정부 출범 이후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도덕성 논란에 휘말려 사퇴한 데다 후임 총리마저 비슷한 논란에 휩싸일 경우 국정 운영 정상화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국정과제 추진력이라는 ‘충분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박 대통령 스스로 ‘골든타임’으로 설정한 정권 3년차 국정 운영 동력을 총리 인선을 통해 되살려야 한다. 재·보선 결과는 물론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 향배 등 ‘외생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여당에서는 벌써부터 지역을 매개로 한 호남 총리론, 충청 총리론을 비롯해 역할에 초점을 맞춘 개혁 총리론, 세대교체 총리론 등이 쏟아지고 있다. 잇단 총리 낙마 사태로 빚어질 인물난에 대한 우려와 개각 규모 등 ‘내생변수’도 박 대통령이 풀어야 할 문제다. 박 대통령이 성완종 파문과 관련된 야당의 사과 요구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5일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 귀추가 주목된다. 후임 총리가 정식 임명될 때까지는 최소한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당분간 박 대통령 스스로 국정 운영에 대한 그립(장악력)을 세게 쥘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핵심 키워드는 ‘개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 드라이브라는 공세적 행보가 국정 공백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지울 최선의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파문이 확산되자 “정치 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지난 20일 이 총리의 사의 표명 당시에는 “우리 사회의 적폐 해소와 사회적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각각 언급했다. 이 중 ‘정치 개혁’은 성완종 파문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여야 구분 없이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사회 개혁’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 개혁 등 당면 과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트리클라이밍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트리클라이밍

    ‘한번쯤 나무의 품에서 잠들어보라, 인생은 한번뿐이니까’ 지난해 이맘때, 좀체 TV를 즐겨 보지 않는데 무심코 보게 된 유명 아웃도어브랜드의 광고문구는 아주 강렬했다. 톱스타 현빈이 높은 나무 위를 오르더니 로프를 설치하고, 나무를 옮겨 다니며 허공에 텐트를 매달아 밤을 보내는 그 아우라…. 이건 도대체 뭐지? 나무 위에서 캠핑을 한다고? 음, 그런 게 있긴 하지. 한참 만에야 기억이 돌아왔다. 바로 트리 클라이밍(Tree Climbing)이었다. 어릴 적 놀이터는 주로 산과 들뿐, 학원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시골 ‘국민학교’를 다녔던 당시엔 당연히 방과후학교 같은 게 없었다. 그저 나무나 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에서 나의 트리 클라이밍은 출발한다. 나무, 자연이라는 아이들의 정서를 그대로 안으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다이내믹한 신체활동, 뚜렷한 목적의식 등…. 그렇다. 로프 테크닉을 활용한 나무타기가 곧 트리 클라이밍이다. ●세 나무에 트리텐트 연결 후 공중에 띄워 베이스캠프 구축 그런데 어디에서 이것을 해볼 수 있을까. CF 속 현빈의 화려한 나무타기 퍼포먼스가 이뤄졌던 곳은 안타깝게도 지구 반대편, 번지점프 발상지로 유명한 뉴질랜드 퀸즈타운이니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강원 강릉 수목관리연구소의 ‘나무 위를 걷는 사람들’(Walking On The Tree Tops). 오대산국립공원 자락 부연동계곡에서 지능선을 따라 700m가량 모퉁이를 돌아 오르면, 나무타기의 무대가 나타난다. 수고(樹高)가 족히 20m는 됨직한,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의 아름다운 자태와 맞닥뜨리게 된다. 저 높은 나무 위에 오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과연 올라가긴 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먼저 트리 클라이밍에 필요한 기본적인 로프 테크닉을 이해하고 관련된 소정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청소년 자살예방·장애인에도 도움되는 놀이 활동 국내 유일의 국제수목관리학회(ISA) 수목등반기술 자격(Arbo Master)을 보유하고 있는 김경태(54)씨는 “높은 나무 위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트리 클라이밍, 즉 안전하게 나무를 오를 수 있는 기술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우수종자 채취나 위험목 제거 같은 직업적 의미의 아보리스트(수목관리사) 영역이 아니어도 트리 텐트나 빅스윙(큰 왕복운동을 하는 놀이기구), 밧줄놀이체험 등 트리 클라이밍 레크레이션은 보다 역동적인 아웃도어활동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놀이 활동이자 청소년 자살예방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활동이라는 연구가 보고된다”고도 했다. 올 초 산림청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한국아보리스트협회는 현재 아보리스트(Lv.1)과정과 트리마스터 과정을 운영 중이다. 나무의 우듬지를 안전하게 오르는 기본 기술인 더블 로프 테크닉(DRT)과 높은 나무를 오르는 싱글 로프 테크닉(SRT), 이를 수행하기 위한 매듭법과 스로라인 설치하기, 장비사용법 정도를 배운다. 물론 트리 클라이밍의 도입과 기술적 발전 등 미국과 영국의 역사적 배경이 담긴 이론 공부도 포함한다. ●흔들흔들 로프 타고 올라 외치는 자유 먼저 트리 클라이밍에 어울리는 트리텐트(일명 가오리텐트)로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삼짓점을 잘 잡아 세 나무에 연결하고 지상에서 1.5m 높이로 텐트를 공중에 띄워 설치하니 그럴듯하다. 수목전용 하네스를 착용하고 등강기 등 확보장비를 달고 자가등반시스템(SRT)으로 서서히 땅에서 발을 떼어본다. 12㎜ 로프에 체중이 완전히 실린다. 우듬지로 다가가는 일은 자신의 하중을 극복하는 과정이자 중력을 거스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공중에 몸을 맡기는 순간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두 손과 두 발을 자벌레처럼 움츠렸다 펼치기를 수차례 반복하자 조금씩 고도감이 느껴지고, 계곡을 타고 올라온 골바람이라도 스치면 몸은 가눌 새도 없이 흔들린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자세를 가다듬는 와중에도 신경은 온통 로프로 전달된다. 조금씩 리듬을 타며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되는데, 사실 그 모습 또한 땅에 내려오기 전까지는 알지 못한다. 상념이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10m 위, 야릇한 긴장감을 타고 흐르는 팽팽한 로프의 울림, 그 너머로 나무 위 세상은 추락계수(Fall Factor)를 상쇄하고도 남을 고요와 평화, 그리고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당신의 모든 것으로부터. 강릉 캠핑협동조합 대표 jkhuh7875@gmail.com
  • 공무원연금 개혁, 총보험료율 현행 14%→20% 공감대 형성

    공무원연금 개혁, 총보험료율 현행 14%→20% 공감대 형성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총보험료율 현행 14%→20% 공감대 형성 공무원연금 보험료를 현행보다 더 걷는 데 국회와 노·사·정이 사실상 합의했다. 다만, 연금 지급액을 삭감하는 데 대해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보험료를 올리는 방식에 대한 이견 조율도 과제로 남았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실무기구 활동결과 추려진 8가지 쟁점을 보고받았다. 실무기구는 지난달 28일 해산한 국민대타협기구에서 매듭짓지 못한 쟁점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무기구는 연금기금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 총보험료율을 현행 14%(공무원 기여율 7%, 정부 부담률 7%)에서 20%로 높이는 데 정부 및 공무원단체 대표와 전문가 등 기구 참여 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다만, 공무원 기여율과 정부 부담률을 각각 얼마나 올릴지를 놓고 정부가 기여율과 부담률을 각각 10%로 올리는 ‘1대 1’ 방식을 제시했으나, 공무원단체는 중간소득(현재 월 447만원) 이하 공무원의 경우 기여율과 부담률을 9%로, 그 이상은 각각 10%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공무원 기여율은 8.5%, 정부 부담률은 11.5%로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나왔다. 공무원 개인이 매월 급여에서 떼 기금에 적립하는 게 기여금, 이에 맞춰 사용자인 정부가 재정으로 기금에 적립하는 게 부담금이다. 정부는 기여금과 부담금이 같은 비율로 적립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공무원단체는 정부의 부담금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료율을 최대 20%로 높여 기금 재정을 확충하는 데 합의해도 연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지급률 삭감 여부가 커다란 쟁점으로 남는다. 정부는 보험료율을 20%로 높이는 동시에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1.65%로 낮춰야 수지균형(공무원이 낸 만큼 받아가는) 구조가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공무원단체는 지급률을 깎을 수 없다고 맞섰다. 퇴직수당을 고려한 수지균형 지급률(1.65%)에 더해 산재·고용보험 누락분(0.14%), 기초연금 제외분(0.125%), 공무원의 직업적 특수성(0.15%)을 추가로 얹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여율·부담률 인상과 지급률 인하 여부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쟁점은 소득재분배 도입 여부, 유족연금 지급률 인하 여부, 소득상한 하향조정 여부, 연금액 한시 동결 여부, 소득심사제도 도입 여부, 신·구 공무원 분리 여부 등이다. ’하후상박(下厚上薄)’ 개념의 소득재분배는 소득이 적은 하위직 실무공무원은 기여금 수준보다 연금을 더 받는 것이고, 고위직 공무원은 그 반대 방식이 적용된다. 정부는 공무원연금에도 소득재분배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 공무원단체는 소득재분배에 난색을 보였다. 유족연금 지급률을 퇴직연금 대비 70% 수준에서 60%로 낮추자는 정부 제안에 대해서도 공무원단체는 반대했다. 연금 소득상한을 1.8배에서 1.5배로 인하하는 방안, 연금액 인상을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동결하는 방안, 선출직에 취임하거나 정부 출자·출연기관에 재취업하면 연금 지급을 전액 정지하는 방안 등은 일부 이견만 조율하면 합의가 가능한 수준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김연명 실무기구 공동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오는 22일 회의를 추가로 열어 쟁점 사항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기획] 창조경제와 1조 6000억 짜리 ‘뒷북’ 헬기 사업

    -"방사청 소형헬기 개발 문제" 빗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도태되는 플랫폼으로 개발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시대 역행하는 소형 무장헬기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1조 들여 ‘퇴물 헬기’ 기술 도입이 창조경제?

    -"방사청 LCH/LAH 개발사업 문제" 최근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민군(民軍) 겸용 소형헬기 개발 사업(LCH/LAH : Light Civil Helicopter / Light Armed Helicopter)을 위한 기술협상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체계 개발 착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이 각 단계를 주관하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먼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9,500억 원을 투입,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irbus Helicopters)의 소형헬기인 EC-155B1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면, 이 신형 헬기를 기반으로 6,9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소형 무장헬기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 1조 6,426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이 사업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빗발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민수용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높고, 군용 소형 무장헬기 역시 수출은 고사하고 한반도 전장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저가 집착...곧 단종될 모델 선정 당초 이 사업의 해외협력업체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기종은 4개 기종이었다.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EC-155B1,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의 AW169, 미국 시콜스키(Sikorsky)의 S-76, 미국 벨(Bell)의 Bell 430이 그것이었다. 2012년에 나온 AW169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기종 모두 개발된 지 수십 년 된 구형 기체들이다. EC-155B1은 1975년 개발된 AS365 기종을 개량해 1997년에 나온 기체였고, S-76은 1977년, Bell 430은 1995년 등장했다. 애초에 고려했던 기본 플랫폼들 자체가 한 기종을 제외하면 모두 20년 이상 된 기체들이었다는 것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업은 예상 외로 싱겁게 끝났다. 기술 소유권 이전을 요구한 우리 측 요구에 미국 업체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사업을 포기해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2파전이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2파전도 싱겁게 끝났다. 구형 기체를 내밀었던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달리 최신 기종을 제시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가격과 기술이전 제안 조건이 비슷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의 승자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이제 9,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된 지 20년, 엄밀히 따져 원형이 개발된 지 40년 된 헬기의 기술을 이전 받아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1조원 대 비용을 들여 구형 헬기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육군에 전력화되고 있는 KUH-1 '수리온‘ 역시 1977년 개발된 AS532U 쿠거(Cougar)를 원형으로 1조 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제조사에 놀아난 한국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의 LCH/LAH 협력업체로 선정된 직후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의 태도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올란도에서 EC-155의 후계 기종 H-160을 발표했다. 민수용 헬기 시장에서 EC-155 헬기의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한 신형 헬기가 H-160이다. 영국의 항공우주산업 분야 전문 컨설팅 업체인 AFC(Ascend Flightglobal Consultancy)의 항공분석가 벤 채프먼(Ben Chapman)은 “시장에 나와 있는 다양한 기종들과 비교해 EC-155는 너무 낡은 설계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수요를 잃었다“고 지적했고, 미국의 항공전문지 비즈니스 제트 트래블러(Business Jet Traveler) 역시 ”이 헬기는 조종 반응성이 늦고 엔진 성능이 떨어지며,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경쟁기종인 S-76보다 최대 1.7배 이상 들어간다“고 혹평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 때문에 에어버스 헬리콥터스는 2018년까지 EC-155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에어버스 헬리콥터스가 자사의 도태 기종 설계를 한국에 비싼 값을 받고 떠넘긴 뒤 여기서 챙긴 돈을 자사의 신형 헬기 H-160을 개발하는데 보태 한국의 LCH가 시장에 나올 시기보다 한 발 앞서 더 강력한 성능의 경쟁 기종을 시장에 내놓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EC-155는 이미 시장에서도 낙후되고 낮은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어 도태되는 기종이다. 이 기종을 기반으로 신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이미 쟁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민수용 소형 헬기 시장에 LCH가 진입이 가능할까? 무엇보다 LCH 개발을 지원하면서 LCH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중국은 이미 1980년대에 EC-155의 원형인 AS365를 기반으로 EC-155와 동급인 WZ-9 헬기를 개발해 실전에 배치하고 후속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군을 ‘인해전술이나 쓰는 낙후된 군대’라고 비웃으면서, 정작 우리는 중국조차도 구형 헬기로 분류하는 기종의 기술에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어 차세대 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1만 파운드급 헬기는 이미 시장에 널려 있다. 최신 기술을 적용한 기체를 개발해도 이미 레드 오션인 시장에서 수출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마당에 도태 예정 기종을 베이스로 개발한 헬기를 300대나 수출할 수 있다는 관계 당국자에게 도대체 그 300대는 누가 살 것인지 묻고 싶다. -소형 무장헬기, 2020년 등장 즉시 '퇴장' 예고 민수용 헬기 LCH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 LCH를 기반으로 개발될 소형 무장헬기 LAH이다. 이륙중량 1만 파운드, 즉 4.5톤급의 이 헬기는 우리 군의 500MD 헬기를 대체해 약 200여 대가 배치될 예정인데 완성품 LAH가 나올 시기는 2022년이지만, 이 헬기는 등장과 동시에 ‘시대착오적인 헬기’ 딱지가 예약되어 있다. 우선, 가격과 체급 대비 작전 능력이 형편없다. 베이스 기체인 EC-155B1의 기체 중량은 약 2.6톤, 최대이륙중량은 약 4.5톤으로 최대 1.9톤가량의 적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1.9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임무장비를 착용한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160kg), 기수 하단에 장착되는 기관포(42kg), 무장 장착을 위한 좌우 날개(Stub wing) 설치에 각각 약 100kg, 미사일 거치를 위한 발사대 좌우 각각 약 60kg, 대전차 미사일 조준을 위한 조준장치(70~100kg)와 생존성 향상을 위한 전자장비와 채프/플레어 등의 장비(100kg) 등 무장을 탑재하지 않아도 700kg 가량의 중량이 추가된다. 여기에 EC-155의 표준 연료 탑재량 332갤런(약 1톤)을 싣고 나면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의 양은 약 200~250kg 안팎이다. 20mm 기관포탄 100발 들이 패키지가 약 42kg이기 때문에 한 패키지만 실어도 좌우 날개에 탑재할 수 있는 무장은 150kg~200kg 수준에 불과하다. 즉, 기관포탄 100발과 대전차 미사일 4~6발 정도만 탑재하면 최대 이륙중량에 도달하기 때문에 추가 인원 탑승이 불가능해지거나, 추가 탑승을 위해서는 탑승한 인원의 몸무게만큼의 연료를 포기해야 한다. 당초 소형 무장헬기의 무장으로는 미국의 헬파이어와 유사한 중량 50kg, 사정거리 12km급의 복합능동유도형(미사일이 스스로 표적을 쫓아가 명중)과 중량 30kg급, 사정거리 8km급의 반능동레이저유도형(미사일이 표적에 맞을 때까지 헬기가 조준) 두 가지가 검토되었으나, 현재는 LAH의 무장 탑재 중량 여유가 없어 가벼운 미사일이 필요하고, 개발비용 역시 덜 들어간다는 이유로 30kg급 미사일 개발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답은 나왔다. 2020년대 이후 전장에 등장할 소형 무장헬기는 최대이륙중량 한계 때문에 범용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미사일 몇 발만 달아도 최대이륙중량에 근접하기 때문에 기체가 둔중해 적의 대공 사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북한의 기계화부대와 함께 작전하는 SA-13 지대공 미사일이나 85mm 이상급 대구경 대공포보다 사거리가 짧고, 명중할 때까지 조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LAH의 생존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지대공 미사일의 발달에 따라 헬기가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고정익 항공기에 탑재하는 공대지 미사일과 통합되어 10~20km 이상의 사거리를 갖고, 발사 후 미사일이 알아서 표적을 찾아가는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기능을 가진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육군의 차세대 대전차 미사일은 1980~90년대 나온 개념을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의 교전 상황이 벌어진다면 LAH와 여기에 탑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전장에 들어가는 족족 격추당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제공권을 확보할 수도 없거니와, LAH 같은 헬기는 강력한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무장한 중국군 지상부대에 접근할 수도 없다. 등장하자마자 시대 역행작으로 비난 받을 LAH가 이런 형상이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안이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당초 군은 500MD 공격형의 대체로 전용 무장헬기를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개발 예산 확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여기에 제대로 된 시장 조사도 없이 “잘만 만들면 300대 이상 수출할 수 있다”면서 민수용 소형 헬기 개발 사업을 소형 무장헬기 개발 사업에 우겨 넣으면서 사업이 산으로 가기 시작했다. -전혀다른 두 헬기 사업 어거지로 묶어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인도는 ‘Dhruv’라는 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Rudra’로 명명된 소형 무장헬기를 개발했지만, 주력 무장헬기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도입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도입된 Rudra 헬기는 고산지대 지역 부대에 한해 화력지원용으로 사용케 했다. 그리고 별도의 전용 무장헬기 LCH(Light Combat Helicopter)를 개발했다. 인도의 LCH는 인도육군이 도입할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인도공군이 운용중인 Mi-35와 같은 대형 공격헬기 대신 육군의 각 부대에 배속되어 공중 화력 지원 수단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우리의 소형 무장헬기와 비슷한 개념인 것이다. 어정쩡한 체급의 헬기를 무장헬기로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교훈을 인도가 시행착오 끝에 이미 10년 전에 내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례가 우리 정부 당국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두 부류의 헬기를 하나로 묶어 거기에 ‘창조경제’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도 모자라서 근시안적이고 최저가에 집착하는 업무 처리 방식으로 도태 대상 헬기를 베이스 모델로 선정한 관계당국의 일처리 덕분에 민수용 LCH도, 군용 LAH도 사업 착수와 함께 그 미래에 적색등이 켜지게 됐다. 결국 LCH/LAH 사업에서 이야기했던 ‘창조경제’의 ‘창조’는 ‘해외 방산업체의 이익’과 ‘육군의 미래 전력 퇴보’를 창조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성완종 리스트 파문] 출국 2시간 前 전격 독대… 與 일각 “李 총리 사퇴 수순 밟기”

    [성완종 리스트 파문] 출국 2시간 前 전격 독대… 與 일각 “李 총리 사퇴 수순 밟기”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단독 회동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중남미 해외 순방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갖는 사안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파문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데다 정권의 도덕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여당의 기류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개책을 찾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쯤 이병기 비서실장을 통해 김 대표에게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김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회동이 성사됐다. 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날 이 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 카드를 꺼내든 만큼 이에 부응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경우 정국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와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전날 처음으로 이번 파문에 대해 “부정부패에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연장선상으로도 볼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날 회동을 계기로 사실상 이 총리에 대한 ‘사퇴 수순 밟기’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문창극식 해법’이 이 총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문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매듭지은 바 있다. 김 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당내외에서 분출되는 여러 의견들을 가감 없이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여기에는 특별검사 도입은 물론 이 총리의 거취 문제까지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중남미 순방이라는 정치적 휴지기를 거친 다음 정치 현안에 대한 속도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순방 기간 얽히고설킨 국내 정치의 실타래를 풀 구상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27일 전까지는 김 대표가 정치적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회동 후 브리핑에 나선 김 대표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브리핑 후 회동 내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모든 얘기를 다했다고 했지 않았냐”면서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로 인해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회동에도 불구하고 상황 인식 측면에서는 적잖은 간극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역으로 김 대표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이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비판 여론과 야당의 공세를 홀로 막아야 한다는 정치적 부담만 떠안게 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브리핑 후 선거 지원을 위해 곧장 광주로 향했지만 4·29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한 부담도 덜어내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의원총회는 당분간 열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저렇게 말씀하시면 의총을 지금 당장 열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다소 불만 섞인 반응을 내놨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팽목항 갔다 쫓겨난 유승민

    [세월호 참사 1년-리멤버 0416] 팽목항 갔다 쫓겨난 유승민

    세월호 1주기 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유승민 대표가 희생자 가족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30여분 만에 발길을 되돌렸다. 일부 유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즉각 폐기와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 등을 요구하며 유 대표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유 대표는 이날 ‘4·16가족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팽목항을 찾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을 하루 앞두고 위령제를 찾은 뒤 선박을 타고 사고해역을 방문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자 하는 취지었다. 유 대표는 팽목항에 마련된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한 뒤 위령제에 참석하려던 도중 유족과 추모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시행령을 당장 폐기하라”고 고성을 지르며 유 대표를 막아섰다. “인양 검토는 지난해 했다면서 왜 실행하지 않느냐”며 선체 인양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 대표를 비롯해 취재진과 참석자들이 뒤엉켜 장내는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유 대표는 “저희가 여기 있는 게 실례다. 위령제에 참여하고 싶으나 다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라며 자리를 떴다.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 방문 계획도 취소됐다. 한편 이날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을 앞두고 추모 발언이 이어졌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무능력이, 이 시대에 만연한 이기심이, 차가운 바닷물이 삼켜 버린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정부가 1년 가까이 은폐해온 행태에 분노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기 전 최소한 이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16일 경기 안산시에서 열리는 합동 분향식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여야, ‘성완종 리스트’ 수사 檢에 맡기고 민생 챙겨라

    ‘성완종 리스트’가 만든 블랙홀에 국정 현안이 죄다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은 지난 9일로부터 일주일, 정치권은 그야말로 ‘성완종’이라는 이름 석 자 말고 무엇이 존재하는가 싶을 만큼 모든 관심을 여기에 쏟아붓고 있다. 현직 국무총리와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등 여권 최고위 인사들이 연루돼 있는 데다 2012년 대선자금까지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사건이 지닌 메가톤급 파괴력이야 새삼 거론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성씨가 남긴 메모와 마지막 인터뷰에 거명된 인사들의 거취나 코앞으로 닥친 4·29 국회의원 재·보선의 향배는 물론 멀리 내년 총선과 후년 대선에까지 미칠 파장을 감안한다면 쑤신 벌집이 돼 버린 여야 정치권의 부산한 풍경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제아무리 중차대한 사건인들 그것이 다른 모든 국정 논의를 중단시킬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지금 나라에는 ‘성완종 리스트’의 진위를 가리는 것 말고도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 널려 있다. 당장 국회는 이달 안에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를 매듭지어야 한다. 서비스산업기본법, 관광진흥법, 경제자유구역특별법 등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도 더는 때를 놓칠 수 없다.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비 지원, 학교 밖 청소년 지원과 같은 복지 관련 입법도 논의를 서둘러야 하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부결돼 논란을 빚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관련 영유아보육법도 이젠 처리해야 한다. 진작 인사청문회를 마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준 문제도 가부간 결론을 내려야 하고, 일본의 거듭된 과거사 도발에 대한 외교적 대응책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오늘로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속한 활동 착수를 위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어제 이뤄진 국회 대정부 질문을 보노라면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명색이 경제 분야를 논하자고 마련된 장이건만, 논의는 ‘성완종’에서 도무지 벗어날 줄 몰랐다. 4·29 재·보선을 걱정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야 물론 이런 호재가 따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의연한 자세로 민생 현안을 챙길 때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 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도 중심을 잃지 말기 바란다. 갑론을박으론 ‘성완종 리스트’에 담긴 실상을 가릴 수 없는 이상 사건의 진실은 검찰 수사에 맡기고 국정 현안을 챙기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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