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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민주당 길거리 정치의 허실/오일만 정치부 기자

    민주당은 ‘DJ 정권’을 뒷받침했던 집권 여당이었다. 지역감정 타파와 개혁정치를 표방해 국민들에게 열화같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지난 17대 총선을 거치면서 현재 원내 11석의 미니 정당으로 전락했지만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창당 초심은 변치 않았을 것이란 바람이었다. 이런 민주당이 최근 조재환 사무총장의 ‘4억원 수수 파문’으로 공천 비리당 대열에 오르게 됐다. 한화갑 대표는 국고보조금 19억원과 중앙당 당사 보증금 5억원이 차압될 위기에 직면해 어쩔 수 없이 받은 ‘특별 당비’라고 항변한다. 더욱 근원적인 이유로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갚지 않은 빚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는 주장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공감대와 함께 당 내부에서조차 ‘꼬마 차떼기당’이란 자조 어린 비난이 거세다.‘4억원 수수 파문’ 대처 방식도 눈총을 받고있다. 사건 직후 당 지도부는 ‘민주당 죽이기’로 반발했다가 여론이 좋지 않자 대국민 사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특히 당 내부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는 당사의 국회 주변 노천 이전, 즉 ‘길거리 정치’ 모색도 민주당의 본질을 의심케 하는 발상처럼 비친다. 17대 총선 직전인 2004년 3월 한나라당은 대선자금 비리와 관련,‘차떼기당’이란 비난이 거세지자 당사를 ‘천막’으로 옮겼다. 총선 와중에 당사는 ‘언론 사진용’으로 악용됐고 동정표 결집이란 소기의 목적을 거뒀다. 민주당 역시 자신들의 ‘처참한 현실’을 알려 호남표 결집과 ‘텃밭’ 지키기에 활용하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민주당이 꿈꾸는 길거리 정치는 한국 정치에 거세게 부는 ‘이미지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와도 겹쳐 있다. 본질보다 ‘겉포장’을 중시하고 정치의 ‘코미디화’를 가속화시키는 느낌이다. 공천 비리는 국가를 좀먹는 ‘현대판 매관매직’이다.“아무리 어려워도 정당한 방법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는 한화갑 대표의 자성처럼 새롭게 거듭나는 민주당을 기대해 본다. 오일만 정치부 기자 oilman@seoul.co.kr
  • 與 내부서도 ‘눈총’… 수습 부심

    열린우리당은 ‘경악스러운 비리’ 발표 이후 되레 역풍에 휘말리는 분위기다.‘구태의연한 폭로정치’라는 야당의 거센 반발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파문이 쑥 들어가면서 여당 스스로 ‘자충수’를 뒀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4일 ‘경악스러운 비리’를 예고했던 김한길 원내대표가 17일 수습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결과적으로 무슨 예고를 한 것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별장파티 의혹’을 발표한 안민석 의원은 “우리는 확인된 팩트만 이야기했고 이번에 드러난 사실은 이명박 서울시장과 선병석 전 서울시테니스협회장이 각별한 관계라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이명박 시장과 선병석 전 회장이 여흥을 즐긴 것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별장파티’ 발표 이후 역풍이 심상치않자 공세의 표적을 한나라당 공천비리로 바꿔보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정동영 의장은 울산시장의 개발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광역단체 비리의 표본”이라고 공격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은 ‘매니페스토(정책검증)’가 적힌 명찰을 착용, 정책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부심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별장파티’ 폭로를 주도한 당 지도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지방선거를 향한 전략 전술의 차질과 함께 열린우리당의 이미지 훼손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장 폭로정치나 인신공격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여당에 대한 불신을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증거나 증언 등을 확실히 확보해 관련자가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경솔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초선의원은 “한나라당의 부패한 도덕성이 함축된 ‘매관매직 게이트’를 공격할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공천비리에 떳떳한 우리가 ‘폭로정치’의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됐다.”고 아쉬워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한나라 경악할 만한 비리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비리 의혹으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14일 목포와 순천 등 전남지역을 방문, 한나라당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당 지도부는 이날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 등에서 한나라당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집중 비판했다.정동영 당 의장은 이날 전남도지사 후보로 서범석 전 교육부차관을 확정 발표한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장사 매관매직 게이트는 서울 서초구와 중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라고 주장하면서 “부패정당 디엔에이(DNA)를 가진 부패정당이 `차떼기당´에 이어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은 2년 전 차떼기당으로 사과했는데, 본질적으로 변한 게 없다.”고 가세다. 이와 별도로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대단히 중요한 인사에 대한 비리가 상당 부분 확인됐다.”면서 “내주 발표하게 되면 국민이 경악할 만한 사안”이라고 주장, 여의도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그는 “공천비리나 공천헌금과는 관계가 없고 개인비리”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이광재 전략기획위원장 등 핵심 당직자들은 “아는 바 없다.”고 입을 닫았다. 하지만 그러잖아도 공천비리 파문에 휩싸여 있는 한나라당측은 아연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내주에는 여야간 사생결단식 맞불 폭로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목포·순천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매관매직 게이트” 與 ‘공천장사’ 맹공

    열린우리당은 13일 한나라당의 공천헌금 파문을 ‘매관매직 게이트’로 규정, 총공세에 나섰다. 모처럼 맞은 호재가 ‘역풍’으로 변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특히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부인’ 등 주변을 통한 비리까지 차단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엿보이면서 여의도 정가는 ‘공천주의보’가 발령된 모습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파문이 ‘부패한 지방권력을 심판하자.’는 선거 전략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쾌재를 부르는 분위기다. 당직자들은 ‘공천장사’ 추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며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권에서의 공천 비리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 입법 추진 등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전방위 압박전을 펼치고 있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수억원대의 돈을 주고 공천을 받고, 입찰 비리를 통해 지방정부는 썩어가고 있다.”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공천비리 의혹과 관련해 영남권에서만 수십건의 제보가 들어온 상태”라며 장기전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공천비리가 터져나올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역풍으로 번질 것을 우려,‘집안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텃밭인 전북에서 공천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유권자가 희망이다] (2) 또다른 유착 낳은 ‘공천 실험’

    [유권자가 희망이다] (2) 또다른 유착 낳은 ‘공천 실험’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의 공천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그토록 기대했던 공천 시스템 개혁의 성과물은 없고, 부작용만 양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제왕적 총재’의 전횡을 막기 위해 시·도당 공천심사위의 권한을 강화했지만 결국 현역의원과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의 공천권만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급기야 ‘공천 헌금’ 파문까지 야기,‘매관매직당’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할 판이다.‘제왕적 보스’의 빈자리를 지구당 현역의원 등 중간보스들이 대신하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도 공천잡음의 무풍지대는 아닌 듯하다. 당 지도부는 ‘이기고 보자.’는 계산 아래 국민참여경선이나 상향식 공천을 팽개친 채 ‘낙하산 공천’에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다. ●성급한 공천권 분할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공천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했다.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은 중앙당공천심사위에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시·도당공천심사위에서 공천토록 이원화한 것이다. 여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그동안 중앙당에 집중됐던 공천권을 시·도당으로 분산시켰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었다. 그러나 현실은 장밋빛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작금의 한나라당 공천잡음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도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잘못되면 백해무익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역의원 영향력 강화가 주원인 공천시스템 이원화로 공천과정에서 중앙당과 지도부의 지배력은 크게 약화됐지만 현역의원과 당원운영위원장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졌다. 시·도당 공심위원들은 현역의원이나 당원운영위원장들의 뜻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현역의원이나 당원운영위원장이 사실상 공천을 좌지우지하다 보니 공천신청자들은 이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또 중앙당공심위만 있을 때는 공천심사위원이 많아야 15∼20명이었지만 시·도당공심위까지 생기면서 공천심사위원이 종전의 10배 이상 늘어났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도입으로 ‘생선’이 크게 늘어난 만큼 ‘고양이’도 크게 늘어난 셈이 됐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특정인에 의해 선출 당락이 결정되는 자체가 시스템적 문제를 깔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아래로부터의 공천과 위로부터의 엄격한 심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작용만 남은 ‘공천개혁’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은 이미 예고됐다. 박근혜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에 앞서 “(공심위원과 현역의원의)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도 철저히 져야 할 것”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었다. 클린공천감시단을 만든 것도 ‘불량 고양이’들을 색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럼에도 공천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김덕룡·박성범 의원 등 중량급 의원들까지 ‘불량 고양이’라는 오명을 덮어써야 할 처지다. ●남발하는 ‘낙하산 공천’ 시비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에 비해 ‘매머드급’ 공천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전북과 대전 지역이 대표적이다. 공천 과정에서 당세가 열악한 지역은 후보자가 나서지 않는 반면 반대의 경우는 공천 희망자가 몰리는 대조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후보자 탈당 사태가 이어졌다. 전북지역의 경우 군수 공천에 탈락한 후보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온 비극”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의과정의 질서를 만들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0) 예언에 관한 일화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50) 예언에 관한 일화

    ‘정감록’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다. 주제를 40개 정도로 나눠 일년 가까이 연재를 해왔지만 손길이 미치지 못한 부분이 아직도 많다. 우선 생각나는 것이 예언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들이다. 그 중엔 그냥 버려두기 아까운 것이 꽤 많아 몇 가지를 간추려 보았다. 특히 암울했던 일제시대엔 독립을 향한 민중의 염원이 간절해서인지 각종 예언과 관련된 일화가 많았다. 또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동학과 관련된 일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예언에서 찾은 조선독립의 희망 1920년대에는 천도교가 예언과 관련해 많은 일화를 남겼다. 천도교는 동학의 후신이라 이상세계의 실현에 대한 믿음이 유달리 강했다. 당시 교단 지도부는 재정에 충실을 기하려고 성미(誠米) 적립운동을 펼쳤는데, 성미운동에서도 예언이 등장했다. 대강 이런 식이었다. 천도교 신도는 성심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끼니 때마다 가족 수만큼 쌀 한 숟가락씩을 모아 교단에 바쳐야 된다고 했다. 하늘은 성미가 많고 적음에 따라 신도들의 성심을 상중하로 판단해 장부에 기재하므로, 성심이 깊으면 복을 많이 받지만 적거나 없으면 벌을 받는다고 가르쳤다. 교단에 따르면, 교조 최제우는 동학이 창건된 지 61주년째 되는 1920년 한국에 갱생한다 했다. 세상에 다시 내려온 최제우는 오만 년 무극대도(無極大道)를 펼쳐 전세계를 통일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연맹을 대신해 세계정부를 세운다 했다. 이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예언이었다. 기독교의 재림예수이야기를 방불케 한다. 천도교 신도들은 교단의 가르침을 성심껏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된다 했다. 그들 각자가 바치는 정성은 하늘을 감복시켜, 성미를 많이 바친 이는 새 세상에서 고위관직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본인은 물론, 자손들까지도 무한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르침은 통했다.1920년경 천도교 측이 거둔 성미 수입은 당시 화폐로 수십만 원이나 되었다. 참고로, 일제말기 초등학교 교원의 초임은 45원에 불과했다. 천도교의 성미운동을 식민지 당국은 사기적인 약탈행위로 간주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 성미는 물론 천도교단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상당부분은 독립운동과 계몽운동에 투입되었다.1919년의 3·1운동 때도 천도교 측은 운동자금의 대부분을 부담했다. 그 뒤에도 천도교 측은 ‘개벽’과 같이 선진적인 계몽잡지를 발간했고 농촌운동을 일으켰다. 기꺼이 성미를 적립했던 신도들도 마음속으로 조선독립을 꿈꾸고 있었다. 심지어 천도교의 곁가지인 무극대도교나 상제교 측도 그러했다. 무극대도교는 일제의 보안법을 자주 위반한 것으로 유명했다. 상제교도 교주 김연국이 상제로부터 홍서(紅書)를 받았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또 다른 일파인 수운교도 교조 최제우를 부처의 후신으로 보았다. 이들 교단은 여러 예언을 동원해 곧 지상천국이 실현된다고 주장했다. 지상천국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독립을 기본전제로 했다. 일제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런 신종교에 입교하게 된 동기는 ‘감언이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실상 그것은 단순한 감언이설이 아니었다.“이 교단”은 혁명 즉, 정권창출에 성공할 것이고 따라서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배출하게 되며,“이 교”에 입교해 신앙 활동을 잘 하면 생활이 안정되고 새로운 정치지배세력의 일원이 된다는 확신이 뚜렷했다. 이미 언급한 천도교 등 여러 신종교들을 비롯해 보천교, 금강도 및 청림교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역시 기존 예언서인 ‘정감록’을 중시했고, 거기에 자기네 나름으로 새 예언을 덧붙였다. 심지어 전혀 이름조차 없는 소규모 단체들도 ‘정감록’에 기대어 독립을 점쳤다.1931년 3월31일,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경찰서 고등계는 경북 상주와 문경 등지에 사는 평범한 남녀 주민 4명을 보안법 위반자로 검거했다. 당시 40∼50대 나이로 장년층에 속했던 이들은 조선독립을 목표로 비밀결사를 조직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들은 ‘정감록’의 한 구절,“땅값이 똥값이 되며 천 마리 말이 소가죽을 입는다.(土價如糞 馬千牛服)”라는 대목을 장차 반드시 일어날 미래의 현실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해석은 특이했다. 장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10년간 지속된다고 보았고, 결과적으로 일본은 멸망하고 조선독립은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 된다 했다. 우연한 일이지만 이 예언은 거의 들어맞았다.1939년 제2차대전이 터졌고, 전쟁은 장기화되었다. 일본은 연합국 측에 패전해 무조건 항복했으며, 마침내 한국은 해방되었다. 그런 주장을 펼치던 사람들은 ‘정감록’ 예언을 따라 십승지를 찾아갔다. 그들은 경북 상주군 화북면 중대리에 있는 우복동에 주목했다. 거기 피난처를 정한 다음, 그들은 조선독립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1928년 5월, 우복동에서 결사를 맺고 사찰을 지어 승려로 가장했다. 이웃한 지역사회에서는 그들의 취지에 공감해 사찰건립기금을 낸 사람이 20명가량이나 되었다. 우복동의 ‘선민’들은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갈 진인 정씨의 출현을 기다리며, 그 때 긴요하게 쓰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종교 교육활동에 몰두했다 한다. 사실 19세기 이후 한국에는 수많은 예언이 난무했다. 그 중엔 ‘정감록’에 전혀 나오지 않는 예언도 많았다.1933년 8월21일, 충청북도 영동 출신의 박모라는 사람은 그동안 누구도 풀이하지 못한 예언시를 독자적으로 해석했다. 그 일부가 우연히도 사실로 입증되었다. 문제의 예언시는 첫 구절이 이러했다.“봄날 나무에서 원숭이가 우니 귀신도 알지 못한다.”(猿啼春樹鬼不知)는 것이다. 박 도사는 여기 나오는 원숭이(猿)를 임신년 즉 1932년으로 간주했고, 그 해 3월 만주국이 창건될 것을 예견한 시라고 주장했다. 시의 둘째 구절은 “비바람이 치는 날 닭이 울 때”(一天風雨鷄鳴時)라 했다. 박 씨는 닭이 울 때(鷄鳴時)를 계유년(1933)으로 상정했다. 그 해에 만주국의 주권을 둘러싸고 국제회의가 열린다고 예견했다. 회의에서 일본이 만주를 불법 점령한 사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며, 그 결과 일본은 국제연맹을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내다보았다. 엄밀한 의미로, 이것은 틀린 해석이었다. 그러나 역사의 긴 흐름에서 볼 때, 만주국의 성립은 장차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리란 예고편이었다. 그 전쟁이 확대되어 마침내 1939년, 세계 제2차대전으로 번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박씨의 예언 풀이는 제법 타당한 점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예언시의 마지막 부분은 “만국이 진을 이루고 개가 울 때” (萬國成陳犬吠時)란 구절이었다. 박씨는 이 구절에 대해,“개가 울 때”(犬吠時)는 갑술년(1934)이며 만주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세계전쟁이 유발되고 악성 전염병이 유행한다는 뜻이라 했다. 그러나 그 말대로 1934년에 무슨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식민지 시대 말기에는 일본의 패망을 예언한 대본교(大本敎) 같은 신종교도 있었다. 그 교주 왕인은 1945년에 “국체변혁”(國體變革), 즉 일본이 망한다는 예언을 내놓았다. 그의 위험한 발언이 나오기가 무섭게 식민지 당국은 대본교의 교당을 헐어버렸다. 왕인 등 교단 지도부도 몽땅 체포했다. 본래 왕인이란 사람은 농부였다. 그런데 예언능력이 탁월해 신종교의 교주가 된 것이다. 그는 교당의 터를 잡을 때 여기를 파면 반석같이 큰 바위가 나오리라 예언했다. 과연 그 말 대로였다. 세상 사람들은 왕인이 땅속까지 꿰뚫어보고 일제의 패망을 예견할 만큼 형안을 가졌으면서도, 자기 교당이 허물어질 줄은 미처 내다보지 못했다며 비웃었다. 중요한 사실은 평범한 개인이든, 크고 작은 신종교 단체든 일제시기 내내 많은 한국인들이 늘 조선독립을 점쳤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예언은 대부분 ‘정감록’을 토대로 했다.‘정감록’은 민중의 희망이었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동학과 정감록-최제우, 동학정신에 정감록 ‘弓弓乙乙’ 담아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는 ‘정감록’에 대해 미묘한 태도를 보였다. 동학경전을 읽어보면 그는 정감록을 믿는 것 같으면서 부정하고, 부정하는 듯하면서도 믿는 것 같다. 그가 “기이한 동국 참서”, 즉 ‘정감록’을 손에 쥐고 들려준 가르침을 좀 풀어보면 이렇다. 과거 임진왜란 때는 이재송송(利在松松 이여송 형제가 도움이 됐다)이라 하였고, 가산 정주 서적(西賊 홍경래 난)때는 이재가가(利在家家 가만히 집에 있는 것이 좋았다)라고 ‘정감록’ 등에 기록돼 있지. 다 맞는 말이었네. 그런 선례를 본받아 우리의 미래도 한번 설계해 보세. 앞으로 세상을 제대로 살려면 ‘정감록’에 나오는 구절이네만 이재궁궁(利在弓弓 궁궁이 유리하다)을 알아내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봐야 하네. 매관매직을 일삼는 세도가들도 그 마음은 오직 궁궁에 있는 듯하고, 돈 많은 부자들도 궁궁만 찾고 있네. 거지들도 궁궁, 풍수에 미친 사람들도 궁궁촌을 찾아 더러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다네. 더러는 서학(西學 천주교)에 입교해 그것이 궁궁인 줄로 믿고들 있지. 세상 사람들이 옳거니 그르거니 따지는 것이 몽땅 궁궁에 관한 것뿐이네. 그러나 제 몸을 닦고, 집안일을 바로 다스리지 않은 사람이 강산을 찾아가면 뭐하나. 경박한 세상 사람들 같으니! 다들 이익이 송송(松松)이니 가가(家家)에 있다고 한 말뜻은 겨우 알아낸 듯하지만 정작 궁궁이 무엇인줄은 전혀 모르고 있군. 최제우는 자신이 발견해낸 종교적 진리가 바로 궁궁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자신의 가르침을 “무극대도”라 불렀고, 앞으로 5만년간의 태평시절이 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감록’에 적힌 궁궁을을(弓弓乙乙)이란 구절에 모든 진리가 압축돼 있다고 생각했다. 이 구절에 입각해 그는 궁을부(弓乙符)를 만들었다. 이 부적을 몸에 붙이면 상처가 생기지 않고, 이것을 불살라 먹으면 만병이 사라진다고 최제우는 가르쳤다. 그러다 고종1년(1864)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하지만 동학의 인기는 더욱 높아져, 그가 죽은 지 30년이 되던 갑오년에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 전봉준이 이끈 동학군들의 깃발에는 ‘오만년수운대의´(五萬年水雲大義)란 글귀가 높이 매달려 있었다. 그것은 수운, 즉 최제우가 설파한 5만년 이상세계의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요컨대 궁을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겠단 것이었다. 고종30년(1894)에 시작된 동학농민운동을 전후해 민간에 여러가지 노래가 유행했다. 단순한 노랫가락이 아니라 요참(謠讖), 즉 노래형태를 빈 예언이었다. 더러는 일제시대까지도 남아 인구에 회자되었다. “가보세 가보세 을미적 을미적 병신되면 못간다.(甲午歲 甲午歲 乙未 乙未 丙申되면 못 간다)” 기왕 일을 벌이려거든 갑오년(1894)에 서울까지 밀고 올라가서 일을 마무리지어야지, 그렇지 않고 우물쭈물하다 을미년이나 병신년까지 지연되면 실패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이 예언 노래는 갑오 동학농민운동 당시 김개남 등 급진파 측에서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운동이 실패로 끝난 다음, 뒤늦은 후회를 예언의 형태로 담아냈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다. 동학농민군이 서둘러 서울로 진격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남원 방면을 공략하다 뜻밖의 거센 저항에 부딪힌 사실과 관련이 있다. 운봉 아전 박봉양이 이끈 반항세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의 저항은 요참에도 담겨 있어 우리의 주목을 끈다. “아랫녘 새야, 윗녘 새야, 전주 고부 녹두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하루박(하눌타리), 후-여!” 전라도 고부 출신 녹두장군 전봉준은 ‘하루박´으로 표현되는 박봉양에게 밀린다는 말이다. 참시에서 저항세력을 하눌타리 또는 하루살이에 불과한 박씨라고 일컬은 점은 재미있다. 이런 비유로 볼 때 노래를 만든 이나 부른 이는 농민군 편이었다. 노랫말에 보이는 “후-여”는 새 쫓을 때 내는 소리다. 녹두새 전봉준에게 미리 경고해 농민군이 남원쪽으로 움직이지 말게 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느껴진다. 알다시피 동학농민군은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에 패배했다. 이로써 운동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전봉준과 김개남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수많은 농민군들이 가혹한 처벌을 받은 것도 물론이다. 이런 동학농민군들의 비원을 담은 노래는 한둘이 아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사 울고 간다.”란 노래였다. 전봉준을 녹두꽃에 비유해 그의 죽음이 곧 민중의 비극이란 것이다. 그밖에 “솔잎과 댓잎이 파르라니 봄인 줄 알고 찾아 왔는데, 흰눈이 펄펄 흩날리니 송죽이 나를 속였었구나.”란 노래도 널리 유행했다. 솔잎과 댓잎만 보고 겨울을 봄으로 착각했다는 가사는, 농학농민군이 시세판단을 잘못해 너무 일찍 군대를 일으켰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농민군의 준비부족을 한탄한 것이다. 이들 가요는 내용을 가지고 보면 농민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다음, 그 편에서 만들어 부른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그러나 노래를 채집한 이은상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제시대 민중은 이 노래들을 후일담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 모든 노래가 운동이 발생하기 전에 유행한 예언이었다고 믿었다. 민중은 동학농민운동의 최고지도자 전봉준에게 특별한 예지력이 있다고도 생각했다.1894년 음력 4월경 전라감사 김문현은 농민군을 조기에 진압하기 위해 전봉준을 암살하려고 했다. 그는 자객 2명을 밀파했다. 자객들은 담배장사로 변장해 전봉준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그들은 곧 신분이 탄로되어 붙들리고 말았다. 전봉준은 점술에 밝았기 때문이다. 점괘를 던져본 그는 자객이 온 사실을 금방 알아차렸다고 한다. 믿고 따를 지도자라면 당연히 예언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민중은 생각했다. 요즘도 연말이 되면 국가기관이나 공신력을 자랑하는 주요연구소에선 다음해의 경제성장을 전망하곤 한다. 이런 예언, 예시능력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필수조건인 모양이다.
  • [발언대] 지방선거,정당표방제가 해법이다/이기우 인하대 교수

    한국에서 지방선거와 정당공천에 관한 논의는 지방자치의 역사와 함께하는 해묵은 논쟁에 속한다.1990년 이후 정당공천에 관한 법제만도 4차례나 변경될 정도로 매우 논란이 많았다. 심지어는 정당공천문제를 두고 여야간의 격돌로 정국이 경색되고 지방선거가 연기된 일도 있었다. 그만큼 본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는 지난 6월30일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을 개정하였다. 변변한 여론수렴 과정도 없었다. 기초지방의회의원선거까지도 후보자를 정당이 공천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방정치인의 중앙정치인에 대한 예속을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방정치인들로 구성된 시·군·구청장협의회와 시·군·구의장단협의회가 강력하게 반발하며 나섰다. 선거법 개정이 있기 전에 여러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60∼70%가 기초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의 폐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를 비롯하여 시민사회도 정당공천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함이 없이 정당공천을 오히려 확대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정당공천을 둘러싼 공천헌금비리, 경선과정에 금품수수, 선거인단 동원 등으로 인한 공천불복과 정당갈등 문제 등이 수없이 지적되어 왔다. 공천권을 가진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정당의 지역책임자는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유능한 지역일꾼은 배제시키고 대신에 말 잘 듣고 순종적인 인사를 후보자로 공천하는 사례가 많다.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정치구도 속에서 정당공천제도는 지방정치를 중앙정당에 예속시킨다. 정당공천제도는 매관매직을 통한 금권선거를 조장하고 정당을 타락시킨다. 정당공천으로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지방정치인이 중앙정치인의 지배하에 있게 된다면 지방자치는 이미 장식품에 지나지 않게 된다. 자치는 실종되고 중앙정치인의 비위나 맞추는 눈치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정당을 지방정치의 적으로 돌려 정당정치를 죽이려 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정당 불신과 정당 적대시는 지방정치발전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허무주의만을 확산시킬 따름이다. 발상을 전환하여 정당공천 없이 자유롭게 입후보한 자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를 공표하는 정당표방제가 해법이다. 정당의 공천과는 반대로 입후보자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를 밝혀 유권자에게 선택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당표방제 하에서 정당은 자기당을 지지하는 후보자를 위해 당의 지방정책을 개발하여 지원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후보자에 의한 정당표방제는 정당 공천과는 달리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유능한 지방정치인을 정당으로 흡수하게 되고 정당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정당이 자당을 지지하는 후보자를 위하여 지역정책을 개발하고 홍보하게 된다면 중앙정치과정에서 지방적인 이익을 반영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지역정치에 정당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면 지방적인 문제가 지역이해집단이나 유력자에 의해 휘둘리는 경향도 줄어든다. 지방정치도 살리고 정당의 체질개선을 통한 정당정치도 살리는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 오로지 주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지방정치를 살려내고, 군림하는 보스 중심의 지역정당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선거법을 다시 올바르게 개정하여야 한다. 이기우 인하대 교수
  •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반발 확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권문용)는 5일 대전에서 공동회장단 모임을 갖고 지난달 30일 통과시킨 공직선거법에 대한 개정입법을 9월 정기국회에 청원키로 결의했다. 이들은 또 “공직선거법이 지방정치의 중앙예속화를 심화하고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특히 개정입법을 통해 단체장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34개 기초단체장들이 소속 정당을 탈당하는 데 뜻을 모았다. 결의문을 통해 기초단체장들은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은 일부지역에서 공천헌금을 강요하는 현대판 매관매직이 되고 있는 등 정치부패의 뿌리가 되고 있다.”며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정당공천을 다시 유지하자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전국민의 열망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기초단체장들은 3선이상 연임제한을 풀고 후원회제도를 인정해 줄 것도 개정입법안에 포함시키기로 했는데 3선 연임제한은 지난 4월20일 헌재에 위헌소송이 제출된 상태다. 권문용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은 “공직(지방)선거 관련법을 정치권의 당리당략 차원을 떠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개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1) 숨은 키워드‘궁궁을을’(弓弓乙乙)

    1894년 4월27일, 전주성 함락을 눈앞에 두고 전봉준은 휘하 장수들을 모아놓고 특명을 내렸다. 궁을(弓乙)이란 부적을 불살라 동학농민군들에게 먹이라는 것이었다.“궁을부는 신통력이 있다. 비 오듯 쏟아지는 관군의 총탄과 화살도 무력하게 만드는 게 궁을부다. 그 효력은 이미 큰 스승 최제우 선생께서 밝히신 바다. 궁을은 이미 너희가 잘 아는 ‘정감록’에도 나와 있다.” 그 명령대로 동학군은 모두 궁을부를 태워 나눠마셨다. 그 다음날 동학군은 호남제일성인 전주성을 함락시켰다. 궁을부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 13자를 쓴 종이 쪽지로, 본주(本呪)라 한다. 이 글귀의 뜻은 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이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살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동학의 근본 교리를 압축해서 표현한 것인데, 신기하게도 궁을부엔 궁을이란 용어가 보이지 않는다. 왜 동학에선 이 부적을 궁을부라 했을까? ‘궁궁을을’(弓弓乙乙) 또는 ‘궁을’이 정감록의 가장 중요한 핵심어였다는 사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수많은 민중이 그 참뜻을 알고 싶어했기 때문에 민중 종교의 지도자들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는 정감록의 핵심어라면 ‘진인’과 ‘십승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정감록을 꿰뚫고 지나가는 숨은 키워드는 ‘궁궁을을’이다. 문제는 그 뜻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궁을’이란 두 글자를 뜯어보면 평이하다.‘弓’은 활이요,‘乙’은 갑(甲)에 이어 이른바 두 번째 십간(十干)이다. 그런데 누구나 빤히 알고 있는 이 두 글자의 뜻을 아무리 조합시켜도 무슨 말인지 감감하다. 뜻이 분명하지 않은 이 용어는 정감록에서 중요한 구실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학과 원불교에서도 중시되었다. 그 내력을 알아보자. ●‘정감록’에 보이는 ‘궁궁을을’ ‘감결’(鑑訣)에 이런 구절이 있다.“모름지기 인간 세상에서 몸을 피하는 데 산도 이로울 게 없고 물도 이로울 게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양궁(兩弓)이다.”는 것이다. 양궁은 궁을 두 번 쓴 글자다. 그런 점에서 ‘궁궁’이라고 읽히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이선생가장결’(李先生家臧訣) 중에도 “이로움이 을을궁궁에 있다.”는 대목이 있다. 정감록의 다른 곳에서는 ‘궁궁을을’이라 적기도 하였다. 일제시대 한국의 민속을 연구한 일본인 무라야마 지준은 ‘궁궁을을’을 한 글자로 줄여 약(弱)이라고 보았다. 궁과 을 두 글자를 포개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이로움이 약함에 있다.”는 뜻이 되어 알쏭달쏭하긴 마찬가지다. 또는 한국 사람들은 일본과 같은 강대국에 약한 태도로 의존적일 때만 살아갈 수 있다고 비꼰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선비결’(道詵秘訣)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병자(丙子)에는 북쪽 오랑캐가 나라에 가득 찰 것이다. 산도, 물도 이롭지 못하고 이로운 것은 오직 ‘궁궁’이다.” 이것은 아마도 병자호란 때의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짐작된다. 여기서 말하는 ‘궁궁’은 두 말할 나위 없이 피란처다. 요컨대 여러 예언서에서 자꾸 눈에 뛴는 ‘궁을’,‘을을궁궁’ 또는 ‘궁궁’은 난리를 피하는 최고의 장소임이 분명하다. 정감록엔 피란지로 손꼽히는 십승지가 있는데 왜 하필 ‘궁궁’이란 용어를 또 사용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 ●1748년 ‘정감록’ 사건에 언급된 ‘궁궁’ 실록에도 ‘궁궁’이란 표현이 나온다. 이것이 처음 언급된 것은 1748년(영조 24) 5월이었다. 청주의 몰락 양반 이지서 등이 괘서, 즉 불온한 내용이 적힌 벽보를 붙인 혐의로 체포되어 왕의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용어였다. 이지서는 6촌 형제가 반란에 가담해 처벌된 일이 있어 꼼짝없이 연좌제에 걸려들었다. 그는 관직에 등용될 희망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이 사건의 피의자인 박민추가 한 말 중에 ‘궁궁’이 언급되어 있다.“도선비기(道詵秘記)를 보면, 왜인(倭人)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올라온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는 산도 아니고 물도 아닌 궁궁이 이롭다고 했지요.” 박민추 역시 우리가 앞에서 검토했듯이 ‘궁궁’을 피란처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이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인지 그도 잘 알지 못했다. 박민추가 읽은 18세기의 ‘도선비기’는 오늘날 남아 있는 ‘도선비기’와 비슷했다.“산도 아니고 물도 아니고 궁궁이 이롭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현재의 도선비기에도 똑같이 되어 있다. 다만 그 이야기가 전제하고 있는 시대상황은 완전히 다르다.18세기의 도선비결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쳐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의 도선비기에 보면,‘병자년 북쪽 오랑캐’가 문제다. 요컨대 청나라가 침입해온 병자호란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런 차이는 필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 혹은 아유가이나 호소이 같은 일제 어용학자들이 슬며시 단어 몇 개를 바꿔 쓴 데서 빚어진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들로선 정감록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되돌아간다.1748년 사건 당시 충청도 문의 지방의 관리였던 김재형은 이지서의 벽보 사건을 직접 취조했던 사람이다. 그는 벽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벽보에는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것이 남쪽에서 오는데 물도 이롭지 않고 산도 이롭지 않고 궁궁이 이롭다. 이 고을에 대인(大人)과 명장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피란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화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김재형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더라도 ‘궁궁’은 피란의 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어디로 피란해야 되는가로 압축된다. 벽보에서 말한 “왜인 같지만 왜인이 아닌 사람들”이란 누구일까. 이지서는 이렇게 설명했다.“어떤 사람들은 곧 왜인이 쳐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실은 왜인이 아니고 누군가가 거짓으로 왜인의 모양을 꾸며가지고 쳐들어온다. 이들은 무신년의 잔당(餘黨)들이다. 해도(海島)에 가 숨어 있던 사람들이다.” 사건 피의자 오명후는 그 정체를 울릉도에 숨어 있는 황진기(黃鎭紀) 일당이라고 말했다. 영조4년(1728) 무신년에 있었던 일부 소론과 남인들이 일으킨 반란에 가담한 장수가 황진기다. 요컨대 울릉도에서 황진기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올 때 피란할 만한 곳이 궁궁이란 이야기다. 이지서의 일당인 오수만은 ‘궁궁’의 뜻을 좀더 명확히 정의했다.“궁궁은 활의 허리(弓腰)를 가리키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구부러진 곳(劣處)에 숨으라는 뜻이지요.” 실록 편찬자는 이 대목에 주를 달아 놓았다.“궁요는 그 음이 열(劣) 자의 뜻을 해석한 것과 같다.” 정리하면,‘궁궁’은 궁요와 같고 그 뜻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후미진 곳이란 것이다. 이를 테면,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 중에서도 꽤나 후미진 곳이 ‘궁궁’이란 말이다. 18세기 내내 ‘궁궁’에 대한 해석은 일치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끼리도 해석이 엇갈리는 판이었다.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 이영손은 ‘궁궁’을 머문다는 뜻을 가진 유(留) 자로 보았다. 다른 곳으로 피란가지 말고 집에 머무는 것이 최상의 피란법이요, 궁궁이란 견해였다. 사건의 주모자 이지서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궁궁’은 광활하다는 것입니다” 라고 했다. 만일 광활한 지역이라면 태백산이나 소백산 기슭에 위치한 십승지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혹은 십승지 중에서도 비교적 터가 넓은 지역을 가리켰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이지서가 ‘궁궁’을 개활지로 보았다는 점은 다른 피의자들도 증언했다. 어떤 피의자는 ‘궁궁’이 활활(闊闊)을 가리킨다고도 했는데 그 역시 광활하단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지서 사건의 피의자들은 ‘궁’의 음이 ‘활’인 점에 착안해 ‘궁궁’을 ‘활활’한 곳, 달리 말해 터가 널찍한 피란처로 생각했다. 그로부터 40년쯤 지난 1787년(정조 11)에 또 다른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다. 그 때는 ‘궁궁’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달라졌다. 사건 피의자 김서달의 진술이 주목된다.“근래에 떠도는 말을 들으니 청의(靑衣)가 남쪽에서부터 오는데 왜인 같지만 왜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때는 산도 이롭지 않고 물도 이롭지 않으며 궁궁(‘좌’(坐)의 고자(古字))이 이롭다고 하였습니다.” 전에도 ‘궁궁’을 ‘머물 유(留)’자로 보는 견해가 있기는 했다. 그런데 1787년 사건에서 김서달은 ‘궁궁’을 ‘앉을 좌(坐)’의 옛날 글씨체로 보았다. 피란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본 점에서는 별로 새로울 것은 없다. 다만 서체에 대한 지식이 해석의 기준이 되었다는 점은 주목된다. 한마디로 말해,‘궁궁’이 피란처란 점에 대해서는 다들 의견이 일치했다. 그러나 어떤 피란처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골짜기일 수 도 있었고, 넓은 터, 또는 자기 집으로 규정되는 등 사람마다 견해가 달랐다. ●동학의 ‘궁궁’ 19세기 말 새로 등장한 동학은 ‘궁궁’이란 표현에 종교적 의미를 불어넣었다.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의 ‘포덕문’에 보면 최고의 명약과 부적은 바로 태극이자 ‘궁궁’이라고 했다.‘궁궁’은 어느새 태극이 됐고 무병장수의 상징으로 변형되었다. 오랫동안 특정한 공간을 뜻했던 ‘궁궁’이 추상적인 명사로 둔갑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어떤 학자들은 동학의 ‘궁을’이 인간의 내면에 있는 신명을 뜻한다고 말한다. 그 말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동학에서는 ‘궁궁’을 영원한 생명, 완전무결을 상징하는 것으로 간주한 것은 틀림없다. 왜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는 ‘정감록’에 나오는 ‘궁궁’이란 표현에 관심을 가졌을까?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정감록에 의지하였고 참된 ‘궁궁’을 찾아 십승지를 비롯해 각처로 떠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최제우 자신도 한 때 그런 체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정감록을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이미 지나간 임진왜란 때는 이로움이 송송(松松)에 있었다. 평안도 가산과 정주에서 서쪽 도적이 일어났을 때는 이로움이 집집에 있었다. 여보소, 세상 사람들아, 이런 일을 본받아서 살길을 찾아보세.” 최제우는 정감록의 내용을 연상하면서 임진왜란 때는 이여송·이여백 형제가 도와 살아났고, 서북에서 홍경래 난이 일어났을 때는 도리어 집에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이 이로웠다고 회상했다. 최제우의 정감록 패러디는 계속된다.“우리도 이 세상에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네. 매관매직을 일삼는 세력자도 마음 다해 궁궁을 찾고, 돈과 곡식을 쌓아두고 사는 부자 영감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떠돌아다니는 거지와 패가망신한 사람들도 마음 다해 궁궁이라. 풍수에 현혹된 사람들은 더러 궁궁촌 찾아서 혹은 깊은 산속에 들어가고, 혹은 천주교에 들어가 제 생각이 옳다하지만 그 말들도 따져보면 궁궁 뿐이네.” 최제우는 누구나 찾고 있는 것이 바로 ‘궁궁’이라 하였다. 심지어 천주교 신자들이 갈망하는 것도 ‘궁궁’, 즉 난리를 피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발견해낸 ‘궁궁’의 궁극적인 의미는 종교적인 수련이었다. “제 몸 닦고 집안 살피지 않고 명당 찾아 두루 강산을 돌아본단 말인가. 덕이 없는 세상 사람들, 가서 볼 것이 무엇인가? 가련한 세상 사람들,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 하여 찾는다면 웃을 일 아닌가. 세상 잘못 만났다 한탄하지 말고 세상구경하세. 이로움이 송송에 있단 말 집집에 있단 말은 이제 알았지만, 이로움이 궁궁에 있다는 뜻을 어찌 알겠는가?” 이것은 ‘용담유사’에 실린 한 구절이다. 세상이 어지럽다 해서 원망하지도 말고 길지를 찾아 헛되이 여기저기 헤매지 말라 했다. 최제우가 찾아낸 답은 간단명료했다.“한울님을 모시면 조화가 이뤄진다. 부디 이런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둔다면 세상만사를 다 알게 된다.” 이것이면 다 되었다. 한울님을 믿기만 하면 절로 후천개벽이 되는 것이었다. 이밖에 따로 ‘궁궁’이 있을 턱이 없었다. ●원불교의 ‘궁궁을을’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정감록’에 매료되어 ‘궁궁’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많은 길지를 놓고 ‘궁궁’이 어딘지를 점쳤다. 원불교를 창건한 박중빈 대종사는 그런 세태를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제우와 같은 입장이었다. 대종사는 ‘궁궁을을’의 종교적 의의를 새롭게 정리하려 했다. 그는 정감록을 신앙하는 민중을 원불교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해방 전 그는 제자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다.“‘정감록’ 비결에 궁궁을을의 사이에 이로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궁궁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일원(一圓)이다. 또 ‘정감록’에 도하지(道下地)란 말이 있다. 그것은 도하지(道下支), 즉 일원 대도(大道)에 의지해야 산다는 말이다. 요즘 사람들이 좌우간(左右間)이라 말하는 것은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싸우다가 죽는다는 뜻이다. 너희들은 좌익이나 우익이나 어느 편도 들지 말라. 그 싸움에 끼어들면 죽기 쉽다. 양심만 지켜라. 양심, 그것이 곧 일원이다.” ‘궁궁을을’을 대종사는 어떤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일원’이란 종교적 개념으로 보았다. 달리 말해 ‘일원은’ 바로 양심이라고도 했다. 양심을 기르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따라 살면 되지 따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르침 때문이었겠지만 원불교 신자들은 ‘궁을가’(弓乙歌) 라는 일종의 예언적이고 종교적인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일설에 따르면,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은 북창 정염(1506∼1549)이라고 하는데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 정염은 남사고와 더불어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예언가였다.‘궁을가’엔 구한말의 중요 사건과 8·15해방까지 예언되어 있다. 그 일절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갑신년에 큰 별이 태양을 돈다/ 태양과 태음이 자리를 못 잡아 외국 여러 나라가 시끄럽다 (중략) 매번 끝 구절에 이 여섯 자로 궁궁을을 성도로다./ (중략) 지성으로 늘 부르면 외국군대가 못 쳐들어온다.//(중략) 부모처자 다버리고 길지(吉地) 찾는 저 백성아/ 예로부터 피란해도 그 얼마나 살았더냐./ 인의예지(仁義禮智) 어진 마음 사람 다치게 않고 물건 부수지 않으면// 오복(五福)이 내 몸이라 길한 별 비춤이 따로 어디인가/ 살아날 방법 내게 있어 부모처자 안전히 보존한다.” 노랫말에 보면,“궁궁을을성도”라는 6자 주문을 자주 외워야 나라가 편안하다고 했다. 원불교 3대 교조 대산종사는 이 주문을 나무아미타불로 바꿔 불렀다. 또한 위 인용문에서는 갑신년에 외국 세력이 시끄럽게 군다고 했다. 갑신정변(1884, 고종21) 당시 청나라와 일본이 개입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인용문의 말미에선 길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무 소용도 없다고 단언했다. 내 마음의 인의예지를 기르는 것이 그보다 낫다며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마디로 ‘궁을’은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고 보았다. 대산종사는 ‘궁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두 손을 들어 둥글게 만들면 그것이 궁이다. 그 안에 ‘∽’을 하면 궁을이 되어 태극이 된다. 태극을 유교에서 무극이라고 하고 원불교에서는 일원이라고 하는데, 대종사님께서 이렇게 손을 들어 궁궁을을을 가르쳐주셨다. 우리 한국도 좋아진다. 태극기가 궁궁을을 아닌가? 또 이 한국에 일원 대도가 나왔으니 이 나라가 잘 될 것이다. 태극이 궁궁을을이다.” 궁궁을을은 태극이란다. 18세기만 해도 정감록의 ‘궁궁을을’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를 한 개의 빈 사발이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민중들은 꿈으로 그 그릇을 여러 가지 생각으로 채우기에 바빴다. 이 그릇은 결국 동학과 원불교에 이르러 종교적인 가르침으로 바뀌었다. 빈 그릇이 많은 정감록은 여전히 민중의 희망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 문제 다음 글이 나타내고자 하는 관리의 가치판단 기준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중앙부서의 어느 국장이 자신의 자리를 팔겠다고 신문지상에 경매광고를 내었다면 아마 한국사회가 발칵 뒤집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일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다만 100년쯤 전의 일이다. 250년쯤 전에는 프랑스의 위대한 개혁주의 정치철학자였던 몽테스키외가 관직을 돈이 많은 사람에게 매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지지했으며, 비슷한 주장을 영국에서 벤담도 하고 있었다.17,18세기에는 실제로 관직매매가 성행하였다. 관직을 매매한 이유도 다양하다. 국왕이 전쟁을 하거나 외국무역을 보호하기 위한 해군을 강화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관직을 팔았던 것이 시발점이 되었고, 이를 사들인 사람이 필요에 따라 다른 사람에게 매매하기도 하였다. 특히 나이가 들어 활동이 어려울 때는 다른 사람에게 관직을 팔아서 노후생활을 하기도 한다. 연금인 셈이다. 과거 봉건시대에 국왕에게 공이 있는 자를 영주로 임명하고 봉납을 받거나, 봉건영주가 기사에게 토지를 배분하고 충성과 일정한 봉납을 받는 것과 관직매매가 본질적인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관직매매가 성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을 행정부패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복자나 정복자의 후손이 국왕이 되어 정복된 영토내의 국민이나 국가를 소유하기 때문에 관직이 모두 국왕의 개인 소유물이었다. 이러한 가산국가에서는 관직을 어떻게 처분해도 정당성이 인정되었다. 이러한 시대에는 국왕이 변덕을 부려서 전혀 능력과 성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나, 아첨 잘하는 탐욕스러운 귀족을 관료로 임명하는 것보다는 돈 많은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다. 몽테스키외는 열심히 농사를 지어 돈을 벌면 농민도 관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직을 농민에게 매매하는 것은 농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검소하고 열심히 돈 버는 중산층이 관료로 임명될 가능성 때문에 벤담도 관직매매가 개혁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오늘날 기준으로 보아 극히 부패한 행정행위가 극히 개혁적 행위이던 때가 있었다.-(행정학의 새로운 이해), 정정길-중에서 (1)염결(廉潔)이란 목민관의 본무(本務)이며 모든 선(善)의 원천이요,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2)군자가 무겁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백성의 윗사람이 된 자는 무거운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3)무릇 조정의 권귀(權貴)가 사사로이 글을 보내어 간절하게 청탁을 하더라도 이를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4)절(節)이란 한도로 제약하는 것이다. (5)가난한 친구나 곤궁한 친척은 힘을 헤아려서 구제해야 한다. ■ 풀이 및 정답 윗글은 시대에 따른 행정부패개념의 변화를 나타낸 글이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한때 매관매직이 성행했던 때가 있었으며 그것이 자연스럽기도 했다는 점이다. 과거 관료들이 국민 위에서 군림하던 수탈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으나 현대의 관리는 국민(고객)에게 봉사(service)하는 자리로 바뀌어야 한다. 즉 현대의 공직자는 최우선적으로 모범적 윤리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청렴한 공직자의 자세를 표현한 예시 (1)이 답이 된다. ■ 보충설명 공직자의 자세(예시 (1):목민심서 율기 6조)에 대해 더 알아보자. -염결(廉潔)이란 목민관의 본무(本務)이며 모든 선(善)의 원천이요,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염결하지 않고서 능히 목민을 할 수 있었던 자는 지금까지 한 사람도 없었다. 염결이란 천하의 큰 장사이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염결한 것이니, 사람이 염결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옛날부터 무릇 지혜가 깊은 자는 염결로써 교훈을 삼고 탐욕으로써 경계를 삼지 않은 자가 없었다. 목민관이 염결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도둑을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 더러운 욕설이 비등할 것이므로 또한 부끄러운 일이다. 뇌물을 주고받음에 있어서 누가 비밀을 지키지 않으랴만 한밤중에 한 일이 아침이면 드러난다. 보내는 물건이 비록 사소하다 하더라도 은정(恩情)이 이미 맺어졌으니 사사로움이 이미 오고간 것이다.(중략)청탁이 행해지지 않는다면 염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한 소리가 사방에 이르고 아름다운 이름이 날로 빛나면 또한 인생 일세의 지극한 영광인 것이다.
  • [기고]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해야/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서울 강남구청장

    일부 국회의원이 최근 지역구의 자치단체장 공천과 관련,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후보 공천과정에 돈이 오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매관매직에 해당한다. 작년에도 여러 지역에서 시장·군수 후보가 5억∼7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공천헌금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공천헌금과 같은 매관매직의 폐해는 구한말 유학자 황현이 매천야록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나라와 국민을 불행하게 한다.21세기에 또 다시 매천야록을 써야 하는가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온 국민은 깨끗한 정치를 원한다. 지방정치만이라도 깨끗해지려면 자치단체장에 대한 중앙당의 ‘정당공천제’를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당의 책임정치를 위해 정당공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군·구는 지역현안이 저마다 다르다. 농수산물 판매가 주요 시책인 지역이 있는가 하면, 기업을 유치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이 우선적인 곳도 있다. 관광 활성화나 교통난 해소 등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결코 한 정당이 모두 책임질 수도 없고, 책임져서도 안 된다.234개 시·군·구 단체장에게 그 책임을 맡겨야 한다. 정당의 책임정치는 명분보다는 그 폐해가 더 크다. 지난번 서울에서 구청장 보궐선거가 있어 유세장에 가보았더니 양당의 중진들이 다 몰려 나왔다. 구청장 선거이니 당연히 주변하천을 맑게 한다든지 공원 조성이나 주차난 해소 등의 논의가 있어야 마땅했다. 그런데 이러한 논의는 증발해 버리고 양당 중진은 지역의 현안과는 관련이 없는 햇볕정책의 옳고 그름만을 가지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이 것은 정당의 책임정치와는 거리가 먼 지방정치의 중앙정치화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대신 당원이 직접 뽑는 경선제가 채택되지 않았느냐.”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선제처럼 그 허명만 높은 것도 없다. 지난번 경선에서도 큰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많은 후보들의 하소연이다. 또 경선에서 정치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이 후보들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그러니 경선제는 산속에서 살쾡이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나는 꼴이다. 경선제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민이다. 다시 말해 정보를 스스로 취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당연히 ‘누가 더 대표로서 적합한가.’하는 것은 이제 시민이 직접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천헌금으로 왜곡될 수 있는 정당추천보다 시민들이 더 잘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후보자는 자기 정당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누가 제일 나은 사람인가를 선택하는 일은 반드시 시민에게 맡겨야 한다. 일본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장·군수·구청장의 98%가 무소속이다. 그리고 미국도 81%가 무소속이다. 며칠 전 정당공천제를 없애자는 안에 대해서 전국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500명의 의견을 조사했더니 찬성률이 무려 91%에 달했다. 중앙과 지방할 것 없이 정치분야를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권문용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 서울 강남구청장
  • 박태영 전남지사 사전영장 검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인사 및 납품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송해은)는 27일 건보공단 초대 이사장을 지낸 박태영(63) 전남도지사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박 지사가 1심에서 무더기 실형 선고를 받은 건보공단 전·현직 간부들의 인사 및 납품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전·현직 간부들이 챙긴 뇌물 대부분이 당시 이사장이었던 박 지사의 활동비 등 개인 비용으로 유용된 사실을 확인,구속 기소된 간부들과 대질 조사를 벌이고 있다.검찰은 박 지사를 일단 이날 귀가시킨 뒤 재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지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소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박 지사의 혐의를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박 지사가 구속기소된 간부들의 비리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조사가 끝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 박 지사의 측근들로 구성된 공단 간부들은 승진대상자 명단을 뽑아 공단 인사를 ‘매관매직’하고 하청 업체로부터 납품대금의 1%를 리베이트로 챙기는 등 수억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전·현직 간부 8명은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 1심에서 징역 2∼4년 및 4억 8900여만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박태영 전남지사 수사

    1∼2급 승진 대상자들과 납품업자들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과 뇌물을 조직적으로 상납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현직 간부들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송해은)는 9일 승진 및 납품 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김한용(57) 전 경영전략본부장,남상만(52) 전 대전·충남지역 본부장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임인철(59·전 전남도 정무부지사) 당시 총무이사를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관련기사 6면 검찰은 현 전남도지사인 박태영(63) 당시 이사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해 박 전 이사장이 금품을 건네받은 정황을 확보,금명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또 이사장 보좌역인 윤도순(52·2급 특채)씨가 상납받은 승진 헌금 일부를 2002년 전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지역 기초의원 등 지역단체장들의 접대비로 쓰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정황도 포착,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공단 간부들은 명절 선물비 등 박 전 이사장의 활동비 명목으로 뇌물을 조달해 유용했으며 그들만의 ‘부패 카르텔’을 형성해 ‘뇌물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 2월6일자 공판기록에 따르면 임 전 총무이사는 2001년 6월 승진 대가로 부하 직원들로부터 9000만원을 받아 박 당시 이사장의 해외출장 경비로 5000만원을 지급하고 4000만원은 보좌역 윤씨에게 전달했다.또 김관식(52) 전 비서실장은 같은 해 5월 김 전 경영전략본부장과 ‘승진 대상자에게서 돈을 만들자.’고 협의한 뒤 승진 대상자 명단을 뽑는 등 공단 인사를 ‘매관매직’한 것으로 밝혀졌다.박 전 이사장은 2000년 9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재직하면서 1급 78명을 포함,275명의 간부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공단 총무부장 신영호(47·구속)씨는 재작년 9월 E업체로부터 납품대금의 1%인 100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받는 등 2000년 10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1억여원을 받아 보좌역 윤씨에게 5000만원을 상납했다.뇌물을 건넨 업체에는 삼성 SDS,LG CNS 등 대기업 계열사도 포함돼 있었다.검찰 관계자는 “추가 금품수수 및 전달된 승진 헌금의 규모와 사용처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 지자체공무원 5급승진시험 의무화/ 지방직“국가직 왜 빼” 행자부“보완해 갈것”

    내년부터 지방공무원의 5급 승진과정에서 승진 대상자의 50%는 반드시 시험을 치러야 한다.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심사를 통해 승진을 결정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실 인사’ 논란과 ‘매관매직(賣官賣職)’ 가능성 등 잡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승진시험제가 필요하지만,시험 준비를 이유로 격무부서 기피현상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또 국가공무원은 예외로 한 채 지방공무원에 대해서만 승진시험을 의무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先)심사,후(後)시험 행정자치부는 23일 내년부터 지방공무원에 대한 5급 승진시험제를 도입하기 위해 시행지침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5급승진 인원 가운데 50%를 심사를 통해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나머지 50%는 승진후보자 명부에 있는 우선순위자(승진 인원의 2∼5배수)를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 뽑는다.이 경우 시험성적 70%와 근무평정 30%를 각각 반영해 승진대상자를 결정한다.예컨대 5급승진 인원이 10명인 지자체의 경우 5명은 심사를 통해 선발하고,나머지 5명은 승진후보자 명부의 순서대로 10∼25명을 추려내 이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 승진자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인사관련 각종 잡음을 차단하고,인사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승진시험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면서 “승진시험 실시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앞으로 꾸준히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왜 우리만…” 이처럼 승진시험제 도입에 따른 세부규정까지 마련됐지만,정작 지방공무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국가공무원은 배제한 채 지방공무원에게만 5급 승진시험제를 의무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지방분권과 자율성 확대라는 시대적 추세에 맞게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도의 또다른 공무원은 “시험 준비를 이유로 격무부서를 기피하는 현상이 가중될 수 있고,학원비와 책값 등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주민과의 직접접촉 등 민원업무가 많은 지자체공무원의 현실을 고려할 때 시험 실시로 얻는 효과보다 잃는 손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지방공무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대상 직위와 비율 등을 자율화한 만큼,각 지자체장이 격무부서 근무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승진시험을 실시하는 지자체는 서울시와 서울지역 15개 지자체 등 모두 16개에 불과하며,나머지 15개 시·도 232개 지자체는 심사를 통해서만 승진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내년에는 승진시험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덩더쿵속 性스캔들 “통하였느냐”/마당놀이 ‘이춘풍전’ vs ‘어을우동’

    신명나는 노래와 춤,질펀한 해학과 풍자로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마당놀이의 계절이 돌아왔다.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마당놀이의 ‘명가’ 극단 미추와 지난 2001년부터 미추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공연을 제작해온 MBC가 올해에도 불꽃튀는 2파전을 벌인다.지난해 ‘심청전’으로 맞대결을 벌였던 두 단체가 이번엔 조선시대 최고 남녀 바람둥이를 내세워 관객몰이에 나서는 점이 흥미롭다. ●극단 미추 ‘이춘풍전’ 지난 14일 막올린 ‘이춘풍전’은 여색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이춘풍과 그런 남편을 지혜로 구하는 아내의 이야기이다.평양으로 장사를 떠난 춘풍이 평양 기생에 빠져 돈을 몽땅 날리고 종 신세가 되자,그의 아내가 남장을 하고 나타나 남편을 구한다.작품 곳곳에 조선 후기 양반 계층의 위선과 허세,부정부패와 매관매직으로 얼룩진 당대의 사회상이 속시원한 풍자의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윤문식,김성녀,김종엽 등 미추가 자랑하는 마당놀이 3인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주인공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극작가 김지일이 대본을 쓰고,손진책 미추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12월14일까지.(02)747-5161. ●MBC ‘어을우동’ 조선시대 성스캔들 사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호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던 어을우동이 시댁에서 쫓겨나 당대의 한량들에게 성적으로 수난을 당하면서 한편으론 그들에게 조롱을 퍼붓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렸다. 여성 억압적인 사회분위기에 희생된 어을우동을 통해 여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의도다. 인기사극 드라마 ‘다모’를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각색했고,배우 이재은이 국악 전공을 살려 어을우동으로 출연한다. 23일부터 12월15일까지 장충체육관.(02)368-1515. 이순녀기자 coral@
  • 국민의 정부 軍인사비리 문건 파문

    국민의 정부 시절 해군 고위 간부들의 각종 인사비리 의혹을 담은 괴문건이 나돌아 파문이 일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6일 전·현직 해군 간부들의 특정지역 편중인사 실태와 진급비리 의혹을 상세히 적은 ‘해군의 심각한 인사비리 실태’라는 제목의 괴문건들이 군 내부에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한 예비역 제독이 후배 장성과 영관급 장교들을 창구로 활용,‘매관매직’을 일삼았다는 내용과 고위 지휘관의 부하장교인 A씨가 진급 가능성이 있는 장교들에게 접근해 금품을 요구하는 진급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진급 청탁료는 대령의 경우 통상 6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이중 2000만∼3000만원은 진급심사위원 예상자들에 대한 향응비 및 뇌물로 사용됐고,4000만∼5000만원은 인사결정권자에게 상납됐다고 문건은 주장했다. 능력이나 기수와 무관하게 특정지역 출신들이 대거 요직으로 진출한 실태와 이 과정에서 진급창구 역할을 한 K·S씨 등 10여명의 현역 장성 및 영관급 장교들의 이름도 거명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문건은 구체적인 비리 혐의점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거의 제시하지 못한 채 그 동안 군 안팎에 떠돌던 소문들을 모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편집자문위원 칼럼] 차별화된 기획 독자눈길 잡아

    지난 8월31일 저녁 KBS 1TV의 고교생 대상 퀴즈프로그램인 ‘도전!골든벨’이 준 감흥은 남달랐다.진주 동명고 편으로, 3학년 안경민 학생은 50개 문제를 모두 맞혀 골든벨을 울렸다.해외연수기회가 주어지는 49번째 문제를 풀기에 앞서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 고교생의 재치문답으로 넘기기에는 아쉬울 만큼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사회자 :해외연수는 어느 나라로 가고 싶은가? 안경민 :프랑스입니다. 사회자 :왜 프랑스인가? 안경민 :자유와 이성이 살아 숨쉬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경직되고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습니다.‘톨레랑스’를 기본으로 하는 다원주의적 민주주의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사회의 폐부를 정확히 짚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대한매일의 지난 5월26일(월)자 ‘相生의 톨레랑스 어디에’라는 기사를 비롯한 기획기사의 가치를 새삼 평가하게 되었다.지난달 28일자 1면에서 임실군수 매관매직 사건을 폭로한 기사는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침이 없다.대한매일 보도 후 다른 언론도 후속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이어졌다.편집국 내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지방 주재기자의 기사기에 더 돋보였다.이외에도 ‘자전거 천국 상주’를 다룬 9월1일자(월) 기획기사도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독특한 문화로 발전시킨 사실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부각시킨 점이 좋았다. 반면,지난 9월4일자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통과를 다룬 기사는 몇 대목에서 아쉬움이 있었다.우선 다른 언론과 보도 내용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4개면에 걸쳐 8꼭지 기사(사설포함)를 할애했음에도 갈등중심의 표피적 수준에 그쳤다.특히 중앙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김 장관을 ‘리틀 盧’라고 표현, 제목(4면)까지 뽑은 것은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또 2년 전 임동원 전 통일원 장관 해임건의안과 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통과 날짜가 같았던 것은 그야말로 ‘우연’이었다.이를 ‘魔의 9월3일’이라며 비교한 해설기사는 그 정도의 의미가 있었는지 납득하기 어려웠다.이 날짜에 의미를 부여한 신문은 경쟁지 가운데 조선일보가 유일했다. 이날 기사에는 몇 가지 짚어야 할 사안들이 빠져 아쉬움을 더했다.우선 ‘해임건의안’을 내게 된 이유가 필요했다.결과만 있고 원인이 없는 꼴이었다.‘한총련의 미군 사격장 진입사건에 등에 대한 책임’ 때문이라는 내용은 어느 기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독자 입장에서 지면제작을 했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었다. 참고로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왜 한나라당이 행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냈는지’ 물었지만 정확히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음은 ‘국회는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는 헌법 63조와 관련된 종합적인 해설이 필요했다.그 전날(9월3일자)1면 기사대로 청와대와 야당이 법리해석을 정반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일반인의 상식으로는 ‘건의’라는 용어는 참고는 할지언정 꼭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아니다.해임 건의권의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 헌법 체계상 맞는 것인지.이 규정 자체의 내재적 한계는없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설명이 아쉬웠다. 최 광 범 한국언론재단 조사분석팀장
  • 책 /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결국 중요한 것만 기억에 남는다.”고 했지만,미국인의 역사 인식은 이와 사뭇 다르다.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역사적 지식은 상당 부분이 신화적인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사실은 퇴색해 버리고 근거없는 신화는 계속 살아 남는다.‘자유의 종’ 이야기라든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앤 루틀리지의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헛소문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요컨대 ‘미국식’ 신화는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화가 아니라,역사적 정통성의 부재와 침략과 정복의 역사를 은폐하기 위한 신화인 것이다.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이종인 옮김,미래M&B 펴냄)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치부와 허점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미국 역사의 가면과 거품을 가차없이 벗겨낸다.에미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인 저자는 미국사에 드리워진 신화의 아우라를 특유의 우상파괴적인 글쓰기로 거둬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反민주주의자였다 미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미국인들은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독립전쟁을 일으키고 헌법을 물려준 이 건국세대는 정치적 음모나 중상모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그런 만큼 건국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역사가들은 백안시당한다.심지어 미국 서부 유타주의 모르몬교 지도자들은 헌법은 신의 영감을 받아 작성된 문서라고 가르치고 있다.유타에 살면서 건국의 아버지들을 “정치가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필경 언쟁의 빌미가 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건국의 아버지들은 한결같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이었다.미국의 독립선언문 서명자로 매디슨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엘브리지 게리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의 효시가 된 인물.또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말 따로 행동 따로였으며 매관매직을 일삼았다.제퍼슨은 인권을 강력하게 옹호한 정치가이긴 했지만,자신이 민주주의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그는 평생 공화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화가들의 그림 또한 거짓 신화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다.‘잔인한 위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초상화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원래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콜럼버스가 살아 있을 때 제작된 초상화는 단 한 점도 없기 때문이다.미국 독립혁명 지도자 패트릭 헨리의 초상화는 그의 사후 16년이 지나 그려졌으며,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초상화는 신격화된 양상까지 보인다.19세기에 제작된 워싱턴의 흉상은 너무 이상화된 나머지 백악관에서는 한동안 ‘무명의 인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림으로 거짓 신화를 정당화 초상화 못지않게 왜곡된 것이 전쟁,특히 독립전쟁과 관련된 그림들이다.독일 화가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러웨어 강을 가로지르는 워싱턴’이 그 두드러진 예.워싱턴이 델러웨어 강을 건넌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에서 묘사된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감동적인 모습으로 건너지는 않았다.의회에서 아직 채택되지 않은 미국 국기가 배에서 휘날리는 것도 의문을 낳는다. 미국은 과연 인종의 용광로인가.미국은 초기 이민자들에게 대단한 텃세를 부렸다.19세기 초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들이 건너왔을 때 개신교 신자들은 “교황이 미국을 파괴하기 위해 피묻은 손을 뻗쳤다.”고 성토했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폭동을 일으켰다.나중에 남유럽이나 동유럽 사람들이 이민 왔을 때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마치 범죄자 무리가 침범한 것처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유서 깊은 뉴잉글랜드 가문 후손인 시인 토머스 베일리는 이렇게 한탄했다.“오,자유,하얀 여신이여! 저렇게 문을 마구 열어 놔둬도 되는 것입니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20세기 들어 비로소 미국을 용광로로 자각했다는 사실이다.그 전의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단일민족’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당시 영국의 관습과 가치가 우세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문화도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끼쳤다.‘용광로’라는 말은 1908년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1934년이 지나서야 웹스터 사전에 올랐다. 미국은 ‘호색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미국인은 식민지 시대의 청교도들이 매우 금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섹스에 관대했다.현대 미국인만큼 성적 부도덕을 허용하진 않았지만,외설추방운동을 편 개혁가앤서니 컴스톡 같은 도덕주의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폐쇄적이지도 않았다.매사추세츠주의 점잖은 마을인 콩코드에서 독립전쟁전 20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의 3분의1이 사생아였다는 사실은 퍽 시사적이다. ●성관계에 관대했던 청교도들 청교도들은 섹스로부터 자녀를 지키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았다.약혼중인 남녀가 옷을 입은 채 한 침대에서 자는 ‘번들링(bundling)’ 관습은 종종 성관계로 이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습은 널리 퍼졌다.아무튼 청교도는 1600년대에 미국에 정착한 다른 종교그룹들에 비해 도덕적 엄격함만 내세우는 편협한 종교집단은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역사에 대해 어둡다.때론 미국 헌법의 첫 10개 수정조항이 권리장전으로 공포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다.그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도 좋은 ‘신화적인’ 것은 곧잘 기억한다.문제는 저자의 지적대로 “신화는 보호색이 너무 강해 지적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편집자문위원 칼럼]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정치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이다.이는 언론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내면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함을 의미한다.물론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위한 비판은 바람직하지 않다.언론의 힘이 강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그럼에도 언론의 감시와 견제 기능은 포기될 수 없는 존재가치가 배어 있는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대한매일은 그동안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8월28일자 1면의 ‘사무관 6자리 3천만원씩에 팔았다’는 기사는 전북 임실군의 인사 부정 사례를 통해 기초단체장의 매관매직을 다룬 것으로 대한매일이 이를 1면에서 취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검찰의 조사가 모두 사실이라면 대한매일은 다른 언론에 앞서 국민들이 꼭 알아야 하는 사안을 제대로 짚어 주면서 지방분권시대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닌가 한다.같은 날 5면의 ‘방탄 국회 이제 그만’ 기사는 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호가 너무 심하다는 여론을 소개하면서 구태정치가 되풀이되는 것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의 비판은 중대한 정치적 사안을 가십 위주의 흥밋거리로 둔갑시키기도 한다.예를 들어 위 ‘방탄 국회…’ 기사 하단 ‘정대철 대표 31일 구속시도?’ 기사는 국회의 회기가 끝나는 30일 다음날에 정 대표와 박명환 의원을 검찰이 구속할 것인가 하는 사안을 마치 도박에서 내기를 거는 듯한 흥미위주의 기사로 다루고 있다.즉,구속의 정치적 의미에 대한 설명보다는 구속자체를 흥밋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이러한 측면은 30일자 만평에서도 엿볼 수 있다.8월27일자 4면의 ‘원희룡 60대 명퇴론 파문’ 기사도 유사하다.이는 한나라당 기획위원장인 원희룡 의원이 ‘오마이 뉴스’와 한 인터뷰가 근간이 되었는데 원 의원의 총선구상에 대해 당의 중진 의원들이 반발하는 구도로 되어 있다.여기서는 정치과정의 의미를 진지하게 바라보기보다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취급하는 관행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원희룡…’기사 하단의 ‘노 마음의 빚 벗은 것 같다’ 기사는 굳이 보도해야 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기사의 시작은 노 대통령의 인사에 대한 비판을 비판하는 객관적 보도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대통령의 신임 홍보수석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격려하는 내용이다.물론 대통령의 공식적인 활동을 알리는 기사도 필요하지만 대통령 개인적 감정까지 그렇게 상세히 다룰 필요까지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반면에 8월25일자 1면의 ‘상생의 리더십 없다’와 4면의 ‘중도 껴안을 실천적 개혁을’,그리고 5면의 대담기사 ‘노사대타협 경제동력 살려야’는 대통령 취임 6개월을 객관적이고 생산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던 것으로 보인다.이 기사들은 정치권력의 핵심인 대통령의 실천성 있는 비전과 정책의 제시를 주문하면서 귀에 담을 만한 구체적인 방안도 곁들이고 있다.또한 여야 정치인들에게 저급한 말꼬리 물고늘어지기 대신에 시급한 현안의 해결과 보다 생산적인 일에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충고한다.조금 더 따끔한 비판이 아쉬웠지만 체계적인 대안제시가 보기 좋았다. 정치권력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자 역할을 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이를 계속 추구하는 것이 대한매일이 표방해왔던 강소지(强小紙)가 되기 위한 핵심적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재 진 한양대교수 신문방송학
  • [사설] 사무관 한자리에 3천만원인가

    자치단체장이 돈을 받고 관직을 팔았다니 충격적이다.검찰은 28일 전북 임실 군수를 수뢰 혐의로 소환했다.지난해 1월과 올 8월 인사에서 1인당 3000만원씩 모두 1억 8000만원을 받고 6명을 사무관(5급)으로 승진시켜 줬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인사 잡음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그 정도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1995년 민선자치 이후 서울시 본청과 16개 구청 이외에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기존 승진시험을 없애고 심사만으로 승진인사를 하고 있다.당연히 자치단체장이 독점적인 인사권을 갖게 되면서 공정성이나 객관성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그간 자치단체장이나 그 부인 등 4∼5명이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았다가 사법처리됐다. 5급 사무관 자리는 시·군·구의 과장이나 읍·면·동장으로 기초자치단체에선 ‘공무원의 꽃’으로 불린다.매관매직(賣官賣職) 등 인사비리는 행정력의 저하로 연결된다.정실 인사는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기며,조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해친다.자치단체장의 인사 전횡을 막을 제도적인 장치가 시급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자치단체의 승진인사 때 시험성적을 50%까지 반영토록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한다.이를 위해 지난해 말 지방공무원임용령 시행령을 고쳤다.하지만 승진시험의 경우 과거 대상자들이 시험전 2∼3개월동안 출근도 하지 않고 시험준비만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자치단체장의 독주를 막을 보다 근원적인 견제·감시장치로서 주민투표제나 주민소환제의 조기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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