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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세종로의 아침] 집, 사는 곳을 사는 것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를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내보이는 가운데 다소 놀라운 통계들이 나왔다. 지난해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30대가 서울 아파트를 역대급으로 사들였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생애 첫 집’으로 서울의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을 매수한 이들 중 30대는 49.8%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어차피 계속 오를 집값,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 심리(FOMO)도 있겠지만 대출만 받아 사기는 힘든 가격이다. 부모 찬스나 주식·코인 대박, 로또 같은 엄청난 행운이 따랐을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약 6개월 만에 2조원이 넘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려 하는데 실상은 주식으로 번 돈이 다시 부동산에 묶이는 모습이다. 주식 매매 이익으로 서울 아파트를 산 30대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는 확실치 않다. 다만 최근에 집을 보러 오는 30대의 경우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모은 경우가 많다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말에서 힌트를 얻는다. 30대는 왜 지금 부동산에 소위 ‘베팅’을 할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거나 금융 지식이 가장 풍부한 세대라는 MZ세대도 결국 부동산 투기에 나서기로 한 것일까. 말끔한 해석이 되지 않을 때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 새롭게 와닿았다. “30대에게 집은 진짜로 ‘사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 거주한 경우가 많고 학군, 역세권, 직주근접 등 부동산 시장의 선호 조건을 누리며 자랐거나, 그게 편리하고 좋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란 세대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살 집에 대한 눈높이는 오히려 부모보다 높을 수 있다. 더이상 부모 세대만큼 쉽게 집을 사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던 시대도 아닐뿐더러 주거 환경 자체가 다른 30대에게 집은 삶의 질을 가르는 기회이자 인프라인 셈이다. 좋은 직장이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고, 가정을 꾸려 다수가 생활하기 좋다는 선호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 것은 이들의 합리적인 선택이자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가가 없는 30대의 조급함과 공포도 부모 세대와 그 크기가 다를 것이다. 부모의 돈도, 코인 벼락도, 로또의 행운도 기대할 수 없는 대다수의 30대는 부동산 가격의 벽 앞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 최근 정부의 압박으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두 달간 40% 넘게 늘고, 강남 3구와 용산 등 핵심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에겐 여전히 넘기 어려운 벽이다. 그렇게 핵심지 밖으로, 서울 밖으로, 전월세로 멀어지는 격차들을 좁혀 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 잘 아는 세대다.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것이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철학은 오랫동안 확고하게 이어져 왔다.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0.1%의 물 샐 틈도 없게” 촘촘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주문에는 이번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도 보인다. 다만 다주택자 또는 고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내놓고, 집값이 떨어지고 난 뒤 ‘구매 행위’의 열기를 잠재운 그다음엔 ‘거주하는 곳’에 대한 고민과 설명이 필요하다. 사지 못하게 하려면 안 사도 괜찮은 환경을 갖춰야 하고, 서울 아파트 쏠림이 문제라면 서울 밖의 삶도 서울 수준에 근접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30대가 왜 이토록 비싼 서울 아파트를 무리하게 사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공공주택 공급이나 규제만으로는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30대의 박탈감을 정부가 더 조급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산 흐름이 부동산에서 주식시장으로 가더라도 또 다른 격차가 굳어질 뿐이다. ‘살기 좋은 곳’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내놓을 때 시장도 정부의 의지를 진정성 있게 신뢰할 것이다. 허백윤 산업부 기자(차장급)
  • ICT 기업 ‘군살’ 빼고 AI 신사업 뛰어든다

    ICT 기업 ‘군살’ 빼고 AI 신사업 뛰어든다

    국내외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 위해 그간 공을 들였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업무를 돕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저커버그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히 수집하는 데 활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커버그는 직원들이 개인 전용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업무 효율 증대에 나서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메타가 그간 집중했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사업대신 AI와 웨어러블 기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환에 나서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미 메타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플랫폼인 ‘호라이즌 월즈’의 일부 지원을 중단하며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에 ‘올인’했던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오는 6월 15일부터 퀘스트 기기를 통해 해당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사업 축소의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메타의 VR·AR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 랩스는 2025 회계연도에 191억 9000만 달러(약 28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도 사업 정리에 나서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기로 했다. 상용화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 통신과 AI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SK텔레콤은 보유 중이던 미국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 지분 약 3분의 2를 지난해 4분기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AI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우선순위가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3년 하반기부터 운영해온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다음달 9일에 종료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약 9년간 운영해온 카카오TV를 오는 6월 30일에 종료한다. 양사는 대신 AI 에이전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카카오는 AI 비서 서비스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보였다.
  • 집값 정책 설계부터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집값 정책 설계부터 ‘다주택 공직자’ 배제

    李 “다주택 혜택 만든 공직자 문제주택 정책에 0.1% 결함도 없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다주택이나 비거주 고가 주택을 가진 공직자는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택 보유를 고위 정무직뿐 아니라 부처 일반 공무원에게까지 적용한 초유의 조치다. 올초부터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 온 이 대통령이 정권 차원의 신뢰도와 일관성 확보를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이고,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나 투자·투기용 비거주 주택 보유자, 초고가 주택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집값이 오르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제도를 만든 공직자나 그런 제도를 방치한 공직자가 그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다면 그는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일 때마다 ‘청와대 참모나 고위 공직자부터 다주택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 본인은 물론 일부 참모들이 다주택 해소 등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택 매각을 일방 지시할 수는 없는 현실을 고려해 아예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다주택 공직자를 고리로 한 정부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고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지시로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공직 기강을 다시 한번 다잡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신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그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이미 청와대는 물론 각 정부 부처에도 전달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부동산 주택 정책 담당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며 현황 조사 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의 지시가 어느 부서의 어느 직위까지 적용되는지, 이미 다주택 보유분을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고가 주택이나 과다 보유의 기준은 무엇인지 등의 판단은 현황 조사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부동산 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주택 보유분 일부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다른 참모들도 이 같은 지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다주택 참모였던 강유정 대변인은 최근 보유 중이던 아파트를 처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대변인이) 시세보다 낮게 집을 내놓아 계약이 체결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청와대 참모진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자율적으로 대통령의 시책에 어긋나지 않도록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다주택 공직자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부동산 정책은 기획, 입안, 검토,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요하는 영역”이라며 “다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관련 공직자를 배제한다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 성경책 지게에 얹고 버선 속엔 독립선언서… 선교사들 발자취 따라 저 깊은 ‘나’를 만나다

    성경책 지게에 얹고 버선 속엔 독립선언서… 선교사들 발자취 따라 저 깊은 ‘나’를 만나다

    #감리교 선교 발상지 강원도춘천엔 ‘지게 전도사’ 이덕수 자취 방탕한 청춘 접고 복음 전파 실천 고성엔 2대째 헌신한 닥터 홀 흔적선교 위해 이역만리 조선으로 떠나자유와 평등 가치 전파 위해 사역 아들은 결핵 퇴치 ‘X- mas실’ 보급#3·1운동 불길 이어간 양양·강릉 버선 속에 독립선언서 숨긴 조화벽만세고개에서 청년들과 독립 함성버스가 강원 고성군 진부령을 향해 굽이굽이 오르는 동안 함박눈이 쏟아졌다. 도로는 뱀처럼 꼬였다. 최신형 고속버스도 이 고개에서는 속도를 낮춰야 했다. 1890년대 성경책을 지게에 얹고, 혹은 버선 속에 독립선언서를 숨기고 이 산을 넘었을 기독교인을 떠올리니 가슴이 서늘하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주최로 최근 진행된 강원도 기독교 근대문화유산 탐방에 동행했다. 춘천, 고성, 양양, 강릉, 원주를 잇는 약 420㎞ 여정이다. 초기 선교사들의 과거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가난했어도 결코 부끄럽지 않았던 우리 과거와 마주한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 유적지 답사는 우리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과 의미가 같다. 이번 여정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감리교’다. 국내 개신교 중 가장 규모가 큰 교단은 장로교이지만, 유독 강원도만은 감리교의 위세가 압도적이다. 이는 기독교 선교 초기의 ‘선교 지역 분할 협정’ 때문이다. 효율적인 선교를 위해 각 교단이 맺은 약속이었다. 3·1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일제강점기 조선 땅에서 독립운동이 불붙기 시작할 때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강원 지역도 마찬가지다. 다만 당시 기독교인들이 한강 이남에서 흘린 피의 역사가 더 광범위하게 알려졌을 뿐이다. ●한국인 전도사 성지 ‘예술마당’ 변신 가장 먼저 갈 곳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춘천시 중앙감리교회다. 물론 기독교 선교 초기의 강원권 ‘선교 루트’는 이와 달랐다. 조선 말기엔 북한 지역의 교통망이나 산업 발전 정도가 남한보다 우세했다. 게다가 강원도는 진부령과 대관령 등 험준한 산악 지형에 막혀 접근이 힘든 지역이었다. 이 탓에 초기 선교사들은 상대적으로 평탄한 원산(당시에는 강원도, 현재는 함경남도)까지 육로로 간 뒤, 뱃길을 이용해 고성과 양양, 강릉 등으로 남하하는 경로를 택했다. 강원 지역 선교의 특징은 한국인 전도자들의 활약이 컸다는 것이다. 특히 춘천 지역이 그랬다. 1898년 세워진 춘천중앙교회는 강원 지역 초기 복음화의 중심지다. ‘지게 전도사’로 불린 이덕수(1858~1910) 전도사가 성경을 지고 장터와 마을을 돌며 복음을 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젊은 시절 술과 노름에 빠졌던 그는 복음을 만나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 매일 성경책과 전도 책자를 지게에 가득 짊어지고 춘천 시내를 누볐다고 한다. 춘천중앙교회 초기 모습 가운데 현재 남은 건 1950년대 본당이었던 적벽돌 건물이다. 1955년 예수교 병원을 인수해 예배당으로 썼다. 현재는 춘천시에서 매입해 춘천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각 당시의 단아한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다. 춘천미술관 뒤는 중앙교회가 1970년 건축한 이른바 ‘아폴로 예배당’이다. 교회 생김새가 아폴로 우주선을 닮아 이런 별칭을 얻었다. 현재는 복합 문화공간인 ‘봄내극장’으로 쓰인다. 춘천에선 이 일대를 ‘춘천예술마당’이라 부른다. ●태평양 건너온 청진기와 만나다 초봄에도 함박눈 퍼붓는 진부령을 넘어서니 고성군이다. 언제 눈이 내렸냐는 듯 화창하다. 영서와 영동의 날씨가 서로 딴청을 부리는 듯하다. 고성군에서 만난 기독교 성지는 화진포호다. 송지호와 더불어 고성군을 빛내는 두 개의 맑은 눈동자다. 화진포호는 나라 안에서 가장 큰 석호(潟湖)다. 내륙의 자연호수와 달리 담수와 해수가 뒤섞였다. 호수 주변에 이승만, 이기붕 등 당대 권력자들의 별장이 몰려 있다는 것만으로 화진포호의 빼어난 자태를 짐작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이들은 셔우드 홀 선교사 가족이다. 2대를 이어 한국 선교에 헌신한 미국·캐나다 출신의 의료 선교사 가문이다. 화진포호 초입에 홀 선교사 가족을 기념하는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공간’이 있다. 문화공간의 명칭이 된 셔우드 홀(1893~1991)은 한국 최초로 ‘크리스마스실’을 보급하는 등 결핵 퇴치에 앞장선 인물이다. 현재 ‘김일성 별장’이라 불리는 건물을 1938년에 처음 지은 뒤 ‘화진포의 성’이란 아름다운 이름을 붙인 이도, 이 일대를 외국인 선교사 휴양지로 조성한 이도 그다. 이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다. 2대에 걸친 이 가족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셔우드 홀의 부모는 윌리엄 제임스 홀(1860~1894)과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한국 이름 허을) 부부다. 미국 출신의 의사 커플이었던 둘은 조선에 들어와 평양 선교를 담당하게 된다. 이때 태어난 아들이 셔우드 홀이다. 당시 평양 주민들은 갓 돌을 지난 서양인 아기를 무척 신기하게 여겼고, 부러 구경을 오기도 했다. 이를 선교에 활용한 것이 이른바 ‘구경 선교’다. 그러나 곧이어 발발한 청일전쟁 와중에 부상병을 돌보던 윌리엄 홀이 전염병으로 요절한다. 남편의 부재에도 새색시나 다름없던 ‘허을 여사’의 조선에 대한 헌신은 멈추지 않았다. 그 절절한 과정이 ‘셔우드 홀 문화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내 심장도 조선과 함께 뛴다” 문화공간 1층은 로제타 홀, 2층은 셔우드 홀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1층에 들어서면 로제타 홀이 미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서울에 도착하기까지 40일간의 기록을 담은 ‘두루마리 기행 편지’가 객을 맞는다. 고향 집에 보내기 위해 폭 17㎝의 한지 34장을 이어 붙인 편지다. 미국에서의 보장된 삶을 뒤로하고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일을 하겠다”며 불모의 땅으로 향했던 20대 여성 의사의 두려움과 절절한 심정이 담겼다. 허을 여사는 흔히 ‘한국 맹아의 어머니’라 불린다. 평양에 맹아학교를 설립하고 한글 점자를 최초로 사용하는 등 앞을 못 보는 이들을 위해 헌신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여성의 건강권 보장과 여성 의료인 양성이다. 1890년 조선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인 ‘보구녀관’(이화여대 병원의 전신)을 세웠고, 조선 최초의 여의사인 박 에스더(본명 김점동) 등 여성 의료인을 길러냈다. ‘보구’는 보호하고 구한다의 앞머리 글자를 딴 것이다. 이번 여정을 통틀어 가장 감동적이었던 문장 “나의 청진기로 조선 사람들의 심장을 진찰할 때면 내 심장도 조선과 함께 뛴다”는 말을 남긴 것도 이 즈음이다. 동행한 한교총 대표회장 김정석 목사는 “소외되고 억눌린 이들과 여성, 장애인 등 약자를 섬겼던 로제타 셔우드 홀 같은 선교사들이 확산시킨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의 가치가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어머니가 심은 씨앗은 아들에게 이어졌다. 셔우드 홀은 어머니가 애정을 쏟았던 ‘이모’ 박 에스더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나자 결핵 퇴치에 헌신하기로 마음먹는다. 1928년 국내 최초 근대 결핵 요양원인 해주구세요양원을 세웠고, 1932년에는 숭례문 도안이 담긴 한국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했다. 그는 일제의 탄압으로 1940년 강제 출국당하기까지 모두 아홉 차례 크리스마스실을 내놓았다. ‘화진포의 성’은 1940년 일제가 스파이 혐의로 셔우드 홀을 추방하면서 그의 손에서 떠났다. 광복 뒤 이 지역이 38선 이북이 되자 김일성 일가가 휴가 때 사용했다. 그래서 ‘김일성 별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랑과 헌신으로 쌓은 돌집에 분단의 상처가 덧씌워진 것이다. ●두 여성의 길이 만나는 곳 고성에 로제타 홀이 있다면 양양에는 조화벽(1895~1975)이 있다. 유관순 열사의 올케라고 소개하면 좀 더 알기 쉽겠다. 로제타 홀과 조화벽은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삶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려움 앞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 한 사람은 청진기로, 또 한 사람은 버선 속 문서로 세상을 바꾸려 했다. 로제타 홀은 이 길이 옳은 길이기를 되뇌며 태평양을 건너는 배에 몸을 실었고, 조화벽은 버선 안에 독립선언서를 숨기고 일제의 검문소 앞에 섰다. 조화벽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양양군 현북면 7번 국도에 있는 만세고개다. 1919년 4월 4일, 3·1 운동의 불길이 활활 타오른 곳이다. 양양 만세운동의 구심점인 조화벽은 감리교 전도사인 아버지와 전도부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미국 선교사가 개성에 세운 호수돈여학교에서 공부하며 독립운동에 눈을 뜬 그는 일제의 휴교령이 내려지자 고향 양양으로 돌아가야 했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는 독립선언서를 버선 속 깊이 숨겼다. 검문소를 지날 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거렸을까. 천신만고 끝에 고향 땅을 밟은 조화벽은 선언서를 꺼내 양양 지역의 감리교 청년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 소식은 들불처럼 번져 만세고개에서 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연인원 1만 5000명이 참여한 이 시위에서 30여명의 사상자가 났다. 만세고개에서 내려오는 길, 발아래로 양양의 들판이 펼쳐졌다. 조화벽이 걸었을 그 길에 봄볕이 내리쬐고 있다. 고개는 지금도 그가 남긴 용기를 붙들고 있는 듯하다. ●만세운동과 근대 의료의 자취 강릉중앙교회(1901년)는 영동 지방 선교의 모태다. 이 교회 안경록(1882~ 1945) 목사는 1919년 4월 2일, 교회 청년들을 이끌고 장날 태극기를 뿌리며 시위를 주도했다. 전설적인 ‘원산 대부흥’의 주역인 캐나다 출신 남감리회 선교사 로버트 하디(1865~1949) 기념관도 교회 옆에 마련됐다. 원주에서는 1913년 앤더슨 선교사가 세운 ‘서미감 병원’을 만났다. 스웨덴의 서(瑞), 미국의 미(美), 감리교의 감(監) 머릿글자를 딴 이름에서 보듯, 여러 나라가 협력해 설립했다. 원주기독병원을 거쳐 지금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이어졌다. 병원 구내에 모리스 선교사 사택(국가등록문화재)이 남아 있다. 1918년 건립돼 현재는 의료사료관으로 쓰인다. 도움말:홍승표 아펜젤러 인우교회 목사·교회사 박사 ■여행수첩 춘천시 외곽의 ‘감자밭’은 베이커리 카페다. 대표 메뉴는 감자빵이다. 쫀득한 겉피에 고소하고 달달한 으깬 감자가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고구마빵도 비슷하다. 소양호 아래 신북읍에 있다. 무수히 많은 속초시 해변의 횟집을 보며 ‘선택 장애’가 생긴다면 ‘스끼다시짱 횟집’을 권한다. 양이 푸짐하고, 내는 음식도 다양하다. 원주시 ‘기름장’은 돼지고기 맛집이다. 갈매기살, 항정살 등 다양한 부위를 푸짐하게 내온다. 맛도 정갈하다. 원주 세브란스 병원 인근에 있다.
  • LS식 중복상장 원천금지…코리아 프리미엄 이끈다

    LS식 중복상장 원천금지…코리아 프리미엄 이끈다

    李 “썩은 물건 섞인 가게는 싫어”재차 지적… 우선 해결 의지 피력 금융당국이 18일 모회사와 자회사를 잇달아 상장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 문제를 자본시장의 개혁 과제로 꼽으면서다. 앞서 LS그룹의 중복상장 시도 등이 큰 논란을 빚은 가운데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고 얼마든지 정상 평가를 넘어서서 코리아 프리미엄도 가능하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개선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벌써 상장돼 있고 거래하고 있는데 거기서 또 일부 떼 가지고 또 상품을 만든다든지 이런 중복상장 문제도 그렇다”며 이를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또 “부실한 상품들을 좀 정리하자”며 “가게에 가면 저게 썩은 물건인지, 제대로 된 물건인지 알 수가 없는 것들이 막 섞여 있으면 그 가게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중복상장의 원칙적 금지’ 계획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으로 일반 주주의 권익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사를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중복상장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에서는 ‘L 들어간 주식은 안 사’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중복상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LS는 비상장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추진하면서 커다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후 LS는 에식스 상장을 철회했다. 현장에서도 중복상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5200조원 중에 중복상장된 시가총액이 1000조원이 넘는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미국의 400배, 중국의 10배, 대만의 7배, 일본의 5배”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복상장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면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때문에 시가총액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주식 매각 후 이틀 뒤에야 매각 대금이 입금되는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박용진 규제합리화부위원장에게 연락이 왔는데, ‘왜 주식을 오늘 팔면 돈을 모레 주느냐’는 얘기를 하더라”며 “이 사안도 오늘 의제 중 하나로 검토하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결제 주기를 현행 거래일 2영업일 후(T+2)에서 1영업일 후(T+1)로 하루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와 경영권 남용 문제, 주가조작 등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산업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는 생각보다 많이 과장돼 있다. 정치권이 부당하게 악용하면서 불필요하게 긴장감이나 불안함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며 “조금만 노력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의 불공정성에 대해선 “주가조작을 하면 원금까지 전부 몰수하는 걸 실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전쟁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가 지금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작년에 2500~2600선에서 정말 쉬지 않고 조정도 없이 6000 중반대까지 올라갔는데 사실 불안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이럴 때야말로 필요한 개혁 과제들을 잘 해결하는 것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길”이라고 했다.
  • 한화, KAI 지분 재매입… 한국판 스페이스X 노린다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식을 7년여 만에 다시 매입했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항공우주 사업 협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올 1분기 KAI 보통주 162만 7365주를 취득해 총 486만 4000주(4.99%)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 한화시스템이 총 323만 6635주를 취득한 데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분기 추가로 지분을 취득했다. 한화의 KAI 지분 매입은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한 후 약 7년 만이다. 한화와 KAI는 한국형 전투기(KF-21) 사업 등에서는 협력 관계지만 초소형 위성 체계 등은 입찰 경쟁을 펼치고 있다. KAI는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항공기 체계와 인공위성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우주발사체 등의 핵심 부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말 완공한 제주우주센터에서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 제작이 가능해, 세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그리는 ‘육·해·공 및 항공우주’ 방산 전략에서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우주시장이 민간 중심의 뉴 스페이스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민간 기업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우주산업 생태계 고도화가 절실하다”며 “KAI와 발사체, 위성, 데이터 분석 역량에서 협력으로 저궤도 위성에서부터 중·대형 위성까지 포함하는 종합 우주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우리금융, 명동 디지털타워 매각 ‘구체화’… 주간사 선정 입찰 공고[서울신문 보도 그 후]

    우리금융이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 우리금융 디지털타워 매각 계획을 구체화하고 본격 작업에 나섰다.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며 당국에 약속한 자본확충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디지털타워 매각주간(자문)사 선정 입찰을 공고했다. 오는 20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회사는 매각 가치 극대화 전략, 매수의향자 발굴 등의 종합 자문을 맡게 된다. 디지털타워는 우리은행이 지난 2019년 7월 2092억원에 매입했다. 2246.9㎡(약 680평) 대지에 연면적 3만 3022.89㎡(약 9989평) 크기이며, 지하 2층, 지상 22층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금융은 수천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는 변수다.
  • 매달 적금 붓듯 내 집 장만… 서민 주거 사다리 놓는 ‘경기도형 적금주택’

    매달 적금 붓듯 내 집 장만… 서민 주거 사다리 놓는 ‘경기도형 적금주택’

    ‘매월 적금 붓듯 지분을 쌓아 20~30년 뒤 온전한 내 집을 가진다.’ 경기도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함께 민선 8기 출범부터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경기도형 적금주택(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추진해 왔다. 새로운 공공 분양 모델인 경기도형 적금주택은 분양가를 입주 시점에 한 번에 내는 일반 분양 주택과 달리 최초 분양가의 10~25%만 부담하고 나머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나눠 내 입주 초기 분양가 부담을 낮췄다. 매월 적금을 납입해 목돈을 만드는 것처럼 주택 지분을 차곡차곡 늘려 20~30년 뒤에는 온전한 내 집을 갖게 되는 구조다. 거주 의무 5년, 전매 제한 10년 이후에는 제3자 매각도 가능하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이 주택 매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대폭 낮추고 초기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도는 특별 공급 대상에 신생아 가구를 추가하고 저금리 대출 상품도 신설할 계획이다. 도는 앞서 제도 도입을 위해 공공 지분에 대한 재산세 감면 등 대출·세제·입법 등 범정부 규제를 개선했다. 첫 시범 사업 대상지는 수원 광교신도시 내 교통과 편의시설이 우수한 광교 A17 블록이다. 경기도와 GH는 이곳에 전용면적 59㎡의 적금주택 240호와 84㎡의 일반 분양 주택 360호 등 총 600호를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9년 상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GH가 지난해 6월 무주택 경기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4%가 적금주택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경기도형 적금주택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는 정책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지분적립형 주택과 이익공유형 주택을 주요 공공주택 공급 방안으로 내놨다. 지난해 7월 국정 현안 관계 장관 회의에서도 지분적립형 주택 등을 무주택 청년, 신혼부부 등 서민층이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김용진 GH 사장은 “경기도와 GH의 주거 정책 혁신을 상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새 정부 정책에 맞춰 새로운 공공주택의 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노봉법 1호만은 피하자” 움츠러든 기업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기업 경영 현장의 혼란은 컸다.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면 주주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쪽으로 개정된 상법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노란봉투법에 따라 원청 기업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최고경영자(CEO)는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원청 CEO가 하청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복리후생 개선이나 인건비 지원 등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면, 최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 개정한 상법과 충돌할 수 있다. 원청의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이익이 아닌 제3자(하청 노동자)를 위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간주해 CEO를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할 수 있다. 경제 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하라는데, 노조가 밑도 끝도 없이 나오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산정 시 각 가담자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을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기업 입장에선 대규모 파업이나 점거에서 참가 인원 각각에 대해 개인별 행위와 피해 기여도를 입증하기 어렵다. 결국 손해배상소송을 사실상 포기하게 만드는 구조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불법행위로 입은 재산상 피해에 대해 채권 행사를 포기하거나 소를 취하하는 행위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상법상 이사의 의무에 위배되고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도 제한된 상황에서 기업 경영 위축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정부 지침 해석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과거 중대재해처벌법 도입 당시처럼 ‘괜히 첫 사례가 되면 감당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사업매각이나 영업 양도, 사업장 이전 같은 이사회의 경영적 판단이 근로 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교섭 사항이 된다”며 “상법과 노란봉투법 간의 충돌이 발생하는 구조여서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노동계 ‘안전·임금 개선’ 등에 초점모비스 램프사업 매각 철회 촉구도택배기사, CJ대한통운 등 교섭 추진李대통령 “대화·타협 시발점 되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노동계는 원청을 향한 교섭 요구를 잇달아 쏟아냈다. ‘을’들의 목소리는 주로 ‘임금 인상’과 ‘안전 관리’, ‘경영상 결정 반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며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이 모였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하청기업 조합원들이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대부분의 원청이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 사용자이자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와 책임 있게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프랑스 부품 기업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노동자 고용과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재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노동자 약 1만명이 147개 사업장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GM 등 16개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SK, 에쓰오일, 고려아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차례대로 교섭을 요구한다. 택배와 대학 청소 노동자들도 사업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각각 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원청의 교섭 책임을 요구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국세청·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노동자는 낮은 임금 개선을,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과 부실시공 신고 관리 등을 원청에 요구했다. 다만 가장 민감한 ‘임금’을 둘러싼 원청 교섭에선 노사 충돌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통해 “임금 지급과 인상 등은 계약 당사자인 계약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하고 결정되는 것이어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기업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 지방고용노동관서 관할 지역에 있는 사업장과 하청노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그간 파악해 온 노조는 계획대로 교섭 요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섭을 조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이 하청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공고하지 않았을 때 제기될 조정 신청에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교섭 요구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하청노조 등에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
  • [영상] 중·러에 뒤통수 맞은 이란…“방공망 다 뚫렸다” 이유는? [밀리터리+]

    [영상] 중·러에 뒤통수 맞은 이란…“방공망 다 뚫렸다” 이유는? [밀리터리+]

    이란에 배치된 중국·러시아산 방공망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서 이란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미러 등 외신은 이란이 중국의 4세대 이동형 레이더 시스템인 YLC-8B를 도입해 수도 테헤란 등지에 배치했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YLC-8B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4세대 UHF 대역 3차원 감시 레이더로, 미군의 F-22나 F-35 같은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200㎞ 이상 원거리에서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해외에 수출하는 전략 자산이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 이후 기존 러시아제와 자국산 방공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중국산 방공망인 YLC-8B를 도입, 주요 도시에 배치했다. 그러나 실전에서 기술적 한계가 드러나 ‘깡통 레이더’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현재까지 이란 영공 내에서 미국·이스라엘 전투기가 요격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200여 대를 출격시키고 미국은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1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동안 이란의 방공망은 사실상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대만 FTV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란이 중국산 레이더 구매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핵시설 공격과 올해 대규모 공습에서 무용지물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이 공들여온 ‘저가형 고성능’ 방산 수출 전략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영공 방어에 실패하면서 잠재적 구매국들이 중국산 무기의 성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전했다. 미군, 이란서 러시아산 방공망도 파괴이란에서 ‘깡통 방공망’ 오명을 쓴 것은 중국산뿐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3일 “미국의 정밀 공습으로 이란이 운용하던 러시아제 방공시스템이 파괴됐다”며 미 중부사령부의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궤도형 레이더 장착 차량은 러시아가 개발한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방공 시스템인 ‘토르-M1’(Tor-M1, 나토 코드명 SA-15 건틀렛)으로 확인됐다. 토르-M1은 전투기, 헬리콥터, 순항미사일, 드론(UAV) 같은 공중 목표를 저고도 및 중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해 설계된 무기이며 러시아가 360도 레이더 감시, 동시에 2개 목표물 교전 가능 등을 내세워 수출해 왔다. 이란은 2005년 러시아로부터 자체 감시 및 추적 레이더를 사용하여 이동 중이거나 잠시 정지한 상태에서도 탐지, 추적 및 사격이 가능하다고 알려진 토르-M1 발사대 29대를 사들였고 2006~2007년 미사일 700발 이상과 함께 인도받았다. 해당 무기는 중국제 방공망과 마찬가지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 미군 공격에 파괴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관련 영상을 공개하며 “이번 작전의 목표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능력을 저해하고 미군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르-M1 파괴에 사용된 항공기나 무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러시아산 방공망, 맥없이 뚫린 이유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 공군이 레이더 재밍, 데이터 링크 교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전 능력이 있어 구형 방공망을 쉽게 교란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란에 배치된 러시아제 토르-M1, S-200, 중국제 HQ-2 등의 방공망은 1970년대~1990년대에 설계된 시스템이라 스텔스 전투기나 현대 드론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강력한 방공망은 통합 방공망 시스템(IADS, Integrated Air Defense System)이 필수적이다. 장거리 레이더와 다층 방공, 전투기, 지휘 통제 등이 네트워크로 원활하게 작동해야 요격률이 상승한다. 그러나 이란은 중국, 러시아, 자국산 방공망이 섞여 있어 호환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수록 인기 없는 중국 방산, 왜?먹통이 된 중국산 방공망은 최근 방산업계에서 제기되는 중국산 무기의 실효성 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영국 국방 전문 매체인 캘리버 디펜스는 2일(현지시간) “중국의 방산 제품들의 지속적인 신뢰성 문제와 부실한 사후 지원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 여러 나라에 무기를 수출했으나, 이를 사들인 국가들은 중국 무기를 조기 퇴역하는 등 ‘최악의 후기’가 잇따랐다. 예컨대 1980년대 후반 태국은 미국산 전차를 자국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장갑차 수백대와 69-II형 전차를 도입했다. 그러나 해당 전차는 장비 신뢰성이 떨어지고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2004년 모두 퇴역했다. 반면 구형 미국산 M48 전차는 꾸준히 운영됐다. 미얀마에서는 2022년 말 중국산 JF-17 전투기가 구조적 균열과 레이더 오작동을 일으켜 운항 중단됐다. 방글라데시는 2020년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동 개발한 K-8W 훈련기를 인도받은 후 무기 체계와 항공전자 장비 문제를 이유로 공식적인 항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산 드론도 긍정적인 후기를 얻지 못했다. 요르단의 경우 2016년 당시 ‘중국판 리퍼’로 불리는 CH-4B 레인보우 무인 항공기를 도입했지만 2018년에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명했고 2019년에는 전체 기종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라크 역시 같은 기종의 무인 항공기를 도입했는데, 캘리버 디펜스에 따르면 20대 중 8대가 운용 초기 몇 년 만에 추락했고, 나머지는 예비 부품 부족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캘리버 디펜스는 “일부 사고는 사용자의 오류나 유지보수 관행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국가와 다양한 시스템의 유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패턴은 중국 방산의 더 광범위한 품질 관리 및 유지 보수 문제를 시사한다”면서 “이는 지속적인 물류 및 기술 지원 덕분에 납품 후 수십 년이 지나도 계속 작동하는 서구 방산 시스템과는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성 문제와 제한적인 사후 지원의 결합은 훈련이 아닌 실전에서 (중국산 무기를 사들인) 국가의 전력을 약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불안정한 시기에 중국산 장비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이러한 단점은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작전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비싸지만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미국, 가성비와 빠른 납기 및 높은 신뢰성을 자랑하는 한국 등 방산 업계 강자들 사이에서 중국 방산은 구매자들에게 불안감을 키운다는 인식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드론·위성·발사체 만드는 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

    드론·위성·발사체 만드는 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도약

    연구개발·인증·사업화 집적 전략기업 협력·기술 축적 속도 빨라져창원대 우주항공 특화캠퍼스 조성우주청 신청사 2030년 완공 목표국가산단엔 두원重 등 민간 입주사천 국제공항 기능 강화도 추진경남 사천시가 ‘도시는 산업으로 성장하지만 완성은 사람으로 이뤄진다’는 기조 아래 우주항공 산업을 축으로 한 도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산업단지 확장을 넘어 경제·교육·정주 환경을 함께 설계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이 핵심 방향이다. 생산 중심 산업도시에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생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시 구조로 바꾸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사천은 항공기 제작과 부품 생산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시는 이러한 토대를 앞세워 드론과 위성, 우주발사체까지 산업 영역을 넓히며 ‘전주기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제작, 시험·인증, 사업화 기능을 한 지역에 집적하는 방식으로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기능이 한곳에 모이면 기업 간 협력과 기술 축적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과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 형성이 기대된다. 최근 기업 생태계 역시 변화 조짐을 보인다. 대기업 중심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집적형 산업 구조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이에 부품 공급망과 기술 협력, 창업 활동이 동반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는 기존 항공 중심 도시에서 우주항공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도시로 범위를 넓히며 복합도시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캠퍼스 조성으로 인재 양성 ‘실행 단계’ 이 같은 구상은 교육 인프라 구축을 통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시는 지난달 용현면 통양리 일원 4만 6797㎡ 터에 국립창원대 우주항공 특화 캠퍼스 조성을 확정하고 부지 제공 협약을 체결했다. 캠퍼스에는 우주항공 관련 분야 교육·연구·산학협력 시설이 들어선다. 우주항공공학부를 중심으로 편제 정원 210명 규모 교육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시는 토지 매입비를 지방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전방위로 지원해 사업 추진력을 높였다. 특히 부지 소유권 이전 후 50년간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하는 특약과 부기등기를 통해 공공성과 사업 지속성도 확보했다. 사천우주항공캠퍼스는 2030년 2월 개교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올해 보조금 교부와 부지 매각 절차를 시작으로 내년 설계 공모, 2028년 착공을 거쳐 강의실·연구실·기숙사·도서관 등 교육 인프라가 차례대로 구축된다. 이 캠퍼스는 산업 현장과 연계된 전문 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산·학·연 협력 거점을 형성하는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시는 2024년부터 대학 유치를 논의해 지난해 교육부 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에는 사남면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에 임시 캠퍼스를 개교하는 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산·학·연 집적 속도 내고 인재 유입 확대 산업·연구 기능 집적도 진행 중이다. 시는 우주항공청 개청을 계기로 연구·교육·기업 지원 기능이 결합한 복합도시 조성을 본격화했다. 복합도시 핵심 시설인 우주항공청 신청사는 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 사천지구에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는 국가산단에 위성개발혁신센터와 우주항공 첨단 인큐베이팅센터 등 지원 시설도 집적할 계획이다. 국가산단에는 두원중공업과 리더인항공 등 민간 기업 입주가 이어지며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단계다. 다만 시는 임가공 중심 제조기업이 기술 혁신형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사천 설립을 추진, 현장 수요 기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인재 확보 전략은 중·고등학교 단계까지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는 카이스트 부설 과학영재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6년 정부 예산에 타당성 조사 용역비가 반영되면서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조기 인재 발굴부터 대학·기업 취업으로 이어지는 ‘교육 사다리’ 구축으로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게 시의 복안이다. 국제 협력도 병행된다. 시는 프랑스 툴루즈-미국 항공우주 연구 거점의 협력 모델을 참고해 자매결연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특화 대학원 개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과 교육, 연구 기능이 결합한 도시 구조를 통해 글로벌 우주항공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정주 여건 개선 등 도시 인프라 강화 복합도시 조성은 정주 환경 개선과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는 주거·교육·문화·의료 기능 확충과 스마트도시 요소 도입을 통해 산업 종사자와 가족이 함께 정착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도시 관문 역할을 하는 사천공항의 국제공항 기능 강화도 추진 중이다. 1단계로 터미널 증축과 세관·출입국·검역 시설을 구축해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터미널 신축과 활주로 연장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별법에는 토지 이용과 산업 유치, 세제 혜택, 인재 양성, 행정 지원을 통합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으로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장치로 평가된다. 이를 토대로 시는 2030년까지 자연 증가와 사회적 유입, 기업·기관 유치 등을 합쳐 약 25만 7000명의 인구 유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개청은 완성이 아니라 출발”이라며 “연구·산업·교육·정주 기능을 종합적으로 집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사천을 아시아 최고 우주항공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 “농지도 투기”운 띄운 대통령… 정부, 전국 농지 78년 만에 전수조사

    “농지도 투기”운 띄운 대통령… 정부, 전국 농지 78년 만에 전수조사

    정부가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농지도 투기 대상”이라며 “전수 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농지를 투기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을 솎아내려는 취지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는 1948년 이승만 정부가 농지개혁을 추진하며 실시한 전국 농지실태조사 이후 78년 만이다. 농지는 전체 국토의 15%(150만㏊)를 차지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일 “농지 소유자 중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절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임대 등으로 운영 중”이라면서 “빠른 시일 내 농지 전수조사 대상과 방식을 확정 짓고 인력·예산을 확보해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지법 위반과 관련한 종합적 전수조사로, 특히 투기 위험군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전수조사에 착수해 적발되는 농지법 위반 행위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수도권 등 개발 호재 지역의 투기성 농지에 대해서는 실제 경작 여부를 조사한 뒤 신속하게 처분하도록 해 농지 처분명령의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농지 소유자의 실제 농업경영 여부를 조사해 불법 임대차, 건물 증축, 무단 휴경 등을 적발할 계획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나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를 집중 점검한다. 현재 농지를 불법 취득하거나 건물·주차장 등으로 불법 전용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금융감독원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농지담보대출이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점검 대상 범위를 넓힌다. 여신거래기본약관에 따르면 용도 외 사용이 적발되면 원칙적으로 대출 회수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농식품부는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신도시의 농지를 몰래 취득한 사실을 적발한 이후 해마다 농지 이용 실태조사를 벌여 왔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농지법 위반 가능성이 큰 위험군을 중심으로 전체 필지의 약 10%만 표본조사했다. 헌법은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을 규정한다. 농지법은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농지의 취득과 소유를 엄격히 제한한다. 농지를 불법 임대하거나 휴경하면 처분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이를 근거로 “농지가 너무 비싸 귀농도 어렵다.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농지 매각 명령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원상복구 명령에 불복해 처분 명령과 이행 강제금(농지 공시지가의 25%)이 부과되기까지 3년이 걸리는데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처벌 형량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 법인·비주거용·투기성 1주택도 대출 만기 연장 막을지 들여다본다

    금융당국이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 대상을 법인·비주거용 임대사업자와 투기성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통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개인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법인도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예기치 못한 규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일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련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3차 회의 이후 일주일 만이다. 금융감독원은 그 사이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자료를 전수 점검해 차주 유형과 담보 구조를 다시 들여다봤다. 임대사업자는 크게 법인·개인, 주거용·비주거용으로 나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수도권·규제지역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이 핵심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한 임대사업자가 상가·오피스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동시에 보유한 사례가 적지 않아 이를 어떻게 분류할지 지난 회의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임대수익 비중을 기준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을 구분해 집계해 왔다. 금융당국은 비주거용 임대사업자로 분류된 차주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관련 사례를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기성 1주택자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다주택자가 아니더라도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성격의 1주택 보유자라면 대출 연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강남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처럼,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가 해당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다주택자는 물론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 1주택자도 보유보다 매각이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NYT도 주목한 ‘두쫀쿠 열풍’…불과 한 달 만에 식었다 [핫이슈]

    NYT도 주목한 ‘두쫀쿠 열풍’…불과 한 달 만에 식었다 [핫이슈]

    SNS를 타고 전국 카페로 퍼졌던 디저트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이 불과 한달 만에 식었다. 한때 줄을 서야 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검색량이 급감하고 매장 판매도 크게 줄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두쫀쿠가 최근 빠르게 관심을 잃으며 대표적인 ‘단명 유행 디저트’ 사례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넣은 둥근 형태의 디저트로 초콜릿과 마시멜로 코팅이 특징이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파생된 제품으로 SNS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했다. ◆ 줄 서던 디저트였는데…“이젠 안 찾는다” 서울의 한 디저트 가게 운영자 성정민(42)씨는 지난달 하루 약 1000개를 만들어 몇 시간 만에 팔았지만 최근에는 250개도 다 팔지 못한다. 그는 한때 시행했던 ‘1인 4개 구매 제한’도 해제했다.성씨는 NYT에 “이제 손님들이 들어와도 두쫀쿠를 보지 않는다”며 “이미 유행이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포털 검색량도 급감했다. NYT에 따르면 두쫀쿠 검색량은 1월 중순 정점을 찍은 뒤 17일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열풍 당시 영하의 날씨에도 줄을 서 구매하고 매장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던 상황과는 대조된다. ◆ 탕후루·뚱카롱 이어 또 단명 유행 전문가들은 두쫀쿠 열풍을 한국에서 반복되는 디저트 유행 사이클의 전형적인 사례로 본다. 2018~2019년에는 크림을 듬뿍 넣은 뚱카롱이 유행했고 2022년에는 포켓몬 캐릭터 띠부씰이 들어간 포켓몬빵이 품절 사태를 빚었다. 2023~2024년에는 중국식 과일 사탕 탕후루가 전국으로 퍼졌다가 빠르게 식었다. 한 디저트 매장이 지난해 4월 자체 제품을 내놓았고 연예인과 K팝 아이돌이 SNS에 올리면서 인기가 폭발했다. 겨울 동안 카페와 베이커리는 물론 라면집과 샐러드 가게까지 판매에 나섰고 일부 매장은 다른 메뉴를 함께 구매해야 판매해 논란을 낳았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업체도 자체 제품을 출시했고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도 유사 메뉴를 내놓았다. ◆ 한국 넘어 해외로 확산 두쫀쿠 열풍은 한국을 넘어 해외로도 확산했다. NYT는 최근 이 디저트가 뉴욕과 토론토, 시드니는 물론 두바이 매장에서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시작된 디저트 유행이 역으로 해외 시장으로 퍼진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독특한 식감과 SNS 확산 효과가 인기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한지상 성균관대 마케팅학과 교수는 NYT에 “관련 메뉴를 팔지 않는 카페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피스타치오 색이 드러나는 단면과 쫀득한 식감이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유행 자체에 끌려 구매했고 관심이 식자 수요도 빠르게 줄었다. 한국 음식 평론가 이용재씨는 “사람들은 맛이나 모양보다 줄 서는 경험 자체를 원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가격 부담에 재구매 줄었다 가격도 재구매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두쫀쿠 가격은 개당 약 6000~1만원 수준으로 일반 디저트보다 비싼 편이다. 서울 망원동에서 만난 20대 소비자 박민지씨는 “한 번은 먹어봤지만 다시 사 먹을 생각은 없다”며 “가격도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빠르게 바뀌는 유행은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된다. 탕후루 열풍 당시 전국에 전문 매장이 생겼지만 유행이 식자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일부 창업자들이 유행이 끝나기 전에 가게를 매각하거나 폐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망원동 한 베이커리 운영자는 “요즘 하루 10~15개 정도만 팔린다”며 “피스타치오 디저트를 새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메뉴를 계속 내놓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박상진 산은 회장 ‘직장 내 괴롭힘 직원에 연락’ 사과

    박상진 산은 회장 ‘직장 내 괴롭힘 직원에 연락’ 사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5일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직원에게 직접 연락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대해 “은행 선배로서 고통을 겪고 있는 직원에게 위로를 전하고, 피해가 없도록 보호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예정에 없던 것으로, 박 회장이 먼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번 논란은 산은의 한 지역본부장(임원급)이 산하 지점 직원에게 개인 집무실에서 사용할 고가 가전제품인 스타일러(의류관리기)를 지점 예산으로 구매하라고 지시하면서 불거졌다. 지시를 거부한 뒤 괴롭힘이 이어졌다는 것이 직원 측 주장이다. 박 회장은 산은 고충처리위원회의 대면 조사 전날인 지난 10일 해당 직원과 세 차례 통화하고, 다음 날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노사 동수로 구성된 고충처리위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공식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고충처리위의 독립적 조사 활동을 보장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따른 엄정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산은은 ‘석유화학업계 1호 구조조정’ 프로젝트로 승인된 충남 대산 석화단지의 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 합병법인에 대해 43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등 사업구조 전환에 필요한 자금으로, 산은이 전담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규 자금 지원은 금융기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산은이 4000억원 이상을 맡아 채권단 설득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지원을 위해서는 채권금융기관 자율협의회 결의가 필요하다. 산은이 최대주주인 HMM 매각과 관련해 박 회장은 “원칙적으로는 매각이 바람직하지만, 정부의 부산 이전 추진 상황을 지켜본 뒤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산은이 35.42%,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5.08%의 HMM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 회장은 산은의 지분 단독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해진공, 해양수산부와 협의해서 해운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KDB생명에 대해서는 “당장은 매각보다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 [씨줄날줄] 경자유전

    [씨줄날줄] 경자유전

    1917년 레닌은 ‘땅을 농민에게’를 내걸고 러시아혁명을 일으켰다. 1946년 김일성은 토지 개혁을 단행했다. 4년 뒤 반공주의자 이승만도 ‘경자유전’을 남한 헌법에 새기고 지주의 땅을 농민에게 나눴다. 농사짓는 자가 농지를 가진다는 경자유전 원칙에 좌우 구분은 없었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이농으로 농촌은 비어 갔다. 상속받은 땅에 가서 농사지을 수 없는 도시인이 늘자 농지법에 경자유전 예외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1996년 농업법인의 농지 소유가 허용됐다. 2003년 주말농장용 소규모 농지 취득 길이 열렸다. 2012년 농막에 전기·수도 설치가 허용된 데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주택 규제가 강화돼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 농막이 세컨드 하우스로 각광받았다. 결국 2020년 기준 임차농지 비율은 47%. 경자유전은 현실에서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경자유전을 폐기하자는 말은 보수, 진보 모두에게 금기어다. 보수에게 이승만의 농지 개혁은 건국의 업적이고, 진보에게 경자유전은 평등 사회로 향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진보의 경전 ‘해방전후사의 인식’이 이승만의 유상매수·유상분배 농지 개혁을 비판하며 제시한 대안은 북한의 무상몰수·무상분배. 더 철저한 경자유전이었다. 레닌의 여러 혁명 사상 중 경자유전이 유독 뿌리 깊게 전승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반공 체제 아래 적잖은 학자들이 농촌사회학, 농업경제학으로 우회해 레닌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탈냉전 이후 이들 상당수가 경자유전의 대의를 품은 채 환경·도시 분야로 전공을 옮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잊혀져 가던 이 단어를 꺼냈다. 그제 국무회의에서 위법 취득 농지 매각 명령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X에 “공산당 운운하는 분들이 있다”며 “경자유전을 새기고 지주 땅을 농민에게 분배한 이승만이 빨갱이냐”라고 받아쳤다. 야당은 여당 인사들의 농지 내역을 들추며 역공 중이다. 농민은 간데없고 메시지만 나부낀다. 느닷없는 ‘교리 논쟁’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마곡지구 완성부터 원도심 정비까지… 강서 도약 밑그림 갖췄다[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마곡지구 완성부터 원도심 정비까지… 강서 도약 밑그림 갖췄다[2026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함께 더하는 미래, 같이 나누는 강서’를 위한 토대를 만들기 위해 뛰어왔습니다.” 진교훈(59) 서울 강서구청장은 25일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 신년 인터뷰에서 “당장의 성과보다 5년, 10년 뒤 ‘강서의 미래를 제대로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집무실 곳곳에는 그가 고심하며 발로 뛴 흔적이 녹아 있다. 책상 옆엔 강서구 지도와 여러 ‘투자 사업 현황도’가 그려진 패널이 놓여 있다. 그는 가방에 늘 두꺼운 서류를 넣고 퇴근한다. 진 구청장은 “구체적인 사업 배경까지 알아야 후속 조치를 주문하고 주민들께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며 “새해에도 늘 구민 곁에서 듣고, 보고, 함께 고민하며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남권 핵심으로 자리잡은 마곡 비즈니스·편의시설 조기 입주 도와 ‘코엑스 마곡’ 지난해 70만명 방문이대서울병원 인근, 돔구장 최적지주거환경 개선 가시화된 원도심공항 인근 고도제한 완화 신속 대응ICAO에서 ‘조기 시행 가능’ 확답방화 뉴타운 교통·환경 체계적 정비화제의 패러디 ‘허준팝’ 댄스 이유허준축제 홍보 위해 직원 권유 수락거절하기 시작하면 제안하길 꺼려수용하는 자세가 구민에게도 도움-길지 않은 임기 1년여 동안 강서구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바로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발전을 위한 준비가 중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공항 인근 고도제한 완화는 강서만큼 신속하게 대응한 곳이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새 국제 기준이 발표되기 전에 자체 연구 용역을 마쳤고, 지난해 ICAO를 찾아 2030년 국제 기준 전면 시행 전에도 준비된 국가는 조기 시행이 가능하다는 답도 들었다. 마곡지구에 비즈니스 시설이나 각종 편의시설이 제때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했다. ‘코엑스 마곡’은 지난해 70만명이나 방문했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한국 비즈니스 엑스포 강서’도 유치했다. 국내 최대 한인 경제인 행사에서 강서구의 뛰어난 인프라를 널리 알리겠다.” -강서구청 통합 신청사도 올해 마곡에 생긴다. “오는 10월 개청을 앞두고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지하 2층, 지상 8층의 본관을 비롯해 총 4개 동 규모다. 구청·보건소·구의회가 한곳에 모여 행정 기능도 통합되고 마곡의 마이스(MICE) 단지나 기업 첨단연구단지와 협업도 늘어날 거다. 도서관이나 ‘강서 역사문화관’까지 갖춰 행정과 문화, 휴식이 어우러진 강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 재원 마련을 위해 기존 보건소·구의회·구청사 가양별관 3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일괄 매각을 협의 중이다.” -현 구청사 부지 등은 어떻게 되나. “지역별로 부족한 공공시설이 있다면 확충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2024년 7월 ‘공유재산 운영전략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지난해 7월 한 달간 주민 4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문화복합시설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우선 임시 공영주차장으로 쓰되 연구용역을 거쳐 활용 방안을 정하겠다. 보건소가 이전하더라도 보건분소를 두는 등 주민을 위한 기능은 살릴 계획이다. 옛 강서문화센터도 당초 매각을 검토했지만 주민을 위한 시설로 쓴다는 방침이다.” -마곡에 5만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설 수 있을까. “마곡은 주거 여건이나 산업단지 등은 갖춰졌지만 문화·체육·공공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12만㎡ 중 이대병원 인근 유보지는 공항이나 지하철 접근성이 뛰어나 문화 산업 거점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보고를 보자마자, 5만석 규모의 아레나홀을 만들 수 있는 부지가 있다고 전달했다. 5호선 차량기지를 이전한다면 그 자리도 가능하다. 공항고 남측 부지는 입지 특성을 살려 연구·실증·창업·고용이 연결되는 ‘컬처테크융합센터’로 구상 중이다. 마곡이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직·주·락·학이 공존하도록 하겠다.” -강서구 균형발전도 큰 과제다. “원도심 주거 환경 개선이 중요한 과제다. 방화2·3·5·6구역 등은 정비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화곡동 일대를 중심으로 보행·교통 여건이나 공원 정비 등을 포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2040년까지 원도심 지역 정비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항 인근 고도제한 완화가 하루빨리 확정되면 15층 안팎이던 노후 주거지도 중·고층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번 상반기 ICAO의 세부 기준이 나오면, 강서구에 더 나은 안이 적용되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개관하거나 준공을 앞둔 공공시설을 소개한다면. “구민 일상을 지탱하는 공공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확충되는 해다. 다음 달 전국 최초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한 복합 문화·복지시설 ‘어울림플라자’가 개관한다. 오는 4월엔 카페테리아, 물리치료실, 어학실 등을 갖춘 마곡 어르신복지관이 개관한다. 화곡초 복합화 지하 공영주차장과 북카페·키즈라운지가 들어설 공항동 생활사회간접자본(SOC) 복합시설도 올해 초 착공했다. 등촌2동 주민복합센터도 오는 10월 개관한다.” -대장홍대선이 얼마 전 착공했다. 강북횡단선 등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수도권 동서로는 도시철도 노선이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수도권 서부 남북 방향은 부족하다. 대장홍대선이 2031년 개통되면 강서는 서남권 교통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거다. 강북횡단선도 재추진되도록 지난해 12만명 구민 서명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위해 노선에서 역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용편익분석에서 문제가 없는 강서구는 역이 유지되도록 하겠다. 최근 진성준 국회의원과 김용석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을 만나 김포까지 연장이 논의 중인 지하철 2호선 신정지선은 신방화역 경유 방안 등도 요청했다.” -구정 조직 개편 등으로 효율적인 행정 운영을 위해 힘썼다. “지난해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조직운영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조직을 늘리는 건 쉽지만 유지하면서 새로운 행정 수요에 대응하는 건 쉽지 않다. 조직 진단을 거쳐 중복된 부분은 효율화하고 재난·안전, 출산·보육, 지역 균형발전 등에 추가 인력을 배치했다.” -지난해 ‘허준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인기 노래 ‘소다팝’을 패러디한 ‘허준팝’을 췄다. “2023년 허준축제에는 직원들이 제안한 허준 복장을 하니, 지난해는 ‘허준팝을 춰보시죠’라고 하더라. (웃음) 평소 춤을 즐기진 않다 보니 며칠을 연습했다. 직원들이 제안하면 될 수 있는 대로 수용하는 편이다. 거절하기 시작하면 직원이 제안하기조차 어려워져서다. 결국 그게 구민에도 도움이 된다.” -새해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그동안 구민들의 참여와 격려 덕분에 순탄히 나아갈 수 있었다. 구민께 존경과 감사를 보내며 함께 노력한 구청 공무원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앞으로도 쉼 없이 노력하겠다.”
  • 농지로 불붙은 ‘부동산 전쟁’… 野 “정원오 ‘1호 조사’ 대상”

    농지로 불붙은 ‘부동산 전쟁’… 野 “정원오 ‘1호 조사’ 대상”

    국민의힘은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투기 목적 농지에 대해선 ‘매각명령’을 해야 한다고 한 것과 관련해, “1호 대상으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함량 미달 정치 공세”라고 반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 구청장은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전남 여수에 위치한 논 38평, 2살 때 밭 599평을 증여받았다”며 “1986년 고교 졸업 이후 여수를 떠난 그가 농사를 직접 지었을 리 만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호 대상으로 정 구청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시 자료로만 보면 정 구청장은 57년 경력의 영농인이거나 이재명이 말하는 ‘투기꾼’”이라고 했다. 또 주진우 의원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배우자 명의 전남 무안 300평 농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경기 양평 550평 농지를 거론하며 “텔레파시로 자경했나”라고 비꼬았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농지법(1994년 제정)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로, 1996년 이전에 취득한 농지는 처분 의무나 소유 제한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를 함량 미달 정치 공세 소재로 이용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강조한 헌법 121조 ‘경자유전의 원칙’은 시대를 관통하는 절대 원칙”이라고 재반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당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에서 “말로써 겁박하거나 갈라치기 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장인 장 대표가 현장에 나선 데에는 6·3 지방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선거 관건인 부동산 이슈를 선점해 정부와 ‘부동산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李 ‘자사주 소각 의무화’ 결실… LS·한진처럼 경영권 꼼수 못 쓴다

    李 ‘자사주 소각 의무화’ 결실… LS·한진처럼 경영권 꼼수 못 쓴다

    한진칼, 자사주 사내복지기금 출연조원태 우호 의결권 확보에 활용오너가 ‘백기사’에 자사주 대량 매각LS식 ‘지배권 굳히기’ 편법도 제한“지배주주 아닌 일반주주 가치 높여”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가 25일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뒤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결실을 보게 됐다. 자사주를 우호 의결권 확보와 지배력 설계에 활용해 온 기업들의 꼼수에 제동을 걸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뜻이 실현된 것이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25일 “앞으로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재단에 출연한다든지,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은데 대량의 자사주를 제3자에게 처분하는 것 등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주주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이 지난해 자기 주식 44만 44주(663억원·지분율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이른바 ‘꼼수 사례’는 사실상 재연이 불가능하다. 한진칼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수혜 대상인 직원이 25명(사업보고서 기준)에 불과함에도 1인당 26억 5000만원을 출연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액은 1억 3200만원 수준이었다.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그룹 편입에 따른 지주사 역할 강화 측면으로 설명했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 자사주는 독립 의결권이 없지만 사내복지기금에 출연하면 해당 기금이 별도 주주로 인정돼 의결권이 부활한다. 결국 사내복지기금이 조 회장의 우군이 돼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은 20.09%에서 20.75%로 늘었다. 하지만 일반 주주의 가치는 침해됐고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와 주주환원 기조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개정안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하면 기업이 언젠가 사용할 카드로 자사주를 쌓아 두는 것이 어려워지고, 한진칼이 활용한 의결권 부활은 사실상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개정안은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배정하는 행위도 제한한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선 오너 일가에 우호적인 ‘백기사’에게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각해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법이 활용됐다. LS그룹이 ㈜LS의 자사주를 활용해 한진그룹을 백기사로 끌어들인 게 대표적이다. LS그룹은 지난해 5월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원하면 사채 원금을 교환 대상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다. 즉 LS가 보유한 자사주 38만 7365주(지분율 1.2%)에 대해 대한항공이 교환권을 행사하면 LS 주식으로 전환된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협업이라는 명목 아래 우군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지배권을 굳히는 건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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