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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18 아니고 5·18 입니다

    ‘5.18’이 아니고 ‘5·18’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을 맞아 시내 곳곳에 내걸린각종 플래카드,도로 이정표,각급 학교 학습자료,일부 언론의 ‘5·18관련기사’ 등 상당수가 잘못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3일 역사적 사건인 5·18이 아무런 의미도 없고 단순한 수량적 표기에 불과한 ‘5.18’로 표기되고 있어‘5·18’로 바로잡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각급 언론사 등에 배포했다. 시는 중국의 5·4운동,미국의 7·4독립기념일 등처럼 역사적 사건은 국제적 관행과 한글맞춤법에 따라 ‘가운뎃점(·)’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현행 한글맞춤법은 상용부호 표기법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역사적인 날에는 가운뎃점을 사용한다’는 원칙을세우고 있다.이에 따라 3·1운동,8·15해방,6·25전쟁 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대한포럼] 홀대받는 우리말 우리역사

    ㉮중학교 1학년생 네명이 칠판에 편지를 ‘부치다’라는단어를 받아쓰는데 맞게 쓰는 학생이 없다.기분이 ‘언짢다’는 말을 쓰랬더니 ‘언짠다’‘언짠타’‘얹잔다’로 갖가지다. ㉯어린이 351명에게 “신라 김유신장군과 일본만화 주인공디지몬이 싸울 때 누가 이기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320명(91.2%)이 디지몬의 손을 들어주었고 김유신을 원한 어린이는 31명이었다. ㉮는 지난 18일 방영된 TV뉴스의 한 장면이다.수도권 중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맞춤법 수준에 놀라 매일 다섯문제씩 받아쓰기 시험을 치는데,만점은 한두명이고한두 문제 맞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우리글을 6년 넘게 배운 중학생이 철자법도 모른다고 나무라고 끝낼 일인가. ㉯는 다음날인 19일자 일부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다.울산의 어린이극단이,‘김유신과 디지몬이 대결해 김장군이 일본의 왜곡된 문화상품인 디지몬을 몰아낸다’는 줄거리의인형극을 기획했다.극단이 공연에 앞서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자 결과가 그처럼 나왔다.극단대표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관련해 우리 역사의 우월함을 알리고자 했는데…”라며 당황했다고 한다. 위의 두가지 삽화를 보고 놀랐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사실 그는 우리 것을 그다지 사랑하는 이가 아니다.우리말글(국어)과 우리역사(국사)는 오래 전부터 홀대받아 왔고그 결과가 이제 불쑥불쑥 드러난다는,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는 ‘자백’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말글 홀대는 여러가지로 입증된다.최근 서울대는 신입생을 비롯한 재학생의 국어 수준이 대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할 만큼 낮다는 사실을 확인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또래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는 서울대에서 재학생 국어 실력이 그 정도라면 다른 집단은 언급해 무엇하겠는가.문제는 ‘그 정도’실력만 갖고도 서울대 입학이 가능해진 우리사회의 국어 푸대접에 있다. 대학입시에서만이 아니다.지난주 행정자치부는 7급공무원임용시험에서 필수인 국어과목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공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5급시험(고시)에서는 진즉에 폐지됐으므로 7급시험에서까지 국어과목이 없어지면 간부 공무원 채용에서 국어능력 평가는 아예 사라지게 된다. 국사 쪽을 보아도 나을 게 없다. 초등학교 입학에서 고교졸업까지 12년 동안 국사 시간은 300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고교 2년 때 배우는 근현대사는 12가지 선택과목 가운데 하나여서 실제 학생들이 우리역사를 배우는 양은 너무적다. 대학에서 교양국사가 필수과목에서 선택으로 바뀐 지는 10년이 넘었고 각종 국가시험에서도 국사는 오래 전에빠졌다. 교육의 주목적 가운데 하나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키우는 일이다.우리 말글과 역사가 진학·취업에 도움되지않는 실정에서 학생·취업희망자가 관심 갖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라나는 세대가 우리 말글·역사를 알고 애정을 갖기 원한다면 사회가 해줄 일은 간단하다.우리 것에 능숙한 사람에게 그만큼 더 이득을 주는 것이다. 말글과 역사는 민족의 정체성·주체성을 버텨주는 두 기둥이다.진부하기조차 한 이 말을 다시 끄집어내는 까닭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를 우리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일본의 역사왜곡에 다같이 분노하며 수정할 것을 촉구한다. 그러나 밖을 향해 고함치는 이 순간에도 안에서는 민족정기가 솔솔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모른다.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우경화가 심상치않게 전개되는 시기다.일부에서는 나라를 빼앗긴 20세기 초의 역사상황을 떠올리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그같은일이 또 발생할 리야 물론 없을 것이다.그렇더라도 우리는말글·역사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부흥시켜 우리사회 내부를단단히 다져나가야 한다. 제 나라 말과 역사를 업신여기는민족은 살아남지 못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국어능력인증 새달20일 첫 실시

    우리말 사용능력을 측정,평가하는 ‘국어능력인증시험’(KET·Korean Efficiency Test)이 다음달 20일 처음 실시된다. 재단법인 언어문화연구원(이사장 李基文)은 17일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어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국어능력인증시험을 개발,다음달 20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첫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어문화연구원은 원로국어학자인 이기문씨를 비롯,김완진(金完鎭)·안병희(安秉禧)·심재기(沈在箕)·권영민(權寧珉)씨 등 전·현직 서울대 교수가 참여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이다. 시험은 초등부,중등부,일반부 등 3단계로 나눠지며,평가영역은 듣기(30문항),맞춤법·표준발음·문법 등 어문규정(15문항),읽기(40문항),쓰기(20문항) 등 전체 105문항이출제돼 200점 만점에 1급(200∼185점)∼5급(136∼121점)까지 ‘인증서’를 부여한다. 문제는 서울대 출신 국어전공자들이 만든 벤처기업인 ㈜이텍스트코리아에서 맡아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된다. 시험 인증서는 대입 전형자료로 인정되는 경시대회 본선 참가자격,언론사 및 기업체입사지원 자격 등으로 활용될 수있을 것이라고 연구원측은 밝혔다. 한편 서울대는 오는 7월 실시하는 전국 고교생 언어능력 경시대회 국어부문 본선진출자를 이 시험 성적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서울대생이 ‘韓國’도 못 읽어?

    “문제의 제시문도 이해하지 못하고 쓴 엉뚱한 답이 대부분이다” 서울대 기초과정위원회 출제위원인 최명옥(崔明玉·국문학과) 교수는 15일 “지난 3월 신입생 300여명을 대상으로 치른 ‘대학 교양국어’ 과목 시험을 채점한 결과,대다수의학생들이 기초적인 맞춤법이 틀리고 제시문 이해와 논리 전개,한자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최교수는 “韓國(한국)이라는 한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내년부터 영어,수학 과목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초학력 평가를 국어까지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있다. 시험을 치러 낙제하면 영어,수학과 마찬가지로 정규 교과목 수강을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최근 영어와 수학에 대한 기초학력 평가에서 신입생들의기초 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학생들의 학력 편차마저심각해 일부 교수들은 단과대별로 우열반 도입을 주장하고있다. 교양 과목인 ‘대학 교양국어’를 수강하는 2,000여명의신입생 중 300명을 대상으로 치른 교양국어 시험에는 비문학적인 글과 문학적인 글에 대한 이해와 표현으로 나눠 주관식 20문항을 출제했었다. 인문대 권영민(權寧珉) 학장은 “최근 몇년 동안 신입생들의 국어 실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네티즌 이슈] 사이버 언어

    *언어도 세월따라 변한다. “할룽∼∼” “방가염…” “빠이룽∼∼∼” “리하∼” 채팅을 하다보면 쉽게 볼 수 있는 말이다.이러한 말들은 파괴된 한글의 형태로 젊은이들간에 자연스럽게 오가고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원칙도 없으며,국적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사이버 상의 언어 파괴는 젊은 세대에게 있어서 아무런거부감이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트렌드로 뿌리를 내린 지 오래다. 현재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채팅이 라이프 스타일의 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이들은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네트워크라는 환경에 힘입어 한글을 변형시키는 중이다.네트워크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에 따라 기존의 언어체계가 변형된다는 것은 언어의 가변성이라는 특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네트워크 상에서 기존 언어는 의미 전달에 있어 제한성을노출한다.네트워크 상의 채팅은 주로 텍스트의 교환을 통해이루어지는데 텍스트 언어는 억양이나 톤을 가질 수 없다.따라서 화자의 발음 상태에서 오는 언어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다.이를 보완하려는 욕구에서 구어체를 근간으로하는 변형된 어휘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야만 네트워크 상의 언어는 효율적인 감성전달의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다.사회는 변화하고 언어는이를 반영해왔다. 거듭되는 산업화를 통해 언어는 많은 변화를 겪어왔으며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자연발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언어의 변화를 기존의 형태로 되돌리려고 애쓴다는 것은 언어의 순행 현상을 강제적으로 역행시키는 행위이다.언어의 변화는 문화의 변화를 반영한다.문화자체의 변화로 인해 언어가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트워크 상의 언어파괴에 대한 부정적 논의나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어떤 형태로까지 변화할지 추단할 수 없는데 성급한 예측으로 이 자연스런 변화를 억제·차단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오자영 세이큐피드 마케팅팀 purple@saycupid.com. *소통의 규칙 있어야 한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쓰이는 말 중에는 생경한 것이 많다.이낯선 말들은 소위 10대가 주류를 이루는 N세대들사이의 은어와 문법을 통해서 나온다.많은 사람들에겐 낯선 인터넷상의 언어는 통하는 사람끼리의 교감을 바탕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N세대와 비N세대를 나누어 놓는다. 이런 인터넷 언어들은 짧은 시간에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므로 일단 모든 단어와 문장을 줄여쓴다.그리고 연음을 사용한 말투와 문자그림은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에서 표현되는 언어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먼저 인터넷 언어자체가 가지는 문법상의 문제이다.안냐세요(안녕하세요.)/ 모해여(뭐해요?)/ 방가요(반가워요) 등 공통의 문법규칙을찾을 수 없는 순전히 제멋대로식 어법이다.게다가 맞춤법도뒤죽박죽이다.했어요/해쪄요/해써여 등이 한꺼번에 쓰이고있다.이렇게 제멋대로 쓰다가는 과연 제대로 된 ‘했다’의표현을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세대가 바뀌듯 언어도 변한다.하지만 지금 인터넷상에서 바뀌고 있는 ‘언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언어는 모두가 이해하고공감할 수 있는 기본적인 룰이있어야 한다.동일하게 적용되고,동일하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의 ‘언어’들은 자기들만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그래서 그들의 코드를 읽을 수 없는 이들을 소외시키고 있다.지금의 세대는 왜 다른 언어를 가지는가? 처음엔 편리해서인 듯싶지만 지금은 그냥이다.이유가 없다.‘재미있으니까’ 정도에 불과하다.그래서 규칙이 없다.이것이 내가 인터넷상의 언어들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유다.제대로 된 언어는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줄 뿐 아니라 이해하고 더불어 그들을 조화시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더 정제된 언어가 필요하다.뿌리부터 흔들리는 인터넷 언어는 이제 한번 여과되어야 할 시점이다. 임지연 나드리화장품 홍보팀 lovely0@nadri.com
  • 논술, 독창적이고 논리성 갖춰야

    2일 15개 대학을 끝으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막을 내림에 따라 수험생들은 이제 논술과 면접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남겨놓게 됐다.같은대학·학과에 지원한 경쟁자간의 수능 점수차가 크지 않고 동점자가많아, 논술과 면접이 어느때보다 당락을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입시에서 논술은 25개대,면접은 56개대가 실시한다. [논술] 서울대 3.9%,연세대 4.2%,고려대 10% 등 대부분 대학이 3∼10%를 반영한다.예년처럼 계열에 상관없이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예문을제시한 뒤 견해를 묻는 유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고전을현대적 시각에서 치밀하게 분석하고, 자신의 논지가 정확히 드러나도록 쓰는 게 중요하다. 서울대·고려대·서강대·이화여대 등은 통합교과형,연세대·성균관대·경희대 등은 일반서술형으로 출제한다. 논술은 종합적인 사고력과 이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만큼 자신의 주장이나 견해를 타당한 근거를 들어 설득력있게 펼쳐야 한다.내용이 독창적이고 논리성을 갖춰야 하므로 같은사안이라도 여러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각이 필요하다.신문이나 방송을 꾸준히 보면서 최근의 시사흐름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교재에 나와 있는 틀에 박힌 모범답안은 절대 피하고,맞춤법과 띄어쓰기는 ‘첫 인상’에 해당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면접] 전공과 관련된 학과의 특성, 지원동기,대학생활 계획, 장래의희망,진로 등은 기본 질문.따라서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미처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고교생 수준을 넘을 수 없는 문제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소신껏 대답하면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너무 학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부자연스러운 표현은 피하고,입학원서나 제출서류에 기록된 사항을 질문할 경우에 대비,일관성있는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또 밝은 인상과 단정한 옷차림은 면접에 임하는 기본사항이다. 이순녀기자 coral@
  • EBS ‘퀴즈 천하통일’ 촬영현장

    서울 남태령 근처에 위치한 케이블 채널 NTV의 스튜디오.매주 화·수요일에는 스튜디오에 초등학생들의 씩씩한 목소리가 넘쳐난다. 지난 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EBS ‘퀴즈 천하통일’(월∼목 오후6시55분)의 촬영현장이다.‘퀴즈 천하통일’은 국내 최초로 도입된 단체대항 퀴즈 프로그램이다.각 초등학교에서 선발된 36명의 학생들이 때로는 개인으로,때로는 단체로 실력을 겨룬다. 지난 17일에는 대전 대덕초등학교와 서울 구룡초등학교의 퀴즈 대항전이 펼쳐졌다.승자는 이번 승리로 2승을 거둔 대전 대덕초등학교.이날 녹화분은 23일 방송된다.‘퀴즈천하통일’의 마지막 목표는 5승. 지금까지 경기 수원 매탄초등학교만 5승을 기록했다. ‘퀴즈 천하통일’은 현재 11월말까지 출연학교가 밀려있는 상태다. 제작진은 서울에 대한 막연한 소외감을 줄이기 위해 가급적이면 지방학교에 우선권을 준다.제작진이 전세낸 관광버스를 타고 촬영현장까지 도착하고 촬영이 끝나면 학교까지 데려다준다. ‘퀴즈 천하통일’의 특징은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팀 대항으로 퀴즈를 풀어나가는 점이다.첫번째 코너인 빙고와 세번째 코너에서사용되는 ‘십자포’가 그 예다. 첫번째 코너인 빙고는 정답을 맞힌 학생들이 세로나 가로,또는 대각선으로 일렬을 이루게 되며 60점을 받게 된다.한 문제가 끝날 때마다무대에서는 탄식과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두번째 코너 ‘퀴즈 퀴즈 레볼루션’은 요즘 유행하는 DDR과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기능을 합쳤다.주어진 질문의 답을 각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 5명이 일대 일로 겨루면서 DDR에 그려진 한글 자음과 모음을조합해 맞추는 방식이다. 정확한 맞춤법이 아니면 정답으로 처리되지않아 국어교육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지막 퀴즈 대결에서는 한 명의 학생이 자신과 겨룰 상대방 학생을고른다. 여기에 두 문제를 연속해서 맞히면 ‘십자포’를 쏠 수 있는권한이 주어진다. 이는 선택받은 학생 외에도 그 학생의 전후좌우 학생의 불도 꺼진다.막강한 ‘전력’인 셈이다. 학생 72명이 출연하다보니 기술적인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학생들이 앉는 72개 책상에 일일이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마이크를 다붙이고 조명까지 연결했다.녹화도중 NG는 출연진의 실수보다 기술적인 문제가 압도적이다. 그래도 출연진은 마냥 즐겁다.대전 대덕초등학교의 2승을 거두는데큰 힘이 된 고아라양(13)은 “떨리지만 재미있다”며 “문제를 맞히면 아이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연출을 맡은 추덕담PD는 “요즘 아이들이 개인적이라고 하지만 프로그램을 녹화하다보면 집단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한글과 컴퓨터-마이크로소프트“워드 전쟁”

    한글과컴퓨터(한컴)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 전쟁’이 다시불붙었다. 한컴은 한글날인 지난 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소프트웨어 신제품군발표회 및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갖고 ‘한글97’이후 3년만의 새 버전 ‘한글 워디안’(소비자가격 8만8,000원)을 발표했다.이전 버전보다 실행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다른 윈도용 프로그램과 호환성이 좋아졌다는게 한컴의 설명.또 MS 워드나 엑셀 등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의 파일도 손상시키지 않고 불러 올 수 있으며 강화된 맞춤법 기능,온라인 업데이트,간편한 팩스 송수신 등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MS는 한 카피에 60여만원씩 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00’을 ‘가정용 버전’이란 이름으로 내년 3월까지 9만9,000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새로 출시된 한글 워디안을 겨냥한 ‘맞불 작전’이란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국내 워드 프로세서 시장을 양분해 온 두 회사의 맞대결은 하루이틀 얘기는 아니다.주로 가격을 통해 치열한 경쟁이 계속돼 왔다.98년어려움에 빠졌던 한컴은 자구책으로 한글 1년 한정사용판을 ‘한글 815’라는 이름으로 1만원에 판매했다.초저가로 나온 한글 815가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자 MS는 지난해 6월 ‘워드 2000’ 1년 한정 사용판을 ‘한글 815’와 같은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다.올 7월부터는아예 정품 ‘워드2000’을 2만원에 팔고 있다.그러다가 이번에는 아예 워드뿐 아니라 엑셀,파워포인트,아웃룩까지 파격할인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은 한글과 워드가 각각 7대3 정도의 점유율을 보여왔으나 최근 MS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글의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워드가 무서운 기세로 한글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한컴은 “MS가 자존심을 걸고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면 우리는 생존을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발언대] 사이버공간 은어·비속어 한글오염 심각

    9일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하는 기념일로서 조선어학회가 1926년 본디 ‘가갸날’이라고 정하였는데 오늘날에는 ‘한글날’이라고 부르고 있다.제554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는 우리글의 우수성을 널리 선양하고 문화적 긍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한글사랑에앞장서야 겠다는 생각이다. 요즈음 사이버공간에는 비속어와 은어,국적 불명의 외래어,생소한약어 등이 난무하는 등 ‘한글오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맞춤법이나 문법을 완전히 무시한 언어가 넘쳐나면서 세대간 대화단절과 건전한 국어생활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심각한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 사례들을 보면 가튼데(같은데), 조아(좋아),모냐(뭐냐),겜방(게임방),띰띰하다(기분이 좋지않다),되자나(되잖아),마니(많이),마나서(많아서),칭구(친구),남니다(납니다),추카추카(축하 축하),넹(네),알쥐(알지),구치(그렇지),갈께엽(갈께요),금 잘있어(그럼 잘있어),암거나(아무거나),짐 갈껀가여(지금 갈것 인가)등 이해조차 어려운 말들이 부지기수다. 이러한 말의사용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향후 심각한 언어생활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맞춤법이나 문법에 맞는 바른 언어사용을 위한체계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언론 등도 문제가 많다.수많은 외래어를 여과없이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생활방식,습성’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을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사용,어리둥절한 경우도 있다. 554년 전에 만들어진 이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글을 세계 어느 민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가.맞춤법에 어긋난 말들을 사용하는 네티즌과외래어를 무분별하게 혼용해 사용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 대해 당부한다.외래어를 사용해야 박학다식하다는 선입견을 하루빨리 버려야한다.또 사이버공간의 글도 맞춤법에 맞는 말을 사용하도록 하자.이를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한글은 7,000만우리민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한글을 아끼고 사랑하며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우리가 한글을 보다 곱고 바르고,떳떳하게 사용한다면 영어 못지않은 국제어로서 통용될 그날이 올수 있다.우리가우리말을 사랑하고 아끼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한글을 써주고 아껴주겠는가? 한글은 우리의 글이요 우리가 영원히계승 발전시켜야 할 7,000만 한민족 고유의 글인 것이다. 김동균 [부산광역시 여성정책과]
  • ‘한글날’부끄러운 사이버 隱語

    “껨방 간는데 인가니 넘 마나서 왕 짜증났쥐.요즘 만나는 고딩 오빠와 즐팅 모태 띰띰해써” 가상공간에 어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10대만의 국적 불명의 말글’이 난무하고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사이버폭력과학교공동체 붕괴’란 주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구대 이정복(李正福·국문학) 교수는 10대들이 즐겨 쓰는 ‘인터넷 은어(隱語)’를 소개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알아써요(알았어요),인가니(인간이),마자 마자(맞아 맞아) 등은 컴퓨터 자판의 쉬프트(shift) 키를 안 눌러도 돼 ‘편해서’ 쓰는 이어적기의 예다. 조아(좋아),되자나(되잖아),마니(많이),마나서(많아서),칭구(친구),남니다(납니다),추카추카(축하 축하) 등은 소리 나는대로 적은 말들. ‘네’를 ‘넹’으로,‘알지’를 ‘알쥐’로,‘그렇지’를 ‘구치’로,‘갈게요’를 ‘갈께엽’으로 쓰는 것은 재미삼아 의도적으로 바꿔 적는 경우다. 금 잘있어(그럼 잘 있어),암거나(아무거나),짐 갈껀가여(지금 갈것인가) 등 음절이 이유없이 줄어드는 예도 부지기수다. 비속어와 은어,국적 불명의 외래어,생소한 약어도 많이 쓰인다.‘난잠수해야쥐’ 는 ‘여럿이 있는 대화방에서 특정 인물과만 1:1로 대화하겠다’는 뜻이고 ‘껌’은 ‘무시당하는 대상’을 일컫는다.‘짱많다’는 ‘정말 많다’를 뜻한다. 이 교수는 “맞춤법이나 문법에 맞지않은 단어와 문장 등으로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광범위한 일탈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바른 언어사용을 위한 체계적인 학교교육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 사진이 인터넷에공개된 ‘서울 S여중 사건’을 사례로 들면서 일방적 욕설 및 유언비어,어법에 맞지 않는 말글 사용 등으로 사이버 폭력이 위험 수위에달했다고 지적했다.또 이러한 폭력이 가상공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폭력성을 부채질,학교 폭력의 심화와 학교 공동체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2)낯선 땅에서

    *농군집서 맛본 해남 별미 보리.매생이국엔 흙내음이. 해남은 공기는 물론 햇빛과 바람부터가 달랐다.아무리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도 볼에 닿으면 살랑대며 어루만져 주는 듯했고 햇빛은 마치석양이 그렇듯이 약간 비껴서 내리 쪼이는 것 같았는데 풀과 나무와꽃이며 땅이 제 색깔을 제대로 내는 것처럼 보였다. 비 온 뒤의 풍광은 더욱 투명해서 느끼한 유화가 아니라 묽게 채색된수채화로 아슴프레하게 그린 듯했다. 밤이면 댓잎이 서걱대고 댓가지가 서로 부딪는 소리가 밤새도록 들려왔고 비가 오나 하여 내다보면대숲을 지나는 바람 소리가 그렇게 들렸다. 미리 작정하고 찾아 내려간 터이라 나는 슬슬 농민들과 접촉을 시작했는데 이들이 힘을 얻으려면 읍내 중간층들의 두터운 후원이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읍내에서 내가 사귈 사람은 일단 관리들과나이 든 사람은 빼고 학교 선생이나 의사 약사 아니면 대학을 나와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낙향하여 자영업을 하는 삼십대의 사람들을 정하였다.촌에서 사람을 사귄다는 것은 언제나 술 한 잔이 매개였는데 그래서 벼라별 것을 다 먹어 보았다. 농민들과의 접촉은 주로 장날에 이루어졌다.읍내에 장이 서면 주위의면과 리에서 농민들이 장을 보러 나오고 그들은 우리 집을 방문해서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책도 빌려 보곤 했다. 나중에 시인 김남주나 전국 농민회 의장을 지내게 된 정광훈 형이며 동화작가 윤기현이 내 서재를 사랑방 농민학교로 만들어 장날마다 학습도 하고 토론도 하게 되었다.처음에는 집에서 대충 점심을 나누어 때우곤 하였는데 점점 많아지는 회원들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방문자는 먹을 거리를 가져오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정이 돈독해졌다. 내가 기현이를 알게된 것은 우연히 우슬재 넘어 어느 개척교회를 방문했을 때였다.어느 젊은 농민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처음에는 뒷전에서 무심코 듣고 앉았다가 나도 모르게 그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자리가 끝난 뒤에 그에게 어디서 그런 동화를 읽었느냐고 물었더니 그가 되물었다.‘동화가 뭣이다요?’ 하여튼그가 책에서 읽은 건 아니고 그냥 농사짓는 틈틈이 ‘아그들에게보탬이 되는 이야그를 머릿속으로 생각해’ 냈다는 것이다.나는 그에게 그런 얘기를 글로 써보라고 일렀고 초등학교를 다니다 말았다는그에게 맞춤법이며 원고지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얼마 안가서 그는 어느 잡지의 동화 현상공모에 당선 되었다.그의 첫 번째 동화 ‘개똥이’는 나중에 노래쟁이 김민기가 노래극으로 재구성해서 유명해졌지만.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전혀 낯설지만 대단히 맛갈스러운 것을 먹게되었다.서울에서 반도의 서쪽 끝자락인 전라도까지 천릿길이라 난생처음 먹어보는 음식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보리국이다.보리국이라면 무슨 보리 곡식으로 국을 끓이는가 할테지만,천만의 말씀이다.보리는 다 알다시피 전 해 가을에 벼를 베고 추수를하고나서 다시 갈아 엎은 뒤에 씨를 뿌리는데 겨우내 추위와 눈보라에 시달리며 싹을 틔운다.그래서 시골 사람들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올 보리 농사 풍년 들것네!’하고 얘기한다. 새 봄이 되어 햇볕이 포근해지고 밭두렁에는 아직 잔설이 덜 녹아서희끗희끗할 무렵이면 눈밭 사이로 파란 보리싹이 고개를 봉긋 내민다.바로 이 때에 보리를 잘라다가 국을 끓이는 것이다.먼저 쌀뜨물을받아 두고 다시를 내든지 아니면 홍어 ‘애’라고 부르는 홍어의 내장을 넣어 국물의 맛을 깊게 한다.보리는 된장에 무쳐서 맛이 배게두었다가 넣고 끓인다.아마도 봄의 생명력이 싱싱하게 들어있을 보리와 구수한 된장과 홍어애의 콤콤한 맛이 어우러져 전라도의 땅내음이배인 것 같았다. 국거리를 따진다면야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이들 모두가 해장감으로도맞춤한데 그중에 매생이국이 있다. 매생이는 아주 여리고 부드러운해초다.톳이나 파래는 나물로 무쳐 먹고 그보다 가늘고 부드러운 감태는 장을 만들고 김도 장을 만든다.이들 모두가 해초인데 거의 김처럼 여린 매생이는 향기와 감칠 맛이 그만이다.조금이라도 더럽혀진바다에서는 자랄 수가 없으니 매생이는 남해의 맑은 연안에서 조금씩나온단다. 매생이국은 다시물을 내어 마늘과 무를 넣고 푹 끓여서 밭여내어 맑은 국에다 매생이를 넣고 살짝 끓여 낸다.너무 끓이면 아예녹아서 연약한 매생이가 물처럼 되어버린다고 한다. 거의 죽처럼 부드럽게 된 것이 제대로 된 것인데 입안에 호물딱 넣으면 저절로 녹아국이 되는 느낌이다. 장날에 읍내의 시장 모퉁이로 나가면 아주머니들이 이른바 ‘세발낙자’를 함지에 산채로 담아 팔고 있다.세발낙자라고 하여 무슨 다리가 셋이 달린 낙지인 줄 알기가 십상인데 발이 가늘고 몸통이 작은어린 낙지를 말한다.어리고 작기는 하여도 방금 갯벌에서 꼬챙이에패어져 나온 것들이라 흡판의 힘 세기가 보통이 아니다.여기 사람들은 다른 고장 사람들에게 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 전에 언제나 잘못먹으면 죽는다는 엄포를 잊지 않는다. 심지어는 ‘요 얼마 전에’ 자기가 잘 아는 사람이 ‘숨이 막혀서’ 죽는 광경을 목격했노라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세발낙자를 먹을 때에는 우선 대가리를 잡고 한 손으로는 엄지와 검지로 낙지의 발가락들을 죽죽 훑어내린다.그러고나서 사정없이 대가리를 우적 깨물면서 두 손으로는 연신 낙지 발을 훑어내리면서 씹어먹는다.씹는 동안에도 흡판들이 간지럽게 볼따구니 안쪽과 혀에 간질간질 들러붙는다.도회지에서야 칼로 잘게 썰어놓은 산낙지 회를 먹는것만도 무용담꺼리가 되지만 세발낙자 먹기는 그야말로 엽기적으로보인다. 올림픽 때던가 국제 펜 클럽 모임 때에 수감된 문인들 석방시켜 보려고 해외 문인들과 몇 차례 자리를 같이 했었는데 누군가 짖궂게도 어찌하나 보려고 산낙지 회를 시켰다.그들이 소스라치던 얼굴이 생각나서 지금도 웃음이 난다.미국 회장이던 수잔 손탁이 비명을 지르면서도 호기심 때문에 먹어 보고는 연신 맛있다고 했다.수년 뒤에 뉴욕에서 만났을 때에도 다시 그때의 낙지 얘기를 꺼낼 정도로 기억에 선명했던 모양이다. 이 세발낙자를 국으로 끓인 것이 목포의 저 유명한 연포탕이다.연포탕은 무와 양파와 마늘을 넣고 푹 끓이다가 맑은 국물에 어린 낙지를넣고 살짝 끓여 낸다. 파를 쳐서 먹는데 시원한 국물 맛이며 발갛게익은 어린 낙지의 살이 오돌오돌 씹히는 것이 술국으로도 그만이다. 낙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와 쌍벽이라고 할 수 있는 홍어를 빼놓을수가 없다.아니,홍어는 전라도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으뜸의 먹을 거리이다.경조사에서 홍어는 고기붙이 보다도 더욱 중요한품목이 된다.누군가 잔치에라도 갔다가 상에 홍어가 보이지 않으면그 집 잔치 먹을 것 없다고 투덜대고 홍어가 빠지지 않았으면 ‘잔치가 걸다고’ 만족해 한다.전라도 속담에 ‘만만하기는 홍어 거시기’라는 말이 있다.남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욱박지름을 당하면 항의조로나오는 게 이 말이다. 황석영.
  • 어린이·청소년 책세상

    ◆여름사냥 (허문선·함윤미·문혜진 지음,뜨인돌 펴냄) 이른 아침 거미집에물방울이 송송송 맺혀있다면, 비 걱정일랑 붙들어매고 야외로 놀러나가도 좋을 것.왜? 고기압권에 들어있으면 밤에도 날씨가 좋아 심한 복사현상으로 이슬이 맺히니까!이 책은 여름방학을 알차고 신나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깜찍한’ 생활정보들로 가득하다. 호기심이 너무 많아 좌충우돌하는 주인공 노빈손.노빈손이 가는 곳만 따라다니면 평소 놓치기 쉬웠던 생활속 과학이론들을 하나둘 깨우칠 수가 있다.더위 탈출을 선언한 노빈손이 공포영화를 빌리러 간 비디오 가게에서는 왜 여름철엔 무서운 영화가 인기있는지를 과학적 논리로 설명한다.공포영화를 볼때는 추위를 느낄 때와 똑같은 신체반응이 일어나는데,그 이유는 차가운 물체가 피부에 닿았을 때처럼 뇌가 피부근처의 혈관을 닫고 근육을 수축시키도록 명령하기 때문이라는 것. 다방면으로 뻗어있는 노빈손의 관심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은 역사,철학,자연분야의 상식을 덤으로 공부할 수도 있다.곤충과 꽃을 채집하고 기르는법이부록으로 붙었다. 글만큼이나 재미난 삽화는 인기만화가 이우일씨가 그렸다. 값 7,900원. ◆아가의 생일은 엄마의 생일(이해인 외 지음) 예비 엄마와 태아에게 풍부한정서를 심어주는 시 80편이 수록된 태교집.프리미엄북스 8,500원. ◆영리한 폴리와 멍청한 늑대(캐더린 스터 지음) ‘잭과 콩나무’ ‘빨간 모자’ 등 13편의 고전을 패러디한 창작동화.비룡소 6,500원. ◆사고뭉치 맞춤법 박사(장수하늘소 지음) 만화를 곁들여 한글 맞춤법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한 학습교양서.초등학생용.웅진닷컴 5,500원. ◆눈높이 학습화보(안선모 외 지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년별 교과과정에맞는 자료들을 컬러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학습자료집.전6권.대교출판 각권5,000원. ◆우주탐험(마틴 래드펀 지음) 200장이 넘는 사진과 그림으로 변화무쌍한 우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학교양서.다섯수레 1만4,000원. ◆종이접기 나라(강명옥 지음) 창의력,구성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종이접기 안내서.사계절 변화에 어울리는 다양한 구성작품 수록.종이나라 1만원. ◆별빛 공주(애니 돌턴 지음) 세계동화속에 등장하는 공주이야기 8편을 골라그림 대신 앙증맞은 자수를 넣어 꾸민 동화집.베틀북 1만3,000원. ◆낡은 고무신 한짝(박경종 지음) 한국아동문학가협회 고문인 지은이가 자연을 소재로 한 글들을 엮은 동시집.베드로서원 5,500원. 황수정기자 sjh@kadily.com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18)남도 좀 생각합시다

    대한매일은 ‘남도 좀 생각합시다’라는 주제를 끝으로 ‘새 세기를 새롭게’시리즈를 끝냅니다.날로 개별화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이냐를 살펴보는 것이이번 시리즈의 기획의도였습니다.때문에 이웃을 생각하고 공동체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함으로써 사회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북한까지를 포함,따뜻한 민족공동체를 추구하고 지구촌 가족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게 역사적 책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그와 관련한 사회 현실과 개선책,그리고 시민단체 움직임 등을 살펴봅니다. 1년 동안 미국 UCLA 대학에서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회사원 이모씨(35·여). 그는 서울에 도착,김포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짐가방을 귀찮아 하는 택시운전사.도심의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끼어들기,신호위반,난폭운전….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간 강남의 한 식당에서는 어린애들이 식탁 사이를 뛰면서 누비고 장난을 쳐 분위기를 망쳤다. 이씨는 집으로 돌아와 TV뉴스를 보면서 다시한번 허탈감을 느꼈다.국가 현안을 도외시한 채 권력 쟁탈전만 벌이는 정치인,겉으로 개혁을 외치면서도여전히 뇌물을 챙기는 공무원,주주들이 모아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사이비 벤처기업인,휴일만 되면 전국의 산과 강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리는 행락객들. 이런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 현상은 대부분 이씨가 연수를 떠나기 전 일상적으로 체험했던 것이다.그러나 1년 해외체류를 계기로 이씨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됐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기반성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도 ‘남도 좀 생각하자’는 자성(自省)의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단순히 남을 배려하는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적’ 차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회학자들은 최근 우리사회에 기승하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의 원인을 대체로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자원이 없는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데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경쟁과 편가르기 양상. 둘째,1가구 1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완된 가정 교육. 셋째,동료 대신 컴퓨터와 일하는 정보화시대의 근무환경. 넷째,사회적 신뢰가 무너지면서 생긴 타인에 대한 막연한 피해의식. 다섯째,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시스템의 부족과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을 위한 사회보호망 미비 등이다. 이들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두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개인에 대한 도덕교육의 강화이고,다른 하나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정책의 개선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상균(金尙均) 교수는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이기주의가 부각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룰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쟁에서 이긴 자는 너무 많은 보상을 받고,진 쪽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김 교수는 “정치·경제·사회각 분야의 경쟁에서 예측가능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투명성이 중요하며,경쟁에서 진 사람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보장체제 구축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를 맞아 정부가 서민층을 위한 ‘정보분배’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도운기자 dawn@. *시민사회운동 현황.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첨병으로 단연 시민사회단체가 꼽힌다. 지난해 시민의 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는 4,000여개에 이른다.각 단체의 지역지부까지 합하면 2만개가 넘는다. 지난 83년 창립된 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는 가정윤리에서부터 경제살리기,예산감시까지 하면서 ‘나누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도 빼놓을 수 없다.자칫 물질문명의 노예로 전락하기쉬운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가치관 확립을 위한 세미나,열린가족 만들기 운동,윤리총서 발간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이 단체 구영주(具英珠·35) 간사는 “굶주리는 사람이 없어지고 생명질서가 파괴되지 않는 공동선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창립돼 7만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이웃사랑회는 매년40억원 이상의 성금을 모금해 국내외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98년에는 북한남포에 젖소 200마리를 지원했다.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활동도 돋보인다.매달 회비를 내는 2만여명의 회원과 동전 모으기 등의 사업으로 매년 60억원의 기금을 마련,이 중 75%를 제3세계 어린이 지원사업에 쓰고 있다. 생활속에서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단체도 많다.6,500명의 회원이 참가하는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14년 역사를 자랑한다.외출이 힘든 장애인과 노인들을 병원까지 무료로 태워주는 것이 이 단체의 주된 활동이다. 이 단체 봉사대장 손삼호(孫三鎬·62)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면 더불어 사는 사회는 성큼 다가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표적 인권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은 매일 ‘인권하루소식’을 발행하며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하고 있다.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 외국인을 위한 노동자센터들은 각 공단에서 폭행이나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외국인 노동자의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당면과제 무엇.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에서 벌어진 해프닝 하나. “00일에 다시 회담하자”는 북측 대표단의 제안에 우리측이 다른 날짜를제시했는데 북측이 선뜻 “그렇게 합시다”라고 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한다.그런데 확인과정에서 북측의 말뜻이 ‘자신들의 뜻대로 하자’는 말을 강하게 권유한 표현이었던 것으로 판명돼 양 대표단이 부랴부랴 다시 자리에앉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내에서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남북공동체’에 대한 준비다.이제는 북한도 ‘남’이 아닌 것이다.북한 주민들과어울려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면 가장 먼저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언어 이질화’가 꼽힌다. 북한 주민과 만나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해 난처한 표정을 지은 경우가 있다고 한다.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남북간에는 일부 어휘상의 차이만 있을 뿐 문법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왕래(往來)를 북한이 ‘래왕(來往)’으로발음하고,이해(理解)를 ‘요해(了解)’로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외래어가 봇물처럼 들어오면서 어휘상의 이질화는 갈수록 심화될 공산이 크다.지난해말 국립국어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의 외래어는 8,284개에 달한다.‘모델’‘뮤지컬’‘콘돔’ 등 남측 주민들이 순우리말이나 다름없게 사용하는 단어를 북한 주민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이같은 언어 이질화가 폭발적으로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컴퓨터 언어는 둘째치고,당장 컴퓨터 자판과 코드 등 기본적인 기준이 일치되지 않으면 통일후 매우 심각한 정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정치적 색채를 일체 배제한 상태에서 남북 상호간 통일맞춤법 제정 및 음운구조 공동연구는 물론,정보화 부문에서 컴퓨터 언어및 자판 통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協 徐聖喆 사무총장.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상생(相生)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 서고 있는 ‘공동체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공개협)’ 서성철(徐聖喆·43)사무총장은 28일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질서의식이 흐려지는 등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는 인성발달에 관심을 두기보다 경쟁력만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만 챙기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극복되지 않고는 평화통일이나 환경살리기 등 국가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가족-이웃-나라사랑으로 이어지는 ‘작은 실천’이 바탕을 이뤄야 가능하다”고말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해 ‘나몰라라’하는 방관주의와 직결된다고 덧붙였다.그는 “의식개혁을 짧은 기간 안에 이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정은 물론 사회의 각 단체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협은 이를 위해다음달 초 전국 109개 지부를 통해 초·중·고교와 대학교별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YMCA와 YWCA를 포함,1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범국민적인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은 가족·이웃간 인사 잘하기,교통질서 지키기 등의실천항목을 담게 된다. 공개협은 학계와 종교계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총망라해 지난 93년 순수민간단체로 발족됐다.자아확립,사회,경제,민족부문에서 100대 공동체 의식실천과제를 선정해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다.한·일간 독도 영유권 마찰 등현안으로 떠오른 사회문제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도 힘쓰고있다. 공개협 임원으로 강영훈(姜永勳) 전 국무총리와 강원룡(姜元龍) 목사,전택부(全澤鳧) YMCA 명예총무,홍일식(洪一植) 전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이활동하고 있다송한수기자 onekor@
  • 공문서 맞춤법 오류 많다

    정부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각급 공공기관 등이 작성한 공문서에 문법적오류나 부적절한 단어 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관광부가 27일 ‘우리말우리글바로쓰기추진위원회’와 함께 최근 펴낸‘이런 말실수,저런 글 실수’ 공문서편에 따르면 ‘-고저/-고져(고자)’ 등비표준어 표기,‘되었슴(되었음)’ 등 맞춤범 오용,띄어쓰기 오류,문장부호오용,잘못된 외래어 표기 등이 지적됐다. 또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나 지나친 줄임말,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권위적 표현 등도 발견됐으며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맞지 않거나 불필요하게 같은 표현이 중복된 문장도 눈에 띄었다. 연구에 참여한 장소원(한국방송통신대)ㆍ김성규(경기대)ㆍ 정승철(인하대)교수는 “공문서가 제대로 된 문장을 갖추지 않을 경우 효용가치가 줄어들수밖에 없다”면서 “공문서는 쉽고 간단명료해야 하는 것은 물론 올바른 표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료집은 각종 공문서상의 오류 사례를 항목별로 정리하는 한편 부록으로 ‘틀리기 쉬운 단어’,‘기본 외래어 표기’,‘행정용어 순화어’ 등을덧붙여놓았다.‘이런 말 실수,저런 글 실수’ 공문서편은 98년 광고언어편에이어 두번째로 발간됐으며 체육용어와 외래어 간판 등에 관한 자료집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화관광부는 우리말을 잘 사용하는 아나운서와 기자 등도 선정,시상할 방침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법률·행정용어 순화] 법제처, 올 제정 10여개법률 한글화

    정부는 올해 법령에 담긴 어려운 한문이나 전문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치는 등 법률 및 행정용어 순화 작업을 역점 사업으로 펼치기로 했다. 법제처는 20일 이와 관련,올해 입법추진 대상 법률 가운데 ▲소방기본법 ▲위험물안전관리법 ▲지역사회복지법 등 10여건의 법률을 한글화 추진 대상법률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특히 4월중 대상 법률 소관 부처 공무원,한글학회,법학교수 등 관계 전문가들로 ‘법률한글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지난 2월 법률한글화 사업을 올해 주요 업무계획의 하나로 청와대에 보고한 이후 나온 후속조치다. 법제처는 또 ▲공중위생관리법 ▲건축법 ▲주택임대차보호법 ▲도로교통법등 민생 관련 법령과 사면법·신원보증법 등 한자어 및 일본식 용어가 많은법령 등을 우선적 정비 대상 법률로 선정하는 등 단계적인 법령 용어 순화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는 이와 함께 각 부처와 국회 등 입법 주체가 참고할 수 있도록 ‘불문하다→묻지 아니하다’‘상신(上申)하다→올리다’‘경유하다→거치다’등으로 고치는 식으로 어려운 한자어,비민주적 용어,일본식 표현 등을 우리말로 정비하기 위한 법령용어 순화기준을 작성하고 있다. 박주환(朴珠煥) 법제처장은 이날 대한매일과의 회견에서 “올해 예정된 170여건의 각 부처 입법계획 발표를 지켜본 뒤 유관부처와 협의해 법률 한글화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특히 우선 순화해야 할 법령 용어 약 4,000개를 선정해 입법부 및 사법부,국어학자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구본영기자 kby7@. *배경과 전망. 올해 관가에서 대대적인 법령 및 행정용어 순화작업이 펼쳐진다. 법제처가 올 주요 업무계획으로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운동’을 펴나가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감사원·경찰청·국민고충처리위에서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감사원은 올들어 지난해 시작된 ‘감사문 바로쓰기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경찰청과 고충처리위도 경찰용어 순화 작업과 결정문 쉽게 쓰기 캠페인을시작했다. 어휘나 문장을 바로 쓰는 일은 행정 기법상의 선진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크게 보아 공직사회의 ‘위민(爲民) 의식’ 수준과도 맥이 서로 통한다. 보통 국민들의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행정’을 지양하겠다는차원으로 새겨지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어려운 전문용어투성이의 공문서나법령을 알기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은 일단 긍정 평가할 만하다. 박주환(朴珠煥)법제처장은 “해방된 지 5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각종 법률및 행정용어에 일제의 잔재나 어려운 한문투 용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며법령용어 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20일 인터뷰에서 “21세기를 맞아 한글세대인 신세대들을 포함해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법률 용어를순차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국민이 법률에 보다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때 준법의식도 함께 높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실 모든 공무원은 어문규범에 맞추어 공문서를 작성할 의무가 있다.문화예술진흥법 제8조에서도 이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초에도 범정부적으로 행정용어 순화 캠페인이 벌어졌으나이내 시들해졌다.그동안 정부가 고시한 순화대상 용어는 모두 2만400개에 이르고 있다.그러나 관가의 심리적 거부감 등 여러 요인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법령 및 행정용어 순화작업도 결정적 걸림돌에부딪히고 있다.새로 발급되는 주민등록증에 한자 이름을 병기하는 등 공문서 한글·한자 병용방침을 확정했기 때문이다.한자를 병용할 경우 뜻을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측면도 있지만 쉬운 한글로 바꾸려는 의식을 무디게 만드는측면도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 다시 본격화된 법률 및 행정용어 순화 작업이 성공하려면관료사회의 안주하려는 타성을 넘어서는 한편 한글·한자 병용과 용어 순화의 조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구본영기자. *선진국 사례. 미국에서도 요즈음 공문서 쉽게 쓰기 캠페인이 한창이다.연방정부 관리들에게 “모든 공문서를 쉽고 간결한 일상용어로 작성하라”는 클린턴 행정부의지침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98년 6월 앨 고어 미부통령은 ‘읽기 쉬운 정부문서 작성 요람’을공표한 바 있다.‘문장은 짧게,수동태보다는 능동태를 사용하라’는 등친절한 용례가 담긴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이었다. 쓸데없이 난해한 전문 용어를 남용하는 관료주의적 대민 서류 작성 관행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였다.대 국민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셈이다. 이후 평이한 구어체와 보기에 편한 편집으로 행정문서를 작성하는 일은 미국 관리들의 필수 선택사항이 됐다.어려운 전문 용어 일색이던 각종 법규도99년초부터 쉽게 풀어써야 했음은 물론이다. 특히 미국 관료들은 요즘 엄청난 ‘숙제’를 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기존 문서들도 2002년까지는 모두 쉬운 말로 고치는 방대한 과제를 부여받고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청(SBA)과 재향군인원호국(VBA) 등 일부 부처는 문서 및 내규를 쉬운 말로 고치는 작업을 이미 상당히 진척시켰다는 후문이다.연방정부는 2,000건의 옛 문서양식과 1만6,000페이지의 규제안,64만페이지에 달하는 국내 규칙들을 손질중이다. 프랑스에서도 미국과 각도는 다르지만 공문서 바로 쓰기 운동이 상시적으로 진행중이다.이를 테면 공문서에서 프랑스어와 영어의 합성어인 ‘프랑글레’를 추방시키려는 노력이 대표적이다. 구본영기자. *부처별 사례. ■감사원 '감사문 바로쓰기운동'. 감사원은 최근 정확한 문장쓰기 특강을 실시했다.특강에는 서울대 김광해교수가 초빙돼 감사관들에게 맞춤법·띄어쓰기·문장론 등 글쓰기 전반에 관한 교육이 실시됐다. 감사원측이 본업을 잠시 접어둔 채 문장론 특강을 실시한 까닭을 설명해 주는 예화가 있다.얼마 전에 감사원의 한 국에서 ‘도시정비 등 공사집행 실태’라는 제목의 브리핑 자료를 냈다.이 자료의 첫 문장은 ‘서울특별시 성북구는…’으로 시작돼 첫 페이지를 넘기고도 끝나지 않는다.숨돌릴 새도 없이이어진 문장은 두번째 페이지 중간쯤에서 가까스로 끝난다. 그러나 이는 종전에 비하면 그래도 다듬어진 편에 속한다.과거엔 보고서가길면 3페이지까지 구비구비 이어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감사원은지난해부터 ‘감사문 바로쓰기 운동’을 벌여왔다.한승헌(韓勝憲)전원장이선창했다. 물론 시집까지 낸 한전원장의 개인 취향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종전의 감사문이 일본어투 등 어색하거나 일반 국민이 알기 어려운 복잡한 용어투성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감사원의 이 운동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어려운 한자어 등이 상당부분 사라졌다.예컨대 결산에서 수치가 맞지 않을 때 쓰는 ‘불부합’이라는용어가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아직은 개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안팎의 지적이다.이종남(李種南)새 원장이 올해 다시 문장력 강화 교육을 실시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감사원은 그래도 정부기관중 우수한 공무원들이 모여 있고 수준이 고른 편이라는 게 중론이다.때문에 다른 부처의 공문서는 감사문보다 더 난해하고부정확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감사원의 감사문 바로쓰기 운동을지켜보는 다른 부처들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 각 부처의 서류작성 방식도 감사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정부 각 부처 등 피감기관의 서류작성 방식 등이 감사대상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그러나 쉬운 말,쉬운 표현이 정착돼야만 행정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행정 서비스가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으로 느껴지게 될 것은 틀림없다. 구본영기자 ■경찰청, 68개 용어정비안 발표 ‘자변→자신의 비용으로’‘적의한→적정한’‘지리부지→길을 잃다’…. 어려운 행정용어를 알기 쉽게 바꾸려는 공직 사회의 흐름은 경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경찰청은 지난달 23일 ‘경찰 대개혁 100일 작전’의 하나로 경찰청의 훈령과 예규 등 규칙 164건 가운데 79건에 나오는 일본식 용어와 한자어 68개를 일반인들이 알기 쉬운 우리말이나 쉬운 한자로 바꾸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친근한 경찰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경찰 내부에서 사용하는 용어부터 민원인들이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경찰 용어 정비안은 오는 27일 행정자치부 산하 경찰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는 대로 전국 경찰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경찰의 ‘용어 순화 지시’가 처음은 아니다.지난 95년 7월에도 ‘경찰용어순화편람’이라는 소책자를 만들어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냈다.경무,방범,형사,교통,경비,정보,전산·통신 등 7개 분야에서 순화해야 할 용어 250여개를 선정했다.지난해 8월6일에는 문화관광부에서 엮어 각 행정 부처에 나눠준‘우리글 우리말 바로쓰기 한국어문규정집’ 2,000여권을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까지 내려보내 쉬운 말 사용을 권장하기도 했다. 일선 경찰에서 용어 순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젊은 신세대 경찰이다.기성 세대와는 달리 한자어나 일본어보다는 순화된 용어에 익숙하기 때문이다.경력이 오랜 경찰들은 그동안 한자어를 써온 습관을 바꾸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중간 간부는 “신세대 경찰들이 경찰에서 쓰는 한자어를 몰라 답답할 때가 많다”면서 “거꾸로 일부 고위 간부들은 쉬운 말로쓴 보고서를 다시 한자어로 바꿔놓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국정교과서 실린 3·1독립선언서 “당일 낭독한 공식본 아니다”

    현행 국정교과서에 실린 3·1독립선언서는 의거 당시 민족 대표들이 태화관에서 낭독한 공식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또 독립운동단체에서 낭독용으로 사용하는 선언서 역시 공식본의 내용과 차이가 있어 이 역시 바로잡아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야 서지 연구가 오수열씨(63)는 29일 “현행 교과서에 실린 3·1독립선언서는 문제가 있어 거사 당일 공식 선언용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이라며 “당시 선언서 운반책이었던 이병헌(李炳憲)선생 등이 확인해준 공식본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의거 당시 민족 대표 33인의 이름으로 제작된 선언서는 두 종류다.육당 최남선이 선언서 초고를 기초한 후 자신이 경영하던 신문관에서 조판,천도교 산하 보성사에서 인쇄한 것과 위창 오세창(吳世昌)의 지시로 처음 제작된 선언서의 활자를 키워 보성사에서 새로 조판,인쇄한 것.그런데 2차로 제작한 것은 배포 직전 내용 가운데 국호 ‘조선(朝鮮)’이 ‘선조(鮮朝)’로 잘못 인쇄된 것이 발견돼 의거 당일 민족 대표들의 공식본으로 사용되지 못했다.이공식본은 75년 이전 교과서에 실렸으나 이후 개정된 교과서에서는 2차본으로 교체됐다. 또 두 ‘선언서’는 분문의 내용 가운데 용어 자체가 다른 것은 물론 같은용어라도 한자 표기가 달라 해석상 차이는 물론 맞춤법도 일부 차이가 있다. 공식본 내용 중 ‘剝奪(박탈)’ ‘宣揚(선양)’ 등이 2차본에서는 ‘剝喪(박상)’ ‘宣暢(선창)’으로 바뀌었다.이밖에도 ‘合倂(합병)’이 ‘倂合(병합)’으로,‘陰祐(음우)’가 ‘음우(陰佑)’로 바뀌었는데 바뀐 용어들 또한해석상 다소 차이가 있다. 오수열씨는 “현행 교과서에 실린 선언서는 월탄 박종화(朴鍾和·75년 당시 교과서편찬 부위원장)씨가 1946년 2차본을 재인쇄한 것을 습득,소장해오던것을 실은 것”이라며 “그 이전에 출판된 교과서나 ‘독립운동사’ ‘3·1운동 비사(秘史)’ 등 3·1의거 관련 문헌에는 모두 공식본이 실려 있다”고 밝혔다.서울대 국어교육과 윤혜원 교수는 “4,5차 교과서 개편때도 ‘박종화본’ 게재 여부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었다”며 “이번 6차 개편때 선언서판본 사진이 빠진것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 기관,독립운동단체에서 3·1절 기념식 행사용으로 사용하는 선언서 역시 공식본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광복회의 경우 공식본과 2차본의 내용이 혼용된 것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한 독립운동가는“교과서에 실린 3·1독립선언서가 공식본이 아니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각 기관·단체의 행사용 선언서 역시 공식본으로 통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보쳉과 함께 국어공부 해봐요

    ‘숫놈’과 ‘수놈’,‘전세집’과 ‘전셋집’,‘풍비박산’과 ‘풍지박산’.두가지 표기법 중 어느 것이 맞는 걸까.‘수놈’‘전셋집’‘풍비박산’이맞다. 오락 프로에서 올바른 맞춤법,순우리말 등을 가르치고 나섰다.KBS 2TV ‘남희석 이휘재의 한국이 보인다-보쳉의 한국대장정’(일요일,저녁5시35분)이그것. 중국인 유학생인 보쳉은 지난해 6개월간 같은 프로의 ‘도보체험,한국대장정’코너에서 이탈리아인 유학생인 브루노와 함께 출연해 CF까지 나오는 유명인이 됐다.지난해 3월 한국으로 유학을 와 현재 연세대 국제교육부 경제학과에 재학중이다. 이번 코너에서 보쳉은 5일 동안 한국인 가정에 머물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주어진 과제를 공부하고 이를 방송시간에 테스트 받는다. 시험에 통과하면 보쳉은 1박2일의 국내 여행을 떠난다.과제는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의 해 기획단이 마련해준다.보쳉의 여행비용도 그곳에서 책임진다. 그동안 한국의 속담 100개,친·외가 5촌까지의 촌수와 호칭,순우리말 100개,한국의 역사인물 100인 외우기 등이 방송됐다.4회까지 진행된 보쳉의 성적은 50점.촌수 외우기에서는 종생질(백부의 딸의 자녀)을 맞추지 못해,역사인물에서는 ‘허균’을 ‘홍균’으로 대답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13일 방송에서는 올바른 맞춤법 표기 100개가 나오고 다음 방송으로는 축(오징어 20마리),접(마늘 100개) 등 우리 고유의 단위 문제 100개가 나온다. 이 프로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완전히 엇갈린다.지난해 나왔던 보쳉을 시청률에 연연해 3개월 만에 다시 등장시켰다는 비판과 자신도 몰랐던 것이라며 보쳉의 학습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달라는 등 칭찬이 맞서고 있다.시험과제가 현재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인 보쳉에게 너무 어려워 그가 우리말을 더 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성 싶지도 않다. 연출을 맡은 이용우PD는 “재미없는 국어 공부를 시청자가 보쳉과 함께 긴장감을 갖고 재미있게 하도록 구성한 것이 큰 수확”이라며 “3월 중순경부터는 보쳉이 한국인과 국어 실력을 겨뤄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
  • 도올 김용옥교수 EBS강의 폭발적 인기의 저변

    한동안 조용하던 ‘도올 김용옥’이 또다시 시끄럽다. 한의원도 폐업하고 그의 말마따나 ‘사랑하는 책들과 이리 딩굴 저리 딩굴’하던 그가 지난 달 22일부터 맡고 있는 교육방송(EBS)의 ‘알기쉬운 동양고전’(월∼목요일 오후 10시40분∼11시20분)강의에서 때로는 육두문자,때로는 자화자찬의 장광설을 쏟아 내면서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양고전의 세계를 대중에게 풀어보이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아리랑TV 사옥 지하 4층 G스튜디오.검은 색 두루마기에 고무신을 신고 빡빡 민 머리의 도올이 예의 몸을 부르르 떠는 열변에몰입해있다.분필을 쥔 왼손과 오른손을 각각 세워 머리 옆에 붙이고 어깨를곧추세우는 모양새가 희극적이다.“에이”“에이”하는 추임새(?)도 빠뜨리지 않고. 그래도 청중은 즐겁다.갑자기 아가씨를 불러내 “이 아가씨 미인인가요”라고 묻는 파격도 연출한다.대중은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헛기침이나 폼만 잡는 지식인의 체취를 탈색하는 기쁨을 누리는 지 모른다. 도올은 노장(老莊)으로 학문의 출발점을 삼았고이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어느 누구도 범접치 못할 확고한 문헌실력과 학문 방법을 다져왔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인물. 그가 처음 이 강연요청을 받았던 게 지난 9월 중순.귀가 번쩍 뜨였다고 했다.‘테레비(그는 여러 군데서 독자적인 맞춤법을 강요한다.이를테면 오스트랄리아,러브스타 등)를 내가 싫어한다고?’천만에 그는 이땅의 대중과 어울려노자의 광대한 사상을 헤엄치고 세상을 주유하고 싶은 기쁨에 떨었던 것이틀림없다. 제작진은 수능시험을 마친 이땅의 수험생들에게 고전의 세계를 노닐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기획했지만 막상 방송이 나가자 30대주부를 중심으로 한 기성세대의 반응이 뜨거웠다.참 재미있다는 것이다.지식인 연하지 않는 도올의 자세가 우선 그렇다는 것이다. 인쇄매체를 통해 널리 기행이 알려졌고 방송에도 이따금 얼굴을 내밀었지만내년 2월 27일까지 이어지는 총 56편의 장기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주 시청률 가구 평균 1.2%(TNS미디어코리아).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비해서는 형편없는 시청률이지만 EBS로서는엄청난 기록이다. 방청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아 회선을 늘리기도 했고 전혀 손님이 꾀지 않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다녀갔다.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도올이 2달만에 휘갈겨 썼다는 ‘노자와 21세기’,그전에 나와 이미 상당한 상찬을 받았던 ‘금강경 강해’가 인문사회부문 1·2위를 나란히 기록하고 있어 분명 ‘도올현상’으로 읽힌다.시청자와 독자들은 왜 그에게 빠져드는 걸까. 지금까지 지식인은 점잖게 자신의 학문적 업적을 드러내는 기술에 익숙해있었다. 그러나 도올은 내놓고 자랑한다.“30년동안 엄청난 내공을 들여 공부를 재미삼아 한 사람”이라고 자신한다.자신에게 공부는 색(色)보다 짜릿하고 식(食)보다 감미로운,지속적인 쾌락을 주었다고 감히 말한다. 그는 테레비를 ‘수없는 관계망에 의하여 얽혀있는 거대한 사회’라고 규정한다.나쁜 점이 많은 TV에서 강의를 맡은 이유에 대해 “10년 걸려 강의하는 것보다 TV에서 석달 강의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며 “우리에겐 TV를 통해 TV를 개혁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양프로라는 것이 교육을 내세운다고 교육적인 것이 아니다”며 “같은 시간 방영되는 다른 쇼·코미디 프로그램을 누르는 재미를 선사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강연 도중 터지는 40대 아줌마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를 듣고 기묘한 느낌을 받은 적이 많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이런 응원에 도취되어서인지지난 2일 방송에서 한 일간지 기자를 겨냥,(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나를 똑바로 보고 준엄하게 비판하라”고 주문했다.이 신문이 지난 11월 24일자 기사에서 “저술의 밀도가 떨어져 도올이 자만의 늪에 빠진 대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노자와 21세기’ 서평을 실어 도올의 비위를 거슬렸기 때문. 시청자들의 반응은 “공중파를 개인의 감정적 보복에 이용하는 것은 온당치못하다”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면서도 “밀도가 떨어진다,실망스럽다는 등의 글은 일기에나 쓰는 글이지”했던 도올의 손을 드는 이들도 꽤 있다. 처음 강연을 기획할 때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정리 좀 해야 되겠다”고 한 약속도 자신이 즐겨쓰는 표현대로 ‘헛XX’이 됐다. 강연은 현재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라는 노자 우주론의 절창(絶唱)에서 출발해 행불언지교(行不言之敎·말이 없음의 가르침을 행한다),생이불유(生而不有·잘 생성시키면서도 그 생성의 열매를 소유함이 없고),위이불시(爲而不恃·잘 되어가도록 하면서도 그것에 기대지 않고) 불상현 사민부쟁(不尙賢 使民不爭·현인을 숭상치 않으면 백성이 다투지 아니하고) 부귀난득지화 사민부위도(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만들지 않으면 백성이 도둑놈이 되지 아니하고) 불견가욕 사민심불난(不見可欲 使民心不亂·욕심낼만한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백성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게 된다) 등 노자의 인식론과 사회론의 핵심 화두를 설명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93년에 발굴된 BC300년경의 곽점죽간본(郭店竹簡本)을 소개하는 노력도 평가할만한 대목. “동서양을 넘나드는 심오한 지식의 소지자면 뭐하는가.가진 지식을 풀어내놓아 대중과 함께 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 있는가”(김희자)라는 지지자 그룹도 생겨났다. 그러나 차디찬 시선도 공존한다.장황한 언변에 비해 얻는 게 초라하다는 지적과 또하나의 지식권력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대중은 20세기를 마감하는 지금,이 시대를 갈음할 수 있는 말씀 한마디를 갈구하고 있는 지 모른다.도올의 강연은 그런 대중의 가려운 곳을 아슬아슬하게 긁어주고 있다.정규호 EBS 편성운영팀장은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므로 지켜봐달라”고 했다. ▲도올 김용옥은■고려대 생물학과 ■한국신학대학교 ■고려대 철학과 졸업(72) ■국립대만대학 철학석사(74) ■일본 도쿄대학 중국철학과 석사(77) ■미국 하버드대학철학박사(82) ■고려대 철학과 부교수(82) ■고려대 정교수(85) ■고대 철학과 사직(86.9) ■원광대 한의대 졸업(90∼96) ■동숭동 도올한의원 개업(96.9) ■용인대 유도학과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강사(현재) ■주요저서‘여자란 무엇인가’‘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새츈향뎐’‘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시나리오 장군의 아들’‘기철학 산조’‘금강경강해’임병선기자 bsnim@
  • ‘바른 우리말’강좌 공무원에 호평

    국립국어연구원(원장 沈在箕)이 운영하는 ‘국어문화학교’의 국어 교육이공무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바른 언어생활 향상을 위해 지난 92년에 문을 연 국어문화학교는 1∼2개월마다 3∼5일간의 단기 교육과정을 개설해 왔다.내년 1월에 실시하는 제38기 국어반에는 40명 모집에 1,045명이 지원,26대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일반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궁내 국어연구원 강당에서 실시되는 이 강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판 관계자 등 일반인이 ‘학생’의 주류를 이뤘다.그러나 한글맞춤법,표준어규정,외래어 표기법 등 어문규정과 좋은 문장쓰기 및 언어예절 등을 심재기국어연구원장 등 일류 국어 전문가들이 요령있게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무원 수강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5월 33%,8월 51% 등 공무원 참여율이 부쩍 늘자 국어연구원은 이곳 교육이 5∼9급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훈련성적(선택전문과정)에 반영되도록행자부에 건의하기에 이르렀다.이 건의가 받아들여진 직후에 개설된 지난10월의 37기 국어반에는 93명의 공무원(교사 7명포함)이 대거 몰려 총인원의 89%를 차지했다. 내년 1월 강좌에 지원한 공무원들은 감사원·법원행정처·경찰청 등 다른부서에 비해 글을 많이 쓰거나 ‘바른 글쓰기’가 적극 권장된 곳을 필두로전국 67개 기관에 고루 소속돼 있다.이 강좌를 들었던 최해림(거제시청)씨는 “공무원의 말과 글에 품위가 있으면 국민의 신뢰도 그만큼 듬뿍 받을 수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나타냈다.이 강좌의 실무를 맡고 있는 김희진(金希珍)학예연구관은 “많은 공무원들이 딱딱한 의자에 앉아 하루 8시간씩 5일간국어문법 강의를 열심히 듣는 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초등학생 글모음집·동시일기 2권 출간

    ‘어린이 저술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지난 83년부터 꾸준히 아이들의 책을 펴내고 있는 한국글쓰기연구회는 최근 초등학교 3,4학년 100여명의 글을 모아 ‘아주 기분좋은 날’이란 책을 출간했다.또 배지훈군(거창중 1년)은 자신이 초등학교 때 쓴 동시일기를 엮어 ‘시를 쓰는 아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들은 공통적으로 맞춤법이나 사투리등을 그대로 두어 어린이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또 아이들이 글쓰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비법’도 알려준다. 우선 ‘아주 기분좋은 날'(보리 간)은 아이들의 속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셨다.난 그래서 앞으로 나갔다.‘야,김련기 너왜 만화책 봤어?야 손 대!’하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난 그제 일기장에다 만화책 본 것을 썼는데 선생님이 보셔서 대나무로 다섯대를 맞았다.난 너무너무 아팠다.난 울을라고 하다 꾹 참았다.억울했다.이제 만화책 본 것은 일기장에다 못 쓰겠다”(경기 광명 광성초 3년 김련기) ‘선생님이 나를 책을 일거 바라고 하실 때마다나는 가슴이 아파언다.나는 머 때문에 글자를 모럴까’(부산 하단 3년 김현진). ‘울을라고’는 맞춤법에 맞지 않고 ‘일거 바라고’등은 사투리를 그대로옮긴 것이지만 책은 글 쓴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또 배지훈군의 ‘시를 쓰는 아이' (명상간)는 사실적인 묘사와 엉뚱한 착상이 돋보인다. 배군은 책에서 ‘엄마와 아빠가 말다툼을 하는데 엄마 말소리는 박격포가되어 아빠 머리를 쏙밭으로 만들어 놓고/화가 난 아빠 말소리는 원자폭탄이되어 엄마를 폭삭 무너지게 하는데/엄마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있다는듯 반격하다가 두분 다 지쳐 사과를 한다’고 부부싸움을 그린다.‘족쇄’란 제목의 글은 단 한줄 ‘족쇄도 길면 자유롭다’는 내용이어서 기발한 느낌을 준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어떻게 글쓰기를 좋아하게 됐을까.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고치거나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글쓰기연구회의 초대회장을 지낸 아동문학가 이오덕씨는 “자기가 한것,겪은 일을 잘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자기 말로 쓰도록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는 또 “아이 어른의 말을 흉내내고,어려운 말을 쓰거나 머리로 글을 만들어 내고 있어 어린이다운 글이 사라지고 있는 데 이는 어른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배군의 어머니 김정원씨도 “동시로 일기를 쓰라고는 했지만 아이가 쓴 것에 대해 일절 잔소리하지 않았다”면서 “간섭하지 않았더니 동시쓰는 게 점차 습관화됐다”고 말한다. ‘새롬이와 함께 일기쓰기’‘내가 처음 쓴 일기’등 어린이 책을 발행한보리출판사 편집부 남우희씨는 “책을 엮으면서 처음엔 아이들의 글을 조금매만졌으나 일선 교사들이 문제점을 지적해 그 다음부터는 아이의 글은 전혀 고치지 않는다”고 말한다.일선 교사들이 “아이의 글을 고칠 경우 ‘다른애들은 이렇게 잘 쓰는데 너는 그게 뭐니’라고 일부 부모들이 아이들을 다그치는 일이 많다”고 전해왔다는 것. 남씨는 “‘틀린 그대로,고치지 않기’가 아이의 글쓰기 지도를 하는 부모들이 지켜야 할 원칙”이라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가 쓴 글을1년후에 읽고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를 알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쓰도록 유도하는 수준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는게 좋다”고 말한다. 허남주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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