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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 끼고 사 놓은 서울 아파트 내년 입주 시 LTV 40%까지 대출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전세 끼고 사 놓은 서울 아파트 내년 입주 시 LTV 40%까지 대출

    근무지 바뀌어 서울 집 사려는 1주택자 대출 되지만 2년 내 기존 집 팔아야 사업자금으로 쓰려는 서울 다주택자 LTV 30% 안에서 한 채당 1억원 제한 강남에 25억짜리 집 사려는 무주택자 2년 안에 전입하는 경우 대출 가능정부가 ‘9·13 대책’을 통해 주택 관련 대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실수요에 대해선 폭넓은 예외도 인정하고 있다. 무주택자, 1주택자, 2주택자 이상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제에 대한 의문을 풀어 봤다.●무주택자 →전세를 계속 살려고 하는 무주택자인데 전세대출에 변화가 있나. -없다. 무주택자는 전세대출 공적 보증에서 소득 제한을 받지 않는다. →서울 강남에 25억원(공시가격 9억원 초과)짜리 집을 사려는 무주택자인데 대출을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다만 2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주택 관련 대출이 3년간 제한된다. →주택 보유자인 부모님과 함께 사는 무주택 미혼이다. 서울에 집을 매입해 분가하려는데 새로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예외를 인정받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까지 가능하다. 또 세대 분리이기 때문에 기존 주택을 팔 필요도 없다. ●1주택자 →현재 경기에 살고 있는데 지난해 전세를 끼고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사 놨다. 내년에 이사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LTV 40%까지 대출 가능하다.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규제 지역(조정대상·투기과열·투기지역) 에서 새로 구매할 때만 적용된다. →서울에 집 한 채 있는 맞벌이다. 지방에 근무하면서 전세대출을 받았는데 연장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참고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은 맞벌이 신혼부부 8500만원, 1자녀 가구 8000만원, 2자녀 가구 9000만원, 3자녀 가구 1억원 등이다. →1주택자인데 근무지 이전으로 서울로 이사 간다. 집을 사서 가려는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나. -받을 수 있다. 예외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대신 2년 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한다. 이 밖에 집을 넓혀 가는 경우, 결혼을 하면서 새로 주거지를 정할 때도 예외가 적용된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서울 강북에 아파트 2채가 있는데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강남구 대치동에서 전세를 얻으려 한다. 기존 주택을 전세로 줘도 자금이 부족하고, 집을 담보로 한 대출도 제한돼 돈이 부족하다. 전세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나. -어렵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의 공적 보증이 금지됐기 때문에 사실상 은행권 대출은 안 된다. →서울 강북에 아파트 2채가 있는데 애들 학교 문제 때문에 전세대출을 받아 강남구 대치동에 살고 있다. 전세대출을 연장할 수 있나. -강북 아파트 2채 중 1채를 매각한다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서울과 경기에 집이 한 채씩 있는 다주택자다. 사업 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는 일이 잦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대출이 불가능한가. -받을 수 있다. 대신 대출 자금을 주택 구입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해야 하고, 주택 한 채당 대출 금액이 최대 1억원으로 제한된다. 계산해 보면 LTV 30% 범위 안에서 최대 2억원까지는 가능하다. →2주택자인데 생활안정자금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어떻게 되나. -3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주택보유조사에서 추가 주택 구입이 확인되면 대출이 즉각 회수되고, 주택 관련 신규 대출이 3년간 제한된다. ●주택임대사업자 →임대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2019년 말인데 연장이 되나. -가능하다. 이번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LTV 40%)는 신규 등록 임대주택에만 해당된다. →서울에 새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사업을 하려는데, 이 경우에도 LTV 40%가 적용되나. -적용받지 않는다. 서울은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지구이지만 신규 주택을 건설해 임대하면 예외가 적용된다. →서울에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사업을 하려는데 대출 규제를 받게 되나. -규제 대상이다. 대출 금액이 LTV 40%로 제한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감리자 “상도유치원 당장은 안전”… 이 말만 믿은 서울교육청

    유치원도 학부모 불편 탓에 휴업은 못 해 “비 예보 내려졌는데 안이한 대응” 비판 “유치원의 균열이 커져 갔지만 감리자가 ‘괜찮다’고 했고, 학부모들도 불편해할까 봐 휴업하지 못했다.”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 이틀 전인 지난 4일 유치원은 안전진단 업체로부터 “건물 1층 벽의 균열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유치원장은 등원 중단을 검토했지만 끝내 하지 않았고 건물은 6일 밤 주변 공사장의 옹벽 붕괴 탓에 반파당했다. 사고 3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느슨한 행정 관행이 도마에 오르자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해명을 13일 내놨다. 김원찬 서울교육청 부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껏 조사한 사고 경위를 중간 발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측은 지난 3월 인근 다세대 건물 신축공사 여파로 건물 피해 가능성을 처음 인지한 뒤 자체 비용을 들여 모두 4차례 안전진단을 했다. 마지막 진단을 한 지난 4일 벽 등에 심각한 균열이 확인되자 다음날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안전진단 업체, 현장소장, 설계 감리자 등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했지만 설계 감리자는 “바닥에는 균열이 없어 위험이 없다”거나 “더이상 건물에 변이는 없을 것”, “비만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치원 측도 원아의 약 50%가 맞벌이가정 아동인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불편해할까 봐 휴업을 결정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6일 저녁 서울에는 폭우가 내렸고, 그날 밤 11시 유치원 지반이 무너졌다. 이미 비 예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청이나 유치원 측은 유치원에 심각한 균열이 발견된 4일 이후에도 학부모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김 부교육감은 “안전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학부모에게 전달했어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학부모에게 상황 전달은 안 했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청에서 5일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면 행정명령 등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어린이집 맡겨야 사는 한국 만3세 취학률 97%의 그늘

    어린이집 맡겨야 사는 한국 만3세 취학률 97%의 그늘

    국·공립 시설 수용률은 3분의1에 그쳐 맞벌이 위해 환경 열악해도 보낼 수밖에 “보육의 양적 성장보다 양질 대책 마련을”한국의 만 3~4세 아동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비율(취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열악한 보육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11일 발표된 ‘OECD 교육지표 2018’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한국의 3세 취학률(해당 연령 인구 대비 어린이집·유치원 재학생 수)은 97%로 OECD 국가 평균인 76%보다 20%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교육이 만 3세부터인 영국(취학률 100%) 등을 제외하면 OECD 국가 최고 수준이다. 97%는 전년 대비 4%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전년(78%) 대비 2% 포인트 떨어진 OECD 평균과도 대비된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 등 보육환경이 열악해 차선책이 없는 부모들이 어린 아이들을 외부 기관에 맡겨야 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대부분의 한국 학부모들은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지만, 국공립 유치원의 수용률(2014년 기준)은 22%로 OECD 국가 평균 국공립 유치원 수용률(68.6%·2012년 기준)의 3분의1 수준이다.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과 달리 민간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하고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송인한 연세대 교수는 “3~4세 취학률이 OECD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 보육의 양적 성장을 보여 주지만, 보육의 질적 수준도 그만큼 높아졌는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단순히 보육의 대상을 높이는 정책보다는 수용자인 학부모와 아이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보육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보육 목적이 강한 3~4세 영유아 취학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교육 목적이 강한 5세 이상의 취학률은 전년 대비 떨어지거나 그대로였다. 한편 고졸자와 전문대졸자, 대졸자와 대학원졸업자 간 임금격차는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성인(25~64세) 학력별 임금(2016년 기준)은 고졸자의 임금이 100이라고 봤을 때 전문대졸자 116, 대졸자 149, 대학원졸업자 198이었다. OECD 평균은 전문대졸자 123, 대졸자 144, 대학원졸업자 191이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치원 붕괴, 동작구청장 직무유기 고발”

    주민, 밤낮없는 철거에 트라우마 호소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한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를 두고 행정기관을 질타하는 여론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경찰이 관련 조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은 “아직 내사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 전환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지난 6개월 동안 유치원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는 민원이 수차례 접수됐음에도 교육·행정당국이 이를 뭉개다 화를 키웠다는 지적과 관련해 경찰은 부실 공사 및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 여부 등을 집중조사할 방침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1일 건축물 인허가 담당 동작구 공무원과 사고로 피해를 본 서울상도유치원 원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구청 공무원에게는 유치원 지반 붕괴 원인이 된 유치원 인접 다세대주택 공사가 절차대로 진행됐는지와 유치원과 주민이 제기한 민원을 적절히 처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유치원장에게는 건물 붕괴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과 이후 조치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전날 동작구청을 방문해 임의제출 받은 건축물 인허가 관련 서류와 회의록, 안전영향평가 자료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동작구가 유치원 등 공사장 인근 지역의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행정당국의 무사안일한 일 처리를 비판하는 여론이 커지자 정치권도 나서고 있다. 민중당 서울시당은 유치원 사고와 관련해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오인환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고발장에서 “지난 3월부터 붕괴 위험 등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수차례 접수됐는 데도 이 구청장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4월 4일 상도유치원 붕괴 가능성이 포함된 컨설팅 의견서를 다세대 건축 설계사와 시공사에만 보내고 건축주에게는 보내지 않았는 데도 이를 보낸 것으로 해 유치원에 허위 문서를 발송한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6일째가 됐지만 사고 현장 인근의 주민들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치료 등 주민 지원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 맞은편에 사는 오모(60)씨는 “사고 직후부터 가슴이 뛰어 우황청심환 3병을 마셨다”면서 “또 무너져 내릴까 봐 집에 맘 편하게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붕괴 건물 철거 작업이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데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상도유치원 원아 64명 중 39명은 이날 상도초 돌봄교실에 등원해 시간을 보냈다. 전날 13명만 등원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휴가를 계속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이 불안감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등원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 학부모는 “12월까지 아이를 임시 공간에 맡기는 게 꺼려져 다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찾고 있는데 모집 철이 아니어서 어렵다”면서 “구청이 이런 문제라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국민청원 쏟아지는 용산 미군기지 ‘임대주택’ 찬반 논란

    국민청원 쏟아지는 용산 미군기지 ‘임대주택’ 찬반 논란

    “영구 임대주택 5만호 지으면 서울 집값 잡아” “입주자만 혜택… 민족공원 후세에 물려줘야”최근 부동산 폭등과 관련, 주한미군이 떠난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에 신규 임대주택을 짓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최근 관련 청원이 수백건 쏟아지는 상황에서 원안대로 생태공원 조성을 지지하는 청원도 쇄도하고 있다. 이런 찬반은 인터넷 공간으로 확대, 갑론을박의 양상으로 번지는 중이다. 정부가 집값 잡기에 실패하고 그린벨트 해제나 임대주택 추가 공급 등의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현재 빈 땅으로 있는 용산공원 부지가 핫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주거 불안 계속되면 혁신성장도 헛것” 임대주택 조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교통 중심부에 위치한 용산의 지리적 이점을 꼽으면서 “이곳에 영구 임대주택 5만호를 지으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청원자는 “서울 변두리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공급한다 해도 교통이 불편하면 인기가 없을 것”이라며 “이곳은 교통이 다방면으로 유리해 맞벌이 부부가 거주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청원자는 “노력하면 공공주택이라도 살 수 있다는 꿈이라도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주거 불안이 계속되면 소득주도성장도 혁신성장도 헛것이 되고 극심한 사회 불안만 뿌리내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원 60%·주택 40% 조성” 절충안도 반면 생태공원 조성을 지지하는 청원자들은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아파트를 지으면 입주하는 사람들만 혜택을 보게 된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모두가 쉴 수 있는 역사적이고 신성한 민족공원을 조성해 후세에 물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팽팽한 찬반 속에서 일부 청원자들은 “후손을 위해 공원은 60%, (임대)주택은 40%를 조성해 달라”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법률 폐기·정치 논리 등 주택 건설 어려워 현재로선 용산 기지에 임대주택을 짓는 데 한계가 따른다. 우선 이 땅은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공원구역으로 지정돼 공원 외의 시설물은 지을 수 없다. 도시 변두리 그린벨트 해제도 꺼리는 서울시가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는 공원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데도 선뜻 찬성할 리 만무하다. 이곳에 주택을 지으려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따라야 한다. 관련 법률을 폐기하고 택지 개발을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택지로 개발해 주택이 들어서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용산공원은 서울시와 관계 기관, 지역 주민 등의 의견 수렴 단계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생태공원 조성을 계획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 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면 당장 3~4년 안에 착공이 가능한 후보지를 찾아야 한다”며 “미군이 100% 이전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려 (임대주택 공급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에 아파트 공급을 늘리려면 차라리 재개발·재건축사업을 활성화하되, 개발 이익을 임대주택 건설에 투자하도록 강화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어린이집 맡겨야 사는 한국…만3세 취학률 97%의 그늘

    어린이집 맡겨야 사는 한국…만3세 취학률 97%의 그늘

    OECD 평균치 76%보다 20%P높지만국공립 시설 수용률은 3분의 1수준 그쳐 맞벌이 위해 환경 열악해도 보낼 수 밖에“보육의 양적 성장보다 양질 대책 마련을” 한국의 만 3~4세 아동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비율(취학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열악한 보육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11일 발표된 ‘OECD 교육지표 2018’을 분석한 결과 2016년 한국의 3세 취학률(해당 연령 인구 대비 어린이집·유치원 재학생 수)은 97%로 OECD 국가 평균인 76%보다 20%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7%는 전년 대비 4%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전년(78%) 대비 2% 포인트 떨어진 OECD 평균과 대비된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를 긍정적 지표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맞벌이 부부들이나 보육 환경이 열악한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어린아이들을 보육시설에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한국 학부모들은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지만, 국공립 유치원의 수용률(2014년 기준)은 22%로 OECD 국가 평균 국공립 유치원 수용률(68.6%·2012년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다. 보육교사의 휴게시간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과 달리 민간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하고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송인한 연세대 교수는 “3~4세 취학률이 OECD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우리나라 보육의 양적 성장을 보여주지만, 보육의 질적 수준도 그만큼 높아졌는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단순히 보육의 대상을 높이는 정책보다는 수용자인 학부모와 아이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보육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보육 목적이 강한 3~4세 영유아 취학률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교육 목적이 강한 5세 이상의 취학률은 전년 대비 떨어지거나 그대로였다. 한편 교사 1인당 학생수(2016년 기준)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4.7명, 고등학교 13.8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0.3, 1.0, 0.3명 많아졌다. 그러나 OECD 평균(초등학교 15.0명, 중학교 12.7명, 고등학교 13.0명)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철거 탓 휴업한 초교에 유치원생 오라니… 이게 대책이냐”

    “철거 탓 휴업한 초교에 유치원생 오라니… 이게 대책이냐”

    서울교육청 “학교 인근 공사장 전수조사” 국회에 건축법 강화 요청 재발 방지 노력 주민들 전날 징후 외면한 교육당국 불신 교실 분진·진동… 부모들 “차라리 안 보내” 아이 맡길 곳 없어 보낸 맞벌이는 발동동 경찰, 부실공사 의혹·구청 관리 소홀 내사120여명의 원아가 생활한 서울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이 인접 공사장 옹벽 붕괴의 여파로 한밤중 반파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당황한 교육당국이 “학교 주변에서 벌어지는 공사 현황을 모조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사고 전날 학부모 등으로부터 유치원 붕괴 징후를 신고받고도 등원 중단 등 적극 대처를 안 해 자칫 대형 인명사고를 낼 뻔했던 교육당국이기에 “뒷북 행정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차라리 집에서 아이를 돌보겠다”며 행정기관을 향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울교육청은 10일 오전 조희연 교육감 주재로 긴급안전점검 대책회의를 열고 서울상도유치원 지반 붕괴 사고와 급식 케이크 식중독, 메르스 등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조 교육감은 “(잇따른 안전사고와 질병 탓에) 학생과 학부모가 불안을 느끼는 데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서울시와 공동점검팀을 꾸려 학교 주변 공사장을 전수조사하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 학교들은 인근 공사 또는 노후 하수관 파손 등의 영향으로 땅 꺼짐 피해를 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지하안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6~17년) 유·초·중·고교 내부 또는 인근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는 28건이었다. 보고 의무가 있는 심한 침하(면적 1㎡ 또는 깊이 1m 이상)는 아니지만 땅 꺼짐을 경험한 학교는 더 많아 같은 기간 침하 피해를 이유로 보수공사 예산을 요청한 학교는 모두 77곳에 달했다. 교육청은 서울상도유치원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등에 건축법 강화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예산을 확보해 갈 곳 잃은 유치원생들이 연말까지 다닐 상도초 교실을 아이들에게 적합하게 꾸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사안일한 행정 처리에 질릴 대로 질린 시민들은 “내 아이 안전은 직접 챙기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교육청은 상도유치원 원아 중 방과후 과정반(종일반) 58명을 포함한 64명을 이날 임시휴업한 상도초의 돌봄교실에서 보살피기로 했지만, 대상자 중 13명만 등원했다. 상도초는 이날까지 철거가 진행된 서울상도유치원과 운동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소음과 분진, 진동 탓에 아이들의 건강이 상할까 봐 걱정했다. 상도유치원 학부모인 30대 여성은 “철거 공사 탓에 휴업한 초등학교에 유치원생을 모아 놓고 수업을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불안해서 아이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일부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 교실에 아이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6살 원생의 아버지 최모씨는 “마음 같아선 안 보내고 싶지만 직장에 가야 하니 어쩔 수 없다”며 한숨지었다. 다른 학부모도 “집에 혼자 둘 수도 없고 대안이 없어서 보낸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공사장 옹벽 붕괴와 관련해 빌라를 짓는 건설사의 부실공사 의혹과 구청의 안전관리 소홀 등을 내사하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구청 등으로부터) 자료를 임의제출받아 증거를 확보하고 건축 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와 부실시공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열린세상] 대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열린세상] 대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서울 부동산 가격의 급등세가 심상찮다. 2018년 8월 전국 주택 가격(KB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단 1.8%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8.8% 상승했다.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일각에서는 두 가지 정책 대안이 제시되는 듯하다. 하나는 수도권에 소재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추가적으로 보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서울에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공공택지를 조성하자는 안이다. 물론 이 두 대안 모두 꽤 일리가 있다.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보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의 지방 이동을 촉진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그린벨트를 해제함으로써 서울 및 수도권에 주택을 넉넉하게 공급할 수 있다. 이상의 두 대안 중 어떤 것이 더 나을까? 필자는 두 번째 안에 더 끌린다. 왜냐하면 지방 분산 정책이 오히려 국가 경제 전체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리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사람과 기업들이 집값이 비싼 도시로 몰려드는 이유를 지식의 전파에서 찾는다. 즉 첨단기술 산업은 이용 가능한 숙련 인력, 전문적인 공급 업체들 그리고 지식의 흐름을 지원할 만큼 충분히 대규모인 혁신 중심지에 자리 잡음으로써 “더 창의적이고 더 생산적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비싼 토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시 인근에 설비를 늘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도 이런 부분에서 마찬가지다. 전기전자산업은 수출에서 35.4%를 차지하는 핵심적인 산업이다. 가전과 핸드폰 등 수많은 설비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이전했지만, 핵심 설비는 여전히 한국에 남아 있다. 핵심 설비가 한국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클러스터의 존재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클러스터, 다시 말해 특정 지역에 자리잡은 산업과 학교 그리고 연구소의 거대한 덩어리가 생산성 향상에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학교에서 공동 연구가 진행되며, 학생들은 첨단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배우고 습득하기에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반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대규모 지방 이전 조치는 이미 존재하던 클러스터를 해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필자는 지방으로 이전한 모 공공기관 출신이기에 지방 이전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서울에 있었으면 다른 회사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지인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한 것인지 점검하는 게 손쉬웠다. 더 나아가 부부가 맞벌이하는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살 이유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허브로 부각되는 인천공항이 인접해 있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취득하기도 손쉬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것이 꽤 어려운 일이 됐다. 일각에서는 ‘화상회의’라는 좋은 시스템을 왜 활용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개인적인 접촉을 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익숙해져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국의 벨연구소를 관찰했던 경영학자 앨릭스 펀들랜드는 “탁월한 성취를 기록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 가며,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말해 혁신은 사무실의 복도에서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잡담에서 이뤄지며, 노벨상 수상자들은 이 잡담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서울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혁신산업의 발전이 중요하며, 특히 엔리코 모레티가 지적했듯 “대도시 지역 한 곳에서 첨단 기술 일자리가 한 개 늘어날 때마다 장기적으로 다섯 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첨단 기술 분야 밖에서 창출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혁신산업을 육성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서울 인근에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다양한 대안도 실행할 수 있지 않겠는가.
  • [현장]‘붕괴’ 상도유치원 부모들 “미리 대처 안해...아이 어디 맡기나” 분통

    [현장]‘붕괴’ 상도유치원 부모들 “미리 대처 안해...아이 어디 맡기나” 분통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데리고 출근“8월 문제제기 있었는데 방치하다 사고”아이들은 “내일 친구 못만나서 싫어요”50m 거리 초등학교 학생들 불안에 조퇴도“미끄럼틀이랑 호랑이 목마가 다 무너졌어요.”“우리 내일도 유치원 못 가요?” 6일 저녁 서울 도작구 상도 유치원 건물 일부가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학부모들과 유치원생들은 7일 오후까지도 추가 사고를 우려하며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전날 밤과 오전에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와 아이 30여명은 근처 놀이터에서 대기하며 유치원 측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치원이 무너지면서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학부모 김모(38)씨는 “8월에 안전문제가 있었고 민원도 넣었는데 미리 대처하지 않고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뭘 하겠다고 하는 게 답답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아이를 앞으로 6개월 정도 더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남은 기간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면서 “아이들이 이때까지 받은 교육이 무산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 두명이 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큰 아이는 다른데 맡겼다”면서 “일단 최소한 또래별로라도 모아서 다른 곳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구청에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부터 돌봄대상인 종일반 원아 58명을 상도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당분간 수용하고, 그 외의 원아는 인근 시설에 나눠서 보낼 방침이다. 일부 맞벌이 학부모는 오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자 아이들을 아예 직장으로 데리고 출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기울어진 유치원을 지켜보며 불안해했다. 7살 김 모양은 “뉴스로 봤는데 너무 무서웠다”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타던 사자 목마는 뒤집히고 호랑이는 벽돌에 갇혀버렸다”면서 “내일도 친구들을 못 만나는 게 싫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은 “밤에 그랬길 천만 다행”이라면서 “건물이 무너지면 주변 건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빨리 조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상도유치원과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50m 떨어진 상도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도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상 등교 한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조퇴시키러 나온 학부모 10여명이 교문 앞에 대기하기도 했다. 학부모 신모(39)씨는 “지금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있는데 언제 어디로 무너질지 모르는 게 가장 무섭고 걱정스럽다”면서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급히 데려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추가 붕괴 위험을 우려하고 있지만 동작구 재난안전본부는 “초등학교는 붕괴 위험이 없으며 유치원 근처로 가지 못하도록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은평, 조부모에 손자·손녀 육아 팁 전수

    맞벌이 가구 증가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육아의 몫’이 커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서울 은평구의 조부모 육아 교육이 지역 안팎으로 눈길을 끈다. 5세 미만 손자녀를 돌보는 이들에게 맞춤한 육아 정보 제공으로 인기를 얻은 ‘세살마을 조부모 교육’이 6일부터 2차로 진행된다. 행복한 가족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서울시와 가천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삼성생명이 2014년부터 함께 운영해 온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다. 강의는 6일 ‘행복한 조부모의 삶과 역할’을 시작으로 13일 ‘손자녀와 함께 하는 놀이’, ‘행복한 조부모의 공감 대화법’으로 짜였다. 김미경 구청장은 “옛 지혜와 사회적 지원을 아우른 공동체적 양육 문화 형성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발달장애 아들 둔 허강원씨의 삶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발달장애 자식에게 둔기 든 애끊는 父情 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 “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태풍 휴교 이틀동안 엄마·아빠랑 출근했어요

    태풍 휴교 이틀동안 엄마·아빠랑 출근했어요

    경남 하동군 지역 한 식품회사가 지난달 태풍 ‘솔릭’에 따른 휴교 때 맞벌이 직원들에게 자녀와 함께 출근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3일 하동군에 따르면 양보면에서 다슬기를 가공·판매하는 ㈜정옥은 지난달 23일 제19호 태풍 ‘솔릭’으로 휴교령이 내려지자 학부모 직원들은 자녀를 데리고 출근하도록 권유했다.이 회사 추호진 대표는 갑작스런 휴교로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난감해 할 직원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자녀와 동반 출근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직원 자녀 10명이 지난달 23·24일 이틀간 부모와 함께 회사로 출근했다. 당시 오전 9시 회사에 부모와 함께 출근한 아이들은 회사를 견학하며 부모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직접 보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점심도 회사식당에서 부모와 함께 먹었다.추 대표의 제안에 따라 아이들은 ‘우주’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시청하고 회사 홍보물에 스티커를 붙이며 이틀간 일손도 도왔다.아이들은 추 대표가 짠 이틀간 일정에 따라 회사에서 뜻 있는 시간을 보내고 일손을 거든 댓가로 용돈도 받았다. 이같은 자녀 동반 회사 출근은 한 포털 사이트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맞벌이가 일상이 된 사회 분위기에서 회사 대표의 참신한 제안이 젊은 학부모들의 고민을 한방에 시원하게 해결했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추 대표는 “나도 아이들이 있어 유치원이나 초등학생을 둔 직원들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알아 태풍 휴교때 아이들에게 부모가 하는 일도 보여주고, 사회경험도 쌓을 수 있도록 동반 출근을 권유했는데 직원과 아이들이 모두 좋아했다”고 말했다. ㈜정옥은 하동지역 깨끗한 하천에서 생산되는 다슬기로 다슬기국, 다슬기 얼갈이 국, 다슬기 진액, 다슬기 고추장 볶음 등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식품회사로 직원 30여명이 근무한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내년 근로장려금 약 5조 지급… 올해보다 3.6배↑

    내년에 근로장려금(EITC)이 5조원 가까이 지급될 전망이다. 올해보다 3.6배 늘어난 지급액이다.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조세지출계획서를 보면 내년 EITC 지급액은 4조 9017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 1조 3473억원보다 3조 5544억원 늘어났다. 정부는 지난 7월 EITC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근로장려금 지급 대상은 2배로, 규모는 3배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334만 가구에 3조 8000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조세지출계획서에 반영된 지급액은 당초보다 1조 1000억원 이상 많다. 지급액이 당초 정부 발표보다 늘어난 이유는 EITC 지급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1년에 한 차례 지급되다가 내년부터는 지급 방식을 앞당겨 6개월마다 주는 형태로 개편하기로 했다. 상반기 소득분은 8월 21일에서 9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12월 말 지급하고, 하반기 소득분에 대해서는 다음해 2월 21일에서 3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6월 말에 지급한다. 다음해 9월 말에는 정산을 한다. 다만 올해 소득분에 대해서는 내년 5월에 신청을 받고 9월에 지급한다. 내년에는 올해 소득 1년치와 내년 상반기 소득분까지 합쳐 1년 반 동안의 EITC를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올해 소득 기준 단독가구는 연소득 2000만원 미만, 홑벌이가구는 연소득 3000만원 미만, 맞벌이가구는 연소득 3600만원 미만이면서 재산 2억원 미만이면 가구 구성원 수와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최대 지급액은 단독가구는 현행 8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홑벌이가구는 200만원에서 260만원으로, 맞벌이가구는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근로장려금 내년 5조원 육박…올해보다 3.6배 증가한 이유는

    근로장려금 내년 5조원 육박…올해보다 3.6배 증가한 이유는

    일하는 저소득 가구에 지급하는 근로장려금이 내년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지급방식이 바뀌면서 9월에 올해 소득분에 대한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고, 12월에 내년 상반기 소득분에 대한 근로장려금을 앞당겨 지급하기 때문에 당초 발표된 3조8000억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2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조세지출계획서를 보면 내년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올해 1조3473억원보다 3조5544억원 늘어난 4조901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년 지급액이 올해 대비 3.6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7월 근로장려세제(EITC)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은 2배, 규모는 3배 이상으로 확대해 334만 가구에 3조8000억원의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가구별로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재산과 소득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최대지급액을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급대상이 지난해 기준 166만 가구에서 내년 334만 가구로 확대되고, 지급 규모도 1조2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EITC 체계 개편에 따라 내년부터는 올해 소득 기준 단독가구는 연간소득 2000만원 미만, 홑벌이가구는 연 소득 3000만원 미만, 맞벌이가구는 연소득 3600만원 미만이면서 재산 2억원 미만이면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내년부터는 연령요건이 폐지돼 30세 미만 단독가구도 받을 수 있다. 최대지급액은 단독가구는 150만원, 홑벌이가구 260만원, 맞벌이가구 300만원으로 대폭 인상한다. 그러나 실제 조세지출계획서에 반영된 내년 정부의 근로장려금 지급액이 정부가 발표한 총액 3조8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이상 많은 이유에 대해 정부는 근로장려금 총액 4조9017억원은 지난해 소득에 대한 올해 지급분 1조3473억원에 자연증가분과 EITC 개편으로 올해 소득분에 대한 내년 지급액 증가분 2조6000억원, 내년 상반기 소득분에 대한 내년 지급액 8400억원을 더했을 때 산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장려세제는 저소득 근로자나 자영업자 가구에 가구원 구성과 총급여액 등에 따라 산정된 근로장려금을 지급해 근로빈곤층의 근로를 장려하고 실질소득을 지원하는 근로연계형 소득지원제도다. 우리나라에는 2006년 도입돼 2009년부터 장려금 지급이 시작됐다. 내년부터는 근로장려금 지급방식도 앞당겨 6개월마다 주는 형태로 개편된다. 다음연도 5월에 신청해 9월 연 1회 지급에서 당해연도 반기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상반기 소득분은 8월 21일에서 9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12월말에 지급하고, 하반기 소득분에 대해서는 다음해 2월 21일에서 3월 20일까지 신청을 받아 6월말에 지급한다. 다음해 9월 말에는 정산을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 부여하고 도련님·아가씨 호칭도 수정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 부여하고 도련님·아가씨 호칭도 수정

    3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보완 사안 추가무급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 환산하고‘도련님’ vs ‘처남’ 호칭문제도 개선정부가 가족과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함에 따라 무급 가사노동을 가치화하고, ‘도련님’과 ‘처남’으로 대비되는 성차별적 가족 호칭을 개선한다.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결정하는 시기도 혼인신고 때에서 자녀출생 때로 확대된다. 여성가족부는 급속한 가족환경 변화에 대응해 ‘3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16~2020)’에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족관계 실현을 위한 사안을 보완했다고 30일 밝혔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되는 범정부 차원의 가족정책 로드맵으로 3차 계획은 2015년 만들어졌다. 우선 빨래, 청소, 음식 준비 등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파악해 양성평등한 가족관계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다. 여성이 주로 담당하던 집안일은 오래도록 ‘노동’으로 인식되지 못했으며, 전업주부는 여전히 대학생이나 수험생과 함께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고 있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가사·돌봄 노동 시간도 여성이 3시간 13분으로 남성(41분)의 5배 수준으로 높다. 가족 내 성차별적인 호칭 문제도 개선한다. 201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데 반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부계에 친할 친(親)자를 붙여 친가라고 부르고, 모계를 바깥 외(外)자를 써서 외가라고 부르는 것이나,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장인, 장모’도 개선돼야 할 호칭으로 꼽힌다. 아울러 자녀의 성과 본을 결정하는 시점을 혼인신고 때에서 자녀출생 때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 가정에서 친부가 자녀의 존재를 알게 되더라도 아동의 성을 기존대로 유지하되, 아동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한부모 가정이나 미혼모부 가정의 아동들이 차별을 겪지 않도록 출생 신고서에 ‘혼인 중·혼인 외 출생자’를 구분해 표기하는 방식도 개선한다. 주민등록표에 ‘계부·계모·배우자의 자녀’ 등의 표시도 삭제하는 등 다양한 가족 형태와 관련한 불합리한 법과 제도적인 차별 사항을 없앤다는 취지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가족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화해야 하며, 다양한 가족 간, 가족 내 구성원 간 평등이 실현되는 일상 민주주의가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줄 잇는 집값대책 실수요자 궁지 몰면 안돼

    ‘8·27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가 추가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제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를 막기 위해 1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까지도 전세자금 대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할부나 마이너스통장 등 가계의 모든 부채를 합산해 대출을 규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의무화의 일환이다. 어제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해선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를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보유세 강화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 마당에 실세 당대표가 주문을 했으니 국회의 세법 개정안 심의 때 종부세 인상을 논의하는 것은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한 공시지가 현실화 카드도 언제든 사용할 태세다. 가히 시장을 향한 파상공세다. 상승세를 탄 집값은 ‘찔끔 대책’으로는 잡기 쉽지 않다. 무리가 따르더라도 ‘묶음 대책’을 내놓아야 효과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주택 서민이나 실수요자 등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번에 맞벌이 부부 합산 소득이 7000만원을 넘어서면 전세금 대출 때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은 반면교사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현실을 무시한 가혹한 조치”라는 청원이 올라오는등 반발이 거세지자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탁상행정이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집값 상승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해치기 때문에 국가가 규제에 나서는 것인데, 거꾸로 부동산 대책이 무주택 서민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 된다. 맞벌이 부부라도 다자녀인 경우 추가로 전세 대출을 허용했지만, 미흡한 만큼 이를 더 늘리는 게 저출산 시대에 맞는 방향이라 할 것이다.
  • ‘전세대출 규제’ 유탄 맞은 무주택 실수요자

    ‘전세대출 규제’ 유탄 맞은 무주택 실수요자

    다주택·고소득자 갭투자 악용 차단 연소득 기준땐 실수요자 피해 우려 “주택값 올랐는데 뒷북 대응” 지적도오는 10월부터 다주택자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000만원 넘는 가구는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전세보증상품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전세 대출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에 악용되면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꺼내 든 추가 규제 수단이다. ‘8·27 부동산 대책’에 이어 부동산 투기에 대한 압박 수위가 오르고 있지만 집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한 박자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연 소득을 기준으로 전세 대출을 조이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금공은 10월부터 무주택자나 1주택자 중 부부 합산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 가구에 대해서만 전세보증상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맞벌이 신혼부부는 8500만원, 1자녀 가구는 8000만원, 2자녀 가구는 9000만원, 3자녀 가구는 1억원 등으로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현재 주금공의 전세자금보증은 소득이나 주택 보유 상황을 따지지 않고 최대 2억원 한도로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보증해주고 있다. 전세보증이 제한되면 은행을 통한 전세자금 대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들은 전세자금 대출을 진행하기 전 대출자에게 전세보증을 요구한다. 전세보증 상품을 공급하는 기관은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인데 지난해 말 기준 주금공의 총보증액이 23조 7258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HUG도 전세보증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금공은 또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에서 다주택자를 배제하기로 했다. 기존 적격대출은 주택가격 9억원 이하 요건만 충족하면 다주택자도 이용이 가능했다. 무주택자나 1주택자만 이용이 가능한 보금자리론은 3년에 한 번씩 주택 보유 수를 확인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다주택·고소득자들이 전세 대출을 받아 전세로 거주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여유자금으로 갭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시중은행을 상대로 현장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전세보증을 제한하는 고소득자의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오히려 대출 실수요자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 등과 소득 기준을 최종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의 소득한도를 부부 합산 7000만원으로 정했다가, 불만이 터져 나오자 지난 4월 기준을 8500만원으로 올렸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 4.4억…“연금으로 노후 준비 충분” 62%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 4.4억…“연금으로 노후 준비 충분” 62%

    가족 중 교사가 있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평균 자산이 더 많고, 연금 덕분에 노후 걱정도 적은 편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원하는 은퇴 시기도 빨랐다.KB금융경영연구소가 28일 발표한 ‘한국 교사가구의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가구의 평균 총자산은 4억 48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추출한 일반가구의 평균 총자산 3억 9714만원보다 약 5000만원 많다. 금융자산만 보면 교사가구는 평균 1억 3272만원을 보유해 일반가구(1억 1248만원)보다 약 2000만원이 많다. 교사가구는 월평균 141만원을 저축하거나 투자했고, 50대는 300만원 이상 저축하는 비중이 16.7%로 높았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4월 전국 25~59세 교사 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교사 연금이 교사가구의 노후 준비에 대한 걱정을 덜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구(35.3%)는 노후에 대한 경제적인 준비를 충분히 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일반가구(16.1%)의 두배 이상이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교사 연금으로 노후 경제적 준비가 충분하다’는 답변이 62.3%(복수응답)에 달했다. 이어 ‘맞벌이여서’(37.2%), ‘계획적 노후준비를 해서’(35.6%)가 뒤를 이었다. 반면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는 응답자(30.7%)는 ‘교사 연금이 부족해서’(53.4%)와 ‘향후 돈이 필요할 거라서’(45.9%)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복지예산 2년 연속 12%대 증가…나랏돈 35% 취약계층에 쓴다

    복지예산 2년 연속 12%대 증가…나랏돈 35% 취약계층에 쓴다

    실직 등 생계 곤란 저소득층에 1422억 소득하위 노인·장애인 연금 30만원으로 아이돌봄 서비스 2배 늘려 2246억 투입 실업급여 7조 4000억… 고용안전망 강화정부가 28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은 지난해에 이어 복지 예산 강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소득분배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복지 예산은 처음으로 160조원을 돌파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5%로 올라선다. 문재인 정부 첫해에 편성한 올해 예산에서 12.9% 늘어난 데 이어 2년 연속 12%대 증가율이다. 복지 예산은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소득 보장에 초점을 뒀다. 우선 실직 등 위기 상황 때문에 생계가 곤란해진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복지 예산은 올해 1113억원에서 내년 1422억원으로 37.7% 늘렸다. 다음달 25만원으로 오르는 노인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20%에 한해 내년 4월 30만원으로 조기 인상된다. 원래 예정된 인상 시기는 2021년이다. 이를 위해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9조 1229억원에서 내년 11조 4952억원으로 늘어난다. 소득 하위 30% 중증장애인이 받는 장애인연금 수급액은 다음달 25만원에서 내년 4월 30만원으로 늘어난다. 성인이 되면서 아동보호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아동 4900명에게 2년간 매월 30만원의 자립수당을 지원하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관련 예산을 121억원(1210%) 신설했다. 치매안심센터 운영과 치매전문병동 확충 등 치매 관리 예산은 올해보다 876억원(60%) 증액됐고,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 주·야간보호시설 신축 등 노인요양시설 확충 예산도 270억원(31.4%) 늘렸다. 아이돌봄 서비스와 한부모가족 양육비 예산도 늘렸다.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맞벌이 가정 등을 방문해 아이를 보호하는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은 1084억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2246억원으로 잡혔다. 지원 대상을 중위소득 120% 이하에서 중위소득 150% 이하로 넓히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간제 서비스도 연간 600시간에서 720시간으로 늘린다. 한부모가족 양육비 예산도 918억원에서 2069억원으로 늘어난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양육비 지원금을 월 13만원에서 월 20만원으로 올리고, 양육비 지원 연령내 만 14세 미만에서 만 18세 미만으로 늘린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 한부모가족을 위한 양육비는 월 18만원에서 월 35만원으로 오른다.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에 입소하는 한부모를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 예산 61억원이 새로 잡혔다.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해 실업급여 지급액과 지급 기간을 확대하는 등 보장성을 강화하고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실업급여 예산은 7조 4000억원으로 1조 2000억원을 증액해 65세 이상과 주당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의 수급 요건을 완화했다. 저소득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늘리기 위한 사회보험료 지원 역시 올해 9000억원에서 5000억원 늘린 1조 4000억원을 편성했다. 증가율이 51.8%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예술인 등도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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