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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번째 확진자 나온 평택, 모든 어린이집 휴교령…‘우한 폐렴’ 차단

    네번째 확진자 나온 평택, 모든 어린이집 휴교령…‘우한 폐렴’ 차단

    “우한 방문시 증상 없어도 14일간 등원 중지”평택 서부지역 中 여행객·상인 많아 불안감↑중국에서 집단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온 경기 평택 지역은 관내 모든 어린이집에 임시 휴원령이 내려졌다. 평택시는 어린이집 423곳을 대상으로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임시 휴원령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맞벌이 가정 자녀 등 보육 희망자에 대해서는 등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학부모에게 긴급 공지 문자메시지를 보내 “시청에서 비상 회의가 진행돼 어린이집 임시 휴원령이 31일까지 내려졌다”면서 “불가피하게 출석을 원하는 유아는 연락 달라”고 알렸다. 평택시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어린이집에 휴원 여부를 묻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임시 휴원령이 결정되기 전에 이미 휴원을 결정한 사례도 있어 평택시 차원에서 휴원령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어 “특히 평택항이 있는 서부지역은 중국을 자주 다니는 여행객이나 소무역상들이 많다 보니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이라면서 “임시 휴원령은 선제 조치로, 추후 상황을 봐서 중단하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등교도 비상이다. 평택교육지원청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한 끝에 휴교령은 내리지 않았다. 다만 “최근 14일 이내 본인 또는 가족이 중국 우한시를 다녀온 학생(유아), 교직원은 증상이 없더라도 입국 후 14일간 등교를 중지해달라”고 공지했다. 학원들에 대해서는 28일 중 도교육청과 상의해 임시 휴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평택에서는 20일 중국 우한시에서 귀국한 55세 남성이 이날 오전 네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 확진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보라매병원 등 전담병원 지정…전국 우한폐렴과의 전쟁 선포

    서울보라매병원 등 전담병원 지정…전국 우한폐렴과의 전쟁 선포

    속칭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네번째 확진 환자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등 불안이 커지면서 보건당국뿐 아니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각 지자체는 저마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면서 총력 방어에 나섰다.서울시는 27일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과 중랑구 서울의료원 등 병원 2곳과 각 자치구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25곳을 우한 폐렴에 대응하기 위한 선별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서울보라매병원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시는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20일부터 방역대책반을 만들어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이미 보건당국이 지정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5곳(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중랑구 서울의료원,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 도봉구 한일병원)과 시에서 지정한 지역별 거점병원 6곳(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구로구 고려대 구로병원, 중구 인제대 서울백병원,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노원구 인제대 상계백병원) 등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등의 감염병에 대응하는 전담 의료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별도의 전담 의료기관을 추가 지정해 적극 대처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박 시장은 하루 전날인 26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감염병은 선제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게 평소 소신”이라면서 “메르스 사태 때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화상감시카메라를 확대 설치하고 손 소독기를 공공장소 곳곳에 배치하는 등의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국내 세번째 확진 환자(54세 남성, 한국인)가 지난 20일 입국 이후 25일 격리 수용되기 전까지 관내 호텔, 성형외과 등 11곳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방역소독 작업에 나섰다. 세번째 확진 환자는 지난 20일 귀국 당시에는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22일부터 열감, 오한 등의 증상이 시작돼 25일 보건소 신고 후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귀국 후 24일 저녁 경기도 일산에 있는 모친의 자택에서 머무르기 전까지 강남구 일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확진자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신용카드 사용처를 추적해 동선 파악에 나선 결과, 압구정동 소재 글로비성형외과와 역삼동 소재 호텔뉴브, 음식점, 약국, 편의점 등 관내 11곳을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중 8곳의 현장과 밀접접촉자 61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으며, 연휴 휴업 중인 나머지 3곳은 이날 오후까지 현장 역학조사와 밀접접촉자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접촉자 61명 중 관내 거주자 7명에 대해 14일 동안 능동감시를 실시하는 한편, 다른 지역 거주자 54명에 대해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 명단을 이첩했다. 또 호텔뉴브 직원 1명을 유증상자로 파악해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으로 긴급 이송, 정밀 진단을 벌인 결과 음성으로 최종 판정돼 격리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국내 세번째와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는 심층 역학조사 상황실을 운영하고 경찰에 인력 파견을 요청하는 등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에 선별진료소와 격리병실을 설치했으며 환자 폭증에 대비해 격리병실 등 관련 시설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세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고양시는 비상대책본부를 이재준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해 24시간 대처하기로 했다. 노인종합복지관 등 노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은 28일부터 4∼5일간 임시휴관하고 중국을 여행하거나 경유한 공직자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휴무한 뒤 출근하도록 했다.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등과 인접한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해 외국인과 해외여행객에 대한 검역 활동 강화는 물론 마스크, 체온계, 손 세정제 등을 최대한 확보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버스·전철 등 대중교통수단, 영화관·공연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전면 배치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 평택시는 관내 어린이집 423곳을 대상으로 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임시 휴원령을 결정했다. 다만 맞벌이가정 자녀 등 보육 희망자에 한해서는 등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접촉자가 확인된 강원지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두번째 강원도내 접촉자는 강릉시에 거주하는 남성으로, 확진자와 지난 22일 우한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함께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강릉시는 첫 번째 확진자와 지난 19일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여성이 강릉지역 거주 접촉자로 분류돼 보건소가 능동감시에 착수했다. 도내 접촉자 두 명은 모두 발열과 호흡기 이상 등의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도내에 거주하는 확진자는 없다. 강릉시보건소는 이번 접촉자에 대해 6일까지 전화상으로 능동감시를 진행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최근 유치한 중국 단체관광객 3000여명의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산동성, 상해, 길림성 등 우한 지역과 인접하지 않은 지역의 단체 관광객이 다음달까지 충남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중국관광객 유치를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도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진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방문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역 검사를 오는 28일부터는 중국 전 지역에서 오는 여행객으로 확대해 김해공항 등 출입국에서 방역검사 등 전수 조사를 펴기로 했다. 시는 회의 및 관광 등을 위해 현재 부산을 찾는 중국 단체 관광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대책으로 관내 보건소와 의료기관 일부를 포함하는 선별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대응하는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교에서 우한시와 교환 교류프로그램을 실시·예정 중인 것과 관련 학교 측에 프로그램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고 중앙부처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다. 시는 현재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2명과 우한시를 방문한 후 증상이 발생한 1명 등 모두 8명에 대해 1대1 담당자를 지정, 매발열·호흡기 증상 등을 모니터링 중이다. 또 복지건강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중국 우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비 비상 방역대책반’을 구성·운영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책반은 매일 오후 8시까지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해 진행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17일부터 복지건강국장을 단장으로 한 5개 팀 37명으로 구성된 시 방역대책반을 운영하며 환자 발생 및 조치, 역학조사, 진료병원 지정, 격리병상 관리, 환자 검사 및 진단 등 비상방역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의료기관 등에 대응 매뉴얼을 배포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2곳 12병상) 재정비 등을 통한 지역사회 환자 감시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방문할 경우 건강보험수신자조회 및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우한시 방문 여부를 확인하고, 의심환자는 신속히 신고토록 했다. 설 연휴 기간 내내 24시간 비상방역대응체계를 운영해 감염병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북도는 위기 경보가 이날 오후 ‘주의’ 에서 ‘경계’로 격상되기 이전부터 경계 단계에 준하는 대응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내 14개 시·군 보건소와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환자감시와 관리에 나섰다. 전남도와 대구시 등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검찰 ‘벌금형’ 약식기소에법원, 국민참여재판 진행배드파더스 활동가 ‘무죄’비방 표현 안돼..기준 제시“아이는 매일 매일 자랍니다. 맞벌이도 힘들다고 하는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는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서 12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이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 재판은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배심원 선정 작업에 들어간 뒤 변론, 평의를 거쳐 이튿날인 15일 자정이 넘어서야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질 때마다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한 증인은 피고인을 향해 “제가 그 자리(피고인석)에 앉아야 하는데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이 배심원단을 움직인 것일까요. 배심원단은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에게 전원 무죄라고 써냈습니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양육비를 받아낼 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신상 공개는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신상 공개를 시작한 뒤로 재판 직전까지 113명의 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아냈습니다. ●검찰 “침해 정도 크다” vs 변호인 “입법 부작위 해당”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로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5명이 배드파더스 운영진과 제보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대리인 역할을 맡은 구씨를 고소한 것입니다. 구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재판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성범죄자도 예외적으로 공개합니다. 그런데 배드파더스는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이의제기 절차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개인 연락처까지 공개하는 것은 침해 정도가 상당하고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검찰은 구씨를 기소하면서 시민들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시민위원회가 구속력이 있지는 않지만 9명의 위원 중 7명이 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시민을 통해서 이 사건 공소가 이뤄졌습니다.” 당초 검찰은 구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이 사건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지만 영영 꼬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씨 등 피고인을 대리한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도 사활을 걸었습니다. 10명이 넘는 변호인이 재판에 총출동했습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양소영(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 최후변론에 앞서 지난해 1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꺼내들었습니다. 월 소득이 줄었기 때문에 양육비를 감액해 달라는 사건에서 1, 2심은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례입니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종전 양육비 부담이 부당한지 여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양육비의 감액은 일반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양육비 감액 심판을 심리할 때는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 변호사가 이 판례를 언급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법원이 양육비 사안을 금전적 문제가 아닌 ‘자녀의 ‘복지’, ‘아동의 생존권’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양 변호사는 여세를 몰아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를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신상 공개를 허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달리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령은 없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양 변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입법 부작위’에 해당한다”며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법령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죄’ 판결 이후 5건 해결...2700만원 입금한 부모도 14일 오후 9시 27분쯤 변론이 종결됐습니다. 검찰과 변호인 의견과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한 배심원단은 이때부터 2시간 20분가량 평의를 진행했습니다. 만장일치로 구씨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고심이 있었나 봅니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서 배심원단이 법정으로 입장하는데 지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5일 오전 0시 23분, 재판부가 선고를 시작했습니다. “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들은 잠시 일어서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법정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1심 결과는 ‘무죄’.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창열)는 구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대가를 받지 않았고,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비하,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문제가 법률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양육비 채무의 불이행은 결국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단순한 금전 채무의 불이행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공개 목적이 비방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있기 때문에 무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자를 향해서도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에 양육비를 주지 않던 아빠, 엄마들이 바빠졌습니다. 배드파더스에도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합니다. 배드파더스 홈페이지에는 ‘양육비 미지급 해결 건수’가 나옵니다. 재판 직전까지 113건이었는데 18일 오전 118건으로 늘었습니다. 무죄 선고 이후 3일 만에 5건이 해결된 것입니다. 2700만원을 받아낸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양육비를 못 받았던 아빠, 엄마들도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명예훼손 때문에 망설였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무죄 끌어낸 변호인단의 반격...“아동학대 고소” 하지만 재판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신상 공개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닙니다. 구씨와 함께 기소된 전모씨는 배드파더스를 통해 이혼한 배우자 신상을 공개한 것은 무죄를 받았지만, 전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벌금 50만원)가 인정됐습니다. 배심원단도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전씨가 SNS에 피해자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취지의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면서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인양 글을 게시한 것이 일반 다수인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무죄 판결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대 국회에는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면허를 취소·정지하거나 출국 금지, 형사 처벌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지만 정쟁 속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법령이 정비되지 않으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들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구씨는 재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배드파더스 운영으로 저와 사이트 운영자들 고통이 큽니다. 법안이 통과되고 양육비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체계가 되면 당연히 문을 닫을 겁니다.” 배드파더스가 문을 닫는 날이 올까요. 국회에만 맡기기에는 우려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은 아동학대 혐의로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양 변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것”이라면서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처벌한 전례가 없지만 무죄 판결이 나온 이상 이제 기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13월의 월급’ 더 받자… 기준시가 3억이하 주택 월세 공제

    ‘13월의 월급’ 더 받자… 기준시가 3억이하 주택 월세 공제

    고액 기부금 공제 1000만원 초과로 낮춰 산후조리원 1회당 200만원까지 해당 박물관·미술관 카드결제 경우 30% 공제 자녀 세액공제 대상 7세 이상으로 축소 어린이집은 보육료·특별활동비만 가능 맞벌이 부부 자녀·부모 중복 공제 ‘주의’‘유리지갑’ 직장인에게 최고의 세테크(세금+재테크)인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국세청이 15일부터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회사에 낼 서류를 준비할 수 있는데, 올해부터 달라졌거나 새로 추가된 공제 항목을 꼼꼼히 챙겨야 한 푼이라도 많은 ‘13월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올해는 달라진 공제 항목이 많다. 우선 월세 세액공제 대상이 확대된다. 그동안 국민주택(전용면적 85㎡·25.7평) 규모 이하 주택에만 적용했는데, 이제는 면적이 이보다 커도 기준시가 3억원 이하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기부금의 30%를 세금에서 돌려주는 고액 기부금 세액공제의 기준도 기부액 2000만원 초과에서 1000만원 초과로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적용하는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의 대상도 주택 취득 당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새로 생긴 공제 항목도 있다. 산후조리원 비용이 의료비 세액공제에 추가됐다. 지난해 총급여(연봉-비과세소득)가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아기를 낳았다면 출산 1회당 200만원까지 산후조리원비도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는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카드로 긁거나 현금영수증을 받은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는 3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는다. 공제 범위와 한도가 줄어든 항목도 있다. 지난해 2월 12일 이후 면세점에서 결제한 면세품 구입비는 카드 공제 대상에서 빠졌다. 20세 이하 자녀에게 적용됐던 자녀세액공제는 7세 이상 자녀로 대상이 축소됐다. 실손의료보험금으로 받은 진료비와 수술비는 의료비 세액공제에서 제외됐다. 헷갈리는 항목도 주의해야 한다. 과다 공제를 받았다가 국세청의 전산 분석에서 걸리면 가산세까지 물 수 있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혼동하는 항목은 인적공제다. 본인과 배우자, 생계를 같이하는 부양가족 1명당 150만원을 소득에서 빼주는데 연소득 100만원(근로소득자는 총급여 500만원)을 넘는 가족은 대상이 아니다. 맞벌이 부부가 자녀와 부모를 중복 공제받는 경우도 적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월세 공제는 가족(가구원) 중 한 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받지 못한다. 본인과 기본공제 대상자가 월세 계약서상 계약자가 아니면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부모 의료비는 형제자매와 미리 상의해야 한다. 부모를 인적공제 대상인 기본공제 대상자로 올린 자녀만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형제자매가 부모 의료비를 나눠서 공제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장남이 인적공제를 받는 부모의 수술비를 차남이 냈다면 장남과 차남 모두 부모 수술비를 공제받지 못한다. 부모 의료비를 자녀들이 모아서 내더라도 인적공제를 받는 자녀의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자녀 교육비도 공제받기가 까다롭다. 어린이집 교육비는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인데 보육료와 특별활동비(도서 구입비 포함)만 가능하다. 실비 성격인 입소료와 현장학습비, 차량운행비는 제외다. 학원비나 체육시설 교육비는 취학 전 아동만 대상이다. 초등학생 자녀의 학원비와 태권도장 수강료는 공제받지 못한다. 카드로 새 차를 사도 카드 공제를 받지 못한다. 다만 중고차는 구입비의 10%를 공제받는다. 카드 공제는 다른 항목과 중복 공제가 가능하다. 카드로 긁은 의료비는 의료비 공제, 취학 전 아동 학원비와 중고생 자녀 교복비는 교육비 공제까지 받는다. 반면 보장성 보험료와 기부금은 카드로 긁어도 카드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국세청에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세청은 지난 2일부터 국세상담센터(126번)에서 연말정산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는 ‘손택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연말정산 자료 조회와 예상 세액 계산은 물론 회사가 국세청 홈택스의 ‘편리한 연말정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자료와 공제신고서를 스마트폰으로 낼 수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기 지자체, 스마트폰 활용 자치행정 효율성 높이고 민원인 불편 해소

    경기도 지자체가 스마트폰 활용으로 자치행정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민원인의 불편해소와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종이고지서 등 제작에 따른 비용과 오고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담당자의 수고도 덜고 있다. 7일 각 시에 따르면 민방위 교육통지부터 민방위 소집훈련, 지방세 납부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스마프폰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규제 샌드박스’ 제1호 사업 가운데 하나로 행정·공공기관이 공인전자문서중계자를 거쳐 고지와 안내문을 모바일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과천시 등 많은 시군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통지시스템’을 도입해 민방위 교육을 통지한다. 그동안 통장이 직접 집집마다 방문해 통지서를 전달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전달이 어려워지자 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 종이 통지서 발송에 따른 종이 낭비와 분실 우려를 줄이고 배부에 어려움을 겪던 통장들 고충도 덜었다. 참석율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시는 기대하고 있다. 대상자는 한 번 동의 절차를 거치면 민방위 편성에서 제외되는 만 40세까지 편리하게 스마트폰 어플, 카카오톡의 알림톡 기능을 통해 교육 안내와 교육 일정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과천시는 어린이 놀이시설에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안전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어린이 놀이시설물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용해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점검사항과 정기검사 결과, 배상보험 가입 여부, 시설물 안전관리자의 안전교육 여부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흥시는 한 단계 수준을 더 높인 제도를 선보였다. 시흥시는 2018년부터 민방위 5년차 이상 대원을 대상으로 ‘스마트민방위교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소집훈련에 참석하기 위해 오고가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시흥시청 홈페이지에서 스마트민방위교육 배너를 클릭해 교육을 받고 객관식 평가에서 70점 이상 취득하면 이수가 완료된다. 안양시는 지방세 납세 분야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고지서를 받아 계좌이체나 카드 등으로 납부할 수 있는 지방세 스마트고지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세, 재산세, 주민세 등 정기분을 스마트폰으로 앱을 내려받아 신청하면 종이고지서를 받지 않고 세금고지 내역을 안내 받는다. 종이고지서 제작 발송 비용을 절감하고 종이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한다. 지방세입 징수율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우편으로 발송되는 종이고지서를 받지 못하거나 늦게 받게 돼 발생하는 가산금 등 불이익도 예방할 수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길섶에서] 부부 외식/장세훈 논설위원

    맞벌이 부부임에도 가족끼리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아내들은 가장 맛있는 밥으로 ‘남이 해준 밥’을 꼽는다는데, 딸아이가 집밥을 선호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가 외식을 어김없이 하는 연례 행사는 ‘첫 만남 기념일’이다. 해마다 같은 장소를 찾는다. 물론 메뉴를 고르는 주도권이 딸아이에게 넘어간 지는 한참 됐다. 이렇듯 첫 만남 기념일은 물론 결혼 기념일, 생일 등도 부부 외식보단 가족 외식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최근 아내와 근무지가 가까워지면서 가끔 함께 점심을 먹는다. 딸아이 없이 하는 유일한 부부 외식이다. 오롯이 나나 아내가 먹고 싶은 곳에 간다. 그렇다고 고급 음식점의 정찬 요리를 즐기는 건 아니다. 얼마 전에는 즉석 떡볶이를, 그 전엔 햄버거를 먹었다. 우리 부부 모두 직업의 특성상 점심조차 업무일 때가 허다하다. 부부 외식은 곧 휴식이다. 더욱이 집에서 대화를 나눴다면 잔소리로 들렸을 법한 내용도 부부 외식 중에는 어조가 한층 누그러진 하소연으로 바뀌곤 한다. 잠시 자식 타령은 접고 배우자의 얘기에 장단을 맞춰도 나쁘진 않다. 맞벌이, 외벌이를 떠나 부부 외식은 맛집을 찾는 것과는 다른 별미가 있다.
  • 강남 아파트 4가구 중 3가구 ‘공동명의’

    강남 아파트 4가구 중 3가구 ‘공동명의’

    종부세는 가구별 아닌 개인별 책정 부부가 1채만 소유땐 9억미만 적용 1년 2가구 이상 팔면 과세표준 합산 잔금일자 미루고 미등기로 두기도6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1~10월 거래가 이뤄진 서울의 10개 초고가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4가구 중 3가구가 공동명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보유세와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부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598건의 거래 중 미등기(49건)와 법인 매입(27건), 중복 거래(4건) 등을 제외한 505건 중 공동명의로 매입한 아파트는 387가구로, 전체의 76.6%나 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세무팀장은 “고가주택 매입 때 공동명의로 하는 것이 이후 종합부동산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도 절세 효과가 크다”면서 “이는 종부세가 가구별로 부과가 되는 게 아니라 개인별로 책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1억 5200만원에서 올해 17억 6300만원으로 6억 11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부세도 지난해 66만 8000원에서 올해 170만 9000원이나 뛰게 된다. 부부 공동명의로 이 아파트 1채만 소유했다면, 지난해는 각각 공시가격 6억원 미만의 아파트 1채를 소유한 것이어서 종부세를 내지 않았고, 올해도 낮은 수십만원만 종부세를 내면 된다. 또 양도세에서도 공동명의로 하면 양도차익이 절반으로 줄면서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연 1회 250만원의 인별 공제도 각각 적용받을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의 다른 지역은 맞벌이가 늘면서 공동명의가 늘었지만, 강남쪽에선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절세 차원에서 공동명의를 많이 한다”면서 “매입 과정에서 쪼개기 증여로 세금을 아끼는 사례도 많다”고 귀띔했다. 공동명의로 주택을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계약을 이미 해놓고 잔금일자를 뒤로 미뤄 세금을 줄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중복 거래 등을 뺀 실거래 581건 중 아직 등기를 하지 않은 계약은 49건(8.4%)이었다. 강남구 대치래미안팰리스의 한 가구는 지난해 6월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여전히 미등기 상태였다. 원종훈 KB국민은행 세무전문 위원은 “1년에 집을 2가구 이상 파는 경우 과세표준이 합산돼 세금이 계산되기 때문에 잔금일을 미뤄 절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해야 투기가 근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포 장기점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 문열었다

    경기 김포시는 방과 후 초등학생 돌봄을 위해 지난달 27일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 통진 매수리마을 1호점에 이어 30일 장기동 수정마을 2호점을 잇달아 개소했다고 3일 밝혔다. 개소식에서 정하영 김포시장은 “젊은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육아와 교육”이라며 “지역사회와 함께 키우는 돌봄센터를 통해 아이들은 행복하고 부모들은 편안한 직장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정 시장은 “이번 1, 2호점을 시작으로 김포 관내 모든 공공건물 내에 돌봄센터와 육아센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100호점을 목표로 돌봄센터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선7기 공약사업 중 하나인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는 맞벌이 가정과 한부모가정, 다자녀가정 등에서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이 절실히 필요했던 아이들에게 돌봄과 학습지도, 특기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하게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시설이다. 특히 돌봄센터 1, 2호점은 LH김포지사가 10년간 무상임대조건으로 개소한 시설이다. LH김포지사 박명수 지사장은 “김포 관내 LH가 공급한 아파트 18개 단지 모든 곳에 돌봄센터가 개설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앞으로 18개 단지 1만 7000여 주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포시 직영으로 운영된다.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는 센터장 1인과 돌봄교사 2인 등 3명 교사가 재미있고 행복한 센터생활을 목표로 숙제 등 학습지도와 미술·악기 등 특기교육, 게임·영상시청 등 선택교육, 지역 내 문화·예술 프로그램 활동 참여 등 지역영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리아이행복돌봄센터의 운영시간은 학기 중에는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방학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2020년에는 양촌읍 양곡휴먼시아1단지 1개소, 구래동 솔터마을3단지, 한강센트럴블루힐 2개소 등 3개소를 비롯해 향후 4년간 총 17곳 돌봄센터가 개소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임신부 자녀도 어린이집 우선 입소...권익위, 가산점 부여 권고

    임신부 자녀도 어린이집 우선 입소...권익위, 가산점 부여 권고

    보건복지부가 임신 주수와 상관 없이 임신부의 자녀도 어린이집 우선 입소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2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올해 안에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을 고쳐 임신부의 자녀가 어린이집에 우선 입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두 자녀 이상의 다자녀·맞벌이·한부모 가정의 자녀에게 어린이집 우선입소 자격을 주고 있다. 지금도 둘째를 임신하면 첫째에 대해 어린이집 입소 가산점을 주고 있다. 다만 둘째 출산예정일이 전국의 어린이집 입소일인 3월 1일 이전이어야 한다. 즉 같은 임신부라도 3월 1일 이전에 아이를 낳으면 다자녀 가정으로 보고 기존 자녀에게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3월 1일 이후에 아이를 낳으면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3월 1일 전에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도 태아를 ‘자녀’로 인정해 기존 자녀를 어린이집 입소 대상에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배우자 출산휴가도 두 번으로 나눠 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권익위는 “공무원은 배우자가 출산하면 경조사 휴가 10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연속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출산 휴가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많아 인사혁신처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달리 민간근로자는 경조사 휴가를 두 번으로 나눠 쓸 수 있다. 서울과 대전의 불합리한 다자녀 우대카드 발급 기준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부모 모두 서울에 거주해야 다자녀 카드를 발급해준다. 만약 부모 중 한 명이 생계 등으로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 다자녀 카드를 받을 수 없다. 이 카드가 있으면 주차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전시는 자녀 세 명 모두 일정 연령 미만이어야 다자녀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어, 제일 어린 자녀의 나이를 기준으로 발급 대상자를 선정하는 다른 지자체보다 발급 기준이 엄격하다. 이에 권익위는 부모 중 한 명이 자녀와 함께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어도 다자녀 우대카드를 발급하라고 서울시에 권고하고, 대전시에는 해당 세대의 제일 어린 자녀의 나이를 발급 기준으로 정하라고 권고했다. 민성심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출산·양육 지원제도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웃의 ‘안녕’을 책임진다… 살맛 나는 세상 만드는 작은 영웅들

    이웃의 ‘안녕’을 책임진다… 살맛 나는 세상 만드는 작은 영웅들

    ‘자원봉사’라는 단어에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 ‘이웃과 지역사회를 지키는 힘’, ‘작은 기적을 일으키는 행동’ 등이 있지만 이를 행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바로 ‘영웅’이다. 일상 속 작은 실천들로 이웃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와 지구촌을 ‘안녕’하게 하는 이들이야말로 바로 ‘일상 속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활약 중인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행정안전부 주최 ‘안녕 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46개 지역 뽑혀  ‘안녕 캠페인’은 주민 주도성과 네트워크의 확장, 사회문제 해결을 주요 기제로 삼아 ‘안녕한 사회’로 나가기 위해 전 국민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센터·단체,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 참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10월 행정안전부는 ‘안녕 캠페인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개최해 총 46개 지역(대상 7건·최우수상 13건·우수상 26건)을 우수 사례로 뽑았다.  먼저 서울 관악구의 ‘마마식당‘은 맞벌이 등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지역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놀이, 돌봄을 지원하는 주민주도의 어린이 식당이다. 지역주민 30명으로 구성된 마마봉사단은 식단 구성부터 장보기, 조리, 귀가 봉사까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민·관·학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한국형 어린이 식당의 모범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는 학교와 군부대, 기업 등과 연계해 고지대에 사는 사회취약계층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안전시설물(안전바·폴딩체어)과 야광 이동방향지시등 설치, 혐오시설물 제거와 같은 활동을 전개해 자원봉사를 통한 삶의 질을 변화시킬 예정이다.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실시한 ‘안녕한 우리 마을 서천’은 지역사회 문제 발굴부터 해결에 이르기까지 주민의 주도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천군은 읍면별로 설치된 자원봉사거점을 활용, 지역별로 특화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자원봉사거점 상담가 및 지역주민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김제시의 안부 묻는 발걸음 ‘실버벨 딩동’은 김제시의 인구 고령화, 관계 단절로 인한 독거노인 우울증, 자살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추진하고 있다. 핵심 인력인 ‘안녕 지킴이(한국야쿠르트 프레쉬매니저·전문봉사팀)’는 지속적인 방문과 안부 묻는 활동을 통해 전문적인 서비스 제공과 정서적 교감 형성을 통해 고독사 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경상북도 경산시의 ‘마주 여는 이웃, 마주 여는 마을’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개인주의의 극복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민·관이 결합한 주민주도형 사업이다. 마을 내 문제 발굴과 해결을 위해 정기적 주민협의체를 운영하고, 청소년 및 아파트 봉사단과 연계한 프로그램 기획·진행, 기업 사회공헌으로 추진한 ‘안전공원 조성’ 등 지역별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제14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 훈·포장과 표창 272점 선정  자원봉사자의 날(매년 12월 5일)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상 기념일로 지정해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지난 5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는 ‘제14회 전국자원봉사자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75점이 수여됐다.  (사)국제가족제주도연합회 송인호(58) 회장은 22년간 장애인 행사지원, 인권상담, 활동 보조 등 중증장애인 지원 봉사활동과 심야 배회 청소년 귀가 조치, 소년가장 가정 연탄배달 등 청소년 선도보호 활동을 펼치는 등 불우 소외계층의 복지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사랑실은교통봉사대 김형주(65) 정읍 지대장은 1988년 전북 정읍에 사랑실은교통봉사대 지대를 발족한 후부터 모금 활동을 해 관내 심장병 어린이 186명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또 무연고자 장례를 지원하고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나누어주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친 노고를 인정받아 역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국민포장을 받은 삼성청소년선도119 김병기(51) 사무국장은 33년 10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다. 청소년기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10대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청소년을 위한 선도 활동을 오랜 기간 해왔다고 알려졌다. 그는 지금도 청소년을 위한 심리상담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한 특강, 사람책 도서관 활동, 지역 환경 정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참사랑나눔봉사회 김남복(65) 회장도 국민포장을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1999년부터 의용소방대 청학지대 방호부장으로 활동하며 산불 진압, 주택 화재 진압, 봉사자 운송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목욕탕에 관내 중증 장애인과 고령의 노인 등을 초대해 목욕 봉사 등을 했다. 또한 2012년 참사랑나눔회를 설립해 이동지원, 활동 보조, 행사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이그나이트 대회’… 지역사회 바꾼 자원봉사자들 이야기  이그나이트는 ‘불을 붙이다’는 뜻이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직접 자신의 삶과 이웃, 그리고 지역사회를 바꿔낸 자원봉사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원봉사 ‘이그나이트 대회’다.  대회에 선정된 주요 사례 중 경남의 ‘신가네 가족 봉사단’은 김해에서 유명한 가족 봉사단이다. 신영만(40대) 씨와 그의 아들 현빈(10대) 군, 동생 영복(30대) 씨가 구성원이다. 거실 한쪽에 월별 봉사 달력이 걸려 있고, 가훈이 ‘숨 쉬듯 봉사하라’일 정도로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다. 2012년부터 김해시 지역행사, 축제는 물론 소외이웃 돕기, 마을 환경 정화 활동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면 장소와 내용을 불문하고 참여하고 있다.  대전의 ‘호국철도동상지킴이’ 김영철(50대) 씨는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위로부터 받았던 도움에 대한 감사를 탈북민으로 구성된 가족봉사단과 함께 되갚고 있다. 매주 토요일 호국철도 동상을 닦고 환경을 정화하는 활동은 물론, 매월 탈북민 가족을 지원하는 생필품을 구매해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5살 어린 딸을 소아암으로 잃어버린 전북 ‘아빠봉사단’의 회장 오승옥(40대) 씨는 자녀 세대의 행복을 위해, 공동체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나눔과 봉사라는 두 단어를 실천하는 멋진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교통안전, 지역축제, 다문화가정, 생활환경개선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늦더라도 올곧은 길’을 가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공유하는 삶을 살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Focus人] “겨울은 대목이죠”, 불(火)끈한 소방관 부부의 ‘희로애락’

    [Focus人] “겨울은 대목이죠”, 불(火)끈한 소방관 부부의 ‘희로애락’

    “100명 소방관 중 10명 정도가 여성 소방관이고 그 10명의 여성 소방관 중 9명이 소방관 남편을 평생의 반려자로 택합니다. 소방관 부부가 될 확률이 90%가 넘는 셈이죠. 지금은 여성 소방관이 임용되기 전 6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데 그 기간에 이미 커플들이 만들어지게 돼 소방서에 ‘대기’중인 기존 총각들은 사실상 선택의 기회가 없게 됩니다.” 양천소방서 현장대응단 16년차 소방장 이영섭(42), 동작소방서 구급대원 14년차 소방장 전순미(42). 동갑내기 이들 부부가 한 평생 연을 맺고 시민의 안전과 구조를 위한 헌신의 삶에 함께 하고 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120% 만족한다는 이소방장은 “빨리 결혼하고 싶어 여러 번 소개팅을 했다. 할 때마다 데이트 비용을 모두 내가 냈다. 하지만 아내는 내가 밥을 사면 본인이 커피를 샀다. 그 모습에 반해 이 여자와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인 전소방장은 “외모적인 것 보다는, 자신감 넘치는 믿음직스런 전화 통화 목소리에 반했다. 여섯 분의 시누이가 있었지만 문제되지 않았다.”며 결정적 계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참혹하고 안타까운 현장을 제일 먼저 접하는 이들 부부. 그런 모습들을 보며 충격과 눈물로 때론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 극한의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직업을 잘 알고 있어 큰 위로가 되고 있다는 이들 부부. 이들의 일에 대한 보람 또한 남다를 터. 심정지 환자를 현장에서 응급처치한 후, 그 환자가 후유증 없이 심정지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었을 때 비로소 받게 된다는 ‘하트세이버 배지’. 이소방장은 13개, 전소방장은 8개나 받았다. 이 부부가 무려 21명의 위급한 생명을 살린 것이다. 이소방장은 “저 덕분에 살았다며 고맙다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응급처치를 잘 해준 시민들의 덕이 크다며 전 오히려‘그분들이 살아줘서 고맙다’란 말을 전하고 싶어요.” 라고 겸손해했다. 올해로 결혼 13년차. 소방관 부부로 연을 맺고 살다 보니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는 데 입을 모은다. 딸, 아들 하나를 둔 이들의 불(火)끈하고 화(火)끈한 소방서 안팎의 희로애락을 들었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Q)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이소방장) 원래 꿈은 체육교사였는데 잘 안됐다. 교회 청년부 친구가 당시 대학생이 군복무 대신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의무소방제도가 있는데 내가 소방관에 잘 어울릴 거 같다고 준비해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결국 소방관이 됐고 너무 잘 맞고 행복하다. / (전소방장) 응급처치학 전공을 전공했다. 병원과 소방서 어느 곳이나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결국 현장에서 시민들을 살리는 사명감으로 소방서의 구급대원이 돼 보자고 마음먹고 들어오게 됐다. (Q) 소방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이소방장) 큰 반대는 없었지만 오해는 있었다. 매형 중 한 분이 학교 교사인데 중앙소방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 일과 후 소방관들과 축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소방관들이 경기에 졌다. 그때 매형이 느끼셨던 소방서 내 군대 같은 무서운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아있었던지 그런 걱정을 조금 하신 거 같다.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다시 말씀드리고 싶다. / (전소방장) 일반직 공무원인 오빠의 반대가 심했다. 다른 직업을 선택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가 배운 전공도 이 분야고 이 일이 제 적성에 맞는다고 가족들을 설득했다. (Q) 군대 같은 상명하복 분위기,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는지(전소방장) 남자들이 많다 보니 여성들만의 ‘수다’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혼자 있어서 좀 답답했다. 병원에 있을 땐 그런 소소한 얘기들을 많이 나눴었는데 그런 부분이 좀 어려웠다. 하지만 소방서엔 남성들이 많아 홍일점 대우도 받고 배려도 많이 해주는 편이다. (Q) 소방관을 남편으로 선택할 때 고민은 없었는지가족 분들이 제가 소방관이지만 남편은 다른 일반 직장인이었으면 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면서 서로 조언도 하고 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결혼할 때 남편의 직업은 크게 상관없었지만 여섯 분의 시누이들이 있었다. 제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속상해하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같은 동네에 살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Q) 부부싸움, 누가 먼저 불을 끄는 편인지(이소방장) 아내가 먼저 한다. 저는 성격이 못돼서 싸우면 드러눕고 말도 안하는데 아내는 먼저 말 걸어주는 편이다. 후배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웬만하면 구급대 여직원과 결혼하지 말라고 말한다. 아내가 하는 일이 피로도가 높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집안일을 남자가 더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 (전소방장) 부부싸움의 여파가 일주일 동안 지속된 적이 없었던 거 같다. 하루 안보고 나면 언제 부부싸움을 했나 생각할 정도로 그냥 풀어진다. (Q) 3교대 근무체제, 육아의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이소방장) 아내가 육아휴직 마치고 출근하던 날이 생각난다. 애들 저녁상 차려주는데 눈물이 났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고. 제가 우니깐 애들도 옆에서 ‘아빠 왜 우냐’고 해서 같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저희 같은 소방관 부부는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애들 키우기가 어렵다. 어느 날은 아이가 ‘오늘은 엄마 근무야, 아빠 근무야’라고 묻기도 한다. 애들도 엄마랑 있을 때와 아빠랑 있을 때의 태도가 조금씩 다르다. 아내는 아이들이 저랑 있을 때 제 말을 좀 더 잘 듣는 걸 목격하고 당황해하기도 했다. 아이들 입장에선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한다. / (전소방장) 직장일을 마치고 주부이자 엄마로 돌아와 아빠 없이 아이 둘을 돌보게 되는 상황이 되면 힘들 때가 많다. 남편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모든 걸 혼자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애들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불만스럽단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거 같다. (Q) 부부 소방관의 장점은(이소방장) 아무래도 맞벌이 부부라 외벌이 부부보단 수입면에선 좀 낫지 않나 싶다. 또한 상대방의 일을 잘 아니깐 힘들 때 서로를 이해해 주는 측면이 높고, 조언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거 같다. 한 예로 일반직 남성이 여성 소방관과 결혼해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왔는데 본인이 힘든 것만 생각하고 똑같이 일하고 들어온 아내의 힘든 건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분을 봤다. 저희 부부는 그와 달리 서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어 그런 점이 장점이라 생각된다. 전국에 계신 남녀 솔로 소방관분들, 집 밖에서 배우자를 찾지 말고 저희 소방 조직 내에서 찾으시고 한 가정을 이루신다면 저희와 같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Q) 두 분 모두 참혹한 현장을 많이 보셨을 텐데(이소방장) 구조대 생활하면서 참혹한 현장들을 많이 봐왔다. 그런 걸 제 스스로 되뇌면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로 돌아왔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받는 외상스트레스를 운동을 한다거나 다른 즐거운 것들을 찾으면서 풀어왔던 거 같다. / (전소방장) 저도 구급대원이니깐 그런 끔찍한 사건 현장을 최초로 목격하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다. 그런 모습들이 자꾸 상기되거나 할 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남편, 동료들에게 말하고 풀어버리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사연(이소방장) 스스로 소방관이 체질이고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한 달 전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건물 입구 회전문에 15개월 정도 되는 아이의 머리가 꼈는데 엄마는 비명을 지르고 아이 아빠는 머리를 빼기 위해서 문을 벌리려고 하고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현장을 수습한 후에도 현장의 시각적, 청각적 잔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날은 자면서도 가위에 눌렸고 정말 많이 힘들었다. 16년 동안 소방관 생활하면서 머릿속서 떠나지 않는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던 거 같다. / (전소방장) 교통사고로 아이가 많이 다친 상황이었다. 저도 같은 또래의 아이가 있는 엄마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울면서 응급처치했던 기억이 난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Q) 안전에 대한 의식도 다른 가족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지(이소방장) 남들이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쓴다. 제가 사는 곳이 10층인데 1층 공동현관문이 열린 채 혹시라도 어느 집에서 화재라도 나게 되면 굴뚝 효과로 연기가 위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직접 내려가서 닫고 오는 경우도 많다. / (전소방장) 아이들이 무단횡단으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아들과 딸에게 횡단보도 건널 때 절대 뛰지 말고 주변을 살피면서 건너가라고 항상 얘기해 주는 편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더 잘하는 거 같다. 횡단보도에서 건널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손드는 것보다는 남들이 먼저 간 다음에 그 뒤에 가면 된다’고 라고 할 정도다. (Q) 친한 주위 분들께서 걱정도 많이 할 텐데(이소방장) 누님, 매형, 처가 식구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온다. 화재나 큰 사건이 나면 괜찮은지 물으시고 늘 저희를 기억하게 된다고 말씀하셔서 늘 감사하고 고맙다. 친구들한테도 전화가 많이 온다. 처음엔 저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전화를 하다가 지금은 “너 거기 출동했냐. 사건은 잘 해결됐냐.”라고 사건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물어본다. / (전소방장) 얼마 전에 알고 지내는 동네 아이 엄마가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기사가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치는 장면을 목격하고 제가 생각났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깐 주위에서 저를 걱정해 주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비록 힘들지만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됐다. (Q)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만 했더라면(이소방장) 학생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심정지가 오거든요. 대학생들 두 명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토하다가 호흡이 멎고 심정지가 왔는데 신고도 늦었고 주위 분들의 응급처치도 없어서 사망했다. 너무 꽃다운 나이에 그런 일을 당해 너무 안타까웠다. / (전소방장) 이미 몸이 너무 굳어서 응급처치도 소용없다고 설명하는데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조건 살려달라는 경우가 있었다. 심폐소생술만 잘했더라도 좋았을 텐데. 보호자가 너무 원하면 심폐소생술 하면서 병원을 가기도 하는데, 너무나 명백하게 몸이 굳어있거나 사망 증후군이 보이면 보호자에게 단호하게 설명한다.(Q) 주취 신고자들이 신고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이소방장) ‘내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는 신고가 와서 긴급 출동했는데, 알고 보니 주취자가 자신의 신발을 다리로 착각해서 신고한 케이스였다. 어떤 분은 ‘내 자식이 죽었다. 호흡을 안 한다’고 신고해서 심정지로 판단하고 신호까지 위반해 가면서 출동했는데 결국은 자식이 강아지였다. 심폐소생술을 해달라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 (전소방장) 얼마 전 동료 직원이 주취자에게 폭력을 당했다. 예전 같으면 주취자에게 맞아도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갔는데 지금은 폭력사건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를 한다. 그런 경험을 한 번 겪게 되면 비슷한 현장에 나가게 될 때 두려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저도 언제 손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환자를 보기도 한다. (Q) 출동 중 당황스러웠던 기억(이소방장)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방차가 출동하면 오토바이 타는 분들이 소방차 사이사이로 가로질러가서 소방차들의 간격을 띄어놓기도 했다. 특히 교차로를 지날 때 소방차끼리의 줄이 끊어지면 다른 차선의 차들은 소방차가 모두 지나간 줄 알고 급히 지나가다가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저 사이렌 소리가 내 가족을 구하러 가는 소리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 (전소방장) 골목길에 불법 주차를 할 경우 응급차가 들어갈 수가 없어서 차를 멀리 주차하고 들것만 끌고 가는 상황도 많아요. 촌각을 다루는 심정지 상황의 경우엔 정말 안타깝다. 그런 차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Q) 소방관 국가적 전환 법안이 통과될 예정인데(이소방장) 대통령께서 공약하셨듯이 소방관의 자긍심을 높여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갑을 손수 구입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국가직이 되면 장비들이 똑같이 지급되고 인원 충원도 많이 된다고 하니 소방관의 피로도가 지금보다 덜하게 될 거 같다. 아무래도 국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전소방장) 서울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이 지방 소방관보다 낫다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소방관이 국가직이 돼서 누구나 동일한 처우를 받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Q) 힘든 겨울이 시작됐는데, 소방관에게 겨울이란(이소방장) 겨울은 대목이다. 그만큼 화재 출동이 많다. 늘 긴장의 연속이다. 구급대원들 또한 밖에서 응급처치하면 추위와 싸워야 한다. / (전소방장) 응급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겨울엔 난방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얼마나 추웠을까’ 그 상황을 실제로 접하게 되면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Q) 가족, 부모, 친지 등에게 한 말씀(이소방장) 장모님께 처음 인사드리러 갈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제 키가 작다고 뭐라 하셨던 그 부분이 많이 서운했는데 지금껏 살아오다 보니깐 귀한 따님을 제게 주셔서 오히려 늘 감사한 마음이다. 또한 저를 늘 응원해주시는 여섯 누님과 매형들께도 감사드린다. 응원해주시는 만큼 행복한 가정 꾸려나가겠다. / (전소방장) 여섯 시누이와 같은 동네에서 살면서 자주 만나고 얘기 나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걱정 많이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앞으로의 각오와 소망(이소방장) 국가직이란 타이틀을 허락해 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귀한 직분을 허락하셨으니깐 지금보다 더 열심히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안전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 (전소방장) 국가직 되었다고 축하한다는 분들이 많다. 책임감 더 주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직으로 전환되는 가운데에서도 국민들의 안전 세이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강남 가는 길목의 단독주택 인기…‘수지성복 월드메르디앙 샬레 더 블룸’ 주목

    강남 가는 길목의 단독주택 인기…‘수지성복 월드메르디앙 샬레 더 블룸’ 주목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서는 최근 3세대가 함께 살며 단독주택을 구하는 임차인들의 사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최근 맞벌이 부부들로 인한 조부모 육아나 층간소음 등 공동주택의 불편함에 지친 현대인들이 다시 단독주택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증가하며 이제 하나의 주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광교·수지·대장·판교를 거쳐 강남 세곡동과 바로 이어지는 용서(용인서울)고속도로 라인이 분양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수지구의 용인타운하우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용인경전철 연장으로 단지 인근에 신봉역 설치와 신봉2지구 대단지 개발에 대한 호재까지 가시화되고 있어 투자가치까지 높아졌다. 또한 수지구의 단독주택들은 단지형으로 조성돼 아파트의 공용관리의 시스템과 단독주택의 차별성을 모두 갖추며 더욱 진화되고 있어 수요층은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수지성복 월드메르디앙 샬레 더 블룸’이 시선을 끈다. 이 단지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주목 받는 ‘게이티드 하우스’로 지어졌다. 입주자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단지 문주에서부터 입·출입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보안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주민공동시설과 무인택배시스템 등을 구축해 입주민의 편의성과 주거 안정성을 높혔다. 특히 용서고속도로 서수지IC와 인접해 강남 및 판교 지역으로 접근성이 좋고 차량 이용 시 도마치로를 통해 광교 및 수지구 일대로의 교통 접근성도 우수하다. 또한 신분당선 성복역과 2022년 개통 예정인 GTX 구성역도 가깝게 위치하며, 대중교통 버스 인프라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수지성복 월드메르디앙 샬레 더 블룸’은 전용 104~126㎡, 총 50가구의 아파트형 단지로 갖춰져 있다. 국제자산신탁이 신탁관리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한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타운하우스로 입주가 바로 가능하다. 한편, ‘수지성복 월드메르디앙 샬레 더 블룸’은 현재 홍보관을 운영 중에 있으며, 일부 잔여세대를 분양 중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내년 2월 말부터 맞벌이부부 동시 육아휴직 가능

    돌봄 대상 조부모·손자녀까지로 확대 근로시간 단축 신청제도 단계적 시행내년 2월 28일부터는 부모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육아휴직 급여도 부모 모두에게 지급된다. 현재는 같은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부모의 동시 육아휴직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심의, 의결했다. 현행 시행령은 같은 자녀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을 하는 근로자는 배우자와 같은 기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도록 허용 예외 조항을 두고 있으나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 이 부분을 삭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더욱 촉진되고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족돌봄휴가가 새로 도입돼 가족의 질병이나 사고, 노령 또는 자녀 양육을 사유로 근로자가 연간 최대 10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려면 사용하려는 날, 돌봄 대상 가족의 성명, 생년월일, 신청 연월일, 신청인 등을 적은 문서를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조부모와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가족돌봄 휴직·휴가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부모나 배우자, 자녀 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으나 돌봄 대상 가족 범위가 조부모와 손자녀까지 확대됐다. 해당 조부모의 직계비속과 손자녀의 직계존속이 있으면 사업주가 휴직·휴가 신청을 거부할 수 있지만 질병·장애·노령·미성년의 사유로 근로자가 돌볼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허용해야 한다. 지난 8월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근로자가 가족돌봄, 본인 건강, 은퇴 준비, 학업을 위해 사업주에게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도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내년에는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되고, 2021년에는 30~299인 사업장, 2022년에는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적용 대상이 넓어진다. 단축을 희망하는 근로자는 단축 시작 예정일 30일 전까지 단축 사유, 단축 시간 및 기간 등을 기재해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한 차례에 한해 단축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다만 사업주는 근속 6개월 미만 근로자의 신청, 대체인력 채용 곤란, 정상적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 단축 종료 후 2년 미만 경과 등의 사유로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1억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부부… 10쌍 중 4쌍 아이 없이 산다

    1억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부부… 10쌍 중 4쌍 아이 없이 산다

    대출, 세종 > 서울 > 경기 順으로 많아 ‘無자녀’ 부부 2017년보다 2.7%P 증가 1쌍당 출생아수 0.78→0.74명으로 뚝 전문가 “경제적 부담, 저출산에 영향” 연평균소득 5504만원… 44%는 ‘有주택’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소득 1.7배 많아올봄 결혼한 맞벌이 직장인 강모(35)씨는 신혼집 마련을 위해 빚 2억원을 지고 집을 샀다. 강씨 부부가 한 달에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250만원(원리금 상환기간 10년). 강씨는 “전세로 들어가도 빚을 1억원 이상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냥 대출을 더 얻어 집을 사기로 했다”면서 “빚을 빨리 갚기 위해 한동안 아이를 가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결혼한 지 5년 이내의 신혼부부들이 1억원에 가까운 빚을 짊어지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아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빚으로 시작하는 신혼 생활이 저출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최근 5년 내 혼인 신고한 초혼 신혼부부는 105만 2000쌍이고, 이들의 금융권 대출 중간값(금액을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하는 값)은 9684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중앙값 8625만원보다 1059만원(12.3%) 늘었고, 2016년(7778만원)에 비해선 1906만원(24.5%)이나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1억 1826만원으로 빚이 가장 많았고, 서울(1억 1744만원)과 경기(1억 460만원) 순이었다. 빚을 가장 덜 지고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곳은 전남으로 중간값이 6700만원이었다.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는 전체의 40.2%(42만 2500쌍)로 2017년(37.5%)보다 2.7% 포인트 증가했다. 신혼부부 한 쌍당 출생아 수도 2017년 0.78명에서 지난해 0.74명으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은 0.62명으로 가장 낮았다. 반면 전남(0.89명)과 전북(0.86명), 광주(0.84명) 등은 상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신혼부부의 빚이 늘어난 것이 출생아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대출이 많고,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출생아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혼 시기의 경제적 부담이 출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빚이 많은 지역의 출생아 수가 낮은데 세종시는 빚이 가장 많음에도 출생아 수가 평균보다 높다”면서 “세종시의 경우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많아 출산·육아 휴직 후 복직은 물론 보육 관련 지원이 탄탄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혼 신혼부부 46만 1000쌍(43.8%)은 유주택자이며, 연평균 소득은 5504만원으로 전년보다 4.3%(226만원) 늘었다. 맞벌이(7364만원)가 외벌이(4238만원)보다 소득이 1.7배 많았다. 전체 신혼부부 132만 2000쌍 중 재혼 비중은 20.3%(26만 9000쌍)였고, 직장 등의 이유로 함께 살지 않는 부부 비중은 13.2%였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공빅데이터 우수사례대회 대상에 오산·도로공사

    경기 오산시와 한국도로공사가 올해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해 행정혁신을 선도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공공 빅데이터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고 오산시와 도로공사에 대상을, 울산 울주군과 경남 창원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4개 기관에 우수상과 장려상을 시상했다고 12일 밝혔다. 행안부는 28개 기관에서 접수된 37개 사례를 대상으로 서면심사와 예선을 거쳐 우수사례 기관을 선정했다. 오산시는 돌봄정책 기초자료로 활용 가능한 가구별 소득, 소비 지출, 맞벌이 비율 등 약 130개의 추계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돌봄센터 설치 우선 지역을 마련하는 등 수요자 맞춤 정책추진 사례를 소개했다. 도로공사는 수집된 도로 데이터의 균열 정도를 자동으로 판독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도로 관리 사례로 일반인 100명으로 구성된 청중평가단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재영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이번 대회에서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사례 등 데이터 기반 행정의 최신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정책과 서비스 발표가 이어졌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행정이 정착되도록 우수사례 발굴과 확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노후자동차 교체하면 개소세 70% 감면…저소득 가구에 근로장려금 최소 10만원

    내년부터 10년 넘은 자동차를 경유차가 아닌 새 차로 교체하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받을 수 있다. 일을 하지만 소득이 적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구는 최소 10만원의 근로장려금을 받는다. 근로소득공제는 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고소득자의 세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 등 4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우선 2009년 12월 31일 이전에 신규 등록된 자동차를 소유한 자가 이를 폐차하고 말소 등록일 전후 2개월 안에 경유차가 아닌 승용차를 본인 명의로 신규 등록하면 개별소비세액의 70%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감면받을 수 있다. 총급여가 400만원 미만인 단독 가구와 700만원 미만인 홑벌이 가구, 800만원 미만인 맞벌이 가구에 적용되는 근로장려금 최소 지급액도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된다. 내년부터 2000만원의 근로소득공제 한도가 설정된다. 소득이 늘어날수록 소득공제 금액이 늘어나는 구조를 개편한 것으로, 총급여액 기준으로 연 3억 6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번 근로자가 한도 제한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이 한국에서 부동산을 처분한 이후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고 해외로 출국하면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중견·중소기업이 생산성 향상설비에 투자할 때 세액공제율을 높게 적용해 주는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세액공제율은 현행 중견기업 3%, 중소기업 7%에서 각각 5%, 10%로 상향 조정된다. 대기업의 경우 1%에서 2%로 늘어나고 기간은 1년간 적용된다. 소재·부품·장비 관련 외국인 기술자가 2022년 12월 31일 이전에 국내에서 최초로 근로를 제공한 경우 최초 3년간 소득세의 70%를 감면해 준다. 그다음부터 2년간은 50%를 감면해 준다. 중소기업 영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접대비 ‘손금산입’(비용 인정) 한도를 2400만원에서 36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프로넷, 에어프라이어에 이은 주방의 혁명 ‘클란츠멀티쿡’ 주목

    (주)프로넷, 에어프라이어에 이은 주방의 혁명 ‘클란츠멀티쿡’ 주목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등의 증가로 간편식을 이용하거나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유행하면서 가전제품도 쉽고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소형화, 멀티화되고 있다. 주방 혁명을 이끈 에어프라이어의 명가 ㈜프로넷이 차세대 주방의 혁신 기술을 접목한 ‘클란츠멀티쿡’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클란츠멀티쿡’은 1~2인가구의 증가와 바쁜 현대인들의 추세에 맞춰 변화한 요리 스타일을 반영한 제품으로 지난 11월 9일 홈쇼핑샵 플러스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클란츠멀티쿡’은 원터치 버튼 하나면 밥, 국, 찌개, 샤브샤브, 건강죽, 건강차, 찜요리, HMR 식품 등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다. 특히 쾌속 버튼, 밥짓기 버튼, 데우기 버튼, 조리버튼, 보온버튼 등으로 기능을 세분화해 남녀노소 누구나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타이머 작동으로 넘침 없이 지켜보고 있지 않아도 안심하고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것도 클란츠멀티쿡 만의 매력이다. 또 조리 과정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강화 유리 뚜껑과 스테인레스 304의 위생적인 내부 재질을 사용했다. 찜기도 같은 재질이다. 안전하게 사용 할 수 있게 손잡이 그립 감이 탁월한 안심 설계로 제작됐으며 데크에 LED 창을 탑재해 조리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제품의 색상은 3가지로 아이보리, 그린, 핑크파스텔톤의 러블리한 스타일을 적용해 주방 어디에 두어도 어울리는 인테리어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클란츠멀티쿡을 출시 한 ㈜프로넷 홍은경 이사는 “론칭 이후 고객들이 만든 응용요리 사진을 역으로 보내주고 있어 즐겁다”면서 “홈쇼핑뿐만 아니라 온라인, 오프라인(O2O)마케팅 판매를 더 강화해 에어프라이어에 이은 주방의 혁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클란츠멀티쿡’은 12월 현대 홈쇼핑 플러스 샵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학부모’ 워킹맘/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학부모’ 워킹맘/전경하 논설위원

    매년 3월이면 초ㆍ중ㆍ고교에서 학부모총회가 열리는데 신입생 학부모의 참석률이 높다. 올 3월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해 학부모총회에 갔다가 수업이 끝나 집에 가려는 아들과 복도에서 만났다. 학부모총회가 궁금하다며 함께 전체 학부모총회 장소에 간 아들이 물었다. “어머니총회였어?” 당시 전체 학부모총회에 200명가량이 참석했지만 학부모 아빠는 없었다. 교사의 남녀 성비도 심해 그 설명회장에 남자 교사도 없었다. 전체 총회에 이어 반별로 열리는 총회에서는 앞으로 1년간 있을 자원봉사 명단이 채워진다. 초등학생 등굣길을 돕는 녹색어머니회(일부에서는 ‘녹색학부모회’라 부르기도 한다) 참여 여부, 급식 봉사 등이 여기서 결정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자원봉사 항목은 줄지만, 자원봉사 명단은 3월 총회에서 큰 틀이 짜인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지난 8일 발표한 ‘2019 한국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의 95%가 퇴사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위험이 가장 컸던 시기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로 나왔다. 중고생 자녀를 둔 워킹맘의 39.8%, 초등생 자녀를 둔 워킹맘의 50.5%가 최대 고비를 자신이 학부모가 되는 시기로 꼽은 것이다.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면 자녀한테 미안하지만 퇴근시간까지 맡기는 보육이 가능하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맞춤형 보육은 사라진다. 결국 부모의 몫이 늘어나는데 엄마의 ‘독박육아’는 워킹맘이라고 해서 변하지 않는다. 통계청이 5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생활시간조사’가 있다.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관리,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등 가사노동에 맞벌이 남편이 쓰는 시간은 하루 41분이었다. 외벌이 남편의 46분보다 적다. 아내가 돈을 버는데도 가사노동을 외벌이 남편보다 적게 하는 맞벌이 남편의 심리는 뭘까. 맞벌이 남편이 가사노동에 쓴 시간(41분)의 4.5배 이상(3시간 13분)을 맞벌이 아내는 가사노동에 썼다. KB금융 보고서에서 워킹맘이 일과 가정의 조화(워라밸)를 위해 가정 내에서 필요한 요건 중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이 ‘배우자의 지원과 이해’(90.8%ㆍ복수 응답)였다. ‘자녀를 돌봐주는 육아도우미’(70.8%), ‘가사일을 도와주는 가사도우미’(66.9%) 등보다 훨씬 높다. 2019년 생활시간조사가 지난 8일 끝나 내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맞벌이·외벌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 맞벌이 남편·아내의 가사노동시간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 궁금하다. ‘독박’이 예상된다면 일하는 여성은 이걸 회피해야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출산정책은 양성평등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
  • 마이셰프, 밀키트 쿠킹박스 현대백화점 입점

    마이셰프, 밀키트 쿠킹박스 현대백화점 입점

    국내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 브랜드가 지난 9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판교점까지 진출하며 현대백화점에서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이셰프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을 통해서 3040 맞벌이, 직장인, 젊고 트렌디한 주부층을 주 고객층으로 하여,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유통경로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마이셰프의 제품은 자사 쇼핑몰을 포함해 카카오톡, 11번가, CJ오쇼핑, 위메프, 쿠팡 등 30여 개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신선 밀키트의 핵심 온라인 판매 채널로 급 부상한 쿠팡 로켓프레시와 이마트 새벽 배송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신세계 백화점 입점과 농협 하나로마트의 안정적인 판매를 기반으로 이마트 에브리데이뿐만 아니라, 지난 7월 외국계 대형 할인점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컨슈머리포트의 호텔 셰프 품평단 평가에서 마이셰프 감바스 알 아히요가 1위에 선정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앞으로도 밀키트 연구개발 및 고객 니즈에 맞는 신제품 출시에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밀키트 시장의 성장에 맞춰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판로를 모색하는 등 많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홍콩 시위 사태가 일깨워 준 이솝 우화/류지영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홍콩 시위 사태가 일깨워 준 이솝 우화/류지영 국제부 차장

    지난달 말 홍콩을 다녀왔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홍콩 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24일)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정부 관계자와 대학교수, 홍콩한인회 간부 등을 만나 6개월째 이어진 홍콩 시위 사태의 근본 원인을 물었다. 뜻밖에도 이들은 ‘부동산 불평등’을 꼽았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폐기하고자 들고일어난 진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집값 문제였다는 진단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홍콩에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대학이 여럿 있다. 영국 ‘QS 2020년 세계 대학순위’에 따르면 홍콩대(25위)와 홍콩 과기대(32위)는 서울대(37위)보다 순위가 높다. 중문대(46위)와 홍콩 시립대(52위), 홍콩 시위대가 점거했던 이공대(91위)도 100대 대학에 들어간다. 홍콩의 인구가 우리나라의 7분의1인 750만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그런데 이들 학교를 나와도 대졸자가 받는 첫 월급(중위소득)은 2만 홍콩달러(약 310만원)가 되지 않는다. 세계은행 기준 지난해 홍콩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 8717달러(약 5800만원)로 한국(3만 1362달러)을 크게 앞선다. 홍콩의 경제수준을 감안하면 너무 빠듯한 액수다. 홍콩의 시간당 최저임금도 5800원 정도로 우리나라(8350원)보다 적다. 상당수 홍콩 주민들은 우리보다 훨씬 팍팍하게 산다고 봐야 한다. 월급이 작다면 주거비라도 저렴해야겠지만 홍콩의 집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어지간한 아파트는 3.3㎡당 가격이 우리 돈 1억원을 넘는다. 전 세계 투기자본과 중국 본토의 검은 돈 등이 천정부지로 값을 올려놓은 탓이다. 명문대를 졸업해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해도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 전세제도가 없는 이곳에서 ‘2030’세대는 월세살이를 숙명으로 여긴다. 문제는 이곳 평균 월세가 350만원가량 된다는 점이다. 부부가 대학을 나와 맞벌이를 해도 월급의 절반이 집세로 나간다. 일부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고도 각자 부모 집에서 생활하며 연애하듯 살아간다. 신혼집이 없어서다. 심지어 어떤 부부는 일부러 혼인신고를 안 하고 아이를 낳는다. 한부모 가정인 것처럼 꾸며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되는 임대주택을 얻기 위해서다. 제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기 힘으로는 조그마한 집 한 채 마련 못 하는 현실에 대한 분노가 홍콩 시민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든 ‘집단 무의식’이 됐다는 설명이다. 모든 사회에서 법과 제도, 윤리 등 ‘상부구조’는 경제라는 ‘하부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카를 마르크스(1818~1883)의 이론이 홍콩에서만큼은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다. 홍콩 구의원 선거가 있기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MBC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한 생각을 묻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부동산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마무리했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늘 말했지만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인한 불평등 문제에는 아무 언급도 없었다. 청와대 어느 누구도 ‘불편한 진실’은 보고하지 않은 채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답만 해준 듯하다. 우리 대통령이 이솝 우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한 여당 관계자를 만났다. 대통령이 몇몇 측근들로 이뤄진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우리 역시 홍콩처럼 될 수도 있음을 대통령은 제대로 듣고 있는지 걱정이 크다.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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