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0%가 단칸방 생활/기획원,도시 저소득층 실태조사
◎총 1백31만명… 막노동 가구주 48%/98%가 연탄 사용,30%가 공중변소
정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5백 군데가 넘는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이들 지역에 대한 현장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관계부처 차관들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설치,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속칭 「달동네」로 불리는 이들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주민들은 73.6%가 집 한 채에 2가구 이상 살고 있고 이들 중 39.6%는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약 30%는 화장실이 없어 공동변소를 이용하고 있는가 하면 아직까지도 16%가 공동수도나 우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3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노후불량주택과 무허가주택 등이 밀집된 도시저소득층 밀집지역은 현재 전국적으로 5백2개 지구에 달하고 총 31만6천가구,1백31만3천명의 주민이 모두 16만3천 채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부분이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6대 도시와 수도권 및 대도시 인근의 중소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가구주의 직업은 막노동이 48%로 가장 많고 다음이 무직(18.4%),직장취업(16%),행상·노점상(11.1%),가내부업(4.9%),기타(1.6%) 등의 순이며 자가거주비율이 49%이나 무허가건물 및 타인소유 대지 위에 지어진 건물에 살고 있는 경우도 각각 27%와 18%에 달하고 있다.
또 주택 1채에 2∼3가구씩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주민의 25.5%가 5평 미만에서 생활하는 등 거주공간이 무척 협소하며 화장실은 75.4%가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고 있고 공동변소 이용비율도 30%에 달하고 있다.
난방용 연료로는 98%가 연탄을 사용하고 있으나 집안에 연탄을 보관할 데가 없어 길가에 쌓아두는 사례가 많고 식수는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아직도 공동수도나 우물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며 대부분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주민의 44%는 시청의 청소차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동네주민의 가구당 소득(89년 기준)은 평균 40만9천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득 76만5천원의 53.4% 정도에 불과,주민의 20%가 최저빈곤층인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의료대상자이나 이들 지역에도 TV보급률이 90.1%에 달하고 냉장고(79.1%),세탁기(35.9%),전화(74.6%),신문구독(28.4%) 등 기본적인 생활수요는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달동네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곧 현장실태 조사를 실시,원주민이 다른 영세민 밀집지역으로 이전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재개발사업은 가급적 지양하고 주택개량에 역점을 두어 주택개량자금의 융자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특히 지난 89년부터 본격 추진된 주택개량사업은 지난 2월 현재 5백2개 지구 중 1백19개 지구가 주거환경 개선지구로 지정됐으나 36개 지구,1만5천가구만이 개량사업이 착수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금년말까지 총 60개 지구,2만3천가구의 개량사업을 착수하고 내년부터는 재정지원 등을 통해 주택개량 규모를 대폭 늘리도록 할 방침이다.
또 공동화장실과 쓰레기 수거시설 및 맞벌이 부부를 위한 탁아소 설치,공동공부방 시설 확충 등을 위한 중장기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공동작업장 설치를 확대하며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각종 지원대책을 수립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