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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재앙 현황과 해법] 저출산의 재앙…가족·여성정책 바꿔야 출산 는다

    [저출산 재앙 현황과 해법] 저출산의 재앙…가족·여성정책 바꿔야 출산 는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지난해 초부터 인구·가족, 보건·복지, 재정·금융, 제도·고용관행 등 4개 분야의 ‘저출산·고령사회에 대응하는 국가실천전략’을 수립했다. 지금까지의 인구 억제 정책에서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정부정책이 백화점식 나열로 효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안 등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출산장려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아동수당제와 출산축하금제 도입 검토, 정·난관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을 배제시키고 대신 복원수술에 대한 보험적용으로 전환했다. ●2007년까지 육아휴직급여 50만원으로 정부의 국가재정운용 계획에는 보육지원대상 아동을 올해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의 60% 계층까지 확대하고 2008년에는 전 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저소득층의 둘째 이상 자녀에게 월 3만∼6만의 보육료를 신규로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직장여성의 아동양육을 위해 직장보육시설 확충과 현재 30일분 지급되는 출산휴가급여를 내년부터 60일로 늘리고 육아휴직급여도 현재 40만원에서 2007년부터 50만원으로 올려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으로 가족 및 여성 관련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신혼부부에 대한 모기지론의 대출조건 완화, 다자녀 가정에 우선 융자혜택 등 산후조리 도우미제 도입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책임연구원은 “출산 복지제도의 미흡, 경제적인 문제, 가치관의 변화 등이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1983년부터 합계출산율이 2.1명 미만으로 낮아졌음에도 강력한 출산 억제정책이 지속됐다.”면서 “20년 전 예측이 가능했지만 산아제한정책을 편 것은 국가정책의 모순된 일면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금강대 고수현 사회복지학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는 나라를 늙고 힘없게 만들어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오게 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전략적인 정책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해서 빚어지고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경기회복과 고용안정, 막대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공교육을 강화하는 등 잘못된 사회구조의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개발원 장혜경 가족보건복지연구부장은 “저출산 현상은 여성의 가치관이 변하고 자아실현 욕구가 강해지는 등의 인식변화에 원인이 있다.”면서 “여성의 시각과 입장에서 정책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직장 여성들에게 보육문제가 시급한 만큼 공공보육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에서도 기혼여성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제도 등이 정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혼여성 직장서 불이익 받지않는 정책 필요 열린우리당 저출산·고령화대책단장인 김명자 의원은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출산기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 다른나라 예에서 보듯 출산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재원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정효성 법제이사는 “저출산이 이어지는 것은 여성들의 의식구조가 변했고 출산 이후 양육과 사교육 부담 때문”이라며 “출산이 장려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전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출산 현황 전문가들은 현재의 출산율 추이로 2100년이 되면 국내인구는 1620여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경제적인 측면에서 내수 축소로 인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질 뿐더러 군사ㆍ외교적인 역량도 위상이 약화돼 국가위기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현재 국내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애 낳는 평균)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지난 1993년 1.67명이었던 것이 2000년에는 1.47명,2002년 1.17명,2003년 1.19명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세계 평균인 2.69명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선진국 평균인 1.56명에도 밑돈다. 출산율 하락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도 1.32명으로, 우리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합계출산율 1.19명… 선진국 평균 1.56명 밑돌아 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00년 7.2%에서 2010년이면 10.7%,2020년 15.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 3명당 노인 2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초고령사회가 되는 셈이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 상대비율이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급속한 출산율 저하는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될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애를 많이 낳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는 양육부담이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자녀 양육비는 132만 1000원에 달한다. 이는 월평균 소득의 56.6%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부분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남녀 25% “양육비때문에 애 안낳겠다” 두 명의 자녀를 뒀다면 양육비 비율이 60.7%, 세 명이면 69.7%, 네 명이면 72.6%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를 낳으려면 수입의 대부분을 쏟아부을 각오부터 해야 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혼 남녀 네 명 중 한 명은 자녀 양육비 부담을 이유로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저출산 요인으로는 독신자 증가, 이혼 급증,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 가임기간이 연장된 점도 꼽힌다. ■ 외국에선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1930년대부터 저출산ㆍ고령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출산 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가장 먼저 저출산 대책을 수립,1919년부터 가족정책 위주의 출산 장려책을 시행, 최근 5년간 연평균 1.89명의 합계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2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에 ‘가족수당’이 지급된다. 두 자녀 가정은 매달 108유로(약 14만원), 세 자녀 가정은 매달 248유로(33만원), 세 자녀 이상은 추가로 140유로(19만원)가 주어진다. 또 출산 보너스(800유로·107만원)와 ‘신생아 환영수당’으로 3세까지 매달 160유로(21만원)를 지원한다. ●영국 동거부부의 자녀에도 결혼부부 자녀와 동일한 지원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여성 근로자가 아이를 입양한 경우 출산 때와 동일하게 18주의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다. 가정의 경제수준과 상관없이 16세 이하 모든 자녀에게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편부모 가정의 경우, 추가수당도 지급된다. 특히 맞벌이는 세금감면 혜택을 통해 보육비의 70% 정도(자녀 1명당 70파운드·14만원)를 환급받게 해준다. ●독일 보육 서비스가 잘 돼 있다.1990년 ‘아동·청소년 보호법’을 공포하면서 유치원, 유아원, 방과 후 보육 시설 등을 오전ㆍ오후ㆍ종일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보육재정은 공ㆍ사립 모두 주정부와 지방자지단체가 부분적으로 지원하고 저소득층에는 전액 면제혜택을 주고 있다. ●일본 1989년 합계출산율이 1.57명을 기록하자 ‘1.57쇼크’로 표현하면서 본격적인 출산장려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임신 6개월 미만 임산부에게 9230엔(약 9만원),6개월 이상 임산부는 1만 3960엔(14만원)을 주고, 산모에게는 8580엔(8만 5000원)의 출산보조금을 지급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가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 덕분에 학교는 활기가 가득하다. 교육 기능만 담당하던 학교가 보육과 탁아 기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한 방과 후 교실을 올해부터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맞벌이·결손가정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과 후 교실의 현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끝자락 월계역 건너편에 자리한 노원구 연지초등학교를 찾았다. 텅빈 겨울 운동장이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 1층 저학년 방과 후 교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풍겨온다.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저학년 위주 연지초등학교 1∼2학년 학생 2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방학 숙제를 하고 있다. 방과 후 교실은 일반 교실 한 칸을 집처럼 꾸몄다. 온돌 바닥 위에 장판을 깔아 아이들이 뒹굴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맞벌이 부부, 기초생활수급자, 편부·편모 가정의 자녀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셈이다.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듯 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나 학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석환(9)이는 일기쓰기, 한자쓰기, 책읽기 등 겨울 방학 동안 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솔비(9)도 친구들 틈에서 한자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솔비는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방과 후 교실이 참 좋다.”며 학교 자랑에 입이 마른다. 4층에는 3∼6학년 학생들의 고학년 방과 후 교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교실 한 칸을 둘로 나누어 각각 가정집 거실처럼 꾸몄다. 바닥은 카펫을 깔아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했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소파도 갖추어 아이들이 아늑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1∼2학년 방과 후 교실이 보육교사의 지도 아래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라면 3∼6학년은 스스로 공부하고 게임하며 노는 분위기다. 주호(10)는 장기가게를 열었다. 장기판 위에 말을 늘어 놓더니 한때 TV에서 유행했던 ‘알까기’를 시작한다. 스스로를 “연지초등학교 공식 리포터”라고 자랑한 영근(11)이는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들려주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은지(11)와 순화(11)는 공기 놀이에 푹 빠져 있다. 태양(10)이는 장난감 블록으로 우주 정거장을 만들었고, 세린(11)이는 친구에게 선물하겠다며 십자수로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다. ●학기중 학습·방학땐 창의력신장 지도 이 학교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는 모두 60명. 저학년 반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고학년반은 시교육청의 도움을 받는다. 전담교사 5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명이 지도한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숙제를 돌봐주고 예습·복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방학 기간에는 창의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놀이지도에 중점을 둔다. 전담교사들은 아침에 방과 후 교실에 오는 어린이들을 엄마처럼 맞아준다. 20일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또 다른 방과 후 교실을 찾았다. 강북구 번3동에 있는 오현초등학교. 본관 1층의 교실을 역시 가정집의 거실과 같은 분위기로 개조했다. 온돌바닥엔 장판을 깔았고 사방 벽으로는 아이들의 서랍장과 옷장을 배치했다. 1∼3학년 어린이 20명은 앉은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풍선 아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빨갛고 파란 풍선을 불어 저마다 개성을 가진 ‘호빵맨’을 만든다. 다운(9)이는 인형을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다. 풍선으로 사람 얼굴과 몸통 팔·다리를 만들어 연결한 예린(9)이는 사인펜으로 호빵맨 얼굴을 그려넣었다. 눈썹과 눈망울 코와 웃는 입이 그려지니 그럴싸하다. 아이들은 각자 만든 풍선 호빵맨을 들고 다같이 인형놀이를 한다. 풍선 아트가 끝나자 즐거운 간식시간이다. ●지원액 적어 희망가정 모두 혜택 못줘 오늘의 간식은 스푸와 빵. 집에서 엄마가 해주듯 육현임(34) 선생님이 직접 조리한다. 빵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했다. 간식을 마친 아이들은 학교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의 영화는 ‘오세암’이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해리포터와 마법사’,‘반지의 제왕’ 등 각종 시리즈물을 보았다. 성진(10)이는 “방과 후 교실은 집보다 신나고 학원보다 재미있다.”면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 형과 동생이 돼 주고 선생님도 엄마같아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연지초등학교 김영미(34) 보육교사는 “방과 후 교실은 어린이들이 집처럼 편안하고 엄마의 품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참여 희망자들은 많은데 지원금액이 한정돼 있어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누가 어떻게 운영하나 낮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방과 후 교실은 1996년 서울시의 지원으로 처음 시작되었다.2003년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한 서울의 6개 동 가운데 몇몇 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초등학교 에듀케어(Edu-Care)는 서울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2004년 본격화됐다. 현재 서울에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143개교. 교육청 지원 82개교, 서울시 지원 39개교, 교육부 지원 22개교다. 사업 형태에 따라 지원 주체는 다르지만 지원 내용은 비슷하다. 방과 후 교실 운영학교로 선정되면 아이들을 돌보기 적합하도록 교실을 개조하는 비용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달 한 반에 128만원의 운영비도 받는다. 한 반은 30명 이내로 구성하며,16명 이상이면 운영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참여대상은 맞벌이 부부, 편부·편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다. 해마다 신입생 가운데 참여 학생을 선발해 보통 3학년까지 혜택을 준다. 아직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교실이 대부분이어서 수혜대상을 고학년으로 확대시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운영형태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학교는 복지프로그램의 하나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인 참여학생은 대부분 보육료의 100%를 지원받는다. 서울시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학교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달에 3만∼4만원의 보육료를 낸다. 물론 여기서도 저소득층 자녀는 우선권을 가지며 보육료도 내지 않는다. 보육 프로그램은 학교마다 다르다.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방과 후 교실은 학원이나 과외와는 달리 특정과목을 공부한다거나 성적향상을 위해 수업을 하는 일은 없다. 학교를 마친 뒤 집에 가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방과 후 교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전담교사는 숙제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스스로 예습·복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식을 챙겨주고 다양한 체험·문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방과 후 교실은 학기 중간에는 보통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마친다. 오현초등학교 육현임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는 “서울시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보육료를 합쳐도 한 달 운영비는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액수로 전담·보조교사와 외부 강사의 강의료 및 수업재료, 간식비까지 충당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전담교사 김영미씨의 열정 연지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를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로 부른다. 이 학교 김영미(34)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방과 후 교실은 집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동안 집에 돌아가도 맞이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처럼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만큼 정해진 수업 시간표는 없다.”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생활할 때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는 일은 있지만 수업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방과 후 학교는 교육과 보육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보육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교마다 운영상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연지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만의 작은 규칙을 만들었다. 어린이 각자에게 ‘새마을 통장’을 만들어주고, 숙제를 끝마칠 때마다 통장에 점수를 저금하도록 했다. 어린이들은 저금한 점수로 놀이를 한다. 바둑이나 장기두기, 십자수 놓기, 공기놀이, 장난감 블록 쌓기, 보드게임 등을 하면서 저축한 점수를 쓴다. 3학년 이상 고학년은 전담교사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 놀이가게를 열어 흥미있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건전한 신체활동을 위해 피구, 배드민턴,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체육활동과 비디오 보기, 영화관·박물관 관람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씨는 “방과 후 교실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전담교사가 아이들을 세심히 지도하는 전문성과 열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2~6학년 100명 참여… 새달 24일까지 당서초등학교(www.dangseo.es.kr)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교실을 2월 24일(목)까지 연다.2∼6학년 학생 100명이 참여하며 월∼금요일 매일 한 시간씩 원어민과 함께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는 연습을 한다. 영어교실 참가 어린이들은 한 반 최소 인원 10명 안팎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영어권 국가 체험 수업을 받게 된다.2679-3778. ●풍물놀이반 6학년 졸업연주회 개최 누원초등학교(www.nuwon.es.kr) 전통음악부 ‘풍물놀이반’ 6학년 학생들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졸업연주회를 연다. 풍물놀이반 6학년 재학생 10명은 삼도설장구가락, 삼도사물놀이가락, 액맥이타령 등을 연주해 지난 한해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연주회에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관객으로 참여한다. 공연은 2월5일(토) 오후 5시 학교 다목적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교생 46% 국·영·수·예능 심화학습 마쳐 신계초등학교(www.singye.es.kr)는 지난 10∼21일 방학학력캠프를 진행했다. 전교생의 46%에 해당하는 404명이 참가해 하루 4시간씩 학년별로 국어·수학·영어·예능 과목을 수준에 맞게 자체 개발한 교재를 활용해 심화학습을 실시했다. 또 신계초등학교에서는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맞벌이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교실 ‘안창호 사랑방’을 운영한다. 오전 10시∼오후 5시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1∼3학년 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참여 어린이들은 방학숙제 지도, 기초실력 향상을 위한 국어·수학 중심의 선행학습 등을 받을 수 있다. 또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 독서활동, 미술조형활동 등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내년도 중·고 신입생 모집 성지중·고등학교(www.sjschool.hs.kr)는 200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중학교 과정은 초등학교 졸업자 또는 중입검정고시 합격자가 지원할 수 있다. 고교과정은 중학교 졸업자 또는 고입검정고시 합격자를 선발한다. 고교 인문계 3년 학생과정, 중학교 2년제 학생과정, 중학교 2년제 성인과정을 선발한다. 초등학교·중학교 졸업증명서 1부, 중입·고입 검정고시 합격증 사본 1부, 입학원서 1부, 주민등록등본 1부, 반명함 사진 5장, 본인과 보호자 도장을 지참해 2월28일(월)까지 방문 접수해야 한다. 지원자 거주지와 연령에 따른 지원 제한은 없다.2692-8851,2694-7795. ●예술행정 경력 학교장 초빙 학교법인 이화예술학원 예원학교(www.yewon.org)는 학교장을 초빙한다. 세례 기독교인으로 예술을 전공했거나 예술교육행정에 다년간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중등학교 교장자격 기준에 적합한 사람이면 지원할 수 있다. 자필이력서 1부, 졸업증명서 및 석사·박사 등 학위과정 성적증명서 각 1부,A4용지 3장 분량의 학교경영계획서 1부,A4 용지 2장 분량의 자기소개서 1부, 당회장 발행 교인증명서 1부, 교육경력 증명서를 첨부해 28일(금)까지 접수를 마쳐야 한다. 학교법인 이화예술학원 법인사무국(서울 종로구 평창동 217)으로 우편 접수하면 된다.379-2326.
  • [깔깔깔]

    ●결혼계약서의 리플 예비 신부가 작성한 ‘결혼계약서’에 대한 예비 신랑의 리플. ▲싸우면 즉시 먼저 사과하고 화해를 시도한다. 남:먼저 화낸 쪽이 사과한다. ▲매일 열번 이상 안아주고 열 번 이상 뽀뽀해준다. 남:나도 좋다. ▲집안 일은 반반씩 분담한다. 남:좋다. 대신 너도 맞벌이한다. ▲책상과 컴퓨터 책상 위는 항상 깨끗하게 정리한다. 남:얼굴과 몸매는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한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식한다. 남:차 언제 사냐고 구박 안 한다. ▲3개월에 한 번 이상 여행간다. 남:집 언제 사냐고 구박 안 한다. ▲항상 같이 시장 본다(단, 내가 괜찮다고 할 때는 예외). 남:단, 구입 물건은 반반씩 든다. ▲3만원 이상 고가의 물건을 구입할 경우 항상 허락받고 사오기. 남:반사! 반사! 반사!
  • [연령별 맞춤 재테크] ② 40대 중년부부

    [연령별 맞춤 재테크] ② 40대 중년부부

    40대는 재테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30대까지는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40대 가장이 재테크에 실패하면 자신의 노후뿐만 아니라 부인과 자녀마저 생활이 고달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정성만 찾다가는 때를 놓친다. 치밀하게 준비한다면 공격적인 투자도 괜찮다. ●본격적인 재테크를 할 때 결혼한 지 17년 된 김상훈(46)씨는 부인(44)과 외동딸(16)을 둔 중견기업의 간부 사원이다. 부인과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김씨 부부의 월 소득은 750만원. 돈 씀씀이에 구애받지 않다 보니 보험만 3개 가입했을 뿐 다른 금융상품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회사에서 구조조정 얘기가 나돌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 중학교 3학년인 딸의 대학교육 문제도 마음에 걸렸다. 김씨 부부는 그동안 아파트 24평형을 한 채 장만했고, 은행예금 2000만원 정도가 있다. 위기감을 느낀 김씨는 담배도 끊고 본격적인 재테크에 나섰다. ●우선 명심할 점 40대 중년부부는 20∼30대 새내기 부부와 달리 구체적으로 노후 대비를 하면서 자녀의 대학교육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파트를 좀더 넓은 평형으로 옮기는 데 드는 자금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이같은 특징을 명심한 뒤 우선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대출금을 빠른 시일 안에 모두 갚는 게 중요하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연 8∼9%. 담보대출도 여러가지 비용을 감안하면 6%에 이른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3%에 불과한 상황에서 여유자금을 운영해 10%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대출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대출을 모두 갚은 뒤 남은 돈이나 지금부터 버는 돈을 쪼개 조금씩 돈을 모아야 한다. 김씨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고 대출금도 다 갚았으니 1차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월소득에서 생활비 등을 제외한 여유자금 542만원을 어떻게 운용할지가 관건이다. ●자녀 교육비에 철저 대비 대학생활 1년 비용을 1000만원으로 가정하면 김씨 딸이 3년후 대학에 입학할 때 필요한 비용은 4565만원. 학비상승률 5%, 세후투자 수익률 연 6%, 대학재학중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액수다. 따라서 김씨는 매월 112만원씩 모아야 하는데, 소득에서 이만큼의 액수를 떼어내 3년짜리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는 게 좋다. 적립식펀드는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나뉜다. 투자수익률이 비교적 좋은 게 주식형이라면 채권형은 안정성이 강하다. 국민은행이 지난 2000년 8월부터 2003년 7월까지의 주가지수를 토대로 3년간 가상으로 적립식 펀드를 운용한 결과, 수익률은 연 9.03%에 달했다. 주가지수는 투자시점보다 투자를 마쳤을 때 오히려 떨어졌는데, 정기적금 금리의 두배가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노후자금 마련, 늦지 않았다 김씨가 60세에 은퇴한 뒤 월 200만원씩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자. 국민연금, 퇴직금은 염두에 두지 말자. 물가상승률을 4%로 했을 때 60세가 되는 해에 필요한 돈은 6억 4323억원.13년 동안 매년 4%씩 적립금을 늘린다면 첫해 적립금은 2191만원(월 177만원)이 된다. 노후준비자금은 장기간 마련하는 점을 감안해 연금저축(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등을 활용하는 게 좋다. 비과세와 소득공제 효과를 철저하게 추구하되, 확정금리를 피해야 한다.10년 가입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변액연금보험을 통해 투자와 보장을 함께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파트 넓히기는 후순위 김씨 부부가 현재 24형 아파트를 30∼40평짜리 중형아파트로 옮기려 한다면 5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한 3년짜리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월 13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중형 아파트 구입 시점에 예·적금을 모두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조건이다. 그래도 부족하면 모기지론을 통해 장기대출을 받으면 된다. 김씨 부부보다 수입이 적거나 조건이 다른 경우엔 아파트확충 자금마련 계획을 수정한다. 전문가들은 또 기왕에 가입한 종신보험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해지할 때 손해가 많고,40대는 건강을 장담할 수 없는 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도움말 미래에셋증권 김대한 서울 삼성역지점장, 신한은행 신상언 재테크팀장)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 초중고 넷째주 토요일 쉰다

    오는 3월부터 전국에 주5일 수업이 시행됨에 따라 서울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매달 넷째주 토요일 학생과 교사가 모두 쉰다. 또 주5일 수업 확대 실시에 대비해 전체 3%에 해당되는 36개교는 매달 두 차례씩 주5일 수업을 실시한다. 서울시교육청이 18일 발표한 ‘2005학년도 주5일 수업제 기본 계획’에 따르면 주5일제를 월 1회 실시하는 학교는 매월 넷째주 토요일 휴뮤하게 된다. 넷째주 토요일을 포함, 월2회 실시하는 일부 학교의 경우 둘째주 토요일에는 학생만 쉰다. 각 학교는 토요일 휴무하더라도 맞벌이 부부 자녀 등 등교를 희망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야 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일부 ‘인터넷’으로

    ●1인가족 맞벌이가족 증가로 통계청이 오는 11월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인터넷 조사’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눈길. 1인 가족 및 맞벌이 가족 증가 등 조사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인터넷 조사 대상은 원룸과 학교 주변 학생 등으로, 전체 조사대상의 2%인 32만 가구를 설정. 인터넷 조사는 본인 신청을 거쳐 통계청 홈페이지(nso.go.kr)에서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와 스위스 등이 이미 2000년에 도입.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대상자를 접촉하기가 갈수록 어려워 생각해 냈다.”며 “집중 홍보를 거쳐 10월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소개. ●산림청 기술직 감사담당관 첫 배출 산림청이 1월 정기인사에서 첫 기술직 감사담당관을 배출해 눈길. 기술직 감사담당관 임명은 지난해 산림청이 5급 이상 전 직급에 대한 직렬을 폐지하면서 가능해졌다고. 그동안 기술·현장행정 특성상 기술직 감사관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직위공모 결과 임업직인 곽주린 산림휴양과장이 발탁되자 다소 놀랍다는 반응. 내부적으로는 기시 19회로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석사(임학) 학위를 받았고 국제협력담당관과 산림휴양과장 등을 거치며 실무경력도 쌓은 곽 과장을 적임자로 점찍고 있었다는 후문. 산림청 관계자는 “곽 감사관은 후생경제학과 편익비용 분석에도 능한 평가업무 전문가”라며 “산림휴양과장 재직시 자연휴양림 활성화 대책을 주도하는 등 적극성이 장점”이라고 평가. ●행정직 2명·기술직 1명 발탁될듯 조달청이 이달 말 이뤄질 3급 승진 인사를 앞두고 술렁. 연초로 예상됐던 인사는 지난해 성과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데다 명예퇴직 신청도 있어 미뤄졌다는 후문. 승진 대상 3명 모두 행정직이나 기술직 배려 차원에서 행정직 2명, 기술직 1명이 발탁될 것으로 전망. 내부에서는 행정직 1자리와 기술직은 윤곽이 잡혔으나 나머지 1자리는 오리무중. 조달청 관계자는 “사실상 간부들에 대한 혁신 인사의 첫 시험대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승진 후보들이 자격을 갖추고 있는데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짐으로써 조직 전체에도 자극이 되고 있다.”고 소개.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연령별 맞춤재테크] ① 2030 맞벌이 부부

    [연령별 맞춤재테크] ① 2030 맞벌이 부부

    결혼 2년차인 박철수(29)씨와 이미연(27)씨는 새해를 맞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장과 가계부를 만들었다. 김씨는 3500만원, 이씨는 2500만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 맞벌이 부부이지만 씀씀이가 적지 않을 뿐더러 마땅한 금융상품 하나 가입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20∼30대 새내기 맞벌이 부부일수록 소비생활을 꼼꼼히 점검한 뒤 내집마련과 자녀교육·노후자금 준비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하루라도 빨리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테크 첫걸음은 목표 설정 맞벌이 신혼부부의 재테크 첫걸음은 목표 설정이다. 맞벌이 부부는 돈을 쉽게 모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버는 만큼 소비 수준도 높아 수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등 재테크 실력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택자금 및 자녀양육, 노후대비 등 구체적인 재무목표를 세우면 필요한 자금을 알 수 있고 기대수익을 근거로 저축할 금액을 정할 수 있다. 월급의 50% 이상, 최소한 부부 한사람의 수입은 모두 저축해야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저축을 늘리려면 지출을 줄이고 간단하게라도 재무제표를 만들어 수입·지출내역을 점검해야 한다. ●재테크 금융상품 선별해야 저축가능 금액이 책정되면 금융상품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한다. 세금우대 및 비과세상품 가입은 필수적이다.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에다 연 납입액의 40%(최고 3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 비과세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분기별 300만원까지 자유롭게 낼 수 있어 비정기적인 수입도 관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재테크 상품이다.7년 동안 불입한 뒤 아파트 등 주택 구입이나 자녀들을 위한 교육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에 가입한 근로자우대저축도 만기까지 넣은 뒤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 비과세에다 금리가 연 5∼7%대로 높고 지난 2002년 말 이후 판매가 중단돼 신규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매월 일정액을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와 주가지수연동형(ELS)상품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특히 적립식 펀드는 월 10만원 이상 소액을 3년 이상 투자해 ‘은행금리+α’의 수익을 올림으로써 종자돈 마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기·투자상품 가입과 함께 일정액은 상호저축은행이나 은행이 판매하는 특판예금 등 1∼5년 만기 고금리 세금우대 예금·적금 상품에 가입해 안전하게 저축하는 것도 좋다. ●집 장만·보험가입도 필수 맞벌이 부부가 내집을 마련하려면 남편과 부인 모두 청약에 관련한 상품은 가입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돈을 예치하는 청약예금이나 매월 저축도 하고 청약자격도 생기는 청약부금·저축은 집 장만을 위해 최우선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다. 주택청약부금은 32평 이하 민영주택 등의 청약을 위해 월 5만∼50만원을 불입하면 된다. 국민·우리은행과 농협에서 판매하는 주택청약저축은 월 2만∼10만원을 저축해 32평형 이하 국민주택 등의 청약 우선순위를 받게 되며 납입액의 40%가 소득공제된다.32평 이상 민영주택 청약을 원할 경우 청약예금에 가입,200만∼1500만원을 1년 만기로 넣은 뒤 청약이 될 때까지 자동연장하면 된다. 청약부금은 2000년 11월 이전 가입자의 경우 납입액의 40%가 소득공제된다. 만기 5년이 끝나면 청약예금으로 바꿀 수도 있다. 내집 마련에는 목돈이 필요한 만큼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고려하게 된다. 만기 15년 이상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5%대로 낮아졌고 이자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최고 1000만원으로 높아져 주택 실수요자에게 맞는 상품이다. 위험에 대비한 보험상품 가입도 새내기 부부에게 꼭 필요하다. 기존에 가입한 상품의 보험료가 너무 많으면 과감히 정리하고 꼭 필요한 종신보험, 정기보험, 종합질병보험 등을 선별해 가입할 필요가 있다. ●노후준비는 하루라도 빨리 노후 대비는 적은 금액이라도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월 65만원씩, 연 5%(복리)로 35년간 저축하면 넉넉한 노후생활에 필요한 7억원대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쯤 늦게 시작하면 월 125만원을 넣어야 같은 액수를 모을 수 있다. 결혼 4년차인 김성동(32)·송지혜(30)씨 부부의 경우,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면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 나름대로 성공적인 재테크 포트폴리오(표 참조)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후대비 대표상품인 연금보험이나 연금저축(신탁), 변액보험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금저축·보험은 연간 24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고,55세 이후 연금식으로 노후자금을 받을 수 있어 절세와 노후준비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김씨 부부의 경우, 절세상품들은 만기까지 또는 이후에도 계속 불입하고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 등은 투자상품으로 전환, 노후대비용 목돈 불리기를 앞당기는 전략이 필요하다.(도움말=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 우리은행 최동진 PB사업단 차장, 국민은행 김재욱 재테크팀장)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30] 미혼 직장인 4人의 라이프 설계도

    [20&30] 미혼 직장인 4人의 라이프 설계도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들의 진취적인 모습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활력소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젊은 세대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획 ‘20&30’을 새로 꾸밉니다. 기존의 ‘여성&남성’과 격주로 매주 수요일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합니다. 특히 2030세대의 많은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2030 직장인의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가 ‘재테크’다.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부터 4년차 직장인까지 고용의 불안정을 뛰어 넘어 결혼, 주택, 노후계획 등 이들의 인생 설계에서 재테크는 성공적인 인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2030 미혼 직장인 4명의 인생 설계도를 펼쳐본다. ●‘종자돈’을 향해 뛴다. 2030 직장인의 출발점은 ‘종자돈’ 마련이다. 현대자동차 수출기획팀 3년차 최승천(30)씨는 입사 석달 뒤 매달 50만원씩 들어가는 5년 만기의 근로자우대 적금을 들었다. 비과세 혜택에 6.5%의 금리를 적용받는 승천씨는 2007년 9월 3195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세 보증금 4000만원과 예금을 합치면 9000만원 안팎의 목돈을 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판매팀 3년차 김동교(29·여)씨는 월급의 3분의1인 70만원을 종합주가지수에 연동하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 기대 수익률은 9%. 동교씨는 투자금액을 늘려가 3년 뒤에는 5000만원의 종자돈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일 정사원이 된 한국리서치 연구원 배기훈(27)씨도 적립형 펀드에 월 2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기훈씨도 투자액을 늘려갈 생각이다. 삼정회계법인의 권나현(26·여)씨는 부모님 관리형. 공인회계사의 직무 규정상 주식 투자는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어 부동산 투자로 종자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나현씨는 “점심 시간을 활용해 은행에서 재테크 상품을 상담하고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 “금융기관에 익숙해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재테크의 기본은 내 집 마련 미혼인 이들은 돈을 불리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 집 마련’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네 사람 모두 청약저축이나 예금을 활용하고 있다. 승천씨는 “결혼할 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게 낫다.”면서 “올해 결혼을 계획하고 있어 서울 근교 아파트 시세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교씨는 “집이 재테크에 유리하다는 말은 공감하지만 결혼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나현씨도 부동산을 가장 안정적인 자산유지의 대상으로 본다. 그는 “아는 분이 대출까지 받아 2억4000만원짜리 31평을 사는 것을 보고 무리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23평이 5000만원 뛸 때 31평은 1억원이 올랐다.”면서 “강남권의 경우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기훈씨는 “대학 4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주택청약저축을 들었는데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평생 이자를 내며 살더라도 전셋집 아닌 내 집에서 재테크가 시작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몸값 올리기, 나를 투자하라.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도 이들에겐 중요한 재테크이다. 특히, 평생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은 곧바로 몸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다. 동교씨는 올해 대학원에 진학, 현재의 업무 분야인 물류쪽을 공부할 계획이다. 또 중국어를 공부하고 헬스클럽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투자할 생각이다. 나현씨는 회계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사이버대학원에 입학하려 한다. 한달에 책값만 20만원을 쓰고 있다. 기훈씨도 리서치 회사의 특성상 ‘실력이 돈’이라는 데 공감한다. 승천씨는 “직장인에게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투자 자체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재테크에는 실패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는 필수,30대부터 노후설계 이들이 꼽은 성공적인 재테크의 필요 조건은 맞벌이. 승천씨는 “절대적 수입이 많은 맞벌이는 대부분 성공적인 재테크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직장 선배들 대부분은 아내가 일을 하길 원한다.”고 요즘의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동교씨는 “자녀 때문에 직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직장에서의 성공과 가계 경제력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제대로 된 맞벌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뜻밖에 노후설계에도 관심이 많았다. 저금리 시대에 자산 형성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바른 전략이라는 것이다. 승천씨는 “회사에서 자녀 4명까지 학자금을 지원해 주지만 그때까지 회사에 남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보험 하나 가입하지 않았던 회사 동료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이 극빈층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종신보험 등 각종 보험으로 노후설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훈씨는 “품위있는 노후는 결국 부동산 투자와 연금보험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동교씨는 월 20만원을 종신보험에 붓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도 국민연금을 세금이라고 생각하지 노후의 대안으로 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면서 “종신보험과 채권 투자가 노후설계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동환 홍희경기자 sunstory@seoul.co.kr ■ 입사 5년만에 5억 모은 박범영씨 “절약은 기본, 소비도 전략적” 직장생활 6년째를 맞은 대기업 대리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10년 안에 10억 만들기’ 카페를 운영하는 박범영(33)씨는 2500원짜리 넥타이를 매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5in5’. 풀어서 말하면 5년 동안 5억 만들기에 성공한 그의 드레스 셔츠는 6600원, 양복 13만원, 시계 1만원, 선물받은 상품권으로 장만한 구두…. 어림잡아 몸에 걸친 것을 모두 합쳐도 20만원이 되지 않는다. ●“선택적으로 투자하고 안테나를 세워두라” 박씨는 “절약은 기본”이라면서 “전략적으로 소비하며 돈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지갑에서 꺼내 놓은 것은 석달에 21만원 하는 헬스 회원권. 직장이 있는 서울 삼성역 근처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싸다고 해도 한 달 헬스비로 입고 있는 드레스 셔츠는 10벌을 넘게 살 수 있다. 그는 “싼 옷을 입어도 멋있게 보이도록 몸을 만드는 데 돈을 쓴다.”면서 “시장에서 산 옷을 걸쳐도 자신있고 멋있게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씨가 강조하는 것은 이른바 ‘안테나 이론’. 그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널리 알리고 안테나를 세워두면 기회가 보인다.”고 조언했다. 재테크를 결심해도 정보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안테나를 세우고 발품을 팔아 그는 2003년 주행거리 1000㎞에 불과한 뉴 EF 쏘나타를 900만원에 구입하는 횡재를 했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3단계 전략 박씨가 재테크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게 됐다. 경제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자신만의 시간이나 취미, 가족까지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다고 한다. 이왕 재테크 전선에 나서려면 철저하게 하겠다는 생각에 ‘10년 안에 10억 만들기 3단계 전략’을 세웠다. 1단계 3년은 무조건 아끼고 모아 종자돈을 만드는 기간이다.2단계 3년은 적극적으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 재산을 증식시킨다. 나머지 3단계 기간에는 안정적인 투자로 위험 없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2001년까지 1단계를 마감하고 3억원가량의 종자돈을 모았다.1999년에 결혼한 부인 진은주(33)씨는 남편보다 더 짠돌이.2004년까지 총 자산 5억원가량을 모으며 2단계 전략까지 마무리지었다. 중간에 주식에서 1억원을 까먹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몸에 밴 절약정신이 그의 계획을 가능케 했다. 박씨는 “교사인 아내와 둘이 벌면 한달 수입이 700만원에 이르지만 두아이를 포함한 네식구 생활비는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밝혔다. ‘10년 안에 10억 만들기’카페를 만든 것은 2001년 6월.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만들었지만 현재 회원은 33만명에 이른다. 미혼이 48%를 차지하는 이 카페 회원 가운데 5쌍이 결혼에 성공했다고 한다. 박씨는 그 비결을 “경제관을 공유하면 인생관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누렸으면 좋겠다는 박씨의 5년 뒤가 궁금해진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시 “열린공부방 30곳 설치”

    저소득층이 밀집한 서울시내 임대아파트에 ‘열린 공부방’이 문을 연다. 서울시·SH공사·각 지역의 주민자치회 등이 연계된 공부방은 2006년까지 시내 재개발 임대아파트 30곳에 설치된다. 서울시는 오는 11일 관악구 봉천본동 두산임대아파트 단지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을 여는데 이어 올해 15곳, 내년 14곳에 공부방을 추가 설치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문을 여는 공부방은 SH공사가 제공한 단지내 상가건물에 62평 규모로 조성됐다. 조리실과 식당, 집단지도실, 교사실 등이 마련돼 있다. 공부방에서는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방과 후에 대학생 교사의 지도아래 숙제와 놀이 등을 하게 된다. 시설운영은 아파트 주민자치회에서 담당하며,‘관악구주민연대 공부방네트워크’가 시에서 운영비를 보조받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학생 교사들을 지원한다. 또 서울문화재단은 공부방 지원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인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열린 공부방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방과후 학습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육 in]연세大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교육 in]연세大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이론과 실제가 상호작용하는 이상적인 교육 공간’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www.yonsei.ac.kr/child)은 교육 이론을 현실에 합리적으로 적용하려 노력하는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30년 역사를 가진 이 연구원에서는 ‘가르치는 이’가 아닌 ‘배우는 이’의 개성과 관심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착시켜 왔다.‘열린교육’의 취지를 이해하는 학부모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성탄 전야의 설렘이 온누리에 가득하던 지난 24일 오전.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치과대학 뒤편에 자리잡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연구동에 들어서자 차가운 바람에 언 볼이 사르르 녹는다. 마치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에 온 것처럼 포근한 ‘엄마 품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연구동 2층의 30평 남짓한 방에는 어린이 9명이 놀이삼매경에 빠져 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만 5세 종일반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관심에 따라 선생님과 팽이나 과자를 만들고 있었다. 선생님과 수업을 한다기보다는 마치 엄마와 아이들이 일상적인 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한반에 전문분야 다른 교사 2명 배치 최강미 교사와 팽이를 만드는 아이들은 4명. 태연이는 길이 5∼6cm정도 되는 장난감 블록을 조립해 풍차 모양 팽이를 완성했다. 해린이도 지지않으려는 듯 열심히 팽이를 조립한다. 아이들이 모두 팽이를 완성하자 최 교사는 팽이돌리기 시합을 유도한다. 열심히 팽이를 만들던 경도는 이 놀이에 싫증이 났는지 딴청을 부린다. 최 교사는 방 귀퉁이에서 딴짓하는 경도에게 팽이돌리기 게임의 공정한 심판을 맡아달라고 요청한다. 경도는 새 임무를 흔쾌히 수락했다. 아이들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자신의 팽이가 오래 돌길 기원하면서 팽이돌리기 시합을 펼쳤다. 바로 옆에서는 크리스마스 과자 빚기가 한창이다.5명의 아이들이 김선주 교사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나누며 과자를 빚는다. 양은이는 만들고 싶은 과자가 너무도 많다. 고사리만한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떼어다가 조몰락 거리며 별과 천사, 하트 모양을 만든다. 양은이는 직접 빚은 과자를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신이 난다. ●원하는 놀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김 교사는 이 같은 요리활동으로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재료의 부피나 크기를 직접 가늠해볼 수 있고 요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양한 손의 근육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 5세 종일반 어린이들의 수업에서 보듯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에서는 한글, 영어, 수학과 같이 정해진 과목이름이 없다. 모든 수업은 놀이로 이루어진다. 교사가 이끌어가는 정해진 놀이가 아닌 어린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전적으로 존중한다. 수업 시간 마다 두 사람의 교사가 참여하고 교사는 각각 다른 두 가지 놀이로 아이들을 이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2∼3개 그룹으로 나누어져 수업이 진행된다. 지난해는 공룡 테마를 가지고 다양한 놀이를 했다. 처음에는 공룡에 관심이 많은 몇몇 어린이들이 공룡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놀이가 시작됐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공룡이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룡의 영어 이름을 익히기 위해 영어 알파벳도 자연스럽게 공부했다. 공룡의 모양을 직접 비교해 보고 찰흙으로 그 모양을 빚어 봤다. 크레파스로 그림도 그리고 각자 좋아하는 공룡으로 분해서 연극도 펼쳤다. 아이들의 궁금증은 더욱 발전해 몇몇은 직접 고고학자가 되어 연구원 야산에서 공룡 화석 발굴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한글 배우기, 음악^미술수업 동시에 이처럼 교육 수혜자의 관심과 흥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놀이로 아이들 스스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방식을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이라고 부른다.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은 1970년대말부터 개방주의 교육을 표방해 1988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에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한글을 배우고 음악, 미술 수업도 받는다. 김선주 교사는 “교육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닌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되어야 한다.”면서 “연구원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에 따라 무궁무진한 놀이가 만들어지고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어떻게 운영하나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은 유아반·유치반·종일반·영아반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만 3·4세를 대상으로 한 유아반은 오전·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운영되며 모두 6개반이다. 한 반은 22∼24명으로 교사 2명이 담당한다. 오전반은 9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 오후반은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수업이 이뤄진다. 유치반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만 5세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오전·오후반으로 모두 4개반이다. 수업시간은 유아반과 같다. 한 반은 20명으로 교사 1명이 배치된다. 종일반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참여할 수 있다. 만 2·3세반과 만 4·5세반이 1개씩 있다. 만 2·3세반은 한 반에 10∼12명으로 교사 2명이 배치된다. 만 4·5세반은 18∼20명이며 교사 2명이 맡는다. 만 2·3세 종일반에 참여하려면 소변과 대변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연구원에서 생활한다. 집에서 지내는 것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과거 외국인 교수들이 사용했던 사택을 1998년부터 종일반 전용 건물로 활용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주방과 거실이 있는 70평짜리 단층 건물에서 밥을 지어먹고, 낮잠도 자며 집에서 생활하듯 하루를 보낸다. 영아반은 만 2세 영아와 부모가 함께 참여한다. 엄마·아빠가 놀이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녀 양육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엄마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주 2회 월·목반과 화·금반이 있다. 아빠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 한 반에 10∼12쌍이 참여한다. 한 학기는 16주로 90분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을 담당하는 23명의 교사는 모두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출신이다.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로 유아교육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동가족학과 재학생 1∼2명이 보조 교사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 곳에서 일하기 희망하는 졸업생들은 1년 동안의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하며 그해 연구원 교사 수급 상황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연구원에는 현재 330명의 어린이가 등록돼 있다. 유아반·유치반·종일반은 11월에, 영아반은 2월에 원아를 모집한다. 한 해 선발 인원은 70∼80명 정도다. 영·유아반에 등록하면 보통 2∼3년 동안 다니기 때문이다. 모집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대기자 명단에는 언제든지 등록할 수 있다. 원아는 통학거리와 대기기간을 합산해 선발한다. 별도의 통학버스가 없고 너무 멀리서 통학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마포·서대문구 거주자를 우선 선발한다. 대기기간이 오래될수록 유리하다.(02)2123-3481∼2.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이재선 원감이 말하는 조기교육 방향 “바람직한 조기 교육이란 어린아이가 걸음을 떼자마자 한글을 깨우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암산을 빨리할 수 있도록 다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이재선(42) 원감은 우리나라 조기 교육의 문제는 바로 ‘부모의 욕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픈 부모 마음은 한결같지만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부모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원감은 “성인 개개인의 관심사가 모두 다르듯 만 2∼5세 유아들에게도 각자의 관심사가 다르다.”면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호기심을 스스로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겨난 호기심을 해결하는 교육방법으로 ‘놀이’를 택했다. 이 원감은 “놀이는 지식을 배우는 한 방법이며 이러한 놀이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교육 형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희망하는 놀이를 직접 선택하게 하고 놀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교사와 어린이들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가르치는 행위보다는 학생들의 개성과 특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세 개방주의 교육과정에는 미리 준비된 수업을 최소화하고 수업시간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관심이 있는 문제를 탐구할 수 있도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원감은 “이 과정에서 더 재미있고 새로운 놀이를 고안하기 위한 교사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팀티칭(team teaching)이 이루어진다.”면서 “활발한 팀티칭은 교사들의 전문적인 경험과 개인적인 재능을 서로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감은 그럼에도 “왜 한글과 영어를 가르치지 않느냐고 묻는 학부모들도 많다.”면서 “바람직한 어린이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에서는 해 마다 3∼4차례 학부모 교육을 실시한다. 연구원의 교육철학과 운영전반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의 놀이 수업에 참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원감은 “학부모들이 수업에 직접 참여해보고 놀이의 교육적 효과를 이해하면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부모 교육의 기회를 더욱 자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Mr. 뷰티-Ms. 스트롱’…양성형 인간 뜬다

    ‘Mr. 뷰티-Ms. 스트롱’…양성형 인간 뜬다

    젊은이들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고유 영역을 깬 양성(兩性)형 인간이 늘고 있다. 남성적인 강인함과 여성적인 섬세함을 동시에 갖추고 자신의 외모를 꾸미는 남성과, 포용력있는 리더십과 당당한 자의식으로 무장한 여성이 그들이다. 제일기획은 17∼39세 남녀 각각 150명씩을 조사해 26일 발표한 보고서 ‘2004년 우리시대 남녀의 조용한 혁명’에서 남성의 66.7%, 여성의 57.3%가 ‘양성형’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고유 성역을 고집하는 남성형과 여성형은 각각 12.7%,18.3%에 그쳤고 양성형이 62.0%에 이르렀다. 나머지는 미분화형(7.0%)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남성은 여성적인 섬세함을 갖추고 자신의 외모를 적극 가꾸는 등 패션에 관심이 많아졌다. 여성은 리더십을 갖추고 자의식이 강해졌다. 제일기획은 이성의 장점을 추구하는 남성을 ‘미스터 뷰티(Mr.Beauty)’, 여성을 ‘미스 스트롱(Ms.Strong)’으로 규정했다. 남성 응답자 가운데 69.3%가 ‘남성도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할 수 있다.’고 답했고,‘남성도 필요하다면 화장을 할 수 있다.’는 물음에 62.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시사문제를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여성이 매력있다.’는 물음에는 90.2%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갸냘픈 몸매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력있는 몸매를 선호(64.7%)하며, 여성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같이 큰 차를 운전하는 게 멋져 보인다(63.3%)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또 결혼비용은 남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72.7%)고 생각하며, 부모 부양의무는 아들, 딸 모두 똑같다(86%)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답변도 80.0%에 이르렀다. 성별·세대별로는 19∼24세 남성은 남성용 화장품으로 외모를 가꾸고,25∼34세 남성 직장인들은 남녀가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28∼39세 남성 기혼 직장인들은 맞벌이와 가사 분담은 기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9∼24세 여대생들은 섹시하고 강인한 외모를 추구하며,25∼34세 미혼 여성 직장인들은 ‘직장의 꽃’을 거부한다.28∼39세 기혼 여성 직장인들은 일의 성취감과 자부심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 남녀 상당수가 자신의 성이 지닌 강점 위에 이성이 지닌 강점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생명 살리기/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깊은 산중에 발길이 뚝 끊어졌다. 흰 구름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조그마한 암자엔 맑은 물소리만 은은하다. 밤새 기름칠을 한 무쇠 호미를 손에 들고 텃밭으로 나간다. 겨울나기를 위해 땅속에 묻어둔 무의 봉분을 북돋고, 허름하게 풀린 배추를 감싸주기 위해서다. 한평 남짓한 마와 더덕 밭의 겨울 푸성귀도 메어주어야 한다. 좀더 시간이 남으면 앞마당의 차나무들도 김매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겨울의 하루는 짧다. 봉분을 다독이고 배추를 묶다보니 멀리 산너머 서해로 낙조가 길게 그림자를 끌며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오늘 할 일을 미루고 허리를 펴고 텅빈 산천을 본다. 무성한 여름과 가을은 갔듯 한해가 그냥 깊은 산속으로 걸어들어가 버렸다.“벌써”라는 단어가 내 깊은 영혼을 알 수 없게 꾹꾹 찌른다. 피가 배어 나오듯 영혼 한쪽이 서걱이는 소리가 먼 시원을 통해 들려오는 것 같다. 공양미를 한 움큼 발우에 담아 수곽으로 향한다. 저녁공양 준비를 하는 것이다. 쌀을 헹구기 위해 발우에 손을 넣자 싸늘한 한기가 온 몸을 찌르르 울리고 간다. 오래된 대나무 홈통을 타고 수곽으로 흐르는 물은 푸릇한 생동감이 있다. 어느새 사방은 하늘에 길잡이로 별만 남기고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목탁을 두드리며 저녁예불을 시작한다.“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가슴 한쪽에서 울컥 한 웅큼 눈물이 비어져 나온다. 며칠전 2만달러 시대에 굶어죽은 어린 영혼을 위한 기도를 한다. 독점자본주의 유령이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팔레스타인을 휩쓸고 우리나라에도 어느덧 소리없이 상륙해 있는 것이다. 굶어죽은 그 어린이의 가족은 때론 일주일 때론 이틀 그러기를 몇 달을 반복했다. 한 아이는 그냥 죽어갔다. 그 며칠전 맞벌이를 하는 경찰관 부부의 세 어린이가 화재로 죽음을 당했다. 그 처참한 어린 주검 앞에 우리는 오열을 토 할 수밖에 없다. 소유의 시대에 빈곤을 초래하는 자본의 공포는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살인적인 위력을 갖는다. 공포의 시대에 떠오르는 한 스님이 있다. 그 스님은 진감국사다. 진감스님은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맨 처음에는 밥과 옷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일은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그는 짚신삼기 수행법을 착안했다. 저녁이 되면 염불을 외며 밤새워 짚신을 삼았다. 아침이 밝아오면 밤을 새우며 삼은 짚신을 메고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장터에 나가 발을 살폈다. 맨발이거나 너덜너덜 닳은 짚신을 신은 사람들에게 새 짚신을 신겨주었다. 진감스님은 짚신을 얻어신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깨우쳐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큰눈이나 장마가 와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을 때만 제외하고 밤에는 염불하며 짚신을 삼아 낮에는 그 짚신을 들고 늘 그 자리에서 짚신을 신겨주었다. 그런 수행을 본 사람들은 함께 짚신을 삼아 보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것으로 보시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진감국사는 중생의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헌신을 통해 마음 하나를 나누는 씨앗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지구의 온 생명을 불가사리처럼 먹어치우는 독점자본주의의 광풍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나누는 부처의 마음이다. 그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내안에서부터 내 주변에서부터 싹을 틔우는 생명살리기를 해야 할 때다. 작은 법당안에는 어느덧 싸늘한 한기가 스며들어 있고 밤하늘엔 길 잃은 중생들을 위한 ‘별불’만 반짝이고 있다. 세월은 원래 없던 것 묵은해도 오는해도 없다. 다만 하루 하루의 일상을 평생처럼 사는 것만 남았다. 여연스님 대흥사 일지암 암주
  • 다음 제주이전 8개월 손익계산서

    다음 제주이전 8개월 손익계산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 제주 이전 사업인 ‘즐거운 실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테헤란밸리 사람들은 ‘다음’의 제주 이전을 ‘즐거운 실험’이 아니라 ‘위험한 실험’이라고 비야냥거린 적도 있을 정도다. 제주 이전과는 무관한 일이지만 ‘다음’이 지난 8월 초 미국 인터넷 업체인 라이코스 인수를 발표한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5만원선을 호가하던 주가가 2만원대까지 떨어지고 40%를 넘었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한때 17%대까지 주저앉자 이같은 위기감을 ‘본사 제주 이전’과 연결 지으려는 사람들도 없지 않았다. 이처럼 ‘다음’의 제주 이전에 관심이 많은 것은 커뮤니케이션, 온라인쇼핑, 오락, 금융 비즈니스 등을 펼치고 있는 국내 굴지의 인터넷 기업인 ‘다음’의 새 둥지 틀기 실험 성패가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의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기업 지방이전의 모델 케이스 ‘다음’은 2014년까지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기로 하고 지난 3월 제주도·제주대·제주시와 제주이전을 위한 ‘상호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제주 이전을 계획한 것은 문화 및 산업기반은 취약하지만 자연환경·청정성·국제자유도시 등 지식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 양호하다는 판단에서다. 제주도가 제시한 법인·소득세 5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재산·종토세 8년간 감면, 취득·등록세 면제, 연구기자재에 대한 관세면제, 시설 투자비 및 고용·훈련보조금 지원 등 조건도 마음에 들었다. ‘다음’은 지난 4월 인터넷 지능화연구개발팀(NIL팀) 20명과 미래전략본부팀 15명을 제주로 보낸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제주시 노형동 현대해상화재빌딩 8층에 미디어본부를 개설했다. 현재 84명이 근무하고 있다. 상주 1호인 연구개발팀은 제주시와 가까운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의 통나무펜션을 매입, 개조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8월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했던 바로 그 곳이다. 노 대통령은 당시 이재웅 사장에게 “이전시간과 비용 등 단계별로 닥치는 문제, 그리고 10년 후 직원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도 고려해 전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에 대비한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차로 나눠 이전 계획 차근차근 추진 ‘다음’은 제주 부분이전 이후 산업자원부가 추진하는 제주 지역혁신특성화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데 이어 SK텔레콤 등과 함께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제주에서의 성장동력을 착실히 갖춰 나가고 있다. 제주입성 4개월 만에 국비만 57억원이 지원되는 2개 사업을 따낸 셈이다. 지난 9월에는 1차사옥 부지로 제주시 오등동 난지연구소 서쪽 4000평을 26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8일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며 이달중 건축허가가 나오면 바로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내년 10월까지는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다. 부지매입비 중 50%는 국가균형발전법상의 용지매입비 지원규정에 따라 산업자원부와 제주도, 제주시가 함께 이달 말까지 부담한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앞으로 건축 인허가 등의 행정편의와 교통 및 기반시설비로 2억 5000만원을 더 지원할 계획이다. 김도윤 신프로젝트팀 과장은 “올해 본사에서 80여명이 이전했지만 작업장이 두 군데로 분산돼 있어 본격적인 실험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오등동 1차사옥은 제주로 이전한 미디어본부 및 미래전략본부 직원과 본사에서 옮겨올 100여명 등 200명가량이 근무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돼 3차테스트 본거지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이 본사 이전을 최종 결정하면 제주대 인근 아라동 일대에 조성중인 33만평 규모의 제주첨단과학단지내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곳은 지난 10월 산업시설용지 43%, 주거·근린생활시설 등 지원시설용지 21.8%, 도로·주차장·공원 등 공공시설용지 35.2%의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건설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내년 6월부터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에 들어가 2011년 말 마무리하게 된다. ‘다음’은 내년 100여명의 직원을 추가로 제주도로 옮기는 3차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세 차례에 걸친 2년간의 실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정보·기업환경 검증 등 이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본격적인 본사 이전 작업에 들어간다. 이전은 2006년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게 되며 이전이 확정되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전에 따른 문제점 ‘다음’의 제주 이전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이전사업이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제주도 등은 ‘다음’ 본사의 제주 이전을 돕기 위해 행정·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등에 따라 각종 지방세 감면, 시설 투자비 및 고용·훈련보조금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 당사자 입장에서는 미흡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인적네크워크 유지가 서울에 비해 원활치 않다. 직원 거의가 서울 출신으로 친인척이나 동창 또는 친구를 쉽게 만나지 못하는 외로움이 있다. 이전에 따른 세제 혜택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당초 본사 이전시 5년간 법인세 100%,2년간 50%가 감면된다고 하지만 이전 인원 비율과 이전 인원의 연봉비율을 함께 적용하고 있어 실제 혜택은 5년간 36%,2년간 18%로 실효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재정경제부가 50% 이상 이전할 경우 인원비율이나 연봉비율 중 한 가지만 적용하기로 해 다음으로서는 100%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필요한 정보수집 대상이 없는 미흡한 산업 인프라와 영세한 협력업체 환경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실험’의 성패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결과에 따라 ‘즐거울’ 수도 ‘위험할’ 수도 있다. 제주 김영주·서울 주현진기자 chejukyj@seoul.co.kr ■ 김종현 다음 신프로젝트 팀장 “회사만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생활근거지가 전혀 다른 환경으로 바뀌는 데 애로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요. 그러나 올해 선발대로 도착한 제주 상주 직원 모두가 크고 작은 애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회사도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어 좋은 결과를 맺으리라고 봅니다.” 김종현(31)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래전략본부 신프로젝트팀장은 본사 제주이전과 관련, 직원들의 ‘제주적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곧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 보였다. 그가 꼽은 첫째 애로는 ‘외롭다.’는 것. 직원 연령이 평균 29.5세로 이중 60%가 미혼이다. 또 맞벌이 부부가 많아 ‘기러기 아빠’나 ‘기러기 엄마’가 될 수밖에 없다. 회사도 이런 점을 감안, 공사를 불문하고 직원들이 비행기를 탈 일이 있으면 1만원만 본인이 부담토록 하고 나머지 항공료는 모두 지원해 주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원룸을 빌릴 경우에도 1년치 임대료를 무상 지원해주고 있으며 아파트 입주자에게는 이사비용 전액과 대출이자를 물어주는 등 회사측이 쏟는 ‘직원 기살리기’는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자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아직은 자녀들이 어리고 몇 안돼 개인적으로 육아나 보육에 신경쓰고 있지만 인원이 늘어나고 이후 본사이전이 확정될 경우 회사차원의 직장 보육시설이나 초등교육 이상 부분에 대한 단계적 대비책도 나오리라고 본다.”며 “그러나 직원들의 자녀교육과 주거문제 등을 언제까지 기업이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이므로 이전기업 직원들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차원의 장기적이고 정책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타 기업들의 지방이전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주 직원들의 근무나 생활환경 만족도가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즐거운 실험’은 일단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CJ㈜ 쌀가공 마케팅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CJ㈜ 쌀가공 마케팅팀

    가정의 주방에 ‘밥솥’을 없애자. 전자레인지에 2분만 데우면 갓 지은 것처럼 맛있는 밥이 되는 ‘햇반’. 올해 나이 여덟살이다. 그의 등장으로 밥도 슈퍼에서 사먹을 수 있는 ‘혁명’이 일어났다. CJ㈜ 쌀가공 마케팅팀이 가정의 밥을 바깥으로 내놓은 혁명을 일으킨 곳이다. CJ 마케팅팀은 대표적인 쌀가공 제품인 햇반을 비롯해 오곡밥, 흑미밥, 카레밥 등 없는 밥이 없을 정도로 밥짓는 기술이 뛰어나다. 전복죽, 송이버섯죽 등도 만든다. 발아 현미, 발아 흑미 등 기능성 곡류 제품 등의 매출 증대 전략도 짜고 있다.‘밥짓는 남자’ 4명과 ‘맛보는 여자’ 3명 등 7명이 한 팀으로 뛰고 있다. ●가사 해방의 주역이 된다. 즉석밥 시장은 1000억원대에 이른다. 밥에 관해선 가정에서 먹는게 전통인 우리에겐 몇년 전에만 해도 상상을 할 수 없는 시장 규모다. 주 5일근무 확산, 맞벌이 부부 증가, 만혼 추세 등을 감안하며 즉석밥 시장은 머잖아 전체 쌀 시장의 2%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쌀가공팀의 역할이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팀원들은 처음 제품이 나왔을 때 판로 개척에 막막해했었다. 집에서 해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밥을 ‘슈퍼에서 사먹어라.’고 어떻게 어필할까…. 주부들을 밥짓기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해 삶의 질을 높여보자는 의도였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굳어진 틀을 깨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는 가운데 광고 외에 생활 속에서 직접 제품을 경험토록 하는 현장 마케팅을 생각해 냈다. 간밤의 술자리로 속이 불편한 회사원들을 겨냥, 길거리에서 따끈한 ‘죽 파티’를 열었다. 아침밥을 굶고 나온 수험생들을 위해 햇반에 사골국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여름 바캉스 시즌이나 겨울 스키 시즌도 놓칠 수 없는 마케팅 계절. 전국의 콘도나 해변을 방문,‘햇반 카페’를 열어 CJ에서 나오는 각종 제품의 시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열을 올렸다. 결과는 대만족. 밥은 집에서 지어먹어야 한다는 ‘금기’가 조금씩 깨지면서 마침내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위은숙 대리는 “우리팀의 경쟁 상대는 밥솥”이라면서 “각 가정에서 밥솥을 몰아낸다면 주부들의 가사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향후 시장을 기대했다. ●“엄마가 짓는 밥보다 맛있어요.” 단순한 간편식이 아니다. 마케팅팀은 제품의 ‘편의성’보다 ‘고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이지만 밥맛이 가마솥에서 갓 지은 듯 기름기 흐르는 입맛 당기는 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밥맛이 좋은 경기쌀만 사용하고 압력 밥솥의 원리로 밥을 짓는다. 품질(밥맛)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벼는 도정을 하지 않은 채 저온창고에 보관하고, 밥을 짓기 직전에 방아를 찧은 쌀을 사용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 수준의 무균 포장실에서 포장을 하여 상온에서도 변질 없이 6개월간 유통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상면 부장은 “밥짓는 물은 수도물이 아니라 4단계 정수를 거친 가장 깨끗한 물을 사용하고, 포장용기는 부패의 원인이 되는 산소의 침투를 완벽히 차단하는 특수제품을 쓴다.”며 제품 공정의 철저함과 정성을 강조했다. ●전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팀원 모두는 쌀가공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남자 사원들은 집에서 “쌀을 더 불려라.” “시원한 베란다에 쌀을 보관해라.” 등의 ‘훈수’를 두다가 아내들에게 미움을 사기도 한다. 이들은 다양한 제품개발을 위해 전국의 맛 좋은 밥집, 죽집은 안 다녀본 곳이 없다. 수시로 일본 등 쌀 가공식이 발달한 해외도 누비고 다닌다. 김형일 과장은 “지난해 1년동안 6개월을 유럽, 중남미 등에서 ‘식문화 특파원’으로 활동, 현지의 식문화 특징·제품 조사를 하고 제품 개발 아이디어 등을 얻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밥과 죽 등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동남아에도 수출된다. 제품명도 ‘het bahn’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달 중순쯤 중국 베이징에도 런칭할 계획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주말화제] 주5일제­-웰빙열풍…요리 남성 급증

    [주말화제] 주5일제­-웰빙열풍…요리 남성 급증

    “가족에게 따뜻한 음식 접시를 내미는 순간의 기쁨과 행복을 아내에게만 양보할 수는 없죠.” LCD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박주환(36·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주말이면 부인 이경재(34)씨와 두 아들 하림(7)·찬(4)군에게 떡볶이며 잔치국수를 만들어 준다. 생선조림이나 배추겉절이처럼 손맛이 중요한 음식도 척척이다. 박씨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뭔가를 같이 한다는 느낌이 너무 좋다.”면서 “‘맛있다’는 말 한마디면 피곤이 싹 풀린다.”고 환하게 웃었다. 주5일제 근무와 웰빙열풍을 타고 주말요리사로 변신하는 남성이 늘고 있다. 인터넷 요리동호회와 요리학원에도 남성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맞벌이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중학생 때부터 자주 음식을 만들었다는 박씨는 “어머니의 손맛을 아내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직접 그 맛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면서 “요리를 함께 하며 대화를 많이 한 덕인지 결혼생활 8년 동안 부부싸움을 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30대부터 60대까지 손맛으로 행복 만끽 인터넷에서 조리법을 알아내 새로운 요리도 시도한다. 같은 요리라도 가족 입맛에 맞게 변형하다 보면 ‘나만의 비법’을 얻게 된다는 것.“아빠가 해주는 치즈떡볶이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큰아들 하림이를 위한 ‘아빠표 크림소스 스파게티’도 개발하고 있다. 부인 이씨는 “엄마가 열번 해주는 것보다 아빠가 한번 해주는 것을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경희대 홍보팀에 근무하는 김광순(32·동대문구 회기동)씨는 ‘국수의 달인’이다. 결혼 초 ‘설거지를 하느니 차라리 요리를 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으로 주방을 드나들었다. 이젠 명절 때마다 음식 장만을 맡을 정도로 실력파가 됐다. 스파게티에서 냉면까지 국수 종류라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뭐든 자신있다는 김씨의 주특기는 김치말이 국수다.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학원을 다니며 더욱 적극적으로 요리를 배우는 남성도 많다. 제주랜드여행사에서 경영이사로 일하는 허강호(40·강동구 천호동)씨는 지난 7월 집 근처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한식 과정은 이미 마쳤고, 지금은 양식을 배우고 있다. 특기는 오징어볶음과 잡채. 허씨는 “요리는 같은 재료와 조건으로도 천가지 맛을 내는 것이 매력적”이라면서 “여성만 요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잘라 말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장비 기사로 일한 권규소(62·노원구 중계동)씨는 부엌에 얼씬도 하지 않던 전형적인 한국 남성이었다. 그러나 4년 전 퇴직하면서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어” 요리학원에 등록한 뒤 한식·중식·일식 등 조리사 자격증 7개를 따낸 프로 요리사가 됐다. 권씨는 “미국에 유학중인 큰아들 부부가 올 때면 한 상 차려주는 것이 낙”이라면서 “시아버지가 ‘바치는’ 밥상에 며느리가 감동할 때면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고 좋아했다. ●요리 동호회에 학원 수강까지 회원이 10만명을 넘는 인터넷 요리사이트 푸드나라(www.foodnara.com)는 남성 회원이 20%대에서 최근 40%로 급증했다. 웹기획자 김소은(30·여)씨는 “초기 남성회원은 주로 자신이 경험한 맛집을 소개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공유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기혼 남성이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솔요리학원의 안정호(35) 과장은 “지난해 20%에 그치던 남성 수강생이 최근 40% 정도로 늘었다.”면서 “주5일제와 웰빙 열풍, 경기 불안 등으로 퇴근 후 수강하는 직장인도 많다.”고 밝혔다.2년째 요리 동호회 ‘386 쿠킹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명성(35)씨는 “핵심멤버 200명 가운데 남자가 절반이 넘는다.”면서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을 해결하고 가족과 친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요리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내니 스캔들’ 케릭 美안보장관 8일만에 낙마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윤락녀 자식 출신 등 밑바닥 인생을 극복하고 미국의 국토안보부장관에 지명돼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버나드 케릭이 결국 취임도 하지 못한 채 ‘내니(유모) 스캔들’에 걸려 낙마하고 말았다. 장관직 지명 8일 만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케릭 전 뉴욕 경찰청장의 국토안보부장관 지명을 철회했다고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케릭은 10일 밤 불법 이민자를 가정부로 고용했으며, 이와 관련된 세금이나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백악관에 자신의 지명 철회를 요청했다. 불법 이민자 문제는 국토안보부의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다. 케릭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장관직에서 일하는 것은 일생의 영광이지만 이대로 장관 임명을 추진하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미 행정부나 국토안보부, 미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케릭은 10일 밤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결정을 알렸다. 불법 체류자를 가정부로 고용한 탓에 각료로 지명됐다가 도중 하차한 ‘내니 스캔들’ 사례는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법무장관에 지명됐던 킴바 우드와 조 베어드, 부시 1기 때인 2001년 린다 차베스 노동장관 지명자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주로 부부가 맞벌이하는 대도시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유모를 불법 이민자로 채용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불법 고용과 함께 사회보장세를 내지 않는 결과가 된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후임 지명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릭이 지명되기 전 국토안보부장관 지명자로 거론됐던 인물 중에는 조 올보 전 연방비상관리국 국장과 마이크 리비트 환경보호국 국장, 프랜 타운센드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 등이 있다. dawn@seoul.co.kr
  • ‘할인점 1번가’ 부상 강남에는

    ‘할인점 1번가’ 부상 강남에는

    서울 강남지역이 ‘할인점 1번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 자위 땅’이라고 불리는 이곳에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과 롯데마트 잠실월드점, 뉴코아아웃렛 킴스클럽 강남점, 월마트 강남점에 이어 신세계 이마트까지 가세해 ‘내로라하는’ 국내외 주요 할인점들이 대거 진출함으로써 쇼핑명소로 부상할 전망이다. 강남지역에는 부동산 값이 비싸 2000평 이상의 대규모 면적을 필요로 하는 대형 할인점을 개점하려면 엄청난 투자비가 소요되는 까닭에 최근 들어서는 신규 진출이 거의 없었다. 이마트는 내년 1월 중순 서울 서초구 양재동 215에 72호 양재점을 오픈한다.(주)인평이 명품 아웃렛으로 개발 중인 하이브랜드 쇼핑타운 지하 1층에 단층(영업면적 3000평 규모)으로 출발한다. 부유층 소비자들이 많은 강남 상권임을 감안해 이마트 점포 가운데 백화점급 고급 상품이 가장 많은 점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이인균 마케팅실장은 “양재점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강남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이곳 실정에 맞는 해외 유명 소스 등 수입식품을 비롯해 유기농 식품 등 웰빙상품을 많이 구비해 기존 이마트 점포에서 보기 힘들었던 고급상품군으로 꾸며 보겠다.”면서 “강남형 할인점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일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재점 인근에 농협하나로클럽, 롯데마트, 킴스클럽, 월마트 등이 이미 포진해 있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 경영을 통해 강남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에 맞서 다른 할인점들은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통해 영업면적을 넓히고 매장을 고급화함으로써 이마트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각오이다. 롯데마트 월드점과 킴스클럽 강남점, 월마트 강남점은 이미 리뉴얼 작업을 끝냈고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리뉴얼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1995년 5월 개점해 가장 먼저 자리잡은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이마트 진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만큼 선발주자로서의 입지를 고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곳은 1만 2500평의 매머드 규모인 데다 소비자 1인당 8만∼9만원을 쓰고 갈 정도로 객단가(한번 쇼핑하는데 쓰는 비용)가 높아 지난해까지 5년연속 단일매장 매출액 부문 1위를 유지할 정도로 영업기반이 탄탄했다. 하나로클럽은 이에 따라 간부들을 중심으로 연일 구수회의를 여는 등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하나로클럽은 전체상품 중 농산물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농산물로 특화시키고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바꾸는 한편, 층간 이동없이 원스톱 쇼핑을 즐기도록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특히 명품 한우와 브랜드 쌀 등 최고 품질의 신선식품을 구비하고 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전문매장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농협 하나로클럽 김동혁 양재점장은 “이마트는 공산품 위주이고 하나로클럽은 농산물 판매 중심이어서 서로 가는 길이 다른 만큼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래도 우리의 1차 목표는 농산물 할인점의 위상을 굳건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이마트가 문을 열지 않았지만 본래 계획대로 리뉴얼 작업을 충실하게 하는 등 나름대로 온힘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월드점은 오래된 인테리어 설비를 교체하고 자질구레한 상점들을 정리해 영업면적을 크게 늘리는 등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끝내고 이마트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지하 1층에 식당과 액세서리 매장 등 소규모 상가 750평을 없애고 푸드코트를 설치함으로써 영업면적을 3300평에서 4600평으로 크게 넓혔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실장은 “이마트 양재점과는 상권이 조금 겹치는 점은 있지만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강남지역에 먼저 터전을 잡은 만큼 선두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킴스클럽은 지난해 뉴코아그룹을 인수한 이랜드그룹이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지난 9월 다시 문을 열었다.98년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춘 창고형 할인점으로 출발하다 보니 분위기가 칙칙했으나 인테리어를 백화점급으로 꾸미고 친환경식품 등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웰빙 문화를 이끄는 고품격 할인점으로 재탄생했다. 킴스클럽 강남점 한규관 마케팅과장은 “지역밀착형 할인점을 표방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식품과 농산물을 강화해 품질을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등 고품질 저가정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리뉴얼 당시 컨셉트대로 고품격 웰빙 할인점의 모습은 유지하면서도 ‘1+1’행사 등 소비자 유치 이벤트를 강화해 닦아놓은 텃밭을 유지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리뉴얼 작업을 끝낸 월마트 강남점은 매장을 서비스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한데 이어,24시간 영업체제로 돌입하는 등 ‘소비자 중심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동선이 편안하도록 상품 전시와 계산대의 위치를 조정하고 매장의 바닥과 조명 등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바꾸었다. 분유에서부터 옷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용품을 원스톱 서비스할 수 있도록 했고 수요가 많은 베이커리를 보다 밝고 예쁘게 단장했다. 월마트 박찬희 상무는 “지난 99년 강남점을 오픈해 시설이 낡은 곳이 많아 인테리어를 바꾸고 신선식품 부분을 대폭 강화하는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제공한다는데 중점을 뒀다.”며 “이 지역 상권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까닭에 24시간 영업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문답으로 풀어본 ‘정산 稅테크’

    연말정산 안내서를 보더라도 실제 공제액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연말정산 내용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어느쪽이 소득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한가. -총급여가 많을수록 기본세율이 높아지므로 총급여 수준이 높은 쪽에 부양가족 공제를 몰아받는 것이 과세표준을 낮춰 절세할 수 있다. 총급여가 3000만원인 아내와 4500만원인 남편의 경우 남편이 공제를 받으면 아내가 받는 것보다 16만원가량 세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남이 65세 이상인 부모를 부양하고 있다. 주민등록이 별도로 돼 있는 경우에도 부양가족 공제를 받을 수 있나. -부모의 주민등록상 다른 부양자가 없고, 다른 형제가 부모에 대한 부양가족 공제를 받지 않는다면 기본공제 200만원과 경로우대자 추가공제 200만원 등 총 4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로 신차나 중고차를 구입하면 카드 공제가 가능한가. -2002년 12월1일부터 신용카드로 신차를 구입한 금액은 카드 공제가 불가능하다. 중고차 구입금액은 카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액 중 소득공제가 되지 않는 것은 보험료, 초·중·고·대(대학원 포함) 교육비 및 보육시설 수업료와 국세·지방세·전기료·수도료·가스료·전화료(정보사용료, 인터넷사용료 포함), 아파트관리비·TV시청료(유선방송 포함), 고속도로통행료, 리스료 등이다. 총 급여 2700만원, 신용카드 사용액 300만원(제세공과금 100만원, 병원비 200만원), 직불카드 사용액 700만원, 자녀의 학원비 중 은행지로 납부 금액 400만원인 경우 신용카드 공제액은. -소득공제가 되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제세공과금을 제외하고 병원비를 포함해 200만원이다. 이것과 직불카드 사용금액 및 학원비 지로납부액을 합친 1300만원이 소득공제가 되는 사용금액인데 이중 총급여의 10%(270만원)를 초과하는 부분인 1030만원의 20%, 즉 206만원이 소득공제액이 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액은 연 급여의 20%(540만원)와 500만원 중 적은 것이므로 206만원은 전액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이달 결혼할 예정이다. 배우자 공제가 가능한가. -부양가족의 경우 과세기간 종료일(12월31일) 현재의 상황에 의해 판정하는 만큼 이달 중 결혼해 혼인신고하는 경우는 배우자공제가 가능하다. 같이 사는 처남(처제)의 대학등록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교육비 공제를 받을 수 있나. -처남(처제)의 연 근로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이며 주민등록표상 같이 등재돼 있고 근로자의 근로소득에서 지출한 비용이면 공제받을 수 있다. 배우자나 부양가족의 기부금도 공제받을 수 있나. -안 된다.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지출한 기부금만 공제받을 수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육아비용 때문에” 美전업주부 는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미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전업 주부는 모두 54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USA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94년 450만명이던 전업 주부가 2000년을 고비로 500만명을 넘어선 뒤 2002년 520만명에서 지난해 540만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업 주부들의 경제적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전업 주부의 20%가 가구의 연간수입이 10만달러 이상인 고소득층이었고,2.3%만이 가구의 연간수입이 1만달러 이하인 극빈층이었다. 즉, 전업 주부들은 미국 사회의 소득 상위 5%와 하위 25%에 집중돼 있다. 맞벌이 부부는 중산층의 추세인 셈이다. ‘일하는 엄마’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사정 때문이다. 경제적 이유 중에서도 양질의 육아·교육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에 응한 전업 주부 가운데 88%가 육아 때문에 가정을 택했다고 답했을 정도다. 비영리단체인 ‘제로 투 스리’의 클레어 레르너는 “자녀들에게 양질의 육아(교육)를 제공하려면 비용이 만만찮다.”면서 “육아 비용이 가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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