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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는 즐거움 나누고 이웃에 사랑 더하고

    누군가는 바쁘다는 이유로 늘 고개를 외로 돌리는 것이 책이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는 그저 간절한 목마름을 하소연할 뿐 막막한 소외감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책이다. 빈곤계층 또는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 산간벽지, 저시력 장애인, 노인, 다문화가정 또는 이주노동자들 등 독서 소외계층의 도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문학·출판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박완서(나목·도둑맞은 가난), 이문열(사람의 아들), 김탁환(방각본 살인사건), 최재천(개미 제국의 발견), 이윤기(나비넥타이), 김향이(달님은 알지요) 등 작가 11명은 민음출판그룹에서 출판한 자신들의 소설, 인문학, 동화책 등을 일반 활자체보다 2~3배 크기의 ‘큰 글자 도서’로 만드는 일에 저작권도 양보한 채 흔쾌히 동의했다. 오는 3월 중 출간되는 ‘큰 글자 도서’는 모두 5000여권으로 점자도서관과 각 지역도서관에 기증된다. 민음출판그룹과 교보문고가 함께 펼치는 ‘책 같이 좀 봅시다’ 캠페인의 일환이다. 또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사이언스북스, 황금가지, 비룡소 등 민음사 관련 출판사에서 내놓은 책들을 구매하면 수익금 일부가 한국점자도서관에 기부된다. 앞서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이주여성 등의 독서 갈증 해소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몽골, 베트남, 일본 등 30여 다문화 가정의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함께 참가해 서로 다른 언어로 전자책 녹음 제작을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 10권의 다언어 전자책 제작을 마쳤다. 앞으로 더욱 폭넓게 다국어 전자책 구연동화 녹음대회를 벌이는 한편, 흥부와 놀부 등 국내 전래동화 4종과 베트남 전래동화 4권 등 다양한 문화의 전자책을 8개 국어로 바꾸는 ‘함께 책 읽어주기 커뮤니티’ 사업도 계획돼 있다. 올해 안에 3000여 가정에 보급될 예정이다. 출판사 창비 역시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읽기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라디오 극장과 같은 분위기로 30여명의 성우들이 참가한 이 오디오북 100세트는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전국 시각장애인 도서관, 다문화가정 이용 도서관, 각 지역의 작은 도서관 등에 배포되기도 했다. 한국도서관협회는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전북 실상사작은학교, 공주 방과후공부방 등 문학 소외 계층, 문학 소외 지역 2389곳으로 우수문학도서 나눔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 이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6)] 자녀 낳지않는 이유 설문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6)] 자녀 낳지않는 이유 설문

    서울신문은 15~25일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공동으로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20대 이상 성인남녀 275명(남성 126명, 여성 149명)이 참여했다. 설문 조사 결과, 아이를 낳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남녀 모두 ‘보육부담’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남성들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여성들은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고민된다고 답했다. 보육부담에서 남녀간에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男 59%·女 46% “보육 기관 없어 출산기피” 실제 설문조사에서 ‘결혼 후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46.2%는 ‘자녀 양육비’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교육비 부담(23.1%), 소득·고용의 불안정(15.4%), 육아 지원기능 미흡(11.5%), 일과 가정의 양립이 힘들어서(3.8%) 등의 순으로 답해 육아비용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의 경우 가장 많은 39.2%가 ‘육아 지원기능 미흡’을 꼽았다.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이 힘들어서(29.4%), 자녀 양육비(21.6%), 교육비 부담(7.8%), 소득·고용의 불안정(2.0%) 등의 순으로 답했다. 보육비를 벌기 위해서는 직업을 가져야 하지만 아이를 키워줄 사람이 없어 출산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육아지원 기능과 보육비 부분에 대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만약 자녀를 출산한다면 가장 고민되는 점이 무엇인가?’라는 항목에서도 비슷한 응답 결과가 나왔다. 여성은 압도적으로 많은 72.5%가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꼽았다. 이어 ‘직장생활 영향’(14.1%)이라고 답했다. 반면 남성은 48.4%가 ‘양육비’라고, 40.5%는 ‘사교육비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런 응답 결과는 남성과 여성에 대한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각각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주변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성의 59.5%, 여성의 46.3%가 ‘보육기관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인 셈이다. 출산과 관련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설문(복수응답)에는 남성의 경우 ‘육아비를 정부가 지원한다면’이라는 응답이 25.6%로 가장 많았다. ‘출산·보육비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이 있다면’이라는 응답도 25.8%로 나타나 근사한 양상을 보였다. 반면 여성은 ‘주변에 아이를 키워주거나 맡길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응답이 24.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출산·보육비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이 있다면’(22.8%), ‘육아비를 정부가 지원한다면’(20.3%),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된다면’(16.9%), ‘출산비용 등을 정부가 지원한다면’(15.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누군가 맡아서 아이를 키워줄 경우, 남성은 정부가 보육비 지원을 해주면 아이 낳는 것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당수 여성들은 출산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직장생활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여성들이 출산으로 인해 직장에서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여성의 59.7%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38.3%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6.8%, ‘그렇다.’는 응답은 23.8%에 그쳤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남성의 56.3%, 여성의 51.0%가 ‘양육비 부담’을 꼽았다. 사교육비 부담을 꼽은 남성은 28.6%, 여성은 26.2%로 나타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다만 일반적인 결혼·출산에 인식은 다소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결혼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여성의 59.1%가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20.8%였다. 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0.7%에 그쳤다. 남성은 46.8%가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도 37.3% 수준이었다.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응답은 0.8%,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은 13.5%에 그쳤다. ●결혼 적령기 29~32세… 男 27·女 22% “꼭 출산” 결혼 적령기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29~32세’를 꼽았다. 다음으로 여성은 ‘25~28세’라는 응답이 많았고, 남성은 ‘33~36세’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2.4%는 37~40세라고 답해 최근의 만혼(晩婚) 풍조를 반영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저출산 풍조와 육아부담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갖겠다는 의견이 갖지 않겠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남성의 27.8%, 여성의 22.1%는 ‘자녀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답했고, ‘갖는 것이 좋다.’는 응답도 남성이 51.6%, 여성은 43.6%로 나타났다. 반면 ‘없어도 무방하다.’는 의견은 남성 20.6%, 여성 34.2%로 여성의 응답률이 더 높게 나왔다. 결혼한 뒤 갖고 싶은 자녀의 수는 ‘2명’이 가장 많았다. 남성의 63.5%, 여성의 59.1%가 2명의 자녀를 갖고 싶다고 답했다. 남성의 23.0%, 여성의 26.2%는 1명이라고 답했다. ‘3명 이상’이라는 응답도 남성의 13.5%, 여성의 14.8%나 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관가포커스]“출근이 즐거워졌어요”

    여성부 운영지원과에 근무하는 송승연 사무관은 2008년 4월부터 9시30분에 출근한다. 10살, 11살로 연년생인 두 남매가 초등학교 교문에 들어가는 것을 본 뒤 출근하기 때문이다. 송 사무관은 “탄력근무제를 쓰지 않았다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는 전대규 주무관은 맞벌이 아내가 일찍 출근한 뒤 9살과 6살 두 아이의 아침식사와 등교를 돌보기 위해 10시에 출근한다. 전 주무관은 “탄력근무제가 없었다면 등교 도우미를 따로 고용해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부는 자녀를 돌보거나 자기 개발 등을 위해 출근 시간을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자유롭게 정해 근무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 시행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지금까지 탄력근무제를 활용한 직원은 38명으로 탄력근무를 할 수 있는 복수직 4급 이하 공무원 83명 중 45.8%다. 시간대별로 보면 30분 늦은 9시30분 출근이 41.0%로 가장 많았다. 이어 8시30분 출근이 33.3%, 8시 출근이 15.4%, 10시 출근이 10.3% 등이다. 탄력근무제를 사용하는 데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남자의 경우 가능 인원 31명 중 14명(45.2%)이, 여자는 52명 중 24명(46.2%)이 각각 사용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아침 출근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자녀를 돌볼 수 있게 됨에 따라 일과 가정의 양립에 도움이 되고, 남성도 가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제도 시행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탄력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은 7명이다. 월별로는 매달 18명가량이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선택했다. 여성부는 탄력근무제의 성공적 정착 사례를 다른 부처에 적극 전파할 계획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쯧쯧….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 5000여년 전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 벽화에 새겨진 말이다. 세대차는 그만큼 오래됐고 또한 당연한 법. 세대차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신·구 세대가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고민하는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화합과 통합의 마중물로 여기자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서울신문은 세대 간의 갈등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기획 ‘세대공감’을 격주로 연재한다. 첫 주제는 ‘겨울방학과 휴가’다. 휴가때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만 ‘시간의 양’이 ‘관계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자식의 목소리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의 현실과 이를 해소할 가능성을 엿보자. ●야구광 부자의 동계훈련기 새해 첫 일요일인 3일 아침 서울 아차산의 한 공터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타이어를 때리는 한 소년이 눈에 띈다. 건장한 체격의 소년은 고등학교 야구선수인 유보현(18)군. 유군은 호랑이가 먹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방망이로 타이어를 끊임없이 때렸다. 유군의 타격 훈련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남자가 있다. 바로 유군의 아버지 유갑립(44)씨다. 유군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바라보던 아버지는 천천히 다가와 아들에게 물을 건네며 말한다. “스윙이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구나. 많이 힘들지.” 유씨 부자는 야구광이다. 아버지 유씨는 오랜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으로 다이아몬드에서 잔뼈가 굵다. 아버지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유군도 야구를 배우게 됐다. 유씨 부자 역시 다른 부모와 자식처럼 갈등을 겪었다. 또래 아이처럼 함께 어울리며 멋도 내고 여행도 가고 싶었던 유군은 야구에만 매달리게 하는 아버지가 밉기도 했다. 유군은 “언젠가 아버지에게 투덜거린 적이 있어요. 매일 야구만 하다 보면 결국 내 주변에 남는 건 친구도, 애인도 아무 것도 없을 것 같다고요.”라며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터놨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각종 대회를 거치면서 유군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 쌓여 갔다. 달리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었던 유군으로서는 ‘야구의 길’로 인도한 아버지가 괜히 서운했다. 유씨도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매를 거둘 때까지 자신이 택한 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유군은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정말 놀고 싶을 때는 가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도망치기도 한다.”면서 지난 갈등을 회상했다. 어색했던 부자가 다시 얼굴을 맞댄 것은 바로 겨울방학 동계훈련이다. 이른 아침부터 유씨 부자는 아차산 공터에서 연습에 돌입했다. 야구라는 공감대가 두 부자의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묶은 것이다. 특히 고교 야구선수에게 겨울방학은 중요한 시기다. 1년 동안 써야 할 체력을 끌어올리고, 부족했던 기술을 보완하는 기간이다. 연습기간 부족했던 대화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유씨는 “저도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야구를 함께 하는 동안 아들에게 더욱 살갑게 대하게 됐다.”면서 “함께 훈련을 하며 1년 사이 아들이 더욱 의젓해졌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번 방학이 제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학이라고 다를 건 없어요.” 물론 대부분 가정의 현실은 유씨 부자와 같지 않다. 방학에도 부모와 자식들은 서로 얼굴을 맞댈 시간이 없는 것이 대부분 가정의 모습이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를 준비하는 서울 독산동 S중학교 3학년 김모(16)양에게 이번 방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는 실정이다. 공무원인 아버지 김모(49)씨는 이런 딸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아들(20)과 김양을 박물관 등에 데리고다니곤 했다. 김씨는 주말이면 카메라를 챙겨 딸과 함께 서울 가까운 곳으로 나가자고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번 방학은 안된다.’는 거절뿐이다. 김양도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양은 “문제가 있다면 학기중과 다를 바 없는 방학이라는 현실”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임소현(15·여·가명) 양은 초등학교 때까지만해도 사이가 좋던 어머니가 요즘은 귀찮다고 말한다. ‘성적이 떨어졌다, 집에 일찍 들어오라.’는 등 자신이 결정하고 싶은 것까지 어머니가 참견하는 것 같다. 방학이 시작되자 모녀는 더욱 충돌하게 됐다. 함께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단답형의 대화가 대부분이다. 중학교 3학년인 언니조차도 어머니 편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다며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휴대전화도 방과 후 학교 수업 도중 친구와 단문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어머니에게 뺏겼다. 다 언니가 고자질한 것이다. 얼마 전 이번 방학 동안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제의가 있었지만 임양은 ‘거부권’을 던졌다. 요즘 같은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봤자 기분만 더 상해서 돌아올 것 같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기 때문. 공부를 잘하는 언니와 자꾸 비교가 되는 것 같고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4명이 모두 밥상에 앉아도 나오는 얘기는 성적과 공부, 학원 등에 관한 것뿐이다. 임양이 찾은 탈출구는 친구의 집이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느라 모두 늦게 들어오는 친구의 집에서 임양은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할 수 있다. 어차피 휴대전화가 없으니 어머니가 전화를 할 수도 없다. 학원에서 공부하다 들어왔다고 하면 끝이다. 임양은 “화해도 안 한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겠냐.”면서 “어차피 갔다 오면 또 밀린 숙제를 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이 뻔하다.”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석 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자신감 심고 서먹서먹한 관계 풀고…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 길이 있다 평소보다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겨울방학이지만 친구들과 PC방을 전전하며 좀처럼 집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자녀. 몰라보게 커버린 키만큼 멀어진 마음의 틈새를 채우고자 부모는 먼저 손을 내밀지만 화해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김미영 서울가족문제상담소 소장은 “자유를 찾으려는 아이에게 부모의 틀을 강요하면 자녀는 더욱 고통스럽다.”며 “겨울방학 동안 자식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스스로 자존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서울가족문제상담소에는 자녀와의 관계가 서먹해진 부모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단다. 김 소장은 자녀와 부모 간의 소통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일방적 ‘고정관념’으로 꼽았다. “부모도 아이들도 너무 바쁘다 보니 평소에 대화 한 번 나눌 시간이 없지만 부모는 나름대로 경제적, 심적 지원을 쏟으면서 그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가정 밖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관심과 집착에 오히려 거미줄에 걸린 듯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식에게 더 큰 상처를 준 예도 들었다. “나쁜 애들과 어울리며 가출을 반복하는 여중생을 가진 한 부모는 단순히 주변환경 탓으로 여겨 전학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친구도 없어 더욱 외로워진 딸은 또다시 가출했고, 갈 곳 없는 자신을 찜질방으로 데려가 보살펴 주던 대학생 남자를 좋아하게 됐죠. 이 남자는 나중에 성매매 업소에 애를 팔아넘기려던 ‘꾼’으로 밝혀졌지만 아이는 집으로 와서도 그가 보여준 따뜻함을 잊지 못했습니다.” 김 소장은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인격체는 남도 사랑할 수 있다.”며 “부모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자존심을 확립하려면 방학을 이용해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이 완비된 편안한 여행이 아니라 함께 걸으면서 땀도 흘리고 같이 밥도 만들어 먹으면서 서로 하는 일이 힘든지 생각하다 보면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불편한 환경에서 한 가지 역할을 맡아 함으로써 자신감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식과 부모의 숨겨진 모습을 서로 보여줌으로써 서로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신 자식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허락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하라고도 조언했다. “한국에선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을 감싸고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고, 또 이것이 동양적 미덕으로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몸집만 커져 버린 어른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시험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되 그에 따른 책임질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연말정산 아차차 “후회하기 전에… 이것은 꼭 챙기세요”

    연말정산 아차차 “후회하기 전에… 이것은 꼭 챙기세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해(대상기간 매년 1월1일~12월31일) 나의 소득과 지출 내역을 활용해 다달이 월급에서 원천징수됐던 소득세를 최대한 많이 환급받는 것이 연말정산 세(稅)테크의 핵심이다. ●고소득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게 유리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두고 있는 맞벌이 부부 조찬형(가명·연봉 6500만원)씨와 아내 김연주(가명·연봉 4300만원)씨는 요즘 소득공제 신청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소득이 많은 남편 쪽에 공제 항목를 몰아주는 게 나은지, 부부 간에 적절히 나눠서 하는 게 나은지 도통 헷갈린다. 지금과 같은 누진세율 체계에서는 소득이 큰 쪽에 공제금액을 몰아주는 것이 더 이익이다. 근로소득이 많을수록 세금도 많이 내야 하고 그만큼 같은 소득공제액이라 해도 환급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씨 부부를 보면 부부 각자가 연간 소득금액 100만원을 초과하고 있어 각자 소득세 납부의무자가 된다. 이때 딸을 어느 배우자의 부양가족으로 보느냐에 따라 납부세액이 달라지게 된다. 각종 공제 후의 근로소득 금액이 5125만원인 조씨의 경우 한계세율이 25% 구간에 있어 세액 기준으로 아내 김씨(근로소득금액 3045만원)의 한계세율인 16%보다 높다. 다른 공제가 없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딸을 남편의 부양가족으로 신고할 경우 13만 5000원(1인당 기본공제액 150만원×(25-16%))의 세금을 아끼는 효과가 난다. 연봉이 많다고 해서 항상 우선적으로 공제신청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기준이 아니라 공제 후 과세표준의 크기, 즉 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 후 과세표준이 속하는 세율이 큰 배우자의 소득에다 공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과세표준은 자신의 월급에서 비과세 소득과 소득공제 등을 뺀 뒤 실제 세금을 부과받는 기준이 되는 액수이다. 세법상 소득세율은 연봉 1200만원 이하일 때 6%, 1200만~4600만원 16%, 4600만~8800만원 25%, 8800만원 이상 35%다. ●60세 이하 부모님 신용카드도 공제대상 한국납세자연맹은 19일 ‘연말정산시 놓치기 쉬운 소득공제 1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연맹의 환급도우미 서비스를 통해 연말정산 때 놓친 소득공제를 추가로 환급받은 405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먼저 암·중풍·치매·난치성질환 등 중증환자도 세법상 장애인에 해당되므로 장애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중증진료등록진료증, 노인장기요양보험상 장기요양 1~3등급을 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배우자·부모·자녀는 따로 살아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단 형제자매(처남·처제·시동생 포함)는 주민등록상 같이 거주하거나, 일시적으로 따로 거주하는 경우 공제받을 수 있다. 지방에 같이 살다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한 동생의 등록금을 내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부모님 공제의 경우 차남·출가한 딸·사위·며느리도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형제자매 중 단 한 사람만 공제된다. 부모님이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 후 공무원연금을 받는 경우도 부양가족공제 대상이다. 나이 요건이 충족되는 부양 가족의 소득금액이 100만원 밑이면 기본 부양가족 공제 대상이다. 나이가 기본 공제요건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60세 이하 부모님의 신용카드 공제, 20세 이상인 형제자매의 대학등록금도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나 납세자연맹 홈페이지( www.koreatax.org)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도움주신 분 이신규 하나은행 세무사
  • [기고] 土積成山의 마음으로/최원영 보건복지가족부 기획조정실장

    [기고] 土積成山의 마음으로/최원영 보건복지가족부 기획조정실장

    작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 경제지표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고용이 회복되고 서민들의 생활여건이 경제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좋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예산을 흔히 ‘숫자로 표현된 정책’이라고 한다. 예산이 단순한 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아니라 정부가 1년 동안 추진하려는 정책방향을 설명해 준다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복지예산은 경제회복 과정에서 일자리를 통해 서민생활을 지원하고 국민의 기본생활을 더욱 보장하면서, 저출산·고령화 대응, 보건의료산업 육성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일자리 제공을 통해 적극적인 서민지원에 나서게 된다. 취업 유발효과가 큰 돌봄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에 6713억원을 투자해 8만 2000개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인과 장애인에게 경제활동 기회를 주는 일자리도 각각 18만 6000개와 4000개가 제공된다. 또 수급자가 일을 통해 일정액을 저축하는 경우 정부와 민간지원금을 함께 지원해 자립을 위한 목돈을 만들어 주는 ‘희망키움통장’도 시행된다. 국민의 기본생활과 취약계층 복지도 더욱 촘촘하게 확대된다. 기초생활 보장제도에 2조 4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수준으로 지원을 유지하고, 올 7월부터 중증장애인에게 기초장애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저소득 치매노인에 대한 약제비도 신규 지원한다. 미래에 대비한 생산적 투자도 확대한다. 맞벌이와 다자녀 가구 등 보육수요가 큰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보육지원에 2조 1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난임부부들에 대한 ‘체외수정 시술비’ 지원을 확대하고, ‘인공수정 시술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공공보건의료 확충 예산도 확대됐다. 3087억원을 투자해 보건의료 R&D를 확대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에 착수하는 등 보건의료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발전시키기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지난해 신종플루 유행을 계기로 항바이러스제 비축, 격리시설 확충 등 신속한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1275억원이 투입되며, 응급의료 수준의 선진화를 위해 향후 3년간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돌이켜보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2008년 말 수정예산 16조원과 지난해 4월 추가경정예산 17조 2000억원을 투입했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노력으로 경제가 조기에 회복되고 있지만 그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재정여건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여건에서도 올해 복지예산은 전체 정부예산의 27.7%인 81조 200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부 소관 예산만 해도 31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본예산 대비 10.1% 증가해 정부 총지출 증가율인 2.9%의 3배에 이른다. 한편에서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국가재정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한번에 복지예산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질 수는 없겠지만 흙을 쌓아 산을 만든다는 ‘토적성산(土積成山)’처럼 우리의 복지수준도 한 걸음씩 나아지고 있다.
  • [이사람] 취임 100일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이사람] 취임 100일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아이티와 같은 대형지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취임 100일째를 맞아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극한적인 자연재해에 대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지진 대비 매뉴얼 완비 우선 그는 “아이티 강진과 같은 대형 지진에 대비한 매뉴얼은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말했다. “만약 평양에서 지진이 났다고 하면 서울 어느 동 어느 집에서 얼마만한 피해가 날지 예측 가능해진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올 초에는 11명으로 구성된 지진방재과를 신설하는 등 대형화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비한 대응 전담팀을 만들었다. 박 청장은 “한국의 지진대응시스템은 최근 지진이 일상적인 일본 못지않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단일법으로 지진재해대책법이 있는 데다 지진피해예측시스템도 지난해 말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미 우리정부의 재난관리 능력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권이라고 박 청장은 강조했다. 연초 폭설 이후 내집 앞 눈 치우기 과태료 논란과 관련해서는 “올겨울부터 시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시민들이 눈치우기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과태료 부과 문제로 욕을 먹어도 일단 관심 유도에는 성공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과거엔 내 집앞 눈을 치우는 게 미덕이었는데 지금은 의무가 됐다.”고 말했다. 눈 치우는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려는 게 아니라 공동체적 책임이라는 것이다. 그는 원래 5년 전 내집 앞 눈쓸기 규정을 의무화할 때 범칙규정(과태료)이 있었지만 국회에서 일단 과태료 부과 없이 시행해 보자고 해 미뤄졌다는 배경도 설명했다. 다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독거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는 눈치우기에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하고, 맞벌이 부부, 장기출타자 등은 부담능력을 고려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면 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삼진아웃제도를 통해 형평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고도 말했다. 상습적으로 눈을 치우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소방인력 재배치… 인력 효율화 내부적으로는 올해 소방방재청 조직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그는 “업무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소방, 재난안전 점검에 주력하겠다.”면서 “취객을 호송하고 가정집의 문 따는 일에 소방인력을 허비하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특히 “취객을 집에 데려다 주는 일까지 소방대원들이 하다 보니 정작 위급한 환자구출 등은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는 소방인력 재배치 등으로 효율적인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올 초 모든 소방관의 근무를 종전 2교대에서 3교대 근무제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휴일 비상근무 땐 평일 대체근무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인사 시스템도 과감히 손질했다. 청장은 인사권자가 아니라 인사시스템관리자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연초 인사에서 실시한 ‘내부 스카웃제’는 방재청 내에서 이미 화젯거리가 됐다. 2년 이상 보직자나 자리를 옮기고 싶은 사람은 인사공고 때 신청을 하면 국장은 계장급까지, 과장은 계장급 이하 공고자 중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스카웃하는 제도다. 이번 첫 인사에서 80%에 가까운 ‘매칭률’을 보였다. 박 청장은 “채택이 안 된 사람은 이후 6개월 동안 원하는 사람이 없으면 직위해제시키게 된다. 업무능력과 인간성이 조화된 인사를 하자는 취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세계적 수준에 오른 방재대응능력을 발판삼아 국제협력 강화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박 청장은 “오는 10월 62개국이 참여하는 재난 관련 유엔 아시아 각료회의를 인천 송도 신도시에서 개최한다.”면서 “삼풍사고 등 과거의 대형 재난사고들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세계시장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약 력 ▲1953년 전북 정읍 출생 ▲1979년 고려대 토목공학과 졸 ▲기술고시 14회 ▲1986년~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 공영개발사업단장, 지역경제국장 ▲1995년 내무부 방재계획과장, 재난총괄과장 ▲1996년 미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공공정책연구) ▲1997년 연세대 대학원 공학박사(도시계획전공) ▲2001년 인천광역시 기획관리실장 ▲2005년 행정자치부 공기업과장, 지방재정세제본부장 ▲2007년 행정자치부 지방혁신인력개발원장 ▲2008년 소방방재청 차장 ▲저서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꿔놓은 남자(2008)
  • 안산시 “보건센터 24시간 진료”

    “밤에도 진료합니다.” 경기 안산시가 야간과 주말에도 운영하는 ‘25시 시청’에 이어 ‘25시 보건센터’를 운영한다.<서울신문 1월5일자 24면> 시는 야간에 몸이 아픈 시민들을 위해 3월부터 단원보건소를 25시 보건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연중무휴 문을 여는 25시 보건센터에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의료진이 24시간 배치돼 내과, 한방과, 물리치료 등의 진료를 하게 된다. ‘긴급환자나 중환자가 찾아올 경우는 종합병원으로 신속히 후송조치한다는 계획이다. 낮에 병원에 가기 힘든 인근 반월·시화산업단지 근로자와 맞벌이 주부 등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의사, 간호사 등 인력확충 방안과 종합병원 응급실과 연계한 환자 수송체계 확립 등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 치과, 안과 등 의료 봉사 참여를 희망하는 의료인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시는 밝혔다. 경락 발마사지 업계 관계자들도 25시 보건소에서 야간 무료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한밤중에 몸이 아프면 일반 병원은 문을 열지 않아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서민들에겐 비싼 병원비가 큰 부담이다. 이 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건소를 24시간 응급센터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청 민원실에 마련된 ‘25시 시청’은 지난해 11월11일 개청한 이후 하루 400여건의 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며 인근 도시는 물론 충청·경상·전라도 지역 주민들이 찾는 등 전국의 민원실로 사랑받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야간돌봄 유치원 150곳 지정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야간 유치원이 운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종일반이 끝난 뒤 2~3시간 연장 운영하는 ‘야간 돌봄 전담 유치원’ 150곳을 지정, 3월부터 시범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유치원 종일반이 끝나는 오후 7시 이후에 가까운 유치원 3~4곳 가운데 한 곳씩을 야간 돌봄 전담유치원으로 지정해 이곳에서 아이들을 오후 9시나 10시까지 돌보는 제도로, 3월부터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3000여명의 유아가 서비스를 받게 될 전망이다.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의 만 3~5세 자녀가 이용할 수 있다. 부모들은 저녁급식과 간식비 등만 따로 부담하면 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서울 방과후학교 사회적기업이 맡는다

    서울시가 SK그룹·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 20곳과 손잡고 사회적기업인 재단법인 ‘행복한 학교’를 설립, 초등학교 방과후 학교 운영에 나선다. ‘행복한 학교’는 초등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시는 이 사회적기업을 통해 시내 초등학교들에 수준 높은 강사와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수강료도 대폭 낮춰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강 및 상담 내역 등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단 설립 출연금 10억원을 내놓는다. 또 여성인력개발기관에 매년 30억원을 지원, 강사 양성을 도울 계획이다. SK는 사업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고 강사 역량강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맡는다. 또 출연금 20억원과 첨단 IT서비스를 지원한다. 서울시 산하 20개의 여성인력개발기관도 사무실 제공, 홍보활동, 강사 교육 등을 돕는다. 현재 서울시 모든 학교가 시행중인 방과후 학교 제도는 특기과목 위주로 시행되고 있어 학부모가 원하는 보육 및 학습돌봄 서비스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또 방과후 학교 강사도 고용이 불안정하고 보수도 충분하지 않아 교육 내용이나 강사의 질이 학부모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동 돌봄 프로그램 ▲현장체험활동 등 창의교육 ▲정규 교과목 보완 등으로 서비스를 구성해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행복한 학교는 교육 수요 특성에 따라 ‘울타리 교육’, ‘꾸러미 교육’, ‘낱개 교육’ 등 학생이나 학부모의 요구별로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울타리 교육은 저학년·맞벌이 가정을 대상으로 하며 도시락 제공, 안심귀가, 놀이수업 등 일반교과부터 보육 프로그램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꾸러미 교육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설학원 기준 45만원이던 주 20시간 교육을 16만 5000원이라는 저렴한 금액으로 받을 수 있다. 낱개 교육은 과목당 수준별로 반을 편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복한 학교를 방과후 학교의 새로운 모델로 발전시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복한 학교는 우선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되며, 기본 요건을 갖추게 되면 앞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설립 협약식과 창립총회는 14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국공립 어린이집 ‘하늘의 별따기’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국공립 어린이집 ‘하늘의 별따기’

    국공립 어린이집은 ‘워킹맘’의 꿈이다. 이곳에 아이를 맡기기 위해 몇년을 기다리는 것은 오래된 이야기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간 어린이집을 국공립 수준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13일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에서 만난 워킹맘 이옥희(43·공무원)씨는 “여기만 믿고 늦둥이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큰아들과 10살 터울인 딸을 2년 반 전에 낳았다. 가족들은 출산을 조심스레 말렸다. 맞벌이에 아이 맡길 데도 마땅찮은데다 무엇보다 ‘육아는 전쟁’임을 사무치게 경험한 뒤였다. 하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출산을 마음먹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청 어린이집 대기순번에 이름 올리기였다. 출산휴가를 끝내고 복직하면서 바로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 근처 직장인 정청희(39)씨는 다섯살짜리 막내를 6개월의 기다림 끝에 이곳에 맡기는 행운을 얻었다. 정씨는 6학년과 4학년 아이들을 잠실 집 근처 민간 어린이집에 맡겨봤다. 정씨는 “놀이방 형태인 어린이집에서는 20명도 넘는 아이들을 선생 1명이 돌봤다. 어느 날 아이를 찾으러 가니 한쪽 구석에서 혼자 울고 있는데 선생은 보이지도 않더라.”고 회상했다. 시청 어린이집은 0∼5세 영유아 171명을 돌보고 있다. 입소 대기 아동수는 476명이나 된다. 나이대별로 총 17개반이 있고 방과후·시간제반도 있다. 허미란 원장은 “시청 소속 공무원은 3개월 정도 기다리면 입소할 수 있지만 2순위인 일반인은 2년을 기다려도 아이들을 넣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전했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나이별로 반을 만들고 교사 1인당 아이 수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라 엄격하게 제한한다. 1세 미만 영아는 3명당 보육교사 1명, 3세 이상 4세 미만 유아는 15명당 한 명 등이다. 보육료도 싸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3세 영아의 표준보육비용(2009년 169인 시설 기준)은 월 27만 9900원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19만 1000원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표준보육비용에 이런저런 특강을 더해 다달이 내야 하는 돈이 30만원을 훨씬 웃돈다. 돈도 돈이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은 평일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직장 주변이라 일이 생기면 쉽게 달려갈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있다. 정부는 청사 근무 직원들을 위해 정부·과천·대전청사 3곳에 8곳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기본으로 봐주고 야근 직원들을 위해 평일 밤 10시30분까지 야간반도 따로 운영한다. 김현진 푸르미어린이집(중앙청사) 원장은 “30 0∼400명에 이르는 대기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청사 3곳에 어린이집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중앙청사는 정원 413명에 원아 397명, 과천은 624명에 475명으로 대기하지 않고 입학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정부 청사 입주기관 및 인근 청사 외에도 서울 전역에 위치한 중앙행정기관 근무 공무원의 자녀도 입학시킬 예정이다. 국방부, 청와대 등이 부처별로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나 원할 경우 정부 청사에 입학시킬 수 있게 된다. 또 광주, 제주 2곳에 어린이집을 새로 열 계획이다. 반면 모유수유시설은 열악하다. 여성직원수, 가임기 등에 대한 안배 없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17개 중앙부처 중 모유 수유실을 2개 이상 설치한 곳은 보건복지·지식경제·국방부와 청와대 등 4곳에 불과하다. 2008년 말 현재 여성 직원이 117명인 청와대는 수유실이 4군데나 설치돼 있지만 여성 직원이 450명인 외교통상부는 한 곳뿐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방과후학교의 힘

    방과후학교의 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사교육비 절감 및 여성의 직장생활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수업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 의뢰로 경남대 산학협력단과 한국교육개발원이 연구한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정책효과 분석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후학교에 참여한 초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1만 1700원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의 25만 4900원보다 4만 3000원 정도 적었다. 또 방과후학교 경험이 없는 초등학생이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이용할 확률은 경험이 있는 초등생보다 1.47배 가량 높았다. 연구는 지난해 중순부터 연말까지 전국 110개 초등학교 4·5학년 3300명을 표본으로 학부모와 학교 담당교사에게 1·2학년 당시 방과후학교 참여 효과를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과후학교가 학부모의 직장생활 안정화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경험자의 경우 5점 만점에 3.88점, 비경험자는 3.62점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방과후학교가 맞벌이 가정 자녀의 보육을 담당함으로써 기혼여성들의 취업활동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학습습관, 사회성발달 등 학생의 교육적 성취도 분야에서는 방과후학교가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방과후학교의 효용가치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연구팀이 교과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체 초등생 347만 4395명 가운데 1.9%인 6만 6691명이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사교육 허·실을 말한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사교육 허·실을 말한다

    여기, 세 가지 유형의 학부모가 있다. 1 내, 너를 알아서 키워주마! 좋은 학원, 과외 선생님 알아보고, 입시 포트폴리오 특화 위해 수학, 과학 전문서적 읽고 요약 정리해주는 것은 물론, 특별전형을 대비해서 주말 봉사활동 기관 골라 아이 등 떠미는 것도 엄마 몫이다. 올해부터 바뀐다는 외국어고 입시정책, 대학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맞춤형 과외 선생님 물색도 절실하다. 아이가 군소리없이 잘 따라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헌데 남편 월급은 쥐꼬리만하니, 이것 참. 할인마트 계산원이라도 해서 학원비에 보태야겠다. 2 어휴, 불안해. 학원이라도 보내자! 맞벌이를 하다보니 초등학생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마음 한 구석에는 늘 미안한 마음이다. 일찍 집에 오면 종일 TV 보고, 컴퓨터만 할까봐 ‘학원 뺑뺑이’를 돌린다. 집에서는 공부하는 꼴을 볼 수 없지만, 학원에서라도 수업 들으면 뭐가 남아도 남겠지하는 마음이다. 아이도 군소리없이 잘 다니는 듯해 안심이 된다. 헌데 성적이 영 고만고만하니 일전에 옆집 아이 엄마한테 귀동냥했던 과외선생님이라도 붙여봐야할 것 같다. 3 얘들은 알아서 크는 거야, 우리 아이 뺴고…! 아빠, 혹은 엄마가 의사, 변호사, 기자, 회계사, 고위공무원 등 전문직이다.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과열된 입시위주 교육 행태, 일관성없는 교육 정책, 학벌사회에 대한 비판 등을 펼치곤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아무리 봐도 특별하다. 머리도 좋은 것 같고, 공부도 곧잘 하고…. 조금만 채찍질하면 더 잘할 것 같다. 아이의 행복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과외 선생님을 붙이는 아내(남편)의 모습에 동의한다. 위선적이라는 자괴감도 들지만,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와 다르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혹은 당신은, 어느 유형에 속하는가. 세 가지 유형 외에도 일찌감치 아이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는 ‘현실 도피형’, 힘겹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주체적 역량을 키워주도록 노력하는 ‘아이 존중형’ 등도 있을 것이다. 상식과 이성을 갖고 사고하는 이라면 ‘학원 공화국’, ‘사교육 망국론’이라는 비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요원하다. 이는 관중 빼곡히 들어찬 야구장의 모습과도 같다. 앞 줄에 앉았던 사람이 일어서면, 뒷 줄의 사람도 차례대로 일어서야 야구 경기를 볼 수 있다.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만 바보가 된다. “우리, 앉아서 봅시다.”라는 점잖은 제안은 요란한 함성과 박수에 묻힐 수밖에 없다. 교육시민사회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획하고 펴낸 ‘굿바이 사교육’(시사인 펴냄)은 자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균일한 욕망과 사회 시스템이 난마처럼 얽힌, 그래서 어느 누구의 책임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공교육·사교육의 문제에 정면으로 문제를 던진 책이다. 한때 사교육계에서 최고의 스타강사 자리를 군림하다가 교육평론가로 변신한 이범씨를 비롯해 ‘엄마표 영어교육 전문가’로 통하는 ‘솔빛이 엄마’ 이남수씨, 청소년 인문학 독서지도에 청춘을 바친 인디고 서원 대표 허아람씨 등 사교육 관련 연구만 거듭해온 7명의 전문가들이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나눠서 사교육을 둘러싼 진실과 허상을 얘기하고 있다. 교육 정책, 입시 정책에 대한 세밀한 진단부터 시작해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허와 실,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등 실무적인 지침까지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 7교시를 맡은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학부모가 지금 당장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록이 끼워져있다. ‘사교육에 관한 잘못된 생각 12가지’다. 성적을 올리려면 학원에 보내야해, 아이들이 원하니까 보내는 거지, 수학은 어려워서 선행학습을 해야해,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대 등등 학부모의 불안감과 자기만족적인 이유들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22명의 사교육 전문가들이 학부모들의 12가지 잘못된 생각과, 이에 상응하는 12가지 조언을 건넨다.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내집 앞 눈’ 다짜고짜 과태료 100만원 성급했다

    소방방재청이 폭설피해 예방대책 핵심으로 내놓은 내 집 앞 눈 과태료 100만원 발상은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자기 집 앞이나 점포 주변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발상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눈 치우기 활성화를 위해 자연재해대책법 벌칙 조항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과태료 등을 부과할 규정을 신설하겠다고 한다. 이번 폭설에 중앙·지방정부의 대응은 적절치 못했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정부의 자기반성은 없고 국민들에게 다짜고짜 과태료 100만원을 물려 집앞 눈을 치우겠다는 발상은 행정편의주의다. 이번 폭설 뒤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주민들에게 제설작업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 사례는 별로 보고되지 않았다. 정부의 노력과 솔선수범도 없이 대뜸 과태료를 부과시키려는가. 전지구적 기습폭설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민간의 참여는 분명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발적이어야 효율적이다. 국민의식 개혁이 우선이다. 미국, 영국, 중국 등 국가들이 내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을 때 수십만~수백만원대의 벌금을 물린다고 하지만 우리와는 문화도, 상황도 다르다. 정부는 과태료 100만원 방안 발표 뒤 엄청나게 일고 있는 국민들의 원성을 새겨들어야 한다.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가.’, ‘다세대 살기도 서러운데 아파트로 이사가라는 것이냐.’, ‘직장에 안 가고 눈 치우라는 얘기냐.’라는 등 새겨볼 만한 내용이 많다. 실제 도시 주민 가운데 맞벌이 등 자기 집앞 눈을 치우기 힘든 경우가 많다. 쓸어도 버릴 곳이 마땅치 않다. 골목길에선 주택 간 경계도 모호하다. 그러니 폭설피해 예방책을 충실하게 마련한 뒤 과태료 운운해도 늦지 않다. 내 집 앞 눈치우기는 캠페인을 우선하라. 정부는 계도에 힘을 기울이라. 국민들에게 끝까지 호소하라. 과태료 부과보다는 국민의식을 변화시켜야 내 집 앞 눈은 없어진다.
  • 서초구 워킹맘들의 보육고민 해결사로

    ‘워킹맘’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초구가 발벗고 나섰다. 민간기업과 손잡고 구립어린이집을 확충하기로 한 것이다. 구는 맞벌이 부부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건립하기 위해 민·관 협력 방식으로 구립어린이집을 늘려 가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구는 ㈜파이랜드, 하나금융공익재단과 ‘구립보육시설 건축 및 기부채납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2012년까지 대규모 구립어린이집을 조성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파이랜드는 양재·내곡 일대에 3300㎡ 규모의 종합보육시설을 건축, 서초구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회복지법인 하나금융공익재단도 반포4동 구유지에 2512㎡ 규모의 보육시설을 지어 서초구에 기부하고 6년간 어린이집 위탁 운영까지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녀를 구립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입소 신청을 한 후 수년간 기다려야 했던 부모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구는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이번 구립어린이집 건립은 구민들의 복지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기부문화 확산의 귀중한 씨앗이 될 것”이라면서 “민관 협력으로 지어지는 새로운 개념의 복합 보육시설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초구는 대규모 종합보육시설을 건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저출산 특별대책 ‘아이누리 프로젝트’를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출산장려금처럼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금전 지원을 넘어 출산 및 보육 인프라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구는 이와 같은 구립어린이집 확충이나 보육시설 건립 등을 통해 현재 1명에도 못 미치는 지역의 출산율을 2015년엔 1.5명, 2020년엔 2.1명까지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는 2013년까지 가야병원, 서울고등학교 복합학습관 등에 구립어린이집을 포함한 종합보육시설을 신설하고 신반포중학교, 서초1동 주민센터, 반포4동 주민센터 내에도 구립보육시설 조성하기로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010 행정포커스] 희망마을 프로젝트

    [2010 행정포커스] 희망마을 프로젝트

    ‘희망마을 사업으로 달동네를 향상된 생활수준의 주민자립형 마을로 탈바꿈시키겠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영세서민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희망마을 프로젝트’가 달동네를 ‘꽃동네’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희망마을 사업은 지난달 30일 행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역점사업 중 하나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복지시설이 과잉공급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수요조사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법을 고민하면 복지와 자치를 결합시킨 선진국형 모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희망마을’은 지역별로 주민 공동 복합생활시설을 만들고 이를 주민자치, 복지의 ‘사랑방’으로 만들자는 사업이다. 전국 영세민 밀집지역 338곳을 선정해 영유아 보육·놀이터 및 공부방, 세탁소, 공동작업장을 갖춘 소규모 복합생활시설을 건립하고 운동시설을 갖춘 주민쉼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맞벌이 위주인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녀 돌보기를 지원하고 생활안정을 위한 취업기회도 제공한다는 ‘1석2조’ 전략이다. ●서울 홍은동·월계동 등 포함 예정 사업을 주관하는 행안부 지역녹색성장과 관계자는 “회관에 주민들이 자연스레 모이게 되면 주민자치관리,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유아보호, 학습지도 등 일자리도 생긴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시범실시된 ‘동네마당 조성’ 사업을 확장한 셈이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해와 재작년 2차례에 걸쳐 지자체 동네마당사업 수요를 조사했다. 대상지역은 서울 홍은동 지역과 월계동, 상계동 일부 등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나 낙후된 슬럼화 지역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상 주민은 1만 7000여명에 1600가구다. 전국적으론 280만여명 12만가구로 추산된다. 행안부는 일단 올해 100개의 마을을 선정하고 내년에 100곳, 2012년에 138곳에서 추진키로 했다. ●일자리 2500여개 창출 기대 기대되는 일자리 수는 2500여명분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영유아 보모 등 교사, 노인정 관리, 공공작업장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마을당 6~7명 정도 항구적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관련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동네마당 사업의 경우 지난해 88개소에서 추진돼 강원도 원주 등지는 완료됐지만 자체예산이 부족했던 전북 등은 사업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사업을 희망하고 있는 전국 338개소에 3380억원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을당 10억원 꼴이다. 국비 500억원과 지방세 500억원을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행안부는 1월 중으로 교부세 지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류만희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군 단위 지자체는 저출산으로 복지수요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쓸데없는 복지시설’만 양산되지 않도록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설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희망근로처럼 단기간 일시사업으로 불안정한 고용을 늘렸다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일정기간 이상 고용계약 등 일자리의 성장 가능성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회복지통합망 ‘행복e음’ 4일부터 215개정보 제공

    복지급여의 부정·중복·누락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사회복지통합관리방 ‘행복e음’이 4일 개통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하는 120여개의 복지급여 및 서비스 이력을 개인이나 가구별로 통합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인 행복e음의 가동으로 지자체의 복지대상자 선정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각종 복지서비스의 자산조사 기준과 방법이 하나로 통일돼 한번 조사하면 각종 복지급여 사업에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다. 행복e음에는 27개 기관 215종의 소득 및 재산자료, 서비스 인력, 인적변동 사항 등이 지자체에 제공되며 공적자료 조회에 걸리는 시간도 최대 14일에서 3일 이내로 단축된다. 이에 따라 일선 공무원은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복지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 노인이나 저소득, 맞벌이 부부 등 개인별 및 가구별 환경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받을 수 있게 되고 복지대상자의 연령 등 변화로 추가 지원이 가능한 서비스가 발생할 때에도 서비스 신청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 특히 복지급여 지급과정에서 지급 내역을 임의로 수정하는 등 부정수급 가능성을 차단하고 실명 확인을 통해 입금하도록 해 투명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회복지담당공무원들은 주로 복지급여를 지원하기 위해 기준에 해당되는지 안 되는지 조사하는 일에만 매달렸지만 앞으로는 이 일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맡게 될 것”이라면서 “공무원들은 어려운 분들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아이 둘이면 정년1年 연장, 셋이면 2年 연장도 고려”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아이 둘이면 정년1年 연장, 셋이면 2年 연장도 고려”

    전재희(61)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가 반전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성장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에게는 엄마가 되어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친다면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라고 했다. 환갑을 넘긴 경륜 있는 여성으로서 신뢰감이 묻어났다. 세밑인 지난 30일 서울 율곡로 현대 계동사옥 9층 복지부 장관 집무실에서 전 장관을 최용규 사회부장이 인터뷰했다. 소문대로 달변이었고,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어느 정도인가. -저출산 문제가 반전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가 어렵다고 본다.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아이 낳고 키우는 것이 힘들지만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출산이 필요하다. 또 국가 사회적으로 볼 때 ‘더 큰 한국, 더 젊은 한국’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고령화사회가 된다면 결국 노인을 부양할 수도 없게 된다. 저출산·고령화사회는 젊은 사람에게도 이 사회를 살아 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없게 만든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일들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젊은층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이 없다면 성장동력을 이끌어 갈 사람이 없는 것이다. 당장 기업은 생산에 대한 수요가 없어지게 되고, 수요가 없으면 생산은 당연히 줄게 된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매출을 줄어들게 하고 결과적으로 수익도 줄게 만든다. 수익이 있어야 생산을 하게 되고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도 하게 된다. 이럴 때 고용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이 더욱 커지기 전에 저출산을 반전시켜야 한다. →결국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우선 만혼(晩婚)이 문제다. 젊은이들이 공부하는 기간이 늘었고, 취직도 잘 안 된다. 그러다 보니 결혼이 굉장히 늦어졌다. 결혼한 다음에는 또 돈이 문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육아에 대한 책임을 훨씬 더 느낀다. 직장에서 원하는 보직을 받고 일하는데 (육아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결혼을 미루다가 시기가 점점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식에 대한 인식변화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는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다 책임졌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다수 부모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은 자식을 위해 소진하지만 자녀가 독립해서 잘 살길 바라는 것이지 날 돌봐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오늘의 저출산 결과를 낳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이 큰 고민인데. -경제적으로 과중한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이 중요하다. 또 사회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줘야 한다. 옛날에는 가정에서 다 했지만 지금은 어린이집, 학교 등 정책적인 인프라가 없다면 출산을 조기에 포기한다. 지금 복지부는 보육의 경우 소득기준 하위 50%, 맞벌이는 70%까지 지원하고 있다. 보편적인 단계를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과후 돌봄은 아직 초기 단계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일찍 끝나면 이후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과거 부모가 하지 못하던 것을 국가 인프라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아이를 업고 직장에 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봐줄 수 있는 문화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는 아이를 업고 수업 들어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학교나 직장 모두 반기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직장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실제로 생각만 바꾸면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 장시간 근로도 문제다. 가정과 아이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 문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복지부의 경우 부서의 성격에 따라 시차출근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나와 일찍 퇴근하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일반 기업의 경우 우리 문화는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하거나 업무가 남아 있다면 야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은행 같은 경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정규직원을 둘 수 도 있지 않나. 창구 직원의 경우, 파트타임제로 운영한다면 아이 돌봄과 일의 양립이라는 이상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해 개선되는 제도는 뭐가 있나. -제1차 저출산 기본계획이 마무리단계다. 내년부터 2차 계획에 돌입한다. 현재 복지부가 주체가 돼 많은 전문가들과 연구하고 있다. 큰 방향으로 보면 양육과 교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 가정이 부담한 양육의 문제를 사회가 시스템으로 부담하는 것이 골자다. 직장에서는 결혼한 사람과 아이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아이가 2명이면 정년을 1년 연장해주고 3명이면 2년 연장해주는 방안은 어떤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직장생활에 걸림돌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낙태를 줄이기 위해 산부인과 수가 인상이란 카드를 꺼냈는데 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어떤 생명도, 한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1초라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다. 우리는 의사들이 원래 지향하는 점을 살려주려는 것뿐이다. 의료는 생명 존중에서 시작되며 이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이 원래 지향하던 가치를 지켜주려는 것이며 낙태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이 기회에 끊고 가자는 취지다. 산부인과 수가제도 개선을 통해 ‘아이낳기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산부인과 분만실 운영을 위한 비용 보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가 낳으라고 한다고 해서 낳는 게 아니다. 출산장려를 위한 새해 정부의 지원책에는 뭐가 있나. -우선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부부, 즉 난임부부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난임부부를 위해 50만원씩 3차례 지원하고, 시험관 아기를 갖기 위해서는 3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150만원에서 170여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임신했을 때의 진찰비를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어머니들이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임신 중에 위험 요인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조산아의 경우 700만~1000만원까지 인큐베이터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새로 도입된다. 보육료의 경우 2012년까지 소득 하위 50%에서 8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둘째자녀에 대한 보육료도 종전 소득하위 60%에서 70%까지 확대된다.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도 노력할 예정이다. 직장의 환경을 가족친화, 육아친화로 바꾸자는 것이다. 방과후 돌봄도 넓혀가고 있다. 태어나서 12개월까지는 보육시설에 보내기 싫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를 위해 가정 아이 돌보미 제도를 도입했다. (제가)생각하는 것은 더 멀리가고 싶은데 현재의 국가재정으로 한계가 있어 아쉬울 뿐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도 여성이다. 엄마가 되어보지 않고 일생을 마친다면 그건 (제가 볼 때)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다. 엄마가 되어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그걸 놓친다면 삶의 절반을 잃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기쁨과 행복이다. 직장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국민들이 그걸 누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기업이 수익이 늘어났다고 들었다. 자칫 마이너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아이를 안고, 업고, 수업 듣고,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제일 좋은 한국의 모습인 ‘젊은 한국, 더 큰 한국, 통일 한국’을 위해 저출산 극복은 꼭 필요하다. 정리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전재희 장관은 누구 3선 국회의원인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로 노동부 첫 여성국장을 지냈으며, 1995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여성 최초로 민선 시장(광명)에 당선됐다. 부처간 마찰을 각오하면서까지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영리의료법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일 만큼 소신과 강단이 있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영남대 법정대를 나왔으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을 지냈다.
  • [부처 업무보고] 국립대 총액인건비·성과연봉제 도입… ‘철밥통’ 깬다

    [부처 업무보고] 국립대 총액인건비·성과연봉제 도입… ‘철밥통’ 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2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계획’의 큰 줄기는 ‘공교육 내실화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올해의 정책목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책 추진의지는 한층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교사 간 경쟁 촉진이라는 정책방향성도 더욱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교별 공개 국립대에 총액인건비제와 교수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초·중·고교 교원평가제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것은 ‘철밥통’의 문화를 깨고 교수·교사 간 경쟁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총액인건비제는 필요에 따라 대학 교직원 구조조정의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올해 시·군·구별로 공개한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내년부터는 학교별로 공개하기로 한 것은 학교 간 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으로 분류된다. 다양한 유형의 초·중·고교를 만드는 학교 다양화사업도 내년에 더 확대된다. 이를 위해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를 각각 50개교씩으로 늘리고, 농·산·어촌에는 초·중학교 단계의 전원학교 110개교·기숙형고 150개교·통합운영학교 150개교 등을 지정한다. 이같은 ‘경쟁 촉진’과 ‘학교 유형 다양화’는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로 귀결된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교과부는 전국 16개 시·도별 사교육비 실태를 조사해 사교육비 총액과 증감률을 시·도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고, 정책 입안단계에서부터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점검하는 사교육 영향평가제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올해 457곳이었던 ‘사교육 없는 학교’도 2012년까지 1000곳으로 늘려 지정한다.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구를 위해 초등학교에 설치한 방과 후 돌봄교실은 올해 4172실에서 내년 6172실로 늘릴 계획이다. ●초·중·고 영어수업 늘려 사교육비 경감 학부모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영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초등 영어수업 시간을 3~4학년의 경우 주당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중·고교에서는 주당 1시간 이상 회화 수업을 시행하도록 했다. 영어 수준별 이동수업 비율도 올해 78%, 내년 85%에 이어 2011년에는 90%까지 확대한다. 수능 외국어(영어) 영역에서 듣기평가 비율을 현재 34%에서 2014학년도부터 50%까지 늘리기로 한 것도 실용영어 위주의 수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송파구 보육교사들 보람 나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뇌변병 장애 아이가 건강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크나큰 보람을 느꼈습니다.”-구립 마천어린이집 이은숙 장애전담교사“손에 끼고 있던 반지를 삼켜 목에 걸리고, 사탕이 기도로 넘어가 절명의 위기를 맞았던 아이들의 생명을 구했던 것이 가장 뿌듯한 일이었습니다.”-구립 가락제일어린이집 김윤신 보육교사21일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 대강당에선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취학 전 어린이 1만 2000여명의 보육을 책임진 2000여명의 보육교사들이 한 곳에 모여 그간의 경험을 얘기하고 보육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 뿐만 아니라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저출산 시대를 맞아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진 보육인들이 부모들을 안심시키는 시간이기도 했다.이날 행사에서는 어린이집 원장들이 풍물놀이패 공연을 통해 부모들과 아이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고, 구립 마천어린이집 이은숙 장애전담교사와 가락제일어린이집 김윤신 보육교사, 민간 엄마품어린이집 설현경 보육교사, 가정 리나어린이집 신민경 교사 등이 수기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어린이집 종합평가에서 우수시설로 선정된 마천·솔이·돌마리어린이집 등 우수 보육시설 9곳과 우수 종사자 60명에 대한 표창장 수여식도 있었다.보육교사들은 ▲엄마의 사랑으로 돌보기 ▲청결하고 안전한 보육환경 조성 ▲정성이 담긴 먹거리 제공 ▲칭찬으로 아이 재능 키우기 ▲바르고 고운 언행으로 아이들의 모범 되기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 김영순 송파구청장에게 전달했다.한편 구는 올 한 해에만 구립 어린이집 11곳을 확충하는 등 저출산 해소를 위한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공격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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