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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는 시리아서 IS 전력만 키워줘” “터키 격추, 20세기였으면 당장 전쟁감”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인종 청소를 하고 있다.”(아흐메트 다우토을루 터키 총리) “터키가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하면서 러시아에 개전 명분을 줬지만 러시아가 참았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터키가 지난달 24일 러시아 군용기를 격추하면서 불거진 러시아와 터키 지도부 간의 설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격추 책임을 두고 입씨름을 벌여 오던 양측은 상대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지원한다고 비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다우토을루 총리는 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가진 외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와 맞서는 투르크멘족과 수니파를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 지역에서 축출하기 위해 인종 청소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을 축출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우토을루 총리는 “러시아 공습 가운데 90%는 온건한 시리아 반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결국 IS의 전력만 강화시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지도부도 터키에 맞불을 놓았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같은 날 한 러시아 방송에서 “(군용기 격추는) 터키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며 러시아에 개전 명분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당장 전쟁이 시작됐을 것”이라며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최악이기에 러시아는 터키에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이날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S가 터키 영토에서 무기를 거래하고 대원을 모집해 훈련시키고 있으며, 터키는 IS 대신 시리아 내 쿠르드족을 공격하고 있다”며 터키와 IS의 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3시간내 배송”… 유통업계 혁신 전쟁 가속

    롯데슈퍼는 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신선식품 물류센터인 롯데프레시센터 3호점을 열고, 서울 동부권 11개 구에서 3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롯데슈퍼는 이미 서초동과 상계동에 2곳의 프레시센터를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의 배송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물건을 사는 크로스오버 쇼핑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편리하면서도 빠른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업체들은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쿠팡의 로켓배송은 유통업계 배송 전쟁의 도화선이 됐다. 9800원 이상 물건을 주문하면 쿠팡맨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심지어 토요일에 주문하면 일요일에도 가져다준다. 로켓배송을 위해 쿠팡은 지난해 15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 14곳을 마련했다. 쿠팡에 자극받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배송 혁신에 나섰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옴니채널을 강조하는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닷컴, 엘롯데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점포에서 받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후 4시 이전에만 주문하면 당일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 롯데슈퍼는 내년에는 서울 서부권과 경기 주요 도시로 ‘3시간 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한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주문 후 4000원을 내면 오토바이로 1시간 내에 상품을 배달하는 퀵배송을 서울 강서·송파·강남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내년 초에는 수도권과 광역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CJ대한통운은 제주를 포함한 전국 90% 지역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 ‘CJ 더 빠른 배송’을 지난달부터 제공하고 있다. 배민프레시와 마켓컬리 등 식품 온라인몰은 수도권 지역에서 식품이나 반찬류를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하는 ‘새벽배송’으로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배송 경쟁력이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고정 투자비가 많이 들어 수익성과는 거리가 멀다.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3485억원으로 전년보다 7배가량 늘었지만 영업손실액이 1215억원에 달했다. 2017년까지 로켓배송에 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해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유통 공룡인 아마존도 물류 부문 투자 부담으로 수년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배송 서비스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안 되지만 향후 30%까지 커질 것”이라면서 “신규 출점 규제 등으로 오프라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온라인 소비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시의회, 어린이집·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

    서울시의회, 어린이집·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전액 삭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예산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누리과정 보육료 지원 해법으로 ‘우회 지원’ 카드를 꺼냈지만 서울시의회가 어린이집은 물론 유치원 예산 삭감으로 맞대응했기 때문이다. 다른 시·도 의회까지 유치원 등의 예산 삭감에 동참하면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했던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며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용으로 편성된 252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액이 빠진 내년 교육청 예산안이 시의회 예결위를 거쳐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당장 내년 1월부터 어린이집뿐 아니라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가정의 유아 학비 지원이 중단된다. 일부 시·도 의회에서 “누리과정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자칫 유아 학비 중단의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여지도 크다. 앞서 정부는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부족분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교육청의 학교 환경 개선 사업 시설비 지원 명목으로 예비비에서 3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를 학교 재래식 변기 교체, 찜통교실 해소 예산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대신 교육청은 이렇게 해서 여유가 생긴 예산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사용토록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소요 비용 1조 7000억원 중 국고에서 지원된 예비비 5046억원을 제외한 1조원은 지방채로, 2000여억원은 시·도에서 추가 지방세를 지원받아 충당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필요 예산은 2조 1274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지원액은 2000억여원이 줄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은 “더는 버틸 수 없다”고 선언한 상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전국 교육청의 누적 지방채가 1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가 내년도에 4조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누리과정을 편성하면 교육청의 모든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시의회 역시 교육청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정부가 2년 동안 임시방편으로 누리과정을 편성하는 바람에 초·중등 교육이 엉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2년째 이어지는 것은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 통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지원의 주체를 서로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육료 지원의 주체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법률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로의 원칙’ 폭력 막았다… 3차도 평화집회 될까

    ‘서로의 원칙’ 폭력 막았다… 3차도 평화집회 될까

    쇠파이프와 복면 대신 꽃과 가면이 등장했고, ‘버스 차벽’을 ‘사람의 벽’이 대신했다. 엄청난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모습도 사라졌다. 지난 5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5시간여 만에 평화롭게 끝났다. 단 한 명의 참가자도 경찰에 연행되지 않았다. 당초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치러지게 된 이날 ‘2차 민중총궐기 대회’는 폭력으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대회’와 전혀 다른 차원의 평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최 측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일된 메시지로 효율성 있게 담아내지 못한 데다가 ‘대규모 시위’에 가려 그나마 부각되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한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백남기 범국민대책위’가 개최한 이날 대회의 핵심은 집회보다는 행진에 있었다. 3주 전 1차 대회 때에도 폭력은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평화로운 행진이 이뤄지는지 여부에 꽂힐 수밖에 없었다. 주최 측과 경찰 모두 긴장한 가운데 1만 4000명(주최 측 5만명 주장)의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무교로를 거쳐 보신각, 종로2∼5가, 대학로 등을 지나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3.5㎞ 구간을 행진했다. 물리적 충돌 없이 행진은 오후 8시 25분쯤 마무리됐다. 2차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집회 측은 행진 목적지를 청와대에서 지난 1차 대회에서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청와대를 고집했다면 세종대로를 통과해야 했고,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의 차벽과 물대포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목적지를 바꿈으로써 마찰의 원인 자체를 제거했다. 행진 선두에 풍물패를 앞세우고 초록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뒤따르면서 폭력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거리에 뿌려진 전단을 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종각역에 들어서면서 인도에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다. 백씨의 쾌유를 빌고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행진 도로에 흩뿌려진 전단을 뒤이은 행렬 중 일부 참가자들이 줍기 시작했다. 행렬이 지나간 자리가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해진 건 이런 배려들 때문이었다. 경찰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우선 집회 현장에 차벽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폭력 시위로 변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집회 장소 인근에 기동대 등 경력 2만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도 18대 대기시켰지만, 일부 불법 사례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입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차로를 통제해 참가자들의 행진을 보장했다. 참여 인원이 많아 참가자들이 한때 2개 차선을 넘어서면서 경찰이 경고 방송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 목적지인 혜화역 2번 출구에 도착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혜화역 근처 장소가 협소해 행진이 늦어지고 집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기존 신고했던 범위보다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집회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풍자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 3분의1가량이 가면을 가지고 있어 ‘가면무도회’를 연상케 했다. 새누리당이 ‘복면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한 참가자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건은 오는 19일 다시 열릴 3차 집회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진보단체들은 여러 검토를 하겠지만 아무래도 평화집회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집회를 부각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이번보다는 다소 격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때 경찰이 맞대응하기보단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현장기자들이 본 2차 도심집회] 차벽·물대포·각목 없었고 배려 있었다…그래도 남은 과제은?

     쇠파이프와 복면 대신 꽃과 가면이 등장했고, ‘버스 차벽’을 ‘사람의 벽’이 대신했다. 엄청난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모습도 사라졌다. 지난 5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5시간여 만에 평화롭게 끝났다. 단 한 명의 참가자도 경찰에 연행되지 않았다.  당초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치러지게 된 이날 ‘2차 민중총궐기 대회’는 폭력으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대회’와 전혀 다른 차원의 평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최 측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일된 메시지로 효율성 있게 담아내지 못한 데다가 ‘대규모 시위’에 가려 그나마 부각되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한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백남기 범국민대책위’가 개최한 이날 대회의 핵심은 집회보다는 행진에 있었다. 3주 전 1차 대회 때에도 폭력은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평화로운 행진이 이뤄지는지 여부에 꽂힐 수밖에 없었다. 주최 측과 경찰 모두 긴장한 가운데 1만 4000명(주최 측 5만명 주장)의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무교로를 거쳐 보신각, 종로2∼5가, 대학로 등을 지나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3.5㎞ 구간을 행진했다. 물리적 충돌 없이 행진은 오후 8시 25분쯤 마무리됐다.  2차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집회 측은 행진 목적지를 청와대에서 지난 1차 대회에서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청와대를 고집했다면 세종대로를 통과해야 했고,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의 차벽과 물대포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목적지를 바꿈으로써 마찰의 원인 자체를 제거했다. 행진 선두에 풍물패를 앞세우고 초록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뒤따르면서 폭력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거리에 뿌려진 전단을 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종각역에 들어서면서 인도에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다. 백씨의 쾌유를 빌고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행진 도로에 흩뿌려진 전단을 뒤이은 행렬 중 일부 참가자들이 줍기 시작했다. 행렬이 지나간 자리가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해진 건 이런 배려들 때문이었다.  경찰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우선 집회 현장에 차벽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폭력 시위로 변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집회 장소 인근에 기동대 등 경력 2만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도 18대 대기시켰지만, 일부 불법 사례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입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차로를 통제해 참가자들의 행진을 보장했다. 참여 인원이 많아 참가자들이 한때 2개 차선을 넘어서면서 경찰이 경고 방송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 목적지인 혜화역 2번 출구에 도착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혜화역 근처 장소가 협소해 행진이 늦어지고 집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기존 신고했던 범위보다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집회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풍자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 3분의1가량이 가면을 가지고 있어 ‘가면무도회’를 연상케 했다. 새누리당이 ‘복면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한 참가자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건은 오는 19일 다시 열릴 3차 집회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진보단체들은 여러 검토를 하겠지만 아무래도 평화집회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집회를 부각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이번보다는 다소 격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때 경찰이 맞대응하기보단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118개 단체 “평화적 진행” 약속… 警, 질서유지선 내 행진 유도

    118개 단체 “평화적 진행” 약속… 警, 질서유지선 내 행진 유도

    당초 경찰이 금지했던 도심 주말 집회가 법원의 결정으로 5일 서울광장에서 치러진다. 관건은 폭력 시위가 일어났던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와 달리 평화적으로 진행될지 여부다. 사법당국이 연일 불법, 폭력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주최 측도 평화로운 행사를 약속하고 있어 이번 시위가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 변화의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평화로운 집회를 위해 대거 집회에 참석한다. 새정치연합은 시민사회, 종교계와 함께 ‘평화유지단’으로 활동한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118개 진보 성향 단체들로 이뤄진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는 5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개최해 지난달 14일 경찰의 물대포에 다친 농민 백남기(69)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노동 개혁 입법,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밥쌀용 쌀 수입 등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경찰은 이 행사가 폭력 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매우 크다며 금지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3일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주최 측의 약속’ 등을 들어 경찰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법원 결정에 항의하며 “사회 혼란 부추기는 김정숙 부장판사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본집회에 1만 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최 측의 참가 목표는 5만여명이다. 당초 본집회와 별도로 광화문광장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이 열기로 했던 문화제는 전농이 본집회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취소됐다. 서울광장에서는 본집회 전 금속노조 3000명의 사전 집회도 열린다. 이와 함께 조계종 등 종교인이 참여하는 ‘평화지대-평화의 꽃길 기도회’가 오후 2시 30분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다. 보수단체인 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는 오후 2~4시 각각 동화면세점,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민중총궐기 맞대응 집회를 신고했다. 참가자들은 본집회가 마무리되는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부터 백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이 있는 대학로까지 2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하고 마무리 집회를 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5000명, 전농은 1만명을 신고했다. 주최 측은 2만여명이 행진에 참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은 225개 부대 1만 80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살수차 18대와 차벽 트럭 20대도 대기한다. 행진 경로에 질서유지선은 설치하지만 신고된 대로 집회와 행진이 진행되면 차벽은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신고된 행진 경로에서 벗어나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조계사나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등의 상황이 일어나면 차벽을 설치하고 적극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과밀부담금, 개발부담금 공제 대상 아냐” 서울 중구, 대법 승소로 66억 세수 확보

    서울 중구가 끈질긴 소송 끝에 수십억원의 세수 손실을 막았다. 구는 도시개발사업자와 3년 5개월여가 걸린 ‘개발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소송으로 구는 소송비용을 포함해 65억 8000여만원의 세수를 확보하게 됐다.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2012년 2월 을지로3가 인근 저동구역 파인애비뉴 사업시행사인 A사는 구가 과밀부담금을 개발비용으로 공제하지 않은 게 부당하다며 45억원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보통 세금 문제로 기업이 소송을 제기하면 자치단체들은 맞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구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경우 포기하게 되면 수십억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렇게 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주민들”이라면서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장기 소송전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방향이 정해지자 대응 논리는 의외로 쉽게 나왔다. 과밀부담금은 건물에 대해 부과하는 것이므로 토지개발 비용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대법원도 1, 2심에 이어 중구의 손을 들어줬다. 최창식 구청장은 “적법한 부과란 점을 입증하기 위해 3년 5개월간 노력한 끝에 세수를 지켜냈다. 이번 소송건은 법 적용이 모호한 사례에 선례를 남겨 다른 자치단체에 세수 확보의 롤모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문재인 “박대통령도 4년전 청년취업수당 지급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박근혜 대통령도 4년 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 시절 청년취업활동 수당 월 30만원의 지급을 주장했다”면서 “대통령이 되기 전과 된 이후가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성남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구직수당에 대해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청년들의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이라고 말하는 등 여권의 비난이 잇따른데 따른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당의 청년구직 촉진수당 신설 정책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 배당’에 대한 새누리당의 막말이 도를 넘어섰다”며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수당에 대해 ‘청년의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과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며 “청년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청년실업은 국가재난상황”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만큼 우리 당이 긴급한 4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제안한 청년구직촉진수당 도입에 대해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11년 모든 복지제도는 공급자 편리가 아니라 수요자 맞춤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지자체가 유사중복사업 정비에 불응하면 지방교부금을 삭감하겠다고 한다”며 “지방교부금으로 지방자치를 옥죄려는 움직임을 즉각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첨예한 난사군도 분쟁 능동외교로 헤쳐 가야

    한민구 국방장관은 그제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 상공(上空)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는 미국과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정부의 고위 인사가 미국과 중국의 군사 책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주지하다시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의 파고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남중국해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중국의 인공섬 인근 12해리(22㎞) 이내로 구축함을 진입시키자 중국은 군함 두 척을 긴급 투입해 무력 시위로 맞대응할 정도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남중국해를 장악해 해양 대국의 꿈을 키우는 중국의 국가 전략이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함에도 중국이 암초에 매립 공사를 해 인공섬을 만드는 것은 해양 질서의 변경을 시도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문제의 해역이 자신의 영해라는 일방적인 중국의 주장에도 논리의 모순이 있다. 그렇다고 분쟁 당사국도 아닌, 미국이 공해상의 ‘자유통항권’을 앞세워 상선이 아닌 군함을 보내 무력 시위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도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쟁 거리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고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할 외교안보 사안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우리 외교가 진퇴양난인 것만은 분명하다. 남중국해 분쟁 당사자도 아닌 우리로서 제3국의 분쟁, 그것도 강대국의 첨예한 패권 다툼에 개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더욱이 어느 한 편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논란의 소지가 많다. 선택을 강요받을 경우 한·미 동맹의 편에 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느 쪽이 국익을 위한 길인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남중국해는 우리 수출 물동량의 30%, 수입 에너지의 90%가 통과하는 해상 통로인 만큼 이 해역에서 분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은 자신들의 군사백서에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고 일본 역시 중국을 주적 개념으로 격상시킨 지 오래다. 우리는 다르다. 우리와 군사동맹의 관계인 미국이나 중국과 대적하는 일본의 국익이 우리와 똑같을 수는 없다. 우리는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있고 북핵 등 북한 문제에 협조해야 할 사안도 많다. 경제적으로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입장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소극적이고 수동적 외교를 펼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국익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해 당당하게 우리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우리가 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기보다는 국제 규범과 순리에 따라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해결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현 정부가 추진하는 능동외교의 본질일 것이다.
  • [미·중 남중국해 갈등] 美 “남중국해서 수개월간 작전”… 中, 방공구역 선포 검토 ‘맞불’

    [미·중 남중국해 갈등] 美 “남중국해서 수개월간 작전”… 中, 방공구역 선포 검토 ‘맞불’

    ■미국은 장기전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만든 인공섬 12해리(약 22㎞) 이내에 군함을 처음으로 파견한 뒤 앞으로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그 배경에 주목된다. 해당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본격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구축함이 남중국해에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국제법이 허용하는 지역이면 어느 곳이든 비행하고 항행하며 작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특히 “이번 작전이 앞으로도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번 작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카터 장관은 구체적 작전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카터 장관이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계속 들어가겠다고 강조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등 중국 지도부에게 남중국해 문제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고 압박을 주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4일 시 주석을 사적인 만찬에 초대해 남중국해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서 거절당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태도 변화를 말로써 유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미군 파견을 결정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외신이 전한다. 미국은 다음달 중순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까지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암시했다. 이번 APEC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된 상태에서 시 주석도 참석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참석하면 미·중 간의 양자 회동이 열리고, 이 자리에서 두 나라의 핵심 갈등인 남중국해 문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중국을 방문, 중국군 고위 관계자와 회담하는 방안이 조정 중이다. 미국과 중국군 소식통들은 “양국 군의 교류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목적이지만 남중국해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 하와이 앞바다에서 개최한 환태평양합동훈련(림팩)에 중국을 처음 초대했다. 의도하지 않은 긴장 고조를 피하고 의사소통 채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또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한 행동 원칙에 합의하는 등으로 미뤄 양국이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외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중국은 심리전 미국 구축함이 중국이 매립한 인공섬 12해리 이내로 진입해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8일 중국 언론과 군사·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분석해 보면 중국은 ‘논리적인’(有理) 외교전을 펼치는 동시에 미국이 추가로 행동에 나서면 ‘힘으로 맞대응’(有力)하되 정면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절제’(有節)하는 이른바 ‘삼유’(三有)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 함정의 진입을 일종의 심리전으로 보고 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특별연구원인 지아슈둥(賈秀東)은 홍콩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함정 진입은 자국 내 군부와 정치권의 강경 목소리에 부응하고 동맹국들에 아시아·태평양에서 여전히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니 믿고 따르라는 신호를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국의 노림수를 읽으며 논리적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추가로 함정을 출동시키는 등 행동의 강도를 높이면 중국도 대응 수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해군 전문가 리제(李杰)는 “외교적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군함과 전투기 추가 파견, 대규모 군사훈련, 미 군함 레이더 차단, 군함과 어선을 동원한 밀어내기 등의 방식으로 대응 단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전격 선포할 가능성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취임 원년인 2013년 11월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바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선으로, 해당 구역을 지나는 항공기는 사전에 중국 외교부나 항공국에 비행계획을 통보해야 한다. 당시 중국은 “남해(남중국해)는 주변국들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확대할 가능성이 없음을 밝혔으나, 이번에 미군이 작전을 전개함에 따라 변경 요인이 생겼다. 중국군의 강경파인 뤄위안(羅援) 예비역 소장은 “미국의 도발적 행동은 남해에 대한 약속을 깬 것”이라며 “남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은 군사적 충돌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쑨저(孫哲)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2001년 하이난 해안에서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미군 정찰기와 충돌해 중국 조종사가 사망했을 때에도 외교적으로 해결했다”면서 “이번에도 평화적 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도 “군사적 대결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의 일대일로’ 견제… 아베 ‘몽골+중앙亞 5개국’ 순방

    ‘시진핑의 일대일로’ 견제… 아베 ‘몽골+중앙亞 5개국’ 순방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가 22일 치메딘 사이한빌레그 몽골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일주일 동안의 몽골 및 중앙아시아 5개국 순방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에서 모두 정상회담을 한다. 일주일 동안 6개국 정상과 회담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두텁게 하는 것은 최근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강화한 것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이번 방문에서 일본 측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가스 관련 1조엔 규모의 플랜트 수주, 우즈베키스탄 비료 플랜트 수주 등 총 2조엔 규모의 인프라 참여 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위해 미쓰비시와 스미토모 상사, 히타치 파워 시스템스 등 50개 관련 기업 대표와 자금을 지원할 국제협력은행(JBIC) 및 일본무역보험기관인 넥시(NEXI)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카자흐스탄 카샤간 유전 개발에 대한 참여 논의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중앙아시아 각국의 사회간접자본 정비 및 인재 육성 등 대규모 공적개발원조(ODA)를 약속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NHK 등이 전했다. 일본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의 영향력 강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자 반격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로 이 지역 인프라 시장 및 영향력을 크게 키웠고, 육상 및 해상에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권 추진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를 끌어들여 이 지역 국가들과 지역 협력체인 ‘상하이 협력기구’를 만들어 전략적 공동체까지 구축해 나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안보 법제 국회 통과와 개각 등 국내 문제를 해결하자마자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이 지역을 관리하기 위한 순방에 뛰어들었다. 일본 총리의 중앙아시아 5개국 방문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일본에선 중국이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희토류 등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자원을 싹쓸이하며 전략적 영향력까지 높이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일본은 2004년 장관급 협의 기구인 ‘중앙아시아+일본의 대화’ 틀을 제도화하며 경제, 문화 등 5개 분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에 맞대응하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무관용’에 허위신고 줄었지만 …대포폰엔 속수무책

    ‘무관용’에 허위신고 줄었지만 …대포폰엔 속수무책

    지난해 4월 장모(47)씨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친구의 집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에 장난 신고를 했다. 그는 “청와대를 폭파시키겠다. 파주에 떨어진 무인기도 내가 보낸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신고를 한 뒤 전화를 끊어 버렸다. 소방서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경찰관 41명과 순찰차 16대를 청와대로 출동시켜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장씨를 체포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장씨는 지난해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허위 신고에 대한 경찰의 엄정 대응 의지가 실형으로 이어진 셈이다. 경찰은 장씨를 상대로 순찰차 유류비와 경찰관 출동 비용을 환산해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법원은 국가와 출동 경찰관에게 34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무심코 건 전화 한 통의 대가는 컸다. 경찰이 ‘무관용 처벌’ 원칙을 고수하면서 112나 119로 걸려 오는 허위·장난 신고가 최근 몇 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허위 신고자의 형사 입건은 크게 늘어 장난 전화에 대한 당국의 처벌 강화가 수치로 나타났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허위 신고는 총 2350건으로 2013년 9877건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9월까지 1879건이 집계돼 감소 추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반면 허위·장난 신고로 인한 형사 입건은 2012년 57명에서 2013년 189명, 지난해 478명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경범죄로 처벌한 경우까지 포함한 처벌 비율을 보면 2013년 20%도 안 됐던 처벌률이 지난해 81.4%로 급증했다. 경찰이 허위 신고에 대해 형사 처벌로 맞대응하는 수위를 높인 결과다. 허위·장난 신고에 대한 형사처벌은 사안이 경미할 경우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으로 끝나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돼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더불어 경찰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경찰도 속수무책인 게 복제폰이나 대포폰을 이용한 허위 신고다. 지난 19일 112신고센터로 두 차례에 걸쳐 제2롯데월드몰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 왔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전화를 건 휴대전화의 명의자는 70대 노인이지만 신고자와 목소리가 다른 데다 두 번째 전화의 경우 이미 이 노인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걸려 와 번호가 복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범인을 밝혀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포폰과 복제폰의 경우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근절책이 없다”며 “대포폰을 양산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北 사상최대 열병식] 김정은, 北·中혈맹 강조·친선 의지 확고히… 訪中 가능성 고조

    [北 사상최대 열병식] 김정은, 北·中혈맹 강조·친선 의지 확고히… 訪中 가능성 고조

    북한이 냉랭했던 중국과의 관계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해 향후 북·중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또 남북 당국회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도발 가능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당국 간 대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노동창 창건 열병식에서 자신의 왼쪽에 자리한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됐다. 중국 국가 서열 5위로 주석단에 초대된 유일한 해외 대표단인 류 상무위원은 김 제1위원장과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앞서 류 상무위원은 방북 첫날인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김 제1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긴밀한 소통과 심화된 협력, 장기적이고 건전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도 류 상무위원에게 “조·중 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라며 “김일성, 김정일 선대 지도자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조·중 친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앞으로 조·중 친선이 쌍방의 노력에 의해 더욱 힘 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친중파였던 장성택 처형, 시 주석의 한국 선(先)방문 등으로 냉랭해진 북·중 관계가 혈맹 관계로 회복될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3일 중국의 항일 전승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 주석 옆에 자리하면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과시한 데 대해 이번 열병식 행사를 계기로 확실한 맞대응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조만간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 상무위원이 김 제1위원장에게 고위 지도자급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하고 김 제1위원장도 적극 화답했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일 “양국이 고위 지도자급 교류를 강화하자고 한 만큼 김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당국회담을 이산 상봉 전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8·25 합의 모멘텀이 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회담의 급과 의제를 정하기 위한 남북 예비 접촉이 이달 중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정은, 北·中혈맹 강조·친선 의지 확고히… 訪中 가능성 고조

    김정은, 北·中혈맹 강조·친선 의지 확고히… 訪中 가능성 고조

    북한이 냉랭했던 중국과의 관계를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해 향후 북·중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또 남북 당국회담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도발 가능성이 다소 완화되면서 당국 간 대화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노동창 창건 열병식에서 자신의 왼쪽에 자리한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됐다. 중국 국가 서열 5위로 주석단에 초대된 유일한 해외 대표단인 류 상무위원은 김 제1위원장과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앞서 류 상무위원은 방북 첫날인 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김 제1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긴밀한 소통과 심화된 협력, 장기적이고 건전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김 제1위원장도 류 상무위원에게 “조·중 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라며 “김일성, 김정일 선대 지도자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조·중 친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앞으로 조·중 친선이 쌍방의 노력에 의해 더욱 힘 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친중파였던 장성택 처형, 시 주석의 한국 선(先)방문 등으로 냉랭해진 북·중 관계가 혈맹 관계로 회복될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3일 중국의 항일 전승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시 주석 옆에 자리하면서 새로운 한·중 관계를 과시한 데 대해 이번 열병식 행사를 계기로 확실한 맞대응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조만간 김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 상무위원이 김 제1위원장에게 고위 지도자급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하고 김 제1위원장도 적극 화답했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일 “양국이 고위 지도자급 교류를 강화하자고 한 만큼 김 제1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위한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당국회담을 이산 상봉 전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8·25 합의 모멘텀이 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회담의 급과 의제를 정하기 위한 남북 예비 접촉이 이달 중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북,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계기로 북중관계 복원시도 관심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를 계기로 북중 관계 복원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0일 평양 김일정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중국 국가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3일 중국의 항일전승절 기념행사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자리에 박근혜 대통령이 위치하면서 전통적인 북중혈맹관계 대신 새로운 한중관계를 과시한데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앞서 류 상무위원은 방북 첫날인 9일 김 제1위원장을 만나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하며 특사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며 긴밀한 소통과 심화된 협력, 장기적이고 건전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김 제1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에서도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며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이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류 상무위원은 김 제1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양국간 고위층 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제1위원장도 류 상무위원에게 “조중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이며 김일성·김정일 선대 지도자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 북중친선이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전통은 역사책이나 교과서에 기록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계승하고 빛내어야 한다”며 그동안 북중관계 경색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앞으로 조중친선이 쌍방의 노력에 의해 더욱 힘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그동안 냉랭했던 북중관계에 대해 개선의사를 밝히고 북한 역시 개선의사를 확인하면서 지난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그리고 시 주석의 선(先) 한국 방문으로 경색됐던 북중관계가 혈맹관계를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중 양국 지도자들이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냉랭한 관계가 계속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반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더 이상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용인할 수 없다는 측면과 함께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건설적 역할’에 대해 일정 부분 응할수 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G2형성하며 동북아에서 지역강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중국으로서는 한국 등의 입장을 배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국제사회의 고립과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도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 때문인지 북한은 지난 7월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중국인민지원군에 경의를 표시하고 화환도 보낸 데 이어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중국 전승절 행사에 보내는 등 관계개선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류 상무위원이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과 함께 노력할 의지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북한이 그동안의 태도를 바꿔 성의있는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을 변경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만큼 당장 입장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 견해도 있다. 즉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원칙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을 이유로 핵을 고집해 북중 간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당면 현안에 대한 합의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열린세상] 10월 한반도 위기설 잠재워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10월 한반도 위기설 잠재워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을 연이어 시사했다.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장은 지난 14일 북한의 위성들이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5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원자력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적대 세력들이 무분별한 적대시 정책에 계속 매달리면서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시사는 아직은 공식 발표라기보다는 남한과 미국을 떠보는 일종의 ‘간보기’ 차원이며, 패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 그러나 8·25 남북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지금 한반도는 또다시 군사적 긴장 상태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행보는 9월 25일 백악관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10월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의제를 북핵 문제로 묶어 두겠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한·중 정상회담에 이은 양 정상회담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시위하면서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다. 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효과가 없음을 과시하고, 양 정상회담에서 이를 인정하라는 의도다. 미국과 중국 등에 ‘우리와 대화에 적극 나서라’, ‘핵협상에 다시 나서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다.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70돌을 앞두고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여 내부 결속을 꾀하겠다는 것은 그다음 이유다. 10월 10일 전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시사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김일성 생일 등 기념일을 전후해 고강도 무력시위를 펼친 바 있다. 북한은 2009년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2호를 발사하고 한 달 뒤인 5월에 제2차 핵실험을 했다. 2012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를 앞둔 12월 은하 3호를 쏘고 나서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노동당 창당 70돌을 맞아 ‘축포’를 쏠 가능성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장거리 로켓과 달리 핵실험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발 등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실제 이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문제는 10월 20일부터 진행될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이다. 남북 당국은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는 등 상봉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남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 준비는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이 10월 20일 이전에 행동에 나서면 상봉 행사가 예정대로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하고 유엔의 제재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산상봉을 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차가울 수 있다. 상봉을 진행하느냐 마느냐로 남한 사회 내부에서 벌어질 남남 갈등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극적으로 끌어낸 ‘8·25 합의’의 첫 결과물인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고강도 무력시위로 무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다행히 아직은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을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다. 국제사회를 떠보고 간접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단계다. 아직은 핵실험을 시사하면서 핵 카드를 사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미·중에 환기시키는 것에 가까우나 앞으로 수위는 계속 높일 것이다. 핵실험까지 가면 8·25 남북 합의가 유지되기 어렵다. 미·중과의 충분한 협력 속에서 당국 간 대화를 하루라도 빨리 진행시키는, 그 과정에서 북한의 군사적인 무력시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노력이 현재로서는 가장 필요하다. 당장 당국 간 회담 조기 개최를 북측에 제안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미·중과의 충분한 협력 속에 북한에 신호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행동은 자제돼야 하고, 자제시켜야 한다. 북한이 행동한다면 더 나쁜 결과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10월 한반도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하면 남북 관계는 상당 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가 지난 8월의 군사적 긴장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 ‘그놈 목소리’ 물리친 ‘그분 목소리’

    보이스피싱 ‘그놈 목소리’를 물리친 ‘그분 목소리’가 공개됐다. 호통형, 무대응형, 훈계형 등 대응 방식이 다양하다.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이 30일 보이스피싱지킴이(http://phishing-keeper.fss.or.kr) 체험관의 ‘그놈 목소리 나도 신고하기’ 코너에 추가 공개한 39개 녹음파일을 보면 피싱 대응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가장 많은 것은 ‘당황하지 않고 맞대응’(27건)하는 유형이다. 사기범이 11명을 고소·고발했다고 하자 “그래요? 관할 경찰서에 확인해 볼게요”라고 답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수사관이라고 사칭하는 사기범에게는 “성함과 직급이 어떻게 되냐”고 되물었다. ‘호통형’(6건)도 있다. 한 국민은 “출두 명령서나 소환장을 보내야지 전화로 그런 요청을 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 몰상식하게…. 당신 수사관 맞아요”라고 큰소리쳤다. 아예 대꾸하지 않고 전화를 끊거나(무대응형), 그런 일을 하면 되겠느냐며 타이르는 사람(훈계형)도 있었다. 금감원과 경찰청은 ‘그놈 목소리’를 사용자제작콘텐츠(UCC)로도 제작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국정원 직원 자살 파문] “野 괴담 장사꾼” “빅시스터 사회”… 실체규명 뒷전 정쟁만

    [국정원 직원 자살 파문] “野 괴담 장사꾼” “빅시스터 사회”… 실체규명 뒷전 정쟁만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논란에서 비롯된 민간인 사찰 의혹이 격렬한 여야 정치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 사용한 국정원 직원의 자살은 공방을 부추기는 촉매제가 돼 버렸다. 국정원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맞대응하면서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형국이다. 이 때문에 논란의 쟁점이 실체 규명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만나 국정원 해킹 논란에 대한 해법 찾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21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병호 국정원장 상대 국회 긴급현안질문 실시 ▲의혹 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장을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하면 국가 기밀 누설이 불가피한데 그러면 현행법 위반이 된다. 또 전례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신 국회 정보위 차원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자고 제안했다.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 현장조사의 방식과 시점을 놓고도 파열음이 생겼다. 새누리당은 “숨진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자료가 복구되는 시점에 국정원을 방문하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으로 민간인의 스마트폰을 도·감청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정보위 소속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주 안에 삭제된 파일을 100% 복구할 수 있다고 (국정원으로부터)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검증 장비와 인력, 그리고 관련 자료가 준비된 상태에서 전방위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이 야권에 유리한 이슈인 만큼 ‘시간은 야당 편’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깔려 있어 보인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국정원 현장조사는 야유회나 견학이 아니다. 회의장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보고받고 돌아오는 그런 조사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국정원 직원의 자살 경위도 “석연치 않다”며 의심하고 있다. 국정원이 과장급에 불과한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의혹을 숨기려 한다는 것이다. 여야 지도부의 날카로운 ‘고공전’도 계속됐다. 새누리당은 야당을 ‘안보·괴담 장사꾼’이라고 비난했다. 국정원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야당의 지나친 ‘국정원 흔들기’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근거 없는 의혹으로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지금을 ‘빅시스터 사회’로 규정하며 여권을 향해 명운을 건 파상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보를 통제·감시하는 권력자를 의미하는 ‘빅브러더’라는 용어를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스터’로 바꿔 표현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국정원이 평소에는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장악하고, 선거 때가 되면 공작을 해서라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며 “이번 사건은 국민 모두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국정원도 공방의 최전선에 나서 눈길을 끈다. 국정원은 지난 17일 항변성 보도자료에 이어 19일에는 전체 직원 명의로 성명성 보도자료를 냈다. 댓글 사건 이후 더이상의 이미지 실추를 막고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전면 대응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만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획-여성 혐오 판치는 사회] ‘숨쉴한’ 등 남성 비하 속어 확산… 그녀들 뿔났다

    [기획-여성 혐오 판치는 사회] ‘숨쉴한’ 등 남성 비하 속어 확산… 그녀들 뿔났다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속어인 ‘씹치남’, 남성은 숨 쉴 때마다 한 번씩 패야 한다는 의미인 ‘숨쉴한’ 등 남성 비하와 혐오성 표현이 여성 회원 중심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초부터 들썩이던 ‘남성 혐오’ 현상에 불을 지핀 것은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확산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디시)에는 지난 5월 30일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는 목적으로 ‘메르스갤러리’(메갤) 게시판이 만들어졌다. 개설 목적과 달리 이 게시판은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는 취지가 확대된 남성 혐오의 진원지가 됐다. 발단은 ‘메르스를 유포시킨 것도 다 김치녀(허영심 많은 한국인 여성을 일컫는 말) 탓’이라는 식의 낭설이 ‘일간베스트저장소’ 등 남성 이용자 중심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면서부터다. 일부 남성들이 감염병 확산이라는 비상사태조차 여성을 향한 공격의 수단으로 삼자 ‘여성시대’ ‘소울드레서’ 등 대표적인 여성 중심 커뮤니티의 회원들이 맞대응을 시작했다. 메갤 게시판에서는 지금껏 회자돼 온 여성 비하, 여성 혐오성 표현이 주체만 남성으로 바뀐 채 변형되는 이른바 ‘미러링’(거울에 비추듯 닮은 방식으로 행한다는 뜻)이 이뤄졌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이 남성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다. 남성의 작은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실잦’ 등이 사례다.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을 다룬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1996·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저)을 본뜬 ‘메갈리안’(여성 혐오를 혐오하는 메갤 이용자)이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어졌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이 남자의 키나 능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 비난받았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갑수 대중문화평론가는 “큰 틀에서 볼 때 이성이나 합리주의가 사라진 기존 일베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韓·日 ‘강제노동’ 싸고 외교전 조짐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등재 결정 이후 조선인 강제노동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외교전이 2라운드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종 등재결정문에 언급된 조선인 강제노동을 둘러싼 표현을 놓고 일본이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홍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정부 역시 필요할 경우 맞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은 7일 일본 정부가 앞으로 타국과의 양자협의와 국제회의 등의 기회를 활용해 한반도 출신자의 노동이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노동조약’이 금지하는 ‘강제노동’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한반도의 식민지 지배가 합법이었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으로 전쟁 중에 식민지였던 한반도에서 징용한 것은 국제법이 금지하는 위법행위인 ‘강제노동’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의 움직임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부 관계자는 “만일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출신 징용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강제노동이 아니었다고 홍보전을 편다면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국제사회에서 과연 일본의 논리가 얼마나 먹힐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이날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등재결정문에 조선인 강제노동이 반영됐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홈페이지에는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지난 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언급한 영문 발언록이 첨부됐다. 정부는 사토 대사의 발언록에 ‘의사에 반해’ ‘강제로 노역’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점을 근거로 일본이 강제노동을 인정했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는 또 우리 측 수석대표로 WHC에 참석했던 조태열 2차관의 발언록도 첨부했다. 조 차관은 “일본 정부가 본 위원회 앞에서 낭독한 발언문에서 강제노역 등을 발표한 것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강제노동’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추가 대응은 자제할 계획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이 “정부는 대응할 필요성이 생길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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