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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르 마틴 아버지도 성소수자 혐오 “동성애자, 신이 벌할 것”

    오마르 마틴 아버지도 성소수자 혐오 “동성애자, 신이 벌할 것”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의 폭력성이 그의 성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오마르 마틴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것도 그의 아버지 세디크 마틴의 반미 성향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세디크 마틴은 미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둔 아프가니스탄 위성 방송국의 프로그램 ‘두랜드 지르가 쇼’의 진행자다.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와 파키스탄 북서부의 국경선 ‘듀랜드 라인’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이 지역은 탈레반,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거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멸망한 탈레반 정권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 지역 거주민인 파슈툰족은 이슬람권 반미운동 중심세력 중 하나다. 그런데 세디크 마틴도 파슈툰족이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스스로를 아프가니스탄 과도 혁명정부의 ‘지도자’로 칭했다. 방송 내용 역시 친(親) 탈레반 내용 중심이로 반미 성향의 수사로 가득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비밀 정보 조직이 있으며 파키스탄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기 위해 미 의회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국무부 관리가 세디크 마틴과 접촉한 기록은 전혀 없다“고 밝혔고, 그와 사진을 찍은 의원들 역시 그를 잘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고 CBS 방송이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한 CBS 방송 기자는 “세디크 마틴은 ‘망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디크 마틴은 지난 12일 아들의 범행 직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은 종교와는 상관없다”면서 아들이 동성애에 대해 분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마이애미 다운타운에서 두 남자가 키스하고 서로 몸을 만지는 것을 보고 “저것들 봐라. 내 아내와 아들 앞에서 저 짓을 하고 있네”라며 몹시 화를 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디크 마틴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정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 아들은 교육을 잘 받았고 부모를 존중했다면서, 왜 게이클럽에 들어가 50명을 죽였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고 말한 뒤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은 신이 벌을 줄 것”이라며 “(그들을 벌하는 것은) 인간의 몫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자는 신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테러 행위이자 혐오 범죄”라고 밝힌 적이 있다. CBS 방송은 “(오마르) 마틴의 반미, 반동성애적 행동 성향은 그의 성장 환경을 살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러 외무 “北 핵보유 인정 안 해”

    한·러 외무 “北 핵보유 인정 안 해”

    박 대통령 방러 문제도 논의… 北 “외교 놀음 날뛰어” 비난 취임 후 처음 러시아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3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열어 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러시아 외교부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윤 장관은 “진지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북핵 공조, 극동 개발 협력 등을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는 것이 긴요하며 북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하나가 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재확인하면서 양국 공조를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해야 한다는 공동 의지를 확인했고 핵보유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평양(북한)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행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내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답방 및 한·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더불어 양국 장관은 북핵 문제, 유엔, 북극, 테러 등 분야별 협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의 ‘2016~2017년 한·러 외교부 간 교류계획서’에도 서명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결의 2270호 논의 당시 채택을 미루고 예외 조항을 삽입하는 등 ‘몽니’를 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대북 금융 제재에 착수하는 등 제재를 이행하고 있으며 유엔에 이행 보고서도 제출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이행 및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받는 압박은 커지게 됐다. 이번 방문에 대해 북한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헛된 망상을 버려라’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보수패당이 요즘 ‘북핵 포기’를 위한 ‘대북 압박 외교’ 놀음에 총출동해 국제 무대에서 우리를 고립 봉쇄해 보려고 미쳐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00여년 전 뉴턴의 삶, 구글 검색해 끝까지 추적”

    “300여년 전 뉴턴의 삶, 구글 검색해 끝까지 추적”

    “마치 로마군이 공성전을 펴듯 인터넷을 통해 17~18세기의 문화를 차근차근 공략하다 보니 아이작 뉴턴(1642~1727)의 생애가 보이더군요. 200자 원고지 7000여장 분량을 번역하는 데 최고의 무기는 구글 검색이었지만 뉴턴이 남긴 메모는 해독 불가능한 내용투성이였어요.” 만유인력의 법칙을 세상에 알린 뉴턴의 전기 ‘아이작 뉴턴’을 번역한 김한영(53)씨. 그가 번역한 책은 미국 과학사학자인 리처드 웨스트폴이 20여년 동안 쓴 평전(원제 Never at Rest)으로, 출판사 알마가 1200부 한정판으로 출간했다. 총 4권으로 묶인 1500여쪽의 번역본을 내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 국내 과학 전문 번역자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던 김씨가 구글까지 이용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뉴턴이 살았던 17~18세기 영국의 문화들은 구글을 검색해 관련 문건을 일일이 읽어 보지 않으면 도저히 고증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면 ‘장례 반지’(funeral ring)라는 단어가 원문에 나오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결국 구글에서 찾아 확인할 수 있었죠. 장례 반지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친구나 친척들에게 만들어 준 반지예요.” 하지만 구글 검색으로 이해할 수 없는 뉴턴의 친필 메모는 그 자체가 난해한 기호학 같았다. 미분학부터 천체, 물리학, 광학, 역학, 연금술 등 그가 관심을 가진 지적 대상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뉴턴이 자의적으로 만든 실험 기호와 연금술 기호들에는 천문학과 고대 신화, 화학적 지식이 동시에 담겨 있어 ‘은유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 같았다는 게 김씨의 평가다. 특히 뉴턴이 실험을 하면서 쓴 메모들은 뉴턴 본인만 이해할 수 있도록 축약하다 보니 그 메모들을 그대로 인용한 원문을 번역하는 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미로를 헤매는 것 같았다고 한다. 원서의 난해한 수학적·물리학적 부분을 번역하기 위해 물리학 전공 출신의 번역가인 김희봉씨가 중간에 투입돼 협업을 하기도 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번역했던 수학자 이무현씨가 번역본을 세심하게 감수한 끝에 “뉴턴 스스로도 뿌듯해할 전기”라는 평가를 받는 책이 탄생했다. 김씨는 “번역을 하다가 지쳐 6개월간 손도 대지 않은 적도 있다”며 “그냥 직역해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말로 재창조하는 과정 자체가 원서 제목처럼 결코 멈출 수 없는 도전이 됐다”고 회고했다. 뉴턴의 생애를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들여다본 김씨에게 뉴턴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지난 2년간 동거한 천재 과학자로 나를 고단하게 만든 사람”이라면서 “처음에는 과거의 유명한 인물 정도로 봤는데 번역을 하다 보니 경외감을 느낄 정도로 위대한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과학은 수학·철학과 분리되지 않았다. 뉴턴을 가리켜 ‘과학의 거인’이나 ‘근대 물리학의 시작과 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책은 뉴턴의 창조적 활동이 50대 초반부터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1690년대 그가 쓴 편지들에는 불면증·기억상실·망상·신경쇠약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실제로 학계에는 “뉴턴이 미쳤다”는 소문마저 돌았다. 뉴턴은 말년에 영국 조폐국 관리로 다시 한번 명성을 떨치며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왕립학회장을 맡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뉴턴이 남긴 메모는 해독 불가능해 구글 도움 받았죠 ”

    “뉴턴이 남긴 메모는 해독 불가능해 구글 도움 받았죠 ”

     “마치 로마군이 공성전을 펴듯 인터넷을 통해 17~18세기의 문화를 차근차근 공략하다 보니 아이작 뉴턴(1642~1727)의 생애가 보이더군요. 200자 원고지 7000여장 분량을 번역하는 데 최고의 무기는 구글 검색이었지만 뉴턴이 남긴 메모는 해독 불가능한 내용투성이였어요.”  만유인력의 법칙을 세상에 알린 뉴턴의 전기 ‘아이작 뉴턴’을 번역한 김한영(53)씨. 그가 번역한 책은 미국 과학사학자인 리처드 웨스트폴이 20여년 동안 쓴 평전(원제 Never at Rest)으로, 출판사 알마가 1200부 한정판으로 출간했다. 총 4권으로 묶인 1500여쪽의 번역본을 내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  국내 과학 전문 번역자로 2004년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던 김씨가 구글까지 이용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뉴턴이 살았던 17~18세기 영국의 문화들은 구글을 검색해 관련 문건을 일일이 읽어 보지 않으면 도저히 고증할 수가 없어요. 예를 들면 ‘장례 반지’(funeral ring)라는 단어가 원문에 나오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결국 구글에서 찾아 확인할 수 있었죠. 장례 반지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친구나 친척들에게 만들어 준 반지예요.”  하지만 구글 검색으로 이해할 수 없는 뉴턴의 친필 메모는 그 자체가 난해한 기호학 같았다. 미분학부터 천체, 물리학, 광학, 역학, 연금술 등 그가 관심을 가진 지적 대상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뉴턴이 자의적으로 만든 실험 기호와 연금술 기호들에는 천문학과 고대 신화, 화학적 지식이 동시에 담겨 있어 ‘은유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 같았다는 게 김씨의 평가다.  특히 뉴턴이 실험을 하면서 쓴 메모들은 뉴턴 본인만 이해할 수 있도록 축약하다 보니 그 메모들을 그대로 인용한 원문을 번역하는 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미로를 헤매는 것 같았다고 한다. 원서의 난해한 수학적·물리학적 부분을 번역하기 위해 물리학 전공 출신의 번역가인 김희봉씨가 중간에 투입돼 협업을 하기도 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번역했던 수학자 이무현씨가 번역본을 세심하게 감수한 끝에 “뉴턴 스스로도 뿌듯해할 전기”라는 평가를 받는 책이 탄생했다. 김씨는 “번역을 하다가 지쳐 6개월간 손도 대지 않은 적도 있다”며 “그냥 직역해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말로 재창조하는 과정 자체가 원서 제목처럼 결코 멈출 수 없는 도전이 됐다”고 회고했다.  뉴턴의 생애를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들여다본 김씨에게 뉴턴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지난 2년간 동거한 천재 과학자로 나를 고단하게 만든 사람”이라면서 “처음에는 과거의 유명한 인물 정도로 봤는데 번역을 하다 보니 경외감을 느낄 정도로 위대한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과학은 수학·철학과 분리되지 않았다. 뉴턴을 가리켜 ‘과학의 거인’이나 ‘근대 물리학의 시작과 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책은 뉴턴의 창조적 활동이 50대 초반부터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1690년대 그가 쓴 편지들에는 불면증·기억상실·망상·신경쇠약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실제로 학계에는 “뉴턴이 미쳤다”는 소문마저 돌았다. 뉴턴은 말년에 영국 조폐국 관리로 다시 한번 명성을 떨치며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왕립학회장을 맡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 영화] ‘시선 사이’

    [새 영화] ‘시선 사이’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시선 사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2년 ‘여섯 개의 시선’을 시작으로 15년째 꾸려온 인권 영화 프로젝트의 13번째 작품이다. 다소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권 이야기를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친근하게 풀어내는 프로젝트다. 그간 박찬욱, 류승완, 김태용, 정지우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감독들까지 참여해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뽐내왔다. 프로젝트 중 옴니버스물로는 7번째인 이번 작품에는 ‘여고괴담4’의 최익환, ‘프랑스 영화처럼’ ‘러시안 소설’의 신연식, ‘꿈보다 해몽’의 이광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권 영화 하면 사실적인 묘사에 천착할 것 같은 데 ‘시선 사이’에서는 이전 작품과는 달리 세 감독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판타지적인 요소를 십분 활용해 영화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첫 순서인 최익환 감독의 ‘우리에겐 떡볶이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세 편 중 가장 경쾌한 이야기다. 청소년 인권을 주제로 학교에서의 규율들이 과연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평소 교문 앞 분식집에서 떡볶이 군것질을 즐겼으나 일과 중에는 쉬는 시간이라도 절대 교문 밖에 나가지 못한다는 학교의 새 방침 때문에 실의에 빠진 여고생을 좀비처럼 묘사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올해 ‘동주’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을 해 주목받았던 신연식 감독이나 출연 배우인 김동완, 오광록 등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두 번째 순서인 ‘과대망상자(들)’이 가장 눈길을 끌지만 내용은 외려 난해하다. 연극적인 연출도 이러한 느낌을 부채질한다.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이 쏟아지는 미디어를 통해 피해망상,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주인공을 보여주며 실제 여러 위험에 노출된 채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개인의 불안감을 그린다. 이전까지 프로젝트가 대개 성, 외모, 이주, 장애 등 각론의 인권을 다뤘다면 ‘과대망상자(들)’은 사회라는 큰 틀을 다루고 있어 인권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지막 순서인 이광국 감독의 ‘소주와 아이스크림’은 청년 보험설계사의 기이한 체험을 다루고 있다. 처음에 5포 세대의 아픔을 다루는 것 같던 작품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로 대표되는 현대 사회의 가족 해체와 소외 문제로 시선을 옮겨 간다. 보통은 해마다 한 편씩 영화 관객들을 찾아가던 인권 영화 프로젝트는 스포츠 인권, 청소년 교육 문제를 다룬 정지우 감독의 ‘4등’이 지난 4월 지각 개봉하며 올해에는 12번째, 13번째 프로젝트가 거푸 개봉하게 됐다. 그런데 올해에는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잠시 중단될 상황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묻지마 범죄 자극적 보도… 유사한 범죄 자극할 수도

    묻지마 범죄 자극적 보도… 유사한 범죄 자극할 수도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이후 범행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범죄가 잇따르면서 ‘묻지마 범죄’가 집중되는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 범죄의 경우 ‘촉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언론 보도가 또 다른 유사 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화장실이나 등산로를 정비하는 것 외에 근본적으로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양극화 등이 완화돼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강남역 인근의 한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모(34)씨 사건에 대해 피해망상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지었다. 또 지난달 29일 서울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김학봉(61)씨에 대해 경찰은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김씨가 범행 직전에 조현병 약을 처방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정신병력으로 발생한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고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사건 말고도 지난달 25일 부산에서는 정신장애를 앓아 온 50대 남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도심 대로변에서 가로수 버팀목으로 70대와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3일에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이 부산 지하철에서 난동을 부려 승객들이 피신하는 사건도 있었다. 같은 날 낮 서울 종로구에서는 정신병이 있는 최모(33·여)씨가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망치로 가격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묻지마 범죄는 자살과 마찬가지로 강한 추종성을 띠는 대표적 사회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보도가 많아지면 비슷한 사건 발생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면 일반인이 뒤따라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묻지마 범죄에 대한 보도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당국의 기민한 대응을 촉구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모방 범죄를 부추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도 너무 자세한 묘사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도 같은 부분을 우려한다. 서울의 한 강력계 형사는 “시민들은 범죄 발생 직후 범행 동기를 알고 싶어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피해자일 경우 조사도 하기 전에 묻지마 범죄로 정의하는 경향이 있다”며 “묻지마 범죄는 범죄자의 범행 책임을 부정하고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또 모방 범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묻지마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과 일반 시민의 인식이 다른 것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은 2014년 발간한 ‘묻지마 범죄 분석’ 보고서에서 ‘묻지마 범죄는 법률적·학술적 용어가 아니라 명확한 동기 없이 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살인이나 폭력을 행사하는 범죄에 대하여 언론이나 사회 일각에서 사용하는 용어’라고 정의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 발생한 묻지마 범죄 55건 중 25%가 8월에 몰렸다. 전체의 51%는 수도권에서 발생했고, 또 전체의 51%는 길거리에서 일어났다. 살인 사건은 2012년 1027건에서 2014년 941건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묻지마 범죄는 55건에서 54건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여성 피해자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88명 피해자 가운데 남성이 146명(51%), 여성이 142명(49%)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 경제적 취약계층이 저질렀다는 것도 큰 특징이다. 피의자는 무직이 101명(62%), 일용노동자가 31명(19%)이었다. 범행 직전에 술을 마신 경우도 84건(52%)으로 절반을 넘었다. 또 정신질환자는 59명(36%)이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이미 분노가 만연해 있는데 이 분노가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을 통해 먼저 터져 나온 것이 묻지마 범죄”라며 “정신적 취약계층 다음에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분노를 터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가 구성원의 분노를 해소할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지 못하면 묻지마 범죄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열린세상] 부끄럽고, 미안하다/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열린세상] 부끄럽고, 미안하다/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부끄럽다.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50년을 이 나라에 살았고, 운 좋게 좋은 직업을 얻고 좋은 자리에 앉아 배부르고 등 따습게 살아, 그래서 책임져야 할 일이 많은 기성세대라서 더 부끄럽고 미안하다. 뉴스만 틀면 여기저기서 터지는 사건들. 권력, 돈,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서로 필요에 의해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견고한 카르텔을 형성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목숨 걸고 사수하고 있다. 사람들의 욕심이 도를 넘어 돈과 권력을 좇는 신도 집단처럼 돼 버린 느낌이다. 드론이 날아올라 집집마다 택배를 배달하는 시대가 도래했건만 고급 아파트 주민 대표는 관리소장을 종이라 칭한다. 어떤 기업은 호황 때는 한판 성과 잔치를 벌이다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구조조정 내부 정보를 빼낸 뒤 미리 주식을 매각해 수십억원씩 벌고,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적자금을 넣어야 한단다. 사람들은 돈이 있으면 죄짓고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검사, 판사, 변호사 전관예우 통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알고 있다. 이번에 좀 놀란 이유는 “액수가 그 정도나 됐어?”라는 것일 뿐.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 게 아니라 만명에게만 평등한 나라라고 비판했던 어느 정치인의 말이 생각난다. 법은 약한 사람들 지키라고 만들어 놓은 거라고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90%는 남이 그렸는데 100% 내 작품”이라는 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아이디어를 내가 내면 누가 그렸더라도 내 작품이라고 한다. 공산품처럼 찍어 내고 작가가 마지막 터치를 하면 작가의 작품이 된다니 OEM 주문자 생산이라는 이야기인가? 미술계에서 대작(代作)이 관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화가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 마지막 사인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5년간 확인된 사망자만 239명이 나온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첫 사망자가 나온 지 5년이 되도록 수사를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니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1994년 국내 업체가 가습기 살균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한 이후 22년 동안 대한민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흡입독성 생체 실험 중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 부른단다. 단지 차이는 세월호는 2시간 반 만에 침몰했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2년 동안 서서히 가족이 잠자는 방을 침몰시켰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화장실에서 사람이 죽었다. 23살의 젊은 우리의 딸이 죽었다. 이번에는 여성혐오라고 읽고, 정신질환으로 인한 피해망상이라고 쓴다. “더이상 어떻게 더 조심하느냐?”며 우리들의 딸들이 부르짖는다.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났는지 찬찬히 곱씹어 봐야 하는 이 안타까운 사건은 어느새 남녀 간 편 가르기로 변질되고 있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가? 차라리 TV를 끄고 귀 막고, 눈을 닫고 싶다. 우리의 해법은 무엇인가? 차라리 누가 누구를 가르치기를 그만두자. 내 탓이라고 하는 것도 식상하다. 그냥 나 하나라도 지킬 것을 지키고, 각자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자. 우리 몸에는 사구체라는 것이 있다. 콩팥의 한 기관인 사구체는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여과 기능을 한다. 한자를 그대로 풀어 보면 실이 공 모양으로 뭉쳐 있다는 뜻으로 수많은 작은 모세혈관들이 뒤엉켜 있는 형상이다. 알파고라 해도 이 엉켜 있는 사구체를 풀어서 한 줄로 늘어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다. 너무나 꼬여 있어서 풀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엉킨 부분을 가위로 과감히 잘라 내고 다시 이어야 그 기능이 살아난다. 중요한 것은 그 가위를 누가 들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위질을 당하는 것을 용납하고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가다. 기성세대로서 젊은이들에게 풀 수 없이 꼬인 세상을 물려주는 것 같아 진심으로 부끄럽고 미안할 뿐이다.
  •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요즘 병원을 찾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너무 불안해해요. ‘나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의 범인처럼 아무한테나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 건 아닌가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 싸늘해진 시선에 더 위축된 환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29일 말했다. 경찰이 이 사건을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린 이후 ‘조현병 환자가 언제 어디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됐으며, 10만여명의 조현병 환자들은 순식간에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 ●살인 등 강력범 중 정신질환자 2.6% 하지만 조현병 환자와 항상 마주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자의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 인구보다 절대 높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4년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총범죄자 171만 2435명 가운데 정신질환 범죄자는 6265명으로 0.4% 정도에 불과하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2만 5065명 중 정신질환자는 654명(2.6%), 폭력 범죄를 저지른 35만 8275명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1982명(0.6%)이다. 전체 범죄자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0.3~0.4%로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비질환자 범죄율의 10%에도 못 미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증상 조절이 안 되면 충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지만, 약을 잘 복용하고 증상이 안정되면 일반 사람들과 생활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월 배포한 ‘정신질환의 오해와 진실’이란 자료에서 “정신질환은 일시적으로 조절되지 않은 충동성 때문에 자·타해 위험성을 보일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마저도 타해 위험성은 자해 위험성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적인 증상’인 정신질환은 흔히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뿐이다. 조현병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란 물질의 신경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공격성’이 아니라 환각과 망상이다. 조현병 환자는 흔히 환각을 경험하는데,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기도 한다. 환청의 내용은 주로 환자에게 무언가 지시하거나 비판·간섭하고,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소리다. 어떤 환자들은 이런 환청과 대화하기도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지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종교망상도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보통 조현병 환자들은 공격성을 보이기보다 위축돼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거나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제입원은 유례없는 후진적인 제도” 조현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한 인간으로서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가족,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재활을 통해 홀로 서는 법을 익혀야 병이 재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황재욱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사회적 낙인을 찍으면 적극적으로 진단받기를 꺼려 치료하기가 더 어렵다”며 “행정 입원, 응급 입원으로 무조건 가두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26일 당정협의에서 조현병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렇게 강제 입원하면 결국 장기 입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권침해 소지를 막고자 강제 입원 절차를 까다롭게 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꼭 입원해야 하는 환자는 본인의 동의 없이 입원시키되 굳이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원하는 일은 막자는 게 이 법의 개정 취지다. 정부가 개정한 이 법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9일 국회가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복지부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강제입원 제도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인신을 구속하는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후진적인 제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정신질환자를 본인의 동의 없이 사실상 ‘감금’하고 있으며, 2013년 말 기준 강제입원자는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의 73.1%에 이른다. ●저소득층 약제비 지원 하루 2770원뿐 장애인 단체들은 환자를 낙인찍고 손쉽게 격리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이 잘 치료받고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에서 나와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뿐이며, 이마저 52.1%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의료급여를 받는 저소득층 정신질환자가 하루에 진료비·약제비로 쓸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은 각 2770원이다. 예산 문제로 지난 8년간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녀 공심이’ 남궁민, 민아 향한 로맨스 “봉인 해제” 로코계의 ‘궁민남’

    ‘미녀 공심이’ 남궁민, 민아 향한 로맨스 “봉인 해제” 로코계의 ‘궁민남’

    ‘미녀 공심이’ 남궁민이 민아를 향한 로맨스를 봉인 해제시키며, 로코계의 ‘궁민남’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궁민은 SBS 주말 특별기획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를 통해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권 변호사에 운전기사까지 겸업하고 있는 청정 멘탈의 청년, 여기에 능글맞게 공심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안단태로 열연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근육통 때문에 어기적어기적 걸어가는 공심을 흉내 내며 발맞추어 걸었던 단태. 풀려버린 공심의 신발끈을 묶어줬고 근육통에 효험(?)이 있다는 족발을 친절하게 덜어줬다. 똑 단발 스타일에서 양갈래 머리로 공심의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홀려버린 듯 빙긋이 웃기도 했다. 눈치 없이 공심에게 과잉 친절을 베풀자 구박을 받기도 했지만 어디선가 공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슈퍼맨’이 되어 틀림없이 나타났다. ‘사이비 교주’처럼 공심의 고민을 꿰뚫어보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기도 했다. 절친이 된 준수(온주완)에게 그저 공심은 “말 잘 안 듣는 동생 같다”며 철저하게 선을 그었지만, 공심이 준수와 영화를 본다는 소식에 질투심을 폭발시켰다. 급기야 초조해진 단태는 망상에 사로잡혀 인내심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멱살 잡듯 공심의 화초를 꽉 쥐며 불안해했던 단태는 행복하게 준수와 영화 데이트(?)를 즐기던 공심에게 폭풍 전화를 시도했다. 영상 전화까지 하는 고급진 수법으로 훼방을 놓는 데는 성공했지만 잦은 오해가 쌓이며 공심의 화를 부르고야 말았다. ‘공심이’ 5회분 말미에서 단태는 공심을 벽에 기대 세우고 깁스한 팔로 가둔 채로 “이제부터 다른 남자하고 친하게 지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라며 기습 고백을 했다. 공심을 향한 안단태의 로맨스가 봉인 해제되는 순간이었고, 이날 방영분의 결정적 장면이기도 했다. 29일 일요일 밤 10시 SBS ‘미녀 공심이’ 제6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남역 살인’ 피의자 檢 송치… 풀리지 않는 의문들

    2차 범행? 강서구 화장실서 3시간 동안 뭘하다 강남갔나 충동 범죄? 이틀 전 계획… 충동적 조현병 성향과 대치 조현병 탓? “병보다는 반사회적 성격 때문에 분노 표출” 서울 서초경찰서는 26일 ‘강남역 인근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이날 경찰 브리핑에서 김씨가 2일 전 범행을 계획했으며 범행 전에 흉기를 소지한 채 강서구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3시간가량 머물렀다는 등 범행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문점은 여전히 남게 됐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2일 전인 지난 15일 범행을 결심하고 범행 장소로 과거 일한 적이 있어 익숙한 강남역 인근 주점 남녀공용 화장실을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현병에 의한 범죄는 통상 누군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망상으로 자신을 방어하려는 목적에 충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김씨의 범행은 이와 대치된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김씨의 범행은 피해망상이 깊어져 저지르는 일반적 조현병 범죄와는 거리가 있다”며 “조현병으로 인한 범죄라기보다는 평소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으로 표출하는 반사회적 성격이 이번 범죄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현병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검찰 수사 때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그간 김씨의 범행이 조현병에 의한 것이며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수사 책임자인 한증섭 서초서 형사과장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장을 표명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김씨는 지난 17일 강남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하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 6명의 남성이 화장실을 찾았지만 여성만을 노렸다. 또 학교 시절부터 ‘여자가 자신을 미워해 천천히 걸어 지각했다’고 말하고 2008년에는 주변에 ‘여성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는 등 여성에 대한 혐오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이 일하던 강남의 한 식당에서 흉기를 소지한 뒤 강서구 화곡동의 한 건물 남자 화장실에서 3시간가량 머물다가 범행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곡동에서 머물렀던 이유에 대해 “집에서 가출한 이후 자주 지내던 건물이었고 김씨가 범행 전 바람을 쐬려고 다녀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 범행시도가 실패로 끝났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의문도 나온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강남역 살인 사건] 반성·침묵·분노… 남성들 ‘속마음’

    일부는 “모든 남성 범죄인 취급하면 안 돼” “정신이상자의 범행일지라도 ‘왜 피해자가 여성일까’라는 문제를 돌아봐야 합니다.”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지난 22일 만난 취업준비생 황모(27)씨는 “결혼하면 여성이 집안 살림을 도맡고 요리를 잘하는 여성을 1등 신붓감으로 여기는 인식 자체가 곧 차별”이라며 “이런 사회 속에서 이득을 취하며 살아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잇에 ‘부당한 구조 속에서 저는 결코 도덕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출구 앞 가로등에 붙였다. 추모현장을 찾은 남성 중에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말없이 돌아서는 경우도 있었고 모든 남성을 범죄자로 몬다면서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밤 8시 30분쯤 여자친구와 추모 현장을 찾은 대학원생 오모(28)씨는 “단순히 ‘여성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논의로 흐를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 누군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는 더 큰 논의로 공론화됐으면 좋겠다”며 “여성에 대한 혐오 범죄를 만들어내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성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성 혐오 논란이 남성 혐오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자는 남성도 있었다. 직장인 한모(33)씨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비록 남성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정신질환자였다”며 “정신질환자 한 명 때문에 한국 남성이 모두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여성 차별적 문화를 개선하자는 추모의 취지는 살려야 하지만 성별 혐오 논쟁으로는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극히 일부지만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밤 9시쯤 강남역 9, 10번 출구 사이에서 시민 40여명은 언쟁을 벌이는 두 남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 남성은 “여성 혐오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며 “여성들도 밥값을 나눠 내거나 돈을 아껴쓰려는 남성을 향해 ‘찌질이’ 등의 말로 공격하지 않느냐. 왜 데이트 비용을 남자만 내야 하느냐”는 식으로 따져 묻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41)씨는 ‘침묵만이 답’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리 이해심이 많아도 여성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며 “이해하는 척하기보다 가만히 듣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들여야 불가피한 갈등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3개월간 여성범죄 특별치안 활동

    경찰, 3개월간 여성범죄 특별치안 활동

     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이 3개월간 여성 범죄에 대한 특별치안 활동을 펼친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23일 “여성의 불안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며 “여성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이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 제보를 받고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달 1일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여성 범죄 특별치안 활동’을 펼친다. 여성 입장에서 느끼는 범죄 취약 요소와 취약 인물에 대해서 스마트 국민제보 앱이나 경찰서에 신고하면 된다. 경찰은 현재 11개 경찰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범죄예방진단팀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한다. 강 청장은 “여성안심구역이나 여성안심 귀갓길 등에 경찰력을 투입해 집중 순찰 활동 하겠다”고 말했다.  신변 위해를 느끼는 여성에게는 웨어러블 스마트워치를 지급한다.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긴급 상황에서 SOS 버튼 하나만 누르면 112 상황실에 즉각 신고가 되면서 위치 정보도 전송된다. 강 청장은 “현재 보유한 스마트워치 1000대에 1000대를 추가로 확보해서 위해 요인이 없어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도 적극 추진한다. 강 청장은 “경찰관이 치안활동 중 정신질환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정신병원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해 ‘행정입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관이 정신질환자의 범죄 위험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일선에 배포할 계획이다.  강 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여성 혐오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피의자는 실체가 없는 망상을 진술했는데, 결론적으로 혐오라는 것은 피의자의 의지가 반영돼야 한다”며 “프로파일러들의 분석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슈&이슈] 강릉 옥계지구 부지 매입 무산…동해안권 개발 물건너가나

    [이슈&이슈] 강릉 옥계지구 부지 매입 무산…동해안권 개발 물건너가나

    3년 전 ‘첨단 녹색소재산업 육성으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건설하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강원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EFEZ)이 비틀거리고 있다. 지구 지정 3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지난 2월 일부 지구가 해제된 데 이어 최근 강원도의회에서 일부 부지 매입안까지 부결됐기 때문이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2013년 2월 14일 강릉시와 동해시 일대 구정·옥계·망상·북평 등 4개 지구 8.25㎢ 규모로 지정됐다. 동해 망상지구는 사계절 명품 해양·복합 관광도시 조성을 콘셉트로, 북평지구는 비철금속 첨단부품산업과 물류비즈니스 국제복합업무도시로, 강릉 옥계지구는 마그네슘·티타늄·리튬 등 첨단소재융합산업도시로, 강릉 구정지구는 국제기준에 맞는 외국인 주거와 교육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황해에 이어 뒤늦게 출발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조세감면, 국공유지 임대혜택 등 입지지원, 각종 행정지원 등으로 외국투자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했다.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환동해권의 이점을 살려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었다.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도가 동해로 나가 낙후된 도시를 살려 보겠다는 취지였다. 중국, 러시아 등 인근 국가들의 동해안 진출에 대비한 북방진출 교두보 마련으로 환동해권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남북경협 촉진으로 통일기반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야심도 포함됐다. 2024년까지 12년 사업으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이 마무리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고용 효과도 5만명에 이르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했다. 이런 기대 속에 강원도는 지난 3년 동안 3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다. 사업 첫해인 2013년 74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141억원, 지난해 8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는 본예산에 69억원이 배정됐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성적표는 초라하다. 외국인 유치는 물론 지구 개발사업자조차 찾지 못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발사업자를 유치하지 못한 강릉 구정지구는 지난 2월 아예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도는 영국 기업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나머지 3개 지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첨단부품산업 단지로 개발하려던 북평지구 역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건부로 지정 해제가 3년 유예되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지난 2월에는 면적도 당초 4.61㎢에서 2.14㎢로 줄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개발참여 등을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자를 찾겠다고 밝혔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강릉 옥계지구는 궁여지책으로 도가 직접 개발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는 강릉 옥계지구 내 부지 29만 9441㎡를 매입해 직접 첨단소재 융합지구로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사업비는 600억원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투자유치를 위해서 산업단지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로 도가 직접 나섰다. 하지만 도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최근 임시회에서 도가 제출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옥계지구 부지 매입안을 부결시켰다. 의원들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3년 동안 기업유치 등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도가 직접 나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투자유치 환경 등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부지를 매입해 산업단지부터 만들자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 얘기다. 도는 사업계획서를 받은 비철금속 관련 기업과 중국 기업 등의 투자유치 가능성을 바탕으로 강릉 옥계지구 내 현내리 278필지 매입 및 기반 시설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도의회를 설득하지 못했다. 지난 2월, 1년간의 유예를 받았지만 내년 2월까지 실시 계획 신청을 하지 못하면 지정 해제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그나마 동해 망상지구만 일부 성과를 보이며 희망의 끈을 이어 가고 있다. 망상지구는 지난해 2월 캐나다 던디그룹이 참여한 ‘던디 360 동해개발공사’를 개발사업자로 지정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 업체는 사계절 명품 해양·복합관광도시 조성을 콘셉트로 마스터플랜을 준비 중이다. 23일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망상지구는 당초 3단계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자 던디 측이 한꺼번에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 면적을 변경 고시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의 어려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 교통과 물류망 등 인프라 부족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부진과 아베 노믹스로 대표되는 엔저 흐름으로 인한 원화 강세,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로 인한 중국 투자 여력 감소,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미주권 업체들이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다시 돌리는 리쇼링 현상, 저유가로 인한 중동 국가들의 투자 감소, 남북 관계 악화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은 그래도 다른 경제자유구역과 차별화해 경쟁력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불씨를 살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망상지구는 동해안이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활용도가 높고, 옥계지역은 여전히 희귀금속 등 비철금속산업을 중심으로, 북평지구는 환동해 물류·교통망을 중심으로 집중해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구정지구 투자를 위해 협의해 온 영국·중국기업 등 해외 기업들도 북평지구 등 인접 지구로 투자를 유도해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범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홍보팀장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조만간 결정될 정부의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동해항 다목적 부두가 포함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면서 “동해항 다목적 부두가 결정되면 10만t급 1선석, 7만t급 1선석, 5만t급 5선석 등이 추가로 만들어져 글로벌항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 결론… 일각 “여혐 아닌 근거 안 돼”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 결론… 일각 “여혐 아닌 근거 안 돼”

    지난 17일 발생한 서울 강남역 인근 20대 여성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 사건을 피의자 김모(34·무직)씨의 ‘정신분열증’(조현병)에 의한 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범행 동기에 ‘여성 혐오’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접적 원인은 조현병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범행 동기를 정신분열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온라인에서는 정신병이 범행 동기로 굳어지면 김씨의 죗값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9~20일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피의자 김씨를 조사한 결과 전형적인 ‘조현병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게 들린다”고 2003~07년 의사나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 호소했고 피해망상 증세를 나타냈다. 이런 증세는 2014년 그가 다니던 교회 신학원의 교리교육코스에 입학하면서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으로 확대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김씨는 경찰과의 면담에서 ‘여성들이 나를 견제한다’, ‘여자들이 의도적으로 지하철에서 천천히 걸어 나를 지각하게 했다’, ‘지하철에서 여성들이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간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일 서빙을 보던 식당에서 ‘위생 불결’을 지적받고, 이틀 후 식당 주방 보조로 옮겼는데 김씨는 여성이 자신을 음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생각이 범행의 촉발 요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8년부터 올 1월까지 총 6개 병원에서 19개월간 정신분열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올 1월 초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약물복용을 중단했다. 범행 당시 조현병에 의한 망상이 심화된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게다가 표면적 범행 동기가 없었으며,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었기 때문에 ‘묻지마 범죄’라고 설명했다. 또 구체적인 진술 없이 자신의 느낌에 대해 확고하게 믿는 형태가 조현병 환자와 유사하다고 했다. 김씨도 ‘일반 여성에 대한 혐오는 없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범죄는 어떤 대상을 잔뜩 두려워한 상태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적 폭력이 대다수”라며 “김씨는 공격 성향의 의도가 있어 보이고 여성만 노리는 등 계획적인 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김씨의 경우 반사회적 성격장애도 갖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천석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모두 정신병적 범죄는 아니다”라며 “김씨 스스로 여성들이 무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점에 주목해야 하며 그의 정신병이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홍진표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은 “또래 여자들에게서 무시당한 기억이 있는 상태에서 정신분열이 생기면 여성에 대한 분노를 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조현병이 범죄의 일차적 동기냐 하는 점에는 논란이 있겠지만 조현병이 범행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에는 경찰 발표에 대해 김씨가 정신병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정되면 향후 처벌 수위가 낮아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형법 제10조에 따라 정신분열증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되면 형량이 낮아질 수 있다. 김보람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김씨가 심신미약을 인정받으려면 의사결정능력이나 판단능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돼야 하는데 여자만 골라 살해한 김씨가 이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좀더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상 범죄 72%, 조현병이 원인… 치료 중단이 큰 영향

    ‘묻지마 범죄’ 같은 이상 범죄 상당수가 조현병 환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중단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22일 경찰청의 ‘한국의 이상 범죄 유형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5년 발생한 이상 범죄 46건 가운데 망상이나 환청 등 정신질환에 따른 범죄는 18건(39.1%)이었다. 18건 중 조현병 진단을 받은 이가 저지른 범죄가 13건(72.2%)으로 가장 많았다. 조현병의 주된 증상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신을 가지고 믿는 ‘망상’,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경험하는 ‘환각’ 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조현병 진료 인원은 2010년 9만 4000명에서 지난해 10만 4000명으로 10.6%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환자 수는 50만명에 이르며 실제로 치료받는 환자는 5명 중 1명꼴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치료 중단이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과가 전혀 없는 사람이 장기간 약물치료 중 스스로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범죄가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현병 환자에 대해 과도한 공포나 선입관을 갖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정상인 범죄율의 10분의1도 되지 않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남역 살인’ 피의자, “여성들 때문에 못 참겠어서 죽였다”면서 “여성혐오랑은 달라”

    ‘강남역 살인’ 피의자, “여성들 때문에 못 참겠어서 죽였다”면서 “여성혐오랑은 달라”

    경찰이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 살인사건에 대해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지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34·구속)씨를 19일과 20일 이틀간 심리 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에 해당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 이 증세는 2년 전 김씨가 특정 집단에 소속되면서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을 변했다. 김씨는 서빙 일을 하던 식당에서 지난 5일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이틀 뒤 주방 보조로 옮겨졌는데, 이 일이 여성의 음해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 범행을 촉발한 요인이 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해진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점으로 미루어 범행 목적성에 비해 범행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심리면담을 진행한 서울청 프로파일러는 ”김씨가 2년 전 소속했던 특정 집단의 여성들로부터 사소하지만 기분 나쁜 일들을 겪었다고 얘기했다“면서 ”그러나 이미 그 전부터 피해 망상 증상이 나타났고, 명확한 근거도 없어 이 또한 피해 망상으로 왜곡해 인지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파일러는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근거로 든 내용에 ’여성들이 자기가 일하러 갈 때 의도적으로 지하철에서 천천히 걸어 자기를 지각하게 한다‘는 등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심리면담에서 ”내가 여성들로부터 여러 피해를 당했지만 참았는데 최근에는 일까지 못하게 되는 등 직업적으로 피해를 입어 더 이상은 못참겠다고 느꼈다“며 ”이렇게 있다가는 내가 죽을 거 같으니 내가 먼저 죽여야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반 여성들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고 여성혐오 때문이 아니라 여성들로부터 실제 피해를 당했기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상의 ’여성혐오'에 대해서는 ”어린 사람들의 치기 어린 행동인 것 같고 나는 그런 이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씨는 외아들로 부모와 거의 대화 없이 지내는 등 가족들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청소년기 때부터 앉고 서기를 반복하는 등의 특이 행동을 보이거나 대인관게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김씨가 2008년부터는 1년 이상 씻지 않는다거나 노숙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자기 관리 기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중학교 때부터 비공격적인 분열증세를 보였고, 2008년 조현병 진단 후 6차례 19개월 2주 가량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올 1월 마지막 퇴원 후 약을 끊어 증세가 악화해 범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청 프로파일러는 ”혐오(증오)범죄와 정신질환 범죄는 구분해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이 경우는 정신질환 범죄“라면서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에 기인한 것이고, 정신질환 범죄는 정신질환 때문에 생긴 특정 집단에 대한 피해망상과 환청 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망상 때문에 반감을 가지는 것은 혐오범죄에 속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특정 민족이 한국에 와서 한국을 망친다는 망상을 지닌 환자가 해당 민족 사람 3명을 살해했는데 이는 환자의 피해망상에 의한 정신질환 범죄이지 인종혐오 범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려고 19일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약 1시간 30분 김씨를 1차 면담하고, 다음날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권일용 경감 등 프로파일러 2명을 추가 투입해 4시간 동안 2차 면담을 해 심리 검사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강남역 묻지마 살인에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행”…대체 왜 그랬나 보니?

    경찰, 강남역 묻지마 살인에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행”…대체 왜 그랬나 보니?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34·구속)씨를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심리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3~2007년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고, 2년 전부터는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으로 변했다. 그는 서빙 일을 하던 식당에서 지난 5일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틀 뒤 주방 보조로 옮겼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이 주방 보조로 옮겨진 것이 여성의 음해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 이번 범행을 촉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해진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죄 가운데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온 여성을 보자마자 바로 공격한 점으로 미루어 범행 목적성에 비해 범행 계획이 체계적이지 않아 전형적인 정신질환 범죄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외동으로 자라면서 부모와 거의 대화 없이 지내는 등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청소년 때부터 앉고 서는 행동을 반복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8년부터는 1년 이상 씻지 않는다거나 노숙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자기 관리 기능을 잃었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중학생일 때부터 비공격적인 분열증세를 보였고 2008년 조현병을 진단받은 뒤 4차례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월 마지막 퇴원을 한 뒤 약을 끊어 증세가 악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려고 19일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약 1시간 30분 김씨를 1차 면담하고, 다음날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 권일용 경감 등 프로파일러 2명을 추가 투입해 4시간 동안 2차 면담을 해 심리 검사를 했다. 그는 지난 17일 0시 33분쯤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남성 6명을 보내고 난 뒤 같은 날 오전 1시 7분 화장실에 들어온 첫 여성인 A(23)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남역 묻지마 사건’ 화장실 남성 6명 보낸 뒤 첫 여성 살해… “프로파일러 투입 늘려”

    ‘강남역 묻지마 사건’ 화장실 남성 6명 보낸 뒤 첫 여성 살해… “프로파일러 투입 늘려”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이른바 ‘강남역 묻지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피의자 김모(34·구속)씨에 대한 심리분석을 이틀째 진행하며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수사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4명과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인 권일용 경감 등 모두 5명을 투입해 김씨에 대한 2차 심리 면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1차 면담은 ‘예비 검사’ 수준으로, 이날 2차 면담을 통해 본격적인 심리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날 심리분석에 함류한 권일용 경감은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유영철과 정남규, 강호순, 김길태, 오원춘 사건과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 등 국내의 주요 흉악범죄 피의자의 심리를 분석해 왔다. 경찰이 프로파일러 투입을 늘린 것은 사건이 발생한 첫날 김씨가 “여성에게 무시당해 범행했다”는 진술을 경찰이 언론에 밝히면서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쏠림에 따라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심리 면담에서는 서울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이 김씨를 1시간 30분 가량 만났고, 김씨도 비교적 협조적인 자세로 면담에 임했다. 프로파일러들은 1차 면담 후 김씨가 여성들에게 피해를 본 실제 사례는 없지만 피해 망상으로 인해 평소 여성으로부터 피해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고, 최근 조현병(정신분열증) 관련 약을 복용하지 않아 증세가 악화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낸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면담 결과 조현병으로 인한 범행인 것으로 1차 결론을 내렸다”면서 “김씨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 등 특별한 징후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2차 면담을 통해 김씨에 대해 성격과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 등 폭넓은 심리검사로 심리 상태와 범행 동기 등을 밝힐 방침이다. 김씨는 범행 전 지난 16일 오후 11시 42분 주점 건물 남녀 공용 화장실 앞에서 51분 동안 서있었고, 이때 남성 10명과 여성 6명이 화장실을 이용했다. 김씨는 다음날 오전 0시 33분쯤 화장실에 들어갔고, 34분 후 화장실에 들어간 피해자 A(23·여)씨를 살해했다. 김씨가 화장실에 들어가고 난 뒤 이곳에 남성 6명이 들어왔고, 여성으로는 A씨가 처음으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 지위 상승에 남성들 위협 느껴 SNS·방송 통해 여성비하 발언 확산”

    ‘남녀의 역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다.’ 20대 여성 피살 사건이 여성 혐오 논란으로 이어진 원인으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런 진단을 내렸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19일 “피의자가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직접적 원인은 정신분열증이겠지만 여자가 날 무시했다는 피해망상이 있는 걸로 봐서는 여성 혐오 성향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이에 위협을 느낀 남성들이 여성 혐오적 생각을 갖게 됐고, ‘일베’ 등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차별적 발상이 사회적으로 용인돼 왔기 때문에 이런 표현들이 대중화되는 것”이라며 “머릿속은 개인 자유의 영역이지만 방송이나 공공장소에서 (여성) 혐오적 언사를 내뱉는 것은 타인에 대한 공격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익명성과 대중적 전파력이 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의 힘이 여성 혐오를 확산하고 일상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설 교수는 “과거 사적(私的) 영역에서 오갔던 대화가 불특정 다수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신현경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으로 가부장적 사회는 여성 비하의 정서를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다”며 “우리 사회도 오랫동안 가부장적 문화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따른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성들이 혐오감을 표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우리보다 앞서 자본주의 사회를 맞으면서 남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여성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을 깬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인식 전환이 늦게 나타났다”며 “아직은 사회의 성숙도가 충분히 높지 않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남역 피의자 구속… 심문서 마스크 쓰고 묵묵부답

    강남역 피의자 구속… 심문서 마스크 쓰고 묵묵부답

    ‘강남역 2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의자 김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범죄가 중대하고 도망하거나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상의와 모자를 쓰고 있던 김씨는 하얀색 마스크까지 착용했지만 얼굴의 절반 정도는 드러났다. 김씨는 “여성 혐오 때문에 피해 여성을 살해했느냐”,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화장실에 숨어 있었느냐.”, “피해자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가 김씨를 1차 면담한 결과 “김씨가 여성으로부터 구체적인 피해를 당한 사례는 없지만 피해망상으로 평소 피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견을 내놨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사건이 ‘여성 혐오’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김씨가 2008년부터 정신분열증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여성이 나를 무시해서”라는 김씨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김씨가 범행 전에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김씨가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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