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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탈북 영재 한국행, 외교 당국 총력 기울이라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18세 수학 영재를 비롯해 장성급 인사 등의 망명 요청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북한 주민의 탈북이 일반적으로 경제적 기회를 찾아 나선 ‘생계형’ 탈북이라면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은 북한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계급의 동요를 시사한다는 시각이 많다. 북한 수학 영재의 경우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 세 차례 출전한 리정열군과 두 차례 출전한 리명혁군 등 2명 중 한 명이라는 관측이 나도는 가운데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들은 대회 폐막식 직후인 지난 16일 저녁 숙소에서 실종됐고 이후 한국 총영사관에 망명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과학기술강국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북한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수학 영재가 탈북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극도로 고립된 상황에서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홍콩은 1997년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뒤에도 2047년까지는 영국 식민지 때의 정치, 입법, 사법 체제를 유지하는 특별행정구역이다.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 따라 홍콩기본법의 적용을 받지만 외교와 군사 문제는 중국 정부가 결정한다. 북·중 간은 강제송환 조약을 체결한 상황이고 탈북자의 난민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중 간 외교 갈등이 확대일로에 있다. 최근 폐막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보듯 중국은 ‘북한 껴안기’를 통해 불만을 한국 정부에 표출하고 있고 경제 보복 가능성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중 관계가 불편하거나 북·중 관계가 개선되는 시점에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좌절됐고 북송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중국이 사드 갈등을 빌미로 인도주의적 접근을 포기하고 정치적 압박용으로 탈북자 문제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한국민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치졸한 외교에서 벗어나야 하고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18세 수학 영재 등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죽음의 바다 건너 평화의 물살 오륜기 품은 난민 소녀의 미소

    죽음의 바다 건너 평화의 물살 오륜기 품은 난민 소녀의 미소

    그리스 에게해에서 가라앉는 난민 보트를 구했던 ‘난민 소녀’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풀에 뛰어든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수영 선수로 조국을 빛내겠다고 꿈에 부풀었던 유스라 마르디니(18)는 지난해 8월 내전으로 찌든 시리아를 탈출, 20명이 탄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에게해를 건너던 도중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허기지고 목말랐던 마르디니는 어릴 적부터 함께 수영을 배운 언니와 나란히 물에 뛰어들어 보트를 3시간 30분여 끌어 난민 모두가 무사히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당도할 수 있게 했다. 2012년 터키 세계수영선수권 단거리 종목에 시리아 대표로 출전했던 마르디니는 25일 동안 난민들과 함께 1600㎞ 여정을 함께해 독일 베를린에 이르렀다. ●전세계 난민 중 출전 기준 통과한 10명 한 팀 난민촌에 살던 마르디니는 다른 난민 선수 9명과 함께 다음달 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회식에 개최국 브라질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깃발을 들고 입장한다. 이른바 ‘난민올림픽팀’(Refugee Olympic Team·ROT)이다. IOC는 지난해에만 6500만명이나 난민이 발생하고 유럽이 난민 문제로 몸살을 앓자 세계인의 인식을 환기하고자 ROT를 구성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했다. IOC는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 60만명이 머무르는 케냐 카쿠마와 다다압 난민 캠프에서 재능 있는 난민들을 불러모았다.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난민 선수를 추천받아 43명의 희망자가 모여 몇 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IOC는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들여 명망 높은 지도자들이 조련하게끔 했다. 난민이라고 모두 출전하는 것도 아니다.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는 10명뿐이었다. 이 선수들이 조국이 대표로 선발한 선수들과 리우 하늘 아래 함께 뛰게 됐다. 마르디니는 난민 캠프에 수용되자 곧바로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지 알아봤다. 이집트 통역사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수영장을 소개해 줬다. 코치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하자고 했는데 지난 3월 IOC가 난민대표팀을 만든다는 소식에 “전 세계 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느껴 지원했다. ●마르디니 “폭풍 뒤 오는 평온 알려주고 싶다” ‘얼짱 난민 소녀’로 알려진 마르디니가 올림픽 수영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전 유럽은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코치가 휴대전화를 던져버릴 지경이 됐다. 또래처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깔깔대는 마르디니는 여자 100m 자유형과 100m 접영에 나서는데 떨리거나 압박감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모두에게 영감을 주고 싶어요. 고통과 폭풍의 시기가 지나면 평온한 날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지요.” 리우올림픽에는 2014년 12월에 205번째 IOC 회원국이 된 코소보와 지난해 8월 가입한 남수단까지 206개국이 나선다. 그런데 난민대표팀 10명 중에는 남수단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다. 모두 육상 선수다. 시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이 2명씩이고 에티오피아 출신이 한 명이다. 남자가 6명, 여자는 4명이다. 종목별로는 육상 6명, 수영과 유도 2명씩이다. 케냐 카쿠마 난민캠프에서 머무르던 안젤리나 나다이 로할리스(21)는 육상 여자 1500m에 출전한다. 초등학생 때 달리기가 좋아 무작정 달렸던 로할리스는 부모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어릴 때 난민 신세가 됐다. 그에겐 2010년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배경이 됐던 남수단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다. 국내 육상 팬들도 잘 아는 케냐 은공 힐스 훈련장에서 세 차례나 케냐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고 한때 세계기록도 수립했던 테글라 로루페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했다. 로할리스는 “내 소명이 뭔지, 내가 왜 여기 와 훈련하고 있는지 잘 안다”며 “고통을 뚫고 나가게 날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희망하기 때문에 적어도 그들에게 좀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남수단 출신 비엘 “젊은이들이 조국 바꿔야” 남자 800m에 출전하는 이에크 푸르 비엘(21)은 “내 나라 남수단을 위해 올림픽에 출전한다. 나와 같은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800m에는 로즈 나티케 로코녠(23)이 나서는데 난민으로 지낸 시간이 14년째다. 제임스 은양 치엥지에크(28)는 남자 400m에, 파울로 아모툰 로코로(24)는 남자 1500m에 출전한다. 사실 남수단 난민이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뛴 적이 있다. 구르 마딩 메이커가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오륜기를 내걸고 마라톤 47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조국이 없는 남자였다. 내가 수단 대표로 뛰었더라면 난 자유를 위해 죽은 200만명의 명예를 더럽히고 동포들을 외면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2013년 조국으로 돌아간 그는 이번 대회에 남수단 국기를 달고 뛴다. 그와 함께 달릴 난민대표팀 선수로는 에티오피아에서 탈출해 룩셈부르크에서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꾸리며 꿈을 키워온 요나스 킨데(36)가 있다. 2시간17분대 기록을 갖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으로 2013년 브라질에 망명을 신청한 욜란데 부카사 마비카(28)는 이번 대회 유도 여자 70㎏급에 출전한다. 마비카는 “처음에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게 가능한 일일까? 난 난민인데’라고 생각했다. 한참 설명을 들었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난민 대표들과 달리 마비카는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달을 따내길 원하기 때문에 이제 난 엄청난 훈련을 하고 있다. 이기리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 출신 마비카, 굶주리면서도 유도 마비카와 닮은 점이 참 많은 포폴레 미셍가(24)도 유도 남자 90㎏급으로 리우 매트에 나선다. 둘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콩고전쟁에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부카사에서 어린 시절 난민 신세가 됐다. 마비카는 열살 때 부모와 헤어졌다. 학교를 다녀오니 가족이 보이지 않았다. 며칠을 굶고 지내다 생존자들을 수도 킨샤사에 실어 나르는 군용기에 태워졌다. 미셍가는 아홉 살 때 가족과 헤어졌다. 아버지는 일하고 있었고 여동생은 학교에 있었는데 엄마가 살해됐다. 숲으로 달아나 며칠을 숨어지내다 유엔아동보호기금(UNICEF) 활동가에 의해 구조됐다. 그렇게 둘은 킨샤사 난민캠프에서 유도를 통해 삶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았다. 콩고대표팀의 일원으로 아프리카선수권 대회에서 메달도 땄다. 대표팀에서는 이기지 못하면 코치들이 제대로 된 음식 없이 커피와 빵조각만 주고 작은 방에 가뒀다. 그러나 마비카는 “유도만이 좋아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차 브라질에 왔다. 그런데 코치가 여권을 들고 달아나버려 먹을 것조차 구할 수 없게 됐다. 미셍가는 “진짜 힘든 시간이었다. 집도 돈도 음식도 없었다. 굶주리면서도 대회에 나갔다”고 말했다. 마비카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 사람을 찾아 달라고 간청했다. 포르투갈어를 전혀 못해 프랑스어로 말을 건네니 쉽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사리 앙골라 출신 난민에게서 기독교 봉사단체를 소개받아 난민이 운영하는 미장원 청소를 해 주며 잠은 가게 맨바닥에서 잤다. 그렇게 먹고사는 데 급급하다 어느 날 다시 유도가 하고 싶어 도장을 찾았다가 난민팀을 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금은 브라질 대표팀 감독을 지낸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셍가는 “기회가 주어졌다. 승리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은메달이 될지 동메달이 될지 모르지만 메달을 따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아니스 “2020년 도쿄올림픽엔 난민팀 없어지길” 마르디니처럼 시리아 출신이며 수영 대표로 국제대회에도 출전했던 라미 아니스(25)는 “2011년 시리아를 떠났을 때 스무 살이었는데 군대에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조국을 떠나겠다고 결심했을 때 2~3개월이면 내전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마르디니와 거의 비슷한 루트로 유럽에 왔다. 터키 이즈미르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부터 걷거나 버스와 기차를 타고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독일을 거쳐 벨기에에 이르렀다. 아니스는 “밤에 국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과일과 주스만 마시며 버텼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100m 접영에 나서는 아니스는 IO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민 신분으로 올림픽을 뛰는 이유를 함축했다. “전 세계에 난민을 대표하고 좋은 인식을 심어 주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2020년 도쿄올림픽 때는 난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조국을 위해 뛰어야 한다. 시리아 선수는 시리아를, 이라크 선수는 이라크를 대표해야 한다. 전쟁이 끝나 조국으로 돌아가 조국을 위해 뛰는 날이 와야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콩 한국영사관 찾아간 탈북자는 수학올림피아드 참가한 18세 학생

    홍콩 한국영사관 찾아간 탈북자는 수학올림피아드 참가한 18세 학생

    홍콩, 영사관 주변 삼엄한 경비 한·중 외교부, 신변처리 논의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최근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는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18세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 학생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홍콩 과학기술대학에서 열린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다가 1주일 전 대표팀을 이탈해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번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대회는 109개국 602명의 학생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으며, 북한은 남학생 6명을 출전시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를 따내며 종합점수 168점으로 6위의 성적을 거뒀다. 1∼3위는 미국(214점)과 한국(207점), 중국(204점)이 차지했다. 명보는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이 탈북자 진입 즉시 이를 한국 외교부에 보고했으며, 탈북자의 이탈이 북한을 자극해 보복 공격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 홍콩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고 탈북자 사진과 자료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명보는 또 “한국 정부와 한국총영사관, 중국 외교부가 이미 탈북자 신변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면서 “논의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현재 사복 경찰관 여러 명을 한국총영사관이 있는 빌딩 주변에 배치해 의심스러운 인물의 접근을 감시, 차단하고 있다. 총영사관 주변에는 홍콩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 측은 탈북자와 관련한 문의에는 답하지 않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영사관 내 탈북자 체류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몰타 北노동자 연쇄이탈 한국행…북한 장성·외교관 등 4명 탈북

    몰타 北노동자 연쇄이탈 한국행…북한 장성·외교관 등 4명 탈북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지난해 북한 근로자 2명이 탈출해 한국으로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최근 북한군 장성과 외교관 등 4명이 탈북해 중국에서 제3국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28일 몰타의 북한 식당 ‘더 가든’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2명이 지난해 감시망을 뚫고 종적을 감춘 뒤 한국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도 몰타에 와 있던 북한 건설 노동자 1명이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으로 탈출한 북한 식당 종업원은 중년 남성 1명, 20대 초반의 여성 1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개점한 이 식당은 6개월도 안 돼 폐점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몰타에서 탈북민이 입국한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몰타 정부는 자국에 파견 나온 북한 근로자에 대해 체류 연장을 불허하는 방식으로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현지 건설 현장, 의류 공장 등에서 근무하던 20여명이 대부분 귀국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인구 41만여명의 몰타는 1971년 좌파 성향의 노동당 정부가 집권한 뒤 북한과 수교를 맺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편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남아 비자금 관리 책임자였던 북한군 장성급 인사와 외교관 등 4명이 탈북해 중국에서 제3국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급 인사가 포함된 일행 3명은 중국에 머물며 제3국행을 준비하고 있고 외교관은 독자적으로 제3국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00자 뉴스] “탈북 軍인사, 홍콩 韓영사관 망명”

    최소 1명의 탈북자가 1~2주 전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해 보호를 받고 있다고 현지 동방일보의 인터넷판 동망이 27일 보도했다. 동망은 탈북자의 신상정보와 홍콩 진입 경로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지 빈과일보는 북한 군 배경의 인사가 한국총영사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탈북자의 사진을 가진 사복 경찰관들을 한국총영사관 건물 주변에 배치해 의심스러운 인물의 접근을 감시, 차단하고 있다고 동망은 전했다. 한국총영사관이 최근 보복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보안 경계 등급을 상향해 달라고 홍콩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탈북자와 관련된 문의에 답하지 않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동망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 에르도안 ‘무법 권력’…터키, 비상사태 선포

    에르도안 ‘무법 권력’…터키, 비상사태 선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3개월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초법적인 권력을 휘두르게 됐다. 지난 15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를 진압한 뒤 반대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벌여온 에르도안이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독재의 길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에르도안은 이날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내각회의를 연이어 주재한 뒤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 에르도안은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터키 헌법에 의한 것”이라면서 “쿠데타 배후인 펫훌라흐 귈렌 세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기간에 에르도안은 국가비상사태법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를 제한하거나 유예할 수 있다. 더불어 에르도안과 내각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칙령을 시행할 수 있다. 칙령은 당일 의회의 사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의회가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의해 장악돼 있어 거수기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칙령을 심의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누만 쿠르툴무스 부총리는 유럽인권보호조약을 당분간 정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그는 “프랑스가 했던 것처럼 전쟁이나 비상시에 유럽인권보호조약 15조에 따라 유럽인권보호조약을 정지할 수 있다는 선례를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평상시로 돌아오는데 최대 한 달이나 한 달 반(45일)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이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입법부와 사법부를 무력화하고 막강한 권력을 수중에 넣으면서 의원내각제인 터키가 대통령중심제로 사실상 변모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3차례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은 2014년 사상 첫 직선제 대통령이 된 뒤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추진해 왔다. 에르도안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민주적인 의원내각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사태 선포는 국가를 테러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예방 조치이며 민주주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면서 “유럽 국가들도 똑같이 한다”며 독재화를 우려하는 비판을 일축했다. 터키 정부는 쿠데타를 진압한 뒤 미국에 망명한 귈렌을 쿠데타 배후로 지목하고 군인, 공무원, 교직원 등 6만명을 구속, 해고, 직위해제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추가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군인·판검사 등 6000명 체포…‘피의 보복’ 시작됐다

    군사 쿠데타를 진압한 터키 정부가 6000명에 가까운 쿠데타 가담·동조세력을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피의 보복’이 시작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두 팔을 걷고 나서고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폐지된 사형제 부활을 공개 거론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 미국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그 법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번 쿠데타는 “터키 민주주의에 검은 얼룩을 남겼다”며 전·현직 장성 40명과 대령 29명 등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 283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킨 외즈튀르크 전 공군 사령관과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3군 사령관 등 쿠데타 주모자들도 포함됐다.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을 체포했으며 쿠데타 세력에 동조한 혐의로 판검사 2745명도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날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조직 내 바이러스(쿠데타 가담· 동조세력)를 깡그리 박멸하겠다”고 경고했다. 권력기반 강화를 위해 정적의 싹을 도려내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번 군사 쿠데타는 15일 밤 10시쯤 군부가 이스탄불의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보스포루스 해협 대교를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처음 알려졌다. 쿠데타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6시간 뒤인 16일 새벽 4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쿠데타 시도를 “실패한 쿠데타”로 규정하며 국가 전복 세력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을드름 총리도 “헌법재판소와 정당들이 사형제 부활이 합리적인지를 놓고 논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터키에서 금지된 사형제 부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번 쿠데타로 군인 104명을 비롯해 경찰과 민간인 161명 등 모두 265명이 숨지고 1440여명이 부상했다. 쿠데타 진압 후속 작업에 나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방해 터키로 넘길 것을 미국에 공식 요구했다. 터키 당국은 이와 함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민주주의에 따라 선출된 지도자를 지지한다’며 에르도안을 지지한 국제사회는 쿠데타 세력에 대한 ‘피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며 터키에 법치에 따른 대처를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는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성명에서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터키 정부에 주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속도전’ 터키軍 쿠데타…SNS 민심의 속도에 밀렸다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속도전’ 터키軍 쿠데타…SNS 민심의 속도에 밀렸다

    쿠데타측 방송국 등 일시 장악 에르도안 대통령 페이스북 호소 거리 나선 시민들 SNS 생중계 반대시위 촉발… 탱크 막기도 터키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부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시민과 친정부 군·경의 저지로 6시간 만에 진압됐다. 당시 여름휴가차 수도 앙카라를 비웠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쿠데타 저지를 호소했고 이에 호응한 수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 세력과 맞서면서 신속하게 쿠데타 시도를 좌절시킬 수 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쿠데타 세력은 지난 15일 밤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대교 2곳을 시작으로 전투기까지 동원해 이스탄불과 앙카라의 국제공항, 국영방송국, 위성통신회선, 국회의사당 등 주요 국가기간시설을 차례로 장악해 나갔다. 당시 행방이 묘연해 망명설까지 나돌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부의 권력 장악 선언이 나온 지 2시간 만에 애플 아이폰의 영상통화 앱 ‘페이스타임’을 통해 CNN 투르크 방송에 등장했다. 에르도안은 CNN 투르크 앵커와 인터뷰에서 “쿠데타는 군부 소수 세력의 반란”이라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 광장, 공항으로 나가 정부에 대한 지지와 단결을 보여달라”고 시민들에게 말했다. 또 “휴가지에서 앙카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에르도안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신이 도착할 공항에 나와줄 것을 요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호소에 터키 국민들은 군부의 통행금지령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쿠데타 세력에 저항했다. 시민들은 쿠데타에 동원된 탱크를 둘러싸고 군인을 끌어내렸고, 쿠데타에 가담한 군인들을 직접 체포해 경찰에 넘겼다. 수백명이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 나와 “군부 퇴출”을 외치며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이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와 트위터 페리스코프 등을 통해 영상으로 생중계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고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16일 새벽 4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해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6시간 단막극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터키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귤렌 “에르도안 대통령 자작극 의심”

    터키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귤렌 “에르도안 대통령 자작극 의심”

    터키 정부로부터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된 종교운동가 페툴라 귤렌(75)이 터키 정부의 자작극 가능성을 의심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귤렌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세일러스버그 자택에서 몇몇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귤렌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에 대해 제기하는 혐의(쿠데타를 일으킨 혐의)를 세계가 믿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번 쿠데타가 (터키 정부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나와 나의 추종자에 대한) 더 심한 탄압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언론 고문인 알프 아슬란도간은 이번 쿠데타가 지나칠 정도로 허술하게 조직됐다는 점을 따로 지적했다. 그는 “쿠데타가 실행되는 방식에 대한 의문점이 한둘이 아니다”고 자작극 가능성을 강조했다. 귤렌은 ‘히즈메트’(봉사)라는 이슬람 사회운동을 이끈 유명한 학자이자 종교 운동가로,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세속주의 군부에 저항한 동지였다. 하지만 둘의 사이가 갈라진 시점은 2013년 12월. 당시 수사·재판 기관에 있는 귤렌 지지자들이 부패 척결 공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에르도안 총리 정부의 장관들뿐 아니라 거액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로 에르도안 총리의 아들까지 겨냥한 것이다. 결국 에르도안 당시 총리는 굴렌파로 분류되는 경찰관, 검사와 판사 수천명을 숙청했다. 귤렌은 1999년 지병을 치료하고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진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귤렌은 군부가 정치에 개입하는 행위를 자신은 항상 반대해왔으며 1990년대 쿠데타 때 탄압을 받기도 했다고 신념을 강조했다. 만일 이번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터키로 귀국했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귤렌은 “조국이 매우 그립기는 하지만 자유라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다”면서 “터키의 여러 정치적 문제와 떨어져 있지만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답했다. 터키 정부는 귤렌을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하며 그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터키 군부 쿠데타 세력 2800여명 체포···국제 사회, ‘피의 숙청’ 우려

    터키 군부 쿠데타 세력 2800여명 체포···국제 사회, ‘피의 숙청’ 우려

    터키 정부가 군부의 쿠데타를 빠르게 진압하며 2800명에 가까운 쿠데타 세력을 체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세력들을 향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사형제’ 부활까지 거론돼 쿠데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상된다. 이에 국제 사회는 쿠데타를 규탄하면서도 쿠데타 후폭풍으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정권은 전날 밤 발생한 ‘6시간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 등 쿠데타 세력 2839명을 체포했다. 여기에는 쿠데타의 주모자로 알려진 전직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육군 2군 사령관 아뎀 후두티 장군, 제3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장군 등도 포함됐다. 터키 당국은 또 알파르슬란 알탄 헌법재판관도 붙잡았으며,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터키 전역의 판사 약 2745명을 해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세력을 엄히 다스리겠다고 밝힌 만큼 판사의 해임을 넘어서는 ‘숙청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쿠데타 발생 당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새벽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연설을 통해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한때 자신의 동지였다가 지금은 정적이 된 종교운동가 페툴라 귤렌(미국 망명 중)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미국에 요청한 상태다. 귤렌은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터키 당국은 또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웃 그리스로 도망가 망명 신청을 한 군인 8명에 대해서도 그리스에 송환을 요구했다. 쿠데타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돌입한 터키 정부를 향해 국제 사회는 혹시 모를 유혈사태를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터키의 모든 당사자가 법치에 따라 행동을 하고 추가 폭력이나 불안정을 야기할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터키 내 모든 당사자가 민주주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역시 성명을 내고 터키에 군부 쿠데타로 발생한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민주주의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적이 된 동지···에르도안 터키대통령, 美에 ‘쿠데타 배후’ 귤렌 신병요청

    적이 된 동지···에르도안 터키대통령, 美에 ‘쿠데타 배후’ 귤렌 신병요청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이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페툴라 귤렌의 신병을 터키로 넘길 것을 공식 요구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군부 쿠데타의 배후로 한때 동지였으나 지금은 정적이 된 종교운동가 귤렌을 지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터키는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테러리스트 추방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면서 “만약 우리가 전략적 파트너라면 미국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번 봉기는 국가의 단합을 원치 않는 군부의 일부가 (미국으로 망명한) 페툴라 귤렌의 명령을 받아 저지른 것”이라면서 “(쿠데타 관련자들은) 반역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히즈메트’(봉사)라는 이슬람 사회운동을 이끈 귤렌은 2002년 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집권한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과 손을 잡고 세속주의 세력에 대항했지만 2013년 12월 적대적 관계로 돌아섰다. 당시 수사, 재판 기관에 있는 귤렌 지지자들이 부패 척결 공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에르도안 총리 정부의 장관들뿐 아니라 거액의 재산을 은닉한 혐의로 에르도안 총리의 아들까지 겨냥한 것이다. 결국 에르도안 당시 총리는 굴렌파로 분류되는 경찰관, 검사와 판사 수천명을 숙청했다. 귤렌은 1999년 지병을 치료하고자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진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귤렌은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이 쿠데타 배후라는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민주주의는 군사행동을 통해 달성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뷰 iseoul@seoul.co.kr
  •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군부 쿠데타는 ‘실패한 쿠데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실패한 쿠데타’로 규정하고 집권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공개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오전 대통령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를 통제하고 있으며 충성스러운 군인과 경찰이 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터키에 반역 행위를 한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발표한 지 약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공항 주변에는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터키 국기 등을 흔들며 그의 연설에 환호를 보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쿠데타를 시도한 군부를 겨냥해 “그들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면서 “국민 52%의 지지로 집권한 대통령이 책임을 맡는다. 국민에 의해 집권한 이 정부가 책임을 맡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가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맞서는 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축출하려는 시도를 ‘반역 행위’라고 밝힌 뒤 “쿠데타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청소’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국민과 함께 있을 것이며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군부의 쿠데타 시도 중 제기된 망명설을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또 “내가 (마르마리스를) 떠나고 나서 잠시 후 그들이 내가 머물렀던 곳에 폭탄 공격을 가했다고 들었다”면서 “그들은 내가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밤사이 벌어진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최소 90명이 숨지고 1154명이 부상했다. 또 1563명이 체포됐으며, 200여명의 비무장 군인이 군사본부에서 나와 경찰에 투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터키 군부 쿠데타로 터키 전역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정부는 터키 군부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터키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정부는 16일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주재로 유관부처 관계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재외국민안전점검회의를 열어 이날 오후 2시 30분부로 터키 지역 여행경보 단계를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시켰다. 이 특별여행주의보는 오는 29일까지 2주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현지 상황을 감안해 해제 또는 연장할 예정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단기적 위험 상황 발생 시 적용되는 특별여행경보 중 1단계로서 일반 여행경보 3단계(여행 취소 또는 연기 및 철수권고)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히카리, 시르트, 시르낙 등 터키 동남부 일부지역에 적색경보가 내려졌고 이스탄불, 앙카라, 툰셀리, 빙골, 비트리스, 바트만, 마르딘에는 황색경보, 여타 지역에 1단계인 남색경보가 각각 발령됐었다. 이번 조치로 터키 전역에 특별여행주의보로 변동됐다. 외교부는 “터키에 체류 또는 방문 중인 우리 국민은 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해 주길 바라며 이 지역 방문을 계획 중인 우리 국민은 가급적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이스탄불 공항에는 쿠데타로 한국인 여행객 약 120명이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여있는 우리 여행객들의 인원 파악과 안전확보 및 귀국 지원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필요한 지원활동 지속 전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의 조기 귀국이 가능하도록 관련 항공사들과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24시간 가동 중인 영사콜센터와 현지 공관 비상연락망을 가동,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우리 국민의 소재 및 안전 여부를 지속 점검하고 있다. 국내 및 현지 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객의 인원 및 소재를 파악하고자 현재 관광공사와 여행업협회가 설치 운영 중인 터키안전여행 상황반과 협조, 현지상황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정부는 모든 관계부처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주말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터키에선 15일(현지시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한때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국제공항 등을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최소 60명의 경찰관과 민간인이 숨졌다.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망명설까지 돌았으나 6시간 만에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통해 복귀해 ‘쿠데타는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헝가리 경찰, 최루액 쏘고 때리면서 난민 국경밖으로 추방”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난민 장벽’을 세운 헝가리가 국경을 넘어온 난민들을 강제로 국경 밖으로 다시 쫓아내고 있다고 인권단체가 밝혔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13일 (현지시간) 펴낸 자료에서 헝가리 정부가 난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세르비아로 다시 쫓아내고 있다고 난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폭로했다. 리디아 갈 HRW 연구원은 “여자와 어린이들을 포함해 허가증 없이 헝가리로 들어온 사람들은 두들겨 맞고 강제로 국경 밖으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로 넘어갔다 쫓겨난 난민들은 헝가리 경찰이 주먹이나 발로 때리고 심지어는 최루액을 쏘거나 경찰봉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란 출신의 파하드(34)는 “여자, 어린아이를 포함해 30∼40명이 국경을 넘다 경찰에 붙잡혔는데 5∼6명의 경찰이 우리를 둘러싸더니 플라스틱 수갑을 채우고 한 명씩 구타했다. 최루액을 얼굴에 뿌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주 경찰이 국경 넘어 8km 안으로 들어온 난민을 체포해 세르비아로 쫓아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리디아 갈 연구원은 “헝가리는 세르비아를 거쳐온 난민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모든 규약을 어기면서 망명신청을 묵살하고 난민들을 국경 밖으로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올해 5월 헝가리 국경에서 이뤄지는 부당한 난민 처우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헝가리 정부 당국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헝가리는 지난해 9월 세르비아와 맞닿은 국경에 철제 펜스를 쳤고 한 달 뒤에는 크로아티아에서 이어지는 육로를 막는 등 동유럽 국가 중 가장 강하게 반 난민 정책을 펼쳐 EU와 갈등을 겪고 있다. 헝가리는 지난해와 올해 19만9천 명의 망명신청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0.13%인 264명만 승인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난민 문제와 국제협력/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열린세상] 난민 문제와 국제협력/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민중 시위는 나비효과를 타고 시리아를 거쳐 유럽 정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 양산된 난민은 유럽의 반이민 정서에 편승해 급기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촉발하는 초대형 뇌관이 된 것이다. 난민은 이제 인도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각국의 국내 정치·경제 상황 및 국제 관계와 복합적으로 연계되면서 지구촌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제법상 난민은 박해, 전쟁, 테러, 극도의 빈곤, 기근, 자연재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망명한 사람을 말한다. 유사한 사유로 국내를 떠돌면 실향민으로 규정한다. 유엔에 따르면 난민과 실향민 규모가 전후 최대인 약 60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난민은 2000만명에 달한다. 시리아의 경우 국내 실향민이 700만명, 국외 난민이 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70%나 된다. 비록 콜롬비아와 같이 내전이 종료돼 수백만의 실향민이 귀향하는 긍정적 사례도 있지만 남수단같이 새로운 분쟁 지역이 생겨나고 소말리아와 같이 분쟁이 수십 년 지속되는 사례도 있다. 전 세계 난민의 45%는 분쟁이 5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분쟁 상황’에 처해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난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발칸반도와 지중해를 경유하는 유럽행 난민에 집중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난민의 86%는 분쟁 인근 지역 국가에 소재한다. 소말리아 국경에 인접한 케냐 다답 난민수용소 5개 캠프에는 약 3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1991년 난민촌이 세워진 이후 이미 난민 2세대를 거쳐 3세대도 1만명 가까이 된다. 취업과 이동의 자유가 제약된 이들 난민은 귀환이나 정착 희망도 없이 세대를 이어 가며 생활하고 있다. 난민 문제로 전 세계는 홍역을 앓고 있다. 케냐, 레바논, 요르단 등 대규모 난민을 수용한 국가들은 재정 부담은 물론 치안 악화, 노동시장 불안 등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유럽 선진국들은 분쟁국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난민에 대해 취업과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지리적으로 유럽은 아프리카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난민 송출 지역과 인접해 있다. 2050년이 되면 아프리카 인구는 유럽 인구의 3배가 되고 매년 1100만명의 추가 노동력이 발생한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유럽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크다. 난민 해결 방안으로는 자발적 본국 귀환, 현 체류국 내 정착 및 통합, 제3국으로의 재정착 등 세 가지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난민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실제 귀환 난민은 1983년 이래 최소 수준이다. 결국 체류국 내 통합과 제3국 재정착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정작 서방 국가들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유럽은 지난해 수용한 100만명의 난민으로 나라마다 혼란에 빠져들면서 추가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다. 최강국 미국 역시 멕시코 등으로부터의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사태 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난민 수용 쿼터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다. 호주는 3년 전 동남아 지역으로부터 난민이 급증한 이후 해상에서 난민을 돌려보내거나 자국이 아닌 남태평양 도서국에 수용하고 있다. 캐나다가 비교적 난민 수용에 개방적인 입장이나 그 규모는 제한적이다. 이웃 일본은 2010년까지 난민을 받지 않는 폐쇄적 이민정책을 유지했다가 지난 5월 시리아 난민 150명을 유학생 형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유엔난민기구 집행이사회의 의장을 지냈고 올해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직도 맡고 있어 난민 인권 보호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책임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시리아 난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난민을 인정하기 시작해 2016년 4월 말 현재 592명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했는데 이 중 시리아인은 3명뿐이다. 국제사회는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 주요 국가와 부유한 중동 국가들이 난민 접수에 소극적인 점에 따가운 눈총을 보낸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난민 보호의 당위성, 탈북 난민 문제에 관한 국제협력 필요성 등을 고려해 국제적인 난민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 러시아서 실종된 北외교관 유럽 망명 정황 포착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북한 외교관 1명이 가족들과 함께 유럽으로 망명하기 위해 러시아 인근 벨라루스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북한 무역대표부에 근무하는 3등 서기관이 지난 1일 관용차를 타고 근무지를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2일 벨라루스 민스크로 출국했다”고 풀코보 국제공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자신의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벨라루스 항공사 ‘벨아비아’ 여객기를 이용해 풀코보 공항을 통해 출국했고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무역대표부는 지난 6일 현지 경찰에 실종 신고를 낸 상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온라인 언론인 ‘폰탄카’는 해당 북한 외교관의 이름이 ‘김철성’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2일 오후 7시 45분 풀코보 공항을 떠나 같은 날 오후 9시 13분 민스크 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중국 환구망은 이에 대해 실종된 북한 외교관 이름이 김철삼이라고 전하면서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차량을 공항 주차장에 버리고 가족과 함께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로 가는 비행기를 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환구망은 김씨 일가족이 서방으로 계속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 있는 국가로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불려… 20대 총선전 민주 탈당 ‘4선’

    ‘DJ의 영원한 비서실장’ 불려… 20대 총선전 민주 탈당 ‘4선’

    29일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만 세 번을 지낸 ‘노회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1942년생으로 올해 74세인 박 위원장은 30여년의 정치 경험과 연륜을 자랑한다. 호남 정치의 좌장 격으로, ‘DJ(김대중)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도 불린다. 전남 진도 출신인 박 위원장은 단국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가발 사업을 하다 미국에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92년에는 제14대 국회 전국구(비례대표)에 당선됐다.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대북송금 특검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제18~20대 전남 목포에서 내리 당선되면서 4선 고지에 올랐다. 20대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합류해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200년 만의 대륙봉쇄령/박상숙 국제부 차장

    1806년 나폴레옹은 영국을 고사시킬 요량으로 대륙봉쇄령을 단행했다. 산업혁명의 원조 영국에 대한 금수 조치는 오히려 유럽의 물자 부족을 야기했다. 유럽 이외에 시장(식민지)이 있었던 데다 해상권도 장악하고 있었던 영국은 다른 지역과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더욱 번성했다. 실패한 나폴레옹의 작전이 200여년 만에 부활할 조짐이다. 이번엔 영국이 스스로 대륙봉쇄령을 자처한다. ‘브렉시트’로 불리는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오늘(24일) 영국에선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다. 과연 영국은 나폴레옹 때처럼 유럽 대륙 없이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 사실 영국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한 지역 통합체에 처음부터 미지근했다. 통합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민의를 묻지 않은 결과 내정과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브렉시트가 고개를 들었다. 캐머런 보수당 정권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운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이전과 달리 최대 이슈가 된 것은 최악의 난민·이민 문제 때문이다. EU 내에서 영국의 위상 따위는 서민층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망명자와 이민자에게 너그러웠던 ‘신사의 나라’는 곳간이 비어 가면서 인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몰려드는 이민자와 줄어든 일자리를 다투게 되면서 민심이 들끓은 것이다. 브렉시트가 몰고 올 경제파탄의 경고음 대신 탈퇴파의 구호(EU 밖에서 더 잘살 수 있다)만 요란하다. 이민자를 막고, EU 분담금도 내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 ‘우리끼리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맹목적 선동만 먹혀 D데이가 다가올수록 탈퇴 지지 여론이 급증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의 저자 이언 모리스가 답답한 마음에 한마디 했다. 최근 기고에서 그는 “브렉시트는 영국의 문제(양극화, 주권상실, 이민)를 해결할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역사학자인 모리스는 문명사적 관점에서 지난 2000년간 서양이 점유했던 부와 권력이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기에 영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묘책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EU는 유럽의 패권이 쇠락한 데 대한 위기감에서 탄생했다. 유럽 통합 논의는 195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존재로서 위상을 지키려 몸집을 키우는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21세기 들어 부와 힘의 동진(東進)이 가속화하고 있어 영국의 운명은 유럽을 벗어나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모리스는 고대 인도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물고기 법칙’, 즉 가뭄(위기)에는 큰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대목을 원용한다. 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2강 체제가 굳건한 글로벌 현실에서 EU라는 큰 물고기에서 떨어져 나와 작은 물고기가 되려는 영국의 행보는 시대착오적 자충수라는 것이 그의 비판이다. 그럼에도 영국민은 왜 EU 바깥의 ‘낙원’을 꿈꿀까. 지도자들의 무능과 무감각 탓이다. 경제난과 상관없이 안락을 누리는 기득권층은 살인적 물가와 실업으로 매일 사투를 벌이는 서민층과 괴리돼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보듬지도 못하면서 “잔류”만을 외치는 특권층에 민심은 폭발했다. 선거를 위해 브렉시트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캐머런 내각은 물론 반이민 정서만을 부추겨 민의를 오도하는 극우 인사들이 국가와 국민의 운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국민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나라를 망치는 바보짓을 저지른 셈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다. alex@seoul.co.kr
  • 고조선 국경은 “혼하” vs “난하”… 학계 이번엔 ‘패수’ 충돌

    고조선 국경은 “혼하” vs “난하”… 학계 이번엔 ‘패수’ 충돌

    우리나라 고대사의 핵심 쟁점인 중국 ‘한사군’(漢四郡)과 고조선 ‘패수’(浿水) 위치를 둘러싼 강단 역사학계와 재야 사학계 간 충돌이 본격적인 세 규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재야 사학계는 강단 역사학계를 ‘친일 사학’으로 규정지으며 비판하고, 강단 사학계는 재야의 주장을 ‘사이비 학자들의 역사 파시즘’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측 학자들을 초청해 ‘고조선과 한의 경계, 패수는 어디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패수를 비정하는 데는 한사군의 위치가 중요하다.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는지, 한반도 밖에 있었는지에 따라 정확한 위치에 대한 비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단 사학계와 재야 사학계는 지난 3월 ‘왕검성과 한군현’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한사군의 주축인 낙랑의 위치를 놓고 거세게 맞붙었다. 이번 토론회는 올 들어 두 번째로 강단 역사학계와 재야 사학계가 직접 대면한 자리다. 패수는 사마천의 사기 ‘조선열전’에 등장하는 지명으로, 고조선과 한나라의 경계로 기록됐다. 패수의 위치에 따라 고조선의 영역은 크게 달라진다. 강단 학계 다수설은 ‘혼하설’이고, 재야는 ‘난하설’을 신봉한다. 북한은 ‘대릉하설’을 주장한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준형 박사(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는 ‘고조선 패수의 위치’라는 발표를 통해 재야가 제기하는 중국 허베이성 롼허 유역이라는 주장과 청천강설(이병도), 압록강설(정약용)을 모두 배제했다. 그리고 패수를 롼허보다 동쪽인 랴오닝성 훈허(혼하)로 지목했다. 박 박사는 “중국의 진·한 교체기 과정에서 한나라는 변방 지역의 통치를 포기했고, 사기에는 흉노가 동쪽으로 예맥·고조선과 접하게 되었다고 기록돼 있다”며 “패수는 문헌 표기에 따라 대상이 바뀌었고, 흉노와 접했던 곳은 요동 혼하의 이북 지역으로 이곳이 패수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반면 김종서 박사(한국과 세계의 한국사를 바로잡는 사람들의 모임)는 ‘고조선과 한사군의 위치로 본 패수의 실제 위치’라는 발표문을 통해 ‘고조선·한사군 재한반도설’을 비판하며 위만의 망명 기록과 한나라의 조선 침략 기록을 토대로 패수의 위치를 롼허(난하)로 주장했다. 김 박사는 ‘한서’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고조선 시대의 패수는 난하였고, 그 이후 대릉하 일대로 물러났을 것으로 본다. 각 주제 발표에 대한 반박 토론도 거셌다.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장은 “패수의 위치에 따라 한국의 역사 무대가 대륙인지 한반도인지 밝혀지게 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안”이라면서 “랴오닝성의 훈허는 패수가 될 수 없으며 허베이성 바오딩시 수성진 부근에서 고조선의 경계인 패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석 숭실대 박사는 “김 박사는 패수를 난하(또는 그 서쪽의 강)로 판단하고 있지만 고고학적 자료를 검토해 보면 요서 지역은 문화 정체성이 중원 문화 일색으로 요서 지역이 고조선의 중심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박사는 패수의 위치를 요하 이동 지역으로 봐야 한다는 고고학적 견해를 내놓았다. 재야는 오는 26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식민사학 규탄대회 겸 ‘미래로 가는 바른 역사 협의회’라는 새로운 범재야 단체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협의회에는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와 민족문화연구원, 국학연구소, 한민족역사문화학회, 세계환단학회 등의 단체가 참여한다. 순국선열유족회와 한국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 등 민족주의 성향의 단체들도 대거 동참할 계획이다.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과 심백강 원장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협의회는 ▲바른 역사를 위한 국내외 학술 교류와 인재 양성 ▲역사문화 강좌 개설과 민족정신 고취 등 시민운동 ▲반민족 학술·외교 활동에 대한 세금 지원 저지 운동 등 강단 사학계를 타깃으로 여론전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덕일 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김현구 전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명예훼손 혐의로 제가 유죄 선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여러 재야 단체가 하나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더이상 식민사학과 공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난해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를 펴내면서 “역사학 교수 등이 제작 중인 동북아역사지도가 중국 동북공정을 추종하고 일본 극우파의 침략사관을 따랐다”며 강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단 측도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의 ‘젊은연구자모임’을 주축으로 시민강좌를 열어 주류 학계의 입장을 직접 대중에게 알리는 등 반박에 나섰다. 강단의 소장 연구자들은 재야를 ‘사이비’로 규정하고, 최근 계간 ‘역사비평’에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 역사학 비판’을 주제로 기획 발표문을 싣는 등 맞불 공세를 펴고 있다.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역사는 사실을 다루는 학문이지만 상상력이 고대사를 복원하는 데 활력을 주고 있다”면서 “과학적 논쟁을 통해 역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지난해 11월 부실 판정을 받은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의 지속 여부를 이달 중으로 결정해야 한다. 이 지도에 한사군의 평양 등 재한반도설을 토대로, 패수 위치 역시 청천강으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는 게 딜레마다. 주류의 입장을 좇자니 재야의 친일 사학론 공격이 부담스럽고, 재야의 견해를 반영하자니 주류 사학계의 검증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동북아역사재단 측은 동북아역사지도 사업 결과와 방향에 대해 현재 상급 기관인 교육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분마다 24명꼴로 늘어 전세계 난민 6530만명

    1분마다 24명꼴로 늘어 전세계 난민 6530만명

    1년새 600만명 증가 ‘최대’ 영국·프랑스 인구보다 많아 시리아·아프간 출신이 최다 86%는 저개발·개도국 거주 전 세계에서 전쟁과 박해를 피해 살던 곳에서 떠나거나 난민 생활을 하는 사람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0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세계난민의 날인 20일 각국 정부, 협력기관의 통계를 취합해 발표한 연례 동향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외로 강제 이주를 당했거나 난민으로 사는 사람 수가 653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5950만명 규모였던 1년 전과 비교해 60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세계 인구가 73억 490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13명당 1명인 셈이다. 이는 영국(6470만명), 프랑스(6440만명), 이탈리아(5980만명) 인구보다도 많다. 세부적으로 보면 망명 신청을 하고 대기 중인 사람이 320만명, 난민이 2130만명, 자국 영토 내에서 강제 이주하거나 실향민이 된 사람이 4080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2005년 1분에 6명꼴로 발생했던 난민은 지난해 1분에 24명꼴로 발생했다. 국가별로는 시리아 490만명, 아프가니스탄 270만명, 소말리아 110만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세 나라의 난민 수는 유엔 관할 난민 수의 절반을 넘는다. 국내에서 살던 곳을 떠나 실향민이 된 사람 수는 콜롬비아 690만명, 시리아 660만명, 이라크 440만명 등이다.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도착한 난민 수가 100만 명을 넘었지만 실제 전 세계 난민의 86%는 분쟁지역에서 가까운 저개발,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전쟁과 박해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살 곳을 잃고 난민이 되고 있는데 해마다 많은 난민이 바다에서 죽고 국경은 봉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 수는 5442명으로 1년 전인 4866명보다 576명 늘었다. 종교나 성적 취향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로 난민 신청을 한 한국인은 261명, 북한에서 다른 나라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230명이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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