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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 中 정상 회담

    美 - 中 정상 회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등 국제정세와 미·중 무역 및 위안화 환율조정, 인권 등 양국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백악관 앞뜰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환영사를 통해 “북핵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계속 후 주석의 조언과 협력을 구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영향력을 행사,6자회담 복귀와 베이징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이 올바른 전략적 결단을 통해 베이징 공동성명을 통해 약속한 대로 기존의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올바른 전략을 내릴 때만 6자회담이 성공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란 핵, 수단 다푸르 문제 등 국제안보 위협,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맞서 중국과의 협력을 심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자 등 인권문제 압박 또 양국 관계가 성숙해지면서 이견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인권과 집회, 언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문제에 대해 후 주석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인권문제를 압박했다. 후 주석은 답사를 통해 “국제 비확산 체제 유지와 국제 평화 및 안정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 및 이란 핵 문제에 관해 평화적, 외교적 협상을 통해 미국과 협력할 태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또 “상호 존중과 평등의 바탕 위에 미국측과 세계 인권 증진에 대한 대화를 확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환영식에 이어 백악관의 부시 대통령의 집무실과 각료회의실에서 잇따라 열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최근 망명을 요청한 탈북자를 강제북송한 점 등을 지적하며 탈북자 인권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위안화 추가 절상,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감소 노력, 음반·영화 등의 해적판 단속,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중국측에 요청했다. ●위안화 절상 폭엔 이견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환율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 등이 요구하는 인위적인 위안 추가 절상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무역흑자와 관련, 후 주석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의 90%는 미국에서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반박하면서 미국이 ‘전략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첨단제품의 중국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스스로 무역 불균형을 확대시킨 책임도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의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00조원)에 이른다. ●에너지 공동연구 등 진전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최근 급등하는 원유가에 우려를 표시하고 양국의 에너지 수요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 앞서 백악관 정원에서는 예포 발사와 의장대 사열 등 후 주석을 환영하는 행사가 거행됐다. 환영식에는 미국측에서 딕 체니 부통령 부부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미중 정상회담 뒤 후 주석 부처가 참석하는 공식 오찬이 열렸다. dawn@seoul.co.kr
  • 달라이 라마 중국귀국 47년만에 성사 가능성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망명 생활 반세기 만에 다음달 중 중국으로 귀국할 가능성이 크다고 11일 홍콩 빈과일보가 영국 인디펜던트지를 인용, 보도했다.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 소식통은 달라이 라마가 이르면 오는 5월 중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예샤오원(葉小文)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장은 이달 초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독립 투쟁을 완전히 포기할 경우 중국 방문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와 관련,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티베트 망명정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해외 거주 티베트인들이 후 주석 방미 기간에 일체의 반대 및 항의 활동을 열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해외 거주 티베트인들은 중국 지도자들이 해외를 순방할 때마다 현지 중국대사관 등 주변에서 티베트 독립 구호를 외치며 항의활동을 벌여왔다. 중국과 티베트 망명정부 대표들은 지난 2월 중국에서 협상을 갖고 티베트 자치확대 허용 등 방안을 논의하고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이 허용될 경우 달라이 라마는 지난 59년 망명길에 나선 지 47년 만에 고향을 방문하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이 티베트에 진주한 지 9년 만인 59년 3월 티베트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폭동을 중국이 무력진압하자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인도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차리고 유랑생활을 해왔다.홍콩 연합뉴스
  •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美 ‘포괄적 해법’으로 전환?

    ‘지갑단속(pocketbook policing)’,‘노리에가식 해법’,‘김정일 위원장 국제형사재판소 기소’. 최근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는, 대북 압박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표적 언급들이다. 석연찮은 자금줄과 인권 문제 등 북한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북한체제 자체를 바꿔보려는 워싱턴의 기류다.●통독·동유럽 변화 이끈 정책으로 北체제 바꾸기?행정부내 독일 통일과 동유럽 체제변화를 주무른 당사자들, 즉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부장관, 필립 젤리코 국무장관 특별고문 등이 암묵적으로 추구하는 북한 문제의 ‘포괄적 해법’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우리 정부내에선 나온다. 지지부진한 북핵협상보다는, 북한정권 목죄기를 통해 민주정부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해법으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언급한 ‘미세한 정세변화’의 핵심내용 중 하나로 해석된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조치로 시작한 대북 ‘돈줄 차단’효과와 관련, 미 행정부는 만족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돈세탁 및 테러리즘 청문회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 정부와 민간부문의’ 포괄적인 대북 불법활동 및 확산 방지 조치들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미쳐 “부정한 현금의 김정일 정권 유입을 옥죄는 성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조치의 파괴력엔 국제협력의 정도가 관건인데 한국과 중국 두 나라도 자신들과도 관계있는 세계 금융체제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에 따라 매우 협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이 좀 더 협력하길 촉구하는 언급으로도 보인다. 앞서 뉴스위크지는 “워싱턴이 전세계적으로 현금차단, 이른바 ‘돈지갑 단속’을 통해 북한 정권을 제대로 압박하는 전략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6자회담이란 틀을 접지는 않되, 북한의 위폐 제조나 마약밀매, 가짜 담배 판매 등 불법활동을 통한 자금줄 차단은 계속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대북 인권특사 활동폭 넓혀 北 몰아붙이기 최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특사가 활동폭을 넓히는 것도 대북 몰아붙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다.그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이슈화할 것을 촉구하고 탈북자를 망명자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지난달 27일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불법행위 등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이민법 개정안이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통과됐다.6자회담 재개 등 실질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오는 9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대북 압박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철훈 첫 장편소설 ‘인간의 악보’

    시집 ‘살고 싶은 아침’ ‘내 졸음에도 사랑은 떠도느냐’ 등을 발표한 정철훈(47)이 첫 장편소설 ‘인간의 악보’(민음사)를 펴냈다. 소설은 분단과 이산이라는, 근래 보기 드물게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6.25전쟁 당시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난 한 남자와 남북 양쪽에 남겨진 가족의 삶을 통해 이념과 체제의 갈등 아래 신음하는 개인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되돌아본다. 소설은 카자흐스탄에서 온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된다.‘나’의 큰아버지 한추민이다. 한국전쟁 전 두 명의 동생과 북으로 갔던 한추민은 전쟁이 터지면서 동생들과 헤어지고, 남쪽의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겼다. 재외동포 고향방문단으로 50년 만에 고향땅을 밟은 한추민. 소설은 이제 시간을 거꾸로 돌려 그의 한많은 삶의 궤적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국비장학생으로 소련 유학길에 오른 추민은 스탈린식 권력체제를 답습한 북조선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정치망명을 신청한다. 그리고 소련 국적 대신 무국적 공민증을 받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평생을 무국적자로 지낸다. 작가는 “뒤틀린 역사의 무게에 짓눌려 꿈과 이상을 압착당한 채 망명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 인물의 노마드적 궤적을 통해 국가와 개인, 역사와 개인간의 존재론적 모순을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우리 소설이 지금껏 전혀 보여주지 못한 소재 및 주제를 다룬 야심작이자 문제작”이라고 평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967~1975 외교문서 공개

    외교통상부는 30일 1967∼1970년대 중반까지 발생한 동백림 사건, 요도호 납북 사건, 주한미군 철수 논란 등과 관련한 외교문서 11만 7000여쪽을 공개했다. 공개된 문서에서 동백림 사건 마무리 시점인 1969년 1월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이 특사파견을 통해 재독 음악가 윤이상씨 등 사건 관련자 6명을 석방 또는 감형한다는 비밀 합의를 했음이 밝혀졌다. 문서는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람할 수 있다. 1. 동백림 사건1967년 중앙정보부가 독일에서 활동 중인 지식인들을 간첩으로 지명, 납치한 ‘동백림’사건 당시 한국 정부는 시종 군색한 외교로 일관해야 했다. 서독 정부와 시민들의 비난·압박이 심해지자 최덕신(77년 미국 망명후 86년 월북) 당시 주독 대사는 7월1일 사표를 내고 최규하 외교장관에게 “특명전권대사로서 사태만 악화시키므로 귀국 하명 있기를 앙망한다. 인책 소환이나 면직시켜 단시일 내 국토를 떠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관은 “지금 떠나면 오해가 발생하니 더 머물라.”고 지시했다. 두 달 뒤 김영주 신임 대사가 부임했으나 빌리 브란트 외상은 한달 반 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을 기피하는 수모를 주기도 했다. 서독 정부는 ‘원조 지연’카드로도 압박했다. 68년 12월5일 밤 40여명의 독일 학생 시위대가 ‘동백림 사건’연루자 석방을 요구하며 한국대사관을 점거했고, 앞서 8월 김 대사가 슈레스비히-홀스타인주를 방문했을 땐 태극기가 나치 표식으로 칠해지는 사건도 있었다. 2. 주한미군정책 최근 한·미간 논란이 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개념이 31년전 미 행정부와 의회의 주한미군 철수 논란속에서도 제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몬드, 스콧 상원의원 등은 1974년 12월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9개국을 순방한 뒤 작성한 ‘아태지역의 병력과 정책’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은 (주한미군을)타 지역에 배치한다는 점과 한국에 영구 주둔시킬 수 없음을 한국인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 2사단을 태평양군사령부의 비상 대기병력으로 지명하고 ‘때때로’ 사단 병력 일부를 훈련을 위해 타 태평양지역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개념은 1974년 미 행정부에서 이미 제기됐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한국을 동북아의 전진기지로 삼고 최소한의 거점을 확보, 주한미군을 기동예비군화한다는 의미”로 분석했다.75년 2월 민주당의 맨스필드 의원은 “미국의 대 중공 화해정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미군의 과도한 한국주둔 등 ‘시대착오적’정책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3. 요도호사건 “일본항공(JAL)기가 북괴로부터 돌아온 후 일본인들이 북괴에 감사하다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데 어불성설이다. 제3자인 미국이 일본에 충고해 달라.”(윤석헌 외무차관이 라스람 주한 미 공사에게) 1970년 일본 적군파 요원들의 항공기 납치 사건인 ‘요도호 사건’과 관련, 곤욕을 치렀던 우리 정부는 사건 해결의 ‘공’(功)이 북한에 넘어가자 극도로 경계했다.3월30일 하네다 공항을 출발, 후쿠오카로 향하던 요도호 여객기를 납치한 적군파 요원들이 김포공항에 착륙한 뒤 79시간을 대치하다 승객들을 풀어 주고는 승객들 대신 야마무라 신지로 당시 일본 운수성 차관을 싣고 4월3일 평양으로 떠난 것이 이 사건의 개요. 북한이 납치범 일행만 받아들이고 비행기와 승무원, 운수성 차관은 일본으로 돌려보내자 일 정부는 북한에 수차례 사의를 표했고 이에 정부는 일측에 강력 항의했다. 정부의 득실분석 자료에는 “일본의 대 북괴 접근 무드가 대두되고, 대북한 자세완화 가능성이 증대됐다.”고 돼있다. 4. 70년대 인권문제 70년대 중반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미국의 공세, 특히 미 의회 ‘자유주의’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비판은 후반기 지미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와 인권문제 연계의 토대를 마련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1975년 프랭크 처치 상원의원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은 집권자의 압제정치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내에선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국가가 미국의 정치철학과 역행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을 때엔 이를 시정시키기 위해 직간접 압력을 행사해야 하고 이는 조용한 외교적 언사를 초월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이지만 9·11테러 이후 이민이 가장 까다로운 나라로 변했다. 지난해 3월 현재 불법체류자는 1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법체류자 처리문제를 놓고 최근 미국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지난해 11월2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 개혁을 통한 국가 안보’ 정책안에 따라 종합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이민 개혁안의 핵심은 ▲국경 통제 강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확대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도입 등 세가지다. 백악관이 발표한 정책안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무엇보다 우려했다. 또 지난 수십년 동안 불법이민자들을 정기적으로 ‘사면’해 주는 관용적인 정책 때문에 법 질서가 훼손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이민을 통제하기만 할 경우 우수한 두뇌와 값싼 노동력이 들어오는 게 끊기게 된다. 이에 따라 임시 근로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적 발의가 나오자마자 하원은 지난해 12월16일 기다렸다는 듯이 이민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하원의 이민법안은 ‘극단적’으로 흘렀다. 이 법안은 외국인 불법체류자 전원을 형사범으로 간주해 추방하고 이들을 인도적으로 도와주는 주민이나 단체들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는 형사범이 아니라 민사범이다. 하원이 이처럼 강경한 이민법안을 제시한 데는 9·11 이후 이민자를 꺼리는 미국 사회, 특히 보수층의 정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하원안을 주도한 제임스 센센브레너 법사위원장은 중북부인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를 법사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강경한 이민법을 밀어붙이려는 보수파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하원이 이민법안을 통과시키고 나흘이 지난 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지워싱턴대학 초청 연설에서 “새해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실패해온 이민정책을 종식하겠다.”고 강경책을 뒷받침했다. 처토프 장관은 “불법이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매우 심각한 과제”라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최대한 저지하고 줄여 나가는데 이민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선 하원의 이민법안은 미 의회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명의 이민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는 하원의 안과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안들이 모색됐다. 지난 27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이 제시한 공동안을 중심으로 상원 법사위안이 마련됐다. 이 안은 대체로 부시 대통령이 제시했던 정책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하원안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미국의 이민 정책 논란은 일단 하원안과 상원안(법사위)간의 대결 구도가 됐다. 물론 법사위 안이 상원 전체 회의에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법으로 공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하원은 각자의 안을 갖고 조정을 해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awn@seoul.co.kr |파리 함혜리특파원|“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이 예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당신 생각은?”“1848년 프랑크푸르트 파울교회에서 소집된 회의에서는 무얼 논의했나요?” 유럽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난 이들도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들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헤센주에서 치러진 이민 신청자 시험에 나왔다. 프랑스 다음으로 관용이 존중된다는 네덜란드에서도 마찬가지다.“여기선 왜 나체 수영이 합법이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이민 시험에 출제됐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입을 맞추는 동영상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민 신청자의 반응을 살펴 본다. 유럽의 이민 정책이 빗장을 잠그는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유럽이 과격의 온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무슬림은 379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4년 3월 마드리드 테러에 이어 11월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살해 사건, 지난해 7월 런던 테러와 11월의 파리 소요, 지난 1∼2월 마호메트 만평 파문 등을 겪으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외무장관들은 지난 24일 이민 희망자에게 서구적 가치와 관습을 존중할 것을 서약하는 ‘이민 계약서’를 의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 안이 실현되면 2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이 빗장을 잠그게 된 데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사회통합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이 점점 더 자신들의 종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마호메트 만평으로 홍역을 치른 덴마크는 지난해부터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비유럽인과 결혼하려면 주거지 소유 증명을 제시해야 하며 7년간 8000유로(약 960만원)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게만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극우진영은 무슬림 이민자 억제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는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취업 이민 쿼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인 598만명쯤 된다. 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프랑스는 지난달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직업 기술을 보유한 이민자에게 3년간 유효한 취업 비자를 발급한다는 조항과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후 모국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하는 유학생에게 예전보다 쉬운 입국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또 이 나라에 이미 머무르고 있는 이민자가 본국 가족을 초청하려면 충분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특히 튀니지에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 섬과 람페투사 군도는 EU 국가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의 단골 밀항지로 꼽혀 이탈리아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법령을 통해 EU 이외 지역 외국인 근로자의 수용 상한을 정하고 있다. 올해는 17만명이다. lotus@seoul.co.kr ■ 美 한인 40만~46만명 불법 체류 ‘내쫓길 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조동진 사무국장은 29일 “이민법안에 불법체류자들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에 일단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국장이 말하는 법안은 27일 상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안이다. 그러나 독소조항이 많은 하원의 이민법안에 가까운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에는 불법체류 한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추방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미 의회 지도부에 전화와 편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극단적인 이민정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압력’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 일부 총영사관에서는 미국 당국과 협의해 불법체류 한인들에게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신분증을 이용해 한인 은행에 계좌를 열고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분을 다소나마 공식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재 미국내에 한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현재 전체 교민은 200만∼230만명이다. 이 가운데 20%정도가 불법 체류자일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dawn@seoul.co.kr
  • ‘전범’ 찰스 테일러 도주중 체포

    전쟁범죄 혐의로 고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가 나이지리아 망명지에서 사라졌던 찰스 테일러(58)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29일 이웃나라 카메룬으로 탈출하려다 잡혔다. 테일러 전 대통령은 이날 카메룬과 접경한 나이지리아 북동쪽 국경에서 체포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그는 라이베리아의 내전을 종식한다는 조건으로 2003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나이지리아에서 100여명의 경호 속에 호화 망명생활을 즐겼다.나이지리아측에서 “라이베리아는 테일러를 구금할 자유가 있다.”고 밝힌 지 48시간 만에 나이지리아 남부 카르발라의 한 별장에서 27일 종적을 감춰 미국 정부와 유엔의 분노를 샀다. 테일러는 1989년부터 14년간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를 피로 물들인 내전의 배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전범 재판에 회부됐다.98년 8월 일어난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동시에 폭파시킨 테러범들을 숨겨준 혐의도 받고 있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테일러에게 망명지를 제공함으로써 라이베리아 내전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그는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데 테일러의 실종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29일 워싱턴에서 갖기로 한 회담도 취소될 뻔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오바산조 대통령은 “테일러는 즉각 라이베리아로 추방돼 전범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전범’ 찰스 테일러 도주중 체포

    전쟁범죄 혐의로 고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가 나이지리아 망명지에서 사라졌던 찰스 테일러(58)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29일 이웃나라 카메룬으로 탈출하려다 잡혔다. 테일러 전 대통령은 이날 카메룬과 접경한 나이지리아 북동쪽 국경에서 도주 48시간만에 체포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국경 검문소에 지프 승용차를 타고 가족과 함께 도착한 테일러는 차에서 미국 달러화가 쏟아지는 바람에 신분이 발각됐다. 그는 라이베리아의 내전을 종식한다는 조건으로 2003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나이지리아에서 100여명의 경호 속에 호화 망명생활을 즐겼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라이베리아는 테일러를 구금할 자유가 있다.”고 밝힌 지 48시간 만에 나이지리아 남부 카르발라의 한 별장에서 27일 종적을 감췄다. 테일러는 1989년부터 14년간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를 피로 물들인 내전의 배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전범 재판에 회부됐다.98년 8월 일어난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동시에 폭파시킨 테러범들을 숨겨준 혐의도 받고 있다. 그가 지원한 시에라리온 반군그룹은 소년병을 시켜 민간인의 신체를 절단하는 만행을 저질러 악명을 떨쳤다. 이번 도피는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방문길에 오름과 동시에 이뤄졌다. 오바산조 대통령은 테일러를 즉시 라이베리아로 인도하도록 지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망명신청 탈북자 4명 입국

    북한의 국영회사 직원을 포함한 일행 4명이 지난 22일을 전후해 주 헝가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 현재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관계당국이 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이들이 외교관 혹은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국영기업체 직원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외교통상부는 “최근 북한 외교관이 망명을 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들은 외교관 여권을 소지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탈북자’의 신변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며 언론의 확인 요청에 내내 함구로 일관했다.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북한 권력 내부의 핵심인사일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정부 소식통은 “거물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망명 경위 등은 조사 중이나, 현지에서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큰 실책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에는 북한측 공관이 없어 이들이 오스트리아 등 인근국에서 헝가리 쪽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헝가리와의 외교관계를 감안, 조용한 절차를 밟아 국내로 입국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이들이 주 헝가리 한국대사관에 망명 신청을 했다는 정보를 파악한 뒤 이들의 신병을 한국으로 보내지 말 것을 헝가리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찰스 테일러 前라이베리아 대통령

    그는 잔혹한 전쟁광이었다.1989년부터 이웃나라 시에라리온 내전에 개입해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며 전쟁을 선동했다.14년을 끈 전쟁에서 그는 닥치는 대로 민간인의 팔다리를 절단하는 악행을 저질렀다. 남자는 물론, 여자 어린이까지 소년병으로 차출해 전쟁을 부추긴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다이아몬드와 목재, 고무 등을 반군 수중에 넣어 자신의 배를 채웠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17가지에 이르는 전쟁 범죄를 저지른 찰스 테일러(58)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2003년 실각하고도 재판도 받지 않고 나이지리아 남동부 칼라바르에서 100명의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망명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이제 그는 조국 라이베리아에 송환된 뒤 유엔이 시에라리온에 설치한 국제전범재판소에 인도될 예정이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그를 송환해 달라는 라이베리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테일러의 나이지리아 망명에 합의했던 아프리카연합(AU)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CS) 위원장과 협의를 거쳐 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테일러 전 대통령은 곧바로 시에라리온의 유엔전범재판소로 넘겨질 수도 있다고 영국 BBC는 내다봤다. 방송은 1만 5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의 신병 인도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오바산조 대통령과 회동, 직접 송환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7일 유엔본부 연설에서 재촉구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서부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킨 전범을 처벌할 수 있게 돼 정의가 바로 서게 됐다.”고 감격해 했다.AP통신은 그가 법정에 서게 됨으로써 인권 유린 범죄를 저지르고도 재판조차 받지 않고 호화 생활을 즐겨왔던 이 대륙 지도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반겼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쿠바야구의 힘

    #퀴즈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공통점은? 정답은 둘 모두 골수 야구팬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한때 메이저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했던 투수 출신이며, 부시 대통령 역시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던 야구광.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앙숙’인 두 나라는 또한번 으르렁댔다. 미 재무부가 경제 제재국인 쿠바의 출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 쿠바는 우여곡절 끝에 WBC 배당금을 허리케인 카트리나 구호기금에 쓰기로 약속한 뒤 겨우 초청장을 받았다. 하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미국은 2라운드 일본전에서 오심에 힘입어 간신히 1승을 챙겼지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쿠바는 강력한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를 거푸 꺾고 결승티켓을 거머쥐었다. 빅리거들이 즐비한 WBC에서 쿠바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아마팀 4000여개에 등록선수 12만명이 쿠바야구의 현주소다. 쿠바 인구가 약 1200만명이니 여자를 빼면 대략 50명 중 1명이 선수인 셈. 국내 프로야구격인 ‘시리에 나치오날’에 16개의 국립클럽팀이 있으며 팀별로 연간 90게임을 치른다. 쿠바야구의 힘은 국민들의 뜨거운 야구사랑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있다. 야구를 ‘자본주의 마약’으로 금지했던 다른 공산국가와 달리 1959년 혁명 이후에도 미국에 맞설 상징적인 스포츠로 활성화됐다.1980년대 국제대회 151연승의 엽기적인 기록과 세계선수권 17회, 올림픽 3회 우승은 쿠바야구의 저력을 말해준다. 쿠바 선수단은 WBC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인터뷰가 허용되지 않았고 숙소에만 머문 채 외출도 하지 않았다. 빅리그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해 혹시라도 있을 망명을 경계했던 것. 미국은 안방에서 열린 WBC에서 쿠바의 우승을 절대 바라지 않는다. 토미 라소다 WBC 홍보대사가 “쿠바의 우승은 보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말한 것은 미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반영한다.‘붉은 군단’ 쿠바가 21일 일본을 꺾고 아마에 이어 프로까지 정복할지 궁금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밀로셰비치 사인공방 가열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은 죽음을 자초한 것인가.‘심장마비냐, 독살이냐.’ 사인(死因)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러시아로 치료하러 가기 위해 일부러 병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혈액에서 고혈압 악화 성분 검출 2주 전 밀로셰비치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던 네덜란드의 독극물 의학자 도널드 유제스는 13일 “밀로셰비치 스스로 고혈압 치료제의 효능을 상쇄(相殺)시키는 항생제 ‘리팜피신’을 복용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밀로셰비치는 지난해 12월부터 신병치료차 부인이 있는 러시아로 보내달라고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요구해 왔다. 밀로셰비치 담당 의료진은 평소 고혈압과 심장질환을 앓아온 그에게 치료제를 처방했지만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등 전혀 약효가 나타나지 않자 이유를 조사하던 중 리팜피신을 발견했다. 앞서 네덜란드 공영 TV NOS는 그의 혈액에서 한센병이나 결핵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ICTY도 네덜란드 법의학 연구소의 1차 부검 결과, 사인이 심장마비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병이 악화돼 자연사했다는 뜻이다. 독극물 검사는 진행 중이어서 최종 보고서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은 숨지기 하루 전인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항생제를 먹은 적이 없다.”며 ‘자작극’을 부인한 뒤 “누군가 나를 독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편지를 받았다면서 1차 부검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ICTY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의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권오곤 ICTY 재판관은 “독살설은 문제의 항생제가 발각되자 밀로셰비치가 제기한 것”이라며 “변호사들이 교도소에서 무제한으로 비밀스럽게 만났기 때문에 (약을 건넸을) 의심이 간다.”고 정황을 소개했다.●‘어디에 묻을까.’ 논란도 사분오열 밀로셰비치의 시신은 이날 유족에게 인도됐으나 장지(葬地)를 놓고 정치권과 유족이 사분오열 논란을 벌이고 있다.‘인종청소’를 당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비석 없는 전범 묘지에 묻으라.”고 주장하는 반면 밀로셰비치 지지자들은 국립묘지 안장을 요구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세르비아 사회당은 국립묘지가 안 된다면 수도 베오그라드에 가까운 고향 포자레바치에 묻을 것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국장(國葬) 가능성을 일축했다. 가족들도 내분 상태다. 러시아에 망명 중인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와 아들은 장례식을 위해 세르비아에 들어갈 경우 체포될 운명이어서 러시아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형과 딸은 고국 세르비아나 몬테네그로를 각각 제시했다.lotus@seoul.co.kr
  • 칠레 첫 女대통령 취임

    칠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첼 바첼렛(54) 중도좌파연합 후보가 11일(현지시간)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바첼렛 대통령은 수도 산티아고 서쪽 발파라이소 항구에 있는 칠레 의회 명예의 전당에서 120개국 사절단의 축하 속에 임기 4년의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대국민 연설을 가진 뒤 위층 베란다에서 시민들을 향해 “과거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의롭고 더욱 평등한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첼렛 대통령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공군 장성이었던 부친이 고문을 당해 숨지고 자신과 모친은 망명 생활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소아과 전문의 출신으로 보건장관과 국방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3남매를 혼자 키우고 있는 이혼모이다. 정치적으론 좌파 성향이 강하지만 취임 연설에서 리카르도 라고스 전임 대통령의 시장개방 및 교역자유화 등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해 경제정책의 온건함을 강조했다. 미국은 CNN 스페인어 방송이 연설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취임식에 참석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칠레에 황홀한 날”이라며 축하를 건넸다. 한편 라이스 장관은 앞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코카잎 무늬가 새겨진 잉카 전통 기타를 선물받아 화제가 됐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농 출신으로, 코카 재배를 합법화하겠다고 밝혀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민자 이제 그만” 유럽 장벽 높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이 이민자들의 수용조건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리타 페어동크 이민장관은 공공안전을 이유로 무슬림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이민 신청자를 대상으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네덜란드는 강력한 이민차단 정책을 펴 무슬림 사회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만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미 많은 유럽국가들이 이민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혼쭐이 난 덴마크는 이미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 정책을 상당히 강화해왔다. 외국인(비유럽인) 파트너와 함께 살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과 파트너 모두 최소 24살이 돼야 하고 “덴마크와의 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강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민자들에게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1년 반 이상의 실형을 산 사람은 국적 취득이 불가능하다.이에 따라 지난해 덴마크로 망명을 신청한 건수는 80% 줄었다. 가족 재결합 신청도 65% 급감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 이민을 한정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은 독일 국적을 취득하려는 무슬림을 상대로 사안별 ‘특별 면담’을 도입해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매년 법령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 규모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극우진영은 마호메트 만화 파문을 계기로 무슬림 이민자 억제 방안 마련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는 한편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기 위한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서 영국으로 기술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 받아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경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이민법안을 마련했다.lotus@seoul.co.kr
  • “캄보디아국왕 부친 모시러 5월께 방북”

    노로돔 시아모니 캄보디아 국왕이 오는 5월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 사실은 국왕의 아버지로 현재 평양에 머물고 있는 시아누크(84) 전 국왕이 9일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발표됐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자신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개인적 약속인 캄보디아 국왕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기 전에는 캄보디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지난 2004년 왕위를 아들에게 넘겨줬다. 최근 중국에서 암치료를 받은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북한에 머물고 있다. 캄보디아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존경받고 있는 시아누크 전 국왕은 지난 4일 웹사이트에 올린 서한에서 “일련의 정치적 문제로 자신이 다시 출국을 강요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귀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훈센 총리와 야당 지도자 등이 정치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귀국을 촉구하자 마음을 되돌렸다. 프놈펜의 외교 소식통은 “시아모니 국왕의 북한 방문은 무슨 현안이 있거나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머물면서 귀국을 두려워하고 있는 전 국왕을 모시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아모니 국왕의 5월 방북은 70년대 부친의 망명시절 함께 따라가서 공부를 했던 평양을 다시 방문하는 의미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현지 외교 소식통은 시아누크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밝힌 ‘국빈방문’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시아누크 전 국왕은 망명시절 자신을 보호해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에 대한 호감으로 아들인 시아모니 역시 북한과 친선관계를 유지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아모니는 맹방관계가 아닌 일반적인 관계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프놈펜 연합뉴스
  • [서울의 문화재] (1) 한용운의 심우장

    [서울의 문화재] (1) 한용운의 심우장

    서울에 살면서 서울의 진면목을 제대로 아는 시민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 곁에 수백여곳의 조상 혼이 담긴 훌륭한 유적과 유물이 존재하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바쁜 일상탓에 관심을 두지 않거나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 일쑤다. 일부는 외국에 비해 볼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것은 잘못된 편견이다.612년 동안 대한민국의 수도로서의 역할을 해온 서울에는 국보의 38.9%, 보물의 25.5%가 산재해 있다.<16면 서울통계 서울의 문화재 참고> 이번 호부터 서울의 진면목을 바로 알고 느낄 수 있는 숨겨진 유적과 유물을 소개한다. 과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과거는 현재를 보는 거울이다. 한번쯤 가족들과 우리 선조들의 혼과 삶을 느낄 수 있는 그곳에 들러보면 어떨까. # 심우장을 찾아서 지난 3일 만해 한용운(1879∼1944)선생이 1933년부터 만년을 보낸 서울 성북동 ‘심우장’(서울시 기념물 제 7호)을 찾았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그의 삶과 혼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일제 총독부와 마주보기 싫어 북향으로 지은 집’인 심우장에 얽힌 이야기는 여러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찾는 것은 처음이다.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관련 정보도 많지 않다. 가는 길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 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성북초등학교 방향으로 1.5㎞ 걸어 가거나,6번 출구로 나와 초록색 버스 1111번,2112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명수학교에서 내리면 된다. 종점에서 10m쯤 거슬러 내려와 오른쪽 언덕길로 50m쯤 올라가면 심우장이 나온다. 역에서 걸어서는 15∼20분, 버스는 5분이면 도착한다. 입장료는 없다. # ‘님의 침묵’을 만나다 성북구에서 지정한 ‘우리동네 명소’라는 간판을 따라 올라가자 ‘尋牛莊(심우장길 16호)’이라는 글이 쓰인 검은색 간판을 만났다. 인근의 개인집과 섞여 있어 쉽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심우장에서는 알수 없는 기(氣)가 느껴졌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수령 90년이 넘어 보이는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와 함께 정면 4칸에 측면 2칸짜리 역 ‘ㄴ’자형 한옥 기와집 한 채가 나타났다. 이곳은 원래 성밖 마을 북장골로 불리던 한적한 동네였던 탓에 관람객들은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집안 곳곳에서는 한용운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먼저 한용운이 서재로 썼던 온돌방 문을 열자 정면으로 ‘님의 침묵’을 이 반겼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그의 서재에 걸린 님의 침묵은 새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그 옆으로 한용운과 손병희 선생 등 민족대표 33인이 참석한 가운데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을 거행하는 기록화가 걸려 있고, 그 아래에 선생이 기초한 ‘공약삼장’이 들어 있는 ‘3·1 독립선언서’가 눈에 들어온다. 또 한용운 선생의 초상화와 석정 안종원의 글씨 등 족자가 걸려 있다. # 깨달음을 얻는 곳 심우장은 북향으로 지어졌다. 한용운이 이 집을 지을 때 ‘남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청사를 보기 싫다.’하여 고의로 등지고 지었기 때문이다. 서재 앞에 걸린 심우장이라는 현판은 위창 오세창 선생이 쓴 글씨다. 심우장은 ‘소를 찾는 집’이라는 뜻으로 한용운의 아호 중 ‘목부’(牧夫·소를 키우는 사람)에 따온 것이라 전해진다. 또 불교용어로는 성불이 되기 위한 ‘무상대도’(無常大道)를 깨우치기 위해 공부하는 집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 아는 만큼 보인다 한용운 선생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심우장에 가기에 앞서 그의 삶을 되집어보면 관람이 더 유익하다. 충남 홍성에서 출생한 한용운의 자는 정옥(貞玉), 아호는 만해(萬海)이며, 용운(龍雲)은 법명이다. 한용운은 독립운동가로 28세에 절에 들어가 승려가 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중국으로 망명해 의병학교를 설치해 독립군을 양성했다.3·1운동으로 체포돼 옥살이를 한 뒤 1926년에 시집 ‘님의 침묵’을 펴낸 뒤 민족운동단체인 신간회에 가담했다. 이 집에서는 역사소설 ‘흑풍’과 ‘심우장 만필’ 등을 집필했다.1944년 선생이 중풍으로 입적한 뒤 이 집은 그의 친딸인 한영숙 여사가 소유하고 있다가 1972년 만해사상연구회에 기증했다. 현재는 심우장 앞 마당에 있는 별채에 성북구청 소속 직원이 거주하며 관리하고 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철거위기 상하이 임정청사 함평군 함정리에 복원된다

    ‘3·1 독립만세’ 87주년을 맞아 나비의 고장인 전남 함평군에 중국 상하이(上海)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된다. 이 청사는 연면적 643㎡에 3층짜리 붉은 색 벽돌건물로 상하이의 도시 재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함평군은 “상하이에 있는 임시정부 청사를 국비 등 39억원을 들여 함평군 신광면 함정리에 세운다.”고 밝혔다. 함정리는 독립운동가인 일강 김철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함평군은 2004년 6월 이곳에 21억원으로 독립운동가 김철선생 기념관을 세워 청소년들의 역사 체험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가보훈처로부터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김철 선생은 1917년 고향의 천석꾼 살림을 팔아 상하이로 망명했고 자신이 살던 집을 임시정부 청사로 내놨다. 그는 김구 선생 밑에서 초대 재무장과 국무위원을 지내는 등 일평생 조국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석형 군수는 “철거 위기에 놓인 임시정부 청사를 김철 선생 기념관 옆에 복원해 조국 독립에 몸을 불사른 애국선열들의 숨결과 열정을 느끼는 역사교육의 마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美, 올해 탈북자 200명 수용할듯”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3일 대북 문제와 관련,“6자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성명의 기본 틀을 존중하느냐, 인권을 중시하는 헬싱키 접근을 택하느냐의 국무부내 논란은 거의 끝났다고 확신한다.”며 “헬싱키 접근 추구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가진 회견에서 “그동안 국무부 내에서 미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지난 1975년 서방이 옛소련과 동구권 국가들에 자유와 인권문제를 압박, 공산체제를 무너뜨리는 근거로 이용했던 헬싱키 접근을 따라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 상하원 의원 9명이 전날 북한 인권법의 조속한 이행과 탈북 난민들의 미 망명 수용을 촉구하는 서한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발송한 것과 관련,“민주,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인 서한을 보낸 것은 현시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곧 북한 인권법 이행을 위한 충분한 재원염출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무엇보다 의미있는 수의 탈북 난민들에 대한 미국 입국이 허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넷판은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미국은 올해 최대 200명의 탈북자를 난민 자격으로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4년 발표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자들은 (미 국무부에)망명을 신청할 수 있으나 국토안보부가 실시하는 강도높은 조사 때문에 아직 한 명의 탈북자 난민도 수용되지 않았다.워싱턴 연합뉴스
  •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독일은 올해 열리는 월드컵 경기로 떠들썩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큼직한 문화행사로 연초부터 바쁘다. 고전음악의 정점이던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이기에 많은 연주회의 프로그램도 그의 음악으로 꽉 차있다. 또 2월17일은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서거 15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는 대개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 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는 소절로 시작하는 독일노래 ‘로렐라이’를 음악시간에 배웠다. 하이네의 시에 질허(Silcher)가 곡을 부친 이 서정적인 노래는 라인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유람선이 로렐라이 암벽 밑을 지날 때면 으레 선내의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온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곡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통해서 그들은 또 독일정신사에서 큰 줄기의 하나인 낭만주의가 전하는 분위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독일사람들도 어느정도 이 노래에 관해 알고 있지만 곡과 가사를 모두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치 때 이 노래 자체는 금지되지 않았지만 ‘작사자 미상’으로 되어 있었다. 개신교로 개종했지만 하이네는 원래 유대인이었다. 게다가 그는 프러시아제국의 배타적 민족주의와 권위주의를 신랄하게 조롱하고 비판했기 때문에 그의 저작은 기존질서와 관습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금서목록에 올랐다. 나치 패망후에도 서독에서는 하이네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었는데 그가 태어난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대학을 그의 이름을 따서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교’로 명명하는 문제도 근 20년을 끌다가 1989년에야 겨우 해결되었다. 비록 그에게 많은 고통을 준 독일이었지만 하이네는 “밤에 독일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네/ 눈 부칠 수도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네.”라고 조국을 향한 심정을 노래하였다. 하이네는 두번에 걸친 짧은 조국방문을 빼놓고는 공화주의 혁명의 본거지였던 파리에서 오랜 망명생활 끝에 59세를 일기로 사망, 몽마르트 묘지에 묻혔다. 묘비에는 그의 시 ‘어디에’가 새겨져 있다. “방랑에 지친 나그네의 마지막 안식처는 어디에/남쪽의 야자수 아래에 있을지/라인강가의 보리수 그늘 아래에 있을지/어떤 사막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매장될는지/어떤 해변의 모래 속에서 안식처를 찾을지/그 곳이든 이 곳이든 어디에 있든지 하늘에 둘러싸여 있겠지/별들은 나의 무덤을 비추는 등불이 되겠지.” 파란만장한 하이네의 삶의 뿌리에는 여러 경계선이 서로 엉켜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 프랑스와 독일, 독일과 유럽, 혁명과 반동, 계몽과 반계몽,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가르는 경계선은 물론,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시와 산문의 경계선까지도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경계선이 부딪치는 긴장을 항상 예리하게 느끼면서도 그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러운 정신과 착취 없는 평등한 사회를 갈구하고 투쟁했으며 그 깊은 고뇌의 흔적들을 주옥같은 작품으로 남겼다. 살아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죽은 후에도 그를 박해한 프러시아제국과 나치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동·서독 통일후 ‘인간성의 해방을 위한 전쟁의 용감한 전사’이자 탁월한 ‘혁명시인’인 하이네를 위해 기념조형물을 복원해서 그가 한때 공부한 훔볼트 대학교의 근처에 다시 세웠다. 여기에는 “우리가 이념을 거머쥔 것이 아니네. 오히려 이념이 우리를 거머쥐고 있네, 이념을 위해서 싸우도록 강요된 검사(劍士)로 우리들을 단련시켜 투기장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야.”라는 그의 시적인 경구(警句)도 새겨져 있다. 이념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거꾸로 인간이 이념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하이네의 이 경고는, 민족분단의 골과 사회적 갈등을 여전히 확대 재생산하는 과잉된 이념의 시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우리들에게도 깊은 뜻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난민의 아들 하니야, 팔 총리에

    가자지구 난민촌 출신의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43)가 19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새 총리로 임명됐다. 샤티 난민촌에서 태어난 하니야는 이슬람 대학에서 이슬람 문학을 전공하면서 하마스가 태동한 ‘무슬림 형제단’에서 활동했다.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인 첫번째 인티파다가 1987년 발생한 이후 수차례 이스라엘에 의해 투옥됐다. 92년에는 레바논으로 망명했으며,2004년 아메드 야신이 이스라엘 군에 살해되면서 하마스 유력 지도자로 부상했다.2003년에는 야신과 함께 있던 집에 이스라엘 군용기가 폭탄을 투하했으나 운좋게 암살 기도를 피했다. 온화하고 잘생긴 외모로 하마스의 고난을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부패한 파타당과 극명한 대조를 이뤄 하마스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온건파인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제2대 자치의회 개원식 연설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기존 평화협정을 존중하고 폭력을 중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아바스 수반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으나 타협의 여지는 내비쳤다. 이스라엘 내각은 팔레스타인 의회 개원 하루 뒤인 19일 각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팔레스타인 제재조치를 결의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대행은 하마스가 이끄는 팔레스타인 새 정부를 ‘테러정부’로 규정하면서 모든 접촉 가능성을 부인했다. 제재조치는 팔레스타인을 대신해 징수한 매월 약 5000만달러의 세금과 관세를 더 이상 넘겨주지 않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이 일자리를 찾아 이스라엘로 입국하는 것을 금지한다.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아랍 국가들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에 수백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아랍 국가와 유럽, 미국으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19억달러가 끊기면 파산하게 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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