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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병장 허겸선생 손부의 ‘씁쓸한 3·1절’

    의병장 허겸선생 손부의 ‘씁쓸한 3·1절’

    “이번에 돌아가게 되면 언제 다시 한국에 올 수 있을까요?” 3·1절 아침 김순옥(60·여)씨는 씁쓸한 기분으로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아침을 맞았다.김씨는 의병장인 허겸 선생의 손자며느리다. 허겸 선생은 을사늑약이 체결된 1905년 반대 상소를 올리고 400명을 규합해 경기도 연천 등에서 의병활동을 했다. 1912년 만주로 망명해 중어학원·부민단 설립 등의 독립운동을 하다가 옥고 끝에 1939년 생을 마감했다. 허겸 선생의 동생은 1907년 서울진공작전을 편 뒤 옥사한 왕산 허위 선생이다.(본지 2006년 8월14일자 보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왕산로가 허위 선생의 호에서 유래했다. 중국 국적으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씨는 특별귀화 신청을 내기 위해 지난해 12월1일 3개월 단기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다.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맞은 첫 국경일인 3·1절은 김씨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 바로 발급받은 비자가 만료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입국하자마자 국적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중국공적서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받아줄 수 없다는 정부 당국의 답변만 들었다. “지난해 5월 아들이 국적을 회복했어요. 당시에는 족보에 이름이 오른 걸 보고 중국공적서류가 없어도 특별귀화를 받아 줬는데… 이번에 신청한 저는 안 된다고 하네요.” 평생 나라탓을 해 본 적이 없는 집안의 며느리답게 김씨는 담담하게 말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귀화 신청을 위해 한 노력을 설명할 때에는 절박함이 묻어 났다. 법무부가 요구하는 중국공적서류를 받으려면 한국돈으로 1000만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그나마 그 돈을 내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른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우선 한국 국적을 회복한 아들과의 의학적 친자 확인을 통해 자신이 허겸 선생의 손부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정부는 불허했다. 한국 국적을 가진 부모의 자녀가 한국 국적을 원할 경우에만 유전자 검사에 의한 증명이 가능할 뿐, 반대의 경우에는 안 된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족보 원부를 어렵게 공수했다. 만주에서 운명한 허겸 선생의 묘를 돌본 게 김씨와 남편 허준도씨였기에 이미 족보에는 이들의 이름이 모두 올라 있었다. 역시 정부는 불허했다. 김씨의 아들이 국적을 회복하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증거로 활용됐던 족보였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2006년부터 매년 광복절을 즈음해 법무부는 중국·러시아·일본 국적으로 살아온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특별귀화 허가증을 줬다. 2006년에는 33명, 2007년에는 32명, 지난해에는 22명이 이렇게 국적을 회복했다. 김씨의 시누이인 허금숙씨를 비롯한 친척들도 이 때 특별귀화 허가증을 받았다. 정부는 이들이 조상의 묘소와 생가를 찾는 사진까지 배포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늦게 특별귀화를 신청한 김씨는 시할아버지가 1968년에 받은 대통령표창과 1991년에 추서된 건국훈장 애국장 사본만 만지작거리며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지난해 한국에 들어올 때 중국내 한국 영사관에서 받았던 비자에 선명하게 찍힌 ‘유공자 후손’이라는 글귀를 한참 쳐다본 뒤 힘없이 말했다. “한국 영사관도 정부 기관 중 하나일 텐데 여기서 해 준 ‘유공자 후손’ 인정도 한국에서는 효력이 없군요. 다음 번에는 이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최은희 “아직도 연기하고 싶어요, 일흔넷의 캐서린 헵번처럼…”

    최은희 “아직도 연기하고 싶어요, 일흔넷의 캐서린 헵번처럼…”

    여배우는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사양했다. 허리를 다쳐 30분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고, 지팡이 짚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거듭 설득하자 진짜 이유를 댔다. “얼굴이 부어서 흉하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지 않겠다는 약속을 못 미더워했다. 펜만 들고 오는 조건으로 취재방문을 ‘억지춘향’으로 승낙했다. 여배우를 만나기로 한 지난 17일. “혼자 오시는 거죠.”라는 확인전화가 다시 왔다. 요행수를 바라고 한번 밀어붙여 보기로 했다. 사진기자와 함께 서울 방배동 자택 현관에 들어서자 얼굴색이 순간 바뀌었지만 “정말 고우시다.”는 말 한마디에 금세 녹았다. “오늘은 붓기가 조금 빠졌다.”면서 매혹적인 100만불짜리 미소를 흘렸다. 인터뷰가 진행된 3시간 내내 그녀의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현관문을 나설 때 물었다.“기사 미리 좀 볼 수 있나요.” ‘안 된다.’는 대답에 “사진이라도 먼저 보여 주세요.”라고 협상이 들어왔다. 신문사로 돌아오는 길과 다음날, 그녀의 철두철미한 확인 공세가 이어졌다. 예쁘게 나온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그녀는 ‘분단국의 여배우’ 최은희다. 올해 79세다. 남과 북을 오가며 모두 130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4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뽑은 ‘20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첫 순서로 회고전을 연 최고의 명배우다. 그녀를 소개할 때 ‘분단국의 감독’이자 ‘한국영화계의 전설’인 신상옥(1926∼2006)의 분신이자 미망인이라는 사실을 빼먹으면 안 된다. 신 감독은 갔지만 최은희의 망부가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74살에 네 번째 오스카상을 거머쥐었죠” →영화 ‘상록수’의 채영신역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어머니역 때문인지 한국의 고전적 여인상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굳어졌는데요. 본인도 만족하시나요. -사실 똑같은 캐릭터에 실증이 나 있었어요. 내 캐릭터가 이것으로 끝나나 하는 생각도 했죠. 신 감독이 만류했지만 ‘로맨스 그레이’에서 바걸 역할을 자청했죠. 머리를 볶고, 얼굴에 점도 찍는 과감한 변신을 꾀했어요. ‘지옥화’에서 양공주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죠. 기회가 닿는다면 로맨스 그레이를 리바이벌하고 싶어요. 요즘 세태에 맞는 영화인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더 늙기 전에, 풀기가 남아있을 때 하고 싶어요. 주연이 아니라도 내가 의욕을 갖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멋있게 할 수 있어요. 이 나이에 예쁘게 보이겠어요? 연기로 승부하면 되죠. 할머니 역할이면 어때요. 영화 ‘황금연못’으로 4번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캐서린 헵번은 당시 74살이었어요. ‘어웨이 프롬 허’의 줄리 크리스티는 55살이었구요. 허리 아픈 거 카메라가 돌아가면 다 잊어버려요.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을 ‘난쟁이 똥자루’라고 소개” →4월이면 신 감독 사거 3주기를 맞습니다.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일로 바쁘시지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주최로 4월8일부터 19일까지 신 감독 작품 회고 행사가 열려요. 본의 아닌 20년간의 공백 때문에 신세대 관객들은 신 감독의 작품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번 기회에 그의 작품세계가 재조명되고 재평가가 이뤄졌으면 해요. →신 감독의 이름을 딴 영화제와 기념관 건립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네. ‘공주천마 신상옥청년영화제’가 올해로 3번째 열립니다. 활성화시켜 국제영화제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괴산에 ‘천마 신상옥기념관’을 짓는 일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우리 부부 필생의 꿈 중 하나가 후진양성이었어요. 영화 만드는 일에 쫓기고, 납북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건 때문에 동료, 후배들에게 베풀지 못한 일이 가장 후회스러웠어요. 더 늦기 전에, 쓰러지기 전에 그동안 받은 분에 넘치는 사랑의 일부라도 갚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려요.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에요. →지난 16일은 선생님의 납북을 지시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번째 생일이었습니다. 감회가 새로우실 텐데요. -신문기사를 읽고 그 양반이 벌써 그렇게 늙었나 하고 생각했어요. 독재자도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지요. 내가 납치된 1978년에 처음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난쟁이 똥자루같이 생겼다.’고 소개한 일이 생각나요. 그해 가족들만 모인 자신의 36번째 생일잔치에 난데없이 저를 초대했어요. 그 자리에서 부인 성혜림과 장남 김정남을 만났죠. 포동포동한 아이가 뛰어 들어와서 이름이 뭐냐고 물었죠. 아이의 대답이 “와 남의 이름을 다 물어.”라고 퉁명스럽게 웅얼거렸어요. 그러자 김정일이 “정남아, 어른이 물으면 ‘예, 저는 누굽니다.’이렇게 답하는 기야.”라고 가르쳤어요. 김정일의 부인은 얼굴이 둥글고 잘생긴 편이었는데 부풀어 올린 파마머리에 꽃무늬 홈드레스 차림의 세련된 여자였어요. ●“미국 국적은 신변보호 위한 피치 못할 선택” →몇 년 전 대한민국예술원 입회문제가 거론됐지만 국적문제가 걸림돌이 돼 무산됐다고 들었습니다만. -내 입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어요. 주위에서 권유했고, 예술원 회원이 되는 것은 영광이지요. 하지만 국적문제는 별개예요. 우리 부부는 신변보호를 위해 미국 국적을 택했어요. 9년을 그곳에 억류됐고, 보복의 실상을 알기 때문에 항상 테러 노이로제에 걸려 살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우리의 망명과 미국국적 취득은 타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아픈 가족사를 갖고 계신데요. 가족들 근황을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양자로 들인 두 아이 중 큰아들 정균이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화감독으로 일하고 있구요. 딸 명임이는 시집을 가 청주에서 살고 있어요. 신 감독과 오수미 사이에서 난 아들은 미국서 경찰관으로, 딸은 서울서 평범하게 살아요. 저는 사촌동생과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걸어온 길 ▲1930년 경기 광주 출생 ▲1943년 ‘청춘극장’으로 연극 데뷔 ▲1947년 ‘새로운 맹세’로 영화 데뷔 ▲1964년 ‘공주님의 짝사랑’으로 감독 데뷔 ▲1967년 안양영화예술학교 교장 취임 ▲1978년 홍콩서 납북 ▲1982년 신상옥 감독과 북한서 재회 ▲198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탈출 ▲1999년 망명지 미국서 귀국 ▲2001년 극단 신협 대표 취임 ▲2002년 안양 신필림 영화예술센터 설립 ▲2007년 회고록 ‘고백’ 발간 ●주요 수상내역 ▲국산영화상 여우주연상(다정도 병이런가·1958,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9, 성춘향·1961) ▲대종상 여우주연상(상록수·1962) ▲아시아영화제 여우주연상(청일전쟁과 여걸 민비·1965) ▲대종상 여우주연상(민며느리·1966) ▲체코국제영화제 특별감독상(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소금·1985)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2006)
  • 이스라엘 ‘샬리트 상병 구하기’ 난관

    이스라엘 정부가 길라드 샬리트(22) 상병의 석방을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삼기로 결정, 하마스와의 휴전 논의가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샬리트 상병은 지난 2006년 하마스에 납치돼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구출작전을 폈지만 번번이 실패, ‘이스라엘판 라이언 일병’으로 알려져 있다.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18일(현지시간) 안보내각회의를 열고 무기명 투표 끝에 샬리트 상병이 석방되기 전까지 국경을 개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메이르 시트리트 내무부 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샬리트 상병의 석방을 하마스와의 모든 협상과 국경 개방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앞서 이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샬리트 석방 협상 뒤 휴전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종전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당초 마르크 레게브 대변인은 회의에 대해 “휴전과 관련된 사안이 논의될 것이며 휴전의 조건으로 샬리트 상병과 수백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휴전 협상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았다. 하마스는 지금까지 샬리트 상병의 석방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문제를 포로 맞교환 대신 휴전과 연계,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시리아에 망명한 하마스 지도자 할레드 마셜은 “가자 봉쇄가 철회되고 국경검문소가 개방되지 않으면 휴전은 있을 수 없다.”면서 “휴전과 샬리트 석방을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모닝브리핑] 美망명 탈북자 마영애씨에 한국 여권 발급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한국에 정착했다 참여정부가 정치 탄압을 한다는 이유로 미국에 망명했던 탈북자 마영애(53·여)씨에게 한국여권이 발급됐다. 6일 마씨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뉴욕 총영사관으로부터 여권을 발급 받아 2005년 6월 미국 총영사관이 여권 갱신을 거부한 이래 3년7개월 만에 한국으로 귀국할 수 있게 됐다. 탈북 연예인으로 ‘평양예술단’을 조직해 미국에서 활동 중인 마씨는 참여정부로부터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2006년 2월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바 있다. 마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신학대학을 마치면 한국에서도 공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kmkim@seoul.co.kr
  • [지방시대] 시인이 서정시 못 쓰게 만드는 용산참사/김준태 시인

    [지방시대] 시인이 서정시 못 쓰게 만드는 용산참사/김준태 시인

    계절은 어김이 없다.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벌써 내일이다. 창문을 열어젖히니 멀리 담양 병풍산과 추월산 높은 봉우리들이 겨울 하늘을 밀어내고 두 눈에 가까이 들어온다. 아파트 자투리땅에도 어느새 풀잎들이 쫑긋쫑긋 얼굴을 내민다. 해마다 오는 봄이지만 올해 또한 봄은 새로운 얼굴로 우리들 앞에 다가설 듯싶다. 이런 때 우리나라 시인 이수복(1924~1986)의 ‘봄비’라도 읊조리면 입술이 절로 촉촉해질 것 같다. 이 비 그치면 /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 맑은 하늘에 /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 향연(香煙)과 같이 /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한국인들 정한의 세계를 맛깔스러운 판소리 가락으로 숨 고르게 노래한 이수복의 시 ‘봄비’. 그런데 오늘 따라 웬일일까. 이 시를 읽어도 신명이 나지 않는다. 우리들 마음의 강나루 언덕에도 향긋한 풀빛이 짙어 와야 할 것인데…. 봄비에 한껏 젖어서라도 임 앞에 풋풋한 사랑으로 타올라야 할 것인데…. 일부러 부드러운 느낌을 가지고 읽어도 가슴에 와닿지를 않는다. 서정시가 서정시로 읽혀지지 않는다. 아마 그래서 그랬을까. 히틀러의 파시즘에 쫓겨 한동안 미국으로 망명했던 독일의 위대한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는 오늘의 우리들이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고 예언하고 노래한 바 있다. 예컨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정치적인 억압이 일상화되는 세상에서는 아름답게 노래되어야 할 서정시가 도저히 써질 수 없노라고 말한다. 설령 수많은 서정시가 쓰여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가짜일 것’이라고 경고한다. 1960년대 한국을 대표한 시인 김수영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러면 그렇다. 요즘 아니 오늘, 내가 이수복 시인의 시 ‘봄비’를 읽어도 마음이 촉촉해지지 않고 오히려 가슴이 막힌 듯 아파 오는 이유는 바로 다음 사건 때문일 것이다. ‘용산참사’로 철거민 다섯 명과 경찰 한 명이 숨진 장면을 보면서, 나뿐만 아니었으리라. 인터넷 동영상이나 TV로 용산현장을 보면서 국민들은 모두 전율했을 것이다. 대화와 인내보다는 급거에 치고 들어가는 성급한 강경진압, 치솟는 불길과 매트리스도 없는 곳에 추락하는 철거민들…. 그렇듯 끔찍하고 비참한 모습을 보면서 “아, 대한민국은 살 만한 나라다!”라고 말할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독자와 함께 이수복의 ‘봄비’보다는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의 ‘순수함에의 조짐’ 앞 대목을 다시 불러들인다. 한 알의 모래 속에 세계를 보며 /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 한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는 / 천국을 온통 분노케 하며, / 주인집 문앞에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는 / 한 나라의 커다란 슬픔을 예고한다. / 쫓기는 토끼의 울음소리는 / 우리들의 머리를 아프게 찢는다. 새장에 갇힌 한 마리 로빈새, 굶주림으로 쓰러진 개, 쫓기는 토끼들이 사실은 용산 철거민과 우리들 자신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지도자의 두 손에 더 이상 국민들의 피가 묻어서는 아니된다고 부탁드린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하늘처럼 섬길 때 그 지도자는 깨끗한 손으로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될 것 아닌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돼 가는 나라라야 경제 또한 발전하고 바로선다는 경구를 덧붙여 전하고 싶은 오늘이다. 김준태 시인
  • “한국형 외교 펼치는 데 도움됐으면”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현직 고위 외교관이 한국 역사속 현대적 의미의 외교관들을 발굴,이들의 생애를 조명한 책을 펴냈다. 권태면 주미대사관 총영사는 삼국시대부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활동했던 김춘추, 김인문, 황윤길, 김성일, 이승만 등 17명의 외교관을 추려 ‘우리 역사 속의 외교관’(초록낙타 펴냄)이라는 단행본을 출간했다. 권 총영사는 서문에서 한국형 외교를 익히고 실행하는데 도움이 되는 역사 속 협상가, 외교가, 관료, 민간 외교관을 추리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삼국통일을 견인한 나당외교의 선봉장 김인문, 조선통신사였던 황윤길과 김성일, 볼모 신분의 외교관 소현세자, 최초의 주미대사 박정양, 망명 외교관 이승만 등을 다뤘다. kmkim@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김수용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김수용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예술의 총본산인 대한민국예술원 김수용(80)회장을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로 예술원 회장실에서 만났다. 예술원은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초경찰서 사이 양지바른 동산에 대한민국학술원과 함께 자리잡고 있었다. 1954년 개원한 예술원의 회원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등 4개 분과에서 활동 중인 83명의 기라성같은 예술계의 큰 어른들이다. 김 회장이 내민 명함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영화감독 김수용’이라고 적혀 있다. 2007년 영화감독 출신으론 첫 회장으로 선임된 김 회장의 영화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명함에서 오롯이 묻어났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이스트우드 노익장 부러워… 저도 자신있는데” →감독 데뷔하신 지 올해로 51년째를 맞습니다. 10년 전 109번째 작품 ‘침향’을 연출한 이후 예술원 활동에만 치중하고 계시는데요, 110번째 메가폰을 잡을 계획은 없으신지요. -미국의 배우출신 영화감독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체인질링’이라는 신작을 내놓았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우리는 동갑내기입니다. 할리우드의 제작환경과 그 분의 노익장이 부럽더군요. 나도 이렇게 뒷방에 물러나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구상을 끝낸 작품이 있습니다. 각본은 90% 이상 완성상태입니다. 투자가만 있으면 찍어서 상도 휩쓸고,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자신이 있는데…. →어떤 작품이며, 누가 출연하는지 공개할 수 있으신가요. -친구처럼 지내는 신영균·최은희씨와 저 이렇게 셋이서 영화 한편 찍자고 의기투합했어요. 두 사람 다 젊고 예쁠 때 영화밖에 없으니 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것이었죠. 80대 노인 두 사람을 한 작품에 공동 출연시킬 경우 흥행에 지장을 주니까 두 개의 작품에 각각 출연시키려고 합니다. 최은희는 ‘무지개는 언제 뜨나요’(윤흥길 원작)에서 아들을 유혹하는 비운의 여관 조바로, 신영균은 ‘만월’(고은 원작)에서 꽃뱀 딸에게 당하는 밀도살꾼으로요. 두 배우의 상대 남녀는 공개 선발할 생각입니다. 촬영장소도 정해졌어요. 그런데 흥행이 될까요?… ●“영상물등급위원장 시절 모든 가위 내다버렸죠” →두 원로의 컴백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 김 감독께서는 탐미적 사실주의의 문예영화와 실험적 성향의 모더니즘영화, 흥행영화, 시대상황을 풍자한 저항영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남기셨는데, 대표작을 자천하신다면. -‘갯마을’(65년·오영수 동명소설 원작)과 ‘안개’(67년·김승옥의 무진기행 원작) 두 편을 꼽고 싶습니다. 문예영화를 50편가량 찍었는데 소설가협회에서 가장 문학적인 영화감독으로 뽑혀 상을 받은 적도 있어요. →걸레스님 중광을 다룬 영화 ‘허튼소리’에 대한 당시 공연물윤리위원회의 지나친 검열에 항의해 1986년 은퇴를 선언하신 뒤, 1998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앉으셨는데, 위원장으로 6년 동안 일하면서 어떻게 심의하셨나요. -등급위에 있던 모든 가위를 내다버렸습니다. 대신 12, 15, 18세(지금은 19세) 3등급제를 실시했습니다. ‘거짓말’(1999년·장선우 감독)과 ‘죽어도 좋아’(2002년·박진표 감독) 등 몇 작품 때문에 좀 시끄러웠지만 일단 등급판정을 보류시켜 시간을 끄는 방법으로 분위기를 가라앉혔죠. 절대 자르지는 않았어요. →예술원 안팎에서 대한민국예술원상의 회원 독식비판과 회원 외부추천 강화, 방송 등 대중예술분야의 별도 분과설치요구 등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예술원위상 재정립과 예술원의 변화를 위한 구상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예술원이 올해로 개원 55주년을 맞습니다. ‘위대한 국가의 초석은 위대한 예술의 창조에 있다.’는 창립선언문에 나와 있는 설립취지를 지키면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예술원상의 경우 지난해부터 회원은 수상할 수 없도록 고쳤습니다. →예술원법상 회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종신제가 대부분인데 굳이 4년 연임제를 도입한 이유는 뭡니까.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도 회원 83명 중 이해구(101·국악), 김성태(100·작곡), 이원경(93·연극)선생 등 3분이 종신회원입니다. 회원 평균 연령은 79세입니다. 부분 종신제죠. 지난 55년 동안 80년대에 회원 1명이 사회적 물의를 빚어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유일합니다. 제 임기 중에 종신제를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임기 내 회원종신제·예총회관으로 이전 추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인 예술원만의 독립청사가 없어 교육과학기술부 소속 학술원에 더부살이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창피하지만 사실입니다. 우리 회원 일동은 대학로에 있는 예총이 목동 예술인회관으로 이전하면 예총회관으로 옮겨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소망이 새해에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건강비결이 있으면 알려주십시오. -집안의 가훈이 ‘건강을 잃으면 세계를 잃는다’입니다. 중구 장충동 주택에 50년째 사는데 일주일에 4회는 남산걷기를 합니다. 하루 1만보는 기본이지요. 학창시절 이래 40년째 일기쓰기도 계속하고 있어요. ●걸어온 길 ▲1929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47년 안성공립농업학교 수료 ▲1950년 서울사범 본과 졸업, 6·25전쟁 참전 ▲1954년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육군대위) ▲1958년 영화감독 데뷔(공처가) ▲1978~1995년 중앙대, 단국대, 동국대, 경희대, 서울예대 강사 ▲1983년 마닐라 및 하와이영화제 한국대표 ▲1984~1985년 몬트리올영화제 및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1985년 청주대 예술대학 부교수 ▲1989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선임 ▲1994~1998년 청주대 교수 ▲1999~2005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2005~2007 대한민국예술원 연극·영화·무용분과 회장 ▲2007~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주요 작품 ▲굴비(1963년)▲혈맥(65년)▲저하늘에도 슬픔이(65년)▲갯마을(65년)▲유정(66년)▲산불(67년)▲안개(67년)▲사격장의아이들(67년)▲만선(67년)▲봄봄(69년)▲춘향(70년)▲토지(74년)▲극락조(75년)▲화려한 외출(77년)▲웃음소리(77년)▲망명의 늪(78년)▲사랑의 조건(79년)▲만추(81년)▲허튼소리(86년)▲사랑의 묵시록(95년)▲침향(98년) 등 총 109편 연출 ■ ‘감독’ 김수용은 베레모에 선글라스를 낀 노(老)감독을 만나러 대한민국예술원에 갔다. 그런데 기자를 맞이한 그는 의외로 말끔히 빗어넘긴 맨머리에 세련된 정장 차림이었다. 엷은 색안경과 의전용인 듯한 무색안경을 두고 계속 만지작거렸다. “회장님에겐 색안경이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 한마디에 “그렇죠.”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색안경을 착용했다.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베레모와 선글라스다. 한국 영화감독의 고전적 이미지를 만든 주인공이다. 그의 첫 저서 ‘예술가의 삶’(1993년·혜화당)을 보면 화려한 은막의 스타들이 총출연하는 흑백사진 118장이 실려 있다. 한번 따져봤다. 그가 베레모를 쓰기 시작한 1962년 이후 사진은 거의 빠짐없이 베레모와 선글라스 둘 중 하나는 착용하고 있었다. 한밤중이거나 시상식이거나 하는 불가피한 경우를 빼고는. “예술은 멀고 흥행은 가깝잖아요.” ‘한국영화의 선구자이자 산 증인’인 김 감독을 만나면 들을 수 있는 ‘18번 대사’이다. 성적을 떠난 야구·축구감독이 무의미하듯 영화감독과 흥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실과 바늘이다. 여배우 트로이카의 선두주자 남정임을 발굴한 ‘유정’(1966년·이광수 원작)은 서울 국도극장에 걸린 지 50일만에 33만명이 운집했다. 당시 서울인구가 300만명 시절이니 ‘전회 매진사례’가 내걸린 초유의 대박이었다. ‘저하늘에도 슬픔이’의 29만명 기록을 1년만에 깨버린 것이다.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이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친구역 엑스트라로 출연한 인연으로 감독의 길에 들어선 것은 보너스다. 성공신화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공륜의 검열에 항의해 은퇴한 뒤 복귀해서 만든 ‘사랑의 묵시록’(1995년)은 일본자본의 영화라는 이유로 극장을 잡지 못했고, 109번째 연출작 ‘침향’(1998년)의 실패로 사재를 털어야 했다. 1960∼70년대를 겪은 세대라면 알게 모르게 그가 만든 영화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이유는 109편의 영화 목록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평단의 평가는 어땠을까. 70년대 이후 작품에 대해 하길종 감독은 ‘어설픈 실험’이라고 비난했고, 동료 김기영 감독은 “갯마을 같은 서정적인 드라마를 계속했더라면…”이라는 우정어린 충고를 남겼다. 그와 동시대에 활약한 감독들을 비교한 어느 평론가의 글도 흥미롭다. “신상옥 감독은 전설로 남았고,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 김기영 감독은 기인의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유현목 감독은 드문 예술적 지성의 소유자로, 이만희 감독은 재능을 술로 탕진하면서도 천재성을 지켰다. 하지만 김수용 감독에게는 변변한 수식이 없다. 다만 그는 기복 없는 샐러리맨처럼 고른 호흡으로 영화를 찍었다. 그것이 김수용식 전설이다.”라고. 김수용 감독의 전설은 끝나지 않았다.
  • [무슨 영화 볼까]

    ■ 비발디(드라마/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장 루이 길예르모 주연 스테파노 디오니시·아네트 슈라이버 18세기 이탈리아 베니스. 가톨릭 사제 비발디(스테파노 디오니시)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지만, 천재적인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예술 열정은 상류층의 음악인 오페라로 뻗어간다. 하지만, 오페라가 성공을 거둘수록 사제의 신분을 벗어 던진 비발디에 대한 베니스 교구의 분노는 더해만 간다. 좋은 소재와 명배우, 아름다운 선율로도 만회되지 않는 허술한 구성. ■ 트랜스포터-라스트 미션(액션/15세) 감독 올리베 메가턴 주연 제이슨 스테덤·나탈리아 루다코바 뤽 베송 제작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운반 전문 ‘트랜스포터’ 프랭크 마틴(제이슨 스테덤)은 어느날 불법환경사업가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차에서 10m 이상 떨어지면 자동폭발하는 시한폭탄을 손목에 장착한 채, 의문의 여인을 정해진 장소까지 데려가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자동차 추격 신에 감탄하다 여주인공 캐릭터에서 헛웃음을 짓는다. ■ 볼트(애니메이션/전체) 감독 크리스 윌리엄스·바이론 하워드 주연 존 트래볼타·마일리 사이러스 상상초월의 능력을 지닌 강아지 ‘볼트’는 주인 페니를 도와 온갖 모험을 헤쳐나간다. 하지만 우연히 길을 벗어나면서 자신의 초능력이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생활이 드라마 촬영에 불과했다는 것도. 현실은 냉혹하지만 페니와의 우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교훈과 감동이 함께 있는 ‘완전 멋진’ 애니메이션판 ‘트루먼쇼’. ■ 러브 인 클라우즈(멜로/15세) 감독 존 듀이건 주연 샤를리즈 테론·페넬로페 크루즈 교수를 애인으로 둔 길다(샤를리즈 테론)는 어느날 모범생 가이(스튜어트 타운센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곧 헤어진다. 3년 뒤 파리에서 재회한 두 사람. 교사가 된 가이는 사진작가가 된 길다를 좇아 파리로 온다. 하지만, 길다의 곁에는 이미 스페인에서 망명한 모델 미아(페넬로페 크루즈)가 있다. 약간 지루하지만 유럽의 풍광과 미모의 광채에 만족할 수 있다면….
  • [무슨 영화 볼까]

    ■ 비발디(드라마/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장 루이 길예르모 주연 스테파노 디오니시·아네트 슈라이버 18세기 이탈리아 베니스. 가톨릭 사제 비발디(스테파노 디오니시)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지만, 천재적인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의 예술 열정은 상류층의 음악인 오페라로 뻗어간다. 하지만, 오페라가 성공을 거둘수록 사제의 신분을 벗어 던진 비발디에 대한 베니스 교구의 분노는 더해만 간다. 좋은 소재와 명배우, 아름다운 선율로도 만회되지 않는 허술한 구성. ■ 트랜스포터-라스트 미션(액션/15세) 감독 올리베 메가턴 주연 제이슨 스테덤·나탈리아 루다코바 뤽 베송 제작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 운반 전문 ‘트랜스포터’ 프랭크 마틴(제이슨 스테덤)은 어느날 불법환경사업가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차에서 10m 이상 떨어지면 자동폭발하는 시한폭탄을 손목에 장착한 채, 의문의 여인을 정해진 장소까지 데려가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자동차 추격 신에 감탄하다 여주인공 캐릭터에서 헛웃음이 난다. ■ 볼트(애니메이션/전체) 감독 크리스 윌리엄스·바이론 하워드 주연 존 트래볼타·마일리 사이러스 상상초월의 능력을 지닌 강아지 ‘볼트’는 주인 페니를 도와 온갖 모험을 헤쳐나간다. 하지만 우연히 길을 벗어나면서 자신의 초능력이 더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생활이 드라마 촬영에 불과했다는 것도. 현실은 냉혹하지만 페니와의 우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는다. 교훈과 감동이 함께 있는 ‘완전 멋진’ 애니메이션판 ‘트루먼쇼’. ■ 러브 인 클라우즈(멜로/15세) 감독 존 듀이건 주연 샤를리즈 테론·페넬로페 크루즈 교수를 애인으로 둔 길다(샤를리즈 테론)는 어느날 모범생 가이(스튜어트 타운센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곧 헤어진다. 3년 뒤 파리에서 재회한 두 사람. 교사가 된 가이는 사진작가가 된 길다를 좇아 파리로 온다. 하지만, 길다의 곁에는 이미 스페인에서 망명한 모델 미아(페넬로페 크루즈)가 있다. 약간 지루하지만 유럽의 풍광과 미모의 광채에 만족할 수 있다면….
  • “한국의 아나키즘은 민족해방 수단”

    “한국의 아나키즘은 민족해방 수단”

    “한인 아나키스트들은 일본이라는 제국주의를 타도하고 민족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는 숙명적인 과제 아래 민족해방운동의 한 수단으로 아나키즘을 받아들였다.” 조세현 부경대 사학과 교수는 프랑스 진보 성향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호에 기고한 ‘프루동 탄생 200주년 한·중·일의 아나키즘’에서 한국 아나키즘의 특징을 이같이 규정했다. 15일은 ‘아나키즘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사상가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1809~1865)의 탄생 200주년 기념일. 모든 정치조직과 권력 체제를 부정하고,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주창한 아나키즘은 프루동이 1840년 발표한 ‘소유란 무엇인가’로 이론적 토대를 완성한 뒤 세계로 퍼져나갔다. 조 교수는 “동아시아의 아나키스트들은 본래 개인의 절대적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이상 사회를 건설하고자 서양의 아나키즘을 받아들였지만 개인의 문제보다는 사회 문제의 해결에 좀더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면서 “동아시아 개별국가도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아나키즘의 성격에 일정한 차이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아나키스트들은 반자본, 반천황제의 논리를 가지고 노동자 파업을 통한 부르주아 계급의 타도와 사회주의 건설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서유럽의 아나키즘과 가장 유사한 길을 걸었다. 반면 반식민지 혹은 식민지의 상황에 놓인 중국과 한국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중국의 아나키스트들은 1911년 황제 체제가 붕괴한 이후 곧바로 군벌 정치가 시작되면서 중국 사회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정치 혁명을 넘어서 문화운동에 집중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아나키즘은 민족해방운동의 수단으로서 민족주의 사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대체로 망명객이 많았던 까닭에 대중 운동보다는 주로 테러, 파괴와 같은 폭력수단에 의존해 운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동아시아 아나키즘 운동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국제주의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1900년대 초기 중국인 혁명가와 일본인 아나키스트들이 함께한 ‘아주화친회’는 아시아 각 나라의 혁명달성을 목표로 한 동아시아 최초의 반제국주의 조직이었다. 이 단체는 일본인과 중국인이 중심이 되어 결성했으나 인도, 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인 혁명가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새해에는 이런 뉴스만 들렸으면 ③국제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진입,박격포로 응사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2일 제가 써놓은 기사는 정반대 상황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서울신문의 신년 기획 ‘새해에는 이 뉴스만 들렸으면③ 외신’을 정리하면서 전 가자지구에 평화가 찾아왔다는 어줍잖은,서푼짜리 희망을 드러내 보였습니다.기사를 쓰면서도 내내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고 어지러웠던 것은 간단찮은 현실 때문입니다.사실 이 기사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습니다.하지만 나날이 전달되는 참상은 제가 이런 희망을 품는 일조차 하릴없는 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아침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직전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하고 로켓포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해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국제사회는 연일 목소리를 높여 이스라엘의 과도한 군사력 동원을 규탄하는데 미국과 이스라엘만 외통수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스라엘은 즉각 지상작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예 쇠귀에 경읽기 식입니다.  이런 상황 인식에도 저의 이 ‘작문성’ 기사 하나가 차갑고 냉엄한 국제사회 힘의 논리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 현실을 바꾸는 데 자그마한 힘이라도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기사를 띄웁니다.제발 이런 꿈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하나로,우리 언론도 제발 이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고취시켜 인류가 그래도 21세기에 살면서 수세기에 걸쳐 내려온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초를 얻었다는 얘기를 후세에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간이 무한정 주어지는 게 인터넷의 특성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양적인 적절성이 확보되어야 하겠기에 ‘희망뉴스’는 세 건으로 그치고 나머지는 표제 정도로만 가는 점 양해바랍니다.  다시한번 강조드리지만 오늘의 참담하고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뒤집으면 희망뉴스가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 3년 연장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습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사태가 극적으로 타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5일부터 중동을 방문하면서 이 지역 실세 정치인들을 연쇄 접촉해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이스라엘 정부와 가자지구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해온 6개월 한시 휴전을 2011년까지 3년 연장하는 협정문에 11일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이날부터 하마스는 로켓포 공격을 중단하고 지난 3일 가자지구에 진입했던 이스라엘군의 지상전력과 탱크 등은 일제히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주목할 것은 양측의 공격행위가 일절 중단되는 것은 물론,이 지역의 평화 정착을 항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이-팔 협의체를 출범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요원 10명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비롯,하마스 최고지도자 등 팔레스타인 지도자 10명이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중재 아래 다음달 2일부터 일주일 동안 회담을 갖고 가자 주민들의 이스라엘 출입을 무제한 허용하고 하마스를 무장해제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로 6개월 임기의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 임기를 마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협정이 발효되면 캠프 데이비드 협정 체결로 인해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등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이래 또다시 이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프랑스는 앞으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며 국제 이슈에 개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당시 르몽드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라는 나라가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에는 너무 작다고 생각하는 야심가”라며 “자신이 주창한 신 브레튼우즈 체제와 지중해연합을 본격 가동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미대통령 집속탄 금지협약 가입하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말 93개국이 서명했지만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이 서명을 거부해 빈껍데기 조약이란 비난을 들었던 집속탄 전면 금지를 위한 오슬로 협약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심 끝에 이 협약에 가입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집속탄의 사용과 생산, 이동, 비축을 금지하고 피해자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오슬로 협약에는 지난해 말 93개국이 서명했다.30개국 이상의 비준을 받으면 효력을 갖게 되는데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서명을 마친 국가들마저 이 협약을 발효할 만큼 비준 국가를 채울 수 있을지가 불투명했는데 미국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로 각국 비준 일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로 투하하거나 포로 발사하는 집속탄은 공중에서 8㎝ 크기의 자탄 수백개를 터뜨리며 불발탄으로 남아 있던 자탄도 시간이 지난 뒤 터져 아프가니스탄,라오스,레바논 등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불러왔다.  미국은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라오스에 2억 6000만발의 집속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바브웨 경제 몰라보게 안정,콜레라 차단에도 성공 물가가 한해 동안 23만배가 오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던 짐바브웨 경제가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이 (9월)3일 보도했다.  짐바브웨를 29년간 통치해온 로버트 무가베(84) 대통령이 지난 3월 미 달러로 500억달러에 이르는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미국으로 망명한 뒤 새로 집권한 모건 츠방기라이 정부가 경기부양과 적정한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신인도도 상승했다.  츠방기라이 정부는 자신이 이끄는 민주변화운동(MDC)과 종전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의 연립정부로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정국 안정을 바탕으로 살인적인 물가 인상 압력을 잡아냈다고 IMF는 평가했다.  지난해 1월 국가부도 위기까지 몰렸다가 한해 무려 23만배로 물가가 뛰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짐바브웨 경제는 올 1분기에는 물가상승률이 1000%로 진정되더니 2분기 100%를 거쳐 3분기 10%로 안정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경제가 안정되고 유엔 등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에이즈 감염 상황도 현저히 개선되고 있다.지난해 말 200만명에 이르렀던 감염자 수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오히려 환자들의 사망 또는 완치 등으로 15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해 8월 시작돼 50만명 이상이 감염됐던 콜레라도 완벽히 통제 수준에 이르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지난해 말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짐바브웨의 콜레라 사망자가 1518명으로 보고됐으며, 감염의심 환자도 2만 6497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콩고 키부호 북부에서 지난 2007년 발생한 내전으로 난민으로 전락했던 30만명이 모두 고향으로 되돌아갔다고 유엔콩고감시단(MONUC)이 전했다. ●이밖에 올해 들렸으면 하는 희망뉴스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경기부양과 재정 지출에 힘입어 8% 성장에 성공했다는 뉴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오랜 국경 분쟁을 마감하고 화해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뉴스  소말리아 해적이 완전 소탕됐다는 뉴스  이란 핵문제가 완전 해결됐다는 뉴스 등을 ‘상상’해볼 수 있겠네요.물론 중국 경제의 안정은 세계경제를 위기에서 탈출시키고 우리 경제 회복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 건 다들 잘 아시겠지요.  이상 ‘희망 뉴스’였습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방글라데시 총선,하시나 AL 압승

    29일(현지시간) 7년만에 치러진 방글라데시의 9대 총선에서 세이크 하시나(61) 전 총리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이 압승을 거뒀다고 AP통신이 30일 보도했다.이에 따라 향후 방글라데시의 정국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총리를 지낸 하시나가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방글라데시 선거관리 위원회는 이날 300개의 선거구 중 295개의 개표가 마감된 가운데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AL이 228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AL과 연대한 무하마드 에르샤드의 자티야당(JP) 등이 32석을 확보해 하시나측은 모두 261석을 확보했다.반면 베굼 칼레다 지아가 주도하는 방글라데시민족주의자당(BNP)측은 30석을 얻는 데 그쳤다.총선 압승으로 총리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하시나는 방글라데시의 초대 대통령인 세이크 무지부르 레만의 딸이다.1960년대 중반 에덴칼리지와 다카 대학에서 아버지가 만든 AL의 학생조직을 이끌며 정치에 입문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1975년부터 6년간 영국 등을 전전하며 망명 생활을 하다 AL의 당대표로 선출됐다.이후 과도정부를 공격하는 야당 지도자로서 명성을 날린 그녀는 1996년 총선에서 AL을 승리로 이끌고 첫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하시나는 재임기간 중 군부 독재자인 에르샤드와 손을 잡으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경제파탄과 부패 만연을 초래했다는 비판속에 2001년 총선에서 지아의 BNP에 패한 바 있다.한편 BNP측은 투표 마감 직후 이번 선거에서 부정과 조작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해 폭력사태 재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팔 전면전 위기 고조] 안식일에 대공습… 다시 불붙는 ‘중동 화약고’

    [이·팔 전면전 위기 고조] 안식일에 대공습… 다시 불붙는 ‘중동 화약고’

    27~28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최근 하마스와의 휴전이 파기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하마스는 지난 18일 휴전연장을 거부한 채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로켓탄과 박격포 등을 잇따라 발사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무장단체 진지를 선별 공습하기도 했다.그러나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의 안식일에 발생해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허가 찔린 셈이다.이스라엘이 공습 경보조차 울리지 않아 희생자가 더욱 많았다는 분석이다. ●원인은 ‘가자지구 봉쇄정책’ 때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6월 휴전 체제가 성립됐지만,지난달 4일 이스라엘은 접경지대의 땅굴을 분쇄한다는 목적으로 가자지구 진입작전을 전개했다.급기야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수십발의 박격포를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졌다.하마스는 지난 18일 휴전연장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충돌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정책이다.이스라엘은 지난해 6월부터 유엔의 구호품이 전달되지 않도록 가자지구의 통로를 차단해 하마스 체제 고사작전에 돌입했다.가자지구 150만명의 주민들은 극도의 빈곤에 시달려야 했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중도 성향의 카디마당과 노동당이 이끄는 현 연립정부는 지난달까지 보수야당인 리쿠드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아 재집권이 불투명해졌다.이에 이스라엘 정부가 국민들에게 ‘강한 이스라엘’을 각인시켜 지지를 이끌어내는 카드로 공격을 감행했다는 해석도 흘러나온다.무스타파 바르구티 전 팔레스타인 정보장관은 28일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학살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선거 경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하마스 강경 태세… 자살테러 등 반격 나설 듯 이번 분쟁이 전면전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시각도 있다.하마스가 보복조치로 자살테러 등 거센 항전에 돌입하고 이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전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스라엘의 일간 히레츠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에 이스라엘군이 속속 집결하면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미국 폭스TV와의 인터뷰에서 “지상에서 병력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곳에 투입될 것이며 우리 의도는 게임의 원칙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28일 대대적인 지상공습을 위해 수천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발령했다. 하마스는 강경자세다.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망명 중인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도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봉기를 지시했다.자살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태세다.하지만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진화에 나선다면 휴전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알퍼 요시 텔아비브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다시 평화협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SPECIAL 7080] 학림다방-역사와 추억이 현재와 어우러진 그곳

    [SPECIAL 7080] 학림다방-역사와 추억이 현재와 어우러진 그곳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5년에서 3년 아니 2년으로 점차 짧아지는 요즘.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대학로에서 50년 넘게 자리 한 번 바꾸지 않고 옛 모습을 지키고 있는 곳이 있다. 70~80년대 젊은이들의 근거지이자 문화의 산실인 학림다방이다. 몇 차례 주인이 바뀌고 대학로의 그 대학이 자리를 옮긴 지도 오래건만, 학림만은 굳건하다. Since 1956 학림. 건물 입구 간판에서 학림다방의 역사를 읽는다. 흰색과 녹색이 깔끔하게 조화를 이룬 커다란 간판엔 다방이란 말 대신 커피(coffee)를 붙여놔 최근 만들어진 듯 보이지만 학림다방은 무려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956년 처음 문을 연 뒤 반세기가 넘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자리를 지키며 많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학림은 이곳 대학로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을 지키고 있는 낭만의 장소다. 화려한 대학로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70~80년대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학림다방, 추억과의 재회 학림의 역사성은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없이 드나들던 사람들이 찍어놓은 발자국이 쌓이고 쌓여 거뭇한 나무계단. 그 계단 끝에 자리한 학림으로 향하는 길은, 실제로는 나지 않지만 한 발씩 뗄 때마다 삐거덕 소리가 날 것처럼 오래돼 보인다. 어디 그뿐이랴. 계단을 다 올라 문을 열면 시대극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복층식 실내구조. 친구들과 모여앉아 무언가를 모의하고 토론하기에는 딱인 구석자리가 많다. 곳곳엔 긁힌 흔적이 있는 나무탁자와 쿠션감 없는 빛바랜 의자가 조용하게 흐르는 클래식 선율에 감싸인 채 놓여 있고, 진한 갈색 톤의 어두운 실내는 공간 스스로 추억을 음미하는 듯 아스라하다. 베토벤 두상과 유명 음악가들의 연주 모습을 담은 사진, 그리고 벽 한쪽을 촘촘히 채우고 있는 LP판 등등, 계란 동동 띄운 모닝커피라도 팔 것 같은 그야말로 옛날식 음악다방의 모습이다. 이런 학림의 모습이 번쩍거리고 화려한 곳에 익숙한 이들에겐 다소 촌스럽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낡은 탁자에 기대어 앉아 커피 향과 어우러지는 클래식음악을 들으며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대학로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오래된 공간이 주는 포근함에 취해 묘한 향수에 젖게 된다. 그 때문에 옛 추억을 찾아오는 중장년층도 많지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이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이다. 설탕과 프림 듬뿍 든 다방커피의 과거와 신선한 원두커피의 현재가 공존하는 학림은, 7080세대가 아니어도 추억이 서려 있지 않아도 찾게 되는 마력이 있는 추억의 명소이자 세대 간의 소통의 장소가 되고 있다. 7080세대의 문화의 산실 지금은 관악산 기슭으로 옮겨진 옛 서울대 캠퍼스 앞(현재의 마로니에 공원)에 문을 연 학림은 서울대생들의 단골 다방이었다. 오죽하면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 사이에서 ‘제25강의실’이라 불렸고, 문리대의 옛 축제명 학림제란 이름이 학림다방에서 유래되었을까. 당시 위치적으로 가까워 서울대생들이 많이 드나들었지만, 학림은 그 시절 대학로 일대의 젊은이들이 공유하던 문화공간이었다.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를 외치던 대학생들, 즉 오늘날 7080세대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통기타와 다방 같은 낭만의 문화를 잃지 않고 향유했다. 그 시절 학림은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학생들의 토론장이자, 커피 한 잔을 놓고 음악과 문학과 사랑을 논하던 젊은이들의 낭만의 공간이었다. 당시 학림을 드나들며 젊은 날을 보냈던 이들은 소설가 김승옥·박태순, 시인 김지하·황지우·김정환, 가수 김민기, 작곡가 김영동, 미술평론가 유홍준, 지금은 고인이 된 소설가 이청준과 시인 천상병 그리고 수필가 전혜린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자유와 낭만에 목말라하던 젊은이들의 거리 대학로에서, 학림은 그들만큼이나 뜨거웠던 한 시대를 보냈고, 아직도 그 자리에서 지금은 중년이 된 그때의 젊은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2001년 4월 학림을 찾은 시인 김지하는 “학림시절은 내겐 잃어버린 사랑과 실패한 혁명의 쓰라린 후유증, 그러나 로망스였다”는 글을 낙서장에 남겼다. 전화번호부 두 권 분량의 두께를 가진 학림의 20년 된 낡은 낙서장에는 추억을 찾아 온 이들의 메모가 빼곡하다. 조심스레 종이를 넘기며 찬찬히 낙서를 읽다보면, 당시 젊은이들에게 학림이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다. 반세기 넘는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켰기에, 20년이 지난 다음에도 장성한 아들과 함께 찾아 와 자신의 젊은 시절 향유했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곳. 그렇기에 오랜 프랑스 망명생활 끝에 귀국한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의 저자 홍세화 씨는 낙서장에 이런 말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학림 이름은 안 잊었노라. 1999. 6. 14. 서울 학림에서 홍세화. 반갑구나, 학림!” 클래식만을 고집해 온 음악다방 소설가 김승옥이 <볼레로>를 청해 들으며 슬피 울고, 시인 김정환이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만 신청해 들어서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곳, 학림다방. 이곳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학림은 50여 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것 같이 쭉 클래식만을 고집해 온 음악다방이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오디오가 귀한 가난했던 그 시절. 다방은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종일 앉아 있을 수 있는 젊은이들의 사랑방이었다. 예전에는 DJ가 앉아 신청곡을 틀어주었을 음악박스는 지금은 계산대로 변해 있다.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들을 수 있는 베토벤, 슈베르트 등 클래식음악의 선율은, 다방커피가 원두커피로 대체되었듯 LP판에서 CD로 바뀌어 다방 벽을 타고 맑게 흘러내린다. 변한 세월 탓에 이제는 장식용일 때가 더 많은 턴테이블과 70~80년대를 수놓던 1,500여 장의 클래식 LP판들은 조용히 제자리에서 학림의 음악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비록 학림의 역사 때문에 옛날식 다방에 대한 환상을 품고 찾아와 다방커피도 없고, 턴테이블 위에서 지지직거리며 흐르는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아 실망스러운 마음이 든다 해도, 추억을 반추하게 하는 많은 것들이 도사리고 있는 학림은, 한 잔의 커피를 다 마실 때쯤 그 실망감도 비우게 해준다. 프랑스 파리의 생제르맹 거리는 서울의 대학로와 비슷한 문화의 거리다. 대학로에 50년 역사의 학림다방이 있다면 생제르맹 거리에는 100년 전통의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re)’가 있다. 사르트르와 보봐르, 알베르 카뮈, 자크 프레베르 등이 자주 찾았던 이곳은 파리 여행자들에게 추천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혁명과 문학과 진실한 사랑을 나누던 수많은 예술인들의 향기가 서린 학림다방. 이곳도 카페 드 플로르처럼 100년 전통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다방으로 남아, 역사와 함께 더욱 빛나는 우리의 자산이 되길 바란다. 글·사진 최수진 프리랜서 기자
  • 이재오 “내년 6월前 귀국할 수도”

    “비자 만료시점 전에라도 귀국할 수 있다.” ‘왕의 남자’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의 조기 귀국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제기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년이 되는 내년 2월을 전후해 대폭적인 개각을 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는 시점이어서 이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이 전 의원의 비자 만료시점은 내년 5월이다. 이 전 의원은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컬럼비아대 한인학생회 주최 강연에 잇달아 참석해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작심한 듯 뉴욕서 국내정치 발언 언급 그는 자신의 조기 귀국설과 관련,“어떤 사람은 빨리 와야 한다고 하고,또 어떤 사람은 오면 안 된다고 한다.”며 “외국에 망명한 사람도 아닌데 ‘와야 한다.’거나 ‘오면 안 된다.’는 논쟁 때문에 귀국 일정을 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비자가 끝나기 전에라도 제 스스로 판단해서 지금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한국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그 때는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친이계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이 전 의원이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기귀국을 시사한 말로도 들린다.이 전 의원이 연말과 새해 초로 예정했던 유럽 및 아프리카 여행을 최근 취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 전 의원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정무장관이나 환경부장관 후보로 거론된다.이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탄생의 대표적인 공신으로 꼽히지만 현재는 ‘무관(無冠)’이다.이와 관련,이 전 의원은 “선거과정에서 책임졌다(공헌했다)고 해서 선거 후 반드시 고위직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부족함을 채우면서 스스로 연수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서도 그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은 누구든지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더구나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역할을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통령 실력발휘 기회 없었다” 이 전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면서 “한 가지 변명하자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쇠고기 파동과 외부요인으로 인한 경제위기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임기가 4년이 더 남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많은 지지를 모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최근 구속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를 염두에 둔 듯 그는 “권력이 바뀔 때마다 크고 작은 사람들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데 권력은 일을 하기 위한 도구가 돼야지 개인의 위세를 누리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며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부정·부패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큰 배신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운하 전도사’로도 불렸던 이 전 의원은 대운하에 대해서는 “지금 답변을 하면 여러가지 억측이 나올 것 같아 답변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태국정치상황 일지

    ▲2001년 6월 탁신 설립 타이락타이(T RT)당 총선 압승…탁신,총리 취임 ▲2005년 2월 TRT 재집권 ▲2006년 2월 탁신 일가 탈세의혹으로 반정부시위 격화 9월 군부 쿠데타 발생,탁신 총리 축출 ▲2007년 5월 헌법재판소,TRT 등 4개 정당 해산 결정 8월 대법원,탁신 부부 체포영장 발부 12월 탁신계 신당 국민의힘(PPP) 총선 승리 ▲2008년 1월19일 PPP 중심 연정 구성 발표 28일 탁신계 사막 순다라벳 총리 선임 2월28일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귀국 5월25일 사회단체 국민민주주의연대(PAD) 반정부 시위 8월11일 탁신 부부 영국으로 도피,망명 신청 26일 PAD 시위대 정부청사 난입 점거농성 9월2일 민-민 충돌로 1명 사망,40여명 부상… 사막 총리, 군 투입 후 비상사태 선포 9일 헌재,공직자 겸직 금지 위반으로 사막 총리에 사퇴 명령 17일 태국의회,솜차이 옹사왓 총리 선출11월24일 PAD,정부 임시청사·의사당·국제공항 점거 27일 PAD,방콕 제2공항 돈므앙 공항마저 장악…솜차이 총리 공항2곳 비상사태 선포 12월2일 헌재,집권당 해산 명령
  • 달라이 라마 이번엔 한국 오나

    달라이 라마 이번엔 한국 오나

     ‘이번엔 한국에 올 수 있을까.’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방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불교계가 달라이 라마의 환생 스승인 제22대 링 린포체에게 달라이 라마의 내년 9월 무비자 지역 제주도 방문을 전격 제의한 것.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의 초대로 방한 중인 링 린포체는 지난 24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은 제의를 받고 “부처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서로 힘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위한 불교계의 움직임이 바빠질 전망이다.  한편 링 린포체는 이날 달라이 라마의 방한에 앞서 지관 스님을 먼저 인도 다람살라에 초대해 불교계가 한결 고무된 눈치.링 린포체는 “달라이 라마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달라이 라마가 주석하고 있는 인도로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지관 스님은 이에 대해 일단 “인연이 닿으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언제인지 약속은 못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링 린포체는 달라이 라마 입적 후 어떻게 환생할지를 찾아내는 역할을 맡은 고승. 지금의 달라이 라마를 점지한 21대 링 린포체가 달라이 라마와 인도로 망명했으나 20여년 전 입적했고,그해 태어난 690명 중 세밀한 환생 확인 절차를 거쳐 22대 링 린포체로 확정됐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K3리그 승부조작 이면에는…

     안드레아스 에스코바르 선수가 있었다.1994년 미국월드컵 때 콜롬비아 대표팀의 수비수였다.지역예선에서 전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5-0으로 대파한 콜롬비아였지만 본선에서는 여의치 않았다.그들은 루마니아에 1-3으로 졌고 홈팀 미국과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그들의 진짜 비극은 미국 팀의 땅볼 크로스가 그만 수비수인 에스코바르의 발을 맞고 골이 된 것이다.귀국한 지 며칠 후 술집에 들렀던 에스코바르는 어느 괴한이 쏜 총을 맞고 사망하고 말았다.당시 콜롬비아 대표팀을 이끌었던 마투라나 감독은 에콰도르로 망명해 버렸다. 꽤 오랫동안 이 비극은 축구에 빠진 어느 열성 팬의 우발적인 총격으로 알려졌으나 실은 콜롬비아 조직폭력배의 소행이었다.그들은 거의 모든 경기에 내기를 걸었고 그 중에서도 월드컵은 엄청난 베팅 금액을 자랑하는 ‘큰 판’이었다.그런데 에스코바르의 자책골 때문에 어느 조직이 큰 낭패를 봤고 이 탓에 총격 살해가 벌어진 것이다. 국내 축구 리그에서도 ‘도박’이라는 섬뜩한 단어가 등장했다.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2일 중국 도박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해 온 아마추어리그 K3-리그 축구선수 이모씨를 구속하고,다른 선수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이 어제오늘 갑자기 터진 일이 아니라고 한다.이 사건을 경찰에 제보한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K3 경기장에 중국 유학생들이 전화로 중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국내 팬들도 찾지 않는 경기를 중국 유학생이 전화로 중계해온 것이다.그에게 접근해온 중국 범죄단은 승부 조작에 가담하면 곧바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시즌을 잘 마치면 해외에 나가 편히 살 돈까지 주겠다고 했으며,만약 승부조작이 제대로 안 되면 킬러가 올 수도 있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한다.그러니까 이번 사건은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도박 사기단이 조직적으로 관여해온 것이다. 축구협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으니 그 실상이 차차 드러나겠지만 이는 단순히 축구계 내부의 일이 아니라 국제적인 범죄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더 이상 같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의 신속하면서도 깊이 있는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사실 공만 차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무명의 선수와 지도자는 늘 생계에 쪼들린다. 이 사건도 극단적인 생활고 때문에 빚어진 ‘생계형 범죄’라고 봐야 할 것이다.범죄에 연루된 선수들을 무조건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그들이 어떤 조건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는지 돌아 보자는 얘기다.  공을 차는 것만으로는 가족의 생계는커녕 개인의 생존조차 불가능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은밀한 범죄의 유혹을 이겨 내기가 힘들다.승부 조작에 한번 가담하면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 한다.마치 달리는 말 앞에 당근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무명의 선수들은 몇 푼의 돈을 위해 끝없이 사기 범죄의 늪에서 허우적거려야 하는 것이다.국제적인 차원의 방대한 수사는 경찰에 맡기되 진실로 축구계가 함께 생각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 점이다.공을 차는 일만으로도 최소한의 생계가 가능한 여건을 만드는 것 말이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WBC ‘일본-쿠바’ 선수단 구성 차질

    WBC ‘일본-쿠바’ 선수단 구성 차질

    지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맞붙었던 일본과 쿠바가 내년 초 제2회 대회를 앞두고 대표 선수 구성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은 프로구단의 비협조. 쿠바는 망명이 문제다. 이병규가 소속된 주니치 드래건스의 투수 이와세 히토키. 아사오 다쿠야. 다카하시 아키후미. 외야수 모리노 마사히코 등 4명이 WBC 일본 대표 후보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라 다쓰노리(요미우리) 감독이 이끄는 일본 WBC 대표팀은 이미 48명의 후보를 발표하고 12월15일 로스터 압축을 예고한 상태.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노메달의 수모를 WBC에서 씻어내겠다며 이번에 최강전력구성을 장담했던 터라. 4명의 불참의사는 날벼락에 가까운 충격이다. 비난 여론이 일자 주니치 오치아이 감독은 22일 “이와세와 모리노는 베이징올림픽에 다녀온 뒤 (대표팀에)더 나가고 싶지 않다고 했고. 다른 2명은 부상이 있다”면서 “모두 자신의 뜻으로 사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바 또한 평탄치 않다. AP통신은 23일(한국시간) 쿠바의 에이스 야델 마르티(30)와 외야수 야세르 고메스(29)가 WBC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규율을 무너뜨린 심각한 행동’을 한 탓이다. 즉. 미국으로 망명하려다 붙잡힌 것이다. 마르티는 제1회 WBC에 참가해 4경기에서 1승무패. 2세이브. 방어율 0의 성적을 올리며 박찬호. 일본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함께 최고투수에 선정됐다. 고메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선수. 2007년 국내 리그에서 타율 0.394를 기록했다. 둘은 나란히 올 8월 베이징올림픽에 나서지 않아 세계 야구계의 관심을 끌었다. 둘은 이번 망명실패로 나란히 소속팀에서도 방출됐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中, 티베트 지도자대회에 ‘경고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더 이상의 소동은 필패뿐이다.” 주웨이췬(朱維群)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티베트 망명 정부에 거듭 통첩성 경고를 보냈다고 19일 인민망(人民網) 등이 보도했다. 지난 17일부터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열리고 있는 티베트 망명 지도자 대회를 겨냥한 발언이다. 대회에서는 기존의 자치권 확대를 목표로 한 중간노선에서 탈피,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공식 투쟁노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주 부부장은 18일 저녁 프랑스 파리에서 교민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중국은 그동안 달라이라마 집단과의 협상에서 성의를 다했다.“며 ”달라이라마 집단이 분열주의를 계속한다면 더 이상의 출구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회가 열리기 전 ‘이번 특별회의는 티베트 지역의 대표성을 갖지 못한 모임’이라고 평가했던 것보다 훨씬 강경하고 다급해졌다. 그만큼 이번 대회가 티베트 문제의 중대한 기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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