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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인터넷 실명제와 법의 권위/금태섭 변호사

    [열린세상] 인터넷 실명제와 법의 권위/금태섭 변호사

    한기업이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뒤 그 파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글로벌 UCC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한국 사이트에 동영상이나 댓글 등 게시물을 올릴 수 없도록 하는 대신 실명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초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하면 1일 평균 방문자가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려면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구글코리아는 이러한 제도에 따르느니 차라리 게시판 기능을 포기하겠다고 나온 것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익명성은 표현의 자유의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전세계에 폐쇄적 국가로 인식될까 걱정이 된다거나, 국내 업체만 규제를 받고 서버를 외국에 둔 외국 업체는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서 역차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한다. 심지어 국회 입법조사처마저도 인터넷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네티즌의 ‘사이버 망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고 구글 등 외국 기업에서 한국 포털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등 산업적으로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구글코리아 측에 유감을 표명했고 정부·여당에서도 “구글의 조치는 오히려 한국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에 장애로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원진 구글코리아대표는 “우리가 이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열어줄 계기를 만들면 국내 인터넷 문화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나 우리나라 포털 산업에 대한 영향을 떠나서 보더라도 최근의 인터넷 규제 조치는 자칫 법 경시 풍조를 불러와서 법의 권위를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코리아의 설명을 따르면 이용자가 한국 이외에 글로벌이나 다른 국가로 국가 설정을 할 경우 동영상과 댓글 올리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에서 접속하는 아이피 기준이 아니라 사용자 선택에 따라 국가를 설정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실명제에 관한 법규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국가 설정을 바꾸는 방법으로 손쉽게 본인 확인 없이 동영상이나 댓글을 올릴 수 있고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국가 설정을 외국으로 하더라도 한글 이용이 자유로운 마당에 유튜브 사이트의 이용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분명해 보인다. 심지어 청와대마저도 대통령의 홍보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서 유튜브의 국가 설정을 ‘전세계’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은 지켜질 것을 기대할 수 있을 때에만 권위를 가진다. 탈법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 없이 규제 법규만을 양산하여 법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 자칫 법을 지키지 않아도 좋다는 그릇된 인식이 생겨날 수 있다. 인터넷 실명제를 완벽하게 실시할 수 있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 정책인지 평가의 문제만 남는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인터넷 실명제를 피해갈 수 있다면 정책의 타당성을 살필 여지가 없게 된다. 흉악 범죄가 언론을 장식할 때마다 뒤따르는 특별형법의 양산과 엄벌주의의 강조가 비판받는 것은 법을 어기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한 처벌보다 오히려 위법한 행위를 하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인터넷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따지기 전에 과연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한편에서는 규제 법규를 계속 만들어내고, 다른 편에서는 그 법규를 피해가는 일이 성행하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금태섭 변호사
  • 세상을 바꾸려면 직접 움직여라

    DIY(Do It Yourself)는 내 손으로 가구를 만들고 헌옷을 고쳐 입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국 브라이튼에서 망명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앨리스 커틀러, 스페인과 영국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킴 브라이언, 리즈대학에서 자율성·국제정치를 강의하는 폴 채터튼은 우리의 생활 속 행동 하나하나를 ‘DIY’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트래피즈 컬렉티브’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들은 변화를 추구하는 다른 사람들과 캠페인을 벌이고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를 모아 ‘혁명을 표절하라’(황성원 옮김, 이후 펴냄)를 내놓았다. 세 사람은 이 책을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영감을 주며 사회 변화를 위해 성찰하고 행동하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반은 안내서이고 반은 비평서”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 자원 고갈, 분배의 불균형 등 세상은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정치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대기업의 눈치를 보고, 부패한 정치제도의 핵심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트래피즈 컬렉티브는 직접 행동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삶, 의사 결정, 건강, 교육, 먹을거리, 문화행동주의, 자율공간, 언론, 직접행동 등 9개 주제에서 실천방안을 소개한다. 두꺼운 종이와 보온병의 원리를 이용한 건초 보온 상자, 태양열과 간단히 단열처리된 쟁반 모양의 그릇으로 만든 온수 샤워기 등 소소한 방법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약학 산업과 연계돼 이윤을 노리며 질병을 키우는 권력형 의료계 종사자들 대신 우리 스스로 건강을 돌보는 방법도 제안한다. 위계와 이윤의 유혹을 떨쳐낸 다양한 형태의 보건 전문가들, 건강 문제 워크숍, 값싸면서도 안전한 먹거리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아울러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민주화하는 훈련법, 학습으로 대안을 찾는 교육법, 편향되고 감춰지거나 광고와 소유권의 통제를 받는 언론을 넘어 소통하는 방법, 공동체 정원을 만드는 방법 등 일상에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당장 적용하기는 힘들어보이는 것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같은 일들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 불안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위안이 보인다. 2만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탁신 前총리 등 14명 체포영장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태국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반정부 시위가 14일 수습 국면으로 돌아섰다. 이틀에 걸친 진압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2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치자 시위대는 인명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 자진 해산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이날 “진압작전이 거의 완료됐지만 시위대의 위협은 끝나지 않았다.”며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는 비상사태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성과 피로 얼룩졌던 신년연휴도 16~17일 이틀 더 연장하기로 했다. 태국 법원은 이날 오후 해외에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등 시위 주도자 14명에 대해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에 따르면 탁신은 사회 불안정을 야기하고 대중에게 위법을 조장한 혐의로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20일째 이어졌던 정부청사 농성도 마무리됐다. 현지방송 PBS와 더 네이션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측 지도자 자투폰 프롬판은 이날 오전 “많은 형제들이 죽거나 다쳤다. 더 큰 참사를 피하기 위해 시위를 끝내기로 했다.”며 시위자들에게 봉쇄를 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일전을 벼르던 시위대 2000여명이 농성장을 빠져 나갔다. 그러나 지도부는 “잠시 흩어지지만 다시 싸울 것”이라며 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은 로이터통신에 15일까지 이어지는 태국의 설날인 송크란데이 이후 다음 행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산 직후 경찰에 출두한 시위 주도자 5명 중 3명은 경찰에 입건됐다.사상자 발생에 유감을 표시한 아피싯 총리는 탁신 전 총리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 폭력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의회를 해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시위대에 합류한 이들의 우려는 알아 들었다.”며 조기 총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주요 경제기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현지 통화등급을 A에서 A-로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인터넷 통제 논란 2라운드

    구글(google)이 유튜브 한국 사이트의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를 거부하면서 정부에 의한 ‘인터넷 통제’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실명제는 악성 댓글(악플)을 막기 위해 대형 포털과 언론사 사이트의 기사와 게시판에 자신의 의견을 펼치려면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한 제도다. 한국만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하루 방문자수 10만명 이상 사이트로 적용 대상이 확대돼 유튜브도 포함됐지만 구글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며 실명제를 거부하고, 한국 유튜브에서는 댓글과 동영상을 올릴 수 없게 했다. 더욱이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네이트는 2월28일부터 완전 실명제(댓글에 이름이 직접 드러남)를 실시하고 있지만 악플이 여전해 실명제 효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엠파스, 싸이월드 등과 게시판 및 뉴스 서비스가 합쳐진 데다 최근 장자연 사건까지 겹쳐 완전실명제 실시 이후 댓글이 10배 이상 늘었고, 이에 따라 악플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저작권법도 인터넷 통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 법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불법복제물의 삭제나 전송 중단 조치를 세 차례 받은 게시판은 6개월간 폐쇄될 수 있다. 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됐던 다음 아고라에 네티즌들이 지금처럼 신문 기사를 퍼 나르면 정부가 강제로 폐쇄시킬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사람을 모욕하는 정보’의 유통방지를 위해 인터넷기업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정보를 모니터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업체들은 “하루 수백만개의 이용자 작성 게시물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네티즌들도 “정당한 비판이나 평가도 명예훼손으로 삭제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리는 ‘사이버망명’까지 유행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만 규제를 받고, 서버를 외국에 두고 한국에서 영업하는 구글, 야후 등은 규제에서 자유로워 역차별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우리 역사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나라가 거꾸로 갈 수 밖에 없어”

    “우리 역사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나라가 거꾸로 갈 수 밖에 없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열린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강당. 주제발표가 한창이었지만, 청중은 아무리 넉넉하게 헤아려도 50명이 넘을 것 같지 않았다. 행사를 준비한 김자동(81)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은 “그래도 90주년인데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와서 들었으면 했는데….”라고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임시정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물으면 대부분 김구 선생이 주석이었다는 것 정도”라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교육이 문제”라고 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정의로운 선조들에 관한 교육을 아주 안 하는 것은 아닌데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사법시험은 법률 조목과 판례를 다 외워야 한다지만 컴퓨터로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시대 아니냐.”면서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 제대로 재판도 할 수 있는데, 법조인의 태반이 그걸 모르니 출세와 돈만을 지향하고, 현실에 아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의 가족사는 임시정부의 역사이다. 그의 할아버지 동농 김가진 선생은 한일합병 이후 국내에서 항일비밀결사인 조선민족대동단을 이끌다 임정이 있던 중국 상하이로 망명했다. 대한제국 시절 병조참판과 공조판서를 지낸 동농 같은 거물이 임정에 참여함에 따라 일제는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동농은 당시 맏아들인 김의한 선생을 데리고 망명했고, 김 회장은 1928년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에서 태어나 김구·이동녕·이시영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품에서 자랐다. 김 회장은 2006년부터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중국여행을 해보니 남경학살박물관이 있더라.”면서 “일인들이 중국 사람 수십만명을 학살한 사건을 설명해놓았는데, 가장 열심히 박물관을 돌아보는 사람들은 일본 관광객들이었다. 우리도 그런 장소를 만들어 일본의 후세들이 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일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금도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에 써달라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성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기념관 건립과는 거리가 먼 액수라고 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1946년 국내에 들어온 뒤 조선일보와 민족일보 기자 등 언론인으로 일했다. 임시정부기념사업회로 범위가 넓어지기 이전에는 무려 50~60명이 일제에 붙잡혀 징역살이를 한 조선민족대동단을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그때 ‘항일투쟁하면 3대가 못살고, 친일하면 대대로 잘 산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한다. 일년에 한 차례쯤 모여 식사라도 같이하는 조촐한 모임을 생각했지만, 대동단의 후손 가운데 회비라도 낼 수 있는 중산층으로 분류할만한 후손은 단 한 사람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13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일. 지난해 이른바 뉴라이트 진영과의 ‘건국 60주년’ 논쟁과 관련해 김 회장에게 정부에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역대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정부도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같다.”면서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의 역사쯤은 알아야 한다. 잘된 점이든, 잘못된 점이든 자기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거꾸로 가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방콕 비상사태 선포… 강제진압 초읽기

    방콕 비상사태 선포… 강제진압 초읽기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볼모’로 잡아 회의를 무산시키자 정부가 12일 다시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정부가 군병력과 탱크, 장갑차를 시내 곳곳에 배치, 강제진압 초읽기에 들어가자 시위대는 “사람들이 우리의 무기”라고 맞서 유혈사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06년 쿠데타로 축출돼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도 이날 전화성명을 통해 “혁명에 나설 때”라며 “탄압이 시작되면 즉시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복귀의사를 밝혀 정국은 더욱 요동칠 전망이다. ●3만명 시위행렬… 주요길목 10곳 차단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12일 수도 방콕과 논타부리, 아유타야 등 주변 5개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시민들에게 곧 시위대 진압에 나설 예정이니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발표 직후 장갑차 수대가 방콕 중심지로 이동하고, 최루탄으로 무장한 경찰 1000명이 정부청사로 진입하면서 현지언론은 곧 강제진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군 대변인은 “육·해·공 56개 중대 병력을 버스 정류장, 기차역 등 시내 요지 50곳에 배치한다.”며 “이는 쿠데타 임박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라 질서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UDD)’이 이끄는 시위대가 이미 장갑차 2~3대를 탈취하고 방콕 경찰청으로 향하는 도로 등 주요 길목 10곳을 차단해 정부의 ‘특단’에 대한 회의가 깊어지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자 도심 전역에서 3만명이 시위에 나섰으며 이중 수백명은 내무부 청사에서 돌과 막대기 등으로 총리가 탄 차량을 공격했다. 경찰이 공중에 경고사격을 하자 시위대가 항의하면서 수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아세안 회의 연기… 시위 주도자 체포 11일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아세안 정상회의는 반정부 시위대 100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회의장인 로열클리프 호텔을 봉쇄하면서 취소됐다. 이들은 호텔을 둘러싼 비무장 군병력의 벽을 뚫고 유리문을 깨고 내부로 난입해 ‘총리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의 공세가 폭력사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태국 정부는 파타야와 인근 촌부리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6시간 뒤 해제했다. 16개국 정상들도 헬리콥터를 타고 인근 우타파오 군비행장으로 탈출하는 등 허겁지겁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강경 자세를 고수하다 회의를 두 번째 연기하며 체면을 구긴 태국 정부는 12일 즉각 ‘응징’에 나섰다. 아피싯 총리는 이날 오전 주례연설에서 시위 관련자에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신속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의 무산을 주도한 UDD 시위대 지도자인 아리스문 퐁루엥롱도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나 UDD 지도부는 “회의를 막는 데 성공했다.”며 13~15일 태국의 설날인 송크란데이 축제 기간에도 시위대를 결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경 대응을 부르짖던 정부가 시위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현 정부의 존립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쿠데타설 확산… 정부 존립 위기론 대두 아피싯 총리는 “3~4일 내 평화를 회복할 것”이라며 빠른 수습을 약속했지만, 이번 사태로 태국의 취약한 민주주의뿐 아니라 입헌군주제까지 손상될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쿠데타가 발생하거나 정부가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위기론’이 세를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신문 더 네이션은 익명의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정부가 48시간 내 중대 결정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관광위원회는 이번 소요로 56억달러 규모의 관광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평화 찾지 못한 줌머족 고통에 관심을…”

    “평화 찾지 못한 줌머족 고통에 관심을…”

    2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으로 망명한 수벌 모니 탄창갸는 아직도 어릴 적 기억을 떨쳐내지 못한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족들이 땀흘려 일구던 텃밭이 화염에 휩싸였던 것, 이웃 아저씨가 방글라데시 군인들에게 맞아 피를 뿜고 죽어 가던 모습이 생생하다. 현실은 소년을 투사로 만들었다. 그러나 탄압은 더더욱 거세졌다. 탄창갸는 인도와 태국을 거쳐 26세 되던 해인 2007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과학자를 꿈꾸던 그의 인생이 풍비박산 난 건 순전히 그가 방글라데시 소수 민족인 줌머(Jumma)족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12일 ‘보이사비 축제’ 준비 한창 탄창갸는 오는 12일 김포 양촌 다목적체육관 무대에 선다. 한국으로 치면 설날에 해당하는 ‘보이사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한국에 모여 사는 줌머인 50여명은 2002년부터 매년 4월12일이면 전통 춤과 노래를 부르며 타지에서 사는 설움을 달랜다.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재한 줌머인들을 9일 김포에서 만났다. 줌머인은 방글라데시 동남부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역에서 사는 소수민족이다. 인도의 지배를 받을 때는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1947년 파키스탄으로 지배권이 넘어가면서 경작지가 수력발전소 건설로 수몰되고 인구의 40%가 인도로 강제이주됐다. 1971년 방글라데시 치하에 놓였지만 자치권은 요원했다. 약탈과 강간이 난무하고 있다. 줌머인 가운데 처음으로 1994년 한국으로 망명한 산티지반 차크마(41)는 망명한 지 10년이 지난 2004년에서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차크마는 운 좋게 난민이 된 재한 줌머인 18명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이 아니라는 것 외에 다른 점은 없다. 김포의 작은 자동차 납품공장에서 일하는 그는 2001년 만난 아내와 살고 있다. 차크마는 “망명 올 때 한국이 군부정권에서 문민정부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었고, 독립운동의 경험 등 줌머인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 한국으로 오게 됐다.”면서 “한국에선 안전을 보장받는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외국인 아닌가. 언젠가는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 어린이에 매년 200만원씩 보내 차크마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공장, 일용직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줌머인들은 마음속에서 고향을 놓지 못한다. 재한 줌머인들은 2년 전부터 매년 200만원씩 돈을 거둬 고향의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보낸다. 지난해 겨울엔 이불과 옷가지도 보냈다. 로넬 차크마 나니 재한 줌머인연대 사무국장은 “아직도 평화를 찾지 못한 고향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한국인들도 줌머족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글ㆍ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태국 시위대 “아세안+3회의 무산시킬 것”

    태국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11~12일 파타야에서 열리는 제12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반정부 시위대가 회의를 ‘볼모’로 삼았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은 9일 새 정부 사퇴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타야를 차단, 회의를 무산시키겠다고 위협했다. 태국 정부는 “15개 아시아 국가 정상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군병력도 동원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정했다. UDD측은 이날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와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축출의 배후로 지목되는 프렘 틴술라논다 추밀원 원장을 비롯, 3명의 추밀원 위원들에게 24시간 내 물러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정부청사 난입도 예고했다. 8일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최대규모인 10만명의 시위대가 수도 방콕의 정부청사 광장, 로열 플라자 등에서 농성을 벌였다. 충돌 우려가 높아졌지만, 이날 밤 아피싯 총리는 현지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아세안 회의가 예정대로 치러져야 한다.”며 강행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사퇴요구도 일축했다. 시위대가 급속히 불어나면서 총리는 수텝 타욱수반 안보담당 수석 부총리, 카싯 피로미야 외무장관, 방콕 경찰청장 등과 비상 대책회의를 가졌다. 여기에 전날 밤 두바이·홍콩 등에서 망명 중인 탁신이 농성장에 화상전화를 걸어 “이는 태국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져오기 위함이다.”라며 시민들의 시위 참여를 촉구해 분위기가 더욱 가열됐다. 지난 7일에는 반정부 시위대가 아세안 회의가 열릴 파타야에서 내각회의를 마친 총리의 차량을 에워싸고 헬멧을 던지는 등 충돌이 빚어졌다. 그러나 오는 13~15일이 태국의 ‘설날’인 최대의 전통국경일 ‘송크란데이’여서 시위 물결이 잦아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정부청사 점거에 들어간 UDD 지도부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5개 정당으로 이뤄진 현 연립정부가 군부와 사법부의 음모, 반(反)탁신 단체인 ‘국민 민주주의 연대’(PAD)의 불법시위로 탄생한 ‘불법정부’라며 의회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해 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北무역대표부 대표 부인 탈북

    중국 상하이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심모 대표의 부인 리모씨가 최근 자식들과 함께 탈북,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급 북한 인사의 탈북은 지난 2000년 10월 홍순경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과학기술참사관 일가가 입국한 이후 9년 만이다.대북 소식통은 2일 “리씨는 싱가포르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지난달 초 입국했으며, 현재 다른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합동신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정치적인 박해나 기아 등 경제적인 문제로 북한을 탈출하는 일반 탈북자들과 달리 주재원으로 타국에 체류하다가 대사관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망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리씨는 남편이 2~3년 전 부하 직원의 밀고로 간첩 혐의를 받아 고초를 겪으면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월 남편이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평양에 들어간 시기에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 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북한 무역대표부는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때 논의된 뒤 설치된 기관으로, 상하이의 북한 기업에 대한 비자발급 업무 등을 주로 맡고 있다.탈북자는 간부급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정보기관에서 별도 보호 및 정착교육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어 리씨와 그 자녀의 하나원 입소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K-1 링에 오르는 얼짱 파이터 임수정. 아직 스물세 살인 임수정은 평소엔 꾸미기 좋아하는 평범한 여대생이지만, 링 위에선 파이터의 진면목을 맘껏 펼친다. 그녀의 K-1 도전기를 함께 한다. 또 콩고 민주공화국에서 정보요원으로 일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콘스탄틴 루뭄바를 만나본다. ●아침드라마 아내와 여자(KBS2 오전 9시) 희수 주변을 배회하는 태환에게 연하 가족들은 분노를 느낀다. 희수는 태환을 찾으며 말을 시작하고, 상태가 호전될수록 희수는 태환에게 더욱 집착을 한다. 한편, 연하는 홈쇼핑 사장을 찾아가 태환의 구직을 청탁하고, 사장 부인의 일본 사업을 태환이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우연히 병원에서 영민을 만난 미수는 현우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얘기를 전한다. 모든 게 자신 탓이라며 괴로워하는 미수를 영민이 위로한다. 한편, 파블로는 엄마가 미선에게 보내온 편지를 전한다. 와인까지 선물로 보내온 것을 알게 된 미선과 파블로는 와인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버려진 고물로 근사한 작품을 만드는 아저씨를 만나본다. 지난 45년간의 고교 야구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야구박사 할아버지의 유쾌하고 통쾌한 고교 야구 이야기를 들어본다. 또 다리 밑 작은 움막에서 생활하는 한 남자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만나본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태국의 하루는 해가 뜨기 전에 시작된다. 상인들은 새벽부터 자신들이 직접 잡은 수산물들을 어시장으로 가지고 나와 그 누구보다 밝은 표정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밤에도 태국의 열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태국의 서부, 펫부리에서는 50년 전통의 소싸움 ‘우월란’을 볼 수 있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런던에서 열리는 G20 금융 정상회의에 맞춰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인 ‘한글’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작품 50여점이 소개됐고, 개막식에선 서예가 김종원씨가 즉석에서 화려한 붓놀림으로 서예 퍼포먼스를 펼쳤다.
  • 원자바오 기밀문서 해킹당해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1급기밀 문건 등이 들어 있는 중국 국무원내 차관급 고위 간부의 컴퓨터가 해킹 피해를 당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일 중국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킹 당한 문건 가운데는 원 총리가 지난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표한 ‘정부공작보고’의 초안은 물론 국가 최고기밀로 간주되는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비공개회의 발언록도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29일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진은 중국에 기반을 둔 해커 조직이 주중 한국대사관과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 컴퓨터를 비롯한 전 세계 103개국 1295개 컴퓨터를 해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해커들은 타이완에서 중국 국무원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측에 “문제의 고위 간부가 인터넷 연결용 컴퓨터를 구분해 사용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민감한 정보가 담겨 있는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순간 타이완 해커가 시스템에 침입해 문건들을 내려받았다.”고 말했다. 해킹 피해 사실은 보안요원이 데이터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이같은 내용을 보고 받은 원 총리는 크게 분노하면서 관련자 엄벌을 지시, 해당 인사는 공직과 당직에서 모두 제명당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3월 초 전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하는 정부공작보고의 주요 내용은 보통 하루 전쯤 홍콩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올해는 발표 순간까지 철저하게 비공개를 유지, 배경에 관심이 증폭됐다. 특히 올해 보고에서는 원 총리가 중국 정부의 추가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고돼 있었지만 정작 보고에서는 이 부분을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해킹에 외국 정보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번 해킹은 우연하게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해외 정보기관들은 중국 정부의 IP 주소를 주시하면서 언제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 최중화 총재 “국제태권도연맹 본부 내년 한국 이전”

    최중화(55)씨가 이끄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캐나다에 있는 본부를 내년 한국으로 옮긴다. ITF 창설자 고(故) 최홍희 장군의 아들인 최씨는 3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최씨는 또 내년 ITF 세계선수권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할 것이며, 세계태권도연맹(WTF)과 통합 및 협력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프로 태권도 등 새로운 경기방식과 룰을 소개하고 발전시켜 일반인들이 정통 태권도에 관심을 갖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적인 최씨는 1966년 서울에서 ITF를 창설한 부친이 1972년 박정희 정부와의 불화 때문에 캐나다로 망명하자, 74년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활동해 왔다. ITF는 2002년 최홍희씨 사망 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총재로 있는 조직과, 최씨가 따로 만든 조직, 베트남계 캐나다인 트란 콴이 만든 조직 등으로 분열됐다. 최씨는 장웅 위원이 불법적으로 총재직에 선출됐다고 주장하며 별도의 ITF 조직을 만들고서 2003년부터 총재를 맡아 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안티’ 달라이 라마 데뷔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농노 해방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전적으로 부합하는 일입니다. 티베트는 50년전 중국 공산당에 의해 농노제가 폐지된 이후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11대 판첸 라마인 기알첸 노르부(19)가 중국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드디어 세계 무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판첸 라마는 27일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열린 제2회 세계불교포럼 개막식에 참석, 유창한 영어 연설로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옹호했다. 그는 이날 포럼에 참석한 50여개국 불교 승려 1000여명 앞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을 ‘나의 조국’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연설 대부분을 티베트 농노해방의 의미와 티베트의 발전, 그리고 중국 정부의 종교자유 보장 등에 할애함으로써 달라이 라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의 활발한 국제활동에 곤혹스러워하던 중국은 ‘원군’의 등장에 반색했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은 서열 2위의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자리.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입적하자 달라이 라마는 1995년 ‘10대 판첸 라마의 환생’이라며 당시 여섯살이던 치에키 니마를 11대 판첸 라마로 지정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대신 한 살 어린 기알첸 노르부를 11대 판첸 라마로 공표한 후 지금까지 베이징 등에서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교육시켜 왔다. 치에키 니마와 그 가족들은 현재까지도 행방불명 상태다. 한편 중국 정부는 ‘티베트 농노해방 기념일’인 28일 티베트자치구 수도인 라싸(薩)의 포탈라궁 앞 광장에서 티베트인 1만여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열었다. 반면 티베트 망명정부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500여명의 티베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stinger@seoul.co.kr
  • 中·티베트 동영상 충돌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몽둥이질 당하는 티베트 승려 vs 족쇄를 찬 채 구걸하는 티베트 농노” 티베트 망명정부와 중국 정부간에 이번엔 ‘동영상 전쟁’이 치열하다.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지난해 ‘3·14 유혈시위’ 당시 붙잡힌 것으로 보이는 티베트 승려 등에 대한 중국 공안(경찰)의 무차별적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급속도로 유포되자 중국 정부는 50여년 전 티베트 농노들의 비참한 삶과 현재의 티베트 발전상을 담은 동영상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7분 분량의 공권력 폭력 동영상에는 손을 등 뒤로 묶인 승려 등 10여명을 중국 공안이 짐짝처럼 내던진 뒤 짧은 곤봉으로 무차별 폭행하는 장면 등이 들어 있다. 중국 정부는 파문이 확산되자 유튜브 접속을 차단했지만 50여초 분량의 동영상이 영국 BBC방송 사이트 등을 통해 계속 유포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긴급히 ‘티베트의 현재와 과거(西藏今昔)’라는 제목의 13분짜리 동영상을 DVD로 제작, 1959년 티베트 봉기 진압 전 ‘정교일치’ 체제에서 고통받던 티베트 농노들의 비참한 삶과 칭짱(靑藏)철도로 대표되는 티베트의 발전상을 담았다. 티베트 봉기를 진압하지 않았다면 티베트 민중의 90%는 아직도 비참한 농노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폭행 동영상에 대해 “교묘하게 편집돼 조작의 흔적이 있다.”고 일축한 뒤 외신기자들에게 중국 정부가 제작한 동영상을 배포했다. 특히 티베트자치구 정부가 제정한 ‘티베트 농노해방 기념일’(28일)을 앞두고 긴장감도 흐른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티베트 봉기 진압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티베트 망명정부는 농노해방 기념일을 비난하고 나섰다. 망명정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3월28일을 농노 해방일로 지정한 것은 티베트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라면서 “티베트인들은 이를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도발로 간주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stinger@seoul.co.kr
  • ‘티베트의 오늘’을 고민하게 하는 동영상 [동영상]

     25일 밤 웹서핑을 하던 기자의 눈에 영국 BBC 홈페이지의 충격적인 동영상이 띄었다.중국 공안으로 보이는 10여명 정도가 두 팔을 뒤로 묶인 티베트 승려와 청년들을 몽둥이로 내려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사람을 짐 끌듯 끄는 장면도 나왔다.50초 안팎의 다양한 버전이 웹 상에 떠돌고 있었다.  팔을 뒤로 묶여 버둥거리는 이들은 공안의 몽둥이질을 체념한 듯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동영상을 보면 1980년 광주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그제야 오전에 기사 검색을 하면서 보았던 연합뉴스 기사의 제목이 떠올랐다.    ’중국 정부 유투브 접속 차단’    직업적 속성 때문인지 동영상의 출처를 확인해보고자 했다.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투브를 검색한 지 얼마 안돼 지난 20일 인도 북부 달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배포한 7분짜리 동영상이 원 소스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동영상이 시작하면 설산을 배경으로 안온하게 자리잡은 티베트의 수도 라싸 곳곳에 연기가 솟아오른다.그리고 티베트 봉기 때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장면들이 나온 뒤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3분여가 지난 뒤부터 시작되는 건장한 젊은이의 스틸 사진.그러나 이내 그는 중국 공안에 의해 처참히 짓이겨진 모습으로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한다. BBC가 짧은 편집본에 ‘disturbing’이란 단어를 썼는데 사실 7분짜리 원 소스에서는 훨씬 정도가 심하게 나온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야 누리꾼들이 왜 50초 안팎의 짧은 동영상을 편집해 유포시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민에 빠졌다.그 고민을 여러분과 나누는 것이 옳은지,아니면 필요한 이들이 찾아 보게 놔두는 게 옳은지 고민했다.  동영상을 찾아 보면 그만일 내용을 이렇게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은 이 동영상을 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들만 보게 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 란에 유투브에 널리 퍼져 있는 동영상을 올려놓는 게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좋지만 글을 읽고 동영상을 볼지 결정을 내린 뒤 ‘동영상 보러가기’를 클릭하도록 하기로 했다.이것이 가장 나은 방법인지는 모른다.하지만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물론 7분 짜리 원 소스는 올리지 않는다.도덕적 딜레마 없이 이 동영상을 지켜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만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영상 보러가기    지난해 11월14일 중국 정부 티베트 장관의 BBC 단독 인터뷰 동영상을 걸어놓는다.    동영상 보러가기    부디 티베트의 오늘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비 넘긴 마다가스카르… 정쟁불씨 남아

    극도의 정국 혼란에 휩싸였던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반정부 세력의 요구에 따라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1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3개월간의 소요 끝에 탄생하게 된 과도정부를 맡은 안드리 라조에리나 전 안타나나리보 시장의 정통성 문제와 무대 뒤 권력 실세의 재등장 여부 등이 맞물려 정쟁의 불씨는 남아 있다. 라조에리나 전 시장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한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총리, 그리고 내각이 이미 사퇴했다.”면서 “내가 과도정부의 수장인 만큼 이제 내가 새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7년간 마다가스카르를 이끌어온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군부에 이양했고 군부는 이를 거절, 라조에리나를 과도정부 수장으로 인정했다. 24개월 이내 대선을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DJ 출신의 34세 라조에리나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수적이다. 현재 마다가스카르 헌법상 대통령은 최소 40세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출마 문제를 떠나서 과도정부 수반으로서의 정통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헌법대로라면 라조에리나가 아닌 상원 의장이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아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그를 새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국제사회의 시선은 따갑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명했고 아프리카 연합도 같은 입장이다. 또 정치 경력이 짧은 라조에리나가 현직 대통령과의 권력 대결에서 승리한 배경에는 지난 대선에서 라발로마나나에게 패한 디디에 라트시라카 전 대통령이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대선 패배 이후 프랑스로 망명한 라트시라카가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라조에리나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수도 외곽에 있는 제2의 대통령궁에서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라발로마나나의 거취 문제도 남아 있다. 그가 망명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안타나나리보의 미 대사관측은 그의 미국 망명 소문을 부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노벨상 후보 中인권변호사 가족 美망명

    노벨상 후보 中인권변호사 가족 美망명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해 노벨평화상 후보까지 오른 중국의 저명한 인권변호사 가오즈성(사진 오른쪽 두번째·高智晟·44)의 부인 겅허(왼쪽 두번째·耿和)가 딸(15)과 아들(4)을 데리고 중국을 탈출, 미국에 망명했다. 15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겅허는 지난 1월9일 베이징의 자택을 떠나 남부 윈난(雲南)성 산악지대를 거쳐 같은 달 16일 태국에 도착한 뒤 미국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져 지난 11일 미국으로 떠났다. 겅허와 두 자녀는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머물고 있다. 겅허는 인터뷰에서 “딸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된 지난해 10월 이후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이들을 위해 남편을 포기했지만 남편도 이해할 것”이라며 “남편은 언제나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작별인사도 못한 채 쪽지만 남기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과 미국의 기독교단체 등이 탈출 자금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즈성은 파룬궁 수련자, 지하교회 신도, 농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보호 활동에 앞장서온 중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지난 2006년 말 정부전복 기도 혐의로 투옥됐다 풀려난 뒤 중국 공안 당국의 감시를 받아 왔다. 가오즈성은 지난 1월19일 체포돼 2주 동안 구금돼 있었는데 당시의 구금이 결국 가족들의 탈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셈이다. 인권단체들은 가오즈성이 지난달 4일 이후 또 다시 행방불명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지구촌 곳곳 “독립 지지” 시위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티베트 봉기 50주년 기념일인 10일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싸(薩)는 폭풍전야 같은 긴장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티베트는 물론 인접한 칭하이(靑海), 간쑤(甘肅), 쓰촨(四川)성 등의 티베트인 집단 거주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AP 등 외신들은 라싸 시내 곳곳에서 중무장한 병력이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티베트 자치구에 파견한 인민해방군 병력은 모두 10만여명. 이들은 베이징루 등 시내 중심지뿐 아니라 주거지역의 골목 곳곳에서 대오를 갖춰 집중적인 경계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14 유혈시위’의 총본산 역할을 한 조캉사원(大昭寺)은 병력이 주변을 에워싼 채 승려들을 감시하고 있어 사실상 고립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포탈라궁이 정상적으로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불교신자들을 맞는 등 라싸 시내는 평온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무장병력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유사한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지난 6일 이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까지 외국인의 티베트 입경을 금지한 티베트 자치구 정부는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을 티베트 경계 밖으로 내몰고 있다. 전국 각지의 티베트인 집단거주지에서도 검문이 대폭 강화됐다. AFP 통신은 이날 칭하이성의 티베트 불교사원을 방문하려던 자사 기자 3명이 중국 공안의 제지를 받고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한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망명지인 인도 다람살라에서 지지자 2000여명과 함께 티베트 봉기 5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은 티베트인들을 깊은 고통과 압제의 수렁으로 몰아넣었고 티베트인들은 말 그대로 지상의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며 “티베트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티베트인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도 수도 델리 등 세계 곳곳에서는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항의하는 크고 작은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stinger@seoul.co.kr
  • 독립선포에 中 무력진압 1만5000명 숨져

    독립선포에 中 무력진압 1만5000명 숨져

    ■ 10일 티베트 봉기 50주년 “티베트 주민들의 좌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요가 걱정되는 상황이며 언제라도 폭력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7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시짱자치구(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10일 티베트 봉기 50주년과 14일 라싸 유혈시위 1주년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일정을 앞두고 있어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정부는 군과 경찰 병력을 동원, 티베트 봉쇄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라싸를 비롯한 주요도로의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AP통신은 한 홍콩 관광객의 말을 인용, “무장 경찰이 수도 라싸의 주요 도로 등에서 관광객들에 대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면서 “티베트인 밀집 지역인 간쑤(甘肅), 쓰촨(四川), 칭하이(靑海) 지역에 외국인 출입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새달 1일까지 티베트 지역에 대한 여행허가서 발급도 잠정 중단됐다. 해외 언론의 접근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창바 푼콕 시짱자치구 주석은 중앙 정부에 무장경찰 등 보안인력 증강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 또 티베트 현지 언론인 티베트 데일리를 인용, “시짱 공산당 서기인 장칭리가 공안(경찰)을 방문, ‘범죄조직에 대해 결연한 의지로 방어하고 달라이 라마와 같은 분리주의자 조직을 저지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티베트의 봉기 50주년이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티베트의 저항은 최근 눈에 띄게 강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문제가 티베트의 불안감을 더욱 높였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15대 달라이 라마가 탄생하기까지 권력 공백을 이용, 강경책의 수위를 높일 것이란 우려 탓이다. 최근 ‘티베트청년의회’ 등의 단체들이 자치가 아닌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유혈사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티베트 문제에 개입하려 하는 국가들에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세계 각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위해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하거나 자국의 영토가 달라이 라마의 분리주의 기도에 이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회담을 가졌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이 인권을 명분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최근 AP통신은 “금융위기로 인해 티베트 문제와 같은 인권 현안이 뒤로 밀리고 경제 문제에 대한 서구와 중국의 협력관계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티베트 내부의 저항은 강해지고 있지만 세계는 중국에게 강한 메시지를 보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의 이 문제에 입을 닫고 있다.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50년전 티베트에 무슨 일이 10일은 티베트가 중국의 통치에 반발, 독립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봉기가 일어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나라가 1919년 일본에 대항해 3·1 운동을 일으킨 것과 마찬가지로 티베트 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된 시점이다. 1950년 국민당 정부를 몰아낸 중국 인민해방군은 티베트를 침공, 강제 합병했다. 이에 반발한 티베트인들은 크고 작은 시위를 계속했고 탄압은 계속됐다. 결국 1959년 3월 수도 라싸(拉薩)를 중심으로 대규모 독립운동 봉기가 일어났고, 같은달 17일에는 티베트가 자치국임을 세계에 선포했다. 하지만 봉기는 중국의 무력 진압에 의해 실패로 끝났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했고 1만 5000여명의 티베트인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3월에는 80여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은 티베트 합병을 미국의 노예해방에 비견되는 인권 진보의 대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일 티베트 민주개혁 백서를 펴내고 “1959년 3월 10일 중국은 티베트 농노를 해방시킴으로써 중국의 인권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고 인류 노예 해방사에 기여했다.”고 침공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중국은 최근 이를 기념하기 위해 3월28일을 ‘티베트 농노 해방일’로 지정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승만 별장 ‘이화장’ 사적 지정 예고

    이승만 별장 ‘이화장’ 사적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 있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별장 이화장(梨花莊)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승격 지정을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는 서울특별시 기념물이다. 이화장은 초대 정부의 조각본부가 있었던 역사적 장소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았다. 이곳은 1948년 8월3일 윤치영 내무장관을 비롯한 초대 각료 전원을 결정해 발표한 장소다. 또 이승만 대통령이 1947년 10월18일부터 10개월, 그리고 4·19혁명으로 하야한 직후인 1960년 4월28일부터 하와이로 망명한 같은 해 5월29일까지 머문 장소이기도 하다. 주요건물로 1939년에 지어진 본채와 조각당 등은 20세기 초반 한옥의 변천양식을 잘 보여준다. 2005년 사적으로 지정된 경교장(京橋莊)에 이어 이화장이 사적으로 지정 예고됨에 따라 정부수립과 관련된 주요 건물 2곳이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로 보호를 받게 됐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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