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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5.18 살아남은 자의 아픔’, 40년 만에 작품으로 고백한 김근태 화백

    오롯이 40년이 걸렸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조선대 미술학도의 신분으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야만 했던 김근태(63)화백. 눈앞에 쓰러져있던 많은 시체들과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주위의 외침을 뒤로한 채, 도청을 떠난 순간부터 시작된 정신적 충격과 기억의 쓰라린 아픔은 40년의 긴 시간을 그와 함께 했다. “전일빌딩 옆에 제가 있었어요. 헬리콥터 나는 소리도 들었고 총소리도 들었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한 젊은 청년은 머리 쪽에 총을 맞은 거 같았어요. 피가 온전히 다 흘려서 하얗게 변해 있는 모습이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죠.” 기억을 도려내기 위해 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4번의 극단적 선택, 학생들을 더 이상 가르칠 수 없다는 죄책감으로 교단에서 떠나야만 했다. 방황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것은 지적장애인들이었고 그들의 모습과 영혼을 30년간 화폭에 담아왔다. 이달 13일부터 내달 21일까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5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이후 40년간 그가 직접 경험한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을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오월, 별이 된 들꽃‘이란 이름으로. “40년 만에 여기 와서 보니 5월의 생생했던 모습이 떠올라요. 전두환이 지시를 내려서 죽은 영혼들을 태워 흔적을 없애려 했다는 것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토우 천 개와 한지 천 개를 만들어서 광주의 아픔을 담았고, 한(恨)의 노래도 들을 수 있어요. 이곳에 마음껏 오셔서 그날의 현장을 느끼면서 아픔을 넘어 치유가 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8일 전남 무안 옛 죽산분교 작업실에서 김근태 화백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장애인만을 그린 지 30여 년, 왜 지적장애인만을 그리는지4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파 학교도 가지 못했고 늘 외롭게 지냈다. 누나와 아버지의 죽음을 보면서 한참 뛰어놀 나이에 다른 아이들과 달리 왜 죽는지 사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꼬마 철학자가 됐다. (Q) 장애인들을 그릴 때 5.18 민주화운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화백님께 5.18이란대학교 2학년 때 당시 23살 청년이었다. 총을 들고 마지막까지 옛 전남도청 정문을 지키는 사태수습 시민군이었다. 길거리에 아줌마의 배에서 터져 나온 피와 창자, 많은 시체들, 쌓여진 총들. 저항에 참여해 달라는 외침 등이 기억난다. 도청이 계엄군에 장악됐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의 애원에 도청 담을 넘었다. 죽음이란 최후의 시간을 앞두고 시시각각 조여 오는 극한의 긴장과 두려움, 그 터질 듯한 공포로부터의 본능적인 탈출이었다. 이후 나만 살아남았다는 자괴감은 모든 걸 마비시켰다. 무시로 일어나는 일탈로 교단에서 퇴직하게 됐고 신혼 중에 4번의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다. 아내조차도 오랫동안 그 아픔의 이유를 알지 못했다. 오월로부터 살아남은 내 젊은 날의 일그러진 초상이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또한 내 인생의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지적장애인을 만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Q) 가장 낮은 자를 예술작품으로 담는 일이 5.18 정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는데단지 나 자신만을 생각했고 위했다면 5.18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돈을 생각해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다면 가장 낮은 자의 모델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인간의 본질로 살려고 했던 그런 정신 상태에서 기초했던 거 같다. (Q) 어떻게 눈과 청력을 잃게 됐는지이후 한국을 떠나 프랑스, 인도 등에서 방랑자처럼 살았다. 옥죄어 오는 맨 정신의 고통을 털어보려고 술에 의존한 채 살았다. 결국 음주운전을 하다 담벽을 덮쳐 한쪽 눈의 망막이 크게 다쳤고 눈의 시신경과 연결된 청력이 손상된 거 같다. (Q) 폐인처럼 지내던 삶 속에 지적장애인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는데광부가 금맥을 찾은 느낌이었다.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고하도 목포공생재활원에서 누워 대소변을 타인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손으로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적장애인들을 본 순간 형언할 수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 채 뒤틀린 자세로 모여 있는 그들의 모습은 오월 기억 속 주검들과 다를 바 없었고 내적 고통으로 헝클어진 내 자신의 모습이라 생각됐다. 우연찮게 접하게 된 강렬했던 그 모습들은 나 자신의 피폐해진 현재의 삶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자각하게 만들면서 트라우마의 구덩이로부터 벗어나 자아회복과 치유로 나아가는 전환의 계기가 됐다.(Q) UN본부에 전시됐던 100미터짜리 ‘들꽃처럼, 별들처럼’의 의미는지적장애인을 그린 작품들로 2012년 7월부터 3년여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 붙였다. 두 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사람들로 하여금 지적장애인이 오히려 인간의 순수 본성을 잘 간직하고 있는 존귀한 존재라는 점과 그곳에 전시돼 있던 그림 속의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떠나는 소풍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 외에도 베를린 장벽전시회, 리우패럴림픽 기념 전시회 등 많은 곳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생각해 보니 그런 모든 과정들 또한 광주의 아픔에 대한 보이지 않는 치유과정 아니었나 생각한다. (Q) 장애인들의 사실적인 모습에서 점차 상징성이 담긴 그림으로 변화되었는데상징과 암시가 더해지다면서 형상이 점차 생략되더니 최근에는 아예 비정형의 추상 화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주제나 주인공들은 그대로다. 외적 형상 위주에서 차츰 내면세계와 본질로 향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조형적 변화일 수 있지만, 시력과 청력의 감각장애에 따른 불가피한 표현방식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양쪽 청력을 잃은 데다, 화가로서는 치명적이게도 나머지 한쪽 눈마저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하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는다. 세상의 언어로는 한계가 있는 지적장애아들과의 소통에서 현상 너머 그들 영혼과 우주자연의 존재들과의 영적 교감에 더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40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찾게 된 옛 전남도청, 감회가 남다르실 텐데이곳에서 전시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5.18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아픔이 치유된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지 70장을 샀다. 한지에 붉은 채색으로 그려 오월정신을 핏빛으로 담고 싶었다.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담은 한 작품 ‘오월빛’을 그렸다. 다시 옛 생각이 살아나는 현장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그림을 그리고 나서 더 이상 화폭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결국 5.18의 아픔을 그리는 대신 영혼을 위로하고 회복되는 예술작품을 그려야겠다는 마음으로 토우 1천 인, 1천 인의 한지조형 작품, 지적장애인을 그린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기쁨으로 돌아온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 전시는 내 역사에서 영원히 남을 거 같다. 눈과 귀가 안 좋아지면서 하나님과의 영적 교감에 더 의지한 거 같다. 그로 인해 작품에 몰입하는 정신력은 더 강해졌고 지적장애인들의 마음을 더 공감할 수 있었다.(Q) 토우 1천 인은 어떤 분들인가5.18 민주화운동 참여자, 사상사, 행불자, 살아남는 자들을 상징하고 있다. 토우 제작 과정 중 떨어지고 상한 토우와 완성된 토우들이 아픔과 상처의 벽을 넘어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군상은 슬픔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한지로 만든 1천 인도 물론 5.18의 아픔을 담아낸 작품이다.(Q) 내면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가장 큰 원동력은 종교의 힘이었다. 새벽기도를 통해 큰 믿음을 얻게 됐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될 수 있었고 지혜와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지적장애인을 그리면서 순수한 에너지를 받았고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과 전시를 하면서 도와주신 주위의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 칭찬 또한 큰 힘이 되었다.(Q) 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이 있다면지난해 장애어린이들의 화가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김근태미술상 공모전을 제정했다. 자칫 김근태를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있다. 발달장애 작가들 그림과 글을 엮어주는 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올해 처음 제1호 책이 나왔다. 또한 그림에만 머물지 않고 뮤지컬, 영화로 가치미학을 더 확장하고 싶다. 더 큰 꿈은 세계 발달장애 작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칭 ‘미술페럴림픽’같은 국제 대회가 설립돼 발달장애 작가들의 꿈과 열정이 표현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길 소망한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임승범(인턴)
  • ‘플래시 사진’ 한 장으로 암 발견…목숨 건진 2세 아이 사연

    ‘플래시 사진’ 한 장으로 암 발견…목숨 건진 2세 아이 사연

    우연히 플래시를 터뜨려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암을 발견한 2세 아이의 사례가 공개됐다. 영국 더 선 등 해외 매체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 남동부 뉴캐슬에 사는 카라 세포(43)는 2018년 6월, 당시 생후 약 8개월이었던 둘째 아들 로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에게 약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진 속 아이의 왼쪽 눈에서만 붉은 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안함을 느낀 카라와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망막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의 시신경 세포에서 자라는 악성 종양으로, 소아의 눈에 가장 흔하게 나타나 소아암의 3~4%를 차지한다. 당시 로키는 망막모세포종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암세포 탓에 왼쪽 눈의 시력은 약 10%만 남아있었고, 망막과 가까운 뇌와 다른 신경으로의 전이 위험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었다. 만약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면 아이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아이는 곧바로 화학치료 및 레이저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지난해 9월, 아이의 눈에 자리잡은 암세포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항암 치료제를 눈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을 시도했지만 큰 차도가 없었고, 결국 의료진은 로키의 부모에게 “암세포가 전이돼 목숨을 잃는 대신 한쪽 눈을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며 수술을 권했다. 지난 3월, 로키는 결국 왼쪽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도 화학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건강을 되찾아가는 중이다. 로키의 어머니는 “아이의 왼쪽 눈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수술이 로키에게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사례를 공개한 것은 엄마의 직감과 관찰이 아이의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싶어서다. 종종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때 플래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사진 속 아이의 눈동자에서 흰색 혹은 노란색 점이 보인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로키를 ‘작은 챔피온’이라고 부른다. 아이의 눈을 제거해야 하는 선택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아이는 잘 이겨내고 있다.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밝게 자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원초적 감각 깨어나다 공간의 본질 깨우치다

    원초적 감각 깨어나다 공간의 본질 깨우치다

    서울올림픽으로 온 세상이 들썩거리던 1988년 여름, 나는 포르투갈의 낯선 도시 포르투에 있는 알바로 시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선망해 온 건축가와 일하게 됐다는 자부심과 동양인으로서는 첫 번째라는 기회는 그곳의 뜨거운 여름 볕보다 더 더운 열정으로 나를 벅차게 했다. 당시의 건축계는 모더니즘으로 시작된 20세기 사조가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세대를 밝혀 줄 새롭고 건강한 건축에 대한 기대는 지역주의(Regionalism)라는 이름으로 서서히 나타났다. 지역주의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알려진 포르투갈의 알바로 시자, 일본의 안도 다다오는 모든 건축 견습생들에게는 압도적인 존재였다. 마치 ‘선택받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부푼 기대 속에서 시작된 견습 생활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평범하게 흘러갔다. 시자의 스케치로부터 시작되는 작업은 서서히 도면화하고, 수정과 보완을 거치면서 다듬어져 갔다. 왁자지껄한 서술이나 화려한 작업들이 따로 있지 않았다. 특별한 ‘그 무언가’를 갈망했을지도 모를 시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간은 흘렀고,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이듬해 1989년 여름의 끝까지 계속됐다.포르투에서 두 해 남짓 일하며 3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어느 것도 실제로 지어지지 못한 채 계획안으로만 남았다. 그로부터 15년여 만에 시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통해 시자의 작품을 바로 그 첫 스케치로부터 대한민국 파주라는 현실 속에서 완성하게 된 것이다. 젊고 수줍었던 견습생의 바람은 오랜 시간이 흘러, 그로부터 아주 먼 곳에서 이루어졌다. 물론, 바로 전에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알바로 시자 홀(현재 안양 파빌리온으로 명칭 변경)을 완공했다. 그러나 비상식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설치 예술품을 만들어 내듯 진행되어 알바로 시자 건축의 진수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는 기대 속에서 미메시스는 시작됐다. 선생은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 꼭 대지를 찾아보고 거기서 발견한 현장감과 지역적 가능성(재료,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신다. 그러나 연로하신 데다가 오랜 지병인 목디스크가 심해진 탓에 장시간의 비행은 어려운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긴 세월 선생과 같이 작업해 온 건축가이자 오래도록 가까운 나의 친구 카를로스가 나섰다. 그가 현장을 다녀가며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메시스의 첫 스케치가 나왔다. 선생의 첫 방문은 2008년 여름, 골조공사가 막 끝났을 무렵이었다. 건조한 파주출판도시 전체적인 느낌의 전환이랄까. 무표정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펼쳐진 에로틱한 곡선을 보신 선생은 마치 아이처럼 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알았고 기억해 온 순수한 선생의 모습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 순간의 감사함.서울에 처음 오신 선생은 한남동의 어느 미술관을 보고 싶어 했다. 둘러보신 선생의 표정은 무언가 불편한 듯 상기된 모습이었다. 그날 저녁, 식사를 하던 선생은 “미술품들이 인공 조명 아래 놓여진 채 모욕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연유로 하신 말씀일까 궁금해진 우리들은 “인공 조명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날씨가 좋지 않거나 밤에는 전시를 어떻게 하나” 여쭈었다. “안 보여 주면 돼.” 단호한 말씀에 우린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소박하고 순수한 모습 속에 내재된 원칙 같은 것이 그를 만들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미메시스뿐만 아니라 많은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천장을 통해 걸러져 내부로 들어오는 자연 그대로의 빛, 인공 조명 역시도 자연광과 가장 가깝게 가져가는 그의 의도는 건축적 어휘만으로 이해되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가 가진 예술에의 근원적인 동감이 건축의 자세로 드러난 것으로,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더욱 뭉클하고, 스스로를 깨우치게 하는 힘을 준다. 그와 건축의 관계는 관념적, 추상적인 것으로 이해하기보다 몸을 통해 인지해 온 구체적이고 체험적인 관계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또한 순간순간 주어지는 조건들에 대응하는 방법에서도 일상에 대한 혹은 상황에 대한 인간적인 의지가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건축으로부터 우리는 침묵적이고 원초적인 공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에 대한 개개인의 차연(差延)을 고려하고서라도 말이다.핀란드의 건축가이자 이론가인 유하니 팔라스마는 저서 ‘건축과 감각’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건축을 지각하는 데 있어서, 시지각적 재현의 측면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건축을 눈에 의해 현상시킨 고정된 이미지의 예술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 속에서 인간은 ‘세계 속의 존재’에 대한 경험 대신, 외부로부터 망막의 표면에 투사된 이미지를 관찰하는 제3의 관람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더욱이 현대 건축의 지적이고 개념적인 차원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건축에 있어 물리적이고 감각적이며 구체적인 측면의 중요성을 상실하게 했다.’ 사실 시자의 건축적 행보는 논리적으로 혹은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정리하기 어렵다. 다만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투명하리만치 선명한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그의 작업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켜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작게는 재료에서 크게는 관계적인 스케일에 이르기까지 켜켜이, 단단하게. 우리는 그의 건축에서 분명한 힘을 본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감탄하게 하며, 화려하지 않아도 매혹적인 공간의 힘.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프로젝트에 시자의 로컬 건축가로서 일하고 있던 당시에 개인적으로는 공동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종로구 평창동 약 1100㎡의 대지, 다세대주택 8세대와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프로젝트였다. 설계의 시작은 다가구주택이었으나 건축허가를 받고 난 이후에 다세대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전혀 다른 계획안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은 그 이름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건축법상 다른 형태의 주거유형이다. 다세대주택은 단독소유에 가구별 임대만 가능한 다가구주택과 다르게 세대별 분양이 가능하고 따라서 주택법에 의한 각종 규제를 받는다. 당초 ‘ㄹ’자를 눕힌 형태로 두개의 마당을 가진 계획안은 동별 이격거리가 나오지 않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선생의 스케치가 문득 손에 스쳤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매혹적인 곡선은 평창동 산기슭을 만나 조금 느슨하고 여유로운 일상의 마당으로 다시 태어났다. 둥근 중정은 이격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리적인 디자인 요소가 되기도 했다. 때마침 건축주도 같은 분, 그렇게 미메시스 아트 하우스가 지어졌다. 저층부에 있는 공간을 임대해 몇 년간 사무소로 사용하기도 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마당이 있고 거기서 계절이 지나는 것을 보며 일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일하는 곳인데 이렇게 자주 사진을 찍게 된다는 것이 놀랍다는 말을 종종 했다. 고마운 말이다. 같은 형태를 가져온다고 해도 대지의 조건과 프로그램에 따라 건축은 다른 얼굴, 다른 자세가 된다. 건축은 오직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속에 변화되는 하나의 현상으로 지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은 다른 어떤 형태의 예술보다도 더욱 우리의 감각적 즉시성을 포함한다. 시간의 흐름, 빛과 그림자, 투명성, 색채현상, 텍스처, 재료, 그리고 디테일 모두 건축의 완전한 체험에 참여한다. 시자의 건축을 만난 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서정성’, ‘공간의 선명함’을 얘기한다. 건축에서의 서정성은 인간 본연의 원초적인 감성에 호소한다. 침묵과 서정이라는 체험적 어휘는 글이나 도면, 사진의 정보만으로 이해하기에 아쉬움이 있을 터다. 지금 우리는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의 본성 또한 그렇게 빠르게 변해 왔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메시스 뮤지엄 앞에서 사람들이 ‘아’ 하고 멈춰서 둘러보는 순간을 종종 본다. 그것이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것’에 대한 놀라움은 아닐 것이다. 시자의 건축에서 우리는 잊고 있었던, 하지만 잃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우리 안의 그 무엇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시자의 건축이, 좋은 건축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건축가 김준성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 대한 부분은 ‘미술관이 된 시자의 고양이’(홍지웅 지음, 미메시스)에서 발췌해 수정.
  • “모유 수유하면 산모 당뇨병 예방하는 효과“

    “모유 수유하면 산모 당뇨병 예방하는 효과“

    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률을 낮추는 효과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장학철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산모의 췌장에 존재하는 베타세포를 건강하게 만들어 출산 후 당뇨병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지난달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임신성 당뇨병 및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은 여성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산모의 10%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은 출산 후 당뇨병으로 연결된다. 또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더 높다. 당뇨병은 통상 심혈관과 뇌혈관, 신경, 망막 질환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모유 수유는 그동안 산모와 아기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다양한 이로운 효과가 있고 특히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기전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모유 수유 중인 산모의 뇌하수체는 모유의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을 활발히 분비한다. 프로락틴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합성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베타세포의 증식을 유발해 베타세포의 양을 증가시키고 베타세포 내부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여 산모의 베타세포를 보다 건강한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모유 수유는 산모의 베타세포를 다양한 대사적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연구팀은 174명의 임신성 당뇨병 산모들을 출산 후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유를 했던 산모들이 수유를 시행하지 않았던 산모에 비해 베타세포의 기능이 개선되고 혈당 수치가 20mg/dL 정도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김하일 교수는 “모유 수유에 의한 베타세포의 기능 향상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당뇨병 발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장학철 교수는 “모유 수유가 지닌 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수유가 끝난 후에라도 장기적으로는 당뇨병을 예방 효과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보건장학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저소득 주민 눈건강 지키는 동대문

    저소득 주민 눈건강 지키는 동대문

    서울 동대문구가 한국실명예방재단과 협약을 맺고 관내 취약계층 주민들이 안과 관련 질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개안 수술비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관내 주소를 두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주민을 대상으로 백내장, 녹내장, 망막 질환 등 안과 진료와 관련된 사전검사비 1회와 수술비, 재료비 등 진료비 총액 중 본인부담액을 전액 구에서 지원한다. 다만 지원대상자 선정 전에 발생한 진료비와 간병비, 상급병실료, 보호자 식대 등 비급여항목, 통원진료비는 제외된다. 신청을 희망하는 주민은 안질환 의료지원 신청서, 수술할 병원의 안과 진단서 또는 진료소견서, 수급자 증명서 등 필요 서류를 구비한 뒤 보건소 지역보건과나 거주지 동주민센터에 방문하면 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국실명예방재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대상자가 선정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저소득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여기는 인도] 범인이 6세 아이 성폭행 후 눈 공격한 이유

    [여기는 인도] 범인이 6세 아이 성폭행 후 눈 공격한 이유

    인도에서 6세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눈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강간 공화국’으로 불리는 인도는 또 다시 분노로 들끓고 있다. BBC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마드햐 프라데시주에 살던 6세 소녀는 친구들과 놀다가 납치를 당했다. 소녀는 다음날 아침 마을 인근의 한 폐가에서 두 손이 모두 묶이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과 의료진, 부모를 더욱 충격에 빠뜨린 것은 소녀의 눈에 남은 큰 부상이었다. 현지 의료진에 따르면 피해 소녀는 눈두덩이가 매우 부어올라 망막을 확인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관계자는 “용의자가 소녀를 성폭행 한 뒤 얼굴과 눈에 상해를 입혔다. 현재 병원에서 눈 수술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으나, 향후 소녀가 앞을 보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BBC는 용의자가 훗날 자신을 기억하고 알아볼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성폭행도 모자라 눈에 상해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 몇 명을 특정하고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용의자 검거에 약 1만 루피(한화 16만 2300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으며, 조만간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간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인도에서는 미성년자, 특히 10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3세 여아가 기차역에서 납치된 뒤 성폭행당하고 끔찍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8세 소녀가 자신이 다니던 학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으며, 가해자는 당시 11세 소년과 그의 남동생들로 추정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근 현지 범죄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성폭행 피해자 4명 중 1명은 어린아이이며, 대다수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와 안면이 있는 남성이었다. 2012년 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이후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지자, 인도 당국은 강간법을 개정하는 등 변화를 추구했지만 여전히 끔찍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도에서 여섯 살 소녀를 범하고 눈에까지 심각한 부상

    인도에서 여섯 살 소녀를 범하고 눈에까지 심각한 부상

    인도에서 또다시 끔찍한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강간범이 여섯 살 소녀를 범한 뒤 눈에 심각한 부상까지 입혔다. 마드햐 프라데시주 경찰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자발푸르 시의 다모흐 지구에서 친구들과 놀던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한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소녀는 범행 다음날 아침 의식이 없는 채로 손이 묶인 채 버려진 건물 안에서 발견됐다. 눈에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었는데 용의자가 검거되더라도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지 영자 신문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경찰에 눈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질문하자 의사 얘기라며 눈두덩이 너무 부어올라 망막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시브라지 싱 초우한 마드햐 프라데시주 수석 장관은 “수치스러운” 범행이라고 개탄했다. 지구 감독관 헤만트 차우한은 인도 관영 PTI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녀의 눈은 범인에 의해 손상을 입었는데 얼굴에도 생채기를 냈다”면서 의료진이 눈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도움을 주면 1만 루피(약 15만원)를 현상금으로 내걸었으며 용의자로 여러 명을 심문 중이며 곧 검거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강간이나 성범죄는 2012년 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이후 각별한 사회 현안이 됐다. 대규모 시위가 연일 벌어져 강간법을 개정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여성과 소녀들을 유린하는 범죄가 줄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성폭행 피해자 4명 중 한 명은 어린이이며 압도적으로 많은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와 아는 사이였다. 지난 2월에는 델리의 미국 대사관 관저 안에서 다섯 살 소녀를 강간한 혐의로 25세 남성이 검거된 일이 있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27세 수의사가 남자들에게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돼 세계적으로 널리 보도되고 규탄 시위가 전국에서 이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피부세포 화학처리로 눈먼 생쥐 시력회복 했다

    [달콤한 사이언스] 피부세포 화학처리로 눈먼 생쥐 시력회복 했다

    미국 과학자들이 피부세포로 시각세포를 만들어 앞을 보지 못하는 생쥐들에게 이식해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노스텍사스대 의대 시각연구소,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안(眼)연구소,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의대 안과, 바이오기업인 나노스코프 테크놀로지, 아이CRO, CIRC테라퓨틱스 공동연구팀은 피부줄기세포로 알려진 섬유아세포를 화학적으로 재구성해 시력과 관련된 광(光)수용체 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6일자에 발표했다. 노인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같은 다양한 망막질환은 빛을 감지하는 광수용체 세포가 사라지면서 회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심할 경우는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광수용체를 재생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은 과학계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그동안 광수용체 재생을 위해 사용한 방법은 피부나 혈액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줄기세포를 광수용체로 분화되도록 유도해 이식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만들어 분화를 유도하는 과정을 건너 뛰고 섬유아세포를 직접 광수용체 중 막대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한 것이다. 생물학에서 재프로그래밍 또는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은 특정 세포를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세포로 바꾸는 것으로 체세포 핵을 치환하거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융합 방법으로 만든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세포를 이용해 모든 종류의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시킬 수 있지만 이식 준비가 되기까지는 6개월이나 걸린다. 그렇지만 이번에 개발한 재프로그래밍 기술을 활용하면 피부세포를 10일 만에 이식 가능한 광수용체로 만들 수 있다. 광수용체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 두 종류로 나뉘는데 더 많은 것이 막대세포이다. 막대세포는 빛에 민감해 어두운 곳에서 빛을 인식하는 구실을 하고 망막 주변부에 더 많이 분포한다. 막대세포가 손상되면 빛이 적은 어두운 곳에서는 아예 앞이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은 생쥐의 섬유아세포를 유도 광수용체 막대세포(CiPCs)로 전환시킬 수 있는 5종류의 화합물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들 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CiPCs를 분석한 결과 실제 광수용체 막대세포와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연구팀은 망막변성이 일어나 시력을 거의 잃은 14마리의 생쥐의 눈에 CiPCs를 이식한 뒤 빛에 대한 동공반사와 시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3~4주 뒤 6마리의 생쥐에게서 빛이 약한 환경에서도 동공반응이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또 시각기능 회복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회피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장애물도 쉽게 피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식 3개월 뒤에는 광수용체들이 망막 안쪽 뉴런과 시냅스 연결이 된 것도 관찰됐다. 화학적 리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 낸 세포가 실제 시각 회복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사이 샤발라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직접적이고 화학적인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망막과 같은 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성과”라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상당히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망막안저 사진 이용해 환자 성별·나이 추정 기술 개발

    망막안저 사진 이용해 환자 성별·나이 추정 기술 개발

    망막안저 사진을 이용해 환자의 성별과 나이를 추정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박상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팀(김용대 임상강사, 노경진 연구원)이 망막안저사진을 보고 나이와 성별을 정확히 예측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망막안저사진은 동공을 통해 안구 내의 구조물을 촬영한 사진으로, 안과 전문의가 육안으로 관찰하고 질환을 파악하는 목적으로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 활용 방식은 의사의 눈에 의존하는 만큼 병변의 유무, 크기 및 위치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외엔 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박 교수팀은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망막안저사진에 담긴 정보를 분석해 대표적 신체정보인 나이, 성별을 예측함으로써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 축적된 41만2026장의 망막안저사진을 이용해 알고리즘이 사진만 보고도 연령과 성별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표본에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안구의 병증을 유발하는 대표인자인 당뇨 및 고혈압이 있는 환자, 흡연자도 포함해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결과 개발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정상인을 대상으로 성별에 상관없이 평균 3.1세의 오차로 실제 연령을 파악했을 뿐만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평균오차가 3.6세를 넘지 않는 높은 예측성능을 보였다. 또한, 알고리즘은 연령증가에 따른 안구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60세 이전에서 더욱 높은 정확도를 보여 모든 집단에서 평균오차가 2.9세를 넘지 않았으며, 성별은 기저질환에 상관없이 96% 이상의 확률로 정확히 구분했다. 연구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이 예측의 오차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박 교수는 “망막안저검사는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데다 방사선 노출이 없는 간단한 검사”라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을 더욱 발전시켜 망막안저사진을 통해 전신의 건강상태까지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종합 학술지이자 ‘Nature’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온라인 판에 3월 12일 게재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라이프 바이 시크릿, 현대인의 눈 건강 관리 위한 ‘시크릿 아이테인’ 출시

    라이프 바이 시크릿, 현대인의 눈 건강 관리 위한 ‘시크릿 아이테인’ 출시

    자연과 과학의 조화를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 ‘라이프 바이 시크릿’이 ‘시크릿 아이테인’을 출시했다. TV와 스마트폰, 모니터 등 각종 전자기기에 노출되는 현대인의 눈 건강을 위해 시장에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지만, 성분이 각기 다르기에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눈 건강에 필수적인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비율이다. 건강한 망막에는 루테인과 지아잔틴이 약 16:4 비율로 분포되어 있으며, 이 두 황반색소는 노화와 피로 등으로 밀도가 감소할 수 있다. 아쉽게도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체내 합성이 불가능하기에 식품으로 섭취해 보충해야 한다. 그러나 황반과는 다른 비율로 루테인과 지아잔틴을 담거나, 합성 비타민을 추가 원료로 사용하는 시중의 눈 영양 제품이 있기에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이프 바이 시크릿의 ‘시크릿 아이테인’은 루테인(16mg)과 지아잔틴(4mg)을 황반과 동일한 16:4 비율로 구성했으며, 화학 부형제와 착향료, 인공색소 등 인위적인 첨가물을 배제하고 해바라기씨유, 아마씨유, 아보카도 오일, 베타카로틴, 헤마토코쿠스 등 식품에서 유래한 5가지 부원료를 추가로 담았다.또한 1일 1회 1캡슐 섭취로 식약처가 권고한 루테인과 지아잔틴의 일일 최대 권장량(20mg)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의 눈 건강을 케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미국에 본사를 둔 라이프 바이 시크릿은 ‘자연에서 찾은 원재료에 과학을 더하여 완성한 건강한 솔루션’이란 브랜드 미션 아래 2018년 론칭 후 자연주의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대표 조민호)가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7세에 완성되는 아이 눈 건강… 새학기 검진부터 DHA까지 빈틈없이 챙겨야

    6~7세에 완성되는 아이 눈 건강… 새학기 검진부터 DHA까지 빈틈없이 챙겨야

    아이들의 눈이 바빠지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책을 읽고 디지털 학습 기기를 보는 등 아이들이 눈을 사용하는 시간도 늘어나면서, 자녀의 눈 건강을 챙겨야 하는 시기와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력은 만 3세까지 급속히 발달하고 만 3~5세에 1.0의 정상시력을 갖게 되며, 만 6~7세가 되면 완성된다. 따라서 생후 한 달~1세, 3세, 취학 전 5세 정도에는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하며, 그 이후에도 6~10세까지는 1~2년에 한 번, 10세 이후는 2~3년에 한 번씩 소아안과 전문의에게 시력을 포함한 기타 정밀 눈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아이의 눈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전국 영유아 검진기관을 안내하고 있다. 한국실명예방재단에서도 자가시력검진 사업으로 가정용 시력검사도구를 무료 배부한다. 특히 자가검진뿐 아니라 새 학기 신체검사 시기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아이의 눈 건강 상태를 정확히 체크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이 눈을 보호하는 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책은 등을 구부리지 않은 바른 자세로 앉아 눈에서 30cm 이상 떨어져 읽게 하고 1시간 동안 책을 읽은 후에는 10분 정도 쉬게 한다. 컴퓨터 사용도 마찬가지로 30분마다 5분간 쉬면서 먼 곳을 바라보게 한다. 아이 방 조명의 밝기는 눈에 피로를 주지 않을 정도가 적당하고, 아이가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는 방에 메인 조명과 탁상용 스탠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눈에 좋은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영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토시아닌과 루테인, 비타민 A, 오메가-3 지방산 같은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하면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장기 아이들의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의 핵심인 DHA는 망막과 두뇌의 구성성분으로 성장기 아이들의 필수 영양소다. DHA는 체내에서 충분히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데, 매번 음식으로 보충하기 어렵다면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눈 건강을 위한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할 때는 ‘EPA 및 DHA 함유 유지’에 대한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기준 및 규격 일일 섭취량 500mg을 충분히 채웠는지, 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A 등이 함유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큰 사이즈의 알약을 먹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시중 어린이용 오메가-3는 주로 츄어블 캡슐형태가 많은데, 이때 오메가-3 특유의 비린 맛 대신 오렌지 맛처럼 새콤달콤한 맛이 나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모양 등으로 재미를 더한 제품이라면 더 쉽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첫 시각장애인 대변인” 한국당 대변인에 김예지씨 내정

    “첫 시각장애인 대변인” 한국당 대변인에 김예지씨 내정

    조수진·허은아 등 3인 공동대변인 체제SNS본부장엔 박대성 페이스북 부사장 미래한국당은 24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씨와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를 대변인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본부장으로는 박대성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이 내정됐다. 미래한국당 측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 시각장애인 대변인이 탄생한다”며 “김 대변인 내정자의 안내견인 ‘조이’에게 비례대표 ‘0번’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 내정자는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일반 전형으로 숙명여대 피아노 전공 학사와 음악교육 전공 석사를 거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피아노 석사 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바이애슬로 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번 미래한국당 공천에서는 비례대표 11번을 받았다. 조 전 논설위원은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상, 최은희여기자상, 국제엠네스티언론상, 한국여기자협회 올해의 여기자상을 수상한 기자로, 최근에는 채널A에 출연해 ‘대깨문’, ‘대깨조’ 등의 어휘를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허 소장은 20대부터 이미지 컨설팅 분야에 뛰어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칼럼니스트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잠복 황반이상증’의 유전자 변이 특성에 대한 내용이 규명

    ‘잠복 황반이상증’의 유전자 변이 특성에 대한 내용이 규명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복 황반이상증’의 유전자 변이 특성에 대한 내용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주광식, 박규형 안과 교수팀은 한중일 3개국의 유전성 망막질환 연구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잠복 황반이상증의 임상양상과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안과 분야 국제적 저명지 ‘Ophthalmology’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잠복 황반이상증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의 변성으로 인해 서서히 기능이 쇠퇴하는 유전성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20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시력저하가 심해질 수 있으며, 이와 함께 색각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1989년 일본 안과의에 의해 발견된 질환이지만 지금까지도 발병 기전에 대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는 유전성 질환이다. 이에 한국의 우세준 교수, 일본의 후지나미 교수, 중국의 수이 교수는 동아시아유전성망막질환 학회(EAIRDs; East Asia Inherited Retinal Disease Society)를 설립, 첫 연구로 아시아인의 잠복 황반이상증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한국(6가족), 중국(4가족), 일본(11가족) 세 국가에서 총 21개 가족 36명의 잠복 황반이상증 환자였으며, 질환의 양상과 유전학적 이상을 최초로 확인해 발표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대상자 36명 중 12명은 여성, 24명은 남성이었으며, 발병 시점의 연령은 평균적으로 25.5세, 시력은 좌우 동일하게 평균 0.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근적외선을 이용해 망막의 단면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빛간섭단층촬영이 잠복 황반이상증 진단에 가장 유용하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RP1L1’이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2종류 확인돼 병의 유전적 기전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RP1L1 유전자 변이는 우성 유전으로 부모 중 한 명만 질환이 있어도 자식 중 50%에서 이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다른 환자에 대해서도 유전적 진단을 통해 이번에 분석된 유전자 돌연변이와 비교한다면 질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잠복 황반이상증은 진단이 어려워 원인불명의 시신경 이상으로 오진되거나 혹은 꾀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한 질환이었다”며 “한중일 3개국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 질환이 서양보다는 아시아인에서 흔하게 발병하며 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에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미래한국당 영입 1호 김예지와 안내견 ‘조이’의 4·15 총선 도전

    미래한국당 영입 1호 김예지와 안내견 ‘조이’의 4·15 총선 도전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영입이해찬 만나면 “제가 선천적 장애인”“안내견 출임금지는 눈빼고 들어오라는 것”“극복의 장애인 이미지 감성팔이 안 돼”“제가 선천적 장애인이 결코 의지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미래한국당 영입 인재 1호인 김예지(39) 한국장애인예술인협회 이사는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 김 이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 인재영입식에서 “선천성 시각장애로 앞이 보였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시각장애를 제 일부분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이사는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선척적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한다’는 발언을 이런 소개로 반박했다. 그는 이 대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한 정치인의 발언을 기억하느냐”며 이 대표를 겨낭했다. 김 이사는 “아직도 장애라 하면, ‘다름’보다는 비정상인 것으로 여기는 편견이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며 “심지어 국민의 대표로 뽑힌 국회의원까지도 그러하다”고 이 대표의 언행을 지적했다. 김 이사는 “사람이니까 의지가 약한 사람이 있고, 강한 사람이 있는데 선천성, 후천성 장애인이라고 의지가 다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분이 그런 편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 것”이라며 “제가 직접 (국회에) 들어가서 그분도 만날 수 있다면 ‘제가 선천성 장애입니다’라고 말하고, 제가 얼마나 의지가 강한지,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보여 드리면 그분의 편견이 없어질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미래한국당의 영입 제안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선 “소수 의견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데는 당이나 보수와 진보, 좌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의 활동으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을 대변하는 비례대표가 단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애를 딛고, 안고, 업고 일어난 의지의 장애인으로 이미지만 광고하듯, 감성팔이 하듯 내세워져서 딱 그만큼만 일하는 역할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입식에 안내견 ‘조이’와 함께 한 김 이사는 “저는 최근에도 안내견과의 식당 출입을 거부당했다”며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눈이자 발인데, 눈을 빼놓고 들어가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장애인복지법에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된 지 2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인식의 부재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김 이사는 또 “2018년부터 3년 동안 함께 한 조이는 4살 수컷이고, 이름이 조이(joy)라서 그런지 기쁨이 넘치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당개’처럼 3년이 되면 곧 풍월을 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가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21대 국회의원이 되면 안내견 조이도 국회에 함께 등원할 전망이다. 김 이사는 숙명여대 피아노 실기 강사 출신이자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동계스포츠 종목) 선수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 폐막식 무대에 올라 카운터테너 이희성과 공연하기도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두 개의 그림자/유희경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두 개의 그림자/유희경

    두 개의 그림자/유희경 그래서 당신, 어둠과 그림자를 감춘 창문 앞에 함부로 당신의 슬픔을 담은 몸을 세워 놓고 낱낱이 살펴보려고 할 때, 나누어진 어떤 것, 정신이기도 하고 폐허이기도 한 정적이 망막을 통과해 더 깊은 안쪽으로 사라지려는 것을 보았는지 외투 입은 겨울과 그 겨울이 끌고 온 추억과 딱딱한 사람 그는 당신이 아니다 어찌해도 당신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쏟아진 그늘이다 그늘이 가린 어떤 사람의 사라진 어깨다 창문은 너무 많은 것을 담고 흔들린다 바람이 부는 것이다 당신의 몸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갈라진 검은 흔적이 매달려 다시 이곳은 고요 그러니 비와 바람이 몰아치고 창은 흔들린다. 창 곁에 선 검은 영혼의 그림자 하나. 한때 우리 모두는 어두운 창 곁에 선 영혼의 수인이었다. 덜컹거리는 창문의 소리를 뼈에 새기며 정신이기도 하고 폐허이기도 한 그 무엇과 뜨거운 악수를 한다. 눈물이 습한 뼈에 덜컹거리는 소리를 새길 때 우리는 비로소 창밖의 세계와 조우할 수 있다. 창. 신과 인간의 약속. 아무리 흔들려도 고요는 온다. 그러니 그러니 곽재구 시인
  • 캄캄한 실내·짝짝이 안경…영화관은 다 과학이었구나

    캄캄한 실내·짝짝이 안경…영화관은 다 과학이었구나

    # “이런 젠장, 기차가 우리 쪽으로 돌진하고 있잖아. 비키라고 얼른.” 1895년 12월 28일 오후 9시 프랑스 파리 그랑카페에는 사교계 남녀 33명이 뤼미에르 형제가 재미있는 볼거리를 공개한다고 해서 입장료 1프랑을 내고 앉아 있었다. 카페가 어두워지면서 갑자기 앞에서 말이 짐수레를 끌고 다가오고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관객들 중 일부는 열차와 짐수레가 실제로 돌진해 오는 것으로 착각해 놀라 카페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이날 공개한 ‘시오타역으로 들어오는 열차’라는 3분짜리 동영상은 가장 대중적 예술 ‘영화’의 시작이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을 휩쓸어 이번 주는 말 그대로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역사적인 한 주로 기록됐다. 영화는 19세기 말 연극, 서커스, 동물원 이외에 새로운 오락거리를 원했던 대중들의 요구와 움직이는 사진에 관심이 많았던 과학자와 발명가들이 내놓은 다양한 장치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됐다.기계문명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영화는 뇌가 사물을 인지하는 원리를 가장 잘 활용한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망막은 사물을 한 장의 스틸 사진처럼 인식한다. 망막에서 받아들인 스틸 사진들을 동영상처럼 느끼도록 하는 것은 뇌의 잔상 효과 때문이다. 1740년 독일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요하네스 안드레아스 폰 제그너는 어둠 속에서 붉게 타는 석탄을 끈에 매달아 빠른 속도로 돌리면 연속된 빨간 원으로 보이며 이때 눈의 잔상 효과는 0.1초가량 지속된다는 사실을 측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과학자 파트리스 달시도 잔상 효과의 지속 시간을 측정했는데 그는 0.143초라고 주장했다.실제로 뇌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이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지나가면 연속적 움직임으로 인식한다. 영화가 시작될 때 상영관 안을 어둡게 하는 것도 잔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는 초당 24장의 사진이 빠르게 지나가도록 해 관객들의 뇌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들어 3D, 4D 등 다양한 입체영화들이 개봉되고 있다. 4D 영화는 3D 영상에 촉각이나 후각을 자극하는 기술을 덧입힌 것이니만큼 입체영화의 기본은 3D 영화다. 망막에 맺히는 2차원 평면 이미지를 뇌가 3차원 입체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원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3D 영화는 ‘양안(兩眼)시차’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사람의 두 눈은 6~6.5㎝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보는 이미지가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뇌에서는 이 둘을 합성해 인식하는 것이 양안시차다. 초창기 입체영화는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찍고, 관객들은 파란색과 빨간색 셀로판지를 붙인 적청(赤靑)안경을 쓰고 양쪽 눈이 다른 색의 영상을 보도록 함으로써 입체감을 느끼게 했다. 그렇지만 화질이 조악하고 입체 완성도도 떨어져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기술 발달로 사람의 두 눈 간격과 각도와 비슷하게 영상을 촬영하고 관객들은 왼쪽과 오른쪽 렌즈가 각각 수직과 수평인 빛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한 편광필터가 장착된 특수안경을 끼고 한층 세련된 입체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과학자들은 “영화는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기 가장 좋은 예술 영역”이라면서 “가까운 시일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기술이 영화에 접목되면 지금처럼 관객이 일방적으로 보는 형태가 아니라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고 영화 속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며 즐기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설명절 선물 고민 LED마스크, 안심 구매 기준은 ‘유효파장’

    설명절 선물 고민 LED마스크, 안심 구매 기준은 ‘유효파장’

    설명절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545명의 기혼남녀를 대상으로 ‘배우자 설 선물 계획’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7명(76%)이 ‘선물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설명절 고마운 마음을 담아 배우자나 부모님에게 특별한 선물을 고민하고 있다면 홈뷰티 디바이스 제품들을 고민해보는 것을 제안한다. 특히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웰에이징을 추구하는 오팔세대에게 인기있는 뷰티템 1순위는 단연 LED마스크다. 시중에 다양한 LED마스크 제품이 나와있지만,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간편하게 사용하는 제품인만큼, 효과만큼이나 안전성에 대한 확인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기본적으로 LED마스크는 의료용 LED 기기에 비해 저출력을 사용해서 부작용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부작용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어떠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 또한 공신력 있는 공인기관을 통해서 안전성 검사를 거쳤는지 확인해보면 좋다. 또한, 피부 케어를 위한 제품인만큼 피부 미용에 효과적인 파장대의 LED 빛을 적절한 출력으로 얼굴 전체에 고르게 조사할 수 있는 LED마스크인지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LED가 너무 센 광출력을 가지고 있다면 피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고, LED개수가 너무 적으면 얼굴 전체에 빛을 고르게 조사할 수 없어서 피부 톤, 탄력 등의 피부 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업계에서는 LED모듈에 관한 특허 기술을 확보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셀리턴은 최근 LED마스크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유효파장 출력 촉진을 위한 LED모듈’에 관해 국내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서 해외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 특허기술은 LED에서 나올 수 있는 유해한 전자파를 흡수시킬 수 있는 이중 흡수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피부에 유익한 유효파장의 출력을 촉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LED는 전류가 흘러 빛을 발산하는 반도체 소자로, 발광부에서 유해한 전자파가 나오면 피부관리에 효과적인 유효파장의 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셀리턴의 특허받은 LED모듈은 유해한 전자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피부가 LED에 장시간 노출되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 시키고, 적절한 출력의 유효파장이 피부 속까지 잘 도달할 수 있게 해 피부 개선 효과를 높인다. 이와 함께 셀리턴 LED마스크는 제품의 출력광에 관한 안전성 시험을 위해 공인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의뢰하여 국제 표준규격(IEC62471)에 근거해 △청색광(Blue Light) △망막열 △화학적 자외선 △적외선 등에 대해 광생물학적 안전성검사를 실시하고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셀리턴 관계자는 “자사는 외부 공인기관을 통한 인체적용실험 및 임상실험을 가장 활발히 시행하고 있는 브랜드로써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과학적인 연구와 검증을 면밀히 시행하고 있다”며 “고객분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뷰티 디바이스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금치 성분으로 눈 건강제품 개발·출시

    시금치 성분으로 눈 건강제품 개발·출시

    경남 남해군은 (재)남해마늘연구소가 시금치에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추출해 만든 제품 ‘아이굿 젤리’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아이굿 젤리’는 겨울철 남해군 특산물 시금치에 눈 건강에 효능이 있는 루테인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착안해 개발된 제품이다. 남해군 지역은 겨울철 노지 시금치 주산지로 재배면적이 1000여ha에 이른다. 특히 남해 노지 시금치는 당도가 높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있다. 남해마늘연구소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금치는 눈의 망막과 황반구성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시력 향상 및 백내장 예방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루테인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최근 남녀노소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노출돼 눈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은 환경에서 시금치가 눈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점에 착안에 연구·개발에 나서 아이굿 젤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시금치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시금치의 루테인 및 기능성 성분을 분석하고, 그 효능을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소는 제품화를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어야 하고 제품의 맛, 첨가되는 시금치의 안전성과 적절한 기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이굿 젤리’는 물방울 모양의 젤리 형태로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간식처럼 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블루베리 향을 첨가해 기능성과 기호성을 동시에 높였다. 시금치를 동결건조한 분말 형태로 첨가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남해마늘연구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눈 건강 고시형 원료인 마리골드 꽃추출물과 비타민, 미네랄을 섞어, 하루 3개씩 섭취하면 눈 건강 유지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남해마늘연구소 관계자는 “시금치 성분으로 만든 ‘아이굿 젤리’는 지역 특화작물의 산업화·제품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英 하키 대표 샘 워드 왼눈 시력 일부 잃고도 “도쿄올림픽 나갔으면”

    英 하키 대표 샘 워드 왼눈 시력 일부 잃고도 “도쿄올림픽 나갔으면”

    영국과 잉글랜드 필드하키 대표 선수인 샘 워드(28) 경기 도중 끔찍한 부상을 당해 왼쪽 눈의 시력을 일부 잃었는데도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워드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말레이시아와의 도쿄올림픽 출전권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이겨 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한 경기 도중 공에 얼굴을 맞아 망막과 얼굴 근육이 망가지는 처참한 일을 겪었다. 영국 유니폼을 입고 126경기에 출전해 72골을 득점한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대영제국을 대표했는데 영국의 도쿄올림픽 대표 선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길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5일 BBC 라디오 5 인터뷰를 통해 “이건 내 꿈”이라며 “지난 몇년 동안 내가 바라던 일이었다. 해서 난 (대표팀에) 돌아가 그걸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두 골이나 넣어 출전권을 따내는 데 공을 세운 그는 이어 “머릿속으로는 (대표팀에)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몸도 열심히 만들어야 하고, 훈련도 세게, 재활도 제대로 해야 한다. 가장 큰 일은 가능한 스스로를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드는 것인데 매일 시작과 끝에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독자를 놀래킬 수도 있어 이 사진을 게재할지 여부를 많이 망설였다. 무엇보다 본인이 공개했고 글에서 보듯 부상의 공포를 털어내고 긍정적으로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어 게재한다.> 그의 현재 왼눈 상태는 대단히 좋지 않다. 중앙에는 녹색 가림막이 쳐진 듯 뿌옇고, 주변부만 보이는 상태다. 워드는 “망막 손상이 있었으며 결코 온전한 상태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얼마나 회복할지 지금 상태에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을 삼키는 일도 힘들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난 뭐든 잘 움직이는 남자이며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 의료진 등등 주위의 모든 응원도 등에 업고 있다. 인생에는 이보다 나쁜 일들도 많다. 그런 시선을 유지하는 한 난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키 선수들은 페널티 코너를 수비할 때만 마스크를 쓰고 있다. 하지만 워드가 다친 상황은 공격할 때였다. 동료가 슈팅을 날릴 때 수비수 앞에서 방해 동작을 하다 넘어졌는데 골로 향하던 공에 눈과 얼굴 부위를 맞았다. “공이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본 것이 기억난다. 모든 일이 그저 슬로비디오처럼 보였다”고 얘기한 그는 “내 식대로 난 조금 재미난 위치에 있었다. 그게 득점하는 데 도움이 됐는데 이렇게 제대로 얻어맞은 건 처음이었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다만 얼굴에 보호장치를 쓰는 일에 대해선 “경기장의 조금 더 많은 곳에서 보호장치를 써야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제때 제대로 무게를 실어 논의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실제로는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피터팬 도롱뇽’ 아홀로틀, 동족 다리 먹어도 재생되는 비밀

    [핵잼 사이언스] ‘피터팬 도롱뇽’ 아홀로틀, 동족 다리 먹어도 재생되는 비밀

    멕시코시티 인근 호수에만 서식하는 한 도롱뇽 종은 인간의 신체를 재생하는 꿈 같은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돼 많은 생물학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홀로틀(axolotl)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도롱뇽은 귀여운 외모 덕분에 ‘피터팬 도롱뇽’으로도 불리며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애완용으로 기르지만, 사실 야생에서는 소치밀코 호수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그런데 아홀로틀은 호수라는 제한된 서식지 특성상 먹이 부족으로 종종 동족의 다리까지 뜯어먹는 소름끼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이는 특히 새끼였을 때 심해 애완용으로 기를 경우 처음에 두 마리 이상 함께 두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 자란 성체일 경우 이런 습성은 줄지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만일 아홀로틀 중 어떤 개체가 다리를 잃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 종은 다리를 잃더라도 몇 달 뒤면 다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아홀로틀의 재생 능력은 피부와 뼈 그리고 근육 조직은 물론 신경 말단부까지 완벽하게 다시 자라게 한다.이에 대해 아홀로틀 전문가인 미국의 생물학자 제임스 모나한 노스이스턴대 부교수는 최근 미국 과학전문 매체 피조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도롱뇽의 특별한 재생 능력은 세포 속에 있는 어떤 성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홀로틀은 몸에 손상을 입었을 때 상처 부위 근처 세포들이 휴지기에서 재생기로 돌아가는 몇 가지 단서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모나한 교수팀은 지금까지 아홀로틀의 재생 과정에 영향을 주는 ‘뉴레귤린-1’(NRG1·Neuregulin-1)으로 불리는 하나의 단백질 분자를 발견했다. 이들은 아홀로틀의 몸에서 이 분자를 제거하면 재생 능력을 잃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다시 첨가하면 능력이 되살아나는 과정을 확인했다. 하지만 모나한 교수는 재생 과정에 스위치 역할을 하는 분자는 이보다 많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아홀로틀은 역대 가장 큰 게놈 배열을 갖고 있어 우리는 이들 도롱뇽의 몸과 유전자에 대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홀로틀에 관한 연구를 거듭하면 인간의 퇴행성 망막질환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나한 교수는 또 같은 대학 화학공학과 레베카 캐리어 부교수팀과 함께 아홀로틀에서 발견한 NRG1을 인간의 망막과 비슷한 돼지 망막의 줄기 세포에 넣어 이식하는 실험을 했을 때 세포가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를 조사했지만, 세포는 제대로 이식되지 못하고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줄기세포를 아홀로틀의 망막에 이식했을 때는 훨씬 더 적은 수의 세포가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홀로틀의 또다른 단백질 분자나 메커니즘이 재생 능력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나한 교수는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힐 수 없지만,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우리는 이미 (태아였을 때) 한 차례 팔을 만들었다. 만일 우리가 이 과정을 되돌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 몸이 나머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아홀로틀은 종종 우파루파라고도 불리지만 이는 일본에서 상업화를 위해 붙인 이름으로, 정식 명칭은 아홀로틀이 맞다. 원산지를 따라 단순히 멕시코 도롱뇽이라고도 불린다. 몸길이는 30㎝까지 자라며 몸 색상은 흰색과 노란색, 검은색 등 다양해 한때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았다. 사진=노스이스턴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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