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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부품·철강 관세 0… 동남아 수출 늘고, 일본산 청어·아세안 키위 무관세 수입

    차부품·철강 관세 0… 동남아 수출 늘고, 일본산 청어·아세안 키위 무관세 수입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최종 서명되면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에 대한 수출이 확대되고 다변화된다. 자동차 부품과 철강, 석유화학, 기계, 전기·전자, 섬유, 생활소비재 등의 관세 장벽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게임과 애니메이션, 음반, 영화 등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한류 문화 전파가 한층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쌀과 고추 등 농산물 개방은 최소화했고, 일본산 수산물 관세 철폐도 소비가 많지 않은 품목 위주로 제한했다. 이번 RCEP 서명으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 등은 안전벨트, 에어백, 휠 등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철강 업종에선 봉강, 형강 제품과 철강관, 도금 강판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RCEP 지역에 대한 수출 실적은 129억 달러로, 전 세계 수출의 47.8%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합성수지, 플라스틱관, 타이어 등 석유화학과 볼베어링, 기계 부품, 섬유기계 등에서도 관세가 없어진다. 전기·전자 제품 중에선 최대 30%에 달하던 냉장고와 세탁기, 최대 25%인 냉방기에 대한 관세가 사라진다. 섬유를 비롯한 중소기업 품목과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품목도 추가 개방을 통해 수출문이 넓어지게 됐다. 문화 콘텐츠에서도 동남아 국가들의 개방이 확대된다. 필리핀은 게임 분야에 외국인 지분 제한을 없애고, 애니메이션과 음반, TV 프로그램 제작 등의 외자 지분 제한을 51%로 확대한다. 말레이시아는 인터넷·모바일 게임시장을 개방하며, 태국은 음반 제작 분야 외국인 지분 투자를 49%까지 허용한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이 동남아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한류를 확산시킬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이미 체결된 FTA(한·베트남, 한·중 등) 범위 내 품목을 개방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 특히 핵심 민감 품목인 쌀·고추·마늘·양파·사과·배 등과 수입액이 큰 바나나·파인애플 등을 개방하지 않고 보호했다. 기존 FTA에서 추가로 개방된 품목은 아세안의 체다치즈·키위(이상 즉시 관세 철폐)·구아바·망고스틴·파파야(이상 10년), 호주의 소시지 케이싱, 중국의 녹용 전지(이상 20년) 등이다. 일본과는 이번 RCEP가 처음 체결한 FTA인데, 자동차와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에선 문을 열지 않았다. 개방 품목도 대부분 장기 철폐(10~20년)로 보호한다. 양국 관세 철폐 수준을 품목 수로 보면 한일 모두 83%로 같다. 하지만 수입액으로는 일본(78%)이 우리(76%)보다 2% 포인트 많다. 일본산 수산물도 민감성을 고려해 2017~2019년 평균 총수입액(1억 4200만 달러)의 2.9%(400만 달러) 수준으로 개방을 최소화한다. 돔과 가리비, 방어 등 주요 민감 품목은 현행 관세를 유지한다. 개방 품목을 보면 청어필렛(이하 냉동·뼈를 발라낸 살코기), 검정대구필렛, 민대구필렛이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이빨고기(냉동)와 바닷가재(훈제)는 10년, 캐비아 대용물은 15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는 등 총 302개 품목이 개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RCEP 서명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이 한층 강화되는 등 신남방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일본과는 우리 산업의 대일 민감성 등을 고려해 국익에 맞게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RCEP 체결…우리나라 농가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

    “RCEP 체결…우리나라 농가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

    쌀·고추·마늘·양파 등 양허 제외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15일 최종 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 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농업 분야 (RCEP) 협상 결과’ 자료에서 농산물의 민감성을 반영해 이미 체결된 FTA 대비 추가 개방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쌀·고추·마늘·양파 등과 바나나·파인애플처럼 수입액이 많은 민감품목은 양허 제외로 보호했다. 구아바, 파파야, 망고스틴 등…10년 뒤 관세 사라진다 우리나라의 기존 FTA 대비 추가 양허 품목은 136개다. 이 중 일부 추가 개방품목은 관세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구아바(관세율 30%), 파파야(30%), 망고스틴(30%)의 경우 10년 뒤에 관세가 없어진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 이미 FTA를 체결한 국가 중 중국에는 녹용(관세율 20%·관세철폐기간 20년)과 덱스트린(8%·즉시철폐), 호주에는 소시지 케이싱(27%·20년)을 추가 개방했다. 뉴질랜드와는 추가 개방 없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기존 FTA가 없어 신규 체결한 효과가 있는 일본과는 다른 FTA와 비교해 낮은 개방 수준으로 농산물 시장개방 협상을 마무리했다. 일본과의 농산물 관세 철폐 비중은 46%로, FTA 평균 72%보다 낮다.우리나라 수출 유망품목 중 소주·막걸리(일본), 사과·배(인도네시아), 딸기(태국) 등의 품목은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번 협상에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위생검역(SPS) 조치의 운용을 위해 관련 절차 요건을 구체화하고 정보교환 등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수입식품에서 SPS와 관련한 중대한 부적격 사안이 발생할 경우 수출국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등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규정도 들어갔다. 신선 농산물은 RCEP 역내 우회수입 방지를 위해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맞추도록 하되 가공식품은 국내 원료수급 여건, 수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는 관련 법률에 근거한 영향평가를 추진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피해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노조운동 억압’ 손배가압류, 文정부서도 현재진행형

    기업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따른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고 손해배상 청구와 재산 가압류 신청을 남용하는 문제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손잡고’ 등은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1월 기준 23개 사업장이 58건(국가 청구 3건 포함)의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청구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 총액은 약 658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18억원이 가압류됐다. 이번 조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계된 첫 공식 현황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만 따지면 14개 사업장(28건)이 약 6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노동자에게 청구했다. 다만 같은 기간 13개 사업장(21건)에서 약 1175억원의 손배 청구 금액이 해소되는 성과도 있었다. 마지막 조사였던 2017년 청구 총액 약 1867억원과 비교하면 청구 총액은 약 64% 감소했다. 사업장 수는 24개(65건)에서 23개(58건)로 비슷했다. 손배가압류는 그동안 노동 3권을 침해하는 데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해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음으로써 노동조합을 무력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들은 기업이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는 방식이 한층 교묘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존에는 손배 청구의 대상이 정규직 노조와 조합원이었다면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개인을 상대로 회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손배 청구 사유도 예전에는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모욕·명예훼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28건 중 12건), ‘비정규직·특고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 부정’(28건 중 10건) 등으로 다양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등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노조무력화 시도 등 ‘노동적폐’와 관련된 진상규명을 진행했지만 손배소송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시민단체들은 “변화를 담보하지 않는 진상규명은 희망고문일 뿐”이라면서 ▲누적된 손배 청구 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해결 ▲노동탄압을 목적으로 악용되는 손배가압류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 ▲국가의 손배 청구 철회 등을 촉구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장상기 서울시의원 “소규모 정비, 업무처리지침도 없어“

    장상기 서울시의원 “소규모 정비, 업무처리지침도 없어“

    정부가 지난 5월 6일,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을 보완해 2022년까지 1만2천호 공급 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울시는 업무처리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상기 서울시의회 의원(민주당, 강서6)은 6일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소관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소규모 정비사업 전체에 용적률과 주차장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5.6대책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서울시가 아직 업무처리지침을 못 만들고 있어서 일선 현장에서는 주민설명회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5.6대책 발표 이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조례들이 잇달아 개정되면서 자율주택정비, 가로주택정비, 소규모재건축 등 다양한 소규모주택 정비의 여건이 마련됐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 또한 크지만, 업무처리지침의 미비로 기껏 마련한 정비수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조속한 업무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장 의원은 또한 “정비여건이 열악한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은 건축법령의 일부 규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완화 또는 통합해 적용할 수 있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건축법」은 300세대 이상에 대해서만 특별건축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세대 규모가 작을수록 정비기반시설이 불량해 정비가 시급하므로 2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을 정비하는 소규모재건축에 「소규모주택정비법」과 「건축법」의 규제 완화를 함께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어서 장 의원은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 문제인데 서울시는 안일한 주택공급대책 발표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전협의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장 의원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공모도 마찬가지”라고 질책했다.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지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도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선정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무책임한 행정이다. 몇 달에 걸쳐 희망고문을 할 것이 아니라 공공재개발이 안되는 곳은 안되는 이유를 미리 알려주고 함께 정비 대안을 찾는 것이 올바른 행정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현재 자율주택정비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거환경개선과로, 소규재건축사업은 공동주택과로 이원화된 행정의 통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부산시장 보선이 다시 소환한 가덕도 신공항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해묵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을 방문하면서 “영남 지역의 희망고문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검증용역비 20억원을 국토부 예산으로 증액 신청했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해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법적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장관에게 항의해 회의는 한때 정회됐다. 결국 국토위 여야 간사는 기존 정책 연구개발(R&D) 용역비 예산을 20억원 증액하고 이를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을 검토하는 데 쓰기로 했다. 영남권 신공항은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됐고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의 갈등이 첨예한 사안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가덕도와 경남 밀양 등 후보지 35곳에 대한 평가가 진행됐으나 모두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1.0에 미달해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됐다. 이후에도 논란이 여전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프랑스의 파리공항공단(ADPi)이 용역을 맡아 기존 김해공항의 확장으로 어렵게 결론지어졌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달려졌다. 2016년 당시 5개 광역단체장이 승복을 문서로 약속했으나 휴지조각이 됐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까지 총리실에 재검증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12월 검증위원회가 꾸려졌다. 이에 TK 지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총리실 검증위원회는 이달 중 결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결론이든 공정한 과정과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합의됐던 김해공항 확장이 뒤집히는 상황은 옳지 않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국책 사업이 정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선례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 김태년, ‘가덕도신공항’ 예산 삭감에 “2차관 들어오라 해” 격분

    김태년, ‘가덕도신공항’ 예산 삭감에 “2차관 들어오라 해” 격분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면서 정부⋅여당의 갈등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을 찾아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으나, 국토부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내년 예산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검토 용역비 20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현미 장관에게 집단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지난 3일 가덕도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한 번 더 하자는 취지에서 20억원 규모의 용역비로 20억원을 신규 요청했었다. 이에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국토부로서는 따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절차를 만들어서 국토부에 건너뛰도록 결정하면 따라갈 수 있다”면서 “그런 절차도 없이 국토부에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하면 저야 정치인 출신이니 ‘그러겠다’고 하겠지만, 공무원들은 못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부산 신공항 문제는 마냥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도 “국토부가 수용할 것을 적극 검토해서 동의해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강하게 부딪히면서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30여분 정회했다. 같은 시각 이런 사실이 민주당 지도부에 전해지면서 당 최고위 회의를 마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누군가에게 전화해 “국토부 2차관 빨리 들어오라고 해”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표가 많이 화가 난 것 같다”며 “대표가 이렇게 화 난 모습은 처음 봤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을 들은 이낙연 대표도 불편한 기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당 지도부가 격앙된 것은 국토부의 이런 예산 삭감 행동이 이틀 전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 가덕신공항에 대한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낙연 대표의 발언과 배치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법제처의 판단이 다음 주 전반기에 있을 것으로 안다. 판단에 따라 정부로서도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예산 신설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2016년 박근혜 정부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으나, 2018년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도 부산을 방문해 재검증을 약속했다. 이후 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가 설치돼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산 달려간 이낙연 “시장 후보 내는게 책임 있는 공당”(종합)

    부산 달려간 이낙연 “시장 후보 내는게 책임 있는 공당”(종합)

    李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검토대상 올려”홍남기, 사의 논란에 “크게 보지 않아”“미 대선결과 굉장히 조마조마해”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여직원 성추행 논란으로 시장직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후임으로 내년 4월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후보를 내서 부산의 미래 비전을 놓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부산시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의지도 피력했다. “후보 공천, 충정과 고뇌 이해해달라” 이 대표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도 많은 고민이 있었고 마음의 아픔 컸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우리 당 소속의 지도자가 저지른 잘못으로 시정에 크고 작은 차질이 생기고 보궐선거가 실시되게 한 것에 대해 부산 시민에게 거듭 사과를 드린다”면서 “충정과 고뇌를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저희가 내놓은 후보자와 그 후보자를 통해 시민에게 보여드릴 정책과 비전을 잘 판단하고 심판하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서울·부산시장 보선 공천 기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도덕성, 능력,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봐야겠다”면서 “구체적 인물을 상정해놓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희망고문 빨리 끝내도록 최선 다하겠다” 이 대표는 부산 시민들을 달래기 위한 방편으로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적정성 여부에 대해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조금 전에 이곳에 들어오다가 희망 고문을 그만 시키라는 현수막을 봤다”면서 “여러분의 간절함이 요구 그대로 부·울·경 희망 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서는 법제처의 판단이 내주 전반기에 있을 것”이라면서 “그 판단에 따라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보고가 있게 될 것으로, 정부로서는 선택을 해야 하게 될 것이다. 긴 시간 걸리지 않으리라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위에서 김교흥 의원이 가덕신공항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용역비를 이번 예산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이 제안이 여러분이 걱정하는 향후 절차의 단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도 될 것 같고, 가덕도 신공항이 검토 대상으로 올랐다는 것도 되겠다”고 말했다.이낙연 “홍남기 사의표명, 갈등할 사안 아냐”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與 뜻 관철홍남기 “3억” vs 민주당 “10억” 한편 이 대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불거진 당정 갈등 논란에 대해 “크게 보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은) 그다지 갈등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 “당내 일부 의원들의 충정을 알겠지만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전날 사의 표명에 대해 “대주주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하게 되면서 기재부와 제가 쭉 해왔던 것과 다른 내용을 스스로 말씀드리게 됐다”면서 “두세 달간의 논란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해야 하지 않나 해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진심을 담아서 사의 표명을 한 것인데 ‘정치쇼’라고 얘기한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진심 담은 사의 표명이 정치쇼라니 심히 유감”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사의 표명의 이유와 관련해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이 “10억원 유지로 된 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를 당정 간 이견 조율 과정에 대한 ‘항의’로 받아들이면서 홍 부총리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기존 3억원 기준이) 한 종목 3억원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 차원에서 기존 방침대로 가야 한다고 봤다”면서 “그러나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10억원 유지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당초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이를 관철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해선 “지금 굉장히 조마조마하다”며 “중간중간 기사 검색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은희 서초구청장 “정부의 6억이하 재산세 인하안은 낙제점” 비판

    조은희 서초구청장 “정부의 6억이하 재산세 인하안은 낙제점” 비판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정부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 감경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조 구청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6억 이하 1가구 1주택 재산세 인하안은 낙제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의 재산세율을 0.0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는 한해에 최대 재산세 18만원을 감면받게 된다.  앞서 서초구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조 구청장은 “서초구가 먼저 팔 걷고 나선 것은 서초구민만이 아닌,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 폭탄을 맞은 서울시민 전체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달라는 시그널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구청장은 “그동안 정부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희망고문을 했다”며 “서울지역만 봐도 6~9억원 사이의 중산층 28만 3000가구 시민을 갈라치기하는 또다른 부동산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시가격을 올리고, 늘어난 세금 중에서 6억 이하 주택만 찔끔 깎아주겠다고 한다”며 “세금 폭탄이라는 병을 먼저 주고, 약을 준답시고 생색만 내고, 중산층 28만 3000가구의 세금부담 고통은 외면하겠다는 정부가 참 염치없다는 생각이 들고 진정성마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이런 정부의 결정에 대해 “눈 가리고 아옹, 눈속임, 기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 구청장은 세가지를 제안했다. 서초구가 추진하는 1가구 1주택 재산세 감경안을 막는 것을 중단하고, 올해분 재산세를 환급하고, 내년에 공시가격을 올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정부는 세금을 거둬들이는데에는 능수능란, 전광석화였지만 감경해주는 것에 대해서는 지지부진 완행열차였다”며 “국민의 원성은 한 귀로 흘려들으며, 공시가격 현실화 등 강력한 규제 정책만 펼쳐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정부는 올해분 재산세부터 국민에게 환급해 줘야하고, 내년에는 공시가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무늬는 ‘인턴십’ 현실은 ‘파트타임’… 15억 쓰고 청년 좌절 안기는 스포츠인턴십

    무늬는 ‘인턴십’ 현실은 ‘파트타임’… 15억 쓰고 청년 좌절 안기는 스포츠인턴십

    2015년 하반기 스포츠해외인턴십 사업에 선발된 A씨는 인턴십 기간 대부분을 해외가 아닌 한국에서 수행해야했다. 회사의 해외 파트너사에 채용됐지만 5개월의 해외 인턴십 기간 중 실제 해외 체류 기간은 1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A씨는 해외에 계약한 집 월세를 예정된 5개월 간 지불해야해야 했다. 2006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스포츠산업 인턴십 지원사업’이 많은 청년의 질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는 소중한 기회지만 현실은 청년들이 원하는 업무는 고사하고 인턴십이 아닌 아르바이트처럼 변질돼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5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산업 인턴십 사업에는 매년 약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국내 인턴십은 4개월 동안 정부가 인당 125만원을, 채용 기업이 55만원을 지원한다. 정규직 전환이 되면 정부가 4개월을 추가로 월 155만원을 지원한다. 해외 인턴십은 국가별 체제비 차등지급과 항공, 비자, 보험료를 실비로 지원한다. 그러나 참여 기업의 인지도가 낮고 해외 인턴십 참여 기업의 경우 명확한 관리 제도 방안이 부재한 상황이다. A씨의 사례처럼 해외 인턴십이지만 조기 귀국해도 공단은 알 수 없어 해외 체재비가 지출되는 맹점도 나타났다. 한 스포츠 산업 분야 취업준비생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인턴십 섭외 기업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라는 답변이 전체 54%를 기록했다. 올해 1차 사업 기준 97개의 기업 중 직원 규모가 5명 이하인 기업이 35곳(36.1%)이었고, 이중 11곳은 매출이 1억원이 안 된다. 공단 측은 2020 1차 인턴십 이후 정규직 전환율이 77%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히 77%의 전환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 이후까지 청년들이 해당 기업에 남아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3개월 간 청년들의 노동력만 착취하고 사업이 종료되면 이별을 고하는 기업도 있었다. 인턴십 사업의 제도적인 미비점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청년들의 좌절감만 커지고 있다. 스포츠인턴십 사업을 경험한 청년들은 “인건비가 공짜니까 그냥 파트타임 느낌으로 채용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하는 인건비를 회사가 감당 못 하거나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필요 없어지면 나가라는 식이어서 나올 때 기분이 안 좋았다”는 등의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김예지 의원은 “공단에서 정규직 전환 기회라는 말로 청년들을 희망고문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신입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며 ”해외 인턴십 사업과 관련해 중간에서 사업의 장만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라 공단의 철저한 관리‧감독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대통령 ‘타이핑’ 답장 비판한 野… ‘손글씨’ 릴레이 9일째 계속

    대통령 ‘타이핑’ 답장 비판한 野… ‘손글씨’ 릴레이 9일째 계속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피격당한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에게 보낸 답장 편지에 대해 야당은 “친필 사인도 없다”고 ‘진정성 없음’을 비판하면서 ‘손글씨 릴레이’를 이어갔다. 청와대는 “타이핑이 왜 논란 소재가 되는지 이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14일 당 공식 페이스북에 “희망고문만 되풀이하는 진정성 없는 대통령의 편지 한 장”이라는 글과 함께 공무원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를 나란히 비교한 이미지를 올렸다. ‘#공무원_아들_손_편지’, ‘#대통령_타이핑_편지’라는 해시태그도 나란히 달았다. 유족도 문 대통령의 답장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고인의 형 이래진씨는 이날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편지를 열기 전 20~30분을 고민하다 열어봤지만 그동안 대통령이 밝혔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조카도 ‘예상했던 내용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씨가 공개한 문 대통령의 답장은 컴퓨터로 인쇄된 A4 한 장짜리 분량이었다. 편지에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 등 내용이 포함됐다. 대통령의 답장 내용이 알려진 전날에도 친필이 아닌 타이핑이라는 점을 두고 야당에서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공무원의 아들이 절절하게 쓴 손편지에 대한 문 대통령의 답장은 지난 6일 대변인이 밝힌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에서 한걸음도 내딛지 못한 형국”이라며 “심지어 대통령의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한다. 편지를 받은 유가족은 절망으로 남은 힘도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면서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며 “이미 대변인이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타이핑 치고 출력한 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야당의 비판이 계속되자 “문 대통령의 서한은 대통령이 먼저 육필로 직접 쓴 후에 주면, 비서진이 받아서 타이핑한 뒤 전자서명 과정을 거친다”고 반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에게 친서를 보내거나 할 땐 그런 방식으로 한다”며 “타이핑이 왜 논란의 소지 돼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좀 더 공식적으로 격을 생각하는 걸로 보면 된다”면서 “대통령은 가슴 저리다고 하면서 진심으로 위로했다. 억울한 일 있으면 명예 회복할 것이라고 하고,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어린 고등학생에게 마음을 담아 답장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국민의힘은 피격 공무원을 추모하고 정부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한 손글씨 릴레이를 9일째 이어갔다. 이주환 의원은 “깜깜하고 차디찬 바다에서 그 얼마나 두려웠을까. 끝내 국가가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국민 모두는 분노하는데 국가는 오히려 고인의 월북을 의심하고 있다.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이런 국가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같은 당 이헌승, 정동만, 구자근 의원을 다음 릴레이 주자로 지명했다. 지난 12일엔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손편지와 점자로 적은 편지로 릴레이에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이벤트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은 우리 국민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라면서 처음 시작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고용부 국감 인국공 논쟁… 野 “청와대 개입” 與 “가짜 뉴스”

    고용부 국감 인국공 논쟁… 野 “청와대 개입” 與 “가짜 뉴스”

    여야가 8일 고용노동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기로 한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감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인국공 사태와 관련한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질의에 앞서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국공에 방문했을 당시 한 비정규직 노동자와 악수하는 사진을 내보이며 “소방대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재 공사 직고용 과정에서 해고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인국공은 지난 6월 소방대 비정규직 근로자 211명과 야생동물통제요원 30명을 직고용하기로 결정했고 이들 중 47명은 지난 8월 해고됐다. 직고용 추진이 예정돼 있는 보안검색요원 1902명도 소방대 근로자처럼 해고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개입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사단이 발생했다”며 “청와대는 어떻게든지 인국공에 직고용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보안검색노조는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편입을 고용부에 요청했으나 오히려 청와대가 개입하면서 직고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공사법을 바꿔달라고 했으나 모든 부처에서 안 된다고 했다. 그대로 가면 되는데 청와대가 또 나서 정말 최악수인 청원경찰로 직고용하라는 오더(지시)가 떨어진다”며 “청원경찰로는 안 된다고 다 법률 검토를 받았는데 느닷없이 뒤집어졌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오더 논란이 제기된) 청와대 회의는 제가 이해하기로는 법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청원경찰 방안은 없던 게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정부세종청사 경비원에게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는데 그 해법으로 청원경찰로 (고용을) 안정시킨 바 있다. (청와대가 아닌) 관계 부처 사이에 (직고용 형태를) 청원경찰로 하는 게 어떠냐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야당의 공격에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다”고 맞섰다. 윤 의원은 “경비업법이 (직고용의) 장애 요인이 돼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자회사 고용에 잠정 합의했다가, 검토해 보니 청원경찰법으로도 해소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며 직고용은 원래 인국공의 기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청와대가 개입해 전체가 왜곡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해명에도 야당은 공세를 그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인국공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아마추어 고용정책이 빚은 참극”이라면서 “대통령이 인기 영합주의에 빠져 좋은 일자리에 목마른 청년을 희망고문했다”고 비판했다. 구본환 인국공 전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불참한 데 대해서도 불만이 쏟아졌다. 김 의원은 “누가 청원경찰로 결론지은 것인지, 일단 대통령 주재 회의에 있었던 분들은 모두 자기가 아니라고 한다”며 “결국 청와대가 강하게 밀어붙였을 때 적당히 말을 하지 못했거나 (묵언의) 동의를 했다는 것은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해외 도피 ‘나쁜 아빠들’ 늘어 분노… 양육비는 우리 아이 ‘생존권’ 문제

    해외 도피 ‘나쁜 아빠들’ 늘어 분노… 양육비는 우리 아이 ‘생존권’ 문제

    양육비 미지급자 공개한 ‘배드파더스’‘양육비해결총연합회’ 출범 산파 역할고가 외제차 타는 전 배우자 나몰라라타인 명의로 재산 빼돌려도 속수무책 여가부 ‘양육비이행관리원’ 도움 한계2만여건 신청받아 겨우 5715건 지급美 양육비 체납하면 여권 사용 등 제한우리는 개정안에 운전면허 정지만 신설2018년 7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옮기거나, 급기야 해외로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오랜 시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 배드파더스는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나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일을 용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내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이 탄생했고,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다.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실질적인 대안들의 법제화가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양해연의 이영 대표와 활동가 박유진(가명)씨는 배드파더스를 만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을 준 곳이 배드파더스였다. 박씨가 이혼할 당시 법원은 전 배우자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배우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회피했다. 박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이 재산을 다른 가족의 명의로 돌리는 꼼수까지 써 가며 지급을 미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해자와의 대면은 피하고 싶었다. 상황이 막막하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이혼 과정에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던 전 배우자는 잠깐 아이를 봐 달라며 맡긴 뒤 잠적했다. 사라진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두 사람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순간이 있었다.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이행원은 양육비 지급을 회피하는 미지급자들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행원이 생기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정부에서 나섰는데 설마 안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3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두 사람은 끝내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행원에선 “더이상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희망고문’. 두 사람은 이행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실제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행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최대한의 제재가 ‘감치’(일정 기간 유치장에 가두는 것)인 데다, 허위 주소로 집행기간(6개월)을 회피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재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게 더 어렵다. 이행원은 출범 이후 2만여건의 이행 지원 신청을 받았고 이 중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확정받은 건 1만 6073건이지만,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건 3분의1 정도인 5715건에 그친다. 실망감에 괴로워하던 그때 두 사람은 배드파더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애들 부모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이들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양육비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이었고, 양육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양해연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양육비 해결 건수도 점차 늘어갔다. 활동가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작업장을 찾아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잠적한 미지급자의 소재를 찾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배드파더스를 통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은 사례는 600여건에 달한다.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는 “사이트에 게재된 해결 건수는 173건(10월 4일 기준)이지만 신상을 공개하기 전 “배드파더스에 제보했다”는 말만으로 양육비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신상이 게재된 미지급자들이 구씨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소인 중 한 명은 박씨의 전 배우자였다. 배드파더스 측은 “미지급자의 명예보다 아이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재판은 15시간 동안 이어졌고, 현장에선 이 대표와 박씨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늦은 밤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에 대해 배심원 7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모두 무죄 평결을 냈다. 재판부도 “운영자는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비하적·모욕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구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항소로 시작된 2심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 관련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화제가 되자 배드파더스와 해당 사이트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배드파더스에 게재된 사람들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게 명백한 사람들”이라면서 “제보나 정황만으로 공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지난달 22일 인터폴의 공조로 베트남에서 잡힌 걸 보고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은 해외로 도피해도 막을 길이 없다”면서 “출국을 금지할 수도 없고 체포를 해서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양해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두 사람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개정안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비양육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이 담겼으나 당초 양해연은 이외에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형사처벌, 명단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미지급자로부터 회수하는 대지급제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제재 수위가 낮은 면허 정지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일찍이 양육비를 사회문제로 다뤄 온 미국은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의 양육비를 체납하면 여권 발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6개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린다. 프랑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 양육비를 체납하면 2년의 징역이나 1만 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법 통과에 미온적”이라면서 “외국처럼 양육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권리’이자 ‘생존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재산 숨기고 해외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들…“강력 제재 방안 마련돼야”

    양육비 미지급자 공개한 ‘배드파더스’해외도피·재산명의 이전하며 나몰라라“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 달린 사회문제”2018년 7월, 양육비 미지급자들의 사진과 신상을 공개한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됐던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재산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옮기거나, 급기야 해외로 도피하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오랜 시간 양육비를 받지 못했던 양육자들에게 배드파더스는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나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일을 용기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해내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이 탄생했고,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것도 있다. 배드파더스의 명예훼손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개정안에 포함되지 못한 실질적인 대안들의 법제화가 남아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양해연의 이영 대표와 활동가 박유진(가명)씨는 배드파더스를 만난 순간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곳, 함께 힘을 모아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을 준 곳이 배드파더스였다. 박씨가 이혼할 당시 법원은 전 배우자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매달 6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전 배우자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를 회피했다. 박씨는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다닐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이 재산을 다른 가족의 명의로 돌리는 꼼수까지 써 가며 지급을 미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어떤 이유에서든 가해자와의 대면은 피하고 싶었다. 상황이 막막하긴 이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이혼 과정에서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던 전 배우자는 잠깐 아이를 봐 달라며 맡긴 뒤 잠적했다. 사라진 사람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억울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속수무책이었던 두 사람에게 정부가 처음으로 손을 내민 순간이 있었다. 2015년 출범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행원)이다. 여성가족부 산하의 이행원은 양육비 지급을 회피하는 미지급자들로부터 양육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두 사람도 이행원이 생기자마자 이곳을 찾았다. “정부에서 나섰는데 설마 안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3년 이상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두 사람은 끝내 양육비를 받아내지 못했다. 이행원에선 “더이상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희망고문’. 두 사람은 이행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실제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강행 규정이 미비한 한국에서 이행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최대한의 제재가 ‘감치’(일정 기간 유치장에 가두는 것)인 데다, 허위 주소로 집행기간(6개월)을 회피하면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된다. 재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면 양육비를 받아내는 게 더 어렵다. 이행원은 출범 이후 2만여건의 이행 지원 신청을 받았고 이 중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확정받은 건 1만 6073건이지만, 실제 양육비가 지급된 건 3분의1 정도인 5715건에 그친다. 실망감에 괴로워하던 그때 두 사람은 배드파더스를 만났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애들 부모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훈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 생각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소수였지만 이들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양육비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이었고, 양육자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배드파더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양해연이 활발한 활동에 나서면서 양육비 해결 건수도 점차 늘어갔다. 활동가들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작업장을 찾아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연대 시위를 벌였고, 잠적한 미지급자의 소재를 찾는 데도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배드파더스를 통해 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은 사례는 600여건에 달한다.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는 “사이트에 게재된 해결 건수는 173건(10월 4일 기준)이지만 신상을 공개하기 전 “배드파더스에 제보했다”는 말만으로 양육비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해 8월 신상이 게재된 미지급자들이 구씨를 정보통신망법 70조 1항에 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소인 중 한 명은 박씨의 전 배우자였다. 배드파더스 측은 “미지급자의 명예보다 아이들의 생존권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고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열어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재판은 15시간 동안 이어졌고, 현장에선 이 대표와 박씨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늦은 밤까지 마음을 졸이며 결과를 기다렸다. 배드파더스의 신상공개에 대해 배심원 7명(예비배심원 1명 제외)은 모두 무죄 평결을 냈다. 재판부도 “운영자는 사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비하적·모욕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구씨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항소로 시작된 2심은 지난달 17일 첫 공판을 끝으로 잠정 중단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 관련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을 종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최근 강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 등의 신상을 공개하는 ‘디지털교도소’가 화제가 되자 배드파더스와 해당 사이트를 비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대표는 “배드파더스에 게재된 사람들은 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은 게 명백한 사람들”이라면서 “제보나 정황만으로 공개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지난달 22일 인터폴의 공조로 베트남에서 잡힌 걸 보고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은 해외로 도피해도 막을 길이 없다”면서 “출국을 금지할 수도 없고 체포를 해서 국내에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양해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지난 5월 ‘양육비 이행강화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두 사람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개정안엔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미지급하는 비양육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방안이 담겼으나 당초 양해연은 이외에도 미지급자에 대한 출국금지와 형사처벌, 명단공개도 함께 요구했다. 정부가 먼저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미지급자로부터 회수하는 대지급제도 있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제재 수위가 낮은 면허 정지만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일찍이 양육비를 사회문제로 다뤄 온 미국은 2500달러(약 300만원) 이상의 양육비를 체납하면 여권 발급을 중지하거나 사용을 제한한다.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벌금이나 6개월 징역 등의 처벌을 내린다. 프랑스는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 양육비를 체납하면 2년의 징역이나 1만 5000유로(약 2050만원)의 벌금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무부 등 관련 부처들이 법 통과에 미온적”이라면서 “외국처럼 양육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권리’이자 ‘생존권’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카페프랜차이즈 비엔나커피하우스, ‘프란치스카너 할슈타트’ 외 2종 출시

    카페프랜차이즈 비엔나커피하우스, ‘프란치스카너 할슈타트’ 외 2종 출시

    유러피언 카페프랜차이즈 비엔나커피하우스가 성큼 다가온 가을날 청명한 하늘과 눈부신 햇살 아래 즐길 수 있는 티타임 신메뉴 3종을 14일 출시했다. 커피프랜차이즈 비엔나커피하우스가 올 가을 시즌을 맞아 출시한 ‘프란치스카너 할슈타트’는 유러피언 얼그레이 티를 넣어 향긋하고 진한 맛이 일품인 밀크티다. 타사의 밀크티보다 가벼운 맛에 향이 더 진하다는 게 특징이다. ‘프란치스카너 할슈타트 망고’는 열대과일 망고의 깊고 진한 달콤함이 향긋한 밀크티와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프란치스카너 할슈타트 카라멜’은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기타드’의 고급 카라멜 소스와 부드러운 밀크티가 자아내는 스모키한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메뉴다. 비엔나커피하우스 관계자는 “전국 비엔나커피하우스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신메뉴를 부드럽고 달달한 ‘엘리자벳 마들렌’과 함께 즐기면 바쁜 일상에 행복한 쉼표 하나를 찍으며 ‘정오의 비엔나’를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엔나커피하우스는 유럽의 황제와 왕족, 예술가들로부터 사랑받아온 300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정통 비엔나커피(아인슈페너)를 비롯한 다채로운 유러피언 커피를 선보이는 프랜차이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아파트 또 청약 만점당첨자… 30대엔 ‘희망고문’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3개월여 만에 청약통장 만점(84점)자가 나왔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 집을 사는 30대에게 “청약을 기다리라”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과 달리 높은 청약 가점을 받을 수 없는 젊은층이 치솟는 ‘청약 경쟁’을 뚫기는 하늘의 별 따기임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울 내 신축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줄을 잇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정부가 여전히 현실을 모른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9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양천구 신월2동 신월4구역을 재건축하는 ‘신목동 파라곤’ 전용 84㎡A형에서 최고점으로 청약통장 만점인 84점이 나왔다. 5개의 주택형 중 나머지 4개 주택형의 최고점도 69~74점에 달한다. 주택형별 당첨 평균 점수도 61.9~70점에 분포됐다. 청약 가점에서 만점이 나오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한다. 가구주 본인을 포함하면 주민등록등본상의 가족이 최소 7명이 돼야 나올 수 있는 점수다. 30대가 20대 초반에 결혼해 4인 가족을 꾸렸다 해도 57점을 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울 청약에서 만점자가 나온 건 지난 5월 말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을 재개발하는 ‘흑석리버파크자이’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전국적으로는 벌써 세 번째 만점자가 등장한 것이다. 신목동 파라곤은 청약 당시부터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청약자들을 끌어모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로 점차 공급이 줄어드는 서울 지역 분양인 데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유일한 단지인 까닭에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3.3㎡당 2060만원) 경쟁력을 갖춘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30대가 청약을 할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서울에 없다는 점이다. ‘신목동 파라곤’도 이달 서울에서 분양하는 유일한 단지였다. 정부가 지난 8일 하남 등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대상지를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등 서울 알짜 지역 입주민 반발이 커 정작 서울 내 공급계획이 적다는 것도 난관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주민 간담회 주최

    김춘례 서울시의원,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주민 간담회 주최

    서울시의회 김춘례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1)은 지난 3일 서울시의회 별관 5층 회의실에서 공공재개발사업 주민 간담회를 주최해 사업에 관한 성북1구역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본 간담회는 해당 사업의 소관 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이경선 의원이 주관해 성북1구역 주민, 시행사인 서울도시주택공사(이하 SH공사), 주무부서인 서울시 주거정비과 직원이 참여했고, SH공사의 사업설명 후 주민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졌다. 서울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공재개발사업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방안’에 따른 조치로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서도 공공재개발 추진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이다. 서울시는 주택공급TF를 구성하여 ‘공공재개발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주택공급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9월부터 후보지 공모신청 접수를 받아 11월부터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 중이며, 공공재개발 신규지정 사전절차를 대폭 단축(18개월→6개월)하고, 사업시행인가의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성북1구역은 성북구 성북1동 179-68번지 일대 정비구역 면적 110,058.3㎡ 규모로 지난 2004. 7.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고 재개발 사업을 시작했지만, 16년째 정비구역 지정도 못한 채 정비 사업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이다. 이 구역의 주민들은 마을이 구릉지대 위에 위치한데다 극심하게 노후화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을 버리지 못해 버텨왔지만, 행위제한 기한이 만료돼 2015년 이후 약 40여 동의 신축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서 일부 주민들 간의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춘례 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딱한 사정을 듣고 지난 7월 지역구민과 서울시 주거정비과와의 양자회의를 주선했고, 서울시·성북구·지역주민 삼자회의를 추진하는 중 본 사업이 발표됐다. 현재 이 구역은 공공재개발사업의 시범구역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최근 SH공사에 공공재개발사업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지역주민은 “이 지역에서 태어나 수십 년을 살아오는 동안 발전과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우면서도 슬프다”라며, “희망고문 속에서 오랜 시간 버텨 온 결과는 점차 늘어가는 빈집과 슬럼화 현상뿐이다. 다행히 이번 사업의 발표로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되어 기쁘고, 계속해서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 김춘례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간담회 후 김 의원은 “성북1구역이 속한 지역의 서울시의회 의원으로서 지역주민의 고통에 심히 유감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서울시의 공공재개발사업이 잘 정착돼 어려운 형편에 놓인 지역주민들의 슬픔과 고통을 달래주는 ‘착한 사업’이 되길 바란다”라고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자담배 6개월 사용…英 10대 소년 ‘80대 노인 폐’ 진단

    전자담배 6개월 사용…英 10대 소년 ‘80대 노인 폐’ 진단

    금연을 위해 전자담배를 선택했다가 80대 노인 수준의 폐로 살아가게 된 영국 19세 청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노팅엄에 사는 19세 남성 이완 피셔는 3년 전인 16세 당시 금연을 목적으로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피셔는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몇 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됐다. 당시 의료진은 피셔가 고작 6개월 사용한 전자담배가 폐를 완전히 망가뜨렸고, 액상 전자담배에 함유돼 있는 특정 화학물질에 과한 면역반응을 보인 것이 폐 기능 상실의 원인이라고 밝혔다.피셔는 이 일로 10대 중반이 아닌 80대의 노인의 폐 기능과 유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퇴원 후 차츰 건강을 회복해 갔지만, 여전히 그는 본래 나이의 약 4배에 달하는 노인의 몸 상태로 살고 있다. 과민성 폐렴으로 인한 폐와 심장 기능이 약화됐고, 장기 기능이 상실될 경우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피셔는 “나는 어린 시절 정말 건강했었다. 매일 밤 뛰고 또 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폐에 열이 가해지면 완전히 엉망이 된다. 스테로이드 약물도 끊을 수 없다. 계단 5개를 오르는 것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당시 의료진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나는 손상된 폐의 60%도 채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나의 친할아버지는 현재 65세인데, 나보다 훨씬 건강하다. 오히려 나는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살이 찌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피셔는 전국을 돌며 학생들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여전히 흡연에 대한 안전한 대안으로 액상 전자담배를 선택하며, 특히 블루베리나 커스터드 등 향기가 나는 전자담배가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처럼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를 이용한 흡연 만큼이나 손 대지 말아야 할 백해무익한 존재다. 전자담배에 대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지난해 11월에는 전자담배로 양쪽 폐가 모두 망가진 미국의 17세 소년이 이식수술을 받기도 했다. 의료진은 이 소년이 사용한 흡입식 전자담배가 폐 기능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보이며, 수술 시 폐 손상 정도가 최악에 달한 상태였다고 밝혔었다. 같은 해 9월 역시 미국의 18세 청년이 망고맛 전자담배를 1년간 사용한 뒤, 폐 나이가 70대와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고가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향 전자담배를 시장에서 퇴출한다고 밝혔고, 이후 뉴욕주를 시작으로 미국 여러 지역에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더워서 입맛 없을 땐, 처트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더워서 입맛 없을 땐, 처트니

    요즘 같은 무더위엔 만들어 보고픈 음식이 있다. 여름날 허해진 몸에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는 보양식도, 시원한 냉면이나 콩국수같이 차가운 냉요리도 아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침샘이 자극되는 새콤달콤 짜릿한 처트니가 오늘의 주인공이다.처트니라는 이름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한국에서 먹어볼 기회가 별로 없는 음식이기도 하고, 아마도 인도요리 전문식당에서 한 번쯤은 맛보았을 수 있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완성된 요리라기보다 일종의 소스에 가까운 음식이기 때문이다. 우리야 여름 한철만 덥고 말지만 사계절 내내 덥거나 습한 나라에 사는 이들에겐 입맛을 돋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음식을 한번 떠올려 보자. 설탕으로 단맛을 주고, 레몬이나 라임 등 감귤류로 상쾌한 신맛을, 피시 소스나 발효시킨 새우 등으로 짠맛과 감칠맛을 적절히 입혀 준다. 타마린드, 생강, 바질, 고수, 민트 등 향신료와 허브로 다채로운 맛을 불어넣는다. 그래야 더워도 음식이 먹힌다. 옆 나라 인도도 마찬가지다. 사시사철 더우니 딱히 보양식 같은 걸 찾아 먹는 문화는 없다. 일상에서 매 끼니를 버티도록 하는 요소들로 식단을 구성할 뿐이다. 그 역할에 충실한 것이 바로 처트니다.처트니는 인도가 고향이지만 크게 인도식과 영국식으로 나뉜다. 원조 격인 인도식 처트니는 굳이 비교하자면 이탈리아의 페스토에 가까운 형태의 음식이다. 만드는 방식과 원리도 유사하다. 인도식 처트니는 지역에 따라 그 조합은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신선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에 향신료를 한데 모아 으깨거나 갈아서 만든다. 되직하게 만든 처트니는 따로 익히지 않고 그대로 식탁에 올린다. 먹기 전에 인도식 버터인 기나 식물성 기름을 섞어 지방을 첨가해 주기도 한다. 주식이 밀가루로 만든 난과 쌀인 인도에서 처트니는 밥상에 필수적인 존재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탁에서 다른 영양소를 보충해 주고 단조로운 탄수화물 맛을 변주하는 반찬과 소스의 역할을 동시에 해내기 때문이다. 화덕에 구운 난이나 찐 쌀에 처트니 몇 가지만 있으면 무더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한 끼 식사가 해결된다. 17세기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후 인도 음식에 빠져든 영국인들은 이국적이고 강렬한 처트니에도 금방 매혹됐다. 처트니를 본국에 가져가거나 수출하는 과정에서 조리법과 형태가 조금씩 변형됐다. 영국식 처트니는 잼과 피클의 중간 어느 지점에 있는 보존식품을 의미한다. 야채와 과일, 견과류 그리고 향신료를 첨가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설탕, 식초를 넣어 단맛과 신맛을 준 후 뭉근히 익혀 먹는 건 인도식 처트니와 크게 다르다. 영국의 음식 학자들은 본래의 인도식 처트니가 평범한 영국인들이 먹기에 너무 맵고 자극적이어서 그와 같이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카레와 함께 영국으로 향한 처트니는 단조로운 영국식 식사를 잠시나마 즐겁게 해 주는 별미로 자리잡았다. 여러 가지 처트니가 사랑을 받았지만 그중에 가장 인기 있었던 건 망고 처트니였다. 본래 달고 시고 매운맛이 한데 어우러진 이국적인 맛이었지만 영국인의 입맛에 맞춰 단맛이 크게 강조된 음식으로 변모했다. 먹어 보면 잼 같기도 하다. 영국식 처트니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 중 하나는 인도에서 근무하던 그레이라는 이름의 영국 군인에 대한 이야기다. 먹는 것에 관심이 많고 돈을 버는 것에도 흥미가 있던 그레이 소령은 벵골 출신의 요리사와 함께 순한 맛의 처트니를 개발했고 레시피를 조미료 회사에 팔았다. 망고와 건포도, 마늘, 고추, 라임, 식초, 타마린드 등이 들어간 이 순한 맛 처트니는 히트를 쳤고 지금도 ‘메이저 그레이 처트니’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엔 처트니가 요즘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페스토의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바질을 주로 사용하는 이탈리아 제노바식 페스토가 깻잎, 미나리 등 다양한 한국식 재료로 응용된 것처럼 처트니도 무한한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일뿐만 아니라 단맛이 많이 나는 파프리카나 오이, 가지 등 흔한 채소로 얼마든지 맛있는 처트니를 만들 수 있다. 인도의 많은 가정에서 처트니는 남는 자투리 채소를 활용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채식 식단을 추구하고 음식물 낭비를 줄이고자 하는 요즘 트렌드와도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여름철 남아도는 과일이나 야채로 잼이나 청을 만들기 지루하다면, 이번엔 처트니를 시도해 보는 건 어떠실지.
  • 애플망고 키울 줄이야… 재배농가 점점 북상 중

    애플망고 키울 줄이야… 재배농가 점점 북상 중

    “한국에서 아열대작물인 애플 망고를 재배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한반도의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전남 영광군 염산면에서 애플 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박민호(31)씨는 “2014년부터 심기 시작한 애플 망고가 올해 30t, 내년 70t까지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당도가 높아 백화점 3곳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박씨의 성공 모습을 본 같은 마을에 있는 농가 5명도 지난해부터 애플 망고 재배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산으로만 여겨졌던 망고와 구아바 등 아열대 과일이 경기와 강원 등 한반도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농가는 528호, 재배면적은 164㏊, 생산량은 2900여t이다.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망고는 159개 농가에서 62ha, 바나나는 61개 농가가 30여㏊를 재배하고 있다. 2001년 제주에서만 재배했던 망고는 지금 현재 전남, 전북, 경북 등 북상 중이다. 전남도에서는 전국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아열대작물 재배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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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망고 키울 줄이야… 재배농가 점점 북상 중

    “한국에서 아열대작물인 애플 망고를 재배할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한반도의 온난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전남 영광군 염산면에서 애플 망고를 재배하고 있는 박민호(31)씨는 “2014년부터 심기 시작한 애플 망고가 올해 30t, 내년 70t까지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당도가 높아 백화점 3곳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박씨의 성공 모습을 본 같은 마을에 있는 농가 5명도 지난해부터 애플 망고 재배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로 한반도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산으로만 여겨졌던 망고와 구아바 등 아열대 과일이 경기와 강원 등 한반도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아열대 과수 재배농가는 528호, 재배면적은 164㏊, 생산량은 2900여t이다.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망고는 159개 농가에서 62ha, 바나나는 61개 농가가 30여㏊를 재배하고 있다. 2001년 제주에서만 재배했던 망고는 지금 현재 전남, 전북, 경북 등 북상 중이다. 전남도에서는 전국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아열대작물 재배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새로운 소득원이 되고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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