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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유즈 리더” 알크스니스 첫 단독인터뷰/김영만 특파원

    ◎“파국위기의 소련… 비상선포로 타개해야”/쿠데타 성공하기엔 소 너무 큰 나라/보·혁 대결 장기화땐 내전 부를수도/경제독립 없는 연방탈퇴는 공염불… 단합 긴요 소련 인민대표회의의 강경보수파 의원들로 구성된 소유즈그룹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에 따른 혼란을 비난하며 비상사태 선포 등을 주장해 소련의 장래와 관련,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신문 김영만 모스크바특파원은 당중앙위 개막 직전인 23일 이 그룹의 실질적인 리더인 빅토르 알크스니스 대령(41)을 우리나라 기자로는 처음으로 단독으로 만나 개혁에 대한 입장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평가 소련의 장래 등을 들었다. 현역 공군대령으로 베일에 가린 채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에서 일명 「검은 대령」으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지난해말 셰바르드나제 당시 외무장관이 사임연설을 통해 『새로운 독재의 출현을 음모하는 검은 대령』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소련 정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크스니스 대령은 서울신문과의 회견에서 자신들이 쿠데타를 꾸민다는 설은부인했지만 급진개혁세력의 요구는 결단코 저지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비상사태와 통제경제를 주창하는 소유즈는 개혁 자체에 반대하나.』 『개혁을 반대하지 않는다.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바로 경제개혁을 위해 정치적 안정은 필요하다. 한국은 우리가 따라야 할 주요한 모델이다. 당신들은 정치적 안정이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정치적 안정이 없었다면 한국이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지지한다고 했는데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고르바초프는 노련하고 또한 여러 가지 복잡한 권력게임 때문에 우리가 사임에 필요한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적인 패배를 안길 수 있고 동시에 우리가 주장하는 비상사태의 선포를 얻어낼 가능성은 있다고 여겨진다』 ­일부 분석가들은 소유즈의 발빠른 행보가 고르바초프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한다. 말하자면 보수파의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개혁파와의 협상 여지를 오히려 넓힐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이른바민주파를 곤란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는 고르비와 우리의 이해가 같을 수 있다.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고르비에게 우리는 민주파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인민대표회의 특별회의 소집은 가능하다고 보나. 『오늘부터 서명에 들어갔다. 4백5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전체 대의원 정수의 5분의1). 소유즈그룹의 대의원 대부분이 현재 지방에 머무르고 있어 필요서명인원을 채우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의회가 비상사태를 선포치 않을 경우 소유즈는 자신들이 제안한 방안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 조치는 쿠데타가 반의회적인 다른 방식에 의한 정부구성을 의미하나. 『우리의 결의내용은 아니고 블로힌 의원의 연설에 그런 내용이 있어 오해를 사고 있다. 비헌법적이고 위협·암시·공포로 이해되고 있어 유감스럽다. 우리는 합헌적인 것이 때때로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헌법의 범위내에서만 행동할 것이다』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의 비상사태 선포 같은 극단적인 방법의 사용은 유혈사태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능성까지 감내하면서 비상사태를 주장하나. 『생명의 가치는 무한한 것이다. 나는 유혈적인 방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는 때때로 힘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 소련에서는 전쟁이 아닌데도 지난 2년간 정치적 분쟁으로 1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세계는 지금 이라크내의 쿠르드족 문제에 비난을 집중하고 있다. 소련은 지금 민족분규 등으로 피난상태에 있는 사람의 숫자가 1백만명을 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군부쿠데타가 가능할 수 있나. 『우린 쿠데타를 하기에는 너무 큰 나라다. 장군만 모아도 크렘린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숫자가 많다. 우리는 프랑코 장군이나 피노체트 장군,주코프 원수도 없다. 있다면 야조프 원수가 있을 뿐이다』 ­군부 내에도 옐친을 지지하는 개혁파가 형성돼 있나. 『있지만 모스크바에서만 조직이 있는 극소수다. 우라즈체프 러시아 대의원(예비역 중령)이 대표로 있는 「방패」가 그것인데 최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나에서 이 조직을 만들려다토론도 하기 전에 그들은 도망가야 했다』 ­옐친이 러시아공화국 헌법개정에 성공하고 6월12일로 예정된 선거에서 직선대통령이 된다면 소련의 장래는 어떻게 되나. 『이 대결이 멈추지 않는다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곧 세계3차대전으로 치달을 것이다』 ­당신은 독립운동의 열기가 높은 라트비아 출신인데 강경세력의 간판으로 꼽히고 있다. 출신배경과 현재의 정치적 견해 사이의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하나. 『민족주의자들이 내놓는 구호는 「배고프지만 자유롭게」이다. 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한데도 탈퇴만이 살 길 인양 외친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인간의 생존권을 희생시킨다면 지나치게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의 사임연설로 당신은 유명하게 됐다. 실제로 사임을 종용했는가,그것 외의 다른 배경은 무엇인가. 『사임을 종용한 바 있지만 현역 대령 두 사람(한 사람은 페트루센코 대령)의 종용으로­비록 그것이 검은 대령이라 할지라도­장관이 물러날 수 있나? 그보다는 다른 배경이 있다. 하나는 그가 실시해온 정책에 대한 책임추궁의 두려움을 갖고 있었고 또 하나는 이라크를 반대하는 진영에 서겠다고 미국에 약속했음에도 이를 지키지 못 한데 따른 자기인책으로 보는 것이 옳다』 ◎군부 강경파가 주도… 반고르비 선봉/소 「소유즈그룹」이란 소유즈(연합)그룹은 급진개혁을 반대하며 지난해 2월 소련 최고회의 보수파 대의원 1백여 명이 결성한 압력단체. 최고회의 대의원인 유리 블로힌이 대표를 맡고 있으나 알크스니스 대령을 비롯한 강경파 군장교 5∼6명이 사실상 모임을 주도해가고 있다. 89년 7월 인민대표회의내 급진파 대의원 2백50여 명이 급진개혁을 요구하며 「지역간 그룹」이란 단체를 만든 것이 소유즈그룹이 결성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창립 당시 이들이 밝힌 결성취지는 소연방을 와해시키려는 분리주의,민주주의세력과의 투쟁 및 러시아민족의 권리보호였다. 이들은 그 동안 각종 회의에서 고르바초프의 국내외 정책에 강한 비판을 가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90년 11월17일 최고회의에서는 『30일내에 개혁정책을 중단치 않으면 고르바초프는 사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서방 분석가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12월에는 셰바르드나제 외무,바딤 바카틴 내무 등 개혁파 장관 2명을 사퇴케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 회원수는 4백50∼5백명 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군장교,군수산업체 간부,지방공화국 거주 러시아인 출신 대의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교정에서의 유세는 잘못이다(사설)

    어떻게 해서 생긴 관례인지 모르지만 선거철만 되면 학교,특히 국민학교의 교정이 곤욕을 치른다. 합동유세장이 대개 국민학교 교정으로 정해져서 옥외 마이크까지 가설하여 요란한 유세연설을 확성시키는 바람에 교실수업을 예사로 방해받는 것이다. 아주 잘못된 악습이다. 기초단위 지방의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합동연설회가 한창인 요즘도 여전히 이 악습은 자행되고 있다. 경기도만 해도 7백77회의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이 가운데 6백50회가 학교운동장에서 열리는데 상오중에도 열리고 하오래야 3시이전에 연설회가 다 들어 있어서 학생들의 학습시간과 겹친다고 한다. 교정에서 연설회가 진행되면 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고 확성기소리에 수업을 방해받아 아예 자율학습을 시키는 교사들이 적지않다고 한다. 교정은 교실의 연장이다. 「널찍한 학교마당」이 놀고 있다는 정도로 교정을 인식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처사다. 스쿨버스가 지나가면 내전중인 시가전도 휴전을 한다는 것이 어린 학생들에 대한 어른들의 배려여야 한다. 라이벌 후보나 정당을 원색적으로 헐뜯고,서투른 목소리로 외마디소리를 지르듯이 하는 구태의연한 후보자들의 합동연설은 어린이들에게 아무런 본도 못보인다. 이런 장면을 연출하는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하여 어린이의 수업보다 우선권을 준다는 것은,이세교육을 하찮게 여기는 평소의 태도가 드러난 것일 뿐이다. 특히 전파매체를 포함한 갖가지 선거전의 수단이 개발된 오늘날에는 옥외에서 갖는 「합동연설회」가 군중을 모으지도 못하고 효용성도 적어졌다. 이런 유효하지도 절박하지도 않은 일로 어린이의 교육현장을 예사로 방해한다는 것은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때문일 뿐이다. 그렇잖아도 교정에 대한 어른들의 잘못된 발상법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드러나곤 한다. 주차난이 심한 주택가를 위하여 교정을 야간주차장으로 개방하겠다는 발설을 정책당국이 비춘 적이 있었다. 이런 생각이 우리 의식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선거때만 되면 「유세장」으로 학교를 동원하는 것에 아무런 저어함이 없는 것이다. 합동연설회가 열리면 조심성 없는 관계자들의 무질서한 행동들로 시설이나 기물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유인물로 더렵혀지고,승용차를 끌고 들락거려서 부수되는 피해까지 적지않다. 이런 일들이 학교를 유린하게 하는 일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장소가 없다는 핑계지만 기껏해야 몇십명 참석할까말까한 것이 요즈음의 합동연설회다. 관공서 강당이나 구민회관·시민공원,하다못해 정자나무 아래라도 조그만 연단만 마련하면 못할 것이 없다. 장소가 이렇게 변하면 악을 쓰듯 외치는 연설풍속도 세련될 것이다. 문제는 학교를 소중히 여기는 생각의 결핍에 기인한다. 입으로는 교육입국을 떠들면서도 실제행동은 어쭙잖은 어른의 권위를 우선으로 여기는 전근대적 발상이 잔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교육부가 나서서 이런 악습을 고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장이라고 교정에서의 유세를 중지하도록 교육부장관이 요구하는 것이 좋겠다.
  • 외언내언

    한국이 외국과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은 것은 지난해 9월 호주가 처음. 해외이주자가 늘어나고 국제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망가는 범법자가 증가하자 88년 8월 도피범을 송환,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범죄인 인도법을 마련하고 한·호간 첫 사법공조체제를 갖춘 것. 국내에서도 남의 돈을 떼먹고 달아나는 경제사범이 늘어나 각국간 공동대처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돼왔다. ◆얼마전 수십명으로부터 돈을 빌린 뒤 동남아로 달아난 한여행사 사장의 경우나 서울의 한 아파트 관리인이 관리비 1억원을 횡령하고 일본으로 도피한 경우 등이 모두 이런 케이스. 국제간 범죄인 인도협정이 각종 범죄의 국제화에 함께 대처하는 것이라면 국내의 경우는 횡령·배임·사기 등 돈과 관련된 경제사범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경찰이 각국의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의뢰하거나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사람들. ◆한·호범죄인 인도협정은 호주측에서 먼저 제의해와 이뤄졌다. 호주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은 2만5천여명,한국에는 3백50여명의 호주인이 살고 있고 연간 2만2천여명이 양국을 내왕하고 있어 사법공조체제의 필요성이 제기돼온 것. 협정의 골자는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이상의 중형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한 수사·기소·재판·형의 선고나 집행을 위해 범죄인을 상호인도한다는 것. 정치적 범죄 등 범죄인을 인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절사유도 포함돼 있다. ◆이번에 거액을 갖고 미국으로 도망친 한 회사원이 그곳 당국으로부터 추방조치를 당하게 됐다는 보도는 미국사회에 숨어있는 많은 다른 도피자들에게 큰 경종이 될 것에 틀림없다. 회사의 공금이나 빚을 갚지 않고 외구가으로 피하려는 국내의 경제사범들에게도 이 조치는 좋은 선례로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은 미국·일본·캐나다 등 특히 우리 교민이 많이 살고 있는 국가들과 정식으로 범죄인 인도협정을 맺는 일. 그래야만 범죄예방에는 물론 범죄의 국제화·광역화에 적극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 이라크방화로 쿠웨이트 5백17곳 “검은 연기”

    ◎사막유정 불길 어떻게 끄나/양수시설 파괴돼 소화용수 확보 불능/입구폭파 통한 산소 차단이 유일 방안/지뢰­독가스 제거·분출원유 막기등 숱한 난제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서 물러남에 따라 이들이 전쟁 막바지에 불붙인 쿠웨이트내 유정 5백여곳의 진화작업이 초긴급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쿠웨이트내 산유유정 9백50여곳중 5백17곳이 이라크군의 방화로 불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앞으로 2년간 화재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빨리 진화작업을 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소요경비가 만만치 않다. 쿠웨이트 정부는 불을 끄는데만 50만달러,복구하는데 5억달러가 추가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 외에 정유시설도 대부분 파괴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예상 복구비는 70억달러에 육박한다. 화재 유정에서는 곳에 따라 하루 2만 내지 6만 배럴의 원유가 연기로 사라지고 있는데 원유 배럴당 가격을 18달러로 잡아도 쿠웨이트는 엄청난 손실을 벌써 보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진화 자체가 엄청나게어렵다는 점이다. 유정에 따라 수시간만에 불을 끌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다. 진화작업에 돌입하기 전 세계 각처에서 온 전문가들이 화재현장에 대한 정밀진단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유정주변에 매설된 지뢰 등 장애물 제거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본격 진화작업은 빨라야 종전 30일 정도 지난 뒤에나 시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작업상의 문제도 엄청나다. 진화작업시에는 사람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뿌리면서 현장에 접근하게 되는데 지하수를 공급할 시설이 거의 파괴됐기 때문에 새로 우물을 파고 파이프를 설치해야 한다. 그럴 경우 수주 내지 수개월간 진화작업이 지연되게 된다. 유정의 파이프 컨트롤 밸브가 망가지지 않았을 경우는 작업이 비교적 간단하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사람이 들어가 이 밸브를 잠가주면 된다. 이 경우 작업자들은 열 차단용 특수 금속옷을 입고 투입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쿠웨이트내 유정의 경우 이라크군들이 이 컨트롤 밸브를망가뜨린 경우가 많다고 말하고 있다. 밸브가 망가진 경우는 폭발물을 터뜨려 불을 끄는 수가 있다. 유정 입구에 3백 내지 4백 파운드의 다이나마이트나 플라스틱 폭탄을 터뜨리면 그 주변의 산소가 모두 소모돼 불이 꺼진다. 일단 불길을 잡은 다음에는 원유가 계속 지상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미국의 유정은 지하압력이 낮아 원유를 펌프로 빨아올려야 하는데 쿠웨이트 유정들은 지하의 압력이 높아 엄청난 힘으로 뿜어져 나오는데 이를 막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이를 제때에 막지 못하면 주변 오염뿐 아니라 자칫 잘못해 다시 불이 붙으면 진화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원유와 함께 황화수소 등의 독가스가 분출되는데 이도 진화작업을 위협하는 장애요인이다. 진화작업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수입의 거의 전부를 원유수출에 의존해온 쿠웨이트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제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는 가운데 유정은 계속 불타고 있다.
  • 여야 의원 3인의 새 방향모색 좌담(정치쇄신:5·끝)

    ◎“정치자금 양성화… 「검은 돈」 유입 막아야”/윤리 실천규범에 15∼16개항 구체규정 추진/이해관계 상위 회피·재산등록제 보완 포함/법안 심의과정서 의원매수 막게 입법청문회 도입할만/노조의 정치자금 기탁 허용… 모든 정당에 배분을 뇌물외유사건 및 수서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이 청정정치확립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것인가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여야간에 논의되고 있는 제도개선방안의 주요 항목은 ▲국회내 윤리위원회 설치 및 실천규범 제정 ▲국회법 개정 ▲선거법 개정 ▲정치자금법 개정 등이다. 이 문제들을 직접 다루고 있는 민자당의 남재희(국회의원 윤리강령 제정 등 법제기초위원장) 평민당의 한광옥(국회노동위원장) 민주당의 김광일의원(당정책위의장)의 좌담을 통해 정치쇄신의 기본방향과 세부적인 개선책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다. □참석자 남재희 한광옥 김광일 △남재희의원=국회상공위 뇌물외유사건 및 수서파동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폭이 그 어느때 보다 증폭되고 있고 이에따른 정치풍토 쇄신의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회내에서 논란이 돼온 윤리위원회 구성방법 및 의원 윤리강령 제정에 다른 실천규범 제정문제도 정치풍토쇄신 작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의원 윤리강령 및 실천규범 제정문제는 정치풍토쇄신 움직임과 관련해 볼때 극히 일부분의 작업이며 국회의원들의 보다 엄격한 몸가짐을 다짐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한광옥의원=기존의 법과 제도가 충분히 지켜진다면 윤리규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없을지도 모릅니다. 미국은 76년 워터게이트사건 이후,일본은 76년 록히트사건·85년 리쿠르트사건 이후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듯이 우리도 상공위 외유사건과 수서사건이 발생됨으로써 윤리문제가 대두된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들 두 사건에 대해 정치권이 진상을 정확히 밝혀 도덕성을 회복한후 윤리강령 실천규범 등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할 것으로 봅니다. △김광일의원=국회의원들에게 보다 엄격한 실천규범이 요구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민주정치의 주역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적정성을 제대로 유지해 나갈때 정치의 올바른 방향이 잡혀나가는 만큼 의원들에게 법규범 이상의 도덕규범을 실천토록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우리국회가 정치주역으로서의 기능을 맡고 있느냐를 성찰해봐야 합니다. 형식상 정치의 주역역할을 맡고 있었을뿐 사실상 통치권자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회가 운영돼 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정부의 편의에 따라 법처리를 강요할 경우 여당은 날치기통과 등 갖가지 편법을 동원했던게 그동안의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국회의원이 진실로 정치의 주역역할을 할때 국회와 의원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질수 있을 것입니다. 형식상 책임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권한이 없다면 국회의 올바른 기능을 기대할수 없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습니다. ○군사문화 잔재 여전 △한의원=군사문화를 무너뜨리는 것이 정치풍토 쇄신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군사문화가 6·29이후 아직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힘과 돈,보이지 않는 기관의 공작까지도 목적달성을 위해 국회에 들어와 있다고 진단되기 때문이지요. △남의원=지난 임시국회에서 의원윤리강령이 채택됐습니다만 이에따른 실천규범에는 대략 15∼16항목의 구체적인 내용이 규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 여야 각 당 대표들이 의견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는 주요내용은 국회의원의 겸직에 따른 문제점 개선,현저한 이해관계가 있는 국회 상임위원회 회피,재산등록제 보완,지역구 등의 관혼상제때 화환증정 등 허례허식배제 방안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윤리위원회 구성 등 국회법 개정문제는 윤리위원회가 징계권을 가질것인지 여부와 위원회 구성에서 여야의원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로 압축됩니다. △한의원=실천규범에서는 3당통합 이후 항상 말썽이 돼온 날치기 법안통과 등 변칙적인 의사처리 방법은 사용돼서 안된다는 규정이 삽입돼야할 것입니다. 국회 회기때마다 다반사로 날치기가 저질러지고 파국사태를 초래함으로써 국정전반에 대한 대화와 토론은 항상 뒷전으로 밀려왔습니다. 국회내의 직원채용 등에 있어서 성별 및 지역적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돼야할 것입니다. 윤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민자당은 정당별 의석비율에 따른 구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여야동수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징계권 부여등 논란 △남의원=국회에서 다수당의 날치기 방지방안이 강조된다면 또한 물리적인 의사진행방해에 대한 방지대책도 함께 강구되어야 하겠지요. 윤리위원이 여야동수일 경우 당의 입장 때문에 아무런 징계조치도 내리지 못하는 현실적인 우려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당은 제재조치는 법사위에서 하도록 주장하고 있지요. △김의원=실천규범에 담을 내용은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에게 준수의무가 주어지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또 윤리위원회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를 방지하고 소수정파의 목소리도 반영토록 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별 동수의 의원들로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겠지요. 또 국회활동 과정에서 의원들이 돈에 매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입법청문회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법안이나 의안을 심의할때는 반드시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열어 이해관계자 관계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고 각종 안건의 처리과정을 지켜보도록 한다면 날치기 통과나 매수에 의한 안건처리가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남의원=정치자금 문제는 금융실명제 실시가 대전제가 되어야 해결됩니다. 금융실명제가 안되면 검은돈 문제는 해결이 어렵지요. 그동안 평화적 정권교체가 정착되지 않아 돈있는 사람들이 금융실명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지만 평화적 정권교체가 두번째로 이루어질 2년후쯤 금융실명제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 정치자금법에 후원회 인원수가 1백명 상한에 1인당 1백만원까지 낼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5백∼1천명으로 늘리면 정치자금 모금방법도 대중화될 것으로 봅니다. 중앙선관위의 지정기탁금도 야당에 배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겠지요. 지정기탁의 본래 정신은 기탁자의 선호대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지만 기탁금의 일부가 세금공제혜택을 받는만큼 기탁금의 일부를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한다는 논리도 성립됩니다. 따라서 세금부담 만큼이라도 여야에 공정배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권자 1인당 4백원의 부담인 국고지원금도 상향조정해야 겠지요. 기업의 경우 법인자격이나 개인자격으로 정치자금을 낼수 있도록 되어있지만 노동조합에서는 낼수 없도록 되어있는 것은 모순입니다. ○실명제 실시가 전제 △김의원=집권당에 대한 정치자금헌납은 기업 또는 개인에게 보호막과 면죄부가 되지만 야당에 대한 헌납은 탄압의 증거가 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경유착의 풍토가 있는한 야당에는 정치헌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냈는지 모르도록 무기명 영수증을 인정하는 정치헌금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국고보조를 민주주의의 경비로 생각해서 대폭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요. 의원세비는 굳이 올리지 않더라도 의원의 활동과 관련한 활동비·사무실 운영비는 현실화가 시급합니다. 그래야만 의원들이 경상비 충당을 위해 검은 수입원을 찾는 비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의원 1인당 22명의 스태프를 쓸 수 있도록 모든 경비를 국고에서 제공합니다. △한의원=정치자금이 공정하게 분배될때 건전한 정치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는데는 누구나가 공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경우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치자금을 독식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하겠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야당측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면 곧바로 불이익을 당한다는 분위기가 계속되는한 야당의원들이 후원회를 구성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남의원=현행 국회의원선거구제도 선거과열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선거구제·소선거구제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다만 9·10·11·12대 국회가 중선거구제였고 13대가 소선거구제였는데 소선거구제를 겨우 한번 실시한 뒤 바꾼다는 것은 명분히 약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정수의 반을 비례대표제로 대폭 늘렸으며 좋겠습니다. 여기에다 독일의 방식처럼 인물과 정당에 각각 투표하는 1인 2투표제로 하고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하는 것이 긍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평민당 주장처럼 시도별 비례대표제는 기술적으로 어렵습니다. 현행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5석을 획득해야 배분되는데 독일처럼 5%의 득표율이상일 경우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김의원=과열방지를 위해 중선거구제로 고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러나 유신이후 중선거구제는 엄격한 의미에서 동반당선제 지중선거구제가 아닙니다. 현행 지역선거구 3∼5개를 합쳐 3∼5명을 뽑되 철저한 공영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선거운동기간중 국고부담의 TV 방송유세를 지역별로 1회 정도씩 제도화한다면 다른 과열 선거운동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의원=선거공영제를 하겠다면서 선거운동을 극도로 제약하고 있는 현행 선거법은 개정돼야 합니다. 돈안쓰는 선거를 하려면 입후보자가 스스로 나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줘야 하는데 개인연설회를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호별방문도 못하게 하고 개별연설회도 못하게 묶어두니 사랑방좌담회·비밀호별방문 등 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지자제를 하루 빨리 실시,지방자치단체가 선거감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비례대표제의 경우 여성·직능 단체 대표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평민당의 기본입장입니다. 선거구제는 중선거구제가 실시될 경우 현재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막대한 선거자금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후보자가 난립할 때 유권자들의 의지와 달리 의외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면에서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남의원=현재 우리의 기존 정당들은 명실상부한 대중정당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권력 또는 명망가중심의 정치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불미스런 일들도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속히 대중정당의 시대가 와야 불미스런 일도 극복될 것입니다. 진보정당의 출현이 대중정당 출현을 촉진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보수정당들도 대중정당으로 탈바꿈할것입니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및 비례대표제 확대 등에서 제도적인 물꼬가 터져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정책개발 강화해야 △김의원=대중정당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국민에 기초한 진정한 국민정당으로 정계가 재편돼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사를 보면 정당에서 권력이 창출된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해 정권이 창출되면 거기에서 정당이 탄생하는 비정상의 연속이었습니다. 따라서 야당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해 유지,발전돼 온게 사실입니다.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당의 운영은 군위주의적으로 운영돼온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아닙니까. 요컨대 기존의 정당지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정상적인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고 봅니다. △한의원=집권자가 정권을 누구에게나 안심하고 줄수 있는 정치풍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당도 이제 정책빈곤을 시인하고 정책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도 자신도 모르게 사회비리를 용인하는 면도 있습니다. 정치권과 국민이 다함께 최근의 일들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 폭력조직과 공권력(사설)

    또 증인들이 조직폭력배의 보복을 겁내 공판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대구에서는 폭력조직이 수사경관에 살해협박전화를 하는 공권력 무시행위가 있었다. 몇달째 대범죄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에도 조직폭력배들의 위세는 여전한 듯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로 얼마전 우리는 폭력조직의 판·검사와의 술자리에 이어 담당수사관 및 교도관에 대한 살해위협에 분노했고 이들에 대한 증언기피로 공판이 연기되는 사태의 빈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었다. 실제로 그동안 곳곳에서 있어온 증인들에 대한 보복행위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걱정해온 게 사실이다. 문제는 공권력에 대한 불신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데에 있다. 공권력이 제대로 확보되고 힘을 발휘하게 될 때 이같은 법자체를 무시하는 행위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력을 우습게 여기고 믿지 않을 때 담당수사관을 겁주고 증인을 협박하게 되는 공권력 부재현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어서 개탄스런 일로 보는 것이다. 공권력이 불신을 받고 무시되는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있다. 조직폭력배의 두목급 50명에 대해 일제검거령을 내리고 수라를 벌여왔으나 샐제로는 몇명밖에 잡지 못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구영 검찰총장은 취임하자마자 조직폭력과 비호세력을 철저히 색출해내겠다고 다짐했으나 결과는 그렇게 신통치가 못하다. 반드시 잡아들여야할 범법자의 체포가 늦어지고 도망가 숨으면 된다는 식의 분위기가 폭력배들 사이에서 이뤄지게 될때 공권력의 확보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사당국의 분발을 거듭 촉구한다. 또 하나는 누차 강조해온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당면과제인 대범죄전쟁의 실효를 거둘 수가 없고 마찬가지로 폭력배의 근절도 어렵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협조는 공권력이 확보돼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법의 보호를 확신하게 될때 자발적인 협조가 이뤄지는 것이며 그럴때 용기도 생기는 것이다. 증언이 무섭고 수사관이 살해위협마저 느낄 때 공권력은 존재 자체가 의심받게 되고 그런 상황에서 시민들의 협조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폭력조직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의 공갈 등 혐의에 대한 공판이 증인들의 불참으로 계속 연기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러다 가는 조직폭력에 대한 증인확보는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벌써부터 적지 않다. 폭력조직은 대체로 공갈과 협박으로 이권이나 운영권을 빼앗아와 이로 인한 피해자의 증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럴 때 폭력조직은 분쇄할 수 있는 것이어서 증인불참사태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공권력이 확보되고 엄정한 집행이 신뢰를 갖도록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권력을 믿을 때 법과 질서가 자리를 잡게 된다고 믿는다. 그렇게 될때 조직폭력도 점차로 세를 잃게 되는 것이다. 대범죄전쟁은 모두의 협조가 있을 때만이 효과를 배가시키고 당국은 이를 유도해야할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안전한 증언방법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하다. 폭력은 지금 추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 “대권구도 가늠”… 지자제 공천 고심/여야,득표율 올리려 총력전

    ◎지구당 추천 원칙… 계파갈등 우려/민자/인물난 타개 겨냥,중앙당서 선정/평민 여야는 내년 상반기 실시되는 지방의회선거가 당의 지도확인은 물론 14대 총선의 향배와 대권구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인물을 내세워 얼마만큼의 득표율을 올리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의회의원선거에서 민자당은 호남권에,평민당은 영남권 등에서 인물부족난을 겪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기반이 확고한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자천 타천 후보가 난립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또한 골칫거리다. ○…민자당은 일찌감치 광역의회 의원 후보를 지구당 위원장 책임하에 단수추천,당선까지의 과정을 책임지우도록 했다. 사실 민자당은 최근 의원세미나에서 지자제 후보공천방법 앙케트조사를 실시한 결과 55%의 의원들이 지구당 위원장 단수추천을 희망했고 당지도부에서도 비토권행사라는 단서를 붙여 당초의 복수추천방침을 철회했었다. 그러나 지역적인 불균형이 엄존하는 데다 당내 3계파 중 민주·공화계 의원들은 지역내 출마희망자 중유력인사가 대부분 구민정계 성향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된 셈. 민주·공화계 의원들은 이같은 지역사정과 당선가능성을 감안할 때 범계파적인 공천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과거 야당시절 의리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광역의회 의원들은 전당대회 대의원 자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지분확보」 문제도 도외시할 수 없게 됐다. 현재까지도 당지도부가 파악하고 있는 계파간 알력이 있는 지구당이 전 지구당의 30∼40% 선에 이르고 있고 여기에다 지역구를 노리는 전국구 의원들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현역 지구당 위원장과 암투를 벌이고 있어 내년 1월 공천시점에서 갈등의 소지는 더욱 늘어날 전망. 또 민정계 의원들은 계파내 인사의 후보추천에는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난립이 예상되는 후보자간 교통정리와 지구당 우원장 단수추천에 따르는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및 조직이탈 방지가 고민거리. 서울의 모 지구당에서는 지구당 간부 및 지역 유력인사 다수가 이미 지구당 위원장에게 출마의사를 밝혀 지구당 간부직 사표를 받고 경선을 유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중앙당에서는 단수추천에 따르는 후유증과 지구당 위원장들의 개인사정 등을 감안,후보추천에 어려움이 있는 지역은 「여권취약지역」 「정책지역」 등으로 분류해 중앙당 요원·여성계 등 영입인사를 포함해 복수추천토록 유도할 방침. 민자당 의원들은 중앙당이 후보추천 및 당선까지도 지구당 위원장에게 책임을 맡김에 따라 득표율이 14대 공천에 미칠 영향도 우려하는 분위기. 영남권 의원들은 광역의회 의석확보에는 별 어려움이 없고 무투표당선지역까지 손꼽아보는 형편이나 서울·경기 등 경합이 예상되는 지역 의원들은 지역사정이 고려된 고과책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호남권 지구당 위원장은 인물선정이 어려운 데다 당차원의 정책적·금전적 배려가 없이는 선거 치르기가 힘들다고 벌써부터 울상. ○…평민당은 각 지구당 위원장이 복수로 추천한 인물을 중앙당에서 심사해 후보를 선택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당내의 반발과 불화를 미리부터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식발표를 유보하고 있는 상황 평민당 당규에는 지구당 위원장이 추천해 시·도 지부에서 임명토록 돼 있다. 따라서 21일 구성된 당규개정소위에서는 이 조항을 중앙당 임명으로 바꾸겠다는 방침. 평민당이 중앙당의 후보공천으로 방침을 정한 것은 고질적인 인물난 타개를 우선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광역의회 후보로는 당에 대한 기여도 등을 감안할 때 지구당 부위원장급을 제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민주화투쟁 경력만으로 「무상」돼 있을 뿐 학연·지연·성장배경 등이 중시되는 지방의회선거의 후보로는 「함량미달」이라는 데 평민당의 고민이 있다. 당선가능성을 감안하면 당외의 명망가들을 후보로 내세워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당장 「의리」를 내세우는 지구당 간부들의 크나큰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것. 따라서 지구당 위원장은 「의리」와 「당선가능성」을 고려해 당내외 인사를 복수로 추천하고 중앙당이 후보자를 선택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면 각 지구당 조직의 분란은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이를 통해 많은 지역유지들을 평민당의 울타리로 끌어들여 자연스레 당세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설명.
  • 신흥공업국 전문점/일 시장서 자취 감춰

    【도쿄 연합】 엔화 상승에 힘입어 2∼3년전 수입붐을 일으켰던 한국,대만 등 신흥공업국지역(NIES) 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떨어져 가전제품 및 카메라 등 전문점이 이제는 일본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6일 밝혔다. 원래 일본제품보다 싼데다 엔화 상승으로 실질가치가 하락하자 이들 국가의 제조업자들은 일본기업과 손을 잡고 국내시장에 침투,한때는 일본 주요도시의 교외도로 연변에 전문점을 개설하는 등 힘찬 기세를 보였으나 많은 제품이 쉽게 망가지고 애프터 서비스가 충분치 못해 일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됨에 따라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말했다. 현재 일본에 거점을 둔 한국의 가전제품 메이커 등은 일본을 겨냥한 전문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애프터 서비스망 확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8년 일본국내에 처음 본격적으로 NIES상품 전문연쇄점을 낸 구두 소매상 「구두의 마루토미」(본사 명고옥)는 최근 전국각지의 NIES점 12개를 포함한 가전판매점 50개를가전제품 대량판매점인 베스트 전기(본사 복강)에 팔아넘겼다. 나머지 NIES점 15개 점포도 불과 2년만에 본업인 구두소매점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 상점서 돈털어 달아나다 이란인 강도 윤화로 사망(조약돌)

    ○…25일 하오4시10분쯤 서울 종로구 연지동 206 황금식품(주인 정경숙·46)에 훼이드 파툴라 무사이씨(34) 등 이란인 2명이 들어가 정씨에게 17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다 무사이씨가 승용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들은 정씨에게 50원짜리 과자를 사겠다며 1만원권 지폐를 꺼내 보인뒤 정씨가 거스름돈을 세기위해 돈뭉치를 꺼내자 자신들이 세겠다며 돈뭉치를 받아들고 정씨가 한눈을 파는 사이 달아났다. 이들은 1백여m쯤 떨어진 종로5가 지하철역 입구에서 빼앗은 돈을 나누다 연락을 받고 뒤쫓아온 정씨의 친척 이선호씨(39)를 마구 때린뒤 무단횡단해 도망가다 달리던 서울3 다6639 승용차(운전사 김학수·33)에 치여 무사이씨는 숨지고 1명은 그대로 달아났다.
  • 10대 소녀에 미군상대 윤락 강요/6년 동안 8억대 갈취

    ◎포주 1명 영장 서울 구로경찰서는 30일 박옥선씨(50ㆍ용산구 이태원동 137)를 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정정대씨(50)를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84년 8월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66에 방 6개짜리 집을 얻어 놓고 김모양(17) 등 6명의 10대 소녀를 고용해 미군들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시켜 6년동안 모두 8억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10월17일 하오9시쯤 김양을 찾아온 고모양(17) 등 2명에게 『한달에 5백만원을 벌 수 잇게 해주겠다』고 꾀어 윤락행위를 시킨 뒤 『도망가면 윤락녀였다는 사실을 알려 시집을 못가게 하겠다』면서 옷과 화장품 등을 강제로 구입시켜 빚을 지게 해 계속 묶어두었다는 것이다.
  • 폭력조직과 자금원(사설)

    28일 경찰에 붙잡힌 서방파의 이씨는 따지고 보면 여러 깡패 중의 한 명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그런 이씨의 체포를 두고 요란스럽게 떠들썩할 이유는 조금도 없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하는 것은 그가 저질러온 일들이 너무나 끔찍하고 그의 폭력조직이 국내 굴지의 것이며 그 곳에서 행동대장이라는 두목급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우리가 안고 있는 폭력조직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화제가 되고도 남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이번 검거되는 과정에서 분명한 몇 가지를 문제점으로 제기함으로써 다시 지적의 대상이 된다고 여긴다. 그것은 우선 검찰의 10대 폭력조직의 두목급 15명을 신문과 TV에 공개 지명수배한 직후인데도 사진까지 공표된 그가 경찰의 단속을 무시한 채 서울의 중심지에서 버젓이 활동했다고 하는 점이다. 당국에서 체포령이 있게 되면 대체로 숨거나 도망가는 것이 상식적인 것인데도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며 호텔출입까지 할 정도로 보통사람과 다름없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문제가되는 것이다. 거기에다 여배우를 동반할 정도로 대담했다. 더욱 문제인 것은 검거 당시 그는 거액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최근 들어 폭력조직이 점점 비대해지고 전국화되고 있는 것은 바로 풍부한 자금력의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부쩍 늘어난 이권다툼이 그것 때문이고 이를 위한 치열한 지역쟁탈전으로 많은 목숨이 희생을 당하고 있다. 또 금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데서 숱한 부정과 비리가 뒤따르고 있음을 자주 보게 된다. 이미 구속된 서방파의 두목 김태촌이 구속될 당시에도 거금을 갖고 있었고 오락실·나이트클럽 운영을 둘러싼 조직간 싸움이 대표적인 이권다툼인 것은 널리 알려진 그대로이다. 이런 데서 보게 되듯 이씨는 경찰의 수배를 아랑곳하지 않고 엄청난 자금을 배경으로 제멋대로 행동해왔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조직폭력배들의 실상을 다시 한 번 본 셈이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수사기관은 보다 강력한 체포의지를 보이고 이들을 과감히 색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폭력배들이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선언」 이후 후속조치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신뢰라도 갖고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멋대로의 행동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에서 폭력조직에 대한 분쇄의지를 다시 확인시켜야 될 것이다. 폭력조직은 반드시 뿌리뽑겠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로 삼아주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또하나는 자금원봉쇄대책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거액에 대한 출처는 반드시 조사되어야 하고 부당한 자금원은 봉쇄되어야 한다. 자금원 봉쇄야말로 폭력조직을 무너뜨리는 효과적인 처방임을 알고 여기에 주력해주기 바란다. 또 폭력조직에 대한 비호세력이나 지원자를 찾아내 밝힘으로써 연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이번에는 피해를 염려한 신고가 있어 검거가 가능했으나 특히 폭력배의 경우 신고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감안해 당국은 많은 사람들의 신고를 유도하고 신고 뒤에는 문제가 남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4)

    ◎“반인륜의 극치” 인신매매 뿌리뽑아야/주부ㆍ국교생 등 무차별 납치,“성상품화”/법적대응 강화ㆍ향락문화 재정립 시급 18일 상오 서울시경 특수대 조사실. 김모양(16ㆍ용산구 한강로 2가)은 악의 손길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듯 미성년자 약취유인 및 상습공갈 등 혐의로 구속된 술집주인 박용혁씨(53)와 박씨가 고용한 폭력배 3명으 눈치를 살피며 떨고 있었다. 『노예나 다름없었어요. 하루밤에 두세명의 술손님과 외박을 나가야 했지만 정작 받은 돈은 거의 모두 뺏어갔어요. 도망가려 해도 아저씨들의 주먹과 발길질이 두려워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었어요』 김양이 박씨를 알게된 것은 지난 6월. 87년 국민학교를 졸업한뒤 집안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김양은 월급 15만원의 봉제공장에 함께 다니다 박씨가 경영하는 술집의 종업원으로 취직한 양모군(16)의 소개를 받았다. 김양은 출근 첫날 손님방에 들어갔으나 손님들의 이상한 행동에 깜짝 놀라 그만 뛰쳐나왔다. 박씨는 그러나 『이런데 오면 누구나 다하는 일인데 왜 그러느냐』며 울먹이는 김양을 골방으로 끌고가 강제로 폭행했다. 비로소 검은손에 걸려들었다고 깨달은 김양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한달뒤 부천에 있는 오빠집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이틀뒤 박씨가 고용한 폭력배 3명이 오빠집에 들이닥쳐 김양은 그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끌려와 다시 서울 한복판에서 현대판 노예생활을 계속 해야만 했다. 인신매매는 역과 터미널 등지에서 무작정 상경한 시골소녀들만을 대상으로 하던 종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취직을 미끼로 하거나 유흥가를 무대로 한 유인납치뿐 아니라 학교ㆍ시장ㆍ주택가까지 범행무대가 넓어지면서 대상도 주부ㆍ대학강사ㆍ여중고생,심지어는 국민학생까지 무차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또 김양의 경우처럼 구인광고등을 보고 돈벌이를 위해 혹은 힘든일을 하기 싫어서 제발로 술집등에 찾아갔다가 인신매매조직에 걸려드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2∼3년전부터 해외여행자유화를 틈타 해외인신매매조직과 연결돼 일본ㆍ동남아 등지의 술집이나 윤락가로 여자들을 팔아 넘기는 사례도 생겨 인신매매가 국제화되고 있다는 게 경찰분석이다. 우리사회의 새로운 치부가 된 인신매매범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80년대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퍼진 향략ㆍ퇴폐풍조와 비뚤어진 성문화,물질만능주의 등 중심을 잃어가는 사회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룸살롱ㆍ스텐드바ㆍ사우나ㆍ안마시술소ㆍ여관ㆍ퇴폐이발소 등 40여만 곳이 넘는 각종 향락업소가 전국적으로 난립해 있는데다 날로 번창하고 있어 접대부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된 것이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89년 한해동안 전국에서 모두 4백53건의 각종 인신매매행위가 발생,3백35건이 발생한 지난 88년보다 35.2%가 늘어났다. 전국적으로 인신매매조직 22개파 2백여명과 비조직매매꾼 5백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올해들어 이들의 적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들 인신매매조직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철저한 점조직으로 이루어진데다 지능적이고 악랄한 범행수법을 쓰고 있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인신매매는 성과 관련된 범죄이기 때문에 일반사건과는 달리 피해자들도 신고를 기피하거나 자포자기에 빠져버리기 쉬운 경향이 짙다. 그렇지만 인신매매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루빨리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는게 국민들의 절박한 여망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 범죄꾼들은 피해자들을 납치한뒤 성적 폭행을 가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반감금상태에서 도망치는지를 감시하고 도망가다 붙잡히면 잔혹한 폭행을 가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다는 체념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다. 서강대 사회학과 윤여덕교수는 『부녀자를 유인ㆍ납치해 술집과 윤락가에 팔아넘겨 매춘행위를 강요하는 인신매매는 가정파괴범보다 더 간악하고 악질적인 범죄』라면서 『사회전반에 도덕성이 무너지고 향락주의와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할 때 나타나는 사회병리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단속과 추적,강력한 법집행 등 당국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신매매범죄의 토양이 되는매춘여성에 대한 「수요」를 줄여나가는 방법의 하나로 향락산업에 대한 규제등 근본적인 문제해결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매춘을 죄악시하지 않는 사회적분위기에 대한 반성과 도덕성 회복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피해자 보호에 좀더 신중하라(사설)

    1년반 동안 삼동네를 휘저으며 부녀자를 폭행하며 강도행각을 벌여온 흉악범 사건은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환멸을 안겨 주었다. 정신질환자 하나 때문에 소중하고 건강한 시민가정이 숱하게 망가져 불행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 불행 속에서도 그나마 다행하고 한숨 돌려지는 것은 그가 잡혔다는 사실이다. 폭행으로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강도한 물건으로 물욕을 채우는 짓에 재미들린 범인이 앞으로 얼마나 더 같은 짓을 거듭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었는데 천만다행으로 붙잡아 주었기 때문에 더이상 희생을 모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기왕의 피해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범인검거에 협조를 해줬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증언은 범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부녀자폭행범의 경우는 범인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데 피해자의 증언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도 피해자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숨어버린다. 그렇게 범인을 잡았는데 보도가 나가자 이번에는 또 다른 피해자가 속출하고 항의가 빗발치는 모양이다. 강도만 당하고 말았던 주부까지도 「남편의 오해」 때문에 새로운 가정파괴 위기에 직면했다는 호소와 원망을 해온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한 정신병자의 미친 짓에 사로잡혀 멀쩡한 집안의 남편과 아내까지가 가상의 피해로 시달린다는 것은 분통이 터지는 노릇이다. 미친개한테 물린 것도 억울한 데 공수병까지 얻은 셈이다. 아내가 「아니라」면 아닌 것으로 믿는 것이 가정과 가족을 위해 크게 도움이 되고 불행을 막는 일인데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미친 것이 부린행패쯤 무시하고 늠름해야 미친짓을 하는 범인도 그짓으로 피해자의 입막음을 할 생각을 포기하게 될텐데 현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심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당사자는 남편에게 죄인이 되어 인생을 망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남편들이 의식을 전환하여 만약에 아내가 폭행을 당했다면 그걸 위로하고 악몽에서 치유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그건 무망한 일인 것 같다. 그러므로 피해자와 증인을 보호하는 일은 이같은 현실까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엽말단이나 덮어서 누구나 추리가 가능하게 한다든가 피해내용을 필요이상 공개하는 따위는 오히려 화를 불러준다. 특히 선정주의적 관심으로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도 반성할 일이 많다. 폭력보도를 빙자하여 선정주의적 호기심에 봉사하는 상업주의적 보도태도는 2차,3차의 가해행위를 하는 셈이다. 경찰은 그런 자료를 매스컴에 아예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 5겹 10겹의 장치로 피해자를 보호해도 모자라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보사부가 「재해구제로 인한 의사상자구호법」을 확대 활성화하여 그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고 보상하겠다고 한다. 증인보호,피해자 보상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라는 뜻에서 대단히 환영한다. 범죄의 예방을 위해 유효하게 공헌할 수 있는 방책의 하나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시민의 불행에 대해 섬세하면서도 탄탄한 보호막을 발휘해 주는 것이 사회의 책임이고 이것이야말로 복지정책의 핵심이다.
  • 여중생3명 윤락 강요/접대부 고용,화대 뜯은 술집주인 영장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4일 동대문구 제기1동 술집 주인 이창섭씨(38ㆍ여)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달 8일 길거리의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가출소녀 김모양(15ㆍ여중3년) 등 여중생 3명을 접대부로 고용한뒤 술집 손님을 상대로 이웃 여관 등지에서 윤락행위를 시키고 이들이 받은 5만원 가운데 2만원씩을 빼앗는 수법으로 10여차례에 걸쳐 60여만원을 갈취해온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김양 등에게 술집손님을 상대하기전 피임약을 먹이고 남자 종업원을 시켜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몸에 밴 안일… 삐꺽거리는 「개혁」

    ◎송복교수 소ㆍ동구 학술 기행 특별기고/대부분 공장 주 40시간 가동에 불과/“힘든일 왜 하나”… 농부도 주말엔 휴무/뇌물 없인 일처리 안돼… 사회기강 급속 붕괴/지식인 푸대접 심해… 청소부 봉급이 신문사 사장보다 많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은 세계의 향방은 물론 아시아 한반도의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다음은 최근 2주간 소ㆍ동유럽을 방문,페레스트로이카의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온 본사 논평위원 송복교수(연세대ㆍ사회학)의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한 사회학적 진단 특별기고문이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소련을 다녀왔고 또 동구 여러 나라들을 보고 왔다. 이 다녀 오신 분들의 사회주의 사회의 실상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나 느낌도 거개가 일치해 있다. 평소 사회주의 사회나 그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떤 태도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었건 그 사실에 대한 인식에는 대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세상은 있는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있다」라는 미국 초기 사회학자 윌리엄 토머스의 명구가 있다. 사람들은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을 세상의 실체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사회에 대해서도 처음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부정적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고 반대로 긍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사실만 보고 왔을 것이다. 그런데 소련이나 동구사회에 관한한 보고 싶은 것만 보았건,보기 싫은 것은 애시당초 보지 않았건 관계없이 대체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것은 첫째로 소비재가 아주 귀하다는 것,그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것. 둘째로 사회관계에 부드러운 기가 없고 윤기가 없고 활기를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 셋째로 사람들이 너무 느리다는 것,바쁜 것도 없고 안달하는 것도 없고 그리고 성취동기가 전혀 부여되어 있지 않다는 것. 넷째로 너무 관료주의화해 있다는 것,그 어느 사회보다 관료주의의 병리가 골수에까지 깊이 박혀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 다섯째로 그러면서 너무 부패해 있다는 것,도덕적 기강이 관료사회에서나 일반 시민사회에서나 다같이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던져준다는 것,대개 이런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흔히 말하는 「소비에트 엑스페리먼트」(Soviet Experiment)가 실패한 것이라는 결론을 어느 시각에 입각해 있는 사람들이든 다 같이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이후 70수년간 인류사회 최초로 소련이 시도한 공산주의사회의 실험은 그 실험 3세대가 지난 오늘날의 결과에서 보면 그것이 하나의 결과이든 조짐이든 어쨌든 실패했다는 결론을 다같이 도출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살아 있는 공산주의 최고 이론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어니스트 만델(Ernest Mandel)의 최근 저서 「페레스트로이카를 넘어서(Beyond Perestroika)」에서도 꼭 같이 지적되고 있다. 누가 보든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은 도대체 그동안 뭘 「어떻게 했길래」 저러고 있느냐는 것이다.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맥도널드 빵을 사먹기 위해 1㎞ 이상의 줄을 서 있어야 하고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의 말보로담배가 자기네 돈(루블)값보다 오히려 더 귀하고 더 태환성이 높아 보이고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미 제국주의자들의 TV 프로가 텔레비전에 비치기만 해도 하던 일을 멈추고 저렇게 넋이 빠져 보고 있는냐는 것이다. 담배를 사기 위해서,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옷을 사기 위해서,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저렇게 긴 줄을 서 있어야 하고 누구나 비닐백을 한 둘씩 상시로 들고 다니면서 줄만 보이면 뭘 사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이 저렇게 무작정 긴 행렬에 끼어서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그런 생활의 연속이 일과의 시작이며 끝이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소련 전가정주부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서 줄서 있는 시간은 연 3백억 시간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대개의 가정주부들은 하루 2시간 이상을 꼬박 줄서는데 바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그 3백억 시간의 생산손실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계산하지도 않고 계산할 필요도없고 더구나 생산과 연관해서 계산하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이 나라의 생활습성처럼 보인다. 건물 도로 전철로 공원시설 등 사회간접자본도 모두 마찬가지다. 지을 때는 거창하고 웅장하기 더할 데 없이 지었을 것이다. 과연 큰 나라답게 웅대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모두 지어져 있다. 아마도 국가예산으로 국가가 관장해서 짓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하기는 해도 위용이 없고 오래된 것 같기는 한데 고풍스러움을 찾기가 어렵고 공사기간이 결코 짧았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날림으로 보인다. ○관료주의 병리 극심 더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속빈 강정처럼 건물 관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1∼2㎞에 이르는 거대한 상가를 지어 놓고도 안은 텅텅 비어 있고 거기에 부서진 것 허물어진 것 망가진 것은 일체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다. 호텔시설도,그것도 외국손님들로차 있는 손꼽히는 호텔도 변기통이 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문이 부서져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국가는 예산이 없고 개인은 그것이 어디 내것이냐는생각에서 일 것이다. 참으로 「만인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인가. 이 사회는 마치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움직이고 증명하기 위해서 존속하는 사회로 느껴진다. 이 증명은 농촌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호텔내에서의 식사나 호텔 밖에서의 식사나 이 광활한 농업지대에서 생산되는 채소라는 것을 식탁에서 구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캤더니 지금 소련 농장에서 채소의 60%가 출하되지 않고 밭에 심어진채 그대로 썩고 있다는 것이고,곡물은 10%가 그런 상태라는 것이다. 국가는 운송시설 냉동시설이 모두 부실해서 손 쓸 여력이 없고 농부는 그것이 「내 것도 네 것도 아닌데」 무엇하러 따가운 햇살에 수고로움을 끼칠까 보냐이다. 자본주의사회의 농부들처럼 기를 쓸 이유도 없고 안달할 필요도 없다. 고추값이 떨어진다고 고추를 자동차에 싣고 여의도 광장에서 농성하는 한국의 농사꾼은 이나라 농부들의 눈으로 보면 실성한 사람들이나 하나도 진배가 없다. 왜 그렇게 살 것인가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농사를 짓고 무엇하려고 그렇게한푼의 값을 더 올려 받으려고 애를 쓰는냐이다. 더구나 토ㆍ일요일의 이나라 농부들은 밭에서 절대로 일하지 않는다. 모스크바 근교의 어느 농촌마을을 돌아다녀도 토ㆍ일요일 이틀동안 들판에 나와 일하는 농부는 그 어느 한 사람도 그림자조차 구경할 길이 없다. 이는 불가리아의 그 넓은 농업지대에서도,유고의 그 많은 농촌마을에서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농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때(시)라는 것이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없는 것인지 해당이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토ㆍ일요일은 어디든 일하지 않는다. 정말로 마르크스의 이상대로 「능력껏 일하고 필요에 따라 갖는 것」인지,고전 경제학파들의 주장대로 「능력에 따라 일은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가지려고만 하는 것」인지,자본주의 사회와는 너무나 다른 풍습도를 볼셰비키혁명 70수년동안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제가 아니고 또 오늘도 아니고 내일이다. 글라스노스트는 「개방」하자는 것이고 페레스트로이카는 「개편」하자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서 개방하고 어떤 문제를 새로이 개편ㆍ개혁하자는 것인가. 지금까지 소련ㆍ동구에서 시도해 온 교환방식은 시장메커니즘으로,소유는 사소유로,관리는 기업경영체계로,생산은 소비재 위주로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서구사회를 준거로 해서 모든 것을 서구식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 길은 너무나 길고도 험난한,그러면서 성공이 전혀 보장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그 누가 이 사회를 얼핏 보든 선뜻 짐작할 수 있는 길이다. 첫째로 이 사회는 개방하면 더빨리 부패할 것이라는 것이다.지금도 도덕적 위기를 어디서든 맞고 있다. 개방하면 그 위기는 일로상승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안정은 도덕적 안정감에서 왔다. 그 누가 그 얼마나 부패해 있든 정보통제로 사람들은 부패의 종류를 잘 인식치 못했고 그 수준을 제대로 측량치 못했다. 그러나 개방은 남의 부패를 가장 먼저 인식시키고 그 수준을 실제보다 수배로 과장해서 측량시킨다. 그래서 어떤 사회든 개방과 동시에 정보흐름이 자유화되면서 예외없이 부패가 역상승으로 가속화했다. 이 부패의 속도도 문을 닿아놓은 기간과 정도에 비례했다. ○빵등 소비재난 최악 더구나 이 전체주의적 사회주의의 폐쇄사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홍수져가면서 가장 먼저 들어간 것은 자본주의의 장점이 아니라 가장 타기되어야 할 결점들이다. 애들이 밖에서 다른 애들과 섞여 놀때 부모가 아무리 사회화시켜도 못된 것을 먼저 배워 온다.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모스크바 국제공항에서 카트를 쓰려해도 말보로 담배 한값을 먼저 내야 쓸 수 있고,호텔 청소부도 담배나 스타킹을 미리 테이블 위해 얹어 놓아야 청소를 제대로 해준다. 이것이 어디 밑바닥에서 일하는 그들에게만 한정된 것이랴. 저변에서 상층에 이르기까지,교육수준이 낮은데서 높은데를 가릴 것 없이,무슨 안개처럼 덮여 있는 듯하다. 어디를 가나 뇌물을 주어야 하고 어디로 가든 암달러상이 있다. 둘째로 노는데 모두 이력이 나 있다는 것이다. 공장은 1주 30시간에서 40시간 일하는 것이 보통이고,일거리가 많아도 40시간 이상 일하는 곳은 찾아 보기 어렵다. 그것도 농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ㆍ일요일은 반드시 논다. 그리고 1일 6시간 일하든 8시간 일하든 5일 일하는 중에도 정작 일하는 시간은 2시간 뿐이고 나머지 시간들은 대부분 잡담으로 채워진다고 한 관리자는 말한다. 이 관리자는 잡담도 노동의 하나라고 조크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리고 이 노동하는 주중에도 담배를 사기 위해서,감자나 과일을 사기 위해서 길가의 긴행렬에 가담해 줄 서 있다면 결근하는 것도 허용된다는 것이다. 하긴 줄서는 것도 고된 노동임엔 틀림없다. 아마도 한국사람의 경우 줄서는 것은 그 어떤 고된 노동보다 고된 행동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줄서기 위해서 결근하는 것도 합리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줄서기 위해선 결근해도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상상을 불허하는 극히 희귀한 노동현상이 이 나라의 노동관행이다. 고르바초프의 말대로 「아무리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사회」­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벌고,더 많은 업적을 내서 더 많은 냉산성을 올리자는 성취동기는 이 나라에선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소유에 대한 욕망도여느사회와는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 현재 사는 아파트를 싼 값으로 사서(2백50달러 미만) 개인소유화하라고 해도,그것을 왜 사냐고 반문한다. 지금 이대로 살아도 죽을 때까지 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고,더구나 국가에서 수리비까지 부담하는데 왜 그것을 사서 그 돈을 쓰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어쩌면 에덴동산이 그런 것인지,어떻게 보면 낙원에 사는 사람들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참으로 순박하고 순진하고 그리고 착해 보인다. 저런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보는 그 악마구리 같은 경쟁문화­비단 한국사회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사회에서 보아지는 경쟁문화가 심어지고,경쟁행위가 주도적 행위로 등장했을때 이 사회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 미상불 대혼돈과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따르는 소용돌이가 전국 각지에서 넘쳐 흐르게 될 것이다. 셋째로 지식인의 푸대접이다. 교수나 의사 기자가 노동자보다 월급이 훨씬 적다. 보통 공부많이한 지식인은 한달 2백50루블이고 노동자는 3백50루블,당관료는 4백루블이 되어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신문사 사장이 5백레바를 받는데(8레바가 1달러),청소부가 7백레바를 받는다고 했다. ○암달러상 거리활개 불가리아 칼 마르크스 대학의 손체브(Rasdoslav Tsonchev)교수에게 그 차이의 합리성을 따졌더니 노동자가 주도세력이 돼 있는 나라의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생산성은 아무리 올라도 3배가 오르기 어려운데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는 지식인의 경우 그 생산성은 열배 백배 심지어는 무한대로 확대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아무런 인센티브 없이 어떻게 발전을 가속화하려 하는가.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는 손으로 마르크스 석상을 가리켰다. 칼 마르크스대학의 높이 세운 마프크스 석상의 큰 마르크스 이름에 학생들이 페인트로 곱표(×)를 크게 치고 무어라고 불가리아어로 갈긴 낙서를 보라는 신호이다.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마르크스를 싫어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모스크바대학 교수들도 요사이 모스크바 대학생들도 한결같이 비판적이되어 간다고 조심어린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인ㆍ학생들의 부르짖음이 노동자들의 분노를 얼마나 야기시키고 있는가. 루마니아에서의 광산노동자들의 데모학생 살해수가 그것을 밑받침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인센티브는 좀체 유발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산업화를 촉진해 갈 것인가. 소련에서의 개방화와 개혁화는 모스크바 까마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것만큼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스크바 까마귀는 도시에서 관광객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먹고 혹은 쓰레기통이나 뒤지며 쉽게 쉽게 살고 있다. 우리네 갈가마귀처럼 멀리 하늘을 높이 높이 비상하지도 않고 먹이를 찾아 끼옥끼옥 울며 아귀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색깔도 우리 까마귀와는 달리 목과 배ㆍ등 일부가 오히려 회색으로 보인다. 주둥이와 우는 소리는 까마귀 그대로이다. 그러나 그 까마귀는 야성이 없고 사람을 두려워할 줄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고픈대로,부르면 부른대로 게으르게 살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본성을 되찾을 것인가. 정녕 되찾게 할 필요가 있을것인가.
  • 잃어버린 올림픽 정신/빛나던 성과 되살릴 수 없는가(사설)

    오늘 9월17일은 서울올림픽 2주년이 되는 날이다. 1988년,우리는 24회 올림픽을 완벽하게 치러냈다. 그 해도 가을하늘은 맑았고 날씨는 상쾌했다. 개막식은 「환상의 축제」로 치러졌고 경기장은 신기록의 행진을 이루었었다. 우리의 종합전적은 기대를 십이분 상회하였고 지구촌의 안방에 비쳐진 「서울」은 친화로운 도시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서는 그 환호와 영광의 기억이 아득하게 멀어져간 느낌이다. 그때 확실하게 장악했던 승리의 보배가 손사이로 흘러나가 빈손이 된 느낌이다. 단 2년만에 일실되어버리다시피한 이 소중한 결실의 향방에 대하여 이제 우리는 책임을 느끼고 반성해보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88올림픽이 거둔 성과는 아름다운 의식이나 스타디움에서의 경기내용같은,근대올림픽의 범상한 효과에 비유할 정도가 아니다. 『88서울올림픽은 올림픽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서슴없이 공언한 사마란치 올림픽위원장의 폐회사는 의례적인 수사학이 아니었다. 4년 앞섰던 LA대회에서도,그 4년 앞섰던모스크바대회에서도 인류는 「반쪽」의 불구올림픽을 치렀었고,그 앞서에는 유혈이 낭자한 경기장에서 중무장의 경호를 받으며 경기를 치러야 했던 현대 올림픽의 암담한 운명을 「서울올림픽」은 훌륭하게 극복해주었다. 세계 1백67개 국가중 1백60개 나라가 참가했고 얼어붙어서 만날 줄을 모르던 동서의 거대한 양진영이 만났고 경제적인 남북권이 어깨를 겯고 함께 참여했으며,키플링의 예언을 묵살하며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조화로운 해후를 했다. 인류가 올림픽의 이상으로 삼아온 공정ㆍ평등ㆍ평화의 정신을 비로소 처음으로 가시화시켰던 이 올림픽에 대해 세계는 경이할 수밖에 없었다. 강대국 사이의 이념의 희생으로 세계사의 제단에 바쳐진,대륙에 매달린 반도의 반쪽나라 한국이,이런 성과를 거둬낼 수 있으리라고 세계는 믿지 못했다. 게다가 지구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으로 변해버린 동족의 반과 대결한 채 분단의 갈등에 고통받으며,5천년 역사상 한번도 풍요해본 경험이 없는 이 변방의 조그마한 나라가 그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는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다. 한국인은 스스로도 믿지 못했던 이 놀라운 성과에 의해 실로 엄청난 것을 확보했다. 스스로 이룩해온 정치ㆍ경제ㆍ사회의 발전역량이 갖춰놓은 자격을 깨닫게 되었고 그것으로 세계평화와 국제적 화해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국의 자격이 획득되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전방위 자주외교에 자신을 얻어 과감하게 출진한 것도 올림픽이 계기였고 서방 강대국의 동방정책을 대신 수행하는,더이상은 변방이 아닌 자기 위상을 확립한 것도 「올림픽」의 성과에 따른 것이었다. 민족문화의 무궁한 잠재력이 발휘되어 동북아의 한문문화권에 위치하면서도 중국과도 다르고 일본과도 같지 않은 고유하고도 탁월한 문화국임이 확실하게 선양되었다. 한국문화의 화려한 르네상스가 가슴 설레게 기대되는 유사 이래의 첫 기회이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올림픽을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치러내기까지의 그 극적인 전과정이 한민족 전체의 정신적 자산이 되어 빛나게 되었다. 더이상은 기우와 패배주의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감을 가진 민족으로 거듭난 한민족의 1988년은 참으로 빛나는 해였다. 그러나 이 모든 빛나던 일들이 2년 남짓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잊혀지거나 망가지거나 상처가 나버려 방기되고 말 것 같은 정황에 처해져버렸다. 올림픽의 그 소담한 결실을 담을 그릇을 전혀 예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땀 흘린 가을을 들녘에 팽개쳐둔 채 욕심많고 무능한 정치는 싸움만 했고 공권력의 권위는 땅으로 끌어내려져 짓밟혔다. 법질서는 파괴되었고 이기심은 창궐했다. 무슨 짓으로든 치부의 미신을 포기하지 않는 기업주와 일은 되도록 안하고 노임은 되도록 많이 받기를 바라는 근로자가 맞붙어 투쟁하고 둘 이상만 모이면 폭력으로라도 집단이기주의를 쟁취하려는 풍조가 만연했다. 경제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의 타락과 실의는 경제발전을 후퇴시켰다. 시민정신은 실종되어버렸고 그 빛나던 올림픽 자부심까지 자학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손실인지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에게 처음으로 찾아왔던 「역사에 대한 신념의 확립」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무엇인가 해야 한다. 악의적으로 방해하는 적지 않은 세력을 물리치는 일도 중요하다. 올림픽 2주년에 우리가 심각하고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할 일은 그런 것이다.
  • 미군 주둔 반대/비 군중에 공포

    【마닐라 로이터 AP 연합】 필리핀경찰은 16일 마닐라 주재 미 대사관 앞에서 필리핀 주둔 미군기지에 반대한 좌파 노동자들의 집회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포를 발사했으며 도망가던 노동자 1명이 인근 음식점의 민간 경비요원의 총에 맞아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날 사건은 필리핀 주둔 클라크 미 공군기지와 수빅만 미 해군기지 등의 임대 연장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미­필리핀간의 협상을 이틀 앞두고 발생했다.
  • 수마에 할퀸 「시민공원」 1천2백만평

    ◎꽃ㆍ잔디 간곳 없고… 폐허된 한강고수부지/잔디 1백만평 쓰레기ㆍ진흙으로 범벅/휴식ㆍ운동시설 3천여점 모두 망가져/관리원 1백86명 복구 안간힘… 범시민적 지원 절실 서울을 강타한 이번 집중호우로 흙탕물속에 잠겼던 한강시민공원이 이틀만에 흉한 몰골을 드러내보였다. 물이 빠진 한강시민공원은 온통 진흙더미와 쓰레기로 뒤덮여 개펄을 방불케 했다. 막대한 돈을 들여 설치한 그늘막과 잔디,각종 운동 및 편익시설은 망가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잠실선착장과 사무실도 간데 없고 입간판만 덩그렇게 걸려있다. 1천만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던 시민공원을 하루아침에 수마가 할퀴고 간 것이다. 서울시는 펄로 변한 이 시민공원을 다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휴식공간으로 되살리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피해가 너무커 옛모습을 되찾을지는 미지수이다. 13일 모습을 드러낸 한강시민공원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앞으로의 복원대책 등을 살펴본다. ▷실태◁ 1982년 9월28일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총 4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에착수,기공식을 가졌다. 착공 4년만인 86년9월 준공된 한강시민공원은 행주대교에서 암사동까지 강변 36㎞에 걸쳐 1천2백만평 규모의 13개지구로 나뉘어 개발됐다. 강북지역에는 뚝섬ㆍ이촌ㆍ망원 등 3개지구,강남에는 광나루ㆍ풍납ㆍ잠실ㆍ잠원ㆍ반포ㆍ여의도ㆍ양화 등 7개지구로 10개지구가 개발돼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성수ㆍ난지도ㆍ양천 등 3개지구는 아직 미개발상태이다. 이곳에 들어선 시설은 총 66종 3천여점. 체육시설은 수영장 4곳을 비롯,축구장 29개소,농구코트 11면 등 총 19개종 1백58개소가 있다. 또 편익시설은 주차장ㆍ화장실 등 6종 2천여점,조경시설 4종 1백34개소,자연학습장 및 철새도래지 등 교양시설 4종 9개소 등이다. 한강시민공원의 하루 이용객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평균 3만2천7백여명으로 1년에 연인원 1천4백만여명이 찾고있다. ▷피해◁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고수부지의 잔디밭. 특히 지대가 가장 낮은 반포지구는 2m두께의 진흙이 덮였다. 10개지구에 조성된 잔디밭은 연면적 1백4만5천여평으로 이중 67만5천7백여평이 수입된 서양잔디이며 나머지는 들잔디(금잔디)로 각 공원지구마다 혼재돼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뿌리가 약한 들잔디로 이번 같은 큰비에는 견뎌내기 어려울 것으로 한강관리사업소측은 전망했다. 저항력이 비교적 강한 양잔디도 훼손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따라 이들 잔디를 모두 교체하면 현재 양잔디는 1㎡당 1천5백원,들잔디는 4천∼5천원으로 총 40억여원이 들게된다. 또 맨드라미ㆍ잉카ㆍ샐비어 등 계절꽃과 파종중인 메밀밭이 모두 쓸모없게 됐으며 철쭉ㆍ개나리 등 1m 안팎의 꽃나무는 펄속에 묻혀버렸다. 이와함께 각종 운동시설이 뽑혀져 떠내려가거나 휘어졌고 그늘막(고정식) 및 간의의자ㆍ벤치 등 편익시설은 전부 못쓰게 됐다. 특히 밤섬 철새도래지는 진흙과 쓰레기더미에 묻혀 이곳에서 한동안 철새구경이 불가능해져 경제적 손실이외에 계산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됐다. ▷대책◁ 한강관리사업소는 1백86명의 청소요원과 15척의 오물수거선,7대의 청소차량 등 자체인력 및 장비로는 이번 홍수를 감당할 수 없어 각 구청과 군의 인력 및 장비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소측은 이날 하오부터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반포지구를 제외한 9개지구에서 잔디밭을 덮고있는 진흙 및 쓰레기를 제거하는 작업(펄작업)에 들어갔다. 또 장비 및 인력이 확보되는대로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점검 및 청소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잘 가꾸어 놓은 한강시민공원 잔디밭이 해마다 물난리로 훼손과 잔디교체의 반복을 계속하기 보다는 보다 저항력이 강한 잔디개발과 관리 등을 전담할 전문요원의 손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마음만 모으면 재난은 이긴다(사설)

    ◎복구 서두르고 겨레의 온정을 마침내 한강둑까지 무너졌다. 시시각각으로 멱에 차는 물길을 뜬눈으로 지켜보다가 그래도 고비를 넘긴 것같아 한숨을 돌렸는데,새벽녘에 기어이 둑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렇게 무서운 홍수는 처음 당하는 것 같다. 98명이 죽고 15만명의 이재민을 낸 이번의 중부 대홍수는 아직도 피해가 진행중이어서 얼마나 더 크게 번질지 알 수가 없다. 12일 새벽의 한강둑 붕괴만 아니었어도 재난의 규모는 훨씬 줄었을 것이다. 이번에 무너진 제방은 일제시대 쌓아진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에도 붕괴위험이 지적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한강은 옛날의 한강과는 전혀 다르다. 엄청난 개발공사를 했고 상류의 댐만 해도 한두개가 아니다. 이 모든 기능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보강하는 일을 게을리 했기 때문에 호미로 막을 것을 중장비로도 당분간은 못막는 결과를 부르고 말았다. 불지난 자리보다 물지난 자리가 더 허망하고 난감하다. 복구하기도어렵고 지어놓은 농사,길러놓은 가축,쌓아놓은 생산자재,모두가물거품에 쓸려 떠내려가고 만다. 뒤따라오는 어려움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생활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상하수도에 전기시설까지 무너져 당장 생활을 되찾기 어렵고 질병 악취 등으로 고통이 겹치게 된다. 시민의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일도 큰일이지만 국가적 차원의 경제적 손실도 심각하다. 풍년 농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물론이고 공단지역의 침수로 생산시설이 망가지고 자재가 유실되어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되었고 시멘트생산 등에도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사태가 이러하니 재난 극복을 위한 비상동원령이라도 선포하고 이 불의의 재앙을 이겨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마침내 한강둑마저 무너지는 위기에까지 이르렀지만,그래도 이번 홍수사태를 지켜보며 우리는 우리 사회가 축적해온 역량과 능력에 적지않은 자신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인총이 이토록 밀집한 채 그토록 넓게 자리잡은 수도권에 이 만큼 엄청난 재난이 덮쳤는 데도 비교적 견딜만한 수방대책이 예비되었었고,대응책도 상당히 신속했다고 생각된다. 관계공무원의 기민하고 조직적인노력도 꽤 뒤따랐고 무엇보다도 책임감있게 맡은 부서를 감당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방송사들의 솔선적이고 기민한 특별방송 대응은 시민을 위해 크게 공헌했다. 천재지변이 있을 때면 으레 그렇듯이 군의 전투차원의 복구구호활동은 보통 고마운 것이 아니다. 힘좋은 젊은이들이 헌신적으로 수해지역에 뛰어들어 인명을 구하고 지원하는 모습은 우선 믿음직하고 위안이 된다. 통제된 올림픽도로로 무모하게 뛰어들었던 일본관광객 태운 버스에서 위기에 처한 외국관광객을 구출해낸 시민의 미담은 국제간에 나라 체면을 빛내준 것이기도 하다. 기상정보,각급 학교의 휴교조치,도로형편에서 단전단수에 이르는 생활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해야할 비상시의 생활수칙을 전달하는 것에 모든 분야가 그만하면 능력을 잘 발휘했다. 이 모든 일이 우리의 잠재된 가능성이다. 이 가능성을 십이분발휘하면 엄청난 재난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장비도 넉넉하고 인적자원도 얼마든지 있다. 국고가 넉넉하지는 못할지 몰라도 최소한의 부담능력은 지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다. 문제는 마음이다. 뜻이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 특히 우리 국민처럼 마음만 모으면 기적에 가까운 순발력을 발휘하는 민족에게는 이만한 재앙쯤은 반드시 전화위복으로 이겨낼 저력이 있다. 경직된 예산집행으로 복구에 차질을 빚거나 정치지도층의 안일함으로 실책을 범하지만 않는다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안에 재난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급하고 아쉬운 일은 시민 모두의 온정이다. 내가 당할 불행을 대신 당한 이웃을 위해 위로나 구호의 손길을 뻗어야 한다. 그들과 고난을 함께 이기지 못하면 그들의 재난속에 우리도 함몰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 죽음 부른 “생일 가스파티”/중학생 3명 나눠마신후 1명 절명

    8일 하오6시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5동 허모군(15ㆍ서울 D중23년)집 건넌방에서 허군과 허군의 생일초대를 받고 놀러온 친구 구모군(15ㆍ서울 Y중3년) 등 3명이 부탄가스를 흡입하다 구군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던중 숨졌다. 허군에 따르면 이날 국민교동창생인 구군 등 2명을 불러 연료용 2백20g들이 가스를 비닐봉지속에 담아 5분여간 번갈아 흡입하다 방밖에서 인기척이 나 『부모님이 왔다』고 말하자 놀란 구군이 창문을 열고 도망가려다 몸에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구군이 부탄가스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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