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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분의 소통 TED2011] 빌 게이츠, 손님들 향해 모기떼 풀어놓고서…

    [18분의 소통 TED2011] 빌 게이츠, 손님들 향해 모기떼 풀어놓고서…

    2009년 3월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TED 글로벌 콘퍼런스. 연사로 나선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말라리아’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정보기술(IT)이나 정보화 시대에 대한 그의 박학한 지식과 미래전망을 듣고 싶어하던 관객들은 다소 의아해했다. 게이츠는 말라리아가 가난한 아프리카 국민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인지 설명하면서 이들을 적극적으로 돕자고 호소했다. #1 빌 게이츠 ‘모기쇼’의 충격효과 강연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을 때, 갑자기 게이츠가 동그란 유리병을 꺼내들었다. 뚜껑을 열자 병 안에서 모기들이 튀어 나왔다. 조금 전까지 말라리아 모기의 위험에 대해 말하던 게이츠의 돌발 행동에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유력 언론들은 “가장 효과적인 쇼이자 행동이었다.”고 평가했다. #2 바람 길들인 아프리카 풍차소년 2001년 아프리카 말라위의 한 소년이 망가진 자전거와 폐차에서 구한 철판 네 장으로 풍력 발전기를 만들었다. 조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 발전기는 전구 네 개와 라디오 두 대를 작동시킬 수 있는 완벽한 발명품이었다. 얘기를 전해들은 TED 주관사 새플링 재단은 이 소년을 2007년 TED 콘퍼런스 연사로 초청했다. 진심어린 소년의 목소리는 TED 행사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의 숨을 죽이게 하고, 강연 동영상은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윌리엄 캄쾀바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년의 이야기는 ‘바람을 길들인 풍차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고,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소원’ 말하며 세상 바꾸려는 이들 TED 행사장에 서는 사람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최소 1억명 이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게 된다. 행사장에 선보인 모든 내용이 TED 토크스(talks)로 불리는 동영상으로 공개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빌 게이츠, 빌 클린턴, 제임스 캐머런, 인드라 누이, 빌 포드, 제이미 올리버, 제인 구달, 앨 고어, 보노, 프랭크 게리, 필리프 스타르크, 폴 사이먼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사들이 18분간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나눴다. TED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가들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이미의 키친’으로 유명한 세계적 요리 전문가 제이미 올리버는 ‘요리법’이 아닌 ‘음식을 가르치는 법’을 통해 비만 퇴치를 역설해 지난해 최고의 TED 강연자로 선정됐다. 저명한 교육가 켄 로빈슨은 ‘학교가 (오히려)창의력을 죽인다.’고 주장했다. 연사들은 ‘TED 위시(wish)’로 불리는 ‘자신의 소원’을 강연 중에 말함으로써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고, 변화를 꿈꾼다. 혁신적인 기술들도 수없이 등장했다. 지난해 컴퓨터 전문가 존 언더코플러는 특수한 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양손에 끼고 나와 스크린에 3차원으로 배열된 사진 수천장을 마음대로 조작하는 모습을 TED 콘퍼런스 단상에서 보여줬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 등장했던 톰 크루즈의 모습 그대로였다. 언더코플러는 ‘지-스피크’라고 명명된 이 기술에 대해 “5년 후 일반인이 구입하는 컴퓨터에 장착될 것”이라고 단언했고 이 강연을 담은 동영상은 TED 사상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올초 미국 롱비치 TED에서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 아만다가 연단에 올랐다. 스키를 타다 영원히 걸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그녀에게 로봇공학자 이더 벤더는 ‘로보틱 강화골격’이라는 신기술을 선물했다. 로보틱 강화골격을 입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사람들 앞으로 걸어나오는 아만다의 모습은 당시 강연장에 있던 사람은 물론 동영상을 본 전세계인들에게 TED가 꿈을 실현시키는 강력힌 힘을 가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앞서 캄쾀바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명인과 첨단과학을 아는 사람만이 TED를 통해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12살 어린이 아도라 스비탁은 “세상이 아이 같은 생각을 요구한다. 어린이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는다. 세상을 망치는 것은 어른들”이라고 주장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프리카 회색앵무새 ‘아인슈타인’은 조련사 스테파니 화이트와 함께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놀라운 동물의 능력을 몸소 보여줬다. ●메인 무대에 오르는 한국인들 한국인들도 TED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2006년 TED 글로벌 콘퍼런스에는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인 재미교포 2세 제프 한이 등장했다. 그는 화면 위에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올리고 확대와 축소를 반복했고, 두 명의 진행자가 동시에 손을 얹고 화면을 조작했다. 누르고 당기는 것이 전부였던 ‘터치’ 기술의 획기적인 변신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재 우리는 이 기술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있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버지니아공대 교수도 올 3월 TED 무대에 섰다. 그는 운전대를 잡은 손바닥과 조끼로 진동을, 발바닥으로 압력을, 손으로 공기신호를 받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다름아닌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는 무대에서 시각장애인이 실제 도로를 달리는 장면을 완벽하게 시연했다. 이 아이디어는 좀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하는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같은 무대에서 한국인 최초의 TED 펠로(TED가 선정한 신지식인)인 민세희씨가 전력소비량에 따라 집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에든버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 이병 “성경 태우고 전투복에 불… 가혹 행위 당했다”

    정 이병 “성경 태우고 전투복에 불… 가혹 행위 당했다”

    해병2사단 총기사건 수사본부는 7일 해병대 총기 사건의 공모 혐의로 전날 긴급체포한 정모(20) 이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격으로 병사들을 살해한 김모(19) 상병은 수류탄에 의한 파편상이 심해 대전 국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이 소속부대원과 무기, 부대 내 관리가 허술해 발생한 총체적 문제로 잠정 결론냈다. 부대 내 가혹행위와 부대관리가 허술했던 점 등에 대한 조사도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가혹행위·총기관리 허술 고강도 조사 수사본부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김 상병과 정 이병이 지난 6월 초순께 ‘힘들다. 휴가 때(7월 말) 사고 치고 도망가자’는 내용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이 (사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의 실질적인 범행 모의는 사건 발생 당일인 4일 오전 이뤄진 것으로 두 사람의 발언이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 오전 7시 30분께 창고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 상병은 정 이병을 창고로 불러내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 김 상병이 “○○○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정 이병은 처음엔 “그러지 마십시오.”라고 말렸지만, 잠시 후 “소초원들 다 죽이고 탈영하자.”고 제안했다. 자신 역시 평소 괴롭힘과 무시당한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금 죽이자.”면서 함께 창고 밖으로 나왔다. 당초 고가초소의 경계 근무자로부터 총기를 탈취하려 했지만 실패 가능성이 크자 상황실로 향했다. 김 상병은 오전 11시 20∼35분께 K모 일병의 K2소총과 탄약(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훔쳤다. 초기 조사과정에서 발표된 탈취 시간 ‘오전 10시∼10시 20분’은 김 상병과 정 이병의 진술 없이 다른 병사들의 진술에 의존해 추정한 것이라고 조사본부 측은 설명했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3명이었지만 2명은 자리를 이탈해 있었다. 생활관 복도에 있던 총기 보관함은 근무자 교대를 위해 열려 있었다. 관행대로였다. 실탄이 들어 있는 탄통은 간이탄약고 안이 아닌 위에 놓여 있었다. 역시 근무자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수사본부는 판단하고 있다. 당직병인 슈미트(관측장비의 일종) 운용병은 김 상병의 절취 상황을 알아채지 못했다. 김 상병은 정 이병에게 수류탄 1발을 주고 고가초소를 폭파하라고 지시했다. 정 이병은 고가초소 근처까지 갔지만 총성을 듣고는 두려움에 돌아왔다. 공중전화 부스 부근에서 김 상병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이승렬 상병을 발견하고는 고가초소 근무자에게 이를 알려준 뒤 계속 피해 다녔다. 정 이병과 만나 그가 수류탄을 터트리지 못한 것을 안 김 상병은 “너랑 나랑 같이 죽자.”면서 안전핀을 뽑았다. 하지만 정 이병은 순간적으로 문을 열고 달아났다. 정 이병은 현재까지 “김 상병과 대화를 나누고 수류탄을 받아 들었지만 실제 범행을 실행할 것에 대해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범행을 제의한 정 이병은 그동안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 진술했다. ●김 상병, 소주 한 병 마시고 범행 수사본부의 조사에서 정 이병은 “김모 병장이 병장은 하나님과 동급”이라면서 “성경책을 읽지 말라고 압박하고 성경책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또 “성기를 태워버리겠다.”면서 전투복 지퍼에 살충제를 뿌린 후 불을 붙이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정 이병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한 진술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김모 상병은 이유 없이 정 이병을 상황실에 3시간 정도 앉혀 놓고 자극적인 연고를 목과 얼굴에 바르고 씻지 못하게 했다. 신모 상병은 자신이 몇 번째로 좋아하는 선임이냐를 묻고 이모 상병을 좋아한다고 답한 정 이병을 폭행했다. 조사본부는 이어 김 상병에 대한 2차 조사에서 “처음에 기수열외와 구타, 왕따가 없어져야 한다고 답한 것은 조만간 자신이 기수열외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후임병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기수열외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란 것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甲의 마음에 길들여지지 말자”

    “甲의 마음에 길들여지지 말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취임 한달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갑(甲)의 마음’을 경계해 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더니 역시 기획재정부”라며 편지의 서두를 꺼낸 박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까닭을 새삼 깨달았다.“면서 직원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곧바로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는 심경에서 혹시 부족할지도 모르는 2%를 함께 생각해 본다.”면서 “갑의 마음에 길들여지면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자칫 부패 바이러스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정예 엘리트들이 모인 기획재정부는 우월감에 빠지기 쉽다.”면서 “‘교만한 병사는 반드시 패한다’(교병필패·驕兵必敗)는 금언을 무겁게 새기자.”며 겸손한 자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 두면 관리를 포기한 줄 알고 행인이 돌을 던져 다른 유리창마저 깨 버린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도 상세히 소개했다. 이는 사소한 것을 방치했다가 건물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헉! 바다거북 몸서 뭔 조각이 317개나 나와…

    헉! 바다거북 몸서 뭔 조각이 317개나 나와…

    썩지 않은 플래스틱 쓰레기가 태평양 등 대양의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는 경보음이 나왔다. 영국의 일간지 더선과 데일리 메일은 최근 무려 317개의 플라스틱 조각을 삼킨 바다거북 한 마리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바다거북은 호주 동부 해안의 뉴 사우스 웨일즈의 발리나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거북이의 뱃속에는 쇼핑백과 오디오테이프 조각 및 낚싯줄에 이르기까지 온갖 플라스틱이 망라되어 있었다. 해양 생물학자인 로첼 페리스는 “플라스틱이 거북이의 소화기간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진단했다. 다른 과학자들도 “이번 거북이의 죽음은 지금까지 기록된 바다 오염 사고중 최악의 사례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플라스틱이 대양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는 생생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사이언스 데일리는 3일 태평양의 ‘‘플라스틱 아일랜드’로 불리는 거대한 쓰레기 밀집 해역에 서식하는 중간 수심대 물고기 중 9%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실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최신 연구를 소개했다. 미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플라스틱 축적환경 조사단(SEAPLEX)은 지난 2009년 캘리포니아 서부에서 북태평양 아열대 환류 동부에 이르는 1600㎞ 구간에서 수집한 27종 141마리의 물고기 가운데 9.2%의 위장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고 해양생태학 저널(Marine Ecology Progress Series) 최신호에 발표했다. SEAPLEX 과학자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의 중간 수심대 어종이 삼키는 플라스틱의 양이 연간 1만2000~2만4000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물고기들은 먹은 것을 토해내기도 하고 배설하기도 했을 것이며 플라스틱 때문에 죽기도 했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물고기가 플라스틱을 삼키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프로야구] 두산 4강 정조준! 지각변동 시작됐다

    순위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달 가까이 두 동강 나 있던 팀 순위였다. 4위와 하위권 팀의 경계선이 분명했다. 1위부터 4위까진 4게임 차 안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그러나 4위와 5위 사이 게임 차가 컸다. 4강 4약 판도가 뚜렷했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졌다. 3일 5위 두산이 4위 LG에 3.5게임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제 사정권에 들어섰다. “두산이 얼마나 올라오느냐가 관건”이라던 SK 김성근 감독의 지난달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4강 다툼은 이제 본격 시작이다.‘ 지난 한 달, 상위 4개 팀은 물고 물렸다. 오르락내리락이 심했다. KIA-삼성은 15승 7패로 괜찮았다. SK는 10승 11패. LG는 8승 11패했다. 4강 안에서 혼전이 벌어졌다. 1·2위 SK와 LG는 각각 3·4위로 떨어졌다. 삼성은 선두로 올라섰다. 상위 4팀이 접전을 벌일수록 두산엔 유리하다. 4위가 어느 팀이건 승률 5할에서 멀리 도망가진 못한다. 5위 팀의 4강 진입 기회가 커지게 된다. 4위 LG가 혼전을 거치는 사이 힘을 많이 뺐다는 것도 두산엔 긍정적 요소다. LG는 살얼음판 순위 싸움 속에서 매 경기 총력 체제였다. 불펜 과부하가 심해졌고 부상 선수도 속출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스포츠란 게 쫓아가는 팀보단 쫓기는 팀의 피로도가 높게 되어 있다. 승차 차이가 클 땐 이걸 잘 못 느낀다. 목덜미가 잡힌다고 생각하면 부담은 곱절이 된다. LG는 안 그래도 기복이 심한 팀이다. 육체적인 피로와 함께 정신적인 압박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두산은 김현수가 살아났다. 지난달 중순부터 타율 .383에 16타점을 올리고 있다. 김현수는 두산 타선의 핵이다. 김현수가 살아야 두산 타선 전체 분위기가 뜬다. 실제 최준석(.348 12타점)-양의지(.429 6타점)-이종욱(.348 7타점) 등의 페이스도 동시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번 터지면 막기 힘든 게 두산 타선이다. 한동안은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LG는 둘쭉날쭉하다. 화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응집력이 떨어진다. 두 팀 다 투수진 사정은 좋지 않다. LG는 잘 던지던 임찬규가 지난달 17일 SK전에서 밀어내기 3점을 준 게 컸다. 마무리가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구원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타선이 경기 후반 점수를 못 뽑아주면서 구원진이 느끼는 압박도 커졌다. 조급한 승부 끝에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악순환이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선전하면서 투타 균형을 맞추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포항괴담 실체는 유흥업소 빚의 덫…女9명 연쇄자살

    포항괴담 실체는 유흥업소 빚의 덫…女9명 연쇄자살

    포항괴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지난해 7월이후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 9명이 연쇄자살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포항괴담이 떠돌게 된 것.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2일 ‘포항괴담, 끝나지 않는 죽음의 도미노’라는 제목으로 포항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이 연쇄 자살 이유를 추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 7월 7일부터 11일 사이에 포항 유흥업소 여직원 4명이 연쇄자살했고 10월에 또 한 명이 자살했다. 자살은 올 들어서도 계속 이어졌고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100여명의 업주와 폭력배를 불구속 기소했지만 지난달 13일 또 다시 한 여성이 자살, 총 9명의 여성이 목숨을 버렸다. 유서에 나타난 자살 원인은 헤어날 수 없는 과도한 빚의 덫. 업주들은 빚의 덫을 놓아 종업원들이 업소생활을 청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는 것. 유흥업소 종업원들은 세금, 카드 수수료, 마담 수당, 이자, 계돈 등의 명목으로 빚을 졌고 빚이 빚을 부르는 구조에 갇혀 있었다. 한달에 470만원을 벌었는데도 손에 쥔 것은 고작 61만원인 사연도 소개됐다.게다가 한 사람이 자살하면 그 빚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도록 서로 빚 보증을 서고 있었다. 특히 포항 지역 유흥업소는 빚을 갚지 않거나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포항 지역의 여성들만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소문을 퍼뜨려 망신을 주고 심지어 동네에 현수막까지 붙이며 가족들까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도록 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경우도 증언을 통해 알려졌다. 빚은 이들을 유흥업소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덫이었다.한번 빠져들면 죽어야만 피할 수 있는 유흥업소의 덫, 죽음의 행진을 멈추기 위한 진정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형식적인 단속이 아니라 유흥업소 사채의 덫을 뿌리뽑는 근본적인 수술이 절실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뮤지컬 이야기쇼’ 3년 반 만에 화려한 부활

    ‘뮤지컬 이야기쇼’ 3년 반 만에 화려한 부활

    “사람들이 모두 제가 ‘임재범의 그녀’와 사귀는 줄 알아요.” 사회자 이석준(39)의 짓궂은, 그러나 집요한 추궁에 항간의 ‘열애설’을 자신의 입으로 먼저 꺼낸 이는 다름 아닌 뮤지컬 배우 강태을(31)이었다. 객석에서 폭소가 쏟아졌다. 관객들은 이어질 답변을 기대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지연(가수 임재범과 TV에서 함께 노래를 불러 ‘임재범의 그녀’라는 별칭을 얻은 뮤지컬 스타 차지연)씨와는 친한 동료일 뿐, 연인 사이는 아니에요.” 이어질 추궁이 걱정됐던지 강태을은 “진짜 여자친구가 따로 있다.”고 자진 실토했다. ●MC 이석준 “감개무량하다” 지난 27일 밤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국내 유일의 ‘뮤톡’(뮤지컬공연+토크쇼)으로 꼽히는 ‘이석준과 함께하는 뮤지컬 이야기쇼’가 다시 관객에게 돌아온 첫날이었다. 뮤톡은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이자 추상미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이석준이 2004년 시작했다. 뮤지컬 스타들을 초대해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유명 뮤지컬 노래들을 들려줘 인기를 끌었다. 2007년 10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으나 골수 팬들의 끈질긴 요청으로 시즌2가 기획됐다. 3년 반 만의 부활인 만큼 시즌2 첫회 티켓은 판매 시작 8분 만에 350석 전 좌석이 매진됐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등장한 이석준은 “감개무량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초대손님은 요즘 뮤지컬계에서 가장 ‘핫’(Hot)하다는 박은태(30), 전동석(23), 강태을. 그래서인지 이야기쇼 주제도 ‘히어로’(Hero)였다. 이들은 때로는 화려한 뮤지컬 스타가 되어 열창을, 때로는 평범한 남자가 되어 삶의 굴곡을 털어놓았다. ●뮤지컬스타 3명 모두 우정 출연 ‘뮤지컬계 강동원’으로 불릴 만큼 곱상한 외모의 전동석은 “어릴 때 집안 환경이 싫어 가출을 여러 번 했다. 무작정 상경해 공사현장에서 종이상자 깔고 잔 적도 많다. 한번은 조폭 출신 아버지를 둔 친구랑 가출했다가 친구 아버지 덕분(?)에 금방 잡히기도 했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쇼의 백미는 단연 ‘파파라치 코너’. 강태을의 실토를 끌어낸 ‘이석준 파파라치’는 여세를 몰아 “사귀려고 마음먹은 여자가 있다.”는 박은태의 ‘폭탄선언’을 끌어내는 개가를 올렸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주인공 모차르트로 열연 중인 박은태는 “공연 중 목이 망가질 때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참 힘든 직업이다라는 자괴감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충무아트홀 “100회 무료 대 관” 밤 10시 25분. 네 남자의 수다는 끝이 났다. 이석준은 객석을 향해 “오늘 여러분이 낸 관람료는 선천성 기도 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어린 소녀 해나에게 전달된다.”며 해나의 사진을 공개했다. 100회 예정인 공연 티켓 판매금은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전액 쓰인다. 매회 바뀌는 초대손님들도 전부 우정출연이다. 좋은 취지에 공감해 충무아트홀도 ‘100회 무료 대관’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렸다. 공연(http://iyagishow.com)은 격주 월요일에 열린다. 2만 5000원. (02)2230-66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건강관리 바우처’ 시작부터 삐걱

    취약계층을 비롯한 노약자들의 건강을 돌보겠다며 보건복지부가 정책사업으로 도입한 건강관리서비스 바우처사업이 출발부터 겉돌고 있다. 약속한 서비스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예산만 축낸다는 비난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박모(74)씨 부부는 지난 2월 25일 구청에서 ‘건강관리서비스’를 신청했다. 원래는 3월부터 서비스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4월이 되어서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대행업체 측에서 신청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혈압계 등을 사전에 마련하지 못해 의뢰인의 건강 체크가 그만큼 늦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매월 두 차례 건강·영양상담사가 전화로 상담을 해준다고 했지만 쉬운 전화 상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기를 이용한 혈압 등의 측정치에 대한 분석 결과를 수시로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고 했지만 이 또한 ‘먹통’이었다. 박씨는 당초 3~5월에 서비스를 받겠다고 계약을 했지만 실제 서비스를 받은 기간은 4~5월뿐이었다. 그러나 서비스료는 3월부터 꼬박꼬박 빼내갔다. 이런 사실을 들어 박씨가 항의하자 대행사는 5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무마하고 나섰다. 실망스럽기도 하고 화가 난 박씨는 결국 지난 2일 계약을 해지했았다. 계약 해지 후 혈압계 등 기기를 회수하러 온 대행업체 직원은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죄송하다. 전문 의료인력이 부족해서 그랬다.”며 사과했다. 박씨는 “수많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사전준비나 점검도 없이 이렇게 주먹구구로 하는 사업이 어딨느냐. 이게 우리나라의 복지 실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름만 번드르르한 건강관리서비스 바우처사업의 실태는 대행업체 직원의 해명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직원은 부실 서비스를 인정한 뒤 “너무 많은 수를 관리하다보니 인력과 기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 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문자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도 사전에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사전 설명이 부족해 기기를 망가뜨리거나 잃어버리는 노인들이 많아 곤란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문제가 된 ‘건강관리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가 건강관리가 필요한 저소득층 주민에게 월 6만 3000원가량의 바우처(이용권)를 제공하면 개인은 월 7000원만 부담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서울 강동구 등 전국 6개 지자체에서 227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다. 예산만 해도 지난해 기준으로 국비 4억 4300여만원, 지방비 2억 5300여만원이 투입됐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모나코 예비 왕비 ‘세기의 결혼식’ 앞두고 도망 시도

    모나코를 통치하는 알베르(53) 국왕의 약혼녀 샤를렌 위트스톡(33·남아공)이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고향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혔다는 주장이 나와 모나코 왕실이 한바탕 소란에 휩싸였다. 모나코는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는 이번 혼례 준비에 5000만 파운드(약 860억원)를 쏟아부으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위트스톡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편도 항공권을 들고 프랑스 니스 공항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몰래 출국하려다 모나코 왕실 경찰에게 제지 당했다고 프랑스 주간지인 렉스프레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그는 남편이 될 국왕의 복잡한 사생활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듣고 깊은 좌절감에 빠져 도망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선수 출신인 위트스톡은 알베르 국왕의 어머니인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비교될 만큼 빼어난 외모로 주목 받아 왔다. 그는 경찰 등의 만류로 마지못해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으나 결혼 뒤에도 왕비로서 공식적인 역할은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렉스프레스는 전했다. 모나코 왕실은 국왕의 결혼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왕실 측 변호인은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국왕이 단단히 화가 났다.”며 “이 주간지에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번 보도로 잔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질까 봐 우려하는 눈치다. 알베르 국왕과 위트스톡의 결혼식은 30일 록그룹 이글스의 콘서트를 시작으로 사흘 동안 거행될 예정이다. 결혼식에는 유럽 각국의 왕족들을 비롯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모델 나오미 캠벨,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 우리나라의 피겨 스타 김연아와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등도 알베르 국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임을 감안해 결혼식에 참석한다. 보도의 사실 여부를 떠나 보도의 파장이 워낙 커 결혼식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영국의 메일 인터넷판이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방시대] 기후변화와 토지정책 패러다임의 전환(2)/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방시대] 기후변화와 토지정책 패러다임의 전환(2)/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

    토지는 공기나 물과 같은 자연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에너지대사에 빠져선 안 되는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또,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함께 살 권리를 공유하고 있는 존재다. 땅에는 지구상의 모든 산 것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런데 이 본래적이고 기본적인 관계가 붕괴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토지 이용과 개발에 있다. 국제해양생태계연구프로그램(IPSO)은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과 훼손, 농가에서 흘러나오는 화학비료 등에 따른 오염, 이산화탄소 배출에 의한 해양 산성화 등으로 땅이 망가지고 있으며, 또 이로 인해 기후변화 요인과 더불어 바다도 급격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해류의 변화에 의해 제주도를 비롯한 해안가 마을이나 도시에까지도 엄청난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매체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의 일을 돌아보자. 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의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등은 바다는 물론, 토지까지도 오염원으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을 쓰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역별 토지 이용의 형태는 역사·문화, 천연자원, 기후, 지형, 지세 등에 따라 각각 다르다. 우리나라는 산간내륙지역과 하천유역 및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마을과 도시들이 주로 분포되어 있다. 최근, 하천유역이나 해안에 근접한 도시들은 홍수 등에 의한 침수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토지 이용이 필요하며, 해당 도시의 공간구조나 이용밀도, 도시·비도시의 구분기준 등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즉, 하천형과 해안형 도시는 방재적 관점에 입각해 수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돼야 한다. 또 산악·내륙형 도시는 저탄소·녹색도시화가 가능하도록 녹지율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실시할 수 있는 법·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토지이용의 다목적성이다. 이는 현재의 토지 이용 상황만을 고려해서는 안 되며, 그것이 가진 잠재적인 생산능력과 환경 대응 능력을 포함해 토지공간 자원이 최대한 유효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토지용도의 복합성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녹색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토지 이용의 질적 향상과 개선에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토지 이용의 복합화를 도모해야 한다. 타용도 간의 토지를 어떻게 복합적으로 이용할지 여부와 해당 토지 이용의 잠재성을 최대한으로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과제다. 복잡한 토지 이용 규제에 대해 종합적·조직적 정비가 필요하다. 셋째, 토지 이용의 선택성이다.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획일적인 용도 규제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지역특성이 반영된 토지 이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관주도형의 공공성에 기초한 토지 이용 규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에 순응하기 위해 토지 이용을 주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 주도의 공적책임성(共的責任性)에 입각한 토지 이용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순응하기 위한 새로운 토지정책의 패러다임은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개발해서 편익을 증진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인류 생존을 위한 토지이용정책이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홍자매 “독고진 신드롬 예상했냐구요? 띵똥”

    홍자매 “독고진 신드롬 예상했냐구요? 띵똥”

    요즘 이들처럼 행복한 자매가 또 있을까. MBC 수목 드라마 ‘최고의 사랑’ 작가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홍정은(37)·미란(34) 자매다. 마지막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24일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자매를 만났다. ●차승원 카리스마·섹시미 독고진 만나 폭발 →마지막회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는데. -정은:너무 다행이다. 이야기를 어렵게 가지 않고 유쾌하고 기분 좋게 마무리하려고 애썼다. -미란:마지막회에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고 하락세에서 끝나면 안 좋은데, 자체 최고 시청률로 무난하게 끝나서 다행이다. →끝까지 뒷심이 떨어지지 않았다. 할 얘기가 많았나 보다. -정은:독고와 애정이 마음 편하게 데이트한 적이 없어서 팬서비스 차원에서 둘의 닭살 애정 행각을 많이 넣었다. 이들이 비호감 커플이지만, 꿋꿋하게 잘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미란: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된 것이 아니라 결별설, 이혼설 등 그들이 여전히 연예인으로서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다. →비호감 연예인과 오만한 톱스타의 사랑은 흔한 조합은 아니다. 두명의 비호감을 호감으로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정은:애정이는 설정이 비호감일 뿐이지 실제 행동에서 망가지거나 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안쓰러운 부분을 강조해 최대한 보호하려고 했다. 실제로 비호감으로 알려진 연예인이 굉장히 열심히 살고 인간적으로 좋은 면이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란:멜로 드라마엔 둘의 차이로 인해 사랑이 이루어지기 힘든 난관이 있어야 하는데, 보통 가난이나 출생의 비밀, 불치병이 자주 소재로 쓰인다. ‘최사’에서는 톱스타와 밑바닥 연예인이라는, 일종의 계급 차이를 뒀다. →이번 드라마는 캐릭터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 특별히 참조한 인물이 있었나. -미란:구애정은 특정한 한명이라기보다는 연예계 모든 루머의 집합체다. 연예인에 관한 얘기는 전국민이 밥 먹으면서 흔히 하는 이야기 아닌가. 독고도 톱스타라는 직업을 갖고 자신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특정 대상을 놓고 썼다기보다는 우리가 보는 톱스타들의 실상이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서 썼다. →차승원이 연기한 독고진이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끈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미란:차승원은 코미디 연기를 할 때나 전작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처럼 무겁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도 좋다. 두 가지가 잘 조화된 연기가 고맙게도 이번 드라마에서 폭발한 것 같다. 멋진 몸매와 큰 키, 섹시한 이미지는 충분히 멜로에서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은:솔직함이 독고의 가장 큰 매력이다. 톱스타들의 만들어진 모습 이면의 귀엽고 솔직한 모습을 얄밉지 않게 그리려고 애썼다. →충전, 극뽁, 띵똥 등 인기 유행어를 비롯해 감각적인 대사도 인기에 한몫을 했는데. -미란:초반에 캐릭터가 빨리 잡혀서 대사 쓰기가 좋았다. 문자 메시지나 트위터에 짧게 쓸 수 있는 말이었는데, 배우들이 어투와 어감을 잘 살려줬다. 특히 독고는 구질구질하게 뭔가를 줄줄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자기 감정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성격이라 유독 짧은 대사가 많았다. ●연예계 이면 다뤄 스타의 인간성 주목 →코미디와 멜로의 균형을 잡아 가는 것이 참 어려웠을 것 같다. -정은: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처음에 밝은 코미디로 가다 뒤로 갈수록 무거운 멜로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차승원과 신파로 빠져 너무 우울해지거나 연민에 빠지지 말고 끝까지 도도함을 잃지 말자고 했다. 배우들에게 연기하면서 코미디의 정서와 쿨한 감성을 꿋꿋하게 유지하도록 주문했다. →연예계 이면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려졌고, 마지막회까지 악플러와 마녀 사냥 등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정은:꼭 어떤 문제점을 지적했다기보다는 주인공 캐릭터의 직업군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둘의 장애물을 극대화하다 보니 다뤄진 것이다. 우리는 스타들을 TV 속의 그림처럼 생각하는데, 구애정을 통해서 그들도 가족이 있고 열심히 살고 있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너무 몰아붙인다거나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들도 이 부분에 공감을 많이 했다. →톱스타의 구애에 매달리지 않고 쿨할 수 있는 애정이나, 자신의 모든 인기를 버리고 비호감 연예인을 사랑하는 독고나 좀 비현실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 -정은:모든 로맨틱 코미디는 대부분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그런 정서적 감성을 깨우고 캐릭터를 완성하는 과정이 재밌어서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초반에 남녀 주인공을 놓고 우려도 많았는데,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하나. -미란:실제로 연기했을 때 배우들의 조합이 중요한데, 두 사람의 조합이 잘 맞고 의외로 잘 어울렸다. 다소 밋밋하고 톤이 낮은 공효진의 연기는 과장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차승원의 연기를 잡아 주고 현실감이 있도록 해 준 것 같다. →어떻게 자매가 같은 길을 걷게 됐나. 가족끼리 동업을 하다 보면 의견 충돌도 자주 일어날 것 같은데. -정은:각자 예능 작가를 하다가 드라마 ‘쾌걸춘향’의 대본을 같이 쓴 것을 계기로 함께 일하게 됐다. 24시간 붙어 지내면서 의견을 교환하는데, 일 문제로는 거의 다투지 않는다. 식구이기 때문에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이나 소모적인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 서로 끊임없이 상승 작용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매라서 소모적인 싸움 없이 공동집필 →젊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원천은 무엇인가. -미란:웃기는 짧은 대사도 정말 고통스러운 회의 속에서 탄생한다. 대본을 쓸 때는 정말 뼈와 살을 태우는 느낌으로 열심히 쓴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동지이자 가족인 서로를 의지하며 버틴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영화, 드라마, 책 등을 보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로맨틱 코미디 이외의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 -정은:아직 다음 작품을 정해 두지는 않았다. 우리는 주제보다 소재를 먼저 정하고 이야기 판을 벌이는 스타일이다.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이 재밌어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반드시 로맨틱 코미디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 사이코 패스 소재에 꽂히면 범죄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하.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주변에 걸핏하면 몸이 붓는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콩팥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의사가 콩팥이 안 좋대.”라고 말하는 사람이면 그래도 낫다. 더러는 엉뚱하게 민간요법에 매달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라면 한번쯤 면역질환인 신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의료팀 조사 결과, 몸이 붓는 부종이 대표적 증상인 신증후군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노령화와 맞물린 현상이다. 신증후군은 소변으로 요단백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질환으로, 이 때문에 콩팥이 쉽게 망가지는 등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이런 신증후군에 대해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로부터 듣는다. ●신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 소변으로 요단백(주로 알부민)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콩팥질환을 포괄적으로 신증후군이라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요단백이 하루에 3.5g 이상(정상은 0.15g 이하)이고, 혈중 알부민 수치가 3.0g 이하이면서(정상은 3.5g 이상) 전신 부종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알부민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로 간에서 만들어지며, 혈액의 순환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런 알부민이 정상적으로 생산되지 못한다면 간경화, 지나치게 많은 양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신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혈중 알부민 수치가 감소하면 혈관 속 수분이 혈관 밖의 간질조직으로 빠져나가 체류하는데, 이 때문에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 ●신증후군 발생 경위를 설명해 달라 면역질환의 일종인 신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원발성)과 원인이 확인된 2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1차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차성, 즉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신증후군을 유발하는 질병으로는 B·C형 간염, 당뇨와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또는 특정 약제가 주로 꼽힌다. 여기에다 암의 초기 증상이 신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60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신증후군이 생겼다면 종양에 의한 2차성 신증후군의 가능성을 감안,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아직까지 신증후군의 전국적인 유병률을 집계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장질환이 신증후군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신증후군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해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신증후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빠르게 노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신증후군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 신증후군의 경우 이뇨제와 식이요법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했으나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로 방향이 바뀌었다. 실제로 그런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임상보고가 나오는 등 노인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신증후군의 원인과 함께 이상 단백뇨가 생성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 단백뇨는 소변을 만들어 내는 콩팥의 사구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알부민은 정상 콩팥이라면 사구체를 통해 빠져나오지 못하지만 신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는 단백을 걸러내는 사구체의 틈새가 넓어져서 알부민과 같은 큰 분자의 단백질이 쉽게 빠져나오게 된다. 이 경우 단백질 중 알부민만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중요한 물질, 예컨대 비타민·호르몬 등도 함께 빠져 나오기 때문에 쉽게 전신적인 영양실조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사구체에서 단백이 빠져나오는 것은 인체의 면역학적 기능 조절장애로 생각된다. 실제로 신장 조직검사를 해보면 소변을 만드는 사구체에 면역복합체가 다량 침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흔한 증세는 몸이 붓는 부종이다. 특히 다리부터 붓기 시작하며, 아침에 나타난 얼굴의 부기가 오후가 되어도 빠지지 않는다. 초기 단계를 지나면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폐에도 물이 차게 된다. 흔히 오줌을 눌 때 거품이 많이 생기면 요단백이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검사 및 진단법은 무엇인가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일단 신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신장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장 조직검사를 통한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치료 약물을 선택하게 되고, 또 약제에 대한 반응도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치료법 및 예후, 예상 질환의 후유증은 신증후군으로 생기는 전신 부종을 해결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소변으로 나오는 요단백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대증적인 요법으로는 부종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에 사용하는 기본적인 약제는 스테로이드이며, 이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등 2차 약제를 투여한다. 중요한 점은 신증후군을 완치하려면 환자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신증후군은 성인의 경우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약제를 서서히 줄이고,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일단 면역억제제를 끊은 뒤 최소 1년 안에 재발하지 않아야 재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약제를 끊은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아야 완치에 도달했다고 본다. 신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재발은 약제를 줄이는 과정 또는 약제를 끊은 뒤 6개월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이 기간에는 주의해서 환자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신증후군이 신부전 등과 상관성이 있나 신증후군은 만성 신부전의 중요한 원인이다. 신증후군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부종이 지속되고, 아울러 신장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이행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투석이나 콩팥을 이식하는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건 감사원장께 드리는 편지/최광숙 논설위원

    감사원장님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1980년대 대학생이던 필자가 다니던 대학에 외부 강사로 ‘헌법’을 강의하실 때 한 학기 내내 뵈었습니다. 지금까지 따로 만나 인사드린 적이 없으니 제자라고 내세울 처지도 못 되지요. 예의 없는 제자가 옛 스승께 어쭙잖게 펜을 든 것은 작금의 감사원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입니다. 검은 돈을 받고 감사 무마 청탁에 나선 감사위원(차관급), 구제역 최일선 감사 현장에서 피감기관들과 음주가무를 즐긴 감사관들, 해외출장 간 군 장성을 문책 요구 대상에 넣었다가 뺀 천안함 감사. 국민들 눈에 비친 나사 빠진 감사원의 현주소입니다. 나랏돈이 허투루 쓰이는 걸 제대로 잡아 낼는지,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는 추상같은 영(令)을 세울 수 있을는지 걱정입니다. 여기저기서 “너나 잘하세요.”라는 조롱이나 받는 건 아닌지요. 감사원의 상징이 조선시대 암행어사의 ‘마패’인 것은 아시지요.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한 은진수 전 감사위원 구속 건은 암행어사가 도적들과 한패가 돼 선량한 백성들을 등친 것과 다를 바 없죠. 나쁜 놈들 잡아들이라 나랏님이 마패까지 내줬더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그래도 감사원 맨들은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의 일”이라며 선을 그으려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내부 인사라고 그리 큰소리칠 위치에 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원내에서조차 “특정인은 운이 좋아 저축은행 사태에서 비켜난 것 같다.”는 식의 얘기가 흘러나왔던 것을 보면 평소 엄격한 자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감사원 맨들이 없진 않나 봅니다. 앞으로 정당 출신 인사는 감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한다는데 그게 다가 아닙니다. 내부 인사, 외부 인사 각 3명씩 땅따먹기 하듯 나눠 먹는 감사위원. 그 자리가 어떤 자리인데 자질 검증 없이 아무나 가서야 되겠습니까. 금명간 은 전 위원의 후임과 오는 11월 퇴임할 하복동 위원 후임 등 감사위원 자리가 두 자리나 비니 그 자리를 노린 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죠. 이참에 감사위원 인선을 한층 깐깐하게 스크린해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 조선시대 감사원 역할을 하던 사헌부의 관료인 대관(臺官)만 하더라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4대 친족까지 ‘현미경 검증’을 했습니다. 다른 어떤 관직보다 더 엄하고 까다롭게 인선을 했지요.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규찰·탄핵해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인물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죠. 공정과 청빈은 기본이고, 뛰어난 식견과 강직한 성품도 필수였죠. 제약도 많았지요. 첫째, 공금횡령, 부정축재 또는 뇌물을 받은 탐관오리의 아들·후손은 대관에 임명되지 못했지요. 둘째, 정실에 흐르지 않도록 다른 관직보다 훨씬 심한 상피제(친족이 같은 관청·지역에 일하지 못하게 한 제도)의 적용을 받았지요. 셋째, 본인을 비롯해 부모와 처의 4대조(代祖) 허물까지 샅샅이 뒤졌다죠. 오늘날 총리·장관 인사청문회는 저리 가라입니다. 취임 전 일이긴 해도 사실 저축은행 사태 전부터 이미 감사원은 망가져 가고 있었습니다. 과거 정권에서 청와대에 파견 나갔던 감사원 출신들이 체급도 안 되는데 대통령과의 학연·지연으로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감사원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줄 잘 서면 된다.’는 정치 학습으로 감사원 기강은 해이해졌고, 출세의 처세술을 익힌 이들의 벼락 승진은 감사원 문화를 퇴행시켰지요. 실세 사무총장이 감사원장을 뒤에서 좌지우지하는 희한한 일이 생긴 것도 그리 먼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현재 작금의 사태들이 터진 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은 전 위원만 하더라도 맑은 물을 흐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아니라 이미 감사원은 미꾸라지가 놀기 좋은 흙탕물이었던 거죠. 지금 감사원은 개원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흐트러진 내부 조직부터 다잡으셔야 합니다. 감사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bori@seoul.co.kr
  • 무려 400kg 세계최대 양념햄버거 만들기 성공

    무려 400kg 세계최대 양념햄버거 만들기 성공

    세계에서 가장 큰 양념햄버거가 스페인에서 제작됐다. 스페인 빌바오에서 유명한 현지 요리사 다빗 데 호르헤가 세계에서 가장 큰 양념햄버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기네스 등재가 신청될 예정인 자이언트 양념햄버거의 면적은 무려 15㎡. 두께 2.5cm로 넓찍하게 제작된 양념 햄버거는 무게만 400kg에 달한다. 양념햄버거를 만들기 해 폭 3m·길이 5m 규모의 요리판이 특별히 제작됐다. 요리도구와 고기, 양념 등은 트럭에 실려 운반됐다. 그러나 대기록이 세워질 때면 언제나 위기 상황이 있는 법. 세계 최대 양념햄버거를 만드는 과정에서서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기중기를 이용해 햄버거를 뒤집다가 아찔한 사고위험의 순간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들어올리는 장치에 나무를 대는 등 긴급조치를 취해 양념햄버거가 망가지지 않고 뒤집어졌다.”고 보도했다. 자이언트 양념햄버거는 1인분에 1유로(약 1550원)에 불티나게 팔렸다. 최소한 4000명 분 이상이 판매됐다. 햄버거 판매수익금은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지금의 우리 얘기 다루려 ‘우아’ 벗고 ‘추리닝’ 입혔죠”

    “지금의 우리 얘기 다루려 ‘우아’ 벗고 ‘추리닝’ 입혔죠”

    발레 하면 ‘우아’, ‘고상’ 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몸뚱이 하나로 드러낼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한이다. 그런 발레가 비루한 원룸 자취방 얘기를 건넨다면?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취직 못해 가슴앓이하는 이 시대 청년백수라면? 인디밴드 장기하와얼굴들의 ‘싸구려 커피’ 노래 가사처럼 발바닥이 쩍 하니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비닐장판이 깔린 곳에서, 라면 국물에 얼룩진 허름한 추리닝(요즘 유행인 현란한 ‘기능성 트레이닝복’은 절대 아니다)을 걸친 이들이 발레를 춘다면? 실제 그런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1~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구로동 백조’다. 백조는 짐작하듯 패러디다. 영원한 발레의 고전 ‘백조의 호수’, 그리고 ‘여자 백수’를 일컫는 백조를 고스란히 가져다 썼다. 그렇다고 그냥 만들어 본 실험작은 결코 아니다. 지난 15일 개막한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어엿한 정식 참가작이다. 검증된 작품이라는 얘기다. ‘구로동 백조’의 안무가 김경영(38)을 만났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구상하게 됐나. -우리 얘기를 하고 싶었다. ‘백조의 호수’란 게 어떻게 탄생했을까 생각해봤다. 아마 안개 자욱한 호숫가를 마차 타고 지나가다 커다랗고 흰 백조를 봤을 거다. 거기에 감명받아 만들지 않았을까. 그런데 우리나라에 그런 풍경이 있던가. 그러던 중 우연히 부당해고된 뒤 취직이 안 돼 괴롭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게 됐다. 자기 소개를 ‘27 / 구로동 / 백조’라고 했더라. 구로동에 사는 27살 여자 백수라는 얘긴데, 차라리 이 백조가 우리 현실과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원작 ‘백조의 호수’와 많이 겹친다. -패러디를 명백하게 의식했다. 음악은 똑같고 장면장면 모두 패러디했다. 가령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면서 지그프리드 왕자가 근엄하게 등장하는 첫 장면은 안개가 깔리면서 망가진 남자 무용수 한 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치환했다. 우아하고 멋있는 백조가 아니기 때문에 동작도 잘게 세분해서 넣었다. 원작을 눈여겨 보신 관객이라면 그런 장면이나 동작 하나하나를 잡아낼 수 있을 거다. 비교하면서 유쾌하게 보셨으면 한다. →옥에 티가 있다. 무대 위 냉장고가 너무 고급스럽다. 냉동실과 냉장실이 붙어 있는 앉은뱅이 냉장고가 어울리지, 자취생 주제에 문짝 두 개 달린 대형 냉장고가 웬말이냐. -하하하. 그거 주워다 쓴 거다. 무용수들이랑 서초동 재활용 쓰레기장에 가서 앉아 있다가 누가 뭘 버리면 잽싸게 주워 왔다. 무대 소품들, 다 그렇게 구했다. 처음엔 제작비 아끼려고 그런 건데, 하다 보니 실제 썼던 물건이 더 리얼해서 좋더라. →화장실 한 칸 딸린 원룸을 조명으로 표현한 무대도 독특하다. -영화 ‘도그빌’에서 따 왔다. 솔직히 다른 창작 무용은 잘 안 본다. 겁나고 떨려서. 전부 경쟁 상대 아닌가. 대신 영화에서 힌트를 많이 얻는다 (니콜 키드먼 주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2003년작 ‘도그빌’은 한 마을 안의 길과 집을 선으로 분할해둔 뒤 영화임에도 연극무대 같은 연출과 연기를 선보였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도그빌’은 재밌게 본 영화다. -도그빌적인 무대를 상상했기 때문에 원래는 좀 더 크게 하고 싶었다. 조명으로 방과 화장실만 만드는 게 아니라 아예 마을 하나를 만들고 싶었다. 원룸촌 이웃 백조들까지 우르르 몰려다니며 군무 추는 장면도 상상해 봤다. 돈이 없어서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우리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한 것 같다. -그냥 거짓말하기 싫을 뿐이다. 고전발레라면 몰라도 모던발레는 지금 우리 얘기를 다뤄야 하지 않겠나. ‘구로동 백조’ 직전에 했던 작품이 ‘826번째 외침’인데 위안부 할머니들 얘기를 다뤘다. 비가 추적추적하게 오는 날, 할머니 두 분이 시위하고 있는 걸 봤다. 우리는 전쟁이 끝났다고 하지만, 저 분들에겐 끝나지 않았구나 싶었다. 이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나면 이런 일이 있었노라고 누가 얘기해줄 수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만든 작품이다. 순수예술적인, 멋지고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와의 소통도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본다. →우아한 발레를 망가뜨렸다는 소리는 듣지 않나. 무용수들도 적잖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 -무용수들은 재밌어 했다. 자기 또래들 얘기이기도 하니까. 해마다 전국 대학 무용과 졸업생이 500명이란다. 그 가운데 발레단에 선택받는 이들은 10명도 안 된다. 그 가운데서도 ‘백조의 호수’ 같은 작품 주연으로 무대에 서는 이들은 2~3명 될까말까다. →왕자와 공주가 되겠다는 꿈, 그 자체가 풍자적 요소 같다. -맞다. 누구나 자기만의 무대에서 우아한 백조가 되고 싶은 것 아니겠나. 그걸 ‘백조의 호수’를 통해 풍자해 보고 싶었다. →안무가도 마찬가지 아닌가. -크크. 맞다. 호주 유학 갔다오니 어머니가 아무 말씀 없이 통장 던져놓으시더라. 이제 네 밥벌이는 네가 알아서 하라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 다들 유명하다는 고전작품만 보시니까(웃음). 아직도 어머니께 기댄다. 나도 백조를 꿈꾸는 안무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美, 해킹통해 리비아 산업 마비 가능”

    “리비아 정유시설 등 산업기반시설을 정지시키고 망가뜨릴 수 있는 해킹 방법을 미국 정부가 손에 쥐고 만지작거렸다.” 미국 당국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심는 등 사이버 공격을 통해 리비아의 주요 석유수출항인 라스 라누프에 있는 석유와 가스 생산 인프라의 컴퓨터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갖고 있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으로 리비아 등 제3국의 산업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해커집단 ‘룰즈섹’이 해킹을 통해 얻은 사실을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룰즈섹은 미국 델라웨어에 본사를 둔 인터넷 감시회사 ‘언베일런스’로부터 리비아 석유산업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테러 방법 등을 연구한 내용이 담긴 1000여건의 이메일을 해킹했다. 전문가들이 산업 자동화시스템에 대한 해킹 방법을 연구해, 연구 내용과 방법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사이버 새벽’이란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전직 미국 국가안보국(NSA) 암호해독 전문가 등 21명이 작성했다. 특히 이란 핵시설을 운용하는 독일 업체 지멘스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리비아를 비롯해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각종 기반시설에 납품됐기 때문에 해킹이 가능했다. AP통신은 민간기관들의 이런 연구 내용이 미 정부 당국에 전달되고, 채택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88만원세대의 ‘아름다운 나눔’

    88만원세대의 ‘아름다운 나눔’

    ‘88만원 세대’는 버겁다. 대학생 때는 고액 등록금에 절망하고, 막상 대학을 졸업해서는 꿈쩍도 않는 취업문 앞에서 좌절한다. “꿈도 희망도 없이” 그들은 청춘을 갉아먹으며 살아야 한다.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어도 생각뿐이다. 당장 먹고사는 게 발등의 불인데 다른 일에 마음을 나눌 여유가 있을 리 없다. 그런 88만원 세대가 모여 만든 장학회가 어려운 처지의 청소년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이달 초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주인공은 ‘젊음이 젊음을 돕는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3년째 활동중인 ‘빛솔장학회’다. 거창한 재단을 두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명망가나 재벌기업의 후원도 업지 않은 자그마한 빛솔장학회가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학회의 시작은 2009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장인 박건수(28)씨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꺼낸 말이 불씨가 됐다. “주변에 힘들게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앞으로 대학에 갈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가 뭔가 할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박씨의 말에 친구들은 흔쾌히 동의했다. 뜻을 모은 친구들의 권유로 다른 ‘가난뱅이 젊은 독지가’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해서 2009년 3월 빛솔장학회가 발족했고, 첫 번째 장학생을 선발했다. 명색이 장학회이지만 기금 마련은 쉽지 않았다. 발족 당시 대학생이었던 회원들은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번 돈을 쪼개 한 달에 3만원씩 차곡차곡 모았다. 사회에 나가서 해도 될 일이었지만 이들은 때를 가리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기를 기다리거나 기성세대를 바라보기보다, 젊은 우리가 스스로 부닥쳐 보자는 생각이 컸다.” 박씨의 설명이다. 어느덧 회원 10명 중 9명이 사회인이 됐지만, 모두가 초심을 지키고 있다. 기금이 빠듯해 지금까지는 공부방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 활동을 주로 해 왔다. 공부방에 다니는 청소년들을 모아 진로상담과 그에 맞는 학업 설계를 해 준 것이다. 그 와중에도 주머니를 털어 한 학기에 한 명씩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했다. 장학금을 직접 전달하기보다 장학금으로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청소년에게는 디자인학원 수강증을 끊어 줬고, 관련업계 종사자와의 만남도 주선했다. 지금까지 4명의 장학생을 배출했고, 훨씬 많은 공부방 청소년들이 빛솔장학회의 도움을 받았다. 빛솔장학회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11명의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장학회의 도움을 받은 청소년들이 대학생이 되어 다른 청소년을 돕는 이른바 ‘젊음이 젊음을 돕는’ 순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기금이 더 모이면 장학회 내에 대학생 모임을 만들어 장학회를 거친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생각이다. 박씨는 “결코 넉넉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만든 장학회인 만큼 기존 장학회들과 달리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참신한 나눔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88만원 세대의 아름다운 반란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명품경기로 팬心 돌린다

    프로축구 K리그의 운명이 걸린 주말이었다. 승부조작 파문이 불거진 직후인 2주 전 그라운드에는 관중이 급감했다. 개막 뒤 계속해서 10만명을 넘었던 관중은 8만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다. K리그 16개 구단 선수단 전원이 모여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날 선수의 불법 베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또 검찰은 지난해 열렸던 K리그 2경기와 컵대회 1경기에서 추가로 승부조작의 혐의점을 잡고 수사에 들어갔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다행히 A매치 2경기에서는 모두 이겼다. 어수선한 가운데 다시 시작된 K리그.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은 그라운드를 떠난 ‘팬심’의 복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노심초사했다. 지난 11일 열린 K리그 13라운드에는 모두 9만 798명의 관중이 전국 8개 축구장을 찾았다.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만 희망가를 부르기에는 섣부르다. 고사 직전의 K리그에 희망의 불씨를 던진 것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포항의 경기였다. 무려 4만 435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개막 전 홈 경기 당시 5만여명이 찾은 뒤 올 시즌 두 번째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지난 3일 세르비아와의 A매치(4만 879명)보다 많은 숫자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연맹과 서울, 포항 구단이 발버둥 친 결과였다. 경기 전날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의 공격수인 ‘황새’ 포항 황선홍 감독과 ‘독수리’ FC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열며 K리그 부활을 위해 다시 최전방에 나섰다. 경기 하프타임에는 FC서울 출신의 프랑스리거 정조국(오세르)과 박주영(AS모나코)의 캐넌슛 대결까지 준비했다. 그 결과 구름 관중이 모였다. 휘슬이 울린 뒤에도 매표소 앞은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장 주변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무승부로 끝난 ‘황새’와 ‘독수리’의 설전과 마찬가지로 양 팀의 경기도 1-1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화끈한 공격축구의 90분은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흡족하게 했다. 그러나 다시 웃기에는 이르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관중수는 13라운드 전체 관중수의 절반에 육박한다. 서울을 제외한 7개의 경기장 가운데 1만명 이상의 관중이 찾은 곳은 전주와 상주 2군데에 불과했다. 나머지 5개의 경기장은 텅텅 비었다. 고작 2037명이 찾은 대구와 대전의 경기에서는 감정싸움까지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직 팬심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검찰 수사도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연맹은 13일까지 불법 및 부정행위 자진신고 기간을 정해놨다. 새로운 파문이 불거지면, K리그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잘못된 의리는 모두를 파국으로 이끈다. K리그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과 자기 자신, 그리고 동료들을 위해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다. 딱 하루 남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패네타 “사이버공격 제2진주만 공습될 수도”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 내정자가 9일(현지시간) “우리가 직면할 다음 번 진주만(공습)은 우리의 전력과 안보, 금융, 정부 시스템을 망가뜨릴 사이버 공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네타 내정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이것이 오늘날 세계에서 정말 가능성 있는 일인 만큼 공격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면서 “이런 공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확실히 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내정자의 발언은 1941년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던 것처럼 방심하고 있다가는 사이버 공격으로 허를 찔릴 수도 있다는 경종으로 여겨진다. 앞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해킹 세력에 대해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실제 군사적 응징을 할 수도 있음을 피력했고,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전날 FBI는 앞으로 증가하는 사이버 공격 위협에 대처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의 국방·치안 담당자들이 연일 사이버 전쟁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의 유발 디스킨 전 국내정보국장도 이날 사이버 전쟁이 이미 시작됐으며 이를 둘러싸고 각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디스킨 전 국장은 텔아비브 대학 국가안보연구소가 이날 연 사이버 전쟁 주제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디스킨 전 국장은 중국은 이미 사이버 군대를 창설했으며 최대 규모의 해커 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국내외 정적(政敵)에 대해 다양한 사이버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란은 ‘가상 자산 방어 전략’ 개념을 적용해 사이버전에 대비하고 있고, 시리아도 사이버군을 창설해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 공간은 또 다른 주요 전선으로 변했고 위협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현대 국가가 전산화 시스템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자유로운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테러조직과 범죄조직의 사이버 공격을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새로운 사이버 전쟁 분야에서 중요한 행위자가 돼야 한다.”면서 이 목표를 위해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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