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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에 변희재 “종북검사 모조리 잘라내야”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에 변희재 “종북검사 모조리 잘라내야”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를 둘러싼 배경을 놓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무부가 이날 오전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 착수라는 강수를 발표한 것이 채동욱 총장이 자진 사퇴하도록 한 결정적인 압박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채동욱 총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된 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다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혼외자’ 빌미로 몰아내고 말 잘 듣는 총장을 앉히려?”라면서 “사실이면 국가적 문제”라고 토로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 “한마디로 버티지 말고 자진사퇴하라는 압박”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교수는 그러면서 “검찰이 주제 넘게 독립성을 가지려 한 게 화근이 된 듯”이라면서 “특히 국정원 댓글 사건에 ‘선거법 위반’을 건 게 문제가 됐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죄”라고 꼬집었다. 진중권 교수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 그냥 솔직하게 채동욱 총장 나가라고 하세요. 이게 뭡니까? 너절하게”라고 말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결국 조선일보의 ‘혼외자녀’ 보도는 정권 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된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것이었나”면서 혼외 자식 의도를 최초로 보도한 조선일보와 정권 차원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채동욱 검찰총장, 법무 장관 사상 최초 총장 감찰 지시에 사퇴! 또 다시 불행한 검찰역사의 반복? 박근혜 정부 6개월 만에 권력투쟁의 산물로 희생? 국정원 대선 개입 재판은 어떻게?”라면서 향후 사태를 걱정했다. 반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트위터에 “채동욱 사의표명. 쯔쯧, 조사하면 사실 드러날게 뻔하니 도망가네요. 권은희와 함께 전라도 지역구 공천 노리나 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채동욱이 하나 쫓아낸 걸로 안 되고, 국정원과 경찰 무너뜨리려 증거 조작한 진재선 등 남은 종북 검사들 모조리 잘라내며 검찰 개혁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7) 새누리 박인숙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7) 새누리 박인숙

    “여성의 말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습니다.” 박인숙(65·서울 송파구 갑) 의원은 지역에 나갈 때마다 ‘아줌마’들의 말을 유심히 듣는다고 했다. “교육, 복지, 동산 문제와 관련해 피부로 직접 느끼는 그들이 쏟아내는 목소리에 해법이 들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박 의원은 자신의 생각에 의문이 들 때마다 아줌마들에게 묻고 해답을 찾는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박 의원은 자신의 정치 철학도 ‘현실 정치’를 내세웠다. “모든 현안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원은 ‘민생’이라는 전쟁터의 야전사령관”이라고 정의했다. 박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몇 안 되는 지역구를 가진 여성의원이다. 김을동(재선), 김희정(재선)·권은희(초선) 의원과 함께 지역구 여성의원 4인방 중 하나다. 박 의원은 ‘남성일색’의 새누리당 의원 틈바구니 사이에서 여성과 의료계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데 애쓰고 있다. 물론 한계도 뼈저리게 느낀다고 했다. 지역구 현안 해결 문제라면 ‘예산 확보’에서의 기술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올림픽 공원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5년 동안 서서히 망가지고 있어 올림픽 공원을 세계 제일 가는 스포츠 공원으로 바꿔 놓겠다”고 결심했으나, 예산이 문제였다. 박 의원은 “다선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가져가는 모습을 볼 때 초선 의원으로서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회 내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 “공원 인근에 있는 스크린 경륜·경정장도 정리해 올림픽이라는 역사의 현장을 되살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방이동 모텔촌 정비, 잠실관광특구 지정 등의 추진 계획도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다선 의원들이 갖는 정치적 ‘감’(感)도 박 의원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전문분야가 아닌 교육뿐만 아니라 복지, 부동산, 지역개발 등까지 모두 파악하고 이해하고 입장을 내기가 어려운데 어떤 다선 의원들은 척 보면 딱 하고 즉각 입장을 내더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후로 “국회의원은 슈퍼맨이 돼야 한다”는 지론을 갖게 됐다. 나아가 “병원에서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있다며 달려가면 모든 것이 용서되지만, 국회에서는 일정이 겹쳐 일정 하나를 빠트리면 변명할 수가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박 의원은 울산의대 소아심장과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선천성 심장병 센터장을 지냈고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보건복지위를 택하지 않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로 갔다. 의료계의 문제를 근본부터 고치려면 전공 교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랐다. 박 의원은 “커피전문점 내듯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부실·엉터리 의대의 신설을 막아야 한다”면서 “보건 의료인 양성이 제대로 돼야 보건·복지도 잘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극과 극] (9)30억원에서 12만원까지…6현의 예술, 기타의 세계

    [극과 극] (9)30억원에서 12만원까지…6현의 예술, 기타의 세계

    6개의 현(줄)과 바디, 프렛, 그리고 손가락과 영혼이 합주하는 악기. 현대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악기를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바로 기타일 것이다. 현대 음악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앨비스 프레슬리부터 록 음악의 시작을 알렸던 비틀즈,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 신중현까지 20세기 이후 대부분의 음악은 기타를 사용해왔다.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대세’로 자리잡은 지금도 기타가 갖는 힘은 유효하다. 수많은 ‘뮤지션 지망생’들의 손에 여전히 기타가 들려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마치 전설의 무기인 ‘의천검‘과 ‘도룡도’를 찾아 헤매는 무협지 속 고수들처럼 현실에서도 최고의 기타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문 온라인 기획 시리즈 ‘극과 극’ 9화의 주제는 수많은 음악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던 기타다. 음악의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노릇이지만 가장 손쉽고 눈에 잘 들어오는 비교거리는 여전히 ‘값’이기 때문에 최고가·최저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 650만원에 산 기타가 1억원으로…‘전설의 기타’를 가진 남자 현재 한국에서 공개 된 가장 비싼 기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 김종진이다. 김종진은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난 재즈·블루스 기타의 거장 하이럼 블락이 사용하던 기타를 갖고 있다. 정확한 가격은 아니지만 경매에 내놓을 경우 1억원 가량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한다. 김종진이 이 기타를 손에 넣게 된 것은 20년전인 1994년. 음반 녹음차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종진은 맨하탄에 위치한 ‘위 바이 기타즈’(We Buy Guitars)라는 빈티지 악기점에 들어온 이 기타를 약 8000 달러에 구입했다. 당시 환율이 1달러 당 800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약 650만원에 ‘세계적인 기타’를 구입한 셈이다. 당시 심각한 마약 중독자였던 하이럼 블락은 이 기타를 마약과 맞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정신을 차린 하이럼 블락은 지인을 통해 김종진에게 다시 기타를 되팔라고 요청했지만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주겠다”는 말에 돌려받기를 포기했다. 결국 하이럼 블락은 인후암 합병증으로 사망할 때까지 김종진이 가지고 있는 기타 외에 다른 것을 연주하지 않았다. ☞‘전설의 기타’를 멘 51세 ‘기타 키드’ 김종진 인터뷰(클릭!) 펜더사의 1962년형 스트라토캐스터를 기반으로 조립한 이 수제 기타의 감정가는 1억원 정도. 하지만 이 기타가 세계적인 거장인 하이럼 블락이 유일하게 사용했던 것임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훨씬 높다. 실제로 몇년전 김종진에게 “원하는 가격을 말하면 무조건 사겠다”고 말한 일본인 수집가가 있었지만 팔지 않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국내 최고의 기타 세션맨으로 꼽히는 함춘호가 가지고 있는 올슨사의 브라질리언 모델도 2만 달러(약 2200만원)로 최고가 기타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타 꽤나 칠 줄 안다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기’(名器)는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와 깁슨사의 ‘레스 폴’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두 회사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이 모델들은 시중에서 150만원~500만원 사이에 팔린다. 펜더와 깁슨사 모두 유명 기타리스트들에게 이 모델들을 기반으로 한 특별한 기타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이런 ‘뮤지션 프리미엄’이 붙은 모델들은 양산형보다 2배에서 많게는 10배 가까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 ‘뮤지션 프리미엄’이 가격 좌우…입 벌어지는 세계의 기타 세계로 눈을 돌리면 기타의 몸값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올라간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로 알려진 것은 펜더 사에서 만든 ‘Reach out to Asia Fender Stratocaster’란 모델이다. 2005년 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브라이언 아담스가 주최한 자선기금 행사에 제공된 이 기타는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를 비롯해 에릭 클랩튼, 제프 벡, 스팅,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키스 리처드, 퀸의 브라이언 메이,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 딥 퍼플의 리치 블랙모어, AC/DC의 말콤·앵거스 영 형제 등 내노라 하는 기타리스트 21명의 사인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카타르 왕실에 100만 달러(약 11억 1000만원)에 팔렸고 이후 왕실이 기부해 270만 달러(약 30억원)에 다시 팔렸다. 한번의 경매로 이보다 비싸게 팔린 기타는 요절한 ‘기타의 신’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기타다.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 1968년형 모델인 이 기타는 헨드릭스가 경매에서 200만 달러(약 22억 200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됐다. ☞ 지미 헨드릭스의 1969년 우드스탁 락페스티벌 공연 영상 보러가기 이 외에도 ‘레게의 아버지’ 밥 말리가 사용하던 수제 기타(120만 달러~200만 달러), 에릭 클랩튼의 ‘블랙키’ 스트라토캐스터(95만 9500달러)·깁슨 1964년형 ES0335(84만 7500달러) 등도 최고가 기타에 속한다. ● 나무 재질부터 차이가…12만원대 최저가 기타 그렇다면 가장 싼 기타는 얼마일까? 국내 최대 악기 시장인 낙원상가에서는 가장 싼 어쿠스틱 기타는 12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이런 기타는 연습용으로 사용되는 보급형들이다. 저가 어쿠스틱 기타로 12만 9000원짜리 데임사의 모델을 소개한 조원기 뮤직메카 낙원점장은 “보급형 기타들은 본격적으로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는 초심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편”이라면서 “하루 4~5대에서 많은 경우 수십대까지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쿠스틱 기타의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울림통을 구성하는 나무의 재질이다.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원목을 사용하게 되고 반대의 경우는 합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조 점장의 설명이다. 어쿠스틱 기타보다 부품이 더 들어가는 일렉트릭 기타의 경우는 15만원 안팎이 가장 싼 모델이다. 이정우 앰엔에스 대리는 “가격이 저렴한 기타는 인건비가 싼 중국산이 많다”면서 “부품의 질이나 마감에서 비싼 물건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저가 기타들도 초보자들이 연주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직접 최저가 기타를 시연한 조 점장이나 이 대리 모두 “소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냥 듣기에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요한 것은 재료가 아닌 영혼 지금까지 가장 비싼 기타와 가장 싼 기타에 대해 정리해봤다. 하지만 사실 기타의 가치는 악기 자체의 값 보다는 ‘누가 썼는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앞에서 살펴본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타의 리스트는 양대 기타 제작사인 팬더와 깁슨이 양분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시중에 판매하는 대중적인 모델보다는 고가의 부품들이 쓰여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억원대의 물건은 아니란 얘기다. 하이럼 블락의 기타를 들고 있는 김종진 역시 “악기를 통해 무엇이 연주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기타의 값어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비싼 악기를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악기에 자신의 영혼을 싣느냐’에 달렸다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으로 귀결됐다. 최고가, 최저가 기타에 대해 알아본 이번 ‘극과 극’은 한 소년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마무리를 짓겠다. 1963년 영국, 이제 막 음악에 눈 뜬 16살 소년은 기타가 너무나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 어린 나이에 수십 파운드나 되는 기타를 살 돈이 있을리는 없었던 터. 소년은 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기특하게도 소년이 원한 것은 돈이 아니라 아버지의 ‘손재주’. 소년과 아버지는 허름한 창고 안에서 뜨게질용 바늘, 자전거 안장에 달린 주머니, 망가진 오토바이 스프링 같은 잡동사니를 모아 기타를 만들기 시작했다. 1년 반쯤 지나 그토록 원하던 기타를 손에 넣은 소년은 자신의 첫 기타에 ‘레드 스페셜’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렇게 음악을 시작한 소년 ‘브라이언 헤럴드 메이’는 현재 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됐고 그의 기타 레드 스페셜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와 함께 여전히 아름다운 소리를 뽐내고 있다. 레드 스페셜의 재료값은 현재 기준으로 60만원 남짓. 하지만 혹자들은 레드 스페셜이 경매에 나온다면 수억원은 거뜬히 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 브라이언 메이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즉위 50주년 기념 공연 영상 보러가기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6) 민주 정호준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6) 민주 정호준

    “정치는 가업이었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생각하면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사명감과 동기부여도 됩니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정호준(42·서울 중구) 의원은 2~9대 8선 의원이자 신민당 대표권한대행을 지낸 정일형 전 외무장관의 손자이자 민주당 대표를 지낸 5선 정대철 상임고문의 장남이다. 3대에 걸쳐 중구에서만 14선을 했다. 그는 최근 가족사를 적은 ‘길 위에 서다’라는 책을 냈다. ‘정일형, 정대철, 정호준으로 이어진 대한민국 최초의 정치가문에 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꼭 한번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올해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지만, 그는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 출마했고 세 번째 도전만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이런 도전 과정은 잘 모르고 단순히 부모 잘 만나서 당선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역경이 저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국회에 입성한 지 1년 4개월이 지났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 곁에서 봐왔던 정치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각자의 사명이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할아버지는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아버지는 반독재 투쟁과 민주주의를 위해 힘썼다면 저는 정치개혁과 경제민주화, 남북관계 개선 등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의 손자와 아들이 아니라 직접 의원으로 부딪치는 여의도에서는 초선의 어려움을 톡톡히 겪고 있다. “법률안 하나가 발의되고 통과되는 과정에서 다선의원들이 초선의원에 비해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다. 특히 정부와의 관계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또 “국회 내 논의구조가 여전히 1980~199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6월 국회 소위원회 상설화에 대한 화두를 던졌고 제도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국회 상임위원회-본회의로 되어 있는 과정을 소위원회-상임위-본회의로 바꾸자는 것이다. 소위원회를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법률안 검토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8월 초부터는 원내대변인도 맡았다. 정 대변인은 “대변인은 당과 국민을 잇는 끈인데 쉽지 않다. 지금 민주당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기대감이 높은 반면 차가운 시선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의 대변인으로서 원내외 병행투쟁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국정감사와 청문회를 통해 국가정보원을 이렇게 망가진 채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얻지 않았나”면서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고 경찰은 진실을 숨기고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유린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유일한 수단은 원내외 병행투쟁”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혈관 청소부’ 착한 콜레스테롤 당신의 산책시간을 기다립니다

    ‘혈관 청소부’ 착한 콜레스테롤 당신의 산책시간을 기다립니다

    직장인 회식에는 삼겹살과 소주가 빠지지 않고, 튀김과 라면류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간편식으로 꼽힌다. 이처럼 기름진 음식과 술을 선호하는 음식문화 때문에 한국인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콜레스테롤의 위험성을 알리겠다며 9월 4일을 ‘콜레스테롤의 날’로 제정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나 콜레스테롤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다.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고밀도 지단백)은 체내에서 세포막을 형성하고 혈관 청소에도 도움을 준다.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유발하는 혈관 속 찌꺼기를 제거해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술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인체의 콜레스테롤 자동 조절능력이 망가지면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운반되지 못하고 쌓이는데, 이것이 바로 LDL이다. LDL은 혈관에 상처를 낸 뒤 거기에 쌓여 혈관을 틀어막거나 동맥경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흔히 콜레스테롤을 두고 성인병과 관련된 LDL의 나쁜 기능을 떠올리지만 HDL의 좋은 기능에 주목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LDL의 악영향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HDL의 혈중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나 고혈압을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하는 사람들의 HDL 수치가 100㎜/㎗에 이른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그래서 HDL을 높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걷기’이다. 걷기운동은 신체 대사를 촉진하고, 심혈관을 건강하게 지켜준다. 또 뛰는 것보다 관절에 무리가 적고, 쉽게 실천할 수 있다. 목적지에서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거나 7층 정도의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기, 매일 30분 산책하기 등의 습관이 내 몸을 바꿀 수 있다.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껍질을 제거한 곡류를 뜻하는 정제된 탄수화물에는 밥과 빵·떡·국수·감자·고구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아몬드나 땅콩 등 견과류를 많이 먹는 게 좋다. 견과류가 혈관의 재생치유력을 강화하는 HDL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오메가3’ 섭취다. 오메가3는 혈행과 혈중 중성지질을 개선해 LDL 수치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밥의 양을 줄이는 대신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바람직하다.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연어·정어리 등이 대표적인데, 나물을 무칠 때도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을 넣으면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일 수 있다. 오메가3를 일정하게 식품으로 섭취하기 어렵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양질의 오메가3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슈스케5 최영태 해명 “’방송국 X들’ 발언 사실은…”

    슈스케5 최영태 해명 “’방송국 X들’ 발언 사실은…”

    슈퍼스타K5 참가자 최영태가 다소 거친 내용의 탈락소감을 올렸던 것에 대해 사과글을 남겼다. 최영태는 7일 오전 트위터에 “어제 방송보고 착잡한 마음에 올린 글이 파장이 조금 커진 것 같아 글을 내렸다”면서 “나쁜 뜻이 아니라 ‘방송의 적’에 나왔던 대사를 조금 패러디한 글이었다. 심려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최영태는 7일 새벽 트위터에 “방송국 X들, 복수할 거다”라는 글과 함께 “컨트롤 비트 다운받을 거야”라는 글을 남겼다. 6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5(슈스케)에서 최영태의 탈락 과정이 방송됐고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읽혀졌다. 방송에서 최영태는 하프미션에서 조원들과 가수 조용필의 ‘바운스’를 선곡해 편곡 작업을 했다. 그룹에서 조장을 맡은 최영태는 “시선을 끌 수 있는 임팩트 있는 무대”를 강조하며 안무를 곁들인 원곡과 다른 새로운 ‘바운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내내 자기 중심적인 행동으로 팀원들의 불만을 사는 내용이 비쳐졌고, 결국 무대에서도 단합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심사위원들에게 혹평만 들었다. 심사위원 이승철은 “뭐야, 이게. 편곡 누가 했나? 이 상큼한 조를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냐. 완전히 실수한 것 같다”고 지적했고 윤종신도 “여자 참가자들을 남자 보컬 둘의 백댄서로 만들어 버리면 어떡하나. 최영태와 박시환의 보이스만 들렸다”면서 “판정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이 계속 나오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최영태가 악마의 편집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고, 마침 올라온 최영태의 트위터 글이 논란을 더욱 가속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살리려다 세계경제 죽는다”… G19 vs 미국

    “美 살리려다 세계경제 죽는다”… G19 vs 미국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우려를 쏟아냈다. 최근 동남아 지역과 브라질 등에서 불거진 금융위기에서 보듯 미국이 자국 경제를 안정시키려 무리하게 자금을 회수할 경우 전 세계가 또 한 번 환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서 신흥국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이 출구 전략 실행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불가피한 것이기는 하지만 신흥국들의 충격을 줄이려면 최대한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20 개최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최근 몇 달동안 (신흥국 경제에) 새로운 위험이 가해졌다”면서 “선진국의 출구 전략이 다른 나라 경제를 위협하면서 세계 경제의 핵심 위협 요소가 됐다”고 경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세계 경제를 위해 G20이 더 협력해야 한다”며 미국이 양적완화 시행에 앞서 신흥국들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선진국과 신흥국이 한 배를 탄 만큼 G20의 공조 강화가 중요하다”며 다른 신흥국들과 입장을 같이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브릭스(BRICS) 그룹은 본회담에 앞서 따로 만나 미국에 출구 전략을 최대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역내국이 1000억 달러의 외환 풀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아공 브릭스 회동에서 합의했던 것으로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막’을 쳐 두려는 의도다. 이처럼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대해 신흥국들이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첫날 열린 세션 토의에서 “나사를 망가뜨리지 않으려면 지나치게 조여서는 안 된다”는 표현을 써 가며 “양적완화 축소를 합리적 한도 안에서 점진적으로 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출구 전략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FOMC 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동 계획을 모든 참석자가 지지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말떼 30여마리 도심 ‘무한질주’...도심 한복판 난장판

    말떼 30여마리 도심 ‘무한질주’...도심 한복판 난장판

    도시 한복판에 난데없이 등장한 말들이 달음박질치면서 멕시코시티 한복판이 난장판이 됐다.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말들은 경찰 소속(?)이었다.경찰은 도망가는 말들을 잡으려 진땀을 흘렸다. 사고는 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졌다. 경찰 트레일러에 실려 가던 말떼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무언가에 놀란 듯 뛰쳐나간 게 시작이다.한 마리가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려 달리기 시작하자 다른 말들도 일제히 탈출(?)했다. 이렇게 풀린 말은 모두 30여 마리. 말떼는 차량이 밀리는 시르쿠이토 비센테나리오 등 멕시코시티 주요 길을 휘젓고 다녔다.경찰들이 말떼의 뒤를 쫓았지만 한동안 말발굽 진동은 멈추지 않았다. 말떼 소란으로 1명이 다치고 자동차 11대가 부분적으로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가까스로 사태를 수습한 멕시코 경찰은 “도망쳤던 말을 모두 되찾았다”며 “발생한 피해에 대해선 경찰이 전액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마음껏 달리다가 다시 우리로 돌아간 말들은 멕시코 경찰 기마부대 소속이다.전날 멕시코 의회당 주변에서 시위가 발생하자 출동했던 말들이 부대로 귀환하다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말 중 한 마리가 도시의 혼란함에 놀라 먼저 뛰어내리자 다른 말들이 본능적으로 가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심을 질주한 말떼 중 일부는 충돌사고 등으로 입에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우니베르살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짐이다, 맡기자 情이다, 뭉치자…벌초의 두 얼굴

    짐이다, 맡기자 情이다, 뭉치자…벌초의 두 얼굴

    # 대구에 사는 이모(72)씨는 지난 1일 피붙이 4명과 함께 울산 울주군 대곡댐 수몰지 인근 조상 묘를 찾아 벌초했다. 이들은 벌초를 하기 위해 30여분간 배를 타야 했다. 이씨는 “댐 수몰지역 주민들의 향수는 남다르다”면서 “그나마 벌초를 할 때마다 수자원공사에서 배를 준비해 줘 성묘까지 겸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조모(51)씨는 언제 부모 묘를 벌초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긴 지 벌써 수년째다. 조씨는 “산소가 있는 충북 보은까지 가려면 기름값에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10만원 가까이 들어가고, 형제들끼리 시간 맞추기도 어렵다”면서 “예초기를 구입해 직접 한다고 해도 그 돈이면 남에게 맡기는 게 훨씬 낫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짜증 나는 체증만 생각해도 진절머리가 난다”고 덧붙였다. ‘산 넘고 물 건너’ 가야 하는 벌초 길이 도시인에게 짐이 된 지 오래다. 벌초가 ‘전통 풍습을 지키는 미풍양속’과 ‘귀찮기만 한 고행’이란 혼란스러운 과도기적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상에 대한 공경심이 갈수록 옅어지는 시점에서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기는 사람은 늘어만 가고 있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재산상속을 둘러싼 자식들 간 갈등으로 벌초가 대행되는 씁쓸한 풍경이 연출된다. 이런 과정에서 집안 식구들이 모여 조상 묘를 깨끗이 정리하고 막걸리와 얘기꽃으로 정을 나누는 옛 모습은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농협은 벌초대행 신청자가 해마다 20%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벌초를 의뢰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충북 청주에 사는 김모(49·회사원)씨는 전남 외딴 섬이 고향이다. 10년 전만 해도 김씨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아 벌초를 했다. 벌초를 중단한 것은 고향에서 홀로 살던 어머니가 치매를 앓은 뒤다. 어머니를 청주로 모셔 온 뒤 벌초를 단념해야 했다. 그는 “어머니 곁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하루 한 번뿐인 고향 배편도 불편해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겼다”면서 “TV에서 벌초 차량 행렬을 보면 아버지 산소가 생각난다”고 우울해했다. 대전 시민 박모(64)씨는 재산상속 다툼으로 벌초를 중단했다. 동생들과 우애가 깊었으나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사이가 멀어졌다. 장남인 박씨가 재산을 많이 물려받자 동생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동생들은 서서히 발길을 끊었고 집안일도 외면했다. 박씨 혼자 충북 청원에 있는 부모 산소를 벌초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에 부치자 대행업체에 맡기고 말았다. 박씨는 “동생들을 불러 벌초를 하고 싶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면서 “대행업체가 벌초를 끝낸 뒤 찍어 보내주는 부모님 묘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청원에 사는 최모(75)씨는 벌초 얘기만 나오면 아들이 더욱 그립다. 함께 살면서 할아버지 묘를 벌초하던 아들이 5년 전 사고로 세상을 등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도와줄 집안 사람이 없자 결국 대행업체에 벌초를 맡겼다. 농협 충북본부 관계자는 “자식들이 모두 딸이거나 아들이 있어도 외국에 나가 있어 벌초를 의뢰하는 집안이 꽤 있다”면서 “조상묘가 산꼭대기에 있어 작업이 힘들다면서 벌초를 맡기는 자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대행업체에는 벌초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충남 청양농협은 벌초 예약이 일찌감치 꽉 찼다. 1기에 6만원 정도 받고 있지만 이미 60여건이 들어와 현재 인력으로는 더 이상 작업이 곤란한 상태다. 충남 금산농협 금성청년부도 마찬가지다. 의뢰받은 벌초가 270건 안팎에 이른다. 이 단체는 1997년 농민 16명으로 구성됐다. 벌초 대행업의 ‘원조’ 격이다. 벌초해 주고 받은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자고 만들었다. 요즘도 연말이면 관내 불우이웃을 찾아 김장을 해 주고 쌀도 제공한다. 4개 조로 나눠 작업을 벌인다. 15분 정도면 묘 1기를 벌초할 정도로 노하우가 쌓였다. 회장 이창근(53)씨는 “어떤 묘는 수풀이 너무 우거져 찾는 데 엄청 애를 먹는다. 멧돼지가 마구 훼손한 묘도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도 나이가 들어 힘이 부치는데 새 회원을 받으려고 해도 농촌에 젊은이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벌초할 때 가장 무서운 게 땅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말벌과 달리 몸통이 작은 땅벌은 눈에 잘 띄지 않아 발견이 쉽지 않다고 했다. 벌집을 건드려 땅벌이 떼로 달려들면 수십m쯤 도망가지만 별 수 없다. 벌이 옷 속으로 헤집고 들어와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첨병’ 한 사람이 갈퀴와 모기약을 들고 앞장서 조심스럽게 숲을 헤치면서 땅벌 확인작업을 벌인다. 청원군 오창농협 청년부장 김용회(57)씨도 농사를 지으면서 이웃 30여명과 팀을 짜 벌초 대행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벌초를 해 주고 이듬해 다시 묘를 찾아가면 풀만 수북하고 사람이 다녀간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묘들이 상당수”라면서 “벌초만 맡기고 한 번도 조상 묘를 찾지 않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벌초비를 떼먹는 이들도 종종 있다. 서울의 한 사업가는 자신의 회사가 망했다면서 오창농협에 밀린 벌초비 26만원을 수년간 내지 않고 있다. 모 변호사는 벌초비를 내면서 1만원만 깎아 달라고 마구 졸라 고성이 오간 적도 있다. 하지만 직접 벌초를 고집하는 집안은 아직 많다. 경북 안동·임하호 수운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추석을 앞둔 이맘때면 매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직원 10여명이 휴일도 없이 꼭두새벽부터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몰지역 벌초·성묘객을 배 여덟 척으로 댐 내 골짜기에 실어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벌초 후 손짓만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뭍으로 옮겨준다. 인원 점검은 필수. 산속에 자칫 고립될 수 있어서다. 벌초객은 매년 3800여명에 달한다. 수운관리사무소 남영호(45)씨는 “직원들이 매년 추석 명절 때 수몰지 성묘객들을 모시느라 비상이 걸려 정작 자신들의 조상묘는 돌보지 못하고 있다”며 “조상님들께 죄스럽고 친지들에게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고 말했다. 전남 주암호 수몰민도 매한가지다. 이들의 벌초를 위해 군부대까지 동원된다. 배 타고 들어가야 할 주암호 주변 묘는 모두 611기다. 제주도의 벌초 문화는 유별나다. 추석 차례에는 참석하지 못해도 벌초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이곳의 오랜 풍습이다. 제주 주민들은 벌초를 안 해 방치된 묘를 ‘골총’이라고 부르며 자손의 몰락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이 때문에 매년 음력 초하루가 되면 제주에 사는 토박이는 물론 출향인들도 어김없이 묘를 찾는다. 일본 교포들까지 벌초를 위해 고향 제주를 찾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항공사들이 벌초객을 위해 제주행 특별기를 띄우기도 했다. 이맘때면 제주섬 전체에서 벌초행사가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벌초 방식도 육지와 다르다. 8촌까지 모여 고조부 등 4대조 묘까지 깨끗이 손질하는 ‘가족 벌초’를 실시한 뒤 문중 대표들이 모이는 ‘모둠 벌초’로 제주에 처음 정착한 입도조의 묘까지 정리한다. ‘식께 안 헌건 놈이 모르고(제사 안 지낸 것은 남이 모르고), 소분 안 헌 건 놈이 안다(벌초 안 한 것은 남이 안다)’는 제주 속담은 벌초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장흥 마(馬)씨 강진파 제주 입도조의 묘는 한라산 정상(1950m) 턱밑인 해발 1600m 부근에 있지만 후손들은 해마다 왕복 7~8시간을 걷는 벌초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제주기상청도 해마다 이맘때면 긴장을 한다. 늦여름 태풍 예보 때문이 아니다. 벌초하는 날 예보가 어긋나면 주민들의 비난이 빗발쳐서다. 일부 학교에서는 효를 배우라는 뜻으로 ‘일일 벌초 방학’에 들어가기도 한다. 제주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제주에서는 벌초 행사로 가족이나 문중의 세를 과시하기도 한다”며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에 기인한 친·인척 중심의 ‘괸당(혈족을 일컫는 제주 사투리)문화’가 벌초 문화를 유별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뉴칼레도니아 원시기록

    이 작은 섬나라에 ‘낙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소설1)과 드라마2)였다. 여행기자로서의 명명은 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찬사는 이미 다 사용됐다. 검증만이 남았다. 1)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일본 여류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1965년 출간한 소설로 우베아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베아는 뉴칼레도니아 본섬에서 북동쪽으로 자리잡은 로와요떼 군도 중 하나다. 소설(영화화되기도 했다)의 유명세 덕택에 일본인들이 종종 찾아오지만 아직 개발의 손길을 덜 타서 파라디 우베아라는 이름의 호텔이 하나 있을 뿐이다. 2) <꽃보다 남자> 2009년 초 방영된 KBS 드라마로 뉴칼레도니아에서 촬영된 장면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켜 한국에 ‘프렌치 파라다이스’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민호(구준표 역), 구혜선(금잔디 역), 김현중(윤지후 역), 김범(소이정 역), 김준(송우빈 역) 등이 이 드라마의 성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프랑스 죄수들이 건설한 도시 누메아에는 현재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40%가 살고 있다 New Caledonian History 그들은 배를 타고 왔다 섬이란 묘한 곳이다. 그 은근한 고립감은 사람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숨 막히게 하기도 하므로. 뉴칼레도니아는 침묵 같은 섬이다. 한번 흘러들어간 이야기조차 다시 나오는 법이 없다. 여기서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 그것이 낙원의 속성이므로. 그 섬에 죄수들을 보낸 이유 1864년 5월, 처음 이 섬에 도착한 프랑스 죄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가장 가깝다는 대륙인 호주조차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고립무원의 섬이 그들에게 낙원으로 보일 리 없었다. 정치범, 관습범, 매춘부, 강제 추방자들은 지금도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거리를 몇 달간 배에 실려 항해한 끝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지금은 본섬인 라 그랑드 떼르와 하나로 연결된 누메섬이 당시 입도하는 죄수들이 건강검진을 받던 관문이었다. 이 섬의 원래 주인은 3,000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카낙족Kanak1)이었지만 뉴칼레도니아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제임스 쿡(1728~1779) 선장이었다. 1774년 항해에서 자신의 고향이었던 스코틀랜드(옛 이름이 ‘칼레도니아’였다)를 연상시키는 섬을 발견하고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1853년 이 섬을 점령한 사람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였고 프랑스식 정식 명칭은 누벨칼레도니Nouvelle-Caledonie다. 수도 누메아Noumea를 프랑스처럼 만드는 과업은 죄수들의 몫이었다. 1864년 첫 이송 이후 22년 동안 2만1,000여 명의 프랑스 죄수들이 75회에 걸쳐 뉴칼레도니아에 실려 왔다. 98%의 남자, 2%의 여자(고아, 과부, 창녀, 알콜중독자 등)로 구성된 그들은 8년간의 의무 노동으로 항구와 도시를 건설했다. 우엔토로 언덕128m이나 F.O.L 전망대에 올라가면 당시에 지어진 ‘신식민지 스타일’, 혹은 ‘뉴트로피컬 스타일’ 건축물들이 알알이 섞여 있는 풍경이 촘촘하게 들어온다. 1877년 완공된 (현재의) 누메아 시립 박물관이나 1887년부터 10년 동안 건설한 생 조셉 성당2)도 그중 하나다. 형을 마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섬에 남았다. 가족들의 여행 경비를 지원할 정도로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었다. 누메아의 고아만Baie de L’Orphelinat에는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있었다. 이곳 출신들은 대부분 죄수들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00만명 미군이 남긴 것 낙원이 따로 있겠나. 정 붙이고 살다 보면 낙원이지. 하지만 1853년 니켈3)이라는 노다지의 발견은 뉴칼레도니아를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땅속이 다 금고라서 이 ‘그레이 골드’를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그 수혜를 받는 뉴칼레도니아의 인구는 고작 25만여 명. 그래서 이 섬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구의 15%가 20세 이하라서 섬은 여유로우면서도 활기차다. 이주민과 기독교도의 증가에 따라 식민 체제를 굳힌 이 섬에 낯선 신인류가 착륙한 것은 1942년이었다. 이후 4년 동안 15척의 군함을 타고 자그마치 100만명이 넘는 미군이 이 섬을 거쳐 간 이유는 뉴칼레도니아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과 연합군의 태평양 사령부였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퇴군길에 미군은 들고 왔던 무기와 군함을 거두어 갔지만 초콜릿, 껌, 코카콜라, 비타민, 파이, 담배 등을 남겨 놓았다. 재즈와 클럽 문화도 남겨졌다. 별다른 나이트라이프가 없는 섬에서 클럽은 여행자들의 오아시스가 됐다. 해상에 방갈로처럼 떠 있는 레스토랑과 바 ‘르 루프Le Roof’는 젊은이와 여행자에게 지나치기 어려운 방앗간이라 주중에도 항상 붐비고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멜라네시안4) 혼열인 듯 건강한 피부색을 지닌 여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들은 구매력이 높은 손님이기도 해서 뉴칼레도니아에 처음 상점이 생긴 것도 이 시기였다. 그린 파파야 사슴 구이, 생선 샐러드, 일데뺑의 달팽이 요리. 박쥐 스튜 등은 뉴칼레도니아에서 처음 맛보는 별미였다. 과일과 채소를 파는 상점들도 생겨났다. 모젤 항구Port Moselle 앞 아침 시장의 풍경 너머에 그런 스토리가 있었다니, 생선 한 마리도 예사롭지 않다. 와인, 치즈 등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도 분명하고 낯선 열대의 과일, 아시아 음식들, 그리고 마이크로네시안의 주식인 타로토란와 얌참마 등, 작은 시장 안에 뉴칼레도니아의 역사와 문화가 모두 섞여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는 이제 프랑스의 식민지가 아니라 자치령이다. 2차 세계대전 전후 가속화된 인종차별금지와 탈식민지화의 영향으로 1946년에는 시민권 권리 법규가 금지되었고 1957년에는 보통 선거권이 실행됐다. 1998년에는 누메아 조약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점 때문에 실제로 완전 독립을 원하는 여론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낙원에도 만장일치란 없는 것인지, ‘선 경제자립, 후 독립’을 주장했던 카낙의 민족지도자 ‘장 마리 치바우Jean-Marie Tjibaou’는 1989년 극단주의자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2014년과 2018년에 독립과 관련된 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찬성이 다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1) 카냑족 멜라네시안에 속하는 카냑족은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며 나머지는 유럽 혼열과 아시안, 폴리네시안 등이다. 하와이 말로 ‘사람’을 뜻하는 ‘카나카’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전통의상인 뽀삐네popinee를 고수하며 아직도 짚으로 만든 지붕에 흙벽으로 이뤄진 전통 가옥 ‘꺄즈case’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2) 생 조셉 성당 꼬꼬디에 광장 근처 경사면에 우뚝 자리한 생 조셉 성당은 당시 남태평양 유일의 고딕성당이었다. 지금도 누메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리 울림이 좋아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뉴칼레도니아 인구의 99%는 기독교이며 구교와 신교의 비중이 6:4 정도다. 3) 니켈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 니켈 수출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5%, 생산량의 12%를 차지한다. 채광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에는 산에 불을 놓아서 오래도록 꺼지지 않으면 니켈광산이 있는 곳으로 추정했다. 가볍고 단단해서 동전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한국에서는 수년 전 포스코가 진출해 광산개발사용권과 한국수출권을 획득했다. 4) 멜라네시안 멜라는 ‘검다’는 뜻으로, 원주민들이 피부색이 어두워서 붙여진 이름. 오스트리아 북동쪽으로 파푸아뉴기니, 비스마르크 제도, 솔로몬제도, 뉴헤브리디스, 바누아투, 피지 등이 멜라네시아Melanesia에 속한다. 서태평양 지역은 폴리네시아, 마이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로 구분되지만 그 기준은 그리 명확치 않다. New Caledonian Ecosystem 야떼를 여행하는 법 잠깐 사이였는데 일행을 놓쳤다. 좀 전까지 사람을 피해 일정한 거리를 두며 숨바꼭질을 하던 카구Cagou새들의 태도가 돌변했다. 상대가 수적으로 적다는 것을 파악하자마다 눈빛이 달라졌다. 빨간 눈동자로 레이저를 쏘듯 째려보며 포위망을 좁혀 왔다. 겁 없는 녀석들. 그러나 오싹한 기분.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을 쳐야 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오직 뉴칼레도니아에만 살고 있으며 국조로 보호받고 있는 카구새1)는 날지 못한다. 울음소리도 얄궂어서 마치 짖는 듯하다. 천적이 없어서 나는 기능이 퇴화할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리던 카구 새들은 개와 고양이 등 뉴칼레도니아에 살지 않았던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40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국제보호조류다. 놀라운 것은 카구새가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7,000여 가지 희귀 동식물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 이 섬이 아니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의 원조는 공룡 시대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뉴칼레도니아는 생태적으로 시간이 멈춘 섬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 환경에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뉴질랜드, 호주와 남극과 함께 곤드와나Gondwana 대륙에 속해 있다가 약 6,000만년 전에 뉴질랜드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그후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가라앉아 2,300만년 전 즈음에는 대륙의 93%가 바다 밑으로 잠겨 버렸다. 그때 가장 높은 지대에 속했던 지역이 현재의 뉴칼레도니아와 뉴질랜드다. 오랜 시간 동안 극적인 지각변동과 기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뉴칼레도니아는 여전히 공룡시대와 가장 유사한 생태계를 유지고 있다. ‘생물학적 노아의 방주’, ‘생태계의 엘로라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종 다양성에 있어서 아마존, 인도-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마다가스카르에 이어 세계 5위로 꼽힌다. 그 원시의 자연은 멀리 있지도 않다. 누메아의 주택가에서는 마당의 정원수가 바오밥 나무다. 붉게 펄럭이는 꽃 때문에 불꽃나무라고 불리는 플레시아나도 흔한데 역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나무다. 공원의 절반 정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블루리버파크The River Blue Park라면 또 얼마나 많은 희귀종들을 보유하고 있겠는가. 수도 누메아에서 남동쪽으로 1시간 정도 차를 몰아 야떼Yate지역에 도착했다. 공룡보다 오래된 소나무 가이드 프랑소와 트랑Francois Tran씨는 생태학자이자 한번 들은 한국어 단어까지 정확하게 구사하는 비상한 기억력,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어려운 설명들은 하나로 지루하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의 생태계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공원으로 진입하는 동안 프랑소와씨가 가장 열정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로카리아Aroucaria 나무였다. 뉴칼레도니아의 대표 수종인 이 나무는 사실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기가 힘든 만큼 까마득한 소나무의 조상님이다. 2억5,000만년 전 중생대 초반에 나타났으니 공룡보다 오래 살아남은 셈. 공룡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때 뉴칼레도니아를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로카리아가 추운 날씨에 적응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침엽수종의 소나무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잎 모양이 넙적하고 부드러운 카오리 나무가 됐다. 그 잎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현재 전 세계에는 19종의 아로카리아 나무가 남아있는데 그중 13종을 블루리버파크에서 볼 수 있다. 숲에서 직접 마주친 수령 1,000년 이상의 카오리 나무는 그 그늘의 폭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높이 40m, 둘레 2.7m, 펼친 가지의 폭이 35m나 된다. 얼마 전에는 수령 700년 이상의 카오리나무 350그루가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4,50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카오리 나무는 어떤 모습일지는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야떼는 열대림과 건조림2)이 섞여 있는 거대한 산림이다. 완주하려면 며칠씩 걸리는 트레킹 코스에 캠핑장, 호수, 연못, 폭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그중에서 블루리버파크는 야떼 호수를 중심으로 9,000ha에 이르는 땅이다. 야떼Yate호수는 수력발전용 댐 건설로 생긴 담수 인공호수다. 호수에 잠긴 냐울리Niaouli3) 고사목은 물비늘을 뚫고 금방이라도 솟아오를 것 같았다. 오래 쳐다보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세기말적인 풍경이어서가 아니라 오후의 눈부신 은광 때문이었다. 드넓은 숲을 탐방하느라 점심 피크닉이 꽤나 늦어졌었다. 프랑소와씨가 만들어 온 새콤한 샐러드에 금방 구워낸 사슴고기, 멧돼지 소시지를 더하니 색다른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프랑스식인지, 원주민식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점심은 2시간 가까이 충분한 휴식과 수다로 채워졌다. 우리와 계절이 반대인 뉴칼레도니아는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지금쯤은 평균 기온 15~25℃ 사이의 겨울을 관통하고 있을 것이다. 뉴칼레도니아 사람들은 이런 환경을 ‘에버 스프링’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뉴칼레도니아의 숲에는 분명 영원에 가까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블루리버파크 | 위치 누메아에서 동쪽으로 45km 거리.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개장 오전 7시~오후 5시(입장은 오후 2시까지 가능, 월요일 휴관) 입장료 400퍼시픽프랑 문의 687-43-61-24 가이드 투어 예약 칼레도니아 투어스 687-78-68-38 caledoniatours@lagoo.nc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카구새 몸 크기가 평균 55cm로 눈동자는 빨간 색이고 부리도 다리도 붉다. 수명이 30년 정도 되는 카구새는 1년에 1개의 알을 낳아 35일간 품은 후 부화시키는데 분가할 때까지 7~9년 정도를 가족 단위로 생활한다. 날지 못하는 대신 뛰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한쪽 다리를 세워 바로 도망갈 자세를 취한 상태로 멈춰서 경계한다. 2) 냐울리 껍질이 하얗고 속살은 검어서 나무다멜라누까(블랙 & 화이트)라는 별칭이 있다. 껍질이 마치 종이처럼 벗겨지는데 불이 붙어도 겉만 타고 안은 잘 타지 않아서 목재로 잘 사용된다. 수액에 여러 가지 효능이 있어서 감기약이나 비누를 만들고, 사탕으로 먹기도 한다. 3) 열대림 vs 건조림 칼레도니아의 서쪽 해안지대, 한 해 강수량이 50cm~1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400여 종 이상의 식물들이 살고 있다. 냐울리 나무는 대표적인 건조림 수종이다. 건조한 환경에 적응해서 자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마이닝 마키아Maquis miniers’라고 부른다. 반면 동쪽 해안의 한 해 강수량은 3~6m 정도라서 풍성한 열대우림을 이루고 있다. 이 중 82%가 고유종이다. New Caledonian Island 비오는 날의 일데뺑 일데뺑Ile des Pins으로 가는 에어칼레도니 비행기는 20분간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었다. 바케트를 닮았다는 본섬과 그 둘레로 푸른 띠를 그린 라군들, 그리고 작은 부속섬들을 감상하기 위해서였지만 날이 흐렸다. 뿌연 시야에 잡히는 것은 가물거리는 형상들뿐이었다. 그리고 흐린 날씨는 일데뺑 일정 내내 계속됐다. 부니 나무를 닮은 사람들 기대에 찼던 오로 자연풀장Baie d’Oro et Piscine Naturelle에 도착했을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얕은 수심, 투명한 물, 고운 모래사장, 앙증맞은 열대어 무리까지, 완벽한 스노클링 조건을 갖춘 오로 풀장이었지만 단 한 가지, 날씨가 받쳐주지 않았다. 수온이 뚝 떨어져 수영은 포기. 입고 온 비키니가 무색했다. 하지만 그런 날씨조차 자연의 일부가 아니던가. 쭉쭉 뻗은 아로카리아 나무의 결기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숨기고 있는 오로만의 청정함도 그대로였다. 해가 없어도 열대어들은 열심히 빵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고, 사위는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게다가 아름다운 해변, 그 하나만을 기대하기에는 일데뺑은 의외로 큰 섬이었고 풍경은 여러 갈래다. 첫 갈래는 일데뺑의 남동부, 귀향자 수용소였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실패로 끝난 후 쏟아진 정치범들, 알제리에서 일어난 까빌 반란 사건의 정치범 등 중범죄자들은 외딴 섬 안의 또 다른 외딴 섬인 일데뺑까지 보내져 수용소에서 생을 마쳤다. 규모가 꽤 컸던 이 수용소는 지금 폐허 위의 폐가로, 넝쿨에 휩싸여 있다. 시간의 옷을 입고, 숱한 이야기의 무대가 되었을 장소의 기운은 예사롭지 않았다. 수용소를 출발한 차가 쿠토 비치Baie de Kuto에서 카누메라 비치Baie de Kanumera로 연결되는 도로를 달릴 때였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울창한 부니Bugny 나무가 드리운 그늘 터널이었다. 부니 나무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거대한 ‘엔트’처럼 금방이라도 어깨를 흔들며 걸어 다닐 것 같았다. 우락부락하지만 강하고 듬직한 모습. 바오 마을Vao Village에서 만난 카낙족의 모습은 부니 나무를 닮아 있었다. 어떤 경계도 느껴지지 않는 적당한 무관심, 그러나 건네는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온정. 그리고 호기심보다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 이 마을의 중심인 바오 성당은 1860년 죄수들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전면 입구의 파사드와 후면의 붉은 첨탑이 퍼즐처럼 겹쳐 스위스 산장처럼 아담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생 모리스 기념비는 온통 산호석과 전통장승,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처음 가톨릭을 전파해 준 선교사들을 기리를 마음이 지극해 보였다. 바다거북과 함께 춤을! 일데뺑에서 다시 모터보트를 탔다. 마치 인형 속에 더 작은 인형이 줄줄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작은 섬에서 또 작은 섬으로, 그리고 더 작은 섬으로 가는 중이다. 아직 정박할 만한 곳이 없는데 보트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거북이의 등장이었다. 뉴칼레도니아의 바다에는 녹색 바다거북, 큰머리 거북, 붉은 바다거북 등이 살고 있다고 들었다. 배의 추격을 물리치고 도망가려는 거북이를 노칠세라 한 남자가 첨벙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이 거북이가 아니라 듀공dugong이었다면 그의 다이빙은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돌고래와 인어 전설의 기원이라는 듀공은 해초를 먹고 살기에 ‘바다의 소’라고 불리지만 몸길이가 3m나 된다니 말이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앵무조개1)도 뉴칼레도니아의 심해 속에 살고 있다. 3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새하얀 모래사장이 등장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이하나 한편으로는 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솟구친다. 배에서 내려 모래섬 위에 발을 내딛고 나서야 비로소 이 새하얀 모래섬이 현실임을 실감케 된다. 지금 내가 내려선 곳이 바로 그 유명한 노깡위Nokanhui Island라는 황홀한 현실. 이 풍경을 가능케 한 것은 라군2)이었을 것이다. 폭이 55~78km밖에 되지 않고 길이는 500km에 이르는 뉴칼레도니아는 섬의 둘레를 따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1,600km의 라군석호이 띠를 두르고 있다. 섬과 산호초 사이의 바다를 이르는 라군은 파도가 없어 항상 잔잔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일데뺑과 로와요떼 군도에 속하는 리푸, 마레, 우베아섬 등의 작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호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따뜻한 수온과 풍부한 햇볕이다. 산호초가 많으면 물속에 산호공급이 활발해 수중생물에게도 살아가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래서 산소탱크를 메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뉴칼레도니아에서는 살아있는 바다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앙증맞은 조개껍데기와 산호 조각을 모아서 손바닥 위에 굴리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변화무쌍하다. 그런 자잘한 재미를 만끽하지 않는다면 노깡위를 섭렵하는 산책은 채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 산책을 잠시 방해했던 것은 트리코레예라고 불리는 무지개뱀Rainbow Snake이었다. 빠비용처럼 띠무늬를 지닌 이 바다뱀은 물속에서 유유히 헤엄치다 인기척에 놀라서 나무더미 사이로 몸을 숨겼다. 독이 있지만 입이 너무 작아서 사람을 물 수는 없다고 하니 두려워할 존재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쥔 마트료시카 인형은 개인 소유인 메트르Maitre섬이었다. 파도를 헤치는 요트 항해 끝에 도착한 이 섬은 2004년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Escapade Island Resort의 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뉴칼레도니아 유일의 수상 방갈로가 S자로 줄지어 선 풍경은 꿈꾸던 바다 위의 휴가를 현실로 재현한 느낌이다. 테라스에 설치된 계단의 마지막 스텝은 열대어가 유영하는 바다다. 비 오는 일데뺑 여행은 마치 그 마지막 계단에서 우뚝 멈춰 서 버린 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것이 다시 뉴칼레도니아를 가고 싶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www.new-caledonia.co.kr, 에어칼린 www.aircalin.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앵무조개 3억4,000만년 전부터 살았던 두족류 동물로 수심 150~600m의 심해에 살고 있다. 지름 20cm, 혹 9cm의 크기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의 방사상 띠로 이루어진 껍질의 무늬가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앵무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메아 아쿠아리움에서 살아있는 앵무조개를 볼 수 있다. 2) 뉴칼레도니아 라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24,000㎢의 라군으로 2008년 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폭이 좁게는 30km, 최대 200km까지 펼쳐진 곳도 있다. 둘레의 총 길이는 1,600km로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다음으로 길다. ▶travie info 항공편 2008년부터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사이를 주 2회(월, 토, 약 9시간 30분 소요) 운항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내 환경 업그레이드로 이코노미 좌석이 기존보다 15도 더 젖혀지며 손잡이도 자유자재로 조절이 가능해졌다. 개인별 최신 통합 리모콘뿐 아니라 USB 및 애플용 포트도 탑재했다. 이 밖에도 한국인 통역원이 탑승하고 있으며 기내식으로 김치를 제공하는 등 지역 맞춤형 서비스도 충실하다. 동계시즌인 10월30일부터는 수·일요일로 요일을 변경해 신혼여행객이 이용하기에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문의 02-3708-8581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날씨 평균 기온 15~32도 사이의 초여름 날씨. 계절은 한국과 반대다. 화폐 퍼시픽프랑을 쓴다. 한국에서는 달러보다 유로화로 바꿔 가는 것이 유리한데 환전 수수료가 높으므로 웬만한 것은 카드로 결제하는 게 낫다. 물가는 유럽 수준.
  • ‘똥싼바지’ 입은 휴대폰 날치기범, 붙잡힌 이유가…

    ‘똥싼바지’ 입은 휴대폰 날치기범, 붙잡힌 이유가…

    미국에선 젊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새기(saggy) 팬츠, 혹은 배기(baggy) 팬츠(한국 표현으로 이른바 ‘똥싼 바지’)가 대유행이다. 바지를 속옷이 다 보일 정도로 늘어뜨려 입고 다니는 패션을 의미한다. 하지만 플로리다를 비롯한 미국의 여러 주(州)에서는 이러한 패션이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는 개인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만만치 않은 반발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새기 팬츠를 착용한 한 청년이 지나가던 한 소녀의 휴대폰을 날치기한 후 도망가려다 그만 바지가 내려와 꼼짝없이 경찰에 잡히고 말았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조엘 도널드슨(21)은 지난 8월 21일(현지 시각) 한 여성의 얼굴을 때린 후 휴대폰을 빼앗아 급히 도망쳤다. 그러나 도망치려던 순간 도널드슨은 바지가 계속 흘러내리면서 이상한 자세를 보이고 말았다. 사건 당시 주변에서 교통정리를 하면서 이를 목격한 경찰은 “이 청년이 지그재그 자세를 보이며 급히 달아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를 쫓아가 체포했다”고 밝혔다. 범행 현장에서 한 블록도 벗어나지 못하고 체포된 도널드슨은 체포 당시 바지가 거의 무릎에 와 닿아 있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그는 결국 자신이 택한 패션 스타일로부터 철저하게 배신을 당했다고 언론들은 비아냥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깔깔깔]

    ●이혼 사유 이혼을 원하는 사내가 가정법원으로 갔다. “왜 이혼하려는 겁니까?” “밤마다 집에 와 보면 아내가 혼자가 아니고 딴 남자와 있는데, 남자는 장롱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정말 화나고 미쳐 참을 수 없는 겁니까?” “물론입니다. 저는 옷을 걸어 놓을 데가 없어 미치고 환장하겠습니다.” ●흥정 사내가 과음을 하고 심야에 집에 들어가는데 대문 앞에서 도둑이 바스락거리고 있었다. 도둑이 도망가려 하자 사내가 말했다. “도망가지 마세요. 나와 흥정합시다. 만약 당신이 담을 넘어 들어가 대문을 열어준다면 얼마면 되겠소? 10만원? ” “어림없소. 장롱 열쇠라면 몰라도….”
  • 전세보증금 평균 1억 돌파… 3년새 56% 급증

    전세보증금 평균 1억 돌파… 3년새 56% 급증

    지난해 전세 보증금 평균이 1억 183만원이고, 전세 세입자 10명 중 4명이 보증금 1억원 이상의 주택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는 전국 만 20~59세 가구주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전세 보증금은 2009년 6534만원, 2010년 7528만원, 2011년 9047만원으로 3년 사이 55.8% 올랐다. 반전세 보증금 평균액은 4490만원이었고, 월세 임대료는 33만원이었다. 전세 계약을 유지하고 싶은 가구주의 53.5%는 보증금이 5% 이하로 올라야 감당할 수 있다고 답했다. 10% 이상 인상해도 된다는 가구는 13.3%에 불과했다. 전세로 살고 싶다는 가구주의 47%가 66~98.9㎡(19.8~29.6평)로 소형 평수를 원했고 전세 희망가는 1억원 미만이 전체의 41.5%에 달했다. 임차 보증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은행권 대출이 58%로 가장 많았다. 주택담보대출 이용 가구의 평균 대출액은 8998만원으로 전년 대비 300만원 늘었다. 월 상환액은 65만 5000원으로 전체 가구주의 59.3%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전세자금을 대출한 가구의 평균 대출액은 4720만원이었다. 자기 집에 사는 가구는 전체의 49.6%로 2011년(50.6%)보다 1%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전세와 월세 가구는 각각 25.4%, 13.2%에 달했다. 전세 임대 계약을 지속하는 평균 기간은 2.9년, 월세는 2.3년이었다. 전체 가구의 77.6%는 ‘향후 주택 구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감사원의 영혼과 감사원장 품격

    [정기홍의 시시콜콜] 감사원의 영혼과 감사원장 품격

    양건 감사원장이 그제 ‘역류와 외풍’을 언급하며 직(職)을 내려놓았다. 그는 끝내 두 실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때의 캠프 출신 감사위원 제청 문제로 불거진 내부 알력이 표면적인 사퇴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정권 핵심의 압력설도 암시되고 있다. ‘감사원의 영혼’까지 들먹였으니 이임사가 정쟁의 판을 꽤 키웠다. 그가 말한 영혼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올곧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역류와 외풍 논란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런데 그의 재임 중 감사원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청와대로부터 유임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게 불과 넉달 전이었다. 양 전 원장이 말한 ‘역류’(逆流)는 물이 거꾸로 흐른다는 뜻이다. 이는 조직 장악력을 의미하며, 그동안 추상 같은 원장에게 ‘맞서 대든’ 이들이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학자였던 그는 이명박 정부시절 관직에 몸 담기 전 두루 알려진 명망가는 아니었다. 학자였던 그가 감사원 조직을 속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을 법하다. 감사관을 직접 불러 지시한 것은 그 한 사례다. 감사관은 현장에 가기 전에 원장과 대면하지 않는 게 감사원의 불문율이다. 이런 일련의 행보가 감사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많이 흔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외풍’은 감사위원 제청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이 요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그 유무는 꼭 가려져야 할 일이다. 내막이 밝혀지지 않아 지금으로선 사무총장과의 내부 의견 충돌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감사위원은 감사원에서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을 고민스럽게 한 것은 4대강 감사였을 게다. 1차 때와 다른 2, 3차 감사결과를 놓고 ‘정권 비위 맞추기’로 논란이 된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매끄러운 처신을 하지 못했다. 양 전 원장은 2차 감사 결과 논란 때 “감사원에 유능한 직원이 많다”며 목청을 높였지만, 업체들의 담합만 보려던 3차 감사에서 ‘대운하’란 내용이 나오자 축소 제안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과정들은 그를 점점 옥죄게 만들었을 것이다. 전·현 정부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몰리자 ‘위원 제청건’으로 명분을 만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덕망을 가졌던 역대 원장들이 감사원을 거쳐갔다. 한승헌씨는 수줍은 ‘문학소녀’ 이미지이지만 대쪽 같았고, 이종남씨는 ‘여인숙의 나그네’를 언급하며 떠났다. 원장 직무대행을 했던 신상두씨는 홀연히 절간으로 들어가 지금도 후배들에게 회자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성명축 신퇴 천지도’(功成名逐 身退 天之道)란 문구가 있다. ‘물러날 줄 아는 지혜’를 이르는 뜻이다. 외압이 있었다면 남아서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의 사퇴 뒷모습이 개운찮아 하는 말이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러시아에서 온 8년 차 주부 넴코바 마리나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그녀는 초등학교에서 이중언어 교사로 일하고 방송통신대학교 영문학과에 다니고 있다. 게다가 집에서는 아내와 두 아이의 엄마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한편 8년째 고향방문을 미뤄 온 그녀는 고향의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래곤 하는데….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은희(경수진)는 다시 시작하자는 성재(이인)를 뿌리치고 일부러 명호의 차에 오른다. 점점 더 불안해진 영주(최윤소)는 석구(박찬환)에게 자신을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 한편 은희는 자신의 회중시계를 망가뜨린 박 의원에게 항의하다 로라(김보미)에게 단단히 밉보이게 되고, 석구는 성재에게 영주와 약혼하라고 말한다. ■장수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경기도 안성의 한 시골집, 차(茶) 향기 가득한 정원에 꽃과 나무, 그리고 새들에게 둘러싸인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매일 부지런히 차밭을 가꾸는 이 할머니는 바로, 다도(茶道) 선생님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는 89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락없는 소녀다. 과연 할머니가 소녀처럼 건강하고 고운 비결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작년 여름, 경북 칠곡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가스 폭발 사고.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현준이는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가스 폭발로 온몸에 유리가 박히고 몸의 70%에 2~3도의 중화상을 입고 말았다. 그렇게 유리 파편을 빼는 수술만 7시간. 여러 번의 피부 이식 수술을 받는 동안 현준이는 생사를 오가야 했다. ■세계의 눈(EBS 밤 11시 15분) 지구상에서 가장 발이 빠른 동물 치타. 시속 100㎞가 훌쩍 넘는 속력을 자랑하는 치타는 사바나를 대표하는 포식자 중 하나다. 암컷이 수컷보다 덩치가 약간 작고 새끼들을 혼자 키운다는 점 외에 치타의 암수 차이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프로그램은 경계심이 많은 수컷 치타들의 일상을 자세히 추적한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애자씨는 효녀 가수로 유명하다. 그는 언제나 97세의 노모 오계덕 여사와 함께한다. 하지만 어디든 따라가서 흥을 돋우던 어머니가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4년째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어머니를 위해 애자씨는 ‘사랑하는 어머니’라는 제목의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애자씨는 이제 어머니의 매니저가 되기로 결심한다.
  • [케이블 하이라이트]

    ■성범죄 사건파일(FX 밤 11시) 보모가 돌보던 어린 딸 로지가 괴한에게 납치되자 엄마인 리즈는 얼마 전 감옥에서 가석방된 전 남편 지노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한편 범죄 전화와 아내에게 휘두른 폭력 때문에 딸에 대한 친권을 박탈당하고 접근 금지 명령까지 받은 지노는 딸의 주위를 맴돈다. 그는 몰래 사진을 찍는 등 의심을 살 만한 용의자로 보이지만 알리바이가 확인된다. ■후아유(tvN 밤 11시) 시온과의 키스 이후 건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한편 유실품 바구니에서 망가진 휴대전화를 집어든 시온에게 또다시 공명이 울린다. 휴대전화에 얽힌 사연을 조사하던 시온은 이번 사건이 죽은 형준과 연관돼 있음을 직감한다. 때마침 형준과의 추억이 깃든 주점에서 빛바랜 사진 한장을 찾아낸다. ■수상한 쇼(SBS MTV 오후 5시) 수상한 쇼의 한참 늦은 상반기 결산이 시작된다. 수상한 어워드 케이팝 톱 10, 홍대 앞 사거리에서 20대 남녀에게 물어본 올 상반기 최고의 노래를 비롯해 음악인답게 진지한 이야기로 가득 채운 수상한 토크부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반기 결산과 공감 100배인 가요 차트까지. 처음 선보이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프리미엄 컬렉션, 세렝게티(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매년 아프리카 세렝게티에서는 영양, 가젤, 얼룩말들이 1000㎞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한다. 죽음의 땅에서 신선한 풀과 물을 찾기 위한, 목숨을 건 대이동을 만난다. 이동의 중간 지점에서 영양 120만 마리가 40만 마리에 달하는 새끼들을 세렝게티 초원에서 3주에 걸쳐 낳는 장면도 공개된다. ■원피스 4(애니맥스 밤 8시)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다섯명은 에넬과 싸우다가 모두 쓰러지고 만다. 마지막 생존자 나미는 기회를 봐서 탈출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단 에넬을 따라나선다. 에넬이 나미를 데려간 곳은 어두운 동굴 속이다. 한편 루피와 아이사, 피엘은 이무기로부터 극적으로 탈출하지만 에넬에게 당한 친구들을 보고 분노한다.
  • ‘감성변태’ 그 200번째 금요일 밤의 유혹

    ‘감성변태’ 그 200번째 금요일 밤의 유혹

    “오디션과 순위 경쟁이 아닌 소소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음악방송은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라는 걸 느낍니다. 욕심을 버리고 버텨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음악의 힘이 떨어져가는 세상이지만 ‘스케치북’처럼 음악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남아야 합니다.”음악과 토크가 결합된 정통 음악방송으로 유일하게 남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23일 200회를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치북’의 터줏대감인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은 “(방송을)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스케치북은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디션과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가요순위 프로그램들이 부활하는 가운데 ‘경쟁’을 배제한 채 음악 그 자체만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이어온 것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에 이어 2009년 4월 첫 전파를 탄 ‘스케치북’은 그동안 여러 유사 음악방송들이 생겨나고 사라진 가운데 4년 넘게 굳건히 자리를 지켜 왔다. 심야시간(밤 12시 20분)이란 핸디캡 탓에 시청률은 3%선에 머물지만 20~30대 고정 마니아층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는 ‘스케치북’의 장수 비결로 ‘균형’의 원칙을 꼽았다. 대중성과 음악성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반 중심에서 음원 중심으로 바뀐 상황에서 저희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와 가요계의 흐름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요. 대중적으로 다가가야 할지, 음악적으로 다가가야 할지 항상 균형감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런 원칙은 가수 섭외와 선곡에서도 드러난다. 그동안 인디 음악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돌 그룹, 심지어 ‘개가수’(개그맨+가수) 유브이(UV)까지 ‘스케치북’ 무대에 올랐다. 그는 “아이돌 그룹이든 인디 음악인이든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출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성변태’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온갖 농담과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입담도 강력한 인기 비결이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을 통해 시청자들은 스타 가수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생소한 가수들에게서는 친근한 모습을 발견한다. “제가 음악인이라고 해서 모든 내용을 음악으로 채우는 건 반대합니다. 스케치북에서 저의 역할은 음악과 가수를 어떻게 소개하느냐예요. 저는 야한 농담이든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19금 농담’을 거북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버무려 내는 비결은 대체 뭘까. “여자들이 제압할 수 있는 몸을 가진 데다 어렸을 때부터 기술을 연마해 왔기 때문”이라는 재치 만점의 답이 돌아왔다. 23일 방송되는 200회 특집은 ‘더 팬’(The Fan)이라는 주제로 이효리, 윤도현, 박정현, 장기하가 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인 김태춘, 로맨틱펀치, 이이언, 선우정아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유명 가수와 함께 실력파 음악인으로 꼽히지만 대중에겐 생소한 이들을 소개한다는 ‘스케치북’의 취지를 십분 살린다. “300회, 400회까지 이어지며 가수들에게 문턱이 높지 않은, 그러면서도 만만하지도 않은 음악방송이 됐으면 합니다. 가수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스케치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동성애 싫다”던 올림픽 얼짱女, 이번엔 고향 욕 파문

    “동성애 싫다”던 올림픽 얼짱女, 이번엔 고향 욕 파문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스타에서 6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31·러시아)가 경솔한 발언으로 또 구설에 올랐다. AFP통신은 23일 이신바예바가 최근 러시아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고향인 볼고그라드를 “썩었다”, “끔찍하다”는 표현을 써 가며 비난한 뒤 모나코로 이주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신바예바의 고향인 볼고그라드는 예전 이름인 스탈린그라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을 격전 끝에 물리치면서 전쟁의 판세를 뒤바꿔 놓은 역사적인 장소다. 그는 “볼고그라드에서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모나코에서 살고 싶다”면서 “가난한 볼고그라드에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도시가 낡고 썩었다”면서 “도로 상태가 끔찍해 외제 차를 사자마자 망가져 버리고 만다”고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고향을 비난했다. 그는 “볼고그라드는 정말 살 만한 곳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이 발언이 보도된 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신바예바는 해명에 나섰다. 그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태어난 고향을 사랑한다”면서 “그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자신의 강한 표현을 순화해주리라 믿었다”는 이신바예바는 “모나코로 이주하려는 것이 아니라 휴식기 동안 그곳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신바예바는 러시아의 동성애 반대법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자국 동료 선수들에게까지 비난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의 아토피 멘토]아토피와 리셋증후군

    [나의 아토피 멘토]아토피와 리셋증후군

    온라인 세상은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면 전원을 꺼버리거나 리셋 버튼만 누르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잘못되면 고쳐서 다시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나 갈등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자신이 맘에 들지 않으면 지금까지 벌여온 일이나 인간관계를 쉽게 다시 시작하려는 현상을 ‘리셋증후군’이라고 한다. 최근 온라인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들 중 리셋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세대를 ‘리셋 제너레이션’이라고 한다. 이 같은 증상은 현실에 대한 불만이 크지만 이에 대한 해결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나 성향상으로 음적이고 포용적인 성향을 갖는 부류에서 나타나기 쉬워 아토피치료를 받는 환자들 중에도 간혹 리셋증후군 현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리셋증후군과 아토피 환자의 심리에 있어 유사한 부분은 바로 고난과 어려움에 대한 회피다. 어떤 일이 생기면 직면해서 그 일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피하고 도망가고 싶어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있는 아토피피부염 조차 마주 직면하기 보다는 피하고 눈을 감고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 역시 스스로의 만족보다는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중심적으로 살기보다 주변의 사람들을 주로 배려하고 타인 중심적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남이 좋으면 내가 좋고 남을 위해서 작은 희생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의 삶의 영역에서 바라보면 아토피환자는 의지가 약하고 주변의 말이나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타인 중심의 삶을 살기 때문에 스스로 계획한 일이 있어도 상황에 따라 쉽게 변경되고 잘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그에 직면하여 현실을 직시하고 고통을 감내하면서 상황을 타개하기 보다는 일단을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혹은 자신도 모르게 덮어두려 하며 그 상황을 끊고 새롭게 다른 일을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인생의 리셋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 리셋은 없다. 실수 하고 실패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우면 자꾸 리셋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현재 힘들고 어렵다면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어떤 상황이 와도 ‘죽기밖에 더하겠냐’하는 담대함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움말: 프리허그한의원 수원점 한명화 원장(사진)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유부남과 부정행위한 여성, 부인에 위자료”

    유부남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여성은 그의 부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5부(배인구 부장판사)는 이혼한 40대 여성 A씨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운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A씨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남편 금고에서 남편과 B씨가 성관계하는 영상이 담긴 CD를 우연히 발견한 뒤 이혼소송을 냈다. 이어 결혼 생활이 망가져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B씨에게 1억원을 청구했다. B씨는 증권사 직원과 고객으로 만나 금융상품이나 대출 상담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는 남성이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해 그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는 데 원인을 제공했다”며 “이는 A씨에 대한 불법행위로, 위자료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과 별도로, 지난 5월 법원은 A씨가 낸 이혼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A씨에게 재산분할로 1억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조정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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