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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과 범죄자의 차량 추격전 ‘양떼’가 끝내다

    경찰과 범죄자의 차량 추격전 ‘양떼’가 끝내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같은 경찰과 범죄자 사이의 아슬아슬한 차량 추격전이 벌어졌다. 여러 대의 경찰차가 뒤쫓아도 잡을 수 없었던 범죄자의 위험천만한 도주를 막은 것은 뜻밖에도 양떼들이었다. 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언론들은 이날 아침 8시 경 부터 시작된 범죄자의 아슬아슬한 차량 도주극을 일제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퀸스타운과 센트럴 오타고를 잇는 한적한 도로에서 번호판을 달지 않은 한 차량이 경찰에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검문에 나섰으나 오히려 차량은 속도를 올리며 도망치기 시작해 이때부터 경찰과 범죄자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날 경찰은 여러 대의 경찰차를 동원해 미리 도로에 설치한 스파이크로 범죄자 차량 타이어에 펑크까지 내는데 성공했으나 체포에는 실패했다. 이같은 추격전은 무려 90분 간이나 계속됐으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끝낸 '영웅'은 뜻밖에도 양떼들이었다. 한가로이 도로를 건너던 수백 마리의 양떼가 범죄차량의 앞 길을 막아버린 것. 이에 도주하던 범죄자들은 황급히 차를 세우고 뛰쳐나와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으나 결국 경찰에 모두 체포됐다. 현장을 사진으로 촬영한 제임스 알란은 "당시 양떼를 몰던 주인은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양떼를 보고 혼비백산한 범죄자들은 얼마 가지 못하고 모두 수갑을 찼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3명의 남성과 1명의 여성을 체포했으며 3건의 절도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추격전 중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양떼들의 피해도 없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절대 영도로 얼리고, 기름으로 식히고

    [고든 정의 TECH+] 절대 영도로 얼리고, 기름으로 식히고

    당신이 몰랐던 컴퓨터 쿨링의 세계 컴퓨터는 전기의 힘으로 여러 가지 작업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열이 발생하죠. 가능하면 열이 적게 나오면 좋겠지만, 더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 프로세서의 숫자와 크기를 늘리고 메모리를 추가하고 그래픽 카드를 병렬로 연결하면 엄청난 열이 발생하는 걸 피할 길이 없습니다. 물론 이렇게 열이 나면 시스템이 고장 나거나 멈추게 됩니다. 그래서 컴퓨터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 다양한 냉각장치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방열판은 묵직해지고 냉각팬은 굉음을 내면서 회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절정에 달했던 순간은 아마 펜티엄 4 시절이었을 것입니다. PC 제조사와 소비자의 불만이 고조되자 CPU 제조사들은 이전보다 전기를 적게 먹는 제품들을 내놓았고 현재는 상대적으로 쿨러가 작아진 상태입니다. 오히려 더 거대한 쿨러를 장착하게 된 것은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GPU)들입니다. 현재도 고성능의 CPU와 GPU들은 거대한 쿨러를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바람의 힘만으로는 부족해지는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방법은 물과 액체의 힘을 비는 것이죠. 수냉(liquid cooling) 방식은 서버 영역은 물론 고성능 컴퓨터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별난 냉각 기술입니다. 기름으로 컴퓨터를 식힌다 놀라운 일이지만, 제목 그대로 가능한 일입니다. 가끔 컴퓨터 부품을 물처럼 보이는 액체에 담가서 작동시키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보신 적이 있다면 오일 냉각(oil cooling) 방식의 냉각 시스템을 본 것입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미네랄 오일은 파라핀 등이 주성분으로 절연성이 있고 냉각 성능이 좋아 변압기 등에 사용됩니다. 미네랄 오일안에 컴퓨터 부품을 모두 담가서 냉각시키면 모든 부품에 동시 냉각이 가능할 뿐 아니라 쉽게 열을 빼앗기 때문에 시스템 전체의 온도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컴퓨터 냉각에서 문제가 되는 점 가운데 하나가 균일하게 온도가 유지되지 않고 특정 부위가 냉각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기름이 매우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단점도 존재합니다. 밀폐된 변압기는 자주 부품을 교환할 이유가 없지만, 컴퓨터는 CPU 교체나 메모리 증설, 고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스템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름에 담가두면 교체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본래 컴퓨터용 부품들이 미네랄 오일에 담가서 사용하는 게 아니다 보니 장시간 사용 시 내구성 등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부 화학 물질들은 기름에 용해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린 레볼루션 쿨링이라는 회사에서는 아예 기름으로 서버를 냉각하는 전용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처음부터 미네랄 오일을 사용해서 냉각할 목적으로 방열판과 메인보드 등을 개발했기 때문에 내구성에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수조처럼 생긴 서버랙에 시스템을 담그는 모습은 신선한데, 이 회사 주장으로는 이 방식이 기존의 서버 냉각보다 훨씬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현재 이 시스템은 몇몇 연구소와 기업, 정부 기관에서 도입되었는데, 냉각에 드는 에너지는 낮아져도 시스템 구축 비용은 더 비쌀 수밖에 없으므로 이런 방식이 앞으로 더 널리 사용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프로세서 안으로 직접 물을 넣는다? 오늘날의 쿨러는 직접 CPU를 바로 식히는 게 아니라 몇 단계를 건너서 냉각시킵니다. 약한 내구성을 지닌 프로세서를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금속판으로 감싸놓았기 때문이죠. 그 위에 열 전도성이 좋은 서멀 그리스를 바른 후 방열판에 접촉하게 됩니다. 수랭식이든 공랭식이든 간에 이렇게 하면 결국 열전도율이 떨어져 냉각 성능이 떨어지지만, 지금까지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FPGA 칩 업계의 거인인 알테라(Altera)와 조지아 공대의 과학자들은 칩 바로 옆에 물을 흘려서 냉각하는 새로운 방법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프로세서 패키지 내부에 물이 흐를 수 있는 100마이크로미터 폭의 실리콘 수로를 만들어 칩을 직접 물로 냉각했습니다. 실제 연산이 일어나는 프로세서와 물 사이에는 1mm도 안 되는 수백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실리콘이 존재할 뿐이라서 냉각효율이 기존의 수랭식에 비해서 획기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물론 조금이라도 물이 새면 시스템이 망가지기 때문에 내구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지만, 연구팀은 이 방식이 엄청난 열을 발생시키는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 냉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절대 영도로 프로세서 얼리기 CPU를 본래 의도한 것보다 훨씬 높은 클럭으로 작동시켜 성능을 높이는 것을 오버클럭이라고 합니다. 극한의 오버클럭을 시도하는 사람 가운데는 액체 질소를 이용한 냉각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시스템에 큰 무리를 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자나 서버 등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에서는 액체 헬륨으로 프로세서를 냉각시키는 컴퓨터를 1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오버클럭이 아니라 양자 컴퓨터 연구를 위해서입니다. D wave one이라고 불리는 이 컴퓨터는 세계 최초의 상업 양자 컴퓨터로 야심차게 등장했으나 출시 직후부터 실제 양자 컴퓨터가 맞는지 의혹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작년 말 구글의 양자 AI 팀(Quantum AI team)은 이 컴퓨터가 양자 어닐링(quantum annealing, QA) 연산에서 기존의 컴퓨터의 싱글 코어 대비 1억 배 정도 빠르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실제로 양자컴퓨터라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초기적인 기술을 사용하는 양자컴퓨터일 뿐입니다. D wave의 양자컴퓨터는 업소용 냉장고처럼 생긴 거대한 크기이지만, 사실 프로세서는 하나뿐입니다. 나머지는 이 프로세서를 15밀리켈빈의 절대 영도에 가깝게 냉각시키는 장치입니다. 이런 온도는 질소로는 어렵고 결국 액체 헬륨을 증발시키는 방식과 다른 방식을 조합해서 냉각시키게 되는데, 이렇게 보면 D wave는 가장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컴퓨터인 셈입니다. 이렇듯 세계 각지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기 어려운 방식으로 열 받은 컴퓨터를 식히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사실 열이 적게 나는 것보다 더 좋은 냉각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안 되면 냉각에 신경을 써야 하죠. 내 컴퓨터가 얼마나 열 받았는지는 HWMonitor 같은 간단한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열이 나는 것은 쿨러에 먼지가 너무 많거나 컴퓨터를 공기 순환이 되지 않는 구석에 두거나 쿨러의 성능이 충분치 않아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겨울철에는 문제없더라도 여름이 되기 전까지는 컴퓨터를 잘 식힐 수 있도록 먼저 온도를 점검하고 미리 청소해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죽고 싶지 않아요”…도살장 탈출한 소

    “죽고 싶지 않아요”…도살장 탈출한 소

    평화로운 주택가에 육중한 소가 출몰해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소를 잡느라 경찰은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전개했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카라스코라는 동네에서 최근에 벌어진 사건이다. 소가 출몰했다는 소식이 처음에 뜬 곳은 트위터였다. 한 여성이 "외출을 하려고 보니 밖에 소가 있다. 공격을 당할까봐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집앞에 서있는 소의 사진을 올렸다. 주택가에 소가 나타났다는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트위터에는 주택가를 누비는 소의 사진이 꼬리를 물고 오르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소가 사람을 공격할까 사람들이 집으로 대피하는 바람에 동네는 유령동네가 됐다. 뒤늦게 경찰이 출동했지만 소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이때부터 경찰의 추격전이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됐다. "지금 순찰차 2대가 소를 쫓아가고 있음. 소가 잡히지 않고 있음" "기마경찰이 출동했음. 말을 탄 경찰이 소를 따라가고 있는 중"이라는 등 축구중계처럼 경찰의 체포작전이 트위터로 생생히 전해졌다. 일부 주민은 경찰의 추격을 받으면서 도주하는 소에게 "달려라, 달려"라며 열렬한 응원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기마경찰까지 투입된 작전 끝에 소는 결국 경찰에 생포됐다. 다행히 저항(?)을 하진 않았다. 경찰은 건설폐기물을 옮기는 트럭을 동원해 소를 운반했다. 조용한 주택가를 발칵 뒤집어놓은 소는 해리포드종으로 인근에 있는 쇠고기가공업체에서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위터엔 또 다시 "소를 살려주자"는 글이 빗발쳤지만 경찰은 소를 가공업체에 인계했다. 경찰은 "소가 도축되기 전에 도망가 주택가를 돌아다닌 것"이라면서 "(소를 죽을 장소로 보내는 게 안타깝지만) 주인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트위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한파에 망가진 수도계량기

    한파에 망가진 수도계량기

    계속되는 한파로 충북과 강원,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 한파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사업소에 추위로 고장난 수도계량기 수십대가 쌓여 있다. 기상청은 21일 아침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스티븐 호킹 “과학이 인류 멸망 가져올 것” 

    스티븐 호킹 “과학이 인류 멸망 가져올 것” 

    천재 과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발전한 과학기술이 결국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지구와 인류는 1만 년 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킹 박사는 최근 녹화를 마친 영국 BBC 라디오 강연 프로그램에서 “인류는 핵무기,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등 발달한 과학기술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향후 100년간은 이러한 위험이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1000~1만년 사이 인류의 멸망을 유발할 수 있는 대재난이 닥칠 것으로 예측되지만 인류가 지구 밖에서 자급자족할 만한 식민지를 건설하려면 최소 100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멈추거나 되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위험요소에 대해 인정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 강연 내용은 다음달 7일 영국 BBC 라디오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호킹 박사는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인류의 ‘식민지 행성’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지난 해 인류의 첫 명왕성 탐사를 축하하는 메시지에서, 우주탐사는 미래의 인류생존을 위한 ‘생명보험’과도 같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주목을 끈 바 있다. 또 2013년에는 “향후 1000년 내에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지구를 떠나야 한다. 점점 망가져가는 지구를 떠나지 않고서는 인류의 새천년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호킹 박사가 인류의 지나친 과학 발전이 결국 미래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호킹 박사는 살인기계나 다름없는 킬러 로봇이 인류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견에는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를 이끄는 테슬라 모터스의 대표 앨론 머스크,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등도 뜻을 함께 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영국 이론물리학자로, 루게릭병에도 불구하고 블랙홀의 연구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천재 학자로 알려져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병역기피 해외 체류자도 징역 1~5년

    앞으로 병역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여행이나 유학을 핑계로 해외에 체류하는 사람도 국내 병역기피자와 마찬가지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병무청은 19일 국외 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을 관보를 통해 공포했다. 현행 병역법 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행방을 감춘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94조는 ‘국외 여행이나 유학 등을 이유로 국외에 출국해 허가 기간 내 귀국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병무청은 만 25세 이상 군 미필자는 해외에 나갈 때 병무청의 허가를 받도록, 25세 미만 군 미필자는 병무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 병역법은 병역의무를 기피하고자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외국에 머무르는 사람에 대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형량을 높인 것이다. 해외에 체류한 군 미필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약속한 기간 내 귀국하지 않는 경우도 병역기피자로 분류된다. 병무청 관계자는 “해외에 체류 중인 사람과 국내 병역기피자의 처벌을 같게 함으로써 형사처벌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 분위기를 유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개정법은 갑작스러운 실시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관보에 공포된 지 3개월 이후인 4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이 밖에도 개정 병역법은 현역병의 입영 신체검사 기간을 ‘입영한 날부터 5일 이내’에서 ‘토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한 7일 이내’로 고쳐 신체검사를 내실화하도록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에이프릴, ‘스노우맨’ 노래방 버전…“정신줄 놨네”

    에이프릴, ‘스노우맨’ 노래방 버전…“정신줄 놨네”

    DSP미디어의 걸그룹 에이프릴이 19일 오후 ‘스노우맨’(Snowman)의 노래방 버전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에이프릴 멤버들(채원, 현주, 나은, 예나, 진솔)은 자신의 ‘스노우맨’ 파트를 장난스럽게 따라 부르다 자신의 파트가 아닌 부분에서는 마치 정신줄을 놓은 듯, 망가진 모습으로 뛰놀며 앞서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실제 노래방 화면처럼 구성된 자막 효과 또한 이번 영상에서 재미를 더한다. 에이프릴의 겨울맞이 스페셜 앨범 ‘스노우맨’은 눈사람에 대한 소녀들의 애정을 독특하게 풀어낸 한편의 동화 같은 노래로, 프로듀싱팀 ‘모노트리’(MonoTree)의 곡이다. 특히 눈사람을 보며 “우와, 우와”라고 놀라 외치는 포인트와 화려한 스트링 편곡, 그루브 넘치는 베이스 무빙이 인상적이다. 이번 영상에 대해 DSP미디어 측은 “스페셜 앨범 ‘스노우맨’의 프로모션 ‘에이프릴이 만나러 간다’ 대전 편을 진행하던 중 멤버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다 더 많은 팬 분들이 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특별히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프릴은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등을 방문해 깜짝 거리홍보, 게릴라 공연 등을 펼치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영상=[Special] APRIL(에이프릴) _ Snowman(스노우맨) Noraebang Ver.(노래방 버전)/유튜브, [MV] APRIL(에이프릴) _ Snowman(스노우맨)/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차이잉원 시대의 대만] 경제 난관 어떻게 뚫을까

    [차이잉원 시대의 대만] 경제 난관 어떻게 뚫을까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마잉주(馬英九)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이 꼽힌다. 마 총통이 친중 정책을 펴면서 중국과 경제협력 규모는 확대됐지만, 그 혜택이 일부 기득권층에만 쏠린 탓에 젊은 층과 중산층 시민이 등을 돌린 것이다. 차이 당선자는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개방’ 카드를 꺼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박차를 가하며 중국 일변도의 경제구조를 탈피하겠다는 공약을 천명한 만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경협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 총통은 2008년 집권한 이후 양안 경협에 ‘올인’했다. 양안 무역 규모는 2002년 이후 3배 이상, 대만의 대중 투자는 5배 가까이 폭증했다. 2010년에는 중국과 관세 감면과 서비스시장 개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어 세계 2위의 경제력을 지닌 중국의 후광을 기대했다. 그는 대만의 기술력, 중국의 시장과 자본력을 결합한 ‘차이완’(Chiwan) 시대가 열렸다는 찬사를 들으며 그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대만 제조업체들이 중국 현지로 이전하며 대만 내 산업 공동화가 심해져 내수경기 침체, 청년실업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양안 교역은 대만이 미국·유럽·일본의 주문을 받아 중국 현지에서 가공한 다음 해당 국가에 이를 다시 수출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이 주류다. 이 방식은 중국 경영비용 상승과 부품 현지화로 대만 경제에 끼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실제로 2008~15년 대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2.9%였으나 임금인상률은 0.8%에 그쳤다. 반면 부동산은 2배 넘게 뛰었다. 중국의 혜택은커녕 10년째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는 등 민생 경제만 망가졌다는 얘기다. 류멍쥔(劉孟俊) 중화경제연구원 제1연구소장은 “대만인들은 양안 간 경협에서 파생된 혜택이 서민이 아닌 대기업과 부유층에 집중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안 경제가 급속히 가까워진 상태에서 중국의 성장이 둔화돼 오히려 대만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2008년 마 총통 집권 전까지 연평균 5%대 이상의 중고속 성장률을 기록하던 대만이 2011년부터 3∼4%대, 지난해는 1%대 밑으로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며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일변도의 경제상황이 ‘부작용’을 빚자 사회적 저항 운동을 불러왔다. 2014년 대만 대학생들은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장기 농성을 벌였다. 차이 당선자는 지난 17일 “양안 관계가 평화롭고 안정된 상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거 정책의 착오를 원상회복하겠다”고 밝혀 친중 정책에 대한 수정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치적으로 양안 관계에 대해 속도 조절을 하는 한편 국민당의 중국 의존 정책으로 위축된 서방 기업들의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개방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를 바라는 젊은 층과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실망한 중산층의 개혁 요구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 당선자는 이를 위해 미국과 11년째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호투자협정(BIA)을 체결해 대만 내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TPP 가입을 서둘러 미·일의 경제우산 아래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눈치를 보며 미뤘던 동남아·중남미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감한 분야인 반도체·디자인 산업에 대해서는 중국 투자를 반대하고 대만의 해외시장 확대에 총력전을 편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만 수출액의 40%, 해외 투자의 60%를 중국이 차지하는 만큼 중국과의 교역관계를 급격히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린셴선(林賢參) 대만사범대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양안 관계와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투명해 대만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면서 “차이 정부는 인도를 비롯해 아세안 국가들과 경협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는 TPP, 일본과는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타이베이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우가 해냈슈… PGA 첫 ‘톱 10’

    시우가 해냈슈… PGA 첫 ‘톱 10’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두 번째 ‘루키’ 시즌을 맞은 김시우(21·CJ오쇼핑)가 첫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희망가를 불렀다. 김시우는 18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744야드)에서 끝난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최종합계 16언더파 196타를 적어내 우승자 파비안 고메스(아르헨티나)에 4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고메스는 연장 끝에 브랜트 스네데커(미국)를 따돌리고 대회 정상에 섰다. 국가대표 출신인 김시우는 2012년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역대 최연소인 17세 5개월의 나이로 합격했다. 하지만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PGA 투어 정회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이듬해 PGA 투어에서 초청선수 자격으로 8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정규투어에서 밀려난 김시우는 지난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상금랭킹 12위 자격으로 다시 2015~2016시즌 출전권을 획득했다. 새해 첫 대회를 소니오픈으로 선택한 김시우는 2번홀(파4)에서 10m짜리 버디 퍼트를 넣어 기세를 올리고 9번홀(파5)에서는 탭인 버디로 가볍게 또 한 타를 줄인 뒤 10번홀(파4)에서는 행운까지 잡았다. 티샷이 크게 벗어났지만 공은 나무를 맞고 다시 페어웨이로 들어왔고,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냈다.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샷이 갑자기 난조에 빠진 김시우는 벙커를 전전하다 보기를 적어낸 뒤 타수를 만회하지 못했고 그 사이 이날 하루 무려 8타를 줄인 고메스가 치고 올라왔다. 17번홀(파4) 버디로 선두 스네데커에 1타 뒤지고 있던 고메스는 마지막 18번홀(파5) 그린 언저리에서 퍼터로 굴린 볼이 그대로 홀에 들어가며 버디를 만들어 스네데커와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의 동타로 연장전에 들어가 2차 연장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내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노승열(25·나이키골프)과 재미교포 제임스 한(35), 케빈 나(33)는 11언더파 269타를 쳐 공동 28위에, 존 허(26)와 대니 리(26)는 10언더파 270타로 공동 33위에 올랐고 최경주(46·SK텔레콤)는 공동 50위(8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생중계 중 권총 빼든 남성 vs 계속 뉴스 진행한 무심한 여기자

    생중계 중 권총 빼든 남성 vs 계속 뉴스 진행한 무심한 여기자

    뉴스를 전하던 기자 앞에서 권총을 꺼내 든 남성의 모습이 고스란히 생중계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세르비아 노비사드 채널 보이보디나 라디오 텔레비전(RTV: Radio Television of Vojvodina)의 한 여기자가 생방송 뉴스를 전하던 중 권총을 꺼내 총을 겨누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노비 사드 시장을 배경으로 리포팅을 하는 여기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카메라 앞에 서서 뉴스를 전하는 기자의 왼쪽에서 권총을 겨냥하는 남성의 손이 등장한다. 바로 앞에서 권총을 든 남성의 모습에 놀라는 눈빛이 역력하지만 용감한 여기자는 뉴스를 끝까지 이어간다. 여기자 뒤로 주머니에 권총을 넣은 채 도망가는 남성의 모습이 잡힌다. 사건 이후 RTV 측은 내무부에 기자들을 안전을 위한 보호 조치를 강화하도록 요구했으며 세르비아 경찰 측은 해당 남성을 수배 중이다. 사진·영상= FUNTV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의류 모델로 변신한 염산테러 피해여성… “희망 전하고 싶다”

    의류 모델로 변신한 염산테러 피해여성… “희망 전하고 싶다”

    불과 15살의 나이에 염산테러를 당해 얼굴을 포함한 온 몸에 화상을 입은 20대 여성이 당당하게 의류브랜드의 모델이 돼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수도 델리에 사는 락슈미 사(26)는 15살 때인 2005년, 청혼을 거절한 30대 남성으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했다. 얼굴은 녹아내렸고 온 몸에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없이 수술대에 올랐지만 과거의 외모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후 남편을 만나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행복을 누렸지만 망가진 외모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가시지 않던 중, 그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기회가 찾아왔다. 현지의 한 의류브랜드가 자사 주관의 캠페인에서 그를 의류 모델로 발탁하고 싶다고 연락한 것. 인도 패션업체 ‘비바 앤 디바’(Viva N Diva)가 준비한 캠페인 ‘페이스 오브 커리지’(Face of Courage)는 락슈미처럼 염산테러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당당하게 의류 모델로 발탁된 락슈미는 얼마 전 해당 브랜드의 화려한 옷을 입고 화보촬영까지 마쳤다. 메이크업이 그의 상처를 다 가려주지는 못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멋진 ‘모델 락슈미’의 모습이 화보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염산테러를 당한 직후 길거리에 쓰러져 울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는 간신히 도로까지 기어나갔지만 어떤 차량도 날 위해 멈춰주지 않았다”며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수술과 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누군가 ‘염산을 던진 사람이 다시 청혼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죠. 저는 ‘그가 내 얼굴은 바꾸어 놓았지만 내 마음까지 바꾸는데에는 실패했다’고 답했습니다.” 덤덤히 과거를 돌아보던 그는 “나와 같은 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델 제의를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를 자사 브랜드의 대표 얼굴로 발탁한 브랜드 측은 현지 언론인 힌두스탄 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락슈미와 일을 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목격했다”면서 “일반 의류모델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모델료 및 수익 배분 등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우리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아마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전에 줄기세포는 우리 일상과는 먼 거리에 있는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전문적인 이슈일 뿐이었지요. 황우석(사진) 교수는 신데렐라였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에 온 국민들이 환호했고, 난치질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통해 우리의 젓가락질이 일군 개가라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2004년 2월이었습니다.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지요. 이어 이듬해 5월에는 황우석 교수가 척수마비와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역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했지요. 그 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황빠’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돌 가수에게나 있을 법한 오빠부대의 출현이었습니다. 줄기세포라는 낯선 존재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행복, 긴 어둠 그러나 기대와 기쁨은 한순간에 낙담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2005년 11월에 방송된 모 방송사의 심층 추척프로그램에서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다룬데 이어 논문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부터였지요. 연구자와 방송사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세간에는 “그럴 수가…”라는 탄식과 “설마…” 하는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 가운데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 사실을 시인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연구원 난자’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한 것이지,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해 12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고 발표했지요. 이 때문에 그의 연구성과에 환호작약했던 국민들은 쓰디 쓴 실망감을 곱씹어야 했고, 그 때 이미 이 사태의 결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란 끝에 이듬해 3월 사이언스지가 공식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철회함으로써 사태는 희망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로지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 것인지, 이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문제를 제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튼 파장은 오래 갔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손실은 이후 상당 기간 우리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마치 동토에 내버려지기라도 한 듯 긴 휴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이겠지요. 그 틈새를 비집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연구에 가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요. 우리와 그들의 연구 격차는 이렇게 커져만 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의 과학 전문기자인 다카하시 마리꼬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그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하는 사이여서 평소에도 스카이프나 메일을 통해 교신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때의 만남은 좀 달랐습니다. 마리꼬 기자는 대뜸 황우석 박사의 근황부터 묻더군요. 황 박사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던 때라 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것 등등. 그러자 마리꼬 기자는 필자더러 그의 연구실로 안내해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그의 연구소가 서울 영등포 어름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같이 가줄 수 없느냐는 제안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취재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까지 한 터에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없어 안내만 하기로 했지요. 이 때는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인 야마나까 신야 박사가 유도만능세포를 확립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2012년)한 뒤였습니다. 일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일본이 추월했다고 여길만 했고, 더러는 노벨상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에게는 이 시간이 ‘짧은 행복의 끝, 긴 어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탄력을 받기까지 어림 잡아 4∼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으니까요. 연구 분야에서 4∼5년은 세상을 바꿀만큼 중요하고도 긴 시간입니다. ●‘줄기세포 신드롬’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줄기세포에 극단적인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생기더군요. 줄기세포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골치만 아프다는 희한한 기피증이 그것입니다. 황당한 얘기입니다만, 우리 식약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부정한 일이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냥 부정만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술을 폄훼하기까지 했지요.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얼마 전, 일본 관계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치료술을 우리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탓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에 가장 깐깐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 치료가 시행되는데 우리 식약처는 여전히 깜깜이 식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네이처셀 측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 분야에서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황당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네이처셀 측의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즉시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지요.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일본 전역에서 바스코스템 사용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해야 한다면 어느 나라 식약처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에서 사실을 비틀려는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이나 중국인도 니시하라 클리닉을 찾아가면 바스코스템을 이용한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허가했는데, 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한 것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요. 그러면서 식약처는 좀 저어했던지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면피성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말인즉, ‘그 치료제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우리(식약처)도 충분히 허가할 수 있으나, 그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걸 깐깐한 일본이 덜렁 승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겠습니까. 가뜩이나 약이 오른 네이처셀 측이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제약사나 랩에서 특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좁게 보면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고, 범주를 넓혀 보면 그 약으로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또다른 관점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치료제의 부가이익을 상당 부분 일본에 넘겨준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일과 무관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업무적 관행이나 낡은 기준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도 이를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식약처가 정말로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역정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식약처는 현행 규정상 이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다른 약제와 달리 이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만들었는데, 당시의 규정이 줄기세포 관련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애매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이는 규정 이전에 정책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아니, 일본은 승인 신청이 들어가자 즉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했는데, 우리는 그걸 못해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쳤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돌이켜 보면, 식약처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오로지 식약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부류가 어디 식약처 뿐이겠습니까.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정비하지 못 했을 것이고, 그런 외중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려니 겁인들 안 났겠습니까. 한 마디로 황우석 사태 이후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줄기세포 신드롬’인 셈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사진)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아직 미분화 상태여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원하는 조직으로 세포 차원의 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요. 이를테면 간경변이 심해 기존 치료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적합성이 확인된 간조직을 만들어 이식하거나 기존 간 조직에 같은 세포를 심어 새로운 간조직으로 생육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어렵나요? 여기에서 말하는 분화란 특정 장기의 특성을 갖추지 않은 초기 단계의 세포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정 조직, 즉 간이나 심장, 뇌, 안구 등 특정 조직의 특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생성되는데, 여기에서 분화가 진행되면 뼈, 심장, 피부 등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단일세포인 수정란이 자궁 속에서 차츰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완성된 생명체로 태어나지요. 배아줄기세포니, 성체줄기세포니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런 분화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분화 세포인데, 이 세포의 경우 필요한 조건만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합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성의 난자가 필요한데, 난자 자체를 원초적 생명이라고 간주하는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회적으로 자칫 심각한 윤리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한계가 있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는 얼마든지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시비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구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왜 수많은 의학자와 기업이 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하는 지를 아셨을 것입니다. 질병을 고치는 새로운 접근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지만,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줄기세포 치료제는 ‘노다지’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악몽’에서 ‘희망’으로 황우석 박사는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 때문에 평생 그가 얻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지만, 줄기세포에 질병 치료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일찌기 간파한 안목을 가졌고, 이를 위해 행동했으며, 연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를 일깨운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을 악몽으로 분화시켰으며, 그 악몽이 이제는 우리의 자산이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처럼. 그 사이 국내에서는 앞서 거론한 네이처셀(알바이오·R Bio) 말고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나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치료 분야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는 것이지요. 또, 각급 병원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얼른 생각 나는 몇 곳만 들어볼까요. 메디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기 대비 37.1%나 늘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처음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2년 28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3건을 기록하는 등 누적 판매량이 3000건을 넘어섰으며,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병·의원도 전국 29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카티스템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전 감독이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골관절염 치료제로,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선두 격인 셀트리온도 눈여겨 볼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류마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출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도 이 회사 제품입니다. 아마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축적된 연구 역량이 가장 뛰어나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셀트리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세원셀론텍, 파미셀, 마리아바이오텍, 안트로젠 등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입니다. 일선 병원들의 연구 동향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차병원 그룹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스타가르트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MA09-hRPE’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이 치료제는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개발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개원가에서는 아마도 가장 먼저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곳일텐데,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병원이나 바른세상병원 역시 척추 및 관절질환을 정형외과·신경과 중심으로 치료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병원들이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략적이지만 이런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줄기세포에서 희망을 구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혈관과 신경은 물론 심장·신장·간·면역계·골격·근육·피부 등 줄기세포를 통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특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우리 몸 전부라고 하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요. 이런 줄기세포의 질병 치료 원리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60조∼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사고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이 세포가 훼손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질병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체는 자가치유력을 보이지요. 몸이 스스로 망가진 세포를 재생, 복구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이 자가치유력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호밍효과(Homing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귀소본능 같은 것으로, 줄기세포를 체내에 주입하면 각기 필요한 곳으로 몰려가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 호밍효과가 바로 줄기세포 치료의 원천입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존재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계기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라정찬 박사의 견해를 빌리면, 이 때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피폭 환자들에게 이식해 치료를 시도한 것이 조혈모세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 때부터 ‘자신과 똑같은 세포를 생산(자가복제 능력)하며, 적혈구,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능력(분화능)을 가진 세포’라고 줄기세포를 정의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력을 일별하면, 오래 전에 답은 나와있었습니다. 문제는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양과 이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엄청난 부가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점을 국부 차원으로 확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부가 이익은 그 다음의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한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 채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낙담해 관련 연구는 발이 묶였고, 필요한 규정은 제때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 ‘앗, 뜨거’라며 허겁지겁 만들어 놓은 ‘압박성 규제’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비 온 뒤에 땅이 굳을 거라고 믿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줄기세포라는 엄청난 ‘은총’과 ‘노다지’를 모두 잃고 종국에는 질병 치료의 식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원천기술은 없는데, 병은 치료해야 하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외국의 원천기술을 사오거나 외국 제품을 구입해 쓸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고 ‘작지만 강한’ 줄기세포 강국의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부의 몫을 다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자들은 기탄없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칼 고치며 자립심 키우고 우산 고치며 희망 키우죠

    칼 고치며 자립심 키우고 우산 고치며 희망 키우죠

    “못 쓰는 칼, 망가진 우산 고쳐드려요~.” 광진구 자양3동의 정모씨는 지난해 칼갈이와 망가진 우산 수리로 희망을 얻었다. 마땅한 직업이 없던 그에게 주어진 모처럼의 일자리였다. 동네 주민들의 우산을 고쳐주며 이웃과의 소통도 많아졌다. 지난해 직업 교육을 받았던 그는 올해 새로운 참여자들에게 교육을 하며 희망을 나누게 됐다. 구는 이처럼 틈새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2016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취약계층에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술 습득으로 자립기반을 마련해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모집인원은 총 37명이다. 선발된 이들은 기본교육 후 오는 3~6월 4개월간 현장근무에 참여하게 된다. 구는 2월 말 최종 참여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시간당 6030원의 급여와 3000원의 간식비, 주·월차 수당을 지급받고 4대 보험도 적용된다. 신청 대상은 제한이 있다. 만 18세 이상 근로능력자로 가족합산 재산이 2억원 이하, 가구소득은 중위소득 60% 이하여야 가능하다. 다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공무원의 배우자와 가족 등은 참여 자격에서 제외된다. 사업은 ▲딱따구리나무 공방 운영사업 ▲칼갈이·우산수리센터 운영 ▲벽화 그리기 사업 등 모두 10개 사업이 있다. 특히 정씨가 참여했던 ‘칼갈이·우산수리센터’는 지난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 참여인원을 지난해 3명에서 5명으로 늘려 모집한다. 김기동 구청장은 “지역공동체 일자리는 저소득층에 한시적인 공공분야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생계를 보장하고 취업과 창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며 “취약계층 주민들이 취업능력을 갖춘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월드피플+]염산테러 피해 여성, 의류모델로 변신…”마음까지 바꿀 순 없어”

    [월드피플+]염산테러 피해 여성, 의류모델로 변신…”마음까지 바꿀 순 없어”

    불과 15살의 나이에 염산테러를 당해 얼굴을 포함한 온 몸에 화상을 입은 20대 여성이 당당하게 의류브랜드의 모델이 돼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수도 델리에 사는 락슈미 사(26)는 15살 때인 2005년, 청혼을 거절한 30대 남성으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했다. 얼굴은 녹아내렸고 온 몸에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수없이 수술대에 올랐지만 과거의 외모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후 남편을 만나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행복을 누렸지만 망가진 외모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가시지 않던 중, 그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기회가 찾아왔다. 현지의 한 의류브랜드가 자사 주관의 캠페인에서 그를 의류 모델로 발탁하고 싶다고 연락한 것. 인도 패션업체 ‘비바 앤 디바’(Viva N Diva)가 준비한 캠페인 ‘페이스 오브 커리지’(Face of Courage)는 락슈미처럼 염산테러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당당하게 의류 모델로 발탁된 락슈미는 얼마 전 해당 브랜드의 화려한 옷을 입고 화보촬영까지 마쳤다. 메이크업이 그의 상처를 다 가려주지는 못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멋진 ‘모델 락슈미’의 모습이 화보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염산테러를 당한 직후 길거리에 쓰러져 울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나는 간신히 도로까지 기어나갔지만 어떤 차량도 날 위해 멈춰주지 않았다”며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렸다. “수술과 통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누군가 ‘염산을 던진 사람이 다시 청혼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죠. 저는 ‘그가 내 얼굴은 바꾸어 놓았지만 내 마음까지 바꾸는데에는 실패했다’고 답했습니다.” 덤덤히 과거를 돌아보던 그는 “나와 같은 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델 제의를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를 자사 브랜드의 대표 얼굴로 발탁한 브랜드 측은 현지 언론인 힌두스탄 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락슈미와 일을 할 때,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목격했다”면서 “일반 의류모델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모델료 및 수익 배분 등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500여명 참석 성황… “담대한 변화 시작” 스카프 둘러

    1500여명 참석 성황… “담대한 변화 시작” 스카프 둘러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10일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지며 신당 출범의 신호탄을 울렸다. 이날 행사가 개최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은 1500여명(경찰 추산)의 발기인과 지지자 등으로 발 디딜 틈 없이 성황을 이뤘다. 안 의원은 신당이 ‘안철수 개인당’으로 비칠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듯 행사의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안 의원은 별도의 인사말 없이 창당준비위원장 후보 추대 순서에서만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추천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대신 청년 발기인들이 사회, 개회 선언, ‘국민과의 약속’ 낭독을 하며 청년 위주로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장에서 안 의원의 오른쪽에는 공동 창준위원장인 한 교수가, 왼쪽에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무소속 김영환 의원이 자리했다. 공동 창준위원장으로 선출된 윤 전 장관은 병원에 입원해 참석하지 못했다. 안 의원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모두 ‘국민의당, 담대한 변화가 시작됩니다’라고 새겨진 연두색 스카프를 목에 둘렀다. 일부 발기인들은 행사 내내 ‘정권 교체’, ‘국민을 위한 안철수, 국민에 의한 국민의당’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행사장 밖에는 “국민의당, 창당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더민주 문재인 대표의 화환이 놓여 있었다. 새누리당이나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회의 측에서는 화환을 보내지 않았다. 창당 발기인 가운데 공직자 출신 중에서는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시민사회에서는 여창호 전 부산 YMCA 이사장 등이, 문화계에서는 윤만식 광주전남 민예총 대표, 체육계에서는 이성룡 태권도 국제심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일반 시민 중에서는 중장비 개인사업자인 정한영씨, 송민철 대한항공 기장,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사인 이진경씨, 전 해태타이거즈 프로야구 선수 최해식씨 등이 참여했다. 발기인 면면을 놓고 명망가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일반 시민들의 참여에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는 살렸지만, 동시에 깜짝 놀랄 만한 인사는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더민주를 탈당한 뒤 진로를 밝히지 않고 있는 최재천 의원 등은 발기인에서 빠졌다. ‘안철수 원년 멤버’로 신당 참여 여부가 주목되는 김성식·박선숙 전 의원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세계는 지금 보복 음란 동영상과의 전쟁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세계는 지금 보복 음란 동영상과의 전쟁

    한 여성이 친구의 다급한 전화를 받는다. 인터넷에 이 여성과 전 남자친구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떠돌고 있다는 내용이다. 누군가에게는 한 번 보고 즐기는 동영상 한 편일지 모르나, 그녀에게는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동영상일 수 있다. 보복 음란 동영상, 일명 리벤지 음란물이다. 보복 음란 동영상은 사랑했던 애인과 헤어진 뒤 분노와 복수심으로 교제 시절 촬영했던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영상을 무차별 공개하는 행위, 또는 그 결과물을 뜻한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국가에서는 이미 골치 아픈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세계는 왜 지워도 지워도 끝이 나지 않는다는 보복 음란 동영상에 빠졌을까. ●日 피해 잦아 법 제정… 위반 땐 3년이하 징역 전 세계 곳곳에서는 이러한 보복 음란 동영상을 둘러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인물의 천국이라 일컫는 일본에서는 10대를 포함한 일반인의 피해가 이어지자 보복성 음란물법을 제정해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엔(약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률을 시행했다. ●작년 미국선 전용 사이트 운영자 18년형 선고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법원은 보복 음란 동영상만 모은 전용 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된 케빈 볼래트(28)에게 무려 징역 18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영국에서 발생한 유사 사건의 피해자는 여성, 가해자도 여성이었다. 레즈비언 커플 중 한 여성은 애인과 말다툼을 벌인 뒤 그녀의 노골적인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6주의 징역형과 18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영국에서는 보복성 음란물법이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됐는데, 여성이 가해자가 돼 처벌받은 사례는 처음이었다. 한국 사정은 어떨까. 1990년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은 몰카 및 강간 모의와 더불어 공공연하게 알려진 보복 음란 동영상의 ‘성지’다. ●‘소라넷’ 해외에 서버… 처벌 시간 걸려 큰 피해 소라넷의 맹점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사실이다. 관련 법에 의거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나 사이트 주소만 바꿔 재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소라넷과 유사 사이트가 살아남아 온 ‘비결’이다. 물론 정보통신망법 등에 의거해 미국이나 영국, 일본처럼 불법 동영상을 올린 개인을 처벌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절차상의 문제가 따른다. 예컨대 보복 음란 동영상을 소라넷 등의 사이트에 올린 닉네임 ‘A’라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는 A가 접속한 IP 주소 등의 정보가 필요한데, 해외 서버를 이용했다면 해당 국가에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국가 간 협조 공문이 오가고 사건을 파악하고 담당자가 배정된 뒤 사건 조사가 시작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아야 수개월, 길면 수년이다. 그사이 셀 수 없이 많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2014 방송통신심의연감’에 따르면 불법 음란 사이트의 해외 서버를 통한 접속 차단 결정이 내려진 건수는 2014년 한 해 동안 5만 7830건에 달한다. 전년보다 무려 32.7%(1만 4125건)나 증가한 수치지만 보복 음란 동영상이 올라오는 불법 사이트가 줄었다는 것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팔다리’에 불과한 이용자 한두 명만 처벌하거나 접속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호기심 자극… 스마트폰·SNS 발달로 급속 확산 세계 각국이 보복 음란 동영상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한 것은 정보기술(IT)의 시작과 궤를 같이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개인의 사생활을 촬영할 수 있게 됐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SNS는 보복 음란 동영상을 퍼뜨리는 숙주가 됐다. 그야말로 스마트폰이 낳고 SNS가 기른 꼴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이라고 주장한 호기심은 이 현상을 거들었다. 특히 한국의 소라넷은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이 올린 게시물이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아야만 더 많은 게시물을 올리거나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타인의 은밀한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은 사이버 세상에서 ‘영웅’이 되려는 욕망으로 변질됐고 그 중독성은 막강했다. 국적을 막론한 사람들이 보복 음란 동영상에 빠진 이유다. 보복 음란 동영상은 더이상 사랑에 배신당하거나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졸한 복수가 아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고 더 나아가 무거운 죗값을 치러야 하는 중범죄다.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기 전에 적극적인 관련 법규 제정 및 국가 간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huimin0217@seoul.co.kr
  • 암 이겨낸 NC 원종현 1년 만에 쓰는 희망가

    암 이겨낸 NC 원종현 1년 만에 쓰는 희망가

    대장암으로 1년간 마운드를 떠나 있던 원종현(29·NC)이 올 시즌 마운드에 다시 서기 위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7일 NC 구단에 따르면 원종현이 오는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전격 합류한다. 원종현은 지난해 1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던 중 갑작스러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조기 귀국했는데 대장암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을 받았고 항암치료에 매진한 끝에 지난해 가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18일 NC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시구자로 나섰다. 당시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에 진짜 멋지게 던지고 싶다”며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각오를 밝혔던 원종현은 지난해 11월 마산구장에서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열린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원종현은 정상 세포까지 많이 망가졌고 근육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아무 음식이나 먹을 수 없어 집에서 직접 도시락을 준비해 식이요법을 하고 근력운동에 집중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결국 스프링캠프에 부름을 받는 데도 성공했다. 이제 원종현은 마운드에 다시 서기 위해 더욱 힘든 훈련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는 플레이오프 시구자로 나설 때 “(201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속 155㎞ 공을 던진 것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 복귀해서 또 한번 그런 감동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원종현은 2012년 NC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4년 73경기 5승3패 1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6으로 활약하며 NC의 필승조 역할을 했다. 현재 원종현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으로 몸을 만든 끝에 지금은 70m 캐치볼 훈련을 할 만큼 몸이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모자에 ‘155K’를 새기고 원종현의 쾌유와 복귀를 바랐던 NC 동료들도 그의 부활을 함께 기다린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거대 감옥’ 시리아 마다야의 비명

    눈은 물기가 마른 채 움푹 함몰됐고, 흉골은 오목하게 파였다. 갈비뼈 사이는 앙상하다 못해 깊은 구렁을 드러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시리아 남서부 소도시 마다야의 자택에서 굶어 죽은 노인의 시신은 이처럼 처참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도 대부분 얼굴의 광대뼈를 드러낸 상태다. 마다야의 활동가들은 페이스북에 이곳 시민들의 사진을 올려 참상을 알리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거대한 감옥’.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7월 이후 시리아 정부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민병대에 포위된 채 아사 직전에 놓인 마다야의 현실을 6일(현지시간) 이렇게 표현했다. 4만명의 마다야 시민은 대다수가 수니파 무슬림이다. 수니파 반군인 자이시 알파타가 지난해 패퇴할 때까지 인근 자바다니와 이곳을 요새로 활용하면서 시아파인 정부군과 헤즈볼라의 미움을 샀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마다야에서 시민들은 서서히 굶어 죽어 가고 있다. 정부군의 마다야 고립 작전은 북서부 이들리브주의 시아파 마을인 푸아와 카프라야가 같은 방식으로 반군에 고립된 데 따른 보복이기도 하다. 정부군 탈주병 출신인 주민 이브라힘 아바스는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마을 밖으로 떠났던 주민 수십명은 줄줄이 정부군 저격수의 총에 맞아 죽거나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며 “땔감을 구하러 마을 외곽에 나갔던 아이들도 손발이 지뢰에 절단된 채 돌아온다”고 치를 떨었다. 이곳 주민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고립이 아닌 세상의 무관심이다. 서너 개의 페이스북 계정에 의지해 외부로 소식을 알리고 있는 로아이는 “예전에 사람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는데 마다야에서 부모들은 자식들이 눈앞에서 서서히 굶어 죽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공약 개발 나선 與… 새 피 수혈은 운도 못 떼

    새누리당이 5일 4·13 총선공약개발본부를 출범시켰지만, 정작 태풍의 눈이 될 ‘인재 영입’은 운도 떼지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다. 당은 이날 현역의원 59명을 포함, 66명으로 구성된 공약개발본부 출범과 함께 정책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바람을 일으킬 명망가·신인 영입에선 야권에 기선을 제압당한 형국이다. 기존 여야 진영이 선거구 획정 지연 등으로 무책임의 오명을 뒤집어쓴 반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제3지대에서 다시 혁신의 선두에 나선 때라 인재 영입을 통한 쇄신 이미지는 이번 총선에서 절실하다. 반면 공천 룰을 둘러싼 계파 간 셈법은 이를 가로막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은 없다”고 했지만 인재를 데려오려면 사실상 전략·단수공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당 관계자는 “꽃가마를 태워 와야 할 판에 ‘당내 경선을 치르라’고 하면 반가워할 외부 인사가 누가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전략공천을 주장하며 오픈프라이머리를 반대했던 친박근혜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전략공천을 지원사격했던 친박계는 총선 구도가 여권에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자칫 물갈이론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매주 새로 영입한 인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친박·비박 간 영토 경쟁을 하며 새 인물을 차단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열과 성을 다해 개혁의 피를 수혈하지 않으면 ‘더민주는 새정치’, ‘새누리는 구정치’로 인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비박계 핵심 의원은 “우선 분구되는 수도권 지역과 비례대표 위주로 외부 인재들을 수혈하면 만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친박계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동안 총선 룰 논의에 매몰돼 진도가 안 나갔는데 인재 영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安신당 창당 발기인 최대 1000명”

    야권 지형 재편의 한 축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창당 작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오는 10일 예정된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발기인 규모가 최대 1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본격적으로 ‘세몰이’에 나서는 형국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명망가 위주가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를 지닌 30~40대 일반인들의 발기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규모는 500명에서 1000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년 전 첫 신당 창당을 시도할 때의 374명을 훨씬 넘어서는 규모다. 발기인대회 장소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으로 정해졌다. 아울러 안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창당실무준비단’은 이날 조직 구성을 완료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준비단은 정강·정책 태스크포스(TF)와 기획·총무·조직·홍보·정책·직능·공보 분과로 짜여졌다. 박인복 공보특보(공보),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조직), 김경록 경희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기획), 홍석빈 전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정책) 등 안 의원의 ‘측근 그룹’이 각 분과위원으로 포진됐다. 이태규 창당실무준비단장이 실무를,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최재천 의원이 총선 기획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대국민 당명 공모에도 이틀 만에 6000여건이 접수됐다. 한편 과거 측근 인사들의 재결집에 주력하고 있는 안 의원은 ‘원년 멤버’였던 무소속 김성식 전 의원과 전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3시간 넘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의 진심캠프’에서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2014년 안 의원이 독자 세력화를 접고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결별했다. 김 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신당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 앞으로 안 의원과 한두 번 더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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