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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망가진 폐를 살려낸다?

    [유용하 기자의 멋진 신세계] 망가진 폐를 살려낸다?

    사람의 장기 중 간(肝)은 70% 정도 잘라내도 되살아나는 탁월한 재생 능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기는 그렇지 않다. 특히 폐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살려낼 수 없어 의료기기에 의존하거나 장기 이식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스티븐스공과대 생명공학과, 밴더빌트대 심장흉부외과 공동연구팀은 돼지의 손상된 폐를 장기 이식이 가능할 정도로 폐 조직과 기능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지난 8일자에 실렸다. 폐가 질병이나 외상으로 지나치게 손상되면 폐 이식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폐가 심하게 손상되면 위액이나 위에 있는 물질이 폐로 넘어가는 ‘위 호흡’ 현상이 나타나면서 폐의 상피세포가 파괴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위 호흡 현상을 차단하고 이식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폐를 재생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5~8개월 된 돼지 8마리에게 심각한 폐 손상을 입혀 위 호흡 현상이 나타나도록 했다. 연구팀은 일시적으로 혈액 순환을 차단해 위 호흡 현상을 막은 다음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약물을 주입해 손상된 폐 조직과 기능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일부 기능을 되찾은 폐와 정상 돼지의 폐를 외부 교차순환 시스템으로 연결해 자가 호흡 기능을 서서히 회복시킨 다음 이식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폐 이식을 위해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현재 6시간보다 많은 36~56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폐 이식 수술 성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사용된 장기교차 순환기술은 폐 이외에 심장, 신장 같은 다른 장기의 재생과 이식 수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dmondy@seoul.co.kr
  • 셀카 찍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여성들

    셀카 찍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여성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려다가 크게 다칠뻔한 여성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8일 유튜브 채널 바이럴호그는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프린스빌의 관광명소인 퀸스 바스에서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다를 만끽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들 중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눈에 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성이 등을 보이며 서 있고, 또 다른 여성은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열심히 찍어준다. 하지만 점점 파도가 거세지고, 바위를 타고 넘어온 파도의 힘에 여성들은 비틀거린다. 하지만 여성들은 개의치 않고 사진 찍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때 엄청난 크기의 파도가 여성들을 향해 다가온다. 파도를 발견한 여성들은 몸을 숙이고 바위를 꽉 잡는다. 곧이어 파도가 여성들을 집어삼키고, 그들은 파도에 휩쓸려 바위 위를 미끄러진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퀸즈 바스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두 명의 여성이 큰 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그들은 운이 좋게 몇 군데의 상처만 입었다”라고 전하면서도 “물론 카메라는 망가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영상=바이럴호그/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황교안 “대권투쟁? 이 땅의 아비규환을 보라”…시위대도 만나

    황교안 “대권투쟁? 이 땅의 아비규환을 보라”…시위대도 만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 “좌파 세력은 민생대장정을 대권투쟁이라고 폄하한다. 당신들이 파괴한 이 땅으로부터 펼쳐진 아비규환을 제대로 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무능한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보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대표는 “당신들이 망가뜨린 민생에서 나오는 고통의 절규를 제대로 들어보라”며 “당신들은 국민의 겉에 있고, 저는 국민의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치를 시작할 때 국민 속으로 들어가,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약속했다”며 “말로만 국민을 외치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는 시민의 목소리로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이 국민을 고통스럽게 할 때마다 누가 국민의 절규를 들어줘야 하나. 좌파들의 폭력이 국민을 아프게 때릴 때마다 누가 국민의 손을 잡아 줘야 하나”라며 “국민 속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대표는 거제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방문을 시작으로 통영, 창원, 양산 등을 훑으며 180㎞를 이동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에서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휘호가 담긴 액자와 흉상을 한동안 바라보며 추모했다. 방명록에는 ‘평생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대통령님의 큰 뜻 국민과 함께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황 대표는 다만 대통령 집무실을 구현한 전시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라는 주변의 권유에 “제가 찍으면 오해가 생긴다”며 동행한 의원들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를 알아본 한 중년남성이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니 부탁 하나 드리자. 못 살겠다.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 사생결단 죽기 살기 각오로 싸워달라”고 외치자 “잘 알겠습니다”라며 악수하기도 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로 이동한 황 대표는 조선소 정문 앞 천막농성 중인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났다. 황 대표는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수 만명의 생계가 걸려 있는 문제인데 졸속 행정이 된 것 아니냐”며 “정부에 촉구할 것은 촉구하고, 입법적 노력을 해가면서 당 차원의 적극적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창원의 마산부림시장으로 이동했다가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소속 시위대와 마주하기도 했다. 15명 가량의 시위대는 황 대표를 향해 “황교안은 오지 마라”고 반발했고, 한국당 지지자들은 “문재인 좌파독재 물러가라”고 맞서며 시장 일대에 소란이 빚어졌다. 일부 한국당 지지자들은 시위대에게 욕설을 하며 피켓을 뺏기도 했다.황 대표는 이에 대해 “민생 행보를 하러 왔는데 소란을 야기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민주사회 시민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만 황 대표는 “결과적으로 시장에 불편을 드린 것이 있다면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청년 시장이 문을 닫은 곳이 많다고 해서 왔는데 2년 전에 문을 닫고 완전히 텅텅 비었다”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려서 청년몰이 청년들의 또 다른 희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날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눈시울을 붉힌 데 대해서는 “국민들이 힘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며 국정을 맡았던 사람 입장에서 참 마음이 아팠다”며 “민생을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태평양전쟁 터지자… 일제는 모든 조선 영화사를 강제 통합했다

    태평양전쟁 터지자… 일제는 모든 조선 영화사를 강제 통합했다

    1940년 전후 조선영화는 일본영화계와 협업하고, 조선총독부 당국과 협상하며 어느 정도 안정적인 제작 궤도에 오른 듯 보였지만 이것은 조선영화인들의 열망이 과도하게 앞선 탓에 그들에게 일종의 착시감을 준 것이었다. 조선영화계는 자본도 기술도 장비도 여전히 빈곤했고, 일제 당국은 더 강하게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의 반영을 요구하고 있었다. 특히 고려영화협회가 제작하고 최인규가 연출한 ‘수업료’(1940)와 ‘집없는 천사’(1941)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영화는 일본 시장에서의 흥행도, 일제의 영화로 인정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조선의 민간 영화사들은 당국의 국책영화 시스템 속으로 급속히 재편되어 갔다.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의 발발은 이를 더욱 가속시켰고, 1942년 5월 사단법인 조선영화배급사와 9월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가 설립되며 조선영화는 본격적인 전시체제 국면으로 진입했다. 특히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는 일제가 조선의 모든 민간 영화사들을 강제로 통합해 만든 제작사였다. 이는 1944년 4월 조선영화배급사로 통합되어 사단법인 조선영화사가 되었고, 최인규는 이곳에서 국책선전영화 ‘태양의 아이들’(1944)과 ‘사랑과 맹세’(1945)를 연출하며 해방 직전까지 필모그래피를 이어갔다. 일제 말기를 대표하는 최인규의 영화들을 통해 ‘조선영화’의 본질을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향린원 설립’ 방수원 목사 실화 ‘집없는 천사’ ‘집없는 천사’는 ‘수업료’에 이은 최인규의 세 번째 작품이자 고려영화협회의 세 번째 작품이다. 사실 고려영화협회(이하 ‘고영’)는 제작부터 배급까지 사업 범위로 삼았던 고려영화사의 산하 프로덕션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였던 이창용은 1930년대 후반 일제 당국과 적극적으로 교섭하며 조선영화의 생존을 모색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최인규는 ‘고영’의 창립작이었던 ‘복지만리’(1941)의 감독 전창근과 함께 제국주의 일본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한 소재로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의 영화시장을 겨냥해 영화를 만들었다. ‘집없는 천사’는 경성의 부랑소년들을 모아 함께 생활한 향린원(香隣園)의 설립자 방수원 목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창용은 당시 조선총독부 경무국 도서과 촉탁이었던 니시키 모토사다에게 시나리오를 맡겼고, 일본의 영화평론가 이지마 다다시로부터 감수를 받았다. 소학교 4학년 어린이의 작문을 원작으로 일본영화계의 중견 작가 야기 야스타로가 시나리오를 썼던 ‘수업료’의 작업 방식과 유사하게 진행하면서 더욱 만전을 기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어 대사는 임화가 썼다. 음악 역시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이토 센지가 ‘수업료’에 이어 다시 맡았고, 1940년부터 일본 쇼치쿠에서 영화음악을 맡았던 작곡가 김준영(일본 이름 아사히나 노보루)까지 합류했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기본으로 한 테마 음악은 그의 선택으로 보인다. 세트 촬영 역시 ‘수업료’를 촬영한 ‘고영’의 남대문촬영소에서 진행했고, 촬영은 김학성, 녹음은 양주남이 맡았다. 영화의 도입부 카페 전체 공간을 훑는 장면이라든지 영화 전반의 쇼트를 연결시키는 감각에서 볼 수 있듯이 최인규의 연출력은 조선영화 발굴작 중 단연 뛰어나다. 영화는 부랑아집단에서 앵벌이 생활을 하는 명자(김신재)와 용길 남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부랑아들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망친 용길은 길거리 고아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 방성빈(김일해) 목사를 만난다. 고아들을 위한 사업을 구상하던 그는 아내 마리아(문예봉)를 설득하고 그녀의 오빠인 의사 안인규(진훈)로부터 공간을 지원받아 고아들과 함께 향린원을 만들어간다. 긴 장마가 끝난 어느 날, 향린원에서 도망가려는 아이들을 말리다 물에 빠진 용길의 생명이 위독해지자 방 목사는 급히 안 의사를 부른다. 이 사건으로 안 의사 밑에서 간호 일을 배우던 명자는 용길과 재회한다. 영화는 아역 배우들뿐만 아니라 실제 향린원 원아들이 직접 출연해 사실감을 더하고 있다. ●경성 시사회는 ‘북적’… 조선어 썼다고 8분 삭제 ‘수업료’와 마찬가지로 ‘집없는 천사’ 역시 조선에서의 흥행은 성공적이었다. 정확한 흥행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경성다카라즈카극장에서의 유료 시사회부터 관객들의 행렬이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공개는 결국 개봉하지 못한 ‘수업료’ 경우처럼 만만치 않았다. 일본의 배급사 도와상사는 조선군 보도부의 추천을 거쳐 조선영화 최초로 문부성의 추천까지 받아 개봉을 준비했지만 개봉 직전 내무성으로부터 재검열을 받고 문부성 추천 역시 취소되었다. 결국 218m(8분가량)가 잘린 개정판으로 개봉된다. 당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 속 조선어의 사용과 복장이 문제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복장 문제는 영화 속 부랑아집단의 우두머리로 등장한 윤봉춘이 일본의 전통적인 노동자 복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당시 경성 시내 부랑아들 숫자는 1000명 정도였다고 기록되는데, 이러한 현실을 드러낸 것 역시 일제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을 구제하는 주체가 기독교의 조선인 목사라는 점도, 그가 영화 내내 자립을 강조하는 것도 용인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는 도쿄의 쇼치쿠계에서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고, 교토 등 다른 도시에서는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수업료’와 ‘집없는 천사’는 제국 일본의 영화를 지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조선총독부·해군성 후원받은 ‘사랑과 맹세’ 일제 말기 최인규의 마지막 연출작인 ‘사랑과 맹세’는 일제의 국책영화사인 사단법인 조선영화사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크레디트를 보면 해군성과 조선총독부의 후원으로, 해군보도부의 지도를 받았다. 고려영화협회의 기획으로 일본 도호영화가 제작했던 ‘망루의 결사대’(1943)에 이어 이 영화 역시 도호가 사실상 합작의 형태로 지원했다. ‘수업료’의 시나리오 작가 야기 야스타로뿐만 아니라 다카다 미노루 등 도호 출신의 배우들도 참가했다. 1989년 영상자료원이 일제 말기 국책선전영화인 ‘망루의 결사대’, ‘젊은 모습’, ‘사랑과 맹세’ 3편의 필름을 도호영화로부터 수집할 수 있었던 배경인 것이다. ‘사랑과 맹세’는 ‘망루의 결사대’를 연출한 이마이 다다시가 공동 연출했다는 기록도 있다. ‘사랑과 맹세’는 조선에서 만들어진 국책영화 중 처음으로 일본 해군의 가미카제 특공대를 다뤘다. 일본 해군의 후원과 지도를 받았다는 크레디트가 등장하는 이유이다. 영화는 조선인 고아 김에이류(영룡의 일본어 발음)가 일제의 해군 병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경성신보사 기자였던 무라이 소위(독은기)는 가미카제 출정 전 시라이 국장(다카다 미노루)을 찾아와 김에이류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원래 에이류는 종로의 부랑아였는데, 시라이가 입양해 보살피고 있다. 무라이는 미국의 항공모함에 돌진해 전사하고, 신문에는 그의 순직 기사가 실린다. 국장 부부는 무라이 소위의 고향 집을 방문해 그의 아버지인 교장(시무라 다카시)과 조선인 아내 에이코(김신재)를 만난다. 교장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 다른 무라이들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에이코는 상하이에서 귀환할 때 남동생을 잃어버렸고 이름은 에이추(영중의 일본어 발음)였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남매 설정 등 ‘집없는 천사’의 인물 구도를 변주하는 대목이다. 특히 에이류 역의 김유호는 ‘집없는 천사’에서 용길이 물에 빠지는 사건을 일으킨 영팔을 연기하기도 했다.에이류는 소국민신보의 기사를 취재하기 위해 무라이 소위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특공대에 지원한 마을 청년이 입대하는 날, 역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고장 나 청년은 먼 길을 뛰어 가게 된다. 실은 에이코가 누나이길 기대한 에이류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전날 윤활유를 빼 놓은 탓이었다. 이를 안 에이코는 못난 동생은 싫다고 말하고, 결국 에이류는 동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에이류는 시라이 국장으로부터 좋은 기사를 썼다고 칭찬받고 견습기자를 제안받지만 그는 해군특별지원병령(1943년 7월 공포)을 기회로 무라이 소위 뒤를 이어 해군에 지원한다. 입대하는 에이류는 에이코 그리고 양모와 함께 진해 해군부대 앞의 벚꽃길을 걸으며 무라이 소위의 동생은 ‘반도’에 많다고 말한다. 바로 ‘사랑과 맹세’가 ‘집없는 천사’와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이다. 이제 잃어버린 동생을 찾는 이야기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일제는 무라이 소위의 뒤를 이어 벚꽃처럼 산화할 병사들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진해 해병단의 정문과 해군들의 행진 모습을 촬영한 선전 영상으로 끝맺는다.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주요 등장인물 중 고아 청년 에이류와 무라이의 부인 에이코 그리고 무라이 고향의 입대 청년 소우케이메이(송경명의 일본어 발음)만 확실하게 조선인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입대를 앞둔 청년들은 조선인이지만 그 외 주요 배역의 남성들은 그 배우가 실제 일본인인지 조선인인지의 여부를 떠나 영화 속에서 일본인인지 조선인이지 확실하게 구별하지 않는다. 사실 독은기가 연기한 무라이 소위가 다닌 소학교는 극 중에서 조선인 아이들의 학교로 보이고, 시라이 국장도 이 학교 출신이라고 나온다. 일제가 궁지에 몰린 태평양전쟁 말기 국책선전영화에서 군인을 비롯한 남성들을 일본인과 조선인으로 구분해 설정하는 것은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일제의 국책영화사가 제작한 마지막 조선영화는 이렇게 조선 청년들을 일제의 병사로 만들기 위해 내몰고 있었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중국에 대한 관세 위협, 대북정책 망가뜨릴 수 있다

    중국에 대한 관세 위협, 대북정책 망가뜨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으로 미중 갈등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이는 북한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CNBC방송이 6일(현지시간)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전했다. 이날 CNBC ‘스쿼크박스 아시아’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더딘 미중 무역협상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오는 10일 2000억 달러(약 233조원)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고, 이날도 대중 무역에서 연간 5000억 달러를 잃는다며 “더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군사적 위협과 외교적 조치 등으로 ‘최대 압박’ 전략을 북한에 취해왔지만, 북측과 밀착한 중국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정이 무산될 경우 중국은 북한을 미국에 대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이) 국경을 열면 며칠 안에 최대 압박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CNBC는 전했다. 그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군사력이 계속 증가하리라는 것을 미국에 상기시키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도”라며 “김 위원장이 말하려는 것은 ‘지금 협상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점진적인 단계적 접근”이라며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단계적 비핵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정부의 ‘빅딜’ 일괄타결론 추구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독수리 떼에게서 영양 사체 훔치는 사자

    독수리 떼에게서 영양 사체 훔치는 사자

    암사자 한 마리가 독수리 떼의 식사 현장에 뛰어들어 영양 사체를 훔쳐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온라인 매체 스토리트렌더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여행사 직원 윌리엄 피에테스가 촬영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사파리 투어 중인 관광객들이 영양 사체를 뜯어먹는 독수리 떼를 구경하는 모습이 담겼다. 관광객들은 평화롭게 독수리의 식사 장면을 구경하고 있는데, 덤불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튀어나온다. 갑자기 달려든 사자에 독수리들은 놀라 도망가고, 사자는 영양 사체를 입에 물고 유유히 떠난다. 윌리엄은 “주변이 울창한 수풀이어서 사자가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며 “우리 모두는 갑자기 등장한 사자에 놀랐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크루거 국립공원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고 그것이 바로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재치 있는 순발력으로 매 공격 피한 다람쥐

    재치 있는 순발력으로 매 공격 피한 다람쥐

    다람쥐 한 마리가 재치 넘치는 순발력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24일 미국 스트리밍 동영상 기업 주킨미디어는 매 공격을 피하는 다람쥐의 재미난 모습을 소개했다. 영상은 다람쥐와 매가 같은 전선 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잠시 뒤 다람쥐는 매가 앉아 있는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다람쥐는 매를 발견하곤 잠시 멈칫하지만, 매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 듯 가던 길을 가려고 한다. 그때 매가 고개를 돌려 다람쥐를 빤히 쳐다본다. 이어 매는 힘차게 날갯짓을 하더니 다람쥐를 향해 맹렬하게 날아간다. 다람쥐는 열심히 도망가고, 매는 다람쥐를 사냥하려는 듯 날카로운 발톱을 다람쥐를 향해 뻗는다. 그 순간, 다람쥐가 갑자기 속도를 멈추고 전선 아래로 몸을 숙인다. 갑작스럽게 멈춰버린 다람쥐 때문에 매는 허무하게 사냥감을 놓치고 만다. 사진·영상=Jukin Media/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황교안 “광주 시민들의 ‘살게 해달라’는 외침 들었다”

    황교안 “광주 시민들의 ‘살게 해달라’는 외침 들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광주 시민들에게서 거센 항의를 받은 것과 관련해 “특정 단체 회원들의 거친 항의도 있었지만, 일반 광주시민의 목소리는 ‘살게 해달라’는 외침뿐”이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오늘(4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며 “지난 2∼3일 이틀에 걸쳐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주를 찾았더니 모두 ‘제발 살려달라’는 아픈 목소리뿐이었다”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민생을 챙기며 문재인 대통령의 거짓과 싸우겠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전날 ‘전국 순회 투쟁’ 차원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가 일부 단체 및 시민들의 물세례를 받는 등 거친 항의를 직면했다. 그는 이어서 “서울·대전 시민의 가슴 속 상처, 대구·부산 시민의 아픈 목소리, 광주·전주 시민의 절박한 눈빛은 제가 ‘거짓말 좌파세력’과 싸우는 이유”라며 “처절한 삶의 현장, 절박한 국민의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와 민생을 다 망가뜨린 정권이 우리에게 장외투쟁을 멈추고 민생을 챙기라고 하니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소리”라며 “국민의 상처를 보듬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기 위한 우리의 이 길을 패스트트랙 세력들만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빈치 말년 5년 동안 그림 그리지 못한 것은 “갈퀴손 때문”

    다빈치 말년 5년 동안 그림 그리지 못한 것은 “갈퀴손 때문”

    인류 역사에 최고의 천재로 평가받는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년)가 말년에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 것은 칼퀴손(claw hand)이 된 신경 손상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탈리아 의료진이 밝혔다. 로마의 비라 살라리아 클리닉에서 성형재건과 미용성형을 전문으로 시술하는 다비데 라체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왕립의료학회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제기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연구진은 사후 500주년을 맞는 다빈치가 말년에 그린 두 그림을 연구했는데 그 중 하나가 16세기 롬바르디 화가 지오반니 암브로지오 피기노에게 헌정된 붉은 초크로 그린 자신의 얼굴 스케치다. 옷섶에 오른팔이 감춰진 상태에서 오른손이 “뻣뻣하고 굽은 상태로” 표현됐다. 이런 증상은 자신경마비(ulnar nerve palsy)로 보이며 심장마비로 인해 졸도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라체리 박사는 “경직성 뇌성마비에서 보이는 움켜쥔손(clenched hand) 기형과 조금 다르게, 이 그림은 자신경마비, 흔히 말하는 갈퀴손 증상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정도 신경 손상만으로도 다빈치는 팔레트와 붓을 들 수조차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자신경은 어깨부터 작은 손가락에까지 이어지는데 거의 모든 손 내부 근육까지 움직여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게 한다. 따라서 심장마비 졸도 때문에 어깨 위쪽에 마비가 왔다면 손가락 마비와 움직임 둔화를 불러오게 된다. 그러나 예술사학자들은 다빈치가 어느 쪽 손으로 그림을 그렸는지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왔다. 그가 왼쪽 위로부터 오른쪽 아래로 그려나가는 것을 보면 왼손잡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모든 역사기록과 자전적 기록들에는 건축이나 다른 예술작업을 할 때는 오른손을 썼다고 돼 있다. 라체리 박사 역시 다빈치가 인지능력과 신경이 망가졌다는 문헌 기록도 없어 심장마비가 아닌 이유로 신경이 손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빈치가 교편과 그림 작업을 계속하면서도 화가로서의 마지막 5년 동안 모나리자 등 수많은 작품을 미완성으로 남겨둔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 현악기인 리라 다 브라치오를 연주하는 한 남성을 묘사한 판화다. 이 남자는 최근 연구 결과 다빈치로 밝혀졌다. 1517년 세상을 뜨기 2년 전의 다빈치 자택을 방문했던 추기경의 보좌관 안토니오 드 베아티스가 일기에 남긴 글이 그 증거다. “그의 오른손이 일정 정도로 마비됐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중략) 그리고 메세르 레오나르도는 그의 특장이라 할 수 있는 감미로운 그림을 더 이상 그릴 수 없지만 여전히 디자인하고 남들을 가르칠 수는 있다.” (그런데 메세르 레오나르도는 보통 공증인으로 일했던 다빈치의 아버지를 가리키는데 아들이 아버지의 중간 이름으로도 불렸는지는 모르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앞으로 쓰레기 뒤질 것” 이번엔 ‘경제위기’ 꺼낸 한국당

    “앞으로 쓰레기 뒤질 것” 이번엔 ‘경제위기’ 꺼낸 한국당

    자유한국당이 2일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대국민 여론전에 돌입했다. 특히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집중 비판하며 ‘실정’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패스트트랙 저지에는 실패했지만 현 정부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등 경부선 벨트를 방문한 뒤 오는 3일에는 광주, 전주로 건너가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릴 예정이다. 경부선 벨트를 타고 내려가 호남선 벨트를 타고 올라가는 1바 2일간의 대국민 여론전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최고위원회를 열고 장외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서울역, 대전역, 동대구역 광장 규탄대회에서는 “무능하고 양심 불량인 정권”(황교안), “먹을 것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나라로 만드는 패스트트랙”(나경원) 등 문재인 정권을 향한 거친 비판이 이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서울역 광장 연설에서 “공수처가 없어서 경제가 망가졌나, 부끄러운 나라가 됐나. 정부는 국민의 삶은 돌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좌파독재의 수명을 연장할 궁리만 하고 있다”며 “능력이 없으면 양심이라도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권은 무능하고 양심 불량인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를 논의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법은 곧 국민의 밥그릇이자, 민생법”이라며 “좌파가 의회를 점거하도록 한 선거법을 결단코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동대구역 광장 규탄대회에서는 “잘못된 패스트트랙 때문에 결국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와 같이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한국당 지도부의 연설 도중 군중 속에서 ‘문재인 탄핵시키자’ 등 외침이 나오기도 했다.앞서 이날 오전 김태흠 좌파독재저지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집단 삭발식을 갖고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4대강 국민연합’ 주최로 열린 ‘4대강 보 해체 반대 대정부 투쟁 제1차 범국민대회’에는 김광림·정진석·이은재 의원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언주 의원도 등장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추경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회 정상화가 국민의 요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경 심사와 노동관계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경제 법안들이 너무나 많다”며 “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요구는 명확한데 국회로 돌아와 국민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한국당은 당장 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한국당은 그동안 개혁이라고 하면 모든 것을 거부하고 대화도 하지 않으며 무조건 반대만 했다”며 “한국당은 이제라도 진지한 태도로 개혁을 위한 논의에 함께하라”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당회의에서 “한국당의 전국 장외 투쟁은 전국적으로 매를 맞는 성토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당이 살길은 국회로 돌아오는 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북 경계선 없어지길”…처음 열린 고성 DMZ 평화의 길

    “남북 경계선 없어지길”…처음 열린 고성 DMZ 평화의 길

    “분단 이후 처음 열린 길을 밟게 돼 영광이죠.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남북의 경계선이 없어져 군사비용이 건설적으로 쓰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27일 일반인에게 처음 개방된 강원 고성 ‘DMZ(비무장지대) 평화의길’에서 만난 송해숙(73·여·서울 서초)씨는 탐방로 중간에 지뢰 폭발사고의 잔해로 남은 굴삭기가 인상 깊었다며 평화의길을 처음 걸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분단 후 70년 가까이 민간인이 접근할 수 없었던 강원 고성 동해안 DMZ 일대가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처음 공개됐다. 북한 초소와 불과 1.2㎞ 떨어진 금강산전망대(717OP)에서는 기존 통일전망대보다 한층 더 가까이 북녘 땅을 내다볼 수 있다. 해안철책을 따라 걷는 2.7㎞ 도보 코스가 포함된 7.9㎞ 길이 A코스는 1회 20명씩, 차량으로 금강산전망대까지 왕복 이동하는 7.2㎞ B코스는 1회 80명씩 하루 2차례 운영된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200명씩 평화의길에 다녀올 수 있다. 2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의 A코스에는 벌써 58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16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오전 10시 30분 통일전망대 인근에서 동해안을 향해 난 철문의 빗장이 풀리자 연두색 조끼를 입은 일반인 탐방객들이 안내요원을 따라 입장했다. 나무데크로 만든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높은 철조망 너머로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평화의길 도보 코스는 매끈하게 조성된 산책로는 아니다. 군인들이 경계 임무를 하며 오가던 길이 탐방객들을 위해 조금 다듬어졌을 뿐이다. 시멘트 벽돌과 보도블록이 얼기설기 놓인 길옆에는 모래에 뿌리내린 민들레가 곳곳에서 생명의 씨를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고라니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도망가기도 했다. 철책을 따라 내려가자 철로가 깔린 통전터널이 나왔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강원 양양~강원(북한) 안변 구간 철도는 남북 간 협의에 따라 2007년 한 차례 기차 운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로 다시 쓰임새 없는 철로가 됐고 2006년 준공된 남한의 최북단 기차역 제진역도 오가는 사람 없는 쓸쓸한 역으로 남았다. 이중으로 서 있는 해안철책을 따라 걷다 대리석 표지석과 파란 칠로 표시된 남방한계선에 다다랐다. ‘귀하는 지금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하는 비무장지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남방한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더 걸어가자 이번에는 ‘지뢰’ 주의 안내판 뒤로 널부러져 있는 굴삭기가 보였다. 2007년 해안초소에 전봇대를 설치하기 위해 온 민간의 굴삭기가 지뢰를 밟고 파괴돼 잔해로 남았다. 권성준 안내해설사는 “남북에 지뢰 200만발이 매설돼 있는데 10년간 56억원을 들였지만 그중 6만여발밖에 제거하지 못했다”며 분단의 비극을 환기시켰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을 기념해 설치된 소망 트리에 탐방객들은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글귀를 적어 걸었다. ‘평화가 경제다’고 쓰인 문 대통령 글귀 곁에 메시지를 건 김종연(30)씨는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썼다”고 말했다. 약 1시간 도보 코스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금강통문을 둘러봤다. 이어 버스는 ‘평화의 길’의 하이라이트인 금강산전망대에 닿았다. 북서쪽으로 머리에 눈을 인 금강산 채하봉이, 북쪽 바다 쪽으로는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구선봉과 선녀와 나무꾼 설화가 탄생했다는 감호가 그림처럼 펼쳐졌다. 두 손을 꼭 붙잡고 평화의길을 걸은 김한주(49)·변주영(49·여)씨 부부는 “평화 분위기가 지속돼 많은 분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며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꼭 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화의 길’ 예약 신청은 한국관광공사 웹사이트 ‘두루누비’, 행정안전부 DMZ 통합정보시스템인 ‘디엠지기’에서 받는다. 고성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개저씨’ 말고 ‘꽃중년’ 되고픈 당신에게

    ‘개저씨’ 말고 ‘꽃중년’ 되고픈 당신에게

    나이와 지위만 믿고 타인에게 함부로 하는 개념 없는 아저씨를 일컫는 ‘개저씨’라는 말이 자주 입길에 오르내린다. 일본 역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가 보다. 베스트셀러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 알려진 일본 작가 야마구치 슈는 ‘아저씨’를 이렇게 정의했다. “오래된 가치에 빠져 새로운 가치관을 거부하는 사람. 과거의 성공에 목매는 사람. 높은 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랫사람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 낯선 사람과 이질적인 것에 배타적인 사람.” 저자는 나이깨나 먹었지만 매너의 모범을 보이지 않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않는 아저씨 자체를 꼬집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이렇게까지 쇠퇴하고 망가져버린 이유를 사회구조에서 찾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일본 최대 광고 회사 덴츠를 시작으로 보스턴컨설팅그룹, AT커니 등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를 거친 전문 컨설턴트답게 작가는 조직과 리더십 측면에서 ‘아저씨 사회’를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50~60대 아저씨들은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하면 평생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이 확고했던 경제 호황기에 20~30대를 보냈다. 그 환상에 취해 기존 시스템의 편익을 최대한 챙기려고 하는 이들이 조직의 리더가 되면서 문제는 발생한다. 리더의 능력이 쇠퇴하는 것은 필연적인데 리더가 된 아저씨들은 변화를 거부하고 타협을 선호할뿐더러 부하 직원 역시 그 리더의 비위를 맞추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쇠퇴한 아저씨에 의해 쇠퇴한 아저씨가 확대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더이상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난 척을 할 수 없는 요즘 창의적인 연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내공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개저씨’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죽기 전까지 자신을 단련하는 공부를 계속하라는 말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두 가지 ‘무기’는 몇십년이 지나도 노화하지 않는 교양을 쌓고,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일할 수 있는 자신감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는 “배움이란 본질적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며 “무엇에든 호기심을 보이고 새로운 것을 탐욕스럽게 배우려는 사람은 평생 늙지 않는다”고 말한다. 환대받는 ‘꽃중년’이 되는 방법은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음주운전 피해’의 상징…20년 전 얼굴잃은 여성 결국 사망

    ‘음주운전 피해’의 상징…20년 전 얼굴잃은 여성 결국 사망

    미국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의 얼굴로 음주운전 피해자들의 상징 같은 존재였던 재클린 사브리도가 만 40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CNN 등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클린 사브리도는 과테말라에서 암 투병 끝에 지난 20일 사망했다. 재클린 사브리도의 사촌 호세 사브리도는 한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 그녀는 고향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더 나은 치료를 받기 위해 과테말라시티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서 카라카스대학을 다니다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 텍사스주(州) 오스틴으로 유학을 왔던 그녀는 만 20세였던 1999년 9월 19일, 한 친구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뒤 다른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가던 중 술에 취한 운전자가 몰던 대형 픽업트럭에 치이고 말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뒷좌석에 있던 동승자 1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나머지 3명은 크게 다쳤다. 그중에서도 조수석에 탔던 사브리도는 사고로 인해 차량에 갇혀 화재가 일어났음에도 빠져나오지 못해 얼굴을 비롯한 신체 60% 이상에 끔찍한 화상을 입고 말았다. 이 때문에 그녀는 일부 손가락은 물론 손상 정도가 심한 코와 입술 부위를 모두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시력도 거의 잃어 나중에 각막 이식을 받는 등 오랜 기간 120차례가 넘는 재건 수술을 견뎌야 했다. 심지어 그녀의 의료비는 500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녀가 미국에 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반면 당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로 만 18세의 대학생이었던 레지널드 스티피는 2001년 6월 두 건의 음주운전·살인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때 두 사람은 사고 이후 처음 만났다. 그녀는 가해자가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진술했지만, 끝내 그를 용서했다. 지난 2008년 석방된 가해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브리도는 내게 ‘레지, 너를 미워하지 않아’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브리도는 사고 뒤 음주운전에 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텍사스 교통부가 주관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의 얼굴로 나서 수많은 학교에 모습을 드러냈고 공익광고에도 출연했다. 특히 “누군가가 음주운전을 하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면 귀와 코, 눈썹 그리고 머리카락이 없더라도 수천 번도 더 카메라 앞에 앉을 수 있다”는 그녀의 말은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다. 또 그녀는 “이것은 이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사명 중 하나”라면서 “이 얼굴과 몸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왜 이 일을 마다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사진=페이시스 오브 드렁크 드라이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를 보다] 아이슬란드 밤하늘 수놓은 ‘미녀와 야수’ 오로라

    [지구를 보다] 아이슬란드 밤하늘 수놓은 ‘미녀와 야수’ 오로라

    오로라는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이를 만드는 태양폭풍은 지구상 모든 전자기기를 망가뜨릴 수 있는 야수가 될 수 있다고 한 천체사진가가 말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21일자 ‘오늘의 천문사진’(APOD) 게시물에 따르면, 스페인 천체사진가 후안 카를로스 카사도는 자신이 2016년 아이슬란드 싱그바들라호에서 촬영한 오로라 사진에 관한 설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페인 카나리아 천문연구소(IAC)의 로봇망원경 프로젝트 ‘타드’(TAD)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세계 유명 천체사진가 모임 ‘지구의 밤’(TWAN)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오로라의 원인이 되는 태양폭풍은 보통 해가 없지만, 지구를 강하게 때릴 만큼 강력한 태양폭풍은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859년 지구 전역에서는 오로라가 관측됐다. 이는 당시 발생한 사상 최대 태양폭풍이 지구의 자기장을 매우 강하게 때리면서 일으킨 것이었다. 이는 유럽과 북미 전역에 있는 전신망을 마비시킨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오로라는 발생하는 지역에 따라 북극광이나 남극광으로 불리는 데 태양폭풍을 타고 불어오는 하전입자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깨뜨릴 때 발생한다. 일단 이들 입자가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기체와의 충돌로 열이 발생해 빛을 방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사도는 “미녀를 찬양하되 야수를 두려워하라”고 말했다. 여기서 미녀는 밤하늘에 펼쳐진 오로라를 말하며 야수는 이런 오로라를 만들어내는 하전입자 물결로 이는 어쩌면 인류 문명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진=후안 카를로스 카사도/TWAN/StarryEarth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치’ 박훈, 또 한번 증명한 존재감 “美친 몰입”

    ‘해치’ 박훈, 또 한번 증명한 존재감 “美친 몰입”

    역시 박훈이다. ‘해치’ 박훈이 반란의 위기 속 명성에 걸맞은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22,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해치’에서는 궐의 안팎에서 ‘이인좌의 난’에 맞서 격렬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 그려진 가운데, 긴박하게 흘러가는 서사 속 철두철미한 정보력과 뛰어난 무술 능력을 겸비한 달문(박훈 분)의 활약이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달문은 우선 피난민으로 위장해 정보를 얻은 뒤 밀풍군 이탄(정문성 분)이 자금을 뿌려 반란군을 회유했다는 사실을 박문수(권율 분)에게 전했다. 울분을 터뜨리는 박문수에게 “누가 나라의 주인이 되든 상관 없는 자들도 있습니다. 눈 앞의 쌀 한 톨이 더 중요한 것을요. 저들을 그리 만든 것 또한 이 나라인 것을요”라며 세태를 빠르게 파악했다. 이어 반란군과 마주한 치열한 전투 현장에서 박문수가 위병주(한상진 분)에게 목숨을 위협받던 일촉즉발의 순간, 달문은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박문수를 검으로 내려치려 하는 위병주에게 총을 발사했고 위병주 생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달문은 역당들을 가차없이 베어나가며 공격을 주도, 관군의 승리에 일조했다. 기쁨도 잠시, 망가진 몰골로 자신을 찾은 채윤영(배정화 분)에 달문은 영조(정일우 분)에게 모든 사실을 말하고 그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간절하게 부탁했다. 달문은 마지막까지 채윤영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지 못하고 외면할 수 밖에 없는 괴로운 심정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달문은 영조가 진정한 군주가 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임을 다시 한 번 아로새겼다. 그는 반란이 발생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하며 전투에 든든한 보탬이 되었다. 때로는 무술로 상대를 제압하는가 하면, 알기 힘든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지략가로 활약하며 큰 힘이 됐다. 이 과정에서 달문으로 분한 박훈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달문의 감정선을 매끄럽게 담아내며 극의 몰입을 높였다. 특히 결의를 다지는 비장한 마음부터 채윤영을 용서할 수 없는 고통에 찬 아픈 모습까지 묵직한 연기로 풀어내며, 달문의 복잡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박훈. 남은 방송에서는 또 어떤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SBS ‘해치’는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인문적 공권력을 희망한다

    [법인의 활발발] 인문적 공권력을 희망한다

    내가 살고 있는 해남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하다. 특히 ‘옴마, 도서관이 말을 해야’라는 팟캐스트는 도서관의 직원들이 창안했다. 책을 좋아하는 지역의 사람들이 출현하고 직원들은 그들을 돕는다. 직원들도 인문학 공부에 열심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얻고 필자와 강사를 발굴한다. 도서관 직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로 홍보하는 글은 내용과 글맛이 참신하다. 일들이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들이 하는 일은 예산과 인력, 법과 제도와 조직이 있으니 효과가 배가된다. 인문적 상상력과 공권력이 어울리는 모습이 아름답다. 구태도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몇몇 도서관은 그저 기계적이다. 인사권자가 관심을 가지면 열심히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형식적이다. 그런 공무원들의 특징은 규정에만 어긋나지 않으려 한다. 자리보전과 진급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의 변명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 ‘위법인지는 알았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했다’거나 ‘별다른 생각 없이 규정대로 했을 뿐이다’라고 자신들의 행위를 항변했다. 그들이 부당한 정책과 행위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는 공무원 행동강령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자리에 대한 불안과 저항할 용기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으로 다른 요인을 생각해 본다. 결정적으로 인문적 사고가 결여돼 그런 것은 아닌지? 인문정신과 인문적 삶이 어찌 공무원에게만 해당하겠는가. 다만 법을 실행하는 힘, 즉 공권력을 가진 집단이기에 인문정신의 결여는 크고 작은 곳곳에서 21세기 아이히만을 출현시키고 있고, 그 폐해는 결코 작지 않다. 인문이란 무엇인가. 인간사회에 대한 통찰과 해석이고, 자유로이 상상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재구성하는 정신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살아가는 삶을 통찰하는 인문정신은 그저 주어진 대로, 예전부터 이어 온 대로, 별다른 생각 없이 사건과 사물을 보지 않는다. 전통과 편견과 연고의 틀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바라본다. 인문적 삶은 애민과 여민동락의 세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사람과 생명을 새롭게 바라본다. 애민의 인문정신은 저항하고 소신을 지켜 내는 삶으로 이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의 사례를 보자. 다산 정약용은 황해도 곡산 부사로 1년 11개월 동안 재직했다. 그 시절 ‘이계심 사건’이 곡산에서 발생했다. ‘사암선생연보’와 ‘자찬묘비명’의 기록을 토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계심은 곡산 백성이다. 이전 원님 때 아전이 농간을 부려 포군에게 바치는 군포 40자의 대금으로 돈 900냥을 대신 거두었으므로(본래는 200냥을 거두어야 했음) 백성들의 원성이 시끄럽게 일어났다. 이계심이 백성 1000여명을 인솔하고 관청에 들어와 항의하니 부사가 벌을 주려 했다. 그러자 1000여명이 벌떼처럼 일어나 이계심을 둘러싸고 계단으로 올라가며 소리를 지르매 천지가 동요했다. 아전과 관노비들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내자 이계심이 달아나 버려 오영에서 기찰해 붙잡으려 해도 붙잡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부임차 곡산 땅에 이르자 이계심이 백성이 괴로워하는 사항 10여 조목을 들어 기록해 올려바치고는 길가에 엎드려 자수했다. 옆 사람들이 체포하기를 청했으나 “내가 그러지 마라. 한번 자수한 사람은 스스로 도망가지 않는다”라고 했다. 나중에 석방하면서 말했다. “관장이 밝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까닭은 백성들이 자기 몸을 위해서지만, 교활해져 다른 백성들이 당하는 폐막을 보고도 관장에게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 같은 사람은 관에서 마땅히 천 냥의 돈을 주고서라도 사야 할 사람이다”.다산은 이계심을 공권력에 도전하는 불순분자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정직하게 권력기구의 잘못을 인정했다. 저항하지 않는 민중의 비겁함도 지적했다. 자유로운 시선, 주체적 시선, 그러니까 인문적 시선으로 판결을 내린 것이다. ‘목민심서’의 방향은 애민이고 동락이다. 그 바탕은 정직하고 용기 있는 시선과 저항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공무원들을 보면서 인문적 공권력을 상상한다. 철학과 가슴이 있는 공권력을 희망한다.
  • ‘동상이몽2’ 윤상현, 아들 희성이 백일잔치 준비 ‘분노 폭발?’

    ‘동상이몽2’ 윤상현, 아들 희성이 백일잔치 준비 ‘분노 폭발?’

    ‘동상이몽2’ 윤상현 메이비 부부가 막내아들 희성이의 셀프 백일잔치를 준비한다. 22일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윤상현, 메이비의 막내아들 희성이의 백일잔치가 공개된다. 이날 윤상현, 메이비 부부는 셋째 아들 희성이의 백일을 맞아 셀프 백일잔치를 준비했다. 그러나 전날 나무를 심느라 무리한 상현에게 몸살 기운이 찾아왔고 설상가상으로 나겸이까지 감기로 복통을 호소하며 시작도 전에 위기를 맞았다. 윤상현은 아빠라는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위해 잔치준비를 이어갔고 나겸, 나온이와 함께 수수팥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반죽하는 족족 망가뜨리는 나온이 때문에 결국 윤상현은 메이비와 함께 다시 떡을 만들며 깨가 쏟아지는 상황극까지 펼쳐 결혼 5년 차 부부만의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윤상현은 온라인에서 셀프 백일상을 대여해 야심차게 준비를 했으나 좋아 보였던 완성 사진과는 달리 텅 빈 테이블을 손수 꾸려나가야 한다는 현실을 알게 됐다. 결국 윤상현은 “100일 하지 마. 돌잔치나 해”라며 ‘양은 냄비’ 같은 분노 폭발을 예고했다. 또한 잔치가 끝나갈 즈음 윤상현은 가족들을 위한 깜짝 선물까지 공개하며 메이비와 윤남매를 놀라게 했다. 희성이의 백일을 기념해 비장하게 준비한 이벤트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한편, SBS ‘동상이몽2’는 오는 22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순발력 ‘갑’인 개의 놀라운 위험대처 능력

    순발력 ‘갑’인 개의 놀라운 위험대처 능력

    엄청난 순발력으로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을 피해 달아나는 개의 모습이 화제다. 지난 19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어두운 밤, 벽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을 피해 쏜살같이 달아나는, 그야 말로 순발력 ‘갑중의 갑’인 개 한마리의 모습을 전했다. 영상 속, 어두운 길가에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도로 갈래길 주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엔 전봇대 아래로 두 마리 개가 지나가는 모습이다. 두 마리 중 앞서가던 한 마리가 모퉁이를 지나 길을 막 건너려는 순간, 자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차량을 발견하고 성급히 인도쪽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미 속도를 제어할 수 없었던 차량은 뒤돌아 가는 개를 향해 그대로 돌진한 후 전봇대를 박고 멈춰선다. 영상엔 이 차가 녀석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충돌이후 연기 속에서 뭔가 작은 물체가 빠른 속도로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바로 그 녀석이다. 어두운 밤 정상적으로 길을 가던 차량 운전자가 개를 발견하고 피하려다 전봇대에 충돌한 건지, 아니면 운전 부주의나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사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무튼, 절대절명의 순간에서 자신의 목숨을 건진 녀석의 순발력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사진 영상=Bich phương channel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나혼자산다’ 헨리 자선 경매 참여..바이올린 낙찰가는 얼마?

    ‘나혼자산다’ 헨리 자선 경매 참여..바이올린 낙찰가는 얼마?

    ‘나혼자산다’ 헨리가 생애 처음으로 경매에 도전한다. 19일 방송되는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헨리가 경매 신세계에 입성, 불타오르는 승부수를 보일 예정이다. 이날 헨리는 추억이 많아 첫사랑과 같은 바이올린을 가지고 자선 경매에 참여한다. 망가져 연주가 되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자선 경매에 내놓기 위해 악기 수리 센터에서 원상 복귀 시킨 것. 그러나 소중한 바이올린의 판매 시작가가 5만원이라는 것을 본 헨리는 “그것밖에 안 되냐”며 억울해 해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본격적으로 자선 경매 행사가 시작되자 헨리는 처음 경험하는 신세계에 눈이 휘둥그레진다고. 초 단위로 펼쳐지는 치열한 낙찰 경쟁에 놀라 선뜻 참여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해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그런가 하면 헨리는 본인이 가지고 온 바이올린의 판매 시간이 되자 높은 가격으로 팔기 위해 악기와의 추억에 살짝(?) 살을 붙여 이야기하고 직접 연주도 하는 등 힘껏 노력한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격이 계속 올라간다고 해 과연 헨리의 바이올린 낙찰가는 얼마일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갖고 싶은 물건이 등장하자 의욕적으로 경매에 임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경쟁자에게 욕심을 한껏 내비친 눈빛을 줄 뿐 아니라 경매판 전체를 뒤흔들(?) 행동으로 빅 재미를 안긴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1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암사역 흉기난동‘ 20대에 징역 3년 구형

    ‘암사역 흉기난동‘ 20대에 징역 3년 구형

    보복상해·특수절도 혐의 받아변호인 “지적 장애 3급…선처 바라”서울 지하철 암사역에서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모(20)씨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보복 목적으로 상해를 가한 사건으로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은 참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첫 공판에서 한씨는 검사가 제기한 보복 상해와 특수절도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한씨는 지난 1월 13일 암사역 3번 출구 앞 인도에서 스패너와 커터칼을 친구 박모(19)씨에게 휘둘러 허벅지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다. 그는 범행 당일과 이틀 전인 1월 11일 박씨와 함께 강동구 암사동 일대 마트와 반찬가게에 침입하거나 주차장 정산소에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현금을 훔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박씨가 절도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인적사항과 가담 사실 등을 진술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박씨가 경찰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 하자 도망가려다 박씨에게 제지당했다. 그러자 한씨는 박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이후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도망쳤으나 붙잡혔다. 한씨의 변호인은 이날 한씨가 지적장애 3급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혼자 지내는 등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피해자와도 원만히 합의된 점 등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씨는 최후 진술에서 “후회가 막심하고 잘못된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앞으로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루하루 다짐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나 혼자라고 생각해왔는데 어머니가 제 옆에서 정성을 쏟으신 것을 몰랐다”며 “더이상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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