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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옛길은 이야기속으로 사라진 길이다. 한때 민족 이동의 대동맥이었던 호남대로는 이제 역사로만 기억되는 잊혀진 길이다. 하지만 옛길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한 보고이다. 길을 다니던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옛길의 생명력은 또한 끈질기다. 국토의 개발이라는 거대한 밀물에 사라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원형이 보존된 곳이 적지 않다. 개발에서 소외된 호남지역은 그런 의미에서 옛길을 가장 많이 보존하고 있는 지역일 수 있다. 원(院)과 주막(酒幕), 객주(客主)는 사라지고 없지만 기쁨, 슬픔, 절망, 한의 역사를 간직한 옛길의 흔적을 좇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주의 뒤안길이 된 옛길 전북 지방의 옛길은 전북의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의 서쪽 변두리를 지난다. 호남대로란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나지막한 구릉지대를 지나는 옛길은 한적한 2차선 도로로 변했다. 옛날 원이 있었다 해 붙여진 전주시 원동을 지난 옛길은 전주∼군산간 국도 26호선과 교차한다. 국도 26호선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길이다. 봄이면 전국에서 가장 긴 일백리 벚꽃터널을 이룬다. 벚나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재일교포들이 전해준 것이다. 일제가 수탈을 위해 만든 길에 재일교포들이 일본의 나라꽃을 심은 길은 이제 전주와 익산, 군산을 연결하는 산업도로로 변했다. 옛길이 국도 26호선과 교차하기 직전 오른쪽에는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1970년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남은 땅에 다양한 수목과 희귀식물을 심어 꾸민 수목원이다.33만 9380㎡의 부지에 178과 3010종의 수목을 재배하고 있다. 인터체인지 부근은 일제 시대에 미쓰비시 재벌이 운영하던 동산농장을 비롯한 일본인들의 대규모 농장이 있었던 곳이다. 전라선 철도도 동산농장에서 생산되는 쌀을 반출하기 위해 부설된 사설 협궤 철도였다. 그러나 동산농장이 있던 곳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섰다. 옛길은 용덕·용정·구정마을을 지나면서 호남고속도로와 교차해 완주군 삼례읍을 향한다. 호남고속도로를 왼편에 끼고 삼례까지 펼쳐지는 평야지대를 나란히 달린다. 옛길은 아련한 모습으로 논밭 사이를 지나다 만경강 상류인 삼례 한내 천변에서 끊겼다. 강을 건너던 다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내를 건너면 완산팔경(完山八景)의 하나인 비비정(飛飛亭)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비비정은 1573년(조선 선조 6년) 무관이었던 최영길에 의해 건립됐다. 이곳에 오르면 전주시내와 호남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으로는 한내가 흐르고 주변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유유히 흐르는 물위로 기러기들이 내려앉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옛 조상들은 이곳을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 했다. 양반들은 이 정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지어 주고 받으며 정취를 달랬다고 한다. 깊고 천이 넓어 군산, 부안에서 온 소금배와 젓거리배가 쉴새 없이 오르내렸다. 백사장 한쪽에는 큰 시장이 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조선시대 9대로 가운데 전주·남원·통영 방면으로 가는 ‘6대로’가 분기하는 곳이다. 호남대로는 비비정 옆 언덕을 지난다. ●동학농민군 2차 집결지 삼례 비비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삼례읍 중심지에 들어선다. 삼례초등학교 앞을 지나 원삼례마을을 향하면서 헤어졌던 국도 1호선과 다시 교차한다. 국도 1호선은 익산쪽을 향하지만 옛길은 호남고속도로와 나란히 삼례중앙초등학교 옆을 지난다. 삼례는 동학농민혁명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1894년 9월(음력) 10만여 농민군이 항일 투쟁의 깃발을 앞세우고 재집결한 2차 봉기 장소이다. 일본군이 경복궁을 침범하고 청일전쟁을 일으키자 일본군과 탐관오리를 아내기로 결의한 농민군들은 삼례뜰에서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삼례봉기는 근대 민족·민중운동의 출발이요 새로운 한국사회를 밝히는 위대한 횃불이었다. 이에 앞서 1892년 11월(음력)에는 동학교도 수천명이 교조 최제우의 억울함을 탄원하기 위해 모인 장소다. 이른바 교조신원운동(敎祖伸寃運動)이다. 삼례집회는 전라감영의 무력진압을 각오한 것으로 실은 탐관오리에 대한 투쟁이었다. 이들은 삼례역에 모여 두차례 전라감영에 의송(議送)을 보내 동학 교조의 신원(伸寃)을 할 것과 동학도에 대한 수탈 중지를 요구했다. 삼례집회는 본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동학도에 대한 부당 주구금지 조치를 얻어냈다. ●백제 도읍지 익산 호남고속도로 삼례인터체인지를 지나면 행정구역이 변한다. 옛길 남쪽은 완주군 삼례읍, 북쪽은 익산시 왕궁면이다. 왕궁은 백제문화제가 널리 분포되고 있는 지역이다. 제석사지(사적 제405호),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 함벽정(전북도 유형문화제 제127호) 등이 있다. 왕궁리 유적은 1989년부터 학술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마한의 도읍지설, 백제 무왕의 천도설,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지설이 전해지고 있다. 왕궁리 유적지에는 백제계 석탑 형식에 신라탑 형식이 가미된 고려 초 작품으로 추정되는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이 남아있다. 옛길은 왕궁면 남촌마을과 삼례읍 농원마을 사이를 지나 봉광동을 스친다. 통정·역기·신기마을을 지날 때까지 왼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계속해 달린다. 전광리에서 호남고속도와 교차한 옛길은 왕궁저수지를 향한다. 왕궁저수지는 1931년 일제시대에 준공됐다. 옛길은 왕궁저수지 건설로 일정 부분이 수몰됐다. 대동여지도에 옛길은 왕궁저수지 중앙을 통과하는 것으로 기록돼있다. 저수지를 지나 연봉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탄현고개를 넘는다. 연봉정 마을은 주막촌이었으나 현재는 초라한 농촌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탄현고개를 넘으면 익산시 여산면이다. 이곳부터 옛길은 국도 1호선과 다시 한몸이 된다. ●천주교 성지 여산 여산은 한양에서 내려올 때 호남의 초입 고을로 위세를 떨쳤던 지역이다. 호남에 들어가기 전 중요한 길목이어서 주막과 객주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장급 여관 하나 볼 수 없는 전형적인 농촌 면소재지다.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여산은 한때 학문과 행정의 중심지였다. 천주교의 전래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빨랐다. 그만큼 박해도 많이 받았다. 여산성당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여산부의 속읍지였던 금산·진산·고산 등지의 심산유곡에 숨어있던 신자들이 여산관아로 잡혀와 모진 형별과 굶주림의 고통을 당하고 1868년 처형돼 순교한 성지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철거된 동헌이 남아 있다. 동헌은 사또가 있었던 관아다. 여산동헌(전북도 유형문화재 제93호)은 조선 후기 관아 건물 가운데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된 몇 안되는 귀중한 문화재다. 동헌 앞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얼굴에 물을 뿜고 그 위에 백지를 여러 붙여 질식사시킨 ‘백지사(白紙死)터 성지’가 남아 있다. 옛길은 여산 동헌을 지난 뒤 1번 국도와 다시 만나 충청남도 논산시를 향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대표 “옛길 복원해 보행권 되찾아야” “역사 속에서 실재했던 옛길을 복원해 국민들의 보행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53) 대표는 “옛길을 복원해 보행권이 확보되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우리 국토의 재발견과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 걷기 모임은 차를 타는 것 보다 느리게 걸으며 우리 국토를 다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족했다.‘보행권 되찾기 운동’과 ‘옛길 문화재 지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두발로 우리 땅을 걷자는 뜻으로 11월11일을 ‘길의 날’로 정했다. “우리 산, 우리 강, 우리 국토가 너무 아름다워 걷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답사하며 얻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책으로 쓰고 있다. ‘다시 쓰는 택리지’를 비롯해 그가 펴낸 책은 무려 32권이나 된다. 모두 그가 발로 뛰며 몸으로 느끼고 본 것을 엮은 것이다. 영남대로, 삼남대로는 물론 한강, 낙동강, 금강, 만경강 등 8개 강을 걸었고 400개의 산을 올랐다.25년 동안 전국을 답사하며 걸은 거리만 해도 지구를 몇바퀴 돌 정도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현대판 김정호’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옛날 만경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주로 배를 탔지요. 비비정이 완산팔경으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는 “현재 왕궁리 근처에 가면 축산 폐수가 악취를 풍기지만 옛 백제의 숨결을 느끼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의미 깊은 곳”이라며 “호남대로는 걸으면 걸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수 있다.”고 강조한다. “옛 선비들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은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고 책을 읽는 것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답사를 하다 지치면 책을 읽거나 쓰고, 이 역시 지치면 다시 답사를 떠나지요.” 그는 이처럼 요즘도 일주일에 3일은 답사를 위해 걷고 4일은 책을 쓴다. 신 대표는 “걷는 것은 곧 자연 사랑이고 자연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하나의 첩경”이라며 옛길 복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HAPPY KOREA] (23) 충남 논산시 ‘바랑산마을’

    [HAPPY KOREA] (23) 충남 논산시 ‘바랑산마을’

    주렁주렁 달려 있는 감이 붉게 익어가고 있다. 감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가 담장 밑까지 처져있다. 감껍질 밖으로 흘러나오는 달콤한 향기가 마을 전체를 휘감아 돈다. 바랑산 자락에 위치한 충남 논산시 양촌면 ‘바랑산마을’을 물들이고 있는 감나무는 미래를 여는 ‘희망 나무’다. 3개 자연부락 240여 가구,420여명으로 구성된 바랑산마을 주민들은 지난 7월 2개의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감 체험장 운영 및 곶감 생산 등을 위한 ‘오미영농조합’, 된장공장을 세우기 위한 ‘바랑산영농조합’이 그것이다. ●마을 발전, 주민간 대화가 밑거름 특히 감 체험장 부지 6000㎡(1800평), 된장공장 부지 1만 6500㎡(5000평)는 마을 주민이 소유하고 있던 개인 땅이다. 하지만 주인은 마을 일을 위해 내놓았다. 이종열(58)씨는 “쓸모 없는 땅이 아니라, 마을에서 위치가 가장 좋은 땅”이라면서 “부지를 장기임대 방식으로 빌려 마을 공동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체의식이 되살아난 데는 지난 2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 선정 이후 매월 한차례씩 다녀온 ‘우수 마을 견학’이 밑거름이 됐다. 최동환(65)씨는 “견학을 다녀오면 주민들끼리 자정까지 머리를 맞대고 마을 발전을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여기서 합의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마을이 들어선 이후 거의 처음있는 일이며, 결국 주어진 여건보다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부가가치를 높여야 마을이 산다 주민들의 관심은 우선 일거리의 ‘양’을 늘리고, 생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야 마을이 변화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예컨대 과거 주민들은 마을의 주소득원 중 하나인 감을 주로 ‘화학시’로 만들어 내다 팔았다. 화학시는 땡감에 탄산가스를 주입해 단단한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떫은 맛을 없앤 것이다. 김석중(71)씨는 “화학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득 증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마을에서 생산되는 감은 껍질이 얇아 홍시로는 부적합한 대신 당도가 높아 곶감으로 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을 추수 직후부터 연말까지는 곶감의 생산·판매를 위한 ‘제2의 농번기’이다. 하지만 곶감 출하마저 끝나는 1∼2월은 할 일이 없다. 농한기를 없애기 위해 된장을 선택했다. 이씨는 “된장은 1∼2월에 담가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농한기를 없애고, 소득도 높일 수 있어 ‘1석2조’”라면서 “과거를 답습하면 미래는 없다. 변화의 시작이 곶감과 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 제약은 한계 아닌 극복의 대상 아직은 바랑산마을 주민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도 많다. 감따기는 24절기 중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올해 10월 24일) 즈음이 최적기다. 하지만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10월 중순부터 한달여 동안 진행된다. 이어 수확한 감을 일일이 깎은 뒤 한달 정도 건조시켜야 비로소 곶감이 된다. 그러나 마을 공동 작업장·판매장은 물론, 감과 곶감을 임시 보관할 수 있는 저온·냉동창고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헐값이라도 곶감 생산 직후 모두 내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또 마을 곳곳에 심은 감나무만 수십만그루에 이른다. 감나무 한 그루에 많으면 수천개도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최씨는 “개인의 능력에 맡기기보다 생산·판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영농조합을 만든 것”이라면서 “감나무도 무작정 많이 심는 게 아니라 과수원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방문객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산 이천열·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동브랜드 ‘예스민’ 마련 “공기 맑고 장수하는 고장이 살기 좋은 곳 아니겠습니까.” 임성규 충남 논산시장이 가장 먼저 꺼낸 논산의 자랑은 ‘장수촌 논산’이다. 우선 논산 시민 13만여명 가운데 100세 이상 노인이 13명이나 된다.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국적으로 10만명당 2명꼴인 점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준비를 위해 이 곳에서 고공낙하 훈련을 하던 미군 장교들이 훈련복 차림으로 논산 시청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임 시장은 이에 대해 “139개국에서 고공낙하를 해봤다는 한 미군 장교가 논산지역의 공기가 너무 맑아 호기심 때문에 시청을 찾았다고 했다.”면서 “소득 측면만 고려하면 논산은 살기 좋은 지역은 아니지만 소득이 낮아도 살기 좋은, 살기 편한 지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 초 젓갈·딸기·곶감 등 특산물을 홍보·판매하기 위해 지역 공동브랜드 ‘예스민’도 마련했다. 그는 “같은 생산물이라 하더라도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주민들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행정기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임 시장은 “마을의 특징을 서로 연계해 부대수익을 창출해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포도 품종에도 국가 대표가 있다

    [김석의 Let’s wine] 포도 품종에도 국가 대표가 있다

    식사와 곁들이기 위해 저녁 식탁에 내놓은 스페인산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크리안자’.‘와인 스크루’로 ‘코르크’를 오픈하고, 와인잔에 따르니 과일향과 바닐라향이 조화된 기분좋은 ‘아로마’가 퍼져 나온다. 입 안에서는 메인 포도 품종인 ‘템프라니요’의 개성이 물씬 느껴진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타닌’이 견고한 ‘바디감’으로 입안을 꽉 채우고, 복합적인 미감의 ‘피니시’가 길게 지속된다. 저녁식사로 준비한 소고기 찜 요리와 멋진 ‘마리아주’를 이뤄 이번 와인 선택과 매칭은 성공적이다. 이렇듯, 와인을 접하다 보면 평소 접하지 않았던 단어들과 친숙해지게 된다. 그 중 ‘포도 품종’은 종류도 다양하고, 발음도 익숙지 않아 가장 낯설게 다가오지만, 와인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와인 구입 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와인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대표적인 레드와인 품종(카베르네 쇼비뇽, 카르미네르, 메를로, 시라 등)과 화이트와인 품종(샤르도네, 쇼비뇽 블랑, 리즐링 등)은 이미 익숙해져 있을 터. 이러한 포도 품종들은 생산지역에 따라 수없이 많은 와인 스타일로 태어나 미각을 자극하지만, 확연히 다른 맛을 원하거나, 자신의 ‘와인 지식 사전’에 상식을 추가하고 싶다면, 몇몇 국가의 국가 대표 선수급 포도 품종들에 관심을 돌려 새로운 와인 맛 찾기에 나서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온 국토에서 포도가 생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탈리아. 그 중 토스카나 지역은 이탈리아의 가장 유명한 와인 ‘키안티’의 주산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 토스카나와 키안티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토스카나 토착 품종이자 키안티 와인을 만들어내는 주요 레드 와인 품종인 ‘산지오베제´. 산지오베제는 산도가 풍부하며 딸기 향과 담배, 허브 등의 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오랜 숙성 후에는 아주 부드럽고 화려한 맛을 낸다. 키안티 외에도 몬탈치노 지방에서는 ‘브루넬로’라고 불리며, 로소 디 몬탈치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같은 높은 품질 등급 와인의 주원료로서 그 몫을 다하고 있다. 프랑스의 카베르네 쇼비뇽처럼 스페인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토착 품종은 ‘템프라니요’. 와인 산지인 리오하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레드 와인 품종이며 블랜딩에 있어서도 주요 품종으로 사용된다. 템프라니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비교적 두터운 껍질에서 나오는 풍부한 타닌을 바탕으로 색이 깊은 장기 숙성용 와인을 생산한다. 완벽하게 잘 익은 건강한 포도들을 선별하여 템프라니오 품종의 개성을 최대한 부각시킨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템프라니요 100%로 빚어져 캐릭터가 확실한 풀 보디 와인 ‘엠시’를 추천한다. 신대륙 와인국 중 남미에서 칠레 다음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떠올리면 ‘말백’이 바로 연상된다. 본래의 고향은 프랑스였으나, 현재는 아르헨티나 주요 레드와인 품종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산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멘도사 주에서 빚은 말백은 세계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가을 전어의 유혹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가을 전어의 유혹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가을에는 먹을 거리가 많아서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 잡는 것이 많다. 가을에 먼저 생각나는 생선이 전어다. 얼마나 영양이 풍부하고 맛 있으면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든가.“집 나가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그야말로 맛과 영양의 보고이다. 전어는 사투리로 대전어, 엿사리, 전어사리, 새갈치 등으로도 불리는데, 우리나라 연안에 사는 연안성 어종이다. 큰 회유는 하지 않지만 대체적으로 6∼9월쯤에는 바깥바다에 있다가 10∼5월쯤에는 연안의 내만(內灣)으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산란기는 3∼6월로서 이때가 되면 내만으로 떼를 지어 몰려와 만 입구의 저층에서 산란하는데 만 1년(길이13㎝)이면 성숙하여 산란에 참가하고 산란 시각은 해 진후 1∼2시간 이내에 일제히 방란하며 산란수는 2년생의 경우 대략 13∼15만개 정도이다. 전어는 봄에 알을 낳은 후 가을에 최고의 영양상태를 유지하는데 봄이나 겨울에 비해서 지방성분이 3배정도 높아진다. 그래서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하고 맛이 있는 이유가 몸에 좋은 지방과 맛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어는 청어목 전어과로서 청어에 잔 가시가 많듯이 전어도 잔 가시가 많다. 이렇게 고소하고 맛있는 전어에 가시가 많을 줄이야~.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듯이 잔 가시가 많으므로서 종족을 보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선은 대부분의 근육이 흰색을 띠고 있는 흰살 생선과 등푸른 생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어는 흰살 생선으로서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우리 몸의 체 구성 물질과 에너지원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 그리고 비타민A, 비타민 B1, 비타민E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건강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생선기름은 혈관을 확장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도 지나고 시원한 가을에 더위에 지쳤던 몸을 전어의 유혹에 흠뻑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푸드엔컬처코리아 원장 ■전어 회무침 ●재료 및 분량 전어 3마리, 모듬 채소류 150g, 초고추장 양념:고추장 2큰술, 레몬즙 1큰술, 식초 1큰술, 마늘즙 1큰술, 물엿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파인주스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백후추 1/2작은술. ●만드는방법 1. 전어는 칼로 배쪽을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비늘을 긁어 낸다. 2. 등쪽 지느러미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깨끗이 씻은 후 종이 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3.2의 손질한 전어를 0.5㎝의 폭으로 어슷썰기를 한다. 4. 모듬채소류는 전어의 크기로 썰어 준 다음 찬물에 헹구어 소쿠리에 밭는다. 5. 초고추장 양념한 것에 3,4를 넣어 무쳐 그릇에 담아낸다.※회로 무칠 경우에는 살아 있는 전어를 사용해야 한다. ■전어 구이 ●재료 및 분량 전어 5마리, 소금 1큰술, 백후추 1작은술, 마늘즙 1큰술. 초간장: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레몬 1작은술, 물 1큰술, 설탕 1작은술. ●만드는방법 1. 전어는 배쪽을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칼로 비늘을 긁어낸다. 2. 등쪽 지느러미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고 몸통부분에 3∼4차례 어슷하게 칼집을 내어준다. 3. 소금을 뿌린 후 마늘즙, 백후추를 뿌려 약 1시간 정도 재운다. 4. 오븐이나 석쇠를 이용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준다. 5. 초간장을 곁들여 접시에 담아낸다.Tip=전어구이를 할 때 참숯에 구우면 더 좋은 맛과 향을 느낄수 있다. 집에서 나 아파트에서 숯을 이용한다면 과연 이웃들의 반응이 어떠할까? 푸드스타일링:손명희, 두루미. 촬영:박준선
  • [Local] 천년의 맛잔치 홍보단 모집

    전북 전주시는 오는 11월9일부터 5일간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전주 천년의 맛 잔치’를 인터넷에서 홍보할 사이버 홍보단을 모집한다.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며 희망자는 6일까지 홈페이지(www.jjpnj.com)나 이메일(pub2@jjpnj.com)로 신청하면 된다. 사이버 홍보단으로 선발되면 인터넷 상에서 요리·조리 경연대회와 식도락가 선정, 음식 UCC 콘테스트 등 대회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063)277-2515,277-2517.
  •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농협 ‘아름찬김치’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농협 ‘아름찬김치’

    ‘아름찬´은 ‘한아름 가득한, 정갈한 찬거리´의 합성어로 ‘아름답고 풍성한 식탁´을 의미한다. ‘아름찬김치´는 100% 국내산 농산물로 만들어졌으며 농협에서 생산되는 청결고춧가루와 장기간 자연 숙성된 젓갈이 재료로 사용된다. 원료 구입부터 제품 출하까지 자체 연구소의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김치원료 표준배합비율에 따라 만들어져 언제 어디서 구입하더라도 같은 김치맛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일본, 뉴질랜드 등에 아름찬 브랜드로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농협 e쇼핑 브랜드관(shopping.nonghyup.com)과 무료주문전화(080-399-9988, 080-456-7800)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진로 ‘참이슬 fresh’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진로 ‘참이슬 fresh’

    ‘참이슬fresh´는 기존 참이슬 특유의 깨끗한 맛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저알코올화 요구를 잘 반영한 천연 알칼리 소주다. 지리산과 남해안의 청정지역에서 자란 3년생 대나무를 1000도에서 구워 만든 숯으로 정제했다. ‘참이슬fresh´는 선보인 지 2개월여만에 1억병이 판매된 데 이어, 출시 후 1년간 총 6억 9000만병(360㎖ 30본입 기준)이 팔려나갔다. 현재 진로는 ‘조이캡을 잡아라´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벤트를 통해 축제, 체육대회, MT 등의 각종 행사장에 다목적 특수 영상 차량, 전문 사회자, 도우미, 소주, 안주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롯데칠성음료 ‘칸타타’

    [2007 베스트브랜드 경영대상] 롯데칠성음료 ‘칸타타’

    ‘칸타타´는 모카 시다모, 콜롬비아 슈프리모, 브라질 산투스 등 세계 유명산지의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를 혼합해 드립방식(더운물을 여과해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원두를 배전(볶음) 뒤 3일 안에, 분쇄(부스러뜨리기) 후 24시간 이내에 추출해 원두커피의 깊은맛과 그윽한 향을 살렸다. 우유와 설탕을 넣은 ‘프리미엄 블렌드´, 설탕만 넣은 ‘스위트 블랙´, 오리지널 원두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블랙´ 등 3종이 출시돼 있다. 제품 용기는 175㎖ 엠보싱캔과 275㎖ NB캔이 있으며 냉장 및 온장보관이 가능하다.
  • [김석의 갯바위 통신] 움직이는 ‘에기’ 따라 무늬오징어가 졸졸~

    [김석의 갯바위 통신] 움직이는 ‘에기’ 따라 무늬오징어가 졸졸~

    ‘오징어낚시’ 하면 흔히 마른 오징어 산지인 울릉도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남해안 곳곳에서 울릉도와 같은 동해안에서 흔하게 잡히는 물오징어가 아닌 ‘무늬오징어’낚시가 가족낚시의 한 장르로 단단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이다. 무늬오징어는 몸통에 큼직한 통뼈를 지니고 있어서 일반적인 물오징어와는 구분이 뚜렷한 종(種). 갑오징어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무늬오징어의 맛도 물오징어와 확연한 차이가 난다. 두텁게 살이 오른 몸통의 쫄깃한 맛도 일품이지만, 물오징어처럼 길지 않고 짧은 다리를 초장에 묻혀 씹어 먹는 맛은 물오징어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물오징어를 육우에 비한다면, 무늬오징어는 한우 트리플A급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한달 전부터 무늬오징어가 남해안 방파제 곳곳에서 비치기 시작하더니, 최근 절정을 이루고 있다. 이런 호조황은 보통 11월 말까지 이어진다. 초보자도 채 반나절이 못돼 여러 수 낚을 만큼 쉬운 낚시란 것이 장점. 하늘도 푸르고 바람도 선선한데, 무늬오징어 낚시를 떠나보자. 낚싯대는 오징어 전용대를 준비해야 한다. 무늬오징어가 좋아하는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에기’란 인조미끼를 물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연출해야 하기 때문. 볼락 루어대처럼 연질대나, 농어 루어대처럼 경질대를 사용하면 다양한 액션을 끌어 내는 데 무리가 따른다. 한번 장만해 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5만∼10만원 정도,3m 내외의 오징어 전용대를 구입하는 게 효율적이다. 릴은 가벼운 것을 사용하는게 좋다. 보통 원줄이 1.5∼2호 정도가 150m 정도 감기는 스피닝 릴이면 된다. 에기를 자주 흔들어 오징어의 입질을 유도하기 위해서 릴을 낚싯대에 달았을 때 릴 시트에 꼭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낚시 도중 스풀이나 릴 손잡이가 덜그럭 거리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원줄은 나일론이나 카본이 아닌 합사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인 루어낚시보다 더 자주, 큰 액션으로 낚싯대를 흔들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원줄의 장력이 거의 없어 낚싯대를 흔들었을 때 원줄의 액션이 그대로 에기까지 전달되는 합사줄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인조미끼인 에기는 어느 낚시점에서나 구입이 가능하다.3000원 내외 싼 것과 1만원 내외의 비싼 것 두 가지 모두 구입하는 게 좋다. 값이 싼 에기는 바닥상황을 모르는 곳에서 먼저 사용하기 위함이다. 바닥에 밧줄, 암초가 있는 곳은 첫 캐스팅에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 어느 정도 바닥지형에 자신이 생기면 비싼 에기로 교체해서 사용하면 된다. 한 가지 팁! 에기를 바닥에 가라앉히며 저킹(낚싯대를 위아래로 흔들어 주며 미끼를 띄웠다가 가라앉히는 반복 동작)을 해줘야만 오징어의 빠른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여수권 무늬오징어낚시 문의는 여수포인트 24 출조점.011-9624-0049.
  • 보은, 명품 덧간장으로 만든 대추장 개발

    1ℓ가 5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은 덧간장으로 만든 대추장이 선보였다. 충북 보은군은 3일 장안면 하개리 보성선씨 영흥공파 21대 종부 김정옥(54)씨 집에서 대추된장과 대추고추장을 일반에게 공개했다. 군은 김씨와 손잡고 5000만원을 지원, 이들 대추장을 개발했다. 이들 장은 대추를 고은 물에 350년 된 이 집안의 덧간장을 넣어 만들었다. 이 간장은 지난해 4월 서울 현대백화점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명품 로하스 식품전’에서 1ℓ에 500만원의 고가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군은 이들 장에 ‘아당골(娥堂谷·아름다운 집이 있는 골짜기)장’이란 상표를 붙였다. 장 맛을 본 관광객 이도화(36·여·대전 서구 도마동)씨는 “오래 묵은 덧간장과 대추의 깊은 향이 은은하고 달거나 짜지 않은 독특한 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종부 김씨가 사는 집은 ‘선병국 고가’로 불리는 아흔아홉칸 전통한옥으로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34호이다. 군과 김씨는 이들 대추장을 시판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코스피 2000선 재돌파… 펀드투자자의 고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재돌파한 2일 증권사에는 펀드를 환매해야 하느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지난 7월 1차 2000선 돌파 이후 지수 폭락의 뜨거운 맛을 본 투자자들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 700∼1500선에서 가입한 일부 펀드의 수익률은 7월 말 2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을 때 최고 600%에 이른 것도 있었다.2000선을 처음 돌파했을 때 다수의 증권사들은 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서 환매하지 말라고 투자자들에게 권유했다. 그러나 8월에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대출) 부실 쇼크 여파로 보름만에 지수가 1600선까지 폭락,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수익률이 더 하락하기 전에 환매하려는 충동을 억눌러온 장기 펀드가입자들은 다시 전고점을 돌파해 수익률도 7월 말 수준으로 회복되자 고민에 빠졌다. ●좀 더 묻어둬라 이번에도 주식시장을 장밋빛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잖다. 새마을금고 박재훈 투자운용팀장은 “최근 세계펀드의 자금흐름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 주요 포인트”라면서 “외국인들이 매도를 접고 매수에 들어선다면 앞으로 지수는 더 상승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달러 약세도 금융자산의 가치 상승에 한몫을 한다. 원화가치가 1달러당 950원선에서 910원대로 상승한 만큼 가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게다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5% 이상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전망이나 경제의 기초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아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식시장이 괜찮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절반 환매도 방법 펀드수익률이 정 걱정되는 투자자라면 절반 정도를 환매해 현금화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러면서 새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한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최근 유가, 환율, 금리, 내수경기 등의 기업을 둘러싼 환경을 감안할 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충고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이사는 “현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 개별 주식투자보다는 펀드 투자가 낫고, 기존 주식 보유자라면 일부는 차익을 실현한 뒤 저평가 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 가입은 늦지 않았다 회사원 김모(39)씨는 지난 7월 지수가 2000일 때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국내형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그의 현재 수익률은 8.9%다. 김씨는 “주식이 하락할 때 1800선 근처에서 2차례 추가 불입을 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추가 불입을 하지 않은 수익률도 6.5%이다. 적립식 펀드는 매월 은행에 적금하듯이 일정액을 펀드에 넣는 형태지만,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할 때는 언제든지 추가로 자금을 넣을 수 있다. 적립식 펀드의 장점은 3년 정도 장기투자를 할 경우 펀드매입 가격이 평균화되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수익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적립식펀드도 투자이므로 손실이 날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盧-金 오후 정상회담 대화록

    [2007 남북정상회담] 盧-金 오후 정상회담 대화록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일 오후 속개된 정상회담 2차 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4일 오찬을 시간 품을 들여서 편안하게 앉아 허리띠를 풀어놓고 식사하는 게 좋겠습니다.”면서 “하루 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하시지요.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운을 뗐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제안에 대해 일단 즉답을 하지 않고 참모들과 상의를 해서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오후 4시25분까지 계속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당초 일정대로 노 대통령이 2박3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4일 귀경하기로 결정해, 김 위원장의 제안은 없던 일이 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 말미에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 남측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며 자신의 제안을 철회했다. 오후 회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을 다시 찾은 김 위원장을 회담장 앞 입구 복도에서 맞아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김 위원장과 나란히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노 대통령은 오전 회담 때는 영빈관 현관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지만, 오후에는 회담장 앞에서 김 위원장이 복도를 따라 걸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당초 남측은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현관 앞에서 영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북측은 “장군님께서는 무례하게 대통령님을 여러 차례 멀리까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영접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점심식사 장소인 옥류관의 평양 국수 맛을 물었고, 노 대통령은 “평양국수 맛이 진한 것 같다.”고 응대했다. 다음은 남북 정상이 오후 회담에서 언급한 모두발언 전문이다. -김 위원장 기상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오찬이 있는데….1시간30분가량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오른편에 배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이 사실을 거듭 물어보며 일정을 확인함.)오늘 일정을 내일로 미루고, 내일 오찬을 시간 품을 들여서 편안하게 앉아서 허리띠를 풀어놓고 식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하루 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하시지요. 오늘 회의를 내일로 하시고…. 모레 아침에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노 대통령 나보다 더 센 데가 두 군데가 있는데, 경호·의전쪽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위원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측은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자)대통령이 결심 못 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는데. -노 대통령 큰 것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경기도 이천 원적산

    [산이 좋아 산으로]경기도 이천 원적산

    어느 한 계절에만 유난히 인파가 몰리는 산이 있다. 진달래나 철쭉산행으로 유명한 봄 산, 시원한 그늘과 계곡이 좋은 여름 산,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 산, 쌓인 눈을 헤치며 눈꽃을 감상할 수 있는 겨울 산. 그러나 한 계절에만 유독 빼어난 자태를 뽐내는 산은 다른 계절 볼품없는 모습으로 외면당하기도 한다. 사람이나 산이나 한결같은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법. 하지만 적절한 변신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천년고찰 영원사 보고… 이천 쌀밥도 먹고 설봉산에 가려 유명세는 덜하지만 경기도 이천과 광주의 경계가 되는 원적산(圓寂山·634.1m)은 계절마다 다른 빛깔과 은근한 향기로 사람을 유혹한다. 경기도 이천의 최고봉이기도 한 원적산 정상에 서면 북쪽 광주 시가지와 그 너머 산군, 남쪽 이천을 비롯해 북동쪽으로 용문산과 추읍산(바가지산)은 물론이고 시계가 좋으면 월악산 영봉까지 조망된다.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부하다. 산기슭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영원사를 비롯해 산자락 바로 아래 산수유마을이 있고, 거기서 빠져나오면 도립리 길가에 선 반룡송(천연기념물 제381호)도 만날 수 있다. 반경을 조금 더 넓히면 예로부터 이천을 상징했던 도자기, 온천, 이천쌀밥 등 가족이 함께 즐길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래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곱절의 기쁨이 된다. ●원적산~정개산 거쳐야 능선 종주 ‘제맛´ 원적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동원대학과 백사면 송말리 두 군데가 있다. 산행 초보자들이나 자가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송말리를 들머리 삼아 원점회귀하는 게 좋다. 백사면 송말리에서 출발해 영원사, 원적봉을 지나 정상인 천덕봉까지 다녀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실질적인 산행 들머리가 되는 천년고찰 영원사를 출발해 활엽수가 우거진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얼핏 정상인 듯 보이는 봉우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첫 번째 봉우리는 원적봉이며 그 너머로 다시 정상인 천덕봉이 이어진다. 짧은 코스지만 사방으로 트인 능선 종주의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원적봉∼천덕봉 구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능선 종주의 참맛을 느끼려면 원적산과 이웃한 정개산(솥뚜껑을 닮았다 하여 ‘소당산’으로 불린다)을 포함시키면 된다. 정개산과 원적산을 잇는 종주는 양방향 모두 가능한데 이천시 송말리를 들머리 삼아 원적봉∼천덕봉∼정개산으로 향하는 산길은 정상에 닿기까지 조망이 덜 시원하고 가파른 구간이 많아 반대 코스를 권한다. 동원대학을 들머리로 정개산을 들러 천덕봉, 원적봉을 거쳐 영원사로 내려서는 코스는 가파르지 않은 데다 오르락내리락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고, 능선 왼쪽의 잘 다듬어진 골프장 인조잔디와 오른쪽 너른 평야의 대조적 풍경도 볼 만하다. 정상인 천덕봉 일대는 산불의 흔적으로 온통 민둥산이다. 큰 산불 이후 해마다 10∼12월까지 석 달 동안 전위봉 아래 부대에서는 군인들을 동원해 나무와 풀을 깎는 작업을 한다. ●산수유마을 색다른 매력에 빠져볼까 천덕봉에서 원적봉을 바라보고 서면 동쪽 깊은 골짜기에는 숲이 우거지고 서쪽 능선은 맨살이 다 드러나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한겨울 잘 깎인 민둥산에 눈이 소복이 쌓이면 부드러운 산의 자태가 하얀 칼날능선으로 돌변해 넋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4시간30분∼5시간쯤 걸리는 이 코스는 하산 길에 영원사를 돌아본 후 철마다 다른 산수유마을의 정취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백사면 도립리를 중심으로 경사리·송말리 일대에는 매년 3∼4월이면 노란 산수유 꽃이 만발하고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 열매가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4월 초 열리는 이천백사산수유축제도 좋지만 10월 말 서리가 내리고 난 후 더욱 붉은 윤기가 흐르는 산수유 열매는 더욱 황홀하다. 글 정수정(월간 MOUNTAIN 기자)
  • 머니머니해도 6% 그대뿐

    머니머니해도 6% 그대뿐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빚이 있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지만 여윳돈이 있는 이들은 ‘어느 상품을 이용할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저축은행 특판예금 상품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요즘은 6% 중반대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5000만원 이하는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는 등 안전성 역시 상당하다. 시중은행 정기예금도 5% 후반대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 예금상품 이율 6% 중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흥저축은행은 교대역 지점 신설을 기념,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6.45% 이자를 주는 특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은 서울 사당동 지점 확장이전 기념으로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6.5%의 이자를 준다. 삼성저축은행도 최고 연 6.5%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예금을 판매한다. 세종저축은행은 대전 둔산지점 개설을 기념해 1년 만기 연 6.4%,18개월 만기 연 6.5% 이자를 주는 특판예금을 판매한다. 금리 인상 추세에는 대형 저축은행들도 가세하고 있다. 경기솔로몬저축은행은 솔로몬 계열 저축은행 출범 기념으로 300억원 한도에서 현행 정기예금 기준금리에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한 연 6.4%의 ‘뉴스타트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20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6.3% 적용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푸른저축은행도 1년 만기에 연 6.48%(복리 기준) 이자를 주는 특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12개월 이상은 6.4%,18개월 이상은 6.5%의 금리를 주는 ‘슈퍼정기예금’을 출시했다. 판매 한도는 1000억원.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최근 시장 금리의 상승 덕분.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빠져 나가는 자금을 붙들기 위해서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저축은행의 출혈적인 금리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도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저축은행의 자산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자 보호에 따라 보상받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안정적인 저축은행을 거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8% 미만인 ‘8·8 클럽’에 속하는 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5% 후반까지 제공 수익성보다 안전성을 더 많이 따지는 고객이라면 시중은행 정기예금도 눈여겨 볼 만하다. 국민은행 와인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5.0%에 최고 연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우대금리 요건은 국민은행과 첫 거래를 하거나 5년 이상 거래고객, 회갑·칠순·팔순 고객, 건강검진표를 제출하는 고객 등이다.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우리은행 오렌지정기예금은 지난달 28일 현재 6개월 정기예금은 5.25%,12개월은 5.45%의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 가입·급여이체 고객은 0.1% 포인트의 혜택도 준다. 이 밖에 하나은행 ‘e 플러스 정기예금’은 1년 이상은 5.5%,2년 이상은 5.6%,3년 이상은 5.7%의 높은 이자를 내세우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관악구 인터넷신문 ‘해피매거진’창간

    관악구가 2일 온라인으로 빠르고 생생한 생활 현장의 소식을 전해줄 인터넷신문 ‘해피매거진’(news.gwanak.go.kr)을 창간했다고 밝혔다. 4일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는 관악 해피매거진은 일방적인 구정 정보전달 방식을 벗어나 주민과의 쌍방향 정보교환이 가능하다. 주 1회 발행되며 주요 구정뉴스와 동별 소식 및 강좌, 행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주부 기자, 구정 평가단, 꿈나무 기자, 자유게시판 등을 마련해 구정에 대해 주민들이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건강, 여행, 맛집 소개 등의 생활 정보도 담았다. 구는 신청자에게 해피매거진을 뉴스레터처럼 제공할 계획이다.4일 창간 시연회에서는 1만명의 주민들에게 해피 매거진을 이메일로 동시에 발송하는 이벤트도 펼친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Local] 신안서 제1회 흑산 홍어축제

    제1회 흑산 홍어축제가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항 물양장에서 열린다. 홍어는 추석 이후 보름 사이에 잡히는 게 가장 크고 맛이 있다. 흑산 홍어는 회로 썰어 먹으면 톡 쏘는 맛이 덜하고 쫄깃쫄깃하고 찰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축제추진위원회가 외지 관광객들을 위해 공짜로 먹을 수 있도록 홍어 시식회를 푸짐하게 마련한다. 축제기간 동안 목포항에서 흑산도를 운항하는 남해·도양고속이 쾌속선 요금을 20%씩 깎아준다.
  • 교포(僑胞)집뜰안에 솟아오른 유전(油田)노다지

    「시카고」에서는 공연이 끝나기가 바쁘게 다시 「로스앤젤리스」로 돌아가야 했다. 27일의 「로스앤젤리스」 「앰배서더·호텔」공연때문. 대륙횡단 비행이란 참으로 지리한 것이다. 더욱 혼자 여행하기는 따분하기 짝이 없다. 누구하고 얘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어디 아는 얼굴이 있어야지. 다른 승객들은 저마다 쌍쌍으로 짝 지어 이 고독한 나그네의 말상대 해줄 눈치는 전혀 보이질 않고. 「로스앤젤리스」에서의 공연은 퍽 성공적이었다. 1천5백명 가량의 교포가 모였다. 「후랭키」손(孫)악단의 연주와 한국국악원 출신의 젊은 악사들의 연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특히 판소리와 한국무용이 많은 갈채를 받았다. 그곳에서 이로미(李魯美)양을 만났다. 이종철(李鍾哲)씨(코미디언)의 맏딸인 이양이 송민영 악단의 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쇼」가 끝난 다음 아래층에서는 다시 김광수(金光洙) 악단의 연주로 새벽2시까지 「댄싱·파티」가 벌어졌다. 망년회를 겸한 오랜만의 모임. 해외에 나와서 맞이하는 망년회「파티」란 무엇인가 각별한 감회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인 교포들이 모두 한집 식구처럼 오순도순 단란한 분위기. 미국에서도 이「로스앤젤리스」에 가장 많은 한국인이 살고있다 한다. 약 3만명 가량. 「라스베이거스」가 가깝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가장 많이 집결돼있다. 그동안 「유럽」순회공연으로 인기를 떨친 유주용(劉胄鏞)·윤복희(尹福姬)부부가 10월20일께 미국에 와서 「로스앤젤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로스앤젤리스」에서 한시간 거리에 송민영(宋旻榮)부부가 「기타리스트」조현과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트럼피트」를 불며 「암스트롱」흉내를 잘 내던 장경환, 양철씨등이 역시 큰 인기. 가수 양우석군은 김광수씨와 함께 한국인 경영의 「나이트·클럽」에서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김광수씨 집에는 교포들의 출입이 거의 끊이지를 않았다. 「로스앤젤리스」에 와있는 사람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새벽까지 많은 교포들이 모여 굶주렸던 얘기의 꽃을 피운다. 아주머니가 내주는 진짜 김치 맛도 교포들에게 큰 인기. 처음엔 퍽 고생을 했다는 김광수씨는 이제 「비크」8기통을 손수 운전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다. 고국소식 전하며 웃음꽃 각지역 교민회와 유대도 「로스앤젤리스」에는 현재 한국인 경영의 「개솔린·스테이션」이 50군데나 된다고 한다. 낮에는 기름묻은 작업복에 싸여있지만 밤만 되면 1급 멋장이 신사가 된다. 최신형 자가용차를 몰고 유유히 여가를 즐기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숱한 고생들을 했다한다. 이곳 「로스앤젤리스」의 교민회는 다른 도시보다 잘 조직되어 미국 각지의 「센터」역을 하는 것 같다. 각지의 교민회와 연락을 하면서 앞으로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번 이미자(李美子)양을 초청했었고, 나도 이들의 초청으로 왔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연예인들을 초청할 것이라 한다. 사실 나는 12월이란, 가장 바쁜 「시즌」에 와서 손해가 적지않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고국소식에 굶주린 교포들을 만나 웃음을 나눠주면서 각 지역 교민회의 유대강화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71년 정초, 나는 「샌프런시스코」로 갔다. 2일 저녁에 새해 최초의 공연. 공연장엔 「밴드」도 없고 가수도 없었다. 「피아노」하나를 갖다놓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에게 반주를 부탁하고 내가 「원맨·쇼」와 노래를 했다. 1시간가량 웃기고 나니 시장기가 들었다. 공연 뒤엔 한국영화 상영이 있었다. 장일호(張一湖)감독의 『황혼의 블루스』. 「토키」가 잘나오지 않아서 감상하는데 고생깨나 했다. 뜰안 손질하다 석유 솟아 이 지방에선 가끔 있는 일 이제 미국에서도 국산영화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교포들의 말은 한결같이 『왜 그렇게 눈물 짜는 영화만 만드느냐』는 것이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즐기기 위한 시간을 영화관에서 갖자는 것인데 눈물이나 짜고 있으니 실망 안할수 없다는 것이다. 어색하고 촌스런「나이트·클럽」장면, 춤추는 「엑스트러」는 어느 영화나 똑같은 인물, 남자 주연이 여자 주연을 때리고, 어린아이를 등장시켜 잔인할 정도로 울리고 - 등등 불만이 많다. 한국서 최고로 멋있다는 모 남자배우의 「무스탕」이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앞뒤로 「클로스·업」되지만 사실상 미국서는 학생들이나 몰고다니는 싸구려 자동차. 이왕 해외에 내보내는 영화라면 섣불리 현대문명을 내보일게 아니라 한국만이 가진, 한국 고유의 것을 담은 영화였으면 하는 것이 한 교포의 얘기였다. 대부분의 교포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부유한 생활기반을 닦게 되었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도 없지 않다. 그 하나가 자기집 뜰에서 석유가 솟아올라 갑자기 노다지를 잡은 경우. 「로스앤젤리스」의 실업가 이경동씨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날 뜰을 손질하다가 이 석유광맥을 잡아 벼락부자가 된 것인데 석유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따금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국인 많은 「로스앤젤리스」에선 나는 그 잘하는 영어회화 한번도 못해봤다. 그리고 그 흔한 미국음식 한번 못먹었다. 「로스앤젤리스」야 말로 영어 못하는 사람도 살 수 있는 곳이다. 만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 신문에 한국어 방송, 한국음식점, 한국식품점. 식품점에 가면 젓갈, 오징어포등 없는게 없다. 서울서 얼마전 만났던 친구를 만나게 되고 매일같이 교포집에 초대를 받는다. 교포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국사람을 환영하는 뜻으로 빈대떡이며 콩나물, 김치, 찌개등을 대접한다. 나야 서울서 실컷 먹어온 음식이니까 조금도 귀한 진미가 아니다. 한식요리에, 서울서 지겨울 만큼 들어온 이미자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빈대접을 하는데, 그 정성에 싫다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서 놀날놋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섹스」영화가 공공연하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점이다. 나도 교포의 안내로 구경을 했다. 「스크린」에 펼져지는 그 질펀한 「무드」에 나는 배 창자가 당기고 숨결이 차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퇴장해 버렸다. <계속>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딸자랑] 최신해(崔臣海)박사 둘째딸 은경(恩卿)양

    [딸자랑] 최신해(崔臣海)박사 둘째딸 은경(恩卿)양

    청량리 뇌병원 원장 최신해박사(52)와 부인 이혜자(李惠子·46)의 5남매중 둘째딸 은경양(21)은 성격이 조용하면서도 쾌활하고 책임감있는 아가씨. 올해 이화여대 가정대 의류직물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얼굴이 동그스름한데다 눈이 크고 말할때마다 귀여운 웃음을 잊지 않는다. 첫 눈에 어머니 이여사를 빼낸듯 닮은 것을 알수 있다. 164㎝의 큰 키에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 알고보니 대학 산악부 「멤버」로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등을 누볐는가 하면 「스키」와 사냥, 또 최근엔 「골프」까지 배우는등 다채로운 「스포츠」로 몸을 단련해 왔단다. 눈이 많이 내린 해에는 빼놓지 않고 대관령「스키」장을 찾아가 흰 눈속에서 「스피드」를 즐겼고, 사냥철에는 부모님을 따라 전국을 주름잡으며 사냥의 맛을 만끽하곤했다. 낚시 부부로 이름난 최박사 부부는 낚시뿐아니라 모든 취미생활을 함께 즐긴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낚시철은 물론 겨울 사냥「시즌」에는 자녀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즐거운 취미여행을 떠난다. 은경양이 사냥을 해본 것도 이때문. 약 2개월전부터는 집마당에다 조그만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놓고 하루 한두시간씩 틈나는 대로 가족끼리 치고 있다. 비좁은 마당에 간신히 「골프」장 흉내를 내었지만 운동하기에는 손색이 없다는 얘기. 부군 덕택에 낚시 솜씨는 이제 웬만한 남성 낚시꾼들도 「저리 비켜라」할 정도의 「베테랑」 수준에 이른 이여사는 사격 실력도 만만치 않아 날아가는 장끼 몇마리쯤 쏘아 떨어뜨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단다. 은경양의 솜씨도 어머니만은 못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모양. 그래서 최박사댁 응접실 한모퉁이에는 낚시도구를 비롯해서 가족들의 사냥·등산·「골프」장비가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 2층 은경양의 방 한모퉁이에는 자봉틀 한대가 얌전히 놓여있고 방학중인 요즘은 은경양이 자봉틀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블라우스」 「스커트」 「팬털룬」등 은경 자봉틀앞에 앉으면 무슨 옷이나 척척 잘 만든다. 『아이들이 다 할아버지(고 최현배(崔玄培)박사)의 혈통을 이어받은 때문인지 책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요. 책벌레라는 별명을 들을만큼 책에만 매달려 있답니다』 어머니 이여사가 옆에서 거들어 한마디. 은경양은 그동안 세계 문학전집과 세계 저명 인물들의 전기집들을 거의 다 읽었고, 요즘 가장 흥미있게 읽은 책은 『임어당(林語堂) 전집』이라고 알려 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박사가 『아버지 수필집이 제일 재미있다고 얘기하지 않고…』나무라듯 말하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의학박사이면서도 「아마추어」이상의 글 솜씨를 보여주는 최박사는 『심야의 해바라기』를 비롯, 벌써 7권째의 수필집을 펴냈다. 5남매의 자녀들에게는 늘 『생활의 조리(條理)』를 가정교육의 「모토」로 강조해왔다는 최박사의 말. 『특히 은경이는 성격이 조용하고 차분한 것이 장점이라고 하겠죠. 또 그애의 전공인 탓도 있지만 옷 잘 만들고 요리솜씨가 좋아 시집가기에는 아주 안성마춤이에요』라며 크게 웃는다. <란(蘭)> [선데이서울 71년 1월31일호 제4권 4호 통권 제 121호]
  • 시바스리갈 25년산 98년만에 부활

    시바스리갈 25년산 98년만에 부활

    |뉴욕 김균미특파원|“시바스리갈 25년산이 1세기만에 돌아왔습니다.” 세계 2위 위스키 회사인 페르노리카 소속 시바스 브러더스는 2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시바스리갈 25년’ 출시행사를 가졌다. 시바스 브러더스의 마스터 블렌더로 ‘시바스리갈 25’를 탄생시킨 콜린 스콧은 스코틀랜드에서 공수해온 첫번째 병을 개봉하며 최고급 위스키의 출시를 공표했다. 스콧은 “‘시바스리갈 25’가 25년 이상 숙성된 고연산(高年産) 위스키 원액으로만 블렌딩해 오렌지, 복숭아 등 풍부한 과일향과 부드럽고 깊은 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시바스리갈 25는 1909년 당시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첫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었던 ‘오리지널 시바스리갈 25년산 위스키’가 98년만에 부활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시바스리갈 25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30여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오는 11월말부터 시판된다. 미국시장에서 소비자가격(750㎖)은 299달러이며, 면세가격은 225∼235달러이다. 한국에서는 700㎖가 출시될 예정이며, 소비자가격은 800∼900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바스 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 크리스천 포타는 “시바스리갈 25는 최고급 위스키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 [기고] 교내 탄산음료 제한 환영한다/차정섭 국가청소년위원회 정책홍보관리관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달 3일 올해 연말까지 학교내 탄산음료 반입을 금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만으로부터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해 국가청소년위원회가 ‘탄산음료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1년반만에 얻어낸 성과다. 비만 유발 등 탄산음료의 유해성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과제이지만, 청소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3월 국가청소년위가 직접 나서기로 한 바 있다. 당시 전국 225곳의 청소년수련시설을 시작으로 음료용 자동판매기에서 탄산음료를 판매하지 않도록 했고, 청소년단체의 각종 행사에서도 탄산음료를 제공하지 않도록 했다. 얼마 후 시설 임대 잔여기간 등의 문제가 있는 몇몇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설들이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학교내 탄산음료가 문제였다. 당시 전국 160개 중·고교를 표본으로 탄산음료 판매실태를 조사한 결과 서울 및 충북지역을 제외하면, 조사대상 학교의 90.6%인 154개 학교에서 자동판매기를 통해 탄산음료를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울산과 충북 이외의 경우 조사대상 학교의 93.7%인 150개교가 매점에서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시간에 땀을 흠뻑 흘린 학생들이 자판기가 부르는 시원한 탄산음료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국가청소년위는 지난해 3월29일 교육인적자원부에 학교내 자판기 및 매점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제한해 주도록 건의한 바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7년도 학교보건급식 기본방향’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했고 이번에 발표한 ‘학생 건강증진대책’에서 탄산음료를 비만 유발식품으로 규정하고, 전국 모든 학교내에 탄산음료 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는 이번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 아동·청소년들의 비만은 자칫 또 다른 질병을 불러와 성격 장애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 특히 저학년생들의 경우 뚱뚱한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아예 왕따를 당하는 사례도 있다. 분당에 사는 주부 장모씨는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친구들보다 뚱뚱해 놀림을 당한 사실을 알고 평소 좋아하던 탄산음료 근처에도 못 가게 했다.”며 아들과 어머니가 탄산음료를 둘러싸고 싸움 아닌 싸움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던 사연을 전해왔다. 위의 사례에서도 지적했듯 가정에서도 탄산음료가 사라져야 하겠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탄산음료가 있으면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어른들이 마시면서 아이들에게는 건강에 해로우니까 마시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부모 간섭을 벗어난 지역에서 ‘어른들도 마시는데’라며 유혹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탄산음료를 사서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 어른들도 마시지 않도록 아예 눈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면 어떨까? 국가청소년위는 앞으로 학교내에서 탄산음료가 실제 판매되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또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반 시설들도 탄산음료 판매제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3일 개천절에 자녀들과 함께 배낭에 시원한 물을 넣고 산이나 들로 나가 탄산음료를 마실 때 톡 쏘는 맛보다 향긋하고 시원한 자연을 가슴 가득 채우고 오면 어떨까. 차정섭 국가청소년위원회 정책홍보관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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