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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窓] 연리지/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생명의 窓] 연리지/상지종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성소국장

    연리지란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삼남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인적이 드문 으슥한 산기슭에서 두 그루의 연리지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의 연리지로 한 몸을 이루었으니, 정확히 말하자면 네 그루의 나무가 두 그루가 된 셈이다. 두 그루의 나무가 하나는 옆의 나무를 자신의 몸속 깊이 받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 두려움 없이 온전히 자신을 옆의 나무에 맡긴 모습이다. 연리지 나무를 자연스레 화목한 부부나 사랑하는 연인의 상징처럼 받아들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며칠 전 동창 신부와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남도 기행을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어렵게 준비한 여행이었기에,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일상으로 돌아와 지난 며칠 동안의 여정을 더듬어 보니, 많은 이들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나 빼어난 자연경관, 한때의 입맛을 돋우어 주었던 맛집들이 아니라, 누구에게 들킬세라 부끄러운 듯 서로 기대고 선 이 연리지 나무들이 가장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고작 2~3m 떨어져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어떻게 하다 보니 서로 붙은 것이 뭐가 특별할까 생각할 수도 있다. 어차피 자연 안에 신기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한번 뿌리내리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얼마나 서로 그리웠기에 힘겹게 달려가 하나가 되었을까 상상해 보면 애틋함이 절로 느껴진다. 하나가 될 수 없는 현실을 거슬러 하나가 되기 위해 거센 비바람을 뚫고 처절하게 몸부림쳤을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가슴이 아려 온다. 연리지 나무가 왜 나의 마음을 휘어잡았을까. 한갓 나무를 그럴듯하게 인격화한 나의 어설픈 상상력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갈림 없이 하나가 된 이 나무를 부러운 마음으로 묵상해 보면, 오히려 함께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갈기갈기 갈라진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이 더 쓰라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갈라 세우고, 넘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벽을 두르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혼율 1위인 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 같은 경쟁에서 해방되고자, 친구들에게 당하는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인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노동현장에서는 일터에 살아남은 자와 해고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고, 서로 향한 불편한 시선을 강요하고 있다. 사회적 불의에 거세게 맞서는 사람들과 자신의 삶에 얽매여 침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있다. 어디 이뿐이랴. 도대체 누가 더불어 살아야 할 ‘사람 사는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도대체 왜, 무엇을 얻고자 이렇게 사람들을 갈라놓고 아프게 한단 말인가. 하지만 슬픔과 분노에 머물지 않겠다. 참된 치유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 마음에 연리지 나무를 심는다. 갈라진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선의의 사람들이 각자의 마음에 연리지 나무를 키우기를, 그리하여 하나가 되어 살 맛이 나는 세상을 가꾸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소박한 마음으로 희망해 본다.
  • 가인 “어묵신 후 길쭉한 건…”

    가인 “어묵신 후 길쭉한 건…”

    가수 가인이 22일 SBS ‘한밤의 TV연예’에 출연해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서 선정성 논란을 일으킨 ‘어묵신’에 대해 입을 열었다. 가인은 “태국에 촬영을 갔는데 유럽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더라”면서 “흑인들이 나를 좋아한다. 작고 하얘서 그런 것 같다”고 입을 뗐다. 또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옆집 누나 같은 친근함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어묵신에 대해서는 “ 어묵과 마요네즈의 조합은 사실 맛은 없다”면서 “성인식 개그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마음고생도 심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 이후 핫바나 길쭉한 것은 아무 것도 못먹겠더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가인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그래도 씩씩하게 활동하세요. 응원할게요”, “난 뮤직비디오 장면 좋던데 우울하다니…”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Veneto 베네토주 베네토의 행복학 실습 언젠가 들은 ‘행복론’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다. ‘기대했던 것을 보여주면 만족하지만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때 행복해진다’고. 그런 의미에서 파도바Padova와 트레비조Trevizo는 행복을 준 도시였다. 이 도시의 모든 것은 의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오리엔테이션이람?’ 그런 마음으로 스크로베니 예배당Scrovegni Chapel로 달려갔다. 관람 전에 반드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일은 ‘알고 보라’는 뜻 외에도 그 시간 동안 관람자들의 체온이나 배출하는 땀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이 이토록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은 조토Giotto di Bondone·1266년(추정)~1337년의 프레스코화(1303~1305년)였다. 사람들을 꾸벅꾸벅 졸게 했던 동영상과 달리 눈앞에 펼쳐진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 최후의 심판 등은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입체적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고, 그 기쁨, 절망, 고통, 환희는 성서 속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관람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조토의 화풍은 동시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파두아와 근교 도시에서는 지오토 스타일의 프레스코화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전날부터 여전한 비를 뚫고 팔라조 보Palazzo Bo에 들어섰을 때도 ‘웬 대학이람?’ 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이런 투덜거림은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고最古, 1594년의 해부실과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학대학부속 식물원 앞에서는 가당치 않은 것이었다. 파두아 대학은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전세계적으로는 볼로냐, 파리 다음으로 3번째) 대학이다. 교황의 영향력이 컸던 볼로냐에 비해 파도바는 학문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위기였고, 학생들은 단테,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의 실력 있는 선생들을 모셔서 직접 수강료를 지불했다. 회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세계 여러 도시와 가문의 문장은 당시 이 대학으로 유학을 왔던 명문가의 자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증명한다. 선생들의 열정도 대단하여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실습용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실습실은 원형의 나무 난간들이 촘촘하게 둘러쳐진 형태였다. 참관 중에 기절하는 사람의 추락을 막기 위한 것. 악취를 배출하기 위한 창문이 필수였고, 그나마 겨울 동안에만 가능했다. 해부학의 발달 덕택인지 모르지만 유럽의 대성당은 성인들의 유해를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 파도바 성안토니오 대성당에는 안토니오 성인의 성대와 혀, 아래턱이 보존되어 있다. 자녀를 위한 수호성인이기도 한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적의 증표들도 남아 있어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계속 비가 내렸지만 트레비조Treviso의 비오는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잔잔히 물결치던 운하와 세차게 돌아가던 물레방아 때문인 것 같다. 중세의 수채화 같은 도시 풍경은 실레강으로부터 뻗어 나온 브라넬리 운하로 인해 마치 작은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운하 주변의 집들은 창가에 꽃을 내놓거나 석상 등을 진열해 놓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회랑을 지나고 또 로마시대 그대로인 듯한 골목들을 걷다가 도착한 곳은 신전을 연상케 하는 두오모였다. 티치아노의 ‘성모 수태고지’와 지롤라모 다 트레비조의 ‘꽃의 성모’ 등이 증명하듯 트레비조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을 품고 있었다. 트레비조의 프레스코화에 최초로 안경을 쓴 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이유로 지금도 트레비조의 안경이 유명하다는 소소한 사실들이 트레비조의 작은 상점 하나하나를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시뇨리 광장 근처의 베네통 매장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크다고 느꼈다면, 그건 이 도시가 베네통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쇼핑을 간 사이 노천카페에 앉아 트레비조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발포성 와인인 프레스코를 한잔 마셨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베네토 지방의 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행복감이 잔 속의 공기방울처럼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그런 행복이었다. ▶travie info 카페 페드로키 1831년에 문을 연 카페 페드로키Caffe Pedrocchi 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하는 청년 운동이 시작되었던 역사적인 장소다. 건축가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녹색, 빨강, 백색의 소파천 색으로 구별되는 3개의 홀로 이뤄져 있다. 그중 가운데 홀이 카페고 그린홀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내어 주던 곳이었다. 대표 메뉴인 페드로키 커피는 에스프레소 위에 차가운 민트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으로 색다른 맛이다. 주소 Via VIII Febbraio, 15-Padova 문의 +39 049 8781231 www.caffepedrocchi.it트레비조의 베네통 본사 트레비조는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거리의 작은 상점들조차 예사롭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브랜드는 역시 베네통이다. 트레비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네통은 톡특한 컬러감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주얼 브랜드가 됐다. 루치아노 베네통이 아직도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는 베네통 본사 건물은 작고 아름다운 정원을 끼고 있었다. 주소 Via Villa Minelli, 1 31050 Ponzano Veneto Treviso 문의 +39 0422 519111 www.benettongroup.com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Ethiopia 커피보다 깊고 진한 이야기 ④아디스아바바, 에티오피아 커피

    Addis Ababa 아디스아바바 활기찬 공중도시, 꽃으로 피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여행 목적지로 찾는 이들이 있을까? 지금의 수도는 20세기에 이르러 정치, 외교적인 목적 아래 기획적으로 수도로 지정된 만큼 문화유적이나 볼거리는 많지 않다. 국제공항이 있으니, 여행객들은 지방으로 오가는 길에 하루이틀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꽃’이라는 뜻의 이름과 달리 먼지 많고 어수선한 도시이긴 하지만 ‘수도이기에’ 둘러볼 만한 장소들이 몇 군데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이유인즉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루시Lucy’의 뼛조각이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까닭이다. 그 흔적을 아디스아바바 국립대학교 내에 있는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에서 찾을 수 있다. 최초의 직립보행 유인원인 루시(학명: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발견 당시 고고학자들이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를 듣고 있었다 하여 이름지어졌다. 이후 ‘슬기로운 사람’을 뜻하는 호모사피엔스 ‘이달투Idaltu’의 화석이 발견된 것도 에티오피아에서였다. 이 두 개의 화석은 에티오피아인들이 인류의 기원지로서 자신들의 영토에 더욱 강한 자부심을 갖게 했음은 물론이다. 전통시장 ‘마르케토Marketo’와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엔토토산Mt.Entoto’도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마르케토는 다른 아프리카 도시의 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은 장식품이나 수공예품을 저렴한 값에 구매할 수 있다. 가장 활기찬 시장 풍경을 보려면 토요일에 들르는 게 좋지만 소매치기에 유의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우리나라와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약 6,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까닭이다. 물론 미국이 아디스아바바에 공항을 건설해 주는 거래가 있었다지만 100여 명이 목숨을 잃어가며 함께 싸워 준 은공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아디스아바바에 한국전쟁 기념탑을 세웠고 에티오피아의 질병 퇴치와 가난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조하고 있다. Ethiopian Coffee 에티오피아 커피 소중한 사람과 나누는 ‘성스러운 한모금’ 에티오피아에 기원하고 있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라 그들이 매일 못 마시면 손이 떨리도록 중독이 되어 버린 음료, 커피도 있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금의 짐마Jimma 지역, 옛 지명 ‘카파Kaffa’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하다. 어쨌든 커피라는 용어 자체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기원후 6~7세기, 어린 목동 칼디Kaldi는 자신이 기르는 염소들이 흥분하며 날뛰는 모습을 보았고, 이후 며칠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칼디도 그 열매를 따먹어 보고는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했고, 이를 수도원에 알린 뒤 각성제로서 커피가 보급됐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의 원산지를 따져가며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르 등 에티오피아 커피는 고급종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수백만 개의 커피농장이 운영 중인데, 그 독특한 향과 풍미는 절대적으로 에티오피아의 토질에 기인한다고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귀중한 손님이나 친구들을 위해 진행하는 ‘커피 세레모니’는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다. 세레모니는 약 30분간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커피를 대접받는 매너도 중요하다. 생두를 프라이팬에 올려 숯불에 볶은 뒤에는 프라이팬을 손님들에게 가져가 커피의 향을 맡게 해준다. 이후 볶은 커피를 절구에 넣어 빻고, 주전자에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낸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한잔의 양만큼 유리잔에 담아 건넨 뒤, 팝콘을 간식으로 함께 먹는 게 세레모니의 완성이다. 아디스아바바 외곽,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베델Bethel’이라는 미망인촌에서 처음으로 맛본 커피는 한번도 경험 못한 맛과 향으로 오감을 적셨다. 여정 중 맛본 수십 잔의 커피들은 당연히 그에 못 미쳤는데, 이는 커피 세레모니와 함께 전해진 정성과 호의가 그만큼 따뜻했고 진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 02-790-9766, 에티오피아항공 02-733-0325 ▶travie info 토모카Tomoka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1920년대 이탈리아 카페 분위기의 커피숍으로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해 있다. 하라르, 예가체프, 시다모 등의 종을 섞어서 판매하는데 하라르의 배율이 높은 편이다. 에스프레소 한잔 가격은 약 400원, 원두는 한 봉지(250g)에 약 3,000원 수준이다. 토모카 커피의 대부분은 최대 수입국인 스웨덴을 포함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www.tomocacoffee.com ”에티오피아인들의 남다른 민족적 자부심은 독립을 지킨 정통성, 기독교 문화, 찬란했던 고대 문명 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기원에까지 맞닿아 있다.” travel info ethiopia [Ethiopian Food] 인제라Injera 말려 있을 때는 롤케이크, 펼치면 팬케이크와 흡사한 빵으로 그 무난한 겉모습과 달리 지독한 신 맛을 품고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의 주식으로, 테프라는 에티오피아 토착 작물과 옥수수가루, 밀가루 등을 섞어서 만든 반죽을 사나흘간 발효시킨 뒤, 구워서 먹는다. 보통 접시에 넓게 펼쳐서 와트Wat라 불리는 매콤하게 볶은 양고기, 쇠고기와 야채 스튜를 곁들여 먹는다. 여행객들은 처음 인제라에 거북함을 느끼다가도 며칠 먹다 보면 나중에는 그 맛에 중독된다. 인제라와 함께 에티오피아인들이 즐겨 먹는 덜 익힌 쇠고기에 고추가루, 버터를 버무린 키트포Kitefo는 좀처럼 이방인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은 식당에서는 대부분 고기를 바짝 익혀 준다. 한편,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Restaurant] 요드 아비시냐Yod Abyssinia 아디스아바바의 대표적인 관광식당으로 전통공연과 함께 인제라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기반으로 한 에티오피아 전통 음악과 공연을 보면서 전통 술인 테쯔Tej를 맛볼 수도 있다. 테쯔는 꿀이 곁들여진 에티오피아식 와인이다. www.yodethiopia.com 탑뷰Top View 19세기 말부터 수십년간 에티오피아를 넘본 이탈리아의 영향으로 파스타가 널리 전파되어 있다.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탑뷰 레스토랑은 아디스아바바에서도 최고급 이탈리아 식당이다. 파스타 가격은 약 5,000원 수준으로 에티오피아에서는 비싼 편이며, 맛은 다소 밋밋하다. [Hotel] 아디스아바바┃데브레 다모Debre Damo 4성급 호텔 ‘데브레 다모’는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공항이나 시내가 모두 가깝고, 최신 시설을 도입해 아디스아바바의 다른 4성급 호텔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체 객실은 102실로, 부엌이 달린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8실이며, 옥상에는 라운지 개념의 스카이바도 운영된다. 체크인 시 5분 이상을 기다리면 투숙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www.debredamohotel.com 쉐라톤 아디스Sheraton Addis 에티오피아에 있는 호텔 중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힐튼, 래디슨블루 등의 체인호텔들도 있지만 규모나 시설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널찍한 수영장과 키즈클럽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여행객이 머물기에 좋다. 실내에서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클럽도 있다. 가격은 1박에 약 3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www.sheratonaddis.com 바하르다르┃쿠리프투리조트앤스파Kuriftu resort & spa 휴양지인 타나호수변에 위치한 스파 리조트로,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기 위한 모든 요건이 갖춰져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미술품이 걸려 있는 널찍한 객실, 태닝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산책 코스, 마사지와 네일 캐어 서비스까지 동남아와 지중해의 럭셔리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www.kurifturesortspa.com 곤다르┃고하호텔Goha Hotel 일부 편의시설이 곤다르 ‘최고급’ 호텔이라는 명성에 못 미치지만 전망과 이색적인 객실 디자인이 모든 걸 상쇄한다.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산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일몰 풍경이 장관이다. 객실 내부는 화강암 벽에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을 살린 장식이 인상적이다. www.gohahotel.com 랄리벨라┃탑트웰브호텔Top Twelve Hotel 유럽 여행객이 많은 랄리벨라에는 수준급 호텔이 많다. 최근 개장한 탑트웰브호텔은 얼핏 사막처럼 보이는 랄리벨라 산의 호쾌한 전경이 내려다보이며, 가죽으로 만든 가구들과 천사 얼굴이 새겨진 침구류가 독특하다. 음식도 훌륭하다. 호텔 주인은 첫 손님이 한국인이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www.toptwelvehotel.com [에티오피아항공Ethiopian airlines] 한국 상륙 앞둔 아프리카의 날개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는 많지만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에티오피아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항공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배낭여행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약 5배로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에티오피아가 경제적으로 후진국이다 보니, 항공사에 대한 편견도 많지만 에티오피아항공은 1946년에 설립됐으며,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62개의 국제선, 16개 국내선을 운항 중이며, 최신기종인 ‘드림라이너(B787)’ 6기를 포함해 총 59기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파일럿, 승무원 및 항공 정비 교육 시스템도 운영 중에 있으며, 2011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가입된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의 정식 회원사가 됐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에티오피아항공이 오는 6월부터 한국에 취항한다는 소식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아디스아바바를 출발해 홍콩을 경유한 뒤, 서울로 들어오는 새로운 항공 노선을 개설한다.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아프리카 목적지로 가는 여행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올해 수교 50주년으로 에티오피아항공이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가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언어 공용어는 암하라어이며, 영어가 비교적 잘 통하는 편이다. 전기 전압은 한국과 같은 220V이지만 소켓 모양이 다른 곳도 있어 멀티어댑터를 챙기는 게 좋다. 화폐 비르Birr를 사용하며, 18비르가 약 1US달러에 해당한다. 비자 도착 비자도 있지만, 출발 전 주한에티오피아대사관을 통해 사전 발급을 받는 게 좋다. 비용은 20달러이며, 발급에는 3~4일이 소요된다. 날씨 아디스아바바를 기준으로, 연중 기온이 15~25도 사이로 온화한 편이다. 북회귀선에 속해 있지만 고도가 높은 탓이다. 4~5월이 소우기, 6~9월은 대우기로 비가 집중된다. 예방주사 에티오피아에 입국하려면 반드시 입국 전,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확인증을 여권과 함께 지참해야만 한다.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은 필수는 아니지만 권장사항이다. 기부 혹은 적선 에티오피아에서는 여행객이 가는 곳마다 어린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스스럼 없이 다가온다. 돈이나 볼펜, 초콜릿 따위를 달라고 하는데 그 자리에서 현금 몇 푼 건네는 것은 그들을 돕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차라리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한 자선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법이 낫다. 옷가지나 볼펜, 초콜릿, 사탕 등을 넉넉히 챙겨가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것은 괜찮다.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③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Emilia Romagna 에밀리아 로마냐주 우아한 유네스코 도시들 이탈리아처럼 많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가진 나라는 없다. 그래서 그 타이틀마저 식상할 때가 있지만 막상 그 중요한 인류의 유산 앞에 서면 스스로가 얼마나 행운아인지를 알게 된다. 페라리보다 멋진 페라라에서, 손톱만한 유리조각들에 존경심을 품게 되었던 라벤나에서, 나는 무척 행운아였다. Unesco City 1 이상적인 르네상스 도시 페라라 Ferrara 포 강변에 자리한 페라라는 15~16세기에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던 에스테 공국의 보금자리로, 예술가들에 대한 활발한 후원으로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 번성한 곳이다. 도시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를 느낀 에스테 가문의 헤르쿨레스는 1492년 비아지오 로세티Biagio Rossetti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유럽 최초의 근대 도시’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500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 1995년 페라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도시계획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구불구불 휘어진 골목이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는 중심지구와 북쪽의 확장된 주거지역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도시의 삶을 유통하고 있었다. 헤르쿨레안 에디션Herculean Addition으로 불리는 확장된 주거지역에서 로세티가 세운 랜드마크는 디아만티궁Palazzo dei Diamanti은 벽면이 8,000개가 넘는 피라미드 모양의 대리석 포석으로 이뤄져 일명 다이아몬드궁으로도 불린다. 당시 유럽의 부자들이 이주하여 살기 시작했던 이 주변은 지금도 모두 부유한 주택지구다. 넓은 해자 때문에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에스텐성Castello Estense은 1385년부터 200년간 개축이 계속된 도시의 상징이었다.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는 이 성은 원래 도시의 북쪽을 수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에스테 가문이 주거지를 이 성으로 옮기면서는 민중의 발란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어둡고 습한 지하 감옥이 아직도 남아있다. 거친 외관에 비해 내부는 점점 귀족의 화려한 생활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갔다. 회랑을 세우고 대리석 발코니, 정원을 만들었다. 부속 건물에는 놀이와 유희를 테마로 한 카밀로 필리피의 프레스코화가 귀족의 호사스런 취미를 보여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산 조지오 페라라 대성당 앞에는 상인들과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빈틈이 없었다. 아랫부분의 로마네스크 양식과 윗부분의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대성당의 파사드만 겨우 볼 수 있었다. 도시 중심과 확장된 주거 지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가장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자전거 여행이다. 페라라는 인구당 자전거 보유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도 유명하다. 평평한 지형 덕분이기도 하고, 자동차보다는 자전거가 더 편리한 도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자전거를 타고 9km 성벽 외곽을 따라 도시를 한 바퀴 도는 것이 페라라 사람들의 자전거 산책이다. 성 둘레에 커다란 나무를 심고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Unesco City 2 살아있는 모자이크 라벤나Ravenna 라벤나의 전성기는 페라라보다 1,000여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간다. 5세기부터 8세기 사이에 3번이나 수도(서로마 제국, 동고트, 비잔틴 제국)의 지휘를 누렸던 도시다. 그 영광의 흔적이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남아 있고 그중에서 2개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초기 기독교시대의 보물로 꼽히는 바실리카 산 비탈레Basilica of San Vitale의 내부도 모자이크로 라벤나를 다시 탈환한 동로마 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안과 그의 부인 테오도라가 그려져 있다. 빛이 바래지 않은 모자이크화 속에서 황제와 여왕은 여전히 화려했고 여자들의 컬러풀한 의상도 그대로였다. 빛이 잘 드는 날이면 더욱더 찬란하게 빛난다고 했다. 이 세계문화유산에 영감을 받은 샤넬의 디자이너는 라벤나 스타일의 쥬얼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갈라 플라치디아의 원형무덤Mauseleum of Galla Placidia을 설명하는 한 단어는 보석상자다. 평범하고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 내부와 달리 어두운 내부에는 찬란한 보석처럼 알알히 생생한 모자이크 그림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금박 위에 반짝이는 유리들은 때론 별이고, 때론 꽃이고, 때론 사람이 된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라벤나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이곳의 모자이크를 보고 ‘나이트 & 데이’라는 곳을 작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비잔틴 시대의 황실 판사들의 초상화를 비롯해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알 수 있는 모자이크들이 천장 전체를 덮고 있다. 물론 바닥도 돌 카펫, 즉 모자이크로 덮여 있었다. 라벤나 사람들이 가지는 모자이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일주일 동안 40시간을 수료하면 되는 모자이크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골목어귀마다 붙어 있는 도로명 표지판을 모두 모자이크로 바꾸는 작업은 안나 피에타씨Anna Fietta의 지휘아래 이루어졌다. 그녀의 공방 겸 숍에서는 다양한 모자이크 작품과 재료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라벤나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자부심은 중세 최고의 서사시인 <신곡>의 저자, 단테Dante Alighieri, 1265~1321다. 정치적인 이유로 고향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19년 동안 망명 생활을 했던 그는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죽은 후에야 베네치아는 유골을 되찾으려 했지만 라벤나는 유골을 빼돌려 가면서 지켜냈다. ▶travie info 꼬는 것이 실력, 빠네 페라라레제 맛에 대한 선입견을 줄 수 있으므로 이 빵의 모양을 다른 동물이나 곤충에 비교하는 일은 삼가겠다. 사진에서 보이는 대로 사지가 꼬인 빵이다. 제빵사가 실력을 한껏 뽐내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 빵은 1536년부터 귀족의 만찬 테이블에 오르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빵’이라는 찬사를(이탈리아 사람들에게) 듣고 있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페라라 빵을 위해서는 이 지역의 물과 밀가루뿐 아니라 습도마저 필수라고 하니 본토에서만 그 맛을 느낄 수 있나 보다. 맛있는 빠네 페라라레제를 기본빵으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겸 식료품점 쿠시나 부테가Cusina Butega는 그릇의 소리만 듣고도 금이 간 것을 알아차리는 숙련된 종업원들만큼이나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에밀리야 로마냐 음식을 제공한다. Cusina Butega | 주소 Corso Porta Reno 26/28 Ferrara 문의 +39 0532 209174 www.cusinaebutega.com 이탈리안의 점심식사, 피아디나 이탈리안의 일상적인 점심메뉴가 된 피아디나Piadina는 라벤나의 자랑이기도 하다. 얇고 평평한 밀가루 빵 위에 재료를 넣고 말아먹는 피아디아는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샌드위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라벤나의 카페 까데뱅Ca’ de’ Ven에서 맛본 ‘원조’ 피아디나는 샌드위치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맛있는 빵이었다. 밀가루에 라드돼지기름를 듬뿍 넣어 만든 반죽을 팬에 구워 만들기 때문에 적당히 기름지면서도 쫄깃했다. 라벤나 관광청 사람들이 선택한 이 레스토랑은 15세기에 세워진 유서 깊은 건물에 어울리는 앤티크 선반과 서가, 에밀리아 로마냐 지역의 엄선된 와인 등으로 이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품위 있게 보여주는 곳이다. Ca’ de’ Ven | 주소 Via Corrado Ricci, 24-48100 Ravenna 문의 +39 0544 30163 www.cadeven.it ● 이탈리안 식탁의 기본 너무 흔해서 쉽게 먹는 김치가 사실은 상당한 정성의 산물이듯, 흔하게 먹었던 파스타가 사실은 상당한 인내심의 산물이었고, 빵이나 찍어 먹던 발사믹 식초에도 명품이 따로 있었다. 커피에도 역사가 있고, 치즈는 시간의 산물이다. 알고 먹으니 다른 맛. 더 진하고 고소하고 감사한 맛! Boun Giorno! Torino Caffe 토리노의 아침,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이 많은 격자형 도시의 골목을 기웃거리다 110년 전부터 산 카를로 광장 귀퉁이에 자리잡은 카페 토리노에 들어갔다. 마롱 글라세Maron Glaces·설탕시럽을 입힌 밤와 잔두이야Ganduia·헤이즐넛초콜릿의 먹음직한 모양새에 넋을 잃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천장 모서리에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다. “a little too much is just enough for me.조금 넘치는 것이 내게는 충분한 것이다.” 그 순간 내게 든 생각은 ‘커피 한잔을 더 마셔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결핍보다는 약간의 과잉을 ‘충분’의 기준으로 삼아 보자! 단테의 희곡에 나온다는 이 문장을 나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위한 계시로 받아들였다. 한결 죄책감 없는 마음으로 두 번째 커피를 위해 라바짜 카페Lavazza cafe 1호점을 찾아갔다. 110여 년 전 토리노에서 시작된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커피 광고로 유명한 커피 브랜드답게 내부의 인테리어도 강렬했다. 그러나 그 현란함 속에서도 이탈리아 할머니들은 색 바랜 느낌이 아니었다. 토리노의 명물 커피라는 비체린Bicerin(에스프레소, 초콜릿, 뜨거운 우유거품을 층층이 섞은 커피)을 영접할 기회는 없었지만 충분히 족한 마음이 들었다. 내 노년의 어느 날, 아침 9시의 풍경이 저러하길. 그것은 카페인보다 진한 각성이었다. Caffe Torino | 주소 Piazza San Carlo 204 10100 Torino 문의 +39 011-5451118 슬로시티, 슬로치즈 브라 소믈리에도 만났고 바리스타도 만나 봤지만, 치즈감별사는 처음 만났다. 그 장소는 브라Bra였다. 이 도시를 설명하는 두 단어는 ‘슬로푸드’와 ‘슬로시티’다. 패스트푸드에 대항하여 일어나기 시작한 슬로푸드 운동의 세계연맹(1989년 결성) 본부가 브라에 설치됐다. 그리고 슬로푸드 운동의 연장선에서 브라는 슬로시티 1호(1999년)로 지정됐다. 대표적인 슬로푸드 치즈. 브라는 2년에 한 번씩 세계치즈축제가 개회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도시에서 1920년부터 3대째 치즈 숙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지오리토Gilolto 가문의 피렌조Fiorenzo씨(사진 왼쪽)도 매번 이 축제에 참가해 엄성된 브라치즈를 내놓는다. 이 지역의 200여 가구가 생산하는 치즈를 감별하고, 특별한 치즈로 숙성해 내는 것이 그의 일. 서늘한 지하 저장고는 치즈 특유의 콤콤한 냄새가 진동했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숙성시킨 치즈를 두로Duro라고 하고 1년 이상 주기적으로 올리브 오일을 덧발라가며 숙성시키는데 지오리토에서는 보통 3년 정도 숙성시킨 치즈를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어떤 치즈들은 홍어로 치면 흑산도보다 진하다는 나주 홍어쯤 되는데, 그럴수록 마니아들은 더 환장하게 마련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오리토만의 독창적인 치즈는 브라취크braciuk였다. 질 좋은 치즈를 네비올로Nebbiolo, 바르베라Barbera 등 피에몬테 지역 품종의 포도껍질에 파묻어 적어도 3개월 이상 숙성시킨, 말하자면 ‘취한’ 치즈다. 그래서 이름도 취한drunken을 뜻하는 지역 방언인 ‘취크ciuk’다. 와인 향기와 함께 톡 쏘는 듯한 맛은 지금도 입 안에서 맴돈다. 피오렌조 지오리토Fiorenzo Giolito | 주소 Via Monte Grappa, 6-12042-Bra(CN) 문의 +39 0172 412920 www.giolitocheese.it 내가 만든 파스타 볼로냐 요리학교 ‘요리의 수도’라고도 불리는 볼로네제를 대표하는 메뉴는 미트소스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볼로네제 소스 파스타’다. 소스의 비법까지야 배울 틈이 없었지만 파스타를 만들어 볼 기회는 있었다. 수많은 파스타 종류 중 도전할 종목은 토르텔리니Tortellini였다. 밀가루와 계란 30개만으로 치댄 반죽으로 피를 만들고 속을 채운 이 파스타는 그 생김새 때문에 비너스의 배꼽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손가락의 한마디만큼 작은 토르텔리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렵다기보다는 흥미를 잃기 쉬운 노동집약적 요리였다. 체험자들의 얼굴에 지겨운 기색이 비치자 곧 응용코스로 대형 토르텔리니 만들기가 시작됐다. 같은 요령이지만 물만두만큼 사이즈가 커지자 다시 속도가 붙었고 그만큼 식욕도 빠르게 상승했다. 체험을 끝내고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푸는 동안 드디어 고기 육수에 끊여 낸 토르텔리니가 냄비째 나왔다. 3가지 이상의 파스타 요리가 나온다는 말에 양을 조절하려 했으나 자제하기 어려울 만큼 토르텔리니는 맛있었다. 볼로냐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교실이자 레스토랑인 베키아Vecchia Scuola의 성공은 알레산드라 Alessandra Spisni씨의 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파스타 실습을 책임지는 유쾌한 남자, 알렉산드로씨(사진)는 그녀의 동생이다. 전문가 코스부터 일주일 코스, 점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Vecchia Scuola Bolognese | 주소 via Galliera 11 40121 Bologna Italy 문의 +39 0516491576 www.lavecchiascuola.com 회장님의 식초 모데나 발사믹 모데나의 식초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 세상 모든 식초는 인스턴트다. 포도 외에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 전통방식의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과정은 순전히 시간의 응축이기 때문이다. 10월에 수확하여 깨끗하게 씻은 포도를 으깬 후 만 하루 동안 푹 끊여낸 포도액은 저장고로 옮겨서 배럴에 담긴다.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는 5~8개의 배럴들은 ‘가족’이라고 불린다. 그런 가족들이 한 서른 세트쯤 될까. 그리 넓지 않은 2층 저장고는 서늘하면서도 시큼한 공기로 채워져 있었다. 18세기부터 가족을 위해 만들기 시작한 식초는 이제 가문의 중요한 사업이 되었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초라고 해도 사용하는 저장통의 목재가 다르기 때문에 맛도 모두 다르다. 구멍이 뚫린 배럴에서 증발하고 숙성되면서 응축된 발사믹 식초가 한 단계씩 작은 통으로 옮겨지면서 증발을 계속하여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수백년이다. 포도 원액들이 섞이므로 사실 아무도 그 정확한 연도를 알 수는 없다. 모 호텔 홍보담당자의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모데나의 식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그룹의 회장님이 먹는 식초다. 그러나 아무리 재벌이라고 해도 욕심껏 모데나의 식초를 구매할 수는 없다. 18세기부터 시작된 이 마을의 식초 담그기는 소규모의 가내 수공업으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서도 연간 생산량은 500~600병 정도라고 했다. 시간이라는 것에 맛이 있다면 모데나의 발사믹 식초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시고, 달고, 진한 감칠맛. 마지막 몇 방울만 떨어뜨려도 샐러드를, 빵을, 치즈를 완전 다른 요리로 만드는 신의 한수 같은 맛 말이다. 품질인증(P.D.D)을 받은 모데나 전통 발사믹 식초의 가격은 100ml들이 한 병에 12년산 40유로, 25년산은 70유로다. 다른 식초와 비교하자면 고가지만, 그 오랜 시간으로 나누어 생각하자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진다. www.balsamico.it ●이방인처럼 쇼핑하고 이탈리안처럼 먹어라 할인과 세금 환급이라는 ‘이방인 쇼핑 특권’을 꼭 누려야 할 나라는 말할 것도 없이 이탈리아다. 아무래도 홈그라운드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품목도 다양하고 사이즈 선택의 폭도 넓다. 디자이너 아웃렛 맥아더글렌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곳도 이탈리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살바토레 페라가모(피렌체), 프라다(밀라노), 불가리(로마), 돌체앤가바나(밀라노), 질샌더(밀라노), 베네통(트레비조) 등은 부연이 필요없는 브랜드다. 여행가방으로 유명한 브릭스(올지아테 코마스코), 여성 핸드백으로 유명한 코치넬리coccinelle(파르마), 남성복 브리오니(펜네)와 투스카니 스타일 패션 브랜드 고뗄리Gotelli(세라발레)는 이탈리아에서 꼭 노려야 하는 쇼핑리스트다. 의류와 보석뿐 아니라 향수, 화장품, 스포츠용품, 가정용품 브랜드들도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동일 매장에서 154.94유로 이상을 지출하면 구입 금액에서 최대 15%를 다시 환급까지 받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누려야 할 또 하나의 특권은 음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방인처럼 말고 이탈리안처럼 먹기를 권한다. 버거킹을 대신해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도 그리 비싸지 않고, 와인 한잔을 곁들이는 것도 이탈리아이기에 꼭 누려야 할 호사다. 노벤타 디 피아베 Noventa di Piave Designer Outlet 펜디Fendi, 아르마니Armani 등의 제품이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된다는 소문이 있는 곳으로 뉴욕의 패션 블로거들, 베니스 비엔날레의 작가들이 놓치지 않는 매장이다. 베니스에서 30분, 파도바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여름마다 음악 페스티벌 등의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주소 Via Marco Polo 1 30020 Noventa di Piave 문의 +39 0421 5741 찾아가기 베니스 트론체토 광장 앞에서 매일 오전 10시에 셔틀버스(왕복 15유로)가 출발한다. 산 도나 디 피아베San Dona di Piave에서도 왕복 버스를 운행한다.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웃렛 Serravalle Designer Outlet 이탈리아 북동쪽 리구리아 해안 지역의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이 쇼핑몰은 이탈리안의 감성을 잘 전달하는 쇼핑 공간이다. 유일하게 불가리가 입점해 있다는 점에서 불가리 마니아에게는 필수방문지로 꼽히는 곳. 베네통 매장의 규모도 크다. 밀라노에서 1시간, 제노바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소 Via Della Moda,1-15069 Serravalle Scrivia 문의 +39 0143 609000 www.mcarthurglen.it ●두 개의 시간이 만나다 일주일 동안 이탈리아 북부를 누볐다. 지도를 펼쳐 놓고 헤아려 보니 피에몬테, 베네토, 에밀리아 로마냐의 3개 주에 걸쳐 있는 11개의 도시와 마을이었다. 도시의 중심에서 중심부로, 재빠르게 우리를 이동시켜 준 이탈리아 열차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한 덕택이다. 직접 타본 이딸로에는 두 가지 속도가 존재하고 있었다. 페라리를 닮았다는 명품 초고속 열차의 경쾌한 속도감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면, 그로 인해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풍경을 즐기거나 맥주를 마시는 것이 기차 안의 풍경이다. 마치 빠르게 달리는 기차가 외부의 시간을 흡수하여 내부로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닌가 싶은, SF적 상상을 해보게 된다. 창밖을 보며 이런 공상을 펼치는 것도 기차 여행이 주는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 정도로 미래적이어서 그런지 이딸로의 경쟁 상대는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다. 물론 종목은 속도가 아니라 서비스 경쟁이다. ‘격의 없는 매너’로 유명한 유럽 항공사 승무원이 아니라 상냥하고 또 예쁘기도 한 우리나라의 승무원이 연상되는, 그런 친절함을 위해 철저하게 서비스 교육을 한 덕택이다. 영어구사 능력도 모두 수준급이다. 그들의 서비스를 듬뿍 받을 수 있는 곳이 ‘까사 이딸로Casa Italo’다. 이딸로 전용 대기실이자 안내데스크 겸 예약센터인 이곳은 이딸로 특유의 컬러인 벨벳 레드와 실버가 어우러지는 우주적인 공간이다. 심플한 픽토그램과 벽면에 내장된 키오스크 들은 디자인, 성능,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초고속 열차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진보적인 이딸로의 노력이 시각화된 결과물이다. <월페이퍼>가 주관한 2013년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생활 향상’부분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피에라 피지Piera Pizi 밀라노역 스페셜리스트 “여기 있는 서비스 직원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밀라노에 있는 2개의 역을 오가면서 총괄업무를 담당했는데 좋은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예전에 호텔에서 일했었는데 이딸로의 서비스는 호텔에 못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의 경쟁 상태는 항공사 승무의 수준의 친절과 서비스죠. 하지만 요금은 무척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시장 조사를 통해서 더 많은 승객들이 이딸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거든요. 참! 이딸로 열차에서 제공되는 슬로푸드 스낵도 잊지 말고 맛보세요.” ●mini interview 찾아가기 밀라노(오전 10시, 오후 1시30분)와 토리노(오전 9시)에서 세라발레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 [공지] 서울신문 나우뉴스에서 통신원을 모집합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에서 통신원 및 칼럼리스트를 아래와 같이 모집합니다. 활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지원 바랍니다. ■ 채용인원 : 0명 ■ 담당업무 및 분야 : 웹툰 연재 / 동물 사진 및 기사 연재 / 맛 칼럼 연재 / 자동차 칼럼 연재/ 해외토픽 기사작성(국내 및 해외 현지 거주자) 외  ■ 전형방법 : 샘플 기사 혹은 블로그 등 게재 자료로 평가 ■ 서류접수 및 문의 : e메일 접수 (nownews@seoul.co.kr) ■ 제출서류 : 간단한 이력서 (주소 및 연락처 꼭 병기) * 기사에 대해서는 원고료를 지급합니다.
  •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WSJ 1면에 송일국 모델 막걸리 광고

    미국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면에 ‘막걸리’ 광고가 실렸다. 21일자에 실린 이 광고는 하얀 한복을 입은 배우 송일국이 막걸리 한 사발을 두 손으로 공손히 권하는 사진에 ‘MAKGEOLLI?’(막걸리)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목 아래에는 ‘막걸리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술이며, 쌀로 만들어져 몸에 좋고 특히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이 난다. 가까운 코리아타운에서 한번 즐겨보세요’라는 영어 설명이 붙었다. 이 광고는 ‘한국 홍보 전문가’로 나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획하고, 송일국이 모델료를 재능기부해 만들었다. 광고 비용은 서 교수와 송씨를 비롯해 국내 네티즌의 모금 운동으로 조성됐다. 일본, 홍콩 등지의 ‘송일국 팬클럽’ 외국인 회원들도 힘을 모았다. 서 교수는 광고 게재 배경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막걸리를 친숙하게 소개하고 한복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막걸리 영상광고를 올렸다. 올해 초부터는 MBC TV ‘무한도전’팀과 함께 제작한 비빔밥 영상광고를 세계 주요 도시 메인 전광판에 올리는 ‘비빔밥 월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젖소인 줄 아나” TV진행자가 방송중 모유 먹어 ‘쇼킹’

    “젖소인 줄 아나” TV진행자가 방송중 모유 먹어 ‘쇼킹’

    네덜란드 유명 코미디언이 방송 중 여성의 가슴에 입을 대고 모유를 먹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21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들은 네덜란드 토크쇼 진행자 폴 드 레이우가 지난 12일 방송에서 돌발행동을 저질러 화제가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모유 기증단체의 한 여성 회원의 가슴에 입을 댔다. 회원이 레이우가 “맛이 어떻냐. 맛있고 달콤한가”라고 묻자 방송 중 가슴을 드러내고 직접 짠 모유를 병에 담아 레이우에게 맛보라는 돌발행동을 했다. 하지만 레이우는 직접 모유를 먹어보고 싶다고 했고, 여성 회원은 “물지만 않으면 된다. 해봐라(If you don’t bite you may try it)”고 허락했다. 이에 그는 직접 가슴에 입을 대고 모유를 맛봤고 “맛있는데 어제 당신이 먹은 아스파라거스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농담하는 여유를 부렸다. 그러자 여성회원은 “어제가 아니고 화요일이었다”고 맞받아 시청자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방송을 본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역겹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기가 젖소인줄 아나”, “방송에서 저런 행동까지 하다니 너무 역겹다”, ”좀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샘 해밍턴, 이번엔 군대 짜장? 어떤 맛이길래…

    샘 해밍턴, 이번엔 군대 짜장? 어떤 맛이길래…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군대리아, 바나나라떼에 이어 ‘군대 짜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출연진들이 힘든 주특기 훈련을 마친 뒤 점심을 먹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이날 특선메뉴로 짜장면이 나와 출연진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류수영은 음식을 배급받으면서 “군대 짜장이라니 흥분됩니다”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군대 짜장’은 삶아진 생면을 식판에 배급받아 짜장 소스를 넣은 뒤 골고루 비벼주면 완성된다. 류수영은 맛을 본 뒤 “윤후 짜파구리보다 맛있다”고 연신 극찬을 했다. 샘 해밍턴은 출연진 중 누구보다도 먼저 빠르게 군대 짜장을 먹어치워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진짜 사나이 군대 짜장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사나이 군대 짜장이 윤후 짜파구리보다 맛있을까?”, “진짜 사나이 군대 짜장, 나도 먹어보고 싶다”, “진짜 사나이 군대 짜장, 군대 있을 때는 맛이 없었는데 방송 보니 그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4개 종목 동호인 2만 3000명 안동 일원서 올림픽보다 뜨겁게 뛴다

    전국 1800만명 생활체육 동호인의 제전인 제13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오는 23~26일 안동시를 비롯한 경북 지역 16개 시·군에서 펼쳐진다. 경북도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는 이번 대축전은 ‘더 큰 미래를 위한 행복한 대한민국, 신바람 축제’를 주제로 54개 종목에서 동호인 2만 3000여명이 기량을 겨룬다. 대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등 6만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미국, 호주, 중국, 일본 등 4개국의 재외동포 동호인 115명이 테니스, 배드민턴, 농구, 배구, 족구, 태권도 등 6개 종목에 참가한다. 개막 공식 행사는 24일 오후 7시 안동시민운동장에서 열리고 폐막식은 26일 오후 2시 30분부터 안동탈춤공연장에서 진행된다. 부대 행사도 다채롭다. 24, 25일에는 ‘생활체육과 국민 행복’을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25일 오전 10시부터는 안동 낙동강변을 걷는 도민 걷기 대회가 펼쳐진다. 주 경기장인 안동시민운동장 주변에는 지역 특산물 장터와 전통문화 체험장 등이 준비된다. 경북이 자랑하는 고택 체험을 비롯해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투어와 경북의 ‘혼, 맛, 힘’을 느낄 수 있는 관광 테마 순환열차 힐링 투어도 운영된다. 주 개최지인 안동시에서는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열린다. 23일 임청각에서는 애국지사 김락 여사의 나라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한 실경 뮤지컬 ‘민족의 여인 락’이 무대에 오른다. 25일에는 도산면 온혜리 노송정에서 450년 전 퇴계 이황과 관기 두향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실경 뮤지컬 ‘퇴계연가’가 두 차례 공연된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번 대회가 단순한 생활체육인의 축제를 넘어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회로 승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연구원은 이번 대축전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생산 유발 효과 11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50억원 등 160억원 규모에 이르고 208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16개 시·군의 대외 이미지 상승과 경북도민 화합 효과,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경제적 가치 등 유무형의 간접 효과도 클 것으로 예측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국민스낵 새우깡’ 많이도 팔렸군!

    ‘국민스낵 새우깡’ 많이도 팔렸군!

    새우깡이 국내 스낵류 가운데 처음으로 75억 봉지 이상 팔렸다. 이는 국민 한 사람당 150봉지의 새우깡을 먹은 셈이다. 이제까지 팔린 새우깡을 한꺼번에 펼치면 아시아 대륙(4400만㎢)을 모두 덮을 수 있는 양이다. 농심은 19일 새우깡을 처음 선보인 1971년 이후 누적판매 75억 봉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익숙한 광고음악(CM)으로 귀를 사로잡으며 ‘국민 간식’으로 인기를 누린 것이다. 새우깡은 전통 간식인 ‘뻥튀기’에서 착안해 만든 국내 최초의 스낵이다. 1971년 당시 농심 대방동 공장 앞에는 새우깡을 사기 위해 지방에서 새벽부터 올라온 트럭들로 장사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새우깡은 출시 3개월 만에 농심 매출을 350% 끌어올렸다. 90g들이 제품 한 봉지에 국산 꽃새우가 4마리 정도 사용된다. 제품을 선보인 첫해 20만 6000박스였던 생산량은 이듬해 425만 박스로 20배나 늘었다. 새우깡은 일본과 중국, 남미 대륙까지 전세계 7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1990년 수출을 시작으로 연간 수출액 15배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중국 타오바이몰과 미국 월마트에 직영 판매 중이다. 고인이 된 희극인 김희갑과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 1990년대 아이돌 그룹 SES와 신화 등이 모두 새우깡 광고에 출연했다. 거쳐 간 광고모델만 20명이다. 윤형주가 작곡한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CM은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김현정 마케팅부문 상무는 “앞으로 새우깡을 100살, 200살이 넘는 최고 장수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누적판매 75억봉지를 기념해 농심 페이스북에서 ‘새우깡 절친 인증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벤트를 통해 모인 사람 수만큼 자선단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새우깡을 기부할 예정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朴대통령 “국민 화합·상생의 길 열 것”

    朴대통령 “국민 화합·상생의 길 열 것”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인 17일 “지난 역사에서 민족정신의 구심이었던 불교가 다시 한번 화합의 중심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봉축 법요식에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를 통해 “소중한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정신문화로 찬란하게 꽃을 피웠고, 수많은 국난을 극복하는 강인한 호국정신의 토대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께서는 ‘각각의 다른 맛을 가진 수많은 강물도 바다에 들어오면 한가지 맛이 된다’고 하셨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 처지와 생각은 달라도 대한민국이라는 큰 바다 안에서 가족처럼 화합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저와 정부도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온 국민이 화합하는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전주 물짜장’ 극찬 데프콘 먹방 대세 오르나

    ‘전주 물짜장’ 극찬 데프콘 먹방 대세 오르나

    가수 데프콘이 극찬한 ‘물짜장’에 대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데프콘이 전북 전주에 위치한 본가를 찾아 아버지를 만나는 모습이 방송됐다. 본가에 도착한 데프콘은 아버지와 함께 전주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물짜장을 먹었다. 데프콘의 아버지는 더 좋은 것을 먹자고 제안했지만 데프콘은 물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데프콘은 물짜장을 ‘흡입’하며 “물면도 아닌 것이 짜장도 아닌 것이 끈적끈적하다. 안 먹어 보면 모른다. 기가 막힌다”며 찬사를 늘어놓아 새로운 ‘먹방’ 신화를 만들어냈다. 또 “서울에는 이게 없어! 이게!”라고 외쳐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네티즌들은 “물짜장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어떻게 만들었길래 저렇게 맛있어보이지?”, “데프콘 형님 먹방이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을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만의 리바이벌… 66회 칸 영화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40년 만의 리바이벌… 66회 칸 영화제 개막작 ‘위대한 개츠비’

    지난 15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6회 칸국제영화제는 ‘위대한 개츠비’를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 ‘물랑루주’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화려함을 그대로 재현했던 바즈 루어만 감독은 10년 가까이 공을 들여 영화를 완성했다. 하지만 감독은 고전 원작의 재탕에 머물지 않았다. 1920년대 재즈 음악 대신 제이지와 윌 아이 엠 등 내로라하는 힙합 뮤지션들의 음악으로 배경을 채우고, 프라다가 디자인한 의상으로 장면장면을 수놓았다. 거기다 고전영화로는 드물게 3D다. ■ <UP> 1920년대 배경 낯설지 않게 다가와… 역시 디캐프리오! 잘 알려진 고전을 영화화할 경우 반쪽짜리로 주저앉아버릴 때가 많다. 원작을 곧이곧대로 압축해 무미건조하거나 지나치게 각색해 원작의 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어만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는 고전의 맛을 풍부하게 살리면서 상업영화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뮤지컬, 오페라, 연극, 음악 등 다양한 매체적 요소를 영화에 요령껏 버무려왔던 감독은 ‘재즈의 시대’로 불리는 192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원작의 간결한 스토리를 잘 잡아냈다. 원작은 주인공 개츠비를 통해 제1차 세계 대전이 휩쓸고 지나간 직후 불안과 안도가 교차하는 신흥대국 미국의 빛과 그림자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삶을 스크린에 온전히 투영시켰다. 우선 캐릭터 위주로 찬찬히 이야기를 풀어간 덕분에 원작을 읽지 않았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관객들도 별 불편함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가 있다. 궁금증을 한층 부풀린 뒤 등장하는 개츠비(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모습과 옛 연인 데이지(캐리 멀리건)에 대한 변함없는 순수한 사랑은 로맨스 영화의 측면에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디캐프리오는 가난한 집안 출신이지만 상류층 여인과의 사랑을 이루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낙관주의자 역을 맺힌 데 없이 소화해냈다. 그를 ‘로미오와 줄리엣’에 캐스팅했던 루어만 감독은 순수하면서 로맨틱한 로미오와 야망과 집착으로 비밀스럽고 어두운 개츠비의 모습을 결부시켜 배우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3D로 20세기 패션의 태동기인 1920년대의 고전적 의상과 매일 밤 흥겨운 재즈음악 속에 화려한 파티가 펼쳐지는 개츠비의 대저택을 보자면 당시 사람들의 환상과 허무함이 손끝에 잡힐 듯 생생히 전해온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DOWN> 사랑이야기 집중 피츠제럴드의 원작… 역시 못 따라가! 원작을 뛰어넘는 영화는 만들기 어려운 법이다. 원작이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같은 고전이라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각본을 쓰고 로버트 레드퍼드와 미아 패로가 주연한 1974년작도 평가는 시원찮았다. 역시나, 휘황한 광채를 뿜어내는 ‘루어만 버전’도 원작 앞에서는 빛이 바랜다.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원작의 줄거리를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 이야기로 지나치게 축소시켰다는 대목이다. 영화가 인물들의 표면적 관계에만 집중하면서 캐릭터의 입체성이 휘발되고 말았다. 상류층 출신의 데이지는 경제성장의 단꿈에 젖어 있던 1920년대 미국사회의 허망한 환상인 동시에 개츠비가 가질 수 없는 꿈의 상징이다. 하지만 영화는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열망에 깔린 사회경제적·계급적 맥락은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화려한 파티 장면, 3D 효과 등을 통해 빈자리를 채워 보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과잉의 불편함이 더 강하다. 몇몇 대목에서는 감독의 직접적인 해석까지 개입하면서 원작에 대한 기대를 배반한다. 예컨대 결말에 대한 묘사다. 원작이 개츠비의 총소리를 청각적으로 묘사한 반면 영화는 이를 매우 시각적으로 재현해 압축과 생략의 여운을 뺏아갔다. 원작에 없는 정신분석학자를 등장시켜 캐러웨이가 개츠비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게 한 설정도 마찬가지. “액자형식의 장치가 과하다”(영화평론가 듀나)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피츠제럴드의 생생한 문체를 영화가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아무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라 한들 “당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이해하고 있고,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갖고 있는 믿음만큼 당신을 믿고 있으며, 당신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호의적 인상의 최대치를 분명히 전달받았노라 확신시켜 주는” 개츠비의 미소를 복원할 수는 없었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가 진단한 이 영화의 신선도는 딱 반토막, 50%였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티베트에서의 7년(KBS1 밤 12시) 오스트리아의 유명 산악인 하러는 임신한 아내를 뒤로한 채 히말라야의 최고봉 중의 하나인 낭가파르바트로 원정을 떠난다. 강인함과 냉철함, 그리고 이기적인 성격으로 혹한의 산정에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땅 티베트의 모든 국민에게 추앙받는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게 된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세계 최대 불교국가 미얀마는 5600만 인구 중 약 90%가 불교 신자이며, 승려 수만 40만 명에 달한다. 프로그램은 미얀마의 동자승 생활을 공개한다. 나이도 사연도 제각각이지만, 불심 하나로 동자승이 된 아이들. 미얀마에서만 볼 수 있는 소년·소녀 ‘승려 학교 이야기’를 VJ 카메라에 담았다. ■MBC 특별기획 구암 허준(MBC 밤 8시 55분) 허준은 돌쇠 어머니의 눈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병사에는 허준이 공명심에 사로잡혀 병을 빨리 낫게 하려고 독한 약을 쓴다는 소문이 퍼진다. 한편 유의태와 삼적은 의원으로 돌아오고 허준과 함께 돌쇠 어머니를 치료하던 유의태는 의가에 어긋나는 법칙을 허준에게 일러준다. ■정글의 법칙(SBS 밤 10시) 신비의 땅 차마고도의 끝을 가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곳.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야생동물의 표적이 된 병만족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고, 그들을 집어삼킨 양극의 고통 폭염부터 폭설까지. 병만족, 생존의 위기에 놓인다. 한편 병만족은 히말라야의 또 다른 숨겨진 적 고산병으로 고통스러워 하는데…. ■하나뿐인 지구(EBS 밤 7시 30분) 계절과 시간이 살아있는 사찰 밥상. 프로그램 ‘최고의 요리비결’에 출연한 대안 스님은 요리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서울, 광주 같은 곳에 출강을 자주 나감에도, 많은 수강생이 지리산 자락에 있는 금수암까지 대안 스님을 찾아온다. 스님 밥상의 비결은 제철에 수확한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 것이다. ■도선국사(OBS 오후 5시 45분) 풍수 지리설의 대가인 도선국사의 일대기를 집중 조명한다. 그가 생전에 남긴 업적과 후대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또한 도선국사의 독창적인 풍수사상을 어떻게 정립해나가는지 알아보고, 도선국사의 풍수사상이 후대에 대표적인 사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던 역사적 배경을 되짚어본다.
  • 한국인이 으뜸으로 치는 황복

    “손님과 날은 잡아 놨는데 복은 없고, 그런데 어부 한 분이 복을 잡았노라고 연락이 왔어요. 가서 무작정 달라고 했죠. 1㎏에 90만원을 줬습니다. 내 평생 그런 거래는 처음 해봤어요. 어쩝니까, 약속은 약속인데….” 아무리 미식도 좋지만 호사가처럼 들먹거리기에는 씁쓸한 얘기다. 그렇게 황복이 더 귀할 때도 있었다. 올해도 몇 마리 나오지 않았지만 음식점 수족관에 8마리가 노란 줄을 선보이며 헤엄치는 것을 보고 왔다. 그래도 ㎏ 당 25만원을 호가한다. 회와 탕 등 두루 내주는 것이 많아 1㎏이면 4인이 맛을 본다. 그러니 설령 꼭 황복을 먹지 않더라도 제철진객은 진객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맛있는 복이라고 여기는 황복은 귀한 만큼 독이 강해서 중독 위험도 크다. 따라서 반드시 경험 있는 전문가가 조리한 것을 먹어야 한다. 복어의 독은 테트로도톡신이다. 그 위력은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중독되면 입술이나 혀끝 마비가 오며 구토와 함께 몸이 경직되고 호흡곤란이 오는데 마땅히 해독제가 없다. 그만큼 미식과 위험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음식이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120~130종이 있다. 그러나 식용 가능한 종류는 참복과 황복, 자주복, 까치복, 밀복, 졸복 등 몇 종류 되지 않는다. 황복은 몸 옆구리에 노란색 줄무늬가 있어 ‘황금복’이라는 애칭을 지녔다. 배는 은색이며 등은 회갈색이다. 일반 복어보다 2~3배 커서 약 40㎝는 된다. 임진강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여행수첩 자유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파주여행은 어쩌면 소풍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서울 마포에서 1시간 안쪽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진강을 따라 포구 주변에 황복은 물론 장어, 매운탕, 참게탕 집들이 즐비하다. 봄은 황복과 장어가 살찌지만 가을은 참게탕 철이다. 황복을 하는 집은 많지 않으니 미리 전화를 넣어놓는 것이 좋다. 계절맛집(지역번호 031) ‘두포나루터’ (954-7007, 황복, 민물매운탕, 자연산 장어), ‘임진대가집’(953-5174, 황복, 민물매운탕, 참게탕), 원조 두지리 매운탕(958-5377, 황복, 매운탕, 참게장), 호남매운탕’(958-3338, 황복, 메기 매운탕, 자연산 장어)
  • 은빛 속살에 다 털렸네, 봄도 입맛도

    은빛 속살에 다 털렸네, 봄도 입맛도

    우리는 늘 달의 한쪽 면만 본답니다. 그 탓에 달의 저편은 언제나 가려져 있지요. 눈과 귀에 익숙한 곳들만 좇았다면, 필경 부산을 보는 당신의 시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부산은 ‘늘 보던’ 명소 몇 곳으로만 한정될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곳이지요. 예컨대 기장 지역이 그렇습니다. 해운대 끝자락, 그러니까 달맞이 고개를 넘어서면 대도시 부산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름답고 넉넉한 기장의 항·포구와 마을들이 주르륵 펼쳐지지요. 갯가 마을마다 독특한 형태의 등대도 서 있습니다. 이게 제법 볼 만합니다. 등대 따라 풍경과 맛집이 동행하는 곳, 여기는 기장입니다. 요즘 기장에서 가장 물오른 해산물을 꼽으라면 단연 멸치다. 어획량도, 맛도 최고다. 그 중심지가 대변항이다. 기장 멸치는 대부분 몸집이 큰 대멸이다. 큰 녀석은 길이가 10㎝를 훌쩍 넘는다. 이만 하면 ‘생선급’이다. 구워 먹고, 무쳐 먹고, 끓여 먹는다. 다른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보조 재료가 아닌 당당한 요리의 주재료다. 기장 멸치는 사철 나지만, 이맘 때를 제철로 친다. 대변항 인근의 한 여성 상인은 이 시기를 “아카시아 꽃 필 때”라고 했다. 예부터 기장의 봄철 멸치잡이는 음력 삼월 삼짇날 시작해 5월 단오 무렵 절정을 이뤘다. 이처럼 물오른 멸치가 절정의 맛을 선사하는 시기가 아카시아꽃 필 무렵과 겹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기장일까. 기장 앞바다는 동해와 남해의 경계수역이다. 한류와 난류의 교차수역이기도 하다. 이런 곳은 거개가 물살이 세고 생태계 환경이 우수하다. 먹잇감이 많은 곳에서 물살 헤치며 살아온 녀석들이니 당연히 살이 탄탄하고 맛도 좋을 터다. 멸치는 식탁에 오르기 전 사람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안겨준다. 멸치 털이다. 대변항 선착장에 늘어선 배 앞에서 선원들이 그물에 걸린 멸치들을 떨궈 내는데, 사람과 그물, 그리고 멸치가 어우러져 볼거리를 펼쳐낸다. 멸치 털이 장면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을 땐 먼저 바닷물에 잠긴 배의 면적부터 헤아릴 일이다. 풍어를 이룬 배는 그러지 못한 배에 견줘 멸치 무게만큼 선체가 바닷물에 깊이 잠겨 있다. 이런 배를 골라야 한다. 하필 바다 위로 가붓하게 솟아오른 배를 골라 카메라를 들이댔다간, 선원들에게 욕깨나 얻어먹는다. 멸치 털이 과정이 필요한 건 그물 때문이다. 기장 쪽 어선들은 유자망(流刺網)을 이용해 멸치를 잡는다. 유자망은 조류를 따라 그물을 흘려 멸치가 그물코에 꽂히게 해 잡는 어구다. 멸치를 그물째 감아 온 어선은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분리 작업을 벌이는데, 그게 바로 멸치 털이다. 선원들 눈치 살피며 엿본 멸치 털이는 역동적이었다. 멸치가 튀고, 땀이 튀고, 그리고 돈이 튄다. 멸치 털이는 8명의 선원이 4명씩 짝을 맞춰 펼쳐진다. 그물을 올리고 털 때마다 후리 소리 장단이 들어간다. 후리 소리는 배마다 제각각이다. 장단에 따라 위로 솟구치던 그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수많은 멸치들이 허공에 잠시 머문 뒤 수거 망으로 쏟아져 내린다. 격렬한 털이 과정에서 60% 정도의 멸치만 온전한 모습으로 남고 나머지는 형편없는 몰골로 변하고 만다. 올해는 지난해에 견줘 멸치가 한결 많이 잡히고 있다. 편차는 있지만, 어선마다 대략 400상자 안팎의 수확을 올린다. 경매가가 한 상자당 4만원 정도에 형성되고 있으니 한 번 출어에 16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선원들 뒤편엔 예외 없이 아낙네 두어 명이 비닐 봉투를 들고 어슬렁거린다. 수거망 밖으로 떨어진 멸치를 주으려는 인근 주민들이다. 예전엔 선원들 발치에 수북이 쌓인 멸치를 한 움큼씩 집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곳간에서 인심 나는 법. 어획량이 줄어든 요즘엔 수거 망 바깥쪽으로 경계가 그어졌다. 구경꾼의 시선에선 역동적이지만, 선원들로서는 죽을 맛이다. 한 선원에게 듣자니 “그물을 깔고 걷는 건 둘째고, 멸치 털이가 가장 고역”이란다. 예닐곱 시간은 보통이고, 많이 잡혔을 때는 밤늦도록 작업이 이어진다. 기장 해안가엔 빼어난 형태의 바위들이 많다. 일광면 일대에 수없이 많은 수석 판매장이 늘어선 것도 이런 이유다. 예전엔 ‘기장의 바둑돌’이란 말도 있었다. 기장군에 남은 ‘기포’(碁浦)란 지명은 그 역사의 흔적이다. 그 멋들어진 풍경 위에 죽성리 성당이 서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세트장이었던 곳으로, 청잣빛 바다와 어우러진 이국적인 자태가 인상적이다. 실제 미사는 열리지 않지만 5분이 멀다 하고 관광객들이 찾아 든다. 부산관광공사가 기장 지역을 돌아볼 수 있는 걷기코스도 마련해 뒀다. 기장등대길과 기장포구길이다. 등대길은 해동용궁사에서 오랑대, 서암마을을 지나 대변항까지 이어진다. 등대길의 묘미는 오가며 만나는 독특한 형태의 등대들이다. 서암마을엔 5개의 조형등대가 있다. 특히 젖병등대가 이채롭다. 5.6m 높이의 등(램프) 위에 도자기로 구운 젖꼭지 모양의 지붕을 얹었다. 등대 외벽에는 어린이와 아기 144명의 손과 발 도장이 찍힌 타일을 붙였다. 출산 장려의 뜻이 담겼다. 닭벼슬등대도 있다. 힘과 권력을 상징하는 닭벼슬처럼 보인다 해서다. 원래는 차전놀이등대다. 일(一)자 방파제엔 장승등대를 세웠다. 일본 만화영화의 주인공 이름을 따 마징가 등대로도 불린다. 기장포구길은 일광면 학리마을을 출발, 수작업으로 배를 정비하는 기장조선소와 삼성대 등을 지나 이천마을까지 이어진다. 기장의 제철 먹거리는 역시 멸치다. 멸치회는 주로 새콤달콤한 양념에 무쳐서 먹는다. 구워서도 먹는다. 다만 값에 견줘 양은 다소 적다. 그 ‘험한’ 멸치 털이에서 온전하게 몸을 보전한 녀석들만 구이용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찌개는 일반적으로 방아잎을 넣어 끓인다. 방아잎은 산초와 비슷한 독특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방아잎 향이 싫다면 주문 전 밝혀두는 게 좋겠다. 대변항 일대 어디서든 멸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요리 종류를 불문하고 대부분 2만~4만원 선이다. 대변항은 큰길을 기준으로 노점과 일반 식당으로 양분돼 있다. 노점에선 멸치 등의 생물만 판다. 멸치 40~50마리에 1만원쯤 받는다. 단 구이 등 조리는 일반 식당에서만 판다. 일종의 묵계인 셈이다. 기장의 또 다른 명물은 짚불 곰장어다. 곰장어를 짚불에 초벌구이한 뒤 이를 식탁에서 구워 먹는다. 월전리와 죽성리 인근에 장어마을이 조성돼 있다. 대변항까지는 경부고속도로 원동 나들목으로 나와 벡스코 사거리에서 송정 방향으로 좌회전한 뒤 송정터널을 거쳐 가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5) 파주 임진강 황복

    “황복? 알았네” 딱 두 마디, 노루꼬리만한 통화였다. 파주어촌계 박영숙(58)씨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밥상에 놓고 벌떡 일어섰다. 뭔가 감이 온다. 내 손도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수조차 시동이 걸렸다. 난 허락된 동행이나 되는 듯 무작정 차에 올라탔다. 낡은 트럭은 사이렌처럼 앵앵거리며 봄 논둑을 달렸다. 배꽃 하얗게 핀 언덕을 지나 검문소를 끼고 곤두박질치듯 내려간 곳은 임진강 장파리 나루터. 햐, 강이다. 노을이 물 위로 노랗게 쏟아지는 봄 강이다. 대놓은 쪽배 서너 대가 몸을 부딪치며 수런거린다. 어부는 박씨를 확인하자 서둘러 배에 올라 물속에 담가놨던 망을 꺼냈다. “다섯 마릴세” 앉은뱅이 저울에 올려진 황복 다섯 마리는 딱 2㎏이다. 즉석에서 현찰이 건네진다. 영화 속 ‘거래’를 목도한 느낌이다. 그새 놀은 내려앉고, 어부는 아껴둔 황복 한 마리를 양동이에 넣고 사라졌다. 늙은 아내가 기다리는 저녁밥 시간이다. 복숭아꽃 봉오리가 툭툭 터지는 4월 20일경에서 6월 초까지 딱 50여일. 임진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던 치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와 독을 품는 기간이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강의 돼지라고 불리는 이 하돈(河豚)을 맛보기 위해 산에 진달래꽃만 피면 북쪽을 쳐다보며 안달이 난다. 하돈이라. 문헌을 보면 황복이 산란기에 돼지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하여 붙여졌다는데, 가만히 황복을 들여다보면 돼지를 닮기도 했으니 강을 유영하는 돼지로 은유한 조상들은 얼마나 풍류가 넘치는가. 별스러운 인생아, 꽃잎처럼 저며 놓은 천하의 진미 황복 회를 먹다가 강나루로 뛰다니 나도 어쩔 수 없는 글쟁이다. 하지만 미식가라면 캐비어, 트러플, 푸아그라와 함께 4대 진미로 꼽는 황복의 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옛 시인의 표현대로 ‘복사꽃 피고 진 뒤 빈 가지만 마주하다니. 서글퍼라! 하돈 맛도 모르고 지났구나’라고 1년을 아쉬워하며 노래해야 한다면 정말로 서글프니까. 한 달 전부터 다짐을 받아 놨던지라 복집 주인 심한구(44)씨는 두루 마음을 써 준다. 독을 제거하고 1㎏ 회를 뜨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여분.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간 것은 뱃살이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진 뱃살은 부드럽고 연하다. 씹히는 질감이 역시 최고의 부위다. 하지만 수컷에서 나오는 고단백 정소(이리)가 빠질 수 없다. 특히 복의 이리는 독이 없다. 살짝 데쳐서 참기름과 약간의 간을 하여 먹는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망설이게 되니 눈 질끈 감고 마시듯 후루룩 들이켜야 옳다. 씹을 새 없이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어쩌니 해도 꽃잎처럼 얇게 떠 놓은 회만큼 복을 탐미하게 하는 부위는 없다. 접시바닥이 환하게 비치도록 낱장으로 펼쳐놓은 회를 보니 이것이야말로 강의 봄꽃이지 싶다. 복 요리에는 꼭 미나리가 등장한다.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마침 식당 주인의 어머니가 근처에서 뜯었다는 야생 돌미나리가 상에 올랐다. 살갗처럼 저민 회를 한 겹 앞 접시 위에 얹어놓고 고추냉이를 살짝 발라 돌미나리 대에 돌돌 감는다. 스치듯 간장을 찍어 입 안에 넣고 씹으니 잘강잘강 그 풍미가 여간 좋은 것이 아니다. 살점 사이로 돌미나리 향이 곁들여져 입안은 환하게 봄 호사다. 왜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황복이 나오는 철이면 정사를 게을리 하고 그 맛을 탐했는지 알 것 같다고, 짐짓 우스갯말이라도 해야 할 듯하다. 아니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는 극찬이 꼭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지만 봄날의 낭만을 섞으면 무슨 표현이 아까우랴. 미나리 없이 간장만 살짝 찍어 씹어보니 쫄깃하며 담백한 맛이 그래서 복어 중 으뜸이라고 하는가 싶다. 꼬들꼬들한 복어껍질은 미나리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쳤고, 한쪽에서는 맑은 탕이 끓는다. 술꾼들은 한 잔 해야 한다. 복어 지느러미를 태워 뜨겁게 내린 정종 한 잔 마셔야 풍류가 살아날 것이니까. 비위가 허락하는 사람은 산수유처럼 샛노란 황복 쓸개주를 노려봐도 좋겠다. 술 먹고 난 다음날 복집으로 달려가듯이 미나리와 콩나물만 넣고 맑게 끓인 탕이 주는 향수는 크다. 와르르 끓어오르고 그 시원한 국물을 훌훌 퍼먹으며 알알해진 속을 달래본다. 먹고 나니 슬쩍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느껴진다. 아무리 독을 잘 제거했다고 해도 미세한 독은 남아있기 마련이니 ‘독을 맛 봤구나’ 싶다. 적당한 독은 몸을 뜨겁게 하는 등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이로운 작용을 한다고는 하지만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 문득 남해에서 한 어부가 “독이 많아 국물이 퍼런 것을 먹어야 진짜재”하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 옛사람들도 복은 늘 미식의 첫손이면서 경계의 대상이었다. 조선시대 부녀자 생활지침 규합총서(閨閤叢書)를 보면 “피와 알이 독이 많아서 잘못 먹으면 반드시 사람이 왕왕 죽으니, 사람이 그것을 모르지 아니하되, 한때 맛을 밝혀 해를 입는 이가 있으니 애달프다”고 적고 있다. 또 “곤쟁이젓(생 새우젓)이 복어 독을 푼다”고 비방을 적고 있다. 이렇게 독을 무서워하면서도 복 예찬은 끊이지 않았다. 영조때 겸재의 친구였던 이병연(1671~1751)은 풍요로운 봄날 풍경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늦봄에는 복어국/ 첫여름에는 웅어회/ 복사꽃잎 떠내려 올 때/ 행주 앞강에는 그물치기 바쁘다’ 그런데 이렇게 시인묵객을 사로잡고 지천이었던 황복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치어를 방류하고 봄이면 그물을 뽀득뽀득하게 빨아 던져놔도 들어서질 않는다. 곧 복사꽃은 지는데 1년 강 농사 80%를 차지하는 이 봄 그물이 비어 있으니 어부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임진강이 노랗게 저물어 간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 5월 식탁 고급요리 올려보세요

    5월 식탁 고급요리 올려보세요

    대형마트들이 호주산 와규, 바닷가재 등 예전 같으면 비싸서 엄두도 못 낼 고급 먹거리들을 ‘착한 가격’에 내놓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솔깃하게 만든다. 이마트는 호주 지정목장 운영 10주년을 기념해 16일부터 일주일간 호주산 쇠고기를 최저 가격에 판매한다고 14일 밝혔다. 냉장 윗등심을 100g당 2490원, 냉장 부채살을 같은 단위에 2690원 등 기존 가격보다 30~50% 할인한다. 이마트는 2004년 호주 아루누이 목장과 협약을 체결하고 호주산 달링다운 와규를 선보여 왔는데, 이번 가격은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B카드나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추가 20%가 할인되면서, 최대 반값까지 싸게 살 수 있다. 민영선 이마트 신선식품담당 상무는 “이마트가 지정목장으로 하여금 호주산 달링다운 와규를 선보인지 10주년을 기념해 10년 만에 역대 최저 가격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16∼22일 미국산 생물 바닷가재를 정상가보다 25% 할인해 판매한다. 미국 메인주에서 항공편으로 직송한 바닷가재의 정상가는 1만 9590원이지만 두 마리 이상 구매하면 25% 할인된 마리당 1만 4500원에 살 수 있다.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가족 행사가 많아 그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과거 행사 대비 물량을 25% 늘린 5만 마리나 준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관세율이 인하되면서 바닷가재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수산물이 됐다”면서 “특히 5월 바닷가재는 1년 중 껍질이 가장 두껍고 살이 많아서 맛이 좋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길섶에서] 고향친구/정기홍 논설위원

    지난 금요일, 경남 마산어시장에서 고향친구와 소주잔을 기울였다. 수년 만의 만남이라 저간의 사정이 궁금하던 차였다. 오랜만의 자리가 그렇듯 사업이야기, 직장이야기가 격의 없이 이어졌다. 뼈째 쓴 도다리회가 식감에 안 맞다고 했더니 봄도다리는 ‘세고시’로 먹어야 제맛이라고 귀띔한다. 바닷가 회는 거친 게 맛인가 보다. 친구는 재기가 넘쳤다. 학교 성적도 수위였지만, 잘생긴 외모에 성격도 시원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썰매나 팽이, 연을 만들 때 그의 손을 거치면 ‘미인’으로 탄생하던 기억이 새롭다. 어르신들이 그를 두고 “재주가 많으면 큰 출세를 못한다”고 말할 정도로 총명한 친구였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작은 회사에 취업을 했다. 술기운이 돌 무렵 “만나면 칭찬하고, 헤어질 때 아쉬워하자”던 친구가 메모지에 ‘예유고아생(譽由苦我生) 다산 정약용’이라고 적어 건넨다. ‘칭찬은 자신이 힘써 일해야 생긴다’는 뜻이란다. 양복 주머니에 ‘만리장성 같은 자존심’을 넣고 사는 이 세태에 꼭 맞는 말들이다. “자네 총기는 아직 녹슬지 않았어.”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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