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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회복으로 전국 지자체들 겨울축제 다시 기지개

    일상 회복으로 전국 지자체들 겨울축제 다시 기지개

    “코로나19로 열지 못했던 겨울축제에 다시 초대합니다.”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그동안 열지 못했거나 축소됐던 전국 자치단체들의 겨울축제가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12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다음달 13일부터 2단계 돌입으로 대규모 축제 개최 조건이 갖춰지면서 지자체마다 그동안 열지 못했던 겨울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방역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겨울 추위를 상품으로 축제를 열어 온 강원지역 지자체들은 화천 산천어축제·인제 빙어축제·홍천강 꽁꽁축제·태백산 눈축제·대관령 눈꽃축제 등 겨울 축제들을 2년여 만에 열 준비에 바빠졌다. 새해 1월 8일 개막하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최근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축제장인 화천천 수위 조절과 빙판을 만들기 위한 가동보 설치 공사에 돌입했다. 인제군도 내년 1월 중 빙어축제를 열기로 가닥을 잡았다. 평창 대관령 눈꽃축제와 태백산 눈축제, 홍천강 꽁꽁축제는 내년 1월 개최를 원칙으로 정하고 일정과 세부 내용 조율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이달 25∼28일 강릉대도호부관아, 연곡솔향기캠핑장 등에서 열리는 제13회 강릉커피축제를 위해 다양한 커피 관련 공예품을 준비했다. 축제의 메인 행사인 ‘100인(人) 100미(味) 바리스타 퍼포먼스’를 통해 향긋한 커피 향을 만끽할 수 있다. 대전·충남지역에서는 반려동물축제와 와인 페스티벌, 젓갈축제 등 풍성한 즐길거리가 준비됐다. 이달 18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와 엑스포기념관 일대에서 열리는 ‘2021 국제 와인페스티벌’에서는 대규모 와인 장터와 함께 국가대표 소믈리에 선발대회 등을 진행한다. 같은 달 14일 대전 보라매공원에서는 2021 반려동물 문화축제가 열려 훈련견 공연, 반려견과 함께하는 명랑운동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13일 태안 원북면 신두리 해안사구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사구 축제를 찾으면 생태탐방로 4㎞를 걸으며 해안사구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달 24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충북 제천시 일원에서는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이 열린다. 여기서는 겨울 벚꽃축제와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상가 꾸미기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이 밖에 태안 솔향기길축제, 공주 돌모루 유랑예인축제, 예산 의좋은형제 축제, 논산 강경젓갈축제 등이 열린다. 전라도에서는 음식을 주제로 한 맛의 축제가 열린다. 13일까지 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푸드앤아트페스티벌에서는 순천의 음식과 예술을 알려 관광객에게 맛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로컬 브랜드 홍보·판매장을 마련한다. 14일까지 열리는 해남 미남축제에서도 눈과 입을 사로잡는 푸드 쇼와 함께 음식 전시·판매관을 운영하며 전국요리경연대회, 공연·체험행사 등을 진행한다. 전북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는 성탄 시즌을 맞아 내달 24∼26일 산타축제가 열린다. 산타 퍼레이드와 산타 퍼즐 만들기, 공연, 치즈 요리 나눔 행사 등이 관광객을 맞는다. 제주 모슬포항에서는 이달 15∼30일 방어축제가 열린다. 방어의 국내 마지막 월동지이자 주산지인 모슬포항을 찾으면 방어 잡기 체험과 함께 기름진 방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14일까지 제주 추자면에서는 참굴비 축제가 열린다. 추자도의 주요 특산물인 참굴비를 주제로 특산물 판매, 올레길 탐방 등의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경남 진주에서는 다음 달 4∼31일 남강유등축제가 열린다. 진주대첩 역사와 함께 내려온 유등축제에서는 형형색색 등불이 강물 위를 수놓아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서는 성탄 전야부터 성탄절까지 눈꽃축제가 열린다. 환하게 불을 밝힌 대형 트리와 인공 눈이 화이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지역 문화단체의 각종 공연이 이어진다. 경북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는 20∼21일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개최한다. 드론불꽃쇼와 미니희망불꽃쇼, 블랙이글스쇼, 불빛조명쇼, 메타버스 라이브투어, 불빛라디오 등 빛을 주제로 한 행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부산에서도 연말연시 축제가 잇따를 예정이다. 중구 남포동 시티 스폿과 용두산 공원 일대에서는 지역 최대 크리스마스 행사인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 축제’가 다음 달 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열린다. 해운대구는 ‘2022년 해운대 카운트다운·해맞이축제 행사’를 추진한다. 올해 12월 31일과 내년 1월 1일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새해맞이와 일출 감상을 위해 각종 행사를 준비한다. ‘해운대 빛 축제’도 이달 27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해운대시장 일대에서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축제로 열릴 예정이다. 수도권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오는 18∼21일 국내외 유명 작가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인천 아시아아트쇼가 열린다. 대한민국과 아시아 미술인들이 함께하는 첫 번째 대규모 미술 전시회로, 회화·조각·영상 등 5천여 점을 전시하고 276개 미술 부스를 운영한다. 경기도 오산 문화스포츠센터에서는 이달 20일 통기타페스티벌이 열려 잔잔한 기타 선율과 함께 늦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이달 26∼28일 임진각 광장 일원에서는 파주장단콩축제가 열린다. 행사장은 장단콩 판매장, 파주 농산물 및 가공품 구역, 재래장터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직거래 위주로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 ‘떡밥’ 잘 던지려고 안 보던 드라마도 봤죠

    ‘떡밥’ 잘 던지려고 안 보던 드라마도 봤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화계 침체와 맞물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팽창하며 영화 감독들이 대거 OTT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고, 이준익 감독은 티빙에서 첫 드라마에 도전한다. ●애플TV+론칭… 6부작 주1회 공개 영화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도 그중 하나다. 지난 4일 애플TV+가 한국 론칭과 함께 선보인 한국 첫 오리지널 ‘DR. 브레인’으로 데뷔 33년 만에 첫 드라마를 선보였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 감독은 드라마 연출에 대해 “한 시간 안에 이야기를 완결하고 다음 에피소드를 볼 수 있도록 ‘떡밥’을 잘 던지고 수거하려 했다”고 운을 뗐다. 시청자가 궁금증을 갖도록 ‘엔딩 맛집’ 느낌을 주려 했다는 그는 “보다 대중친화적인 화법을 더하고자 했다”며 영화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시청자가 궁금증 가질 엔딩 맛집” 큰 스크린에서 맛볼 수 있는 영화적 느낌이 줄어든 만큼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더욱 신경을 썼다. 총 6부작을 매주 1회씩 공개해 관객 반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떡밥’을 잘 수거했다”는 리뷰는 가장 기분 좋은 평가였다.웹툰이 원작인 ‘DR. 브레인’은 천재 뇌과학자(이선균)가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죽은 사람, 심지어 동물의 뇌까지 스캔해 기억을 모으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SF스릴러다. 타인의 뇌에 접속한다는 독특한 소재와 음악, 미술, 색채 등 다양한 요소를 활용한 김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 연출이 돋보인다. 하지만 3~4부 이후 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전까지는 뇌 동기화에 대한 설명이 많고 이야기 몰입도도 다소 떨어진다. ●“영화계 침체로 OTT서 도전” 드라마 도전 계기에 대해 김 감독은 원작의 참신함과 플랫폼 변화를 꼽았다. 그는 “팬데믹으로 영화 산업이 위축되면서 업계가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상황으로 흘러갔다”면서 “OTT가 활성화되면서 도전적 시도나 소재, 표현의 확장성이 훨씬 넓어진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이번에 드라마의 매력도 새로 느꼈다. 전에는 거의 본 적이 없었지만 ‘DR. 브레인’ 연출이 확정된 2년 전부터 드라마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홈랜드’, ‘마인드 헌터’ 등 많은 작품을 봤고 “세상에 훌륭한 시리즈들이 많았는데 몰랐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은 다시 영화다. “드라마를 통해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 동선을 더 근거리에서 생각하게 됐고 제가 보완해야 할 점도 들여다봤다”고 의미를 부여한 김 감독은 “앞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모두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 바이젠과 빨간 양념치킨 ‘찰떡’… 치맥, 환상의 마리아주 찾았다

    바이젠과 빨간 양념치킨 ‘찰떡’… 치맥, 환상의 마리아주 찾았다

    닭을 튀겨 낸 요리 하나로 이토록 다채로운 맛의 스펙트럼을 펼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한국의 ‘치킨’ 이야기입니다. 갖가지 염지법과 신박한 소스 배합으로 연일 신메뉴를 쏟아 내는 국내 치킨업체들의 메뉴판을 보고 있으면 한국은 프라이드치킨이라는 음식을 처음 만들어 먹은 미국 루이지애나 지역의 오리지널리티는 진작에 뛰어넘은 듯합니다. ‘코리안 치킨’이라는 새 장르를 창시한 위대한 나라라는 자부심이 생겨날 정도죠.그러다 문득, 치킨의 ‘영혼의 짝꿍’인 라거 맥주에 숙연한 마음이 듭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치맥’으로 묶이면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치킨 메뉴들을 어떻게 혼자서 감당해 온 걸까요? 간장맛, 마늘맛, 매콤한 맛, 달달한 케찹맛 등 치킨 메뉴마다 맛이 다른데 이를 함께한 맥주 장르는 오랫동안 아메리칸 페일 라거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치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제너시스 BBQ, 교촌치킨 등 대형 치킨업체들이 앞다퉈 여러 종류의 수제맥주를 생산해 치킨과 함께 내놓고 있는 덕분입니다. 새로운 ‘치맥’ 세계에선 각각의 치킨 맛을 극대화시켜 줄 맥주의 종류를 고르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11일 기자는 치킨과 수제맥주 간 환상의 마리아주(궁합)를 알아내기 위해 BBQ 용산아이파크몰점을 찾았습니다. 이날 BBQ 매장에선 총 4종의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었는데요. 귤·오렌지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페일 에일(GPA), 몰트의 달콤함과 홉의 쌉쌀함이 조화를 이루는 IPA, 성인들의 바나나우유로 불리는 바이젠(밀맥주), 구운 몰트의 구수한 맛이 인상적인 둔켈(다크라거) 등입니다. 수제맥주이지만 치킨과 짝꿍을 이뤄야 하니 전반적으로 맥주의 보디감이 가벼웠습니다. 치킨과 함께 맥주를 물처럼 꿀떡꿀떡 넘길 수 있도록 말이죠.먼저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페일 에일은 기본 프라이드치킨인 황금올리브치킨부터 와사비 맛이 나는 옛날 통닭까지 모든 치킨 메뉴와 무난하게 잘 어울립니다. 치킨을 시켰는데 어떤 맥주와 매칭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페일 에일을 주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페일 에일의 귤·오렌지향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오징어먹물을 입혀 튀겨 낸 순살 치킨(까먹물 치킨)이 찰떡입니다. 함께 나오는 귤칩이나 백년초 소스를 얹어 먹으면 마치 한겨울의 제주도 귤밭에 온 것처럼 입속에서 귤껍질 향이 팡팡 터집니다. 맥주 마니아들이 특히 좋아하는 쌉싸름한 IPA는 매콤한 맛, 달콤한 맛, 짭조름한 맛이 모두 있는 강렬한 양념의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와 잘 어울립니다.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 같은 자극적인 음식에 술을 매칭할 때는 술이 음식에 밀리지 않아야 하는데 IPA의 강렬한 홉향과 드라이한 뒷맛이 자메이카 통다리의 맛을 살려 주면서도 입안에서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올리브 기름에 튀겨 낸 기본 프라이드치킨이나 여기에 살짝 매콤함을 가미한 스파이시 프라이드치킨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바삭하며 폭신한 치킨 껍질에서 오는 느끼함을 쌉쌀한 IPA가 잡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바이젠의 바나나향은 전통적인 빨간 양념치킨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한국의 양념치킨은 화끈하게 매운 미국의 윙과는 달리 달달하고 새콤하며 케찹 뉘앙스가 강한 편인데요. 바이젠의 부드럽고 화사한 맥주 맛이 이 새콤달콤한 양념 맛을 방해하지 않고 사이좋게 어우러진답니다.마지막으로 남자의 술, ‘둔켈’을 골랐다면 간장 양념 베이스의 치킨(눈 맞은 닭)과 함께 드셔 보세요. 불고기, 갈비찜 등 한국의 간장양념 음식은 유난히 다크라거의 구운 몰트, 누룽지, 커피, 캐러멜 맛과 잘 어울리는데요. 간장양념 치킨도 둔켈과 함께했을 때 달콤하고 짭짤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지금은 소스시대”… 집밥·간편식 인기에 소스 시장 ‘폭풍 성장’

    “지금은 소스시대”… 집밥·간편식 인기에 소스 시장 ‘폭풍 성장’

    전 세계에 소스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정에서 간편식을 해 먹는 사례가 늘면서 소스 시장이 급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11일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서 국내 소스류 시장과 무역 규모가 4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조 296억원으로 2016년 1조 6584억원에서 4년 새 22.4% 늘었다. 지난해 소스류 수출액은 1억 8347만달러로 2016년보다 13.2%, 수입액은 1억 8769만달러로 34.8% 각각 증가했다. 국산 소스가 수출된 국가는 중국(22.2%), 미국(21.6%), 러시아(13.5%), 일본(7.3%) 순이었다. 중국, 미국, 일본에는 불고기 소스 등 고기 양념 소스와 불닭 소스 등 매운 소스가, 러시아에는 마요네즈가 많이 수출됐다. 소스류 수입국은 중국(44.8%), 미국(13.3%), 일본(12.5%), 태국(8.1%) 순이었다. 중국에서는 굴 소스와 마라탕 소스, 일본에서는 쯔유, 미국에서는 바비큐 소스와 스테이크 소스, 동남아에서는 스리라차 소스의 수입 비중이 컸다. 전 세계 소스 시장 규모도 2016년 767억달러에서 지난해 922억달러로 20.2% 성장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정 간편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자들이 ‘집밥’을 선호하게 되면서 ‘만능장’ 등의 소스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네이버 웹 문서와 블로그 등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올해 소스 시장의 핵심 트렌드는 ▲파스타 소스 ▲고추장 등 장류 소스 ▲마라 소스 등 동남아 소스 ▲만능장 등 간편 소스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조사 결과 가정의 소스류 보유율은 토마토케첩이 86.2%로 가장 높았다. 마요네즈도 80.8%로 5가구 가운데 4가구가 보유했다. 돈가스·스테이크 소스(57.8%), 머스터드(57.0%), 샐러드드레싱(56.8%), 중식 소스(56%)가 뒤를 이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소스를 통해 ‘새로운 맛과 맛있는 음식 경험’, ‘간편한 요리의 즐거움’, ‘소스를 통한 삶의 여유’ 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 “인스타 모르시면 자녀분께 물어보세요”…면박 준 디저트 맛집

    “인스타 모르시면 자녀분께 물어보세요”…면박 준 디저트 맛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한 디저트 가게서 어머니가 면박을 당해 속상하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스타 맛집에서 무시당한 엄마, 속상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해외 근무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저격하거나 공론화 시키는 글이 아니며 상호명도 검색해보면 찾을수 있지만 찾아보고 싶지도 않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부모님과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서 한국에 있을 때 예쁜 디저트, 사진 명소 이런 데를 부모님과 함께했었다. 올해 한국에 못 가게 돼서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하며 엄마가 최근 겪은 사연을 털어놨다. “영업 중 팻말과 불 켜져 있어서 판매 중인 줄 알고 들어갔다” A씨에 따르면 마카롱이 먹고 싶었던 엄마는 병원 근처에 예쁜 마카롱을 파는 가게에 방문했다. 그런데 가게 주인은 A씨 엄마의 방문에 싫은 내색을 하며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것이다. 가게에는 마카롱이 진열돼 있었지만, 주인은 ‘상품은 다 예약돼 있어 파는 게 아니다’며 ‘인스타그램으로 공지 다 올린다’, ‘모르면 자녀분께 물어봐라’라는 등 핀잔을 줬다고 한다. 일부 네티즌이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자 A씨는 “엄마에게 물어보니 영업 중 표시 팻말과 불이 켜져 있어서 (엄마는) 판매 중인 줄 알고 들어갔다”며 “사장님인지 알바생인지 문 열리는 순간부터 대뜸 인상을 쓰며 ‘나가세요’, ‘안 팔아요’, ‘인스타에 공지 다 올렸어요’, ‘인스타 모르시면 자녀분께 물어보세요’, ‘나가주세요’를 빠르게 반복했다더라”고 전했다.A씨는 “영상 통화 도중 (엄마)표정이 안 좋길래 여러 번 물어보니 며칠 지나서 말해주셨다”며 “여러 번 말을 멈추시고 울컥하는 걸 참는 표정인데 마음이 너무 복잡해지고 화도 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인스타 맛집들 인기 많고 남다른 판매전략, 판매 방식인거는 알겠는데 그런 거 모른다고 해서 나이든 분께 그런 식으로 면박을 주고 급하게 내보내려고 하는 그런 태도는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며 “모든 인스타 집들이 그러진 않겠지만 오픈된 곳에 매장을 냈다면 배타적인 분위기를 당연시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해당 사연에 네티즌들은 “맛집이라길래 갔더니 휴무 공지 인스타그램에만 올려 허탕 친 적 몇 번 있었다”, “인스타에만 ‘노키즈존’이라고 올려놔 아이 데리고 갔다가 못 먹고 온 경우도 있다”, “저 사람들은 부모도 없나”, “저런 식으로 장사하는 곳은 망해야 한다”등 반응을 보였다. 또 인스타그램에만 공지를 올리며 운영하는 몇몇 오프라인 가게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 미시간 법원 “오염 수돗물 피해자에 7400억 배상 법정화해 승인”

    미시간 법원 “오염 수돗물 피해자에 7400억 배상 법정화해 승인”

    미국 미시간주 법원이 2014년부터 이듬해까지 플린트 시에 공급되는 수돗물에 납 성분이 들어가 엄청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6억 2600만 달러(약7417억원)를 배상하고 화해하도록 승인했다. 보상금의 대부분은 독성 성분이 들어간 물을 마신 어린이들을 비롯해 피해를 입은 성인 주민들과 가게 주인들, 수도료를 납부한 사람들에 건네진다고 영국 BBC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7년 전 비용을 절약한답시고 디트로이트 시로 공급되던 휴런 호수 대신 플린트 강으로 갑자기 상수원을 바꾸는 바람에 오래 된 수도관에서 흘러나온 납 성분이 들어간 녹물이 수도꼭지를 틀면 나왔다. 당시 플린트 시의 재정 상태는 파산 일보직전이었다. 레지오넬라 감염증이 창궐해 적어도 12명이 목숨을 잃고 10만명의 주민들이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했다. 수천명의 주민들이 미시간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싸워왔는데 주디스 레비 판사는 이날 “이번 법정 화해는 여러 이유로 돌아볼 만하다”면서 “포괄적인 보상 프로그램의 출발점이며 모든 자격있는 참가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시간표를 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배상금 재원은 대부분 미시간 주정부가 충당하는데 공중 보건의 위험성을 간과했다는 비난을 한몸에 받아왔다. 지난해 검찰은 관리들을 상대로 한 형사 소송을 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만 뒀다. 플린트는 흑인 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었다. 주민의 40% 이상은 빈곤층으로 분류됐다. 수도 공급망이 바뀐 뒤 주민들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색깔이 푸른 색이거나 노란 색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기 시작했다. 팔과 얼굴에는 반점이 생겨났다. 주민들은 물의 맛이 느껴지고 색깔도 이상하다고 불만을 늘어놓는데도 현지 관리들과 정부 지도자들은 일년 이상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강변했다. 플린트 시는 나중에 디트로이트 상수도 체계로 되돌렸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주민들은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마시거나 요리하거나 씻는 데 수돗물 대신 생수에 의존하고 있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기식당의 운명, 창업 시점에 달렸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인기식당의 운명, 창업 시점에 달렸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부터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배달음식 주문이 폭증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하지요. 음식을 주문할 때는 일단 먹을 것을 정하고 스마트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라온 별점이나 이용 후기를 보고 가게를 결정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음식점을 선택할까요. 프랑스와 함께 미식의 나라로 알려진 일본 연구자들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섰습니다. 일본 홋카이도대 심리학과와 통계학과 공동연구팀은 고객들의 음식점 선택 기준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오랜 전통이 있는 식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1월 11일자에 실렸습니다. 경영학이나 행동경제학 연구를 보면 고객의 상품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다양합니다. 제품에 대한 고객의 기대에 부합하는 브랜딩이나 라벨링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일본의 전통음식인 메밀국수(소바) 식당과 화과자 판매점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일본의 많은 메밀국수, 화과자 전문점들이 광고를 할 때 창업연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메밀국수, 화과자 전문점들만 모아 놓은 가상의 음식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사이트 곳곳에 설립연도가 없는 가게도 섞어 놨습니다. 성인남녀 34명에게 메밀국수와 화과자를 주문하도록 한 뒤 가게를 선택한 이유와 예상되는 음식의 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설립연도가 오래된 메밀국수와 화과자 가게들이 주로 선택받았고 설립연도를 표시하지 않은 곳은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집일수록 고객들의 맛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통음식이 아닌 패스트푸드 같은 현대 음식들도 설립연도가 오래된 가게를 선호할까요. 연구팀은 피자, 햄버거, 스파게티, 와인을 판매하는 가상의 음식 사이트를 만들어 성인남녀 136명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실험 결과 이번에는 메밀국수와는 달리 창업한 지 1년 안팎인 가게들을 많이 선택했고 가게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었다고 합니다. 연구를 주도한 홋카이도대 가와하라 준이치로 교수(인지심리학)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온라인에서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설립연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음식의 종류에 따라 광고 전략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자영업 비율이 25%로 가장 높다고 합니다. 특히 음식 관련 자영업은 창업만큼 폐업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실험에서처럼 오랜 전통을 가진 식당이 많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식당을 고를 때 별점과 후기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음식을 제공받고 그럴듯한 리뷰를 올리는 ‘인플루언서’까지 끼어들면서 별점과 리뷰만 믿고 주문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 끼 맛있게 먹기도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 “울릉도는 역시 오징어야”…울릉군, 군어 오징어 선정

    “울릉도는 역시 오징어야”…울릉군, 군어 오징어 선정

    경북 울릉군이 울릉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오징어를 공식적인 군 상징물인 군어(郡魚)로 지정했다. 10일 울릉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주민 여론조사와 상징물관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징어를 상징물로 정하기로 했다. 군의회가 지난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상징물 관련 조례를 개정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공포일인 12일에 오징어는 공식적인 군어가 된다. 그동안 울릉군은 상징물로 군목(후박나무), 군화(동백꽃), 군조(흑비둘기)를 정했지만 군어를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수산업이 발달한 지역 상황에 맞춰 군어를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이 지난 8월 주민을 대상으로 군어를 정하기 위한 선호도 조사 결과 오징어가 약 76%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오징어 외에 꽁치와 독도새우 등이 대상 목록에 올랐다. 오징어는 울릉 근해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지역에 어장을 형성해 왔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울릉 주변 해역에선 오징어잡이가 활성화돼 있었다. 울릉도 오징어는 대부분 당일에 조업이 이뤄져 신선도가 높고 맛이 좋다는 평을 받으면서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김병수 군수는 “오징어가 공식 상징물로 지정된 만큼 울릉 대표 수산자원인 오징어를 더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북도,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 시장 도전장

    전북도가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고기와 맛과 향, 식감이 비슷하지만 콩을 주원료로 만든 대체육 생산을 산업화 하는 방안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도는 이를 위해 연구개발, 실증, 산업화를 패키지로 할 수 있는 식물성 기반의 대체육 산업화 지원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전북도가 대체육 생산을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있는 것은 생산과 연구 등 여건이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대체육의 핵심 원료인 식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 콩은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농식품과 바이오 관련 기관도 50여 곳에 이르고 박사급 연구인력도 1800여 명이 포진해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식품, 바이오 분야에 강점이 있는 우리 지역에서 대체육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해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지역으로 인식을 새롭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4조 2400억원이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2023년 7조원에 육박하고 2040년엔 기존 육류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서울광장] 양미리 여행을 기다리며/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미리 여행을 기다리며/서동철 논설위원

    나이를 먹어 가면서 학창 시절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게 된다. 사회적으로 잘나가 얼굴 보기 어려웠던 친구들도 갈수록 우리 모임에 애착을 갖는 눈치다. 아무래도 철없을 때 처음 만나 이런저런 속사정까지 모두 아는 친구들이니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여유들이 생겼는지 몇 년 전까지 저녁 7시이던 모임 시간이 갈수록 앞당겨진다. 네 시쯤 만나 일 끝내고 합류하는 친구를 기다리기도 한다. 약속 시간이 주말로 정해지면 한두 시에 만나기도 하는데 당연히 낮술이 뒤따른다. 정년퇴직해서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고, 여전히 정력적으로 일하는 친구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활발해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옛 친구들과의 모임은 다 그렇겠지만, 고장난 레코드판처럼 40년 넘은 기억을 돌리고 또 돌린다. 그런데 지난달엔 한 친구가 “우리도 조선시대 ‘농가월령가’처럼 제철 수산물을 매달 산지에 찾아가서 먹는 여행 모임을 갖는 것이 어떠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었다. 이런 ‘기특한’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우리 모두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경력이 수십 년이니 일 년치 프로그램을 짜는 것도 어렵지 않다. 특히 4월은 거저먹기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몇 년 전부터 기장멸치축제가 열리는 4월이 되면 친구를 찾아 부산에 갔다. 생멸치로 만든 무침이며 구이, 튀김, 탕은 그 자체로 별미지만 옛 친구와 함께 먹으니 더 맛있다. KTX를 타고 내려가 점심을 먹은 뒤 경치 좋은 바닷가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 있게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하루 여행이 즐겁다. 서울역에 돌아와 생맥주 한잔을 마시고 헤어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당장 11월 행선지를 두고는 한 친구가 “겨울 양미리가 맛있다는데…” 하니 다른 친구가 “도루묵도 제철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 동해안으로 함께 떠나 양양 기사문항 방파제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 먹은 적이 있는데, 도무지 될 것 같지 않던 낚시로 작은 임연수어 두 마리를 잡기도 했다. 기억이 여기까지 미치니 속초나 양양으로 차를 몰아 이 즈음부터 동해바다에서 많이 나는 양미리, 도루묵, 임연수어를 먹기로 쉽게 합의할 수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값도 싸서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에게 더욱 고마운 물고기들이다. 그런데 해물월령가(海物月令歌)를 주창한 친구가 다시 “이왕에 멀리 가는 거면 그 지역의 문화유산을 더불어 돌아보면 어떻겠느냐”고 추가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이 친구는 기사문항에 갔을 때도 같은 바람을 말했는데 당시에는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는 뜻밖에 다른 친구들도 좋은 생각이라며 맞장구를 친다. 서울에서 서너 시간 달려 곧바로 관광지 식당에 도착한 다음 밤새 숙취에 시달리다 해장국 한 그릇 먹고 돌아오는 여행도 적지 않았다. 나이를 먹어 가니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다들 아깝게 느껴지나 보다. ‘무엇을 보러 갈 것인가’ 하는 대목에서는 다들 문화재기자 노릇을 한 적이 있는 내 얼굴을 쳐다본다. 영동 지방에는 찾아갈 곳이 넘친다. 가장 북쪽으로는 건봉사가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고성 땅이지만 옛날 건봉사라면 곧 금강산의 초입이었다. 6ㆍ25 전쟁의 상처가 깊지만 여전히 볼만한 것이 많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백두대간을 넘어서면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선림원터도 나타난다. 가는 길 중간의 국립춘천박물관에서는 역시 전쟁 당시 불타 버린 선림원 동종의 흔적을 볼 수 있으니 의미 있는 ‘세트 답사’가 될 것이다. 남쪽의 강릉 굴산사터 당간지주도 보여 주고 싶다. 태백산맥이 거칠 것 없이 바라보이는 벌판에 세워진 압도적 스케일의 통일신라시대 돌기둥과 마주하면 친구들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주변에는 맛있는 커피 전문점도 있다. 이달에는 도루묵 축제가 열리는 물치항에서 멀지 않은 양양 진전사터로 도의국사 부도와 삼층석탑을 만나러 가자고 제안하려 한다. 이렇게 꼽아 보니 맨 마지막으로 잡아 놓은 낙산사까지 포함해 다섯 해 동안 둘러볼 11월 프로그램이 마련된 셈이다. 어떤 해산물을 찾아가고, 어떤 역사의 흔적을 둘러볼지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 즐겁다. 12월엔 등산을 겸한 변산반도 산중 암자를 제안해 볼까 싶다.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나라에서 우리 같은 은퇴 언저리 세대 모임은 낮술로 시작해 다투는 것으로 마무리되기 십상이다. 꼭 제철 수산물일 필요도 없고, 문화유산일 필요는 더더욱 없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무엇이라도 함께할 수 있는지 친구들과 지혜를 나눠 보길 권한다.
  • 육즙 나오는 채소볼·휠체어 패션…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란

    육즙 나오는 채소볼·휠체어 패션…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란

    “고기를 다져 만든 미트볼처럼 생겼죠? 하지만 어떤 동물성 성분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완두 단백질, 귀리, 감자, 양파, 사과로 만들었죠.” 9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살림터 3층. 김기태 이케아 고양점 매니저의 설명에 사람들의 눈이 둥그레졌다. 김 매니저는 “채소만으로 맛과 육즙을 재현했는데, 탄소 발자국은 미트볼의 4%에 불과하다”며 “채식주의자는 물론 고기의 맛은 그대로 두면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모든 이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영하는 이곳 유니버설 디자인 플랫폼(UDP)에서는 이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푸드 워크숍이 열렸다. 성별, 국적, 장애, 문화 배경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바탕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재료를 소개한 것이다. 재단은 먹거리 외에도 각종 분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필요성을 보여 주는 워크숍을 연다. 11일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하티스트, 중도 척수 장애인으로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박위와 함께 장애에 구애받지 않는 패션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손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 셔츠를 편하게 입고 벗기 위한 히든 버튼, 휠체어 사용자가 더 편히 입을 수 있도록 밑위와 지퍼를 더 길게 단 바지 등이다. 재단은 또 공모전 등 각종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주최한다. 10일부터는 서울시와 함께 어린이 안전을 위한 맞춤 환경 디자인 전시회도 진행한다. 어린이 전문가 등과 협업해 개발한 어린이 놀이쿠션, 위생 강화 세면대 등 돌봄 디자인 아이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직접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다.
  • 한 봉에 2200원, 셰프 요리! 닭고기 회장님의 ‘라면 야망’

    한 봉에 2200원, 셰프 요리! 닭고기 회장님의 ‘라면 야망’

    닭고기 식품 전문 기업 하림이 올 하반기 프리미엄 라면 2종을 선보이며 종합 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으로 평가절하된 가공식품을 장인이 제대로 만든 요리로 격상시켜 가정에서도 미식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김홍국(64) 하림 회장의 뒤늦은 ‘라면 시장 출사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 사옥 16층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식품 기업으로서의 비전과 함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현황과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미국에 사는 막내딸이 라면 좀더 보내 달라고 난리예요. 부모가 자식한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라면이면 성공한 것 아닌가요.” 이날 김 회장은 한 시간가량 이어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있는 내가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아침에도 먹고 점심, 저녁으로도 먹고 국물도 다 마신다”며 지난달 중순 출시한 ‘The미식 장인라면’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애정을 보였다.‘The미식’은 하림이 선보인 새로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다. 첫 주자가 바로 장인라면이다. 사골에 소고기, 닭고기, 각종 채소를 넣고 20시간 우려낸 육수가 가장 큰 특징으로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세를 탄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모았다. 출발은 순조롭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하루 생산량 10만개 규모의 공장이 매일 풀가동 중이고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면서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라면의 통념을 바꿀 신개념 제품의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장인라면은 7년 전 아토피가 있는 막내딸을 위해 김 회장이 라면 수프 대신 닭고기 국물로 라면을 끓여준 데서 시작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딸은 라면을 먹을 때마다 입 주변이 붉어지고 몸에 반점이 생겼다. 수프 성분이 문제였다. 김 회장은 “닭국물로 끓인 라면을 먹였더니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서 “집사람은 지금도 라면이 몸에 해롭다고 애들한테 라면을 잘 못 먹게 하는데 음식이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반대 목소리도 컸다. 농심(지난해 판매액 기준 점유율 53.3%)과 오뚜기(22.6%), 삼양(11.0%), 팔도(9.2%) 등 주요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임직원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김 회장은 “신경 쓰지 말고 자연의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자는 우리의 철학대로만 하라”고 독려했다. ‘99%의 불가능 대신 1%의 가능성을 100%로 만들자’는 평소 경영 정신이 드러난 대목이다.그는 “과거에는 김치를 사먹는 것도 흉을 봤지만, 지금은 김치를 사다 먹는 ‘주방의 가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집에서 한 음식보다 더 신선하고, 더 맛있고, 더 위생적이며, 더 편리하고, 더 건강하고 심지어 더 경제적인 제품을 내놓는 것이 하림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철학을 반영해 전북 익산에 조성한 라면 생산 공장에도 ‘퍼스트키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식품 공장이 과거 가정의 조리(cooking)를 대신하고 가정의 주방은 간편식이나 배달음식을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를 거쳐 식사(dining)하는 곳으로 변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퍼스트키친에 대해 “장인 셰프들의 주방처럼 재료를 다루고 고급 레시피로 음식을 조리한다”면서 “전 과정을 소비자가 견학할 수 있게 오픈 주방 형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원가 부담에도 본질적인 맛을 좇다 보니 장인라면은 기존 라면에 비해 단가가 높다. ‘감히, 라면 주제에’(장인라면 광고 문구) 한 봉에 2200원이나 하는 고가 제품이 시장에서 통하겠느냐고 물었더니 김 회장은 “먹어 보면 소비자들은 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장인라면은) 기존의 라면과 다르기 때문에 선발 후발의 의미가 없다”며 “기존 제품 말고 유명 식당의 닭곰탕과 비교해 달라. 사람들은 의외로 제대로 된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하림은 HMR 매출을 1조 5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인라면의 내년 목표는 700억원이다. 김 회장은 “‘감히 미식이라 부를 수 있는 라면’, ‘야식으로 추천하는 라면’, ‘자녀들에게 권할 수 있는 라면’이기 때문에 700억원 매출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해외시장을 겨냥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일부 동남아 국가와는 현재 수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라면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이와 별개로 숙원사업인 양재동 옛 한국화물터미널(파이시티) 부지 개발이 완성되면 하림은 식자재 생산·조달부터 식품의 제조, 가공, 유통, 배송까지 이어지는 식품의 전체 가치사슬을 완성하게 된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은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오랜 시간 개발이 지연됐지만 지난 8월 감사원이 하림의 손을 들어주며 물꼬가 트였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물류유통복합단지 조성사업인 데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라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보니 추진이 다소 지연됐다”면서 “도시첨단물류단지의 도입 취지, 서울시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 제고, 산업 발전의 신동력 창출 등의 다각적인 목표를 두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장남 준영씨의 회사 ‘올품’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48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김 회장은 “제아무리 의미 있는 기업활동이라 하더라도 법과 질서에 어긋난다면 가치를 잃는 것”이라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잡고 재발하지 않도록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재 처분에 과도한 부분이 있다면 합리적으로 처리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김 회장이 그리는 10년 후 하림은 ‘글로벌 마켓’에 있다. 김 회장은 “식품은 가치사슬을 얼마나 촘촘히 연결하고 관리하느냐에 경쟁력이 결정된다”면서 “10년 후에는 비효율과 군더더기 없이 물처럼 흐르는 하림의 식품사슬이 글로벌 마켓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 [포토] 김은지, 탄탄한 몸매 ‘비키니 여신’

    [포토] 김은지, 탄탄한 몸매 ‘비키니 여신’

    지난해와 올해 한국 최고의 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비키니 여신으로 자리 잡은 김은지가 헬스 남성잡지 맥스큐의 러브콜에 보답했다. 완벽한 비율과 미모의 ‘힙스퀸’ 김은지는 ‘맥스큐’ 11월호를 품절시키며 ‘완판녀’에 등극했다. 2020 머슬마니아 제니스 챔피언십 인천대회에서 스포츠모델-미즈비키니 2관왕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은지는 2021 머슬마니아 상반기 대회에서 머슬마니아의 ‘꽃’이라고 불리는 미즈비키니 그랑프리를 차지, 명실상부한 ‘피트니스 퀸’으로 자리매김했다. 39인치의 탄탄한 힙으로 ‘힙스퀸’이라는 애칭도 가진 김은지는 이번 화보 촬영을 ‘힙스퀸 김은지의 색다른 빨간 맛’이라는 콘셉트로 잡아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과일을 오브제로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선보여 출간과 함께 큰 관심을 모았다.
  • 황교익 “논쟁 끝장 볼 것...한국 치킨 비싸고 맛 없어”

    황교익 “논쟁 끝장 볼 것...한국 치킨 비싸고 맛 없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국내산 닭의 크기가 커지지 않는 이상 “한국 치킨은 맛없고 비싸다”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8일 황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난 한번 툭 치고 마는 논쟁은 하지 않고 끝장을 볼 것”이라며 “닭이 작아서 치킨의 맛이 비고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내가 이를 이슈로 삼겠다고 결정하면 그 닭이 커지는 것을 보고 난 다음에야 논쟁을 멈춘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 전에 닭이 작아서 치킨이 맛없다고 언론에 인터뷰했을 때 인터넷 온갖 곳에 ‘큰 닭을 튀겨봐라. 황교익을 요리를 모른다’ ‘한국인은 영계를 좋아하는 입맛을 갖고 있다. 외국인도 한국 치킨을 맛있다고 한다’는 글이 조금씩 변형돼 도배됐다”며 “내가 던진 메시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게 메신저 공격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낙 광범위하게 전개된 공격이라 나는 방어를 제대로 못 하고 당해야 했다”며 “메신저 공격으로 나를 음식 문화판에서 쫓아내면 치킨 논쟁은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한 세력이 있었다고 나는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착각들 하지 마라. 그 같은 공격에 내가 음식 문화판에서 쫓겨날 정도면 천일염 논쟁 때 이미 내 목숨은 달아났을 것”이라며 “천일염은 정부, 학계, 생산자단체 연맹에 맞서 나 혼자서 8년을 싸웠고 내가 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씨는 “치킨으로 요리되는 닭은 육계다. 이 육계는 전 세계가 그 품종이 동일하다”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1.5㎏ 소형으로 키운다. 외국은 3㎏ 내외로 키운다”고 설명했다. 또 “3㎏ 내외의 닭이 1.5㎏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당 싸다는 것은 한국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확인해주고 있다”며 “한국 외 전 세계의 나라에서 3㎏ 내외의 닭으로 치킨을 잘도 튀겨서 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떼를 지어 거짓으로 나를 공격했던 익명의 그대들에게 요구한다.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말하라”라며 “내 말을 부정할 것이면 먼저 농촌진흥청을 공격하라. 비겁한 것들, 싸움을 하려면 적어도 당당하게 하라”고 했다. 한편, 황씨는 또 다른 글에 작은 닭 생산 문제점 등이 담긴 농촌진흥청의 자료를 올리며 “한국 치킨은 맛없다. 닭이 작아 맛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이 자료의 ‘작은 닭’은 한국 치킨에 쓰이는 1.5㎏짜리 육계를 말한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는 3㎏ 내외의 육계를 쓴다”며 “한국 치킨의 주요 재료인 닭이 맛없다고 대한민국 정부가 확인해주고 있고, 나는 이를 그대로 받아서 말을 할 뿐”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맛 칼럼니스트다. 내가 ‘맛없다’고 할 때는 내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맛 칼럼니스트는 언론인이며, 그러니 근거가 없는 말을 하면 안 된다. 근거를 가지고 ‘맛없다’고 말한다”고 얘기했다.
  •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독서와 개인 취향/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책 사이로 달리다] 독서와 개인 취향/글항아리 편집장

    독서에서도 에너지의 들고 남을 잘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어떤 책은 읽으면 에너지를 충전받는 느낌이 드는 반면 그 반대의 책도 있기 때문이다. 그 기준은 읽는 이의 텍스트 취향과 다소 관계 있고, 독서를 마쳤을 때 온 힘을 쏟을 만한 것이었나 하는 반추와도 관련된다. 가령 나는 탕누어의 ‘역사, 눈앞의 현실’이나 존 맥피의 ‘이전 세계의 연대기’를 읽었을 때 에너지 손실률 제로, 획득률 100%였다. 탁월한 두 책에선 저자가 평생 갈고닦은 세계관이나 글쓰기 기술이 압축돼 펼쳐지고, 난해한 문장들을 번역가가 꽤 많이 해결해 독서는 탄탄대로를 걷는다. 탕누어의 책을 번역한 김태성, 김택규, 김영문은 복잡한 문장 구조 탓에 혀를 내두르며 저자를 원망했다. 하지만 독자는 이런 과정 덕분에 탄복하며 읽기만 하면 된다. 그 길 위에서는 탕누어의 생각들이 선진 시대와 현대를 종횡하면서 철학과 문학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기에 시대적 이질감과 문명 간 생각의 격차는 사라지고 원하는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다. 맥피가 30년에 걸쳐 쓴 ‘이전 세계의 연대기’를 읽는 독자들은 지질학과 암석학, 지구과학에 익숙하지 않아 자신의 낮은 문해력을 실감하며 미국의 ‘80번 주간 고속도로’의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야 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평생 발밑을 내려다보며 품은 호기심과 그것의 비밀을 풀 열쇠를 쥐고서 힘껏 독려하므로 독자는 몇 번이고 완주할 의지를 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독서를 마쳤을 때는 뭔가로 가득 찬 느낌만 남는다. 이렇게 충만해진 에너지는 어디로 흘러갈까. 내 경우는 고스란히 다른 책에 투여한다. 가령 ‘음식의 영혼, 발효의 모든 것’이 그런 대상이다. 이 책은 미국의 한 발효 전문가가 수십년간 시도해 온 발효 기술을 900쪽에 담은 것으로, 발효 음식이나 음료의 기원, 발효 종자를 얻는 과정, 경험에서 배운 발효 노하우 등을 적고 있다. 이것을 읽으면 음식에 대한 세계관을 바꾸게 되고, 직접 발효 음식을 만들겠노라는 의지를 불태우게 되며, 세상의 모든 음식을 발효·비발효의 관점으로 보게 될 정도로 빨려 들어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독서 후 나는 에너지를 빼앗기는 느낌이 들었다. 세상의 냄새도 맛도 잊은 채 오로지 텍스트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이 책은 계속 부엌을 오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넓게 보면 실용서 범주에 드는 후자와 같은 책들의 미학은 뭘까. 그것은 행동하도록 동기부여를 한다. 가령 주식 투자 책을 읽으면 주식 계좌를 트고, 달리기 책을 읽으면 밖으로 나가 뛰게 된다. 이런 책들은 인생의 참맛이 책 바깥에 있음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하지만 실용의 세계에 대해 지식을 안겨 주는 책들은 (본질적으로 똑같은 책임에도) 독서를 방해한다. 사실 독서란 세상의 온갖 움직임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안으로 집중하려는 의지의 행위다. 그것은 원거리에서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각자의 생활 속 소음들을 숨죽이게 만들며, 우리가 한시바삐 붙좇고 있는 가치들이 과연 그럴 만한 것인가 점검하게 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일부 책은 좁은 생각 속에 나를 가두고 내면에서 뭔가 질적인 변화를 이뤄 내기도 전에 문맥의 흐름을 끊고 머릿속을 음식과 투자와 운동의 의지로 충만하게 만드니 세상과의 거리두기는 실패하기 쉽다. 실용서와 비실용서의 유익함을 독자들은 안다. 다만 어떤 책은 나를 분해하면서 자신과 세계, 그리고 역사에 대한 통찰의 지류들을 내 안으로 끌어와 커다란 강을 만드는 반면 또 다른 종류의 책들은 실행력을 키우면서 나의 기능들을 훈련시켜 유용한 인간으로 만든다. 이때 그 실행력은 세상의 목소리들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큰데, 그 소리는 부와 권력, 힘과 친밀할 때가 많다. 아니,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모종의 소유욕으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나에겐 이런 종류의 책을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쉽게 양서로 꼽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 ‘최고 에이스’ 빛났던 37년 전 가을… “2030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최고 에이스’ 빛났던 37년 전 가을… “2030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40년사에서 1984년 한국시리즈는 가장 극적인 승부로 꼽힌다. 전기 리그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이 확실시되던 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최동원(1958~2011)은 1~7차전 중 다섯 번이나 등판해 4승1패를 기록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전설’ 최동원이 세상을 뜬 지 10년이 흐른 가운데 그를 그리워하는 야구팬들을 설레게 할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이 오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조은성(49) 감독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를 지배하는 카리스마가 압권인 최동원은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에이스’라는 호칭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며 “그가 가장 빛나던 순간을 영상으로 담아 후세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조진웅이 내레이션을 맡은 작품은 1984년 한국시리즈가 펼쳐진 열흘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상대편이었던 삼성 투수 김시진과 타자 이만수를 비롯해 롯데 감독 강병철과 투수 임호균 등은 최동원에게는 재능이나 노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투혼과 열정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중학 야구 선수 출신인 조 감독은 “40년 역사의 프로야구는 세대와 세대를 이어 주는 콘텐츠”라며 “최동원의 경기를 본 적 없는 2030세대에게 옛날 야구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최동원의 등번호(11번)에 맞춰 개봉일을 잡았다는 조 감독은 “제 마음속의 관객 목표도 11만명”이라며 웃었다.조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영상 기록 확보에 가장 애를 먹었다. 방송국에서도 1984년 전체 경기를 녹화한 영상은 구할 수 없었다. 고심하던 조 감독에게 최동원의 부친 고 최윤식씨가 직접 녹화한 비디오테이프 17개가 천군만마가 됐다. 최동원은 종종 동시대의 라이벌이자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 비교된다. 그러나 조 감독은 “통산 성적으로는 선동열이 앞서지만 경기를 지배하는 능력은 최동원이 낫다”며 “경기장에서는 승부욕이 엄청나지만 경기가 끝나면 소탈하고 따뜻한 남자로 돌아가는 그의 기질을 여전히 팬들이 그리워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동원에게 필적할 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고 단언했다. 차기작으로 1982년 한국에서 열린 세계 야구선수권 대회에 대한 다큐를 만들고 싶다는 조 감독은 “야구는 순간의 승리만큼이나 선수들의 사연 등이 한 편의 스토리를 구성하는데 현재 한국 야구는 세련됐지만 예전만큼 극적 감동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며 “멋은 있는데 맛은 없는 느낌”이라고 했다.
  • 먹방 유튜버 ‘온라인 보부상’ 변신 까닭은

    먹방 유튜버 ‘온라인 보부상’ 변신 까닭은

    “제 스타일이 조금 ‘칸추리’하잖아요. 하하!” 호피 무늬 재킷, 흡사 산적처럼 보이는 거대한 사내가 서울 한복판에 나타났다. 8일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 샤부샤부 가게 ‘강호연파’에서 만난 오진균(41) 에스제이컴퍼니 대표. 대중에게는 구독자 136만명에 육박하는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밥굽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역 농가와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야생을 추구하는 제 채널 콘셉트와 맞아서 그렇다”며 웃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 요즘은 농산물 축제 시즌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2년간 농가의 판로가 많이 막혔어요. 좋은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농민들이 전전긍긍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온라인에 특화된 제가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죠.” 오씨는 요즘 ‘온라인 보부상’으로 변신했다. 산지와 소비자를 ‘발’로 연결하던 과거 보부상을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매개로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자처한 것. 그는 지난 7월 강원 지역 청년 농업인들의 모임인 ‘강원도4-H연합회’와 함께 현지 청년농업인들이 생산한 감자를 라이브커머스에서 판매했는데, 1000상자를 무려 20분 만에 ‘완판’했다고 자랑했다. 오씨는 “오는 14일에 강원 홍천 사과도 라이브커머스에서 선보인다”면서 “2000상자가 준비돼 있는데 ‘30분컷’ 예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먹방을 넘어 외식사업가로도 외연을 넓히고 있다. 외식기업 에프지푸드(FG)와 협업해 올해 초 문을 연 더현대서울 샤부샤부집 강호연파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에는 밥굽남의 콘셉트를 반영한 치킨 브랜드 ‘산적통닭’도 출시했다. 송치훈 FG 상품개발팀장과 머리를 맞대 개발한 ‘먹물 검정통닭’의 반응이 좋다고 그는 전했다. “많이 먹고, 맛있게 먹는 걸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다고 봐요. 시청자들도 어떤 맛인지 이제 다 아니까요. 그럼에도 새로운 것은 언제나 있어요.” 오씨는 FG와 함께 음식을 콘텐츠로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름하여 ‘푸드 엔터테인먼트.’ 말 그대로 식음료(F&B)에 특화된 연예 사업이다. 지역 농산물을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결해 브랜드화하거나, 한국 음식의 세계적인 인기를 뜻하는 ‘K푸드’ 열풍을 엔터테인먼트 관점에서 풀어내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오씨는 “사업 아이템이 구체화하면 스타트업을 설립할 생각도 있다”고 귀띔했다.
  • 사장님들 ‘이태원 별’ 되도록… 용산, 월 100만원씩 뒷바라지

    사장님들 ‘이태원 별’ 되도록… 용산, 월 100만원씩 뒷바라지

    “능력 있고 재능 넘치는 소상공인을 발굴해 이태원의 전성 시대를 다시 한 번 열겠습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침체돼 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이 부활의 기지개를 켤 준비를 마쳤다. 구가 지난 8월부터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추진한 ‘스타샵(Star #Shop)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능력있는 ‘사장님’들이 창업 준비를 마친 덕분이다. 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태원을 살리기 위해 마련한 스타샵 프로젝트는 이태원 상가 중 공실에 개성 넘치는 가게를 유치해 지역의 대표 ‘스타 상점’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구는 최근 20~60대로 구성된 1기 참가자 10명을 선발했다. 이들이 선택한 창업 업종은 수제 맥주, 해산물, 스페인 음식 등 이태원에 새로운 맛을 더할 음식점과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남성 전용 미용실, 친환경 생활용품, 비건 음료 판매 상점 등으로 다양하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 지난 1일 이상두(28)씨를 찾아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씨는 1기 참가자 중 가장 먼저 이태원에 셀프 사진 스튜디오 문을 열었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의 노력과 젊은 사장님의 용기가 어우러진 첫 결실을 보니 기분이 남다르다”며 “상점이 지역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해 손님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용산구가 최대한 뒷바라지하겠다”고 전했다. 이씨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150여곳을 돌아다녔는데 이태원만큼 잠재력이 많은 곳이 없었다”며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지역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리라 기대되는 만큼, 이태원을 빛내는 ‘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9월 스타샵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 공고를 내고 23명으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았다. 이후 심사를 통해 창업자의 역량과 창업 실현 가능성, 창업 준비 노력도 등을 따져 지원 대상 10명을 정했다. 기존에 이태원에서 폐업한 상인들에게는 가점을 줬다.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 9명은 모두 내년 초까지 이태원에서 가게 문을 열 예정이다. 성 구청장은 “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려면 임대료가 제일 문제인데 그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가게당 1년간 임대료를 월 1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또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창업 전 컨설팅 교육을 진행하고, 창업자금도 최대 5000만원씩 빌려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부터 2기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는 많은 예비 창업자들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 옥천 발길마다 ‘정종’ 한 모금의 시… 그 맛 꿈엔들 잊힐 리야

    옥천 발길마다 ‘정종’ 한 모금의 시… 그 맛 꿈엔들 잊힐 리야

    매일 역에서 기차에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를 싣는 시인이 있다. 비유가 아닌 실제로 그는 고향인 충북 옥천과 대전, 신탄진을 비롯해 경부선 라인 그 어디쯤을 오가며 일을 한다. 옥천에서 먼저 살다 간 선배 정지용의 시를 사랑해 첫 시집의 권두시에 정지용의 동시 ‘딸레’를 오마주한 시인 송진권의 이야기다.그에게 ‘옥천’과 ‘정지용’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정말로 직업 정신이 투철한 대답이 돌아왔다. 경부선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유달리 산세가 뾰족하고 험난한 곳이 나오는데 이곳 옥천을 중심으로 경부선 라인을 따라서 이원, 지탄, 삼계, 영동, 황간, 추풍령에서 나물을 뜯은 어미들이 대전으로 가서 그것을 팔아 돈을 삼은 고장이라는 대답이었다. 철로에서 내려와 차를 타고 읍내를 벗어나면 어디에서나 금강의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는 지리적 설명도 덧붙였다. 그리고 정지용에 대해서는 할 말이 무척 많아서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연 설명과 함께 그의 시집의 권두시 ‘딸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우리의 말들 사이로 언뜻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운다는 황소와 검은 귀밑머리를 날리는 어린 누이가 성근 별빛 사이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산나물 잔뜩 짊어진 고향의 어미들을 싣는 기차의 마음을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사는 곳, 아니 그보다 더 먼저 ‘흙에서 자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향수에 젖은 시인이 살던 곳, 그곳이 바로 옥천이다. 정지용은 1902년 6월 20일 옥천에서 태어났다. 옥천공립보통학교를 거쳐 17세인 1918년에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다. 정지용은 매우 우수한 학업 성적과 빼어난 시 창작 재능 덕분에 주변 학생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이때 홍사용, 박종화, 김영랑, 이태준과 학교 선후배로 교류했다.휘문고보를 졸업한 정지용은 일본의 도시샤대 영문과에 진학한다. 휘문고보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준 덕분이었다. 학업을 마치고 돌아와 휘문고보의 교사로 재직하며 그 인연을 이어 간다. 정지용이 고향을 떠나던 시기는 일제의 억압으로 농촌 붕괴가 시작되던 때와 맞물린다. 1918년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되면서 농민들은 농토를 빼앗기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경부선은 일제의 조선 착취의 혈맥이 됐으며, 농민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의 빈민으로 스미거나 연해주로 가 버렸다. 고향을 잃은 설움은 곧 나라를 잃은 설움으로 병치돼 시인 정지용의 가슴에 맺혀 있었을 터.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는 이른바 휘문사태의 주동자가 돼 무기정학에 처해졌으나 곧 다시 입교됐다. 이해에 자신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소설인 ‘삼인’을 ‘서광’지에 발표한다. 고향인 옥천을 배경으로 소설을 쓴 것이다. 그 이후에 쓴 시인 ‘향수’는 정지용의 지극한 고향 사랑을 보여 준다. 정지용은 구인회를 창립했으며 일제 탄압에 저항하는 의미로 모더니즘 시를 썼다. 1941년엔 시집 ‘백록담’을 출간했다. ‘백록담’은 후에 청록파 시인들(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에게 영향을 줬다고 알려지는데, 실제로 정지용이 그들을 문단에 데뷔시킨 주인공이다. 정지용은 계속해서 문예지 심사를 통해 윤동주와 이상을 발굴하기도 했다. 매우 활발하게 시작 활동을 하던 중 일제와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1942년에 절필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1945년 8·15 광복 후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자대)의 교수로 재직했다. 이때 워낙에 ‘정종’을 좋아하기도 했거니와 정지용이라는 이름을 빠르게 발음하면 ‘정종’이 돼 학생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이 ‘정종’이 됐다고 한다. 조선문학가동맹의 아동문학분과 위원장이 됐으나 본의가 아니었던 터라 그에 관한 활동은 하지 않았다. 좌우 대립이 더욱 극렬해진 1950년 이후에는 월북을 선택한 동료 문인들과는 달리 전향을 선택해 보도연맹에 가입하기도 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정지용은 정치보위부로 끌려간다. 이후에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됐다가 평양감옥으로 이감됐다. 납북인가, 월북인가 하는 행로의 문제와 그의 사인을 두고 여러 설들이 분분하지만 그중에 가장 믿음직한 말은 ‘납북되던 중 소요산 부근에서 폭격에 휘말려 사망했다’는 것이다. 다만 2001년에 북한에 있던 셋째 아들과 남한에 있던 첫째 아들의 상봉으로 북한에서 통용되는 정지용의 사인이 전해졌다. 북으로 가던 중에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정지용은 9월 25일에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따로 확인한 바 없다.남한에 있던 가족들의 활발한 정지용 복권 활동으로 1988년 해금 조치된 이후에 ‘지용회’가 세워졌고, 옥천에 정지용 문학관이 개관했다. 그 이전까지는 친북인사로 규정되는 바람에 교과서에 시가 실리지 못했으며, 시인의 이름을 적는 난에 ‘정X용’, 혹은 이름이 새카맣게 지워지거나 무명씨로 각인된 채 독자들에게 ‘비밀스럽게’ 읽혔다. 매우 탁월한 시어를 구사해 고향과 조국 그리고 모더니즘을 한데로 아울렀다는 평을 받는 정지용의 시들은 독특한 줄글식 산문시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시인의 개인적인 감정의 토로가 아닌 대상 혹은 배경 묘사들이 탁월했다는 평을 받는다. 영문학을 전공한 시인답게 이미지를 중시했으며 모더니즘 계열의 시를 주로 썼다. 그리하여 정지용은 전통적인 순수시와 모더니즘 시를 병합해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문학평론가 최동호)했다고 평가받는다.정지용의 동시 ‘딸레’에 송 시인이 살을 붙이고 구전과 판소리의 음률에 맞춰 재해석한 시 ‘딸레’다. 송 시인의 말에 따르면 정지용의 많은 시편이 모더니즘 계열의 시들이어서 고향에 대한 것들은 초기 시 몇 편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정지용의 동시에는 어린 시절 고향에서 자랐던 정서가 듬뿍 담겨 있다고 했다. 당시의 입말과 풍습,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그리움 같은 것들에 대해. 어쩌면 옥천은 정지용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그리움이 금강처럼 흐르고 있는 곳이 아닐까. 단순히 경부선 철로에 놓인 수많은 역 중의 하나가 아닌, 누군가의 사무친 고향인 것이다. ‘향수’의 시이자 노래의 한 구절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일까.기차 위의 시인 송진권에게 정지용의 시들을 배경으로 한 옥천의 시(詩) 지도를 그려 주십사 부탁을 해 봤다. 그는 ‘향수’는 옥천의 어지간한 식당마다 액자와 벽화 등에 쓰여 있고, 정지용의 시비 또한 옥천역과 공원 등지에 놓여 있으니 그것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라고 권했다. 또한 옥천과 그 주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함유하고 있어 그것을 찾아보는 간이역 투어도 좋으리라는 말을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친 그가 며칠 후에 보내온 옥천의 시 지도는 이와 같았다. 이것으로 이번 호를 갈음하고자 한다. 이번 가을 여행의 목적지는 옥천과 금강 곁의 정지용 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송진권 시인이 추천하는 옥천의 詩와 간이역 투어 옥천역(지용 시비, 오래된 플라타너스)→이원역(구미, 구장터의 묘목시장들)→지탄역(금강변에 세워진 작은 역.)→심천역(근대문화유산, 1980년대풍의 시가지)→각계역(창고 같은 건물 한 채가 전부. 주민들이 희사해 만든 역), 영동, 황간, 추풍령역.
  • 찬바람 불면 지글지글 연탄불 위… 쫄깃X고소한 곱창의 맛

    찬바람 불면 지글지글 연탄불 위… 쫄깃X고소한 곱창의 맛

    연탄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지글지글 구워 먹는 곱창. 찬바람이 불면 더 생각난다. 굽는 소리와 구수한 냄새는 곱창의 맛을 더한다. 곱창에 소주를 곁들이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곱창은 소나 돼지의 소장을 가리킨다. 구불구불해서 곱창이라고 한다. 탄력섬유가 많아 질기다. 그래서 굽거나 볶아서 먹는다. 고소하고 담백하며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식감이 살아난다. 다른 부위에 비해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해 허약한 사람이나 환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 준다’고 했다. 또 ‘오장을 보호하고 어지럼증에 효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여기에다 당뇨, 술중독, 독성해소, 장내해독, 살균, 이뇨, 피부미용, 피로회복, 양기부족, 골다공증에 효능이 있다고 했다. 곱창요리에 술이 빠지지 않는데 이는 곱창이 위벽보호와 알코올 분해, 소화촉진에 뛰어나기 때문이다.●골목 양옆에 늘어선 곱창식당 41곳 행렬 건강에도 좋고 맛은 더 좋은 곱창은 대구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다. 대구에서 ‘곱창’ 하면 찾는 곳이 ‘안지랑곱창골목’이다. 대구 남구 대명9동 안지랑시장에 있다. 골목의 길이는 안지랑네거리에서 룸비니유치원까지 약 600여m. 골목 양쪽에는 곱창식당 41곳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20여년 동안 돼지 곱창만을 고집하고 있다. 전국에서 곱창 식당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힌다. 먹거리골목 중 정부나 지자체 사업에 가장 많이 선정됐다. 안지랑곱창골목의 주 메뉴는 양념곱창이다. 초벌 양념한 곱창을 구운 후 된장양념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안지랑곱창골목에서는 4~5년 전까지 연탄불 위에 석쇠를 올리고 곱창을 구웠다. 연탄을 구경조차 하지 못한 신세대들에겐 이색적인 구경거리였다. 기성세대들에겐 어린 시절이나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연탄 냄새에 거부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과 환경 등을 고려해 지금은 가스불로 모두 바뀌었다. 이 외에도 안지랑곱창골목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관리다. 이를 위해 모든 식당이 대구의 한 공장에서 재료를 공동구매한다. 공장에서는 일차적으로 세척 등 손질을 하고 삶아서 깔끔하게 포장된 상태로 이곳 식당에 공급한다. 그러다 보니 개별 식당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곱창의 질이 우수하다. 또 꼼꼼히 손질하기 때문에 곱창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 가격도 개별구매할 때에 비해 저렴하다. 곱창 한 바가지(500g)에 1만 2000원이다. 1인분, 2인분으로 계산하지 않고 그냥 커다란 바가지에 가득 퍼 준다. 똑같은 재료가 공급된다 해도 식당마다 약간씩 맛 차이가 난다. 곱창과 버무리는 양념은 식당별로 따로 하기 때문이다. 성주곱창 유태근(64) 사장은 “고춧가루에 강황가루, 커피, 냄새 잡는 조미료 등을 버무려 양념을 만든다. 이 양념을 하루 정도 숙성시킨 뒤 공장에서 공급된 생막창과 섞어 손님 상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양념은 집집마다 비결이 있다. 하지만 원재료가 같기 때문에 맛에 큰 차이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안지랑곱창골목 상가번영회 회장도 맡고 있는 유 사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밤늦게까지 식당마다 손님이 붐볐다. 이 중 40~50% 정도는 외지인이었다”면서 “코로나 이후 외지인의 발길이 끊기고 대구 시민들도 많이 찾지 않아 식당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폐업한 식당은 한 곳도 없다”고 전했다. 안지곱창 조명숙(58) 사장도 이 식당만의 양념 제조 비법을 귀띔해 줬다. 조 사장은 “고춧가루와 물엿, 간장, 후추, 마늘, 양파 등이 들어간다. 이렇게 만든 양념을 하루 숙성시킨다”고 말했다. 이 식당의 양념은 고춧가루의 영향으로 붉은빛을 띤다. 양념을 버무린 곱창은 윤기가 난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고 손님들은 입을 모은다.●판매 단위는 ‘바가지’… 푹푹 퍼주는 情 안지랑곱창골목은 전통시장이었다. 이 골목이 곱창의 명소로 자리잡은 것은 외환위기 때였다. 당시 경기악화로 시장 내 채소과일, 식육점, 방앗간, 철물점포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유일하게 생존한 점포가 곱창을 팔던 ‘충북식당’이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10여개의 곱창식당이 골목을 따라 생겼다. 2003년에는 이 골목 식당 주인들이 모여 ‘안지랑곱창번영회’를 만들었다. 대구 남구 등 행정기관들의 지원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서 서서히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2012년에는 한국관광공사에 의해 전국 5대 음식테마거리로, 2015년에는 한국관광명소 100선에, 2018년에는 한국관광의 별(관광연계시설 분야 음식부문)로 잇따라 선정됐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평일에는 2000여명, 주말에는 5000여명이 안지랑곱창골목을 찾았다. 안지랑곱창골목을 찾는 이는 주로 젊은층이다. 값이 싼 데다 맛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이곳에서 만난 대구의 한 대학에 다닌다는 남성은 “친구들과 곱창을 먹기 위해 한 달에 두세 번은 온다”고 했다. “곱창이 싸면서 맛있다. 양도 많다. 특히 1인분, 2인분이 아닌 한 바가지, 두 바가지로 주문하는 것이 정감도 간다. 5만원 정도면 4~5명이 충분히 먹고 소주까지 마실 수 있다. 계란탕 등 서비스로 나오는 안주도 많다”고 했다. 중장년층도 눈에 띈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50대 A씨는 곱창 예찬론자다. “곱창이 입에 딱 맞다. 곱창과 함께 술 한잔을 들이켜면 하루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안지랑곱창골목에서 해마다 축제가 열렸다. ‘안지랑곱창 오감 페스티벌’이 8월에 열렸다. 인기가수 공연을 비롯해 곱창 구워먹기 게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한여름 밤을 뜨겁게 달구곤 했다. 또 매년 4월 4일을 안지랑곱창데이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했다. 대구치맥페스티벌과 연계한 행사도 펼쳤다. 이동식 홍보차량을 동원해 곱창골목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퀴즈 이벤트를 통해 상품권을 증정했다. ●앞산카페거리·자락길 등 볼거리 인접 안지랑곱창골목은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객석마다 손 씻는 시설을 설치했다. 또 방역전문업체와 계약하고 환경관리 전담반을 결성해 깨끗한 곱창골목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국 곱창요리 레시피 공모전을 열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전국 고등학생과 대학생 56개팀이 새로운 곱창 조리법과 조리과정 영상을 제출했다. 요리전문가 등의 심사를 통해 ‘곱창무침’ 등 새롭고 참신한 곱창요리 10개 작품이 선정됐다. 안지랑곱창골목은 대구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에서 걸어서 3분이면 닿을 만큼 가깝다. 이 골목에서 곱창을 먹고 주변 관광지도 둘러보면 일거양득이다. 지척에 앞산카페거리(녹색길)와 앞산자락길, 앞산맛둘레길, 해넘이 전망대 등 볼거리도 많다.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올라 보면 대구 시내를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안지랑곱창골목 상가번영회 유 회장은 “곱창골목 식당들은 단순히 곱창만 파는 가게가 아니다. 장학금, 이웃돕기와 코로나 성금 기탁은 물론 어려운 가정 밑반찬 전달 등 대구 대표 식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면서 “위드 코로나로 대구 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거리 정비는 물론 단체 방역작업 등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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