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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곳이 어디 바다, 산, 계곡뿐이랴. 듣고 보고 만지고 익히며 배우는 곳도 좋은 휴가지다. 수목원, 박물관, 문화거리로 떠나보자.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랑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친구와 같이 가면 우정이 추억으로 물든다. 여행을 가는 길에, 또는 잠시 짬을 내서 들어가보자. 자연과 문화 속으로…. ■ ‘지상의 낙원’ 수목원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짜증날때 가족들과 꽃구경을 하러 가보자. 예쁜 야생화, 갖가지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허브, 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연꽃. 이들 모습에 흠뻑 취한다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85) 아이들 천국, 포천뷰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포천뷰식물원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아서 좋다. 뷰식물원의 특징은 다양한 꽃을 조금씩 심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에 한 가지 꽃만 심어, 보는 이로 하여금 꽃 세상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빨강, 분홍, 흰색의 숙근코스모스, 가우라 등이 방긋 웃음을 짓고 있고 색깔이 다양한 후룩스가 식물원을 오색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아이들이 편히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물론 산책로와 꽃밭을 구분하는 울타리조차 없어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 (031)534-1136,www.viewgarden.co.kr (86) 거대한 꽃나라, 한택식물원 동양 최대의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식물원으로 총 20만평에 이른다.8300여종,730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는 거대한 꽃나라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아담한 계곡을 따라 펼쳐진 1000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연생태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랑거리.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족도리풀 등 처음 보는 꽃들이 즐비하다. 또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월가든, 암석원, 유리온실 등 동화의 나라 같은 식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한택식물원에서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숲생태 곤충탐험전이 열린다. 곤충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살아 있는 학습장이다.(031)333-3558,www.hantaek.co.kr (87) 꿈 속의 그곳, 아침고요수목원 영화배우 박신양이 죽음을 앞두고 꽃을 가꾸며 살았던 영화 ‘편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과 나무의 에덴동산이다. 수목원에는 지금 나무의 진초록을 배경으로 온갖 색깔의 꽃들이 피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계절·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원이 20여곳. 특히 주목, 산수유, 단풍나무, 회양목 등 나무 사이로 꽃창포, 튤립, 무늬옥잠화 등의 꽃의 자태가 너무 곱다.(031)584-6703,www.morningcalm.co.kr (88) 메밀꽃 필 무렵엔 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태기산 자락.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한 평창에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물 맑은 흥정계곡과 1250m의 태기산이 지척이라 단순히 허브만 보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행이나 계곡의 물놀이 또한 허브나라농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모네정원 등 13개의 테마로 잘 정돈된 정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향기로운 허브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팻말에 허브의 학명·원산지·개화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혼자서도 돌아보는 데 무리가 없어 좋다.(033)335-2902,www.herbnara.com (89) 유럽을 갖다 놓은 듯, 팜 카밀레 충남 태안에 위치한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 낮은 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야외 허브정원과 멋진 해송 군락, 풍차 등에 마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시골마을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라벤더를 비롯한 120종의 허브와 150종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외 꽃동산이 만드는 황홀경에 더위도 싹 달아난다.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 가든과 보라색의 라벤더 가든, 그리고 분홍색의 애플 제라늄과 로즈마리 등을 심어놓은 보테니컬 가든에서 풍기는 은은한 허브향이 온 몸을 감싼다. 또 허브비누, 향초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도 있다. (041)675-3636,www.kamille.co.kr (90) 오감 대만족, 상수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자리하고 있는 상수허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허브를 대규모로 가꾸기 시작한 곳으로 2만여평 규모의 큰 허브농장이다.16년 된 팔뚝만한 로즈마리가 쑥쑥 자라고 있고,550여종의 갖가지 허브가 숨쉬는 실내정원을 거닐며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음미하면 어느덧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다. 천년 묵은 소나무 분재와 특이한 모양의 공룡바위도 방문객을 반긴다. 또 허브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허브터널과 맨발로 밟아볼 수 있는 허브잔디, 그리고 향치료 효과(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과 강렬한 주황색 한련화(나스터튬), 흰 베고니아 등이 예쁘게 장식된 허브 꽃밥은 먹기 아까울 정도. 허브 강의와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 3가지 테마로 떠나는 박물관 여행스케치 박물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다. 풍부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느끼고, 세계 문화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독특한 발명품들을 경험할 기회도 갖는다. 올 여름, 박물관에서 문화적 소양을 한껏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91) 지도 직접 만들어봐요… 경희대 혜정박물관 대학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대부분 관람료가 없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에는 실비 정도로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교육적인 주제가 뚜렷하고 알차다. 각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의 혜정박물관은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지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혜정 관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15∼20세기 동·서양의 이색적인 옛 지도와 지도첩, 지도 관련 사료, 고문헌 등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곳. 특히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1655년 제작된 중국지도,1737년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이 만든 우리나라 전도, 동해를 ‘COREAN SEA’로 표기한 지도(1794년) 등이 눈에 띈다. 주요 고지도를 탁본하거나 간단한 지도 제작원리를 체험하고, 종이퍼즐이나 영상게임 형식으로 지도 맞추기를 하는 등 재미도 더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할 예정(참가비 2만 5000원).(031)201-2012∼4,oldmaps.khu.ac.kr (92) ‘우리나라 최초’ 고려대 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 박물관은 10만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100년사 전시실, 역사 민속자료실, 고미술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등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눈으로 보는 유물도 가치가 있지만 고려대 박물관의 장점은 교육프로그램.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일부 답사일정만 교통비 정도를 참가비로 받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의 위대한 유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3290-1514,museum.korea.ac.kr (93) 동서양 의복 한자리… 숙명여대 자수박물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자수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해외 자수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취미로 하거나, 옷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식·생활·감상용으로 다채롭게 활용된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02)710-9133∼4,museum.sookmyung.ac.kr (94·95) 과학의 시대가 온다… 로봇·별난물건박물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이 있다. 미래 관심사인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백성현 교수가 10여년 동안 수집한 3500여점의 로봇이 테마별로 전시돼 있다. 전세계 40여개국 초기로봇,‘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로봇 틴맨(1900년대),‘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한 마리아로봇(1920년대), 아톰(1950년대), 토종로봇 로봇태권V(1970년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3D입체영상실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도 있다.(02)741-8861,www.robotmuseum.co.kr 상천외한 물건들을 보고 싶다면 별난물건박물관에 가보자. 담배 연기를 마시면 기침을 하는 재떨이,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스누피 인형,“이봐, 손씻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변기 모양 비누통, 큰 소리를 치면 부들부들 떠는 강아지, 동물모양 손톱깎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집게 등 독특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 서울·부산·경기 파주 영어마을 세 곳에 있다. 서울관 (02)792-8500, 부산관 (051)740-4858, 파주관 (031)956-2211,www.funique.com (96 98 97) 세계 문화를 찾아서… 아프리카·중남미·티베트박물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그대로 제주도에 옮겨놓은 아프리카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재현한 외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18∼20세기초의 아프리카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시기별로 전시 하고 있다. 매일 3차례 아프리카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 전통 문양 페이스페인팅, 찰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가 될 듯. (064)738-6565,www.africamuseum.or.kr 경기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박물관은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30년간 중남미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씨가 지난 1997년 개관했다. 멕시코, 중미, 카리브해역 등에서 수집한 각종 토기, 가구, 석기, 가면,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서 볶음밥인 파에야(2만 5000원), 스낵인 타코(6000∼8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031)962-7171,www.latina.or.kr 서울 종로에 도심 속의 작은 티베트인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티베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가정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전시장에 티베트의 불교미술품과 12∼19세기 생활용품,12세기 라마승의 법의(法衣) 복식 등 문화·민속자료 등이 있다. 소장품 1200여점 중 3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3개월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전문해설자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티베트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02)735-8149,www.tibetmuseum.co.kr (99) 예술인의 혼이 가득한 헤이리 경기도 파주 헤이리는 일일나들이 코스로 단연 으뜸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 공간. 아이들과, 연인과, 또는 친구와, 그 누구와 함께 가도 좋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북하우스’는 음악, 미술, 책, 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책들이 빼곡하고,1층에 햇살 좋은 식당이 있다. 매달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연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에서는 동화책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를 마련한다. 오래된 서점의 낡은 책 냄새와 허브향이 어우러진 ‘북카페 반디’도 아늑하다. 가장 큰 전시공간인 ‘93MUSEUM’은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식물감각’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고, 꽃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 전문갤러리로, 우리 항아리의 고전적인 멋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폭 빠져버리는 공간은 쌈지에서 운영하는 ‘딸기가 좋아’다. 딸기, 똥치미 등 캐릭터들과 한 데 어울려 논다. 어른이 향수를 느끼기에 좋은 공간은 맞은편 ‘타임캡슐’이다. 옛 생활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어릴 적에 한번쯤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5개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악기가 전시돼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이국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www.heyri.net ■ 가는길:자유로→통일전망대→고가도로 아래로 지나자마자 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첫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헤이리 1·4번 게이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2번 출구에서 200번,2200번 버스가 각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100) 예술작품 힐끔 차 한잔 홀짝,양평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도 양평의 강가로 떠나보자. 예술적·생리적 허기짐을 마음껏 해결할 수 있다. 양평읍 초입에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 및 창작스튜디오’는 군청에서 관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전시·창작공간이다. 작가의 개인전이 다양하게 열린다. 서종면 ‘문화의집’은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시·음악행사를 여는 장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인기 장소가 됐다. ‘갤러리아지오’는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곳. 건물 안 갤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한 부족인 쇼나(Shona)의 유명한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옆 작은 카페에는 커피, 국화차, 산딸기홍차 등 20여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실, 카페, 아트숍을 한 데 모은 ‘몬티첼로’나 작은 창고 모양의 ‘인더갤러리’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바탕골 예술관’을 꼭 들러보자.8700여평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두달마다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한다.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마음껏 만지고, 흙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구울 수도 있다. 체험료는 1만∼2만 5000원선.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을 받으면 체험료·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 가는길:올림픽대교→강일IC→미사리→팔당·양평 방면 이정표를 따라 팔당대교를 건너 6번국도 진입→양수대교→양수리→양평 ■ 여행정보:45번 국도를 따라 연세중학교 앞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67-4070)에서는 살얼음이 뜬 국물의 동치미국수(4000원)가 무더위를 녹인다.. 서울종합촬영소로 가는 ‘초원’(031-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맛있다.88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만나는 생선구이전문점 ‘해마’(031-771-9202)나 맞은편 프랑스 레스토랑 ‘라리아’(031-774-9717)도 추천하는 식당. (101) 강북의 문화 일번지 삼청동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향기를 뿜어내는 곳이 서울 삼청동이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 미술관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총리공관 주변으로 맛집이 들어섰고, 다양한 패션·액세서리 숍이 생겨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해 ‘서울에서 둘째로 잘 하는 집’(찻집) ‘눈나무집’(국수·떡갈비) ‘라마마’(퓨전일식) 등 소문난 음식점이 많다. 또 ‘청’ ‘공리’ ‘쿠얼라이’ 등 고급스러운 퓨전중식당도 들어섰다.‘까브’ ‘로마네꽁띠’ 등은 삼청동 산책을 우아하게 마무리할 만한 유명한 와인바.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한가롭게 차를 즐겨도 좋다. 별미케이크전문점 ‘아루’나 노천카페 ‘어린왕자’, 북카페 ‘진선북카페´도 추천할 만한 곳. 최근 1∼2년 사이 삼청동은 ‘패션1번지’로도 변신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삼청동 길로 진입하는 초입 ‘전통한복 김영석’ 매장을 시작으로 ‘홍조’ ‘소현갤러리’ ‘수담’ ‘지아갤러리’ ‘더 슈’ ‘드레스업’ ‘보스코’ ‘파르베’ 등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액세서리, 빈티지 스타일의 고가 수입브랜드, 구두매장, 맞춤옷, 손뜨개 전문점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쇼핑을 즐기면 된다. ■ 가는길:서울시청→광화문교차로에서 우회전→경복궁교차로에서 좌회전→삼청터널 방향으로 직진 (102) 정통 중국음식을 찾아 떠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시내 곳곳에 퓨전중식당이 성황을 이룬다. 벽에 홍등을 걸어 화려함을 더하고, 빨간색과 중국식 앤티크 식탁으로 치장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정통 중국음식을 즐기는 데는 인천 차이나타운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탑 모양의 ‘패루’. 이것을 지나면 바로 중국으로 빠져든다. 101년전 자장면을 처음 선보인 ‘공화춘’은 간판만 남아 있다가 올해 초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 10여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맛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자금성’. 서울 특급호텔 중식당 조리장을 지낸 화교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자장면으로 유명하다. 40년째 한자리를 지킨 ‘풍미’, 세련된 인테리어의 ‘부엔부’, 베이징식 음식을 내놓는 ‘상원’, 새롭게 문 연 ‘공화춘’ 등 청요리집이 즐비하다.‘원보’와 ‘미식세계’에서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복래춘’에서는 속이 텅 빈, 일명 공갈빵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곳곳에 토산품점에서는 오량액 마오타이주 칭다오맥주 등 중국산 술과 우롱차 보이차 등 중국차, 그림 도자기 수정조각품 중국의상 등 중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제3패루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벽화가 있다. 인천화교중산학교 담장에 있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150m의 담장벽화는 삼국지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www.ichinatown.or.kr ■ 가는길: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끝(인천항)에서 월미도방향→인하대병원→옹진군청→인천경찰청→자유공원광장.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 하차.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김해관 동원 F&B 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김해관 동원 F&B 사장

    얼핏 보아 요리와는 담쌓은 스타일이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에다 여직원들로부터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맛은 거의 예술이다. 특히 참치로 빚어내는 온갖 요리는 전문가 수준이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 가까이 식품회사에만 근무했다. 김해관 사장과 함께 떠나는 요리여행 속으로 빠져보자. 김해관(55) 동원 F&B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은 요리하고는 담쌓고 사는 분위기다. 잘 손질된 공무원 같은 머리 스타일이 그렇고,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그랬다. 하지만 슬슬 대화가 무르익자 달라진다. 부드럽고 섬세한 성격이 묻어 나온다. 회사 여직원들이 왜 그를 ‘살인 미소’라고 부르는지도 이해가 된다. 부드러운 성격과 ‘살인 미소’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그의 요리 솜씨는 어떤지 궁금했다. 장남 준석씨는 현재 독일 유학 중이고, 차남 준현씨는 군 복무 중이라 김 사장은 서울 강남 청담동 자택에 부인 김정연씨와 단출하게 살고 있다. # 미식가의 입맛 사로잡는 참치 요리 누가 국내 최고의 참치통조림 회사의 총 사령탑이 아니랄까봐 참치 얘기로 말문을 연다. 동원 F&B는 참치 통조림을 비롯해 양반김, 김치, 보성녹차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종합 식품회사다. “참치는 서양 사람들도 ‘바다의 귀족’‘바다의 닭고기’라고 부를 만큼 영양 덩어리입니다. 우주 비행사들도 우주 비행시 참치를 갖고 갈 정도죠.” 회사일로 바쁜 주중에야 별로 요리할 기회가 없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서울을 벗어나는 주말에는 앞치마를 두른다는 김 사장. 참치를 이용한 요리를 잘 하는데 ‘참치 김치찌개’를 으뜸으로 내세운다.“묵은지에 참치 넣고 끓여내면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보다 맛이 덜 느끼하고 담백해요. 참치캔에서 기름 국물을 쫙 짜내서 고기만 넣으면 보다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어요.” 참치 예찬론이 이어진다. 고단백에 저지방, 오메가 3지방산을 비롯한 미네랄,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참치를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단다.“보통 미역국을 끓일 때 소고기를 넣고 끓이지만 저는 ‘참치 미역국’을 좋아해요. 바다의 향긋한 맛을 내주거든요.” 등산 갈 때에는 부인과 함께 ‘참치 샌드위치’를 만든다. 만들기 간편하고 , 먹고 나면 든든해서 좋단다. 미식가인 김 사장은 해외 출장 가더라도 꼭 현지의 맛집 찾는 곳을 잊지 않는다.“중국, 태국 등 해외로 일주일 정도 출장을 가더라도 한국 음식을 한끼도 먹지 않고 현지 음식만을 먹어요.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것도 문화적 체험 아닙니까?” 업무상 술자리가 잦은 그가 즐겨 마시는 술은 ‘보성녹차주’. 친구들에게 권했더니만 처음에는 싱겁다는 반응이었으나 이젠 애호가가 됐다고 소개했다.“소주 2병에 녹차캔 1개를 섞어서 혼합하면 와인 정도 도수의 순한 소주가 됩니다. 소주의 쓴 맛을 없애주고 숙취 해소에도 좋지요.” # 식문화 향상이 국민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줘요 보수적인 대구 출신의 김 사장이 요리가 가까워진 계기는 뭘까?“제가 식품회사(CJ)에만 30여년 근무했습니다. 자연 여러 제품을 출시하면서 그 제품을 이용한 요리개발에도 관심을 갖게 됐지요.” 업계에서 마케팅 및 영업전문가로 손꼽히는 그이지만 식품에 대한 철학은 비즈니스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제품 판매에 신경을 쓰게 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을 내놓아 주부는 물론 각 가정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습니다.” 그의 손을 거쳐 나온 히트제품인 햇반, 백설식용유, 백설햄처럼 각 가정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생각이다.CJ식품본부장, 생활화학 본부장, 엔프라니 사장을 거쳐 지난 3월 동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벌써부터 ‘세상을 바꾸는’혁신 제품을 내놓는 일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 뼈까지 맛있는 생선 ‘파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어(魚)시장의 옛말인 파시를 브랜드로 내세운 이 제품은 고등어, 정어리 등을 된장소스나 소금구이해 진공포장한 조리식품이다. 이미 시장에서 시험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집에서 생선 구우면 냄새가 많이 나잖아요. 간편하게 포장된 파시제품은 전자레인지에 1분30초, 끓는 물에 5분 정도 담그면 그대로 먹을 수 있어요. 가시 걱정 없이 뼈까지 먹을 수 있어요.” # ‘살인미소’로 마케팅 교육 열올려 그가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몇달 사이 회사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길게 이어지던 비효율적인 회의는 짧게 단축됐다. 전국의 영업장과 공장을 돌며 직원 교육을 하는, 현장 경영 덕분에 회사와 직원간의 일체감이 형성되고 있다. “회사와 직원의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회사는 커가는데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주지 못하면 그 회사는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직원들에게 그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앞으로 기존 사업을 확고히 하면서 인삼제품 출시 등 신규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워 나가겠다는 각오다.“현재 연간 매출이 6600억원이지만 2012년에는 2조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원대한 꿈을 세워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겁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1) 참치버거스테이크 재료:통조림 참치 500g, 다진 양파 4큰술, 다진 샐러리 1대, 소금·후춧가루, 우유 2큰술, 달걀1개, 빵가루 1/2컵, 식용유 2큰술, 발사믹식초 2/3컵, 마늘 5쪽, 표고·새송이·느타리버섯 약간, 올리브오일 1큰술 만드는 법:(1)참치는 기름을 꼭 짜서 볼에 담고 다진 양파, 다진 샐러리, 달걀, 빵가루, 우유를 넣고 잘 섞어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2)(1)의 반죽을 잘 치대어 지름 10㎝정도, 두께1㎝ 크기로 동그랗게 빚은 다음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노릇하게 지져낸다.(3)팬에 발사믹식초를 넣고 1/3로 줄어들 때까지 조려 발사믹소스를 만든다.(4)표고버섯은 기둥을 떼어낸 후 0.5㎝ 두께로 자르고, 느타리버섯은 결대로 찢는다. 새송이버섯은 0.5㎝두께로 썬다.(5)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버섯을 넣어 볶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6)마늘은 편으로 썬 다음 팬에 올려 바삭하게 굽는다.(7)접시에 볶은 버섯을 담고 참치스테이크를 얹은 다음 발사믹소스와 구운 마늘을 올려낸다. (2) 참치 미역국 재료:불린 미역 2컵, 통조림 참치 150g, 물 5컵, 다진 마늘 1/2큰술, 국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1)불린 미역은 비벼 씻은 후 6㎝ 길이로 자른다.(2)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넣어 볶다가 분량의 물과 참치를 넣고 끓인다.(3)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국간장과 마늘을 넣어 15분 정도 끓인다.(4)(3)에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간을 맞춘다. (3) 참치타워 재료:통조림참치 150g, 방울토마토 12개, 노랑 파프리카 1개, 오이 2/3개,소스올리브오일 1/4컵, 식초 2큰술, 레몬주스 1큰술, 카레가루 1/2작은술, 꿀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생강즙 1/2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소금·후춧가루 만드는 법:(1)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냉장보관한다.(2)통조림 참치는 기름을 빼고 파프리카, 오이, 토마토는 사방 1㎝ 크기로 썰어둔다.(3)접시 위에 둥근 모양의 틀을 놓아두고 오이, 참치, 노랑 파프리카, 토마토를 켜켜이 눌러 담고 틀을 빼낸 다음 맨 위에 참치를 올린다. 접시 바닥에 준비한 소스를 뿌려 장식한다. (4) 햄두부찜 재료:리챔(햄종류)100g, 두부 2/3모, 양송이 3개, 쪽파 3뿌리, 소금 약간,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폰즈소스(진간장 2큰술, 레몬즙 1큰술, 설탕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1)리챔은 겉기름을 잘라낸 다음 손가락 굵기로 자르고 두부는 물기를 닦고 곱게 으깬다.(2)양송이는 껍질을 벗긴 뒤 곱게 다지고 쪽파는 송송 썬다.(3)넓은 그릇에 두부, 양송이, 쪽파를 담고 소금과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고루 섞는다.(4)김발 위에 양념한 두부를 얹어 도톰하고 납작하게 만든 후 리챔을 두세개씩 얹어 돌돌 말아 알루미늄 포일로 싸서 한김 오른 찜통에 올려 푹 찐다.(5)준비한 분량의 소스를 만들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두부찜에 듬뿍 뿌린다. (5) 크래시앙 초밥 재료:크래시앙(맛살 종류)8개, 무순 약간, 김 1장, 고추냉이 1큰술, 밥 300g,배합초식초 3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소스간장 2큰술, 고추냉이 1/2작은술 만드는 법:(1)밥은 고슬고슬하게 짓는다.(2)배합초를 볼에 모든 재료를 넣어 설탕과 소금이 녹을 때까지 잘 젓는다.(3)뜨거운 밥을 볼에 담고 배합초를 조금씩 뿌려 가며 부채질해 식혀둔다.(4)김은 0.7㎝ 두께,15㎝ 길이로 잘라 둔다.(5)배합초를 뿌린 밥이 식으면 손에 물을 무치고 길이 5㎝, 두께 3㎝로 한 입 크기로 빚는다. 빚은 초밥 위에 고추냉이를 약간 손으로 바르고 그 위에 크래시앙 1개를 얹는다.(6)크래시앙 위에 무순을 1∼2개 정도 올리고 (4)의 김으로 가운데를 돌린다.(7)접시에 초밥을 담고 간장을 곁들여 낸다. ●김해관 동원 F&B 사장은 ▲1951년 대구 출생 ▲1973년 영남대 경영학과 졸업 ▲1974년 삼성그룹 공채 14기, 제일제당(현 CJ)입사 ▲1997∼99년 CJ 마케팅실 실장, 식품본부장 ▲1999∼2001년 CJ 생활화학 본부장(부사장) ▲2001∼02년 CJ 엔프라니 대표이사 부사장 ▲2002∼04년 엔프라니 대표이사 사장 ▲2006 3월∼현재 동원F&B 대표이사 사장 ●김해관 사장이 추천하는 맛집 ◆맑은 바닷가에 나루터 세코시·모듬회 전문점.12가지의 전채요리가 있어 푸짐한 점이 매력. 서울 강남구 삼성동.(02)541-0077.) ◆가리시 남도 향토 음식 전문점. 된장과 청국장을 직접 담가 쓰며, 특수 비법 육수로 만든 찌개의 시원한 맛이 자랑거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02)542-0906. ◆베니하나 철판구이 전문 체인 레스토랑. 독특한 소스와 야채와 해산물, 고기 등을 고루 먹을 수 있어 좋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02)545­6542.
  • 부천 원종동 ‘봉∼구스타’

    부천 원종동 ‘봉∼구스타’

    혹 부천을 방문한다면 한번쯤 들러 식사를 권하고 싶은 레스토랑이다.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에 있는 봉∼구스타(맛이 좋다는 뜻의 스페인어) 레스토랑은 사실 직접 가서 맛보지 않는다면 영 맛집이라고 소개될 기회가 적은, 열악한 지리적 환경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다 안다. 이 집요리가 얼마나 맛있는가를. 실내 분위기가 어린시절 특별한 날에 어머니 손잡고 돈가스를 먹으러 가던 경양식 집과 비슷해 부담 없고 편안하다. 메뉴판을 보자. 스파게티, 커틀릿, 코스 요리 등 메뉴가 작은 가게치고는 참 다양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 메인 요리가 5000∼6000원선이고 수프, 샐러드, 메인, 후식까지 포함한 코스가 9500원부터 1만 5000원대이다. 아직 이렇게 값싼 음식점이 있나 싶다. 포크 스테이크가 나온다. 저렴한 가격때문에 ‘음식이 좀’이란 걱정이 기우로 변하는 순간이다. 에피타이저로 치즈와 소스를 올려 오븐에 구운 달팽이요리, 붉은 날치 알이 뿌려져 멋스러운 샐러드와 하얀 접시 위에 두툼한 스테이크, 그 위에 올려진 새우튀김, 먹음직한 통감자가 예쁘게 올려진 메인 요리가 뒤따른다. 게다가 서비스로 포도주 한잔. 역시 서울 유명 호텔에서 10 여년을 근무한 주인과 주방장이라서 그런지 서비스의 품격이 서울의 유명 레스토랑 못지 않다. 스테이크는 국내산 돼지목심이라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소스 또한 각종 허브로 맛을 내서 향과 맛이 뛰어나다. 스테이크 고기만 190g로 양도 푸짐하다. 특히 20∼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룸과 6000원짜리 어린이 특선 코스 요리가 있어 인근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생일파티 장소로 손꼽힌다. 정병도(43)사장은 “서울의 어느 레스토랑에 비해 맛과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면서 “지역이 좀 외곽이라 가격은 싸지만 이 근처에서 이미 소문난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범상치 않은 복장과 신기한 마술 도구들, 그리고 화려한 손놀림으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마술. 생활에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 다른 사람들과 행복까지 나눌 수 있는 도구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 마술에는 과학이 숨겨져 있다. 단지 눈속임쯤으로 알고 있는 마술 속 과학의 원리를 알아본다.   ●생방송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병원에선 열정적인 의사로, 집에선 두 아이의 다정한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소아과 의사 하정훈을 만나 그의 철학을 들어본다. 하정훈 선생이 제시한 육아원칙을 따르면서 부모들이 직접 겪었던 다양한 해프닝을 통해 그의 원칙에 대한 반론과 이견을 짚고 이에 대한 그의 입장도 들어본다.   ●웰빙 맛사냥(SBS 오전 9시) 맛도, 양도, 인심도 무한한 리필의 세계. 무한감동으로 손님 입맛을 잡는 맛집이 다 모였다. 큰 접시에 싱싱한 조개를 한가득 담고 배부를 때까지 얹어주는 주인장 인심. 해물탕 역시 무한정 리필. 그런가 하면 보양음식 장어를 만원에 배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데, 감동의 무한 리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본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은민은 태경 아빠의 생일을 맞아 직접 케이크를 만들기로 하고, 생일 상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은민의 엄마와 인숙의 마음은 쓰리다. 한편 태희는 기훈을 찾아가 솔직한 마음을 터놓으면서 결혼 조건삼아 다짐을 받는다. 자존심이 상한 태희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만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즐겁게 사는 것이 꿈인 지점장. 젊었을 때부터 바람이란 바람은 다 피우고 다녔지만 아직도 모자랐던 걸까? 은행 옆 식당 여주인과 눈이 맞아 결혼 기념일에 이혼서류를 내밀고 만다. 퇴직을 눈앞에 둔 지점장은 바람녀의 식당이 탐이 났던 것인데, 기가 막힌 아내는 오기로라도 그렇게는 못한다며 버틴다.   ●HD역사 스페셜(KBS1 오후 10시) 16세기는 도적을 양산했던 그야말로 ‘도적의 시대’였다. 그리고 임꺽정은 그 많은 도적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임꺽정을 의적으로 기억하게 됐을까? 임꺽정을 제압하기 어려웠던 것은 일반 백성이나 하급관료들이 임꺽정을 도왔기 때문이라는데, 그들은 왜 임꺽정을 지지했던 것일까?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두산식품 전풍 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두산식품 전풍 사장

    두부와 김치만 있으면 음식 걱정없다. 종가집 맏형 전풍 사장의 손끝이 닿으면 우리의 전통 음식 김치와 두부가 무한 변신을 시도한다. 특히 그의 진두지휘 아래 업계 최초로 선보인 발아콩두부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발아콩두부 요리 전도사로 나섰다. 콩의 영양을 극대화시켰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두산식품 종가집의 전풍 사장은 ‘맛집 네비게이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맛있는 곳을 잘 찾아 다닐 정도로 음식에 관심이 많다. 미식가는 대개 요리도 잘하는 법. 전 사장의 음식 솜씨가 어떤지 궁금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자택을 찾았다. 딸 수완(22)씨는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공부 중이어서 부인 임종빈(55)씨와 단둘이 살고 있다. 직업이 ‘CEO’라고 불릴 만큼 그동안 주로 경영 일선에서 바쁘게 지내 온 그다. 언제 요리를 할까 싶지만 그래도 유학간 딸이 방학 중 집에 돌아오면 주저하지 않고 앞치마를 두르는 멋진 아빠다. # 남들보다 김치 더 많이 먹게 되죠 고향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거쳐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요리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그가 자주하는 요리는 종가집에서 나오는 대표주자 두부와 김치를 이용한 두부 된장찌개와 묵은지 김치찜이다.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여 비결을 물었더니 “두부와 김치를 즐겨 먹기 때문”이라는 너무나 속보이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산주류 사장일 때는 술을 많이 먹었고요. 광고회사 오리콤 사장일 때는 TV를 봐도 광고만 봤지요. 지금은 예전보다 김치를 몇배 더 많이 먹어요.” 잘하는 요리가 무엇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오므라이스와 홍합수프를 꼽았다. 질레트 싱가포르 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단골 식당의 프랑스인 주방장으로부터 배운 홍합수프는 가족들로부터 점수를 따는 비장의 카드다. “깊은 프라이팬에 버터를 넣고 양파를 잘게 다져서 볶은 다음 싱싱한 홍합을 넣어 뚜껑을 덮으세요. 홍합이 조금 익으면 달콤한 화이트와인을 프라이팬 절반 정도를 넣어 다시 한번 불에 익히면 됩니다.” 홍합에서 나온 바닷물과 양파에서 나온 물이 와인과 어우러져 정말 맛있는 수프가 된단다. 포인트는 물을 전혀 넣지 않는다는 점. 부인도 그의 실력을 넘보지 못하는 것은 양념. 그가 특별히 비율을 맞춘 초고추장과 초간장이 일품이다. 요리 고수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양념이라, 이쯤되면 누구든 전 사장의 요리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 과학이 숨쉬는 전통 식품회사로 키울 터 “가끔은 전혀 궁합이 맞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놀라운 맛의 요리를 탄생시키듯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요리와 경영의 공통점이다. 회사에서 잘 맞지 않는 사람들끼리 부딪치기도 하지만 결국 좋은 결과물을 탄생시킨다는 설명이다. ‘인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기다림이 없이는 요리든 경영이든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게 그의 철학. 얘기를 듣다 보니 종가집은 그에게 딱 맞는 기업이다 싶다.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김치와 두부 모두 오랜 장인의 인내가 필요한 대표적인 슬로 푸드이기 때문. 그가 종가집의 총 사령탑을 맡은 이후 두부와 김치 모두 과거의 낡은 방식이 아닌 종가의 전통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제조 공정과 과학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또 ‘꼭짓점 경영론’도 펼친다. 꼭짓점인 경영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며 직원들과의 열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팀·직급별로 나누어 전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을 갖는다. ‘살아 숨쉬는 발아콩두부’와 ‘류코노스톡 유산균’의 탄생도 직원들과의 열린 의사소통 구조 덕분. 발아콩두부는 발아식품의 열기를 두부로까지 확대시킨 것으로 1년여의 연구 개발 끝에 업계 최초로 지난해 12월부터 선보였다. 김치의 시원하고 싱싱한 맛을 유지시켜 주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은 저장기간과 신선도를 향상시켜 수출을 증대시키는 등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전통은 낡은 게 아니라 멋스러운 것입니다. 종가집 제품을 구매하는 계층이 20∼30대로 젊은 만큼, 기업 역시 젊어지는 것은 숙명입니다. 앞으로 완전식품 콩제품을 보다 강화할 계획입니다. 어떤 제품이 나올지는 비밀입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김치파전 재료: 쪽파 100g, 김치 50g, 오징어 50g, 조갯살 50g, 부침가루 1/2컵, 풋고추·홍고추 각각 1개씩 만드는 법: (1)쪽파 100g은 깨끗하게 손질하여 씻은 후 반으로 자르고 김치 50g은 송송 썬다.(2)오징어와 조갯살은 50g씩 준비하여 굵게 다지고 풋고추와 홍고추는 1개씩 송송 썬다.(3)부침가루 1/2컵에 물 3/4컵을 부어 반죽한 뒤 손질한 쪽파를 넣는다.(4)식용유를 두른 팬에 반죽을 얹고 준비한 김치와 오징어, 조갯살, 고추를 고루 올린 뒤 위에 반죽을 약간 끼얹어 앞뒤로 노릇하게 지진다. ■ 생두부 야채샐러드 재료: 생두부 200g,그린샐러드(양상추, 치커리, 양파링, 체리토마토)200g,토마토드레싱(토마토소스 100g, 다진 양파 30g(1/4), 올리브유 10g, 케첩 30g(2큰술), 꿀 혹은 조청 30g(2큰술), 레몬즙 5g(1큰술),2배식초 1/2큰술, 발효겨자 4g, 소금 1g,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분량대로 드레싱을 만들어 차가워지도록 냉장해 둔다.(2)생두부는 물기를 거둔 다음 2×4㎝크기,1㎝두께로 썰어 준다.(3)양상추, 치커리는 손으로 알맞은 크기로 뜯어둔 것과 썰어놓은 양파링을 얼음물에 씻어 건져 차게 보관해둔다.(4)먹기 직전 야채와 함께 두부를 담고 드레싱을 뿌려 낸다. ■ 김치보쌈 재료: 돼지갈비, 묵은지,돼지갈비 양념(간장, 물엿, 설탕, 생강, 마늘, 양파, 계피, 감초, 황기, 월계수 잎, 후추, 조미료, 조미술 혹은 청주) 만드는 법: (1)손질된 돼지갈비를 준비한다.(2)간장물(물4:진간장1)과 월계수잎, 저민 생강을 넣고 1시간 이상 끓인다. 끓인 간장물이 식으면 마늘즙과 양파즙을 섞어서 후추를 뿌려 놓는다. 그리고 설탕 약간과 물엿 약간을 넣고 잘 저어준다. 그 후에 조미료와 조미술을 넣고 저어준다.(3)(2)의 양념장에 재워둔 후 굽는다.(4)접시에 구워진 양념 갈비와 묵은지를 함께 낸다. ■ 두부 튀김탕 재료: 두부 250g, 소금, 흰후추, 녹말가루, 튀김기름, 볶은 검은깨 약간, 강판에 간 무즙 30g, 송송썬 실파 약간,간장소스(간장 3큰술, 다시마물 2큰술, 미림 1큰술, 식초 1작은술, 녹말가루 3g) 만드는 법: (1)분량대로 간장소스를 약간 걸쭉한 농도로 끓여 식힌 다음 차게 보관한다.(2)두부는 3∼4㎝ 굵기로 싹둑 썰어 약간의 소금, 후추, 참기름을 골고루 뿌려 준다.(3)두부에 녹말가루를 골고루 묻혀 충분히 흡수시킨다.(4)튀김기름 온도 180℃에 (3)의 두부를 넣고 표면이 바삭하게 튀겨지면 들어낸다.(5)간장소스에 무즙을 넣고 저어 뜨거운 두부 위에 부어 올리고 볶은 검은깨와 실파를 뿌려 낸다. ■ 묵은지 두부찌개 재료: 두부 1/2모, 미나리 5줄기, 묵은지 1포기, 쑥갓 약간, 양파 1/2개, 육수 3컵, 제육삼겹살 200g, 파 1뿌리, 팽이버섯, 풋고추, 홍고추 만드는 법: (1)두부는 1㎝ 두께로 썰고 제육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2)묵은지는 5㎝ 길이로 자른다.(3)간장, 고춧가루와 파, 마늘, 깨소금, 설탕,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다.(4)양파는 1cm 두께로 썰고, 파는 1㎝ 넓이로 어슷썰기하고 미나리는 4∼5㎝ 길이로 자른다.(5)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내고 홍고추, 풋고추는 어슷썬다.(6)쑥갓은 다듬어 놓는다.(7)전골냄비에 준비한 재료를 각각 돌려담고 육수를 부어서 끓인다.(8)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 맞춘다. ■ 프로필 ▲1954년 부산 출생 ▲81년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83년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학 공학석사 ▲84년 피츠버그대학 MBA 졸업(마케팅&파이낸스 전공) ▲84년 ㈜한화 뉴욕지사 근무 ▲87년 ㈜유한양행 근무 ▲90년 질레트코리아 초대 대표이사 사장 ▲97년 오랄비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98년 질레트싱가포르 대표이사 사장 ▲2000년 ㈜두산주류BG 부사장 ▲02년 오리콤 대표이사 사장 ▲04년∼현재 ㈜두산식품BG 사장
  • [2집이 맛있대] 부산 진구 초읍동 ‘초심정’

    [2집이 맛있대] 부산 진구 초읍동 ‘초심정’

    맛집으로 이름난 집은 나름대로 그집만의 맛의 비결을 간직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한방오리요리전문점(여주인 박득상·50)인 ‘초심정’도 예외가 아니다. 개업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지만 유황과 오리와 한약재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의 입맛과 건강을 사로잡고 있다 이 집에서 취급하는 ‘유황오리 약백숙’은 전라도 장흥 오리 농장에서 식물성 유황을 먹여 50여일 키운 오리를 재료로 사용한다. 옛 문헌에도 잘 알려져 있듯이 유황은 최고의 보양제 중 하나로 양기부족을 다스리고 각종 궤양, 염증, 냉증, 부인병 등에 두루 쓰여 왔다. 오리고기 역시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기 때문에 동맥경화나 고혈압에 좋다는 게 정설이다. 이 유황오리에다 솔잎, 인삼, 천궁, 구기자, 감초, 녹각, 생강 등 14가지의 한약재료를 찜솥에 넣고 1시간30여분 푹 쪄낸 오리백숙은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이 사근한 한약맛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더해준다. 함께 내놓는 약밥(8곡밥)과 담백한 오리 육수는 이집만의 또 다른 별미다. 오리뱃속에다 찹쌀, 호박씨, 해바라기씨, 대추, 수수, 조 현미찹쌀, 콩 등 8가지의 재료를 넣어 쪄내는 약밥과 오리 육수는 봄철 잃어버린 입맛을 되돌리는데 단단히 한몫을 한다. 곁들여 나오는 배추김치와 동치미, 제철에 나는 나물 등으로 무쳐내는 밑반찬도 여주인의 손맛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부산시교육청 정선옥 팀장은 “육질이 쫀득하면서도 담백한 유황오리 한방백숙의 맛을 잊지 못해 보양식겸해서 가족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용산 삼각지 화랑가 “다시 보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삼각지 ‘화랑상권’이 주목받고 있다. 인사동이나 청담동처럼 고급 화랑은 아니지만 삼각지 화랑상권은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그림을 생산하는 화랑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삼각지 화랑거리는 교통의 요충지여서 제2의 중흥을 기다리고 있다. 강남, 서울역, 동대문, 구파발, 신림동 삼각지를 거쳐 서울 동서남북으로 가는 버스 노선만 10여개에 이른다. 삼각지 화랑상권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바로 연결돼 인구 유입의 필수요소인 교통여건이 다른 상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화랑상권은 이태원, 삼각지, 용산로 일대 92만여평에 걸쳐 있는 용산미군기지와 국방부, 서울지방보훈청 등 밀집한 군사시설 때문에 개발이 부진했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삼각지역 화랑상권은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에서 KT용산지점까지 대로변을 따라 300m 가량 이어지는 구역과 대로변 안쪽 골목구역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국방부, 미군기지 등의 군사시설과 접해 있기 때문에 대로변 구역의 건물은 높아야 지상 3∼4층에 불과하다. 대로변 건물 1층에는 대부분 화랑과 액자가게, 화방용품점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로변 안쪽 골목구역에는 전체 50여개의 미술 관련 가게가 들어서 있다. 화랑상권은 1990년대 초반부터 터를 잡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정확한 시세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지적이다.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는 10평짜리가 권리금 2000만∼300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110만원 선이다. 골목 안은 15평짜리가 권리금 2000만∼3000만원,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90만∼100만원선이다. 삼각지역 1번 출구쪽에 위치한 우리은행과 서울지방보훈청 사이 골목길 구역에는 대구탕과 곱창, 보신탕 등을 주업종으로 하는 한식당이 위치해 있다.1970년대 후반 개업한 대구탕집을 시작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이들 맛집은 점심시간이면 군인과 공무원이 몰려 좁은 골목이 북적일 만큼 성업 중이다. 이곳 30평형 점포의 경우 권리금 5000만원에 보증금 5000만원, 월 임대료 150만원선에 책정돼 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백제의 숨결 공주 공산성

    우리나라 산에는 거의 산성(山城)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公山城)처럼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도 드물다. 특히 커다란 고목을 어루만지며 오솔길 모퉁이를 걸어 옛 성벽에 올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지난 주말 현지를 다녀왔다. 성벽 가에는 노랗고 빨간 꽃들이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파란 하늘로 쭉 뻗은 나무가 싱그러운 신록을 뽐내고 있었다. 파란 이끼낀 돌덩이 뒤로 푸른 비단을 풀어 헤쳐놓은 듯 도도히 흐르는 금강(錦江)이 발 아래에 있었다. 공산성은 5월이 가장 아름답다. 또한 곳곳에 백제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공주 자체가 역사박물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매혹적이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찾아가는 길이 한층 더 가까워져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글 사진 공주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숲길 사이로 흐르는 금강…인조의 시름 그렇게 씻었나보다 공주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공산성(사적12호)은 공주를 들렀다면 꼭 살펴봐야 하는 곳. 여기저기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누각, 절 등이 가득해 백제의 진한 향기를 느끼기에 최고다. 또한 백제의 옛 도읍지였던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의 봄 풍경은 넉넉하고 싱그럽다. # 파란 금강의 물줄기와 싱그러운 신록 공주 공산성은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60여년간 백제의 도읍으로 삼았던 곳이다.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한 이 성은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길이는 2660m.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 무렵에 1925m의 성곽을 돌로 다시 쌓았다. 산성 입구 매표소에서 금서루(錦西樓)를 향해 오른다.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빨간 철쭉의 바다와 파란 하늘을 칼로 가르듯 공산성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펼쳐진다. 산을 따라 감싸돌며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산성의 고운 맵시에 기분이 좋아진다. 금서루는 공산성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만든 문루이다. 금서루를 지나면 길은 세 갈래.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자태’를 먼저 보고 싶어 왼쪽으로 성벽을 밟으며 걸었다. 성벽은 잘 정비돼 걷기에 좋았다. 성벽 가의 무성한 풀 속에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노랑·빨강·하얀 야생화, 성벽을 따라 아름드리 나무들도 새순을 가득 머금고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린다. 저 앞에는 연인들이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감싸고 밀어를 속삭인다. 아마 ‘인생의 5월’을 한껏 즐기고 있으리라. 조금 올라서자 나무 사이로 파란 금강의 물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잠깐 벤치에 앉았다.‘이괄의 난’을 피해 공산성에 머물던 조선 인조도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다보았을 게다. 이젠 내리막. 아래에는 조선시대 지은 만하루(挽河樓).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강 건너의 공주 시가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만하루에 걸터앉아 금강의 물줄기처럼 끝없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만하루와 금강 사이에는 백제시대 연못터인 연지(蓮池)가 있다. 그런데 한쪽이 무너져 내려서인지 보수가 한창이다. 혹자들은 연지가 연못이 아니라 배를 대던 부두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멋진 풍광에 넋을 잃고 있다가 우연히 뒤를 돌아보니 정말 소박하다 못해 단출한 사찰이 보인다. 영은사. 조선 세조 때 지은 사찰로 임진왜란 때는 승병들의 합숙소로도 쓰였다고 한다. 강바람이 처마를 스치니 해맑은 풍경소리가 마음 속에 울린다. 작지만 운치 있는 사찰이다. 다시 나무가 우거진 성벽을 걸었다. 싱그러운 봄바람에 초록의 신록이 묻어난다. 이렇게 30분을 걷자 8·15광복을 기린 광복루(光復樓), 백제 동성왕 때 연회장으로 사용했던 임류각(臨流閣),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鎭南樓), 인조가 공산성에 머문 것을 기념하는 정자인 쌍수정(雙樹亭) 등을 차례로 만난다. 이렇게 쉬엄쉬엄 걷다 보니 2시간이 걸렸다. #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공산성 공산성에는 주말마다 색다른 재미가 기다린다. 주말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까지 1시간에 한차례씩 공산성 수문병 교대식이 펼쳐진다. 백제 장수와 병사들의 힘찬 외침과 왕족의 행렬 등 볼거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아이들이 직접 백제의 옷을 입어보는 의상체험, 전통 활쏘기와 투호놀이, 백제 문양 탁본 체험, 전통 탈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산성 곳곳에서 펼쳐져 아이들에게 인기다. 또 다른 볼거리는 저녁 8시부터 밤 12시까지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는 공산성.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가히 환상적이다. ■ 공주 관광 베스트5 # 공주 국립박물관 박물관이라고 다 눈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공주국립박물관 1층은 무령왕릉실로 꾸며졌다. 무령왕릉에서 나온 108종 2906점의 유물 중 묘지석과 금제관식(국보 154호), 다리작명 은제팔찌(국보 158호), 금제귀고리(국보 156호), 용과 봉황이 장식된 환두대도 등 1000여 점의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왕릉출토 유물에 대한 입체적이면서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3D 영상시스템도 재미나다. 또 2층 웅진문화실에는 웅진시대의 백제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이 지역의 주거, 분묘, 성곽 및 대외 교류 관련 자료가 전시됐다. 1층 복도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장이 있다. 선사시대 돌도끼, 청동기 시대의 칼, 도끼 등을 직접 만질 수 있으며 각종 토기들을 재미난 퍼즐식으로 맞추어 볼 수 있다. 또한 찰흙이나 한지로 백제의 문양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인기다.(041)850-6361. # “백제 구경도 식후경” 공주 맛집 공주에는 소문난 맛집이 있다. 공산성 앞쪽에는 근사한 식당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연문 오채비빔밥(041-856-0757)은 제철 나물들을 아홉번 구운 소금으로 만든 된장에 비벼 먹는데 맛이 담백해 남녀노소가 좋아한다. 또한 정갈한 반찬이 함께 나온다.6000원. 또 새이학가든(041-854-2030)의 ‘따로국밥’도 유명하다. 사골뼈와 잡뼈 등을 넣고 이틀 동안 고아 국물에 양지 사태 등을 삶아놓고 파,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풀면 그 맛이 얼큰하고 담백하다.5000원. 금강변에 옛날배씨네집(041-852-7371)의 장어구이와 참게탕도 이름이 자자하다.30년이 넘게 한 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집으로 알이 꽉 찬 참게 맛이 일품이다. # 계룡산 도예촌서 분청사기축제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자락에 멋진 예술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 아닌 계룡산 도예촌이다. 도예인 18명이 둥지를 틀고 철화분청사기를 만들고 있는 곳으로 마을 자체가 예술이다. 공방 지붕 꼭대기를 장식한 자전거와 돌담 위의 뻥튀기 기계, 서구풍 펜션을 닮은 공방 앞의 도자기 인형들, 비둘기 자기들로 벽면을 가득 메운 운치 있는 도예공방 등 도예가들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설치미술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11일부터 14일까지 계룡산분청사기축제가 열린다. 도자기 체험은 기본이고 20여명의 시인들과 도예촌 도예인들이 글짓기와 시낭송회, 창작도예전을 펼치며 작가 공방에서 테마별 작품전시, 전통 장작가마 도자기 굽기 시연, 작가가 만든 도자기에 음식 담아 나눠먹기 등 다양하고 재미난 행사도 열린다.(041)857-8811. # 공주대 ‘밝달´ 1박2일 여행상품 보통 공주는 모든 유적지가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개별적으로 여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들 한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 보지 못하고 유적들을 보기 때문이다. 좀 재미나게 공주를 여행하고 싶다면 올해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우수 관광 상품인 무령왕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참가해보자. 공주대학교 관광학부 동아리인 밝달(배달이란 말의 어원) 학생들과 함께하는 1박 2일의 여행상품이다. 직접 무령왕릉과 박물관에서 재미있는 설명을 듣고 임종 체험, 탁본 체험 등도 해보는 체험학습 여행 프로그램이다.(02)733-3900,www.hyecho.com # 무령왕릉 모형전시관 무령왕릉을 보지 않고 백제를 안다함은 어불성설이다. 무덤에서 발굴된 지석(誌石)에는 ‘사마왕(무령왕)이 서기 523년 5월에 사망,525년 8월에 왕릉에 안치되었고, 왕비는 526년 12월에 사망,529년 2월에 안치되었다.’고 쓰여 있다. 이 지석 하나가 백제문화를 신화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었다. 수습된 유물만 108종에 2906점.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2점이다. 유물들은 빛나는 백제문화의 수준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하지만 무령왕릉은 벽이 기울고 금이 가는 등 훼손이 심각해 공개 25년만인 1997년 말 영구 폐쇄됐다. 그래서 지금은 무령왕릉 모형전시관에서 그 실물을 느낄 수 있다. 무령왕릉, 인근 5·6호 무덤을 실물과 똑같이 복원해 놓았으며 절개 모형을 통해 무령왕릉 내부도 생생히 보여준다. 무령왕릉 전시관을 보고 나면 출구 쪽에서 바로 연결되는 송산리 고분군을 둘러보자. 맨 위쪽 솔밭에서 실제 무령왕릉을 포함, 왕과 왕족의 무덤 7기의 고분군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일품이다.(041)856-0331.
  • 7시간30분짜리 연극

    7시간30분짜리 연극

    ‘전날 숙면을 취할 것, 공연장 주변 맛집을 알아둘 것.’ 20·21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연극 ‘형제 자매들’을 위한 두 가지 조언이다. 장장 7시간30분의 대작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 정도의 준비는 필수. ‘형제 자매들’은 러시아 출신의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과 최고의 앙상블을 자랑하는 말리극장의 대표작이다.2001년 ‘가우데아무스’로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는 레프 도진은 러시아 연극 분야의 최고 영예인 황금 마스크상을 세 번이나 받았으며, 세계 연극계의 권위 있는 유럽연극상(2000)을 수상했다. 1985년 초연된 표도르 아브라모프 원작의 ‘형제 자매들’은 전쟁 직후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 콜호스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 레프 도진은 원작의 무대가 된 러시아 북부 지방을 단원들과 찾아가 함께 생활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공연은 오후 2시30분에 시작해 10시에 끝난다. 순 공연시간은 6시간.1부와 2부 사이에 1시간30분의 저녁식사 시간이 있고, 공연 중간 두 차례 휴식이 있다.LG아트센터는 주변 음식점들과 연계해 당일 티켓을 가져가면 5∼20% 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연다.5만∼9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탈북자 스태프 김철용씨에 비친 국경의 남쪽

    탈북자 스태프 김철용씨에 비친 국경의 남쪽

    ‘쉬리’부터 ‘웰컴 투 동막골’까지 소위 분단영화는 꽤 많았다. 이런 영화에 비하자면 4일 개봉한 영화 ‘국경의 남쪽’은 사실 2% 부족해 보인다. 극적인 사건보다 멜로를 중심으로 잔잔한 일상을 주로 비추기 때문이다. 이건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하다. 단점이라면 영화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지루함과 따분함이다. 장점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어깨를 풀고 분단과 북한을 말했다는 점이다. ‘국경의 남쪽’에 스태프로 참여한 ‘진짜 탈북자’ 김철용(32)씨도 일상의 리얼리티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점을 최대의 성과로 꼽았다. 김씨는 5년전 탈북해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감독지망생이다.‘예전과 달리 북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겠다.’는 감독의 제안에 연출부에 참가했다. 결과물에는 아주 만족한단다. 실제 리얼리티의 예는 많다. 우선 주인공 선호의 대사. 약간 웅얼대는 듯한 선호의 대사는 어색하게 들린다. 북한말이라 그런게 아니라, 이제까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해왔던 북한말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정작 시사를 본 탈북자들은 이제까지와 달리 북한말이 사실적이라 칭찬한단다.“선호 대사를 모두 이해해도 이번 영화는 성공”이란 게 김씨의 말이다. 남한정착도 마찬가지. 해피엔딩 행복스토리나 우스꽝스러운 좌충우돌로 분칠하지 않는다. 그냥,‘산다는 것의 쓸쓸함’으로 다룬다. 북에서 잘나가던 호른주자 선호는 가게 한 귀퉁이에서 전자오르간을 쿵짝거리고, 선호 누나는 꾀꼬리 창법으로 ‘휘파람’을 부른다. 그렇게 선호네 가족은 ‘북한식 랭면집’을 팔고 산다.TV에 이색맛집으로 소개되길 기대하면서. 선호는 교회간증도 나간다. 북의 사상토론으로 무장된 말솜씨에 교회간증 정도는 누워서 떡먹기다. 듣고 싶어하는 말을 주고, 필요한 돈을 받는 거다. 한 방송사의 표어처럼 ‘기쁨주고 사랑받는’ 관계다. 이게 바로 남한과 북한이 만나 서로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엉거주춤 일어서서 서로를 부둥켜 안은 척은 하는데 여전히 낯설다. 이 때문에 멀쩡한 허우대에 곰살맞은 아내와 안정적인 돈벌이가 있지만 뜻밖에 선호는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김씨가 고심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다. 언젠가 영화화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있다. 다루는 주제는 ‘사회적 조건과 인간’이다.‘똑 같은 사람인데 왜 나는 이런 사회에서 태어나 이렇게 살아야 하고, 왜 너는 저런 사회에서 태어나 저렇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 선택할 수 없는 첫 조건, 출생 때문에 자신의 삶을 결정당하는 인간들에 대한 얘기다. 선호도 남으로 가서 북에서 태어났다는 선택할 수 없는 주어진 조건을 뛰어넘으려 애쓰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하다. 그래서 행복하지 못하다. 그건 김씨의 삶에도 고스란히 반복된다. 김씨가 북에 가족을 남겨둔 채 사선을 넘었고 하나원에서 만난 동기와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은 선호의 궤적과 얼추 겹친다. 대사관 진입장면을 뺀 영화의 탈북과정 전체가 그의 경험이기도 하다. 걸으면 얼마 되지도 않을 30m 너비의 두만강을 건널 때 아찔함, 누룽지 몇조각 들고 보름 동안 중국의 온갖 곳을 숨어다닐 때의 막막함 등이 모두 녹아 있다. 이제는 잊었다 했는데도 현장에서 촬영분량을 모니터링할 때면 순간 멍해지고는 패닉상태에 빠진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남몰래 화장실에서 몇번이나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런 지워지지 않은 생채기에 대한 고민이 영화화됐을 때 과연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더구나 그의 표현대로 “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게” 우리의 분위기라면.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전달할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게 김씨의 대답이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 국경의 남쪽 어떤 영화 ‘국경의 남쪽’은 한 탈북자의 기구한 사랑을 담은 영화. 선호(차승원)는 북에서도 꽤 안정적 집안에서 자란 만수예술단의 호른주자다. 곡사포 대신 직사포만 쏘아대는,‘동치미 국물처럼 시원한 여자’ 연화(조이진)와의 결혼도 꿈꾸는 행복한 사나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버지가 ‘남쪽의 자본가’인 할아버지와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하고, 보위부가 그 냄새를 맡으면서 행복은 깨지기 시작한다. 선호 가족은 결국 월남을 결심, 중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한다. 선호는 연화에게 월남 자금을 전해주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하지만, 선교사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연화의 결혼 얘기뿐. 배신감에 치를 떨던 선호는 자신을 따스하게 돌봐주던 남한 여자 경주(심혜진)와 결혼한다. 이 때 오직 선호만 보겠다는 일념에 연화가 월남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직접 만난 연화에게서 결혼소식은 잘못됐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미 정착해버린 선호는 연화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하는지를 두고 망설이는데…. 차승원의 멜로연기, 북한 풍경과 월남과정에 대한 묘사 등에서 관심을 모았다.‘짝’,‘장미와 콩나물’,‘아줌마’ 등을 만든 스타PD출신 안판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 [2집이 맛있대] 서울 중구 삼성화재빌딩 ‘궁과전 죽집’

    [2집이 맛있대] 서울 중구 삼성화재빌딩 ‘궁과전 죽집’

    최근 죽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스트레스 등으로 소화가 안 되는 직장인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 하지만 막상 죽집을 찾으면 여느 음식점처럼 확 눈에 들어오거나 기억나는 곳은 별로 없다. 시청 근처의 직장인들에게도 이곳 ‘궁과전’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맛집이다. 과거에는 전통찻집이었으나 5,6년전부터 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다양한 죽을 팔고 있다. 이젠 주 메뉴가 차가 아니라 죽이 됐을 정도로 맛있다. 제일 권하고 싶은 것은 바로 야채죽(5000원). 시금치, 호박, 당근 등 갖은 야채에다 표고버섯, 새송이 버섯도 있어 자칫 부실하기 쉬운 죽의 영양면을 보충해주기 충분하다. 여기에 가는 실파와 김가루, 깨를 넣어 살짝 숟가락으로 비벼주면 고소한 영양 야채죽이 된다. 보통 같은 음식을 여러번 먹게 되면 질리지만 이상하게도 이 야채죽은 먹을 때마다 새로운 맛을 준다. 계란을 풀어 약간 노란빛이 도는 죽에다 갖가지 색깔의 야채가 수놓은 것처럼 담겨 있어 보기에도 예쁘다. 이 야채죽에 굴과 버섯이 더 들어가면 버섯굴죽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2000원을 더 추가하면 향긋한 굴과 버섯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하다면 한방닭죽(7000원)을 먹으면 된다. 연한 닭고기 살이 들어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다. 닭고기가 들어간 것이 싫다면 해산물이 들어간 새우죽(6000원)과 게살죽(6000원), 전복죽(1만 2000원)도 있다. 그야말로 웰빙죽을 원한다면 검은 흑임자가 들어간 흑임자죽과 호두가 담긴 호두죽, 잣죽을 찾으면 된다. 물론 죽의 대명사 호박죽과 녹두죽, 동지팥죽도 빠질 수 없는 법. 요 죽 한그릇 먹고난 뒤 왠지 다른 단맛의 디저트나 차 한잔이 먹고 싶다면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길 필요가 없다. 간단한 떡과 한과류, 전통 차 종류가 기다린다. 두 사람이 가서 단팥죽을 하나 시켜 나눠 먹으면 딱 좋다. 주인 문인순씨는 “신선한 재료에 정성을 들여 만드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면서 “술먹은 다음날 아침 속풀이나 아침 식사를 못하고 나온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청·사·랑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청·사·랑

    장면 #1 점심을 먹고 청계천에 산책 나온 회사원 A씨가 무심코 담배를 문다. 담뱃불을 붙이기가 무섭게 한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다가선다. “청계천은 금연구간입니다. 담배를 참아 주세요.” 깜짝 놀란 표정의 A씨가 할머니를 쳐다본다. 하늘색 모자에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푸른색 어깨띠를 두른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고 서 있다. “네,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담뱃불을 끄자 할머니는 검정 비닐봉지를 열어 앞으로 내민다.A씨도 웃으며 피우던 담배를 집어넣는다. 장면 #2 ‘안전지키미’ 자원봉사자가 청계천 주변을 거닐며 쓰레기를 줍는다. 풀숲에 버려진 과자봉지, 음료수 캔과 말라 죽은 나뭇가지를 검정 비닐봉지에 담는다. 돌벽 사이에 박혀 있는 담배꽁초를 빼내는 것도 일이다. 손으로는 힘들어 집게로 하나하나 뽑아낸다. 물속에 던진 담배꽁초나 휴지도 건져낸다. 요즘은 날씨가 따뜻해져 나아졌지만, 한겨울 찬물 속에 손을 넣을 때면 온몸이 오싹했단다. 주워도, 주워도 쓰레기가 보인다. 장면 #3 ‘지식나누미’ 김경희(43)씨가 광교∼삼일교에 설치된 ‘정조반차도’를 바라보며 설명한다. 역사문화해설사인 김씨는 청계천 문화의 거리인 청계광장∼삼일교를 오가며 청계천의 역사를 알려준다.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으로 행차하는 모습입니다. 효자였던 정조가 ‘어머니 앞에 설 수 없다.’며 본래 왕의 자리보다 훨씬 뒤쪽에서 오고 있습니다.” 자기타일에 새겨진 그림으로만 보이던 반차도가 역사의 날개를 달고 머릿속에 스며들었다. ●‘안내·안전·지식도우미´로 봉사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청사랑)은 청계천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자원봉사단이다.‘안전지키미’와 ‘환경·안내도우미’‘지식나누미’로 분류돼 일주일에 2차례씩,8시간 활동한다. 매주 빠짐없이 나오는 자원봉사자 1000여명을 포함해 등록회원만 1만명이 넘는다. 주 연령층은 50∼60대이지만,10대 청소년도,80대 어르신도 참여한다. 청사랑 지식나누미 169명은 청계천의 역사·문화, 생태를 설명한다.1,2차에 걸쳐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서 시민과 만난다. 워낙 인기가 높아 인터넷 예약을 받고 있다. ●위험한 짓 부추기는 부모 미워요 청사랑 안전지키미는 안전 사고를 예방하는 일을 맡는다.22개 다리를 기준으로 나누어 활동한다. 예를 들면 2명씩 짝을 지어 청계광장∼모전교, 모전교∼광통교, 광통교∼광교 등 다리 사이 170∼260m 구간을 오가며 청계천과 시민을 돌본다. 이름처럼 안전사고 예방이 최대 과제다. 그러나 어린이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단다. “아이가 비상계단에 올라가면 부모가 말려야 하는데 오히려 부추깁니다. 위험하다고 알려주면 ‘위쪽 잔디에서 아이가 뛰어놀도록 놔두라.’고 짜증을 내죠.” 술꾼과 말씨름할 때도 많다. 술을 안주머니에 몰래 갖고 들어와 자원봉사자가 지나가면 홀짝홀짝 마시기 때문이다. “술병을 달라고 요구하면, 없다고 발뺌합니다. 곁에 앉아 아들처럼, 동생처럼 청계천에서 술을 마시면 위험하다고 차근차근 설명하죠.” ●제발 술 마시거나 노상 방뇨하지 마세요 술객들은 물가로 내려가 발을 씻기도 한다. 붙잡아도 막무가내다. 헛디뎌 넘어질까봐 조마조마할 때가 많다고 한 자원봉사자가 말했다. 노상방뇨를 목격할 때가 가장 난감하다. 여성 자원봉사자가 곁에 있는데도 취객들은 뒤돌아서서 노상방뇨를 한단다. 시골 할머니도 급하다며 구석자리를 찾아 들어간다. 때문에 관수교 주변에선 소변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청계천을 복원하는 데 4000여억원을 들였습니다. 소중히 관리해서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줘야지요.”청사랑 이만구(60)씨 말이다. ●돌 틈·물 속 꽁초 처리 애먹어 돌 사이에 박혀 있는 담배꽁초를 청소하는 일은 곤욕스럽다. 신경을 집중해 집게로 뽑다 보면 머리까지 아프다. 물속에 빠진 담배꽁초를 줍다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박강부(63)씨는 “담배를 피우는 것도 그렇지만, 왜 담배꽁초를 돌 사이에 숨겨놓거나 물속에 던져 넣는지…꽁초 줍다가 하루가 다 갑니다.”라고 푸념했다. 여성 자원봉사자는 “휴지를 줍고 있으면, 젊은이들이 바닥을 가리키며 ‘아줌마, 저기도 있네요.’라고 말합니다. 줍는 사람은 따로 태어나는 것인지….” 라고 말하며 서운해했다. 장통교에 설치된 징검다리 조명을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진다. 시민은 징검다리라며 건너려 하고, 자원봉사자는 조명이라며 제지하는 것. 계속 밟으면 조명이 깨진다는데도 ‘나 하나쯤은 괜찮다.’며 진군한다. 잔디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할머니가 잔디를 밟고 가시기에 ‘잔디가 죽어요.’라고 말씀 드렸더니 ‘사람도 죽고 사는데, 그깟 잔디가 대수냐.’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고단하지만 시민 즐거움이 우선 이처럼 고단한 봉사를 청사랑은 왜 멈추지 않을까. 인천에 사는 오양원(67)씨는 청계천 구경을 왔다가 자원봉사자로 등록했다. “도심에 흐르는 물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던지요. 다른 곳에서 봉사하던 시간을 쪼개서 나왔지요.”오씨는 10여년간 방송국과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움츠러드는데 200여m를 운동 삼아 오가는 것도 좋단다. “방방곡곡에서 방문한 다양한 사람들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게 재미납니다. 청계천 복원 배경을 알려주고, 화장실, 맛집 등 편의시설을 안내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가죠.” 장봉순(65)씨가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이 다정한 인사를 건네면 피곤이 스르르 사라진단다. 박강부씨는 시민들이 어울려 북적거리는 것이 좋아 나왔다.“청계천을 보며 시민들이 즐거워하고, 그걸 보며 우리가 즐겁습니다. 도심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에요.” 박씨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봉사하고 있다. 최형희(71)씨는 “자녀들이 자랑스러워한다.”고 뿌듯해했다.“아침마다 일어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나선다는 게 얼마나 행복합니까.” 청사랑의 청계천 사랑이 눈부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50여명의 아티스트 청계천 더욱 빛낸다 ‘문화가 가득한 청계천.´ 아티스트 56명이 청계광장, 모전교∼광통교, 장통교, 황학교∼두물다리를 음악과 무용, 연극, 그림으로 수놓는다. 특히 주말 오후에는 시간마다 아티스트가 바뀌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17일 강세주(36)씨가 광통교 부근에서 한 부부의 캐리커처를 그려주고 있다. 딸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의자에 앉았지만, 부부는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다. “아버님, 보이도록 활짝 웃으세요.”굳은 표정이던 아버지가 어색한 미소를 띄운다. 강씨가 붓을 이리저리 옮기자 10분만에 부부를 닮은 ‘갑돌이와 갑순이’가 탄생했다. 어머니가 “실물보다 예쁘다.”고 좋아하자 딸이 천원짜리 몇 장을 꺼내 기부금 박스에 넣는다. 강씨는 “자유 기부라 100원도,2만원도 낸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시민들이 붐벼 예정시간을 넘겨 캐리커처를 그리기 일쑤다. 강씨 등은 이곳에서 얻은 수익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바로 옆에 석고를 하얗게 뒤집어 쓴 ‘삐에로 천국’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시민들은 무심코 지나쳤다가도 인간인지, 인형인지 확인하려 되돌아온다. 귀부인과 신사처럼 차려입은 삐에로 천국은 태엽 인형처럼 순간 순간 표정과 자세를 바꿔 관람객을 즐겁게 한다. 18일 청계광장 주변은 감미로운 통기타 연주로 가득했다.10년 동안 해운대에서 활동하던 김대완(39)씨가 힘차게 포크송을 연주하고 있다. 김씨 앞에 놓인 술통 모양의 기부금함이 차올랐다. “한 1년간은 인내심을 갖고 팬을 끌어 모을 생각입니다. 음악을 찾아 청계천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저도, 시민들도 풍성해지겠죠.” 아마추어 예술가들 덕택에 청계천이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청계천 아티스트의 공연일정은 재단 홈페이지(sf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일년에 한 차례씩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계천 아티스트를 모집한다. 아티스트는 문화재단과 협의해 공연일시를 정한다. 세 차례 이상 일정을 어기면 제재 조치를 받는다. 시민들은 공연이 마음에 들면 기부금을 내면 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집이 맛있대] 경기도 여주 ‘강천매운탕’

    [2집이 맛있대] 경기도 여주 ‘강천매운탕’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온 싱그러운 봄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신록의 계절이 돌아왔다. 남한강이 돌아나가는 경기도 여주는 예로부터 물이 맑기로 소문난 곳. 맑디맑은 여강에서 낚아올린 민물고기 매운탕과 여주쌀밥의 오묘한 맛의 세계를 찾아 맛기행을 떠나본다. 여주의 여강은 물이 맑고 강바닥이 모래로 되어있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타 지역과 달리 흙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 매운탕을 끓이면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뒷맛이 일품이다. 그래서인지 여강 주변은 매운탕맛을 자랑하는 오래된 맛집들이 즐비하다. 어느 집이나 한결같이 깊은 맛을 뽐내지만, 강천면에 위치한 강천매운탕은 인근 식도락가들 사이에 소문난 음식맛을 자랑한다. 강천매운탕의 녹록지 않은 이력은 주인 윤석종(44)씨로부터 시작된다. 윤씨가 강천면에 터를 잡은 것은 12년전. 직접 여강에서 낚아올린 쏘가리와 메기 등의 다양한 민물고기를 사용해 쫄깃하면서도 고소하고,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매운탕 맛을 이어오고 있다. 매운탕은 이집 안주인 이수정(44)씨가 도맡아서 만든다. 이씨는 “물어물어 찾아오는 손님들이 고마워 매운탕 재료 손질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고. 그때문에 손님의 90%이상이 오래된 단골이라고 한다. 메기·동자개(빠가사리)·잡고기 등 다양한 매운탕 요리를 내놓고 있다. 그중 쏘가리 매운탕은 강천매운탕이 특히 자랑하는 메뉴. 싱싱한 쏘가리와 함께 징거미와 빠가사리, 각종 야채를 아낌없이 사용해 끓여낸다. 한숟가락 떠서 목에 넘기자마자 온몸 가득 시원하게 퍼지는 국물맛이 일품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징거미의 달짝지근한 맛이 미각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잘게 부서지며 혀끝에 와닿는 쏘가리와 빠가사리 살점의 고소한 뒷맛이 또한 식욕을 당긴다. 겨울철이면 참게도 함께 넣어 오도독 씹히는 맛이 또한 별미다. 쏘가리 매운탕은 또 몸의 활력을 북돋워 주는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사랑을 받고 있다. 매운탕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찰떡 음식궁합이 여주 쌀밥이다. 갓 지어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윤기좋고 차진 여주 쌀밥에 알맞게 익은 총각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매운탕의 그 오묘한 맛의 세계. 먹어보지 않고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갓김치 등 16가지 밑반찬들도 맛깔스럽다. 글 사진 여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방송 진행자 변신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방송 진행자 변신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씨

    나는 마흔 셋이고 마흔 세 해를 살아온 힘으로 너를 사랑한다…. 그랬다. 온몸으로 사랑했다. 열심히 마음주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 좌절 앞에서 ‘진심’이라는 지줏대에 의지해 일어섰다. 그렇게 마흔 셋까지 열렬히 살아오면서 낳은 자식들, 즉 ‘봉순이언니’ 150만부,‘고등어’ 70만부,‘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40만부에 이른다. 또 있다. 최근에 발간된 ‘사랑후에 오는 것들’은 벌써 20만부 이상 팔렸다. 지난해 봄 발간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배우 강동원과 이나영의 주연으로 한창 영화촬영 중이어서 곧 스크린을 통해 재현된다. 더 이상 무슨 주저리가 필요할까. 이 시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43)씨.1980∼90년대를 치열하게 살면서 우리 문학의 특별한 개성으로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기 많이 들어 이런 그가 요즘 ‘외도’라는 신선한 맛을 보고 있다. 다름 아닌 방송 진행자로 변신한 것. 지난 13일부터 매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월∼토 오후 4:05∼5:00 98.1㎒, 연출 정혜윤) 코너를 맡아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88년 중편 ‘동트는 새벽’ 이후 소설가의 길을 쭉 걸어왔기에 얼핏 ‘방송 출전’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공씨를 만났다. 시간 약속 때문에 집에서 서둘러 나와서인지 머리모양은 덜 정돈된 듯한 ‘집안형’이었다. 옷차림은 소탈하고 수수한 아줌마의 느낌이다. 먼저 방송 진행의 소감을 물었다.“시간 제약만 안 받으면 재미있어요. 원래 인물탐구를 좋아하거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잖아요.”라고 대답했다. 또 “고등학교와 대학 다닐 때 방송반에서 아나운서 경험을 했어요.”라고 덧붙인다. 이어 “시사평론가 정범구씨가 진행하는 CBS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말도 잘 한다고 판단했던지 담당 PD한테 연락이 왔더군요. 처음엔 거절했는데 나중에 고집이 꺾였죠.”라며 웃는다. 대신 조건을 내세웠다고 했다. 진행을 하면서 출연자들에게 예의나 차리는 식의 입에 발린 말로 동의해주는 것은 탈피하겠다고. 즉 ‘공지영식’으로 솔직하게 진행하는 여유를 달라고 했다.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방송진행에도 독특한 스타일이 어김없이 반영돼 톡톡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최고위원과 인터뷰에서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고 질문한다.“옳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라는 대답에 공씨는 즉각 “왜 혼자만 옳다고 생각하느냐.”고 치받는다. 영화배우 안성기씨한테 “연애 몇번이나 해봤어요.”라는 질문을 툭 던진다. 안씨가 부인과의 사랑 얘기로 피해가려(?) 하자 공씨는 “아니요, 아내는 빼고요, 첫사랑과는 왜 헤어졌어요.”라고 지체없이 잡아당긴다. 이에 대해 “푼수처럼 구니까 오히려 편안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라고 전한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말을 잘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자 “글쎄요, 어렸을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어요. 사물을 늘 신선하게 아이의 눈으로 보고 싶거든요.”라고 일축해버린다. 공씨는 인터뷰 도중 물을 자주 마셨다.“어제는 술도 안마셨는데…, 잠을 못자서 그런가.”라고 설명했다. 사실은 어젯밤 집에서 그냥 우두커니 앉아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보니 두시간밖에 못잤다고 고백했다. 자연스럽게 술 얘기가 나왔다. 공씨의 술친구들은 두 그룹이 있다. 연세대 81학번 출신들로 모인 언론인·화가그룹, 또 얼마전에 생긴 ‘공사모’가 있다. 저녁 7시에 만나 새벽 2시까지 술판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술버릇은 음주가무. 적당히 술에 취하면 대부분 노래방으로 가 노래와 현란한 춤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애창곡은 ‘광화문연가’와 혜은이의 ‘열정’이다.1차 만나는 장소는 주로 홍익대 주변이다. 거나하게 취해도 집앞까지 데려다 주는 친구들이 있어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들 중 혹시 애인이라도? 그러자 “정들었다면 단둘이 마시지 왜 몰려다녀요?”라고 즉각 반박한다. ●“결혼하려면 다섯 남자와 동거를” 채플시간에 강의 방송 외에 다른 외도, 강사 러브콜은 없는지 궁금했다.“얼마 전이더라, 이화여대 채플시간에 강의를 한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결혼이 중요하다, 이혼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결혼하려면 다섯남자와 동거를 해보라.’는 식으로 했지요. 그것도 채플시간에. 다음부터는 연락이 안오데요.” 이어 소설이란 강의를 통해 가르칠 수가 없다는 지론을 편다. 음악과 미술, 무용 등과 달리 소설작법에는 어떤 정형이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인간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갖춰지면 그 자체가 소설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공씨는 어렸을 때부터 시를 즐겼고 원래 시인이고 싶었다.85년 기성문단에 첫 발표된 것도 시였다. 하지만 곧 방향을 틀었다. 시는 천재의 장르이자 타고난 재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노력하는 소설’이 좋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책을 내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는 까닭을 물었다. 잠시 망설이더니 “원래 지겨운 거 싫어해요. 성격도 급하고 직설적이지요. 쓸 때, 읽는 독자들이 바로바로 책장을 넘기는 것을 늘 염두에 두지요.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잘 하나봐요.”라며 웃는다. 얼마나 벌었을까.“아직 빚도 다 못갚았어요.”라고 했다. 몇해전 유럽여행을 다녀온 뒤 인간답게 사는 게 뭔지 절실해 강원도 평창에 집을 하나 큰 맘 먹고 사두었다고 했다. 주로 여름에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공간이다. 주위에 텃밭이 조금 있어 배나무 몇그루 등을 심어놓았다. 또 고3인 큰딸과 초등학생인 두 아들 등 네식구를 위해 자전거를 장만했다. 공씨 자신은 중학교때 이후 30년 만에 자전거를 샀다. 자택인 성남시 분당구 탄천 주변을 식구들과 가끔 자전거로 달린다. 아이들은 성씨가 각각 다르지만 어머니를 잘 따르고 화목하게 지낸다. 큰딸이 엄마의 기질을 닮아 글을 썩 잘 쓴다고 했다. 몇군데 대학에서 벌써 오라고 해 요즘 기세가 등등해졌다며 웃는다. 그러나 큰딸에게 이러쿵저러쿵 간섭 안 한다. 다만 “문학은 일단 놔두고 딴 곳의 삶을 봐라. 무슨 책이든 읽어라. 세상 어디든 가봐라. 밀림도 가고, 사막도 가고, 우주도 가봐라.”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공씨는 잡·박식 스타일. 한달에 책구입 비용으로 적게는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쓴다.‘해방전선의 재인식’이라는 사회과학 서적을 비롯해 부동산, 요리, 탤런트 수기, 여행, 맛집멋집 등의 다양한 책을 구입한다. 잠 안오고 배고플 땐 여행과 요리책을 즐겨본다. 집안에는 6000여권의 책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꽉 찼다. ●다음달 10년 만에 두번째 산문집 펴내 공씨는 요즘들어 글쓰기가 더욱 여유로워졌다. 한국사회도 많이 변했고 시대적 조건이 성숙해진 덕분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유쾌·경쾌하고 발랄한 소설을 쓸 생각이다. 우선 다음달 10년만에 두번째 산문집을 내고 오는 6월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주제로 한 월간지에 연재할 예정이다. “결혼과 이혼에 43년 꺼둘렀어요. 첫사랑에 결혼했고 헤어지고 또 사랑했어요. 그때는 너무 싫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 이해와 용서가 돼요. 요즘 곰곰이 생각하면 저 멀리서 제 인생의 방향을 나침반의 각도처럼 가리키는 것 같아요. 여러 시냇물이 한군데 모이듯 편해진다고나 할까요.” 지나온 세월이 40년이라면 400년을 산 것 같다고 했다.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봐서 여한이 없단다. 공씨는 얼마전 자신의 사후(死後)에 누군가가 평전을 써준다면 머리에 올리고 싶은 글을 생각해봤다.‘나 열렬하게 사랑했고 열렬하게 상처받았고 열렬하게 좌절했고 열렬하게 슬퍼했으나, 모든 것을 열렬한 삶으로 받아들였다. 하느님, 이제 그만 쉴래요.’라고. 공씨는 사랑하지 않는 순간 영혼은 죽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이 70 넘어서도 연애를 할 것이고 그때에도 자신의 속을 다 퍼주고 말겠다며 활짝 웃는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3년 서울 출생 ▲81년 중앙여고 졸업 ▲85년 연세대 영문학과 졸업 ▲85년 무크지 ‘문학의 시대’에 시 ‘이태원의 하늘’ 발표. ▲87년 구로공단 근처의 전자부품제조업체에 취업했다가 한 달 만에 프락치에게 걸려 강제 퇴사. ▲88년 ‘창작과 비평’에 중편소설 ‘동트는 새벽’으로 등단. ▲2006년 3월 CBS라디오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진행 ■ 주요 작품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89년),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91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93), 고등어(94), 착한 여자(97), 봉순이 언니(98), 별들의 들판(200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05), 시랑후에 오는 것들(05) 등. ■ 수상경력 21세기문학상(01), 한국소설문학상(01), 오영수문학상(04) 등.
  • [공직 초대석] 서울시 감사관실 황인동씨

    [공직 초대석] 서울시 감사관실 황인동씨

    “시민들은 ‘공무원은 비리 집단’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선행을 베푸는 공무원이 곳곳에 많거든요. 편견을 없애는 데 한 몫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김주사닷컴을 만들었지요.” 공무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사이트는 유명 포털 사이트도, 관공서 홈페이지도 아니다.2002년 7월 출발한 김주사닷컴(kimjusa.com)이 정답이다. 서울시 감사담당관실에 근무하는 황인동(46)씨가 이 사이트의 ‘산모’이자 대표다. ‘김주사’는 일선 행정기관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상징한다. 가장 흔한 성씨인 ‘김’과 업무의 중심에 서 있는 6급 공무원을 일컷는 ‘주사’를 합쳤다. 황씨도 6급 주사지만 ‘황주사닷컴’이 아닌 이유이다. 황씨가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어 김주사닷컴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새로운 담당자가 오면 처음부터 다시 일을 배워야 하는 공공기관의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도 개선 대상이었다. 중앙과 지방자치단체, 서울과 지방 사이의 격차도 줄이고 싶었다. 김주사닷컴은 공무원 뉴스와 설문조사, 선배·동료·후배 등 그리운 사람찾기 등을 제공한다. 인사교류 게시판도 직접 운영한다. 예비공무원을 위한 공무원 시험 및 채용정보, 선배공무원과의 질의·응답코너도 있다. 오늘의 유머, 여행·레저, 맛집 등 읽을거리도 많다.3월 초 인터넷 홈페이지 랭킹을 집계하는 랭키닷컴에 따르면 김주사닷컴은 4734위. 직장인 커뮤니티 가운데 4위, 공무원 사이트 가운데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자는 5000여명. 지난 1월 공무원 봉급이 공개될 때는 2만여명까지 들어왔다. 황씨가 공직에 발을 디딘 것은 1984년. 고3 때 허리를 다쳐 누워 지내다시피하던 어느 날 “컴퓨터가 전망이 좋다.”는 친척 누나의 권유가 그의 삶을 바꿔놨다. 국내에 컴퓨터라고는 통계청에 유일하게 한 대가 있던 1979년 일찌감치 전산학원을 다녔다. 병역의무를 마친 뒤 건국대 전산학과에 입학했고,9급 행정직으로 서울시에 들어가자마자 전산분야에 투입됐다. 황씨는 1998년까지 행정정보망, 주민등록 온라인 발급 프로그램 제작 등을 맡았다. 이후 행정분야로 복귀한 뒤에도 컴퓨터 동아리 ‘어쭈구리’를 만들어 ‘컴맹’ 공무원들에게 직접 강의를 했다. 이런 경험이 김주사닷컴을 만드는 것으로 연결됐다. 비영리 사이트인 만큼 운영은 어렵다. 사이트 개설 초기에만 1000만원이 황씨의 호주머니에서 나갔다. 최근에는 서울시 공무원 4명이 합류, 운영비를 나눠 내면서 부담을 줄였다. 황씨는 요즘도 하루 평균 3시간 넘게 컴퓨터와 씨름한다. 그는 “새내기와 기성 공무원의 멘토링을 알선하고, 개인 및 동아리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등 더 풍부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히고 “어려운 동료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우리는 맞수] 유원희 해찬들 대표 vs 정태식 대상 상무

    [우리는 맞수] 유원희 해찬들 대표 vs 정태식 대상 상무

    ‘순창 고추장’의 대상과 ‘태양초 고추장’의 해찬들은 장류(醬類) 시장의 쌍두마차로 불린다. 대상과 해찬들의 국내 고추장시장 점유율은 무려 85% 이상이다. 두 업체가 3%정도의 차이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수년째 1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AC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추장 점유율은 대상이 약간 앞섰다. 올해 이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CJ가 해찬들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장류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상도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 만만치 않은 공세를 펼칠 태세다. 그러나 해찬들의 유원희(54) 대표이사 전무와 대상의 정태식(49) 상무는 “‘순창이냐 태양초냐’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장류 시장의 무대를 더 이상 국내가 아닌 세계로 보고 있어서다. ●해찬들의 장류 전문성,CJ의 경영 노하우 결합 지난해 말,CJ와 해찬들이 한 몸이 되면서 취임한 유 대표는 “CJ다운 전략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자신한다. 유 대표는 1975년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업후 77년 제일제당(현 CJ)에 입사해, 식품기획실장, 냉장·냉동부문 상무,R&D 전략기획팀 상무 등을 역임했다.2004년 3월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해찬들에 합류했다. 그는 “30년 동안 CJ의 육가공냉동·조미식품 등 다양한 식품사업을 맡으면서 닦아둔 식품사업 노하우를 장류 사업에 반영할 생각”이라면서 “해찬들이 장류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잘 닦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CJ의 경영 노하우가 필요하다.”말했다. 최근 유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대상의 순창고추장과 차별화된 세계화 전략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경쟁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전통 음식인 장류를 세계인에게 보급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가 ‘전문성 있는 경영 노하우’로 성장을 약속하고 있다면, 정태식 상무는 ‘실전형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장류 기획·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발로 뛰는 마케팅 전략으로 세계시장 도전 동아대 경영학과 졸업후 86년 대상 판매본부에 입사해 영업지점장, 호남영업본부장을 맡았던 정 상무는 ‘영업통’답게 발로 뛰는 마케팅 실력을 갖췄다.2003년 11월 장류부문 마케팅 실장으로 부임했다. 정 상무는 전국 사찰을 돌며 장 맛을 보는가 하면, 요리 학원을 수강하며 직접 요리를 한다. 정 상무는 “최고 맛집은 다 돌아다닐 정도로 소비자들의 입맛 파악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자기가 맡고 있는 제품을 이용해 요리하는 것은 제품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장류 세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고추장을 홍보할 계획이다. 정 상무는 “‘한국인의 매운 맛’을 세계인의 매운 맛으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면서 “올해는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조리법과 전용 포장지를 이용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태식 상무 ▲1957년 경북 영천 출생 대구 금오공고, 동아대 경영학과 졸업 ▲1986년 판매본부 입사 ▲1990년 광주지점 영업 지점장 ▲1998년 마케팅 광고 판촉 팀장 ▲2001년 호남영업본부장 ▲2003년 마케팅 실장 ●유원희 대표이사 전무 ▲1952년 서울 출생 서울 중동고,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업 ▲1977년 제일제당(현 CJ) 입사 ▲2000년 R&D 전략기획팀장 ▲2004년 해찬들 경영지원본부장 ▲2005년 해찬들 대표이사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풀무원 이규석 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풀무원 이규석 사장

    명사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국내 각계 인사들이 번갈아 등장, 직접 요리도 만들고 또 평소 좋아하는 음식과 관련된 얘기를 재미있게 나누게 됩니다. 이번 주에는 요리사 자격증까지 갖출 정도로 음식솜씨가 뛰어난 풀무원의 이규석 사장을 초대했습니다. 해외 출장을 가면 늘 맛있는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일본에 갈 경우 하루 세 끼를 라면이나 우동만으로 때우는 날이 허다하다. 그렇다고 미식가는 아니다.“어떻게 하면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다. 우리 식탁에 늘 오르는 두부와 콩나물을 팔아 굴지의 식품회사로 성장한 ‘풀무원’. 이제는 생라면, 샐러드 드레싱, 생수프 등 출시되는 제품만 해도 200여가지에 이르는 종합 식품회사가 됐다. 풀무원 식품부문을 총괄하는 CEO 이규석(54)사장을 서울 수서에 있는 풀무원 메뉴 개발실에서 만났다. 메뉴개발실은 풀무원의 신제품을 만들어 내는 산실로 주방과 거실 등 여느 가정집처럼 꾸며졌다. 각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만큼 제품개발 단계부터 철저히 주부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화사한 분홍빛 셔츠에 연두색 앞치마를 두른 이 사장. 훤출한 키에 큰 체격이건만 쓱싹쓱싹 칼질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늘 회사일로 바쁘지만 휴일에는 가끔 가족(부인과 2남)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한다. # 눈 감고도 우리 회사 두부 맞혀요 하루에 팔리는 두부만 해도 30만모에 이르는 회사의 CEO답게 만나자마자 두부 자랑부터 시작했다. “눈 감고도 풀무원 두부인지, 아닌지를 알아 맞힐 수 있어요. 풀무원 두부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해 끝맛이 좋답니다.” 별로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두부, 콩나물, 된장, 청국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들이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을 위해서 만드는 음식도 콩 요리가 대부분. 된장찌개, 두부김치, 두부조림이 가족들을 위해 즐겨 만드는 요리들이다. 때로는 새싹 채소를 이용, 간단히 드레싱을 얹어 샐러드를 만들기도 하고, 비빔밥을 만들기도 한다. # 한식요리사 자격증 있어요 회사에서 개발한 간단한 레시피를 받아 집에 와서 한번씩 시연을 하기도 한다.‘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요리라면 어느 주부인들 못하랴.’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곤 한다. 얼마 전에 새로 나온 신제품 ‘요리 국물’을 이용해서 집에서 아내 몰래 해물탕을 끓여냈다.‘요리 국물’은 양파, 대파, 다시마, 사골국물 등으로 미리 국물의 맛을 낸 것으로 샤부샤부를 해먹거나 해물탕을 해먹을 때 간편해서 좋다. 요리 국물 한봉지만 있으면 국물맛 내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단다. 이날 가족들은 “된장찌개 빼고는 국물 요리를 잘하는 것이 없었는데 그 어려운 해물탕을 해냈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사실 그는 한식요리사 자격증까지 지녔다. 지난 1996년 수도요리학원에 정식 등록,3개월간 김치는 물론 장떡 만들기 등 한식 요리를 배웠단다. “식품회사 임원이 요리를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겠느냐는 고객 지향적인 생각에서 정식으로 요리를 배웠지요. 비록 3개월이었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가끔 요리책도 뒤적인다. 두부 요리책을 비롯해 한식 위주의 소박한 재료로 만들어내는 건강 식단을 알려 주는 책들을 보며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얻는다. # 콩으로 세계적인 기업 일구고 싶어 웰빙 식품의 대명사인 콩 식품. 콩이야말로 지구 환경까지 생각하는 완전 식품이라고 강조한다. 육류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먹음으로써 많은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잘먹고 잘 살자’는 웰빙보다 상위개념인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건강·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삶)를 올해 풀무원의 비전으로 제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미 콩으로 만든 디저트나 두부를 넣어 반죽한 두부 우동 등 다양한 콩제품을 출시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건강에 좋은 콩 제품을 많이 출시할 예정입니다. 콩 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되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인터뷰 내내 ‘바른 먹거리’‘안전’을 강조했다. 식품인 만큼 맛은 물론이거니와 건강을 우선하는 안전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색소와 방부제, 화학조미료 등을 일절 쓰지 않는 것이 바로 풀무원의 원칙. 외부 자문 교수단으로 구성된 풀무원의 안전수호대인 ‘과학위원회’에서 철저하게 식품의 첨가물을 조사한다고 강조했다. 한번은 스파게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베이컨을 다져 넣었는데 베이컨 속의 아질산염이 문제가 돼 결국 이 제품을 폐기처분한 일화는 유명하다.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법적 안전기준보다 더 높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우리 제품입니다.” ■ 바른 먹거리가 生生…콩콩 튀는 웰빙CEO 이규석 사장은 자사 제품을 애용한다. 회사내 큰 냉장고 안에 모니터를 위한 각종 제품들을 넣어둔다. 또 풀무원 가족들은 두부, 콩나물 등의 요리를 잘한다. (1) 나토 주스 재료:나토 30g, 딸기잼 2큰술, 우유 1컵, 파인애플 슬라이스 1㎝ 정도, 꿀 1 작은술, 두부 30g, 바나나 30g, 물 또는 얼음 약간, 계핏가루 약간 만드는 법:(1)준비된 재료를 믹서기에 넣고 20초 정도 간다. (2) 콩나물 & 봄나물 두부 무침 재료:콩나물 300g, 냉이 반줌, 달래 반줌, 취나물 반줌, 두부 1/2모,무침소스(청국 쌈장 3큰술, 들깨가루 2큰술, 간장 1 큰술, 물엿 2/3큰술, 물 1큰술, 고춧가루 1작은 술, 들기름 2/3큰술) 만드는 법:(1)콩나물, 냉이, 취나물은 씻어 낸 후 연한 소금물에 데쳐 낸다.(냉이는 칼로 반으로 자른다.)(2)달래는 듬성듬성 자른다.(3)두부는 물기를 꼭 짠 후 으깨어 둔다.(4)재료를 섞어 무침 소스를 만든다.(5)데쳐낸 나물에 무침소스, 으깬 두부를 넣고 잘 버무린다.(6)달래를 얹어 낸다. (3) 묵채 두부 재료:김치 100g, 설탕 1/2큰술, 묵 100g, 두부 1/2모, 꽃소금 1/2큰술, 육수 1컵 (200g), 식초 2/3큰술, 김 채썬 것, 참기름, 참깨 약간, 육수 만들기:(1)멸치 20마리, 다시마 10g, 물1ℓ(2)멸치는 내장을 제거 후 팬에서 잘 볶는다.(3)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 멸치를 넣고 10분 정도 끓여낸 후 식힌다. 만드는 법:(1)두부와 묵은 먹기 좋게 자른다.(2)육수에 설탕, 소금, 식초를 넣는다.(3)두부와 묵, 김치를 얹고 그 위에 김가루, 참깨, 참기름을 뿌려 낸다. (4) 새싹 비빔면 재료:새싹채소 50g, 메밀 면 320g 비빔장 만들기: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2큰술, 간장 1큰술, 설탕 2큰술, 물엿 2큰술, 식초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대파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생강즙 1/2작은술, 간 배 2큰술, 사이다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참깨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만드는 법:(1)메밀면은 끓는 물에 3 ∼4분간 삶아 찬물에 잘 헹구어 둔다.(2)준비 된 재료로 비빔장을 만든다.(미리 전날 만들어 두면 더 맛있다.)(3)그릇에 면, 소스를 얹은 후 새싹을 올려 낸다. (5) 백일송이 영양밥 재료:백일 동안 키운 송이인 백일송이 150g, 쌀 200g, 대추 2개, 밤 2개, 은행 6개, 수삼 1뿌리, 단호박 50g, 물 200g, 참기름, 소금 약간. 만드는 법:(1)쌀은 미리 물에 불려 둔다(흑미를 10% 정도 섞어 준다).(2)은행은 볶아서 껍질을 벗긴다.(3)밤과 단호박은 껍질을 벗겨 큼직하게 썰어둔다.(4)대추는 씨를 뺀 후 잘게, 수삼은 어슷썰기한다.(5)백일송이는 참기름에 살짝 볶아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6)솥에 재료를 넣고 물을 부은 후 밥을 짓는다. # 단골맛집 (1)가마솥 손두부:두부 맛이 고소하기로 유명하다. 생두부, 두부버섯전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으며 특히 두부구이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서비스로 제공되는 비지찌개도 괜찮고, 전체적으로 콩, 두부의 맛을 잘 살리는 집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본동(02)443-2418. (2)산봉냉면:100% 고구마 전분만 사용한 가느다란 면발과 매콤달콤한 비빔장과 시원한 동치미 육수가 맛있다. 계절에 상관 없이 시원한 것을 먹고 싶을 때마다 찾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02)557-2222. (3)면스토랑:일반 라면 가격에 500원을 더 내면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으로 된 라면을 맛볼 수 있어 좋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점심때 자주 들르는 곳이다. 면발도 쫄깃하고 기름기가 없어 국물이 개운하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02)459-5953. 이규석은? ▲52년 김포 출생 ▲중앙고 졸업, 한양대·한양대학원 졸업 ▲1984년 풀무원식품 입사 ▲1996년 풀무원 대표이사 ▲1999년 풀무원테크 대표이사 ▲2003년∼현재 풀무원 식품부문 사장
  • 해송의 노래…고흥반도 해안

    해송의 노래…고흥반도 해안

    # 쪽빛 봄바다에 빠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고흥반도의 봄은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도 느껴진다. 쉼 없이 파도를 가르며 만선의 깃발을 날리는 어선이나 퍼득거리는 생선이 가득한 수산물 공판장, 경관이 수려한 바닷가의 풍경에도 어김없이 봄의 빛깔이 묻어난다. 외나로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상관광에 나섰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외나로도 해안은 육지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갖가지 모양의 조그만 무인도,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나로도항에서 출발해 섬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다시 나로도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2시간 걸린다. 제일 먼저 기다리는 곳이 꼭두여라는 무인도.2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으며 불쑥 솟은 바위와 벌렁 드러누운 바위의 조화가 절묘하다. 옛날 곡식을 갈던 맷돌 손잡이 꼭두처럼 생겼다. 개인 섬으로 유명한 낚시터였으나 워낙 훼손이 심해 이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카멜레온의 모습을 꼭 닮은 카멜레온바위, 달리는 사자의 모양을 한 사자바위. 눈, 코, 입 등이 너무 사자와 흡사해 자연의 신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진 용굴과 거대한 짐승의 콧구멍 같은 쌍굴, 남근바위, 부처님이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는 모습의 부처바위 등 해안절경이 줄지어 나타난다. 편안하게 배에 앉아서 유람을 할 수도 있고 3층에 마련된 옥외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금어호(061-833-6905), 우주스타호(061-833-6524)등 2척의 유람선이 운항한다. 어른기준 1만 4000원. # 이곳도 들러보세요 ‘작지만 아름다운 섬’ 소록도는 고흥의 대표적인 관광지. 고흥 녹동항에서 600m 떨어져 있다. 섬 전체가 한센병 환자를 위한 병원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과거엔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1988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아름다운 풍광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록도는 작은 사슴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대표적인 명소는 한센병 환자들이 피땀 흘려 세운 중앙공원과 울창한 송림으로 이뤄진 해수욕장이다. 1916년 조선총독부는 소록도에 병원을 세우면서 신사참배를 강요했고, 환자들이 자녀를 갖지 못하게 강제로 수술도 시켰다. 그때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감금실과 검시실, 단종수술대 등이 중앙공원 앞에 남아 있어 소록도의 슬픈 역사를 말해준다. 중앙공원은 환자들이 세운 정원으로 정말 예쁘다. 마치 유럽의 어느 성에 잘 꾸며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 든다.7000여평의 대지에 치자나무, 편백나무, 팔손이나무 등 각종 관상수가 유럽의 화원처럼 단아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공원에는 ‘나병을 구하는 탑’이라는 뜻의 ‘구라탑’과 ‘문둥병 시인’ 한하운의 시비가 있다. 소록도의 크기는 여의도의 1.5배 정도. 섬을 돌아보는 데 걸어서 2시간이면 족하다. 녹동항에서 오전 7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소록도에서 녹동항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가 오후 6시에 있다. 도선료는 왕복 1000원. 승용차는 1만원. 또 예내리를 지나 외나로도 서쪽으로 향하면 해넘이의 명소 염포해수욕장이 나온다. 파도에 울어대는 검은 자갈과 해송 숲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밖에 영남면 양사리에 있는 용바위와 능가사도 빼놓으면 아쉽다. # 여행메모 맛집은 나로도해수욕장 입구 봉래초등학교에서 왼쪽으로 직진하면 봉래면 신금리의 나로도항 수협위판장(061-834-8102)이 있는데 나로도여행에서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산낙지, 꽃게, 활어, 조개류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나로도 연안에서 잡아 올린 생선만 취급한다. 목포나 외지에서 사오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나로도에서 나는 해산물은 모두 자연산. 봄에는 낙지, 서대, 양태, 돔, 꽃게가 많이 나고 여름은 역시 일본에 수출하는 참장어(하모), 가을은 삼치와 새우, 겨울은 잡어가 주로 많다. 봉래면 신금리 나로도선착장옆 서울식당(061-835-5111)은 자연산회가 저렴하다. 전화로 미리 주문하면 당일 많이 잡힌 생선으로 알아서 준비해준다. 내나로도에서 제2나로대교 건너기 직전 동일면 봉영리의 서구식 펜션풍 ‘하얀노을’(061-833-83112)이 전망이 좋다. 고흥 가는 길은 서울에서 호남고속도로나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해 남해안 고속도로로 갈아 탄 후 순천나들목에서 빠져 나와 17번 국도와 2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를 거쳐 고흥으로 들어오면 된다. 항공편은 여수공항 또는 사천공항. 고흥군 문화관광과(061)830-5224.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독일 월드컵 진출국 앙골라 참사관 부부와 요리조리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독일 월드컵 진출국 앙골라 참사관 부부와 요리조리

    아프리카 남서부, 풍부한 광물자원, 내전, 그리고 2006 독일월드컵 본선진출국. 우리가 알고 있는 앙골라에 대한 전부. 얼마나 볼거리가 많은지, 또 사람들은 얼마나 정(情) 많은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나라 앙골라. 대사관 대신 차려진 연락사무소의 돔베 참사관 부부가 만들어준 앙골라 요리로 낯선 앙골라에 한발짝 다가가보자. ■ 아나 마리아 돔베 앙골라 연락사무소 참사관 부인 저멀리 아프리카에 위치한 신흥 축구 강국이라는 사실 외에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앙골라. 지난 3ㆍ1절에 열린 한국과 앙골라의 국가대표 축구팀 평가전을 계기로 앙골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에겐 여전히 미지의 나라로 여겨지지만 앙골라는 알고 보면 풍부한 지하자원에, 진귀한 동·식물 등으로 볼거리가 많은 관광국가로도 손색이 없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평가전을 함께 치르면서 더욱 가까워진 나라이기도 하다. 앙골라 연락사무소의 운영 책임자 알프레도 돔베(45) 참사관을 만나 앙골라의 음식과 문화 등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앙골라 대사관은 없고, 대신 앙골라 연락사무소가 대사관 역할을 맡고 있다. 주한 앙골라 대사는 일본 주재 대사가 겸임하고 있어 돔베 참사관이 한국에서는 실질적인 대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기자의 개인 이력서와 신분증을 제출하고 나서야 어렵사리 진행된 인터뷰여서 상당히 긴장됐지만 정작 서울 한남동 앙골라 연락사무소에서 만난 돔베 참사관은 따뜻한 마음을 지닌 듯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가까이서 보니 잘 생긴 외모에 세련된 분위기다. 짙은 남색 양복에 노란 넥타이를 맨 화사한 옷차림이었다. 그는 사무실에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한남동 자신의 자택으로 안내했다. # 포트투갈 영향 받은 앙골라 요리 지난 해 6월 한국에 부임한 돔베 참사관 가족은 모두 7명. 부인 아나 마리아 돔베(44)와 사이에 장녀 자시라(17), 장남 조엘미르(12),2녀 스타바니아(10),3녀 안드레아(9),4녀 셰이디(6) 등 1남 4녀를 뒀다. 외교관 6년차인 돔베 참사관은 “아이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지 걱정이었는데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돔베 참사관과는 고교시절에 만나 연애 결혼한 부인 아나 마리아는 아이들이 많아 살림하기에 바쁠텐데도 이날 점심 식사를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서 음식을 마련하며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았다. 얼마나 일찍부터 서둘렀는지 오전 8시에 일찌감치 점심 먹을 요리를 다 끝내 놓았단다. 자줏빛 앙골라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스카프까지 둘러 한껏 앙골라의 향취를 느끼도록 했다. 아나는 “한국인들에게 정통 앙골라 요리를 선보여 주기 위해 며칠전 온 가족이 함께 용산 이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면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앙골라에 갔다 왔다는 느낌이 들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앙골라 요리가 더욱 궁금해진다.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포르투갈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대부분의 앙골라인들은 평소 파스타, 쌀요리, 감자튀김 등 포르투갈 요리를 많이 해먹어요.” 돔베 참사관 가족도 마찬가지다. 앙골라 요리는 시간이 많이 걸려 특별한 날이나 주말에만 해먹고, 대부분은 간단한 포르투갈 요리를 한다. 앙골라 음식을 해먹고 싶어도 특유의 야채 등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서 못해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고이고이 아껴둔 음식재료를 사용했다. 아나가 새벽잠을 설치며 6시간 동안 삶아서 익혀낸 강낭콩 요리, 즉 ‘훼이자웅 지 올레오 지 파우마’는 서양식 콩요리와 비슷하다. 땅콩 크림을 넣어 만든 닭요리 ‘무안바지 칭구바’도 우리 입맛에 잘 맞아 맛있다. 토마토 소스가 들어간 소고기 요리 ‘카르네 아사다 이 멀료테 토마테’는 소고기가 다소 짠 듯하지만 스테이크 종류라서 별 부담없이 먹기 좋았다. 다만 생선요리 ‘칼룰루’는 기름기가 많은데다 약간 비린 듯했다. 앙골라에서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다같이 즐기는 음식중의 하나란다. 이런 음식들과 함께 곁들이는 요리는 바로 ‘풍지’. 고구마 삶은 것과 함께 식탁에 늘 오르는 메뉴다. 감자·고구마와 비슷한 ‘만지오카’를 말려 가루를 만들어 불에 익혀낸 것으로 우리의 찹쌀죽 같은 느낌을 준다.‘만지오카’대신 옥수수 가루로 만든 ‘풍지’도 있다. 부인의 음식 솜씨를 칭찬했더니만 “앙골라에서 여자아이들은 열살만 되면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다.”면서 “자신도 언니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 주말에 가족 위해 요리하는 돔베 참사관 돔베 참사관의 요리 솜씨는 어떤지 물어봤다.“누나들이 일찍 결혼해 남자 형제들과 같이 자랐고, 부모님이 아프면 요리를 많이한 덕에 어릴 때부터 요리에 익숙해졌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어제 점심 때도 브라질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배운 스테이크 요리를 아이들에게 해줬더니만 무척 좋아했다.”며 웃는다. 아직 한국요리는 배우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해 볼 계획이다.“한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김치에 대해서는 다소 맵지만 먹을 만하다고 귀띔한다. 아이들의 경우 슈퍼마켓에 가서 냉동만두를 사다가 집에서 끓여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 많이 익숙해졌단다. 부인 아나도 한국어를 배우다가 뜸해졌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는 등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 # 축구는 국민 스포츠 한국과 평가전을 치르는 날 돔베 참사관 가족은 모두 서울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숨 죽이며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이야 홈그라운드이지만 어디 앙골라팀이야 그런가. 한국에 살고 있는 앙골라인들은 돔베 참사관 가족을 포함해 유학생 5명 등 모두 12명에 불과하다. 멀리서 온 고국 축구팀의 뒷바라지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앙골라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60위로 지역 예선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밀어내며 올해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을 밟게 돼 온 국민들은 축제 분위기란다. 돔베 참사관은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동네에서 축구놀이를 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학교 축구부들에 들어가려고 경쟁을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축구를 무척 좋아했는데 39세때 사고로 다리를 다친 이후 축구를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돔베 참사관은 앙골라에 대해 “석유, 다이아몬드 등 자원이 풍부해 축복받은 땅”이라면서 “앙골라인들은 한번 만나면 자신의 가족에게까지 소개를 하고 이후에는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할 정도로 따뜻한 정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과 자원과 관광, 무역 등의 분야에서 더욱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국 앙골라는…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나라로 면적은 124만 6700㎢, 인구는 1077만 6000여명(2003년). 수도는 루안다로,11개 인종에 46개의 언어가 사용되지만 포르투갈어가 공용어로 쓰인다. 석유, 다이아몬드, 금, 우라늄, 철광석 등의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앙골라 댐, 염전, 칼라둘라 폭포 등 관광자원도 많아 점차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뿔 달린 ‘팔랑카 네그라’와 사막에서 자라나는 식물로 옆으로 자라는 특성을 지닌 ‘벨비차 위나 빌리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앙골라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이다. 앙골라인들은 낚시를 좋아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낙천적인 민족. 하지만 내전을 겪으면서 어려운 고통의 시기를 지냈다. 지금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요즘 활발한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모 건설업체가 수도 루안다의 컨벤션센터를 건설하는 등 한국과의 경제교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과는 1976년, 한국과는 1994년에 각각 외교관계를 맺었다. ■ 골라 골라 ‘앙골라 정통음식’ 현지 아프리카 여행을 하지 않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앙골라 요리.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왔기 때문에 포르투갈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앙골라 주한 연락사무소 돔베 참사관의 부인이 소개하는 요리는 정통 앙골라 요리이다. 보기에는 낯설어도 일단 재료와 만드는 방법을 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 무안바지 칭구바(닭요리) 재료:닭고기, 마늘, 소금, 후추, 토마토, 양파, 올리브 오일 만드는 법:(1)닭고기에 마늘과 소금, 후추로 30여분 이상 재워둔다.(2)(1)에 양파와 토마토를 썰어 넣는다.(3)팬이 달궈지면 (1)(2)의 재료에 올리브 오일을 넣고 달달 볶으면서 수분이 없도록 졸인다.(4)여기에 땅콩 크림을 넣고 다시 졸인다. # 칼룰루(생선요리) 재료:마른 생선(아무거나), 살아 있는 생선(아무거나), 야채(키아보, 앙골라에서 나는 야채로 냉동된 것) 만드는 법:(1)햇볕에 잘 말려 건조된 생선을 물에 담가 불린다.(2)살아 있는 생선에 소금과 마늘로 간을 한다.(3)(1)(2)에 물을 넣고 조금 끓이다가 키아보를 넣고 올리브 오일을 조금 넣고 달달 볶는다. 앙골라에서는 키아보가 없으면 고구마 잎사귀도 넣는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푸른빛 채소를 사용해도 된다. # 카르네 아사다 이 몰료테 토마테(토마토 소스를 얹은 구운 소고기) 재료:토마토, 양파, 소고기, 소금, 후추 만드는 법:(1)먼저 양파와 토마토를 얇게 썰어 소금과 후추를 넣어 알맞게 볶아 소스를 마련한다.(2)소고기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달궈진 팬에서 알맞게 구워낸다.(3)접시 한쪽에 소고기를 담고 옆에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 낸다. # 후에자웅 지 올레오 지 파우마(강낭콩 요리) 재료:강낭콩, 양파, 팜 오일, 소금 만드는 법:(1)마른 강낭콩은 흐물해지도록 물에 불려 놓는다.(2)(1)을 다시 물에 놓고 끓인다.(3)다 익으면 양파와 팜 오일, 소금을 넣고 끓인다. # 단골맛집 돔베 참사관은 아직 한국 친구들을 별로 사귀지 못해 여기저기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지는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1)용수산: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지하에 있는 한국음식점 ‘용수산’에 가면 다양한 한국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어 가끔 가족들과 함께 간다.(02)771-5553 (2)이빠네마: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근처에 있는 브라질 음식점. 브라질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 옛생각을 하며 정통 바비큐 등 브라질 요리를 먹을 수 있어 좋아한다.(02)779-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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