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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도 좋아했는데…” 전신 굳어가는 가수, 노래도 못 불러

    “한국인도 좋아했는데…” 전신 굳어가는 가수, 노래도 못 불러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등을 부른 가수 셀린 디옹(56)이 전신 근육이 뻣뻣해지는 희소병 투병 근황을 전하면서 극복 의지를 드러냈다. 디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보그 프랑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적적으로 치료제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을 한편에 지니고서도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 세계 환자가 8000명에 불과한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SPS)이란 희소질환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디옹은 인터뷰에서 “매주 5일씩 운동, 물리, 음성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제는 그것(병)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길 멈춰야만 한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자신에게 ‘왜 나야?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 내가 어떤 일을 했던 거지? 이게 내 잘못인가?’라고 묻곤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하지만 삶은 당신에게 어떤 답도 주지 않는다. 당신은 그저 삶을 살아가야 한다”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조언했다.디옹은 “난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병을 앓게 됐다. 이것을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난 두 가지 선택지를 갖고 있다. 운동선수처럼 훈련하고 정말 열심히 일하거나, 스위치를 내리고 신경을 꺼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집에 머물며 내 노래를 듣고 거울 앞에 서서 나 자신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과 마음을 다해 의료진에게 협력하길 선택했다. 난 가능한 최선의 상태가 되고 싶고 에펠탑을 다시 보는 게 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디옹은 친지와 팬들이 보여준 사랑이 자신에겐 가장 큰 힘이 됐다면서 “난 좋은 의료진과 좋은 진료를 모두 갖고 있다. 더욱이 나는 내 안에 이런 힘을 갖고 있다. 나는 그 무엇도 나를 멈추지 못할 것이란 걸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이브 공연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팬들에게 약속할 수는 없는 처지라고 토로하면서도 “결코 멈추지 않을 한 가지는 바로 내 의지다. 그건 열정이고, 꿈이고, 투지다”라고 약속했다.디옹이 앓는 병인 SPS는 근육이 강직되고 통증이 수반되는 경련이 반복되는 신경 질환으로 증상이 악화하면 운동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100만명 중 1~2명꼴로 발생하는데, 원인과 치료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990년대 머라이어 케리, 휘트니 휴스턴과 함께 세계 3대 디바로 불린 캐나다 출신 디옹은 영화 ‘타이타닉’ 주제가로 유명한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부르며 그래미상 ‘올해의 앨범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마이 하트 윌 고 온’은 과거 한국인이 꼽은 최고의 영화음악으로 선정된 바 있다. SPS 투병 사실을 공개한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2월 4일 그래미 시상식의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 시상자로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다. 당시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돼 기쁘다고 말할 때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이라며 “그래미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을 만큼 축복받은 사람들은 음악이 우리 삶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엄청난 사랑과 기쁨을 결코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우승까지 12초’ 새내기 홍승찬 생애 첫 태백장사…민속씨름 새로운 스타 탄생

    ‘우승까지 12초’ 새내기 홍승찬 생애 첫 태백장사…민속씨름 새로운 스타 탄생

    민속씨름 새내기 홍승찬(22·문경시청)이 안방에서 열린 데뷔 3번째 대회 만에 첫 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홍승찬은 23일 경북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민속씨름리그 2차 문경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80㎏ 이하) 결정전(5판3승제)에서 김성용(31·양평군청)을 3-0으로 무너뜨리며 황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홍승찬은 민속 모래판 입문 첫해에 첫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단국대 3학년이던 지난해 6월 단오대회에서 태백급 5위에 올랐던 홍승찬은 올해 문경시청에 입단한 뒤 설날 대회 태백급 5위, 평창 대회 태백급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홍승찬은 결정전 첫째 판에서 들배지기에 이은 과감한 뒤집기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성용이 한 차례 버티며 홍승찬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져 균형을 잃는 듯했으나 몸을 회전시키며 뒤집기를 완성했다. 들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둘째 판도 거푸 따낸 홍승찬은 셋째 판에서 들배지기를 시도하는 김성용을 밭다리 걸기로 쓰러뜨리며 승리의 함성을 내질렀다. 첫째 판은 4초, 둘째 판은 5초, 셋째 판은 3초 등 홍승찬이 태백장사에 오르기까지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였던 문준석(33·수원시청)을 2-1 역전승으로 잡으며 개인 통산 4번째 태백장사 등극의 꿈을 부풀렸던 김성용은 젊은 패기에 막혀 쓴잔을 들이켰다. 김성용은 2020년 11월 문경 대회에서 통산 3번째 우승을 거두고 12월 왕중왕전에서 준우승한 뒤 3년 4개월 만에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을 미뤄야 했다. 홍승찬은 샅바TV와 인터뷰에서 “장사하는 꿈을 많이 꿔서 ‘이것도 꿈인가’ 하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김성용 장사가 중학교 때부터 롤 모델이었다. 정면으로 붙으면 힘들 것으로 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 ‘사재 20억’ 기부한 JYP…소속 가수도 따라 배웠다

    ‘사재 20억’ 기부한 JYP…소속 가수도 따라 배웠다

    박진영(JYP) 대표 프로듀서 겸 창의성 총괄 책임자(CCO·Chief Creative Officer)를 필두로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소속 아티스트들이 꾸준한 기부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어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JYP는 박진영과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스키즈), 있지(ITZY) 등 소속 가수들이 최근 고액 기부에 나섰다고 19일 밝혔다. 박진영은 2022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 해외 취약계층의 치료비로 써달라며 사재 5억원을 기탁해 월드비전 ‘밥피어스아너클럽’ 회원으로 위촉됐다. ‘밥피어스아너클럽’은 월드비전 창립자인 ‘밥피어스’의 이름을 딴 고액 후원자 모임으로, 누적 후원금 1억원 이상 후원자를 회원으로 위촉한다. 박진영은 지난해에도 월드비전에 추가로 5억원을 기부했고, 국내외 환아들이 아프다는 이유로 꿈을 잃지 않기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지역 거점 병원 5곳에 각 2억원씩 총 10억원을 사재로 기부했다. 지난 2년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개인 기부액만 20억원으로 연예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다. 박진영은 지난해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해 “3·4세 두 딸을 둔 아빠로서 아이들이 몸이 아픈 것만으로도 힘들 텐데 치료비까지 부족한 상황이 얼마나 버거울지 생각하니 참 가슴이 아프다”며 “공식적으로 기부를 진행한 것은 소식을 들은 팬 여러분이 좋은 일에 동참하고 선한 영향력이 더 멀리 전해짐을 실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JYP 스트레이 키즈 멤버 필릭스는 지난해 2월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월드비전에 5000만원을 기부해 1000만원 이상 후원자를 가리키는 ‘비전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필릭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3000만원 이상 후원 회원 ‘아너스클럽’ 멤버이자, 유니세프 1억원 이상 기부 회원 ‘아너스클럽’의 역대 최연소 회원이기도 하다. 필릭스를 본받아 멤버 리노, 창빈, 현진도 잇따라 기부 행렬에 동참해 멤버 전원이 고액 기부자 명단에 올랐다. 리노는 올해 1월 급격한 기후변화로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최빈국 아동을 돕기 위해 월드비전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 사업에 1억원을 기부, 월드비전 최연소 ‘밥피어스아너클럽’ 회원이 됐다. 리노는 2014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해외 아동 후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4명의 아동과 결연했으며 지난해 2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긴급구호, 올해 1월 글로벌 식량위기 대응 사업에도 동참했다. 창빈과 현진도 지난해 3월 시리아·튀르키예 대지진 긴급구호에 써달라며 더프라미스에 성금을 기탁하고 더프라미스 ‘아너스클럽’ 2호, 3호 회원이 됐다. 현진은 지난 3월 생일을 맞이해 사랑의달팽이에 1억원을 기부하며 사랑의달팽이 ‘소울리더’로 임명됐다. 스트레이 키즈는 “저희의 표현, 행동, 노래에 많은 팬이 주목해 주시고 영향을 받는 만큼, 미약하지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며 “필요한 곳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팬분들께 받은 소중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트와이스’의 나연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환경 탓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지방 환자를 위해 3000만원을 기부해 올해 1호 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나연은 2020년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를 위해 사랑의열매에 5000만원을 기부했고, 지난해에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자를 돕기 위해 트와이스 멤버들과 함께 세이브더칠드런에 2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있지’의 류진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피해 긴급구호 성금으로 5000만원, 지난해에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이재민 긴급구호 성금으로 또 5000만원을 후원해 더프라미스 ‘아너스 클럽’ 1호 회원으로 선정됐다. 류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다행이고, ‘아너스클럽’ 1호 회원으로 위촉돼 더욱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JYP는 올해에도 소속 아티스트,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사회 환원 프로젝트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EDM(Every Dream Matters!: 세상의 모든 꿈은 소중하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치병 아이들의 치료비를 지원해 주는 ‘EDM 치료비 지원 사업’, 난치병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지원해 희망을 북돋우는 프로젝트 ‘EDM 소원 성취 사업’, 더욱 건강한 삶의 터를 가꾸는 친환경 사업 ‘러브 어스(Love Earth)’ 등을 진행한다. 특히 매해 연말에는 JYP가 한 해 동안 펼친 EDM 사회 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나누는 ‘EDM 데이(DAY)’도 진행하고 있다.
  • 딸의 편지, 아들의 면도기 챙기며… 세월호 가족은 10년을 버텼다

    딸의 편지, 아들의 면도기 챙기며… 세월호 가족은 10년을 버텼다

    딱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476명 탑승자 가운데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대다수는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누군가는 이제 잊으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억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남긴 물건들 속 추억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며 남은 이들은 상실의 아픔을 견뎌 내고 문 밖으로 나왔다. 단원고 학생 37명의 가족은 그렇게 보관해 왔던 희생자들의 생전 물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신문은 15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 ‘회억정원’이 열리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3명의 가족을 만나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준 아이들의 물건을 통해 지난 10년을 돌아봤다.2학년 9반 조은정양은 사고가 난 그날 “제주도에서 엄마 생일 선물을 사 올게”라며 집을 나섰다. 엄마 박정화(57)씨는 그 후로 생일만 되면 은정이가 고1이던 2013년 마지막으로 써 줬던 편지를 꺼내 본다. 박씨가 늦게 일을 마친 뒤 집에 들어서자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딸이 건넨 편지다. “엄마, 식당 일하느라 마음도 아프고 몸도 쑤실 텐데 집에 와서 또 집안일 해야 하니까 힘들지?…나중에 취직하면 첫 월급으로 엄마한테 명품 가방 사 줄게. 효녀 은정이가.” 약사가 되어 자신은 약국을 열고 엄마는 같은 건물에 미용실을 차려 주겠다던 은정이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이였다. 주말이면 식당 일을 도왔다. 장사가 어려워지자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몰래 장학금을 신청하기도 했다. 책임감이 강한 은정이는 고2 땐 부반장도 맡았다. 은정이가 떠난 후 가족들은 종교를 떠났고, 참사 이듬해 겨울엔 고향 같던 안산도 떠났다. 그러다 4년 만인 2019년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다. 은정이의 흔적이라도 회상하며 살고 싶어서였다. 박씨는 2018년부터는 가족들과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우리가 고마운 사람들을 찾아갈 때”라고 생각해서였다. 공원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고, 수해 현장 등 곳곳을 갔다가 세월호 참사 때 자원봉사자로 마주쳤던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박씨는 말한다. “은정이와의 추억이 희미해져 가는 게 안타까워요. 다음 세대들은 생명안전공원에 보관될 이 물건들을 보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10살이나 어린 동생의 끼니를 챙기던 이태민(2학년 6반)군. 그 영향인지 태민이의 꿈은 요리사였다. 태민이 엄마 문연옥(52)씨는 ‘불 앞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다’며 걱정했지만 아들은 “고등학교 가서도 꿈이 변하지 않으면 요리학원에 보내 달라”고 했다. 늘 동생들 먼저 챙기느라 또래들이 입는 유명 브랜드 옷에 눈길 한 번 안 주던 태민이가 처음으로 엄마에게 한 부탁이었다. 그래서 그는 아들의 부탁을 들어 줬다. 고1 때부터 요리학원에 다닌 태민이는 곧바로 한식 자격증을 땄다. 어느 날 “프라이팬을 사도 되느냐”고 물었다. 조리 연습하느라 바닥이 군데군데 긁힌 프라이팬을 몇 년이나 쓰다 머뭇거리며 꺼낸 말이었다. 마음껏 지원해 주지 못해 미안한데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대견해 엄마는 새것을 사 주고도 그 낡은 프라이팬을 버리지 못했다. “우리가 간직한 물건들은 우리에게는 아이들 그 자체예요. 아이들을 사랑했던 부모의 마음도 여기 담겨 있어요.” 태민이가 떠난 후 엄마는 오랫동안 하던 미용실 일도 그만뒀다. 태민이 또래의 아이들 머리를 만지면 마음이 무너질까 봐서였다. 문씨는 세월호 가족끼리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나누기 위해 만든 공간인 ‘4·16공방’에서 위안을 얻고 있다. 먼저 간 자녀들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고 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의 노란색 팬지도 얼마 전 심었다. 참사 후 5년 넘게 아이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했던 문씨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다시 힘을 내겠다고 했다.친구와 놀다가도 맞벌이하는 부모님 대신 일곱 살 어린 동생을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했던 임경빈(2학년 4반)군은 그렇게 속 깊은 아들이었다. 엄마 전인숙(52)씨는 “첫째라는 이유로 너무 강하게만 키웠나 싶다”며 울먹였다. 학년이 끝날 때마다 방을 정리하던 습관 때문에 경빈이의 방 안은 원래도 물건이 많지 않았다. 그나마도 참사 직후 가족들이 엄마가 너무 고통스러워할까 방을 깨끗이 치웠다. 하지만 전씨는 나중에 안방과 거실, 화장실에서 경빈이의 흔적을 그러모았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때 찾은 경빈이의 면도기를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 경빈이가 아빠에게 면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아빠를 따라 거품을 바르며 웃던 경빈이의 얼굴을, 그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전씨는 2017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인양된 뒤 휴대전화 등 유류품과 미수습자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지켜보는 감시단 활동을 하다 대상포진에 걸렸다. 2021년 초까지 청와대 앞에서 1년 이상 피켓 농성과 석 달 노숙 농성을 마치고 수술까지 했다. 경빈이가 구조되지 못한 이유를 밝힐 증거를 놓칠까 봐 교통사고를 당해도 쉬지 못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서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알리는 활동을 여전히 이어 가고 있는 전씨는 말했다.“참사 이후에 선박안전법 등도 개정됐고 안전의식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게 많아요.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아이들의 명예가 정말로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면도기·프라이팬·마지막 편지…물건에 담긴 기억과 ‘세월호 10년’

    면도기·프라이팬·마지막 편지…물건에 담긴 기억과 ‘세월호 10년’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476명 탑승자 가운데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대다수는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었다. 누군가는 이제 잊으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기억이었다. 아이들이 남긴 물건 속 추억에서 아이들을 다시 만나며 남은 이들은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고 문밖으로 나왔다. 단원고 학생 37명의 가족은 그렇게 보관해 왔던 희생자들의 생전 물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신문은 15일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물품 특별전 ‘회억정원’이 열리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3명의 가족을 만나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들의 물건을 통해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한번 밖에 쓰지 못한 경빈이의 면도기 한 학년이 끝나면 방에서 필요 없는 물건 한 아름을 꺼내 버리던 2학년 4반 임경빈군의 방에는 물건이 많지 않았다. 참사 직후 가족들은 엄마 전인숙(52)씨의 고통이 커질까 봐 방을 깨끗이 치웠다.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도와 친구와 놀다가도 7살 어린 동생을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가던 경빈이는 전씨에게 각별한 아들이었다. 전씨는 “첫째라는 이유로 너무 강하게 키웠나 싶다”며 기억을 더듬다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전씨가 참사 직후 안방과 거실, 화장실에서 경빈이의 흔적을 찾아모은 것도 조금이라도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때 찾은 면도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 TV를 보던 경빈이는 아빠에게 “나도 면도를 해야 해”라고 물었다. 수염이 아직 자라지 않았던 경빈이의 얼굴을 본 남편이 망설이자 전씨는 “아빠가 가르쳐주면 되겠네”라고 했다. 아빠를 따라 거품을 바르며 웃는 경빈이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고 전씨는 회상했다. 그 후로 경빈이는 이 면도기를 쓰지 못했다. 목포신항부터 광화문 광장까지엄마는 아들 위해 싸우고 연대했다 경빈이가 떠난 뒤 전씨는 지난 10년간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 2021년 초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년 이상 피켓 농성과 세달 가까운 노숙 농성을 마친 뒤엔 수술을 받아야 했다. 2017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인양된 뒤 휴대전화 등 유류품과 미수습자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지켜보는 감시단 활동을 하다가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다. 경빈이가 구조되지 못한 이유를 밝힐 증거를 놓칠까 봐 교통사고를 당해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수습된 유류품을 씻어 보존하는 일도 전씨를 비롯한 부모들이 도맡았다. “이렇게 오래 싸워야 할 줄 몰랐다”는 전씨는 경빈이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버티고 또 버텼다. ‘내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왔다’며 시간을 쪼개 힘을 보내주는 이들을 만나다 보니 다른 참사 피해자들과도 연대하게 됐다.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을 때,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피해자나 장애인부모연대 소속 부모들이 거리로 나설 때면 곁에 있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도 지켰다. 경빈이와 같은 반 엄마들이 경빈이의 동생을 돌봐준 덕분에 전국 곳곳을 다닐 수 있었다. 단원고 4·16 기억교실에선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알리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참사 이후에 선박안전법 등도 개정됐고 안전의식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게 많다”며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아이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지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요리사 꿈꾸던 태민이의 첫 프라이팬 2학년 6반 이태민군의 꿈은 요리사였다.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자기보다 10살이나 어린 동생의 끼니를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런 꿈이 생겼다. 태민이의 엄마 문연옥(52)씨는 ‘불 앞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다’며 걱정했지만, 태민이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꿈이 변하지 않으면 요리학원에 보내달라”고 했다. 늘 동생들을 먼저 챙기느라 또래들이 입는 브랜드 옷에는 눈길 한번 안 주던 태민이가 처음으로 문씨에게 한 부탁이었다. 고1 때부터 요리학원에 다닌 태민이는 곧바로 한식 자격증을 땄다. 어느날 문씨와 함께 마트에 간 태민이는 머뭇거리면서 “프라이팬을 사도 되느냐”고 물었다. 음식 만드는 연습 하느라 바닥이 군데군데 긁힌 프라이팬을 쓰다 겨우 말을 꺼낸 거였다. 태민이에게 새 프라이팬을 사준 뒤 문씨는 태민이가 원래 쓰던 프라이팬을 줄곧 간직해왔다. 꿈을 위해 노력하는 태민이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마음껏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그 마음을 담아두고 싶어서였다. 어느덧 태민이만큼 자란 막내“사랑하는 마음도 전해지길” 태민이의 막냇동생은 어느덧 태민이와 같은 고2가 됐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문씨는 아직 단원고를 보는 바라보는 게 편치만은 않다. 기억교실이 단원고를 바라보는 곳에도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게 가족들에겐 상처로 남았다. 막내딸이 단원고에 떨어졌을 땐 내심 다행이라고 문씨는 생각했다. 문씨는 “태민이와 같은 교복을 입은 막내딸을 보면 태민이가 생각나 속상한 마음이 먼저 들까 봐 딸에게도 미안했다”고 했다. 오랫동안 하던 미용실 일도 그만뒀다. 문씨는 “처음엔 태민이 또래의 아이들 머리를 만지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면서 “손님들이 갑자기 세월호 참사 이야기를 꺼내면 대처를 못 할까 두려운 마음도 컸다”고 전했다. 요즘은 4·16공방에서 활동하면서 위안을 얻는다. 유가족들을 위로하러 찾아온 자원봉사자로부터 자수 등을 배웠던 엄마들과 함께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의 노란색 팬지를 심기도 한다. 참사 이후 5~6년 동안은 아이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한 문씨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다시 힘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간직한 물건들은 우리에게는 아이들 그 자체에요. 이제는 세상에 없는 아이가 보고 싶을 때마다 그 물건들을 꺼내 보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겠어요. 세월호의 아픔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했던 부모의 마음도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은정이가 엄마에게 보낸 마지막 생일 편지 10년 전, 제주도에서 엄마의 생일 선물을 사 오겠다던 2학년 9반 조은정양은 돌아오지 못했다. 은정이의 엄마 박정화(57)씨는 그 후로 생일만 되면 은정이가 고1이던 2013년 마지막으로 써준 편지를 읽는다. 박씨가 늦게 일을 마친 뒤 집에 들어서자 케이크를 들고 나타나 노래를 부르며 건넨 편지다. “엄마, 식당 일하느라 마음도 아프고 몸도 쑤실 텐데 집에 와서 또 집안일 해야 하니까 힘들지?…(중략)…나중에 취직하면 첫 월급으로 엄마한테 명품 가방 사줄게. 효녀 은정이가.” 은정이는 늘 엄마와 아빠가 먼저였다. 약사가 되어 자신은 약국을 열고 엄마는 같은 건물에 미용실을 차려주겠다던 은정이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이였다. 주말이면 식당 일을 도왔다. 장사가 어려워지자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몰래 장학금을 신청하기도 했다. 책임감이 강한 은정이는 고2 땐 부반장이 됐다. 안산 떠났다 은정이 찾아 돌아온 엄마봉사로 위안…“생명안전공원에서 기억하길” 그런 은정이가 사라지고 나선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믿었던 종교를 떠났고, 참사 이듬해 겨울에는 안산을 떠나기도 했다. 다니는 곳곳에서 은정이의 흔적이 남아 있어 가족 모두가 괴로워서다. 등굣길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은정이가 손을 흔들면서 “엄마!”라고 부를 것 같았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안산을 떠났다가 4년 만에 다시 안산으로 돌아왔다. 조금 남은 은정이의 흔적이라도 그리워하며 살고 싶어서였다. 박씨는 2018년부터는 가족들과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5월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던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철거된 이후 “이제는 우리가 고마운 사람들을 찾아갈 때”라고 생각해서였다. 공원을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하고, 수해 현장 등 곳곳을 가다 보면 세월호 참사 때 자원봉사자로 마주쳤던 이들을 만나기도 했다. 박씨는 인터뷰 중간중간 은정이가 박씨에게 썼던 편지와 학교에서 받았던 상장과 2학년 부반장 임명장이 전시된 곳을 연신 바라봤다.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은정이의 추억들이 잊힌다. 우리가 죽더라도 다음 세대들이 생명안전공원에 보관될 이 물건들을 보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면 좋겠어요.”
  • “수십명 지켜봤다”…밧줄 타고 에펠탑 2층까지 오른 女, 이유는?

    “수십명 지켜봤다”…밧줄 타고 에펠탑 2층까지 오른 女, 이유는?

    30대 프랑스 여성이 밧줄을 타고 에펠탑 2층에 올라가면서 ‘로프 클라이밍’ 세계 기록을 세웠다. 1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장애물 경기 선수 아누크 가르니에(34)는 이날 오전 수십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리의 랜드마크인 에펠탑에 매달린 밧줄을 손으로 잡고 올라갔다. 가르니에는 애초 예상했던 20분보다 빠른 18분 만에 지상에서 약 100m 위에 있는 에펠탑 2층에 도착했다. 가르니에의 이번 기록은 기존 남녀 선수의 기록을 모두 깬 것이다. 종전 남자 로프 클라이밍 신기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토머스 반 톤더의 90m이며, 여자 신기록은 덴마크 이다 마틸드 스텐스가드의 26m다. 이날 도전을 위해 꼬박 1년을 훈련한 가르니에는 “꿈이 이뤄졌다. 마법 같았다”며 “내가 절대 의심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면 해낼 거라는 것이었다”고 AFP에 말했다. 가르니에는 지난 2022년 자신의 연령대 장애물 경기에서 두 차례 세계 챔피언에 오른 뒤 로프 클라이밍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목표를 세웠고,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을 그 무대로 삼았다. 암 투병 중인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암 예방과 환자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의 기금을 모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암을 앓고 계시는데, 암 연구를 돕는 좋은 일을 위해 내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가르니에는 다음 달 9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7월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성화도 봉송한다. 올림픽 때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가르니에는 “나이는 34세이지만 신체 나이는 아직 20세”라며 “몸 상태가 아주 좋은데 앞으로 10년 더 이렇게 지내고 싶다”고 전했다.
  • 우즈, 마스터스 전통의 ‘물수제비 샷’…우승 배당률은 무려 125/1

    우즈, 마스터스 전통의 ‘물수제비 샷’…우승 배당률은 무려 125/1

    골퍼에겐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가 11일 티오프하는 가운데 한국인 선수가 처음으로 88번째 ‘그린 재킷’을 걸칠 수 있을까.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555야드)에서 개막한 프로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이상 CJ), 김주형(나이키)가 출전한다. 교포 선수로는 이민우(호주)가 출전자 명단에 포함됐다. 임성재가 2020년 공동 2위에 오른 게 한국 선수의 마스터스 역대 최고 성적이다. 9일 외국 베팅업체인 윌리엄 힐의 우승 배당률에 따르면 김시우는 60/1, 임성재 80/1, 김주형 100/1, 안병훈 150/1 순이다. 배당률이 높을수록 우승 확률이 낮다는 말이다.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우승 배당률은 4/1로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리 매킬로이(스페인·10/1), ‘디펜딩 챔피언’ 욘 람(스페인·12/1), 2021년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잰더 쇼플리(미국·이상 16/1) 순으로 전망됐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마스터스 우승이 없는 매킬로이는 이 대회를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남자 골프 그랜드슬램은 2000년 우즈 이후 없다. 타이거 우즈는 125/1의 우승 배당률로 전체 43위에 해당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셰플러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하며 우즈는 ‘컷 통과만 해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즈가 올해 3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면 1934년 창설된 마스터스 사상 최다인 24회 컷 통과 기록을 세운다. 우즈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적이 없다.우주는 이날 드라이버 티샷부터 퍼팅까지 소화하는 연습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이날 10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함께 9홀 연습 라운드를 치른 윌 잴러토리스(미국)는 “아주 잘 치더라”면서 “몇번은 나보다 드라이버 샷을 멀리 보냈다”고 전했다. 잴러토리스는 “(우즈가) 건강해 보였다. 몸을 움직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며 “그가 겪은 일을 고려하면 그런 스윙을 한다는 건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우즈는 연습 라운드에서 마스터스의 전통인 16번 홀(파3)에서 ‘물수제비 샷’으로 몰려든 관객을 즐겁게 했다. 마스터스는 대회 개막 사흘 전부터 관객들에게 연습 라운드 관람을 허용한다. 연습 라운드 도중 선수들은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연못이 버틴 16번 홀에서는 티샷을 낮게 때려 물수제비 샷을 보여주는 게 전통이다. 마스터스는 해마다 같은 코스에서 열리지만 만만히 볼 수 없다. 11~13번 홀은 일명 ‘아멘 코너’로 불릴 정도로 기준 타수를 맞추기 어렵다. ‘유리판’으로 불릴 정도로 그린 스피드가 빠르다. 변수도 많고, 날씨는 변덕스러워 마스터스의 우승컵은 행방은 안갯속이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7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4월 7일

    쥐 48년생 : 근심 없어지고 기쁨 찾아온다. 60년생 :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진다. 72년생 : 일이 잘 풀려 기쁨 넘친다. 84년생 : 주변 사람이 도와주겠다. 83년생 :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소 49년생 : 오해는 바로 풀어야 한다. 61년생 : 지출에 신경 써야 좋겠다. 73년생 : 남을 너무 믿지 마라. 85년생 : 매사 순조롭게 흐르는구나. 97년생 : 주변 사람과 의논을 하라. 호랑이 50년생 : 소극적인 자세가 유리하다. 62년생 : 가벼운 언동은 삼갈 것. 74년생 : 신용관계나 문서상의 문제 주의. 86년생 : 남의 일에 끼어들지 마라. 98년생 : 뜻밖의 기쁨이 생긴다. 토끼 51년생 : 생각 없이 맹진하는 것은 위험하다. 63년생 : 방심하면 뜻밖의 손실이 있다. 75년생 : 꿈을 너무 크게 갖지 마라. 87년생 : 전진은 보류하는 것이 좋겠다. 99년생 : 힘들어도 스스로 해야 한다. 용 52년생 : 성실히 일을 추진해나가라. 64년생 : 친구 사이에 시비 주의. 76년생 : 일이 잘 풀려 기쁨 넘친다. 88년생 : 주변 사람과 화합에 신경 써라. 00년생 :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때다. 뱀 53년생 :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 기울여라. 65년생 : 노력한 만큼 좋은 소득 거둔다. 77년생 : 며칠 후에 새 계획 추진해라. 89년생 : 자연히 행운이 들어온다. 01년생 : 손재수가 있으니 주의. 말 54년생 : 자신을 너무 과신하지 마라. 66년생 : 진퇴양난이니 근신하라. 78년생 : 자신의 본분을 잊지 마라. 90년생 : 작은 일로 인해 커다란 오해가 생긴다. 02년생 : 대길한 운이니 일의 성과 크겠다. 양 43년생 : 주지는 않고 받으려고만 하는구나. 55년생 : 겸손한 태도 보이면 뜻밖의 횡재. 67년생 : 돈이 나가니 조심하라. 79년생 : 필요 없는 지출 줄여라. 91년생 : 잔꾀부리다 큰 낭패 있다. 원숭이 44년생 : 작은 것도 경시하지 마라. 56년생 : 약속 어기다가 큰 손실 있겠다. 68년생 :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걱정 없다. 80년생 :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92년생 :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순조롭다. 닭 45년생 : 현재에 만족하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 57년생 : 도와주는 사람이 많구나. 69년생 : 새로운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81년생 : 기초를 튼튼히 해둠이 좋겠다. 93년생 : 부당한 일은 쳐다보지도 마라. 개 46년생 : 부족한 것은 채워라. 58년생 : 약간의 실수로 오해사기 쉽다. 70년생 :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 82년생 : 고민은 시간이 해결한다. 94년생 : 가까운 사람과의 약속 철저히 지켜라. 돼지 47년생 : 남의 도움으로 이득 생긴다. 59년생 : 침착하고 냉정하라. 71년생 : 장거리 이동은 불리하다. 83년생 : 가까운 사람에게 어려운 일 부탁 마라. 95년생 : 냉정할 때는 냉정해야 한다.
  • 이 자세로 영화 보고, 공부도…캐나다 58세 여성 ‘플랭크 4시간 30분’ 신기록

    이 자세로 영화 보고, 공부도…캐나다 58세 여성 ‘플랭크 4시간 30분’ 신기록

    58세 캐나다 여성이 ‘플랭크 오래 하기’ 세계 기록을 경신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네스 세계 기록에 따르면 캐나다 여성 도나진 와일드(58)는 4시간 30분 11초 동안 플랭크 자세를 유지해 여성 플랭크 최장 기록을 세웠다. 종전 여자 플랭크 기네스 기록보다 10분 이상 늘어난 기록이다. 플랭크는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몸을 들어 올려 어깨부터 발목까지 일직선이 되게 한 후 버티는 운동이다. 도나진의 기록은 기네스 공식 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측정됐다. 도나진은 도전을 마친 후 “팔꿈치가 꽤 아프다”며 “자세가 무너질까 봐 걱정했다. 긴장을 많이 해서 (허벅지의) 대퇴사두근도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2시간이 빨리 지나갔다고 느꼈지만, 이후 2시간은 훨씬 더 힘들었다”며 “마지막 한 시간 동안 집중하고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12년 전 손목 부상으로 인해 달리기나 기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을 하기 힘들어지자 매일 최대 3시간씩 플랭크를 해왔다. 플랭크 자세로 영화를 보는가 하면 공부를 하기도 했다. 도나진은 기네스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 기록을 깨고 싶은 사람들을 향해서는 “계속 노력하고 연습하라”며 “책을 읽거나 컴퓨터 작업도 바닥에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남성 플랭크 기네스 세계 기록은 지난해 체코의 50대 남성 요세프 샬렉이 세운 9시간 38분 47초다.
  • “올라갈 땐 땅만 보며 열심히, 내려올 땐 주변 보며 우아하게”[홍지민 전문기자의 심심(心深) 인터뷰]

    “올라갈 땐 땅만 보며 열심히, 내려올 땐 주변 보며 우아하게”[홍지민 전문기자의 심심(心深) 인터뷰]

    데뷔하자마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뒤흔들며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로 통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투어 15년 차가 됐다. 이제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지고 있다는 김비오(34·호반건설)는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한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이자 특권이다. 절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골프 선수로서 후반 9개 홀을 준비하는 마음을 털어놨다. ●내주 투어 개막… “마음 내려 놓고 작은 목표 하나씩 이룰 것” “프로 생활을 18홀 경기로 보면 전반을 마치고 ‘나인턴’한 셈이다. 앞으로도 등산하듯 앞도 옆도 보지 않고 땅만 보며 열심히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쯤엔 주변 풍경도 보며 여유 있고 우아하게 내려오고 싶다.” 그는 후배들을 보면 선배로서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눈을 빛냈다. “어린 친구들과 경쟁하려면 게을러져서는 안 된다. 늘 체력적으로, 신체적으로,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중견에서 고참이 되면 될수록 더 부지런해야 경기력을 유지하고 나아질 수 있다.” 김비오는 2022년 큰 대회인 SK텔레콤오픈과 매경오픈을 10년 만에 동시 제패하고 최저타수상을 받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연 뒤 지난해 목표를 3승과 대상 수상으로 잡았지만 1승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티샷의 정확도가 들쭉날쭉하다 보니 버디도 많았지만 보기도 만만치 않게 나온 탓이다. 지난겨울 드라이버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썼다는 김비오는 “더 올곧고 다부지게 경기에 임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멘털 트레이닝도 꾸준히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음주 KPGA 투어 개막을 앞둔 그의 마음가짐은 지난해와는 다르다. “좋은 성적을 낸 다음해이다 보니 마음이 앞서며 심적으로 좀 힘들게 보냈다. 올해는 목표를 쫓아간다기보다 목표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도록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시즌을 치르려 한다. 한 주는 그린 적중률을 높이고, 또 한 주는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플레이해 보고, 이런 작은 목표를 계단 삼아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다 보면 정상에 설 것 같다. 물론 숫자적인 목표는 있다. 지난해 이루지 못한 3승은 꼭 하고 싶고 제 골프가 좀더 탄탄해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해외에서 1승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공백기 버틴 힘은 가족… “항상 스스로를 돌아 보게 해” 그의 신인 시절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2010년 데뷔 시즌에 첫 승을 올렸고 신인상과 대상, 최저타수상을 휩쓸었다. 김경태(38)가 3년 앞서 처음 달성했는데 김비오 이후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이듬해 아시아투어 우승을 추가했고 3년 차에 SK텔레콤오픈과 매경오픈을 석권하며 상금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다음 정상에 서기까지 7년이 걸렸다. 한창 잘나가던 시기에 3년 연속 미국 무대 도전을 이어 간 여파도 있었다. 김비오는 “어린 나이에 일찍 성공을 맛보며 거기에 도취한 채 눈도 닫고 귀도 닫고 무조건 내 생각만 고집했던 골프 사춘기였다”고 돌이켰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공백기를 함께 버텨 주고 마치 거울을 보듯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든 아내 덕분이라며 김비오는 2018년 콘페리투어(미국 2부 투어)에서 뛸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비용을 아낀다고 12시간 이상 차를 몰고 대회를 다니는 등 맨땅에 헤딩하던 신혼 시절이었다. 경기가 끝나면 따로 할 게 없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보곤 했다. ‘골목식당’도 그중 하나였다. 한 가게 사장님의 고집이 너무 셌다. 백종원 선생님 조언대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때 머릿속에 전구가 켜진 것처럼 아내에게 ‘내가 골프를 대할 때 저런 식이냐’고 물었더니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부터 아내는 내가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끔 조금씩 조언을 해 줬다.” 아내와 여섯 살, 네 살 두 딸에게 늘 힘을 받는다는 김비오는 “가족이 경기장에 오면 한 번이라도 더 웃게 되고 뭉클해지고 긴장이 풀어진다. 가족은 그냥 제 오롯한 전부”라며 활짝 웃었다. ●“열네 살 아래 동생과 함께 KPGA 경쟁하는 게 꿈” 그렇게 2019년부터 6승을 더 쌓아 KPGA 투어 통산 10승까지 한 걸음 남겨 놓은 김비오는 “남들보다 특출난 점이 없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물어뜯으려는 오뚝이 같은 근성이 저를 지속시켜 주지 않았나 싶다”며 “언제나 오뚝이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비오에겐 또 다른 꿈이 있다. 열네 살 아래 막냇동생 김다니엘(20)과 함께 KPGA 투어에서 경쟁해 보는 것이다. 김비오는 2012년 SK텔레콤 우승 당시 그린에서 어린 동생과 포옹하며 골프팬들에게 뭉클함을 줬다. 그 동생이 자라 2022년 전자신문오픈에 초청 선수로 형과 함께 출전해 화제를 모았고 이제 KPGA 투어 입성을 노리고 있다. “형 때문에 손해 보는 게 많을 것 같아 늘 이를 악물라고 쓴소리를 한다. 그래서 안쓰럽고 미안하다. DP월드투어(유럽투어)를 뛰는 덴마크 호이고르 형제처럼 우승 경쟁을 해 보려면 제가 몸 관리에 특히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 함성 가득 채운 고척… MLB 스타들 빛났다

    함성 가득 채운 고척… MLB 스타들 빛났다

    오타니 2안타 1타점 1도루 활약김하성 안타 없이 볼넷 1개 그쳐‘코리안 특급’ 박찬호 역사적 시구류현진, 로버츠 감독에게 빵 선물 꿈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고척스카이돔을 수놓았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최고 몸값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타격한 공을 처리하자 한국 야구팬들은 열띤 함성으로 화답했다.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개막전 샌디에이고와의 서울시리즈 1차전에서 5-2로 이겼다. 2번 타자로 나선 오타니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김하성은 볼넷 1개를 얻었으나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MLB 사무국은 개막전 선발 선수를 발표하면서 영어 로스터와 함께 한글로 표기된 라인업까지 첨부했다. 이 명단에 김하성은 5번 타자-유격수(SS)로 등장했고 다저스의 지명 타자(DH) 오타니 쇼헤이도 한글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유,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였다.MLB를 호령했던 한국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1994년 다저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해 동양인 최다승(124승)의 대기록을 남긴 박찬호 샌디에이고 고문은 ‘61번’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시구했다. 박찬호 고문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체를 소화하는 것처럼 긴장된다. 30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역사로 만들어지고 있어 감명 깊다”고 말했다.류현진(한화 이글스)도 경기 시작 전 김하성, 박 고문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뒤 다저스에서 2019년 MLB 평균자책점 1위(2.32)의 영광을 함께했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만나 빵을 선물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빵을 베어 물며 사복을 입은 류현진을 향해 “얼른 가서 몸을 풀어라”고 농담을 던졌다. 류현진은 “저도 박찬호 선배님을 보고 다저스 팬이 된 박찬호 키즈”라며 웃었다.1회 초 김하성에게 타구가 잡힌 오타니는 2번째 타석에서 총알 같은 타구를 우측 외야에 떨어트린 다음 2루 도루까지 성공했고 8회에는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김하성은 2회 말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첫 타석에서 들어선 뒤 엉덩이를 뒤로 빼며 글래스노의 낮은 커터를 받아쳐 공을 외야로 보냈지만 우익수에게 잡혔다. 4회 초 부드러운 동작으로 느린 땅볼을 잡아 개빈 럭스를 1루에서 아웃시킨 김하성은 다음 공격에서 볼넷을 얻었지만 홈을 밟진 못했다. 선취점은 샌디에이고가 뽑았다. 3회 말 볼넷으로 출루해 투수 폭투로 2루를 밟은 8번 타자 타일러 웨이드가 산더르 보하르츠의 적시타로 득점했다. 그러나 다저스도 바로 균형을 맞췄다. 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3루까지 나아간 뒤 제이슨 헤이워드가 희생 플라이를 쳤다. 샌디에이고는 4회 말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와 김하성의 볼넷, 후속 내야 안타와 땅볼을 묶어 1점 달아났다. 그러나 8회 초 볼넷 2개, 피안타 1개로 맞은 무사 만루 위기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희생 플라이, 럭스에게 안타를 맞아 역전당했다. 이어 다저스는 무키 베츠, 오타니가 연속 적시타를 치면서 승기를 잡았다. 샌디에이고는 21일 2차전에서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 출격시켜 설욕을 노린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출전한다.
  • 구순에 화업 정점… “동서남북 작가로 작품 남기고 싶어”

    구순에 화업 정점… “동서남북 작가로 작품 남기고 싶어”

    베네치아비엔날레 앞둔 ‘전성기’아르헨서 40년… 거점 옮겨 한국행남미 에너지 응축된 회화도 전시“어디서든 작업하는 마음 똑같이내 삶 모든 것 표현한 것, 내 예술” 노장은 매일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거침없이 자르고 깎아 낸다. 나무를 며칠이고 바라보며 그 숨결과 향, 근육을 오롯이 파악한 뒤에야 시작되는 작업이다. 이렇게 나무 고유의 성정을 존중하고 탐구하며 재료와 한 몸이 되는 순간 그는 “내가 또 하나의 생명으로 잉태되는 듯하다”고 말한다. 나무에 매료돼 고국을 떠나 아르헨티나에서 40년간 뿌리내리며 독창적 시각예술을 일궈 온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 ‘예술가가 돼야겠다’는 일념과 꾸준함으로 구순의 나이에 화업 인생의 ‘정점’을 맞은 그가 상업 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로 반세기 작업을 소개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오는 4월 28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나온 원목 조각, 채색 나무 조각, 회화 등 51점의 작품은 저마다의 곡절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그간 주류 미술계에서 벗어나 활동해 온 그는 지난해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전시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시로 올 1월 국제갤러리, 뉴욕의 유명 화랑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1월 말에는 새달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참여 작가로 호명되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모두 제 생애 처음 있는 일이지요.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멈추며 더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가고 싶습니다.” 지난 19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감격이 역력했다. 자신을 재발견해 준 고국에서 1년간 작업에 매진할 결심을 하고 아르헨티나에서 40년 살던 짐을 챙겨 왔다는 그는 새 전환점 앞에서 다시 감각을 벼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남서울미술관에서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회화 작업이 다수 나왔다. 남미 특유의 작열하는 에너지와 생동하는 자연을 그대로 응축한 듯한 역동적인 색채와 형태가 캔버스 안이 비좁은 듯 꿈틀거린다. 어린 시절 집 울타리 수수깡에 물감을 칠하고 놀던 놀이에서 뿌리를 낸 ‘회화 조각’들은 남미 토속 문화의 영향을 받은 동시에 한국적 문양과 오방색까지 아우른 그만의 독자적인 작업이다. 코로나19 확산기 외출을 못 하면서 집에서 잡히는 재료로 시도한 작업으로, 캔버스에 물감 묻힌 나무 조각을 찍어 낸 회화 작업도 이때 활발히 구사한 것들이다. 겉껍질을 그대로 살리면서 나무의 속살과 대조시키고 자연스러운 명암을 만들어 낸 원목 조각은 40여년 전 그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하며 현지에서 예술가로 자리를 잡게 된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흔을 바라보며 그가 꾸는 꿈은 “동으로 가나, 서로 가나 작업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인” ‘동서남북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1959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뒤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1984년 아르헨티나의 나무를 만나며 현지로 이주했다. 올 2월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참여를 앞둔 그는 이미 ‘동서남북 작가’로 입신을 이룬 셈이다. “예술은 끝이 없어요. 우리가 매일 아침과 저녁을 반복적으로 맞으며 그 속에서 살듯 삶이 바로 예술이죠. 내 삶의 흔적, 모든 것을 표현한 것이 제 예술입니다.”
  • 고척돔 꿈의 무대, 다저스 오타니 ‘클래스’ 2안타…‘수비 안정’ 김하성은 무안타 침묵

    고척돔 꿈의 무대, 다저스 오타니 ‘클래스’ 2안타…‘수비 안정’ 김하성은 무안타 침묵

    꿈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고척스카이돔을 수놓았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최고 몸값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타격한 공을 처리하자 한국 야구팬들은 열띤 함성으로 화답했다.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24 MLB 정규시즌 개막전 샌디에이고와의 서울시리즈 1차전에서 5-2로 이겼다. 2번 타자로 나선 오타니가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김하성은 볼넷 1개를 얻었으나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진 못했다. MLB 사무국은 개막전 선발 선수를 발표하면서 영어 로스터와 함께 한글로 표기된 라인업까지 첨부했다. 이 명단에 김하성은 5번 타자-유격수(SS)로 등장했고 다저스의 지명 타자(DH) 오타니 쇼헤이도 한글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다르빗슈 유, 다저스는 타일러 글래스노였다.MLB를 호령했던 한국 선수들도 경기장을 찾았다. 1994년 다저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해 동양인 최다승(124승)의 대기록을 남긴 박찬호 샌디에이고 고문은 ‘61번’ 유니폼을 입고 시구했다. 포수 자리에서 공을 받은 선수는 김하성이었다. 박찬호 고문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공 하나를 던지는데 경기 전체를 소화하는 것처럼 긴장된다. 30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역사로 만들어지고 있어 감명 깊다”고 말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경기 시작 전 김하성, 박찬호 고문과 차례로 인사를 나눈 뒤 다저스에서 2019년 MLB 평균자책점 1위(2.32)의 영광을 함께했던 로버츠 감독을 만나 빵을 선물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빵을 베어 물며 사복을 입은 류현진을 향해 “얼른 가서 몸을 풀어라”고 농담을 던졌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만난 다저스 동료들이 반겨줘서 기분 좋았다. 저도 박찬호 선배님을 보고 다저스 팬이 된 박찬호 키즈”라며 웃었다. 한편 이날 오전 고척돔에서 폭탄 테러를 벌이겠다는 협박 신고가 접수돼 삼엄한 보안 검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경기장 안팎 길목마다 경찰과 경호 인력들이 배치됐다. 이들은 경기장 내부로 들어서는 취재원과 구단 관계자들의 가방에 담긴 내용물을 샅샅이 검사했다.다르빗슈를 흔든 타자는 오타니였다. 1회 초 김하성에게 타구가 잡힌 오타니는 2번째 타석에서 총알 같은 타구를 우측 외야에 떨어트린 다음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맥스 먼시가 삼진을 당해 득점하진 못했으나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가 볼넷을 얻어 3회에만 다르빗슈에게 34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오타니는 8회에도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들어선 김하성이 헬멧을 들어 올려 인사하자 관중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김하성은 엉덩이를 뒤로 빼며 글래스노의 낮은 커터를 받아쳐 공을 외야로 보냈지만 우익수에게 잡혔다. 4회 초 부드러운 몸동작으로 느린 땅볼을 잡아 개빈 럭스를 1루에서 아웃시킨 김하성은 다음 공격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지만 홈을 밟진 못했다.선취점은 샌디에이고가 뽑았다. 3회 말 볼넷으로 출루해 투수 폭투로 2루를 밟은 8번 타자 타일러 웨이드가 산더르 보하르츠의 적시타로 득점했다. 그러나 다저스도 바로 균형을 맞췄다. 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3루까지 나아간 뒤 제이슨 헤이워드가 희생 플라이를 쳤다. 샌디에이고는 4회 말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와 김하성의 볼넷, 후속 내야 안타와 땅볼을 묶어 1점 달아났다. 그러나 8회 초 볼넷 2개, 피안타 1개로 맞은 무사 만루 위기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희생 플라이, 럭스에게 안타를 맞아 역전당했다. 이어 다저스는 무키 베츠, 오타니가 연속 적시타를 치면서 승기를 잡았다. 샌디에이고는 21일 2차전에서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 출격시켜 설욕을 노린다.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출전한다.
  • 구순에 화업 ‘정점’ 김윤신 “‘동서남북 작가’로 더 좋은 작품 남기고파”

    구순에 화업 ‘정점’ 김윤신 “‘동서남북 작가’로 더 좋은 작품 남기고파”

    노장은 매일 자신의 몸피보다 더 큰 나무를 전기톱으로 거침없이 자르고 깎아낸다. 나무를 며칠이고 바라보며 그 숨결과 향, 근육을 오롯이 파악한 뒤에야 시작되는 작업이다. 이렇게 나무 고유의 성정을 존중하고 탐구하며 재료와 한 몸이 되는 순간을 그는 “내가 또 하나의 생명으로 잉태되는 듯하다”고 말한다. 나무에 매료돼 고국을 떠나 아르헨티나에서 40년간 뿌리내리며 독창적 시각예술을 일궈온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89).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일념과 꾸준함으로 구순의 나이에 화업 인생의 ‘정점’을 맞은 그가 상업갤러리에서의 첫 전시로 반세기 작업을 소개한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4월 28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나온 원목 조각, 채색 나무 조각, 회화 등 51점의 작품은 저마다의 곡절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간 주류 미술계에서 벗어나 활동해 온 그는 지난해 2~5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전시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시로 올 1월 국제갤러리, 뉴욕의 유명 화랑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1월말에는 새달 열리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참여 작가로 호명되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어디서든 작업하는 마음 똑같아내 삶 모든 것 표현한 것, 내 예술” “모두 제 생애 처음 있는 일이지요.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멈추며 더 좋은 작품을 세상에 남기고 가고 싶습니다.” 19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감격이 역력했다. 자신을 재발견해준 고국에서 1년간 작업에 매진할 결심을 하고 아르헨티나에서 40년 살던 짐을 챙겨 왔다는 그는 새 전환점 앞에서 다시 감각을 벼리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남서울미술관에서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회화 작업이 다수 나왔다. 남미 특유의 작열하는 에너지과 생동하는 자연을 그대로 응축한 듯한 역동적인 색채와 형태가 캔버스 안이 비좁은 듯 꿈틀거린다. 어린 시절 집 울타리 수수깡에 물감을 칠하고 놀던 놀이에서 뿌리를 낸 ‘회화 조각’들은 남미 토속 문화에 영향을 받은 동시에 한국적 문양과 오방색까지 아우른 그만의 독자적인 작업이다. 코로나19 확산기 외출을 못하면서 집에서 잡히는 재료로 시도한 작업으로, 캔버스에 물감 묻힌 나무 조각을 찍어낸 회화 작업도 이때 활발히 구사한 것들이다. 겉껍질을 그대로 살리면서 나무의 속살과 대조시키고 자연스러운 명암을 만들어낸 원목 조각은 40여년 전 그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를 하고 현지에서 예술가로 자리를 잡게 된 출발점이기도 하다.아흔을 바라보며 그가 꾸는 꿈은 “동으로 가나, 서로 가나 작업하는 마음은 매한가지인” ‘동서남북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1935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1959년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뒤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0여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그는 1984년 아르헨티나의 나무를 만나며 현지로 이주했다. 올 2월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참여를 앞두고 있는 그는 이미 ‘동서남북 작가’로 입신을 이룬 셈이다. “예술은 끝이 없어요. 우리가 매일 아침과 저녁을 반복적으로 맞으며 그 속에서 살듯, 삶이 바로 예술이죠. 내 삶의 흔적, 모든 것을 표현한 것이 제 예술입니다.”
  • 꿈 잃은 심장 향한 ‘빈 살롱’의 꽉찬 외침… 도전의 설렘으로 채워 보라!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꿈 잃은 심장 향한 ‘빈 살롱’의 꽉찬 외침… 도전의 설렘으로 채워 보라!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낭만 하면 떠오르는 공간, 살롱문학, 철학, 예술, 어떤 주제든토론하고, 연주하고, 상상하던 곳‘살롱의 슈퍼스타’ 조르주 상드사랑하고 연결하고, 뜨거웠던‘열린 예술의 유토피아’로 자리매김그저 휴식의 공간 넘어당장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역동적 실천 잃지 말라는거대한 울림 진동하는 ‘미래 꿈터’ ‘낭만’이라고 하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현실에서 허락되지 않은 온갖 꿈들이 떠오른다.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라도,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싶은 마음. 젊은 시절의 열정과 이상을 간직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직은 늦지 않았다’며 서로의 꿈을 무조건 응원해 주는 모임이라도 만들고 싶다. 꼭 엄청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그저 축하하고 싶은 사소한 기쁜 일이라도 생기면, 아는 사람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들,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다 초대해 작은 파티를 벌이고 싶은 마음. 그리하여 낭만 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살롱’(Salon)이다. 문학과 철학과 예술에 대해 언제든 마음 내키는 대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 수 있는 곳. 누군가는 피아노를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누군가는 열띤 토론을 하고, 누군가는 차를 마시며 차분히 책을 읽어도, 서로의 ‘자기다움’을 해치지 않는 그런 자유로운 모임이 가능한 곳. 내게 그런 ‘낭만적인 꿈’을 되찾아준 곳이 바로 19세기 ‘살롱’의 성지, 파리의 낭만주의 미술관(La Musée de la Vie Romantique)이다. 해외에서 너무도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면 ‘이런 곳이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잠 못 이룰 때가 많았다. 높이나 규모 면에서는 이제 한국도 아쉬울 것이 없지만, 걸작이 셀 수 없이 많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 같은 곳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러움이 앞선다. 방대한 컬렉션과 뛰어난 작품성, 역사적 의미까지 한데 어우러져 있는 박물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럴 때 나는 ‘작가들의 집’을 상상해 본다. 멋진 예술가가 살았던 집을 도시 한복판에 복원하는 것은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복원에는 ‘창조적 시선’이 필요하다. 단지 어떤 유명한 예술가의 유품을 전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예술가의 삶이 지금 여기의 우리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내게 그런 상상을 가능하게 해 준 곳이 바로 파리 낭만주의 미술관이었다. 화가 아리 셰퍼의 집이자 아틀리에였던 이곳을 국가에서 매입해 미술관으로 탈바꿈시킨 파리 낭만주의미술관. 이 아름다운 미술관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셰퍼 자신만이 아니라 ‘19세기의 프랑스 낭만주의’ 그 자체였다. 그때 그 시절의 낭만주의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는 인물이 바로 작가 조르주 상드였다. ‘쇼팽의 연인’으로도 알려진 상드의 유품들과 초상화가 이 낭만주의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다. 조르주 상드가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로서의 뛰어난 재능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기적으로 ‘살롱’을 개최해 예술과 문학과 철학적 비전을 나누었던 당시 아티스트들의 열정 때문이기도 했다. 이곳은 19세기 낭만주의 미술의 컬렉션 기능도 하면서 ‘살롱의 슈퍼스타, 조르주 상드의 유품이 남아 있는 집’으로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철학에 관한 온갖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새로운 우정과 사랑과 연대감이 싹트던 공간. 그곳에서 상드는 예술가들의 수많은 인연의 네트워크를 가능케 한 명실상부한 살롱의 중심이었다. 지금은 방문객들이 향기로운 베이커리와 커피, 차를 즐기며 예술의 거리 몽마르트르의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이곳의 장점이 됐다. 과거와 현재의 뜨거운 만남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런 공간의 공통점이다. 우리도 지역마다 그 지역 태생 예술가의 삶을 기념하고, 관람객들이 자신의 꿈을 대입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예술가가 남긴 유품이나 작품을 고스란히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면 젊은 작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오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곳은 파리 예술가들의 아늑하고도 풍요로운 아지트였다. 1830년 셰퍼는 이 집에 거주하면서 화가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이 동네는 수많은 화가들과 작가들로 붐볐다. 그는 정기적으로 금요일 밤 살롱을 열어 이웃과 예술가들을 초대해 창의성과 동지애를 나누는 저녁 시간을 가졌다. 작가 조르주 상드와 그녀의 파트너이자 작곡가인 쇼팽은 살롱의 단골이었다. 다른 유명한 손님으로는 들라크루아, 앵그르,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있었다. 셰퍼의 집은 활기가 넘쳤고, 셰퍼는 친구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셰퍼가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네덜란드의 화가가 프랑스의 화가들이나 영국의 작가까지 초청해 매주 자신의 공간과 비용을 기탄없이 내주며 예술가들의 공동체, 살롱을 이끌어 갔다는 사실이 더욱 이 공간을 ‘열린 예술의 유토피아’로 느껴지게 만든다. 상드, 쇼팽, 들라크루아, 리스트, 로시니, 디킨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 아름다운 살롱의 주인공이었고, 특히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의 아이콘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녀의 초상화, 쇼팽과 리스트가 연주하던 피아노, 사람들이 앉고, 이야기하고, 박수를 쳤던 각종 의자와 테이블들, 그들이 나누었던 손편지와 온갖 장신구들까지, 이곳에 아름답게 전시돼 있다. 평생 낭만과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 조르주 상드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녀의 글 속에 ‘마음 속의 눈부신 젊음’을 유지하려는 온갖 노력의 흔적이 깃들어 있다. “노년까지 영혼을 젊고 떨리는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죽음 직전까지 삶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것이 자신의 재능과 내면의 행복을 계속 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해체를 향한 내리막길로 여기는 것은 실수입니다. 그 반대가 사실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놀라운 속도로 오르막길을 오르게 됩니다.” “나는 다시 결혼하느니 차라리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내고 싶다.” “쇼팽의 선물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가장 깊고 충만한 느낌과 감정의 표현입니다. 그는 하나의 악기가 무한의 언어를 말하게 했다.”(내 인생의 이야기: 조르주 상드의 자서전)“이 세상 단 하나의 행복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라고 선언했던 조르주 상드는 평생 무려 4만여통에 가까운 편지를 썼다고 한다. 편지에서 다루는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하다 보니 그녀의 편지가 바로 프랑스의 역사는 물론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료(史料)가 된다고 한다.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은 사람의 수가 무려 2000여명이라고 하니, 조르주 상드라는 존재가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과 교분을 나누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연인과 친지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수평적 인연으로 얽혀 있는 그녀의 편지는 아직도 새롭게 발굴되는 중이라고 하니, 사랑과 우정을 향한 그녀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것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녀의 사랑은 곧 창작의 불꽃이 됐다. 그 뜨거운 사랑은 자신의 창작뿐 아니라 연인의 창작에도 불씨를 지피는 것이었다. 그녀의 사랑을 받았던 뮈세도, 쇼팽도, 그녀와 함께할 때 수많은 걸작들을 창조했다. 사랑은 낭만주의의 불꽃이었고, 사랑으로부터 음악과 미술과 문학 그리고 혁명을 향한 갈망까지 함께 불타오르곤 했다. 상드가 일으킨 혁명은 바로 여성도 얼마든지 남자와 다름없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전 유럽에 전파하는 것이다. ‘쇼팽의 연인’, ‘쇼팽의 푸른 노트’, ‘디자이어 오브 러브’, ‘파리에서의 마지막 키스’ 등 조르주 상드의 인생을 다룬 수많은 영화들은 어떻게 한 여성에게서 이토록 다채로운 인연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지를 다채로운 각도로 보여 준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패션이었던 ‘여성의 바지 차림’은 조르주 상드가 일으킨 또 하나의 패션 혁명이었으며, 격식과 억압에 짓눌린 여성의 몸을 해방시키기 위한 용감한 실험이었다. 그녀는 남장을 하고 곳곳을 누비며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은 공간들을 점유했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은 파격과 실험이 많았지만, 그녀의 내면에서 가장 많이 흘러넘치는 감정은 친절과 다정함이었다. 조르주 상드의 일기와 편지 곳곳에는 그녀를 살롱의 슈퍼스타로 만든 ‘인간관계의 비밀’이 넘쳐 난다. “그 보물, 친절을 내면에서 잘 지키십시오. 주저 없이 베푸는 법, 후회 없이 실패하는 법, 비열하지 않게 목표를 성취하는 법을 알아 두세요.” 그녀는 세상이 자신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자유로운 생각까지 묶어 놓을 수는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젊고 싱그러운 영혼을, 사랑할 줄 아는 영혼을, 언제든지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영혼을 간직하고 싶어 했다. 가끔은 사람들이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을 벗어나 상상하고, 토론하고, 마음껏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남들의 비웃음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제 갈 길만 바삐 걸어간 돈키호테처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다다를 수 없는 별에 다다르고 싶은 끝없는 갈망. 낭만은 ‘도달할 수 없는 꿈’을 떠올리게 하지만, 또 그런 낭만을 품고 살아가는 삶에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겠지’ 싶은 아스라한 희망을 암시한다.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잊어버린 모든 꿈들. 이성과 합리성의 이름으로 가로막았던 모든 것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하겠다며 미루고 또 미뤄 왔던 모든 꿈들. 막상 여유가 생길지라도 ‘더 중요한 일들’ 때문에 결국 미뤄지는 것들. 우리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그런 ‘낭만적인 꿈들’을 이뤄 낸 사람들이 여전히 내 심장을 고동치게 한다. 그 정도 예산과 그 정도 재능으로는 아직 안 된다며 포기했던 그 모든 꿈들을 향한 도전을, 지금 여기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시작해 보자. 우리들의 힐링 스페이스는 그저 휴식을 취하는 아늑한 공간만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마음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선물하는 곳이 아닐까. 낭만주의 미술관은 다시금 우리의 ‘꿈을 잃은 심장’을 향해 외치는 것 같다. 다시 꿈을 꾸어 보라고. 지금 당장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결코 불가능한 꿈을 향한 도전의 설렘을 잃지 말아 달라고.
  • 나를 지키려 나를 가뒀고, 끊임없이 탈출을 꿈꿨다

    나를 지키려 나를 가뒀고, 끊임없이 탈출을 꿈꿨다

    집단 강간에 짓밟힌 열두살 … 몸은 거대한 감옥으로모순된 잣대 맞서며자기혐오 딛고 자기존중 이르는 거룩한 여정 기록하다 열두살 때 동네 남자아이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 먹고 또 먹으며 자신의 몸을 ‘요새’로 만들었다.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고 손댈 수 없는 몸이 되기 위해서. 아무리 먹어도 허기는 채워지지 않고 아무리 살덩이를 부풀리고 부풀려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위기의식은 조여 온다. 이렇게 그의 몸은 ‘감옥’이 됐고 자기혐오에 시달리게 하는 평생의 화두가 됐다. 2014년 펴낸 ‘나쁜 페미니스트’로 평단과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록산 게이(50)의 삶이 전과 후로 나뉘게 된 내력이다. 아이티계 미국인 중산층 가정에서 충만함을 느끼고 자란 그는 성폭력의 피해자가 된 이후 통제 불능이 된 몸과 삶으로 극단적인 삶의 전환기를 겪게 된다.이렇게 수십년간 가족에게까지 감춰 온 비밀을 ‘심장을 해부해 보이듯’ 독자들에게 낱낱이 드러낸 저자는 “평생 가장 어려운 글쓰기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병적인 폭식으로 자신을 ‘초고도 비만의 몸’속에 가둔 그는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그 몸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는다. ‘내가 만들긴 했으나 나조차도 알아보거나 이해할 수 없게 되어 버린 내 몸이란 감옥에 갇혀 버렸다. 참혹했지만 안전했다. 적어도 스스로 안전하다고 여길 수 있었다.’(35쪽) 비만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는 외부의 억압에 그 역시 스스로를 학대하고 자신에 대한 금기 사항을 덕지덕지 붙이는 습관을 체화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신을 거슬려 할까 봐 공공장소는 가지 않고 밝은색 옷은 입지 않는 식이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금기를 깨고 뛰쳐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수많은 욕망이 내 안에 있다”고 고백한다. 이런 복잡다단하고 양가적인 내면 깊은 곳의 이야기는 자신을 끌어안는 법보다 몰아붙이는 법을 더 잘 아는 보통 여성들의 고민과 맞닿으며 크게 공감하게 한다. 몸무게에 집착하는 대중문화 콘텐츠, 비만인들을 경멸하고 혐오해야 하는 대상으로 몰아가는 사회에 대한 신랄한 문화비평도 통쾌하다. ‘공개적으로 체중과의 전쟁을 보여 준 문화 아이콘’ 오프라 윈프리의 모순에 대한 지적이 한 예다. 윈프리는 자신의 토크쇼를 통해 여성들에게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가치를 찾을 것을 설파해 왔으면서 광고에서는 “모든 과체중 여성 안에는 마음만 먹으면 될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며 여성들이 지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부정하는 메시지를 전파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일갈한다. ‘그러면 진짜 나다운 나란 사기꾼이나 강탈자나 불법 거주자처럼 이 뚱뚱한 몸 안에 몰래 숨어 있는 날씬한 여자란 말인가. 이 얼마나 빌어먹을 소리인가.’(170쪽) 책은 체중 감량 성공기도,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힐링 에세이도 아니다. 그는 여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의 몸과 나약함을 싫어한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고유성을 사랑하고 자신의 몸으로 사는 일이 이룬 것들을 긍정하고 존중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이렇게 저자는 폭력의 트라우마로 스스로를 유폐한 경험을 폐부를 찌르는 아픈 진실로 전하며 스스로를 자기혐오에서 자기존중의 길로 구원해 낸다. 더 나아가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동시대 여성들을 억압과 편견에서 해방시킨다. 그의 처절한 여정이 어느 위인의 회고록보다 거룩한 성취로 읽히는 이유다.
  • 아이유 “71세 할머니 돼도 ‘체조’ 가득 채우고 ‘밤편지’ 부르겠다”

    아이유 “71세 할머니 돼도 ‘체조’ 가득 채우고 ‘밤편지’ 부르겠다”

    “일흔한 살 할머니가 돼도 ‘체조’를 가득 채우고 싶어요.” 가수 아이유(31)가 자신의 소원을 담담히 밝혔다. 이내 잔잔한 ‘밤편지’가 흘러나왔다. 앞서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호응하던 객석도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청아한 목소리와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가수의 숨소리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었다. 10일 서울 송파구 KSPO돔(옛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4 아이유 허(H.E.R) 월드투어 콘서트’ 4회차 공연은 가수와 관객이 함께 무대를 꾸렸다. 지난 2일, 3일, 9일에 이어 서울에서의 마지막 공연이었음에도 이날 아이유는 지친 기색 없이 ‘앙앙코르’(두 번째 앙코르)까지 꼬박 4시간을 자신의 히트곡으로 채웠다. 이에 화답하듯 객석에서도 공연 내내 열렬한 함성과 ‘떼창’이 끊이지 않았다. 공연장 상공에서 신곡 ‘홀씨’의 인트로와 함께 등장한 아이유는 ‘잼잼’, ‘어푸’, ‘삐삐’를 연달아 부르며 몸을 풀었다. 무대가 바뀌고 촛불을 들고 있던 꼬마 여자아이가 안갯속을 헤매다가 아이유와 비로소 마주한다. 이렇게 시작한 2부는 K팝을 대표하는 ‘음원퀸’으로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구간이었다. 단순히 ‘예쁘고 노래 잘하는 가수’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히트곡 ‘셀러브리티’(Celebriry)와 ‘Blueming’(블루밍)이 연달아 흘러나왔고, 관객과 가수는 조금 더 가까워졌다. 공연 내내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던 아이유는 3부 마지막 ‘밤편지’에 이르러 “차분히 앉아서 부르겠다”고 선언한다. 2017년 공개된 이 노래는 차분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아이유의 청아한 음색과 맞물리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그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밤편지’를 부르기 전 아이유는 이 노래와 ‘무릎’, ‘마음’ 세 곡을 짚으며 “관객의 목소리와 섞어서 불렀을 때 나쁜 게 걸러지고 정화되는 곡”이라며 “일흔한 살까지 체조를 채우는 할머니가 되는 게 꿈인데, 이 곡이 그때까지 곡 목록에서 빠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다소 ‘준비된’(?) 느낌의 앙코르보다도 공연의 백미는 ‘앙앙코르’였다. 현장의 관객에게 직접 마이크를 건네고 추천받은 곡을 무대에서 불렀다. 이날 아이유는 짧게 부른 ‘얼음꽃’, ‘이런 엔딩’을 포함해 총 12곡의 노래를 더 불렀다. 뭉클한 가사의 ‘겨울잠’부터 ‘분홍신’, ‘어젯밤 이야기’, ‘있잖아’ 등 신나는 노래까지 다채롭게 꾸려졌다. 이번 공연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까지 범위를 넓힌 아이유의 첫 번째 월드투어다.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요코하마(일본), 타이베이(대만), 싱가포르,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런던(영국), 베를린(독일), 애틀란타(미국) 등을 방문한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현재 요코하마, 타이베이, 자카르타, 북미 6개 지역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번 서울에서의 공연 4회차 동안 총 6만명의 관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유는 이날 공연에서 앙코르 공연으로 오는 9월 21~22일 서울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성 계획도 깜짝 발표했다. 이는 한국 솔로 여가수 최초이기도 하다. 아이유는 “체조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공연을 준비하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30대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밤에 아무 미련이 없어 난 / 깊은 잠에 들어요 / 어떤 꿈을 꿨는지 들려줄 날 오겠지요.” 두 번째 앙코르 마지막 곡으로 ‘에필로그’를 부른 아이유는 노래 시작 전 이렇게 전했다. “다른 도시들에서 꾸었던 꿈을 돌아와서 여러분께 들려드리겠습니다.”
  •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올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024 파리올림픽은 파리에 있는 유구한 문화유산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리는 식인데 그냥 찍어도 그림이 될 풍경에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꿈 같은 일은 많은 이를 설레게 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찬란한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구상이었다. 그런데 이런 파리올림픽에도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다.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2019년 화재가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4월까지 복원하고 싶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환경 문제 등으로 계획이 미뤄져 올림픽이 끝난 뒤인 올해 12월에나 본모습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에펠탑과 더불어 파리를 상징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올림픽 기간에 제대로 못 본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조금이나마 달랠 기회가 있다. 바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서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한국어 버전은 6년 만이다.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 때문에 꼽추인 콰지모도의 이야기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진짜 핵심 인물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다. ‘백년전쟁’, ‘페스트’ 등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교회가 타락을 거듭해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대로 꼽히는 15세기를 배경으로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 대주교인 프롤로, 파리의 근위대장 페뷔스의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을 그렸다. 이들은 사랑은 저마다의 이유로 금지돼있다. 콰지모도는 순수한 영혼이지만 외모가 추하고, 프롤로는 성직자, 페뷔스는 이미 약혼한 몸이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랑 때문에 이들이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중세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원작에서는 에스메랄다가 만 16세의 소녀지만 뮤지컬에서는 30대의 유리아, 정유지, 솔라가 맡았다. 세 배우 모두 농익은 관록으로 세 남자는 물론 파리 전체를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다. 각자 매력이 달라 빠져들게 되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회전문 관객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정도다. 특히 이들이 과감히 맨발로 무대 위에 등장해 춤을 추는 모습은 집시 여인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프랑스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성 스루’(Sung through) 형식이다. 뛰어난 음악성과 운율을 살린 대사 및 가사, 노래와 연기를 하는 배우와 춤을 추는 무용수가 나뉜 점이 특징이다. 초반부터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춤과 마치 서커스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움직임 등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다뤄 대중성을 추구하는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매력이 있다. 남자들이 먼저 좋아해 놓고는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 에스메랄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면서 에스메랄다는 비극을 맞는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그렇게 스러져가는 모습은 안타까움과 희극적인 뮤지컬과는 다른 진한 여운을 남긴다.탄탄한 서사와 다양한 볼거리, 아름답고 절절한 넘버, 마음에 전해오는 감동이 어우러져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23개 나라에서 1500만명 넘는 관객을 끌어 모은 명작 뮤지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 ‘대성당의 시대’는 부르는 이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며 몇 번이고 듣고 싶게 한다.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공연이 끝나면 부산(3월 29일~4월 7일), 대구(4월 12~21일), 경기 이천(4월 26~28일) 공연으로 이어진다.
  • “비싼 서울 집, 몸 줄여 들어가”…비현실적 집값, 현실적인 SF

    “비싼 서울 집, 몸 줄여 들어가”…비현실적 집값, 현실적인 SF

    김유담(41)은 지독히도 현실적인 작가다. 스스로 “현실에 두 발을 붙이고 서서 소설을 쓴다”고 말한다. 그런 그도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왔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소설로 다루면서다. 급등하는 집값과 곳곳에서 터지는 전세 사기. 소설에서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국내 최초 부동산 SF’라는 말로 소개되는 신작 ‘스페이스 M’이 나온 배경이다. 7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경기도에 살던 친구가 얼마 전 서울 목동으로 이사하면서 집 크기를 반으로 줄였다. 넓은 집을 가질 수 없다면 몸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이스 M’은 강남역 인근에 있는 걸로 상정되는 사회 초년생을 위한 공유공간이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몸의 크기를 10분의1로 줄이는 알약을 삼켜야 한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게 대수인가. 훌륭한 직주근접에 밥값도, 집값도 모두 10분의1로 줄어드는데.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는 언감생심이던 한우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정당하게 자신의 노동을 한 사람이 안전하고 쾌적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게 서울에서는 비현실적인 꿈이 됐다. 소설이 SF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작가의 말에서 김유담은 “서울을 갈망하면서도 서울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고 했다. 실로 그렇다. 서울의 집값이 비싸다고 성토하면서도 모두 서울 안에 있는 집을 가지고 싶어 한다. 부동산에 규제를 가할수록 집값이 기하급수적으로 튀어 오르는 지독한 역설을 대체 무엇으로 설명한단 말인가. “화려한 서울은 많은 기회를 주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은 많은 이를 배제하고 박탈한다. 사는 동네의 부동산 가격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누는 건 얼마나 저열한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데 또 쉽게 그러지 못한다.” 배우이자 인플루언서로 소설에 등장하는 신지유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려 가는 모습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한 뒤 일약 스타가 됐다.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게 자신의 일상이라고 연기하지만, 실제로 그 장소가 반짝였던 건 가사도우미 연순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신지유의 삶에 열광하며, 그가 멨던 에코백은 한낱 천 쪼가리임에도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이니. “연예인의 집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무척 바쁠 텐데 저렇게 큰 집을 도대체 언제 관리하는 걸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노동이 있을 거라고 상상해 봤다. 우리가 매일 보는 깨끗하고 화려한 서울 역시 이런 보이지 않는 노동에 의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부동산이 우리 사회의 유일신처럼 떠받들어지면서 성찰적으로 되뇌는 말. ‘집은 사는 곳인가, 사는 것인가.’ 그는 ‘서울의 집값 전망을 해 달라’는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며 웃었다. “집은 반드시 ‘사는 곳’이 돼야 한다. 사는 곳이 누군가의 특권이 되고 그걸 소유하지 못한 이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실에 현미경을 대고 부동산 이야기를 계속 써 보고자 한다.”
  • 지독한 현실주의자도 ‘서울의 부동산’ 앞에선 SF를 쓸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현실주의자도 ‘서울의 부동산’ 앞에선 SF를 쓸 수밖에 없었다

    김유담(41)은 지독히도 현실적인 작가다. 스스로 “현실에 두 발을 붙이고 서서 소설을 쓴다”고 말한다. 그런 그도 비현실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왔다. 서울의 부동산 문제를 소설로 다루면서다. 급등하는 집값과 곳곳에서 터지는 전세 사기. 소설에서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국내 최초 부동산 SF’라는 말로 소개되는 신작 ‘스페이스 M’이 나온 배경이다. 7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경기도에 살던 친구가 얼마 전 서울 목동으로 이사하면서 집 크기를 반으로 줄였다. 넓은 집을 가질 수 없다면 몸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페이스 M’은 강남역 인근에 있는 걸로 상정되는 사회 초년생을 위한 공유공간이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몸의 크기를 10분의1로 줄이는 알약을 삼켜야 한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게 대수인가. 훌륭한 직주근접에 밥값도, 집값도 모두 10분의1로 줄어드는데.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는 언감생심이던 한우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정당하게 자신의 노동을 한 사람이 안전하고 쾌적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게 서울에서는 비현실적인 꿈이 됐다. 소설이 SF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작가의 말에서 김유담은 “서울을 갈망하면서도 서울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썼다고 했다. 실로 그렇다. 서울의 집값이 비싸다고 성토하면서도 모두 서울 안에 있는 집을 가지고 싶어 한다. 부동산에 규제를 가할수록 집값이 기하급수적으로 튀어 오르는 지독한 역설을 대체 무엇으로 설명한단 말인가. “화려한 서울은 많은 기회를 주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은 많은 이를 배제하고 박탈한다. 사는 동네의 부동산 가격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누는 건 얼마나 저열한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데 또 쉽게 그러지 못한다.” 배우이자 인플루언서로 소설에 등장하는 신지유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려 가는 모습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한 뒤 일약 스타가 됐다. 카메라 앞에서는 모든 게 자신의 일상이라고 연기하지만, 실제로 그 장소가 반짝였던 건 가사도우미 연순의 ‘보이지 않는 노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신지유의 삶에 열광하며, 그가 멨던 에코백은 한낱 천 쪼가리임에도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이니. “연예인의 집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무척 바쁠 텐데 저렇게 큰 집을 도대체 언제 관리하는 걸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노동이 있을 거라고 상상해 봤다. 우리가 매일 보는 깨끗하고 화려한 서울 역시 이런 보이지 않는 노동에 의지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부동산이 우리 사회의 유일신처럼 떠받들어지면서 성찰적으로 되뇌는 말. ‘집은 사는 곳인가, 사는 것인가.’ 그는 ‘서울의 집값 전망을 해 달라’는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며 웃었다. “집은 반드시 ‘사는 곳’이 돼야 한다. 사는 곳이 누군가의 특권이 되고 그걸 소유하지 못한 이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현실에 현미경을 대고 부동산 이야기를 계속 써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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