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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변조혐의 확인…사법처리“자신”/최승진사건 수사 어떻게 될까

    ◎DJ 등 정치권 조사땐 파장 클듯/권노갑 의원 사전인지 여부 초점 검찰이 10일 최승진씨(52)를 긴급 구속한 것은 전문 변조의 장본인이 바로 최씨임을 내비치는 것이다.그의 혐의는 이미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부가 지난 해 3월 해외 33개 공관에 보낸 「지방자치제 운용현황」이란 대외비 문건을 최씨가 주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변조,국민회의 권노갑의원에게 전한 것으로 파악한다.외무부의 암호전문을 푸는 과정에서 통신관인 최씨가 마치 정부가 지자제 선거를 연기하려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지난 해 6월 이후 외무부와 국민회의측 관계자 20여명을 소환,조사한 끝에 밝혀낸 소득이다. 금명간 최씨를 정식 구속하는데 걸림돌은 없다고 판단한다.그의 구속은 1년에 걸친 외무부와 국민회의의 공방을 1차로 매듭짓는 것이다. 하지만 사건 자체가 국기와 관련된데다 외교적·정치적으로도 예민한 대목이 많아 앞으로의 파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수사의 초점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권의원,편지를 국민회의에 전달한 헌법재판소 조승형 재판관의 명예훼손 혐의에 겨눠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전문 변조를 사전에 권의원과 상의했거나,변조 사실을 권의원이 알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검찰은 권의원이 문서를 두달 이상 지니고 있다가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공표한 사실을 중시한다.권의원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해 6월25일 『외무부가 지자제 연기지시 공문을 변조하라고 지시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주목의 대상은 「변조」라는 말이다.검찰은 어떤 형태의 「변조」이든 권의원이 성명을 발표하기 전에 「변조」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변조의 당사자가 최씨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명예훼손죄를 피할 수 없다. 이 사건은 모두 5건이나 된다.외무부가 최씨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진정사건,공노명 외무부장관이 김대중 총재와 권의원을 상대로 낸 명예훼손 사건,권의원이 공장관을 상대로,조승형 헌법재판관이 박범진 당시 민자당 대변인을 상대로 낸 고소사건 등이다.〈박선화 기자〉 ◎문서변조사건 수사 이모저모/검찰,정치권 의식 “공정수사” 천명/최씨,한국오면 잔살 못 밝힐까봐 망명신청” 주장 주 뉴질랜드 대사관에 근무하던 전 최승진 행정관의 문서변조 사건을 11개월여만에 다시 수사하는 검찰은 사건의 성격상 정치권에까지 불똥이 튈 수 밖에 없는 점을 의식한 듯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방침을 천명. ○…검찰은 이 사건이 이미 정치적 시비거리가 됐기 때문에 말조심하는 태도가 역력했으나 수사에는 자신감을 표명.수사팀은 『외무부 및 정치권과 관련된 사건인만큼 국익을 생각해서라도 신중히 보도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면서도 속전속결 방침을 천명. ○…검찰 안팎에서는 국민회의의 김대중 총재와 권노갑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 외무부가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 ○…검찰은 권의원 등 관련 인사들의 소환일정에 대해 『최씨를 조사해 보고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권의원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난 지난 해 6월29일 첫 소환돼 『문서변조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관련혐의를 전면 부인한 뒤 귀가. ○…검찰은 적법절차에따라 최씨에 대한 긴급구속을 집행했다고 설명.검찰 관계자는 『최씨의 난민 신청사건을 기각한 뉴질랜드 정부가 국내법 절차에 따라 신병을 넘겼으며 (우리도)최씨에게 긴급 구속영장을 제시한 뒤 연행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 날 상오 6시55분쯤 대한항공 622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나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린 20여분 뒤 수사관에 이끌려 모습을 나타냈다. 회색 점퍼에 수염이 텁수룩한 최씨는 『국내에 들어오면 진실을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돼 망명을 신청했었다』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대답. ○…상오 8시쯤 서울지검 청사에 들어온 최씨는 잠시 취재진들의 촬영요청에 응한 뒤 11층 특별조사실로 직행.서울지검 특수1부는 이 날 아침 일찍부터 수사계획서와 보고자료를 만드는 등 분주한 모습.〈박은호 기자〉
  • 지방자치와 정서 지능/문용인 서울대교수·교육 심리학(시론)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그것은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게 되었다는 것일 게다.불과 몇년전까지만 하여도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겁내어 말조심하려는 풍토가 퍼져 있었다.그러나 오늘날 그런 두려움은 대폭 줄어든 게 사실이다.말하는 자유의 향유는 민주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따라서 지방자치 시대를 맞는 우리에게 있어서 말할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민주사회의 한요건을 명실상부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제도로서의 지방자치는 시민들의 말할 자유의 실질적 확보로서 그 기능의 효율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말할 자유는 그 자체로서 민주사회의 효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말할 자유의 억압이 민주사회의 중요한 장애요소인 것처럼,말할 자유의 남용 또한 민주사회 운영의 치명적 독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문제중의 가장 심각한 것의 하나가 바로 말할 자유의 남용과 미숙으로부터 연유한다. 1960년대 이래 우리가 꿈처럼 그려오던 민주화의 열망이 지방자치로 구체화되어,그 역사적인 막을 올리게 된게 지난 6·27선거 아니었던가? 그런 선거 이후로 시작된 지방자치는 과연 우리가 기대한 바대로 민주적 행정을 펼쳐가고 있는가? 여러가지 실망스런 조짐들이 이곳저곳에서 드러나고 있다.지자체의 장과 내무부와의 갈등,한 지자체 내부 구성원 간의 갈등,지자체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무수하게 나타나고 있다.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경기도 군포시와 김포쓰레기 매립지간의 갈등,충남 유성시 의회의 학교급식시설지원을 둘러싼 내무부와 공무원간의 갈등,고속전철 통과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경주시의 논쟁등이 그것이다. 민주사회에서 이런 종류의 문제는 이제 끝도 없이 파도처럼 계속 밀려올 것이다.과거에는 중앙정부에서 일사불란하게 명령을 내려 해결해 주었지만 이제부터는 지자체들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위에 열거해본 몇가지 지자체의 문제 사례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건대,그런 자율적 해결의 가능성이 거의 엿보이지 않는다.이른바 대화와 타협,양보와 희생,이해와 공감이 갈등하는 주체들 사이에서 엿보이질 않는다.그들 사이에 오로지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언사만이 강하게 엿보일 뿐이다. 선거로 뽑힌 지자체의 장과 의회의원들은 자기를 뽑아준 지방의 주민만을 위해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매진하려고 하며,양보와 타협은 내 일이 아니라 상대방의 일이라는 논리를 펼친다.그렇다면 상대방이라고 해서 다른 생각을 할까? 결국 서로가 자기주장만 소리높이 외치다가 속수무책으로 주저앉는다.그 사이에 쓰레기는 온 시가지를 뒤덮고,생겨난 갈등은 말씨름으로 민사소송으로 주민간의 적대와 미움으로 계속 번져간다. 언제까지 우리의 지방자치는 이런 모습을 계속해야 하는가? 물론 낙관도 있다.이제 지방자치를 시작한지 불과 몇달이 지난 터이므로 시간과 더불어 그런 문제는 해결되리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그러나 이미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국회의 양상을 보건대,지방자치라고 해서 향후 몇년이내에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착된다고 기대하기는 좀 어려울 듯이 보인다. 최근 들어 교육학자나 심리학자들은 정서지능(EmotionalQuotient·EQ)이란 말을 자주 쓴다.아이큐(IQ)에 대비되는 말로서 이큐(EQ)라고 부르는데,타인의 입장·감정·손해와 이득을 염두에 두고서 나의 입장을 정리하고 주장을 만들며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 낼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IQ는 지적능력에 한정된 개념이지만 EQ는 삶의 능력을 보다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잰다.따라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에 IQ보다는 EQ점수가 더 예언력이 높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너무 IQ 중심사회였다.그래서 자기 이익 챙기는데 똑똑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국회와 지방의회라서 타협과 양보가 없다.이제 EQ를 개발시켜서 EQ가 높은 이들이,선거직에 진출해야 한다.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가장 적은 손해를 보면서 최대의 이익을 함께 얻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시켜야겠다.
  • 민자 「이­김체제」에 힘실어주기/김 대통령 「당에 전권일임」 안팎

    ◎「억류정국」엔 불편한 심기… “지나간 일”로/“다시는 힘빼는 일 없게”… 중진 단합 촉구 김영삼 대통령은 17일 『민자당의 전권을 이춘구대표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이 「전권」이란 표현을 쓰기는 처음이다.지금까지는 『대표를 중심으로』『대표가 당을 맡아서』라는 정도였다.김종필전대표에게도 그랬고 지난달 7일 이대표를 임명한 뒤에도 그랬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모든 권한」이라는 강한 어조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이대표에게 힘을 좀더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아울러 책임까지 안고 당을 무리 없이 이끌어 나가라는 뜻도 읽을 수 있다.당 지도부와 당무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조찬을 베푸는 자리에서다. 김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들이 잘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여기까지의 언급은 박범진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는 대목은 박대변인이 브리핑하지 않았다.「지나간 일」은 통합선거법 협상과정을 얘기한 것이다.김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의장단 「억류」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후문이다.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불법상황이 계속되고,또 그런 불법상황이 나오게 된 데 대한 질책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조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참석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이어 상오 당무회의에서도 한번더 지시했다.그렇지만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황낙주 국회의장을 심하게 나무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비록 황의장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를 겨냥한 것이라는 말들이다.참석자들이 워낙 말조심을 하느라 구체적인 내용은 더 알려지지 않았다. 김 대통령이 황 의장을 꾸짖은 것은 역설적으로 이대표나 김덕룡 사무총장,현경대 원내총무 등 지도부를 두둔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지도부가 열심히 하려 했지만 누군가가 힘을 뺐다.다음에는 그러지 말고 잘해라』하는 메시지로 이해할 수 있다.격려의 뜻도,질책과 경고의 뜻도 담겨져 있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이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함께 중진들이 단합을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민자당은 선거법 협상과정에서 강·온 두 기류가 극심하게 대립했던 게 사실이다.지난 14일 협상이 타결된 뒤에도 그 후유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의원들은 사석에서 당 지도부의 협상력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민주계 내부에서 황의장을 성토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당의 분열상에 「쐐기」를 박음에 따라 민자당은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선거정국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김총장이 이날 당무회의에서 『심기일전해 단합과 결속을 더욱 다져 선거에서 승리하자』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18일에는 충청지역 출신의원들을 대거 동원하고 충남 청양·홍성지구당 개편대회(위원장 이완구)에 참석한다.김총장도 같은 날 경남 의령·함안지구당(위원장 윤한도)개편대회에 내려간다.
  • 「고교평준화 해제」 열띤 공방/교육위(의정중계)

    ◎“경쟁 도입 당연”/여/“기본틀 유지를”/야/“하향평준화소지… 일류화 긴요”/민자의원/“평준화틀 이미 깨져있는 상태”/김 교육 「서울시내 20개 고교 평준화 해제」(18일 김숙희 교육부장관),「학군폐지­학교군제 도입」(19일 이준해 서울시교육감),「고교평준화 시·도 교육감에 일임」(20일 시·도교육감회의),「사립학교만 해제」(지난해 11월 교육개혁위원회),「해제 결정한 바 없음」(23일 김장관). 국회 교육위는 25일 이처럼 일관성 없는 발표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고교평준화 폐지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민자당 의원들은 「해제」,민주당 의원들은 「유지」를 주장하며 열띤 공방을 벌였다. 먼저 「교육의 세계화」가 야당 의원들의 도마위에 올랐다.정부가 일류교육을 지향한다는 명분 아래 경쟁개념의 도입,즉 고교입시의 부활쪽으로 기우는 듯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의 박석무의원은 『세계화의 흐름속에 한국 고유성이 매몰될 우려가 없느냐』고 걱정했고 같은당의 홍기훈의원은 『경쟁지향적으로만 가다보면 갈등지향으로 쏠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김장관은 『고교평준화의 틀은 이미 깨져 있다』면서 『다만 이를 붙일 것인지,완전히 깰 것인지를 교육개혁위원회가 신중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해제를 기정사실화 해놓고도 반발여론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홍기훈의원은 『세계 일류화가 엘리트양성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이는 과거 일류고의 부활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홍의원과 박석무의원등은 『올해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데 이어 오는 96년부터 전면 실시되는 속진제는 평준화의 기본 틀은 유지한다는 취지』라고 해제에 반대했다. 반면 민자당의 김호일의원은 『고교평준화가 저급 평준화로 될 소지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지금은 일류가 되지 않고서는 세계화경쟁에 이길 수 없다』고 해제에 찬성했다. 이어 박석무의원은 『지난해 일선 고교교사 8백5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해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49대 50이었다』고 통계를 제시하며 최종 결정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김호일의원은 『교육개혁위원회에만 맡기지 말고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국회에서 먼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결정되지도 않은 정책들이 난무하는 데 따른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홍기훈의원은 『장관이 말조심을 하지 않아 혼란의 동기를 제공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민주당의 이협의원은 『국민들이 더 혼란에 빠지기전에 그동안 서로 다른 발표내용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그러나 김장관은 『평준화의 장단점을 놓고 최대공약수를 찾고 있는 단계』라면서 『지금 뭐라고 얘기해 봐야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 JP/「2선후퇴」 공론화 직면/「양김」 불편한 정초

    ◎“퇴진 불가” 거듭 강조… 민주계선 함구 민자당의 김종필대표가 자신을 퇴진시키려는 일부세력의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자 당내에서는 『공은 이제 청와대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될수록 의사표시를 자제하며 추이를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김영삼대통령과 김대표가 만나야만 꼬인 매듭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김대표는 전날에 이어 10일에도 간접화법을 구사하며 「퇴진불가」의 의사를 거듭 표시했다.그러나 결의에 차 있던 전날에 비해 생각할 일은 더 많아졌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김대표는 이날 상오 서울 플라자호텔 덕수홀에서 열린 헌정회(회장 김주인)신년하례회에서 축사를 통해 『정계에 몸담고 있는 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을 여러 선배들 앞에서 다짐한다』고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대표는 『참된 민주주의를 위해 힘썼지만 아직 명실상부한 민주주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문민정부 출범=민주주의 완성」이라는 일부의 시각을 비판하고『이같은 오늘의 현실에 대해 현역에 몸담고 있는 처지로 송구스럽다』고 피력. ○…민자당 당직자들은 극도로 말조심을 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특히 민주계 인사들은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듯 일체 함구.이날 고위당직자 회의에서도 김대표의 거취문제로 직결되는 전당대회 문제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박범진대변인이 전언,김대표의 역공으로 서먹해진 당의 분위기를 반영. 문정수사무총장은 김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 『그동안 당에서 공식적으로 김대표의 거취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느냐』면서 언론의 보도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문총장은 이어 『당의 체제개편은 세계화를 위해 당을 변화시키자는 것이지 대표의 퇴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을 빼는 모습. 부총재제의 신설을 주장했던 강삼재기조실장은 『아무런 할 말이 없다』고 함구. 백남치정조실장은 김대표의 발언에 대해 『지금은 저항 또는 용퇴라고 해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김대통령과 김대표가 직접 결말지어야 할 사안임을 강조.그러나『김대표가 공식적으로 당의 세계화 방향을 언급함으로써 공론화가 이뤄진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 반면 민정계쪽에서는 『민주계가 김대표를 쫓아내려다가 발목을 잡혔다』고 민주계쪽의 「자업자득」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민주계의 방식이 졸렬했다』고 불만을 표시하는등 다양한 반응. ◎DJ/KT의 노골적 도전 봉착/정치개입 인상 안줄 타협점모색 부심 KT(이기택 민주당대표의 애칭)의 결심이 생각보다 강한 것 같다.반드시 지방선거전에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한마디로 요지부동이다. 이대표쪽의 분위기로 볼때 대표직 사퇴는 「기본」인 것처럼 여겨진다.실제로 이대표는 10일에도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자기 욕심을 앞세우는 이런 정치풍토에서는 정치를 않겠다』고 강도높게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혔다.듣기에 따라서는 당분간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폭탄선언으로도 비쳐진다.그는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물러나는 것은 정도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덧붙였다.또 『집권여당도 환골탈태하겠다는 마당에 우리가 찢어진 옷을 입고 선거에 나서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면서 거듭 대표경선을 주장한 뒤 DJ(김대중 아시아·태평양재단이사장의 애칭)와의 면담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그의 당내 영향력을 거론하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러나 이처럼 강수로 치닫는 이대표의 속내를 모를리 없는 DJ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다.그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원대한 구상」에 차질이 생기고 8월 전당대회로 밀고나가자니 민주당이 공중분해와 함께 또다시 호남당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마땅한 대안을 찾지도 못했지만,현실정치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타협점을 찾아내느냐 하는 문제 또한 딜레마인 것이다.물론 DJ는 향후 입지를 위해서도 KT와의 결별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그는 동교동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당이 파국으로 가서는 안된다.괌에 다녀오는 사이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KT달래기의 한 단면이다.때문에 그는 측근들에게 모종의 타협안을 던져놓고 괌으로 떠날 가능성도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대표경선을 하더라도 이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DJ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대목이다.오래전부터 밑바닥을 훑어온 김상현고문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김고문이 당권을 장악하게 되면 정계복귀 가능성이 아주 희미해진다는 점에서 「분당」보다 더 심각한 사태일 수도 있다.그래서 양쪽 사정에 밝은 문희상대표 비서실장은 『DJ쪽에서 엄청난 대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이와관련,탈당이 대안이라는 얘기도 있으나 DJ진영은 부인하고 있다. DJ는 예정대로 11일 괌으로 떠난다.그의 「괌구상」은 다음주초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여겨진다.결국 KT의 승부수와 DJ의 고민의 결과는 그때쯤 드러날 공산이 크다.
  • 군구타·가혹행위 처벌강화/국방장관 훈령/피해·원인 제공자도 징계

    ◎하극상사병 1명 구속 국방부는 25일 구타 및 가혹행위자와 함께 원인제공자도 사법처리하거나 징계조치하고 각군 참모총장과 부대장은 사고발생 12시간이내에 보고하던 것을 「즉시 속보」로 국방장관에게 직보토록 했다. 국방부는 최근 각종 군기문란사건이 일어남에 따라 이같은 내용의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지침」을 국방부 훈령으로 만들어 각군에 하달했다. 이 지침은 구타 및 가혹행위 발생부대에 대해 포상 제한과 외출·외박만 통제하던 것을 조사결과에 따라 모든 특전을 제한하고 구타사고를 은닉한 때에는 관련자 전원을 구속수사토록 했다. 한편 육군 72사단은 지난달 18일 술김에 하사관에게 주먹을 휘두른 정모병장(22)을 상관폭행혐의로 구속하고 정병장을 때린 소대장 김모중위(27)등을 불구속입건한 것으로 이날 뒤늦게 밝혀졌다. 육군에 따르면 대대장 김모중령(40)의 당번병인 정병장은 지난 7월7일 밤 김중위의 숙소에서 김중위·박중사등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중 반말을 사용,박중사가 『말조심하라』며 뺨을 때리자 이에 격분,박중사에게 주먹을 휘둘렀으며 박중사와 중대일직사관 정모중사(28)도 정병장을 마구 때렸다는 것이다.
  • 북핵 대응문제/UR홍보 부족/사전선거 의혹

    ◎문책·개각설로 정·관가 술렁/김 대통령,황대사·한외무에 주의·경고/UR 등 주내 진상조사 매듭… 조치 건의 지난해말 전면개각이 단행된 뒤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다시 문책설로부터 개각설까지 나돌아 정·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와 관련,청와대 당국자들이 『김영삼대통령이 외교안보정책의 혼선등 최근 벌어진 몇가지 사태에 대해 크게 불쾌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물론 북한핵문제등을 감안,당장 가시적 조치가 있지는 않으리라는게 대체적 전망이다.그러나 정부의 핵심인사들 사이에 이들 사건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문제가 있는 부분은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에서 볼때 최근 터진 악재는 3갈래.김대통령의 북경방문때 황병태주중대사의 발언과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한승주외무부장관의 북한제재와 관련한 모호한 태도가 첫째이다. 둘째는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계획서 수정과정에서 정부 당국자의 잘못이 있었는지 여부이다.마지막으로 박태권충남지사,최기선인천시장의사전선거운동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먼저 외교부분에 있어서는 김대통령이 벌써 「주의」를 보냈고 그 선에서 끝낼지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 29일 밤 황대사의 발언에 대해 즉각 불쾌감을 전달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발언 다음날 아침 북경특파원과의 조찬간담회에 참석하게 돼 있던 황대사는 김대통령의 지시로 참석이 보류될 뻔하다가 겨우 구석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북경에서 천진으로 오는 승용차안에서도 김대통령은 『말조심하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한장관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관련 의장성명 채택주장을 수용하자는 의견을 제시,김대통령으로부터 『한방향으로 생각하지 말고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결의안까지 포함,다각적 방안을 검토하라』는 경고성 지침을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말했다. ○…외교안보분야와 함께 UR및 사전선거운동시비는 문책 주장도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김대통령의 측근으로 정부의 고위직에 있는 한 인사는 『주말까지 UR및 사전선거운동시비의경위를 조사,김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리고 조치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국무총리의 「분노」도 문책설의 한 축을 이룬다.이총리는 UR이행계획서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보고체계가 갖춰지지 않는등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30일에는 총리실 관계자 4명을 경제기획원의 대외협력위와 재무부,상공자원부에 보내 진상조사까지 시켰다.아직은 문제점을 분명히 밝혀내지 못했으나 농림수산부 쪽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과천 경제부처 사이에는 농림수산부의 고위관계자가 책임을 지고 곧 물러나리라는 추측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내년 자치단체장선거를 향한 사전선거운동 물의도 정부·여당으로서는 골칫거리다. 최인천시장과 박충남지사에 대한 처리문제는 새 선거법 발효이후 정부·여당의 공명선거의지와 맞물려 있어 간단하지가 않다.선관위 경고로 충분하다는 견해와 단호한 본보기 처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야당은 김대중씨 집주변의 안가방치문제와 최형우내무장관의 마포서장 직위해제도 쟁점화하고 있다.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인사 대다수가 민자당의 민주계출신이라는 점도 청와대를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하는 한 요인이다.
  • 개혁격류속 경륜으로 버틴 10개월/JP의 「문민정부 원년」 행보

    ◎퇴진론 아랑곳 않고 당·행정부 챙겨/“2인자” “시한부대표” 엇갈린 평가 『지금 내 기분은 오늘 날씨와 같아…』 봄날씨 답지 않게 을씨년스럽게 비가 내리던 지난 4월31일 민자당의 김종필대표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입지가 약화될 대로 약화된 것으로 내비쳐지던 시기였다.김재순·박준규전국회의장등 오랜 정치동지들이 이른바 「재산태풍」에 휘말려 정계를 떠나고 민주계 「실세」들이 전면에 나서 「득세」를 하고 있었다.「위탁경영자」「얼굴 마담」등 그의 위상을 깍아내리는 말들이 공공연히 떠돌기도 했다. 그런 JP(김대표의 애칭)가 달라졌다.행보는 전에 없이 가벼워졌고 표정도 밝다.언제부터인가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새정부 출범 10달에 꽤나 변한 모습이다.지난번 당정개편 과정에서 당대표에 유임되고는 더욱 그렇게 보이고 있다. 그는 29일 저녁 당정개편 뒤 첫 확대당정간담회를 마련하고는 『김영삼대통령이 5년동안 이 나라 명운을 국민들에게 수임받아 모든 책임을 지겠지만 5년후 사실상 국민들에게 책임지고 심판받는 것은 당뿐』이라면서 『당은 거의 영원히 5년동안 책임을 진다』고 당우위론을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간담회는 특히 이회창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전원과 민자당 주요당직자및 국회상임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한 유례를 보기드문 대규모 행사였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23일에도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김영삼대통령이 민자당의 4역을 모두 바꾼 다음날 처음으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였다.이 자리에서 그는 「말조심」을 지시했다.『개인의견이 자칫 당론으로 내비쳐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새로 임명된 문정수사무총장,이세기정책위의장,이한동원내총무,서청원정무장관은 논리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이 지시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정가 일각에서는 이같은 일들을 두고 『2인자 굳히기 또는 당권장악을 위한 기강잡기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활동의 폭을 넓혀 왔다.이 때를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한 시점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그의 대인접촉 대상은 민주계의 실세들은 물론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대구·경북지역(TK)출신 인사와 구 여권 인사들을 망라하고 있다.행정부쪽도 마찬가지로 국무위원급은 최소한 두번이상씩 만났다. 지난 8월초에는 청와대의 박관용비서실장을 비롯 수석비서관 모두를 퍼시픽호텔로 초청해 모임을 가졌다.11월에는 각 부처의 장관들을 두차례로 나눠 저녁을 나누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지난 한햇동안 당과 행정부를 열심히 챙기며 당과 자신을 관리해왔다.일각에서 일고 있는 퇴진론에도 아랑곳 않는 노련함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때로는 「시한부 대표」니 「때를 기다리는 2인자」니 하는 명암이 엇갈리는 분석도 끊임이 없었다. 김대표는 이에 대해 언론이 억지로 만든 가상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말한다.스스로를 언론으로부터 피해를 많이 당한 사람의 하나로 꼽는다.지난 20일 송년모임을 겸해 가진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도 언론에 대해 이같은 불만을 터뜨렸다. 그에게는 민자당 안에서도 「지원자」가 많지 않다.따지고 보면 「밑천」이라고 할 공화계는 거의 거덜난 셈이다.스스로의 오랜 정치경륜과 지명도만으로 집권당 대표로서의 한해를 버텨왔다고 할 수 있다.물론 그 과정에는 「한지붕 세가족」이란 민자당 안의 역학구조도 한몫을 해왔다. JP에게는 새해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라는 벽이 버티고 있다.「대안불재론」이 대표유임이나 「차기다지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민주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후계자 견제론」도 전망을 흐리게 하는 대목이다.견제론은 「6공」때의 노태우대통령­김영삼대표체제를 전례로 들며 『큰벽을 넘게 되면 곧바로 후계자로 부각되고,그런 뒤에는 견제가 어렵게 되므로 미리 차단책을 쓴다』는 주장이다.앞으로 JP의 거취는 새해 정국구도의 변화와도 맞물려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다.
  • 몸조심 말조심(외언내언)

    토정비결 같은 것에는 구설수가 있을 듯하니 조심하라는 말이 나온다.남의 입살에 오른다는 뜻이다.그렇게 이러쿵 저러쿵 구설수에 올라서 좋을 턱이 없다.하건만 세상 사는 사람치고 구설수에 안오를 수 있는 경우가 그 얼마이겠는가. 구설수는 두가지로 생각해 볼수 있겠다.그 하나는 전혀 근거없는 낭설의 경우이다.그것은 다시 와전된 경우와 악의가 개재된 경우로 나누어진다.사실무근한 구설수 가운데는 후자,즉 이쪽을 궁지에 몰아넣음으로써 이득을 보고자 하는 음모의 경우가 많다.다른 하나는 근거있는 사실의 경우이다.그러나 이 경우도 백프로 사실인 경우와 사실이 과장된 경우로 나뉜다고 할 것이다. 『큰길에서 얻어들은 것을 그대로 작은 길에서 옮겨 이야기함은 덕을 버리는 것이니라』는 가르침이 「논어」(양화편)에 보인다.이 얘기 저리 옮기고 저 얘기는 이리 옮기면서 거기에다 고물까지 묻히는 일은 바람직스러운 덕목이 아니라는 뜻의 말이다.하지만 세상은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한다.더구나 『나쁜 소문은 좋은 소문보다 더 빨리 퍼진다』(토머스 키드)는 말 그대로 좋잖은 얘기일수록 흥미의 대상으로 삼는게 세상 인심이다. 세상에는 구설수를 더 많이 타야 하는 직업이 있다.공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일수록 그렇다.가령 인기인들을 보자.조금만 조신을 잘못하면 금방 구설수에 오른다.서양쪽에서는 인기를 끌어보려고 일부러 구설수를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그거야 말로 고육지계라고 할 일이다. 사회적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인사들도 「보통시민」보다는 구설수를 더 예민하게 타게 되어있다.언행 하나하나가 귀감이 되어야 한다는데서이다.그 동안 구설수에 올랐던 각료들이 물러나고 있다.낭설이 아닌 사실로서 입증되면서이다.어떻든 몸조심,말조심을 했어야했다.구설수 안은 사람이라면 스스로 벼슬자리에 연연하지 말아야겠다는 지표가 보인다.
  • 박관용 민자의원의 IPU총회 참가기/평양 8박9일:4·끝

    ◎“평양 위해 북한 있는듯”… 지역불균형 극심/주재 2년 외국기자,일반 가정에 못 가봐/웅장·신묘한 금강산에도 곳곳 「붉은 구호」 『도시는 사람을 위해 편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평양은 사람들의 생활과는 관계없는 공간과 건축물만 있는 이상한 도시이다』 이번 IPU총회에 참석했던 칠레 대표단 가운데 건축전문가인 한 의원의 말이다. 평양의 도로는 넓고 깨끗했다. 특히 중심가에 들어선 각종 공공건물은 주로 석조에다 대형건물이었다. 내부에는 최신식 에스컬레이터와 호화스러운 샹들리에까지 설치해 있어 아주 멋있었다. 그러나 도시 안에서 숨쉬고 움직여야 할 사람이 없었다. 드넓은 차도에는 차량통행이 드물어 마치 서울에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할 때처럼 을씨년스러웠다. 마술에 걸린 평양이라는 거대한 성 안에는 백설공주 대신 주민들이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또한 거리나 건물 곳곳에 똑같은 붉은 글씨체로 주문처럼 나붙어 있는 각종 대형 구호들. 「속도전」 「주체사상만세」 「우리는 부러움이 없읍니다」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합니다」 「위대한 어버이 김일성 수령만세」. 살아있는 신인 김일성의 주술에 걸려 주민들은 외부세계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남쪽에서 불어 올라가고 있는 통일의 봄바람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민들이 안타까웠다. 현재 평양인구는 약 2백만명인데 원주민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함경도 등지에서 「평양주거령」에 따라 뽑혀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모든 재원을 평양에만 투자,극심한 지역 불균형 현상을 빚고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는 『북조선은 평양을 위해 존재한다』는 유행어가 나돈다고 한 외국 특파원이 귀띔했다. 평양의 교통수단은 지난 1일부터 개통한 궤도버스와 종전의 무궤도버스 및 지하철이 주종이고 그 밖에 일반버스와 택시가 있다고 했으나 필자가 체류하는 동안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물론 택시 자체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더욱 이상한 점은 시내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한창 건설되고 있었으나 우리와는 달리 대부분의 아파트가 일반 주택지를 가로막아 마치 앞울타리를 친 형태로 들어서고 있었다. 초라한 주택가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짓는 것으로 느꼈다. 평양에는 또 지체장애자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는 안내원에게 『평양에는 소아마비환자나 선천적인 심신장애자들이 왜 안 보이느냐』고 물었다. 『예방약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소아마비환자가 없다. 선천성 불구자들이 있긴 해도 학교에서 선생들이 잘 가르쳐 문제가 없다』고 안내원은 대답했다. 『그러면 장애자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느냐』고 또 묻자 안내원은 『잘 모르겠다. 조사해서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겉으로는 잘 정돈된 도시처럼 보이는 기형적인 도시 평양에는 불구자가 살 수 없다고 했다. IPU총회 때 만나 친해진 서방공산국의 한 통신특파원으로부터 필자는 1시간30분쯤 평양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2년간 체류하고 있다는 이 특파원은 『북한 당국이 싫어하는 기사를 쓰거나 함부로 말을 하면 당장 쫓겨나기 때문에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무척 신경을 썼다. 필자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의 질이 어느 정도냐』고물었으나 『주민들은 취재하려면 사전에 질문요지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가정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특파원들이 살고 있는 기자촌은 철저히 감시·통제받고 있어 아주 제한적인 취재활동만 해야한다』 『혹시 길을 가다 주민을 붙잡고 몇마디 말을 꺼내면 언제 나타났는지 통제원이 나타나 가로 막는다』고 설명하며 『한 마디로 무서운 사회』라고 덧붙였다. 이 특파원은 필자와 이야기를 마치고 헤어질 때 『이런 얘기들을 내가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얼마 전 소련의 이즈베스티야 기자처럼 추방된다』면서 비밀로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직접 체험했지만 금강산 관광은 참으로 인상깊은 일 중의 하나였다. 지난 3일 하오 7시에 우리 일행은 원산을 거쳐 금강산 입구인 온정리에 도착,구룡포 입구에 있는 「금강산려관」에 들었다. 이 여관은 그 일대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했으나 시설은 우리의 장급 여관 수준이었고 우리 일행 외에는 재일교포 2명만이투숙해 관광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우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옥류동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물은 수정처럼 맑았고 오랜 세월 물에 하얗게 씻긴 바윗돌이 봄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거렸다. 찾는 사람이 적은 탓인지 어디에서도 전혀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고 쓰레기통도 안 보였다. 높이 94m의 구룡폭포의 웅장함,마치 거대한 에메랄드 8개로 목걸이를 만든 것 같은 팔담,희끗희끗한 잔설을 안고 열은 구름에 가리워진 비로봉,기기묘묘한 형태로 보는 각도에 따라 온갖 모습을 보여주는 만물상. 금강산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신묘하고 아름다웠다. 필자를 비롯한 동료의원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강산에 새겨진 붉은 구호들,「위대한 수령…」. 나는 빼어난 금강산과 조국통일을 한꺼번에 훼손시키고 있는 거짓된 허언들을 두 손바닥으로 피나도록 문질러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 청백리는 미운가/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옛날엔 세상이 알아주는 청백리의 묘소에 백비를 세웠다. 비석은 있되 비명이 없는 백비는 한 공직자의 생전의 청백을 가장 장중하게 예우해주는 표현이다. 조선 명종때 박수량은 38년간 관직에 있으며 청렴을 실천했다. 그에게 청탁을 하는 것은 바로 죄를 주십사하는 요청이기도 했다. 형조판서로 있을때 같은 판서의 아우가 광주 목사로서 부정을 저질렀다. 동료판서가 청탁을 하자 파직할 죄량이 아닌데도 파직을 시켜버렸다. 「청렴강직」은 살았지만 그는 동료들로부터 미움과 모함,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나 명종은 박수량의 청백을 포상하기 위해 그의 고향 장성에 99간집을 지어 청백당으로 사명을 했고 그가 죽어서는 서해의 하얀 암석으로 백비를 세워 백면에 그의 일생을 강력하게 나타내게 했다. 같은 명종때의 한림 김렴(삼휴당)은 권신들의 청탁을 받는 족족 물리쳐 미움을 받아 한산군수로 좌천됐다. 그래도 중앙에서의 모략중상이 그치지 않자 그는 벼슬을 내던지고 초야에 묻혔다. 청백리는 밉상인 것이다. 지금은 공직을 떠난 한 세리를 나는 알고있다. 재직중엔 도시락ㆍ서류보자기를 들고 달동네에서 1시간을 걸어 출근했다. 그가 어찌어찌하다가 공무원 기강확립 작업과 관련,「서정쇄신기록부」에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모범공무원,이른바 현대판 청백리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주위의 눈초리가 달라졌다. 동료들이 따돌렸다. 그래 당신만 깨끗하고 우리는 모두 기름때가 묻었느냐는 힐난도 들려 몸둘바를 몰랐다. 청백리가 미움받는 예는 밖에도 있다. 집한칸없는 청백리로 유명한 태국 방콕시장 잠롱 스리무앙은 지난 1월 시장선거운동중 반대세력의 암살테러를 가까스로 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잠롱시장은 88년 부패정치인및 기업인 추방을 외치면서 팔랑다르마당을 창당,「가진자들을 위한 정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그때부터 일부 정치인과 부유층의 미움을 샀다. 그가 방콕시장이 된후 민원업무에 급행료와 뇌물이 통하지 않게 되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모두 그의 적이 되었다. 지나친 청렴결백이 목숨까지 위협하는 화근으로 변했다. 청백리는 동서고금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기존 가치와 수구적체제 속에서는 미운오리가 되기 싶상이다. 다산은 『청렴한 관리를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가 지나간 곳은 산림도 천석도 모두 맑은 빛을 받게 되기때문이다』라고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맑은 빛이 되기는 커녕 거꾸로 그 산림과 천석에 묻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 송대의 학자 육구연은 「상산록」에서 청렴한 공직자의 유형을 세등급으로 나눴다. 첫째 봉급 이외의 아무것도 받지않고 남는 것을 반환하는 사람,둘째 명분이 바른 것까지만 받는 사람,셋째 선례가 있는 것까지는 받으며 직권을 이용한 부정을 행하지 않는 사람. 공직의 어려움과 청백의 한계를 적절히 조화시킨 매우 융통성있는 청렴공직자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볼때 시대가 뒤로 내려올수록 청렴한 관리의 이미지가 조금씩 흐려져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최근들어 관가가 유난히 술렁대고 있다고 들린다. 큰 여당이 나왔고 그래서 조만간 개각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사개편이 있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크게 개헌까지간다면 관직사회에 「경천진동」의 지각변동이 있을터이니까 시류따라 인맥따라 연줄을 잡고 몸조심 말조심하여 살아남아야겠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때에 만연하는 것이 보신주의ㆍ무사안일ㆍ요령주의ㆍ방관ㆍ면피 등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4년새 공무원 범죄가 두배로 늘었고 작년에만도 직무와 관련된 금품수수 등으로 1만2천명 가까이 적발됐다고 한다. 그 부정 비리내용은 대충 직무유기ㆍ직무상 기밀누설ㆍ금품수수(뇌물)ㆍ직권남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 전환기적 비위사례이되 그 수치와 내용이 관가의 술렁댐을 말해준다. 얼마전 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국계 신문(문회보)이 우리 사회의 뇌물수수와 부정부패에 관해 보도한 것을 보고 40여년 귀가 닳게 들어온 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나 했다. 그 기사에서 인용된 관련부처들이 벌집쑤신듯 흥분하여 결백을 증명하기에 바빴고 국제적인 항의끝에 결국 그 필자가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젠 한국사회에 부정부패가 없다니 기쁘다』고 한 그 해명내용도 끝내 개운찮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전환기이다. 새정치질서 구축의 회오리 속에서도 국민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공직자들의 자세이다. 공복으로서의 직분을 다하고 있는가,청백리엔 안가더라도 최소한 까마귀 싸우는 골을 이루지는 않는가 지켜보는 것이다. 정치의 풍향에 따라 공직사회가 흔들리면 나라의 발전이나 사회의 안정은 기약될 수 없다. 공직사회기강이 해이되면 공권력도 무력화 된다. 공무원도 사람이고 명예나 지위가 아니면 돈을 바란다. 기왕이면 모두 갖는게 좋을 것이나 하나씩만 가져도 괜찮다. 모두 가지려고 딴 생각하면 큰일난다. 자고로 청백리가 증오나 질시,심하면 암살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가 까마귀들 속의 백로로서 두려움과 신비의 인물인 탓이다. 같이 오염되고(거세개탁)한 패거리가 되어야하는데 그만이 홀로섰기(독야청청)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청백리가 미움받지 않는 세상이 되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즉 모두가 청백리가 되는 것이다. 다소 무리이고 욕심일 수도 있지만 하려고만 들면 어렵지도 않다. 정치사회적인 전환과 변혁기에 모든 공직자가 본분과 책무를 지키어 하나만 갖는 청백리가 되어 청사에 남아보겠다는 각오를 가져봄직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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