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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 왜 스키엔 브레이크가 없냐고!

    오늘은 스키장에서 특별 수업을 하는 날.난생 처음 스키장에 간 도미니크.지독한 코감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콧물이 흐르고 있어 스키장 출발 전부터 곤란하기 짝이 없다.낯설고 거추장스런 스키 장비를 들고 리프트에 오르지만,리프트가 중간에서 갑자기 멈춰 서질 않나,고생 끝에 도착한 산꼭대기는 에베레스트 산 저리 가라로 높다.처음 타는 스키로 이리저리 넘어지고,부딪치고,왜 스키는 브레이크가 없냐고!‘버둥버둥 스키수업’(알랭 M 베르즈롱 지음,이정수 옮김,이민혜 그림,시공주니어 펴냄)은 주인공 도미니크가 처음으로 스키장에 도착해 스키를 배우는 과정이 간결하고 속도감 있게 쓴 문장으로 전달되고 있다.시작은 스키장에 다녀온 도미니크가 병원에서 깁스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시간 역순으로 왜 다리가 부러졌느냐를 추적한다.콧물이 줄줄 흘러 정신 없는 도미니크는 스키에 조금 익숙해지자 깍쟁이 소피,유난스런 겁쟁이 자비에,말장난 좋아하는 앙토니 등과 금지된 스키지역으로까지 진출한다.그럼 스키 타다가 다리가 부러졌느냐고? 그건 못알려 주겠다.저학년용.5500원.
  • ‘아륀지’ ‘엄친아’ 등 올해를 휩쓴 유행어와 신조어

     ‘난~ 2008년 최고 유행어를 만들었을 뿐이고!’  올해를 보내면서 개그맨 안상태가 할 만한 말이다. 2008년에도 어김없이 재치만점 네티즌과 언론들은 각종 신조어와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MB정부가 만든 유행어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시작된 2008년에 신조어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 곳 중 하나는 청와대였다. 인수위 시절 ‘아륀지(오렌지)’란 영어 발음으로 논란을 낳더니 각종 해명자료를 내놓으며 ‘오해였을 뿐이다.’를 남발했다. 새로운 내각이 꾸려지기 시작하면서 편협한 인적구성을 꼬집는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출신의 득세를 비꼼), ‘강부자’(강남 땅부자), ‘S라인’(서울시청 출신) 등이 ‘정권’ 앞에나붙어 조롱거리가 됐다.  고소영은 자신의 실명이 유행어가 된 것에 대해 ‘노코멘트’했고 강부자는 “그냥 웃어넘겼다.그것이 무슨 흉도 아니고. 기분이 안 좋을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다.그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5월2일에는 10대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제안해 열리면서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 전국으로 확산됐다. 촛불집회가 남긴 많은 유행어로는 ‘촛불시위 배후는 국민이다’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명박지옥 김밥천국’ ‘국민이 뿔났다’ ‘뇌송송 구멍탁’ ‘명박산성’ ‘촛불좀비’ 등이 있다.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부도난 미국 금융기관 이름에 빗대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은 ‘리만 브라더스’라 불렸다. ●방송이 만든 유행어  방송에서 예전만큼 많은 유행어가 만들어지진 않고 있지만, ‘개그콘서트’는 여전히 유효한 ‘유행어 공장’이었다. 특히 개그맨 황현희, 안상태, 왕비호, 김병만, 송준근 등이 활약했다. 황회장, 소비자 고발 황PD로 활약하고 있는 황현희는 ‘누가 그랬을까?’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등을 유행시켰다.  왕비호는 ‘누~구?’,달인 김병만은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 준교수 송준근은 ‘우쥬 플리즈 닥쳐줄래?’ 등의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다. 자신의 유행어 ‘난, ~할 뿐이고’의 인기에 대해 안상태는 “절실함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난처한 상황에 빠지면 엄마를 찾는 안상태 특파원 캐릭터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리플놀이와 각자 난감한 처지를 만들어내는 ‘안상태 기자 놀이’로 확산됐다.  드라마 제목 ‘엄마는 뿔났다’는 ‘~는 뿔났다’로 패러디되며 인기를 모았다. ‘엄마는 뿔났다’의 장미희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자주 하던 대사 ‘미세스 문~’도 유행어가 됐다. 비록 시청률 1위는 아니었지만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주인공 김명민의 대사 ‘똥덩어리’는 디시인사이드 설문조사에서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꼽혔다. ●네티즌이 만든 유행어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엄친딸(엄마 친구 딸)’ ‘부친남(부인 친구 남편)’ 등이 공공연하게 사용되면서 보편적인 인터넷 용어로 자리잡았다.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조건의 인물을 가리키는 ‘엄친아’와 같은 축약어는 얼핏 ‘열폭(열등감 폭발)’의 발로로 보이기도 하지만 학벌·외모 등 조건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얄팍한 사회적 기준을 비꼬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승냥이(열혈팬)’들을 몰고 다닌 김연아는 올 한해 네티즌으로부터 가장 사랑받은 인물이다. 김연아를 숭배하는 승냥이들은 인터넷으로 각종 김연아 관련 동영상과 패러디 작품을 쏟아내며 ‘여왕님(김연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김연아와 함께 국민남매로 사랑받고 있는 수영선수 박태환이 활약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가장 많이 모은 선수는 마이클 펠프스였다. 금메달을 무려 8개나 딴 펠프스에게 네티즌들은 ‘인간어류’ ‘펠피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대통령 오바마가 탄생하자 그의 인기를 뜻한 ‘버락스타’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오바마 관련 신조어는 ‘버락스타’ 외에도 수십가지가 만들어졌다.  ‘님 좀 짱인듯’ ‘눈화(누나)’ ‘옵하(오빠)’ ‘초큼(조금)’ 등도 올해 인터넷에서 사랑받은 말장난들이다.  2009년에는 네티즌들의 재치가 어떤 유행어와 신조어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운하 與 “아니라니깐” 野 “안한다고 하라니깐”

    4대강 정비사업으로 촉발된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논란에 대해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등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를 안 한다.’고 간단한 말만 하면 모든 의혹과 논란을 중단시킬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의 포기 선언을 거듭 압박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운하를 할 것인지,안할 것인지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할 시점이 됐다.”고 다시 한번 청와대를 몰아세웠다.정 대표는 이어 “야당뿐 아니라 전문가·교수·시민사회까지 4대강 정비 예산을 대운하 예산으로 의심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당 차원의 대운하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송두영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지 않는 것은 대운하 추진을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송 부대변인은 4대강 정비사업을 대운하 추진으로 확신한다면서 “ 정부와 여당은 ‘4대강 사업과 대운하는 별개’라고 말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5일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회동에서 나온 발언들을 문제삼았다.부성현 부대변인은 “대운하를 ‘녹색뉴딜’이라고 하는 이명박 정부나 ‘전국을 공사장으로 만들겠다’는 박 대표나 대운하가 아니면 경기부양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의 소유자들”이라고 비꼬았다.  부 부대변인은 4대강 정비사업의 내용이 모두 대운하 건설 취지 및 추진경로와 동일하다고 주장하면서 “대운하 사업 재개를 공식화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국민경제를 망쳐놓고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틈을 이용해 밀어붙이려는 것이 대통령의 대운하 전략”이라며 대운하 반대를 재차 주장했다.  새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했던 선진당도 이들의 의견에 동조했다.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4대강 정비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대운하를 하기위한 정비사업이 아니다’라는 사실부터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국민적 의혹이 증폭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 같은 야당의 비난과 곱지않은 여론에 부담을 느낀 듯 진화에 나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존 입장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박병원 국정기획수석도 CBS 라디오에 출연,”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운하라고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4대강 정비 사업은 제 기능을 못하는 강들을 살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녹색뉴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도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4대강 정비사업과 대운하 사업은 엄연히 다르다고 설명한 뒤 “대운하와 연결시키는 것은 정치적 시각에서 나온 주장”이라고 의혹 차단에 열중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일요영화]나인야드2

    ●나인야드2 (SBS 영화특급 밤 1시20분) 기대치 이상의 폭소를 선사했던 ‘나인야드’의 속편. 역시나,‘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징크스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인야드2’는 전편의 코믹 캐릭터를 옹골차게 밀고 나가며 ‘킬링타임용’으로서의 본분에는 충실했다. 전편에서 17명을 죽여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냉혹한 킬러 지미(브루스 윌리스). 그는 획기적인 변신으로 시작부터 반전(?)의 쾌감을 던진다. 토끼 슬리퍼에 깜찍한 앞치마를 두른 전직 킬러는 이제 청소와 요리는 기본.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는 닭에게 애칭을 붙여줄 정도로 곰살맞은 주부로 살고 있다. 부인이자 초보 킬러인 질(아만다 피트)은 이제 위험한 남자도, 나쁜 남자도 아닌 재미없는 남편의 모습에 슬슬 진력이 난 상태. 이런 사소한 불만을 빼면 모든 게 평화로운 이들 부부에게 ‘방해꾼’이 나타난다. 바로 오랜 친구인 치과의사 오즈(매튜 페리)다. 전편에서 고골락 일당을 해치우고 지미와 막대한 돈을 나눠 가진 오즈의 인생은 남 부러울 것 없이 풍족하다. 소심한 데다 뭘 해도 어설펐던 그는 아름다운 아내(나타샤 헨스트리즈)와 결혼한 데다 좋은 차, 좋은 집에 곧 태어날 2세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어느날 갱단인 고골락(케빈 폴락) 일당이 침입해 아내를 납치하고, 아내를 살리고 싶으면 지미를 찾아내라고 협박해오면서 행복에 금이 간다. 지미를 처리하고 엄청난 보험금을 차지하려 했던 고골락은 외려 막대한 예금을 이들에게 뺏기고, 아들 야니까지 잃은 복수를 하려 한다. 완벽한 주부로 변신한 지미와 여전히 어리버리한 오즈가 과연 고골락의 응징을 멋지게 맞받아칠 수 있을까.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 캐릭터를 끈질기게 고수하는 매튜 페리, 선 굵은 액션보다 빈틈 많은 코믹 연기가 더 잘 맞아보이는 브루스 윌리스의 호흡이 절묘하다. 미국 영화 특유의 말장난, 엎어지고 구르는 슬랩스틱도 여전히 힘이 세다. 신선한 얼굴도 잠시 등장한다.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 사이에서 태어난 세 딸 중 막내, 타룰라다. 부모의 피를 이어받아 깜찍한 외모를 지닌 이 소녀는 영화 초반 걸스카우트 단원으로 등장해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원제 The Whole Ten Yards. 98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코미디 영화에 빠져볼까

    美 코미디 영화에 빠져볼까

    코미디의 황제 에디 머피의 1인 3역, 연기파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괴짜 목사 역이 돋보이는 미국 코미디 영화 네 편을 만난다. 모두 국내 미개봉작들이다. 영화채널 캐치온은 4일부터 25일까지 매주 화요일 밤12시 ‘미국 코미디 영화 특집’을 방영한다.B급 유머와 말장난, 웃을 수밖에 없는 슬랩스틱이 주종을 이루는 영화들이 의외의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다. 4일 선보이는 ‘노르빗’은 에디 머피의 전방위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 뚱뚱하고 괄괄한 아내에게 꽉 잡혀 사는 노르빗, 그가 꿈 속에서 그리던 이상형을 만나게 되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에디 머피는 이 작품에서 소심하면서도 온화한 성격의 주인공 노르빗과 과체중인 그의 약혼녀 레스푸티아, 그리고 그를 키워준 중국 고아원장 미스터 왕 등 세 역을 맡아 변신의 귀재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11일에는 할리우드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쿠바 구딩 주니어가 철없는 아빠 찰리 힌튼으로 등장하는 ‘대디 데이 캠프’를 방영한다. 한물간 어린이 캠프를 인수해 사업을 벌이는 찰리. 그는 아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며 애정을 쏟으나 불행하게도(?) 늘 아이들에게 골탕을 먹는다. 18일 방영되는 ‘라이센스 투 웨드’. 성스러운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커플 새디와 벤. 그들에게 프랭크 목사는 자신이 직접 짠 결혼면허코스를 통화해야만 결혼식을 시켜주겠다고 제안한다. 대학 입학에 떨어진 고교 졸업생들이 가짜 대학을 설립하는 소동극 ‘억셉티드’는 25일 편성됐다. 권위주의로 뭉친 교육현장에 일침을 가해 학원물의 명작으로 꼽히는 ‘죽은 시인의 사회’와 엉뚱하지만 재기발랄한 10대의 열정을 선보인 ‘아메리칸 파이’를 섞은 듯한 영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민 죽어나는데 연예인 응원단은 ‘돈놀음’?”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이 중국 현지에서 국고보조금 2억여원을 썼다는 사실이 20일 국정감사에서 밝혀짐에 따라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 여파로 실물경기 침체가 심각해지면서 서민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그들에 대한 비난의 강도는 거세져만 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연예인 응원단은 지난 8월 9일부터 19일까지 활동을 하면서 ‘스포츠 토토’ 수익금 중 2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기껏 연예인들 관광시키고 말장난이나 하라고 돈 내는 게 아니다.”는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해당 연예인들을 질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부는 해당 연예인들에 대해 ‘기생충’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격하게 비난하고 있고, 해당 연예인들의 명단을 엮어 ‘국민 혈세 마구 쓴 기생충 명단’이라는 ‘블랙리스트’까지 작성,유포시켜 그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심상찮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네티즌 ‘Gagamel’은 포털 기사 댓글에 “아이들 신발을 못 사줬다는 이유로 그 엄마가 자살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에 봤는데…. 그런 세금으로 기생충 짓을 하다니….”라고 말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었다.  ‘087445’는 “1년 계약직으로 뼈 빠지게 일해 번 돈 1900만원 중에 200만원만 남았다.”며 “광대들이 쓴 돈과 비교를 해보니 머리에 핏대가 선다.”고 말했다.  ‘유심초’는 “갔다 온 사람들 다 경비 반납하라.”면서 특히 응원단 단장을 맡았던 강병규에 대해 “연예인들로부터 회수한 돈을 불우이웃돕기성금 등으로 기탁해 달라.”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해당 연예인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직접 찾아 그 방명록에 비난 글을 올리며 그들의 처신을 나무라고 있다.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기획재정부의 아고라 활동에 네티즌 ‘냉소’   이정 해병대 입대엔 ‘양아버지 김흥국’ 조언 커   “체육회,‘MB찬양’ 낯 뜨거워”… ‘과잉충성’ 논란 성매매여성들 “우리 일하게 해주세요” [뉴스in뉴스] 촛불 농성 100일,조계사에서는 지금…   
  • [사설] 종부세 완화 부담 서민에 전가 안돼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고 세율을 낮추는 정부의 개편안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동산 부자의 세 부담을 덜어주려는 ‘역주행 발상’이라며 정부안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산세를 올리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종부세 완화는 이념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과세기준을 현행대로 6억원을 유지하되 종부세 완화와 재산세로의 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자는 중재안도 나오고 있다. 종부세는 도입 당시부터 소수의 부유층을 겨냥한 징벌적 성격이 강한 사회주의식 세제였다. 가진 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나눠갖자고 한 만큼 국민의 절대 다수는 찬성할 수밖에 없는 제도였던 셈이다. 따라서 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면 서민들이 더 부담하거나 서민들에게 돌아갈 ‘파이’는 줄어들게 된다. 노무현 정부가 ‘헌법보다 바꾸기 힘든 세제’라고 장담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는 재산세를 올리지 않고 세목 조정이나 세출구조 개혁을 통해 지자체 교부재원을 확보하겠다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복지 지출이 줄어들거나 ‘공정시장가액’이라는 과세기준 변경을 통해 집 가진 모든 사람의 재산세를 올릴 게 뻔한 것이다. 우리가 잘못된 조세체계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종부세 완화에 찬성하면서 동시에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종부세가 거센 조세저항에 부딪힌 이유는 특정계층에만 과도한 세금을 급격히 올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종부세 완화는 반대의 경우로 볼 수 있다. 일시에 종부세를 유명무실화하려니 저항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종부세 완화에 앞서 지역균형 재원마련과 재산세 개편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 [길섶에서] 유감(遺憾)/김인철 논설위원

    수사(修辭)가 난무한다. 불편한 진실을 가리고 본질을 호도하는 단어들이 춤춘다. 가령 근로자의 ‘밥줄’을 끊는 게 본질인 해고니 감원이니 하는 말들이 구조조정이니 명예퇴직이니 고용유연성이니 하는 그럴싸한 용어로 윤색돼 사용되고 있다. 한데 갈수록 가관이라고 어떤 단어는 말장난도 반어법도 아닌, 정반대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바로 유감(遺憾)이다. 사전적 의미는 ‘불만스런 마음이 남아있다.’이다. 감(憾)은 한(恨)과 같아서 ‘서운하다’, 심하게는 ‘억울하다’의 뜻을 담고 있다. 당연히 유감 표명은 가해자의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의 불만을 나타내는 말이다. 따라서 피해자의 유감 표명에,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사과나 사죄를 하는 게 순리다. 유감이 통상 일반 사회에선 이렇게 쓰인다. 오직 정치권에서만 적반하장격 어법이 통용되고 있다. 아마도 사과는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 하는 상황이 이상한 용법을 만들어 낸 듯싶다. 말을 빙빙 돌려서 어물쩍 고비를 넘기려는 가해자측의 일그러진 심보가 눈에 들어온다. 김인철 논설위원
  • [열린세상] 촛불,이후/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촛불,이후/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아마 실패한 민란 뒤가 대개 이러했을 듯싶다. 밤마다 사람들은 숨죽여 두런거린다. 어젯밤은 뒷집 최씨네, 오늘 밤은 앞집 이씨네, 그리고 내일 밤은? 어젯밤은 MBC, 오늘 밤은 KBS, 내일밤은 YTN 그리고 그 뒤는? 지난 100여일, 온 나라를 뒤흔든 촛불집회가 스러지자 도처에서 ‘학살극’이 연출되고 있다. 주동자 색출이란 이름으로, 제대로 ‘공안’정국이 만들어졌다. 슬그머니 미스터리 여간첩도 끼여 있다. 촛불정국에서 상상도 못할 입법안들도 버젓이 고개를 쳐들고, 원인 제공자였던 정부 일각의 협상 당사자들마저 볼멘소리다 ‘나는 최선을 다했고, 협상은 잘된 협상이었다. 문제는 단지 MBC ‘PD수첩’이 국민을 오도하고 선동했을 뿐이다.’ 질세라 정치권도 거든다.‘우리는 설거지만 했을 뿐, 일은 이전 정권이 저지른 것이다.’ 돌이켜보자. 도대체 촛불이 무엇이었고 또 무엇을 원했던가. 그 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국민들은 대통령 방미중에 쇠고기협상이 전격 타결된 것이 우선 이상했다.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그 무슨 새우깡보다 작은 뼛조각 하나만 나와도 전량 반송되던 미국산 쇠고기가 하루아침에 ‘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로 둔갑해 버렸는데 어느 누가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나서 그 협상 내용을 들여다보게 된 사람들은 조금씩 경악하기 시작한다.‘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해도 괜히 꺼림칙했는데,30개월 이상도 안전하고, 수입금지 품목이던 내장 등 부산물도 안전하고 심지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금지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광우병은 사실 ‘얼굴없는 공포’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정부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에이즈 등과 같은 질병과 비교해 그 빈도는 분명 매우 낮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촛불을 든 국민들이 분노한 것은 그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권이 바뀌자마자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 관료들의 태도와 뻔뻔함 때문이었다. 나아가 (인간)광우병이 ‘통제’가능한 질병임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를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아니하는 무책임과 그저 이를 말장난으로 때우려는 데 절망했던 것이다. 시민들은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했고, 그런 의미에서 촛불은 사실상 하나의 자구행위였을 뿐이다. 이들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에서 그 가능성을 스스로 찾아내었다. 그런 점에서 공안당국이 생뚱맞게 웬 사회주의 조직을 배후로 들이대고, 여간첩을 찾아내는 것은 헛짚어도 한참을 헛짚은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사회주의와도, 북한과도 전혀 무관한 아무리 과장되게 해석해도 ‘급진 민주주의 이상’이 아니다. 정치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시민들 스스로가 주권자임을 나서서 선언함은 그 자체로 우리 민주주의의 위대한 일보 전진으로 보아야 한다. 쇠고기 재협상여부가 논란이 되었을 때, 촛불시민들은 주권자로서 이를 ‘명령’하였다. 이는 반미도 친미도 아닌 그저 정부가 그 마땅한 의무인 식품안전을 위해 협상을 다시 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다. 과연 촛불은 무엇을 남겼나. 한참 늦게 국회가 촛불민심에 반응해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도, 가축법 개정 특위도 만들었다. 조사는 했지만 나온 것은 없고, 가축법이 좀 바뀌긴 했지만 족탈불급이다. 연인원 수십, 수백만명이 모였건만 도대체 된 것이 무언가. 어지간한 나라에서 이 정도면 정권이 바뀌어도 너댓번은 바뀌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수배자들이 간난신고를 겪고 있고, 정부측의 묻지마 기소는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촛불집회로 구속되어 짧은 감방생활을 하고 나온 활동가 한 사람이 체험담을 들려준다.“안에 있을 때 교도관도 재소자도 너무 잘 대해줘 아주 잘 지냈다.” 이 분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당신들 아니었다면 우리가 제일 먼저 미국 쇠고기를 먹었을 것 아닙니까.”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추경안 무산 ‘네 탓’ 공방전

    지난 12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강행처리에도 불구하고 무산된 추가경정예산안 문제와 관련한 여야의 진실공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민주당도 추경을 처리하는데 묵시적 동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단지 숫자가 조금 안돼 실패를 했지만 민주당도 우리가 선진당과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묵인했다.”고 말했다.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이 추경안을 날치기 통과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에 조정한 추가경정예산 내용은 여야간 99% 합의된 것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추경안 무산의 책임을 모두 민주당에 돌렸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추경안 강행처리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걸핏하면 이 의원을 물고 늘어지는데 비열한 짓”이라며 “이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압력을 넣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남탓·야당탓 식의 책임 떠넘기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거의 합의된 것을 깨고, 날치기하려다가 각본대로 하지 못해 부도가 난 것인데 되레 민주당 탓을 하고 있다.”면서 “정치 도의를 벗어나는 것도 어느 정도다. 이는 책임 떠넘기기를 위한 여당 대표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나길회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대운하’ 카드 다시 만지작

    ‘대운하’ 카드 다시 만지작

    연일 계속되고 있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대운하 건설 관련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 장관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시장경제포럼 초청 강연에서 경부운하와 관련,“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에 맞는 친수(親水)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운하건설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하천의 효율적인 이용 측면에서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자원 활용도가 지나치게 낮고 낙동강 인근의 홍수 피해도 막대하다는 점 등을 들어 대운하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경부운하는 취소된 게 아니라 중단된 것”이라면서 “요건이 조성되고 국민이 필요하다고 할 때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며 포기한 정책을 주무 장관이 나서서 다시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이심정심(李心鄭心)’으로 받아들인다. 이 대통령이 대운하 추진 의지를 꺾지 않고 언제든지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정 장관 입을 빌려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장관의 발언이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국론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운하 문제는 전문가 그룹이 검토한 의견을 국민에게 공개해 들어보자.”고 주장할 때만해도 순수한 장관 개인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재오 전 의원의 운하 예찬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대운하 추진 발언이 이어지면서 운하 논란은 다시 불붙었다. 특히 운하 관련 주무 장관의 잇단 발언은 정부 차원에서 경부운하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은 “정부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대운하에 대한 기만적 말장난을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오락가락, 왔다갔다하며 국민을 물로 보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녹색연합 서재철 국장은 “공직자들의 대운하 추진 움직임은 정책 불신만 키울 뿐”이라며 “다시 뚜껑을 열면 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실망 이상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근식 “전두환 정권도 이런 공기업 인사 안해”

    이근식 “전두환 정권도 이런 공기업 인사 안해”

    “정부가 진정으로 공기업 경영 합리화를 원한다며 우선 ‘낙하산 인사’부터 시정하라.” 정부가 26일 ‘2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근식 공동대표는 이 같이 말하며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이기도 한 이 대표는 “공기업이 방만한 경영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익 성격이 강한 전기·수도·가스·건강보험 등의 민영화는 오히려 국민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위험이 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공기업들은 민영화가 되더라도 독점기업으로 남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며 “또 민간 독점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가격을 인상하고 품질을 떨어뜨려도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소비해야 하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상수도 분야는 민간에 위탁 경영하는 것이 좋다.’는 한나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물론 소유주가 정부로 남는다는 점에서 민영화와는 다르지만,민간기업의 특성상 결국 가격상승·품질하락이라는 결과는 민영화와 같을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가 추진하는 ‘상하수도 경쟁력 강화법’은 민영화가 아닌 ‘아웃소싱’일 뿐”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말장난이라고 본다.아웃소싱이라고 다 좋은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부가 개별 공기업에 대한 충분한 경영 검토도 없이 지금처럼 ‘민영화가 옳은 방향’이라며 도매금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최근 정부의 공기업 사장 인사에 대해 ‘낙하산 공천인사’라고 단정한 이 대표는 “공기업 사장에 낙천·낙선한 정치인을 무더기로 내려보내는 식의 말도 안되는 인사를 하는 정부에 무슨 신뢰를 가지겠는가.”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임명된 조폐공사·신용보증기금·석탄공사·방송광고공사 사장들은 전부 낙천·낙선한 정치인이나 대통령 특보 출신”이라며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예전에 보안사령관 출신 대통령(전두환 전 대통령)도 측근들을 공기업 감사 정도에나 임명했지 이런 문외한들을 사장으로 내려보내지는 않았다.”고 비판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그는 “공기업 합리화를 위해서는 우선 이 ‘낙하산 인사’부터 시정한 뒤 개별 공기업에 대한 충분한 경영평가와 검토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하는 졸속 민영화는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1일 각종 공기업을 민영화 하는 ‘1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내놓은데 이어 부처 산하 각종 진흥원을 통·폐합을 골자로 한 2차 공기업 개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통섭(統攝)’은 왜 필요한가. 통섭을 둘러싼 많은 논의들에 문제점은 없을까. 통섭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서울신문은 6회에 걸친 ‘21세기 신(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를 마감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을 마련했다.‘인간을 공부하는 동물’로 스스로를 칭하는 경희대 영어학부 도정일 명예교수(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대표)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꼽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가 거침없는 생각을 쏟아냈다.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아 대담을 진행했다. 두 교수는 ‘통섭’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는데 동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 학과간의 벽을 허무는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 통섭은 왜 화두로 떠올랐나 엄정식 교수 대학 사회와 언론 등 곳곳에서 통섭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유행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학문적 필요성이나 학문 구분의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통섭에 대해 고민해 오신 도 교수께서 왜 한국 사회에서 통섭이 화두가 됐는지를 진단해 달라. 도정일 교수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영역의 독자성뿐 아니라 유사하거나 연관이 있는 분야간에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분과(分科) 현상이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단절현상이 당연시되고 있다. 학문발전은 물론이고 사회발전이나 정책개발 및 시행 과정에서 단절현상은 매우 좋지 않다. 이런 반성에서 통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덕환 교수 통섭을 처음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의 본거지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문간의 분과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장벽의 정도가 아니라 서로를 비하하고 폄하하는 일도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자연과학에서는 인문사회학 무용론이 나오고, 인문사회학에서는 거꾸로 자연과학 무용론이 나온다. 급속히 발전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과학기술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과학계 내부에서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융합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를 인문사회까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 교수 통섭에 관한 논의와 시도는 20세기 초부터 상당히 활발하게 있어 왔다. 물리학을 중심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철학계에서도 논리실증주의자들이 보편언어를 찾고자 했다. 윌슨은 이 시도를 생물학으로 옮겨 좀 더 발전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섭이 수입학문이라는 점이다. 기술은 그냥 수입하면 되지만 학문은 배경과 사연이 더 중요하다. 지적·문화적 풍토를 수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가 통섭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 담이 낮으면 도둑이 생기고, 담이 높으면 이웃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교수 통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통섭학이라는 별도의 학문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다. 어느 한 가지 학문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에서 비롯된 자연과학의 객관적인 방법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이 방법론을 모든 분야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어려움도 있고, 기존 영역에서의 부정적인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객관화된 시각을 인문학에서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기초적인 통섭의 단계가 될 것으로 본다. 거꾸로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주관성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 교수 문제는 통섭이 ‘이렇게 하자.’고 정해 놓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통섭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전학, 진화론, 진화심리학 등의 학문도 언어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통섭을 궁극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건은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이다. 즉 연구대상을 새로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 대상에 대한 통찰을 더욱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으로 깊이있게 할 수 있는가 등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같은 실제적이고 학문적인 이득의 유무가 통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정당성을 결정해 줄 것이다. 이 교수 100% 동감한다. 학문의 발전을 위한 통섭은 근원적인 이유가 있는가를 짚어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더욱 낮은 수준의 통섭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분화된 학문에 익숙해져 있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다. 인문사회 관련 교양을 들을 때는 자연과학의 부정적인 인식을 듣고, 자연과학을 들을 때는 인문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듣는다. 학문이 아닌 단지 골고루 아는 낮은 차원에서의 통섭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2 통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엄 교수 두 가지를 합치다 보면 아무래도 어느 한쪽이 더 힘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특히 강자는 식민지적으로 취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문학의 경우 과학과 통합되면서 과연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제우스의 불칼’이나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은 신화는 이미 아무도 믿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인문학의 근거인 상상을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의 방식대로만 별을 보면 알퐁스 도데, 생텍쥐베리, 윤동주의 별은 볼 수 없다. 통섭의 시도에서 염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학문의 영역이 가만히 있어도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학문 분야가 떼를 써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의 경우 현재는 수세기 전의 철학과 달리 ‘철학사’적인 측면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을 논하기 위해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공간, 시간, 죽음 등의 개념은 과학기술의 등장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연과학이 철학이라는 학문의 근간을 흔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도 교수 어느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통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문학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이 인문학을 이해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문학과 과학이 통섭하자고 해서 함부로 합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과 과학은 엄연히 시각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학은 일단 자연현상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추구한다.‘도정일은 세포로 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세계는 입자로 구성돼 있고, 우주를 지배하는 힘은 네 가지 밖에 없다.’는 말도 분명히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낼 수 없다. 이 교수 통섭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개념인 융합의 경우 공학 분야에서는 상당히 오랜기간 모색돼 왔다. 로봇공학을 하는 사람은 심리학, 미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모두 시도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공학은 수많은 학문들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왔고,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발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융합의 결과는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화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융합 과정에서 사멸하는 분야도 있다. 도 교수 학문융합, 통섭은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간에 전혀 몰랐던 탐구의 영역을 생산해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인문학 분야가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발견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을 두고 생물학이 모든 학문을 점령하는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지나친 분화의 결과가 교육에도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통합적 감성이나 세계관을 가질 기회도 없이 기능적인 전문인이 되고 다문화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없는 파편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문학이 변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통섭적 사고를 가져야 교육이 변하고 사회가 변할 수 있다. 3 통섭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엄 교수 통섭이 본격화되면서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다. 통섭이나 ‘컨실리언스(Consilience)’라는 말을 쓴 윌슨의 성향 때문인지 환원주의나 제국주의적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진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통섭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방법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고 싶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나루터 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나루터까지 함께 쉽게 간다면 자신들의 목표들도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방법론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다양하지 않을까. 요즘 대학가에서는 통섭학과,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교수 통섭에서 방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연과학에서 탐구의 문제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19세기 말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의 자연과학이 도입됐는데,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자연과학에서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통섭을 얘기한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각을 공유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통섭이나 융합과 관련된 문제 가운데 하나가 ‘획일화’다. 여러 단계의 통섭이 있을 수 있는데 단 하나의 기준만 세우고 ‘여기서부터 통섭’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통섭의 첫 단계를 시각과 인식의 공유라고 본다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합쳐서 여러 개가 다시 나와야 한다. 도 교수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은 희극적이다. 통섭학과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문과 학문사이의 결합이나 통합은 필요하고, 가능하겠지만 통섭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통섭의 기본 정신과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가장 자율과 객관적이 강조되는 문학에도 통합적 접근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문학비평에 정신분석과 언어학이 들어오는 데만 40∼50년이 걸렸다. 필요한 일이라면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진행되게 마련이다. 다만, 활발한 논의를 통해 진행한다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엄 교수 통섭을 논의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말할수록 얻는 것도 많겠지만, 비난이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언제나 자기 반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궤도를 수정할 수도 있도록 해준다. 가능하다면 모두 함께 모여 논의하고 격려한다면 분명히 통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엄정식 교수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아메리카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한국 철학회장을 지냈다. 서강대 재직 시절 ‘행복한 철학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고전철학부터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과학철학 강의를 통해 과학기술과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 철학 입문서로 유명한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지혜의 윤리학’‘확실성의 추구’‘분석과 신비’‘자아와 자유’ 등이 있다. ■이덕환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교수. 비선형 분광학, 양자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대외활동 모두에서 주목받는 흔치 않은 과학자로 2006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과학지식으로 사회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확실성의 종말’‘먹거리의 역사’‘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베스트셀러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도정일 교수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명예교수.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했고 이론교육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와 4년 동안 만나 나눈 논쟁을 담은 책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대담’은 한국 사회 최초의 본격적인 통섭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달지만 질리는 패러디 ‘슈퍼히어로’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달지만 질리는 패러디 ‘슈퍼히어로’

    평범한 고등학생 릭은 견학을 갔다가 유전자 조작 잠자리에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다. 자신의 힘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던 릭은 ‘슈퍼히어로’ 복장을 하고 거리에 나가 악당들과 싸우기 시작한다. 이것은 거미에 물려 슈퍼히어로가 되는 ‘스파이더맨’과 똑같은 이야기다. 혹시 베꼈을까? 물론이다.‘슈퍼히어로’는 ‘스파이더맨’‘배트맨’ 등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스토리와 공식을 인용하고 풍자하는 것으로 일관하는 패러디 영화다. 패러디 영화의 역사는 꽤 오래 됐다. 과거에도 다른 영화의 장면이나 대사 등을 일부 패러디하는 영화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패러디로만 일관하는 영화의 효시는 ‘에어플레인’(80)이다. 짐 에이브럼스,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가 함께 연출한 ‘에어플레인’은 70년대 유행했던 재난영화 중에서 비행기 재난을 다룬 ‘에어포트’ 시리즈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패러디와 말장난으로 일관했다. 이어 스파이 영화를 패러디한 ‘특급 비밀’, 레슬리 닐슨을 스타로 만든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 등을 히트시키며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90년대 들어 패러디 영화는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스크림’을 패러디한 ‘무서운 영화’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가장 비현실적인 공식들이 많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는 패러디할 요소가 무진장이었고,‘무서운 영화’에 대한 관객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이후에도 ‘에픽 무비’‘데이트 무비’‘미트 더 스파르탄’ 등 패러디 영화들은 끊이지 않았다. 패러디 영화의 즐거움은 이미 관객들이 보았던 명작의 감동적인 장면을 코미디로 바꾸어 놓거나, 영화를 보면서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비현실적인 관습들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장면들이다.‘사랑과 영혼’에서 도자기 빚는 아름다운 장면을 ‘총알 탄 사나이2’에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거나,‘특급 비밀’에서 남녀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다가 키스를 하자 바로 옆에서 낙하산에 매달려 내려오는 벽난로가 보인다던가 하는 장면 등등. 패러디 영화를 보는 관객은 기존 영화의 명장면들이 해체되고 파괴되는 데서 일종의 후련함을 느끼는 한편, 우리가 영화에서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습들이 사실은 얼마나 비논리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슈퍼히어로’ 같은 패러디 영화는 그냥 순간의 농담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오래 물고 있으면 금방 질려 버리는, 너무 달고 자극적인 사탕 같은. 가끔은 관습을 조롱하며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는 ‘스페이스볼’‘불타는 안장’ 같은 수작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쓱 웃어 버리고 지나쳐 버리는 말장난 같은 것들이다. 상식적이고 고정된 현실에 대한 욕설과 배설로도 의미를 갖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 영화평론가
  • [열린세상] 쇠고기 문제는 끝났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열린세상] 쇠고기 문제는 끝났다?/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며칠전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쇠고기문제는 끝났다.’고 선언하였다. 그럼에도 국회의 쇠고기 국정조사가 시작되고, 비록 그 빈도와 강도는 다르더라도 거리의 촛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언제까지 이 촛불이 계속될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공권력을 동원해 힘으로 억누른다고 문제가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촛불의 압력에 밀린 정부측이 억지춘향이 격으로 협상에 나서 미국측으로부터 양보랍시고 가져온 것이 이른바 미농무부의 ‘품질시스템평가(QSA)’라는 것이다. 물론 한시적인 민간업자간 양해각서(MOU)이다. 이것이 얼마나 갈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미국측은 가급적 빨리 끝내기를 원하고, 정부측은 좀 더 가져가기를 원할 게다. 그래서인지 지난 6월 협상대표의 서명조차 없는 합의를 무슨 큰 업적인 양 기자회견에서 들이밀 때, 정부측은 ‘기한없이 경과조치’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다. 모든 경과조치는 본질상 ‘한시적인’데 ‘기한이 없다’니 소가 웃을 노릇이다.MBC PD수첩에서 ‘CJD’를 ‘vCJD(인간광우병)’라고 했다 해서 그 무슨 대단한 음모라도 되는 양 마녀사냥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경과조치’를 ‘기한없이 경과조치’라고 대국민 발표를 감행한 정부측의 왜곡은 누가 수사할 것인가. 우리 모두는 서방의 언론조차 CJD와 vCJD를 준별해 쓰지 않는 마당에, 이를 구분하지 않았다고 검찰이 수사까지 마다않는 세계 최선진의 희한한 과학초강국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정부 스스로가 저지른 ‘기한없이 경과조치’라는 이 황당한 말장난도 검찰이 수사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앞뒤가 맞다. 지난해 한·미 FTA 타결 직후 미 무역대표부는 산하 ‘자문위원회’에 협정문에 대한 평가 및 자문을 의뢰한 적이 있다. 협상의 모든 분야에 걸쳐 민간전문가 및 관련 업계 등의 자문을 구하는 이 절차는 미국 통상법에 따른 것이다. 다수의 분과 자문위 가운데 하나가 ‘농업무역정책자문위(APAC)’이다. 이 위원회가 2007년 4월27일자로 제출한 결과보고서는 쇠고기 위생검역 관련 3가지 미해결 핵심쟁점으로 다음을 언급하고 있다. 첫째 쇠고기 도축장 검사의 ‘동등성’ 즉 미 도축장 승인권 및 취소권을 미국정부에 넘길 것, 둘째 한국 수입검역서 기재내용의 간소화, 셋째 “매우 중요한 것으로 미 농무부 농업판촉국(AMS)이 승인한 생산과정프로그램(PVP)을 한국이 인정할 것” 미농무부는 쇠고기 위생검역 관련 각종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그중 수출용 쇠고기에 대한 것이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18일 한·미 쇠고기 합의가 있기까지,‘30개월 미만의 살코기’가 말하자면 한국에 대한 미 농무부의 EV였다. 그런데 4월 합의 결과 위 3가지 미해결 쟁점가운데 첫 번째, 두 번째 모두가 해결되었고 EV는 폐지되었다. 전국민적인 항의물결에도 불구하고 ‘재협상’이 아니라,‘추가협의’에 나선 정부 역시 처음에는 EV를 운운하다가 결과적으로 QSA를 협상결과로 가져와서 ‘재협상에 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한·미 FTA 협상 직후 미축산업계가 미해결쟁점으로 한국에 요구한 것이 생산과정증명(PVP)인데, 이것과 추가협상을 참 잘해서 가져왔다는 QSA는 어떤 관계인가. 미 농무부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QSA는 PVP와 비교해 그 요건이 한층 완화되고 범위도 제한적이다. 같은 품질 증명이라도 아랫등급이라는 말이다. 즉 QSA는 수출용에 적용되는 EV는 말할 것도 없고, 미 축산업자가 요구하던 PVP보다 못한 것이다. 이제부터 미국산 쇠고기는 ‘QSA Korea’를 가슴에 붙이고 시장에 등장할 것이다. 해서 이 모든 것이 “미 업자 보시기에 참으로 좋았더라!” 이해영 한신대 경제학 교수
  • “불장난? 이문열씨, 말장난 함부로 하다간… “

    소설가 이문열씨가 17일 촛불집회를 ‘불장난’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과 관련,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18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이문열씨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면서 “말장난을 함부로 하다가 국민들에게 크게 비판을 받고 국민들의 노여움을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실장은 “(이씨의 말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무엇을 바라고 원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함부로 된 발언”이라며 “개인적 명망을 이용해서 (촛불집회를) 함부로 폄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씨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나 친정부적 성향에 따라 (촛불집회의 참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대통령 지지율 조사에서 여론조작이 있었음이 확실해졌다.느닷없이 공영방송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 그 근거’라는 이씨의 발언에 대해 박 실장은 “굉장히 유치한 발상”이라며 “李 정부의 방송사 장악 음모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실장은 “이문열씨가 유명소설가는 맞지만 4000만분의 한 명일 뿐”이라며 “색안경을 쓰지 말고 세상에 마음을 열고 살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촛불장난 너무 오래 한다”

    “촛불장난 너무 오래 한다”

    소설가 이문열(60)씨가 17일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장난을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네티즌들이 보수언론 광고주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범죄행위이고 집단난동”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씨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20일까지 재협상 발표가 없으면 정권퇴진운동도 불사하겠다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의 움직임과 관련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12%대까지 하락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 “성급함, 부주의함, 말과 의욕이 앞서가는 것”을 꼽으면서도 “사실 이상한 형태의 여론조사를 믿지 않으며, 사회적 여론조작이 개입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수입 반대)’ 하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공영방송을 사수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여론조사 개입이 확실해지는 것 같았다.”며 “정부 대변인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영방송의 경우, 정부에 인사권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네티즌들이 보수 언론에 대한 광고중단 운동을 하는 것과 관련,“정부가 아직 시행하지도 않은 정책들을 전부 꺼내 가지고 반대하겠다고 하면서 촛불시위로 연결하는 것은 집단난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병이라는 것은 내란에 처했을 때도 일어나는 법”이라며 일종의 의병운동으로서 촛불집회 반대여론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진영의 위기에 대해서도 그는 “지난 선거를 통해 더 이상 물려받지 않아야 할 권위주의 시대 보수의 유산까지 전부 보수의 이름으로 들어오게 됐는데, 이것이 분열과 혼란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이문열의 ‘말장난’이야말로 도를 넘었다.”면서 격앙된 분위기다. 아이디 ‘oksusu31’은 “촛불장난이라니, 그럼 참여한 100만 시민은 장난친 어린애냐?”면서 최근 출간한 이씨의 소설 ‘초한지’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했다.‘할 말을 했지만 지나쳤다.’는 의견도 있었다.‘malchemy’는 “초기 촛불집회와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국민 다수의 의견을 한마디로 묵살해버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씨는 더 이상 보수진영의 논객이 아니라, 대중 민주주의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수구극우주의자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책꽂이]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전진성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원폭 후유증을 앓다 2005년 세상을 떠난 인권운동가 김형률의 삶을 되짚은 평전. 스스로를 ‘원폭 2세 환우’라 불렀던 그가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벌였던 인권운동의 면모와 원폭 2세들의 현실 등을 두루 살폈다.1만 2000원.●퀴리 가문(데니스 브라이언 지음, 전대호 옮김, 지식의숲 펴냄) 여성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개인사에 주목해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평전. 과학자 집안 출신인 남편 피에르 퀴리, 노벨화학상을 받은 큰딸 이렌 퀴리와 맏사위 프레데릭 졸리오, 작은 딸 이브 퀴리 등 마리 퀴리의 그늘에 가려졌던 주변가족들의 삶도 재평가됐다.2만 8000원.●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빌 브라이슨 지음, 강주헌 옮김, 추수밭 펴냄) ‘거의 모든 것의 역사’‘나를 부르는 숲’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저자가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유쾌한 필치로 풀어놓은 성장에세이. 유머가 넘치는 소소한 추억담을 빌려 1950년대 미국의 사회문화상까지 두루 넘겨짚게 하는 요령이 돋보인다.1만 2000원.●미국이 세계를 망친 100가지 방법(존 터먼 지음, 이종인 옮김, 재인 펴냄) 조지 부시, 월마트, 뉴욕타임스, 갱스터 랩, 패리스 힐튼…. 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데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것일까. 미국 MIT대 국제학연구소장인 지은이가 지구환경 파괴, 폭력적 상업주의를 세계에 퍼뜨린 주범으로 미국을 지목하고 구체적 ‘악행’들을 들췄다.1만 8000원.●아웃사이더 예찬(마이클 커닝햄 지음, 조동섭 옮김, 마음산책 펴냄) 영화 ‘디 아워스’의 원작으로 1999년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가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소박한 도시 프로빈스타운에서 보낸 삶을 정리한 여행산문집. 왜 그 도시가 망명자, 동성애자, 이상주의자 등 ‘아웃사이더’들의 천국이 됐는지를 알게 된다.1만 1000원.●마음의 해부학(토머스 해리스 지음, 조성숙 옮김,21세기북스 펴냄) 1969년에 출간된 뒤 세계적으로 1500만부가 팔린 심리학의 고전. 미국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프로이트가 말한 ‘이드’나 ‘초자아’의 개념은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는 데 쓸모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인간 심리에는 ‘부모자아’‘어른자아’‘아이자아’가 있는데,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아 ‘어른자아’를 발동하는 것이 곧 이성이며 편견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1만 5000원.
  • 강재섭 “쇠고기 국민기구 구성을”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나름의 후속 대책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성에 차지 않는다며 질책했다. 한나라당은 광우병 소 차단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지만, 정부는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회에서 6일 열린 최고 당정 고위협의회 풍경이다. 한나라당은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생할 경우 등이 생기면 개정 또는 재협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촉구했다. 이 과정을 한나라당은 ‘재협상’이라고, 정부는 ‘개정’이라고 표현해 혼선이 빚어졌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협의회에서 “‘광우병 괴담’으로까지 번진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의 오해와 불신, 불안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면서 “지금 당장 재협상하기는 어렵고,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국제 관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는 “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은 국제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정부는 총리와 관계 장관 직을 걸고라도 국민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생산적 토론을 보장하지만, 허위사실 유포행위나 불법시위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협의회를 마친 뒤 당정은 미 쇠고기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확인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당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후속조치 위주로 짜여졌고, 추상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당은 광우병의 발생이 현저하다고 보는 경우 재협상 가능성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이어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한나라당의 발표를 뒤집으며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민 정책관의 발표는 한나라당이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쓰며 협의회 결과를 설명한 뒤에 나왔다. 민 정책관은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히며 “특별한 상황이 있을 경우 수입위생조건 개정 요구를 할 수 있다.”며 ‘개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재협상은 지난 18일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을 무효화하고 국내 고시 이전에 다시 협상하는 것이고, 개정은 이번 수입조건이 시행되는 가운데 상황이 변해 새 수입조건을 맺은 것을 말한다는 설명이다. 개정이든 재협상이든 당장 전면 재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당정의 결정에 야당은 비난을 퍼부었다. 통합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고위 당정은 국민과 야당의 재협상 요구를 물타기 위한 쇼였고, 국민이 속아 넘어갈 때까지 거짓해명을 하겠다는 끝장 사기극”이라고 논평했다.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광우병 발생 위험이 현저하다고 판단하는 주체가 미국이라면 말장난에 불과한 얘기”라면서 “검역주권은 말 바꾸기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심야(深夜)「프로」 DJ 테이블 엽서더미 사연들은 희한도 한데

    한밤의 전파를 타고 번지는「라디오」의 심야 「팝송」「프로」는 젊은층의 독점「프로」처럼 그 인기는 놀랍다. 그런 탓인지 심야「프로」의 주역인 DJ「테이블」엔 청취자들로부터 신청곡과 함께 별의별 사연이 담긴 엽서가 매일 낙엽처럼 날아들어 쌓이고 쌓인다. 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DJ 이종환(李鍾煥)) TBC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DJ 최동욱(崔東旭)), DBS 『0시의 다이얼』(DJ 윤형주(尹亨柱))등 심야 「골든·프로」에 날아든 엽서가운데 「코믹」하고 특이한 내용의 엽서를 골라 살짝 공개해 보면-. -「퀴즈」문제 신혼여행가는 두쌍의 부부가 「하와이」행 배를 탔대요. 그런데 고놈의 배가 고래와 부딪쳐서 파산당했대요. (에고 불쌍해라) 휴대용 「튜브」를 펴서 간신히 어느 무인도에 상륙하게 되었대요. (준비성이 심하죠) 어느덧 세월이 흘러 두 부부사이에는 17세된 딸들을 슬하에 두게 됐는데 두집 엄마가 동시에 죽어버렸대요. 하루 아침에 고아 둘과 홀아비들이 생겼어요. 생각다 못해 상대편딸을 재취로 맞아들였대요. 양 집에서 동시에 아들을 낳았대요. 이 두아들들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답」= ○○아, 나는 너의 외삼촌이야, 아냐 내가 너의 외삼촌이야. 생각이 안나면 도표로 그려 보셔요. -「퀴즈」문제 달밝은 밤, 마루 밑에서 쥐한마리가 뭐를 질근질근 씹고 있었다. 그 쥐는 무엇을 씹고 있었을까? ▶「답」= 「검」좋아하네. 고독을 씹고 있었지. 쥐라고 어디 고독을 못씹나. -「퀴즈」문제 흰 양복이랄까, 「가운」을 입은 남자가 「알루미늄」으로된 「복스」를 들고 흰건물의 3층에있는 맨 끝방 앞에 아주 정중히 가선 말예요. 「노크」를 똑똑하면서 한말이 뭔지 아시겠어요. ▶「답」= 자장면 가져왔읍니다. 문제의 흰 「가운」의 사나이는 바로 중국집 「보이」였어요. 그럼 안녕.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참 기분이 그럴수 없어요.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둘이서 강의를 빼먹고 하숙방에서 뒹굴며 미래의 애인생각에 마냥 젖어 있었읍니다. 이렇게 하숙방에서 지내려면 「라디오」란 존재가 굉장한 위치를 차지한답니다. 오늘은 「퀴즈」문제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희도 한번 「퀴즈」문제 하나 내어 볼까요. 세계각국대표 30명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어요. 그런데 배가 파산이 되려고해서 SOS를 쳤는데 정원27명인 배가 왔어요. 결국 3명은 죽어야된다는 얘기죠. 그러자 미국사람 영국사람이 만세를 부르며 바다에 뛰어들어갔어요. 조금 있다가 한국사람이 대한민국만세를 부르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까요. ▶「답」= 옆에있는 일본인을 번쩍들어 물속으로 던졌다는 거예요. -「퀴즈」문제 나무에 새 세 마리가 가지런히 앉아있었읍니다. 사냥꾼이 총을 겨누니까 두 마리는 재빨리 날아갔는데 한 마리는 그대로 버티고 있었읍니다. 왜 그랬을까요? ▶「답」= 순 깡이죠 뭐-. -「퀴즈」문제 전선주에 새 50마리가 앉아 있었는데요. 포수가 오자 모두 다 날아 가버리고 한 마리만 계속 버티고 있었죠. 포수가 한방 갈겨 그 새를 떨어뜨렸는데요. 그 새는 떨어지면서 무어라고 말했을까요. ▶「답」= 야, 그 친구 참 명 포수로군-. 재미있는 「퀴즈」문제들을 많이 보내오기도하지만 그보다 엽서들은 그들 나름대로 읊은 시나 유명인의 시를 옮긴 것들이 대부분. 다음은 여고생인 탓인지 내용이 꽤 감상적. 시가 있고 협박이 있고 시사논설까지도 -제목= 생각하면 임을 생각하면/임은 멀어지고/그리움을 생각하면/임은 다가온다. 청춘을 생각하면/청춘은 멀어지고/아름다움을 생각하면/청춘은 다가온다. 꿈을 그리워하면/꿈은 멀어지고/재회를 그리워하면/꿈은 꾸어지니라. -그렇게/홀로 태어나/열여덟 계단을 뛰어오른/숨 가쁜 의식속에서/온통 가슴을 꿈으로 채우고는/그 꿈을 현실인양/ 지껄이며 살아가는/모순 투성이 도시 계집아이. 자기만을 알며/자기만을 사랑하고/자기만을 위해 살자는/「에고이스트」그 이름…. -밤이 깊었읍니다. 친구와 종일 방황했읍니다. 다방, 빵집, 극장도 기웃거려보고 명동에도 나가 보았읍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수로 가슴을 채우고 피곤으로 맥을 잃었읍니다. 이제 남은건 공허한 마음뿐이군요. 사춘기탓일까요. 이런 여심(女心)이 부탁하는 노래한곡….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내 마음은 울고있다.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그녀의 얼굴. 바람센 오늘은 더욱더 그리워. 내마음은 온종일 울고있으니, 오오! 숙이 너는 어디서 지조없게 바람을 피우고있는지. 엽서중엔 괴상한 사진을 붙여서 보내온것도. -그림(여자가 한손에 담배를 들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어요. 난 이런 여자가 되면 어떻게 할까. 만일 내가 담배를 피운다면 나머지 한손에는 담배피우는 죄로 책을 들고 있겠어요-. 한편에서는 신청곡 틀어 주지않는다고 DJ에게 은근한 협박조도 수두룩. -「별밤」에 보낸 엽서로 하숙비가 축날정도요. 꼭 좀 신청곡들려주쇼. 이번에도 안틀어주면 소각해도 좋지만, 그러나 사나이는 엉엉울거요. 그런가하면 슬쩍 전파를 통해 사연을 전하기도. -밤에 「멜로디」를 들으면 고향생각, 집생각, 무척나죠. 햇병아리 육군 ○○○씨, 집생각 애인생각, 막걸리 생각말고 40일의 훈련을 열심히 받고 씩씩한 군인이 되길 빌며 한 곡조-. 이런것들과는 달리, 엽서가운데는 시사성이 있는것도 적지않다. 「마나슬루」를 오르던 김기섭 선배의 비보에 접했읍니다. 비록 만나 본일도, 대화를 나눠본일도 없는 그였건만 우리 백만산악인을 대표하여, 억겁의 신비에 싸인 「히말라야」에 도전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무척 친근미를 느꼈읍니다. 천길의 암벽에서 한「자일」에 서로의 몸을 묶은채 호흡하고 미소짓는 나의 동료 이상으로 말입니다. 산을 사랑해서 산에서 살다 산에묻힌 김기섭 선배의 영전에 삼가명복을. [선데이서울 71년 6월 20일호 제4권 24호 통권 제 1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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