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말이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열정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정리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금속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 종전
    2026-08-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7,128
  • 문 정부 부동산 정책 비판한 조기숙에 “탐관오리 후손”

    문 정부 부동산 정책 비판한 조기숙에 “탐관오리 후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28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결국 삭제했다. 조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하셨구나, 큰일 나겠다”고 싶었다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이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의 이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과거 청와대 핵심참모가 배신의 길에 들어섰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특히 조 교수는 2017년 문 대통령의 방중 당시 한국 사진기자가 중국측 경호 인력으로부터 폭행을 당하자 “한국 기자가 경호라인을 넘었던 것으로 진상이 밝혀진다면 한국언론은 대통령 경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중국)경호원을 칭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은 맞아도 싸다며 권력의 편에 아첨하던 그녀는 결국 증조부가 조선말기 조선백성의 피고름을 짜던 탐관오리 조병갑”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 교수가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1990년대 일본 거품 경제 붕괴를 모른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1985년 미국과의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은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풀었으며 당시 조 교수의 주장과 달리 도쿄 등 중심부의 부동산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일본 도쿄 중심부 집값은 별로 떨어진 적도 없다며 일본 신도시의 몰락을 수도권 집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과거 페이스북에서 지난 총선 당시 고민정 의원과 경쟁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기사 댓글을 보고 “노무현, 문재인을 프로필에 내걸고 벌어지는 관심법과 천박한 말의 성찬에 절망감이 몰려왔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급식 보존했다더니…‘햄버거병’ 유치원 조리사 “남은 게 없어서…”

    급식 보존했다더니…‘햄버거병’ 유치원 조리사 “남은 게 없어서…”

    원장 “급식, 보존식으로 보관…간식은 못해”조리사 “아욱된장국 등 일부 급식 보관 못해”안산시 “간식 보관 몰랐다는 것도 말이 안돼”식중독 사고 지연 신고도 과태료 부과 검토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산시 상록구 A유치원이 ‘배식전 보존식 확보’ 규정을 위반하고, 원생들에게 먼저 배식한 뒤 남은 음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규정상 보존식은 배식을 하기 전에 미리 확보해야 하지만, 이 유치원은 이 규정을 아예 지키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식중독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안산시는 29일 “해당 유치원 조리사로부터 ‘남은 음식이 없어 아욱된장국 등 일부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는 A유치원이 원생들에게 배식을 먼저 한 뒤 남은 음식으로 보존식을 보관해 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보존식은 배식하기 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유치원은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가지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상태다. A유치원 원장은 지난 27일 저녁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급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으로 보관을 했지만, 저의 부지로 방과 후 제공하는 간식은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며 “고의로 보존식을 폐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보관된 음식에는 아욱된장국과 우엉채조림 등 간식이 아닌 정식 식사로 제공된 요리도 포함돼 있다. 시 관계자는 원장 해명에 대해 “간식이 보존 대상인줄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영양사와 원장 등이 수시로 급식과 관련한 교육을 받는데 어떻게 간식이 보존식 대상이라는 사실을 모를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시는 A유치원이 식중독 사고를 지연 신고한 것으로 보고 추가 과태료 부과를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유치원은 12일 첫 식중독 증상 어린이가 발생한 이후 월요일인 15일 많은 원생이 등원하지 않았다면 이유를 조사하고, 상황을 파악한 뒤 식품위생법에 따라 신속히 시 보건당국에 신고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이 유치원은 16일 오후가 돼서야 시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 유치원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확진자는 1명이 늘어나 누적 확진자가 58명이 됐다.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 환자는 1명이 늘어 16명(원아 14명·가족 2명)이 됐다. 현재 4명이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HUS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 중 하나로 1982년 미국에서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신장에 심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전문가 “문재인 정부는 남북통일 비전 없어…일본도 알아야”

    日전문가 “문재인 정부는 남북통일 비전 없어…일본도 알아야”

    오랜 기간 한반도를 연구해 온 일본인 교수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통일정책을 갖지 않은 최초의 한국 정권’이라며 아베 신조 정권은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국에 대한 합리적인 외교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비교정치학)는 일본 최대 출판사 고단샤의 인터넷 매체 현대비즈니스에 기고한 ‘북한이 아무리 거칠게 굴어도 문재인 정권에는 타격이 되지 않는 이유’라는 글에서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은 영문을 알 수 없는 나라’, ‘문재인 정권은 지리멸렬’ 등과 같은 말이 나돌며 한국의 비합리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고 서두를 꺼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현상이 일본 측이 갖고 있는 편견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무라 교수는 일본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서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 고려대 초빙교수 등도 지냈다. 보수우파의 시각에서 한일관계를 바라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일본이 갖고 있는 편견으로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꼽았다. 이어 ‘한국은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일을 향해 움직일 것’, ‘문재인 정권은 진보(혹은 좌파) 성향이어서 북한 체제에 강한 친근감을 갖고 있는 만큼 통일을 지향하고 있을 것’ 등 2개의 믿음을 이러한 편견의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일본의 편견과 같이 단순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 이유는 문재인 정권이 통일의 실현을 정부의 목표로 삼아왔는지 자체가 매우 의심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무라 교수는 “문재인 정권 출범 당시는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거듭하던 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장이라도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면서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2017년 5월 탄생한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외교적 당면 목표는 긴장 완화를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출범 초기 문재인 정권의 외교적 목표는 대화 자체였기 때문에 ‘그 다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았으며 이는 문재인 정권의 ‘통일정책 부재’로 귀결됐다고 했다. “민족의 비원인 통일의 해법을 간판정책 중 하나로 제시하는 게 역대 모든 한국 정권의 통례였으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정권 출범 직후에도 통일 실현에 대한 준비된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 즉, 문재인 정권은 1948년 한국 정부 수립 이후 통일정책이 없는 최초의 정권이 됐다.” 기무라 교수는 “일본은 문재인 정권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통일을 포함한 뭔가 큰 것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이 지리멸렬하게 보이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은 북한과 대화를 계속함으로써 (통일이 아닌) 한국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것이며, 이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낡은 색안경을 벗고서 한국을 바라볼 때 그들은 우리에게 더 단순하고 당위성 있는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며,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그들의 지향점을 파악해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게 가능해질 것임에 틀림없다”고 글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재정 “간식은 보존식 아냐”…“제대로 확인했나” 비난에 사과

    이재정 “간식은 보존식 아냐”…“제대로 확인했나” 비난에 사과

    안산 유치원 식중독 사건 관련이재정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 아냐”“정확히 알고 하는 말이냐” 거센 비난 일자“제대로 확인 못한 저의 큰 잘못” 공개 사과학부모들 “몰랐다고 하면 다냐” 거센 비난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29일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의 한 사립유치원이 간식을 보존식으로 보관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간식은 법적으로 보존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가 피해 학무보 등의 거센 항의에 3시간여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했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집단급식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방송 인터뷰에서 ‘간식’이 보존식이 아니라고 한 것은 식품위생법의 규정과 유치원의 업무 매뉴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저의 큰 잘못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오전 2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률을 보면 간식을 보존해야 한다는 게 없다”고 말했다. 보존식 의무를 규정한 식품위생법((88조 2항)에 ‘간식’이 적시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또 “관행적으로 (간식 보존식 보관을) 안 해온 것”이라며 “고의로 폐기했다면 문제지만 간식은 이같은 법률적 문제가 있어 고의적 폐기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다. 안산 A유치원은 보건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조림(11일 점심), 찐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이 보관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방송 인터뷰를 접한 피해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교육감의 발언이 ‘보존식 보관 미흡’을 이유로 해당 유치원에 과태료를 처분한 보건당국의 판단과 상반되는 주장인데다, 보존식을 폐기한 유치원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피해 학부모들의 입장과도 배치됐기 때문이다.이 교육감은 항의가 거세자 방송후 3시간여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사전에 모든 자료를 확실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발언한 점에 대해 피해 학부모님들과 피해 학생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 문제로 인해 관련된 여러 기관에 혼선을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사후에 필요한 여러 조치와 재발 방지는 물론 급식의 제도와 운영에 있어서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와 네티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해당 지역 교육 수장인 경기 교육감이 보건 당국의 발표내용과 언론 보도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집단 식중독 피해 유치원 학부모 A씨는 “학부모들이 항의하니 저렇게 핑계 대면서 정정하는 거 아니냐”며 “처음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검토하고 인터뷰해야 하는 거 아닌가. 몰랐다고 하면 다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간식 보존식을 고의로 폐기한 것은 아니며 저의 무지로 인해 그런 것”이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심리학의 세상유람] 학대받은 아이뿐 아니라 학대한 부모도 반드시 심리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현재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잘 살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그램 중, 관에 들어가 죽기 전에 자신이 지내온 삶을 회고해 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물론 사람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깜깜하고 밀폐된 공간 안에 들어간 순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고 순식간에 감당하기 힘든 불안과 공포감이 엄습해 와 바로 관을 박차고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는 지금까지도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사도세자가 갇힌 뒤주는 그나마 컸을까? 충남 천안의 남자 어린아이는 자신의 몸 크기보다 작은 여행가방 안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섭고 공포스러웠을까? 쇠사슬로 목이 묶이고 욕조에 담기며 달군 프라이팬으로 고문과 같은 학대를 당한 또 다른 아이의 고통은 어떠했을까? 최근의 이러한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들의 내용은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워 할 말을 잊게 된다. 그것도 부모가 한 일이라니. 인간 중에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있다는 말이 사실일까? 필자는 어떠한 이유로든 자녀에게 학대를 일삼는 행위는 중대한 범죄이며, 엄중한 법적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는 일단 성격적으로 반사회성이나 분노조절장애 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성격은 특히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고, 반성을 하거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바꾸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법적인 처벌 뿐 아니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심리상담도 받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부모가 변할 수 있고 다시는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또한, 학대를 받은 아이는 어떨까? 아마도 그 아이는 학대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인하여 평생 씻기 힘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 아이를 온전한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이 아이에게 부모의 존재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원인으로 작용하여 더 많은 정신적 고통과 증상을 발생시키고 심각하게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아이는 부모와 분리되어 살게 하고, 장기간의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이 아이가 받은 학대 수준을 고려하면 아마도 평생 심리상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필자는 30년 동안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들 중에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인하여 오랜 기간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특히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크면 클수록 성장 후에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반드시 심리상담을 통해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심리상담을 누가 할 것인가? 이 대목에서 필자는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심리상담을 누가 제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가에서는 심리학 석사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수년간의 임상경험을 마친 심리학자들이 심리학적 상담을 할 수 있는 국가 자격증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법적 제도로서 심리서비스법을 제정하여 심리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자격을 부여하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신뢰할 만한 전문적이고 과학에 기반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현섭 한국심리학회 회장·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
  • 반기문 “미세먼지 중국 영향은 30%…우리 책임이 더 커”

    반기문 “미세먼지 중국 영향은 30%…우리 책임이 더 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29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서 중국의 영향은 과학적으로 30% 정도”라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후 악당에서 기후 선도국가로, 그린뉴딜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강화’ 간담회에서 “몽골, 북한 등에서도 미세먼지가 날아오지만, 우리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반 위원장은 한국이 국제사회 일각에서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비판받는다고 전했다. 기후 악당이란 석탄 소비가 좀처럼 줄지 않는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를 비판하는 말이다. 그는 “기후 악당이라는 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가 제일 먼저 보고드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들어간 나라가 ‘악당’ 소리를 듣는 것은 불명예스럽다”면서 “한국이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35위, 36위에 들어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미 G7(주요 7개국)에 해당한다. 이런 오명은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정부가 석탄 에너지 비중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2034년의 목표치가 1990년 당시 수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다. 갈수록 잘해야 하는데 갈수록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고 대통령 위원회가 생긴다. 무질서하게 산재해 있는 각종 위원회를 정비해 대통령 직속 환경 관련 위원회들을 통폐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정은 무엇인가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정은 무엇인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2017년 5월 취임 직후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서 “임기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우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약속 후 3년이 훌쩍 지난 2020년 6월 말이 되어서야 인천공항공사는 1900여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청와대 게시판에는 공기업 정규직화를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논쟁은 무엇이며 ‘공정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한국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숫자가 많고 (임금 노동자의 48%)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크다. 임금(비정규직은 정규직의 65%)은 물론, 후생복지(상여금, 퇴직금, 고용보험, 연금보험) 혜택에서 큰 차별을 겪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으로의 이동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에서 비정규직이 1년 후 정규직이 될 평균은 40%, 3년 후 평균은 60%라고 한다. 한국은 그 가능성이 1년 후 11%, 3년 후 22.4%로 무척 낮다.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노동자 10명 중 3년이 지나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2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렇게 고착화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은 불행하게도 이 둘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고 강화한다. 이런 노노갈등을 통해 이익을 보는 건 당연 기업과 자본가들이다. 모기업과 자회사, 본청과 하청, 사내하청과 사외하청으로 줄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모든 곳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심어놓는다. 이를 통해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법적인 책임을 회피한다. 분열되어 갈등하는 노동자들은 기업과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하기보다는 서로를 비난하게 된다. 건강한 노동시장은 좋은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기는 해야 하지만, 비정규직이 제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이 일정 정도 있더라도 이들이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고, 그 이동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이루어지면 된다. 그래야 인적 자원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배치되고, 노동자가 갖고 있는 기술과 숙련 정도가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 다수의 노동자들이 합당한 보상을 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창의력과 헌신성이 높아지고 생산성도 향상된다.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사정을 조금만 들여다보자. 1만 1000명이 넘는 인천 공항 직원 중, 정규직이 1400여명이고 비정규직이 9800명 정도 된다. 직원의 87%가 비정규직 또는 간접 고용이라는 그 놀라운 비율 때문에 문 대통령도 취임 초기 인천공항공사 방문을 통해 비정규직 해결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 발표 이전에 7600여 용역 노동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긴 했다. 일종의 꼼수 정규직화 방법이었는데, 이는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화한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용역, 파견, 협력 업체에 소속되어 일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된 보안검색요원은 그간 외부 경비업체가 고용하던 1900여명이다. 이들이 공사의 정규직이 된다고 해서 수행할 업무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임금이 상승하고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 보안검색요원이 정규직이 되었기에 내년 정규직 공채 숫자가 줄어들까 염려하는 것은 근거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는 의미다. 정규직은 어차피 공항 업무의 핵심 사무직을 중심으로 뽑기에 분야가 아예 다르다. 이들에 대한 안정적인 일자리와 합리적인 대우가 중요하듯, 보안검색 요원의 직장 안정성과 합당한 대우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항 운영에 중요하다. 하지만 정규직화에 대한 이런 ‘수세적인’ 설명과 팩트체크 이전에 우리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정’하지 않다고 청와대 청원까지 해가며 반대하는 취업준비생들의 문제 제기는 과연 공정한가? 시험 점수가 절대적 기준이 되어 노동자들 사이에 다른 계급을 만드는 것은 공정한 제도인가?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은 온당한가? 당신이 높은 시험 점수를 받는 것은 과연 노력의 결과만일까? 시험 공부고 높은 점수를 받는 것 자체가 ‘계급·계층 불평등’의 결과는 아닐까?
  • [세종로의 아침] 퇴직자에게도 평생 월급 주는데…지원금쯤이야/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퇴직자에게도 평생 월급 주는데…지원금쯤이야/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 국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나눠줬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고기 파티도, 가족 외식도 못 했지만 치과에 가고 안경도 맞추며 알토란같이 쓰고 있다. 가혹한 임금 삭감에 생활보조금을 받는 처지이고 보니 정부 지원금은 정말 요긴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다. 4인 가구는 100만원, 1인 가구는 40만원씩의 차등 지원으로, 가구원 수에 의한 차별이자 출산·결혼 장려 정책의 역행이라고 지적하고자 한다. 부모를 모시거나 자녀를 둔 가정이 특혜를 받자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될 일이다. 또 한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면서 세금을 내는 외국인에게도 재난지원금을 나눠주면, 한국이 국제 사회를 향해 좀더 열린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계속되는 세계 경제 충격에 우리 경제도 무척이나 힘들다. 특히 동네 가게는 숨이 간당간당하다. 더 나빠지기 전에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다시 한번 지급할 것을 촉구한다. 한계 상황에 이른 동네 가게를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이런 동네 가게가 문 닫으면 가정이 위태롭고, 사회가 불안해진다. 문재인 정권은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내년에 지원금을 풀려고, 지금은 금고를 잠그는 꼼수를 쓰는 정부는 아니라고 믿기에 하는 당부다.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자영업자들은 폐업해 버리고 만다. 그때는 지원금 투입이 늦은 사후약방문 격이다. 이번에는 외국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자. 정부 재난지원금에 대해 ‘공짜 점심’은 없다며 나중에 몇 배의 세금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귀담아들을 대목도 있지만 증세 이전에 세금이 줄줄 새는 부분부터 바로잡을 일이다. 정의기억연대 사태에서 보듯 수입·지출 처리에 난맥을 보이거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는 시민단체에 대해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끊어야 한다. 또한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와 같은 급하지 않은 공사에 나가는 예산을 잘라도 세금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도블록 교체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들만의 예산 순환 논리다. 이런 공사 배경에는 선거 때 ‘물심’으로 도운 이들에게 하는 보은이나 지역 의원들과 관련된 업체가 끼어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세금 먹는 ‘하마’인 공무원 연금 개혁이 시급하다. 공무원 생활 30년 남짓보다 더 긴 퇴직 후 40년 이상을 다달이 300만~400만원을 세금으로 월급 받듯 하는 것은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다. 행정부는 갖은 이유로 타당성을 설명하지만 궤변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무원 연금에 2019년부터 10년 동안 30조 9000억원의 국가 보전이 필요하다. 올해 2조 2000억원, 8년 뒤인 2028년엔 5조 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퇴직 공무원이 생활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해외로 놀러 나가는 비용마저도 국민이 내고 있으니…. 평균 월급 530만원 이상인 현직 공무원은 얼마든지 퇴직자들의 연금을 감당할 수 있다. 국민에 서비스하지 않는 퇴직자마저 세금으로 평생 죽을 때까지 받는 데가 공무원 말고 또 어디 있나. 이러니 대한민국은 공무원이 주인 노릇 하는 ‘공주(公主) 공화국’이라니 퇴직 공무원까지 먹여 살리는 ‘국민이 봉’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찾아보면 세금 누수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공무원 개혁, 특히 연금 개혁은 무엇보다 저항이 거세다. 하여 국회가 초기에 나설 일이다. 출범 한 달이 넘도록 갈피를 못 잡는 ‘슈퍼 여당’은 행정부의 시녀가 아니라, 행정부를 감시하고 개혁하라는 것이 국민이 부여한 21대 국회의 소명이다. 공무원 연금에 세금 투입만 끊어도 국민은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고, 국회는 박수를 받을 일이다. chuli@seoul.co.kr
  • 내가, 남길, 노랠, 찾아야 돼 … 절망의 위로

    내가, 남길, 노랠, 찾아야 돼 … 절망의 위로

    “내게 불을 붙여 줘.” 암울한 1930년대 미국 뉴욕, 자신의 곡을 쓰고 싶어 골몰하는 가난한 예술가 ‘로저’와 마약중독에 시달리는 ‘미미’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된다. 사소하고 자주 꺼지기도 하는 담배에 붙일 작은 불꽃이 어느덧 두 사람의 마음을 타오르게 한다. 기타를 치는 뒷모습에서 시작해 어느새 관객들의 마음에 뜨거움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 오종혁의 로저 연기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막을 연 뮤지컬 ‘렌트’에서 열연하고 있는 오종혁과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처음엔 기타만 잡는 로저 이해 못 해 무대에서 오종혁은 시종일관 기타 하나를 쥐고 고민한다. 그가 연기하는 로저는 에이즈 보균자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로저는 월세 낼 돈도 없어 건물주인 친구에게 쫓겨날 처지다. 죽기 전에 의미 있는 곡 딱 하나를 쓰겠다는데 주변에선 그의 시간과 공간을 모두 방해한다. 객석과 등 돌리고 기타를 만지작거리거나 미간을 찌푸리고 친구들에게 짜증을 내는 게 극 초반부터 한참 동안 로저의 모습이다. 그런데 방해물로 여겼던 미미의 유혹도 서서히 사랑이 되고 친구들의 존재는 점점 로저의 의지를 더 굳혀 준다.오종혁은 처음엔 ‘마크’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고 한다. 마크는 무대 위에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갖고 사는 인물로 로저의 친구이자 극의 해설자다. 마크 역시 영화 제작자이자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애쓴다. 오종혁은 “마크 역할이 연기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역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오디션 현장에서 제작진은 “딱 로저인데 왜 마크를 하려고 하느냐”며 그 자리에서 로저 역을 맡겼다. ●가슴으로 따르다 보니 알게 된 로저의 감정 오종혁은 “생각보다 너무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캐릭터라 그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면서 “암담한 상황에서도 뒤돌아 앉아 기타만 잡고 있는 그 이해 안 되는 행위들을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끝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친구라는 결론을 내렸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의 느낌을 따르다 보니 오히려 연기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저의 노래에 대한 갈망은 ‘원 송 글로리’(One Song Glory)에서 폭발한다. 여기서 오종혁은 서정적인 멜로디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내가, 남길, 노랠, 찾아야 돼”라며 단어마다 뚝뚝 끊어 힘주어 부른다. “죽어 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노래를 찾기 위한 절박함 뿐 아니라 갖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영광과 아름다움에 대한 답답함을 절실하게 녹이려고 했다”며 “객석에선 과하게 들릴 수 있지만 모든 단어에 감정을 실어 불러야 로저의 처절함이 그려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꽉 찬 에너지,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오종혁은 “무조건 희망만 노래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절망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라 특유의 폭발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1930년대 대공황에 빗대기도 하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돌아온 뮤지컬 ‘렌트’의 조각을 그려 내고 있는 그는 인터뷰 마지막까지 긍정의 목소리를 냈다. “불확실성이 크고 많은 분이 움츠러든 시기잖아요. 이 작품으로 조금이나마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제가 공연하면서 느끼는 이 꽉 찬 에너지와 행복감을 많은 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깜깜이 환자’ 11%인데… 스포츠 관중 허용 괜찮나

    ‘깜깜이 환자’ 11%인데… 스포츠 관중 허용 괜찮나

    방역 당국이 이번 주중 한국야구위원회(KBO)등과 협의해 스포츠 행사 관중 입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직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환자 발생이 통제되고 있다고 보고 스포츠 행사 관람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인데, ‘깜깜이 환자’가 11%에 이른 상황에서 시기 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30일까지는 관련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2주 단위로 5월 29일부터 6월 13일까지 9.2%(56명), 6월 6일부터 20일까지 10.6%(69명), 6월 13일부터 27일까지 11.6%(70명)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깜깜이 환자는 지역사회에서 연결 고리를 추적할 수 없는 n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 어떻게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제대로 확인이 안 되는 환자가 늘면 역학조사 속도가 환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방역의 통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 행사 관중 입장을 허용하면 자칫 또 다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포츠 행사 관람에는 노래 부르기와 함성 등 비말이 많이 튀는 행위가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도 이를 고려해 관중 입장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분위기다. 스포츠 행사 관중 입장이 허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1단계(생활방역)뿐이다. 이날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3단계로 나누는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50명 미만이면 1단계, 50~100명 미만이면 2단계, 100~200명 이상이면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또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은 1단계에서는 5% 미만이 유지돼야 하며, 3단계에서는 급격한 증가가 확인돼야 한다.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은 1단계는 감소나 억제 추세, 2단계는 지속 증가, 3단계는 급격한 증가가 확인돼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깜깜이 감염 갈수록 늘어 11.6%… 위중·중증환자도 증가

    깜깜이 감염 갈수록 늘어 11.6%… 위중·중증환자도 증가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깜깜이 환자 비중이 11%를 넘어섰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는 2주 단위로 5월 29일부터 6월 13일까지 9.2%(56명), 6월 6일부터 20일까지 10.6%(69명), 6월 13일부터 27일까지 11.6%(70명)로 증가추세다. 깜깜이 환자는 지역사회에서 연결고리를 추적할 수 없는 N차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언제 어떻게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제대로 확인이 안 되는 환자가 늘어나면 역학조사 속도가 환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방역체계의 통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깜깜이 환자가 주로 지역사회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층 중심으로 위중·중증 환자의 비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위중·중증 환자는 6월 15일 20명에서 18일 27명, 20일 33명, 24일 38명으로 증가 추세다. 앞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깜깜이 감염”이라며 “깜깜이 감염이 취약계층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의료기관, 요양병원, 요양원 등으로 전파돼 고위험군의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오종혁 “치열하게 고민한 ‘로저’ 연기… ‘렌트’는 절망 속 희망 찾는 에너지”

    오종혁 “치열하게 고민한 ‘로저’ 연기… ‘렌트’는 절망 속 희망 찾는 에너지”

    “내게 불을 붙여 줘.” 암울한 1930년대 미국 뉴욕, 자신의 곡을 쓰고 싶어 골몰하는 가난한 예술가 ‘로저’와 마약중독에 시달리는 ‘미미’의 사랑은 이렇게 시작된다. 사소하고 자주 꺼지기도 하는 담배에 붙일 작은 불꽃이 어느덧 두 사람의 마음을 타오르게 한다. 기타를 치는 뒷모습에서 시작해 어느새 관객들의 마음에 뜨거움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 오종혁의 로저 연기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막을 연 뮤지컬 ‘렌트’에서 열연하고 있는 오종혁과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무대에서 오종혁은 시종일관 기타 하나를 쥐고 고민한다. 그가 연기하는 로저는 에이즈 보균자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로저는 월세 낼 돈도 없어 건물주인 친구에게 쫓겨날 처지다. 죽기 전에 의미 있는 곡 딱 하나를 쓰겠다는데 주변에선 그의 시간과 공간을 모두 방해한다. 객석과 등 돌리고 기타를 만지작거리거나 미간을 찌푸리고 친구들에게 짜증을 내는 게 극 초반부터 한참 동안 로저의 모습이다. 그런데 방해물로 여겼던 미미의 유혹도 서서히 사랑이 되고 친구들의 존재는 점점 로저의 의지를 더 굳혀 준다. 오종혁은 처음엔 ‘마크’로 오디션을 보러 갔다고 한다. 마크는 무대 위에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갖고 사는 인물로 로저의 친구이자 극의 해설자다. 마크 역시 영화 제작자이자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애쓴다. 오종혁은 “마크 역할이 연기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역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오디션 현장에서 제작진은 “딱 로저인데 왜 마크를 하려고 하느냐”며 그 자리에서 로저 역을 맡겼다.오종혁은 “생각보다 너무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 캐릭터라 그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썼다”면서 “암담한 상황에서도 뒤돌아 앉아 기타만 잡고 있는 그 이해 안 되는 행위들을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끝내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친구라는 결론을 내렸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의 느낌을 따르다 보니 오히려 연기가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저의 노래에 대한 갈망은 ‘원 송 글로리’(One Song Glory)에서 폭발한다. 여기서 오종혁은 서정적인 멜로디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내가, 남길, 노랠, 찾아야 돼”라며 단어마다 뚝뚝 끊어 힘주어 부른다. “죽어 가는 상황에서 마지막 노래를 찾기 위한 절박함 뿐 아니라 갖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 영광과 아름다움에 대한 답답함을 절실하게 녹이려고 했다”며 “객석에선 과하게 들릴 수 있지만 모든 단어에 감정을 실어 불러야 로저의 처절함이 그려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오종혁은 “무조건 희망만 노래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절망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라 특유의 폭발하는 에너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1930년대 대공황에 빗대기도 하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돌아온 뮤지컬 ‘렌트’의 조각을 그려 내고 있는 그는 인터뷰 마지막까지 긍정의 목소리를 냈다. “불확실성이 크고 많은 분이 움츠러든 시기잖아요. 이 작품으로 조금이나마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제가 공연하면서 느끼는 이 꽉 찬 에너지와 행복감을 많은 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일본처럼 집값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 주장은 뻥”

    “일본처럼 집값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 주장은 뻥”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조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그는 ‘슬기로운 전세생활’이란 제목의 글에서 요즘 전세가 씨가 말라 30평대 이상의 빌라, 아파트, 주택 가리지 않고 찾아도 이사할 곳이 없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나마 물건이 있는 곳은 심지어 보지도 않고 계약을 하고, 30평대는 월세가 있는 것도 아니라며 하루가 다르게 전세값이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부부가 교수로 일하며 전세로 살다가 19년 만에 경기도 일산의 집을 샀을 때와 비슷한 가격에 팔면서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고 개인사를 털어놓았다. 조 교수는 “일본처럼 우리도 곧 집값이 폭락한다던 진보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다 뻥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일본은 쓰러져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잃어버린 10년간 아파트 건설에 올인했고, 도쿄 인근에 신도시를 어마어마하게 지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신도시 아파트를 장만해 출퇴근하던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다시 도쿄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신도시는 공동화가 되었고 도쿄 집값은 꾸준히 오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일본 도쿄 중심부 집값은 별로 떨어진 적도 없다며 일본 신도시의 몰락을 수도권 집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지난 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와 부동산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곧 폭락할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듣고 “대통령이 참모로부터 과거 잘못된 신화를 학습하셨구나, 큰일 나겠다” 싶어 조 교수는 직접 쓴 책인 ‘대통령의 협상’에서 부동산 대책에 대한 부분만 문 대통령께 전달했다고 부연했다.조 교수는 문 대통령이 자신이 쓴 부동산 대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중에 딱 하나 분양가 상한제만 받아들였는데, 다른 대책과 함께하지 않는 분양가 상한제는 오히려 공급을 위축시켜 지금같은 전세대란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이 전문성 부족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 때 경험이 있으니 현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투기 같은 건 발을 붙치지 못할 거라고 믿었고, 공직자는 저처럼 일 가구 일 주택일줄 알았는데 신선한(?) 충격”이라며 “참여정부 때 고위공직자 중에는 다주택자가 많았던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이 정부 공직자는 다주택자가 많아서 충격을 받았고, 대통령과 국토부장관이 팔라고 해도 팔지않는 강심장에 다시 한 번 놀랐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니 운동권 세력도 과거의 보수정당처럼 신이 내린 정당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6·17 주택시장안정대책의 후속책으로 집값과열지역의 추가규제와 함께 다주택자에게 최고 4%까지 과세하는 보유세 강화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당신은 여기 살지 않아”...라틴계 주민의 차을 막는 백인 남성 논란

    “당신은 여기 살지 않아”...라틴계 주민의 차을 막는 백인 남성 논란

    자신의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멕시코계 주민의 차량을 막고 '당신은 여기 살지 않는다'며 인종차별한 백인 남성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백인 남성은 '미스터 카렌'으로 불리면서 결국 직장에서도 해고됐다. 미국 ABC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사건은 지난 23일 (현지시간) 저녁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위치한 소마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버클리 대학을 졸업하고 생물약제학 회사에서 일하는 멕시코계인 마이클 바라하스(28)는 당시 과일을 사가지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주차장 진입로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앞에 먼저 들어가던 휜색 SUV 차량이 멈추고는 움직이질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조수석에 있던 백인 남성이 다짜고짜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이 범죄자야 여기는 네가 들어올 곳이 아니야"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바라하스는 주차장 문을 열 수 있는 스마트키를 보여 주며 "나도 여기 주민이다"라고 설명했으나 해당 백인 남성은 막무가내로 "당신은 여기에 속하지 않아,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다. 바라하스는 "세상에 이런 인종차별을 겪다니"라며 한숨을 쉬며 "그래 경찰을 불러라"고 대답했다.그러나 경찰이 오기 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마침 주차장에 있던 다른 주민이 이 백인 남성에게 "저 사람 여기 주민 맞으니 빨리 차를 빼라"고 차를 손바닥으로 치는 순간 백인 남성이 불같이 화를 내며 차 밖으로 나와서는 도와주던 이웃주민을 폭행한 것. 여자친구가 백인 남성을 말렸지만 백인 남성은 "떠나지 않으면 총으로 쏘겠다"는 위협까지 했다. 바라하스도 너무나 충격을 받으면서 동영상은 마감한다. 결국 연락받은 경비원과 경찰이 도착했고 바라하스가 이 아파트 주민인 것이 확인 되었다. 휜색 차량에 있던 백인 남성은 윌리엄 비슬리라는 에이펙스 시스템의 직원인 것으로 발혀졌다. 해당 동영상이 SNS릍 타고 번지면서 백인 남성은 '미스터 카렌'으로 불리며 비난이 이어졌다. '카렌'은 갑질하는 미국 중년 백인 여성을 의미하는 속어지만 이 경우에는 백인 남성을 빗대어 말한 것. 에이펙스 시스템은 "우린 회사는 폭력과 인종차별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며 해당 직원을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소마 아파트도 "이번 사건을 조사중이며 우리는 주민을 향한 폭력, 차별, 혐오를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했다. 바라하스는 "나는 매우 가난한 이민자의 가정에서 자랐다. 당신은 여기에 속하지 않아라는 말이 얼마나 상처를 주는 지 안다. 피부색 때문에 이런 말을 듣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영어의 가장 흔한 욕 F***의 유래 얼마나 알고 계세요

    영어의 가장 흔한 욕 F***의 유래 얼마나 알고 계세요

    유월의 마지막 휴일인데 아침부터 상소리를 늘어놓아 송구하다. 애들은 저리 가셨으면 한다. 영국 BBC의 동영상 사이트 릴은 가끔 뜨악한 소재를 늘어놓곤 하는데 이달 초 영어 가운데 가장 상스럽게 쓰이는 단어, 함부로 네 글자 모두를 쓰지도 못하는 ‘F***’의 유래와 용례를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도 ‘근처에 자녀들이 있으면 다음에 시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전편찬자(Lexicographer)이며 어원 학자(etymologist) 겸 방송인인 수지 덴트가 동영상을 만들어 우리는 2분 50초로 요약된 시간 여행을 쫓아가면 된다. 언어학자들에게 영어 가운데 가장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단어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이 단어가 으뜸으로 꼽힌다. 문장 가운데 어느 위치에 들어가더라도 어색하지 않다. 명사로도, 형용사로도, 동사로도, 강조어로도, 일상의 이중 꾸밈 말로도(예를 들어 abso-****ing-lutely) 쓰인다. 심지어 현대 들어선 문법에 어긋나게 사용되는 일도 용인된다. 예를 들어 a **** off hat나 **** me shoes 같은 것들이다. 아무 데나, 아무렇게나 써도 다 말이 되고 이해가 된다. 우리네 전라도 말 ‘거시기’, ‘머시기’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부풀려 말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3세기 무렵이었다. 당시만 해도 경멸하거나 모욕적인 표현이라기보다 부적합한 단어로 인식됐다. 그랬는데 종교적 의미가 더해지면서 금기시됐다. 이 단어의 유래에 대해 널리 알려진 속설은 ‘Fornicaton Under Command of the King’의 머릿글자를 조합했다는 것이다. 국왕 명령 아래 저지르는 음행(淫行)이 된다. 전염병 창궐의 책임을 돌리기 위해 마녀사냥을 일삼던 국왕이 모든 이에게 자신의 악행을 앞으로 나서 고백하라고 강요하자 문에 이 머릿글자 조합을 새긴 판을 내걸어 집안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 어떤 일이 있더라도 건드리지 말라고 알렸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속설보다 라틴어로 싸우다를 의미하는 푸나레(Fugnare)가 여러 차례 변형됐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 처음에는 성적인 표현이 아니라 누군가를 친다는 뜻이 더 많았다. 그렇기에 아주 오랜 옛날에는 사람 성(姓)으로도 쓰였다. 예를 들어 Mr ****beggar라고 불리는 가문도 있었다. 13세기에는 그저 과격한 시민이란 뜻으로 쓰였다. 같은 시기 새 황조롱이가 wynd****er 로도 불렸는데 이때도 날갯짓으로 바람을 친다는 뜻이었다. 그랬던 것이 17세기 성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확장됐다. 그러면서 검열 대상이 됐다. 해서 글자 대신 대시, 별 표, 샤프(우물 정) 등 약물기호 등으로 대신했다. 1960년대 DH 로렌스의 책 ‘채털리 부인의 연인(또는 사랑)’을 출간하려는 펭귄 북스를 저지하기 위해 검찰이 기소했으나 무죄가 선고되면서 600년 이상 된 이 단어는 세상의 온갖 경멸적이거나 상스러운 단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단어가 됐다. 수지 덴트는 2011년 옥스퍼드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 ‘쥐어짜인 중산층(squeezed middle)’, 이듬해 ‘도처에 난장판(omnishambles)’를 선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브렉시트 기념주화 50펜스 짜리를 발행했을 때 한 영어 문장 가운데 셋 이상의 항목을 열거할 때, 마지막 항목 앞에 붙는 ‘그리고’(and)나 ‘또는’(or) 앞에 쉼표(,)를 붙이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문법 형식을 좇아 주화를 다시 인쇄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문법학자들의 주장에 동조했다. 주화에 적힌 문장의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의 우정(Peace, Prosperity and Friendship with all nations)’ 가운데 ‘번영’(Prosperity)과 ‘그리고(and)’ 사이에 옥스퍼드 쉼표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영상 보러 가기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간 이식 후 딸 낳은 터키 31세 여성 “제 간은 105년 되셨어요”

    간 이식 후 딸 낳은 터키 31세 여성 “제 간은 105년 되셨어요”

    지난 2008년 3월 터키의 열아홉 살 여성은 간을 당장 이식해야 할 상황이었다. 적합한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 독성 물질을 걸러주는 간 기능이 떨어져 혈류 공급이 안돼 뇌에까지 영향을 미칠 지경이 됐다. 병원들을 수소문했더니 아흔세 살 할머니의 간이 그나마 이식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분명 이식 기준에 부적합했지만 앞뒤 잴 겨를이 없었다. 말라탸 이노누 대학의 간이식 연구소는 수술을 단행했다. 이 여성은 목숨을 건졌고 6년 뒤 건강한 딸까지 낳았다. 딸의 첫 번째 생일에 여인은 스물여섯 살이 돼 자신의 간이 백 년이 됐음을 자축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백년 인생’ 섹션은 할아버지나 할머니 몸 속에 있어야 할 장기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장기 가운데 몇몇은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아 제대로 기능하고, 몇몇은 더 빨리 수명을 다한다. 세포도 마찬가지여서 우리 몸은 물리적 생일을 세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수명을 연구하는 이들은 나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자들은 햇수로 따지는 나이와 생체 나이가 보이는 격차에 더 흥미를 갖는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보통 인간의 몸이 전체적으로 차츰 노화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사람들은 각자 다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된다. 유전적 요인, 라이프스타일, 환경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우리의 모든 장기가 같은 속도와 규모로 나이들지는 않는다. 해서 서른여덟 살인데도 훨씬 어리게 보일 수도 있고 신장이 예순한 살처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팔십에 주름이 지고 머리가 빠지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마흔 살처럼 심장이 마구 뛸 수도 있다. 스탠퍼드 대학 유전학과의 마이클 스나이더는 자동차에 빗댄다. “시간이 갈수록 차의 모든 기능은 떨어지는데 몇몇 부품은 다른 것보다 훨씬 빨리 닳는다. 엔진이 맛이 가 당신이 수리하면 그 다음 차체가 노쇠해지고, 그러면 당신은 또 수리하면 그만이다. 그런 식이다.” 따라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똑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느 장기의 생체 나이를 정확히 아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많은 온라인 정보들이 심장이나 폐 같은 장기들의 나이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장기 기능과 세포 구조와 구성, 유전적 건강도를 정확하고 상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장기 이식 데이터들은 나이 들수록 이식하면 안 좋아질 것이란 통념을 뒤집고 우리 몸의 어떤 부품들은 나이 들수록 더 좋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심장과 췌장은 나이 마흔이 넘으면 안 좋아지고, 폐도 기증자가 65세를 넘길 때까지는 나이에 따른 차이점이 거의 없다. 각막은 모든 장기 가운데 저항력이 가장 강해 기증자 나이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진은 “각기 다른 장기들의 혈관 분포와 미세혈관 분포가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나이에 관련된 고장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논리적”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장기 이식 데이터들은 또 어떤 장기의 수명에 상한이란 게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예를 들어 간은 재생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술 등으로 간의 3분의 2를 제거해도 일년 안에 거의 원 모습이 된다. 몇몇 연구자들은 간 이식 기증자의 연령 제한을 없애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100세가 된 간을 이식받은 환자들을 선택적 그룹으로 분류해 추적 관찰하기도 한다. 어떤 장기는 또 라이프스타일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지도 모른다. 킹스칼리지 런던 노화연구소의 리처드 시오 소장은 “아주 좋은 예가 폐와 환경오염이다. 폐는 도시나 많이 오염된 환경에서 살수록 나이를 더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얼 먹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고 언제 자는지가 우리가 충분히 알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세포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재생하는데 다만 정도는 각기 엄청난 차이를 드러낸다. 적혈구 세포는 정맥이나 동맥을 한바퀴 도는 데 평균 4개월이 걸리는 반면, 장(腸) 속 세포들은 며칠 만에 대체된다. 대부분의 뇌세포나 뉴런들은 나이가 들어도 대체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살크 생체학연구소의 마틴 헤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포유류에서만 뉴런이 긴 수명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생쥐의 간과 췌장에 있는 뉴런들도 더 젊은 세포들과 공존하는, 이른바 “나이 모자이크”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놀라워했다. 오래 된 세포들이 나이가 들면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한데 뇌 밖에 존재하는 세포들이 다른 장기들에 영향을 미쳐 이를 보완한다는 가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든 장기는 시간이 갈수록 복원력이 떨어지지만 새로운 연구들은 어떤 장기가 먼저 망가질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스나이더와 저우옌유, 사라 아하디 등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몸 속에 존재하는 적어도 87가지 분자와 미생물들이 나이듦의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자발적 참가자들의 마커를 분기별로 점검했더니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생체 메카니즘을 통해 나이 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나아가 개인들을 어떤 카테고리 “에이지오타이프(ageotype)”로 묶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네 가지 노화 경로를 신장 기능, 간 기능, 대사질환, 면역질환으로 분류했는데 심장노화도 존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이렇게 사람의 에이지오타이프를 유전과 환경 요인을 더하면 나이가 먹기 훨씬 전에 파악해낼 수 있다고 스나이더는 주장했다. 이들이 옳다면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면 자신이 건강하게 지내려면 어떤 것들을 돌아봐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심장노화가 있다면 나쁜 콜레스테롤을 주시하고 심장 검진을 받아야 하며 운동해야 한다. 대사노화가 있다면 식단을 살피고 간노화가 있으면 술을 덜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런 연구는 초보 단계라 할 수 있다. 조금 더 개별 사례를 충실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는 “모두에게 통하는(One-size-fits-all) 연구는 말이 안 된다”며 “운동과 좋은 식단이 총체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당신의 심장이나 신장이 망가진다면 조금 더 타깃이 집중된 전략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최근에는 DNA 메틸화(methylation) 연구가 유행하고 있다. 유전자 형질 발현을 조절하는 화학적 변형으로 유전자들이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파악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DNA 메틸화의 양은 나이 들수록, 생체유전 양상이 바뀌는 데 따라 달라진다. 해서 학자들은 생체유전 시계를 개발해 유전적인 나이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성들의 유방 세포를 분석했더니 노화가 우리 몸의 어떤 다른 부품보다 빠르게 진행돼 유방암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수명 연구는 생체시계를 늦추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되돌리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어르신들의 세포에 있는 야마나카 요소를 길러내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야마나카 요소는 세포를 배아 상태로 되돌리는 단백질이다. 가장 최근에는 어르신들의 건강 수명(healthspan)을 늘리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린다 패트리지 연구팀은 라파미신(rapamycin), 메트포르민(metformin), 리튬(lithium) 약물 등이 질환이 발병할 여지와 노화에 동반하는 문제들을 늦출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이런 개입으로 모든 노화의 수많은 증후를 되돌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이 긴 기사의 결론은 이렇다. 시오 소장은 모든 것들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이며 어떤 것의 노화는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절에 염증이 있으면 뇌에도, 심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장기에는 제각기 다른 노화가 투영되지만 모두 내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혹시 맨 앞 이노누 대학 연락처가 필요한 분이 있을지 몰라 첨부한다. 웹서핑을 했더니 외국인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인 듯하다. Cuneyt Kayaalp, Department of Surgery, Turgut Ozal Medical Center, Inonu University, Malatya 44315, Turkey. Email: cuneytkayaalp@hotmail.com
  •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특별기고]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을 추모하며

    셀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스승으로 남는 분들이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그렇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제자를 계수하는 속좁은 직업꾼과 달리, 선생은 이미 피하고 싶어도 스스로 거대한 사상 공동체의 초석이었다. 선생의 글을 읽는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도반(道伴)을 자청한다.어설픈 너스레로 살아온 나 역시 그를 사숙해온 ‘나 홀로 제자’였다. 어제 갑자기 선생의 부음을 들었다. 버스창에 스쳐 지나가듯, 며칠에 한번씩 존경하는 분들의 부음(訃音)을 듣지만, 선생의 부음은 너무 갑작스러워 눈물도 안 나왔다.김종철 선생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2년 4월 6일 ‘리얼리스트’에 선생님 인터뷰를 싣기로 해서 노지영 평론가와 함께 찾아 뵈면서였다. 도서출판 녹색평론, 달랑 방 두 칸의 작은 공간인데 왜 그리 큰 출판사로 보였는지. 영적인 눈으로 보면 물리적인 크기가 달리 보인다다. ‘4대강 재앙사건’과 ‘후쿠시마 사건’이라는 지리멸렬한 시대에, 선생의 표정은 어두웠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이야기하자면 독일에서는 68혁명의 세대가 나중에 녹색당 창당으로 귀결되면서 녹색운동, 시민운동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전공투 세대가 대부분 대기업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오늘날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생겨버렸지요. 일본이 보이는 ‘무책임의 체계’하고도 관계가 있을 겁니다.” 이명박 시대의 총선 전이었는데, 선생께서 지지하던 녹색당은 1석도 가망이 없었다. “지금처럼 계속 가면 도시는 장기 지속이 불가능하죠. 농업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밖에 안 되는데, 적어도 50%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야 안정된 사회가 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죠. 비정규직 문제도 농업인구를 늘리는 방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여서 살면 농사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려면 고달파지죠. 준비를 해야죠. 당장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시적 삶이 유기농 삶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야 되겠지요.” 선생의 표정은 곧 저물녘처럼 여전히 어두웠다. “두부 나오는 갈치 조림 잘 하는 괜찮은 집 있는데, 가실까?” 대화가 끝나고 김종철 발행인이 같이 막걸리나 하자고 하셨다. 막걸리를 권하시면서 그제야 선생은 예의 소리없는 미소를 자주 보이셨다. 내 주량을 금방 파악하시고, 막걸리 두 사발 이상 권하지 않으셨다. 두부를 자꾸 권하셨다. 내가 갈치 조림을 금방 먹자, 한 마리 더 시켜 주셨다. 생태계 얘기하다가 ‘나무’를 ‘나무님’이라 하셨다. 이후로 선생은 내게 반은 반말, 반은 경어로 대하셨다. 얼마 후 내게 부탁하셨다. 일본 여류 시인의 시집인데 꼭 ‘녹색평론’에서 내고 싶으니 판권을 알아봐 달라 하셨다. 이시무레 미치코(石牟禮道子)였던 거 같다. 알고 보니 일본에 있을 때 잠시 일을 도왔던 일본 출판사에서 판권을 갖고 있었다. 이 출판사에는 나는 ‘고은 시선집’을 일본어로 공역해 내고, 김명인 평론집, 신경림 시집, 황석영 소설 등을 여기서 냈다. 마침 한국을 방문한다는 출판사 대표에게 ‘녹색평론’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출판사인지, 김종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설명했다. 인사동에서 두 분 자리를 마련했는데, 출판사 대표가 반술에 취했는지 고자세였다. 한국 작가들에게 깎듯하게 대하는 출판인인데, 왜 이러시나 싶었다. 통역하면서 대표의 말을 겸손한 말로 바꾸어 전했다. 찌는 여름밤, 모기까지 물어 짜증스러웠다. 선생은 기분 언찮아 하지 않으셨다. 그저 저작권을 받아내려 하셨다. 선생은 대나무처럼 꼿꼿하며서도 대나무 잎새처럼 유연하셨다. 꼿꼿함과 유연함의 절묘한 품성으로 그는 자신을 ‘책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늘 낮추셨다. 이 분은 모든 것을 내려 놓으셨구나, 이 날 느꼈다. 선생의 태도를 시험해보려 했던 출판사 대표를 설득했고, 얼마후 이시무레 미치코 시집 ‘신들의 마을’이 번역되어 나왔다.이후에 내게 ‘녹색평론’에 글 쓰게 하셨고, 일본 문학이나 일본 현대시에 대해 가끔 전화 주셨다. 이후에 한번 더 내가 찾아 뵈었다. 그때 또 두부 나오고 갈치 조림이 괜찮은 그 집에 가서 막걸리와 함께 저녁을 들었다. 지난 2019년 4월에 대구 지역의 작가 후배인 김용락 시인의 시집 출판 식사 모임에 오셨다. 옛 제자를 만나 밝게 웃으시며 반가워 하셨다. 시대가 바뀌고 선생님 빈 표정에 웃음이 많고 즐겁게 말씀하셨다. 선생이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갔다. “한국 지성인들은 큰 그림을 그릴 줄 몰라요. 쓸데없는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버릴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큰 그림을 갖고 굵직하게 써야 해요. 지금 르포가 가장 필요한 문학 형태라고 봐요. 잡문이 중요해요. 세상은 잡풀이 주인이거든.” 쓸데없는 장식을 버린 그의 문장은 꾸밈없고 검박하다. 가볍고 쉽지만, 그 안에 사상은 진득하고 울림이 크다. 그의 강연은 아무 준비를 안 한 듯 허허로웠는데, 사상의 총량이 넘친다 할까. 익은 포도주의 넘치는 포도즙처럼 맛깔났다. 그의 강연은 느림으로 가득했고, 그 느림은 모든 빠름을 부끄럽게 했다. 생태운동을 하면서도 도시 안에서 사는 자신을 그는 자주 자책했다. ‘녹색평론’을 창간했던 1991년 11월 당시 더 큰 출판 운동과 영업을 하려면 서울로 옮겨야 했고, 전국에 녹색운동을 강연하려면 서울로 출판사를 옮겨야 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사라져서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도시가 생태를 망쳐 놓고 있으니 오히려 도시에서 생태계 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래도 선생은 자주 자신의 글과 삶이 다르다며 자책하곤 하셨다. 자책하면서도 선생은 스스로 ‘나무님’으로 사셨다. “병원 안 간지, 신체 검사 안 한지 삼십 년이 넘었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 병든 지구가 아파하듯 그는 지구와 함께 아파했다. 지구의 고통은 얼마나 그를 괴롭히고 압도했을까.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우리는 몰랐다. “곧 시스템이 붕괴됩니다. 정권을 잡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생명이냐? 죽음이냐? 전환이야? 자멸이냐? 그걸 걱정해야 할 시기입니다.” 선생이 늘 걱정하듯이,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음과 자멸을 체험하고 있다. 그의 예언을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했었다. 후학들 앞에서 잘 웃으셨지만 골목길을 돌아서는 선생의 뒷모습은 외로워 보였다. 빈소에는 선생을 스승으로 모셔온 단독자들이 많이 모였다. 더 오래 사셔서 더 귀한 글과 말을 남겨주셔야 하는데, 73세. 우리는 90세 이상으로 살아 글 써주시기를 바랐나 보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선생의 ‘숙환’을 함께 아파했다. 자주 웃으셨기에 선생의 깊은 병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빈소에서 돌아와 선생의 책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모셨다. 선생의 글 읽기 모임을 만들어 이 정신을 배우고 이어야지. 다음 학기부터 수업 때 선생의 산문 읽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뵐 때마다 책을 주시곤 했는데, 없는 책이 있다. 녹색평론사에서 낸 단행본을 더 구입했다. “소년 시절에는 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로 시작하는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은 선생의 문학론 핵심이 다 들어 있다. 신동엽 시인이 우리 생태문학의 핵심이니 잘 연구하라고 권하셨다. “신동엽의 반(反)권위적이고 원시 반(反)봉건에 대한 몽상이랄까. 이것은 시인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그것 가지고 시인이 있는 거 아닙니까? 시인은 ‘현대에 사는 원시인이다’라는 얘기도 있듯이 삶의 원천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몽상하고 전달하는 것이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동엽은 전형적인, 순결한 시인이죠. ” 이 책에 실린 평론 ‘신동엽의 도가적 상상력’은 신동엽 연구하려는 이들에게 필독해야 할 명문이다. 스스로 “한국인이라면 이 책 정도는 읽어야 하는데”라며 말씀하셨다는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은 선생님 사상이 종합되어 있다. 선생은 제대로 된 세계인의 사상을 겸허하고 전했다. 블레이크, 디킨스, 매슈 아놀드, 리비스, 프란츠 파농, 이시무레 미치코 등 작가론이 담긴 『대지의 상상력』은 세계인과 연대하는 선생님의 비교문학적 연구다.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근대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 ‘대지의 상상력’. 이 세 권은 2학기 수업과 학회에서 초등학생처럼 문장 하나 하나 읽으며 강독해야겠다. 이 거대한 존재를 따를 길이 없다. 평론의 가치를 가르쳐 준 선생들 중 선생의 오롯한 글은 범접하기 어려운 경계에 있다. 그는 종교인들에게 ‘집단실천으로서의 하느님’, ‘나무님으로서의 하느님’을 제시했다. 그저 두부에 갈치 조림에 막걸리를 즐기시던 선생님 곁에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더 갔다면, 허탈하고 그립고 힘없이 무너진다. 거대한 산맥 하나가 사라진 큰 사건이다. 누가 선생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이 심야에 조용하게 불러봐요, 김종철 선생님 이제 씨앗으로 살아나실 거예요. 선생님 정신의 씨앗이 움트고 새싹이 오르기 시작할 거예요. 전국에 ‘녹색평론’ 독자 모임, 작가 후배들의 선생님 저서 읽기 모임 등 선생님 정신을 깊게 넓여 나갈 거예요. 선생님이 절망하시고 아파하시던 그 고통, 우리가 새기며 선생님 사상을 나누며 조금씩 실천할께요. 잊을 수 없어 선생님을 배웅하지 못해요. 떠나보내지 못해요. 선생님, 편히 쉬셔요. 이제부터 또다시 시작할께요.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시인)
  • 추미애 발언에… 김남국 “뼈 있는 말” 원희룡 “文정권 수준”

    추미애 발언에… 김남국 “뼈 있는 말” 원희룡 “文정권 수준”

    추미애 “지휘랍시고…” 발언에 여의도 시끌원희룡 “文대통령 최악의 인사… 해임해야”권은희 “경박함이 목불인견… 완장질까지”김남국 “윤석열이 무시한 것” 추미애 옹호“말을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꼬이게 만들었다.” 지난 2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작심 비판한 이 발언에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야권에서는 추 장관을 향한 성토가 쏟아지는 반면, 여권은 추 장관을 옹호하고 윤 총장을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장관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격과 정권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악의 인사”라며 “이런 법무부 장관은 우리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문 대통령은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원 지사는 “지난 1월에 ‘내 명을 거역했다’는 표현을 쓸 때부터 알아봤다”며 “추 장관에게 품격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의 수준이 문재인 정권의 수준을 보여준다. 추 장관의 이성 잃은 말과 행동 때문에 검찰개혁의 정당성이 완전히 무너졌다. 법의 권위도 무너뜨리고 법무부 장관의 권위도 땅에 떨어졌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발언과 조치를 보면 다수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사태를 종용하는 듯한 초유의 일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라’는 발언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말 잘 들으면 좋게 지나갈 텐데 지시를 잘라먹었다’는 추 장관의 말이 대통령의 뜻인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분명히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이 특정 정당 의원들의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다. 완장질도 빼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법무부가 이른바 검언유착이라는 의혹의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접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며 “법무부 장관이 감찰 권한을 남용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하는 일이 일상화돼 간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추 장관의 윤 총장 비판에 대해 “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이)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말을 반을 잘라먹은 게 아니라 아예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돼버렸다”며 “뼈가 있는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추 장관이 대검 감찰과로 한명숙 사건을 배당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지만, 윤 총장이 그것을 무시하고 대검 인권감독부장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같이 협업하라는 식으로 지시를 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추 장관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초선의원 혁신 포럼’에 참석해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오류로 장관이 재지시를 내린 게 검찰사에 남으면, 검찰이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이 됐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합당 “추미애 발언은 대통령 뜻?… 결자해지해야”

    통합당 “추미애 발언은 대통령 뜻?… 결자해지해야”

    김은혜 대변인 “추 장관, 민주주의 근간 훼손”“장관 발언이 대통령 뜻인지 분명히 정리해야” 추미애, 전날 윤석열 겨냥 “지시 절반 잘라먹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제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고, 틀린 지휘를 했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미래통합당이 청와대를 향해 “추 장관의 말이 대통령의 뜻인지 분명히 정리해 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26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전날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민들이 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것은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 다수 의석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은 우리 헌법정신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부연하면서 “대한민국은 법치의 나라다. 이것은 다수결의 원칙이 폭력이 되지 않도록 자유주의적 원리로 고안된 민주주의를 우리가 구현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추 장관의 발언과 조치를 보면 다수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사태를 종용하는 듯한 초유의 일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 밝혀달라”면서 “1년 전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라’는 발언이 진심이었는지, 아니면 ‘말 잘 들으면 좋게 지나갈 텐데 지시를 잘라먹었다’는 추 장관의 말이 대통령의 뜻인지 분명히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런 결자해지가 없다면 국민들은 추 장관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대신 받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하게 될 것이다. 장관을 신임하면 총장을 해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올해 신청 못하면 끝장”…발 빨라진 서울 재건축 조합들

     사업진행이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통합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5구역(한양 1, 2차) 사무실은 요즘 정신없이 바빠졌습니다. 6·17 고강도 부동산대책에 따라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마치지 않으면 ‘실거주 2년’ 의무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때 분양권을 얻지 못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때문에 사무실에는 “지금 외국에 사는데 어떻게 애들 학교며 일이며 다 팽개치고 어떻게 들어가 살란 말이냐”, “조그마한 집을 사고 애들이 많아 전세를 놓고 인근으로 이사를 왔는데 혼자만 들어가 살란 것인가”, “지방에서 직장 다니며 살고 있지만 노후를 그곳에서 보내려고 산 집인데 다 그만두고 들어가 살라는 것이냐” 등 불안 섞인 하소연과 문의가 빗발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압구정 5구역 재건축 추진위 측은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한 조합원은 “현재 재건축 추정분담금 산출 중”이라며 “추정분담금을 소유주에게 보내 확인하고 조합장 선거와 강남구청 조합설립인가 신청 심사까지 절차가 꽤 많이 남아있지만 빨리 진행하자는 공감대가 많아 정신없이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압구정5구역은 2017년 8월 재건축 추진위를 승인받았지만 주택시장 규제와 재건축 사업 추진 어려움으로 2년 넘게 조합 설립이 늦어진 상태였습니다.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에 따라 살 권리를 자칫 놓치게 될 운명이 걸린 재건축 사업단지들은 모두 올해 안에 조합을 세우기 위해 구역을 나누거나 조합원 의견을 청취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날벼락을 맞은 건은 조합원 뿐만이 아닙니다. 갑자기 집을 빼달라는 집주인 연락을 받은 세입자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중 조합설립 이전 단계’로 조합이 아직 세워지지 않은 채 대기 중인 사업단지, 즉 정부 대책에 영향을 받는 단지는 올 1분기 기준 총 91개입니다. 대책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