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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 방법보다 어떤 나라 만들지가 먼저다”

    “통일 방법보다 어떤 나라 만들지가 먼저다”

    “지금 한반도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은 통일이 돼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커다란 그림 없이 경쟁적으로 북한에 선택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서인택(51) 글로벌피스재단 한국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재단 집무실에서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인터뷰를 갖고 최악으로 치닫는 남북 관계에 대해 “북의 인권을 변화시켰다든가, 핵개발을 막았다든가 아무런 성과도 없다.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됐는지 돌아보고 교류와 대화가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목표가 됐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서 회장은 900여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통일천사)의 공동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통일천사는 2012년 8월 시민이 주도하는 생활형 통일운동을 기치로 창설돼 글로벌 통일 공감대 확산 프로젝트인 원케이(One K) 글로벌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막힘이 없는 서 회장은 문현진(51) 재단 세계 회장의 ‘코리안 드림’에 터잡은 통일 논리에 대해 “사실 지금까지 통일 논의는 정부 주도였고 민간의 역할이 없었다. 민족사의 가장 중요한 이슈에 시민이 참여할 공간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통일 논의가 과정과 방법론에만 천착해 왔다. 그것이 다시 대립과 갈등을 낳는 악순환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어떤 통일 국가를 만들 것인가를 둘러싼 엔드 골(최종 목표)을 정부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주도해 합의해야 한다며 분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강대국 건설의 힘으로 묶어낸 미국의 건국 정신과 우리의 홍익인간이 맞닿는다며 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 회장은 “모든 차이를 극복하고 통일을 통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열망을 심어 줘야 통일이 가능하다. 우리는 현재 정부 구성의 방법론, 나중에 논의해도 될 과정을 놓고 다투고 있다. 그렇게 비전과 전망을 뚜렷이 공유하면 과정의 자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6·15선언이 나왔던 20년 전이 좋았다고 얘기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했다. 서 회장은 “통일이란 결국 북한 체제의 변화가 전제되는 것인데 우리가 선택권을 갖고 우리가 선택한 방향으로 북한이 끌려오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북핵은 통일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게임 플랜’을 다시 짜야 한다. 그리고 통일된 새로운 나라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도 협조할 의사가 있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정권의 이익과 성과만 보고 협상에 임하면 막말이 오가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해체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이 국면만 벗어나려고 북쪽에 유화책을 제공해 봉합하고 넘어가면 근본적인 해법은 더 멀어진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빠져나갈 수 있는 옵션을 줄여나가는, 미국 카우보이들의 소몰이(Cattle drive) 방식이어야 하는데 늘 우리는 북한 지도자나 엘리트가 어중간하게 빠져나가게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생활형 통일운동 기치를 내건 8년, 해외 지부를 활발히 만들고 있으며 우리 젊은이들의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통일됐을 때 제대로 된 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캠페인,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책에 도움이 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매년 8·15 때 여는 원케이 콘서트로 화제를 낳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열지 못하고 대신 트로트 가수 나태주가 태권도 동작에 맞춰 부르는 ‘넘버원 코리아’(작곡 김동찬)를 8·15 때 공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재단은 독일 통일을 이뤘던 원동력 중 하나가 문화의 힘이었다는 인식 아래 2015년부터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고 대형 콘서트를 열어 왔다. 서 회장은 “모든 체제 전환은 아래로부터 가능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전국을 돌며 활발하게 통일 교육도 하고 시도에 그친 지부를 시군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한마디로 정리해 달라고 주문했더니 ‘역사의 정원에 신이 나타날 때 신의 옷자락을 잡는 것이 정치’라는 비스마르크의 말을 들었다. 글 사진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규제 빈틈은 있다… “투기지구 다세대·서울 재개발로 돈 몰릴 것”

    규제 빈틈은 있다… “투기지구 다세대·서울 재개발로 돈 몰릴 것”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2년간 거주’ 의무 12월前 조합설립인가 신청땐 해당 안 돼 전세자금 낀 ‘갭 투자’ 조정지역에선 가능 수도권 규제 확대… 서울 되레 큰 변동없어 노원·구로 등 중저가로 ‘풍선효과’ 가능성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갭투자 여지를 차단한 고강도 6·17 부동산대책에도 ‘규제 빈틈’은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전세자금을 반환하지 않는다거나 대출규제에 오피스텔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 등이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에서 빠진 서울 재개발 단지, 다세대 주택 등 틈새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에서 지적하는 6·17 대책의 ‘규제 우회로’를 22일 짚어봤다. 우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 중 2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만 분양자격을 얻게 되는 ‘재건축 거주의무’ 규제 적용 시기는 올 연말이다. 즉 조합설립 인가를 12월 전에만 신청하면 2년간 해당 지역에 산 조합원이 아니어도 분양권을 얻을 수 있다. 지역도 조정대상지역이나 비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등이라면 규제 적용이 안 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특히 서울 같은 투기과열지구도 재개발, 리모델링 사업에는 거주 의무가 없는 만큼 재건축 대신 이쪽으로 투자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큰 ‘투기과열지구 3억원 초과 주택 구입 시 전세대출 회수’도 지역을 잘 따져봐야 한다. 상당수 국민이 전세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집을 사면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줄 알지만 조정대상지역 내 집은 해당이 안 된다. 예컨대 서울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사는 사람이 부천, 안산, 남양주 같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면 전세대출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투기·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곳에서는 여전히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전세금을 지렛대 삼아 집을 산 것이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6개월 내 새로 산 집에 들어가야 하는 ‘전입의무’도 없다. 만일 현재 전세가 아닌 월세로 살고 있다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산다고 해도 전세 낀 매매인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대책의 초점이 수도권 전역으로 규제를 ‘광역화’한 데 있는 만큼 기존 규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서울 시장의 후폭풍도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은 여전히 9억원 미만 집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새로 규제지역에 포함된 곳이 많은 만큼 오히려 서울 중저가 아파트로 부동자금이 계속해서 몰릴 우려가 크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으로 대출규제가 확산한 만큼 노원, 강북, 구로, 금천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이 몰린 서울지역은 되레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규제에서 빠진 김포, 파주 등 비규제지역 역시 벌써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요동치고 있다. 김포 공인중개업소는 “운양동 반도유보라 2차 59㎡(전용)는 대책 발표 전 3억 6000만원대에 거래됐는데 나흘 만에 호가가 5000만원이 뛰었다”고 전했다. ‘투기과열지역 내 전세대출 규제’에도 우회로는 있다. 다음 달 중순쯤부터 시행되는 전세대출 규제에는 주택이나 빌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아파트’만 규제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숙청과 개각 사이… 한·미 ‘금요일의 인사’

    숙청과 개각 사이… 한·미 ‘금요일의 인사’

    “속임수” 비판에도 주말 관심 피해 통보 文대통령도 조국 등 금요일 개각 많아 “인사 검증 비판 피하려 하나” 의견도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했던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검장을 해고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트럼프 측근들의 비리를 수사해 눈 밖에 났다고 합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가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금요일 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행사하는 인사권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인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점에서 보면 ‘행정’으로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사를 통한 ‘메시지’ 전달로 자신의 국정 철학을 실현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고도의 ‘정치’이지요. 대통령의 통치 행위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인사인데 왜 하필 인사를 주중이 아닌 금요일에 할까요. 다음날과 그 이튿날이 주말 휴일이기에 뉴스 스포트라이트를 상대적으로 덜 받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하지 않는’ 행정부 관료들을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버먼 교체는 ‘금요일 밤 숙청’”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눈엣가시인 인물들을 내친 적이 꽤 많습니다. 최근 40여일 동안 국무부와 국방부, 정보부처, 보건복지부 소속 감찰관들을 줄줄이 잘랐습니다. 상원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 감찰관을 이처럼 한꺼번에 해임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 금요일에 해고 통보를 받았지요. 워싱턴타임스는 “‘금요일 밤의 뉴스 투척’은 선례가 많은 ‘정치 속임수’”라고 비판했지요. 우리나라는 금요일에 개각 발표가 많았습니다. 관가에서는 “한미 양국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서 공통점 중 하나는 금요일 인사 단행”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양국 간 인사 내용은 차이가 있지요. 백악관의 금요일 인사는 ‘해고’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청와대의 금요일 인사는 ‘개각’에 맞춰져 있습니다. 최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인선이나 지난해 8월 조국 법무장관 등 장관급 8명 등의 개각, 지난해 7월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인사 등 모두 금요일에 발표됐습니다. ‘금요일의 법칙’, ‘금요일의 개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언론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주말을 이용해 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청와대는 “검증을 하다 보니 금요일로 정해진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금요일 인사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은 “정무적 판단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질본 “실외서 2m 거리두면 마스크 벗으세요”

    질본 “실외서 2m 거리두면 마스크 벗으세요”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숨이 막히는데 사람이 없는 한산한 거리에서도 답답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까.’ 방역당국이 누구나 요즘 한 번쯤 가졌을 법한 의문에 답을 내놨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중요하나, 무더운 실외에서의 마스크를 쓰면 심박수, 호흡수, 체감 온도가 상승하는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실외에서 사람 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하면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공기 순환이 잘되는 실외에서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면 비말이 호흡기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몸으로 들어갈 확률이 더 높다. 다만 질본은 “거리두기가 가능하지 않아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경우, 사람 간 충분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마스크를 벗고 쉬어야 한다”고 밝혔다. 애초 방역당국은 물리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고 공기 순환이 잘되는 실외에서까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국민 상당수가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서는 벗는 ‘거꾸로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다. 음식을 먹거나 차를 마시느라 불가피하게 마스크를 벗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실내에서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말이 닿지 않도록 지그재그로 앉아야 한다. 만성폐질환 등으로 호흡기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면 호흡기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자들이 KF94·KF80 등 보건 마스크를 쓰면 호흡하기가 더 어렵다. 기저질환자는 의사와 상의해 상태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호흡곤란증이 생기면 바로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밀 각색한 볼턴의 외교결례… 살얼음판 남북미에 돌 던졌다

    기밀 각색한 볼턴의 외교결례… 살얼음판 남북미에 돌 던졌다

    2018년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부터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회동까지의 뒷얘기를 다룬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는 권력에서 축출된 ‘네오콘’의 민낯이 드러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경색되고 있는 북미·남북 관계를 수렁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회고록 자체가 리비아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유일한 대북 해법으로 여기는 네오콘 출신 ‘슈퍼매파’ 볼턴의 관점으로 각색됐다. 정상외교 이면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 기본에 어긋나며 살얼음판을 걷는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을 드러내고자 ‘배설’하듯 쏟아냈다. 애초 한반도의 운명 따윈 관심 밖이었으며 ‘불량국가’를 무너뜨리는 데 골몰했던 그가 안보기밀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볼턴이 백악관에 머문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남북미 정상의 톱다운 외교에 힘입어 한반도 운명의 대전환기였다. 그는 북미 정상외교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협상의 본질적 내용보다는 언론의 주목을 끄는 데 있었으며, 대북 외교는 완전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등 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고 “더 많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신뢰 구축은 허튼소리”라고 맹비난한 점 등은 북측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미측이 협상 신의를 깨뜨렸다는 점에서 북측이 ‘어느 쪽이 정상국가인가’라며 반발하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고자 부심했던 한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시종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본다. 볼턴이 북미 외교를 “한국의 창조물”,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된 것”이라고 묘사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뒷받침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볼턴은 판문점 회동 당시 북미 모두 문 대통령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고, 특히 미국은 동행 제안을 3차례나 거절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매달렸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청와대가 22일 볼턴 회고록을 이례적으로 맹비난한 것은 가뜩이나 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정상 외교의 내밀한 뒷얘기가, 자의적으로 왜곡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방관한다면 볼턴의 주장이 사실처럼 간주될 우려가 있고, 남북·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담겨 있다. 북한의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9·19 군사합의 무력화에도 대화를 포기할 뜻이 없는 청와대로선 북한과의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 ‘불순물’이 가득한 주장을 정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대응은 백악관과도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이라고 비난했다. 볼턴이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schizophrenic idea)이라고 원색적으로 폄훼한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볼턴) 본인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응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남북미 회동 당시 볼턴이 몽골에 갔던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때 볼턴의 역할이 뭐였는지 말씀드리지 않아도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턴은 판문점 회동 두 달여 뒤 경질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6.17 부동산대책, ‘규제의 빈틈’은 있다”

    “6.17 부동산대책, ‘규제의 빈틈’은 있다”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갭투자 여지를 차단한 고강도 6·17 부동산대책에도 ‘규제 빈틈’은 있다.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전세자금을 반환하지 않는다거나 대출규제에 오피스텔 등은 포함되지 않는 것 등이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에서 빠진 서울 재개발 단지, 다세대 주택 등 틈새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장에서 지적하는 6·17 대책의 ‘규제 우회로’를 22일 짚어봤다. 우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 중 2년 이상 거주한 조합원만 분양자격을 얻게 되는 ‘재건축 거주의무’ 규제 적용 시기는 올 연말이다. 즉 조합설립 인가를 12월 전에만 신청하면 2년간 해당 지역에 산 조합원이 아니어도 분양권을 얻을 수 있다. 지역도 조정대상지역이나 비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등이라면 규제 적용이 안 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특히 서울 같은 투기과열지구도 재개발, 리모델링 사업에는 거주 의무가 없는 만큼 재건축 대신 이쪽으로 투자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큰 ‘투기과열지구 3억원 초과 주택 구입 시 전세대출 회수’도 지역을 잘 따져봐야 한다. 상당수 국민이 전세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집을 사면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줄 알지만 조정대상지역 내 집은 해당이 안 된다. 예컨대 서울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사는 사람이 부천, 안산, 남양주 같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산다면 전세대출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투기·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곳에서는 여전히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전세금을 지렛대 삼아 집을 산 것이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6개월 내 새로 산 집에 들어가야 하는 ‘전입의무’도 없다. 만일 현재 전세가 아닌 월세로 살고 있다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집을 산다고 해도 전세 낀 매매인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번 대책의 초점이 수도권 전역으로 규제를 ‘광역화’한 데 있는 만큼 기존 규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서울 시장의 후폭풍도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은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고 상승도도 뚜렷하지만, 여전히 9억원 미만 집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새로 규제지역에 포함된 곳이 많은 만큼 오히려 서울 중저가 아파트로 부동자금이 계속해서 몰릴 우려가 크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으로 대출규제가 확산한 만큼 노원, 강북, 구로, 금천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이 몰린 서울지역은 되레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규제에서 빠진 김포, 파주 등 비규제지역 역시 벌써 아파트값이 급등하며 요동치고 있다. 김포 공인중개업소는 “운양동 반도유보라 2차 59㎡(전용)는 대책 발표 전 3억 6000만원대에 거래됐는데 나흘 만에 호가가 5000만원이 뛰었다”고 전했다. ‘투기과열지역 내 전세대출 규제’에도 우회로는 있다. 다음 달 중순쯤부터 시행되는 전세대출 규제에는 주택이나 빌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아파트’만 규제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배설’하듯 쏟아낸 볼턴…한반도로 장난치는 ‘네오콘 민낯’ 드러내다

    ‘배설’하듯 쏟아낸 볼턴…한반도로 장난치는 ‘네오콘 민낯’ 드러내다

    靑, ‘文폄훼’ 및 남북·북미관계 악영향 우려 맞대응 볼턴 ‘조현병’ 언급에 “본인, 그런 것 아닌가” 응수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부터 2019년 6월 판문점 남북미 회동까지의 뒷얘기를 다룬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는 권력에서 축출된 ‘네오콘’의 민낯이 드러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경색되고 있는 북미·남북관계를 수렁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회고록 자체가 리비아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유일한 대북 해법으로 여기는 네오콘 출신 ‘슈퍼매파’ 볼턴의 관점으로 각색됐다. 정상외교 이면을 공개하는 것은 외교 기본에 어긋나며 살얼음판을 걷는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을 드러내고자 ‘배설’하듯 쏟아냈다. 애초 한반도의 운명 따윈 관심 밖이었으며 ‘불량국가’를 무너뜨리는데 골몰했던 그가 안보기밀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볼턴이 백악관에 머문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는 남북미 정상의 톱다운 외교에 힘입어 한반도 운명의 대전환기였다. 그는 북미 정상외교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협상의 본질적 내용보다는 언론의 주목을 끄는데 있었으며, 대북 외교는 완전한 실패라고 규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등 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거짓말쟁이’로 부르고 “더 많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신뢰 구축은 허튼소리”라고 맹비난한 점 등은 북측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미측이 협상 신의를 깨뜨렸다는 점에서 북측이 ‘어느 쪽이 정상국가인가’라고 반발하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고자 부심했던 한국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시종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본다. 볼턴이 북미 외교를 “한국의 창조물”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 된 것”이라고 묘사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뒷받침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볼턴은 판문점 회동 당시 북미 모두 문 대통령의 참여를 원하지 않았고, 특히 미국은 동행 제안을 3차례나 거절했음에도 문 대통령이 매달렸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청와대가 22일 볼턴 회고록을 이례적으로 맹비난한 것은 가뜩이나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정상 외교의 내밀한 뒷얘기가, 자의적으로 왜곡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방관한다면 볼턴의 주장이 사실처럼 간주될 우려가 있고, 남북·북미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담겨 있다. 북한의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9·19 군사합의 무력화에도 대화를 포기할 뜻이 없는 청와대로선 북한과의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 ‘불순물’이 가득한 주장을 정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대응은 백악관과도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의 모음”이라고 비난했다. 볼턴이 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schizophrenic idea) 이라고 원색적으로 폄훼한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볼턴) 본인이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강도높게 응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는 판문점 남북미회동 당시 볼턴이 몽골에 갔던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때 볼턴의 역할이 뭐였는지 말씀드리지 않아도 쉽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볼턴은 판문점 회동 두달여 뒤 경질됐다. 그는 또한 “한국이나 미국뿐 아니라 대통령의 참모는 비밀준수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더욱이 볼턴은 일종의 허위사실을 (회고록으로 펴냈으니) 미국 쪽이 판단해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볼턴 회고록 폭로에 뿔난 민주당…윤건영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

    볼턴 회고록 폭로에 뿔난 민주당…윤건영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비사를 담은 회고록을 발간해 논란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내며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의 실무를 담당한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의 실무 책임자로서 이야기한다”며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 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 할 말이 없어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나”라며 “이런 야당의 행태야말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자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경협 의원도 페이스북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한 존 볼턴 보좌관의 솔직한 고백, 이것이 바로 미국 네오콘(무기장사들)의 진심”이라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윤건영 “볼턴, 책 판매 혈안…할 말 없어 안 하는 줄 아느냐”

    윤건영 “볼턴, 책 판매 혈안…할 말 없어 안 하는 줄 아느냐”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싶지만볼턴처럼 될 수 없어 참는다”통합당엔 “정쟁에 더 참담”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보좌관을 향해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시절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실무 책임자였던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실무 책임자로서 팩트에 근거해서 말한다”며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며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 ‘북미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로 가짜 어음이다’ 등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호기인가 싶은가 보다.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느냐”며 “이런 야당의 행태야말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한반도 평화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여야가 없고, 진보·보수가 따로 없는 우리의 목표”라며 “통합당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승적으로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2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한미 정상회담과 정상 간 통화를 비롯해 북미, 한미 간 외교전의 막후에서 일어난 내밀한 비화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폭로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구상에 대해 “조현병 같은 생각”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폄훼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자신을 북미 관계의 ‘방해자’로 몰아가며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상호 의원, 연천 대광초 학부모와 지역인적자원 교육방안 정담회 실시

    유상호 의원, 연천 대광초 학부모와 지역인적자원 교육방안 정담회 실시

    경기도의회 유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연천)은 지난 18일 경기도의회 연천상담소에서 신서면 대광초등학교 학부모와 함께 교육을 통한 지역사회의 숨어있는 인적 자원을 발굴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담회를 가졌다. 이날 정담회에 참석한 학무모는 “결혼과 함께 아이를 키우고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경력 단절이 되어 자격을 가지고 있으나 쓸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면서 “영어, 수학, 미술, 음악 등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교육을 통해 학부모 자신들이 배워서 익힌 내용을 학생들에게 기부하고 또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외부 강사가 아닌 지역 내의 인재가 지도자 및 강사로 일 할 수 있는 기회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연천군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드넓은 평야와 넓고 깊은 강, 맑은 계곡 등이 있어 서정적이며 한반도 중심이란 명성만큼이나 유적지와 문화재가 많은 자랑스러운 곳으로 역사와 문화자원, 지질공원 등에 관한 교육콘텐츠 및 플랫폼을 구축하여 교육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하면서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나선다’는 말이 있듯이 학부모들이 교육을 받고 역량을 키워 연천군 초·중·고 학생들이 지역 탐방 및 체험 활동 시에 함께 하며 해설을 통해 자긍심을 심어주고 교육력을 높이는데 도움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유상호 도의원은 “지역 내 재능을 가진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 지원과 교육을 통해 자격을 습득하고 역량을 키워 훌륭한 인재로서 지역을 위해 재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통일평생교육원 및 교육청과 함께 질 좋은 교육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으로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프로복서가 되기까지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프로복서가 되기까지

    토냐 하딩은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킨 최초의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유명했다. 1994년 그녀가 ‘악녀’의 타이틀을 달기 전까지 말이다. 하딩은 1991년에 열린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미국에 피겨스케이팅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3년 후 열린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대회 직전 하딩의 라이벌이자 강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낸시 케리건이 괴한에게 쇠몽둥이로 무릎을 얻어맞아 대회 출전이 좌절된다. 하딩의 라이벌이던 선수가 습격을 당하자 대중은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한다.FBI까지 나서 수사한 결과, 폭력을 사주한 이들은 토냐 하딩의 전 남편 제프 길룰리와 보디가드 숀 에크하트였다. 토냐 하딩은 처음엔 자신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올림픽 이후 자신이 사건 개입을 시인하고 미국피겨스케이팅연맹에서 영구제명됐다. 이러한 당시의 그녀의 이야기는 2018년 영화 ‘아이, 토냐’를 통해 그려지기도 했다. 더 이상 피겨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된 하딩은 1995년 ‘골든 블레이드(The Golden Blades)’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결성하고 음반을 발표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이후 그녀는 2002년 폭스TV ‘셀러브리티 복싱(Celebrity Boxing)’를 통해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게된다. 복서로 돌아온 하딩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폴라 존스와의 매치로 ‘악녀 대 악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남자친구에게 폭력을 휘둘러 법정에 섰던 하딩의 이력 때문에 이 방송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얻기도 했다. 이 매치에서 승리한 이후 그녀는 프로 복서로 데뷔를 하지만 2005년 폐렴 증상과 건강 악화로 선수 생활을 중단한다. 하딩은 6전 3승 3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대중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던 그녀는 2018년 개봉한 영화 ‘아이, 토냐’의 흥행으로 ‘댄싱 위드 더 스타’, ‘엘렌쇼’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 그녀는 2010년 재혼한 남편, 아이와 함께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TV, 초유의 코로나19 사망 모습 생중계 논란

    [여기는 남미] 볼리비아 TV, 초유의 코로나19 사망 모습 생중계 논란

    코로나19에 걸린 남자가 죽어가는 모습을 볼리비아의 한 지상파 방송이 생중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의사들이 살려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남자는 결국 TV 카메라 앞에서 목숨을 잃었다. 윤리와 사회적 책임 논란에 휘말린 프로그램은 볼리비아의 지상파 방송 패트(PAT)가 내보고 있는 시사뉴스프로그램 '거짓말이 아니다'(No Mentiras). 각종 사건과 사회적 문제의 민낯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는 이 프로그램은 17일 저녁(현지시간) 산타크루스에 있는 한 병원을 취재했다. 프로그램은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한 남자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현지 간호사라는 남자는 열악해 보이는 병동의 구석에 놓인 침대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정상적으로 호흡을 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남자의 심장이 박동을 멈추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들어 심폐소생술을 하지만 끝내 남자를 살려내지 못했다. 프로그램에선 남자가 죽기까지 30분 이상 이런 장면을 생중계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이 생중계된 건 남미에서 초유의 일이다. 문제의 프로그램이 나간 후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볼리비아에선 방송 윤리를 지적하는 비판이 비등했다. 볼리비아의 인권위원장 나디아 크루스는 "볼리비아의 법률과 충돌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센세이셔니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집단 공포를 야기할 수 있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언론계에서도 부적절한 방송이었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일간지 엘데베르의 기자 마리아 트리고는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무례한 짓을 저지른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정말 많은 것을 잃었는데 이젠 우리가 공감능력까지 상실한 것 같다"고 개탄했다. 코차밤바 타임즈의 기자 파피올라 참비는 "이런 생방송이 나간 건 단순히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천박한 행동"이라면서 사법부가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방송국은 아직 문제의 생중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당국이 보건 종사자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뉴스였다"고 해명했지만 방송국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익명을 원한 또 다른 프로그램 관계자는 "미국 TV방송도 경찰관 조지 플로이드가 흑인을 살해한 장면을 여러 번 내보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해 더욱 거센 비판을 초래했다. 한편 현지 네티즌 대부분은 "뉴스프로그램이 시청률에만 연연하다 보니 극단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사진=방송장면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트럼프, 10대들과 K팝 팬들에 한 방” NYT 보도에 재선캠프 발끈

    “트럼프, 10대들과 K팝 팬들에 한 방” NYT 보도에 재선캠프 발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2일 만에 재개한 대선 유세가 썰렁한 채로 끝난 배경에 10대 청소년들과 K팝 팬들이 합작한 ‘노 쇼’ 시위가 있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당연히 트럼프 재선 캠프는 뭔소리냐고 발끈했다. 브래드 파스케일 선거 대책본부장은 전날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유세장 참석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성명을 발표, 언론과 반트럼프 시위대의 합작 탓이었다며 “가짜 티켓 신청이란 것은 우리 생각에 어떤 변수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유세 입장객들은 순전히 선착순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아예 처음부터 노 쇼를 의도하고 다른 이의 참가를 막았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좌파들과 온라인 여론몰이꾼들은 승리했다고 손뼉을 마주치고 있는데 그들은 어떻게든 집회 참석에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이 말하는 것이나 우리 집회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어찌 됐든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이후 처음 열리는 대선 유세치곤, 트럼프 대통령이나 재선 캠프가 공언했던 100만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인원이 참여했다. 소방 관서는 6000명 정도라고 발표해 캠프측을 당황하게 했다. 캠프는 그보다는 많다고만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의 설명과 달리 세계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영상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청소년들과 K팝 팬들이 수십만장에 달하는 표를 예약하고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 관중석에 듬성듬성 빈 자리가 많은 이유였다고 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가 지난 11일 트위터에 털사 유세장 무료입장권을 휴대전화로 예약하라는 공지를 띄우자 K팝 팬들이 이 내용을 퍼다 나르며 신청을 독려했고 틱톡에서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이 널리 퍼졌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용자는 글을 올리고 나서 하루이틀 뒤 게시물을 지웠다. 트럼프 캠프 측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유세 당일 밤 자신들의 ‘노 쇼’ 캠페인이 승리를 거뒀다고 트위터에 선언했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급진적인 시위대”가 참석을 “방해했다”고 주장한 파스케일 본부장에게 “사실 당신은 틱톡을 쓰는 10대들에게 한 방 맞았다”고 답장을 보냈다. 공화당의 전략가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든 스티브 슈미트는 자신의 16세 딸과 그녀 친구들이 수백장의 티켓을 예약하더라고 전했다. 그가 올린 글에는 수많은 이들이 글을 올려 자신들의 자녀도 마찬가지로 행동했다고 적었다. 아이오와주에 사는 메리 조 로프(51)는 틱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데이’(6월 19일)에 맞춰 털사 유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좌절한 흑인 사용자들을 상대로 행동에 나서자고 독려한 사람 중 하나다. 털사는 1921년 백인들이 흑인들을 공격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기도 했다. 유세는 결국 하루 미뤄졌다. 로프는 지난 11일 틱톡에 올린 동영상에 “1만 9000석 규모의 아레나가 겨우 꽉 차거나, 완전히 텅 빌 수 있도록 지금 가서 표를 예약하고 그(트럼프 대통령)가 무대 위에 혼자 서있도록 만들자”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로프의 영상은 7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고, 조회 수는 200만회를 넘어섰다. 로프는 자신이 받은 피드백을 근거로 했을 때 최소 1만 7000장의 티켓이 이런 식으로 예약됐다고 추정했다.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는 로프는 “이 나라에는 지금 당장 투표할 나이는 아니지만 정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으며 이 작은 ‘노 쇼’ 시위에 참여한 10대들이 있다”고 말했다. NYT는 최근 들어 K팝 팬덤이 미국 정치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팝 팬들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 생일을 맞아 트럼프 캠프가 생일축하 메시지를 요청했을 때, 지난달 31일 댈러스 경찰이 불법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을 보내 달라고 했을 때 엉뚱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편집해 대량으로 보내 세를 과시했다. 마찬가지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캠페인 ‘흑인목숨도 소중해’(Black Lives Matter)를 깎아내리는 ‘백인목숨도소중해’(White Lives Matter) 해시태그(#)가 온라인에서 큰 눈길을 끌지 못하는 데 한몫을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도 北도 文의 판문점 동행 거절했는데” 볼턴 회고록 정상회담 막후 2

    “트럼프도 北도 文의 판문점 동행 거절했는데” 볼턴 회고록 정상회담 막후 2

    볼턴 회고록 가운데 한반도 관련 정상회담 발췌본 요약이다. 연합뉴스의 22일 새벽 보도 일곱 건을 둘로 나눠 싣는데 그 두 번째다. 아래 첫 번째 기사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또는 선상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는 대목은 서울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한 내용이기도 하다.문 대통령 끈질기게 이야기해 동행 관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또는 선상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안하며 합류 의사를 밝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트윗’으로 시작된 지난해 6월말 ‘판문점 회동’과 관련, 미국과 북한 모두 북미 양자간 정상회동을 원했으나 문 대통령이 ‘동행’을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귀결된 데 대해 자신이 ‘나쁜 합의’(배드 딜)에 서명하기보다는 걸어 나온 데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판문점 또는 해군 군함 위에서의 만남을 제안하며 극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는 시각, 장소, 형식에 대한 극적인 접근법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세기의 회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극적인 무언가를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독백’을 끊으며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평가한다면서도 다음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인 합의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말을 끊은 것은 다행이었다며 잠이 들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판문점 회동’이 열린 지난해 6월 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동행을 여러 차례에 걸쳐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계속 고수해 관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달리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도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화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의 형식을 포함,북한 측과의 조율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남을 갖는 것이지만,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자신이 그곳에 없다면 적절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김 위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를 넘겨준 뒤 떠나겠다는 설명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다시 끼어들어 지난 밤 문 대통령의 견해를 제안했지만, 북한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참석을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문 대통령은 그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대통령들은 많았지만,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다면서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경호처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재차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 알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자신을 만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자신을 DMZ로 배웅한 뒤 판문점 회동 후 오산 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면서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그때 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원하는 어떠한 것도 괜찮다며 DMZ OP에 함께 갈 수 있다고 했다. 4 27 판문점 회담 때 북한에 CVID 강하게 압박 한국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그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동의하도록 압박했다. 같은 달 12일 정의용 국가안보 실장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미일 균열을 유도하는 것을 피하도록 비핵화에 대한 논의를 피하라고 촉구했다. 정 실장은 같은 달 24일 남북공동선언은 2쪽짜리일 것이라고 알려왔고, 비핵화에 관해 매우 구체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해 안심이 됐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전했지만 난 북한의 또다른 ‘가짜 양보’라고 생각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회담 직후 북미 정상이 회담할 것을 주장했지만 난 문 대통령의 ‘사진찍기용’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넋이 빠진 것처럼 보였고 심지어 김 위원장과 회담을 5월 중순으로 제안하기까지 했지만, 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볼턴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1년 내 비핵화를 물었고, ‘그’는 동의했다고 적었다. 이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칭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 모든 것에 있어서 얼마나 책임감이 있는지 한국 언론에 알려달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동에서 전화 통화를 들었는데 심장마비가 온다는 농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멸을 표현했고 나 역시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정 실장은 5월 4일 세 번째로 워싱턴을 방문해 판문점 회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제공했다. 판문점 회동에서 한국은 김 위원장에게 ‘CVID’에 동의하도록 밀어붙였고, 김 위원장은 이에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빅 딜’에 이르면 구체적인 것은 실무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촉구하면서 북한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비핵화를 완수한 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정 실장을 면담한 4월 12일 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만났는데, 한국의 생각과 180도 달랐고 ‘행동대 행동’ 전략에 반대하는 내 생각과 매우 비슷했다. 야치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즉각적으로 시작해 길어도 2년이 걸리는 비핵화를 원했고, 내가 ‘리비아 모델’에 근거해 6~9개월 이내에 해체돼야 한다고 촉구하자 야치는 미소를 지었다. 같은 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6~9개월 내 해체, 생화학무기도 합의문에 포함 등 비슷한 제안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야치는 5월 4일 회동 때도 내게 북한의 ‘행동 대 행동’ 접근법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왜 한국에 미군 있느냐, 얼간이 되는 것 끝낼 것”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 외교안보 참모들에게 왜 한반도에 대규모 주한미군이 주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2018년 7월 6∼7일(한국시간) 이뤄진 3차 방북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두 차례 통화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대단치 않게 여겼다. 중국의 역할이 주시할 가치가 있긴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평가가 더 정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 연습’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왜 한국전에 나가 싸웠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여전히 한반도에 그토록 많은 병력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우리는 얼간이(chumps)가 되는 것을 끝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다시 북한 문제로 화제를 돌려 “이는 시간 낭비”라며 “그들은 기본적으로 비핵화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통화가 끝날 때까지 폼페이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엘튼 존의 ‘로켓맨’ 시디를 선물로 전달했는지에 대해 물어봤는데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당시 통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전에 체제 보장을 원하며 검증은 비핵화 후에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 구축은 허튼 소리”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해 ‘제재를 약화하려는 전통적인 지연 전술’이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50억 달러 못 받아내면 미군 한국에서 빼와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관한 회의를 하던 중 한국에서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훈련을 가리키면서 “그 워게임은 큰 실수”라며 “우리가 (한국의 미군기지 지원으로) 50억 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에서 나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훈련이 모의연습이고 자신도 훈련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난 정신병자와 평화를 이뤄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에서 무역으로 380억 달러를 잃고 있다. 거기에서 나오자”라고 강조했고, 당시 한미 훈련에 대해서도 “이틀 안에 끝내라. 하루도 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같은해 7월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와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80억 달러(일본)와 50억 달러(한국)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것이 당신을 매우 강한 협상 지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보고를 받은 후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면서 “존(볼턴 전 보좌관)이 올해 10억 달러를 가져왔는데 미사일 때문에 50억 달러를 얻게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주둔국들이 기지 비용에 ‘플러스 50%’를 더 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난 트럼프 대통령이 적당한 액수라고 판단하는 만큼 지불하지 않는 나라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그의 궁극적인 위협이 한국에 진짜가 되는 일을 두려워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려고도 했다. 또 미군 주둔국의 비용 분담에 대해 “그 액수와 방식은 다양했고 실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는 없었다”면서 “미 국방부의 창의적인 회계 기술에 따라 거의 모든 비용 수치가 높든, 낮든 정당화될 수 있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피케티 그리고 기본소득

    [이해영의 쿠이 보노] 피케티 그리고 기본소득

    그래도 코로나 국면에서 우리가 집단학습한 것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기본소득이다. 국민들 눈높이에서 재난기본소득이건 재난지원금이건 무엇이 대수랴. 그래도 너도 나도, 여도 야도 다 기본소득을 말하니 참으로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스타 경제학자 프랑스의 토마 피케티가 ‘자본과 이데올로기’라는 신간을 들고 다시금 우리를 찾았다. 주위 푸념처럼 1300쪽에 달하는, 베개로 쓰기에도 불편한 분량이다. 때마침 기본소득을 둘러싼 우리네 갑론을박이 있는지라 피케티의 새 책은 견주어 우리의 ‘지금 여기’를 가늠하기에 제법 그 용도를 따질 만하다. 최저소득 보장제도로서 기본소득에 대한 피케티의 생각은 당연히 우호적이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구의 약 30%에게 특히 저임금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아예 급여에 자동지급되게끔 하자는 것인데 기본소득에 소요될 총비용을 피케티는 국민소득(혹은 국민총생산(GNP))의 5%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런데 피케티가 강조하는 것은 “사회정의가 기본소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 기본소득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구상 ‘패키지의 일부’, 즉 하나의 구성요소이지 그것이 정의 자체이며 목표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목표는 “최저소득 수준이 아니라 소득과 소유 분배 전체를, 그리하여 권력과 기회의 분배를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피케티의 신간은 프랑스 등 유럽의 새로운 담론지형을 반영해 기본소득 못지않게 담대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제안을 하고 있다. 방대한 경험적 자료를 동원해 그는 1980년대 이후 부의 불평등과 소유의 집중이 전 지구적으로 급증해 왔음을 입증해 내고 있다. 특히 19세기 이후의 현대사에서 인류는 소유 집중에 반대하는 수많은 운동을 전개해 왔다. 토지가 가장 강력한 생산수단일 때는 그 토지의 집중에 반대하는 토지재분배의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하이퍼자본주의’하에서 더이상 토지는 극단적인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유일한 원인이 될 수 없다. 우리의 현대사 역시 농지개혁을 이승만 정권의 가장 행복한 한때로 추억하고 있듯이, 이제 ‘21세기형’ 농지개혁이 절실한 때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보편자본’(universal capital)이다(이 책에서는 ‘보편적 자본지원’이라고 번역). 이것은 “농지개혁 개념을 민간자본 전체와 관련된 영구적 과정으로 전환시켜 일반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 쉽게 말하면 “사회의 가난한 50%가 경제활동 특히 창업 및 기업지배구조에 참여할 가능성” 곧 ‘소유 확산’을 위해 25세의 모든 청년에게 창업자본을 지원하자는 말이다. 요컨대 저소득층 약 30%에 대한 기본소득, 특정 연령대 청년 모두에게 성인 평균자산의 약 60%에 해당되는 보편적 창업자본지원(약 12만 유로)을 하자는 것이다. 청년 창업자본지원에 소요되는 재원을 피케티는 국민소득의 약 5%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그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 사실 이것이 핵심이다. 답은 조세재정정책을 통한 강력한 누진세 즉 자산, 상속, 소득 각각에 대한 누진세 3종 세트의 도입이다. 예를 들어 평균자산보다 2배를 소유했을 경우 1%, 100배는 10%, 1만배는 90%의 누진자산세를 낸다. 평균소득의 2배인 경우 40%, 10배인 경우 60%, 1만배인 경우 90%의 누진소득세를 낸다. 그래서 자산, 상속세원으로 보편적 창업자본지원금의 재원 5%를 충당하고 누진소득세원으로 기본소득 및 생태 복지국가의 재원 국민소득 40%를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피케티가 옹호하는 것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다. 오히려 ‘정당한 불평등’하에 ‘기본재화’에 대한 접근의 ‘절대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기본재화란 교육, 보건의료, 주거, 고용, 연금 등을 말한다. 강력한 누진세를 통해 조성된 국민소득의 40%에 달하는 가장 큰 규모의 재원은 이 기본재화 혹은 복지국가적 기획에 투입된다. 기본소득만 놓고 보자면 피케티에게 그것은 어떤 ‘기적의 해결책’도 아니고 특히 복지국가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리 받는 현찰이 돼서도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 논란은 다소 과장돼 있고 편향돼 있으며 과도하게 정치화돼 있다는 점에서 피케티의 신간이 균형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미래기획의 가뭄 속에 간만에 단비 같은 피케티의 새 책은 인문, 사회과학의 21세기 심포지엄이다.
  • 소년의 ‘퓨전 요리’처럼… 인간관계도 퓨전이 가능할까

    소년의 ‘퓨전 요리’처럼… 인간관계도 퓨전이 가능할까

    미국 뉴욕에 사는 열두 살 소년의 이름은 에이브라함 솔로몬 오데(노아 슈나프 분). 에이브라함 외에 그는 아브라임, 이브라힘, 아비 등 다양하게 호명된다. 친척들이 그렇게 부른다. 여기에는 각자의 민족성이 반영돼 있다. 이에 관해 그들은 전혀 타협할 의사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브라함의 모계는 이스라엘계 유대인 집안이고, 부계는 팔레스타인계 무슬림 집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분쟁을 잠시 떠올려 보시길. 그러니까 에이브라함 부모의 결혼부터가 놀라운 사건이었다. 원수 가문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비극적 결말 대신 해피엔딩을 맞았다는 의미니까. 그러나 결혼이 극의 진짜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사실은 오늘날 상식이다. 더구나 이들에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친척들이 모이는 날은 치열한 설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이브라함은 가족 간의 감정 다툼에 힘들어한다. 유대인이기도 하고 무슬림이기도 한 그에게 어느 한쪽만을 택하라는 친척들의 요구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에이브라함은 똑똑한 아이다. 그는 양쪽 다 경험하면서 자기만의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한다. 에이브라함 스스로가 본인의 애칭을 정한 것이 그 사례 중 하나다. 나의 이름을 직접 짓는 행위는 주체적 결단의 표명이다. 그는 자신이 ‘에이브’(이 영화의 원제)이기를 원한다.에이브는 자기 앞에 주어진 생의 난관을 어떻게 돌파해 갈까. 그는 자신이 가장 즐기면서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건다. 무엇인가 하면, 바로 요리다. 에이브는 색다른 음식 먹기를 좋아하고, 독특한 음식 만들기는 더 좋아한다. 그의 재능은 스승 치코(세우 조르지 분)를 만나 만개한다. 거리의 셰프 치코의 모토는 퓨전이다. “맛을 섞으면 사람도 뭉친다”는 콘셉트에 매료된 에이브는 치코의 지도를 받아, 친척들을 뭉치게 할 방법을 찾으려 애쓴다. 짐작한 대로 그것은 유대인 레시피와 무슬림 레시피를 섞어 에이브가 정성스레 요리한 음식들로 구현된다. 치코의 말마따나 퓨전과 마구잡이를 구분하지 못했던 소년이 어엿한 셰프로 어느새 성장한 것이다. 에이브의 요리를 먹고 친척들의 관계가 좋아질까? 갑자기 그럴 수 있을 리 없다. 이 영화는 마법의 묘약이 나오는 판타지 장르가 아니다. 다만 이 정도는 언급할 수 있겠다. 에이브의 요리로 인해, 대립이 아닌 조화를 간절히 바라는 그의 소망이 담긴 음식 덕분에, 친척들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되었다고 말이다. 요리는 기술인 동시에 예술이다. 그래서 치코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요리를 만들면 안 된다고 에이브에게 조언해 주었다. 마음을 다한 결과물이 상대에게 반드시 가닿지는 않을 테다. 하지만 상대에게 가닿은 것은 전부 마음을 다한 결과물이다. ‘에이브의 쿠킹 다이어리’에는 이런 삶의 교훈이 적혀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모닝콜하고 메일 받고… 어디까지가 ‘파와하라’입니까

    모닝콜하고 메일 받고… 어디까지가 ‘파와하라’입니까

    도요타서 괴롭힘 관련 사고, 산재 인정 기업은 상하·동료 괴롭힘 방지책 제정1차 어기면 지도… 2차 땐 이름도 공개코로나로 재택근무 늘면서 갈등 증폭 평생고용·집단주의 센 日 조직문화 탓 “지각을 많이 하는 부하 직원에게 어느 날 ‘왜 항상 이렇게 늦지? 책임감 따위는 없는 거야?’라고 아무도 없는 회의실에서 따끔하게 몇 마디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직원이 ‘이거 상사의 갑질 아닙니까’라고 받아치더군요. 정말 거기에 해당하는 건가요?”(40대·이하 모두 일본 회사원) “한 달에 두 번 오전 7시 회의가 있는 날이면 저는 모든 부서원에게 기상 모닝콜 전화를 넣어야 합니다. 윗분은 저에게 이걸 시키면서 ‘업무의 일환’이라고 하는데, 그게 맞나요? 사람들을 깨우는 그 새벽 시간은 업무 시간도 아닌데 말이죠.”(20대)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데 아침마다 상사로부터 ‘자료는 반드시 오후 5시까지 제출할 것. 오후 2시 온라인 회의 시간 절대엄수. 재택근무에서는 더욱 뚜렷한 성과가 요구됨’과 같은 메일이 들어옵니다. 매일 똑같은 문자 잔소리에 너무 짜증이 나는데, 대책이 없을까요.”(30대) 이달 1일부터 일본 대기업의 인사·노무 담당부서가 바빠졌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가 법률(노동시책종합추진법)로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이 법률은 흔히 ‘파와하라 방지법’으로 불린다. 파와하라는 지위 등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뜻하는 영어 조어로 ‘파워’(힘이나 지위)와 ‘해러스먼트’(괴롭힘)를 결합해 일본식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 법은 파와하라를 ‘우월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업무상 필요 범위를 넘어 노동자의 취업환경을 해치는 언행’으로 정의했다. 구체적인 지침으로 신체적 공격, 정신적 공격, 인간관계로부터의 단절 등 6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기업은 상하·동료 간 괴롭힘 방지에 필요한 대책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2022년부터는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 법을 어기면 당국에서 1차로 지도에 나서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기업 이름을 공표한다. 일본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휴직, 퇴사는 물론이고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28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도요타자동차 사원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자살의 이유가 됐다”며 산업재해 판정이 내려졌다. 도쿄대를 졸업하고 2015년 4월 도요타에 입사한 이 직원은 “너 같은 건 죽는 게 낫다” 같은 상사의 지속적인 공격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파와하라 방지법 시행으로 현장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혼란도 나타나고 있다. 어떤 게 ‘적절한 충고나 조언’이고 어떤 게 ‘상처 주고 괴롭히는 말과 행동’인지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관련 갈등과 불만도 부쩍 늘었다. 직장문화 연수업체 임프레션러닝 관계자는 요미우리신문에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부터 이와 연관된 고민 상담이 늘었다”며 “메일이나 채팅의 경우 문장만으로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전화를 직접 걸어 대화로 푸는 게 좋다”고 말했다. 2018년 일본 전역의 노동청에 접수된 약 32만 3000건의 직장 내 분쟁 상담 가운데 ‘괴롭힘·따돌림’이 약 8만 3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이 다른 나라보다 한층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 이유로 일본 특유의 직장 및 조직문화가 지목된다. 우선 ‘평생고용’의 개념이 강해 전직(轉職) 등 이동이 활발하지 않다 보니 상사와 부하 또는 동료 간 문제가 조직 내에서 곪은 상태로 계속 유지되기 쉽다. 집단주의와 팀워크가 유별나게 강조되면서 상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부하 직원들이 느끼는 정신적 압박이 크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야마나카 도시유키 고베정보대학원대학 교수는 “일본 기업에서는 개인의 직무 범위가 애매하게 설정돼 있는 경우가 많고, 이는 상사가 한층 광범위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원래의 직무 범위에서 벗어난 명령도 부하 직원들이 거부하기 힘든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파란 벤치만 보였다”… 트럼프 112일 만의 선거유세 흥행 참패

    100만명 예상… 2만석 중 3분의1 비어 흑인 시위·주류 언론·방역당국 등 공격 “좌파 꼭두각시 바이든” “쿵 플루” 막말 “코로나 검사 줄여라” 방역 부정발언 논란 캠프 6명 확진에도 거리두기 잘 안 지켜 NYT “트럼프, 관중 수 적어 격분했다”‘트럼프가 파란색 물결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첫 사망자 발생 이후 112일 만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BOK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인지 100만명이 입장 신청을 했다는 사전 공언과 달리 2만석 규모의 센터는 3분의1이나 텅 비었다. 미 언론은 현장의 의자 색깔이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임을 빗대 트럼프의 위기를 이같이 묘사했다. 기대와 달리 참석이 저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BOK센터 밖에서 시민들을 만나기로 했던 일정도 취소했다. 그는 이날 100분 남짓한 유세 연설 내내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촉발된 갈등에 상처 입은 민심을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로 다독이기는커녕 흑인 시위대와 주류 언론, 중국은 물론 방역 당국,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에게까지 전방위로 ‘싸움’을 걸고 분열과 분노의 언어를 쏟아냈다. 트럼프의 첫 일성은 지지자들을 둘러보며 한 “당신들은 (나의) 전사들이다”라는 나긋한 말이었다. 그러더니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일어선 시위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를 “혼란에 빠진 좌익 폭도”라고 몰아붙이고, “우리의 유산을 파괴하고 새로운 폭압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바이든은 과격 좌파의 무기력한 꼭두각시”라고 퍼부어 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에서 승기를 잡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정치자금 8080만 달러(약 977억원)를 모으며 트럼프(7400만 달러) 대통령을 앞섰다. 트럼프의 언어가 점점 독해지는 이유가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선을 구걸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그것이 일어난 방)의 핵폭탄급 폭로를 의식한 듯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거듭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로 부르겠다”며 인종차별적 언어를 구사했다. 이는 중국 무술인 ‘쿵후’와 유행성 독감을 뜻하는 ‘플루’(인플루엔자)를 합성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대규모 실내 집회를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그는 “진단검사는 양날의 검이다. 진단검사를 하면 더 많은 (확진) 사람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래서 내가 (방역 당국에) 진단검사를 제발 줄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유세 직후 한 행정부 관료가 “대통령 말은 분명 농담”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누적 확진자가 233만명에 달하는 상황인데 여전히 국민 보건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트럼프 캠프 관계자 중에서 6명이 무더기로 감염됐음에도 유세장 방역은 허술했다. 입장 때 마스크를 배포하고 체온을 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엄격히 지켜지지 않았고, 마스크를 낀 참석자도 드물었다. 가디언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2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실내 유세장의 관중이 적었던 것에 대해 크게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캠프의 기대와 달리 이날 유세 규모는 굴욕”이라고 꼬집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與, ‘윤석열 흔들기’ 본격화에… 野 “검찰마저 어용 만드나”

    與, ‘윤석열 흔들기’ 본격화에… 野 “검찰마저 어용 만드나”

    秋 법무·尹 총장 충돌하자 공개 사퇴 압박 설훈 이어 우희종 교수도 “거취 정리” 가세 원희룡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더니 文은 당당하게 尹총장 해임하라” 비꼬아 김은혜 “문재인 정권의 광대극” 신랄 비판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의 강압 수사 의혹 등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하자 여권에서 윤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윤석열 흔들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야당에서는 21일 “검찰마저 어용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윤석열 지키기’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용언론·어용시민단체·어용지식인과 지지자들을 총동원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공격하는 행태는 군사정권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살아 있는 권력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그 말이 빈말이었다는 걸 솔직하게 고백하고, 당당하게 윤 총장을 해임하라”고도 비꼬았다. 검사 출신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일하는 임기제 공무원 몰아내는 게 일하는 국회인가 보다. 그럼 전 정부 때 블랙리스트도 일하는 정부였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법사위(法司委)를 법사위(法死委)로 만드는 문재인 정권의 우스꽝스러운 광대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과 추 장관이 서로 다투는 모양을 보이는 건 지극히 안 좋은 사태이기에 조만간 결판을 져야 한다”며 “내가 윤석열이라면 벌써 그만뒀다”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윤 총장이 강압 수사 의혹 조사를 재배당한 일을 거론하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불신은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때부터 뿌리 깊은 상태다. 여기에 한 전 총리 수사 건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여권은 일제히 사퇴 압박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시민당 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과반을 넘는 일방적 결과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윤석열씨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 목소리였다”며 “눈치가 없는 것인지 불필요한 자존심인지”라고 썼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다주택 고위 공무원이 누굴 규제하나” 무주택 젊은층의 분노

    “다주택 고위 공무원이 누굴 규제하나” 무주택 젊은층의 분노

    6·17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12·16이나 2·20 대책 때는 집값이 급격히 오르는 과열 지구만 골라 ‘두더지 잡기’식 규제를 했는데 이번에는 두더지가 나오기도 전에 인천 전 지역 등 ‘광역 규제’를 하다 보니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다. 하루아침에 ‘규제지역’이 된 탓에 대출이 줄어 새집을 포기하게 된 이들과 자금이 부족해 전세를 끼고 일단 집을 장만한 뒤 ‘내 집’에 들어갈 날을 기다리며 돈을 모으던 무주택 젊은층의 분노는 ‘사회적 불공평’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주택 서민과 대책을 만든 공무원 중 누가 투기꾼인지 조사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정작 투기와 전쟁을 치른다는 정부 고위 공무원은 대부분 다 강남에 거주하고 다주택자들인데 누가 누구를 규제하느냐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가 고위 공직자들에게 ‘살 집 한 채 빼고 다 팔라’고 했지만, 중앙부처 공무원 750명 중 다주택자는 3명 중 1명꼴인 248명이나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18일 “서울시 구청장 4명 중 1명은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부동산 관련 게시판에는 “그들(공무원)만 계획이 있었을 뿐 이번 생 내 집 마련은 망했다”는 글들이 끊이지 않는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이번 대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가리지 않고 일괄적으로 규제를 적용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규제 지역 형평성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전방위적으로 규제 지역으로 묶는 바람에 아직 과열이 심하지 않은 곳까지 포함돼서다. 무인도인 인천 중구 실미도가 포함된 것이나 조정대상지역조차도 거치지 않고 투기과열지구로 직행한 경기 군포와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기존 대책은 수원 등 거품이 커진 지역이라 규제할 만하다는 인식이 강해 반발이 적었는데 이번엔 ‘인천 전체’처럼 전방위로 묶어 예상치 못한 지역이 들어갔기 때문에 역차별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대로 집값이 급격히 뛰는데도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빠진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에 대한 지적도 거세다. 국토교통부에 글을 올린 한 민원인은 “잠실 개발사업 수혜 단지로 잠실4동 파크리오는 2주 만에 3억원이 올랐는데도 법정동상 신천동에 해당한다고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된 게 말이 되나”라며 “제발 현장 점검 좀 해가며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라”고 비판했다. 규제 지역 확대와 전세대출 제한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멀어졌지만, 현금 부자의 ‘부동산 쇼핑’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점에 대한 젊은층의 상실감도 크다. 이 때문에 국토부 게시판에는 “실수요자 대출을 줄일 것이 아니라 다주택자의 취득세 누진제와 주택 보유 수에 따른 종부세 누진제를 더 확대해 달라”는 글도 다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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