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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시와 원료 달라”…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1심 무죄

    “옥시와 원료 달라”…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1심 무죄

    “사법부마저 저희에게 등을 돌리다니 억울하고 가슴이 미어져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순미씨) 12일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의 1심 재판에서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하자 피해자와 유족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중증 폐질환과 천식을 앓게 된 조순미씨는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이 제조·판매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가습기 살균제는 크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와 CMIT·MIT가 들어간 살균제로 나뉜다. PHMG·PGH 성분 가습기 살균제는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인정돼 이를 제조·판매한 옥시·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제조사 관계자들이 2018년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CMIT·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최초 검찰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추가 수사를 통해 2019년이 돼서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CMIT·MIT는 PHMG·PGH와는 전혀 다른 원료물질”이라며 “동물실험과 역학조사 등에서도 해당 물질을 단독 사용했을 때 폐질환 등이 유발된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증명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CMIT·MIT 함유 제품 사용 피해자들의 피해를 인정한 환경부의 종합보고서 또한 일종의 ‘의견서’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증거만으로는 이런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장동엽 참여연대 간사는 판결 직후 “CMIT·MIT의 유해성은 이미 학계에 보고됐는데도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을 납득할 수 없다.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종인 “윤석열, 별의 순간 보일 것”… 대권 도전 거론

    김종인 “윤석열, 별의 순간 보일 것”… 대권 도전 거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별의 순간’은 대권 도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이 아직 여권에 있는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총장에 대해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면서 “본인 스스로가 결심할 거니까 내가 구체적으로 얘기는 안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의 선두권 주자로 부상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을 여권 사람으로 분류했다. 김 위원장은 “검찰총장을 내려오자마자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 말이 많지만 사실 윤 총장이 아직까지도 여권에 있는 사람”이라면서 “여권 내부 갈등 속에 있는 것이지 야권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총장을 대선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여권에서 찾다 가장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윤 총장을 할 수도 있지 못할 것 뭐 있냐. 정치는 갑작스럽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내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나경원, 김종인·홍준표 만나 눈도장(종합)

    “내일 서울시장 출마선언” 나경원, 김종인·홍준표 만나 눈도장(종합)

    박원순에 패배했던 羅, 10년 만에 재도전김종인·홍준표 잇따라 만난 羅 “덕담 해줘”안철수에 대한 언급 묻자 “노코멘트” 선거캠프는 여의도…야권 후보 대진표 완성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올해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맞서 출마했다 패배한 지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나 전 의원은 12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출마 선언을 하고, 경선 단계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내일 출마선언 한다…경선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하겠다” 김종인 “열심히 하라” 나 전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출마 의사를 전달하고서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민의 마음이 무엇인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김 위원장의 대여 투쟁 방식에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해 “야당은 다양한 투쟁 방식을 택할 수 있고, 원내 투쟁이 어렵다면 때로는 장외 투쟁도 필요하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나 전 의원은 구체적인 출마 회견 장소와 내용을 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캠프는 여의도에 마련했다고 한다. 단일화를 내세운 안철수 대표와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힌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출마를 공식화하면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대진표는 사실상 완성된다.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나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가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나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4월 보궐선거는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뒤 하루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의 후임을 뽑는 선거다.홍준표, 羅에 “꼭 당선되라 덕담 해줬다”“빅3 다 출마해 야당판 만들어야” 洪 “단일화는 2월말, 3월초 가서 생각할 문제” 나 전 의원은 이날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만나 그간 쌓인 앙금을 털어냈다. 법조계 선후배인 두 사람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의원이 나 전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한 인연이 있다. 이후 나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은 2019년 홍 의원이 나 전 의원의 원정출산·아들 이중국적 의혹을 공개 거론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나 전 의원은 한 시간여 오찬 후 기자들을 만나 “과거 당 대표였던 홍 의원이 당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출마를 거의 강권했다”면서 “이번에는 꼭 열심히 해서 당선되라는 덕담을 해줬다”고 전했다.홍 의원은 “민주당의 조직투표를 돌파하려면 ‘빅3’가 다 출마해서 야당판을 만들어야 한다”며 나 전 의원과 안 대표, 오 전 시장의 출마를 독려했다. 이어 “단일화는 지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2월말이나 3월초에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세 사람을 잇달아 만난 홍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지금 뜨고 있는 건 서울시민들이 서울시장 감으로 보기 때문”이라면서 “나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서울시장감이 된다는 걸 시민들한테 인정받으면 충분히 돌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안철수 진정성 보이려면 입당해야” 나 전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 야권단일화를 내세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서는 “진정성을 보이려면 우리 당에 입당하는 것이 맞다”면서 “합당을 전제로 한다든지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시일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자체로 경선 절차를 거친 뒤 100% 시민경선으로 안 대표와 단일화하는 ‘2단계 단일화’ 방식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앞서 박 전 시장과의 선거에서 패배한 조연급으로 나 전 의원을 언급한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선당후사의 정신이 이렇게 매도되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고 반박했다.“‘安·오세훈 결자해지’ 묶는데 동의 안 해”“난 당이 어려울 때 당 위해 출마한 사람” 나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누구도 서울시장 선거승리를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어느 후보를 넣고 여론 조사를 해봐도 박원순 후보에게 20%포인트 넘게 뒤처졌다. 그런 상황에서 당 대표가 제게 출마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보궐선거가 치러진 이유를 제공한 주체가 바로 한나라당이 배출한 시장”이라며 오세훈 전 시장의 중도사퇴로 화살을 돌렸다. 나 전 의원은 이날도 홍 의원을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함께 10년 전 박원순 전 시장 등장의 책임을 따지는 시각에 대해서는 “‘결자해지’로 같이 묶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분(안철수)은 박 시장을 만들어주신 분이고 다른 한 분(오세훈)은 (시장) 자리를 내놓으신 분이지만, 저는 당의 권유에 의해 어려운 때 당을 위해 출마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나경원, 종편 방송 출연해 딸 공개 호평 나 전 의원은 지난 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출연해 화장기 없는 민낯을 공개하는가 하면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딸의 드럼 연주에 맞춰 탬버린을 치는 등 평범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며 새침한 이미지를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 전 의원의 출연에 해당 프로그램 시청률은 11.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진솔하게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했고 다행히 많은 시청자가 공감해주신 것 같다”면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여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유력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대선을 앞둔 2012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잇달아 SBS ‘힐링캠프’에 출연, 패널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했다. 6개월 뒤 무소속 후보로 거론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힐링캠프에 출연하며 화제 몰이를 했다. 앞서 2009년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것이 당시 ‘안철수 신드롬’에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도 성남시장이던 2017년 부인 김혜경 씨와 SBS ‘동상이몽’에 출연, 사생활을 공개하며 대중에 가까이 다가갔다.우상호 “羅 출연, 방송 공공성 훼손”정의 “선거 90일에 편파적 선거운동” 그러나 방송 출연에서 소외된 정당이나 후보군에서는 “공정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재보선의 경우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꾸려지기에 두 주자 모두 규정을 위반한게 아니라는 게 방송통신심의위 해석이지만,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이자 ‘이미지 정치’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특정 서울시장 후보, 여야 후보들을 초대해 선거 홍보에 활용한 것은 방송의 공공성을 훼손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논평에서 “선거일까지 90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치인의 예능 출연은 편파적인 방송으로 사전 선거운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튜브에서 본 27살 연상 아저씨와 사랑에 빠진 독일 여대생

    유튜브에서 본 27살 연상 아저씨와 사랑에 빠진 독일 여대생

    독일의 한 여대생이 유튜브에서 본 27살 연상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데일리메일은 11일 보도에서 독일 튀링겐 출신 여대생이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보다 27살 많은 남성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리학 전공자 야나 레온하르트(21)는 18살이었던 2017년 우연히 철학교사 페터 하인리히(48)의 동영상을 보고 설명할 수 없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야나는 “대학에 진학해 철학이나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었다. 입시 생각으로 관계에 대해 생각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그런데 유튜브로 교육용 영상을 찾다가 우연히 페터의 채널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설명했다.고민 끝에 페터에게 이메일을 보낸 야나는 그 후로 3개월간 그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야나는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서로 공통점도 많았다. 말이 잘 통해 밤늦게까지 대화를 나누곤 했다”고 말했다. 둘의 대화는 곧 영상통화로 옮겨갔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던 야나도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페터의 영상통화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야나는 페터에게 자신을 보러 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400㎞를 달려온 페터에게 야나는 또 한 번 마음을 빼앗겼다. 페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었다.문제는 역시 27살이라는 나이 차이였다. 야나는 “페터가 망설였다. 나이 차이 때문에 불안해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2년간 친구로 지내던 두 사람은 야나가 대학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페터는 야나에게 여자친구가 되어 달라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비밀 연애를 했다. 자신들 관계를 주변에 쉽게 털어놓지 못했다. 반대가 심할 거란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계속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얼마 안 가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지만 두 사람은 역시나 양쪽 집안의 반대에 시달리고 있다.그래도 두 사람의 사랑은 확고하다. 비록 부모와의 관계가 틀어지긴 했지만 ‘소울메이트’가 곁에 있어 다행이라는 게 둘의 설명이다. 야나는 “장거리 연애 중이지만 사랑에는 거리도, 나이도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영혼의 반려자가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게 더 힘들다”며 확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가장 중요한 건 나와 페터가 지금 행복하다는 것이다. 주변 시선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판사님 너무하십니다” 낮술 운전자에 숨진 6세 아이 부모 오열

    “판사님 너무하십니다” 낮술 운전자에 숨진 6세 아이 부모 오열

    법원, 음주운전 가해자에 징역 6년 선고음주운전 벌금 전력·반성문 제출 등 참작유족 “검찰 구형량 징역 10년보다 낮아” 낮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가로등을 받아 6세 아이를 숨지게 한 50대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권경선 판사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9월 6일 조기축구 모임에서 술을 마신 김씨는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에서 승용차를 몰다 인도의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김씨가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이모(6)을 덮쳤고, 가로등에 머리를 맞은 이군은 결국 사망했다. 당시 주변을 지나던 행인도 부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권 판사는 “피고인의 음주운전으로 만 6세에 불과한 이군이 넘어지는 가로등에 머리를 부딪혀 결국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죄목이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법을 위해 시행된 것이라며 일반 교통사고와 달리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족들이 용서할 뜻이 없고 피고인과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아 전해지지는 못했으나 사고 직후 구속된 피고인이 반성문 형태로 거듭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자신에 대해 후회하는 내용을 적어낸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첫 재판 때부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거의 매일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해왔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이군의 유족은 오열하며 “판사님, 너무하십니다. 이건 가해자를 위한 법입니다”라고 항의했다. 유족 측은 선고 뒤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 “재판부가 검찰 구형보다 2년 낮게 선고했다”며 “우리나라 사법부와 재판부가 원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반성문을 쓰고 자동차 보험에 가입됐다고 형량을 낮춰주는 것이 말이 되는 판결인가”라며 “가해자는 항소해 형량을 더 낮출 테지만 유족은 앞으로 평생 무기징역을 받고 사형을 받은 심정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울먹였다. 유족 측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음주운전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며 “음주운전은 재판부와 사법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무죄…“증명 안 돼”(종합)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산업 전 대표 무죄…“증명 안 돼”(종합)

    재판부 “공소사실 충분히 증명 안 돼”검찰 5년씩 구형했으나 모두 무죄로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114명”피해자 “다른 상품이라고 무죄? 말 안돼” 검찰이 40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된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전직 임원에게 실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전직 임원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선고 배경을 밝혔다. 법원 “CMIT·MIT 성분 살균제가폐질환·천식유발 입증 보기 어려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에 관해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등은 CMIT·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MIT와 MIT 등은 앞서 일부 제조사 관계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와 다른 성분이다. 재판부는 “각 실험을 실행한 교수와 전문가들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CMIT·MIT 사용과 사망 또는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전문가는 ‘사람에게 이미 폐 질환 등이 발생했다는 전제를 하고 CMIT·MIT 성분의 영향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동물 실험을 했지만, 뒷받침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고 인정했다”고 부연했다.환경부 피해 공식 인정과 상반된 결론“업무 부주의, 사망·상해 본질 기여 아냐” SK케미칼 전직 직원 4명도 모두 무죄 이러한 결론은 환경부가 CMIT·MIT 함유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해온 것과도 상반된다. 재판부는 “모든 시험과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있는 환경부의 종합보고서는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 기존 연구에 대해 추정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일종의 의견서에 그친다”면서 “이런 추정에 기초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로서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원칙 범위 안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SK케미칼에 근무하면서 PHMG 제조·판매에 관여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사 전직 직원 4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PHMG 성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관계자들이 유죄를 선고받은 옥시에 이 물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SK케미칼 관계자들이) 업무 과정에서 다소의 부주의가 있었더라도 판매 경위 등에 비춰볼 때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과 상해라는 결과가 발생하는 데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판결 이유를 확인해서 항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순미씨는 판결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른 상품이라는 이유로 애경과 SK케미칼이 무죄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檢 “경영진 부주의로 수많은 생명 희생”“안전성 검사 필요 듣고도 출시 강행” 애경산업·SK케미칼 전 대표에 각 5년 구형“피해가족들, 내 손으로 아이 죽였단 죄책감” 검찰은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금고 5년을 구형했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정시설에 수용돼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지만, 노역을 강제하지 않는 형벌이다. 이밖에 애경산업·SK케미칼·이마트 관계자 등 10여 명에게는 각각 금고 3년∼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생명과 신체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현대사회에서 결함 있는 물건을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과 그 경영진의 부주의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됐다면, 막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도 이의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구형 의견을 밝혔다. 이어 안 전 대표에 대해 “피고인은 애경의 대표이사로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 최종 책임자”라며 “안전성 검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하지 않고 제품 출시를 강행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현재도 질병 속에서 고통받고 있고, 피해자의 가족들은 내 손으로 아이를 아프게 하고 죽였다는 죄책감을 가진 채 책임을 회피하는 대기업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끝내 재판 결과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도 있다”고 말했다.SK케미칼 측 “폐질환 유발, 과학적 증명 안 돼” 무죄 주장 이에 대해 홍 전 대표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현 단계에서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가 공소사실에서 검찰이 주장한 것과 같은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함께 재판받게 된 임직원들의 어두운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임직원들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안 전 대표는 CMIT·MIT를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전 대표도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사용해 제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2016년 처음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는 독성 물질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했지만, 이후 CMIT와 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2018년 말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돼 지난해 순차적으로 기소됐다.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4114명 인정 환경부, 기업 상대 손배 진행 피해자에연구결과와 법률상담 서비스 제공키로 한편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제22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333명을 추가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9일 기준으로 신청자 7103명 가운데 총 4114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질환을 특정하지 않고 건강 피해가 있으면 포괄적으로 피해를 인정하도록 하는 개정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면서 피해자 인정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각 신청 사례에 대한 개별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피해인정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부는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피해자에게 역학적 상관관계 연구 결과와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소송을 돕는 업무도 진행하기로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집합금지 조치 재고해야”...정부 상대 2차 소송하는 실내체육업계

    “집합금지 조치 재고해야”...정부 상대 2차 소송하는 실내체육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집합금지 대상이 된 실내체육시설 사업자들이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이 부당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또다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12일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사업자들이 모인 ‘필라테스&피트니스 사업자 연맹’은 사업자 203명이 1인당 500만원씩 대한민국을 상대로 총 10억1500만원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연맹은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서울·경기 지역의 실내체육시설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분석해보니 전체 확진자의 0.64%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염경로) 확인이 불가능한 환자가 약 57%인데 실내체육시설은 회원제로 운영돼 그런 환자를 만들리 없다”며 “고위험시설 프레임을 정부에서 국민에게 각인시킨 탓에 지방 매장들도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해당 단체는 “정부가 단순히 실내체육시설에서 비말이 많이 튈 것으로 생각해 집합금지·제한 조치를 했다면 재고해야 한다”며 “과학적 데이터를 가져오든 우리가 분석한 자료가 잘못됐다고 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말에도 정부를 상대로 7억6500만원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박주형 연맹 대표는 “이번 소송을 통해 실내체육시설업자들이 입은 재산상 손해를 배상받고 나아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실내체육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익과 사익의 조화를 추구하는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농업의 모든 것,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편‘ 발간

    농업의 모든 것,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편‘ 발간

    ‘써레질 물은 형제간에도 안 나눈다’는 속담이 있다. 써레질은 농사지을 때 모내기 직전에 논의 흙덩이를 부수고 삶는 작업을 가리킨다. 써레질한 논의 흙탕물에는 거름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써레질 물이 충분해야 모내기에도 지장이 없으니 소중히 여기라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전통 농경기술인 써레질부터 현대식 종합수확 기계인 콤바인까지 농업에 관한 총체적인 내용이 담긴 해설서가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일곱 번째 주제로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 편’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전 표제어를 경작, 농경세시, 노동방식, 농기구, 농기계, 농작물, 목축, 자료, 제도, 유적, 용어, 농업유산 등으로 범주를 나눠 정리·해설했다. 농업기술 뿐 아니라 만석꾼, 새마을운동, 구황작물, 귀농 등 시대적 생활상을 담고 있는 항목을 수록했고, 둔전제, 공음전, 농사직설 등 주요 농사제도와 농서에 관한 내용도 충실히 다뤘다. 아울러 생태환경을 이용한 전통지식인 농사력, 이십사절기, 논둑태우기 등과 농악, 두레놀이 등 농경 세시풍속을 그림, 사진, 도면과 함께 해설해 이해를 돕는다.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금산 인삼농업, 하동 전통 차농업 등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15개 항목도 담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4년 시작한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편찬 사업은 전체 8가지 주제 중 ‘한국세시풍속사전’, ‘한국민속신앙사전’, ‘한국민속문학사전‘, ’한국일생의례사전’, ‘한국민속예술사전’,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등 6가지 주제가 완료됐다. ‘한국생업기술사전’은 농업편에 이어 어업편, 상공업편이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 사전 내용은 웹사전(https://folkency.nfm.go.kr)으로 볼 수 있고, 공공데이터포털(www.data.go.kr)에서 무료로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종인 “4월 보궐선거 끝나면 난 사라지겠다”

    김종인 “4월 보궐선거 끝나면 난 사라지겠다”

    당내 “좌클릭” 반발에 “한심한 사람들과 뭘 하나싶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월 보궐선거가 끝나면 위원장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보궐선거가 끝나면 임기를 마치게 되느냐’는 질문에 “나는 보궐선거만 끝나면 사라지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위해 당 대표를 맡아 한번 더 이끌어달라는 호소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추가 질문에 김종인 위원장은 “별로 매력이 없어서 안 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많이 힘드냐’는 물음에 김종인 위원장은 “정치라는 게 아주 고된 일이다. 껍딱(껍데기)으로는 웃으면서도 밤낮 머리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기 때문에 인생이 편치가 않다”면서 “그런 걸 뭐하러 굳이 인생이 얼마 남지도 않은 내가 하려고 하겠느냐”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와서 8개월이 넘어가는데 알다시피 내부에서 별의별 말이 다 많다”면서 “내가 당을 좌클릭했다느니 어쩌느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최근에 ‘마르코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라는 보고서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나눠줬다”면서 “어느 기자가 전화로 ‘당을 좌클릭하려고 그런 거 돌렸냐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화 오더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이렇게 한심한 사람들하고 뭘 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스포츠로 행복하신가요/홍지민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스포츠로 행복하신가요/홍지민 체육부 차장

    얼마 전 김아림 선수가 미국 여자프로골프 US여자오픈에서 5타 차를 뒤집고 우승했다. 아마 골프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자기 일처럼 반겼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그리 기분 낼 일 없는 나날에 위안을 주는 소식이었을 게 분명하다. 1998년 박세리 선수가 같은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에 서며 IMF 외환 위기 파고에 휩쓸린 국민을 위로했던 기억이 연상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축구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 선수가 벌이는 골 퍼레이드 소식도 코로나19에 시름하는 우리 국민에게는 잠시나마 미소 지을 수 있는 순간을 가져다주고 있다. 스포츠는 오래전부터 그래 왔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세계 건각과 겨뤄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으며 민족의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비록 가슴에 일장기가 있었지만 말이다. 1974년 홍수환 선수가 머나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복싱 세계 챔피언에 올랐을 때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그의 환호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에 함께 기뻐했던 세대도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이나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수영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에 행복했던 사람도 많았겠다. 개인적으로 가슴에 각인된 스포츠 장면을 거슬러 올라가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유도 하형주 선수의 호쾌한 모습이 떠오른다. 8강전에서 일본 선수를 냅다 바닥에 꽂아 버리는 장면, 4강전 막판에 독일 선수를 발목받치기로 누이며 극적으로 결승에 오른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다. 그러나 스포츠가 마냥 기쁨과 행복을 선물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인권 문제가 승부 세계의 뒷전으로 밀리며 지도자와 선수, 선수와 선수 사이에 폭력 사건이 잊을 만하면 이어진다. 성폭력 사건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등지는 선택을 한 뒤 그가 처했던 가혹한 상황이 뒤늦게 알려지며 세상을 들끓게 했다. 지난 연말부터 국내 스포츠계는 선거로 뜨겁다. 각 종목 단체에서부터 최상위 대한체육회까지 회장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잡음도 많다. 한 종목 단체에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줘 비난받기도 했다. 정정당당한 스포츠를 이야기하기 위해 그 어느 곳보다 정정당당해야 할 대한체육회장 선거 과정은 혼탁한 정치판과 닮아 가고 있다. 한 후보는 등록 마감을 하루 남기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촌극을 연출했다. 후보자마다 자신이 스포츠 발전에 적임자라고 자부하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쏟아지는 비방과 흑색선전에 한숨만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18일이 대한체육회장 선거일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사상 처음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간접 선거다. 대한체육회 대의원과 회원종목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228개 시군구 체육회 임원, 선수, 지도자, 동호인 중 무작위 선정된 2170명이 한 표씩 행사한다. 선거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스포츠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합쳐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한 2016년 내세운 비전이다. 지금의 선거를 보며 행복을 예감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올해도 진하게 드리워져 있다. 스포츠를 통해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이유다. 이번 선거부터 스포츠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드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 icarus@seoul.co.kr
  • 원더우먼도 못 구한 극장… 추억의 영화로 ‘돌려막기’

    원더우먼도 못 구한 극장… 추억의 영화로 ‘돌려막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었다. 할리우드 영화 ‘원더우먼 1984’가 극장가를 지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 관객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신작이 개봉을 미루면서 재개봉 영화가 빈틈을 메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원더우먼 1984’ 누적 50만명 씁쓸한 1위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흘(8∼10일)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8만 735명에 불과했다. 새해 첫 주말이었던 전주(1∼3일) 14만 9000여명에서 절반 가까이나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지난해 4월 둘째 주말(10∼12일) 9만 8000여명이었던 역대 주말 최저점까지 뚫었다. ‘원더우먼 1984’는 주말 동안 2만 6000여명을 더하며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50만 7000여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날 일 관객 수 5만명대로 출발해 3일째에 10만명을 넘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관객이 확 줄었다. 개봉 3주차를 맞아 평일 관객 4000명대, 주말에는 1만명대를 이어 가고 있다.●신작 실종… 재개봉 작품만 코로나 특수 주말 극장가 2위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다. 9000여명의 관객으로 전주 3위에서 2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 영화는 2004·2008·2013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국내 재개봉으로, 신작이 뜸한 틈을 노려 오히려 코로나19 특수를 봤다. 3위는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했던 독립영화 ‘천사는 바이러스’가 차지했다. 개봉 직후 ‘화양연화’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최근 이와이 지 감독의 ‘러브레터’에 이어 음악영화 ‘라라랜드’와 ‘비긴어게인’도 재개봉했다. 이들이 지난달 개봉한 ‘조제’, 지난해 11월 개봉한 ‘도굴’, ‘이웃사촌’ 등과 순위를 다투고 있다. 7일에는 ‘쌍천만’ 영화였던 ‘신과함께-죄와벌’이 개봉했고, 2편 격인 ‘신과함께-인과연’이 오는 21일 재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 ‘캐롤’도 27일 재개봉한다. 20일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외에는 별다른 기대작이 없는 가운데, 신작 영화의 고군분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 참상을 폭로한 영국 기자의 실화를 다룬 ‘미스터 존스’와 수전 서랜던·케이트 윈즐릿 주연 ‘완벽한 가족’, 트랜스젠더 발레리나의 실화를 그린 ‘걸’ 등이 새로 개봉해 10위 안에 진입했다. 관객 수는 각각 2000∼4000명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코로나 신규 확진 41일 만에 400명대… “아직 방심은 금물”

    코로나 신규 확진 41일 만에 400명대… “아직 방심은 금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일 0시 기준 451명으로 집계됐다. 4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일 451명을 기록한 이후 41일 만이다. 확진자 수 감소는 무엇보다 주말에다 추운 날씨로 검사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확산세의 정점이 지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검사자 수 대비 확진자는 이날 100명당 1.07명으로 1주일 전(1.71명)보다 감소했지만 1일 1.01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많다. 게다가 확진자 수가 1일 1029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1000명대에서 600명대까지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확진자 추이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며 “지역사회 감염 위험, 감염취약시설의 지속적 유행, 변이 바이러스, 한파로 실내 생활이 증가하는 계절적 위험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재생산지수 등을 고려할 때 다음주 일일 확진자 발생 규모가 “600~700명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영국발 등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16건 이외 추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정세균 총리는 “확실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지 못한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희생을 빨리 덜어 드리기 위해 3차 유행을 확실히 제압하는 한 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는 이날 여성 등 수용자 300여명과 대구교도소로 이송된 여성 수용자 250명을 대상으로 8차 전수검사를 했다. 이날 오후 기준 전국 교정시설 확진자는 1226명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일시적인 진정세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요긴하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점은 지난 것 같다”면서도 “주말에다 추위로 검사 수가 줄어든 영향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나 다름없는 2.5단계 방역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 시책의 일관성이나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방역조치를 할 때 어떤 시설은 비말이 많이 발생하고 어떤 시설은 비말이 적어 집단감염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신뢰성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국민이 방역대책을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서울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9년간 함께한 반려견이 납치돼 죽어서 돌아왔습니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9년간 함께한 반려견이 납치돼 죽어서 돌아왔습니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영업이 끝난 가게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남성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가게 주인의 반려견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가 9년간 함께한 반려견 밍이는 결국 죽어서야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었다. 밍이의 보호자는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피해 사실을 말하면서 흐느껴 말을 잇지 못했다. 밥을 잘 먹지 않아 매일 숟가락으로 끼니를 챙겨줄 만큼 각별했던, 하나밖에 없는 반려견이었다. 하루 아침에 모르는 남성에게 납치돼 싸늘하게 돌아왔다는 믿기 싫은 현실 속에서 간신히 견디고 있다고 했다. 사건은 11월 20일 새벽 5시 20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 시흥시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던 피해자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30세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두 명이 출동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묻는 사이 이 남성은 피해자 옆에 있던 반려견 밍이를 들고 사라졌다. 밍이가 없어진 것을 안 피해자는 이날부터 보름이 넘도록 밤낮으로 밍이를 찾아 헤맸다.그리고 한 달 뒤, 밍이는 이 남성이 들고 사라진 골목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피해자가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반려견 밍이를 들고 자리를 떠나는 남성의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20분 뒤 다시 나왔을 때는 얇은 티 안쪽에 강아지로 추정되는 것이 보였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강아지를 데려간 건 맞지만 골목에서 놓아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흥경찰서는 이 남성에게 절도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피해자는 “이 남성이 골목에 들어가 반려견을 죽이고 옷 안에 넣어 이동한 뒤 다시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밍이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동물학대 범죄는 없었는지 밝혀내고 그 과정에 죗값을 치러야 하는 자가 있다면 수사를 통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는 “삶의 전부고, 살아가는 이유였던 반려견이 끔찍하게 죽어 돌아왔다. 분노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강력한 법으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동물학대 발생시 CCTV로는 동물이 움직이는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고, 사람이 사각지대에서 범행을 저지르면 단서를 포착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반드시 경찰의 적극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수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밍아. 불쌍한 나의 강아지. 정말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보고싶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우리 밍이.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찾아내지 못해서 미안해. 언니가, 엄마가 밍이를 항상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저 바라만 보고있어도 좋았던 나의 강아지. 산책할 때 신나게 뛰다가 귀엽게 쳐다보면서 웃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품에 안고 싶다. 발냄새 맡는거, 뽀뽀하는거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는 현실이..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어. 너를 이유없이 아프게 한 사람을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게. 최선을 다해서 싸워볼게. - 밍이의 가족으로부터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으로 쓰겠습니다.
  • 안철수 우연히 만난 홍준표 “YS처럼 빈구석 있어야 사람 몰려”

    안철수 우연히 만난 홍준표 “YS처럼 빈구석 있어야 사람 몰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1일 우연히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빈 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모인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생을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삶을 살고자 했는데 금년부터는 난득호도(難得糊塗)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를 하니 연초부터 참 난감하다”고 털어놓았다.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의 송곳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남의 눈에 띄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난득호도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리숙해 보이는 게 어렵다’는 의미로 바보짓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난득호도는 주로 흘휴시복(吃亏是福)과 함께 ‘어리석기가 가장 어렵고, 손해 보는 것이 곧 복이다’란 말로 많이 쓰인다. 홍 의원은 “안철수 대표를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빈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몰려 든다는 것은 김영삼(YS) 전 대통령를 봐도 정치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 대표는 새해 들어 보수 인사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보수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는 안 대표는 이날 개인 일정으로 대구 동화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홍 의원을 만났고, 오후에는 부산에 내려가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났다. 안 대표와 홍 의원은 우연히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는 오늘 개인 일정으로 대구 동화사를 찾아 종정 예하를 예방하고 새해 인사를 드렸다”며 “홍 의원은 동화사 측에서 새해 예방객 일정을 잡으면서 우연히 동석하게 되었을 뿐 사전에 약속된 바 없고 같은 예방 자리에서 새해 덕담과 격려를 나누었다”고 밝혔다.당 관계자는 “이 전 의원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 시각과 장소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이 전 의원이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안 대표를 도왔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두 사람 다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서로 격려하는 차원서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님을 찾아뵙고 새해인사를 드렸다”고 소개했다. 안 대표는 글에서 “박사님께서는 링컨의 사진 액자를 선물로 주셨다. 돌아오는 길에 선물해주신 액자를 마주하면서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4시간을 쓸 것’이라는 링컨의 말이 떠올랐다”며 “이제 나무를 베러 나서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주 중으로는 안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거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만나서 대화하면 제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전달이 분명히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안 대표의 입당·합당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원더우먼’도 힘 못쓴 극장가...신작 대신 재개봉 ‘악순환’

    ‘원더우먼’도 힘 못쓴 극장가...신작 대신 재개봉 ‘악순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었다. 할리우드 영화 ‘원더우먼 1984’가 극장가를 지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일 관객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신작이 개봉을 미루면서 재개봉 영화가 빈틈을 메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흘(8∼10일)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8만 735명에 불과했다. 새해 첫 주말이었던 전주(1∼3일) 14만 9000여명에서 절반 가까이나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지난해 4월 둘째 주말(10∼12일) 9만 8000여명이었던 역대 주말 최저점까지 뚫었다. ‘원더우먼 1984’는 주말 동안 2만 6000여명을 더하며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50만 7000여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날 일 관객 수 5만명대로 출발해 3일째에 10만명을 넘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관객이 확 줄었다. 개봉 3주차를 맞아 평일 관객 4000명대, 주말에는 1만명대를 이어 가고 있다.2위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다. 9000여명의 관객으로 전주 3위에서 2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 영화는 2004·2008·2013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국내 재개봉으로, 신작이 뜸한 틈을 노려 재개봉하면서 오히려 코로나19 특수를 봤다. 3위는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출품했던 독립영화 ‘천사는 바이러스’가 차지했다. 개봉 직후 ‘화양연화’를 제치고 2위에 올랐지만 예매율이 저조해 롱런을 기대하긴 어렵다. 최근 이와이 슌지 감독 ‘러브레터’에 이어 음악영화 ‘라라랜드’와 ‘비긴어게인’도 재개봉했다. 이들이 지난달 개봉한 ‘조제’, 지난해 11월 개봉한 ‘도굴’, ‘이웃사촌’ 등과 순위를 다투는 모양새다. 앞서 7일에는 ‘쌍천만’ 영화였던 ‘신과함께-죄와벌’이 개봉했고, 2편 격인 ‘신과함께-인과연’이 오는 21일 재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케이트 블란쳇 주연 영화 ‘캐롤’도 27일 재개봉한다. 20일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외에는 현재 별다른 기대작이 없는 상황 속에서 신작 영화의 고군분투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930년대 우크라이나 대기근 참상을 폭로한 영국 기자의 실화를 다룬 ‘미스터 존스’와 수전 서랜던·케이트 윈즐릿 주연 ‘완벽한 가족’, 트랜스젠더 발레리나의 실화를 그린 ‘걸’ 등이 새로 개봉해 10위 안에 진입했다. 관객 수는 각각 2000∼4000명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민의당 “전국민 무료 백신 제안 받아들인 文 결정 환영”

    국민의당 “전국민 무료 백신 제안 받아들인 文 결정 환영”

    청와대 신년사에 전국민 무료 백신국민의당“우리 제안 수용한 청와대 결정 환영“”올해엔 공정 믿음 심어달라” 혹평도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전국민 백신 무료 접종을 언급한 가운데 국민의당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이번 서울시장 공약 이전에도 안철수 대표는 전 국민 무료 백신 접종을 주장했다”면서 “우리의 제안을 수용한 청와대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정부는 국민과 함께 3차 유행을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대변인은 “(안 대표는) 국가적 재난이니만큼 접종은 국가가 책임지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꾸준히 정부에 요청해왔다”면서 “집권 여당의 아집에서 벗어나 야당의 국민을 위한 의미 있는 제안은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협치 정부이며 민주주의에 한발 다가서는 길”이라고 말했다. 앞선 지난달 31일 안 대표는 코로나19 방역대책 발표를 통해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안 대표는 “이미 접종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시장에 당선되면 중앙정부가 유료 백신 정책을 시행하는 경우 서울시에서 책임지고 모든 시민에게 무료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번 무료접종 계획은 얄팍한 표 계산을 위한 대책이 아니길 바라며 앞으로 야당의 합리적 제안이나 대책은 수용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정부를 향한 조언과 제안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당 측은 부동산과 국가 안보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안 대변인은 “부동산 경제 폭망 실정이나 수백억을 쏟아붓고서도 제자리인 국가 안보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이 세계 경제 침체에 우리도 하는 수 없었다는 투의 자기 위로만이 묻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올해엔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말이 앞서지 않고 뱉은 말은 반드시 실현하고야 마는 책임감이 강한 리더임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응답하라 유시민…사과해야” 진중권, 유시민에 공개 질의

    “응답하라 유시민…사과해야” 진중권, 유시민에 공개 질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혐의가 법원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입장이 궁금하다”고 공개 질의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작년 토론회에서 그(유 이사장)는 동양대 표창장의 위조 사실을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법원은 결국 정 교수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물론 문제의 표창장도 위조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이제는 (유 이사장이) 검찰의 수사결과를 사실로 인정할까? 그의 입장이 궁금하다”고 했다.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법원에서 사실로 드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와 대학 입시 업무 방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진 전 교수는 “그(작년 토론회) 자리에서 그(유 이사장)는 ‘법원에서 판단을 내리면 그때는 다 받아들이겠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렇죠.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죠. 마음에 안 들어도’라고 대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증거인멸을 ‘증거보전’이라 고쳐 불러 가면서까지 정경심 교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싸잡아 비난하던 그 였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방송을 통해서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라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터. 하지만 그는 아직 아무 말이 없다”며 “그동안 허위와 왜곡으로 대중을 오도해 왔다면, 책임은 못 지더라도 최소한 사과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전 교수는 “정 교수 재판부는 판결문에 특별히 그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며 ‘그 죄책을 무겁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며 “하지만 그 죄책을 져야 할 것은 정 교수만이 아니다. 진실을 말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준 그 허구의 프레임은 유시민이나 김어준과 같은 선동가들이 함께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진 전 교수는 “유시민 이사장은 이제 국민 앞에 사실을 밝혀야 한다.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거짓말로 인한 구체적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응답하라 유시민”이라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구독자 1400만 중국 유튜버의 김치가 분노 낳은 이유

    구독자 1400만 중국 유튜버의 김치가 분노 낳은 이유

    유튜브가 금지된 중국에서 잔잔한 시골의 일상 생활로 구독자 수 140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은 리즈치가 김치를 만들었다가 한국 네티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중국 쓰촨성의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젊은 여성인 리즈치는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음식을 만들고 농사를 짓는 일상 생활을 공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일 ‘라이프 시리즈’ 마지막편이라며 약 20분 분량으로 리즈치가 올린 유튜브 영상은 배추의 삶이란 제목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장면이 잠깐 등장한다. 밭에서 배추를 직접 돌려 뽑아 소금으로 절인 다음 매운 양념을 한 김치를 살짝 맛보는 장면과 고기와 같이 김치를 끓여 먹는 모습도 나온다. 한국 네티즌들은 리즈치의 유튜브에 “김치를 만드는걸 가지고 뭐라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의 전통음식이라고 써놔야 하는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김치에는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는지도 모르면서 가져다쓰는 파렴치한”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은 “20분의 영상 가운데 한국 네티즌들은 오직 김치만 보는 것 같다”면서 “김치의 원조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평화롭게 토론할 수 있으며 리즈치를 모욕하거나 정치에 대해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즈치의 영상에서 김치가 등장하는 장면은 겨울을 대비해 여러 저장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잠깐의 분량을 차지한다. 리즈치의 영상은 말이 거의 없고, 자막으로 음식이나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경우도 없다. 단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리즈치가 묵묵히 일하는 과정만을 담고 있어 김태리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 네티즌들이 중국 유튜버가 김치를 만드는 영상에 발끈한 이유는 그동안 중국이 역사를 왜곡하는 시도를 해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려 시도하거나 6·25 한국전쟁을 중국 공산당 정부가 나서서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해 조선(북한)을 지원한 전쟁)라고 부르는 등 꾸준히 역사 왜곡을 해온 탓에 한국 네티즌들이 김치 영상에 분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공화당서도 “트럼프 하야해야”…탄핵·직무정지는 사실상 불가능

    공화당서도 “트럼프 하야해야”…탄핵·직무정지는 사실상 불가능

    미국 의회 의사당 난동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친정인 공화당 일각으로부터도 하야 요구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직무정지의 키를 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공화당 다수는 탄핵 내지 사임에 부정적인 기류라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팻 투미 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선의 선택이 대통령직 사임이라고 말했다. 전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통한 직무 박탈 ▲탄핵 추진 ▲자진 사퇴 등 세 갈래 압박을 받고 있다. 대부분 야당인 민주당이 제기하는 주장이지만 공화당에서도 일부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약 10일에 불과하다. 투미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수정헌법 25조 발동의 경우 행정부 내 의지나 공감대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탄핵을 추진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자진 사임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였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이미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하야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 의원 중 첫 사임 주장이었다. 벤 새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의 개럿 그레이브스 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통한 대통령 직무 박탈을 공개 요구해온 공화당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탄핵이) 가장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게 됐다”면서 “옳은 방향으로 표결할 생각이다”이라고 탄핵론에 가세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탄핵론에 동조하고 나섰다. 그는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당 난동 사태를 선동하는 것을 봤다”면서 “내란 선동이 탄핵감이 아니라면, 무슨 혐의가 탄핵감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TV 토론 준비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 대역을 맡았던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역 역할로 거론되며 TV 토론 준비를 도왔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는 대선 패배 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에 “국가적 망신”이라며 공개적 쓴 소리를 던지기도 했다.대통령 사임 요구에 백악관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방어해주는 공화당 동료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며 “점점 고립된 채 백악관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자체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사임이나 탄핵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수정헌법 25조를 활용한 직무 박탈의 경우 발동 주체가 부통령과 내각 등 행정부이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날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19일까지 상원이 재소집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이 만일 탄핵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이후에나 상원 심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100석의 3분의 2가 넘는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이 50석을 점해 최소 17명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임기를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미국을 더 분열시킬 뿐이라며 탄핵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끊을 준비가 돼 있지만, 지지층이 여전히 그를 지지해 경계하고 있다며 공화당은 대부분 이번 난동 사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친 장례 후 참변, 임산부와 2살 딸의 미소…추락 인니 여객기 사연

    부친 장례 후 참변, 임산부와 2살 딸의 미소…추락 인니 여객기 사연

    추락한 인도네시아 여객기 탑승객들의 기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CNN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앞바다에서 실종된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 희생자들의 이륙 전 상황을 전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출발한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가 이륙 4분 만에 실종됐다. 사고 당시 여객기는 관제탑에 아무런 비상 신호를 보내지 않았고, 연락 두절 직전 60초 동안 1만 피트 이상 급강하했다. 추락 여객기에는 성인 40명과 어린이 7명, 유아 3명 등 승객 50명을 포함해 모두 62명이 탑승해 있었다.부친 장례 후 돌아가는 길…코로나 검사로 뒤바뀐 운명 무하마드 누르콜리파툴 아민과 아구스 미나르니 부부 역시 사고기에 타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자카르타 포노로고에서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애초 사고기가 아닌 남에어라는 다른 항공사 여객기를 타고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공항에서 발이 묶여 항공편이 변경됐다. 유가족은 “예정대로면 남에어 여객기를 타고 5일 돌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느라 출발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예약한 비행기가 바로 사고기인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였다고 덧붙였다.임산부와 2살 딸, 8살 조카까지 일가족 참변 임신 4개월의 라티 인다니아는 2살 딸, 8살 조카를 데리고 비행기에 올랐다 참변을 당했다. 자카르타로 들어갈 당시 수리위자바항공 여객기에서 찍은 사진 속 인다니아는 다가올 비극은 알지 못한 채 아이들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수마트라섬 출신 리즈키 와위디(26) 인다 할리마 푸트리(26) 부부, 그리고 7살 난 아들 아르카나 나디프 와위디도 이번 사고로 희생됐다. 와위디 할머니와 사촌 등 일가족 5명이 모두 실종 상태다. 요하네스 수헤르디(30)는 자카르타에서 출장을 마치고 보르네오섬 폰티아낙 자택으로 돌아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아내 수실라와티 분가릴리아(32)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마지막 메시지가 아픈 아들을 꼭 병원에 데려가 보라는 말이었다”고 오열했다. 5살짜리 아들이 아버지 언제 집에 오시느냐고 계속 묻는다며 슬퍼했다.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현재 여객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잠수부를 투입하고 집중 수색 중이다. 현장에서는 여객기 파편과 신체 일부, 옷가지 등 유류품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사고 당시 굉음을 들은 어부들도 비행기 동체 파편과 청바지, 머리카락 등을 발견해 수색 당국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당국은 실종 직전까지 아무런 구조 신호도 보태지 않은 여객기의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블랙박스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스리위자야항공은 자카르타에 본사를 두고 19대의 여객기를 운용하는 저비용항공사이다. B737-500 기종인 사고기는 1994년 5월 처음 등록돼 26년간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매체들은 ‘여객기 노후’를 사고원인 중 하나로 의심하고 있으나 스리위자야항공 측은 여객기 상태가 양호했다고 주장한다. 항공사 책임자는 “이륙이 예정보다 30분 늦어졌지만 이는 폭우 때문이지 기체에는 이상이 없었고, 기체 상태도 양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보잉사는 “추락 사고와 관련해 스리위자야항공과 접촉 중이며 그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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