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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 몸속 벌레’ 되지 말라” 주호영, 김명수 사퇴 촉구

    “‘사자 몸속 벌레’ 되지 말라” 주호영, 김명수 사퇴 촉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이란 말이 생각난다”며 조속한 사퇴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중립성과 독립성을 잃고, 권력과 탄핵을 거래하고, 권력의 눈치를 봐서 권력의 의중을 받든 대법원장은 이미 대법원장이 아니다”며 “조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그나마 남은 욕을 보지 않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법원 인사에 대해 “권력의 심기를 거스르는 재판을 한 판사들은 다 쫓아버렸다”며 “김 대법원장이 있는 한 권력과 관계되는 재판에 관해서 국민들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사법신뢰의 붕괴”라고 주장했다.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촉발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법원 인사로까지 확대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주 원내대표는 “사자가 죽으면 무서워서 밖에서 딴 짐승이 못 덤벼드는 반면, 사자 몸안에서 더러운 벌레가 생겨 사자를 모두 부패시킨다”며 사자신중충의 뜻을 설명한 뒤 “제발 법원의 사자신중충이 되지 말고 조속히 물러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6명이 원생들을 학대한 사건과 관련해서는 “충격적이다. 전국 어린이집의 실태를 다 점검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부모들이 학대나 폭행 의심을 하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역대 최고의 선수인 GOAT는? 브래디 - 조던 기록 비교하니

    역대 최고의 선수인 GOAT는? 브래디 - 조던 기록 비교하니

    미국 프로풋볼(NFL)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의 ‘슈퍼맨’ 톰 브래디(43)가 프로농구(NBA) ‘전설’ 마이클 조던(57)과 그 성취가 비교된다. 누가 ‘역대 최고의 선수(GOAT)’일까에 대해 영국 BBC와 미국 NBC 스포츠 등이 8일(현지시간) 짚었다. 브래디는 전날 7번째 슈퍼볼 트로피를 들어올리면서 NFL을 넘어 미국 스포츠계에서 그 명성을 굳건히 새겼다. 슈퍼볼에서 두 차례 우승한 오시 유멘유라(39는 BBC 스포츠에 “브래디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최초의 현역 선수가 돼야 한다”며 “이 사내가 올해 이룬 것은 믿을 수 없고, 말로 표현할 수조차 없다”고 평가했다.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5번 선정되는 화려한 성적과는 달리 브래디는 해마다 의심의 도마에 올랐다. 유멘유라는 “이 사내는 해마다 의심받았지만 불사조처럼 최고로 올라섰다. 어떤 스포츠를 막론하고 역대 최고의 프로 선수”라고 격찬했다.브래디가 지난해 3월 비교적 헐값인 2년 5000만달러(약 558억원) 조건에 탬파베이를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브래디는 능력은 있지만, 우승 노하우와 멘탈이 부족한 탬파베이를 골랐다. 그리곤 2019년 은퇴한 동료 롭 그롱코우스키와 문제아로 낙인찍힌 와이드 리시버 안토니오 브라운을 합류시켰다. 탬파베이 선수들은 브래디가 슈퍼볼에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며 꿈을 키운 키즈였다. 리시버 스코티 밀러는 “작년 여름 그를 처음 만나기 전날 밤에는 흥분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그의 경기를 오랫동안 TV로 봤는데, 같이 경기할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브래디는 이적 시즌 소속 팀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풋볼 선수로는 고령인 그가 소속팀과 감독을 바꿔 우승하자 ‘늙은 개에게도 새로운 전략을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브래디는 2000년 드래프트 6라운드 199번째 선수로 지명됐을 정도로 크게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쿼터백으로서 NFL 21시즌 230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승률 76.9%를 기록했다. 쿼터백으로 200승 이상은 그가 유일하다. 그의 포스트시즌 34승은 NFL 최다로, 2위보다 2배 이상 많다. 브래디는 슈퍼볼 무대를 열 번 밟았고, 우승 반지를 일곱 번 꼈다. 그리고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5번 선정되면서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그러나 기록상으로 보면 조던도 만만찮다. NBA에서 3만 2292득점에 리바운드 6672개를 기록했다. 사실 조던은 NBA 챔피언십 우승 반지를 가장 많이 수집한 것은 아니지만, 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패하는 것이다. 그는 6번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 6번 우승컵을 수집했다. 그리고 6번 MVP로 선정됐다. 그의 화려했던 기량을 압축한다. 조던은 시카고 불스의 명감독 필 잭슨(75)이 교체되고 난 후 성적인 좋지 않았다. 다른 감독과는 어떤 우승도 일구지 못했다. 조던이 워싱턴 위저즈로 컴백한 38세와 39세 2년 동안 성적은 신통찮았다.그렇다고 조던의 명성이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조던은 NBA 게임 양상을 바꿨다. 그가 합류하기 이전엔 NBA는 ‘빅맨’이 지배했지만 조던은 ‘슈터’가 지배하는 리그로 바꿨다. 반면에 브래디는 쿼터백의 경기 방식을 혁명했다기 보다는 완벽하게 했다고 NBC스포츠 전문기자 알렉스 사피로가 진단했다. 종목이 전혀 다른 이들의 성취는 사과와 오렌지, 어느 쪽이 더 맛있느냐 만큼이나 비교하기가 어렵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통령이 집단해고 해결해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청와대로 행진

    “대통령이 집단해고 해결해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청와대로 행진

    용역업체 변경으로 집단해고된 LG트윈타워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파업 56일째를 맞은 9일 청와대로 행진했다. 청소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했던 ‘청소·경비·급식 등 용역업체 변경 시 고용 및 노동조건 승계 의무화’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행진 시작 전 집회를 열고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위협과 생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많이 늦었지만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승계 의무화’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주식회사 LG의 자회사인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건물 및 시설관리 용역회사인 지수아이앤씨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하고 백상기업과 새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백상기업은 지수아이앤씨 소속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명이 지난달 1일 집단해고됐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 30일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이 중 30여명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파업 농성을 하고 있다. 파업 농성에 참여한 청소노동자인 홍이정씨는 “저희들이 이렇게 아침, 점심, 저녁으로,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파업 농성을 하기 위해) 나와서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저희들의 쟁위행위가 정당하기 때문”이라면서 “(집단해고 문제가 해결돼서) 저희 조합원들이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따뜻한 밥을 나눠먹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청와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행진에 참여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는 15명이다. 노동자들은 ‘해고는 살인이다.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고용승계’, ‘해고철회’라는 글자가 적힌 팻말이 붙은 빗자루를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LG트윈타워를 출발하여 서울 마포구 LG마포빌딩,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을 지나 이날 오후 3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호영 “김명수, ‘사자 몸속 벌레’…버티지 말고 사퇴해”

    주호영 “김명수, ‘사자 몸속 벌레’…버티지 말고 사퇴해”

    “대법원이 사자신주충 되지 말라”“조속 사퇴만이 더 욕 안 보는 길”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임성근 부장 판사에 대한 탄핵 거래 의혹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의 사자신중충(獅子身中蟲·사자 몸속의 벌레)이 되지 말고 조속히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자가 죽으면 밖에서는 다른 짐승이 못 덤벼드는 반면, 몸 안에서 벌레가 생겨나 사자 몸 전체를 부패시킨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이 버틸수록 정권과 어떤 추한 거래를 했는지 다 벗겨낼 수밖에 없다”면서 “조속히 사퇴하는 것만이 남은 욕을 보지 않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력 심기 거스른 판사 다 쫓아내” 최근 법관 인사에 대해서는 “법원은 3년이 지나면 교체가 인사 원칙임에도 6년간 한 법원에 있는 판사가 있는가 하면, 권력의 심기를 거스른 판결을 한 판사는 다 쫓아내 버렸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2018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김 대법원장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이석태 변호사를, 더불어민주당이 김 대법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지낸 김기영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한 것을 놓고도 “이 재판관은 이명박·박근혜 물러가라고 한 사람으로 민주당과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을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한 것은 말이 안 된다. 서로 내통해서 맞바꿨다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김 대법원장은 일면식도 없는 이 재판관을 지명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김 대법원장 퇴진 촉구 1인 시위와 관련, “내일은 전주혜 의원이 1인 시위에 나선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김 대법원장이 퇴진할 때까지 102명 의원 전원이 참여한다”고 말했다.김명수 “사표 받으면 탄핵 안 되지 않나”임성근 사표 제출 거부 김 대법원장은 정치권의 탄핵 논의를 의식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탄핵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전날 녹취록이 공개되자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다른 답변을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가 녹음한 녹취록에서 “몸이 아파 법관 일을 하기 어렵다”며 사표를 내자 “내가 사표를 받으면 탄핵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고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말을 듣겠느냐”며 거부했다. 여권은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며 “인격도 탄핵감”이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조류인플루엔자 닭에게도 백신을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조류인플루엔자 닭에게도 백신을

    다시 ‘닭’이다. 2017년 6월 필자는 ‘인류세’(Anthropocene)의 닭들에게 보내는 글을 썼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3807만 마리에 달하는 닭이 ‘살처분’당한 것을 보며 쓴 글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닭이 살처분당했지만, 그해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그에 버금가는 2549만 8000마리(5일 기준)의 닭이 이미 살처분을 당했다. 살처분 기준을 AI 발생 지점 반경 500미터에서 3킬로로 바꾼 2018년의 법령 때문인 것 같은데, 살처분당하는 닭의 수치는 당분간 더 늘어날 것 같다. ‘살처분’이라는 단어는 사실 생명을 가진 ‘가축’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세상에, 누가 자신이 기르는 가축을 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예방적’ 차원에서 미리 죽이고 싶겠는가.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행위는 닭을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되는 하나의 ‘물체’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 중심에는 공장식 축산이 있다. 그곳에서 닭은 생명을 가진 가축이 아니라 고기가 되는 물체에 불과하다. 평균 수명이 30년인 ‘닭’은 그곳에 없다. 30일 만에 먹을 만한 ‘치킨’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첨가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여야 한다. ‘산란계’라는 이름을 가진 닭들은 빛에 민감하다는 닭의 특징과 상관없이 환하게 밝혀진 조명 아래 하루에 몇 번씩 알을 낳아야 한다. 그 안에서 닭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는 모른다. 또한 뉴스에서 듣고 넘기는 살처분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인지 우리는 또한 모른다. 아니,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치킨’을 맛있게 먹지만,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AI가 발생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살아 있는 닭들이 이산화탄소 주입으로 죽어 가는지, 플라스틱 성분의 마대 자루에 죽은 닭들을 넣어 묻어 버린 땅이 그 후에 어떻게 되는지, 살처분에 참여했던 공무원이나 노동자들이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겪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것은 소위 ‘비가시성’(非可視性)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아니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저 너머의 세계를 이제는 제대로 봐야 한다. 그래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닭은 신화 속에서도 사람을 저 너머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존재였다. 중국의 윈난성과 구이저우성에 거주하는 먀오(苗)족은 사람이 죽으면 사제를 모셔다가 ‘지로경’이라는 경전을 낭송했다. 망자의 영혼이 머나먼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가는 길을 일러 주는 것인데, 영혼이 먼 길을 떠날 때 손에 수탉 한 마리를 받쳐 들고 간다. 영혼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동물은 민족마다 달라서 유목의 전통을 가진 민족의 경우에는 말이나 양이, 수렵 민족의 경우에는 개가 등장한다. 중국 서남부의 고원 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갔던 민족에게는 닭 한 마리가 그토록 소중했기에 영혼의 인도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먼동이 틀 때 힘차게 우는 닭은 환한 빛의 상징이다. 그러니 조상들의 땅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을 밝혀 주는 동물로 닭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닭이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살처분’이라는 무심한 단어와 함께 수천만 마리가 죽어 가고 있다. 화성 산안마을에서 살처분을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이제는 살처분보다는 백신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8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살처분이라는 방식을 과학과 기술이 이토록 발전한 지금도 여전히 유지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백신을 맞은 닭고기를 사람이 꺼리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오고, 살처분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성장 과정에서 닭들은 이미 다양한 백신을 맞고 있다. 비용 면에서도 살처분은 마리당 1만원, 백신은 200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치킨’과 ‘닭’ 그 사이에 존재한다.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방역’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워싱턴 넘어 월스트리트 위협하는 ‘소셜미디어 파워’

    전 세계 사람들은 지난해 미국의 대선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민주주의 수출국’이라는 나라의 선거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허약해서 도널드 트럼프의 여론조작과 그의 말을 믿는 소수의 지지자에 의해 쉽게 흔들리고 농락당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미국의 선거제도는 미국인들도 오래도록 그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여전히 고치지 못하는 골칫거리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간접선거제도가 있다. 민주주의의 후발국인 한국이 이미 수십 년 전에 폐기처분한 이 제도를 미국이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붙들고 있는 이유는 뭘까?가장 간단한 답은 미국의 헌법은 쉽게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미국의 건국 당시인 18세기의 논쟁을 이해해야 한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미국을 세운 소위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은 미국이 직접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에 반대했고 ‘민주주의’보다는 ‘공화정’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개개인은 현명할 수 있어도 그들이 모인 군중은 선동에 쉽게 현혹되고 이용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완충장치’가 간접선거제도였다. 나쁜 정치인이 어리석은 국민을 선동해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은 현명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정치인들을 뽑고, 그 정치인들이 모여 대통령을 뽑는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적으로 돈 많은 기득권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이런 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건국 이전부터 존재했고, 미국이 독립한 이후로 공화정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옮겨 가야 한다는 주장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었다. 미국의 정치사는 이들의 요구가 점점 더 현실이 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과거에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던 방식이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선의 결과를 철저하게 따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정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길을 터 줬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현상과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 직접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대표적인 인물인 제임스 매디슨(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은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원활해질수록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일이 일어날 것을 염려했다. 지금도 그의 통찰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지만 21세기 미국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전체 국민을 기준으로는 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소통수단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그 소수(트럼프 지지자들)는 간접선거제도를 악용해서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쪽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 다행히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사히 취임했지만, 미국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기도 전에 또 다른 드라마를 목격하게 됐다. 1월 말부터 벌어진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건’이다. 개미투자자들이 온라인 포럼에서 단결해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물먹이면서 월스트리트에 충격을 안겨 준 일이다. 그런 게임스톱 사건과 ‘트럼프 현상’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 보면 똑같은 작동기제를 가지는, 말하자면 옷만 다르게 입은 쌍둥이다.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 사건은 주식시장에서 대형 투자사들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버는 방법으로 사용해 오던 공매도(空賣渡·short selling)에서 비롯됐다. 그 원리는 간단하다. 주식을 사는 대신 (약간의 이자만 내고) 빌려다가 내다 판 후에 그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팔 때의 주식 가격과 되살 때의 가격 차이만큼이 이윤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방법은 주가가 반드시 떨어진다고 확신할 때만 사용해야 하지만, 세상에 확률 100%의 투자는 없다. 따라서 특정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은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그 주식이 떨어질 거라는 소문을 퍼뜨린다. 그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니 어서 내다 팔라는 말을 여기저기에 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 말을 믿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해서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돌려주고 차액을 챙긴다. 하락장에서는 이렇게 주식을 빌려 팔아 돈을 벌고, 상승장에서는 주식을 직접 팔아 돈을 벌게 되니 “경제가 좋든 나쁘든 월스트리트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월스트리트는 실물경제와 따로 노는 세상으로 변했다. 그뿐 아니라 공매도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자신과 무관한 돈놀이에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헤지펀드가 공매도하고 때로는 루머를 퍼뜨리면서 회사를 공격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 대형 주식투자자들이 실물경제를 망가뜨리면서 돈을 챙긴다는 분노가 쌓이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의 파워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이 보편화된 1980년대에 태어난 게임스톱은 미국 전역의 대형 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게임 카트리지 매장이다. 지금 미국의 20~40대 인구, 특히 남성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체인매장이지만 근래 들어 경영난에 빠져 있다. 요즘 게임은 카트리지 대신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미국에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몰락하면서 대형 몰이 문을 닫아 손님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자 기관투자가들은 게임스톱의 주식을 공매도해서 돈을 벌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젊은 개미투자자들이 인기 소셜미디어인 레딧의 한 투자포럼에 모여 일제히 게임스톱의 주식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10달러 언저리에서 거래되던 주식이 350달러를 넘어가면서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대형 손실을 보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 개미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올렸고 레딧을 비롯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사이에 “팔지 말고 버티라”는 독려가 마치 전쟁터의 나팔처럼 울려 퍼졌다. 월스트리트는 이번 사건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에 떨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절대로 불가능해 보였던 개미투자자들 사이의 ‘흔들림 없는 단결’을 소셜미디어가 가능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거인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들다. 400달러를 향해 치솟던 게임스톱 주가는 다시 50달러대로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개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게다가 게임스톱의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진짜 이득을 챙긴 건 시타델이나 센베스트 같은 헤지펀드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큰손들에게 개미투자자의 힘을 보여 주자고 시작한 싸움의 결과로 다른 큰손들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게임스톱과 함께 이번에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을 산 기업들 중에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른 기업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주가 폭등으로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기업도 있다. 힘없는 개인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기업의 처지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1980년대 이후로 부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기고 실질소득의 성장을 막아 버린 사실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민주당을 불문하고 워싱턴의 정치인들 전체를 비난한 건 분명 이유 있는 분노였다. 하지만 그 결과로 그들이 선택한 사람은 “나는 워싱턴 출신이 아니다”라며 그들에게 접근한 부패한 부동산 재벌 트럼프였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가장 열심히 공격한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만들어 둔 건강보험제도(오바마 케어)였다. 이번 게임스톱 주가 폭등을 두고 “소셜미디어가 월스트리트에 민주주의를 가져다준 사건”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방법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이익은 여전히 부자들이 챙겼다는 점에서 달라진 건 없다. 언론과 정치를 넘어 이제는 주식시장에서도 구질서를 무너뜨린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힘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고, 그 결과물이 항상 아름답지는 않다. 소셜미디어는 인류가 여전히 사용법을 마스터하지 못한 민주주의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여 놓았고,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터지는 중이다. 하지만 인류는 항상 다치면서 학습해 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트럼프 수사” 배신 낙인에도 체니 ‘마이웨이’

    “트럼프 수사” 배신 낙인에도 체니 ‘마이웨이’

    “우리는 큐어논, 음모론, 백인우월주의 정당이 아닙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용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달 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리즈 체니(55) 공화당 하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파주의나 정치적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지역구인 와이오밍주 공화당이 표결로 자신을 불신임했지만 “그(트럼프)는 역사상 어떤 대통령보다 강하게 취임 선서를 위반했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 갔다. 더 나아가 의회 난입 참사의 모든 관련자에 대해 “대규모 범죄 수사”가 있을 거라며 트럼프가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원에서 체니를 포함해 공화당 의원 10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는데 대부분은 이후 낙선운동 등 각종 역풍에 입을 닫았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의 ‘배신자’ 낙인에도 체니가 트럼프를 도려내 공화당의 가치를 복원하자고 적극 나서면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체니는 이날 인터뷰에서 “수개월간 트럼프는 부정 선거, 도둑맞은 대선이라는 생각을 퍼뜨렸지만 거짓말이었다”며 “이에 대해 솔직해야 2022년(중간선거)과 2024년(대선)에 승리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의 트럼프당에서 “코로나19 같은 국가가 직면한 도전을 처리할 수 있는 신뢰받는 진실의 정당”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당내 서열 3위’인 하원총회 의장으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격은 거세다. 지난 3일 비공개 표결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체니는 총회 의장직에서 내려오라는 압박을 받았고, 와이오밍에서 이미 낙선운동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와이오밍은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68.2%)을 얻었고, 선출직 90명 중 78명(87%)이 공화당 소속인 보수지역이다. 1970년 이후 50년간 민주당 주지사가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선을 그었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탄핵을 앞두고 침묵으로 돌아서면서 체니 진영에서 적지 않게 당혹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럼에도 체니는 여전히 뚝심을 보이고 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체니에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체니는 “양심의 투표, 원칙의 투표였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체니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상원의원이라면 또 트럼프 탄핵에 찬성하겠냐는 질문에 “그렇게 믿으며 이미 (탄핵 찬성 투표를) 했다”고 답했다. 여전히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이 크다는 지적에는 “선거인단 개표 인증을 막기 위해 의회의사당 공격을 부추긴 사람”이라며 트럼프를 포용하는 대신 정책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향후 반트럼프를 기치로 삼은 체니에게 더 큰 역풍이 전망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체니가 ‘보수 거두’인 딕 체니(80) 전 부통령의 장녀이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이을 후보군에 들 정도로 유력한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개혁 청사진이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체니에게 닥친 이번 위기가 외려 당내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작심’ 이재명 “내가 왜 탈당? 文지지자들 압도적으로 날 응원”(종합)

    ‘작심’ 이재명 “내가 왜 탈당? 文지지자들 압도적으로 날 응원”(종합)

    제3후보설 등장엔 이낙연 직격“난 안 섭섭, 2등이 더 섭섭할 것”“제3후보, 나보다 2등 후보 먼저 제쳐야”“제3후보 여론조사서 본 적도 없다”포퓰리스트 논란엔 “국민 무시하는 것”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9일 기본소득 등과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데 대해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설을 제기한 데 관련,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 데 제가 왜 나가느냐”며 일축했다. 이 지사는 “극히 소수의 소망사항을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당내 제3후보론 등장에 대해 “전 안 섭섭하다. 섭섭할 사람은 (대선주자 선호도) 2등 하시는 분일 것”이라며 이낙연 대표를 직격했다. 이재명 “내가 탈당? 극소수 소망사항”“제3후보? 2등 하는 분이 억울할 것” 이 지사는 이날 오후 OBS 방송에 출연해 ‘일부에서 탈당설을 제기한다’는 질문에 대해 “저 인간 좀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저는 2005년부터 16년간 계속 (민주)당원인데 왜 탈당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정세균 국무총리 이외에도 당내 제3후보론이 나오는데 섭섭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전 안 섭섭하다. 섭섭할 사람은 (대선주자 선호도) 2등 하시는 분일 것”이라면서 “저는 누군가는 상대해야 하는데, 저보다는 대체 당할 수 있는 분이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 볼때 2등하는 후보는 이낙연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저도 언제든 2, 3등 할 수 있지만 현 국면으로 본다면 제3 후보는 저보다는 먼저 전 분(2등)을 제쳐야 할 것”이라면서 “더구나 저는 제3 후보에 관한 여론조사를 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위치를 굳이 골품제로 본다면 성골, 진골, 육두품도 아니고 향소부곡 출신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포퓰리스트라는 비판을 두고는 “1회성 정책을 만들어서 국민을 현혹하면 넘어가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돈 몇십만원 준다고 혹해서 지지하지 않을 걸 지지한다는 건 국민을 폄훼하는 것이고, 제가 진정한 포퓰리즘 정책을 한다면 국민한테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재명, 이낙연 겨냥 “고인 물은 썩게 마련, 정책에도 경쟁 필요”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듭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금처럼 경제의 구조적 침체와 저성장 극복이 주요 과제인 시대에는 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대표님께서 제안한 국민 삶의 최저기준을 높이고 국민 생활의 불안을 없애는 ‘신복지체제’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이라는데 확신하지만, 그것이 융복합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복지적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을 배제할 이유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이미 복지수준이 높은 고복지 국가들과 달리 기존 복지를 기본소득으로 ‘대체’ 및 ‘전환’하지 않더라도 향후 늘어날 지출 중에서 일부는 복지확장에 일부는 기본소득 도입에 사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1인당 연간 100만원(분기별 25만원씩) 기본소득은 결단만 하면 수년 내 얼마든지 시행 가능하다”면서 “한국형 기본소득은 너무 서두를 필요도 없지만, 너무 미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정총리 “기본소득 성공한 나라 없다”이낙연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 없다” 이 지사는 최근 이낙연 대표, 정 총리 등 여권의 대선 경쟁자들과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격인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이 대표와 정 총리가 비판적으로 언급하면, 이 지사가 반박하는 양상이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도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이재명, 李·丁 겨냥 “정치적 폄훼 말고 상식과 합리성 기초한 논쟁하라” 반격 그러자 이 지사는 7일 SNS에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재원 마련 방법, 시행 시기 등을 A4용지 6장 분량으로 구체적으로 열거한 뒤 기본소득 비판론에 대해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한다”고 반격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술혁명, 디지털경제, 초집중의 시대에 양극화 완화, 가계소득 지원, 경제 활성화라는 3중 효과를 낳는 복지적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은 시기 문제일 뿐 결코 피할 수 없다”면서 “지급 방법으로 전에는 현금 지급을 상정했으나 경제 유발 및 양극화 완화 효과가 큰 지역화폐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본소득과 지역화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정 총리와 이낙연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그는 “기본소득은 복지 확대나 작은 정부 지향이라는 정치적 이유보다 4차산업혁명(기술혁명)에 따른 일자리 종말과 과도한 초과이윤, 가계소득과 소비 수요 감소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과 경기침체를 방지하고 자본주의 체제 유지와 시장경제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10년 이상 장기목표로월 50만원 될 때까지 늘려가면 돼” 이 지사는 “외국이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못하는 경우는 아직 그럴 여력이 없거나, 고복지 국가의 경우 기존 대규모 복지를 기본소득으로 대체해야 하는 데 제도 전환의 필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어차피 복지 관련 지출을 현재의 2배 이상 늘려야 하므로, 증액 재원 일부는 기본복지 강화나 신규복지 도입에 사용하고, 일부는 복지정책이면서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에 투입해 제도 간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제도에 더 많은 투자를 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증세를 통한 기본소득 증액은 10년 이상의 장기목표 아래 기초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이 될 때까지 국민 합의를 거쳐 서서히 늘려가면 된다”면서 “이를 위해 증세는 불가피하며, 대다수 국민은 내는 세금보다 돌려받는 기본소득이 더 많은 기본소득목적세를 이해하기만 하면 기본소득을 위한 증세에 반대하기보다 오히려 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낙연 겨냥 “사대적 열패의식 버려야”“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 이 지사는 지난 주말 SNS에서 기본소득을 적극적으로 설파했다. 그는 6일 트위터에서 ‘기본소득을 알래스카만 한다?…so what?’이라는 기고문을 첨부하며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으며,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라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우리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 얼마 전까지 모두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것들이지만, 위대한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용기와 준비, 도전으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과 높은 시민의식, 집단지성을 믿는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임종석 “이재명, 이낙연에 화 많이 내네”“당대표인데…지도자는 말·태도 더 중요” “이낙연 말 틀린 말 아냐, 317조 예산 소요” 한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여권 내 기본소득 논쟁과 관련한 이 지사의 언행을 작심하고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과 의도가 주목된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이낙연 대표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표현이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썼다. 이어 “그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라면서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게 아니라, 때로는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가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라면서 “이 지사 표현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이 지사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고통과 피해가 큰 곳에 더 빨리 과감하고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더 긴요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라며 보편적 재난지원 주장을 비판했었다. 임 전 실장의 이런 일련의 행보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인 ‘586’이 여권의 차세대를 이끌 적통임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대권 레이스에 가세할 것이라는 그간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신지예 “서울시장 선거에 소외된 다수 대표 시민후보 나와야”

    2018년 6월 서울시장 선거에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슬로건으로 당찬 출사표를 던졌던 여성 정치인.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 박혀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서대문갑에 무소속으로 출마, 3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한여넷)라는 단체를 만들어 피해자 지원 및 여성 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을 때 누구보다 빨리 ‘장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지지했다. 행동하는 정당인, 정치인, 활동가로 ‘살아 있는’ 신 대표를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요즘 어떻게 지냈나. “한꺼번에 많은 일이 돌아가서 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성폭력 사건 1심이 끝났고, 피의자와 검사가 모두 항소해 2심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정치 세력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다. 정치권 성폭력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예방도 중요하지만, 사후 우리 사회가 이를 제대로 처벌하느냐 또한 중요하다. 박원순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해서는 진상 규명 활동 및 공론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연구소에서 매주 글을 쓰며 여성 재산권 보장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련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정치권 성폭력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정의당의 조처를 어떻게 봤나. “정의당이 기존에 조직이 보여주지 못했던 ‘공동체적 해결’을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곳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사건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도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조적 해결에 천착하는 것이 필요한데, 거기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건 해결을 맡은 배복주 부대표의 강단 있는 결정, 장혜영 의원의 용기가 시작을 잘 열어줬다. 다음 몫은 정의당 당원들의 힘에 달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올렸다. “작년 2월 같은 당 당직자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바로 고소했고, 조사를 받았다. 이후 21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왜 녹색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야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피해를 받는 게 아니라 피해당한 사람을 구제하고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그런 사람이 ‘내가 피해자’라고 나서면서 출마하는 걸,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됐다. 이번에 장 의원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밝힐 때 주홍글씨가 될까 봐 두렵다. 그런데 장 의원은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이게 윗세대들이랑 다른 지점이다.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에 고통을 속으로 삭이지 않고, 이것이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정치적 문제라고 밝히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신지예라는 개인도, 장혜영이라는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완전히 다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야망’을 넘어, ‘투철함’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사건으로 넘어가 보자. 지난달 부산지법에서 나온 1심 판결에서 피의자는 준강간치상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치상 혐의를 인정한 재판부에 감사드리지만 죄질에 비해 형량이 낮다고 생각한다. 상해 정도가 미미하다는 것과 가해자가 반성한다는 점, 가해자 가족들이 쓴 탄원서 등을 감경 요인으로 꼽았다. 가해자의 어린 딸도 탄원서를 썼는데, 그 사실 자체로 가슴 아팠다. 또 다른 폭력 아닌가. 가해자 측 변호인은 내가 약속된 한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한 것을 근거로 ‘상해가 미비하다’고 주장한다. 상해가 심했으면 축사를 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다. 그렇다면 성폭력 피해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해진 업무를 다 취소하고 집안에 틀어박혀야만 피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성폭력 피해를 입고도 아픈 몸과 마음을 이끌고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요구다. 이것이 반성하는 가해자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 -사건 발생 1년 만에 나온 녹색당의 입장문에 대해 SNS에 쓴 글을 봤다. 진상조사단을 꾸려 달라는 요청에 수개월 묵묵부답하다 이제 와 안전망 구축과 제도개선 교육을 얘기한다는 내용이었다.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이후 서울시가 내놓은 입장도 ‘시스템 정비’였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이야기다.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려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처벌이 필수적이다. 내부에서 제대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한다. 녹색당도 그걸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은 구조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였다. 당시 녹색당에 비례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집단이 있었다. 나는 당 공동 운영위원장임에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당내 가부장 권력을 중심으로 한 모든 논의에서 일방적으로 배제됐다. 나는 ‘녹색당’ 차원의 선거 준비를 제안했으나 오히려 ‘신지예 때문에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는 나에 대한 허위 소문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유인해 성폭력을 저질렀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성폭력이 벌어진 게 아니라 위성정당 합류의 흐름 속에서 당 내부에서 자행됐던 마녀사냥의 끝이 성폭력이었다. 한국 위성정당의 흐름, 특히 비례대표 후보 공천 등이 매우 가부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가부장적 정치가 개인에게는 성폭력이라는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다. 사건 이후 당에 진상조사단을 만들 것을 요구했는데, 아직까지도 꾸려지지 않았다. 작년 3월, 당이 위성정당 참여 결정을 내릴 때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했다.”신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며 ‘한국청소년모임’이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대안학교(하자작업장학교)에 입학했다.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정당활동과 세 번의 선거에 출마(2016년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 서울 서대문갑)했다. 그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서는 이유와 동력이 궁금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두발자유화운동에 나섰나. 당시 많은 중·고등학생이 두발 제한 규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도 선생님한테 반항하는 것 이상의 용기를 내는 일은 드물었다. “‘중2병’이었던 것 같다.(웃음)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아빠랑 사이가 안 좋았다.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았다. 선생님 중에 왜 두발단속을 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파마, 염색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헌법에 ‘모두에게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써놓고 학교는 그걸 왜 안 지키는지 얘기해주지 않았다. 당시 막 생겨난 ‘다음 아고라’에 이런 얘기를 올리면 “학생은 공부나 할 것이지” 같은 답을 들었다. 화가 났고, 많이 분노했다.” -왜 정치를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 못했고, 정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지 않는 편이었다. 두발자유화운동을 하면서 정당에 일찍 발을 들였는데, 당시 치고받고 싸우는 어른들을 보면서 ‘저렇게는 세상을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대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안학교에 가고, 사회적 기업·시민단체 회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라 이윤 창출이 제1 목표더라. 시민단체에서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월세 8만원짜리 쪽방촌에 들어가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프로젝트를 했다. 그런데 재개발, 재건축 바람이 불며 망원동이 갑자기 ‘망리단길’이 되었다. 여든, 아흔 되는 어르신들이 쫓겨났다. 3평짜리 방에서 할머니들이 이웃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게 큰 꿈도 아닌데 그걸 사회는 못 지켜보는구나, 결국은 법과 정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보면서 탈핵, 기후 생태에 대한 정치적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전원 추첨제 대의원 제도를 가진 녹색당이 민주주의적 권력 분배에 관심이 많은 정당 같아 2012년 가입했다. 당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5년이다.” -신지예 하면 사람들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슬로건을 기억할 것이다. “부끄럽지만 당시 나올 사람이 없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는데, 후보자를 못 만들어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슬로건에 부담감은 없었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학교처럼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분들과 일하며 ‘온실 속 화초’처럼 산 것인지, 포스터 훼손 등 구체적 공격이 현실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를 돌아본다면. “여성의 정치적 열망을 구체적으로 권력화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만 표를 얻었는데, 그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느냐,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는 정치적 동료 혹은 느슨한 형태의 연대체라도 만들어졌느냐는 점에서 많이 부족했다. 페미니즘 정치라는 게 의회에 더 많은 여성을 보내는 것, 질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 등 많은 게 있겠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적 조직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못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 8만 명 이상이라는 걸 확인한 건 나에게도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였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2018년 서울시장 선거, 2020년 총선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다. 힘들지 않았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옛날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은퇴해 노후를 즐긴다는 삶의 노선이 더 이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길이 됐다. 한국에서 살 방법은 ‘영끌’해서 주식투자하고 부동산 투자해서 시세 차익 노리고, 연봉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도 여성은 유리천장 때문에 더 어렵다. 정치가 아직까지도 굉장히 구리고, 재미없는 영역이긴 해도 바꿔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해 계속 하고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어쩔 수 없고.”-한여넷 얘기를 해보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 이후 발족한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활동을 하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긴급회의를 했다. 단체를 만들어 반복되는 정치권 성폭력을 막고, 해결책을 내놓고, 더 많은 여성이 정치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데 뜻이 모였다. 녹색당에서 활동했던 사람, 선거 때 활동했던 분들, 여성단체 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박 전 시장 사건 직권조사 결과에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다. “인권위 결과에 매우 박한 평을 주고 싶다. 예전에 서울대 신 교수 사건(1993년) 때 성희롱·성추행에 관한 얘기가 나와 어떤 것이 성희롱인지 명징하게 밝혔는데,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쓴 보고서와 수십 년 전에 나온 보고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2021년 다운 보고서라면 더 나아가 2차 가해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피해자한테 2차 가해를 하거나 묵인해온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전·현직 비서실장, 젠더특보, 오성규, 김민웅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또한 피해자에게 박 전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처방전을 갖고 가 약을 타오라고 한 의료법 위반 의혹,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이용해 개인적 용도로 물품을 구매하도록 지시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여넷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출했다.” -4월 재보궐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15일 ‘줌’(ZOOM)으로 ‘미투선거 시국회의’를 열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치적 전망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나가자는 취지로 각계각층의 사람을 초대해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130명 정도는 두 시간 반 내내 참석해 여성들의 의지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는 10일 저녁 8시30분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재보궐선거가 성평등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출마할 계획은 없나. “시민연합후보를 내자는 제안을 금태섭 후보와 권수정 정의당 후보께 제안했었다. 금 후보께는 시민연합선거의 판을 만들자고 제안 드렸다. 여성뿐 아니라 성소수자, 동물, 장애인, 세입자, 자영업자, 노동자, 노인 등을 대변할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정치의 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숙고 끝에 거절하시더라. (금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의지를 밝혔고, 정의당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 아직 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들 정책을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적은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강을 메워 주택을 짓겠다고 하는데 후대에 죄를 짓는 범죄다. 박영선 후보는 ‘콤팩트 시티’의 개념을 잘못 차용해 갖고 왔다. 서울은 이미 ‘메가 시티’인데 이 도시를 어떻게 더 밀집시킨다는 건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도 개발을 외치고 있는데, 서울을 끝없이 개발하는 정책으로는 한국 사회의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 집중의 문제는 결국 일자리, 부의 재분배, 풀뿌리 민주주의, 낮은 에너지 자립도 등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50년 후, 100년 후를 바라보고 큰 비전 아래 도시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성평등도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생태도시, 빈틈없는 사회 안전망을 갖춘 돌봄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을 지키며 살기 쉽지 않다.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사는가. “요즘에는 기를 모아 SNS에 글을 쓰고, 마이크를 들고 기자회견을 한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데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 말하고 설득하면서’ 분노가 삭여지는 것 같다. 또래 여성들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2030’ 여성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댓글이라도 달면서 움직인다.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때 버틸 수 있다. 현 민주당 집권 세력, ‘586’도 운동하던 시절의 그 자신만만한 열망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정권을 창출하고, 180석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의석을 만들어냈다. 페미니스트라고 그러면 안 될까. 페미니스트들이 ‘나라 한 번 뒤집어 봐’하는 작정으로 일상 속 실천과 사회적 싸움을 계속해나가며 느슨하고도 너른 정치적 연대체를 꾸린다면 10년 안에는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10년 안에 결실’이라는 건? “평등한 한국을 만들 진정한 페미니스트 정권창출이다.” 젠더연구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미얀마서 사흘째 민주화 시위…승려·의료진까지 10만명 운집

    미얀마서 사흘째 민주화 시위…승려·의료진까지 10만명 운집

    미얀마 양곤에서 8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해 사흘째 10만여명이 거리에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총파업 촉구에 호응한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한 데다, 시민 불복종 운동에 앞장섰던 의료진과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승려들도 가세하면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미얀마 나우 등 일부 현지 언론은 SNS 생방송을 통해 이날 오전부터 양곤 시내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 행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들은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1988년 민주화운동 당시 불렸던 민중가요를 부르며 행진했다. AP·AFP 통신 등 외신은 주말이 아닌 주중에도 시위대가 오전부터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SNS를 중심으로 전날부터 급속하게 퍼진 총파업 촉구에 호응한 것으로 풀이된다.쿠데타 직후 근무를 거부하며 비폭력 저항운동을 주도했던 의료진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섰다. 시위대는 이들이 나타나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 경찰에게 물이나 과일, 꽃을 나눠주는 시민들도 보였다. 또 승복을 입은 승려들이 시위대 선두에 서서 행진하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이들은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이른바 ‘샤프론 혁명’으로 불린 시위 과정에서 당시 수백 명 이상이 군부 강경 진압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 시민들은 주말인 6일과 7일에도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날에는 양곤에서만 10만여명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에 항의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故박원순 뉴스 삭제됐다”…KBS1노조 편파방송 추가 확인

    “故박원순 뉴스 삭제됐다”…KBS1노조 편파방송 추가 확인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내용 삭제KBS 1노조 “여당 불리한 뉴스 축소·삭제”임의·자의적 방송 사례 11건 추가 확인 KBS 라디오 뉴스에서 김모 아나운서가 정부 및 여권에 불리한 기사를 제외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부 및 여권에 우호적인 편파 방송을 했다는 이른바 ‘내맘대로 뉴스’ 사례가 추가 확인됐다. 8일 KBS 노동조합에 따르면 ‘KBS1라디오 편파·왜곡방송 2차 실태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4~9월 김모 아나운서가 진행한 주말 오후 2시 KBS1 라디오 뉴스에서 진행자가 임의적·자의적으로 방송한 사례 11건이 추가 확인됐다”며 “그 외, 기사 삭제로 큐시트를 임의 변경한 사례까지 20여건의 추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1차 실태조사 기간(10~12월)까지 포함하면, 김 아나운서가 주말 오후2시 라디오 뉴스를 새롭게 맡은 작년 4월 이후 9개월 동안 뉴스 진행자 임의로 기사 내용을 변경한 사례가 40여 건 이상 발견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김모 아나운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서울특별시장(葬)’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에 50만명이 동의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박원순 전 시장 명의 휴대전화 통신조회 영장기각, 여성단체 및 시민단체 등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 공무원 및 책임자를 조사하라고 촉구한 사실 등을 다룬 뉴스를 큐시트에서 삭제했다. 또 라임 사태 관련 검찰 수사 속보, 탈북민 단체 대북 전단 살포를 정부가 방관했다고 주장한 북한 성명, 청와대의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의 뉴스도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BS 1노조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일요진단 라이브’ 출연 기사에 3문장이 추가된 사례도 들었는데, 이를 김모 아나운서가 자의적으로 늘렸다는 주장이다. 추가된 3문장은 정세균 총리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을 두고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고 발언한 내용 등이다. 앞서 KBS 노조는 지난 1일 김모 아나운서의 이 같은 정부 및 여권 우호 편파 방송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모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김모 아나운서를 비롯해 라디오 뉴스 편집기자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또 김모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업무정지 조치를 했다. 한편, KBS에는 현재 3개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진보 성향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노조다.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과 KBS공영노조는 각각 1노조와 3노조로 불린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길섶에서] 향수/임병선 논설위원

    돌아보면 어느 자리에나 그런 분이 있다. 구순 노모가 입원한 병원의 4인실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어르신이 있었다. 간호사나 의사가 병실에 들어올 때마다 큰 목소리로 반겼다. “다리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배가 고파 죽을 것 같다”고 짐짓 농을 하거나 노모를 비롯한 다른 환자들의 수액 떨어지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셨다. 하필 입구 쪽이 그분 자리여서 온갖 참견이 가능했다. 점심으로 비빔밥이 나왔는데 슬쩍 고기 양을 살피더니 “아따, 소 한 마리 잡았는갑다. 엄청 많이도 줬네잉”이라고 신소리를 했다. 실은 얼마 안 되는 양이었다. 당번 아주머니들은 큭큭 웃어댔다. 아침마다 간호사들이 상처 소독을 해 주는데 “제발 아프게 하지 말아 달라”고 엄살을 부렸다. 워낙 말이 없으신 어머니가 식사하는 것을 지켜보다 “아드님, 장수하실 테니 걱정일랑 하들 말어”라고 덕담을 건넸다. 노모가 힘겨운 발놀림으로 화장실 갈 때면 걱정스러운 눈길이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과 ‘우리동네’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을 뵙는 느낌이었다. 아침마다 커피 마시겠느냐고 인사하곤 하셨는데 노모 곁을 지키다 서울로 돌아오려고 병실을 나설 때 깊은 잠에 빠지셔서 작별 인사도 건네지 못했다. “어르신, 사모님과 행복한 여생 즐기세요.” bsni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박수를 치다

    [이경우의 언파만파] 박수를 치다

    박수(拍手)를 친다고? 한때 한쪽에선 ‘박수(를) 치다’라는 표현을 영 못마땅해했다. ‘박수’에서 ‘박’이 ‘치다’라는 뜻인데 또 ‘치다’를 붙이면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니까 ‘박수하다’나 ‘손뼉을 치다’라고 말하는 게 좋다고 압력을 넣었다. 이들의 글에선 영락없이 ‘박수하다’였다. 이들은 ‘박수 치다’가 눈에 띄면 곧바로 지적을 했다. 그래도 현실은 ‘박수 치다’로 흘렀다. ‘박수하다’는 어색해했으며, ‘박수 치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박수’라는 단어에서 한자어 ‘박’의 의미는 흐려져 갔다. 지금은 ‘박수 치다’를 두고 딴지를 걸지 않는다. ‘박수’와 달리 ‘부상’(負傷)은 ‘부상하다’도 잘 쓰인다. ‘부상을 입다’와 ‘부상을 당하다’라는 표현이 나오면 ‘부’에 ‘입다’, ‘당하다’란 의미가 있어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지만, 이 표현들도 자유롭게 사용된다. 말의 주인 대중의 선택이다. ‘피해(被害)를 입다’도 문제가 됐다. ‘박수를 치다’와 같은 이유다. ‘피해’의 ‘피’가 ‘입다’란 뜻인데, 이러면 역시 의미가 겹친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피해를 입다’는 반드시 ‘피해를 보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말과 글은 오직 ‘피해를 보다’가 됐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피해를 입다’에 대한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피해를 입다’를 문제시한 건 지나치게 어원을 따진 것이었다. ‘피’에 ‘입다’란 뜻만 대응시킬 일도 아니었다. ‘피’는 ‘입다’뿐만 아니라 ‘당하다’, ‘미치다’, ‘받다’, ‘맞다’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피해’의 서술어로 ‘입다’를 붙였을 뿐이다. ‘피해’는 하나의 단어이지 문장도 아니다. ‘피해’를 한문 문장처럼 봐서 ‘피해’를 ‘해를 입다’로 풀이하고, 뒤에 ‘입다’가 오니 잘못됐다고 본 것이다. ‘피해’에서 ‘피’의 뜻도 희미해졌다. 문장에서 ‘피해’는 ‘해’의 의미로만 구실한다. 의미의 겹침에 대한 지적이 수없이 이어졌다. 그 결과 ‘히트를 치다’를 써도 되는지 갸우뚱하며 ‘히트’가 ‘치다’인데라고 되뇌기도 한다. ‘당구(撞球)를 치다’의 ‘당’에도 ‘치다’라는 뜻이 들어 있지만 누구도 시비를 걸지 않는다. ‘좋은 호평을 받았다’에서 ‘호평’은 그 자체로 ‘좋은 평’이다. ‘새로 신설하다’에서 ‘새로’는 ‘신’과 겹친다. ‘더러운 누명’에서 ‘더러운’과 ‘누’는 같은 말이다. ‘간단히 요약하다’(요약하다), ‘수입해 들여오다’(수입하다), ‘수확을 거두다’(수확하다), ‘바라는 소망’(소망), ‘온 전력을 다해’(온 힘을 다해)에서는 괄호 안의 말이면 된다. 어떻게 봐야 할까. 규범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말의 주인인 각자가 결정해야 한다. wlee@seoul.co.kr
  • 더 나은 삶 위해 민중과 연대… 사람답게 사는 길 찾는 문학 대들보

    더 나은 삶 위해 민중과 연대… 사람답게 사는 길 찾는 문학 대들보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와 타협한다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이 아니다.” 이것은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비에 있는 문장이자 선생의 삶과 소설 그 자체다. 어떤 문장은 때로 한 생애를 고스란히 그리는데, 이것의 발원이자 끝은 오롯이 그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선생이 말한 ‘사람’은 어떤 존재들일까. 땅에 두 발을 딛고,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다는 것은 모두 같다. 하지만 형상은 같을지언정 사는 형태와 마음은 다 달라서 ‘사람답게’가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답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 아닌가. 게다가 빼앗긴 땅을 딛고 선 사람들이라면 ‘사람답게’란 이른바 생존의 다른 말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늘 땅에 서 있을 수밖에 없던, 그리하여 삶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묻은 농민들의 이야기를 가장 자세히 삶의 끝까지 유심히 듣고 쓰던 작가. 빼앗긴 땅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곡절을 누구보다도 아파했으며 끝내 그들과의 유대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자 했던 요산 김정한의 소설과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선생은 1908년 음력 9월 26일에 경남 동래군 북면 남산리에서 태어났다.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동네였던 터라 낙동강과 범어사가 지척이었다. 강가의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과 절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여섯 살이 되던 해부터 동네 서당에서 한학을 시작했고, 어머니에게서는 한글을 배웠다. 명정 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9년에 일어난 3·1운동에 참여했다. 중앙고보를 거쳐 동래고보를 졸업했다. 1928년에 양산 대현공립보통학교의 교사가 됐다. 교사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 안에 있는 일본 선생들과의 불합리한 제도에 항거해 동맹휴업을 결의했다가 경찰서에 연행된다. 이 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둔 선생은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와세다대학 제1고등학원 문과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문우회에 가입해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때 ‘조선시단’에 ‘구제사업’이라는 작품을 기고했다가 제목만 실리고 내용의 전문이 삭제되는 일을 겪는다. 귀국한 다음해에 남해공립보통학교의 교사로 부임했고, 그 시기에 소설 ‘사하촌’을 써서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사하촌’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사찰 소유의 논밭을 경작하는 빈농들의 궁핍한 삶과 친일 스님들의 행적을 비롯해 절 아래 마을의 논들을 관리하는 마름들의 횡포를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고통받는 민중들과 가진 자들이 토지를 수탈하는 모습들이 일제강점기였던 시대상을 반영했고, 작품에 나오는 절의 실제 배경이 범어사라는 것이 알려져 그곳 스님들의 원성을 샀다고 한다. 소설 발표 후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당해 두 달 동안이나 거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을 다치기도 했다.1939년에 남명학교로 전근을 갔을 적에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한글을 쓰지 못하는 형편이 되자 학교를 그만두고 동아일보 신문지국을 운영했다. 그러나 일제의 신문 검열과 그간의 행적들로 인해 일본 순사들의 요주의 인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아원으로까지 피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절필하고 경남도청 상공과 산하 면포조합 서기로 취직해 해방될 때까지 근무를 했다. 해방 후에도 미군정의 정책에 반대해 경찰에 잡혀 가는 생활이 계속됐다. 6·25 때는 ‘국민보도연맹’에 연루돼 죽을 고비를 맞이하지만 남해공립보통학교 시절의 제자와 처남의 도움으로 죽음을 면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래톱이야기’를 쓰며 다시 문단에 복귀한다. 이후에 낙동강 주변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농촌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하는데, 핍박받고 가난에 찌들어 있는 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는다. 선생은 ‘문학도 인간이 살아가는 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며 민중에 대한 연민과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썼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리얼리즘 문학의 선봉에 서게 된 이유다.1950년 부산대 교수였던 선생은 4·19혁명 후에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5·16 쿠데타 직후에 해직됐다가 1965년이 돼서야 복직하게 됐다. 이때부터 매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시작해 ‘수라도’, ‘뒷기미 나무’, ‘산거족’, ‘삼별초’ 외에 수 많은 소설들을 썼다. 독립운동과 광복 후의 반독재, 반민주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절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30년 후에 다시 펜을 잡고 ‘사람’이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세계, 흙먼지 이는 폭폭한 삶일지라도 누군가는 그들의 어깨를 부여잡고 함께 걷고 있다는 연대의식들을 나타내는 작품들을 써 내려갔다. 대부분 정의와 인간됨,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억울하게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고 불의에 타협하며 어려운 이들의 삶을 모른 척했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작품들이 선생의 삶과 고투의 시간들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선생은 끝내 힘없는 약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와 사람다운 삶을 노래했다. 그를 계속 주목하게 하는 배경엔 이런 강직하고도 치열했던 글쓰기 행보가 있다. 2006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부산의 가장 큰 문학 성체로 자리한 요산문학관은 선생의 생가를 비롯해 세미나실, 전시실, 도서관, 집필실, 강당으로 이루어진 다목적 건물이다. 후배 작가들을 비롯해 부산 시민들이 언제든지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여러 가지 문학적인 시간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선생의 생애와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발자취들도 확인해 볼 수 있다.요산문학관에서는 매년 ‘요산문학축전’을 열고 있다. 문학관과 부산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주축이 돼 치르는 큰 문학 잔치다.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요산문학상, 창작지원금 시상, 소설 세미나, 백일장과 전시 등으로 요산 정신을 기리고 후배 작가들을 독려한다. 부산에 거주하며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가 된 임회숙 작가는 올해도 요산문학축전의 한 축을 담당해 여러 행사를 지켜본 소감을 전해 주었다. 부산에 있는 후배 작가들은 리얼리즘 문학의 대들보이자 민중들과 끊임없이 연대하고 불의에 저항했던 요산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싶어 하며, 선생은 부산 문학의 정신이자 대들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작가는 선생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지만 제1회 요산문학제 수필 부문 장원 출신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학의 시작이 요산 선생의 작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또 작가가 돼 해마다 요산문학축전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복되다고도 말해 주었다. 요산 선생은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리얼리즘 소설의 바이블 같아서 소설을 쓰다 길이 막힐 때마다 펼쳐 드는 책이 바로 요산 선생의 수많은 소설 중의 하나라고도 했다. 선생이 불의에 항거하고, 지주와 소작농들의 혈투 그리고 땅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싸움으로부터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는 그때와 지금의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 그래서 선생의 소설이 리얼리즘이라는 것인가. 끝없이 새롭게 읽히는. 그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언제나 고민하게 되는 게 아닐까.낙동강가와 절 아래 마을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문장이 지금도 살갗이 흙먼지에 쓸려 오듯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함께 어깨동무하며 두 발로 땅을 디딜 수 있는 곳, 그리해 우리가 같이 나란히 앉아 책장을 펼칠 수도 있는 곳, 그곳이 김정한 선생의 요산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女배구선수 극단적 선택… 생명엔 지장 없어

    여자 프로배구 선수 A(25)가 숙소에서 극단적 선택 뒤 쓰러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자신의 부진한 경기 내용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동료·코칭스태프와의 갈등설이 불거진 터라 적지 않은 파문이 일 전망이다. 경찰은 7일 0시쯤 A가 경기 용인의 소속팀 숙소에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처음 발견한 동료 선수는 “A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구단 관계자는 “A선수가 최근 경기 부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 증세를 보여 휴식을 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단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의 소속팀은 최근 연패를 당했는데, 일부에서 A의 경기력 때문이었다는 비난이 뒤따랐다. 이 때문에 A가 극심한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일을 저질렀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최근 팀의 부진은 선수들 간 불화설 때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고 전해 경기력 이외의 다른 가능성도 암시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거짓말 후폭풍에 불붙은 ‘김명수 사퇴론’

    거짓말 후폭풍에 불붙은 ‘김명수 사퇴론’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답변했다’는 해명에도 법원 안팎에선 ‘사법부의 신뢰를 무너뜨린 김 대법원장이야말로 탄핵 대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사퇴론도 불거지고 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 또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3년간 사법개혁을 미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7일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서를 냈다. 단체는 “특정 정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비난이 두려워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한 건 명백히 피해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법관 사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현 변호사 등 임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들은 지난 5일 ‘김 대법원장의 탄핵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윤종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망에 “법관의 직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다. 기본권을 제한하려면 헌법적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며 김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일각에선 손가락(거짓말)이 아닌 달(사법농단 판사 탄핵)을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동시에 정작 사법개혁을 위해 김 대법원장이 한 게 무엇이냐는 반문도 나온다. 상고제도 개선이나 판결문 공개 확대 등의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법원행정처 축소나 사법농단에 관여한 법관에 대한 징계에서는 미온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임 부장판사 탄핵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나뉘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각하 혹은 기각을 결정할 경우 김 대법원장은 물론 탄핵을 추진한 여권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이탄희, 이수진, 최기상 등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 세 명 당선됐다. 174석이라는 거대 여당 위치에 올라섰지만 정작 사법개혁은 검찰개혁보다 후순위로 밀린 채 지지부진했다. 민주당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21대 국회 출범 후 9개월간 윤석열 총장에게만 정신이 팔려 사법개혁은 나몰라라한 측면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대법원장의 자체 사법개혁을 주문했다. 허영 대변인은 “아직 당 내에서 사법개혁 방향에 대해 깊이 논의하지 못했다”면서 “법안 발의를 통해 검찰개혁과 더불어 권력기관 개혁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尹에 인사안 미리 준다던 朴, 휴일에 발표 10분 전 통보

    尹에 인사안 미리 준다던 朴, 휴일에 발표 10분 전 통보

    법무부 “윤석열 2번 만나 의견 반영 노력‘秋 심복’ 심재철 교체로 협의 의미” 강조檢, 뒤늦은 인사안 전달 통보에 수령 거부“이성윤 지검장 유임시켰지만 법무부 검찰국장은 교체했다.” vs “인사안도 보여 주지 않고 휴일에 기습 발표했다.” 7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권을 상실했다”며 교체를 요구한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대부분 검사장을 유임시키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심복’으로 불렸던 심재철(27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교체해 ‘협의’를 거친 타협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박범계 장관과 윤 총장 간 형식적인 만남만 있었지 협의는 없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이성윤 지검장을 유임시키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발령 내고, 공석이었던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조종태(25기) 춘천지검장을 임명하는 등 검사장 4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대검은 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인사 발표 10분 전 법무부로부터 인사안을 전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체적인 인사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윤 총장 측은 박 장관이 지난 5일 만남에서 ‘구체적인 개별 인사안을 사전에 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뒤늦게 확정안을 받는 건 의미 없다고 판단해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채널 A사건 수사를 놓고 윤 총장과 충돌해 온 이성윤 지검장은 수사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도 자리를 지켰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최근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의 유착 의혹을 받아 온 한동훈 검사장을 무혐의로 결론 냈지만 이 지검장이 결재를 미루며 수사팀과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 ‘빅4’ 중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정수(26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발탁된 배경을 두고 박 장관이 평소 친분을 쌓아 온 자신의 서울 남강고 후배를 챙겨 줬다는 분석도 있다. 이정수 지검장은 지난해 윤 총장 징계위 당시 징계에 찬성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낸 인물이다. 일선 검사장들이 윤 총장 직무배제 조치를 반대하는 단체 성명을 냈을 때도 참여하지 않았다. 심 국장이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과 관련해 한 차장검사는 “금융 분야가 본인의 전공 분야도 아닌데 남부지검으로 간 걸 보면 정권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사건을 처리할 것이란 기대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두 차례에 걸쳐 검찰총장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의견을 듣고 그 취지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또다시 ‘윤석열 패싱’이 일어났다는 말이 나왔다. 윤 총장이 교체를 요구한 이 지검장은 물론 추 전 장관이 대폭 물갈이한 대검 참모진이 그대로 자리를 지킨 데다 윤 총장과 가까웠거나 함께 일한 인사들의 복권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5일 논의 때도 박 장관은 윤 총장에게 구체적인 인사안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여성 폄하 도쿄올림픽 수장에 들고일어난 일본 여성들…“모리 나가!”

    여성 폄하 도쿄올림픽 수장에 들고일어난 일본 여성들…“모리 나가!”

    ‘여성이 많으면 (말이 많아)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는 발언으로 여성 폄하 논란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에 대한 일본 여성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7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국제적인 온라인 서명운동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 올라온 모리 회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은 6일 오후 8시 기준 11만 5000명 이상 찬성했다. 이 외에도 이 사이트에는 모리 회장의 사임 등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모리 요시로 회장의 사임을 요구합니다!! 올림픽’이라는 청원글에는 게시된 지 하루도 안 된 이날 오후 2시 현재 5000명 서명 모집에 3500여명이 동의했다. 서명운동에 함께한 일본인들은 모리 회장의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명 동의글을 보면 한 여성은 “이런(여성 폄하) 발언이 용인되는 일본이라고 세계가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남성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회장은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모리는 총리 시절부터 문제가 많았지만 그냥 넘어가고 이제는 회장까지 맡게 한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명 운동에는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도 참여했다. 유럽 쪽을 중심으로 주일 외국대사관들도 모리 회장의 발언에 항의하는 일본인들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SNS로 공유하고 있다. 주일 유럽연합 대표부는 지난 5일 트위터에 #침묵하지마라, #성평등, #남녀평등 등의 해시태그가 영어와 일본어로 달린 게시물을 올렸다. 주일 독일대사관과 스웨덴 대사관 등도 같은 내용의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 담당상은 “4일 모리 위원장에 전화를 해 ‘이런 발언은 절대로 안 된다’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하며 수습에 들어갔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남친이 죽도록 세살 아들 때렸는데 엄마는 “층계에서 떨어져, 맞지?”

    남친이 죽도록 세살 아들 때렸는데 엄마는 “층계에서 떨어져, 맞지?”

    2016년 11월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맞아 숨진 프랑스의 세살 소년 토니가 사진 속에서 활짝 웃고 있다. 동부 랭스 법원은 일주일의 재판 끝에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토니 엄마의 남자친구 로익 방탈(28)에게 징역 20년형을, 엄마 캐롤린 레투아(24)에게 3년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재판부는 방탈이 “죽음에 이르도록 폭력을 의도적으로 행사했다”고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판사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을 때 왜 남자친구가 아들을 때리고 있다고 얘기하지 않은 거냐고 레투아에게 물었다. 그녀는 “두려웠다”면서 “나도 도와달라고 전화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판사는 레투아가 “(아들에게 가해진) 신체적 유린을 신고하지 못했다”며 결코 가볍지 않은 형벌을 내렸다. 두 사람의 범행이 발각된 것은 토니가 의식을 잃자 당시 19세였던 엄마가 걸어 온 신고 전화 때문이었다. 긴급대응 요원이 잠시 통화를 멈추자 녹음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그녀는 남친에게 “층계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내가 얘기했다”고 말했다. 레투아는 이렇게도 말했다. “층계가 그랬다고 말했는데 맞지? 아파트 층계 말이야. 그리고 내가 논쟁이 될만한 일들은 다 감췄어.” 응급요원이 레투아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생명이 붙어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온몸에 상처 투성이였다. 아이는 그날 밤 후송된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이 녹음된 내용을 근거로 추궁하자 방탈은 순순히 범행을 시인했다. 레투아를 석달 전에 만났는데 그 뒤로 계속 아이를 때렸다고 인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조국 딸, 정청래 의원 부인이 부서장인 한일병원서 1등 합격”

    “조국 딸, 정청래 의원 부인이 부서장인 한일병원서 1등 합격”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인턴으로 합격한 한일병원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한일병원은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한전 직원들 가운데 업무 도중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 조민’이라는 명찰이 달린 흰 가운을 입고 환자 돌보는 조씨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면서 “부산대의전원 부정입학 사건의 공범과 함께 일해야 하는 한일병원 의료진의 입장과 또 침상에서 마주쳐야 하는 환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조씨는 인턴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병원 내부에서는 조씨가 1등으로 인턴 전형에 합격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한다”며 “9명 뽑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탈락하고 하필 정청래 의원의 부인이 부서장으로 있는 한일병원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면 특혜 가능성을 의심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씨는 부디 본인 혐의부터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일병원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이 진료지원부서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지난 3일 3명이 지원한 한일병원 인턴 추가모집에 응시했으며 최고 점수로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병원은 지난해는 인턴 합격자 명단으로 공개했으나 올해는 4일 합격자 발표를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인턴 모집에 지원한 3명이 모두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전기로 인한 쇼크나 상해에 관한한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인 한일병원. 큰 의사가 되길 기원합니다”라며 합격한 조씨에 대한 응원을 보내거나 혹은 의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됐다. 친정부 내용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활동을 벌이는 진혜원 검사는 조씨를 제인 에어에 비유하며 칭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고아로 독립적인 성격이었던 제인 에어는 집에서 난 화재로 화상을 입고 크게 다친 연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로 하면서 소설이 마무리된다. 조씨의 인턴 합격 소식에 이름이 같은 진주 한일병원의 홈페이지가 한때 방문자 접속으로 마비되는 등 애꿎은 피해를 겪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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