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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 중상’ 타이거 우즈 재기 의지…“골프 인생 이렇게 끝내길 원치 않아”(종합)

    ‘다리 중상’ 타이거 우즈 재기 의지…“골프 인생 이렇게 끝내길 원치 않아”(종합)

    “우즈, 어떤 방법 써서라도 골프 계속”반복된 허리 부상·수술에도 거듭 재활·재기전문가 “회복 빨라야 6개월…내년에나 경기”경찰 “범죄 혐의 없다, 내리막길 과속사고”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차량 전복 사고로 뼈가 부러져 피부 밖으로 노출될 정도로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어 선수 활동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즈가 주변에 “골프 인생을 이렇게 끝내길 원치 않는다”며 재기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2022년에나 경기가 가능할 정도로 부상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면서 우즈가 다시 걸을 수 있기까지 몇 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찰은 우즈에게서 음주나 마약과 같은 약물 복용 증거의 증거는 없었다며 “불행한 사고로 범죄 혐의는 없다”고 밝혔다. 우즈 측 “조만간 진지한 결정” 미국 잡지 피플은 24일(현지시간) 우즈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응급 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회복한 우즈의 심경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우즈가 자동차 사고로 자신의 골프 경력이 위험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즈는 자신의 골프 인생이 이렇게 끝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즈는 골프를 계속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라도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즈가 조만간 자신의 미래에 대해 몇 가지 진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우즈는 자동차 전복사고 이전에도 허리 수술로 골프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좌절감을 느꼈고, 자동차 사고까지 겹치면서 더욱 낙담했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우즈는 지난달 말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던 중 23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소식통은 “우즈는 올해가 복귀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분명히 그런 일은 지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즈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즈는 이번 사고가 큰 역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즈가 과거에도 장애물을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부상 이력은 다양하고 길다. 하지만 우즈는 수없이 많은 부상을 다 이겨내고 재기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네 차례 수술 후 잇단 우승 재기2019년 벤 호건 재기상 우즈의 부상은 무릎. 허리, 아킬레스건에 집중됐다. 가장 심각한 부상은 허리 디스크다. 그의 허리 상태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3년 바클레이스 최종 라운드. 허리를 굽히지 못하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그는 홀에서 불을 꺼낼 때 퍼터를 지팡이처럼 짚거나 무릎을 굽히는 광경을 연출했다. 2014년 혼다 클래식 최종 라운드 때도 이런 모습을 보이다 그해 프로 선수가 된 이후 처음으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유증으로 마스터스에 불참했다. 2015년 첫 대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라운드에서 허리가 아프다고 기권한 그는 네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3번 컷 탈락했다. 그리고선 9월과 10월 두 차례나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2017년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은 그는 2018년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화려하게 재기했고 2019년 마스터스와 조조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19년 미국골프기자협회 벤 호건 재기상을 받았다.우즈, 82승 최다 기록 보유 중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우즈는 1996년 프로 데뷔 이후 숱한 부상과 수술, 외도 스캔들을 겪었지만, 다시 일어섰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2승이라는 최다승 타이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15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18승에 이어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다. 우즈의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은 “우즈가 현재 깨어 있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하고 있다”고 알렸다. 우즈, 정강이뼈·종아리뼈 복합 골절발목도 크게 다쳐…“다리 절 수도” “허리 수술 이력까지 골프 선수 활동 불투명”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즈가 다시 골프채를 들고 잔디를 밟을 수 있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UPI통신은 이날 “우즈가 다시 걷게 되려면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이전 허리 수술 이력까지 있는 우즈가 다시 골프 선수로 활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예상했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운전하다가 내리막길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당했다. 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우즈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 여러 곳에 복합 골절상을 입었고 발목 역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러톤의 정형외과 전문의 조지프 푸리타 박사는 UPI통신과 인터뷰에서 “정말 회복 속도가 빨라도 6개월은 소요될 것”이라면서 “아무리 빨라도 2022년에나 다시 경기에 나올 수 있는데 만일 그렇게 된다고 해도 엄청난 일”이라고 예상했다.푸리타 박사는 “그가 다시 걷게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다리를 절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가 뛰어난 운동선수였고, 재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완벽히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척추와 목 부위를 전문적으로 보는 라헐 샤 박사 역시 “상처가 아무는 데 몇 주 걸릴 것이고, 스스로 일어서는 데도 몇 개월이 예상된다”면서 “골프를 다시 하는 상황을 말하기에는 좀 먼 이야기”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다리뼈들이 피부에도 상처를 낸 경우 회복에 더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다. UPI통신은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의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가 2018년 이번 우즈와 비슷한 부상을 당했는데 당시 17차례나 수술을 받았고, 회복에 2년 넘게 걸렸다”면서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다시 경기에 나올 수 있었다”고 비교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정형외과 전문의 조지프 패터슨 박사는 A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뼈가 피부 밖으로 노출된 경우 조직 감염 위험성이 커진다”면서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미 경찰 “우즈 불행한 사고,어떤 범죄 혐의 고려 안 해” 기소 배제 “음주·약물 복용 증거 없다” 판단 우즈의 차량 전복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 경찰은 24일(현지시간) 우즈가 불행한 사고를 당했다면서 형사 범죄 혐의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알렉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떠한 (형사 범죄) 혐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사건을 사고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여전히 사고이고, 사고는 범죄가 아니다. 불행하게도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난폭 운전 등의 경범죄 혐의도 적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즈가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가 없다면서 내리막길 곡선 구간의 과속을 사고의 한 원인으로 추정했다.NBC 방송은 “과속이나 부주의 운전 등의 잘못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경찰이) 범죄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다”며 경찰이 형사 기소를 배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우즈의 운전 부주의나 처방 약 등이 사고에 미쳤을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폰 통화 기록과 병원 진단 내용 등을 살펴볼 수 있겠지만, 사고 당시 우즈가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증거는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우리는 유명인 여부에 상관없이 법에 따라 책임을 묻지만, 형사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는 없었다”면서 “우즈는 사고 당시에도 정신이 맑았고, 술 냄새가 없었다. 문제로 삼을 만한 마약이나 약물 복용의 증거도 없었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TV와 유튜브의 신나는 만남… ‘산티비 산튜브’ 다음달 2일 첫 방송

    TV와 유튜브의 신나는 만남… ‘산티비 산튜브’ 다음달 2일 첫 방송

    마운틴TV는 등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 프로그램인 ‘산티비 산튜브’를 론칭한다고 25일 밝혔다. 산티비 산튜브는 산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방송 형식에 맞춘 프로그램이다. 다음달 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금요일 저녁 9시에 방송된다. 마운틴TV와 함께하는 유튜버는 ‘헬로트레킹’, ‘두두부부’, ‘싼타TV’, ‘산속에 백만송희’ 등 총 4팀이다. 산티비 산튜브 방송에는 한 주에 한 팀이 출연하며 다음달 2·5일(화·금) 첫 주 방송의 주인공은 헬로트레킹이다. 1~2편에서는 헬로트레킹의 지리산 종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마운틴TV는 KT올레TV 127번, SK Btv 247번, LG U+에서는 129번, Skylife 122번에서 시청할 수 있다. 다음은 제작진과의 일문일답. -‘산티비 산튜브’를 론칭한 배경은. “등산의 인기에 비해 산 방송 콘텐츠는 적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방송을 촬영·제작하는 데 평지보다 2~3배의 노력이 드는 환경이기 때문이리라 본다. 그런데 산을 좋아하는 ‘산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산 콘텐츠의 양과 범주가 대폭 늘어났다. 그래서 이들의 콘텐츠를 방송에서 수급하고, 기술적인 도움을 제공한다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또한 촬영·제작·송출의 과정이 방송에 비해 빠르고 쉬운 뉴 미디어와 협업한다면 시청자에게 계절에 맞는 영상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네 팀을 선정하게 된 선정 기준은 무엇이었나. “많은 등산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주목했던 것은 진정성이었다. 단순히 조회 수를 얻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지, 정말 산을 좋아하는지는 콘텐츠를 보면 누구나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영상의 완성도였다. 방송에 틀 수 있을 만한 수준인가도 중요했다. 실제로 이번에 함께하는 네 팀을 보면 아시겠지만, 콘텐츠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선은 첫 방송 이후 40여 회차에 걸친 본방송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산·자연 관련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더욱 긴밀하게 방송 콘텐츠를 제작해보려 한다. 기존 미디어인 TV가 뉴 미디어의 상호 발전을 통해 시청자에게 더욱 신선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산티비 산튜브’에 출연하는 네 팀의 산튜버는 누구? ① 헬로트레킹 부부가 함께 산에 다닌다. 평일에 직장을 다니고 주말마다 산행한 것을 찍어서 올렸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지금은 드론 등 각종 장비와 화려한 CG까지, 전문가급 퀄리티를 뽐낸다. 부부가 주고받는 소소한 농담과 대화가 킬링 포인트! ② 두두부부 부부가 미국 종주 3대 트레일을 모두 걸었다면 믿겠는가! 4년간 세계를 돌며 ‘신혼여행’ 중이라는 부부의 여행기를 소개한다. 두두부부란, ‘두 바퀴의 자전거와 두 다리의 하이킹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부부’의 줄임말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세계 각국의 이색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③ 싼타TV 30대 남성 산튜버로, 크고 이름난 산부터 지방의 작고 덜 알려진 산까지 전국을 다니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산에 오르고 콘텐츠를 제작해서 올리는 것이 특징. 조곤조곤한 말투에 훈훈한 외모, 그리고 거침없는 산행으로 인기가 많다. ④산속에 백만송희 20대 여성 산튜버로, 채널 개설(2020년 10월)하고 불과 3개월 만에 구독자 7000명을 돌파한 등산 유튜브계의 신예! 똑 부러진 말투로 세세한 등산 정보들을 꼼꼼히 알려주어 도움이 된다는 평이 많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포토] ‘마스크 쓰고 박수’ 북한 궐기모임 여성 참가자들

    [포토] ‘마스크 쓰고 박수’ 북한 궐기모임 여성 참가자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시와 각 도들에서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근로단체연합 궐기모임이 진행됐다며 25일 관련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 뒤로 ‘첫해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 [황성기 칼럼] 미래 없는 한일, 그래도 희망을 걸자면

    [황성기 칼럼] 미래 없는 한일, 그래도 희망을 걸자면

    강창일 대사가 부임지 일본에서 찬밥 신세란다. 그가 반일 DNA를 가졌다는 것이다. 천황을 일왕으로 부르고 일본이 빼앗긴 쿠릴열도를 “러시아 영토”라고 말해 미운털이 박혔다. 그랬으니 20대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었으면서도 존재감 없는 ‘일본통’이었다. 친문도 아닌 그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줬을 리 없다는 의구심도 크다. 잔여 임기 1년짜리 대통령의 심복도 아닌 ‘영양가 없는 반일 대사’라며 무시당한다. 과거에 없던 일이다. 애들 장난 같은 왕따지만, 지난 1월 22일 부임한 강 대사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면담 약속조차 잡지 못하는 것은 좀 이상하다. 외무성 사무차관과 만날 약속을 했다가 연기를 통보받고는 나흘 뒤에나 면담한 일도 있었다. 예의 깍듯한 외교 강국 일본이 한국에 보란듯 결례를 범하다니 많이 변했다 싶다. 2월 12일 한국에 부임한 아이보시 고이치 일본대사는 외무성 3대 국장이나 심의관을 하지 못했다. 도쿄대이지만 법학부가 아닌 교양학부 출신이다. 전임 한국대사 도미타 고지가 미국대사로 발탁되는 바람에 전임처럼 이스라엘 대사를 하던 중 자리를 물려받았다. 외무성의 정통 출세 코스를 거치지 않은 보통 관료다. 이런 점을 들어 한국에서 홀대한다면 어떨까. 10여년 전 비도쿄대 출신으로 국장 경험도 없이 한국대사로 부임해 찬밥만 실컷 먹다 돌아간 일본 외교관이 있긴 하다. 일본 정부나 여당에 혐한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한다. 그 역시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왕 사과 요구 이후 악화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국이 노력조차 하지 않는 점. 둘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통 크게 내준 위안부 합의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무력화시킨 점. 셋째, 2018년의 강제동원과 2021년의 위안부 판결로 청구권협정을 어기고 있는 점. 약속도 안 지키고, 무례하며, 국제법도 위반하는 나라와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할 수 없다는 게 일본의 논리다. 일본이 트집을 잡는 건 모두 역사 문제다. 한일기본조약 체결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깔끔하지 못한 역사 청산으로 일어난 갈등의 책임을 한국에만 떠미는 수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한미일 협력이 강조되자 대미 외교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는 일본은 노골적으로 한국을 깔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이 무산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1월의 위안부 판결을 전후해 한국을 돕지 않고, 가르치지 않고, 관여하지 않는다는 ‘비한(非韓) 3원칙’까지 자민당에 생겨났다. 언제 도와 달라, 가르쳐 달라, 관여해 달라 했는지 되묻고 싶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본인에게 자주 듣는 얘기가 “한국 사람은 낮에는 반일, 밤에는 친일한다”였다. 해가 있을 때는 일본 싫다고 외치다가 해만 떨어지면 이자카야에서 일본 사케 마시는 속과 겉 다른 한국인을 비꼬았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어떤가. BTS와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인이 많아져 제4차 한류 파도가 안방에 밀려들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낮에는 혐한, 밤에는 친한’ 아닌가. 한일 관계에 앞날은 있느냐 물으면 대답은 “없다”이다. 과거의 비대칭적 한일에서 대칭적 관계로 이행한 지금에도 양국이 과거의 패러다임만 고집한다. 관계 개선은 100년이 지나도 요원하다. 달랑 56년 된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 하나로 버티는 일본과 반일 민족주의로 무장한 한국이 접점을 찾을 여지는 없다. 또한 여전히 한국을 1945년 패전 전 식민지쯤으로 여기는 보수층이 기반인 자민당 체제의 일본과 민주화를 제 손으로 쟁취하고 일본 콤플렉스에 벗어난 세력들이 주류인 한국은 물과 기름이다. 그래서 ‘사이좋게 지내자’는 주술은 이제 먹히지 않게 됐다. 그게 현실이다. 국제사법재판소(ICJ) 얘기가 한일에서 나오지만, 재판에 가자고 합의에 이르기도 불가능하지만, 만에 하나 손잡고 재판 가서 판결이 나와도 어느 한쪽 혹은 양쪽 모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죽자사자, 정치적 해결밖에 없다. 한국이 피해자 중심주의를 관철시키려면 일제 피해자를 하나로 묶어 협상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이용수 할머니가 팁을 줬듯 과거사 사실 인정과 사죄를 위한 국내적 컨센서스를 이뤄야 한다. 이런 전제 없이 아무리 특사와 묘안이 오간다 한들 파국을 맞아 수렁에 빠져도 할 말이 없다.
  • [문화마당] 존재하면 안 되는 말/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존재하면 안 되는 말/김이설 소설가

    자매 배구선수를 시작으로 다른 운동선수들과 배우, 아이돌의 과거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세간이 시끄럽다.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마음이 편치 않다. 미약하게나마 학교폭력을 겪은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긴장감일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이제 너무 오랜전의 일이어서 가물거리기는 하나 분명한 건 나는 친했던 무리로부터 ‘은따’가 됐다는 사실이다. 은근한 따돌림을 받아서 은따. 그 당시의 나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유를 모른 채 잘 어울리던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또렷하게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점심 시간 나는 혼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그 친구들은 우루루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다. 그 친구들이 나를 흘깃대던 순간. 밥알이 목구멍에 컥 걸린 것 같은 순간. 그 친구들이 갑자기 까르르 웃어 대던 순간. 내가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을 뚝 떨어뜨린 순간. 분명 친했던 아이들인데, 같이 놀던 아이들이고, 함께 숙제를 했던 아이들인데 왜 나를 저 무리에서 밀어냈는지, 나를 왜 끼워 주지 않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순간. 시간이 그대로 멈추길 바라던 어린 나의 아득함이 아직도 선명하다. 스스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매일매일 자책하고, 결국 처한 상황에 체념하기 위해 스스로 무기력해지는 연습을 했던 그 당시의 나는 고작 열두 살 어린아이였다. 학교폭력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누구에게 욕을 먹거나 누구에게 밀쳐지거나 누구에게 맞은 게 아니어도 이렇게 깊은 기억으로 남아 진저리쳐지는 과거로 돌아가게 되는 일. 그런데 그렇게 나를 괴롭혔던, 나를 지옥에서 살게 했던, 나를 끊임없이 자책하고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던 가해자가 유명인이 돼 매체에서 자주 보게 된다면 피해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를 그렇게 괴롭힌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세상 착한 얼굴과 세상 맑고 발랄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숨이 멎는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그 당시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어깨가 움츠러들게 되지 않았을까. 오래전 그저 잠시 은따를 당했던 나조차도 그 당시만 생각해도 숨이 가빠지는데, 더한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은 얼마나 힘겨웠을까.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언제였던가. “학교폭력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폭력을 당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괴롭히면 싫다고도 말할 줄 알고, 자꾸 지근덕거리면 ‘왁’ 하고 달려들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저 맹하게 휩쓸리거나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애들이어서 그런 일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런 애들은 당할 만하다, 맞을 만하다는 것이었다. 학교폭력에도 당위성이 있다는 거다. 그 말은 더욱 확장되면 성폭력을 당할 만하다, 물리적 폭력을 당할 만하다, 죽임을 당할 만하다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그 말들은 가능한 말인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 말인가? 학교폭력 뉴스를 연신 보도하고 떠드는 건 유난한 것도, 요란한 일도 아니다. 유명인의 학교폭력 폭로가 이어지는 데 피로감을 느껴서도 안 된다. 물론 악의적인 발설도 있겠지만, 폭력이 존재했다면 어릴 때 잠깐의 철없는 실수라고 눈감아 줄 일이 아니라는 걸 알려야 한다. 과거의 잘못이 인생을 송두리째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걸, 그만큼 학교폭력이 엄중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제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는 말이 있다. 그 인과응보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똑바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것이 사회의 명확한 규칙이자 작은 정의라고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세상에 어느 누구도 당할 만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 詩랑 동백이랑, 붉게 물들어볼까

    詩랑 동백이랑, 붉게 물들어볼까

    어디에선가 시 한 편을 접했다. 제목은 ‘숙희이야기’. 이른바 ‘라떼 시절’에 경북 포항의 구룡포에서 벌어진 애사가 담긴 시다. 한데 시에선 여태 알던 구룡포와 다른,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향기가 났다. 시를 쓴 이는 권선희 시인. 쉰여섯 생애 가운데 장성한 이후 20년 세월을 구룡포에서 살아온 이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구룡포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룬 시집이 벌써 두 권째다. ‘구룡포로 간다’(2007)가 앞서고 ‘꽃마차는 울며 간다’(2017)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펴낸 산문집 ‘숨과 숨 사이 해녀가 산다’까지 포함하면 세 권째다. 어느 곳엔들 저마다의 속사정이 없을까만, 이 마을엔 대체 무슨 사연이 이리 많은 건가. 주민이라야 7000명을 헤아리는 동네에서 말이다.“구룡포발 대구행 아성여객 차장이었을 때 숙희는 한 마리 비둘기였다지요 빨간 명찰 말년 병장 숙박계 날려쓰던 겨울 밤 싸나이 팔뚝에 머리 파묻고 처음 날개를 벌렸다지요 헐거운 여인숙 그 방을 두고 머리채 질질 반장 손에 끌려간 새벽은 세찬 바람으로 오래 울었다지요 태광호도 중심 잔뜩 부풀어 돌아오는데 아무튼 포장치고 회 뜨는 쉰 살 숙희 세꼬시 썰리듯 살아도 첫차처럼 올라탔던 싸나이는 여적 내려오지 않는다지요 명치끝에 아예 눌러 붙었다지요” 시 ‘숙희이야기’의 전문이다. 초봄의 갯마을로 발걸음하게 만든 시. 실제 아성여객에 근무하던 차장(안내양)의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권 시인의 시집에 나오는 시들이 대부분 이랬다. 구룡포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시가 됐다. 어찌어찌 권 시인과 연락이 닿았다. 그에게 귀동냥이라도 해서 새로운 느낌의 구룡포를 만날 요량이었다. 사실 여행자에게 동해 바다는 늘 낭만과 포용의 공간이어야 했다. 삶이 무료해질 때마다 그 바다 앞에 나를 세우려는 이들이 모험과 충전을 위해 찾는 무대였다. 하지만 낭만 너머에는 누군가의 고단한 삶이 있다. 권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구룡포’는 그런 다양한 생의 시간이 머무는 공간이다. 시인은 구룡포 여정의 들머리로 선소(船所)를 권했다. 선소는 배를 만들거나 수리, 해체하는 곳이다. 배의 일생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 자리란 뜻이다. 문제는 선소의 분위기가 여행자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 예전과 다르다고는 해도 선소는 여전히 걸걸한 사내들이 많은 일터다. 자칫 사진을 찍다 으르딱딱대는 선주와 마주칠 수도 있다. 될 수 있으면 눈으로만 살피며 빠르게 지나길 권한다. 선소 위는 야트막한 언덕이다. ‘용의 대가리’ 용두산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언덕에 서면 구룡포항 일대를 얼추 굽어볼 수 있다. 구룡포항엔 위판장이 세 곳이다. 항구는 하나지만 위판되는 어종에 따라 구역이 나뉜다. 주민들은 이를 ‘판장’이라 부른다. 선소가 있는 남쪽부터 트롤선, 대게를 포함한 잡어선, 그리고 활어선(주로 오징어잡이배) 판장이다. 선소에서 잡어선 판장을 지나 마을 안길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구룡포 읍내다. ‘매월여인숙’부터 찾는다. 시 ‘숙희이야기’의 배경이었던 곳. 읍내 구룡포노인무료급식소 바로 옆에 있는데도 찾기가 쉽지 않다. 햇볕 한 줌 겨우 드는 골목을 지나야 나온다. 예전엔 이 일대에서 명자깨나 날리던 숙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여인숙’은 사라지고 낡은 건물만 남았다. “목단꽃 붉은 이불을 덮고 왕표연탄 활활 타오르는” 여인숙(‘매월여인숙’)은 이제 기억 속에 박제되고 만 거다. 읍내 고래고기 음식점에 전시된 고래 생식기처럼 말이다. 마을 골목골목엔 이 같은 사연들이 수없이 흐른다. 손 없는 집에 들어가 자식을 여섯이나 낳은 첩과 그 첩이 낳은 자식들을 모두 받아낸 뒤 부산으로 가 광주리 장사로 먹여 살린 본부인 이야기(‘누가 더 불쌍한가’), 술추렴하다 “시발 문디 지랄 같은 기마 화딱 디비 엎어 뿔고 에이 시벌컥벌컥벌컥벌컥컥 컥”대던 사내 이야기(‘돌림노래’), “새끼 내삐리고 소식 는 둘째 놈” 탓에 “고래 새끼만도 몬한 내 손주 놈 가여버”하던 할아버지의 이야기(‘사램이 고래만 같으믄’)들이 항구 뒤편 골목에 가득 채워진다. “산 사람 덕분에 죽을 수 없는 개”(‘목포집 덩실이’)와 뭇 사내들에게 해체되던 고래(‘끝내주는 것’) 등 동물과 자연의 이야기도 곁들여진다. 강원 춘천 출신의 시인이 채록한 사투리들이 토속적 정취의 시어가 되어 주는 건 물론이다. 사실 구룡포 하면 TV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벌써 두 해 전에 끝난 드라마인데도, 촬영지를 둘러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하다. ‘동백꽃 필 무렵’이 주로 촬영된 곳은 일본인 가옥거리(근대문화역사거리)다. 옛 다이토 여관이었던 동백(공효진 분)의 가게 ‘까멜리아’ 등 옛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일본인 가옥거리가 해안가 평지에 있다면, 한국인들이 살던 집들은 그 뒤의 비알에 있다. 일본인 거리가 방구석 1열, 한국인 거주지는 방구석 3열쯤 되려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살았던 우리나라 해안 도시 어디나 비슷한 모양새니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 비알에도 사연들은 빼곡하다. 우선 사라진 것부터. 권 시인에 따르면 비알에서 가장 먼저 없어진 건 용왕당이다. 정확히는 사라진 게 아니고 옮겨간 것이다. 바다에 기대 사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공간이었을 텐데, 그 사연이 씁쓸하다.예전 용왕당은 드라마 속 ‘동백이네 집’ 옆에 있었다. 일제 때는 일본 사찰이 이 자리를 차지했고, 일제가 물러난 뒤에는 가톨릭 공소로 쓰였다. 현재 텃밭 가운데에 성모 마리아상이 어색하게 서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용왕당을 허문 이들은 인근 충혼탑 뒤에 크고 번듯한 용왕당을 새로 지었다. 그 탓에 조상 대대로 전해지던 기억의 공간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충혼탑 주변으로 볼거리가 많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포스터 사진이 촬영됐던 계단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동백이네집’, 과메기문학관, 아라예술촌 등에도 관심 두는 이들이 많다. 단층 폐가 위에 희망을 담아 세운 조형물 블루 프린트, 동백꽃담 등 거리 예술 작품들도 볼만하다.구만리도 찾았다. “청보리 수런대며 익어가는” 그 마을에 가면 “그렁그렁 차오르던 봄”(이상 ‘다시, 구만리’)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키 낮은 집들만 있던 시절엔 아마 청보리밭 끝이 바다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푸른 보리밭이 파란 바다로 풍덩 자맥질하는 모습이었겠지. 밭과 바다의 경계 어름에선 아마 아지랭이도 스멀스멀 피어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와 더불어 푸르렀을 청보리밭의 정취는 이제 찾기 어렵다. 키 높은 건물, 얼기설기 난 차도에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구만리 마을 초입, 공군부대 쪽에 있는 보리밭이 그나마 넓고 상쾌하다. 구만리에서 ‘호랑이 꼬리’를 넘어가면 풍경이 휙 바뀐다. 가수 최백호의 친구가 살았다던 영일만이 드넓게 펼쳐지고, 그 위로 ‘철의 도시’ 포항이 신기루처럼 떠 있다. 여기부터는 다른 공간, 다른 세계다. 글 사진 포항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美·中 관계 감사… 아, 미국과 캐나다” 바이든, 트뤼도와 첫 회담서 말실수

    “美·中 관계 감사… 아, 미국과 캐나다” 바이든, 트뤼도와 첫 회담서 말실수

    “미국과 중국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에 감사한다. 아, 미국과 캐나다 관계 말이다.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유년시절 말더듬이 습관을 극복했지만 잦은 말실수로 늘 화제가 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취임 후 첫 화상 양자회담에서도 캐나다를 중국으로 잘못 부르는 실수를 했다. 실수가 나온 부분은 바이든이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캐나다의 가장 가까운 친구다. 나는 중요한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을 믿는다”고 말한 때였다.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 공산주의를 압박할 때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날 회담의 핵심 주제가 중국 문제임을 강조하려다 실수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트뤼도는 “미국의 리더십이 몇 년간 몹시 그리웠다”고 화답했다. 바이든은 회담 후 화상 공동회견에서 “중국과 더 잘 경쟁하고 우리의 이익·가치에 대한 위협에 더 잘 맞서기 위한 접근”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협상 재료가 아니다”라며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때까지 “미국과 캐나다는 보편적 권리와 민주적 자유의 침해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도 했다. 2018년 캐나다가 멍완저우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에 인도하기 위해 체포하자, 중국이 이들을 억류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바이든이 캐나다를 첫 회담 상대로 택한 것은 다중 포석으로 읽힌다. 주요 7개국(G7) 내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공조도 필요하다고 보는 독일 등 유럽의 회원국과 달리, 캐나다는 미국에 가까운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 왔다. 또 미국과 국경을 마주한 이웃국가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대치해 왔다. 이날 공동회견에서 바이든이 취임 첫날 승인을 철회했던 캐나다·미국 간 ‘키스톤XL 송유관 사업’ 등 긴장 요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화상회담인 만큼 의전은 간소화했고, 언론과의 질의응답 순서도 생략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코로나 방역사령탑 정 총리… ‘설익은 메시지’ 깜짝 발표 논란

    코로나 방역사령탑 정 총리… ‘설익은 메시지’ 깜짝 발표 논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온갖 가짜뉴스들이 유포되자 정세균 총리는 지난 19일 강력 대응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 총리 또한 설익은 메시지로 방역 당국에 부담을 주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보에 목마른 국민에게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나 혼선을 줄이려면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단일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 총리의 ‘깜짝 발표’는 주로 인터뷰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차기 대권 행보를 겨냥한 듯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더 잦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20일 “(다국가 백신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1000만명분 중 초도 물량이 2월 초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입니다. 질병청은 당일 브리핑에서 “최종적으로 한국에 공급되는 물량과 시기, 종류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 국가의 총리가 한 말이건만 발언 반나절 만에 상반된 메시지가 나온 것입니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를 두고도 혼선이 생겼습니다. 정 총리는 23일 한 방송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 검증이 조금 덜 돼 (효과성을) 확인 후 접종하는 것으로 돼 있고, 그 사이 3월 말~4월 초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다”며 “고령층엔 화이자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질병청은 3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 결과를 받아 보고 65세 이상 접종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총리가 ‘65세 이상이 맞게 될 백신은 화이자’라고 못 박아 버린 것이죠. 질병청은 “임상 결과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든 화이자·모더나 등 추후 들어오는 백신이든 추가 논의를 거쳐 고령자에 대한 접종 백신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해명에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임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총리가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 출하된 24일에는 ‘정확한 출하 물량을 알려 달라’는 기자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습니다. 줄곧 75만명분이 공급된다고 발표해 오다가 정 총리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78만 5000명분”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죠. 질병청은 뒤늦게 “식품의약품안전처 출하 승인으로 물량이 3만 5000명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정 총리의 말이 맞았지만 질병청이 수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도 백신 정보를 갖고 있지만 알리지 않는다”며 “국민 생명과 직결된 정보는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질병청 ‘원보이스’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가 중대본부장을 맡은 지 딱 1년째 되는 이날 새겨들어야 할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장관 대신 차관이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 속사정 있나

    장관 대신 차관이 유엔 인권이사회 연설 속사정 있나

    북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에 외교부 장관이 아닌 차관이 참석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 중국을 의식한 탓에 차관이 대신 연설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료회의가 아닌 고위급회기에서 연설에 담긴 ‘메시지’가 아닌 ‘스피커’에 지나친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의 핵심은 23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제46차 유엔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에 기조연설자로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나섰다는 점이다. 보편적 인권을 논하는 국제 무대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데뷔’가 늦어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긴 하다.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회기에 미국, 중국, 일본은 모두 외교 수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도 재임 시절 회의에 매번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각 회원국이 사전에 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엔 측은 음향 상태 등 기술적 이유로 회의 개최 일주일 전에는 영상을 보내도록 회원국에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9일 취임 후 각국 장관과의 통화, 국회 업무보고(18일)를 준비해야 하는 정 장관으로선 차관과 업무 분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간 차관이나 다자외교조정관이 참석한 경우도 꽤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설 연휴까지 겹친 상황에서 일정상 불가피했다”면서 “차관이 나선 게 격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최 차관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제사회의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위안부 비극은 보편적 인권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면서 4년 연속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은 즉각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답변권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범계 “나도 文도 속도조절 표현 안 써” 추미애 “檢 개혁 늦추면 67년 허송세월”

    박범계 “나도 文도 속도조절 표현 안 써” 추미애 “檢 개혁 늦추면 67년 허송세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 설립을 비롯한 검찰개혁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견을 표출하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던 당청 관계가 시험대에 놓였다. 유 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에 대한 대통령 의중을 묻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유 실장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란 민주당 소속 김태년(원내대표)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취지는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유 실장은 이날 오후 늦게 회의가 끝나기 전에 “확인 결과 (대통령의) 표현에 속도 조절은 아니고, 검찰개혁 잘 안착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워딩에 없다는 거 다시 확인드리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실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 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해 온 검찰 수사권 박탈을 놓고 청와대와 당의 견해가 제법 크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파동을 촉발한 검찰과의 갈등을 최대한 억누르며 민생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려 하지만,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의 뜻대로 이참에 수사청을 설립해 검찰의 힘을 완전히 빼려 하고 있다. 속도 조절론은 지난 22일 박 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수사·기소 완전 분리 등 검찰개혁 2단계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거나 언론의 오역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강경한 분위기를 읽은 박 장관은 이날 대전 중구 대전보호관찰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에서 속도 조절론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다루는 듯하다”면서 “제가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 조절로 표현한 적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속도 조절론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강경파를 독려했다. 추 전 장관은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엄상섭 위원이 조만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향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으나 어언 67년이 지나 버렸다”며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오후에 또 글을 올려 “수사청을 설치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현직 장관에게 검찰개혁 과정에서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전직 장관이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한 것처럼 들릴 소지가 있다. 속도 조절에 대한 당청 간 온도 차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들은 현직 장관마저 선을 긋고 나서면서 레임덕 우려까지 나온다. 신 수석의 사의 파동부터 속도 조절론 이견까지 볼 때 당청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기 말 권력의 축이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는데 추 전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통령의 말을 막아서니 이 정부의 특기인 쇼인지 아니면 진정한 임기 말 레임덕의 방증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청와대가 비공개 당청 협의도 아닌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속도 조절 취지를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와대가 명확한 속도 조절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계속 맞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3월 초에 법안을 발의하고, 본격적인 논의는 일단 4월 보궐선거 이후로 미뤄 둘 가능성이 크다. 한 여당 의원은 “6월 통과는 쉽지 않고 수사권 조정 안착 상황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수사청법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되 유예기간 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논란이 됐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키지 못한 ‘한 해 출생아 30만명대’… 인구 재앙 현실화됐다

    지키지 못한 ‘한 해 출생아 30만명대’… 인구 재앙 현실화됐다

    출생아 3년 만에 20만명대… 대구 15.4%↓40대 산모 제외한 2030 출산율 모두 저하사망자 1만명 늘어… 14개월째 출생<사망경북·부산 등 11개 시도서 인구 자연감소“한 해 출생아 수 30만명을 지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2018년 12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수정 로드맵’을 발표하고, 출생아 수 30만명만큼은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출생아 수 30만명은 인구학자들 사이에서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이런 목표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전국 17개 시도 모든 곳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줄었고,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 시대를 피하지 못했다. 24일 통계청의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 2400명에 그쳐 30만명 선이 무너졌다. 2019년 30만 2700명으로 아슬아슬하게 턱걸이했던 터라 30만명 붕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감소폭(-10.0%)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 1970년대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49만 6900명) 50만명을 밑돌았고, 2017년(35만 7700명) 30만명대로 떨어졌다. 40만명대에서 30만명대로 내려오는 데 15년(2002년→2017년)이 걸렸지만, 30만명대에서 20만명대는 불과 3년(2017년→2020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날개 없는 추락’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지역별로 보면 대구에서 출생아가 15.4%(1만 3200명→1만 1200명)나 줄었다. 인천(-13.6%)과 경남(-12.7%) 등도 감소폭이 컸다. 2012년 통계 집계 이래 매년 출생아가 늘었던 세종도 지난해엔 감소(3800명→3500명)했다. 산모 연령대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1년 전보다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이 낮아졌다. 20대 초반(20~24세)과 후반(25~29세)이 각각 14.0% 떨어졌고, 30대 초반(30~34세)도 8.0% 뒷걸음질쳤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 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명(3.4%) 늘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90세 이상에서 8.9%, 80대에서 6.4%, 20대에서 5.7% 늘었다. 20대 사망자가 늘어난 건 오는 9월 사망 원인 통계 집계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나 사고사 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다. 2019년 11월부터 시작됐으니 14개월 연속이다. 결국 지난해에만 3만 3000명이 감소해 ‘인구 절벽’이 현실화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출생아(1만 9600명)가 사상 처음으로 1만명대에 그친 반면, 사망자는 2만 6900명에 달했고, 한 달 새 7300명이나 자연 인구가 감소했다. 경북(-1만명)과 부산(-8000명) 등 11개 시도에서 인구가 자연 감소했고, 증가한 지역은 경기(1만 5000명) 등 6곳에 그쳤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고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하며 인구 자연 감소가 최초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유영민 “文, 속도조절 당부”… 당청, 검찰개혁 엇박자

    유영민 “文, 속도조절 당부”… 당청, 검찰개혁 엇박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 설립을 비롯한 검찰개혁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을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견을 표출하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던 당청 관계가 시험대에 놓였다. 유 실장은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속도 조절론’에 대한 대통령 의중을 묻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유 실장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란 민주당 소속 김태년(원내대표)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는 것”이라며 ‘속도 조절’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취지는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이후 파장이 커지자 유 실장은 이날 오후 늦게 회의가 끝나기 전에 “확인 결과 (대통령의) 표현에 속도 조절은 아니고, 검찰개혁 잘 안착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워딩에 없다는 거 다시 확인드리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실장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 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해 온 검찰 수사권 박탈을 놓고 청와대와 당의 견해가 제법 크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파동을 촉발한 검찰과의 갈등을 최대한 억누르며 민생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려 하지만,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의 뜻대로 이참에 수사청을 설립해 검찰의 힘을 완전히 빼려 하고 있다. 속도 조절론은 지난 22일 박 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수사·기소 완전 분리 등 검찰개혁 2단계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도 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거나 언론의 오역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강경한 분위기를 읽은 박 장관은 이날 대전 중구 대전보호관찰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에서 속도 조절론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다루는 듯하다”면서 “제가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 조절로 표현한 적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속도 조절론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강경파를 독려했다. 추 전 장관은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법전편찬위원회 엄상섭 위원이 조만간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방향으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으나 어언 67년이 지나 버렸다”며 “이제 와서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은 오후에 또 글을 올려 “수사청을 설치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할 것이란 우려는 기우”라고도 했다. 대통령이 현직 장관에게 검찰개혁 과정에서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전직 장관이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한 것처럼 들릴 소지가 있다. 속도 조절에 대한 당청 간 온도 차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들은 현직 장관마저 선을 긋고 나서면서 레임덕 우려까지 나온다. 신 수석의 사의 파동부터 속도 조절론 이견까지 볼 때 당청 관계가 변화하기 시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기 말 권력의 축이 청와대에서 민주당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당부했는데 추 전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대통령의 말을 막아서니 이 정부의 특기인 쇼인지 아니면 진정한 임기 말 레임덕의 방증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청와대가 비공개 당청 협의도 아닌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속도 조절 취지를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청와대가 명확한 속도 조절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계속 맞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3월 초에 법안을 발의하고, 본격적인 논의는 일단 4월 보궐선거 이후로 미뤄 둘 가능성이 크다. 한 여당 의원은 “6월 통과는 쉽지 않고 수사권 조정 안착 상황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수사청법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되 유예기간 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논란이 됐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영민 “文, 檢개혁 속도조절 당부” 김태년 “정확한 워딩 아니잖아요”

    유영민 “文, 檢개혁 속도조절 당부” 김태년 “정확한 워딩 아니잖아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가칭) 설립을 비롯한 검찰개혁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던 날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대한 대통령 의중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자 깜짝 놀란 민주당 소속인 김태년(원내대표) 운영위원장이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 조절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실장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정확한 워딩은 그게 아니었지만, 그런 의미의 표현을 하셨다는 것”이라며 ‘속도조절’이란 표현은 없었지만, 취지는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지난 22일 박 장관이 국회에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하자 언론에서는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등 검찰개혁 2단계를 추진하는 민주당은 “당정 간, 당청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속도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달받은 바 없다”거나 언론의 오역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비공개 당청 협의도 아닌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속도조절 취지를 강조한 만큼 민주당의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수사청법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발의하고, 6월 국회에서 통과시키되 유예기간 1년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수사청을 법무부 산하에 설치하고 논란이 됐던 영장청구권은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언론에서 속도조절론이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다루는 듯하다”면서 “제가 대통령의 당부를 속도조절로 표현한 적 없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고 속도조절론에 선을 그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명확한 속도조절 메시지를 발신한 만큼 민주당은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지층의 요구를 감안해 일단 법안을 발의하되 본격적인 논의는 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여당 의원은 “6월 통과는 쉽지 않고, 수사권 조정 상황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민영 기자 mi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로나 방역사령탑 정총리...‘설익은 메시지’ 깜짝발표 엇박자

    코로나 방역사령탑 정총리...‘설익은 메시지’ 깜짝발표 엇박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온갖 가짜뉴스들이 유포되자 정세균 총리는 지난 19일 강력 대응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 총리 또한 설익은 메시지로 방역 당국에 부담을 주고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보에 목마른 국민에게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나 혼선을 줄이려면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단일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정 총리의 ‘깜짝 발표’는 주로 인터뷰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차기 대권 행보를 겨냥한 듯 최근 들어 그 빈도가 더 잦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20일 “(다국가 백신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계약한 1000만명분 중 초도 물량이 2월 초에 도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입니다. 질병청은 당일 브리핑에서 “최종적으로 한국에 공급되는 물량과 시기, 종류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 국가의 총리가 한 말이건만 발언 반나절 만에 상반된 메시지가 나온 것입니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를 두고도 혼선이 생겼습니다. 정 총리는 23일 한 방송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 검증이 조금 덜 돼 (효과성을) 확인 후 접종하는 것으로 돼 있고, 그 사이 3월 말~4월 초 화이자 백신이 들어온다”며 “고령층엔 화이자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질병청은 3월 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임상 결과를 받아 보고 65세 이상 접종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총리가 ‘65세 이상이 맞게 될 백신은 화이자’라고 못 박아 버린 것이죠. 질병청은 “임상 결과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든 화이자·모더나 등 추후 들어오는 백신이든 추가 논의를 거쳐 고령자에 대한 접종 백신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해명에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가뜩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임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총리가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처음 출하된 24일에는 ‘정확한 출하 물량을 알려 달라’는 기자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습니다. 줄곧 75만명분이 공급된다고 발표해 오다가 정 총리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78만 5000명분”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죠. 질병청은 뒤늦게 “식품의약품안전처 출하 승인으로 물량이 3만 5000명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는 정 총리의 말이 맞았지만 질병청이 수습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도 백신 정보를 갖고 있지만 알리지 않는다”며 “국민 생명과 직결된 정보는 정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질병청 ‘원보이스’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가 중대본부장을 맡은 지 딱 1년째 되는 이날 새겨들어야 할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용·의료 서비스종사자, 페이스실드도 써야…비말 실험 충격 결과

    미용·의료 서비스종사자, 페이스실드도 써야…비말 실험 충격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헤어디자이너나 피부관리사 또는 의료종사자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서비스 제공 중 고객이나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와 야마노미용예술단기대 공동연구진은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m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대면 접촉 상황에서 말을 하는 것만으로 바이러스 입자를 포함한 비말이 어떻게 확산하는지를 조사했다.연구진은 고객이 미용실에서 커트나 샴푸 서비스를 받을 때 미용 종사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다양한 상황에서 날숨으로 배출된 비말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기 위해 액상 전자담배 연기와 레이저 조사 기술을 사용했다. 이때 배출되는 연기는 지름 0.1㎛ 이하의 입자로 바이러스 입자 크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섭외한 두 자원봉사자에게 각각 미용 종사자와 고객 역할을 맡게 하고 각 상황에 맞는 자세에서 “오네가이시마스“(잘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말하도록 했다.그 결과, 미용 종사자가 서 있고 고객이 앉아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날숨으로 배출된 입자가 그 사람 몸에 달라붙어 위쪽으로 흘러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용 종사자가 고객의 머리를 감겨주는 상황에서 몸을 앞으로 구부리면 이때 배출된 입자가 중력의 영향으로 아래쪽 사람에게 떨어져 내려 감염 위험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을 때 더욱더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또 이 연구에서 미용 종사자가 페이스실드를 함께 착용하고 있으면 마스크 주위에서 새어 나오는 에어로졸 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유입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이시이 게이코 연구원은 “페이스실드는 내쉬는 숨의 상승을 촉진했다”면서 “따라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마스크와 페이스실드를 모두 착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이 연구원은 또 “이런 대면 접촉은 미용 분야뿐만 아니라 장기요양 서비스와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상당히 비슷한 수준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비말이 재채기나 기침으로 빠르게 배출돼 전파 위험을 극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연구는 대화를 통해서도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물리학연구소(AIP)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유체 물리학’(Physics of Fluids) 최신호(2월 23일자)에 실렸다. 사진=유체 물리학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야생의 냉혹함…갓 태어난 얼룩말 사냥한 수사자 (영상)

    야생의 냉혹함…갓 태어난 얼룩말 사냥한 수사자 (영상)

    굶주린 수사자 한 마리가 갓 태어난 새끼 얼룩말을 사냥해 잡아먹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케냐 남서부 지역의 한 사파리공원에서 미국인 여성 관광객 매케나 웬트워스(30)가 이런 잔혹한 순간을 촬영했다. 미네소타주에서 부모와 함께 사파리 여행을 왔다는 이 여성은 당시 새끼 얼룩말과 약 30m 떨어진 곳에서 사파리 차량을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이 여성이 찍은 영상에는 갓 태어난 얼룩말이 혼자서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그 옆에는 어미 얼룩말이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얼마 뒤 이 새끼 얼룩말은 간신히 일어섰다. 이 얼룩말은 몸무게가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직 힘이 부족해 다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바로 서는 것은 물론 뛸어다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이 얼룩말은 태어나서 한 번도 제대로 걷지 못한 채 갑자기 다가온 수사자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몸무게 180㎏에 달하는 이 포식자의 강력한 이빨이 새끼 얼룩말의 숨통을 끊어놨기 때문이다. 어미 얼룩말은 자신이 약 13개월 동안 배 속에 품었던 새끼 얼룩말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이 여성은 “당시 여행 가이드는 우리에게 사자들이 바로 직전 짝짓기를 했기에 그 후에는 사냥을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사자가 새끼 얼룩말을 내버려둘 것이라고 꽤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자가 갓 태어난 얼룩말을 사냥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본 장면 중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매케나 웬트워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안철수, ‘거부할 권리’ 비판에 “文, ‘동성애 싫다’가 가장 심한 혐오 발언”(종합)

    안철수, ‘거부할 권리’ 비판에 “文, ‘동성애 싫다’가 가장 심한 혐오 발언”(종합)

    2017년 文 “동성애 안 좋아해, 반대” 발언安 “아직도 그런 생각인지 文에 요구해야”安, 19일 “신체노출·성적 표현 수위 높아퀴어 축제 도심 밖으로 옮기는게 적절”금태섭·정의 “성소수자 혐오·분열 조장 발언”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4일 동성연애 등 성소수자들의 퀴어축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혐오 발언이었다는 비판에 “오히려 대표적인 혐오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했던 말씀”이라면서 “먼저 대통령께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의견 표명을) 요구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安 “혐오 발언 한 적 없는데 무조건 색깔” 보수 행보 해석에 “민생 파탄에 아직도 진보·보수 타령, 정신 못 차린 사람들” 안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때 본인이 ‘동성애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합니다’(라고 한 문 후보 발언이)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정치인의 혐오 발언 중 가장 심한 발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안 후보가 거론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2017년 4월 25일 열린 대선후보 4차 TV토론에서 나왔다. 당시 문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동성애에) 반대한다”면서 “저는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해선 “의도도 전혀 그렇지 않고, 표현도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없지 않나”라면서 “그걸 혐오 발언이라고 하면 그냥 무조건 색깔 칠하고 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퀴어축제 발언을 비롯한 최근 행보가 보수색채를 띤다는 해석에는 “민생이 파탄 나는 상황에서 진보·보수 타령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사용될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서는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는 물론 국민의힘 후보와의 승부에서도 “(여당 후보에 대한) 경쟁력을 조사하는 것이 취지에 맞지 않을까”라고 밝혔다.안철수 “개인 인권 존중 받아 마땅하나 퀴어 축제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앞서 안 후보는 지난달 18일 금 후보와의 제3지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TV토론에서 서울시의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잖나”라면서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 후보가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고 소개하면서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그런데 또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퀴어 축제를 예로 들었다. 그곳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남부 지역에서 열리는데, 그곳은 “본인이 (퍼레이드를)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본다”는 것이다.安 “광화문 퀴어 축제 신체노출·성적 표현 수위 높아 아동·청소년 노출 시민들 걱정” 안 후보는 다음날인 19일 CBS 라디오 방송에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금 후보가 “혐오 발언”이라며 혹평하자 “퀴어 축제 장소는 도심 밖으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자신의 ‘거부할 권리’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저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퀴어 퍼레이드를 보면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다”면서 “성적 수위가 높은 축제가 도심에서 열리면 아동이나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는 시민들 의견도 있다. 그래서 미국 사례를 들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금태섭 “1년에 한 번 축제에 혐오 발언”정의 “安, 인권 감수성 개탄…사과하라” 이에 대해 금 후보는 “대단히 실망스럽다”면서 “혐오 발언”이라고 안 후보를 혹평했다. 금 후보는 KBS 라디오에 출연, “성 소수자들이 1년에 한 번 축제하는 것을 ‘보통 사람’ 눈에 띄는 곳에서 하지 말라고 하면서, ‘안 볼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혐오·차별과 다른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논평을 통해 “성 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 후보의 인권 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면서 “성 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를 입은 성 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관치금융이 낳은 고연봉 은행원/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관치금융이 낳은 고연봉 은행원/전경하 논설위원

    매년 3월 말이면 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공개된다. 가장 큰 관심은 직원의 평균 연봉이다. 성과급 논쟁이 일었던 올해는 더욱 그렇다. 기준은 1억원이다. 이 기준에 드는 기업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국민·하나은행 등 은행이다. 삼성전자 등은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혁신하는 제조업이다. 반면 은행들은 정부 인허가에 기반해 사업하는 금융업이다. 국내 은행이 세계적 수준으로 경쟁하며 혁신한다는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기준 3만 1000달러(약 3700만원) 수준이다. 미국은 6만 5000달러, 일본은 4만 달러다. 세 나라의 은행원 연봉은 비슷하다. 우리나라 은행원은 경제 규모 등에 비해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무엇이 뛰어날까. 외환위기로 통폐합을 겪은 뒤 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매년 연봉을 3∼7%가량 올렸다. 물가상승률은 물론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인상률을 웃돌았다.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일이 몰린 직원에 대한 배려였다. 정부는 2009년 신입 행원의 연봉을 3년 삭감하는 강수를 뒀다. 금융위기 직후였고 신입 행원의 연봉이 다른 나라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던 탓이다. 이 조치는 2011년 이후 순차적으로 원상복귀되면서 무효화됐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금융권에는 ‘4대 천왕’인 강만수 산업금융지주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회장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으로 홍기택 산업금융지주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임명됐다. 노조는 CEO 취임에 앞서 ‘길들이기’ 투쟁을 했고 CEO는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취임했다. 어느 한 은행에 적용된 복지는 회사 간 비교를 통해 노조 힘을 빌려 다른 은행으로 퍼졌다. 은행 노조는 힘이 세다. 은행 노조 출신의 이용득 전 국회의원,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그 위상을 보여 준다. 조합원 10만명,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은 연봉에다 업(業)의 특성상 꼬박꼬박 내는 조합비 등이 그 이유다. 권력이 지명한 경영진, 국회의원·장관 등을 배출한 노조 등이 어울려 정부가 은행에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 “너무한다”면서도 수용하는 구조가 된다. 은행이 성과급 등을 지급하는 ‘돈줄’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라는 예대마진이다. 정부는 한때 ‘땅 짚고 헤엄치는’ 예대마진에 기반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대체투자 등 비이자 부문의 수익을 높이라고 권했다. 그 결과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도 고령층에 원금 보장된다고 판 펀드가 일으킨 사회적 물의, 해외 현장 실사도 없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펀드 손실 등이다. 국내 은행은 경쟁력이 있는 걸까. 중국 탓에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이 흔들리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런던의 위상에 금이 갈 때 금융허브 기능의 일부라도 가져올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노무현 정권 당시 ‘동북아금융허브’라는 비전 제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성과주의 도입 등을 통한 은행의 효율화 시도 등과 같은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은행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화, 한국형 뉴딜 등에서 정책사업의 자금줄로 쓰는 데 만족할 모양이다. 은행은 꾸준히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지만, 최근 논란이 된 성과급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급증 덕도 있다. 가뜩이나 후하다고 평가받던 명예퇴직 조건도 나아졌다.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한 원리금 상환유예가 지난해 9월 말에서 올 3월 말, 그리고 올 9월 말까지 다시 연장된다. 이 기간 동안 어떤 부실이 어떻게 발생할지 모른다. 은행들이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예년보다는 많이 쌓아 두고 있다지만 충분할지는 미지수다. 원리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은행 경영이 어렵다며 예대마진을 늘릴지를 지켜봐야 한다. 은행이 힘들다고 1인당 GDP의 2배 이상 받는 은행원의 연봉은 물론 명예퇴직금 등을 주기 위한 부담을 국민이 1원이라도 나눠 질 이유가 없다. 이미 외환위기 당시 은행권에 86조 9000억원, 비은행권에 79조 4000억원 등 총 168조 7000억원의 공적자금, 즉 세금이 들어갔다. 공적자금 회수율은 지난해 말 기준 69.5%이다. 공적자금 회수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100% 회수될 수 없다. lark3@seoul.co.kr
  • [사설] 후쿠시마현 ‘방사능 우럭’, 日 농수산물 검역 철저해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치명적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기준치를 넘겨 검출됐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가 그제 소마시 신치초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의 세슘 농도가 ㎏당 480베크렐(Bq) 검출돼 정부 기준치(㎏당 100Bq)의 5배, 현 기준치(㎏당 50Bq)의 10배 가까이 됐다고 밝혔다. 이곳 앞바다에서 기준치를 넘긴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생선이 잡힌 것은 2019년 2월 홍어 이후 2년 만이다. 다음달이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1~3기가 붕괴된 지 10년이 된다. 원전 참사 직후 54개 국가·지역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수입을 막았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2월 후쿠시마 해역의 모든 어종 조업을 허용하는 등 농수산물이 먹을 만하다고 강변해 왔다. 일본의 로비가 먹혀 지난달 이곳의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국가·지역은 15곳으로 줄었다.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한국과 중국이 빗장을 여는 데 머뭇거리자 일본은 줄기차게 수입을 재개할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세슘 우럭’ 때문에 더는 할 말이 없게 됐다. 더 충격적인 것은 도쿄전력의 허술한 원전 관리 실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이 지역에 규모 7.3의 지진이 덮친 뒤 여드레 만에야 이 회사가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보고한 데 따르면 지난해 7월 폭우에 지진계 둘이 고장난 사실을 파악하고도 7개월째 수리하지 않아 지진에 무방비였음이 드러났다. 또 원전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 가운데 20개 안팎이 지진 때문에 원래 위치를 벗어났는데도 이 회사는 기준치를 넘긴 세슘이 가득한 탱크의 손상 여부를 맨눈으로만 확인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앞서 제출한 보고서에는 두 내용이 빠져 있어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마저 사고 있다. 안전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국내 식탁에 오르지 않게 해야겠다.
  • [열린세상] ‘백신 접종 이후’의 세계는/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백신 접종 이후’의 세계는/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임박한 가운데 ‘백신 접종 이후’를 대비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백신 확보가 상대적으로 늦은 덕(?)에 우리는 이미 예방접종을 시행한 국가들을 참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인구의 절반이 한 번 이상 접종받은 이스라엘은 세계가 주목하는 시험대다. 신속한 접종 캠페인 이후 감염자와 입원자 수는 극적으로 줄었고, 백신의 효과성은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찬 결과지만 최근에 감염자 수가 원래대로 다시 늘었다는 소식이다. 연이은 봉쇄 조치에 대한 피로감,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일부 종교집단의 불응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접종 이후’는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길일 뿐 일상의 큰 변화 없이 계속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알려 주는 듯하다. 이스라엘은 더 나아가 감염된 후 회복했다거나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공공장소에 출입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 ‘그린 배지’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권리를 부여할지 결정하는 자격 요건이 될 전망이다. 쇼핑센터, 체육관과 문화시설 등을 출입하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교사로 일하지 못하거나 고용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을 여전히 거부하는 이들이 접종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지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걱정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그린 배지’ 정책은 방역 조치로 멈춘 일상을 다시 굴리려는 고육책일 것이다. 하지만 시민을 ‘오염된 이’와 ‘오염되지 않은 이’로 가르고 한편에게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신체를 정치적·법적 권리와 연계하는 시도는 차별과 불평등 심화라는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 비해 접종 거부율이 낮지만, 백신 접종을 망설이거나 백신에 접근할 여력이 없는 이들은 있고 차별받을 수 있다. 장애인, 노숙자, 미등록 이주민 등은 또 다른 차별에 놓일 수 있다. 모든 국민에게 백신을 보급하는 우리 사정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처럼 백신 접종의 기회를 얻으려 임상시험에 일부러 참여하는 일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그린 배지 부류의 정책을 도입하면 아마도 백신 증명서를 위조하는 이들이 나올 수 있다. 백신 맞는 것이 그리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거나 거부하고 주저하는 이들을 비과학적이고 이기적이라고 타박하는 일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은 검증됐다지만 완벽하지 않은 이상 불안하게 여기는 이들이 계속 생길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이 이스라엘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10일 만에 효과가 확인된 임상시험에서와 달리 실제로는 20일 이상 걸렸다. 예상과 다르거나 여전히 모르는 문제가 있고 이런 지식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가짜뉴스나 음모론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불안이든 다른 이유든 백신 접종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들을 비난하고 차별하기보다는 이들의 불안까지 세심히 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백신 과학의 확실성을 믿으라고 단언하기보다는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했으면 한다. 최근 정부가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했을 때 비난도 많았지만,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해할 수 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백신을 효과성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접종을 보류하는 정부 결정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지만, 효과성이 온전히 입증되지 않은 백신을 65세 이상의 고위험군에게 먼저 투여하자고 결정했다면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질병관리청에서 우려했듯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작은 허점이나 논란이 불안감을 가진 이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로 커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이후의 세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확실함을 장담하는 과학이 아니라 겸손하게 자신의 한계를 살피고 주위의 불안과 걱정을 돌보는 과학일 것이다. 불안해하거나 망설이는 이들을 과학적이지 않다고 훈계하거나 평범한 일상의 권리를 제한하며 압박하기보다는 이들의 불안을 보살피고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그런 과학지식 말이다. 백신이 새 희망을 안겨 줬지만, 접종 이후의 세계가 절실히 원하는 것은 여전히 돌봄과 연대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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