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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의진의 교실 풍경] “교육이 다 끝났으니 걱정 없으시겠어요”

    [이의진의 교실 풍경] “교육이 다 끝났으니 걱정 없으시겠어요”

    몇 년 전 연년생 아이 둘 모두 대학에 합격했을 때 축하와 함께 돌아온 주변의 반응이다. 그 말에 다소 어안이 벙벙했다.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 교육일 텐데 다 끝났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혹시 그분들이 말하는 교육은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누구나 쉽게 교육을 말한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학군 좋은 지역으로 이사한다던 지인도 아이의 ‘교육’ 때문이라고 했다. 말끝마다 인성교육이 우선이라던 친구는 자녀 고등학교 진학 전에 꽤 비싼 사교육 비용을 들여 미적분과 기하 과목의 선행만 세 바퀴(?) 이상 돌렸노라 고백했다. 역시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고 했다. 혁신학교를 지정하려던 교육청도, 그 혁신학교를 반대하며 플래카드를 내걸었던 지역의 학부모들도 모두 ‘교육’이라는 말을 앞에 내세웠다. 가끔 우리 사회에서 교육이라는 말은 어쩌면 천 개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고,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쓰이고 있는 게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현장과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을 두고 여기저기서 훈계와 참견과 핑계가 탁구공처럼 날아다니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무슨 일만 터지면 학교교육이 문제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아서 이 지경에 이른 거라고 힐난한다. 근본적으로 바깥에서 구해야 할 해결책을 급한 대로 우선 학교 현장 안으로 던져 놓고 보는 것 역시 익숙한 풍경이다. 이는 요 몇 년 동안 고등학교 교육 현장에 야금야금 의무교육을 끼워 넣는 걸 보면서 더 절감한다. 최근 교육의 흐름은 수요자를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선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공통 교과까지만 이수하면 나머지는 학생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기자는 고교학점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와 달리 해가 갈수록 의무교육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교육을 연간 51시간으로 의무화한 게 대표적이다. 이뿐 아니다. 연간 15시간 성평등 의무교육이 있다. 심지어 재난안전 교육도 해야 하고 약물 사이버중독 예방 교육도 해야 한다. 폭력 예방 교육도 하라고 한다. 그런데도 국회 일각에서 환경 교과를 필수로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민주시민 교육을 교과로 만들자는 주장도 내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이미 초중고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각 교과에서 대부분 다루는 주제들이다. 특히나 얼마 전 모 단체 위원장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우지 않는다’고 했던 노동의 가치나 권리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노동법의 역사, 근로기준법, 노조 설립의 역사, 근로계약서, 부당노동행위 신고 등등의 내용으로 다양한 교과서에 실려 있다. 성평등 및 환경 관련 내용도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 기존의 모든 교과에서 다루고 있다. 교육과정 안에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민교육, 환경교육, 성교육, 노동교육이 이미 포괄적으로 이루어지는 셈이다. 바깥에서 보면 학교는 국어, 영어, 수학 문제 풀이나 하는 공간으로 보이기 쉽다. 특히나 지금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연령대는 몇십 년 전 자신들의 경험을 근거로 학교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초중고 12년 교육과정을 읽어 본다면 최소한 자신들이 학교를 다니던 시대에서 세 번쯤 강산이 바뀌었고, 교육과정 역시 그 이상으로 치열하게 변화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교육 전문가를 자처하는 시대다. 하지만 교육은 전문적인 영역이다. 쉽게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피해를 보는 건 정작 ‘진짜 배워야 할 것’을 배우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제발 초중고 교육과정에 대해 어설프게 아는 국회나 시민단체 등이 왈가왈부하거나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제된 의무교육 시간을 국어 교과 진도표 안에 억지로 욱여넣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 [이은경의 유레카] 경계에 서는 것이 융합의 시작

    [이은경의 유레카] 경계에 서는 것이 융합의 시작

    “비대면 수업이라서 동영상 시청인 줄 알았어요.” 온라인 실시간 수업에 지각한 학생의 항변이다. 학교에서는 방역지침이 강화되자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공지문을 학생들에게 보냈다. 비대면 수업 2년차인 2학년 학생의 변명이라기엔 좀 궁색하지만 아주 일리 없는 말은 아니다. 비대면은 대면의 반대말이다. 대면은 글자 그대로 하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것이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뜻을 포함한다. 이전에는 같은 공간이 아니면 대면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공간을 말할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강의실에 모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전하느라 비대면 방식이란 말을 써도 대부분 뜻이 전달된다. 이것이 공지문을 보낸 사람의 관점이다. 그러나 대학 생활을 코로나와 함께한 2학년 학생에게 공간은 온ㆍ오프 공간 중 하나, 즉 대면 방식의 옵션 중 하나일 뿐 비대면을 뜻하지는 않을 수 있다. 둘 사이에는 기술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세상을 보는 우리 인식에 질서를 주었다. 근대과학의 성공은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고 물질세계의 모든 현상이 변치 않는 법칙에 따라 질서 있게 움직인다는 것을 밝혀낸 데 있다. 근대과학의 세계관에서 흔히 만나는 명쾌하고 단순한 질서는 이분법이다. 우리의 인식 체계 속의 많은 범주들, 예를 들어 물질과 정신, 자연과 인공, 생물과 무생물, 인간과 사물, 남자와 여자, 삶과 죽음의 구분에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근대과학은 그러한 질서의 근원과 같이 궁극적인 질문을 종교나 형이상학의 영역으로 돌렸다. 대신 법칙 파악이 가능하고 조작 가능한 물질세계에 집중함으로써 근대과학은 산업혁명과 이후 이어진 놀라운 과학기술 성과를 낳는 기초가 됐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최근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간과 사물 또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는 점점 더 흐려졌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점점 더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은 점점 더 많은 기계장치를 이용해 감각과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SF 작가들은 일찌감치 이분법에 상관없이 경계에 선 존재들을 상상했다. 엔지니어들은 그런 존재들을 현실에서 구현 중이다. 보통사람들의 인식은 과학기술을 통해 구분의 경계에 서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얼마 전 서울 한 기초자치단체장이 맞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반려로봇을 보급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전에는 반려의 뜻이 ‘짝이 되는 동무’로 나온다. 반려 관계는 주종, 상하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돌보는 동무 관계다. 오랫동안 사람에게 반려자는 사람이었지만 반려동물, 반려식물로 범위가 확대됐다. 그러므로 인공지능과 센서를 탑재하고 외로운 어르신들과 살갑게 대화할 수 있다면 인형의 탈을 쓴 기계라 하더라도 반려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계와 동무하는 경험이 처음인 어르신들에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분법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근대과학의 세계관과 잘 맞는 질서였을 뿐이다. 현대 과학기술은 그 질서를 넘는 세계를 만들고 우리는 그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이분법의 경계에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놓고 고심할 필요 없다. 과학기술이 만든, 경계 위에 서는 경험, 경계를 넓혀 나가는 경험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 태도가 그토록 강조되는 융합의 시작이다.
  • 이민자 초상화 그린 부시… “美, 나와 미셸 우정에 놀랄 만큼 분열”

    이민자 초상화 그린 부시… “美, 나와 미셸 우정에 놀랄 만큼 분열”

    “조지 W 부시와 미셸 오바마가 친구가 되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이 양극화된 것이 문제입니다.” 퇴임 후 초상화 화가로 변신한 조지 W 부시(74)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포용적 이민제도’를 옹호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는 자신의 화집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 미국 이민자들의 초상’ 발간을 계기로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 있는 자신의 화실 ‘스튜디오43’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부시는 진행자가 2016년 ‘국립 흑인역사문화 박물관’ 개관식에서 미셸 오바마가 자신과 포옹한 것을 언급하자 “빅 허그(큰 포옹)였다. 하지만 (우리 우정이) 더 유명해진 건 존 매케인 의원의 장례식에서 내가 그에게 사탕을 주었을 때”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은 미셸 오바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한 뒤, 이를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이 양극화된 게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시는 의회에 “이민에 대한 가혹한 언급이나 정치적 점수를 따려는 계산은 접어 둬라. 이민자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민) 제도 개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2006년 5월 15일 집무실에서 “우리는 이민자의 나라”라고 연설하며 이민법 개정을 주창했으나 이후 변한 것은 없었다. 15년이 지나 바이든은 또다시 불법 체류자에 대한 시민권 부여,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부시는 자신의 재임 중에 이민 제도 개혁을 이루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며 바이든의 이민 정책을 지지했다. 그의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는) 약물과 범죄를 가져온다”며 공포를 부추기는 식으로 반이민 정책을 펼쳤다. 부시는 “이민 문제는 많은 두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난민이나 피해를 입거나 겁에 질린 사람들을 기꺼이 수용하는 게 위대한 국가이며, 그게 미국”이라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부시의 화폭에는 독일계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나 이름 모를 이민자들이 동등한 크기로 담겨 있었다. 부시는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도 “재능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포부를 가져올 때 미국은 더 번영할 수 있다”며 이민에 대한 과거 미국의 시각을 환기시켰다. 그는 “우리는 항상 공정함과 관대함을 지향해 왔다”며 “그 보상은 자신의 선택으로 이주해 온, 열심히 일하고 자립적이며 애국적인 미국인들”이라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함께 해서 기뻤다” 모리뉴에게 손흥민이 남긴 인사

    “함께 해서 기뻤다” 모리뉴에게 손흥민이 남긴 인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에서 물러난 조제 모리뉴 감독에게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남겼다. 손흥민은 19일 인스타그램에 “내 기분을 설명할 말이 없다”면서 “당신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남겼다. 이어 “일이 잘 되지 않아 미안하고 함께했던 시간이 감사했다”면서 “진심으로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이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모리뉴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인 주앙 사크라멘투, 누누 산투스, 카를로스 랄린, 조반니 체라를 경질한다고 발표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선두를 달렸지만 현재 14승8무10패 승점 50으로 EPL 7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칠 정도로 경기력이 안 좋았다. 지난달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16강에서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에 덜미를 잡혀 조기 탈락하기도 했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모리뉴 감독과 코치진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구단과 함께했다. 그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한다”며 “개인적으로 모리뉴 감독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웠지만,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라고 전했다. 모리뉴 감독은 EPL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리에A 인터 밀란,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감독 생활을 하며 ‘명장’으로 꼽혔다. 2019년 11월 리그 14위까지 추락한 토트넘을 구할 ‘소방수’로 등장해 첫 시즌 팀을 6위까지 올렸지만 이번 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비판받았다. 여기에 선수들과의 불화설까지 떠돌며 논란이 커졌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중국서 시어머니에 젖먹이는 며느리 동상 논란끝에 철거

    중국서 시어머니에 젖먹이는 며느리 동상 논란끝에 철거

    중국 저장성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젖을 먹이는 조각상이 논란 끝에 철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9일 저장성 후저우 잉판산 공원에서 논란을 낳은 동상을 공원 감독당국이 철거하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동상은 고대 의상을 입은 여성이 옷자락을 걷어 나이 많은 여성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주 이 동상을 본 관광객은 공원 측에 동상에 대해 항의했고, 동상의 사진과 비디오가 중국 온라인 상에 퍼지면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을 샀다. 앞서 공원 측은 “동상에 대해 항의한 이는 젊은 사람으로 효도에 대해서 모른다”고 동상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공원 측은 이 동상은 유교 사상을 가르치기 위해 24명의 효자에 대해 쓴 책에 기반했다고 강조했다. 효부상은 원나라때 곽거경이 쓴 책 ‘이십사효’에 나오는 내용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공원 측은 또 “중국의 효를 보여 주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어디에 효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곽거경의 책 ‘이십사효’에 나오는, 시어머니에게 젖을 먹이는 며느리는 당나라때의 이야기다. 시어머니가 노령으로 치아가 모두 없어지자 며느리가 매일 시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젖을 먹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이 동상이 현대 사회의 가치와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한 네티즌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시어머니에게 젖을 주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라며 “이러한 동상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고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전통이라고 모두 따를 필요는 없다면서 좋은 것은 지키고 나머지는 무시하자고 제안했다. 책 ‘이십사효’에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가족이 가난해지자 효자 아들이 어머니를 먹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신의 자식을 살해하는 극단적인 내용도 나온다. 이 효자는 자신의 아내에게 자식은 또 가질 수 있지만 어머니는 한 명뿐이라고 말한다. 살해한 아들을 묻기 위해 땅을 파자 금항아리가 나와 신이 효자를 도왔다는 것이 책 이야기의 결말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입에 물었던 숟가락 넣다뺐다 한 국물, 그대로 육수통에”…식당업주 시인(종합)

    “입에 물었던 숟가락 넣다뺐다 한 국물, 그대로 육수통에”…식당업주 시인(종합)

    중구청 “현장 점검에서 사실로 확인”영업정지 15일·경찰 고발 방침 부산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어묵탕 육수를 재사용한다는 주장의 글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와 논란인 가운데 해당 업주가 음식 재사용을 인정했다. 이에 부산 중구청은 해당 업소에 대해 1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업주를 형사고발할 계획이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여행 중 한 식당에서 손님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보면 작성자는 지난 17일 부산 중구 한 유명 식당에서 어묵탕을 주문해 먹다가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국물을 데워달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봤다. 작성자는 이 때 식당 측이 손님이 먹던 국물을 육수통에 부은 뒤 다시 육수통에서 국물을 퍼내 손님 테이블로 가져다줬다고 밝혔다. 해당 장면을 목격한 작성자는 이런 사실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자신들이 먹던 음식도 데워달라고 요구했고, 식당 측이 먹던 음식을 육수통에 넣었다가 빼서 다시 주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동영상 캡처 사진 2장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캡처 사진을 보면 한 직원이 국자로 국물을 뜨는 모습이 담겨있다. 글 작성자는 “설마 제 눈을 의심해 저희 것도 데워 달라고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저희 것도 육수통에 그대로 국물을 부어 토렴을 하네요”라면서 “바로 계산하고 이러면 안 된다고 하니 그건 ‘먹던 게 아니라 괜찮은 거랍니다’(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코로나 때문에 안 그대로 민감한 시기에 이건 아닌 것 같다. 침 튀기면서 이야기하고 입에 물고 빨던 숟가락을 넣었다 뺐다 한 국물을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식당 주인, 글이 담긴 주장이 사실임을 시인” 부산 중구청은 19일 오후 해당 식당을 찾아가 현장 조사를 벌였고, 온라인 커뮤니티 글 작성자 주장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서 식당 주인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담긴 주장이 사실임을 시인했다”며 “이르면 20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5일 행정 처분과 함께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부산 동구 한 돼지국밥 식당에서는 손님이 먹다가 남긴 깍두기를 재사용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관할 기초단체는 해당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15일간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고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어쩌다 한국이 백신 후진국 됐냐” 야당 공격에 홍남기 ‘발끈’

    “어쩌다 한국이 백신 후진국 됐냐” 야당 공격에 홍남기 ‘발끈’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19일 정부와 야당이 백신 정책 현황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대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답변석에 섰다. 야권이 ‘백신 무능론’을 펼치며 매섭게 질타했고, 홍 부총리가 이를 해명하면서 양측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의 백신 1차 접종률은 세계 100위권 밖으로 르완다나 방글라데시보다 못하다”며 “왜 대한민국이 백신 후진국인지 국민들이 의아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접종 속도라면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데 6년 4개월이 걸린다는 평가도 있다”고 비판하자, 홍 총리대행은 “잘못된 뉴스를 강조하면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백신 추가 도입을 노력 중이라는 홍 총리대행에 “국민은 정부를 믿지 않는다”, “희망고문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고 홍 총리대행은 해명 기회를 달라고 했다. 또 홍 총리대행이 ‘대정부 질문 주도권은 국회의원에게 있다’는 정 의원에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것을 전 국민이 보게 하느냐”고 맞서자, 야당석에서는 고성이 나왔다. 이를 본 박병석 국회의장이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심 의원은 “정부가 자꾸 헛된 약속과 희망 고문을 하니 국민들이 불신한다”면서 “백신 조기 도입 실패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고 전략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홍 총리대행에게 정부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더 주려는 모양새였다. 홍 총리대행은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백신 수급계획에 대해 더 할 말이 있느냐”고 하자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계획을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미일 정상회담과 비교 불가피...문대통령 “백신 협력” 강조

    미일 정상회담과 비교 불가피...문대통령 “백신 협력” 강조

    일본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 쌓여전문가 “中 문제 진일보된 입장 내야”“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게 외교다.”(전직 고위 외교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다음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미일·한미 정상회담 대차대조표를 둘러싼 비교가 불가피해졌다. 미중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한중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일본처럼 미측의 대중국 견제에 적극 동조할 수 없는 터라 한국으로서는 더욱 난해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미일 밀착 강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등 악재만 쌓이고 있어 제대로 준비를 못 한다면 자칫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 협력과 코로나 19 대응, 백신 협력 등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서는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숙고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대화 복원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지금의 잠정적 평화를 항구적 평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안전성 논란과 미국의 ‘부스터샷(3차 접종)’ 계획 등으로 백신 수급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면서 ‘백신 정상외교’ 요구가 증폭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정서상 스가 총리의 방미 성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터라 청와대의 부담은 적지 않아 보인다.5월 말이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는 시점이다. 북미 관계가 벼랑 끝으로 치닫지 않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양측이 대화의 장으로 나서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남북 관계가 꽉 막힌 터라 ‘중재의 묘수’를 찾기 쉽지 않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앞으로 한 달은 한미가 긴밀히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 “미국을 움직이려면 중국 문제도 무조건 발을 뺄 게 아니라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쿼드(미·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쿼드의 백신 분과인 ‘쿼드 백신 파트너십’에 협력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일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재적 한국외대 교수는 “임기 말 지지율이 떨어져도 ‘일본 카드’(강경 대응)를 써서는 안 된다”며 “투트랙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화가로 변한 부시 “나와 미셸의 우정이 이상할만큼 美 분열”

    화가로 변한 부시 “나와 미셸의 우정이 이상할만큼 美 분열”

    이민자 초상화 담은 화집 발간 인터뷰“이민법 개혁 못한 게 가장 큰 후회”“난민들을 받아들여야 위대한 국가”“조지 W 부시와 미셸 오바마가 친구가 되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양극화된 것이 문제입니다.” 퇴임 이후 초상화 화가로 변신한 조지 W 부시(74)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제도를 옹호하면서 꺼낸 말이다. 그는 화집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 미국 이민자들의 초상’(Out of Many, One:Portraits of America‘s Immigrants) 발간을 계기로 자신의 텍사스 자택에 마련한 자신의 화실 ‘스튜디오43’에서 인터뷰를 했다.부시는 진행자가 2016년 ‘국립 흑인 역사 문화 박물관’ 개관식에서 미셸 오바마가 포옹한 것을 언급하자 “(우리 우정이) 더 유명해 진 건 존 매케인 의원의 장례식 때 내가 그에게 사탕을 주었을 때”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은 미셸 오바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한 뒤, 이런 종류의 우정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이 양극화된 게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부시는 재임 당시 이민 제도를 개혁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가장 큰 후회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2006년 5월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우리는 이민자의 나라다”라고 연설하며 이민법 개정을 주창했다. 진행자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민법 개혁은) 끝나지 않았다”고 하자 부시는 “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민 논쟁의 문제는 많은 두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난민이나, 피해를 입거나, 겁에 질린 사람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나라가 위대한 국가이며, 미국은 위대한 국가다“라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부시는 화집에 독일계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부터 멕시코, 르완다 등에서 온 이름 모를 이민자까지 모두를 동등한 크기로 화폭에 담았다. 부시는 자신의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지만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겸손함이 부족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자신이 몸담았던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의 포용적인 이민 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은 불법체류자에 대해 8년 이내에 시민권 취득 자격을 부여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부시는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도 “(이민 문제에 대한) 초당적 개혁이 가능하다”며 “이민은 문제나 불화의 원천이 아니라 미국의 거대하고 정의로운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단했던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를 부활시키려는 바이든의 행보에도 찬성했다. 트럼프가 단속 위주로 운영했던 국경 관리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국경 관리는 국경 너머에서 시작된다”며 “우리는 이웃 국가와 협력해 자유와 기회를 만들고, 그곳의 시민들이 가정에서 번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부시는 기고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아이디어와 포부를 이곳으로 가져올 때 미국은 더 번영할 수 있다”며 과거 미국이 이민을 바라보던 시각을 불러왔다. 그는 “우리는 항상 공정함과 관대함을 지향해왔다”며 “그 보상은 선택으로 이곳에 온, 열심히 일하고 자립적이며 애국적인 미국인들”이라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정청래 “내가 법사위원장 되면 하늘 무너지나…호들갑, 내정간섭”

    정청래 “내가 법사위원장 되면 하늘 무너지나…호들갑, 내정간섭”

    “어려운 길 피하지 않겠다, 당 결정 존중”“내가 법사위원장 되지 말란 국회법 있냐”차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제가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합니까”라면서 “내정간섭”, “언론이 호들갑” 등 불만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저는 항상 선당후사했다.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 “손들고 ‘저요, 저요’ 하지도 않지만 어려운 길 피하지도 않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제가 법사위원장이 되면 국민의힘이 많이 손해를 보나, 언론개혁할까 봐 두렵나”라며 이렇게 반문했다. 당내 친문 강경파로 꼽히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오르면 여야 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야당 측 주장에 반박한 것이다. 그는 “정청래는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안 된다는 국회법이라도 있나”라면서 “민주당에서 순리적으로 결정하면 될 일이지 언론과 국민의힘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내정 간섭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쏘아붙였다. 정 의원은 “정치권은 고요한데 어디서 술렁인단 말이냐”면서 “하도 언론이 호들갑”이라며 비난했다. 각종 법안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은 지난주 윤호중 의원이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죽거나 굶거나… 철창 안 슬픈 눈 [김유민의 노견일기]

    죽거나 굶거나… 철창 안 슬픈 눈 [김유민의 노견일기]

    용인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안락사 위기에 있던 개 50여 마리가 구조됐다. 농장주 4명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철거명령이 내려지자 시설을 방치하고 떠났고, 먹이도 물도 없이 뜬장에 갇혀 있던 개들은 동물단체들의 도움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HSI, 라이프, 용인시동물보호협회, KoreanK9Rescue는 최근까지 용인시와 협조해 이 농장의 개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벌였다. 식용견 농장 안에는 도살장이 함께 있었다. 도살되는 개들을 보거나 그 소리를 들은 개들은 잔뜩 겁에 질려 웅크려 있었다. 치료되지 않은 상처와 마른 몸으로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을 두려워했다. HSI의 김나라 캠페인 매니저는 19일 “끔찍한 환경에서 살고 있던 개들은 마르고 겁에 질려 있었다. 식용견 산업이 빨리 종식 될수록 이 산업 안에서 야기되는 동물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곳에는 진도믹스나 마스티프 종, 농장주가 반려견으로 기르던 테리어종 ‘팀’이 있었다. 모든 개들은 현재 안전한 곳으로 이동되어 적절한 처치 및 예방접종 중이며, 향후 입양을 위해 미국 및 캐나다 내 현지 보호소로 이동할 계획이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의 심인섭 대표는 “한국에서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동물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식용견 산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 이런 참혹함을 더 이상 후손들에게 전가시켜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KoreanK9Rescue의 김현유 대표는 “모든 개들이 식용으로 도살당하거나 안락사당하는 대신에 새 삶을 살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식용으로 사육되며 고통받는 개들이 많은 만큼 개식용 금지법안 마련과 농장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용인시동물보호협회의 기미연 대표는 “도살의 위기를 면했지만, 또 다른 죽음인 안락사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삶의 기회를 찾은 50마리의 생명 구조 활동에 벅찬 감동을 느낀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을 구하기 위한 노력은 동물단체의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용인시 동물보호과의 조양진 과장은 “용인시에서도 안쓰러운 농장의 개들에게 새삶의 기회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여러 단체들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미래를 선사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아직도 수많은 식용견 농장이 있다. 개식용 산업은 국내에서 합법도, 불법도 아닌 회색지대에 속해있다. 잔인한 방법으로 도축하거나 공공장소 혹은 같은 종의 동물 앞에서 도축하는 것은 동물보호법에 위반됨에도 대부분의 개들은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도살되고, 도축 방법 역시 잔인하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매년 약 3000만 마리의 개들이 잔인하게 도살되고,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반면 홍콩, 필리핀,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개고기를 금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 이하늘 “동생 이현배 김창열 때문에 죽었다” 분노

    이하늘 “동생 이현배 김창열 때문에 죽었다” 분노

    DJ D.O.C 이하늘이 남동생 이현배(48)의 사망을 자신과 같은 그룹 멤버 김창열 탓으로 돌리며 분노를 쏟아냈다. 이하늘은 19일 오전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날 이현배를 추모하는 김창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네가 죽인 것”이라며 욕설 댓글을 달았던 이유를 밝혔다. 이하늘은 “김창열이랑 내 동생이랑 문제 있다. DOC 깨기 싫어서 몇년간 참았다. 근데 이제 내 동생이 없다. 나 못 참는다. 그 ×× 사람도 아니다. 근데 언론 플레이를 하네. 우리 소속사 누가 얘기했냐. 김창열과 너무 친해서 이하늘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싸이더스 ××들아 내가 끝까지 갈거야. 잃을 것도 없어. 현배가 객사한 건 김창열 때문이다. 나 많이 참았다. 진짜로. DOC 지키고 싶어서. 근데 DOC 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인스타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하고 싶지 않다. 근데 김창열이 언론플레이를 한다. 자기가 잘못해놓고. 자기 때문에 현배가 죽었고 원인 제공을 한 ××가 내가 심신미약이라느니, 감정이 격해서 하는 이야기라느니. 하나씩 깔거다. 창열이랑 잘 하고 싶었고 DOC가 내 얼굴이니까 침뱉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켜왔다. 내 동생이 그 ×× 때문에 괴로워했어도. 현배가 제주도 왜 내려왔는데”라고 분토를 토했다. 이하늘은 “내가 어제 울면서 전화했다. ‘너 때문에 죽었어’ 했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냐’고 했던 ××다. 오늘 기사 나가니까 태도를 바꿔서 와서 무릎을 꿇고 빌더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창열이한테 ‘현배가 죽은건 나도 잘못한 거고 너도 잘못한 거다. 네가 현배를 이렇게 만든건 가져갈 거고 같이 무게를 안고 살자. 평생 안고 가자’고 했다. 반성해야 한다. 그 ××는 사람도 아니다. DOC를 지키고 싶어서 참았던 거다. 그 와중에 ‘친해서 했던 얘기다’, ‘심신미약이다’ 이게 말이 되냐. 이게 사람이냐. 난 이제 부귀영화, DOC 다 필요 없다. 내가 행복해야 할 이유가 없다. 멤버들끼리 언론플레이 하는건 아니잖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내 동생은 생활고에 시달려서 죽었다. 제주도에서 혼자 객사했다. 첫 번째는 돈을 못 번 내 잘못이다. 두 번째 이유는 김창열 때문이다”라며 자신이 왜 김창열에게 분노했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DJ D.O.C 멤버들은 1억4000만 원 씩 돈을 모아 제주도에 1000평의 땅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정재용이 “돈이 없다”고 해 이하늘이 그 비용을 부담했다. 이후 이자만 나가는 상황에서 김창열이 “리모델링을 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현배는 자신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정재용의 지분을 승계 받으면서 리모델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이현배는 제주도에 거주하면서 리모델링 시공을 총괄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진행된 이하늘 결혼식 피로연에서 김창열은 “비용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다”면서 돈을 내는 것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공사가 무산 되면서 이현배의 생활고가 시작됐다. 이하늘은 “모든 것을 처분하고 제주도에 내려갔던 현배가 모든 걸 다 떠안게 됐고, 생활비를 위해 배달 등 부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돈이 없어서 MRI 검사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화병난다. 난 이제 갖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없다. 내가 뭘 행복하겠냐.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를 잃었는데”라며 “내가 어제 창열이한테 악마××라고 했다. 나한테 조금이라도 진심을 보이고 사과했으면”이라고 분노를 드러냈다.이에 김창열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DJ D.O.C는 1994년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을 서로 의지하고 함께하며 성장해 온 그룹”이라며 “이 과정 속에서 함께 비지니스를 진행하기도 했었고 좋지 않았던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이 가시지도 않은 채 오래전 일을 꺼내기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비보에 혼란스럽고 애통한 시기인 만큼 억측과 추측은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며 “추모와 애도를 표해야 하는 시간에 이런 입장문을 내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현배는 지난 17일 제주도 서귀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현배의 소속사 측은 “사인이 심장마비로 알려졌지만, 아직 사망 시점 및 사인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유족은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으며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19일 부검이 진행된다. 김창열은 이현배의 사망이 알려진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R.I.P 친구야 하늘에서 더 행복하길 바라”라는 글과 함께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이하늘은 “이 사진에서도 지가 중심이네. 네가 죽인 거야. ××야”, “악마××”라는 댓글을 남겼고 김창열은 SNS 댓글창을 폐쇄했다. 이에 김창열과 고인의 관계에 궁금증이 모이자, 김창열 소속사 측은 “동생의 죽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누가 두 번째 화살을 쏘는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누가 두 번째 화살을 쏘는가

    한밤중에 일어나 화장실에 간다. 어둠 속에서 비틀비틀 걷다가 단단한 물체에 발가락을 부딪힌다. 악!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다. 치솟는 분노를 가라앉히려 애쓰다가 불을 켠다. 주위를 둘러본다. 아니, 누가 탁자를 여기로 옮겨 놓은 거야? 발가락이 욱신거리며 다시 마음이 울컥한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두 개의 화살로 비유해 설명한다. 어둠 속에서 뜻하지 않게 어딘가에 발가락을 찧으면 아프다. 그처럼 몸의 괴로움이 일어나는 상황을 첫 번째 화살에 맞은 것이라 한다. 세상은 어두운 방과 같은 곳이다. 모든 조건을 알거나 통제할 수 없으므로 첫 번째 화살은 도처에서 수시로 날아온다. 더불어 몸의 괴로움은 단지 감각적 통증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감각적 불편이나 아픔을 경험할 때 사람들 마음속에는 분노, 우울, 억울함 같은 감정이 일어난다. 고통이 영원히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이 밀려온다. 이렇게 마음이 혼미해지고 비탄에 빠지는 것을 불교에서는 첫 번째 화살에 이어 두 번째 화살을 맞았다고 한다. 번뇌라는 독이 묻은 두 번째 화살은 밖에서 날아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쏘는 것이기도 하다. ‘두 번째 화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아, 그렇구나’ 납득할 수 있었다. 내 힘으로 어디선가 날아오는 화살을 막을 수는 없어도 내가 나에게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있는 거구나. 스스로 마음의 괴로움만 끊을 수 있어도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론이 그렇다 해도 살아가는 현실에 적용해 보니 그게 또 그렇게 단순하기만 한 일이 아니었다. 가평에 살 때의 일이다. 오래간만에 서울에 가서 청량리역에 내렸는데, 마침 근처에 있는 백화점에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 백화점 구경을 갔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었다.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아 마침 지나가던 점원을 붙들고 가격을 물었다. 점원은 나를 흘낏 보더니 빠르게 말했다. “그거 비싼 거예요.”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고 나는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뜻이지? 온갖 추측과 해석으로 머릿속이 와글거리기 시작했다. 백화점에서 나와 거리를 걸어가는데 독화살이라도 맞은 듯 쓰리고 아픈 느낌이 마음속에 서서히 번져 갔다. 하루에 마주치는 사람이 다섯 명도 안 되는 시골에 살면 옷차림이나 유행 같은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 무렵 나는 늘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고, 낡은 티셔츠와 헐렁한 바지를 입고 지냈다. 그러다가 서울에 와서 기차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쇼윈도나 거울에 비치는 나의 허름한 모습을 의식하곤 했다. 그날 나는 백화점 점원이 했던 말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나 비싼 옷이라는 건지 당신은 그 옷을 살 능력이 없다는 것인지 지금도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러니 단지 공중에 흩어지는 음파에 불과한 그의 말이 화살 역할을 했다면 아마도 내 마음이 기꺼이 과녁이 될 상태였기 때문일 것이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보다 마음이란 오직 나만의 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고 싶다. 마음은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 속 사람들이 내면화한 가치나 시선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가난이나 질병에 대한 편견. 계층 혹은 계급이라는 구별. 중심이 되는 미학적 기준. 이런 것과 상관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신문이나 포털의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지 않는다.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 화살을 쏘지 않으려면 마음을 단속하는 것보다 먼저 타인에게 독화살을 날리지 말아야 할 일이다. 서로에게 독화살을 날리는 마음이 결국 나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 [세종로의 아침] 낯선 부고/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낯선 부고/박찬구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8만 7115번째 확진자, 60대, OO의료원에서 사망하심(확진 2월 21일, 사망 4월 15일)’, ‘10만 4007번째 확진자, 80대, OO병원에서 사망하심(확진 4월 1일, 사망 4월 16일)’. 연푸른 봄날에도 방역당국의 부고장은 어김없이 날아든다. 희생자의 일생은 불과 50여자의 짤막한 알림 문자로 남는다. 지난해 1월 3일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18일 0시 기준으로 누적 1797명이다. 어느새 4차 유행으로 접어든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명률은 최근 들어 1.60%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중순 2% 안팎의 치명률에 비하면 낮아졌다곤 하지만 하루하루 공동체가 겪고 있는 상실과 희생의 아픔을 덜어 줄 수는 없다. 위중증 환자만 해도 100명 안팎인 상황이다. 유가족과 희생자의 마지막 대면은 코로나19의 흔적만큼이나 낯설고 쓰리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사망자 장례관리 지침’에 따라 유가족 동의를 전제로 ‘선(先) 화장, 후(後) 장례’가 이뤄진다. 유가족은 마스크와 가운, 장갑, 안면보호구, 장화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야 고인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다. 격리병실 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했다. 희생자의 생은 격리와 노출 최소화라는 방역 행정의 지극히 사무적인 절차로 마무리된다. 일상의 터전을 나누던 희생자의 가는 길, 마음의 빚이 쌓인다.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 앞에서 시민들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공동체를 지탱해 나갈 책무가 있는 정부는 백신 수급 상황과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에 대해 신뢰할 만한 조치와 메시지를 제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백신의 혈전 논란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를 오르내리며 사실상 4차 유행을 맞았는데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선뜻 격상하지 못한 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방역과 단속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의 손실과 고통을 시의적절하게 어루만지면서도 정부의 방역 정책이 신뢰를 잃지 않도록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요긴한 때다.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1300여명이 3차 유행 기간에 발생했던 원인의 하나로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대처를 꼽는 시각도 있다. 현재 중환자 병상이 2주 기준 10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방역 정책으로는 적어도 올해 3분기 이전까지는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방역의 위기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마침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시기가 오더라도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스러질지 예단키 어렵다. 생경한 죽음을 그저 ‘몇 번째 희생자’라고 되뇌는 일상이 습관처럼 재연될 수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도 일상의 방역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감염병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낯선 부고, 현대 의학으로도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더라도 참여와 연대로 이를 이겨 내려는 자발적인 노력과 공감이 절실한 때다. 그런 점에서 죽음을 기억하고 또 다른 재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 온라인 위령 공간 하나쯤 마련하는 게 어떨까 싶다. 감염병 희생자를 공동체 일원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담고 감염병이 남긴 상흔을 후대가 망각하지 않도록 교훈을 남길 수 있을 테다. 무엇보다 검사와 추적, 격리로 이어지는 관리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라는 인식, 나부터 기본 방역수칙을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허점을 보인다면 감염병 극복은 요원한 일인지도 모른다. ckpark@seoul.co.kr
  • [이순녀의 문화발견] 팬데믹 시대, 샤머니즘 품은 현대미술

    [이순녀의 문화발견] 팬데믹 시대, 샤머니즘 품은 현대미술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신당(神堂)이 차려졌다. 금동 불상처럼 꾸민 마네킹과 탱화를 차용한 지옥도, 형형색색 천 조각들이 어우러진 난장이 범상치 않다. 벽에는 고구려 벽화 속 사신(四神), 우주론적 세계관을 형상화한 이미지들과 ‘승진 도움’ 등 복을 비는 부적이 걸렸고, 기도하는 손 모양의 조각 옆에는 ‘목사님, 눈물을 거두세요’라는 책자가 놓였다. 정체불명의 신당이 들어선 곳은 뒷골목이 아니라 전시장이다. 일민미술관이 지난 금요일 개막한 ‘운명상담소’(7월 11일까지)에서 선보이는 곽은정, 김수환, 박가인, 최장원 작가의 ‘2021년형 네오 신당’이란 작품이다.미술관에 펼쳐진 건 신당만이 아니다. 탑골공원 주변에 즐비한 ‘사주포차’,  손바닥을 맞대 뇌를 스캔한 뒤 관람객의 본능에 맞는 캐릭터를 그려 주는 ‘본능미용실’이 차려졌다. 정신과 의사, 점술가, 예술가가 관람객과 상담한 뒤 처방하는 ‘오래된 약국’도 있다. 미신으로 치부되던 샤머니즘과 명리학, 우주론 등 신비주의가 현대미술의 한 형태로 미술관에 들어온 풍경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조주현 일민미술관 학예실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과학적인 사고가 더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샤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과거 은밀한 행위였던 사주, 역술, 타로가 최근 젊은 세대에선 편하고 가볍게 즐기는 문화로 떠오른 현상을 예술적인 접근법으로 풀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층 ‘운명’, 2층 ‘상담소’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는 현대미술 작가 17명이 참여했다. 토요일 오후에 방문한 전시장은 20~30대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상담소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한 20대 여성 관람객은 “미술관 밖에 걸린 ‘운명상담소’란 제목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왔다”면서 “전시장에서 사주를 보니 신기하고 재밌다”고 말했다. 상담소는 일종의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이지만 작가와 관람객 모두 실제 상담처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대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대면 상담을 통해 위로를 주고받는 과정이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의 일환”이라는 조 실장의 얘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마침 광주비엔날레(5월 9일까지)에서도 샤머니즘과 관련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을 주제로 동서고금 다양한 지성의 형태와 체계를 돌아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안적 지성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전통 무속 신앙에도 주목했다. 서울의 샤머니즘박물관, 가회민화박물관 소장품들과 국내외 작가의 신작이 어우러진 1층 전시실은 영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중에서도 토속 문화와 샤머니즘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김상돈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진도의 전통 장례 문화인 ‘다시래기’를 모티프 삼아 애도와 치유 행위를 재해석한 ‘행렬’, 마트 카트에 부적과 의례용 장식품 등을 달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질문하는 ‘카트’ 등은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쌍두마차에 올라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를 사유와 성찰의 시간으로 안내한다. 무속 신앙과 신비주의는 인류의 탄생부터 함께해 온 오랜 동반자다. 이성과 과학이 지배하던 시기에 음지로 숨어들었던 샤머니즘이 기후위기와 바이러스 습격 등으로 인간의 나약함이 드러나면서 불안을 잠재우는 전통적인 치유의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물론 무분별한 미신 숭배로의 회귀가 아니라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성찰의 한 방편으로서 말이다. 정작 우리가 고민할 것은 전통 샤머니즘이 아니라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물질 숭배, 물신주의일지도 모른다. ‘영끌’, ‘빚투’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투자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사회에 넘쳐난다. ‘돈을 벌려면 돈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는 이른바 ‘자본주의 샤머니즘’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 흔들리지 않게 발밑을 단단히 지켜 줄 백신은 없을까. coral@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반말로 말하기

    [이경우의 언파만파] 반말로 말하기

    “싸라기밥을 먹었나.” 속담이다. 부서져서 반 토막이 된 쌀, 즉 싸라기로 지은 밥을 먹었냐는 말이다. 함부로 반말을 하는 사람에게 빈정거리는 투로 이렇게 말한다. ‘반말’은 이렇게 싸라기밥 같은 말이기도 하다. 온전하지 않은 반 토막의 말이라고 여겨서 불편하게 여기는 말이다. 상대를 낮추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반말은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투로도 사용된다. 이럴 땐 서로 막역하거나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는 선수들이 서로 막역해지길 바란 듯하다. 히딩크는 선후배 사이에 이름을 부르며 서로 반말을 하도록 했다. 한국 사회의 위계질서까지 바꾸려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훈련과 경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순간순간 빠른 소통이 필요한 경기장에서 존댓말은 비효율적이었다. 반말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선수들의 경기력은 점점 높아져 갔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월드컵 출전 역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르는 실력을 발휘했다. 신생기업을 중심으로 회사 내에서 반말을 사용하는 곳이 늘고 있다. 빠르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서다. 모든 임직원이 친구처럼 이름이나 별명으로 부르고 반말로 말한다. 그래야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기검열 없이 그대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존댓말을 쓰게 되면 불필요한 형식이 생기고, 생각을 다시 다듬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본다. 막말성 반말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반말을 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서열 문화가 가져오는 솔직하지 못한 의견이 줄어든다고 여긴다. 어느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들과 반말로 말을 주고받는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학생은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 뭐 먹을 거야?” 일부 거부감이 있어 수업 시간에만 존댓말을 쓴다. 그가 학생들과 서로 반말을 하는 이유는 말에서 나오는 권위를 없애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학생들을 온전한 존재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어서다. 반말은 학생들이 터놓고 말을 하게 하고 토론에도 적극적이게 했다. 최근 붐을 일으키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줄여서 ‘클하’에도 반말이 원칙인 방들이 있다. ‘예의 있는 반말’이라는 뜻으로 ‘예반’이라는 이름을 걸어 놓았다. 이곳에서 반말은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수평어를 뜻한다. 수평적인 공동체를 추구한다. 곳곳에서 반말로 하자는 목소리가 커 간다. wlee@seoul.co.kr
  •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알 꽉 찬 ‘봄꽃게’… 밥도둑 맛 보시게

    “꽃게는 서해안에서만 잡힌다고요? 토실토실하게 알이 꽉 찬 진도 꽃게가 더 맛나고 유명합니다.” 전국 꽃게 생산량의 40%를 자랑하는 전남 진도 해역이 ‘물 반 꽃게 반’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데도 진도 서망항은 갓 잡아 올린 봄 꽃게로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진도는 전국에서 봄철 꽃게의 60%, 10~12월 잡히는 가을 꽃게의 40%를 잡아 올린다.●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 방류 꽃게잡이 어민들은 요즘 서망항에서 2시간 걸리는 진도군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서 꽃게잡이에 한창이다. 끌어올리는 꽃게 통발마다 제철을 만난 꽃게로 가득 차 함박웃음을 짓는다. 조도면 해역에는 매일 40∼50여척의 꽃게잡이 어선이 출어, 척당 300∼350㎏의 어획량을 기록한다. 하루 위판량은 13∼15t이다. 지난달 초순부터 진도군수협에서 위판된 꽃게가 지난 16일 현재 190t, 위판고는 54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지난해 40t(15억원), 2019년 26t(10억원), 2018년 33t(9억원)보다 4∼5배 많다고 수협은 설명했다. 9일에는 하루 4억여원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 4월 초중반인데도 봄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는 5월 초 어획량을 웃돌고 있다. 올해는 바다 평균 기온이 12~13℃로 따뜻하고 조도면 해역에 냉수대가 형성돼 플랑크톤 등 먹이가 풍부한 데다 모래층이 알맞게 형성되면서 꽃게 서식 환경이 자연스럽게 빨리 조성됐다. 그동안 대규모로 추진해 왔던 꽃게 치어 방류 사업이 합치를 이루면서 큰 결실을 맺은 것으로 분석된다. 적조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해역인 진도는 2004년부터 바닷모래 채취 금지와 함께 군에서 매년 2억원어치의 꽃게 치어를 지속적으로 방류해 꽃게 최적의 서식 여건이 됐다. 군은 6월 금어기 이전에 80만 마리 꽃게 치어를 조도면 외병·내병도 일원에 방류한다. 꽃게는 연어처럼 회유성이 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알을 품고 새끼를 낳을 때는 회귀본능이 있어 태어난 장소로 되돌아온다. 진도 꽃게의 크기는 대중소 3가지로 분류되지만 한 마리에 1㎏이 넘는 게 많고 크기도 20㎝를 넘어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3월부터 6월 금어기 전까지가 성수기여서 작업선은 계속 꽃게를 잡는다. 대신 운반선 8척이 꽃게를 싣고 온다. 운반선은 오전 1시에 나가 오전 11시까지 왕래한다.●서망항 꽃게 찾아 주말엔 500여명 몰려와 인천 연평도와 충남 보령군, 전북 군산시·부안군 등 서해안에서는 거의 그물로 잡지만 진도에서는 통발로 잡아 맛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물로 잡을 경우 걸린 상태로 이동한다. 육지까지 오는 2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서로 싸워 몸 곳곳에 상처가 나 가치도 떨어진다. 하지만 통발로 잡으면 살아 있는 상태로 싱싱하게 보존되는 장점이 있어 최고로 쳐 준다. 어부들은 통발로 잡은 뒤 집게 끝 부분을 잘라 물칸(창고)에 넣는다. 꽃게들이 싸우면서 상처를 내는 걸 방지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중국에서는 수산물 선물 세트를 줄 때 꽃게가 포함돼 있지 않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꽃게 사랑이 유별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상하이 앞바다에서 잡은 꽃게를 최고품으로 인정한다. 공교롭게도 이것과 맛과 크기가 똑같은 게 진도 꽃게다. 이 때문에 중개업자가 1년에 40억~50억원어치를 사간다. 제철을 맞아 관광객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차량들이 긴 줄을 설 정도다. 평일 하루 300여명, 주말은 500명 이상 찾아온다. 서망항에는 12개 매장이 있다. 실제로 17일 오후 2시에는 서망항을 찾는 차량들로 북적였다. 진도 수협 관계자는 “차량 관리가 어려울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김모(57·광주)씨는 “진도에 가면 꼭 꽃게를 사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아 4박스를 구입했다”며 “어른 손바닥보다 큰 꽃게가 팔팔하게 움직여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주변에 있던 이모(46·경기 수원)씨는 “주말을 맞아 바다 구경도 할 겸 친구들과 들렀는데 오길 잘했다”며 “막상 와서 보니 꽃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영서 문성호 선장은 “봄 꽃게 조업 시기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데도 워낙 많이 잡혀 새벽 일찍부터 작업하고 있다”며 “지금 진도 앞바다는 알이 꽉 찬 봄 꽃게가 풍어를 이루면서 만선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꽃게는 제철을 맞아 알이 꽉 차올라 미식가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보들보들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꽃게찜, 진한 된장을 풀어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꽃게탕, 달콤짭조름한 밥도둑 간장게장, 꽃게무침 등이 인기가 높다. 진도읍에는 간장게장과 꽃게탕으로 유명한 ‘신호등 회관’, 꽃게무침을 잘하는 ‘달림이네 식당’, ‘이화식당’ 등 꽃게 식당 20여개가 성업 중이다.●“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서망항의 최정숙 중매인은 “봄철 꽃게는 지금은 진도에서만 잡힌다”며 “매년 이맘때면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을 정도로 북적였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많아졌다”고 했다. 최씨는 “서울, 인천, 충남 대천시 등 전국 곳곳으로 팔려나간다”면서 “다른 지역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4마리가 들어간 1㎏ 박스가 3만 5000~4만 5000원이다. 1㎏에 5만원짜리가 최상품이다. 7만~9만원짜리 2㎏ 박스 주문이 많다고 한다. 꽃게는 100% 자연산이다.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해산물이다. 꽃게에는 천연 피로회복제로 불리는 타우린이 많아 시력을 보호하고 눈 떨림과 안구건조증, 백내장, 녹내장 등의 안구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키토산과 핵산 성분이 함유돼 피부를 탄력 있게 하고 노화 방지, 피부세포의 회복을 도와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수치를 낮춰 혈관에 쌓이는 혈전을 방지하고 활성 산소를 억제해 준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당뇨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부정맥, 뇌졸중, 심근경색,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마윈, 앤트그룹 손 떼라”… 中 퇴출 나서나

    “마윈, 앤트그룹 손 떼라”… 中 퇴출 나서나

    말 한마디로 ‘사면초가’에 몰린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고난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번에는 중국 규제당국이 그에게 앤트그룹 지분을 매각할 것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1월부터 앤트그룹에 ‘마윈의 지분을 매각해 관계를 단절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회사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다. 앤트그룹은 마윈의 지분을 알리바바그룹 대주주에게 팔고 싶어 했지만, 당국은 ‘그와 친분이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양도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대주주는 무일푼이던 ‘청년 마윈’에게 사업 자금을 댄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알타바(야후) 등이다. 로이터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 공산당은 앞으로 마윈이 어떤 방식으로도 앤트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중국 규제당국은 그가 (국영기업 등) 정부 관련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기를 희망한다. 그러면 앤트그룹도 다시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앤트그룹은 “마윈은 누구와도 지분 매각을 논의한 적이 없다”며 해당 기사를 전면 부인했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전자결제 시스템 ‘즈푸바오’(알리페이)를 운영한다. 중국에서는 ‘구걸도 알리페이로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바일 결제가 일반화돼 있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상하이와 홍콩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그해 10월 24일 마윈이 상하이 금융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해 상장이 전격 취소됐다. 이때부터 알리바바는 반독점·개인정보 보호 규제의 ‘시범 케이스’가 됐다. 지난 10일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입점 상인들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182억 2800만 위안(약 3조 1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마윈도 6개월째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 등에 머물며 자숙 중이다. 중국 안팎에서는 중국 최고지도부가 ‘빅테크 기업들이 국가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백신 확보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 기모란 靑 방역기획관 ‘기대와 우려’

    “백신 확보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 기모란 靑 방역기획관 ‘기대와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며 신설한 방역기획관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내정하면서 향후 방역 및 백신 접종 정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에서는 전문가 의견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시스템 정립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옥상옥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18일 의료계에서는 방역기획관 신설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기획관 자리 하나 만드는 것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결국 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 위에 옥상옥을 두는 인사일 뿐이고 청와대가 방역 부분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 여러 국가처럼 국가 과학 자문위원회를 둬서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생활방역위원회(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대응전략 자문위원회(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의 자문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방역 부분을 별도로 분리해 집중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방역기획관이 실효성 있는 자리가 되려면 청와대와 방역 관련 정부부처를 조율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모란 기획관은 지난 2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현행 5단계에서 생활방역(0단계)과 1·2·3단계로 간소화하는 개편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을 해결할 방안으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2회 접종 백신의 1회 접종을 주장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도 예방효과가 60~70% 정도 있는 상황에서 꼭 2회 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백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논쟁할 당시 기 기획관은 속도보다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그는 “(백신의) 안전성을 확실히 아는 사람은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며 “아직 임상시험이 끝난 결과만 일부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료를 더 모아 봐야 알 수 있고 안전성이 있다 없다는 것도 아무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기 기획관 임명 이후 ‘백신 필요 없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재생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 기획관이) 백신을 조속 접종할 필요가 없다는 등 정치방역 여론을 주도했다”면서 “정은경 질병청장의 힘을 빼고 정치 방역하겠다는 선언이라는 의료계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실익 없다”… 서로 눈치만 보는 야권통합

    “실익 없다”… 서로 눈치만 보는 야권통합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연일 야권 통합을 외치면서도, 정작 ‘눈치게임’을 벌이고 있다. 양당 모두 합당이 주는 큰 실익이 없지만, 합당 논의에 대놓고 반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외려 양당 내부 기류를 들여다보면 뜨뜻미지근하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데 이어 19일에는 전국 시도당 위원장 회의로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권한대행은 18일 한 언론에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찬성 의견이 모인다면 당장 다음 주말이나 그다음 주초에라도 합당 선언이 가능할 수 있다”며 합당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러나 당내에선 온도차가 느껴진다. 야권 통합 대의에는 찬성하지만 합당이 선결 과제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당에서 우리가 미온적이어서 당내 의견 수렴이 잘 안 된다고 하니 의총에서 우리의 일치된 의견을 보여 주자는 수준이었을 뿐 핵심 주제는 아니었다”며 “지나치게 합당에 매몰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분에 관심이 없을 리 없는 데다 3석짜리 정당과의 통합으로 얻을 실익이 너무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대표 출마 여부 등 거취는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합당만 서두르는 주 권한대행에 대한 볼멘소리도 감지된다. 또 다른 의원은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것을 무조건 수용해 서둘러 합당해 놓고 공을 독차지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합당을 서두를 필요 없이 의견을 더 모아 차기 지도부에 협상의 키를 넘기는 게 적절하다는 취지다. 합당 카드를 먼저 던진 국민의당도 신중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당원들 사이에) 국민의당이 범야권 통합 과정에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서두를 문제가 아니며 책임 있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와 상의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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