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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똑 우리말] ‘넘어’와 ‘너머’/오명숙 어문부장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100번째 생일날 아침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창문을 넘어 양로원을 탈출한 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한데 이 책을 소개하면서 제목을 ‘창문 너머…’로 쓴 글들이 눈에 띈다. 발음이 같아서인지 ‘넘어’와 ‘너머’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넘어’는 지나가거나 건너는 동작을 뜻하는 동사 ‘넘다’의 활용형이다. “담을 넘어 도둑이 들었다”,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탈출하고 있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너머’는 장소나 위치 등을 나타내는 명사로 담, 고개, 무지개같이 높은 것의 저쪽이나 현실 또는 의식 따위의 추상적 영역을 초월한 지경을 이르는 말이다. “드넓은 평원 너머로 큰 저택이 치솟아 있다”, “이상과 꿈은 현실 너머에 존재한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산 넘어 산’과 ‘산 너머 산’을 비교해서 살펴보자. ‘산 넘어 산’은 산을 넘었는데 또 다른 산이 앞에 놓여 있는 경우로 갈수록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되는 상태를 뜻한다. ‘산 너머 산’은 ‘산 저편에 있는 산’이란 뜻이다. 즉 ‘넘어’는 산을 넘는 행위인 동작을 나타내는 문장에 쓰이고 ‘너머’는 산 저쪽으로 보이는 공간 자체를 뜻하는 문장에 쓰인다. 위에 있는 책 제목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창문을 뛰어넘어 도망쳤다는 뜻이다. 이를 ‘창문 너머…’로 쓴다면 창문 너머에 있는 어딘가로 갔다는 의미가 된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요리할 때 넣는 술, 잡내 제거가 이유라고요?/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요리할 때 넣는 술, 잡내 제거가 이유라고요?/셰프 겸 칼럼니스트

    가끔 요리 방송이나 콘텐츠를 보다 보면 불편해지는 대목이 있다. 바로 ‘잡내 제거’에 관한 내용이다. 특히 고기나 생선 요리를 할 때 단골로 언급된다. 소주나 청주를 부어 재우거나 요리할 때 넣으면 재료의 잡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애석하게도 명백히 근거가 있는 주장은 아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생각보다 많은 요리에 술이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닭에 레드와인을 넣고 졸여 만드는 프랑스의 코코뱅, 조개에 화이트 와인을 넣어 만드는 봉골레 파스타, 돼지고기에 각종 향신료와 간장, 소홍주를 넣고 만드는 중국 홍소육, 청주와 미림을 넣어 만드는 친숙한 일본 요리 등. 이 모든 요리에 술을 더하는 행위의 목적은 하나다. 바로 술이 갖고 있는 맛과 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알코올이 잡내를 제거한다는 미신의 근거는 단순하다. 알코올이 기화되니 그 과정에서 나쁜 향도 함께 증발해 날아갈 것이란 믿음에서다. 실제로 알코올 성분은 향기 분자를 붙잡는 성질이 있다. 알코올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만든 게 향수다. 장미향 향수는 다량의 알코올이 장미향을 붙잡아 두고 있고, 미량의 알코올과 함께 기화되는 장미향이 코을 통해 들어오면 향을 느낀다. 향을 맡는 입장에서 보면 알코올은 오히려 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다시 요리로 들어와 보자. 우리가 잡내라고 표현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명확하지가 않다. 흔히 돼지고기 잡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의 이취를 표현하는 불명확한 단어다. 돼지고기에서 나는 ‘좋지 않은’ 냄새의 원인은 다양하다. 수컷 동물에서 나는 웅취이거나 박테리아의 번식에 따른 상한 냄새, 지방의 산패 냄새 등. 누군가는 고기에서 나는 고유의 냄새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웅취의 경우 고기 내부까지 배어 있지만 사실 요즘 웅취를 느끼기 어렵다. 대부분 고기로 사용되는 수컷은 거세를 통해 웅취를 원천 봉쇄하기 때문이다. 겉면에서 나는 상한 것 같은 냄새는 정도에 따라 다른데, 경미한 정도라면 표면을 씻기만 해도 어느 정도 줄이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정도가 심하다면 소용이 없다. 애초에 정말로 나쁜 냄새가 난다면 소주나 요리용 술을 넣는다고 해도 완전히 빼긴 어렵고, 다른 강한 향으로 나쁜 향을 덮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알코올은 요리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역할을 한다. 요리는 각 재료의 맛과 향을 뽑아내 한데 어우러지게 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이때 각 재료에 있던 맛과 향을 용해하는 용매가 필요한데 바로 물과 기름, 알코올이 그 역할을 한다. 고기를 물에 끓이면 물에 고기의 맛이 녹아 나오고, 파를 기름에 볶으면 파의 맛과 향이 기름에 녹아든다. 언젠가 배웠던 수용성, 지용성이 등장하는 대목이다. 알코올은 물과 기름에 녹지 않는 향미를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알코올이 들어가면 붙잡을 수 있는 향미 분자가 더 많아지고 그것은 곧 더 풍부한 맛과 향을 맛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언급한 코코뱅이나 소고기 레드 와인 졸임인 비프 부르기뇽 같은 요리는 레드 와인이 가진 특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좋은 예다. 레드 와인은 신맛과 떫은맛, 쓴맛을 함께 갖고 있어 다른 재료들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 레시피를 찾아보아도 닭고기나 소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레드 와인을 넣으라는 이야기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봉골레를 만들 때 조개에 화이트 와인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산물이 갖고 있는 깊고 풍부한 향은 와인이 갖고 있는 산뜻한 산미와 만났을 때 배가된다. 해산물에서 비린내가 난다면 이미 식재료로서 실격이겠지만 말이다. 알코올과 관련된 또 다른 미신도 있다. 술을 넣고 장시간 끓이거나 불을 붙이면 알코올이 날아간다는 것. 역시 애석하게도 현존하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알코올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식재료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실험에 따르면 알코올을 넣고 불을 붙이는 요리법인 플랑베의 경우 불길이 일고 꺼진 후 대략 75%, 장시간 끓인 스튜에서는 5% 정도의 알코올이 남아 있었다 한다. 팬에 순식간에 불을 붙이는 플랑베의 알코올 제거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약간의 불맛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소주든 화이트 와인이든 요리에 술을 넣게 되면 약간의 쓴 알코올의 맛이 느껴지는데 요리를 할 때는 최대한 알코올 함량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프랑스나 일본에서는 미리 한 번 끓여 알코올을 어느 정도 줄인 후 향미만 더하는 방식을 쓴다.
  • [길섶에서] ‘위드 코로나’/김균미 대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여러 나라가 코로나와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한창이고, 새로운 백신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신규 확진자 ‘제로’ 상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위험을 관리해 가며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다. 우리 정부도 9월 말이나 10월 중 ‘위드 코로나’ 전략을 내놓겠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 전략은 국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필요해 보인다. 20개월 가까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재택과 비대면 문화에 익숙해졌다. 혼자 지내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화제가 되고 공유됐다.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얼마든지 공부하고 일할 수 있다고들 한다. 결과도 나쁘지 않다고. 정말 그런 걸까. 코로나를 핑계로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지는 않았나.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도전하기보다 현상 유지에 안주하며 만사를 코로나 이후로 미뤄 놓지는 않았나 돌아본다. 방역의 끈은 바짝 죄면서 마음의 끈은 되레 느슨해졌던 건 아닌지. 마음 한구석에 미래에 대한 걱정을 차곡차곡 쟁여 놓으며 불안한 일상을 이어 온 건 아닌지. 코로나로 위축됐던 마음 근육부터 다질 채비를 한다. 핑계 사절, 위드 코로나 생활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 ‘기자들의 빨간 펜 선생님’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 별세

    ‘기자들의 빨간 펜 선생님’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 별세

    잘못 쓴 기사 표현을 바로잡은 편지를 30년 가까이 보내 ‘기자들의 교열 선생님’으로 알려진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이 별세했다. 94세. 가족들은 25일 고인이 신장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24일 밤 9시쯤 세상을 떠났다고 25일 밝혔다. 1928년생인 고인은 1943년 최연소로 초등교원자격을 얻고서 1944년부터 48년 동안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활동했다. 1993년 2월 서울여고 국어교사로 정년 퇴임하기까지 한국 최장기간 교사 생활을 한 이로도 기록됐다. 퇴임 후에는 28년 동안 우리말을 바로잡는 데에 힘썼다. 새벽에 일어나 방송과 신문을 모두 살펴보고 기사의 틀린 표현을 빨간 펜으로 수정해 기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1990년대부터 대학교수들의 글에도 빨간 펜을 댔다. 기사나 칼럼 속 틀린 표현을 바로잡은 고인의 편지를 받은 이가 지금까지 5000여명, 보낸 편지만도 2만여통에 이른다. 1994년에 낸 첫 책 ‘우리말 우리글 바로 알고 바로 쓰기’는 고 이오덕 선생의 ‘우리 글 바로쓰기’와 더불어 이 분야 최고의 교과서로 손꼽힌다. ‘우리말 바로 쓰기’, ‘우리글 갈고닦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대한민국 헌법’,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등을 냈다. 한글학회는 2004년 고인을 우리글 지킴이로 위촉했다. 2014년 제36회 외솔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빈소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10호에 마련됐다. 발인 27일 오전 6시 30분.
  • 아주 특별한 DMZ… 안쓰럽지만 빛나는

    아주 특별한 DMZ… 안쓰럽지만 빛나는

    정연두 작가, 3년간 DMZ 50차례 방문 주변 전망대 13개를 각각 극장으로 삼아오브제·퍼포먼스 등으로 설화·역사 풀어정연두 작가는 2017년부터 3년간 동부전선에서 서부전선에 이르는 비무장지대(DMZ) 주변 13개 전망대를 50여 차례 방문해 사진을 찍었다. “DMZ의 사계절을 담고 싶다”는 제안을 담은 장문의 편지가 국방부를 움직였다. DMZ의 자연과 북녘 풍광을 촬영한 작가들은 드물지 않지만, 그의 작업은 특별나다. 칠성전망대 사진에는 총 대신 오색 풍선을 든 군인들이, 도라전망대 사진에는 줄다리기하는 남자가 있다. 강화 평화전망대를 찍은 사진에선 페트병으로 엮은 구조물을 뒤집어쓴 남자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작가가 ‘DMZ 극장’으로 이름 붙인 연출 사진 작품들이다. 엄혹한 분단 현실을 직시하는 공간인 전망대에 펼쳐진 엉뚱한 장면들은 기이한 감정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한다. 대체 어떤 이야기가 이 한 장의 사진 앞뒤에 놓여 있을까.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다원예술프로그램 ‘DMZ 극장’은 오브제, 설치, 퍼포먼스 등을 통해 사진 속 다양한 서사들을 풀어놓는다. 정 작가와 10년 넘게 호흡을 맞춰 온 수르야 연출가가 협업했다. 각각의 전망대 이름을 딴 ‘오두산 통일극장’, ‘승리극장’, ‘멸공극장’ 등 13개 극장 사진 작품과 각 전망대에 얽힌 현실 혹은 우화를 함축한 조형 오브제가 전시돼 있고, 이를 배경으로 7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DMZ극장’ 퍼포먼스, 1인 안내자가 작품을 소개하는 ‘안보인 관광’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지난 24일 전시장에서 만난 정 작가는 “처음엔 건물, 풍경 등을 찍었는데 어느 전망대나 통유리창과 객석이 있는 모습이 마치 극장 같아 보였다”면서 “DMZ 주변 지역의 역사와 설화, 전쟁과 분단에 관한 일화 등을 소재로 공연 장면처럼 연출해서 찍게 됐다”고 말했다. 수르야 연출가는 “지나치게 엄숙하거나 진부하게 여겨질 수 있는 주제여서 예술적으로 풀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념, 정치 등의 선입견에서 한발 떨어져 DMZ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멸공극장’의 민들레 벌판 이야기는 피란민들 사이에 떠돌던 구전 설화가 모티브가 됐다.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이 지뢰를 피하기 위해 “먼 들에 가지 마라”고 했던 말이 민들레로 변형됐다고 한다. 두 예술가는 이 설화를 씨앗 삼아 전쟁고아로 버려진 후 지뢰를 밟아 영원히 이곳에 살게 된 민들레 할머니의 서사를 사진과 오브제, 퍼포먼스로 풀어놓는다. ‘고성 통일극장’에는 멧돼지, 곰, 고라니 등 금강산 야생동물에 관한 전설이 스며 있다. 모닥불 주변에 동물들이 둘러앉아 세상사를 주고받는 상상 속 이야기는 동물 탈을 쓴 배우들의 동화적 퍼포먼스로 구현된다. 페트병으로 만든 오브제를 구명대 삼아 바다를 건너온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강화 평화극장’, 승리 전망대 주변에 흐르는 화강(花江)의 여신을 다룬 ‘승리극장’ 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DMZ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정 작가는 “무엇을 전달할까보다 무엇을 전달하지 않을까 고민했다”면서 “내가 느꼈던 DMZ 경험을 공유하는 데 의의를 뒀다”고 말했다. 수르야 연출가는 “DMZ가 품은 안쓰럽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에 관객이 공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보인 관광’ 퍼포먼스는 화~일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3시에, ‘DMZ 극장 퍼포먼스’는 9월 1일부터 매주 수·토요일 오후 4시에 사전 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59년 내 코로나 같은 감염병 또 온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59년 내 코로나 같은 감염병 또 온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1917~2016) 전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라는 기념비적 저서에서 “인간의 창의성, 지식, 제도가 아무리 발전하고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질병에 취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20세기 들어 위생과 영양 상태가 개선되는 동시에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1960년대를 기점으로 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인류는 21세기 초가 되면 더이상 감염병에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 말부터 감염병이 다시 증가해 2002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2013년 살인진드기,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비롯해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를 거쳐 2019년 코로나19까지 그야말로 21세기는 ‘신·변종 감염병의 시대’가 됐습니다. 현재 감염병만 놓고 본다면 196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의과학자들은 벌써 ‘포스트 코로나’에 나타날 또 다른 감염병을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미국 듀크대, 마케트대 공동연구팀은 감염병 발생 통계 분석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규모의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매년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59년 내에 코로나와 유사한 규모의 감염병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25일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8월 24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600년부터 1945년까지 발생한 감염병 182건의 확산 강도에 대한 확률 분포를 계산했습니다. 각각의 감염병이 확산된 지리적 범위와 지속 기간, 사망자와 감염자 규모, 당시 사회의 인구사회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대유행 감염병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 것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빼앗아 간 스페인 독감이 유행했던 1918~1920년까지 비슷한 규모의 전염병 발병 확률은 연간 0.3~1.9%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코로나19와 비슷한 규모의 감염병 발생 확률은 2%를 훌쩍 넘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 같은 계산에 따르면 앞으로 59년 이내에 코로나19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감염병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인류 전체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 감염병도 향후 1만 2000년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도 합니다. 연구팀은 인구 증가, 식품 공급 시스템 변화, 기후변화 등 환경 악화, 인간과 동물 간 빈번한 접촉을 통한 인수공통감염병 증가, 교통·운송 수단의 발달 등 모든 요소가 맞물려 작동하면서 대유행병 발생 확률을 높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 팬 듀크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스페인 독감 같은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며 “59년 내에 대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통계학적 예측은 대유행병이 59년 뒤에 찾아올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지금 당장 또는 내년에라도 또 다른 대유행 감염병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밝혔습니다.
  • 추미애, 조민 입학취소에 돌연 유은혜 조준 “보이지 않는 손”

    추미애, 조민 입학취소에 돌연 유은혜 조준 “보이지 않는 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처분과 관련,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겨냥해 일침했다. 유 전 부총리의 입시비리 의혹 조사 지시가 결국 입학취소 처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들어 그의 ‘정무적 판단’에 책임을 돌리면서 여권내 ‘보이지 않는 손’ 의혹까지 거론했다. 추 전 장관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디나 어른거리는 보이지 않는 손, ‘정무적 고려의 실체’는 누구인가. 개혁을 좌초시키는 ‘정무적 고려의 진원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조민 양에 대한 느닷없는 입학 취소 예비적 행정처분은 사법정의와 인권, 교육의 본래 목적을 망각한 야만적이고 비열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입학 취소 결정에 대해 ‘반교육적’, ‘반인도적’이라고 거듭 비난하며 “‘사람이 먼저다’라는 집권 철학을 제시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는 왜 그 반대로 가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 부총리가 지난 3월 부산대에 조민 씨의 입시비리 의혹 조사를 지시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장관이 대학교육의 부정부패에는 손도 못대면서 조민 양에 대해서는 법원의 심판이 남아 있는데도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주장은 눈귀를 의심할 정도였다”고 유 전 부총리를 공개 비판했다. 이어 “장관 발언 이전까지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 이후 심의하겠다는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그런데 교육부 장관이 3월 8일 조민 양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24일 다시 언론을 통해 판결 전 조치를 지시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추 전 장관은 “보궐 선거 참패원인도 조국 탓을 댔던 특정 세력의 언동에 비추어보면, 선거 전에도 ‘공정’이라는 가치 회복을 위해 조국과 그 가족을 희생양 삼아 민심에 편승하기로 ‘정무적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기소· 재판 모두 진실보다 프레임을 설정하고 그 프레임 안에서 설정된 프로세스가 가동되어 왔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의 강’을 건너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말이 일찌감치 나왔다”며 “또다시 조국 장관 관련 일련의 사건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그 전에 속전속결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을 누군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그러나 경고한다. 그런 정무적 판단은 거짓과 위선의 세력을 활개 치게 하고 지지자를 등 돌리게 할 치명적 독약이 될 것”이라며 “거짓을 걷어내지 않고 미봉하고 잠시 치워두고 물러서 비겁한 자세를 보이면 결코 민심을 붙잡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기자들의 교열 선생님’, 이수열 선생 별세

    ‘기자들의 교열 선생님’, 이수열 선생 별세

    잘못 쓴 기사 표현을 바로잡은 편지를 30년 가까이 보내 ‘기자들의 교열 선생님’으로 잘 알려진 국어학자 이수열 선생이 별세했다. 94세. 가족들은 고인이 신장암으로 투병하다 24일 밤 9시쯤 세상을 떠났다고 25일 밝혔다. 1928년생인 고인은 1943년 최연소로 초등교원자격을 얻고서 1944년부터 48년 동안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활동했다. 1993년 2월 서울여고 국어교사로 정년 퇴임하기까지 한국 최장기간 교사 생활을 한 이로도 기록됐다. 퇴임 후에는 우리말을 바로 잡는 데에 힘썼다. 새벽에 일어나 방송과 신문을 모두 살펴보고 기사의 틀린 표현을 빨간 펜으로 수정해 기사를 쓴 기자에게 매일 편지를 보냈다. 1990년대부터 대학교수들의 글에도 빨간 펜을 댔다. 28년 동안 기사나 칼럼 속 틀린 표현을 바로 잡은 고인의 편지를 받은 이가 5000여명, 보낸 편지만도 2만여통에 이른다. 1994년에 낸 첫 책 ‘우리말 우리글 바로 알고 바로 쓰기’는 고 이오덕 선생의 ‘우리 글 바로쓰기’와 더불어 이 분야 최고의 교과서로 손꼽힌다. ‘우리말 바로 쓰기’, ‘우리글 갈고 닦기’,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대한민국 헌법’,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등을 냈다. 한글학회는 2004년 고인을 우리글 지킴이로 위촉했다. 2014년 제36회 외솔상 수상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10호에 마련됐다. 발인 27일 오전 6시 30분,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진밭로 45번 길 49-3이다.
  • [기고]중대재해처벌법에 뇌심혈관 질환을 포함시켜야 한다/김철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기고]중대재해처벌법에 뇌심혈관 질환을 포함시켜야 한다/김철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이 달 11일과 14일 가수 현아 씨는 뮤직비디오 촬영 중 몇 번이나 쓰러져 응급차가 출동하고 혈압이 70/40 mmHg까지 떨어져 저혈압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인기 가수이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을 걸고 일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난다. 필자는 예전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노동자가 다수 일하는 사업장에서 야간 특수건강검진을 하던 중 일군의 노동자들의 건강상태가 극히 악화된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원래 3교대로 하루에 8시간만 일하기로 하고 사내대학에서 하루 4시간 수업을 듣던 중 업무량이 많아져서 2교대로 하루 12시간 일하고 또 하루 4시간 수업을 듣던 노동자들이었다. 필자는 깜짝 놀라서 근무를 3교대로 바꾸거나 사내대학 수업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떤 요양병원은 2명이 하던 경비업무를 한 명이 퇴사하자 인력 충원이 힘들다는 이유로 1명에게 전담시켰고 결국 필자는 건강상태가 극히 악화된 그 노동자의 야간업무 제한판정을 내려야 했다. 경제성장은 지속되고 나라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이렇게 사람보다 업무를 우선시하는 과로사회 구조는 변함이 없다. 더 이상 일하다가 다치거나 병드는 사람이 없기를 기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고 그 시행령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시행령 정부안에서 법의 적용대상 직업성 질병을 사망자와 급성 중독으로 한정시키자 이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직업병에 대해 가장 전문성이 있는 대한직업환경의학회가 인과관계(책임) 규명이 명확하고, 예방가능하며, 질병이 끼치는 영향이 중대함 등의 조건을 만족하는 질병의 목록을 뇌심혈관질환을 포함하여 작성해 제출했음에도 노동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노동부가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노동부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을 전제로 한 형법에 속하므로 엄격한 인과관계가 필요하므로 직업병을 포함시킬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뇌심혈관질환 같은 경우는 2008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성립된 이래로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지금은 인과성에 대한 특별한 논란이 없다. 물론 현재는 상당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축적된 자료를 이용해서 엄격한 인과관계에 대한 원칙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고 관련 전문가들도 질판위를 통해서 충분히 배출되어 있다. 여기에 1년에 3명 이상 동일한 요인으로 발생하고 질병의 중등도를 추가한다면 엄격한 인과관계는 충분히 성립될 것이고 실제 재판에서는 형법의 특성상 기업들의 요구에 의해 인과관계의 엄격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엄격한 인과관계의 부족을 이유로 뇌심혈관질환을 법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 노동부의 다른 논리는 직업성 질환이 포함될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가족력 보유자 등 질병발생 가능성이 높은 계층에 대한 채용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1년에 3명 이상이라는 원칙상 중소기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고 대기업의 경우에도 앞서 전제한 엄격한 인과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기저절환이나 가족력으로 인해 법의 적용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법이 실제 적용되면 고령자가 주로 일하는 사업장보다 거대 물류센터처럼 젊은 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사업장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법의 이해도는 다를 수 있으므로 채용에 대한 차별이 있을 수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시행령에서도 질환 사망자가 법의 적용대상이므로 똑같은 문제는 발생한다. 또 다른 논리는 처벌과 연계되는 만큼 뇌심혈관질환 등에 대한 업무상 재해인정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질판위를 통한 산재인정은 사회법 체계에서 상당인과관계를 통해서 해나가고 중대재해처벌법은 형법 체계에서 엄격한 인과관계를 적용해서 재해인정을 하면 문제가 없다. 질판위의 역사가 10년이 넘었고 이미 조직이 안정되었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흔들릴 일은 없을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정규직 사업장 중심에서 원·하청 구조로 급속히 변해왔고 일부 정규직 이외 대다수의 노동자는 자신을 보호해 줄 대변자가 없다. 절대적으로 숫자가 부족한 근로감독관도 작업환경측정과 검진만 간신히 하는 산업보건조직도 그리 큰 도움은 못되고 있다. 오로지 국가만이 노동자를 보호해 줄 여력이 있으며 이런 배경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되었다. 뇌심혈관질환은 사망뿐 아니라 질환자도 긴 요양기간이 필요하고 나중에 재취업이 어려울 정도의 후유증이 남는 중대 질환이다. 질판위에 참석해서 증언하는 재해자 가족들의 충격과 공포는 사망사례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만들어진 법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을 전제로 하지만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 질환발생의 예방효과도 있으므로 뇌심혈관질환이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면 질환의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디 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이 견고한 과로사회에 균열을 내기를 기원한다.
  • 바이든 “31일까지 철수 및 대피 완료” G7 일부의 “시한 연장” 묵살

    바이든 “31일까지 철수 및 대피 완료” G7 일부의 “시한 연장” 묵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 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까지 아프간 내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등을 대피시키고 미군을 완전히 철수한다는 기존 시한을 고수해야 한다는 국방부 권고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아프간에서의 목표 달성에 따라 임무가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아프간을 재빠르게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다시 피력한 셈인데 자국민과 아프간 전쟁 조력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시한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G7 지도자들과 다른 견해를 고수한 셈이라 그렇잖아도 국제연합군의 철수 계획이 너무 엉성하게 짜여 탈레반에게 허망하게 주도권을 내주고쫓기듯 대피 작전에 나서게 돼 불만이 쌓여 있던 G7 지도자들과의 틈이 더욱 벌어지게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회의 전부터 더 많은 사람이 탈출할 수 있도록 시한을 미룰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시한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고집에 막혀 G7 성명에는 당면한 우선순위가 안전한 대피 보장이고 긴밀히 조율한다는 정도의 입장밖에 담기지 못했다. 각국도 미국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란 점을 인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 후 “미국이 여기에서 지도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고, 프랑스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결정에 맞출 것이라면서 “이것은 미국의 수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결과를 두고 대피 시한을 둘러싸고 회원국끼리 마찰이 빚어졌다거나 미국과 유럽 지도자 사이의 균열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G7의 유럽 국가들은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이 주도한 아프간전에 자국 군대를 파견해 힘을 보탰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아프간전 종식 목표를 제시하며 미군 철수를 결정했을 때도 외견상 동조했다.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탈레반이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아프간을 장악하고 대피 과정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자 국제연합군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런 불만이 쌓인 터에 자국민 등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철수 시한을 연장하자는 요청조차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아 포기하게 된 것이다. AP 통신은 “첨예하게 분열된 G7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놓고 충돌했다”며 바이든을 설득할 수 없다는 뚜렷한 실망감, ‘결정은 미국이 한다’는 체념 섞인 인정이 있었다고 이날 회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이미 균열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 철수 처리 과정에서 생긴 손상을 인정할 것이라는 희망마저 내동댕이쳤다고 지적했다. 다만 G7 정상은 성명에서 “우리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하겠다”며 테러 방지, 여성 인권 보장 등을 강조한 뒤 “향후 아프간 정부의 정당성은 (탈레반이) 국제적인 의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 취하는 접근 방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탈레반의 합법성 인정 문제 등을 고리로 앞으로 G7 국가가 협력해 탈레반을 압박하자는 접근법에는 동의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사설] ‘위드 코로나’ 철저한 준비로 ‘일상회복’ 희망 살려야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위중증률을 관리하고 사망자를 줄여 나가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유행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그제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는 준비 작업, 검토 작업이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의 장기화로 국민의 피로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경제생활이 최악의 국면에 이른 상황에서 방역체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럴수록 정부는 ‘위드 코로나’의 가장 중요한 전제인 ‘국민 70% 1차 접종’을 조기 달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존 방역체계의 핵심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금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적지 않은 지역이 4단계, 이 밖의 비수도권 지역도 3단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해도 가장 중요한 이동량 감소에는 뚜렷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의 1차와 2차 유행 때는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따라 이동량이 감소했지만 3차와 4차 때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름휴가철을 감안해도 최근 이동량이 아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의 불가피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이 ‘위드 코로나’ 이행을 주창하는 행태는 우려스럽다. 어제 0시 현재 신규 확진자는 1509명이었다. 일주일 전 월요일의 1372명보다 137명 늘었다.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일부 지역의 병상 부족 우려는 현실화했다. 정부는 전체 의료체계에는 여력이 있어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4자리 숫자로 지속해 확진자가 늘어나면 의료체계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결국 확진자가 일정 수준으로 억제돼야 ‘위드 코로나’도 가능하다. 정치권이 먼저 국민의 긴장감을 이완시키지 말아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제부터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한 시간 단축되면서 저녁 영업은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자영업자들에게는 일종의 ‘구원의 메시지’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수록 이들이 다시 한번 희망을 빼앗기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백신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데 명운을 걸고, 백신을 불신하는 일부 국민을 접종장으로 이끌어 접종률을 높이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 [배민아의 일상공감] 예스터데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미드웨스트대 교수

    [배민아의 일상공감] 예스터데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미드웨스트대 교수

    며칠 전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어느 영화 한 편에 시선이 끌렸다. 비틀스의 음악을 소재로 한 ‘예스터데이’라는 영화였는데, 몇 번의 중간광고를 기다리며 마지막까지 시청하기에는 다소 집중도가 떨어지는 영화였지만 영화의 시놉시스 자체는 꽤 흥미로웠다.영국의 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주인공이 음악으로는 더 성공하지 못할 거 같아 포기하려 한 그날, 갑자기 전 세계가 12초간 정전되며 세상에서 비틀스가 사라졌다. 친구들의 노래 요청에 기타를 치며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를 불렀는데 아무도 그 노래를 모르는 듯 감탄을 한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비틀스를 검색해 보지만 어떠한 정보도 나오지 않자 주인공은 자신이 비틀스의 노래를 하나씩 발표해 무명을 벗고 슈퍼스타가 되려 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며 ‘세계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히트송을 나만 알고 있다면’으로 시작해 ‘어려운 국가고시의 정답을 나만 알고 있다면’, ‘상한가를 칠 주식 종목을 나만 알고 있다면’, ‘가격이 폭등할 부동산을 나만 알고 있다면’으로까지 속된 상상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미 검증된 진리나 유명해진 어떤 것을 나만 알고 있는 세상이라면 생각만 해도 신나고 그것을 이용해 성공하기란 식은 죽 먹기일 거 같다. 모 지상파 방송에서 오래전 방영됐던 ‘인생극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서 주인공이 “그래! 결심했어”라는 말과 함께 각각의 선택에 따라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보여 주던 코미디 드라마였다. 시청자들은 `인생극장’을 보면서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주인공과 함께 갈등에 빠지기도 하고 그 결과가 해피엔딩일지 새드엔딩일지 맞혀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현실로 일어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상상이지만 어떤 선택이 정답일지 몰라 늘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는 우리이기에 가끔은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미리 정답을 알 수 있다면’, 혹은 ‘다시 그 선택을 할 수 있다면’과 같은 꿈같은 상상을 하기도 한다. 최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두고두고 후회하며 오래도록 밤잠을 설쳤던 일이 있다. 집이란 거주 목적이기도 하지만 투자 가치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상권과 교통 호재도 기대하며 샀던 도심의 아파트가 예정했던 시일이 지나도 특이할 만한 가격 변동 추이도 없고 대출금 부담도 있어 고심 끝에 팔았는데, 10년 이상 요지부동이던 집값이 아파트를 팔고 1년이 채 안 돼 2배로, 3년이 지난 지금은 3배 이상 상승했다. 팔거나 안 팔거나, 사지선다형도 아닌 분명 절반의 확률이었는데 그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하며 오랜 시간 후회했다. 소화불량까지 겪으며 뒤늦게 깨달은 결론은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고 ‘인생극장’처럼 다시 선택할 수도 없으니 더이상의 후회는 내 삶을 괴롭힌다는 것이었다. ‘예스터데이’의 주인공은 정답을 혼자만 알고 가는 불안한 미래보다 모든 어려움이 멀리 사라진 듯 보였던 어제(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를 더 그리워했을 테고, “그래, 결심했어” 하며 다시 시작한 선택이 어떤 때는 모두 다 최악이거나 또는 엉뚱한 데서 예상치 못했던 삶이 펼쳐지기도 했기에 ‘인생극장’이 높은 시청률을 오래 유지했던 것처럼 말이다. 설령 그때의 선택으로 요행 같은 돈은 놓쳤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본 것은 아니었고, 그때 그 집을 팔겠다고 판단했던 기준에 따라 현재는 더 자연 친화적인 삶을 누리고 있기에 더는 덧정 없다. 우리가 했던 선택들이 그때는 분명 최선이었을 거다. 지금 와서 보면 틀렸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도 그때는 분명 그게 맞았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다 의미가 있는 거니까.
  • [길섶에서] 한국의 고3/전경하 논설위원

    얼마 전 아들 친구 엄마로부터 연락이 왔다. 잠깐 보자고. 번개모임을 가끔 했고, 만난 지도 제법 돼 흔쾌히 만나러 갔다. 고3 학부모들답게 수험생 뒷바라지의 속상함을 서로 털어놓고 위로했다. 올 3월 학부모총회에 갔을 때 담임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고3이 벼슬도 아니고, 고3 엄마가 죄인이 아닌 것도 맞다. 하지만 고3이 느끼는 중압감을 생각하면 벼슬이고 죄인이다. 애들이랑 부딪치지 말고 챙겨 주는 것만 해라. 아들을 대학에 보낸 본인 경험에서 나온 말이었다.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수능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공감이 됐다. 요즘 들어 고3 쌍둥이들은 평소보다 예민하고 화를 잘낸다. 그리고 자꾸 지친다. 수능에 대한 압박감이 커지는 모양이다. 외신이 ‘시험을 위해 멈춘 한국’이라고 평가할 정도니 당사자들은 오죽할까. 수능날 수험생 이동을 위해 금융시장이 한 시간 늦게 시작되고, 영어 듣기평가 시험 시간에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고 외신들은 종종 보도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택한 입시 방법에 따라 고등학교 3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 들어간 뒤 번아웃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공부, 어느 것이 인생에 더 유익한 걸까.
  • ‘클러치 박’ 도쿄 활약 그대로… 4강 신화가 후끈 달군 컵대회

    ‘클러치 박’ 도쿄 활약 그대로… 4강 신화가 후끈 달군 컵대회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 이후에도 국내에서 맹활약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매 경기 수훈선수로 나서 올림픽 경험담을 전하며 올림픽의 열기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24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양팀 최다 16득점으로 맹활약한 도로공사가 3-0으로 승리했다. 올림픽에서의 존재감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보여준 박정아는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도로공사에 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웃으며 “올림픽을 통해 여유가 생겼고 고비를 넘는 힘이 생겼다. 좀 더 큰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도 양효진이 16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첫 경기에서는 몸이 완전치 않아 쉬었던 양효진은 교체 출전해 들어갔음에도 양팀 최다 득점으로 실력을 보여줬다. 박정아, 양효진을 비롯해 올림픽 주역들은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전날에는 서브 6개를 터뜨린 안혜진과 리시브 효율 45.45%를 자랑한 오지영이 활약한 GS칼텍스가 인삼공사를 3-1로 꺾었다. 수훈선수로 나선 안혜진은 “밖에서 보면서 다른 나라 선수가 기본기가 좋고 높이도 체격도 있다 보니 ‘들어가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오지영 역시 “다른 나라 선수 공을 받다 보니 반사신경과 보는 눈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올림픽 후기를 전했다. 대표팀 막내 현대건설 정지윤 역시 팀의 첫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1로 꺾는 데 일조했다. 교체 출전했지만 15점을 터뜨리며 황연주(1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정지윤은 “올림픽에서 언니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언니들처럼 멋진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올림픽이란 무대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해서 안 믿겼다. 재밌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 경기 맹활약·인터뷰 1순위… 올림픽 4강에 컵대회 ‘후끈’

    경기 맹활약·인터뷰 1순위… 올림픽 4강에 컵대회 ‘후끈’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쓴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 이후 한 차원 발전한 모습으로 맹활약하며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매 경기 수훈선수로 꼽히는 이들은 올림픽 경험담을 전하며 올림픽의 열기를 국내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24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양팀 최다 16득점으로 맹활약한 도로공사가 3-0(25-18 25-15 25-20)으로 승리했다. 박정아는 올림픽에서의 존재감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보여주며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함께 조만간 예능 출연을 앞둔 박정아는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도로공사에 왔으니 어쩔 수 없다”고 웃으며 “올림픽을 통해 여유가 생겼고 고비를 넘는 힘이 생겼다. 좀 더 큰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아를 비롯해 올림픽 주역들은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전날에는 안혜진과 오지영이 활약한 GS칼텍스가 인삼공사를 3-1로 꺾었다. 안혜진은 서브에이스를 6개나 폭발시켰고 오지영은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45.45%의 리시브 효율을 자랑했다. 수훈선수로 나선 이들에게 올림픽 경험담은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안혜진은 “밖에서 보면서 다른 나라 선수가 기본기가 좋고 높이도 체격도 있다 보니 ‘들어가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오지영 역시 “다른 나라 선수 공을 받다 보니 반사신경과 보는 눈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현대건설 정지윤은 팀이 흥국생명을 3-1로 꺾는 데 일조했다. 정지윤은 교체 출전했음에도 15점을 터뜨리며 황연주(1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터뜨렸다. 자연스럽게 정지윤이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대표팀 막내 정지윤은 “올림픽에서 언니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언니들처럼 멋진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올림픽이란 무대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해서 안 믿겼다. 재밌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 승부의 세계는 냉정… 스포츠도 정치도 이겨야 바뀌더라

    승부의 세계는 냉정… 스포츠도 정치도 이겨야 바뀌더라

    1973년 4월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전설이 탄생했다. 만 열아홉의 나이로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19전 전승, 대한민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세계 제패를 이룬 이에리사(67). 라디오로 결승 중계를 들었던 국민들은 서울 광화문으로 뛰쳐나와 스포츠 영웅의 카퍼레이드에 환호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성 최초 국가대표팀 감독, 2005년 태릉선수촌 개촌 40년 만에 첫 여성 촌장,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첫 여성 선수 출신 국회의원. ‘최초’라는 타이틀과 끝없는 승부를 펼쳐 온 이에리사 전 의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이에리사 휴먼스포츠재단에서 만난 이 전 의원은 여전히 인생의 랠리를 이어 가고 있었다. 모든 승부는 이겨야 한다는 승부사 이 전 의원이 지켜본 후배들의 도쿄올림픽 관전평도 남달랐다. -사라예보 우승 당시 광화문 카퍼레이드가 인상적이다. “그때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외화가 충분하지 않아 선수도 임원도 딱 100달러만 들고 시합에 나갔다. 그렇게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다. 고된 삶에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마음뿐이었던 국민들이 카퍼레이드에 나와 환호하며 우리를 축하해 줬다. 그 따뜻한 마음에 늘 ‘잘해야 한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즐기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선수들에게 과중한 국가관이나 책임감을 주지 말자는 시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어린 선수들이 승부를 초월해 즐기고, 자기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보며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승부는 이겨야 하는 것이다. 졌을 때와 이겼을 때는 전혀 다르다. 균형을 이뤄야 한다.” -스포츠 국가대항전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는데. “미국이 왜 중국에 지지 않으려 하나. 왜 영국이 아테네올림픽 이후 다시 성적을 올리고,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쇠락해 온 일본이 엘리트 체육을 왜 다시 끌어올렸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도쿄올림픽 성적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성적 부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도쿄에서 12개 종목에서 4위를 했다. 이번의 금메달과 4위가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는 보장이 없다. 이기지 못한 게임에 대한 선수들의 피드백은 필요하다.”-생활체육 메달리스트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생활체육에서 국가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다들 앵무새처럼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영재는 국가가 키우는 것이다. 클럽이 종목별, 연령별로 탄탄하게 구축된 국가들과 비교해 왜 우리는 그런 선수가 나오지 않느냐는 비판은 맞지 않는다. 서독 FTG 프랑크프루트에서 코치 겸 선수를 할 때 유아부터 연령별로 클럽이 구축된 시스템을 봤고, 그런 시스템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엘리트 체육 중심의 학교 시스템에 비판도 많다. “선수 육성 시스템을 논할 때마다 ‘공부하는 선수’를 강요한다. 엘리트 스포츠는 필요한 연습량을 채우지 못하면 올림피언이 될 수 없다. 운동과 공부의 필요한 균형을 고민해야지 모든 선수들을 일반화해 교실에 다 집어넣고 주중에는 수업에 들어가고, 주말에 시합을 나가라는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가혹한 일이다. 경기장 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일반 학생들과 같은 일상을 보낼 수 없다. 신유빈 선수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실업팀에 입단했다. 이런 현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포츠산업도 위기를 맞았다. “우리는 이제 건강한 운동을 즐기며 100세 시대를 사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스포츠가 건강과 여가를 책임지는 복지의 기능을 하는 시대가 됐다. 땀 흘리며 뛰는 운동을 못 하게 된 상황을 보며 유아부터 노인까지 스포츠 복지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19대 국회 정계 진출 과정은. “꾸준히 영입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 마음에는 없었다. 나는 뼛속까지 체육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장(2005~2008년)을 하며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예산을 따고 시스템을 개혁하면서 국회에 체육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백명의 직원과 700~800명의 선수들을 책임지는 선수촌장으로서 만만치 않은 살림을 했다. 마침 새누리당에서 오라고 했을 때 두말하지 않고 갔다. 비례 몇 번이냐고 묻지도 않았다.” -4년의 의정 활동을 총평한다면. “여의도에 가면 무엇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준비돼 있었다. 가자마자 김연아 선수 등 만 24세 이하 스포츠 스타 및 연예인의 주류 광고모델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을 발의했다. 가장 보람 있는 일은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체육유공자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86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망주로 꼽히던 체조선수 김소영이 개막 20일을 앞두고 연습 중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겨우 열다섯이었다. 이후 자비로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온 힘을 다해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체육계에서도 꺼리는 존재로 지내는 게 안타까웠다. 다른 부상 선수들 형편도 비슷했다. 국가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장애라면 국가가 선수를 지켜줘야 한다. 2016년에는 골육종 투병 중 사망한 쇼트트랙의 노진규 선수가 유공자로 선정돼 유가족이 연금 혜택을 받게 됐다.” -국회의원 일상이 잘 맞았나. “당시 민주당은 체육인 국회의원이 없었는데 체육인 국회의원을 뽑지 않은 민주당이 후회하게 하고 싶었다. 국회 생활은 매우 흥미로웠다. 4년 내내 공부의 연속이었고, 용인대 기획처장을 했던 경험이 교육문화체육위 활동에 도움이 됐다. 솔직히 국회의원 생활은 선수나 지도자의 삶보다 힘들지 않았다. 왜 엘리트 체육에만 신경 쓰냐는 비판도 받았다. 체육인 출신 이에리사 1명이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20대 총선 낙천 후 생활은. “나는 체육인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어디에 줄을 서지 않았다. 한 중진 의원이 ‘당신은 왜 줄을 서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 부분이 한편으로는 매우 괴로운 일이었다. 내가 속했던 정당에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그 시대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 또 대통령이 여전히 저렇게 있는 데 대해서도 무거운 마음이 겹쳐 쥐죽은 듯 살았다. 뜻하지 않게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도전해 봤다. 어떤 자리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늘 올바른 길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계 복귀 계획은 없나. “새누리당, 바른정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쳤고 현재는 당적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여러분이 연락을 주셨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건강스포츠특위를 맡기로 했다. 라이벌이 있어야 선수가 더 발전하듯 정치도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앞으로 3년 더 180석을 갖고 가는데 대통령이라도 바뀌어서 견제 기능이 발휘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체육계 후배들의 정계 진출을 추천하나. “추천한다. 다만 국회는 준비해서 가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의도의 삶은 가서 무작정 배우는 게 아니다. 모르면 허송세월이다. 조금 알 만하면 1, 2년이 지나고, 임기 말이 되면 부처에서도 소홀해지고, 마지막 1년은 선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 모든 걸 다 준비하고 임기 시작과 동시에 ‘요이땅’ 하고 출발해도 부족하다. 뜻이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나에게 많이 물었으면 좋겠다. 체육인 출신으로서 경험했던 의정 생활은 비밀이 아니다. 이것저것 모두 알려주고 싶다. 현재 국회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전 핸드볼 국가대표) 의원, 국민의힘 이용(전 루지 국가대표) 의원의 의정 활동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선수, 지도자, 스포츠행정가, 교육가, 국회의원 모든 선택에 후회가 없나. “어느 순간이나 결단할 때는 가장 안주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 끊임없는 변신과 도전을 했다. 인생은 매 순간이 승부다. 그 순간의 선택에서 이겨야 한다.”
  • “어디서 건방지게” “건방지게가 뭐냐”… 법사위서 언중법 격돌

    “어디서 건방지게” “건방지게가 뭐냐”… 법사위서 언중법 격돌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2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는 언론중재법을 두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의지를 다졌고, 국민의힘은 총력 저지를 예고하면서 정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 당시 대책팀장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취재원 보호법까지 발의하고, 당시 문재인 대표가 ‘권력을 비판했다가 기소 등 소송을 당한 언론인을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이 “그 뉴스는 가짜뉴스가 아니다. 당시 적절한 대책을 세웠다면 국정농단을 막을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권 의원은 “장관이 지금 날 질책하는 것이냐. 대체 어디서 훈수냐”며 “묻지도 않은 걸 건방지게 답변하고 있느냐”고 소리쳤다. 이어 박 장관도 “건방지게가 뭐냐”며 “훈계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언론중재법에 대해 “문 대통령 퇴임 후 안전장치라고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고위공직자도 퇴직하고 나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주혜 의원은 “김정숙 여사, 최순실씨는 공직자가 아니다”라며 “공직자의 가족, 비선실세 보도는 당사자가 충분히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해 ‘원 포인트’ 보임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핵심은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 전에 언론 통제라는 말이 나올까 봐 시행도 내년 4월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법사위 개회 전에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은 국회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재, 의회 횡포 규탄대회’를 열고 대여 투쟁에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헌법을 무시하고 언론재갈법을 법사위에서 통과시킨다면 오늘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붕괴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 야당이지만 끝까지 이 법이 통과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막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진선희 법사위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허위사실 등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는 경우 이중 처벌의 소지가 있고, 허위·조작보도의 정의 및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 등의 법문 표현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바, 헌법상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가 훼손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 등이 제기되고 있으므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점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와 언론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속도전’을 벌이는 데 대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 [나우뉴스] 아르헨 해변에 새우떼가 가득…초유의 사태 원인은?

    [나우뉴스] 아르헨 해변에 새우떼가 가득…초유의 사태 원인은?

    아르헨티나의 한 바닷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초유의 새우떼 집단 폐사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샘플을 채취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건이 발생한 곳은 해수욕장들이 줄지어 위치해 있는 아르헨티나의 유명 해변도시 마르델플라타. 사건이 발생한 곳은 그 중에서도 정확히 플라야 그란데라는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플라야 그란데 해변에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새우떼가 밀려왔다. 한 주민은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작은 새우들이 해변에 가득했다”면서 “수많은 어선들이 잡은 새우를 한 곳에 쏟아 놓은 듯 새우가 넘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모래보다 새우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 “40년 넘게 이곳에 살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했다. 주민들이 찍어 SNS에 공유한 사진을 보면 목격담엔 거품이 없어 보인다. 손을 내밀어 움켜쥐면 모래보다 새우가 더 잡힐 정도로 해변엔 새우들이 깔려 있다. 해변에 즐비한 새우는 새우젓을 담글 때 사용하는 정도의 크기로 아르헨티나 국민이 즐겨먹는 새우(대하)보다는 작았지만 공짜 새우가 널렸다는 사실은 금세 화제가 됐다. 모래사장이 새우로 가득 찼다는 말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현장은 새우를 주우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한 남자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주민들이 몰려들어 모두 원하는 만큼 넉넉하게 새우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자는 “워낙 밀려온 새우가 많아 필사적으로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도 아니었다”면서 “주민들이 느긋하게 새우를 담아 돌아가더라”고 했다. 그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마 해변에 깔린 새우가 몇 톤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덕분에 주민들은 공짜 새우파티를 벌였지만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해변에서 엄청나게 많은 새우떼가 발견됐다는 말을 들은 마르델플라타 해양자원보호국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해양자원보호국은 원인 분석을 위해 샘플을 채취했다. 분석은 현재 진행 중이지만 원인은 아직까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23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샘플 분석을 진행 중이지만 특이한 점은 지금까지 밝혀진 게 없고, 당시 현장을 둘러봤지만 이상한 점도 없었다”며 “고래나 물고기가 폐사한 적은 있지만 새우들이 밀려온 적은 없어 미스터리 사건의 원인이 더욱 궁금하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삼진어묵 2021 추석 명절 선물세트 출시

    삼진어묵 2021 추석 명절 선물세트 출시

    삼진식품이 운영하고 있는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은 추석을 맞아 프리미엄 어묵 선물세트를 리뉴얼 출시했다. 올해 추석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세 번째로 맞는 비대면 명절인 만큼 감사의 마음을 충분히 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전 배송이 가능한 선물세트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명절 선물세트 판매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졌다. 삼진어묵은 얼리버드 고객을 위한 혜택을 강화해 이달 초부터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삼진어묵 공식 온라인몰에서 선물세트 구입 시 최대 19%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얼리버드 고객에 한해 오는 9월 2일까지 기간 내 원하는 발송일을 지정할 수도 있다. 삼진어묵 3대 경영인 박용준 대표가 본격적으로 어묵 산업에 뛰어들며 어묵을 선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획, 출시된 프리미엄 ‘어묵 선물세트’는 매 명절 조기 완판을 기록해오며 명절 인기 선물로 거듭났다. 해당 선물세트는 이금복명품세트 특호(7만 5000원), 이금복명품세트 1호(4만 8000원), 이금복명품세트 2호(5만 8000원), 1953세트 1호(2만 3000원), 1953세트 2호(3만 2800원)으로 구성돼 있다. 프리미엄 라인인 이금복명품세트는 삼진어묵 창업주의 며느리로 30년 이상 수제어묵을 만들어온 이금복 어묵 장인이 엄선한 최고의 어묵들로 구성됐다. 올 추석 이금복명품세트는 기존 선물세트를 리뉴얼한, 이전과는 다른 구성과 패키지 디자인으로 품격을 높였다. 이금복명품세트 특호(약 2.6kg)는 문주 2종(스모크치즈·호두아몬드), 명품어묵탕(매운맛·순한맛), 그리고 고급 어묵인 전본어묵, 떡갈비어묵, 문어어묵에 해물다시팩, 생와사비딥소스, 어묵탕스프, 건더기스프까지 더해 상품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이금복명품세트 특호에 구성돼 있는 문주는 MSC인증(지속 가능한 수산물을 사용한 수산가공제품에 부여되는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친환경 가치와 품질을 자랑한다. 이금복명품세트 1호(약 1.4kg)는 한가족 모듬어묵, 매생이어묵, 해물찌짐이, 어부의바(매운맛·야채맛), 우리가족 깐깐한 크림치즈볼, 우리가족 깐깐한 감자볼, 어간장소스, 생와사비딥소스, 어묵탕스프, 건더기스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2호(약 2.3kg)는 한가족 모듬어묵, 우리가족 깐깐한 떡말이어묵, 우리가족 깐깐한 버섯어묵, 우리가족 깐깐한 야채말이어묵, 어부의바(야채밧·오징어맛·통새우맛·콘치즈맛), 어간장소스, 생와사비딥소스, 어묵탕스프, 건더기스프로 구성돼 제수용뿐 아니라 반찬용, 간식용, 식사 대용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1953세트 1호(약 1.8kg)와 2호(약 2.3kg)는 홍단어묵, 떡말이, 야채통통, 야채봉, 야채소각, 야채낙엽, 삼각당면, 천오란다, 황금대죽 등의 어묵과 어묵탕스프, 생와사비딥소스로 구성됐다. 삼진어묵 추석 선물세트는 오늘 9월 13일까지 전화 주문(051-412-5468) 및 온라인 주문(www.samjinfood.com)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 모든 세트 상품은 삼진어묵 전국 직영점에서 현장 구매도 가능하며, 최대 생산 수량을 초과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한편, 삼진식품은 최근 저염 어묵 ‘우리가족 깐깐한 어묵’을 출시하며, 건강한 식품으로의 안착을 공고히 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제23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K-BPI)에서 수산가공식품 부문 1위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 [월드포토+] 활짝 열렸네…홍수에 무너진 트럼프 히트작 ‘국경장벽’

    [월드포토+] 활짝 열렸네…홍수에 무너진 트럼프 히트작 ‘국경장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일명 ‘트럼프 국경장벽’ 일부가 홍수로 무너진 모습이 공개됐다. 국경장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대선 공약으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최소 5.5m에서 최대 9m의 장벽을 쌓아 불법체류자 입국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공사가 시작됐다. 미국 기즈모도 등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세운 국경장벽은 최근 이 지역을 강타한 계절풍 몬순과 이로 인한 폭우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 해당 지역은 멕시코 국경도시인 소노라 주 아구아 프리에타 인근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사진은 장벽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밀려든 물살에 경첩이 부서지고, 마치 활짝 열린 대문을 연상케 할 만큼 기존의 장벽이 가졌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당시 “나보다 국경장벽을 더 잘, 저렴하게 짓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환경과 내구성 면에서 오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국의 환경단체인 와일드랜드 프로젝트 측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경장벽을 건설한 회사는 장기적인 내구성보다는 프로젝트 완료에만 관심이 있었다”면서 “댐과 같은 프로젝트는 환경에 피해를 주더라도 사회에 순이익이 되는 프로젝트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국경장벽은 그렇지 않음에도 공사가 강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가 국경장벽을 짓기 시작할 때 환경법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애리조나의 몬순시즌에 국경장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면서 “국경장벽은 돈 낭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로 인해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전임 대통령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벽 건설에 대한 중단을 명령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려던 계약 2건을 해지했다고 밝혔다.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장벽 계약을 해지한 첫 사례이며, 다른 계약들도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훼손된 부분을 포함해 이미 건설된 장벽들로 인해 국경지대의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손상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몬순에 의한 홍수로 장벽 일부가 무너진 것 역시 환경 파괴와 연관돼 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중단에 맞서 공화당이 이끄는 텍사스주는 장벽 건설 재개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한편 이 포함된 애리조나 남부 일부 지역은 최근 몬순으로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몬순 기후는 애리조나 주와 멕시코 북서부 사막지역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열기가 습한 대기와 만나 형성된 고온다습한 현상이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로 인해 홍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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