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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수래 공수처‘ 전면 쇄신 아니곤 답 없다

    [사설] ‘공수래 공수처‘ 전면 쇄신 아니곤 답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오는 21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출범했지만 지난 1년 공수처가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선인들의 경구 ‘공수래 공수거’에 빗대 ‘공수래(空手來) 공수처(空手處)’라는 야유와 힐난이 쏟아지겠는가. 공수처 1년은 ‘1호 사건’으로 삼았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불법채용 혐의로 기소한 것 외에는 사실상 성과는 없고,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 논란만 자초했는가 하면 ‘아마추어’ 수사력을 자인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평가처럼 신생 기관이 뿌리를 내리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어떤 기관인가. 20여년의 숙원 끝에 판검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엄단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라는 국민적 엄명이 하나로 뭉쳐 가까스로 결실을 맺은 것 아니었던가.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는 김진욱 공수처장과 구성원들이 공수처에 부과된 시대적 소명을 건성으로 받아들였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고발사주 의혹 수사와 관련해 2인자인 여운국 차장은 “우리는 아마추어”라고 무능을 자인하기까지 했다. 인권 친화적 수사기관이 되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검경의 편의주의적 수사 관행을 답습해 저인망식으로 통신자료를 조회해 사찰 논란을 자초했다. 이러니 공수처 찬성론자들에게서조차도 ‘존재 이유를 묻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대선 결과가 어떻든 공수처는 중대한 전환의 기로에 설 것이다.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없다면 결국 ‘공수래 공수거’하는 공수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새로운 1년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 깊은 자성을 바란다.
  • [열린세상]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작년 봄 어느 날 옥스퍼드대학 조지은 교수가 이메일 한 통을 보냈다. 옥스퍼드 사전에 오를 한국어 기원 단어에 대한 자문을 같이 해 보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흥미로운 제안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냈더니 며칠 후 담당 편집자인 다니카 살라자르 박사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자문에 응해 주어 고맙다는 내용과 함께 자문을 원하는 내용이 정리된 파일 두 개가 첨부돼 있었다. 파일을 열어 보고 전율을 느꼈다. 무려 26개나 한꺼번에 올라가게 되다니!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하게 된 것도 뿌듯했지만 살라자르 박사와 조지은 교수의 노력이 인정받게 된 것이 친구로서 무척 기뻤다. 맥락을 잘 알지 못한다면 겨우 26개를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권 이외의 지역에서 기원한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새말로 등재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옥스퍼드 사전이 2021년 9월 새로고침 내용을 발표하면서 한국어 기원 단어의 대거 등재를 보도자료로 만들어 전 세계에 배포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였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그 전에 옥스퍼드 사전에 올라간 한국어 기원 단어가 총 24개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초판이 나온 이후 약 100년간 올라간 것보다 더 많은 한국어 기원 표제어가 한꺼번에 등재된 것이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등재된 단어의 면면도 흥미롭다. 언어는 문화를 타고 스며드는 특성이 있음을 잘 보여 준다. 한류의 영향력을 대표하듯 ‘한류’와 ‘Korean wave’가 동시에 등재됐고 그 물결을 만든 ‘케이드라마’, ‘만화’, ‘먹방’, ‘트로트’는 물론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케이-’도 사전에 올랐다. ‘치맥’과 ‘피시방’이 한류의 물결을 타고 퍼졌으며 ‘애교’, ‘누나’, ‘오빠’, ‘언니’가 케이팝 팬들을 통해 국제어가 됐음을 알 수 있다. ‘반찬’, ‘불고기’, ‘동치미’, ‘갈비’, ‘잡채’, ‘김밥’, ‘삼겹살’과 ‘한복’을 통해 한국 문화가 영어권에 스며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콩글리시’가 영어 단어가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간 콩글리시라고 업신여김을 받았던 ‘스킨십’과 ‘파이팅’도 당당히 영어 단어로 인정받았다. 게다가 이제는 놀라움을 영어로 ‘대박!’이라고 표현해도 되는 때가 왔다. 정말 대박이다! 그런데 이번에 올라간 단어들이 최소 10년 전에 등장해서 살아남은 것들임을 고려한다면 26개의 등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단어들이 속속 등재될 것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인하며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두 가지를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는 정작 한국어 사전에는 ‘먹방’과 ‘치맥’이 없고 ‘대박’의 감탄사 용법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어 사용자들이 생생하게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고 용법인데도 그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단어의 등재 가치는 사용자의 사용 여부에 있는 것이지 사전 편찬자들의 가치판단에 달린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둘째는 영어의 외래어가 된 한국어를 보며 외래어 수용에 대해 더 입체적인 생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외래어에 대한 교조주의적인 배척과 무비판적인 수용의 극단적 모습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성찰이 필요하다. 교조주의적 배척은 다양성을 해치고 어휘 체계를 빈약하게 만든다. 무비판적인 수용은 언어를 어렵게 만들어서 언어 사용자들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게 한다. 더욱이 새말을 만드는 고유 기제를 위축시킴으로써 한국어 확장성을 훼손하고 그로 인해 종속이 고착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옥스퍼드 사전에 오른 한국어를 보며 한국어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때다.
  • 러시아의 연아神… 점프! 10번째 세계新

    러시아의 연아神… 점프! 10번째 세계新

    쿼드러플·트리플 악셀 능숙공인 8개·비공인 1개 신기록베이징 첫 올림픽… 金 0순위챔피언 나오는 날 ‘만15세 302일’역대 25차례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을 두 차례 이상 제패한 선수는 소냐 헤니(노르웨이·3회)와 카트리나 비트(동독·2회), 단 두 명뿐이다. 종목 특성상 전성기가 극히 짧아서 그렇다. 따라서 나이는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2006년생으로 만 16세가 되지 않은 ‘기록 제조기’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가 올림픽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말이 도전이지 베이징 여자 싱글 금메달은 주인이 가려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이다. 프리스케이팅이 마무리되면서 올림픽 여자 싱글 챔피언이 확정되는 다음달 17일, 발리예바의 나이는 만 15세 302일째가 된다. 시상대 한가운데 오른다면 그는 2014년 소치올림픽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2018년 평창올림픽의 알리나 자기토바(이상 러시아)에 이어 만 16세가 안 된 통산 8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된다.발리예바는 주니어 시절부터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 시즌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세계기록을 싹쓸이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공인 기록 8개와 비공인 기록 1개 등 총 9개나 된다. 쇼트프로그램 90점의 벽(90.45점)도, 프리스케이팅 180점 벽(185.29)도 그가 맨 먼저 허물었다. 총점도 유일하게 270점대(272.71점)를 보유했다.올림픽 여자 싱글은 ‘쿼드러플(4회전) 전쟁’이다. 그런데 그는 7개의 점프 과제 가운데 5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모두 뛴다. 동양 선수들이 허덕이는 트리플 악셀(3.5회전)은 말할 것도 없다. 발리예바는 지난 16일 에스토니아에서 끝난 유럽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을 ‘클린’하면서 보란 듯이 1위에 올랐다. 발리예바는 2019년 8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 프리스케이팅 1위를 차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국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18) 이후 쿼드러플 토루프를 랜딩한 두 번째 여자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3세 119일로 이 점프에 성공한 가장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선 편파 판정 의혹 속에 김연아(은퇴)의 2연패를 저지한 2014년 소치올림픽부터 두 대회 연속 러시아 어린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유럽선수권 2~3위에 오른 안나 쉐르바코바(18), 트루소바 등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베이징 금메달 ‘0순위’는 역시 발리예바다.
  • “어머니, 사랑은 검정이겠지요… 이 세상 모든 의미 합쳐졌으니”

    “어머니, 사랑은 검정이겠지요… 이 세상 모든 의미 합쳐졌으니”

    ‘어머니, 사랑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 주어진 모든 의미가 합쳐진 게 사랑 아닐까요.’ 한 장씩 이어지는 어머니에게 쓴 편지는 사모곡보다는 삶과 마음에 대한 고백이다. 앙드레 김과 함께 국내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의 상징이던 패션디자이너 이광희(70)씨가 ‘아마도 사랑은 블랙’(파람북)을 통해 어머니에게 배운 지혜와 태도로 일궈 간 시간들을 풀어냈다. 지난 14일 서울 남산의 ‘이광희 부티크’에서 만난 이씨는 “예전부터 나이 육십은 넘어야 내 이야기를 그나마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간 끼적인 수많은 메모를 처음 책으로 엮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머니한테는 헛소리를 해도 ‘네 말이 맞다’며 웃어 주실 테니 이렇게라도 용기를 내 봤다”고 덧붙였다. 딸들에게 특별하지 않은 어머니가 있겠냐마는 이씨에겐 어머니가 더 무거웠다. 하얏트호텔 의상실, 현대백화점 매장에서 시작해 정·재계 사모들이 맞춰 입는 옷을 짓는, 화려해 보이는 이씨의 겉모습과 어머니의 삶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전남 해남에서 교회와 보육원을 연 아버지 이준묵 목사 옆에서 간호사 출신이었던 어머니 김수덕씨는 평생 고아와 한센인 환자를 돌봤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네가 장한 거지, 나처럼 똑같이 몸빼 입고 일(봉사)하는 게 네 일은 아니다’라는 말씀에 짐을 조금 덜긴 했어도 오랫동안 어머니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다. 다만 삶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는 어머니를 꼭 닮았다. ‘꽃은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는데 사람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꽃 한 송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일기에 적으신 어머니였다. 나이 아흔에는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사시냐”는 딸의 물음에 “너는 지금 어느 선에 서 있느냐 하고 나 자신에게 묻지”라고 답하기도 한 어머니의 올곧음이 이씨에겐 평생 가르침이 됐다. ‘사람은 사람을 먹고 살아간다’, ‘오늘도 참아 봤느냐’ 등 어머니의 어록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줬다. 소위 상류층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꾸미면서도 사교는커녕 식사 한번 하지 않고 대통령 부인이든 재벌 안주인이든 반드시 숍에 와서 가봉을 해야만 했던 여러 원칙들도 어머니의 태도에서 비롯됐다. 이씨는 2009년부턴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희망고’(희망의 망고나무) 재단을 세워 마을을 가꾸고 있다. 망고나무 4만여 그루를 비롯해 학교, 교회, 한센인 마을까지 그의 마음이 닿고 있다. 그가 세운 초등학교엔 벌써 767명이 다닌다. “늘 ‘어머니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생각하며 살았다”는 이씨는 “(2003년 돌아가신) 어머니가 지금 저를 보신다면 ‘장하다’고 하실 것”이라며 웃었다. 모든 마음이 합쳐졌기에 사랑의 색깔은 검정이 아닐까, 어머니에게 물었던 이씨는 “희로애락, 생로병사도 모두 삶의 과정인데 모든 사람이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빠진 듯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울 때가 있다”며 “어머니에게 배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특히 청년들과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 바이든·기시다, 21일 첫 화상회담… 中 해양굴기 견제 논의할 듯

    바이든·기시다, 21일 첫 화상회담… 中 해양굴기 견제 논의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21일 첫 화상 정상회담을 한다. 대중국 견제와 대북 공조 등의 문제가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부와 경제, 국민의 유대가 심화할 것”이라며 미일 화상 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주춧돌인 미일 동맹의 힘을 강조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증진하는 데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17일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안전보장, 경제, 지역 정세나 지구 규모의 과제와 같은 공통의 중요 과제에 관해 미일 양국 수뇌 사이에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중국 견제를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놓고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일 양국은 화상 정상회담 일정 발표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두 나라가 중국의 해양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거나 비판할 때 쓰는 말이다. 최근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포위망 구축에 있어 일본 정부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으로 백악관 대면회담을 한 정상도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였으며 당시 논의의 중심도 대중·대북 공조에 맞춰진 바 있다.
  • 李 “개혁 본고장” 尹 “충혼의 도시” 安 “산업화 성공”… TK 표심 잡기

    李 “개혁 본고장” 尹 “충혼의 도시” 安 “산업화 성공”… TK 표심 잡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7일 나란히 재경 대구·경북(TK)인 행사를 찾아 TK와의 연고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파란색, 윤 후보는 빨간색, 안 후보는 주황색 등 각 당의 상징색 두루마기를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세 후보가 새해 들어 처음으로 같은 행사에 참석한 만큼 은근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세 후보 중 유일하게 경북이 고향이란 점을 집중 부각했다. 이 후보는 “고향 까마귀만 봐도 반갑다는 말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제 뼈와 살과 피를 만든 대구·경북이고, 제 조상들의 영혼이 숨 쉬고 있고, 저 또한 언젠가 묻히게 될 사람으로서 고향 선배님을 만나서 반갑고 벅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경북은 개혁 사대부의 본고장이고,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 역할을 했고, 민주주의를 위해 떨쳐 일어난 기개가 살아 있는 고장”이라며 “대구·경북 출신이란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통해서 인적 자원, 좋은 정책, 물적 자원을 네 편과 내 편, 좌와 우, 박정희와 김대중 정책으로 구분하지 말고 적재적소에 채택해 우리가 가진 역량을 발휘하면 새로운 발전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에 이어 단상에 오른 윤 후보는 박수와 환호가 나오자 “아까 이재명 후보님 나올 때보다 박수를 크게 쳐 주셔서 송구하다”며 농담 섞인 견제를 했다. 이 후보가 오를 때는 박수만 나왔었다. 윤 후보는 “저는 대구·경북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저희 시조께서 경주에서 도독을 지냈다”며 “저희 충남의 선조들이 안동의 퇴계 선생 제자들과 오랜 세월 학문 교류와 우정을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공직생활을 하면서 초임지부터 시작해서 대구에서 세 차례 근무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했다. 윤 후보는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지금은 대한민국을 지켜 온 대구·경북의 충혼과 저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 자율과 창의 경제로 국민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집안 뿌리가 경북 영주시 순응면”이라며 “양반 집안 후손이라는 자부심도 갖게 됐다”고 했다. 안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 살아보세’로 국민 통합을 해서 산업화가 성공했지만, (지금) 참 갈 길이 멀다”면서 “죄는 미워도 사람은 용서해야 한다는 화해와 관용의 정신이 부족하다. 제가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형집행 정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는 버림받은 도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여당은 누구를 내도 당선되기 힘드니까 포기하고, 야당은 누구를 내도 당선되니까 발전에 무관심한 도시가 됐다는 언론인 말씀이 제 가슴을 찔렀다”며 이·윤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 주말쯤 오미크론 우세종… 새달 말 최대 3만명 확진

    주말쯤 오미크론 우세종… 새달 말 최대 3만명 확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져 이번 주말이면 바이러스 검출률이 우세종 기준인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정부도 2주 내에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누적 확진자는 지난 15일 0시 기준 5030명(국내감염 2391명)으로 일주일 사이 2679명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된 비율도 지난해 12월 4주차(12~18일) 1.8%에서 지난주(9~15일) 26.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질병관리청의 분석모델에 따르면 이번 주말쯤 우세종화가 예측된다”면서 “특히 해외 입국과 지역 간 이동이 많은 설 연휴가 곧 다가와 오미크론 대유행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신규 확진자가 1만명 수준까지 증가하고, 2월 말에는 최대 3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사이 확진자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블링이 발생하면 1만명 확진은 한순간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거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0명 이상 발생하면 65세 이상 고령층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확진자 격리기간 10일에서 7일로 단축 등 오미크론 대응계획을 시행할 계획이다. 일반 환자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주 코로나19 위험도를 전국·수도권·비수도권 모두 ‘중간’으로 평가하면서도 “호남·경북·강원권은 오미크론 검출률이 30%로 지역사회 확산 양상을 보여 주고 있으며, 집단 사례가 다수 발생해 ‘n차 전파’가 지속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는 6명이다. 2명은 감염이 확인된 뒤 숨졌다. 나머지는 검체 확보가 어려워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역학조사 결과 감염이 의심되는 역학적 관련자였다. 위중증 환자는 7명으로, 이 중 10세 미만 소아가 1명이다. 소아 환자는 지난 4일 확진돼 산소 치료를 받고 있으며, 특별한 기저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
  • ‘국민 첫사랑’ 여기자 동거 등 사생활 의혹에 中 들썩

    ‘국민 첫사랑’ 여기자 동거 등 사생활 의혹에 中 들썩

    중국 ‘국민 첫사랑’의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다. 1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CCTV 소속 기자 왕빙빙(32)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퍼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왕 기자의 ‘흑역사’(黑料)를 파헤친 글들이 잇따라 확산했다. 왕 기자의 저조한 영어 성적표, 과거 사진 등을 담은 폭로 글은 ‘옌즈바오비아오’ 명성에 생채기를 냈다. 옌즈바오비아오는 ‘외모지수 최고치’라는 뜻의 중국 신조어다. ‘얼굴’을 뜻하는 옌과 ‘지수’를 의미하는 즈의 합성어 옌즈에, ‘폭발하다’는 뜻의 바오와 ‘계량기’를 의미하는 비아오의 합성어 바오비아오가 더해진 말이다.왕 기자는 비대면 시대 도래와 함께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 얼짱 인플루언서, ‘옌즈 왕훙’으로 떠올랐다. 현지 남성들은 왕 기자의 옌즈바오비아오를 거론하며 그를 ‘국민 첫사랑’이라 칭송했고, 왕이신문은 인기 비결로 귀여운 외모와 눈웃음을 꼽았다. 하지만 왕 기자의 사생활 의혹이 불거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먼저 중국 대학생 졸업 필수조건인 영어자격시험(CET) 4급에서 두 번이나 최하위급 점수를 받은 점은 그의 기자 커리어에 치명상을 안겼다. 4급 합격점이 425점인데 369점, 385점이 적힌 그의 성적표가 공개되자 학력 위조 얘기까지 나왔다.과거 왕 기자가 쓴 일기 형식의 블로그 글은 동거 및 이혼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해당 글에 따르면 왕 기자는 만 19세에 교제하던 남성과 동거 중 결혼했으나 얼마 후 이혼했다. 지금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 과거 사진 역시 성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련의 의혹과 함께 왕 기자의 ‘국민 첫사랑’ 이미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대신 ‘위선자’, ‘이혼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현지 남성들은 한결같이 “배신당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거에 이혼이라니 더럽다”, “이혼한 중고녀다”라는 험한 말도 쏟아졌다.물론 왕 기자를 옹호하는 여성과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은 “동거와 이혼이 창피한 일인가. 언제쯤 성 평등이 찾아오겠느냐”고 개탄했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두라”고 분노를 표했다. 언론도 자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중앙정법위원회 기관지 법제일보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공인에 대한 도 넘은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왕기자 본인은 이번 의혹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2012년 중국 지린성에 있는 국립 지린대학교에 입학, 방송을 전공한 왕 기자는 2016년 졸업 후 곧장 CCTV 기자로 입사해 지린성 지역 뉴스 전하고 있다.
  • ‘제1회 야핏컵 KYSA 유소년스키대회’ 성공리 개최

    ‘제1회 야핏컵 KYSA 유소년스키대회’ 성공리 개최

    “친구들과 좋은 추억 만들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어요”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낙준(10)군의 말이다. 한국유소년스키연맹(KYSA)은 지난 15일에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제1회 야핏컵 KYSA 유소년스키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취학 아동부터 중학생까지 비선수출신 200명의 스키 꿈나무들이 모여서 기량을 펼쳤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대회 운영본부를 미설치하는 한편,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방역 대책에 만전을 다했다. 행사는 모든 스키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초중급 슬로프에서 진행했다. 순위와 상관없이 결승점을 통과한 모든 선수들에게 대회 메달을 증정하고, 포디움을 설치하여 대회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도록 유도했다. 약 500만원 상당의 경품도 순위가 아닌 참가선수들의 추첨으로 증정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 메타버스 홈트래이닝 기업인 야나두 핏(야핏)과 글로벌 GPS스마트워치 브랜드인 가민코리아가 도움을 줬다. 김상욱 한국유소년스키연맹 이사장은 “매달의 색깔과 순위보다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면서 “유소년 행사를 통해서 국내 스키 산업의 저변확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유소년스키연맹은 ‘안전한 스키·재미있는 스키·배우는 스키’를 바탕으로 유소년들이 보다 더 친숙하게 스키를 접할 수 있도록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 안철수, 김건희 ‘7시간 통화’에 말 아껴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 안철수, 김건희 ‘7시간 통화’에 말 아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 보도에 대해 “국민께서 판단하실 문제”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17일 복지국가실천연대 초청 대선후보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된 김씨 통화 녹취 보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를 언급한 것이 윤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안일화라는 이야기가 시중에 돈다는 말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해 올해 607조원 규모의 본예산 항목을 조정해 지원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면서 “1월에 추경을 새롭게 해서 국채를 새롭게 발행하는 게 아니라 올해 사업 중에서 구조조정이 가능한 것들을 다 점검하고 긴축적으로 운영하면 충분히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1월 추경’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제가 작년 연말에 코로나19에 대해서는 특별회계를 도입하고, 그 재원은 30조원 정도로 하자고 이미 제안한 바 있다”면서 “지금 현재 사상 최대 규모를 가진 예산이 아닌가. (항목 조정으로) 필요한 만큼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 필요성을 지적한 배경에 대해선 “지금 가계부채 수준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연착륙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제1금융권뿐 아니라 제2금융권이 훨씬 더 문제가 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여러가지 방법을 정부에서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북한의 선제타격론’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낸 데 대해선 “선제타격이란 말이 ‘작전계획 5015’에 나오는 말인데 작계 5015는 전시작전권을 대한민국이 갖고 있을 때 그 시행 방법에 대한 계획이다. 그러니까 그게 지금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선제타격까지도 고민할 정도의 상황이면 벌써 굉장히 위기 상황이고 급박한 상황 아니겠나. 그러면 당연히 미국과 함께 협의해서 한미공조를 통해 같이 결정하고 같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 서울의소리 “김건희, 조국 구속 발언…검찰총장인 줄”

    서울의소리 “김건희, 조국 구속 발언…검찰총장인 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7시간 통화 녹음을 제공한 서울의소리 측이 MBC 보도에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면서 “괜히 줬나 이런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씨가 통화 중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좀 가만히 있었으면 우리가 구속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예로 들며 “정말 충격적인 말이다. 김건희씨가 검찰총장이었나”라고 물었다. 윤석열 측은 “누나-동생 하는 사적 대화 방송한 MBC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라며 “이재명 ‘형수 욕설’도 심층취재하고 보도할 건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국의 적은 민주당” 발언 뒤엔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건희씨가 이런 얘기를 한다.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좀 가만히 있었으면 우리가 구속시키려 하지 않았다’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검건희씨와 상의를 했다는 거나 아니면 (윤 총장이) 김건희씨한테 그런 의향을 내비쳐서 김건희씨가 그런 얘기를 했을 거라 이렇게 본다”고 주장했다. 전날 MBC가 공개한 김씨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발언은 “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여권 인사들이)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공격했지”,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키워가지고,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었지만 그 뒤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는 것이었다. 백은종 대표는 “이분하고 대화하면 누구나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겠구나. 김건희씨 모든 말이 다 진실인 마냥 그런 착각이 들었다”며 김건희씨의 화술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김씨에게 사적으로 접근해 통화한 뒤 녹음한 것이 취재기술이냐는 질문에는 “김건희씨한테 끌려가는 척하면서 취재를 한 것은 취재의 기술적인 부분이라 윤리 부분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아니라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형수 욕설’도 취재하고 보도할 건가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는 같은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적 대화를 방송으로 내보내서 정치적 중립성을 이미 훼손한 점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석 특보는 “반론을 하려고 해도 방송 내용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라며 “MBC는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부분에 대해서도 이렇게 심층 취재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할 계획이 있는가, 계획이 만약에 없다면 이재명 후보 형수 욕설은 공적인 판단이 필요하지 않다는 거냐 질문하고 싶다. 답변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서강대 교수(매체경영)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당신을 위해 죽을 사람 있나요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고 한다. 1703년 3월 4일 도쿠카와 막부 시절 47명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의 무덤에 마지막 예를 갖춘 뒤 차례로 할복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무사들이 뿌린 붉은 선혈은 폭설에 묻혔으나 훗날 강호에 전해지면서 가부키로, 연극으로, 영화로 되살아나 일본인들의 전설이 된다. 주신구라(忠臣?) 얘기다. 한국에 홍길동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주신구라가 있다. 다만 홍길동전이 픽션인 데 반해 주신구라는 팩트라는 점이 다르다. 주신구라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1701년 흔히 에도시대로 불리던 도쿠카와 시대 아코성의 성주 아사노 나가노리는 막부의 참근교대제도(參勤交代制度)에 따라 자신의 성을 떠나 쇼군이 사는 에도에 가 있었다. 이 제도는 각 번의 다이묘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잡아 둠으로써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에도시대 쇼군들은 암살을 우려해 절대 궁내에서 칼을 뽑지 못하게 했고 뽑은 무사는 자결을 명받았다. 아사노는 또 다른 번주 기라 요시나카가 번번이 모욕을 주자 결국 칼을 뽑았고 할복을 명받게 된다. 주군의 시신을 인계받은 47인의 사무라이들은 2년간 낭인으로 뿔뿔이 흩어져 절치부심 복수를 다짐한다. 결국 2년 뒤 이들은 원수 기라를 죽이고는 주군의 무덤에 가서 잔을 바치고 할복한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갖은 고생 끝에 복수하고 주군의 무덤에서 할복까지 했을까. 결국은 인간 관계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웅변하고 있다. 혈기방장하던 이십대 나는 처음 주신구라를 읽으며 아사노가 도대체 어떻게 부하들을 대했을까 하는 의문에 밤잠을 설쳤다. 어찌 보면 그는 배반, 음모가 난무하던 에도시대에 부하로부터 절대적으로 사랑받은 행복한 번주가 아니었을까. 뜬금없이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본인의 의리를 미화하려는 게 아니다. 생명까지 내던진 사무라이들의 충성심에 감탄해서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적인 복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차대전 직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는 주신구라가 지닌 지독한 복수 정신에 충격을 받고 공연 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를 비판하거나 평가절하하기에는 주신구라가 던지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과 인간에 대한 충성에 무게를 두는 유교사상은 서양으로 치면 플라톤의 조화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떠한 경우든 동아시아인들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서양과 달리 의리와 신의로 뭉쳐진다. 그래서 “서양은 시스템, 동양은 인사”란 말이 나오고 인사가 만사, 용인술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윤석열 후보의 가벼운 처신에 탄식하게 된다. 필요하다 싶으면 영입 운운하다가 주위에서 뭐라 그러면 내뱉는 그에게서 대선후보의 풍모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치 한 건 한 것처럼 큰소리로 알리다가 어느 순간 눈물 흘리며 떠나가게 만든다(신지예). 영입한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더니 반대편에서 비판하자 일방적으로 해촉했다가 도움이 필요하자 재영입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한 김종인, 이준석 파동도 비슷하다. 사람을 이렇게 감탄고토식으로 대하면 따를 사람은 없다. 정상배들만이 득실거릴 뿐 아사노를 지키는 사무라이 같은 사람은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대조적이다. 문 대통령은 친노 세력을 규합, 와신상담 때를 기다렸다가 정권을 잡았다.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강력한 연대감은 자기 진영의 비리와 부정을 감추기에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정권 탈환을 열망하는 보수 세력은 ‘참을 수 없는 윤석열의 가벼움’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 새달 9일 베일 벗는 갤럭시S22 100만원 넘을까

    새달 9일 베일 벗는 갤럭시S22 100만원 넘을까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가 다음 달 초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탓에 출고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16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월 9일 오전 10시(미국 동부 시간 기준) 갤럭시 언팩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간으로는 10일 0시에 공개된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갤럭시S22, 갤럭시S22플러스, 갤럭시S22울트라 등 3가지로 구성될 전망이다. 모두 전작보다 사진과 동영상 기능이 강화됐고, 특히 후면 카메라와 전체적인 디자인을 차별화한 갤럭시S22울트라는 지난해 출시를 건너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갤럭시S21울트라가 S펜 사용만 지원했던 반면, 갤럭시S22울트라는 S펜 내장형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S펜은 갤럭시노트20에 비해 반응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등 사용성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애초 신규 기본 모델의 가격을 전작 5G 모델 기준 99만 9900원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 대란 여파로 출시 가격이 1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외신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이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5G 이동통신 모뎀 칩, 와이파이 칩 등 스마트폰 부품 가격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공개 직후 예약 판매가 시작되지만 실제 출시는 2월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출시 전 제품의 스펙과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박범계, 정권 말에 내 편 알박기?… 검사장 2명 승진 가능성에 ‘시끌’

    박범계, 정권 말에 내 편 알박기?… 검사장 2명 승진 가능성에 ‘시끌’

    검찰인사위원회가 오는 21일 소집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세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권 말 검사장 인사를 강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법조계 안팎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전문가를 승진 대상자로 거론한 점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고 관심이 높은 우수자원을 뽑아 보려 한다”고 언급했다. 광주고검·대전고검에 각각 한 자리씩 검사장급 자리가 비었는데 그곳에 중대재해 전문가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 내부에선 “도대체 누굴 염두에 둔 말이냐”며 중대재해 전문가 찾기에 혈안이 됐다.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사법연수원 28~30기 중에서는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정영학(29기) 울산지검 차장, 임현(28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이 노동 사건을 다루는 ‘공안통’이라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이 중대재해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인가를 놓고서는 이견이 있다. 한 현직 검사는 16일 “중대재해 전문가가 승진 대상자 중에 있다 해도 그들을 왜 하필 대전·광주고검에 배치해야 하는지 설명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서 결국 외부 수혈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고검 검사장급은 판사나 변호사로 10년 이상 재직했던 인물 중에서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고검 차장검사에 외부인이 기용된 적은 없어 실제 외부수혈을 감행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 검사장 축소 기조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만약 광주고검과 대전고검의 차장 검사 승진 인사가 강행되면 현재 42명인 검사장급 이상은 44명으로 늘어난다. 2017년 현 정부의 첫 검사장급 인사 당시 외부 개방직을 제외하면 검사장급 이상이 현재와 같은 42명이었는데 정권 말에 인원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광주고검 차장은 2020년 1월부터 공석이었고, 대전고검 차장은 2019년 7월 인사가 한 번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빈자리였다. 검찰 관계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고자 대전고검은 제외하고 광주고검 한 자리만 승진시킨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선 전 ‘알박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장관이 마지막으로 자기 사람을 챙겨 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변호사는 “자신이 중용해 쓸 수도 없는 상황인데 무리해서 승진 인사를 하는 것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정부를 위해 인사권을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 “‘어차피 죽었다’는 댓글에 말 못 이어”… 광주 실종자 가족의 호소

    “‘어차피 죽었다’는 댓글에 말 못 이어”… 광주 실종자 가족의 호소

    16일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 앞에서 만난 김모(25)씨의 귀와 손은 찬 바람을 얼마나 맞았는지 빨갛게 변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오기 전에는 천막을 떠날 수가 없다는 김씨는 “제발 구정(설날) 전에는 돌아오시길 바랄 뿐이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와 꼭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다”며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한 지도 10년이 넘은 김씨 아버지(56)는 사고 당시 지상 28층에서 소방설비 설치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지하에서 주로 작업을 하다가 최근 들어 고층부인 지상 28~29층에서 일을 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그는 “아버지가 집에 오면 ‘다리가 너무 아프다’, ‘너무 춥다’, ‘쉬고 싶어도 못 쉬겠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지난 11일 실종자 6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김씨는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사고·수색 상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아버지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신호음만 들릴 뿐이었다. 신호음은 그날 오후 11시 30분에 끊어졌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기한 없는 기다림에 가족들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가 오전에 갑자기 코피를 쏟으셨다”면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사고 현장은 제가 지키겠다고 하고 어머니를 숙소에서 쉬시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방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희를 위해 헌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장비 문제로 수색이 지연될 때엔 답답한 마음을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다시는 없어야 할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친구 같은 사람이었고, 어머니에게는 다정한 남편이었다. 김씨 부모는 사고 전날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반지를 맞췄다. 그런 아버지를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김씨는 “차마 말이 안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기사 댓글 중에 ‘어차피 죽었는데’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너무 말이 안 나온다”면서 “일하러 간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남은 가족들의 입장을 제발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안모(45)씨는 “지상에 있는 적재물을 제거하고, 기울어진 상태로 건물 외벽과 연결된 타워크레인을 해체한 이후 외벽이 무너져 내린 지상 23~38층 상층부 적재물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가족들 입장에서는 최소한 실종자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라도 알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뭔가를 해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뭐라도 해 보겠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모든 역량을 다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박범계, 정권 말에 내 편 알박기? 검사장 2명 승진 가능성에 ‘시끌’

    검찰인사위원회가 오는 21일 소집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세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권 말 검사장 인사를 강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법조계 안팎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전문가를 승진 대상자로 거론한 점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고 관심이 높은 우수자원을 뽑아 보려 한다”고 언급했다. 광주고검·대전고검에 각각 한 자리씩 검사장급 자리가 비었는데 그곳에 중대재해 전문가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 내부에선 “도대체 누굴 염두에 둔 말이냐”며 중대재해 전문가 찾기에 혈안이 됐다.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사법연수원 28~30기 중에서는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정영학(29기) 울산지검 차장, 임현(28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이 노동 사건을 다루는 ‘공안통’이라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이 중대재해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인가를 놓고서는 이견이 있다. 한 현직 검사는 16일 “중대재해 전문가가 승진 대상자 중에 있다 해도 그들을 왜 하필 대전·광주고검에 배치해야 하는지 설명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내부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서 결국 외부 수혈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고검 검사장급은 판사나 변호사로 10년 이상 재직했던 인물 중에서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고검 차장검사에 외부인이 기용된 적은 없어 실제 외부수혈을 감행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 검사장 축소 기조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만약 광주고검과 대전고검의 차장 검사 승진 인사가 강행되면 현재 42명인 검사장급 이상은 44명으로 늘어난다. 2017년 현 정부의 첫 검사장급 인사 당시 외부 개방직을 제외하면 검사장급 이상이 현재와 같은 42명이었는데 정권 말에 인원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광주고검 차장은 2020년 1월부터 공석이었고, 대전고검 차장은 2019년 7월 인사가 한 번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빈자리였다. 검찰 관계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고자 대전고검은 제외하고 광주고검 한 자리만 승진시킨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선 전 ‘알박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장관이 마지막으로 자기 사람을 챙겨 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변호사는 “자신이 중용해 쓸 수도 없는 상황인데 무리해서 승진 인사를 하는 것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정부를 위해 인사권을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 “‘어차피 죽었다’는 댓글에 말 못 이어”… 광주 실종자 가족의 호소

    16일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천막 앞에서 만난 김모(25)씨의 귀와 손은 찬 바람을 얼마나 맞았는지 빨갛게 변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오기 전에는 천막을 떠날 수가 없다는 김씨는 “제발 구정(설날) 전에는 돌아오시길 바랄 뿐이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와 꼭 명절을 함께 보내고 싶다”며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한 지도 10년이 넘은 김씨 아버지(56)는 사고 당시 지상 28층에서 소방설비 설치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지하에서 주로 작업을 하다가 최근 들어 고층부인 지상 28~29층에서 일을 했다는 게 김씨 설명이다. 그는 “아버지가 집에 오면 ‘다리가 너무 아프다’, ‘너무 춥다’, ‘쉬고 싶어도 못 쉬겠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지난 11일 실종자 6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김씨는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사고·수색 상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아버지에게 계속 전화를 했지만 신호음만 들릴 뿐이었다. 신호음은 그날 오후 11시 30분에 끊어졌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기한 없는 기다림에 가족들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가 오전에 갑자기 코피를 쏟으셨다”면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사고 현장은 제가 지키겠다고 하고 어머니를 숙소에서 쉬시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방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희를 위해 헌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면서도 “장비 문제로 수색이 지연될 때엔 답답한 마음을 견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다시는 없어야 할 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친구 같은 사람이었고, 어머니에게는 다정한 남편이었다. 김씨 부모는 사고 전날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는 반지를 맞췄다. 그런 아버지를 함부로 말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김씨는 “차마 말이 안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기사 댓글 중에 ‘어차피 죽었는데’라는 댓글을 볼 때마다 너무 말이 안 나온다”면서 “일하러 간 가족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남은 가족들의 입장을 제발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안모(45)씨는 “지상에 있는 적재물을 제거하고, 기울어진 상태로 건물 외벽과 연결된 타워크레인을 해체한 이후 외벽이 무너져 내린 지상 23~38층 상층부 적재물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가족들 입장에서는 최소한 실종자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라도 알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뭔가를 해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뭐라도 해 보겠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실종자 수색과 구조에 모든 역량을 다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광주 오세진 기자
  • 검사장 인사 결국 강행?…정권 말 인사가 비판받는 이유는

    검사장 인사 결국 강행?…정권 말 인사가 비판받는 이유는

    검찰인사위원회가 오는 21일 소집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세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권 말 검사장 인사를 강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법조계 안팎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전문가를 승진 대상자로 거론한 점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고 관심이 높은 우수자원을 뽑아 보려 한다”고 언급했다. 광주고검·대전고검에 각각 한 자리씩 검사장급 자리가 비었는데 그곳에 중대재해 전문가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후 검찰 내부에선 “도대체 누굴 염두에 둔 말이냐”며 중대재해 전문가 찾기에 혈안이 됐다.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사법연수원 28~30기 중에서는 진재선(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정영학(29기) 울산지검 차장, 임현(28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이 노동 사건을 다루는 ‘공안통’이라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이 중대재해에 전문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인가를 놓고서는 이견이 있다. 한 현직 검사는 16일 “중대재해 전문가가 승진 대상자 중에 있다 해도 그들을 왜 하필 대전·광주고검에 배치해야 하는지 설명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일각에서는 내부에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서 결국 외부 수혈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고검 검사장급은 판사나 변호사로 10년 이상 재직했던 인물 중에서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여태까지 고검 차장검사 자리에 외부인이 기용된 적은 없어 실제 외부수혈을 감행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 검사장 축소 기조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만약 광주고검과 대전고검의 차장 검사 승진 인사가 강행되면 현재 42명인 검사장급 이상은 44명으로 늘어난다. 2017년 현 정부의 첫 검사장급 인사 당시 외부 개방직을 제외하면 검사장급 이상이 현재와 같은 42명이었는데 정권 말에 인원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광주고검 차장은 2020년 1월부터 공석이었고, 대전고검 차장은 2019년 7월 인사가 한 번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빈자리였다. 검찰 관계자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하고자 대전고검은 제외하고 광주고검 한 자리만 승진시킨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선 전 ‘알박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장관이 마지막으로 자기 사람을 챙겨 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 변호사는 “자신이 중용해 쓸 수도 없는 상황인데 무리해서 승진 인사를 하는 것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정부를 위해 인사권을 양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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