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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나 접종 나흘 만에 40대 아버지 사망…기저질환 없었다”

    “모더나 접종 나흘 만에 40대 아버지 사망…기저질환 없었다”

    전북 군산에서 40대 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한 이후 나흘 만에 숨졌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모더나 백신 1차 접종 이후 사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께서는 지난달 23일 군산의 한 내과에서 모더나 1차 백신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접종 3일 차에서 4일 차로 넘어가는 27일 오전 1시쯤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곧바로 피가 섞인 구토를 한 이후 쓰러졌고, 그 자리에서 심정지가 와 오전 3시쯤 결국 사망 통보를 받았다”며 “응급실 의사는 평소 아버지가 다니던 병원에서 받은 혈소판 수치보다 70% 가까이 낮아져 있다며 ‘혈소판의 비정상적 감소는 백신의 영향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아버지는 평소 앓고 있는 기저질환이나 다른 질병은 전혀 없었다”며 “되레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꾸준히 먹고, 주말이면 등산을 하거나 어머니와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도 활발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이제 겨우 11살인 동생과 하루아침에 가장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두고 43세라는 나이에 갑작스레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정확한 원인 규명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 [사설] 특성화고 실습생 현장실습 중에 또 사망하다니

    전남 여수의 요트 선착장에서 특성화고 3학년인 현장 실습생이 잠수 작업 과정에서 숨졌다. 이 학생은 바닷물 속에 들어가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 목숨을 잃었다. 배 바닥의 이물질 제거는 잠수기능사나 잠수산업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잠수사도 2인 1조 원칙을 지켜서 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자격증이 없는 것은 물론 물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했다는 실습생을 홀로 수중 작업에 투입했다니 죽음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특성화고 실습생의 참변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12월 제주의 생수 제조업체에서 특성화고 실습생이 압착기에 끼여 숨지자 정부는 현장실습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다. ‘선도기업’에만 고3 실습을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기업의 참여가 저조해지자 교육부는 1년도 지나지 않아 규제를 완화했고, 그 결과 여수 참사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이번에도 해당 기업에는 안전 수칙이 있었다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규제를 완화하면서 기업에 현장실습 담당자를 두어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했었지만, 이것도 빈말이었다. 한국 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산업안전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이 3년 유예돼 누더기 법이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성화고 학생의 실습 대상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니 가장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현장실습을 해야 특성화고 재학생의 취업률도 높아진다. 그래도 기초적인 안전도 확보되지 않은 현장으로 고등학생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 실습생에게 안전한 실습의 기회를 보장하지 못하면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큰소리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특성화고 실습생에게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 안전한 현장 경험을 쌓도록 지원해야 한다. 몇 만원 아끼겠다고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사업주를 사라지게 하려면 중대재해법을 원칙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 [윤석년의 소통 가게] 호칭과 직함/광주대 교수

    [윤석년의 소통 가게] 호칭과 직함/광주대 교수

    요즘처럼 그 흔한 휴대전화는 고사하고 집전화도 부족한 1970년대 도심 다방에서는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여러 명이 앉아 전화벨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사장님 전화”라는 전갈에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으려고 일어났다. 당시 다방은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몰라도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손님이 대다수였다. 통상 처음 보는 사람을 부를 때 어떤 호칭이나 직함을 사용할까 망설일 때가 더러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이름을 모르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 때 어떤 직함을 붙여야 할지 난감하다. ‘저기요’ 혹은 ‘이보세요’라고 상대방을 부르기도 한다. 잘못된 호칭을 썼다가 험한 인상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일상생활이 아닌 사회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호칭이나 직함 사용은 상대방과 관계를 맺으려는 소통의 첫 번째 관문이다. 군대나 경찰 같은 조직에 있는 사람의 호칭과 직함은 성 뒤에 계급을 붙이면 간단하다. 또 명함을 주고받으면 명함에 있는 성과 이름에 직함을 붙여서 부르면 된다. 성에 직함을 붙이는 것도 상대방이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제주의 한 국립대학을 방문할 때였다. 동행한 교수님이 당시 부씨 성을 가진 학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호칭을 성에 직함을 붙여 “부교수님”이라고 불렀다. 학장인 분의 직함이 조교수, 부교수가 아닌 정교수인데도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대학에서 조씨 성을 가진 교수는 만년 ‘조교수’이고, 정씨 성을 가진 교수는 항상 ‘정교수’로 불린다는 말이 있다. 또 하나는 특정 교수의 직함에 대한 경험이다. 대학원 재학 중 타 대학 대학원생과 합동 강의를 진행할 때였다. 당시 필자가 다니는 대학에서는 전공 교수들을 통상 ‘교수님’ 혹은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타 대학 대학원생들은 강의를 맡은 교수님을 꼬박꼬박 ‘박사님’이라고 불렀다. 왜 그런지 슬쩍 물어봤더니 합동 강의를 맡은 분이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어서 박사님이라는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였다. 질문할 때 ‘박사님’이라는 직함에 익숙하지 않아서 무척 생소했다. 필자도 대학에서 오래 강의를 하면서 불리는 호칭과 직함이 다양하다. ‘윤교수’라는, 직업과 직함이 같은 호칭에 익숙하지만, 학교에서 이런저런 보직을 맡으면서 여러 직함이 따라붙는다. 보직이 바뀌어 새로운 직함이 불릴 때마다 낯설다. 1년 동안 학회장을 할 때는 학회원들로부터 ‘회장’이라는 호칭도 따라붙었다. 서너 달 전 백신 예방주사를 전화로 예약하면서 간호사의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어르신’이란 호칭을 듣고 갑자기 내가 늙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어르신’ 대신 이름을 불러 줘 오히려 반가웠다. 사회생활에 다소 둔감한 대학에 있다 보니 호칭과 직함 사용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위원회 심사와 자문 활동을 할 때 담당자의 직위와 직급을 혼동해 호칭을 잘못 부른 일이 더러 있다. 과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한 것도 모른 채 성에 과장을 붙이다가 눈총을 받곤 한다. 부장에서 이사로 승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부장 호칭을 입에 달고 있어서 가끔 핀잔을 듣는다. 행정직 중 장·차관, 실장이나 국장, 입법부의 국회의원, 사법부의 법원장, 검찰의 검사장, 기업의 대표이사 그리고 대학의 총장과 학·처장, 학교의 교장과 교감 등을 지낸 분들은 현역에서 최고의 직위를 누린 분들이다. 이런 직함을 가졌던 분들 중 은퇴 후 후배들에게 허구한 날 ‘라때’ 타령을 하면서 과거 직함에서 헤어나지 못한 분들도 종종 있다. ‘장강의 앞물’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뒷물’에 자리를 내어 준다는 자연스러운 사실을 받아들일 때다.
  • [글로벌 In&Out] 조선을 세계에 알린 19세기 중반 러시아 탐험가들/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조선을 세계에 알린 19세기 중반 러시아 탐험가들/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인류는 호기심 많은 존재이다. 시대, 국가, 민족을 막론하고 언제나 그랬다. 공익을 위하여 혹은 개인의 야망을 이루고자, 안정된 삶을 버린 채 투신해 세계에 대한 인류의 지식을 넓혀 주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그 선구자들도 시대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이 살던 사회의 물질적 토대, 개방성 등 조건에 따라 자기 소망을 이룰 가능성도 달랐다. 15세기 ‘대발견의 시대’에 들어온 유럽은 점차 자본주의의 궤도에 들어서면서 각지에 대한 탐험·연구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조선의 지리와 풍습 등을 기록하고 서양에 소개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19세기 러시아의 탐험가들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19세기 중반 열강들이 아시아에 진출해 있었을 때 조선은 외부 세계와의 교역을 금지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조선인의 풍습과 사회는 물론이고 그 지리, 식물상과 동물상조차 조사하는 것이 극히 어려웠고 개항 이전의 조선인 지식인들과의 교류도 거의 불가능했다. 한국 해역에 대한 러시아인의 체계적 연구의 역사는 19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05년, 세계일주 중이었던 러시아 탐험가 크루젠슈테른은 ‘나데즈다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에서 출항해 동해의 북부를 체계적으로 조사했다. 조선을 멀리서밖에 바라보지 못했던 크루젠슈테른도 조선의 중요성을 잘 인식할 수 있었다. 그가 1810년에 출판한 책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유럽인들의 동아시아 진출의 속도를 보면 북위 36도에서 42도까지의 조선의 연안도 미지의 땅으로 오래 남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살고 있는, 아직까지 우리가 만난 적이 없는 민족과의 무역은 일본에서 절대로 볼 수 없는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재미있게도, 나가사키에 도착한 크루젠슈테른은 일본 번역관에게 조선반도에 일본 천황의 땅이 있다고 들었지만 다 거짓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았다고 한다. 한반도 동해 연안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1852~1855년에 진행된 푸탸틴이 지도한 팔라다호 탐험에 의해 이루어졌다. 나가사키에서 출항한 팔라다호는 부산에서 두만강까지의 동해 연안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기존 지도의 수많은 오류를 거쳤다. 그 탐험의 결과 1857년 당시 가장 자세한 한반도 동해 연안의 지도가 나왔고 1858년에는 그 탐험에 참가한 곤차로프라는 작가가 ‘전함 팔라다’라는 책을 출판했다. 조선에서 오랫동안 머물지 못해서 자세한 연구는 못했으나 조선인의 민족성이 중국, 일본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과 조선인들이 교역하는 것을 좋아해서 러시아와 조선이 관계를 하루빨리 맺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함 팔라다’는 오늘날에도 문호개방 이전의 조선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최근 한국어 번역본도 나왔다. 러시아인에 의한 한반도 조사는 바다뿐만 아니라 육로로도 진행됐다. 1867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리학자인 프르제발스키가 우수리 지방을 조사하면서 조·러의 국경을 넘어 함경북도 경흥까지 방문했다. 당시 조선 북부에서 기근이 빈발했기 때문에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방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서 국경을 넘어가려는 조선인들을 발견 즉시 처형하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엄금에도 불구하고 겨울 들어 두만강이 얼어붙으면 조선인들은 밤에 국경을 넘어 국경 초소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을 방문해 교역하면서 사이 좋게 지내기도 한다고 했다. 프르제발스키는 직접 본 조선의 전통 장례식에 대한 자세한 기록도 남겼다. 또한 경흥 부사(府使)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방 관료지만 호기심이 많고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역사까지 잘 알고 있다는 것에 프르제발스키는 감탄했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어진향초와 노각나무/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어진향초와 노각나무/작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간호사는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내주며 무리하지 말고 며칠 푹 쉬라고 주의를 주었다. 병원을 나오는데 어디에선가 한약 냄새가 옅게 풍겨 왔다. 마스크를 껴도 세상의 이런저런 냄새가 여전히 흘러들어왔다. 둘러보니 근처 빈 점포 앞에서 한약재를 팔고 있었다. 진열해 놓은 가짓수만 해도 수백 종류. 영지버섯 같은 기생식물을 필두로 대부분 나무의 뿌리나 잎, 열매, 아니면 나무 자체였다. 향기의 진원지는 이름도 낯선 어진향이라는 차 묶음이었다. 향만으로도 이 세상의 향기가 아닌 듯했다. 주인의 말에 의하면 끓여 마시면 온몸에서 향기가 난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해 가면서 향기를 내뿜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인은 마수걸이를 하지 않았다며 다른 한약재를 여럿 권했다. 그중 27가지 성분이 들어 있다는 영양 덩어리 노각나무를 샀다. 주인은 산삼과 맞먹는다며 효능을 장담했다. 보리차를 끓일 때 넣어서 우려 마시면 손쉽게 먹을 것도 같았다. 노각나무를 가방에 넣고 집 쪽으로 걷는데 노상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밖으로 내놓은 플라스틱 의자가 대여섯 개뿐인, 인근에서 가장 작은 ‘코딱지’만 한 카페였다. 그 앞을 오랫동안 지나다녔지만 나는 한 번도 그 자리에 앉아 보지 못했다. 코로나 이후 쿠팡 배달원들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늘 앉아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경계심 없이 무관심하면서도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자세로 태평하게 앉아 있었다. 손님들의 표정을 보며, 얼굴도 모르는 주인의 성품을 미루어 짐작해 보곤 했다. 문득, 푹 쉬라는 간호사의 말이 떠올랐다. 벼르던 일처럼 비어 있는 일인용 의자에 노각나무가 든 가방을 먼저 내려놓았다. 그들처럼 앉아 있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물론이지요.” 사실 주인과의 대면에 약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미루어 짐작을 해왔던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느닷없이 한약 재료상에서 맡았던 어진향초가 떠올랐다. 녹차라테를 주문한 뒤 사거리를 향해 놓여 있는 일인용 의자에 앉았다. 잠시 뒤 음료수를 받아든 나는 턱을 괸 채 밖을 내다보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어 보시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그래도 될까요?” “저도 벗을게요.” 잠시 마스크를 벗은 그녀와 나는 서로를 보고 이유도 없이 환하게 그냥 웃었다. 옆자리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자신은 친구를 기다린다며 말을 걸었다. 엄지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어쩌다가 다쳤느냐고 물었다. 식당에서 파 채를 썰다가 다쳤다는 말에 나는 노각나무 이야기를 꺼냈다. 그녀들이 보자고 해 손가락 마디 크기로 무뚝뚝하게 잘린 노각나무를 꺼내 놓았다. 집이 먼 것도 아닌데 안식처라도 발견한 듯 나는 그녀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 [기고] 국가유공자 어머니의 ‘눈물’/황기철 국가보훈처장

    [기고] 국가유공자 어머니의 ‘눈물’/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오늘은 최고의 날”. 올해 초, 생때같은 자식을 나라에 바친 국가유공자 어머니께 감사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 찾았을 때 오히려 그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리며 “명패를 아들이라 생각하시라”고 하자, 참았던 눈물로 대답을 대신했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손을 잡아드리고 돌아오는 길,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보훈’이 그 깊은 상처를 조금이라도 감싸 안고 있다는 생각에 무거웠던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고 슬픔의 세월을 견뎌내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국가를 위한 희생은 반드시 기억되고 보답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국가와 보훈의 책무라는 것을 다시 새기게 된 일이었다. 그간 보훈은 그러한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며 여성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확대, 미등록 참전유공자 발굴, 생계 곤란 참전유공자 장례비 지원, 보훈급여금 인상, 의료비 감면, 각종 의료·재활·요양 인프라와 국립묘지 확충 등 부문별 성과도 많다. 홍범도 장군과 하와이에서의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도 정부의 ‘무한책임’ 의지를 보여 줬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 보훈은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 확장돼야 한다. 국가보훈처 예산은 매년 늘어 2022년에는 5조 8530억원이 편성됐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등의 보상금과 각종 수당을 5% 인상하고, 부모 모두가 사망한 전몰·순직군경 자녀의 자립을 위해 보상금 수령 연령을 만 19세 미만에서 만 25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전국 보훈위탁병원을 늘리고, 위탁병원 약제비 지원 대상도 넓혀 평생건강을 도울 예정이다. 여기에 우리의 땅과 영해, 영공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피땀을 흘렸던 제대군인과 의무복무자에 대한 지원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소중한 자식을 가슴에 묻은 국가유공자 어머니의 눈물을 기억하고 닦아드리는 보훈, 국가유공자를 비롯한 보훈가족, 국민들의 기대와 믿음에 답하는 ‘든든한 보훈’을 위해 더 힘쓸 것을 다짐하며 오늘도 국가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보훈현장으로 나선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박정희와 비스마르크/북유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박정희와 비스마르크/북유튜버

    한국 현대사에서 10월은 정치적 포연으로 매캐하다. 대구 10·1사건, 여순 10·19사건과 같이 이념적 대립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헌정 사상 첫 번째로 국회의원직에서 쫓겨난 김영삼 제명이 4일에 이뤄지고 곧바로 부마민주항쟁이 16일부터 일어났다. 불과 열흘 뒤 ‘박정희 대통령 유고’라는 시커먼 제목이 모든 신문 1면을 도배했다. 오곡백과가 풍성한 가을철에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공교롭게도 이 모든 정치적 사건은 박정희와 무관하지 않다. 대구사건에서 친형 박상희가 숨졌고 여순 사건의 여파로 숙군 대상이 됐다. 야당 의원 제명과 부마항쟁은 정권의 몰락과 그 자신의 죽음을 가져왔다. 철옹성 같던 박정희 유신체제를 붕괴시킨 사건이 부마항쟁이다. 직접 현장을 돌아본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하는 방아쇠가 됐지만 10·26의 후폭풍에 휩쓸렸다. 게다가 몇 달 뒤 광주에서 참극이 벌어졌다. 광주의 비극이 너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더욱이 부마항쟁의 도화선이 된 김영삼이 3당 합당으로 지역 기반을 보수화시키면서 잊혀진 민주화 운동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항쟁이 일어난 부산, 마산이 박정희 정권 지지기반인 경상도라는 점이다. 당시 보안사령부는 부산을 대표한 정치인 김영삼의 제명으로 소(小)지역감정이 불거져 시위가 극렬해졌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중앙정보부는 세금과 고물가 등으로 분노한 시민들이 데모대에 합세해 전국적으로 저항이 확산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연행자 중 대학생은 10% 남짓했다. 시민들은 시위대에 주먹밥과 콜라를 주고 집이나 상점에 숨겨 줬다. 가난의 사슬을 끊어냈다는 ‘단군 이래 최고 성군’에게서 민심은 완전히 척을 진 것이다. 왜 박정희는 역사의 무대에서 강제퇴장당했을까.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비스마르크 비판이 단초가 될 수 있겠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19세기 후반 독일을 통일하고 제국을 건설한 민족영웅이다. 30년 가까이 수상으로 군림하면서 철혈정책으로 부국강병을 달성했다. 그러나 베버는 바로 비스마르크의 통치가 독일 역사에 종말을 고할지 모르는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독일의 문제는 언론이나 다수결이 아니라 철과 피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비스마르크의 독단과 독선은 의회의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보호관세 정책으로 경제를 신장시켰으나 지주귀족과 군부에 의한 정치적 구태는 개혁하지 않았다. 그의 집권 기간 동안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발전한 공업국이 됐지만 내정은 억압과 강압 일변도였다. 비스마르크는 정치인들의 상호 반목도 조장했다. ‘임자 뒤에 내가 있어’를 거듭하며 2인자를 키우지 않았다. 국민을 훈육 대상으로 보고 비판의식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통일이 되고 제국으로 커진 마당에 통치의 철학과 방법을 달리해야 하지만 여전히 권위주의, 관료주의, 군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무리 비스마르크가 산업화를 완성하고 강대국을 만든 업적이 위대하더라도 국민의 자유와 의지를 억누르는 일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 베버의 지적이다. 왜냐하면 시민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치적 모델을 형성하지 못하는 국가는 언제든지 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력증강에만 치우친 비스마르크의 실적은 독일에 독이 됐다. 무지한 벼락부자처럼 반대세력을 억누른 정치적 미성숙은 제1차 세계대전의 패망과 뒤이어 나치 정권을 낳게 했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박정희 정권 18년은 근대화와 독재가 부딪치는 한국판 비스마르크의 시간이었다. 역사적 공과는 계속 검증돼야겠지만 그의 정치 유산은 여전하다. 엊그제 뽑힌 여당 대선후보의 수락연설에서도 박정희는 호명되고 있다. 좋으나 싫으나 박정희가 빚은 통치 경로를 수십 년이 지나서도 답습하는 한국 정치의 무기력증이 안타까울 뿐이다.
  • 서류 한장에 빼앗긴 입양인의 삶…혈연 넘어 선택한 가족의 유대감

    서류 한장에 빼앗긴 입양인의 삶…혈연 넘어 선택한 가족의 유대감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한국 콘텐츠 덕분에 미국인들도 한국인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게 됐어요. 저는 감정적(정서적)인 측면에서 한국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백인에 둘러싸여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느껴 13일 개봉하는 영화 ‘푸른 호수’를 연출한 재미동포 2세 저스틴 전(40·①, ④) 감독은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백인들에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늘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미국 토양 안에서 우리가 정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미국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졌다”고 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전 감독이 각본, 연출, 주연을 모두 맡았고 미국 내 이방인의 삶을 다뤄 제2의 ‘미나리’로 주목받았다. 그가 연기한 주인공 안토니오는 1980년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백인 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기억이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타투이스트로 일하며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 분②)와 의붓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 분③), 그리고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려는 그는, 캐시의 전남편인 경찰관 에이스(마크 오브라이언 분)와 충돌한 뒤 경찰서에 끌려간다. 30년을 미국에서 살았는데도 양부모의 무관심으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 추방될 상황에서 안토니오는 베트남 출신 이민자 파커와 그 가족을 만난 뒤 한국 출신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가족을 지키려는 싸움을 시작한다.●윤여정과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호흡 맞춰 미국은 2000년 해외 출신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그 이전 대상자에 대해선 소급적용이 안 돼 여전히 수만명의 입양인이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같은 위기를 겪는 입양인 9명을 만났다는 전 감독은 “미국에서 살았지만 서류 하나 빠졌다고 ‘너는 미국인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모국에서 원하지 않아 미국으로 보내졌는데 다시 거부당해 상처 입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영화를 통해 미국 아동 시민권법 개정을 이끌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가 제시를 자신의 딸로 선택한 것에 대해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선택한 가족’도 강한 유대관계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와 미국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윤여정을 향해 “현장에서도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바로 지적해서 고치려는 열정이 있으신 분”이라며 “항상 온 힘을 다해 연기를 해 온 진정한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그는 최근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이든 충실히 담아내며 보편적 정서를 공감 가도록 그려내기 때문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 40년 지혜로 빚는 옹기…3대째 전통을 빛낸 손길

    40년 지혜로 빚는 옹기…3대째 전통을 빛낸 손길

    뛰어난 통기성과 방부성, 저장성, 보온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전통 옹기는 ‘살아 숨 쉬는 그릇’으로 불린다. 우리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로 빚은 옹기는 ‘최고의 그릇’이라는 평가에도 아파트 중심의 현대 주거문화와 플라스틱 용기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 옹기를 전승·발전시키려고 대를 이어 혼을 불태우는 옹기장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4호 허진규(57) 옹기장인. 1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40년 넘게 옹기를 만들고 있는 허진규 장인에게 전통 옹기의 우수성과 후계자 양성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아버지 기술 어깨너머로 배워 15살에 입문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국도변에 자리잡은 외고산 옹기마을. 이곳은 한때 전국 옹기의 50% 이상을 생산할 만큼 명성을 떨쳤다. 지금도 매년 옹기축제가 열리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의 옹기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옹기의 쓰임새가 줄어들면서 허진규 장인을 비롯한 7명의 옹기장만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통 옹기를 만드는 장인은 전국에 20여명뿐이고, 이 가운데 9명이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허 장인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이어진 옹기 제작 가업을 15살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부모님은 힘든 옹기 제작 작업을 아들에게까지 물려주기 싫었던지, 반대를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옹기 외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어 부모님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15살에 시작한 옹기 인생이 벌써 40년을 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부푼 꿈을 가지고 옹기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365일 끊임없이 계속된 극한 노동을 버티지 못해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말했다. 흙을 채취해 흙탕을 만들고, 잡물을 제거하고, 땔감을 만드는 ‘밑일’은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 너무 힘겨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흙은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워, 저승에 가서도 배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다”면서 “좋은 흙을 고르는 것부터 1200℃의 불가마에 옹기를 구워 내는 과정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고 강조했다. ●흙·땔감·소비시장 갖춘 외고산 옹기마을 허 장인이 태어나고 자란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 일원은 옹기의 원료인 흙과 땔감이 풍부했다. 여기에다 1950~1970년대 국내 최대의 옹기시장이었던 부산과도 가까워 옹기집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허 장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마을에서 만든 옹기는 남창역을 통해 가까운 부산으로 대량 운송됐다”면서 “옹기 제조가 번성했던 1970년대에는 옹기를 만드는 집이 150가구가 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6·25 전쟁으로 다른 지역 옹기마을은 모두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우리 마을은 피난민들이 몰린 부산과 가까워 옹기로 번성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1970년대 초에는 외고산 옹기가 부산항을 통해 미국 수출길에 오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허 장인은 지역마다 옹기를 만드는 기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상도식’ 기법으로 옹기를 만든다. 경상도식은 ‘흙 밟기’를 시작으로 흙덩이를 길게 만드는 ‘질재기’, 옹기벽을 쌓는 ‘태림질’, 행태를 만드는 ‘수래질’, 항아리 주둥이를 만드는 ‘전잡기’, ‘잿물 입히기’, 그림을 그리는 ‘환치기’, 말리는 ‘건조’, 가마에 항아리를 쌓는 ‘가마서리’, 굽는 ‘번조’ 등 10단계로 진행된다. 큰 항아리는 한 달이나 공을 들여 만들 때도 있다고 했다. 허 장인은 울산의 태토와 참나무 재를 사용한 유약, 전통 물레방식과 전통가마를 고집한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옹기공방을 넘겨받고 나서 작업실에 있던 기계 장비를 내다버렸다”면서 “기계 장비를 쓰면 편리하고 작업 속도가 빠르지만, 도공을 나태하게 만들어 전통 기법을 사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통을 고집한 대가로 엄청난 고생은 했지만, 우리 고유의 기법을 지키고 발전시켰다는 자부심은 크다”고 자평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특강을 할 때도 항상 ‘전통’을 강조한다”면서 “전통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락하던 옹기가 최근 몇 년 새 다시 조명되면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중 가장 힘을 쏟는 게 후계자 양성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보람이 크다”면서 “옹기의 과학적 우수성을 배운 학생들의 열정에서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옹기가 숨을 쉬는 원리는 찰흙에 포함된 모래 알갱이와 유기물에 뜨거운 열이 가해지면서 만들어진 기포가 미세한 숨구멍을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이 숨구멍은 물이나 곡식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김치·장류·젓갈의 발효를 도와 가장 좋은 맛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또 발효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옛날 어머니들이 아침, 저녁으로 장독을 닦은 것도 숨구멍을 활짝 열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에 전통 옹기 우수성 홍보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4호인 허 장인은 옹기마을에서 ‘옹기골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또 동부산대 겸임교수로 학생들에게 우리 전통의 옹기를 가르치고 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지역명사’(주관 한국관광공사)에 선정됐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 옹기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2001년 호주국립대(ANU) 워크숍 초청 작가와 2009년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초청 작가, 2016년 라오스 국립대 초청 작가, 2018년 헝가리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강연 등이 대표적이다. 수상 경력도 다양하다. 2017년 ‘한국기초조형학회 국제공모전 최우수상’을 비롯해 17차례나 상을 받았다. 여기에다 개인전 6회와 단체전 33회의 전시 경력도 있다. 특히 허 장인은 ‘2021 지역명사’에 선정돼 왕성한 활동력을 인정받았다. 올해의 지역명사로 선정된 그는 지역 체험 행사와 문화관광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통 옹기 전승·발전에 ‘헌신’ 허 장인은 앞으로 후계자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 옹기를 만드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자칫 맥이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통 옹기를 전승·발전시키려면 전통 기법을 이어 나갈 후계자을 길러내고, 현대식 주방에 맞는 다양한 용기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옹기 장독이 냉장고와 플라스틱 용기에 자리를 내줬다”면서 “옹기가 살아남으려면 실용적인 다양한 생활용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외고산 옹기마을에는 7명의 옹기장인이 있지만, 대부분 나이가 많아 기법을 전수할 후계자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후계자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을 하고 전시·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옹기 기술을 배우겠다는 젊은이들이 제법 있다”면서 “이들이 마음껏 옹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옹기만큼 훌륭한 토기가 다른 곳에는 없다는 것이고, ‘숨 쉬는 옹기’는 우리만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그 기법을 계속 전승발전시킬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을 맺었다. ■ 허진규 옹기장의 주요 활동 및 수상 경력 ▲ 2021년 지역명사 선정(한국관광공사) ▲ 2019년 지역명사 선정(한국관광공사) ▲ 2018년 헝가리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강연 ▲ 2017년 한국초조형학회 국제공모전 최우수상 ▲ 2016년 라오스 국립대 초청 작가 ▲ 2016년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심사위원 ▲ 2013년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올해의 작가상 ▲ 2010년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 특별상 ▲ 2009년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초청 작가 ▲2008년 경기국제도자페어 초대 시연 작가 ▲ 2001년 호주국립대(ANU) 워크숍 초청 작가
  • ‘세 모녀 살해’ 김태현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세 모녀 살해’ 김태현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이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오권철)는 살인,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12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이 수호하는 가장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라며 “피고인의 범행은 극단적인 인명 경시 성향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A씨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동생이 저항하자 망설이지 않고 흉기로 A씨 동생을 찔렀고, 그 후로도 A씨의 집을 떠나지 않고 이후 귀가한 A씨 어머니에 대해서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범행 후 도주하지 않은 점, 반성문을 10여 차례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해 “김씨에게 사형을 선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일가족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인데 무기징역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 文 ‘아킬레스건 부동산’ 수사 결단… 특검 아닌 검경 협력 강조

    文 ‘아킬레스건 부동산’ 수사 결단… 특검 아닌 검경 협력 강조

    대선 본격화 전 ‘빨리 털고가자’ 판단한 듯‘경선 판세 흔들라’ 메시지 발표 시기 미뤄靑 “이재명 후보가 文 면담 요청… 협의 중” 與 “전적으로 공감” 환영… 속내는 복잡李 前대표측 “당에 빨리 결정하라는 뜻”국민의힘 “특검 거부 대국민 선언” 비판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메시지는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한 실체적 진실의 조속한 규명’으로 요약된다. 그 수단으로는 야권이 압박하는 특검이 아닌 검찰과 경찰의 적극 협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시기적으론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결정이 끝난 시점과 맞닿아 있다. 애초 문 대통령은 경선이 끝나기 전부터 참모들에게 “국민들이 원하는 건 한 점 의혹이 없는, 철저한 수사 아니겠는가”라며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높은 5년차 국정지지율은 물론,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이 있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경선 막바지 ‘정치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져 중립 의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메시지 발표를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장동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국민들이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 대한 공감으로 읽힌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비록 이재명 후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여야 후보가 결정돼 본격적인 대선 경쟁 구도로 접어들기 전에 진실이 밝혀지는 게 오히려 낫다고 판단해 대통령이 정면돌파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 공세에는 선을 그었다. 특검이 도입되면 그야말로 ‘대장동 진흙탕 대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검찰과 경찰의 적극 협력’이라는 문장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특검을 거부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지시가 발표되자마자 이 후보가 국정감사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양측의 기류가 미묘해졌다. 조만간 있을 두 사람의 회동에서 대장동을 둘러싼 문제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이 후보 측에서 대통령 면담 요청이 있었고,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지도부와 각 캠프의 속내는 복잡했다. 이소영 당 대변인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필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 이면에는 특검을 하지 말고 검경이 마무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당 입장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원론적 발언으로 평가하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후보가 연루됐는지가 초미의 관심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원론적 수준”이라며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반면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경선이 끝난 마당에 당이 결선투표 요구를 받아줄 리도 없고 대통령 메시지에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며 “당이 시끄러우니 빨리 결정하라는 요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 대장동 사업으로 1천억 받은 남욱, 미국서 “유동규보다 윗선 몰라”

    대장동 사업으로 1천억 받은 남욱, 미국서 “유동규보다 윗선 몰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이자 미국 도피 중인 남욱 변호사가 처음으로 언론에 나와 입장을 밝혔다. 남 변호사는 1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알고 있다”며 더이상의 윗선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배당금 약 1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 8월 천화동인 4호 사무실 임대계약이 종료되자 한동안 새 사무실을 물색하고, 자신이 소유한 역삼동 건물 공사를 위해 강남구청의 허가까지 받았으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 서초구 자택과 고급 외제차를 급하게 처분하고 출국했다.영상통화 화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또 대장동 개발이익 배당이 시작된 2019년부터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의 지분 이야기를 꺼냈는데, 줘야 할 돈이 400억원에서부터 700억원까지 조금씩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속 내용들이 맞고, 김씨가 비용 분담을 요구하면서 자신과 정 회계사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자신들을 찾아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미리 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도피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돼있었다. 이건 제 일이고 가족들은 상관 없으니 가족들은 보호해줬으면 한다”며 조만간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는 2015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부터 이후에는 토지 수용에 협조하는 것 외에는 사업과 관련한 역할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김씨가 (내가) 수사를 받게 되면서부터 사업 관련해 얼씬도 못하게 했다”며 추측으로 답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것도 최근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했다. ‘개발사업에서 통상적·관행적으로 이런 의사결정을 누가 했냐고 판단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의사결정권자로 알고 있다”며 “그 윗선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소유권을 주장했다는 내용이 들어간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 내용에 대해 남 변호사는 “김씨는 돈 문제가 나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입장을 바꿔서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며 “유 전 본부장이 본인 거라고 하니 맞는 거 같긴 하고, 제가 유 전 본부장에게 들은 바 없으니까 본인들이 해명하거나 사실이 밝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최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속에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를 한 게 기억은 안 나는데 그분이 유 전 본부장인지 당사자만 알지 않을까”라며 “이 외에 추측성 답변을 할 수 없어 검찰에서도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와 유 전 본부장, 김씨 등과 서로 형, 동생으로 호칭했고 그 중에서 가장 큰형은 김씨였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무서운 사람이고, 어려운 사이라 깍듯이 대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또 김씨가 350억 로비 이야기들을 꺼냈을 때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350억 로비 비용 이야기를 저희들끼리 했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외부에 나오면 당연히 난리나겠다고 생각했다”며 “김씨가 (로비)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저희들(남욱·정영학)에게 이런 비용을 부담하라고 해서 계속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 변호사의 배우자는 MBC 정모 기자로 2년간 미국에서 휴직 기간을 보낸 끝에 지난 9월 사직했다. MBC 노조는 정 기자가 2013년 위례자산관리 임원으로 등재됐다면서, 겸업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 고교 실습생 숨졌는데도...노동청, 요트 업체에 부분 작업 중지 ‘논란‘

    고용노동부가 현장 실습생 사망 사고가 발생한 요트 업체에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려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요트 업체는 사고 나흘 만에 손님을 태우고 운항을 재개했다가 비판이 일자 영업을 중단했지만, 강력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여수 고(故) 홍정운 현장 실습생 사망사고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홍군이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제거를 위해 잠수를 하다 사망한 지 나흘만인 10일 요트 업체는 손님을 태우고 운항을 재개했다. 요트 업체 대표는 예약 손님을 다른 업체에 넘겼지만 미처 배를 찾지 못한 손님이 찾아오자 운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고용노동지청이 사고가 발생한 잠수만 부분 작업 정지 명령을 내린 상태여서 요트의 운항 재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장실습에 투입된 특성화고 학생이 현장실습 협약서에도 없는 잠수 작업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영업 재개는 도의적으로 무책임하다는 힐책이 쏟아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람이 죽었는데 여수고용노동지청은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근로 감독은 커녕 사고가 발생한 잠수 작업만 중지시켰다”고 주장했다. 요트 업체가 운항을 재개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수고용노동지청은 뒤늦게 업체 측에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할 것을 지시했다. 고용노동지청의 조치에도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업체의 잘못된 작업 지시로 실습생이 사망했는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벌써 영업을 시작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부분 작업 정지를 내린 고용노동부에 대해 지역사회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실습 적격 여부 심사도 노무사 등이 참여하지 않아도 되도록 완화해 노동법이나 산업안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교사들이 제대로 된 심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부분 작업 정지가 아니라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요트 업체 대표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친 여수고용노동지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여수해경은 이날 실습 고교생 사망 업체대표 A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해경은 A씨에 대한 추가조사와 여수 해양과학고 현장 실습관계자 등을 상대로 실습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 [거리 미술관]19.꿈꾸는 마을

    [거리 미술관]19.꿈꾸는 마을

    집보다 덩치가 크고 집 위로 흘러가는 구름 위에 어린이가 있다면 무슨 의미일까? 서울 지하철 2호선 서대문역 8번 출구를 나오면 웨스트게이트 타워 앞 쌈지마당이 있다. 이 곳에는 넥타이 차림에 황금색 별 왕관을 쓴 어린 왕자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화강암으로 된 받침대에 앉아 있고 또 다른 한명은 서 있다. 앉아 있는 어린 왕자 옆에는 작은 집들이 있다. 어린 왕자는 두 발을 구름 위에 나란히 걸치고 있고, 그 아래에 집 두 채가 보인다. 또 다른 어린 왕자는 빨간 사과 나무 옆에 서 있다. 조각가 김정연(58)의 ‘꿈꾸는 마을’이라는 2010년 조각작품이다. 3차원의 조각과 2차원의 평면의 이미지가 결합된 작품이다. 작품은 두달여에 걸쳐 완성했다. 받침대는 경기도 포천의 화강암으로, 어린왕자와 나무는 브론즈로 만들었다.그는 “내 아들도 그렇지만 대체로 사춘기를 지나면서 어릴 때의 순수함과 열정은 사라지고 세상이 요구하는 잣대에 얽매여 살게 되더라”면서 “이상향을 꿈꾸고, 자연을 꿈꾸지만 획일적인 생활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고향같은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김 조각가는 젊은 시절 가졌던 꿈과 희망을 접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살기 위해 생업에 매달리는 현대인의 고달픈 삶을 위로하는 작품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부드러운 집 시리즈’ 등 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이 작품 속 샐러리맨은 넥타이를 매고 있지만 성인이 아닌 황금빛 별 모양의 왕관을 쓴 어린 왕자 모습이다. 사람들이 어릴 때 가졌던 순수함이나 마음 속 품었던 꿈을 포기하지 말고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바람을 어린 왕자 모습으로 조형화했다. 사과나무는 인간이 살아가는 자연을 상징한다.옛말에 가난한 사람은 추위보다 더위가 낫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어떤가. 입고 먹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반면 주거난은 여전하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는 여전하다.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의 꿈은 말 그대로 꿈이 되고 있다. 취업도 결혼도 못하는 사람들로서는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조각가가 꿈꾸는 마을을 통해 마음의 고향을 살려내듯 삶이 나를 옥죄고 지치게 할지라도 꿈많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보자. 추운 겨울이 다가오지만, 그리고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집은 없지만 가슴 속 품었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잊지 말자.
  • ‘세 모녀 살인’ 김태현 1심 무기징역 선고…“우발적 범행 아냐”

    ‘세 모녀 살인’ 김태현 1심 무기징역 선고…“우발적 범행 아냐”

    서울 노원구에 사는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25)이 1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오권철)는 살인,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게 12일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이 수호하는 가장 존엄한 가치인 사람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극단적인 인명 경시 성향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을 같이 하며 알게 된 피해자 A씨가 자신의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A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흉기 등 범행 도구를 챙겨 지난 3월 A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A씨의 동생과 그의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A씨를 살해하기 전 A씨 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사전에 계획하지 않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A씨가 자신의 연락을 차단한 일로 배신감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피해자 탓을 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의 모든 살인 범행이 계획적이었다면서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재범 우려가 높은 등의 이유로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A씨가 살고 있는 주거지를 범행 장소로 선택했고, A씨가 범행 당일 오후 10시경 귀가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같은 날 오후 5시 35분쯤 A씨 집으로 찾아갔다. A씨 가족 중 누군가와 마주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면서 “가족들이 저항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A씨 동생이 저항하자 망설이지 않고 흉기로 A씨 동생을 찌른 점 등 살해 과정을 보면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A씨 동생을 살해한 후 A씨 주거지를 떠나지 않았고, 그 후에 귀가한 A씨 어머니에 대해서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결코 우발적인 살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밝힌 A씨에 대한 살해 동기는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볼 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A씨 동생과 어머니는 피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임에도 피고인은 이들을 단지 A씨에 대한 범행 실현 및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아 살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들은 재판부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은 재판 후에 취재진을 만나 “일가족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인데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검찰이 당연히 항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시론] 온라인 시대의 복합쇼핑몰, 규제보단 활성화를/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회장

    [시론] 온라인 시대의 복합쇼핑몰, 규제보단 활성화를/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회장

    유통업계의 상황은 지난 10년간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는 입지가 오프라인 상권의 주요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상품과 시설 등 쇼핑의 콘텐츠가 성공의 필수 조건이 됐다.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이 전체적으로 침체됐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 유통시설이나 다양한 상점들이 집적되지 않은 일반적인 상권의 경쟁력은 약해진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만 있는 상권은 더욱 취약하다. 까다로우면서도 다양한 욕구를 지닌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더 다양하고 거대한 유통시설들이 필요해진 것이다. 최근 복합쇼핑몰은 쇼핑을 넘어 오락이나 업무 기능까지 더해져 하나의 관광시설로 문화공간 역할까지 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은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의무 휴업을 주말이 아닌 평일로 할 수 있으며,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소비자와 업계의 의견을 일부라도 수용한 것으로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복합쇼핑몰이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2.6%에 불과했다. 대신 ‘문을 여는 날에 복합쇼핑몰을 다시 방문하겠다’는 응답은 42.4%에 육박했으며 ‘온라인 몰이나 대형마트, 백화점 등 아예 다른 구매 채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25.5%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들이 이미 자신이 선호하는 유통 채널을 다 정해 놓고 있으며, 복합쇼핑몰 영업일 규제가 실제 골목상권 이용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뜻이다. 사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자들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는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대형마트를 규제했지만,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과의 경합 관계가 대형마트보다 훨씬 약한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규제는 명분도, 실효도 전혀 없었다. 규제는 오히려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다수의 애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피해로 이어졌다. 복합쇼핑몰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매출 손실도 불가피하다. 소비자들도 많이 변했다. 지난 수년간 소비자들은 ‘주말마다 우리 동네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는지’ 검색하고, 온라인 배송의 불편함도 감수했다. 여기에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대형 쇼핑시설 유치가 번번이 좌절되는 것까지 목격하면서 인내심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최근 쇼핑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소비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에게 복합쇼핑몰과 대형백화점은 쇼핑과 놀이, 문화, 휴식을 복합적으로 누리는 삶의 공간이다. 앞서 대한상의의 조사에서도 소비자 10명 중 6명은 ‘복합쇼핑몰 공휴일 의무휴업’에 반대했다. 찬성은 겨우 2명에 불과했다. 이들이 반대한 이유로는 ‘주말에 쇼핑이 불가능해 불편하다’, ‘규제해도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 효과가 없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준다’ 등이다. 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수도권에 사는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복합쇼핑몰 영업규제에 대해 ‘효과 없음’(57.4%)이라는 응답이 ‘효과 있음’(34.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30대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60%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복합쇼핑몰 규제는 전통시장을 이용한 경험이 거의 없는 MZ세대에게 참 낯설고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슈다.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오히려 대형유통시설과 골목상권, 전통시장 사이의 협업 모델을 구축해 오프라인의 재활력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복합쇼핑몰은 해당 지역의 관광자원이다. 다른 지역 소비자들을 불러모으며 인근 상권의 낙수효과까지 이끄는 ‘효자상품’이다. 지금은 복합쇼핑몰을 의무적으로 쉬게 할 것이 아니라 영업의 확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 ‘유통산업규제법’이 돼 버린 유통산업발전법이 다시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한다.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징검다리게임이 말해 주는 것/서울 누원고 교사

    [이의진의 교실 풍경] 징검다리게임이 말해 주는 것/서울 누원고 교사

    ‘오징어게임’을 봤다. 집에 TV도 없고, 드라마는 아예 안 보는 나로서는 드문 일이다. 한국 드라마로는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1위에,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한 번씩 TV 프로그램 부문 정상을 찍었다고 하니 나 같은 사람이 꽤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이 드라마는 참가자 456명 중 살아남은 단 한 명만 상금 456억원을 가져갈 수 있는 서바이벌게임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서바이벌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게임’,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 사람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즐기던 놀이들이다. 한국인이 기억하는 즐거운 놀이가 드라마에서는 죽음과 연결되는 악몽으로 구현된 셈이다. 드라마에 나온 놀이 중 특히 내 눈길을 끈 건 ‘징검다리게임’이다. 앞에는 두 갈래의 유리로 된 징검다리 길이 있다. 아래는 과장 좀 보태 천 길 낭떠러지다. 한쪽은 강화유리라 몇 사람이 올라서도 충분히 견디지만, 다른 한쪽은 일반 유리라 밟는 순간 까마득한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말 그대로 ‘징검다리’라는 거다. 하나를 무사히 밟았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 안에 다리를 건너려면 다시 두 갈래의 징검다리 중 어디를 밟아야 되는지 결정하고 건너뛰어야 한다. 결국 앞서 출발한 참가자들이 어느 쪽 유리가 안전한지 죽음을 통해 증명하는 걸 보면서 뒤의 참가자들 몇이 다리를 건너는 데 성공한다. 어쩐지 우리네 인생과 판박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안전하게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곳이 어느 쪽인지 결정하는 데 ‘운’(運)이 더 많이 작동하고, 강화유리를 밟고 살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일 뿐이다. 또다시 어느 쪽이 생존을 보장해 주는 징검다리인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岐路)에 선다는 점에서 이건 뭐 삶 그 자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건 이 게임에서 마지막 징검다리까지 무사히 밟고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던 사람들은 앞서간 누군가의 희생(죽음)과 도움을 받아서였다는 점이다. “경쟁에서 이긴 거잖아요? 고등학교 3년 동안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간 거고, 좋은 직업 얻고 돈을 번 건데, 최소한 이에 대한 보상은 사회가 해주어야지요. 과도하게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은 역차별이에요.” 꽤 오래전 일이다. 대입을 위해 면접을 봐주는데 전교 1등인 아이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한 말이다.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라는 면접 예상 문제를 던졌을 때다. 오랜 세월 고3 담임을 하다 보니 가끔 경쟁에서 이기면 나머지 모든 것은 상쇄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경쟁에서 이기면 당연히 모든 걸 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마치 오징어게임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456억원을 가져가는 승자독식(勝者獨食)처럼 말이다. 모두가 이기려고만 한다. 그러나 승자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패자가 있어야 한다는 걸 망각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 다른 누군가는 떨어진다. 살아 보면 종종 그게 ‘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무사히 징검다리를 건너왔다고 저 편에 남아 있는 다른 사람들을 없는 존재로 여기면 안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얼핏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모두 경쟁인 것 같지만, 오징어게임의 참가자들조차 죽음의 게임 앞에서도 서로 연대를 하고 분업을 했다.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결국 인간이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 기대고 협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교실에서 말한다. 우리 사회의 승자라 불리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을 발판 삼아 그 자리에 오른 거라는 꽤 불편하지만 단순한 이치를. 그러니 승자는 약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승리로 얻은 걸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 “죽음과 삶 너무 괴리된 한국… 장례업자들만 돈 법니다”

    “죽음과 삶 너무 괴리된 한국… 장례업자들만 돈 법니다”

    고독사·기초수급자 장례 727번 치러코로나 시신 최다 염습 경험… 책 출간“묘지 외진 곳으로 밀려나며 의례 과해져수의·꽃염 등 과소비 횡행… 소박해져야”“우리에겐 화장장이나 묘지가 혐오시설입니다. 죽음을 삶과 너무 떨어뜨려 바라보는 거죠.” 강봉희(68) 장례지도사협의회봉사단장은 안타까움부터 털어놨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많은 도시가 시내 한가운데에 납골당과 공원묘지를 조성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시설을 외진 곳에 떨어뜨려 놓는 현실을 씁쓸해했다. 727번. 강 단장이 그동안 무연고 고독사 사망자, 기초수급자 사망자 장례를 대신 치른 횟수다. 그는 이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대구를 휩쓸었을 때, 장례지도사들이 감염을 우려해 시신 수습을 꺼리자 대구시청이 다급하게 부탁한 이도 강 단장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염한 이가 바로 그다.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담은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오른쪽·사이드웨이)를 최근 출간했다. 강 단장은 40대 중반 나이에 방광암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기도 했다.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다가 ‘내가 다시 살 수 있게 되면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때 병원 창문 너머 마주한 장례식을 보고, 그는 건축업을 그만두고 죽음을 돌보기로 했다.책은 2007년 그가 장례지도사가 된 계기부터 한국의 장례 문화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담담하게 담았다. “장례식장에서는 이쑤시개 하나도 돈”이라는 말이 얼마나 비정한지 떠올리면서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파고든다. 예컨대 그런 고인이 입는 수의는 애초 ‘부모가 죽으면 자식들이 죄인’이라는 의미에서 자녀들만 입었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 돌아가신 분도 입는 옷이 됐다. 사람들은 이걸 모르고 비싼 수의를 사느라 여념이 없다. 최근 꽃염을 비롯해 지나치게 돈 들이는 장례식도 횡행한다. 그는 이런 문화의 밑바닥에 죽음을 무서워하고, 가급적 금기시하면서 생과 최대한 분리하려는 사고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다 보니 관련 시설이 모두 혐오시설이 됐고, 소박한 장례가 아닌 과한 장례 문화가 보편화한다는 지적이다. “죽은 분들 리무진을 타고 보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려야죠. 잘못된 장례 문화를 바로잡고, 좀더 소박하게 죽음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한국은 안 되고 호주는 되는 핵잠… 오커스, 세계 안보 뒤흔든다

    지난달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영국과 손잡고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대중 견제 안보동맹 ‘오커스’(AUKUS)의 창설을 알렸다. 호주는 18개월간 이들과 공동 연구를 마친 뒤 빠르면 내후년부터 핵잠수함 8척을 건조한다. 그런데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과 맺은 우리돈 77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12척)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프랑스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깐부’(같은 편)인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앵글로 색슨 동맹’ 출범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오커스가 전 세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포클랜드 전쟁 승리 이끈 영국의 핵잠수함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핵잠수함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열로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쓴다. 선체 내 원자로에 농축우라늄을 주입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이상 연료를 보충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잠항 속도가 시속 17㎞ 정도다. 전기 충전을 위해 매일 일정 시간 물 밖에서 스노클(공기흡입)을 하는데, 이때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들킬 수 있다. 반면 핵잠수함은 시속 30노트(약 55㎞) 정도로 3배가량 빠르다. 스노클도 필요 없어 물밑에서 몇 달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의 핵잠수함은 1만 5000㎞ 가까이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10여일 만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해군을 무너뜨렸다. 함께 출발한 재래식 잠수함이 5주가량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핵잠수함이 왜 ‘게임체인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통계전문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에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은 모두 136척이다. 미국이 68척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36척)와 영국(11척), 중국·프랑스(각 10척), 인도(1척) 순이다. 핵잠수함은 크게 추진 동력만 핵인 공격핵잠수함(SSN)과 무기도 핵인 전략핵잠수함(SSBN)으로 나뉜다. 핵잠수함을 보유한 6개국은 모두 SSBN을 운용한다. 이번에 호주가 건조하려는 잠수함은 핵무기가 없는 SSN이다. 현재 브라질도 프랑스의 기술로 핵잠수함(최대 6척)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농축도 20% 미만)을 채택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호주는 핵 보유국이 아닌데도 핵무기로 전환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일각에선 “호주가 핵 보유국에 준하는 지위를 얻었다”고 평가한다. ●미국, 호주에 대만 방위 분담 요구할 듯 핵잠수함은 전략무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영향력이 큰 나라들은 워싱턴의 승인 없이는 운용하기 힘들다. 한국도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고자 지난해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조야를 설득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핵무장의 전 단계로 보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난해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책임론을 거론했다가 전방위적 보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실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했을까. 오커스로 묶인 세 나라는 3권분립이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들이다. 군사동맹처럼 거대 예산이 들어가는 계획은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비밀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아는 백악관이 언론에 ‘핵잠수함 기술 지원’이라는 최소한의 내용만 공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잠수함 뒤에 ‘더 큰 그림’이 숨어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미국의 구상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국 방산업체에 거대한 시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호주는 오커스 창설을 계기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유도미사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과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호주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더 늘릴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괌에 이은 차세대 핵잠수함 기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주의 저명 언론인 토니 워커는 “실제 핵잠수함 도입까지 최대 20년이 걸린다. 호주 정부는 그 공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미 핵잠수함 주둔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대만 방어를 두고 호주에 일정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다. 대만 안보의 가장 큰 문제는 유사시 미국을 도와줄 나라가 없다는 데 있다. 대중 견제 협의체인 ‘쿼드’ 4개국 가운데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제9조에 묶여 개입이 쉽지 않다. 인도 역시 히말라야 지역 국경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워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은 호주에 핵잠수함을 제공해 작전 반경을 넓혀 주는 대신 대만 방어의 일부 역할을 맡기기로 마음먹은 듯하다.●親中 호주, 2~3년 새 反中 싸움닭으로 오커스 출범을 두고 국제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를 명분 삼아 핵 확산을 초래했다’고 비판한다. 장쥔 중국 유엔 상주대표는 “핵무기를 조금이라도 가진 나라에는 예외 없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강요하던 미국이 돌연 핵무기도 없는 나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국을 거들고자 “호주 핵잠수함 사찰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아예 감시 대상에서 뺄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호주에 핵무기는 주지 않는다. 비핵화 약속을 지킨 것”이라며 “이번 지원은 단 한 번만 있는 일(One off)”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에는 핵잠수함을 제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논리대로면 북한이나 이란이 중국·러시아의 기술로 SSN을 만들어도 할 말이 없다. 핵잠수함 보유를 희망하는 한국 역시 ‘호주는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며 입이 나올 판이다. 자칫 ‘핵잠수함 도미노’라는 무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 EU 등에서 “미국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만 현 상황은 중국의 자충수이기도 한 만큼 베이징이 늑대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보다 힘이 약한 호주를 무리하게 길들이려던 시도가 결국 ‘핵잠수함 무장’이라는 예상밖 결과를 불러온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호주는 왜 미국에 집문서까지 걸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018년 8월 취임 당시만 해도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중국에 우호적이던 호주가 불과 2~3년 만에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 ‘싸움닭’으로 돌변한 것은 중국의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지난해 호주의 친미 외교에 대한 보복으로 석탄과 와인,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의 수입을 막았다. 지금도 아나운서 출신 청레이 등 중국계 호주인 2명을 억류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 이안 그램 분석관은 “상대와의 관계가 응징과 모욕으로 일관된다면 더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관계가 아예 끊어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공포나 분노’라는 지렛대를 잃었다. 왜냐하면 중국은 상대방에 늘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가 반드시 곱씹어 볼 대목이다.
  • 기시다, 31일 총선 앞두고 ‘분배 정책’ 슬그머니 말 바꿔

    기시다, 31일 총선 앞두고 ‘분배 정책’ 슬그머니 말 바꿔

    성장 중심 아베노믹스를 수정해 ‘분배’에 방점을 찍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분배에 필요한 대규모 재정 확보를 위해 금융소득 과세를 강조하던 기시다 총리 스스로가 오는 31일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재정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재무성 최고위 간부가 정치권의 선심성 돈풀기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하며 당정이 충돌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출범 직후임에도 기시다 내각 안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민당 총재 후보 시절 공약한 금융소득 과세 정책에 대해 “임금 상승을 위한 세제(지원) 강화 등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에서 금융소득 세율은 소득세와 주민세를 포함해 20%로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금융소득 비율이 높은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많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분배 정책 강화에 필요한 재원으로 삼으려 했지만 닛케이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오는 30일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좋지 않자 눈치 보기에 나선 셈이다. 분배 정책에 쓸 재정을 놓고 당정 간 갈등도 시작됐다. 야노 고지 재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8일 발간된 월간지 문예춘추 11월 기고문에서 정치권의 분배 정책에 대해 “선심성 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행동하는 ‘손타쿠’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 일본 관료 사회에서 이러한 공개 비판은 이례적이다. 특히 그는 일본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을 “타이태닉호가 빙산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NHK에 출연해 “매우 무례한 어투라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기시다 총리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좋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관계자(정부 공무원)는 확실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노 차관에게 경고를 한 셈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재정 건전화를 위한 일방적인 정책론을 사적인 의견으로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분배 정책을 둘러싼 당정 간 다툼은 한국에서도 앞서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 피해 계층 지원을 놓고 보편 지원을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재정 악화를 고려해 선별 지원을 주장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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