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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옷 입지 말고 사진 찍어 보내라”...日여성의원이 유권자에게 받은 편지 [김태균의 J로그]

    “속옷 입지 말고 사진 찍어 보내라”...日여성의원이 유권자에게 받은 편지 [김태균의 J로그]

    “(내가 보낸) 이 T셔츠를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입은 뒤 사진을 찍어 보내라.” 일본 도쿄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여성 의원 A씨는 선거에서 당선되고 몇달 후 이렇게 황당한 요구가 담긴 우편물을 유권자로부터 받았다. 보낸 사람은 지역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였다. 기겁을 한 A씨는 받은 물건을 돌려보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성폭력, 폭언, 멸시 등 여성·신인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 및 동료들의 괴롭힘 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일본 정부가 국가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3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정부는 괴롭힘 등의 실태와 폐해를 드라마 형식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정치인과 유권자에게 배포, 정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치인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그 정도가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 상황을 ‘정치의 위기’라고 지적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간토 지방의 40대 자민당 초선 국회의원 B씨는 지난해 한 선배 의원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그는 “우리 쪽과 다른 입장의 발언을 했는데 조심하라. 이건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다”라고 B씨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B씨가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육아 지원과 관련해 대정부 질문을 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그것이 ‘자민당 의원답지 않은 것’으로 당내 주류 인사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이다.특히 여성 정치인에 대한 남성들의 괴롭힘은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일본 내각부가 2017년 여성 지방의원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0% 정도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학대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젊은 여성 정치인의 SNS에서 남성 유권자들이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것은 다반사이고, 일부는 성관계에 대한 경험을 자신의 고민 상담인 것처럼 가장해 늘어 놓기도 한다. 심야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많다. “둘이서만 만나 상담을 받고 싶다”, “집에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고 싶다”와 같은 요구도 들어온다. 선거 때가 되면 ‘표’의 힘을 등에 업고 횡포를 부리는 사례는 더욱 늘어난다. 거리유세 도중 갑자기 껴안고 가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 후보의 선거벽보에 입에 담기 힘든 성적 표현으로 낙서로 하기도 한다. 유권자 수가 적은 지방에서는 몇 표라도 잃는 것이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피해를 당해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사이타마현의 기초단체 의원 C씨는 아이를 낳고 복귀한 뒤 “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만들었나”라는 비난을 유권자로부터 받았다. 한 지방의원 D씨는 임신으로 입덧이 심해져 회의에 결석하자 동료 의원으로부터 “아이를 이유로 자꾸 결석하면 우리 모임에서 제명시키겠다”는 협박을 받았다.일본에서는 지난해 6월 ‘정치분야 남녀 공동참여추진법’이 개정돼 국가나 지자체에 정치인들에 대한 괴롭힘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방의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1324건의 사례를 취합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학자, 변호사, 상담 전문가 등의 감수를 받아 동영상을 제작했다. 에토 도시아키 다이쇼대학 교수(지방자치)는 “여성 의원이나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성희롱, 괴롭힘은 소수자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며 “의회가 다양성을 상실하면 논의나 정책의 질적 저하가 나타나 지방 정치의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 “140명 사살” 저격수 부부…러시아가 버린 아내는 우크라에 생포

    “140명 사살” 저격수 부부…러시아가 버린 아내는 우크라에 생포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러시아 여성 저격수가 악명 높은 친러 반군 ‘고리니치’의 아내로 밝혀졌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우크라이나인 40여명을 잔혹하게 사살한 이리나 스타리코바(41)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휘자의 아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편에 선 여성 저격수 스타리코바를 생포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출신인 스타리코바는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무차별 살해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수배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소설 정글북 속 흑표범 ‘바기라’로도 불리는 스타리코바는 이번 전쟁에서 최소 40명의 우크라이나인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이나에겐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러시아에겐 영웅이었던 그는 정작 전장에서 전우들에게 버림받았다. 스타리코바는 우크라이나 매체에 “내가 다쳤다는 것을 안 러시아군이 나를 버리고 떠났다. 내가 죽기를 바란 것 같다”고 한탄했다. 저격수 ‘바기라’가 생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관심은 남편 ‘고리니치’에게로 향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타리코바는 친러 반군 지휘자 알렉산더 오그레니치(43), 일명 고리니치(슬라브어로 ‘용’이라는 뜻)의 아내로 확인됐다.벨라루스에서 절도 및 사기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8년간 수감 생활을 한 오그레니치는 도피 생활을 하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2014년부터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정보부대를 이끌며 우크라이나인들을 닥치는 대로 죽였다. 2015년 스타리코바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딸이 있다. 오그레니치는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인 1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이 죽였다. 내가 죽인 우크라이나인은 100명이 넘는다. 나의 적은 우크라이나 파시스트다”라고 말했다. 오그레니치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들 저격수 부부가 죽인 사람은 최소 140명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직 스타리코바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지 않았다. 남편 오그레니치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우리 때문에 죽은 민간인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아니었다면 우리 모두가 죽었을 것이다. 전쟁은 언젠가 끝날 것이고, 삶은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라던 6년 전 이들 저격수 부부의 인터뷰가 무색해져 버렸다.
  • 거리두기 10인·12시 ‘소폭 조정’ 그친 배경은...앞으로 2주 ‘마지막 거리두기’

    거리두기 10인·12시 ‘소폭 조정’ 그친 배경은...앞으로 2주 ‘마지막 거리두기’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 10인·영업시간 제한 오후 12시’로 거리두기를 소폭 조정한 건 아직 코로나19 유행 양상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회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의견도 존중하여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내리막길에서 더욱 ‘안전운전’이 필요함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새 거리두기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적용된다. 행사·집회 등 나머지 방역수칙은 현행 그대로 적용된다. 김 총리는 “향후 2주간 위중증과 사망자를 줄여나가면서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남아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과감하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유행 감소세가 본격화되면 거리두기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도 사적모임 인원을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영업시간을 11시에서 자정까지로 하되 17일 이후에는 영업시간까지 폐지하자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방역 당국은 오는 20일쯤 주간 일평균 신규확진자가 20만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런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앞으로 2주간의 거리두기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월 초부터 확산하던 오미크론 유행이 11주 만에 정점을 지나며 3월 말부터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확진자는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이 아닌데도 28만 273명으로 집계됐다. 3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18만 7182명) 이후 나흘 만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33만 9474명)보다는 5만 9201명 적고, 2주 전인 지난달 18일(40만 6877명)보다는 12만 6604명이나 줄었다. 딱히 감소세만이 아니더라도 전파력이 매우 빠른 오미크론의 특성상 거리두기로 유행을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빠른 전파력 때문에 확진됐을 시점에 이미 많은 노출이 일어났기 때문에 거리두기만으로는 이 유행을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오미크론의 자리를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대체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더 빨라진 상황이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확진자 수가 10~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 감소 속도가 느리고 위중증·사망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등 아직 위험요인이 많아 현장에선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거리두기 완화로 감소세가 옆걸음질을 치면 요양병원·시설의 고위험군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최근 일주일(지난 20~26일) 코로나19 사망자(2516명)의 38.7%(973명)가 요양병원 및 요양원에서 나왔다. 간병인까지 연쇄 감염돼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이날 집계된 위중증 환자는 1299명으로 전날(1315명)보다 16명 줄었지만 여전히 13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최근 1주일간 사망자는 일별로 323명→282명→287명→237명→432명→375명→360명으로 일평균 328명이다. 중증화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환자 비중은 19.6%로 2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 ‘한 번의 거짓말이’ … 국내 첫 오미크론 전파 목사 아내 기소

    ‘한 번의 거짓말이’ … 국내 첫 오미크론 전파 목사 아내 기소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 후 방역당국에 거짓말을 해 혼선을 준 인천 모 교회 목사의 아내가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됐다. 인천지검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 모 교회 소속 목사의 아내 A씨를 최근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A씨는 지난해 11월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방역당국 조사에서 지인과의 접촉 사실을 숨겨 지역 내 감염이 확산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기독교 관련 학술세미나에 남편과 함께 참석했다가 지난해 11월 24일 귀국 다음날인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주일 후에는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방역당국 조사에서 “(인천공항에서 귀가할 때)방역택시를 탔다”고 말해 귀국 당일 차량이동을 도운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지인 30대 남성 B씨와의 접촉사실을 숨겼다. 이로 인해 B씨는 뒤늦게 지난해 11월 29일 확진됐고, 확진된 그와 그의 가족이 확진 전 교회 등을 방문하면서 지역 감염이 확산됐다. 관할구청은 A씨가 오미크론 치료를 받고 퇴원한 지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9일 경찰에 고발했으며, 첫 공판은 5월말이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마스크 때문에 생긴 새로운 감정 표현들/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이은경의 과학산책] 마스크 때문에 생긴 새로운 감정 표현들/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오늘 강의를 하면서 이전보다 목소리 높낮이에 변화를 주고 손짓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 학기에는 학교의 대면수업 방침에 따라 오랜만에 학생들과 마주하게 됐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표정을 볼 수 없다. 그 때문에 강의 내용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비대면 실시간 수업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어려움이다. 지난 2년 동안 작은 회의나 모임에서 마스크를 쓴 상대의 눈빛, 자세, 몸짓을 두루 살피는 데 익숙해졌다. 그런데 강의실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동시에 상대하기 때문에 이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수단을 쓰게 된 것 같다. 평소에 사람들은 표정과 몸짓으로 뜻과 감정을 드러내고, 상대는 이를 대부분 알아챌 수 있다. 특정 문화, 특정 세대에만 통하는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감정과 의사 표시를 위한 표정과 몸짓은 동서고금에 상관없이 통한다. 아무리 눈치 없고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상대방이 기쁜지, 슬픈지 헷갈리지는 않는다. 덕분에 우리는 노란 동그라미에 몇 개의 점과 선으로만 표시되는 얼굴 이모티콘으로 거의 모든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폴 에크먼은 분노, 경멸, 두려움, 기쁨, 외로움, 놀람이라는 6가지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에서 보편성을 찾았다. 그는 각 감정에 해당하는 표정을 만들 때 사용되는 얼굴 근육의 종류와 움직임이 무엇인지를 밝혔다. 예를 들어 진짜 미소는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꼬리는 내려와 동그란 느낌을 준다. 이 조합이 어긋나 눈꼬리는 가만 있고 입꼬리만 올라가면 사진에서 만나는 어색한 미소가 된다. 찰스 다윈은 에크먼 훨씬 이전에 사람의 감정 표현의 보편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다윈이 종의 진화와 자연선택을 주장한 과학자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인간과 동물의 감정에 대해서도 연구했다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다. 다윈은 1859년에 ‘종의 기원’, 1871년에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 1872년에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진화론 3부작이라 불린다. 세 번째 책에서 다윈은 인간과 동물에서 나타나는 감정이 보편적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 가설을 지지하는 표정, 행동, 해부학적 특징을 보여 주는 여러 자료를 책에 실었다. 표정의 경우 다른 사람의 표정을 본 일이 없는 시각장애인의 표정, 여러 대륙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표정, 고립돼 살아온 부족들의 표정을 널리 수집해 감정 표현의 공통점을 보여 주었다. 또 논의를 동물에까지 넓혀서,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 근육을 원숭이에게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다윈은 사람의 감정 표현이 진화의 산물이고 동물과 사람은 공동의 조상에서 진화한 존재임을 보이려고 했다. 우리의 일상에는 다윈과 에크먼의 주장과 맞는 경험, 맞지 않는 경험이 모두 있다. 어떤 표정은 대체로 통하지만, 또 다른 감정 표현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가령 해외여행에서 상대의 표정이나 몸짓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오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감정 표현은 학습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확산 2년 동안 우리는 마스크 때문에 표정 아닌 다른 감정 표현 방식을 학습해야 했다. 뛰어난 배우들은 눈빛만으로도 모든 감정을 연기한다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림없는 말이다. 대신 우리는 말할 때 목소리의 높낮이, 세기, 말하는 속도에 신경을 쓰고 이전보다 몸을 더 많이 움직이게 됐다. 덕분에 의사 표현, 감정 표현이 더 적극적이고 활발해진 것 같다. 이제 곧 마스크를 벗게 되더라도 이 종합적인 표현 학습은 계속되면 좋겠다.
  • [나와, 현장] ‘돌보는 마음’을 헤아리는 정부/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나와, 현장] ‘돌보는 마음’을 헤아리는 정부/이슬기 사회정책부 기자

    김유담 작가의 신간 소설집 ‘돌보는 마음’(민음사)은 돌봄 노동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각계각층의 여성들을 조명한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도 남편과 손녀, 치매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노년 여성, 밖에서는 부하직원과 친절을 강요하는 고객을 관리하고 집에서는 베이비시터를 관리해야 하는 워킹맘 여성 등이다. 그 베이비시터가 여성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돌보는 일은 늘 여성의 일처럼 돼 있어서, 대외환경이 악화될 때 여성은 남성보다 쉽게 자신의 일을 떠나고 돌봄에 종속되는 일이 많다. 실제 코로나19 시기, 자녀 돌봄을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하던 가게를 폐업하는 일들은 여성에게 집중됐다. 최근 공개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자녀 돌봄으로 인한 일자리 중단 및 폐업 경험은 여성이 20.5%, 남성이 7.1%로 13.4% 포인트 차이가 났다. ‘돌봄의 무게’를 누가 더 심각하게 여기느냐의 문제다. 지난 30일 열린 새 정부의 성평등정책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도 ‘돌보는 일’에 대한 토로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가족정책이 성평등정책과 분리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부성주의원칙에서 부모협의원칙으로의 전환이 완벽히 실현되지 못하는 것처럼, 비혼모 여성들은 여전히 가족의 가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가족에 대한 ‘지원’이 다가 아니라 ‘관점’의 문제라고, 최 대표는 역설했다. 돌봄에 대한 지원을 넘어서, 왜 돌봄이 여성들에게만 가중되는지 ‘구조’를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돌봄 부담이 전 생애에 걸쳐 여성에게 집중되는데, 이를 ‘지원’만 하면 여성의 일이 줄어드는 것일까. 국가성평등지수(2020년 기준)에서 가사노동시간이 100점 만점에 31.3점인 나라에서 말이다. 늘 돌보는 처지였던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부가, 여성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정부다. 여성가족부 해체 여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여가부를 없앴을 때 가장 우려되는 일 중 하나로 ‘성평등 추진체계 와해’가 있다. 지난 20여년간 여가부가 성인지감수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에까지 만들어 온 ‘체계’가 사라질까 걱정하는 것이다. 한 번 폐지된 체계는 다시 세우기 어렵고, 성평등 정책의 주체가 사라진 곳에서는 그 어느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점’과 ‘체계’임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겨들었으면 한다.
  • 젓가락과 함께한 1000년… 그게 한국인만의 밈이다

    젓가락과 함께한 1000년… 그게 한국인만의 밈이다

    “천하루 밤을 지새우면 아라비아의 밤과 그 많던 이야기는 언젠가 끝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는 끝이 없습니다.”(‘너 누구니’ 11쪽)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이야기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문다. ‘시대의 지성’이 남기고 간 글의 향기는 더 짙게 많은 이들의 가슴에 배고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갯길을…’하며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로 그는 여전히 독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건넨다.최근 잇따라 나온 이 전 장관의 새 책은 우리가 지닌 힘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용기를 일깨운다. 특히 구불구불하고 부드러운 어감의 ‘꼬부랑과 아리랑’을 사랑하는 한국인이 더 유연하게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에너지를 가꿔 나아가길 권한다. 이 전 장관의 유작이자 2020년 첫 선을 보인 ‘한국인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너 누구니’에서는 젓가락에서 그 힘의 원천을 찾는다. 동양문화권에선 젓가락을 사용한다. 특히 한국은 중국·일본과 더욱 가까이 젓가락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젓가락은 엄연히 다른 것들과 구분되며 한국인만의 문화유전자(Meme·밈)를 형성해 왔다고 이 전 장관은 강조한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짝지어 국물과 건더기를 자유자재로 먹는 것도, 금속으로 된 묵직한 젓가락으로 콩을 한 알씩 집어 먹는 것도 모두 우리만의 특색이다.세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수저는 1000년이 넘도록 일관된 생활과 정신을 이어 온 핵심 도구다. 이 전 장관은 무엇보다 한자 ‘저’(箸)에 우리말 ‘가락’을 붙인 것처럼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고 결합하는 젓가락의 성격에 주목한다. 숟가락으로는 국물만 뜬 뒤 내려놓고 다시 젓가락을 들어 건더기만 집어 먹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 손에서 조화롭게 움직이는 수저문화는 곧 우리 삶의 리듬과 정서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다만 너무 일상과 함께라 ‘작고 하찮은’ 것으로 여겨 ‘젓가락 행진곡’(영국)이나 ‘스마트 젓가락’(중국)을 우리가 만들어 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덧댄다. 그는 “가까이 있는 것, 늘 보아온 작은 것 속에 뜻밖에 깊고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나와 함께 사는 이웃이 누구인지, 젓가락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는 여의봉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전 장관의 생전 말과 글, 책에 관련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강연 내용들을 묶은 ‘거시기 머시기’도 젓가락 문화와 비슷한 우리만의 특색을 곳곳에서 설명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흑백의 경계를 넘어선 애매하고 이상한 말이기도 한 ‘거시기’와 ‘머시기’를 두고 이 전 장관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의 언어이기도 하다”고 했다. 뻣뻣하고 뚝뚝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걸 품어 내는 우리말의 힘을 부각시킨 것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으로 대표되는 역설적 발상을 비롯해 우리말에는 ‘죽어도 안 한다’, ‘좋아 죽겠다’처럼 모순된 표현이 가득하다. “죽음을 통해 생을 말하는 것은 우리 문화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기저음”이라는 이 전 장관은 모순을 끌어안고 서로 다른 것을 아우를 줄 아는 DNA를 언어에서 풀어낸다. 방대한 지식이 쉽고 흥미롭게 흘러 친근하게 와닿는 그의 글귀들은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한 포용과 조화의 정신을 가리킨다.
  • ‘핑크빛 옷’ 걸친 버거, 여심을 저격하다[김새봄의 잇(eat) 템]

    ‘핑크빛 옷’ 걸친 버거, 여심을 저격하다[김새봄의 잇(eat) 템]

    요식업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레스토랑을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공간이 아닌 인테리어, 테이블웨어, 서비스, 풍경 등을 총합한 복합적인 문화 경험의 공간으로 인식한다. 최근 이런 흐름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패션업계가 다이닝으로 본격 진출하고 있는 점은 이런 흐름과 결을 같이한다. 과거에는 음식과 패션의 협업이나 팝업 스토어 형태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직접 패션을 음식으로 승화하고 소비하는 경험을 확장하는 게 대세다. 김새봄의 이번 주 잇템은 ‘입는’ 대신 ‘입으로 맛보는’ 패션이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촉촉한 맛①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트렌드에 민감한 우리나라 소비자가 다이닝 업계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존재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와 세계적인 셰프 마시모 보투라가 협업해 탄생한 이탈리안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Gucci Osteria Seoul)은 이탈리아 피렌체에 1호점이 생긴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일본 도쿄 긴자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최근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열었다. 들어서자마자 정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드는, 공간 전체를 휘감는 초록빛 인테리어. 절제된 테이블의 색감과 대비되는 붉은 꽃을 수놓은 듯한 접시, 여기로 쏟아지는 별빛 조명과 바닥에서도 규칙적으로 보이는 별 문양은 구찌의 우아함을 눈으로 미리 맛보게 한다. 한국의 사계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서울 가든’은 연둣빛 로메인 사이사이로 구름 같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칩, 주홍 빛깔 꽃잎 그리고 감자와 배로 만든 붉은 나비가 날아들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병아리콩 반죽으로 만든 파리나타는 한국의 ‘전’을 모티브로 만든 메뉴로, 캐스터네츠만큼 자그마한 도 위에 스트라치아텔라 치즈, 방울토마토, 튀긴 케이퍼 등을 올려 알록달록하게 구성된 꽃다발을 떠올리게 했다. 구찌 오스테리아의 시그니처인 에밀리아 버거는 핑크빛 박스로 무장해 여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포근한 식감의 번 안에는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육즙이 인상적인 코테키노가 있고, 살사베르데 소스와 10년 숙성된 발사믹 식초로 특별함과 촉촉함을 다잡았다.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려 두세 입 잘라 먹으니 햄버거가 순식간에 없어졌다. 또 다른 시그니처 토르텔리니는 24개월 숙성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로 진한 크림과 꼬득한 수제 파스타의 식감이 인상적이다. 토르텔리니 속에는 파르미지아노 치즈와 송아지고기, 돼지고기를 섞어 채워 넣었다. 하나하나 살아 있는 재료와 소스 본연에 대한 진심까지, “도덕과 미학을 담고 싶다”는 보투라 셰프의 말이 한층 이해되는 식사였다. 말차크림 감싼 페이스트리 탄성②누데이크 안경·선글라스 전문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전개하는 케익전문점 누데이크(NUDAKE). 현재 가장 ‘핫’한 디저트숍으로 자리매김하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존 디저트에서 완전히 탈피한 개념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누데이크는 가게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 같다. 무채색 여백과 운치 가득한 매장 안에는 케이크들이 디저트인지 작품인지 구분되지 않는 특별한 오브제 모양을 하고 감각적으로 놓여 있다. 패션, 공간, 맛, 비주얼 모두 잡았다. 가장 유명한 피크(peek)는 손으로 찢어 먹는 케이크다. 진한 말차 크림을 먹물 페이스트리로 감싼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검은 페이스트리를 찢어 진한 풀빛색의 부드러우면서도 담백한 말차 크림에 찍어 먹으면 부담스럽지 않아 질리지 않고 끝까지 먹을 수 있다. 갈비 떠받치는 루이비통 트렁크③이속우화 천공 가성비 좋은 한우 맡김차림으로 한남동에 혜성처럼 나타난, 오픈과 동시에 단숨에 예약 격전지 1순위가 된 ‘이속우화’는 최근 압구정에 ‘이속우화 천공’이라는 두 번째 업장을 냈다. 간결한 식사로 꾸린 가성비 좋은 구성이 장점이었던 이속우화와 달리 ‘이속우화 천공’은 패션까지 담으면서 다른 수준의 인기몰이를 하게 됐다. 주인공은 바로 거대한 우대갈비와 갈비를 내는 루이비통 트렁크. 따로 사진 찍는 시간도 있다. 점원이 가게를 돌면서 사람들이 박스를 찍을 시간을 충분히 준다. 루이비통 시그니처 로고의 우아한 느낌과 대비되는 빨간 내피가 고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고기를 고귀하게 대하니 먹을 때도 자연스레 경건해진다. 기분 탓일까,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푸드칼럼니스트
  • “비서진 일부 상주… 독립된 집무실 제대로 지어야”

    “비서진 일부 상주… 독립된 집무실 제대로 지어야”

    이춘희 세종시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가끔 내려오더라도 그때마다 비서진이 같이 움직이는 것보다 일부를 세종집무실에 상주시켜야 국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겠느냐”며 “지으려면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정부세종신청사를 사용해야겠지만 결국은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될 것”이라면서 “그때는 독립된 집무실이 필요하다. 위헌 결정이 난 2004년과 달리 수도 이전 찬성 국민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청와대처럼 대통령 집무실, 비서실, 관저 등이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백악관처럼 한 건물에 들어가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일과 일상이 나눠질 수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현 청와대 구조는 총리와 장관이 아니라 비서실 중심으로 움직여 제왕적이란 말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13부 3처가 이전한 세종시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야 대통령이 총리, 장관, 공무원과 머리를 맞댈 수 있고 현장 중심 국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여야 모두 약속하고 양당 국회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니 (대통령 2집무실 설치 근거인) 행복도시법 개정을 굳이 미룰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용산 집무실 시대’를 실천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 시장은 “그게 ‘행정수도 격상’을 끝내는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봤다. 현행법 안에서 가능한 걸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개헌 얘기가 또다시 나올 거고, 그때 충청도를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꺼내지 않겠느냐”며 “헌법재판소는 법리를 따지는 곳이지, 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기관이 아니다. 수도를 옮기려면 개헌하라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세종집무실이 설치되고 대통령이 자주 내려오면 세종시 위상이 커지고 당초 행정수도 목표에 근접하는 만큼 외교부와 국방부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와 국가기관이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부, 여성가족부, 대검 등과 세종시로 이전한 행정안전부 관할 경찰청 등의 이전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행정법원은 원고나 피고가 될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옮겼는데 왜 서울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런데도 대전지법 지원조차 설치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은 대통령과 정당이 달라진 것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세종시에 잘하겠다고 했는데, 2008년 착공 예정이던 세종~서울 고속도로가 문재인 정부 들어 착공됐다”며 “윤 당선인이 세종시에 굉장히 긍정적인 만큼 지속적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윤 당선인이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등 세종시 7대 공약을 실천하고, 뉴스 중심지가 된 세종시에 프레스센터 등 미디어타운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어제 개고기 먹었어.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러 병사, 가족과 통화

    “어제 개고기 먹었어.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러 병사, 가족과 통화

    전투식량에 질린 러시아 병사…“개 잡아먹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병사가 개를 잡아먹었다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감청을 통해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감청해 트위터에 올린 러시아군 병사와 본국 가족 간 45초짜리 통화 녹음에 배급받은 전투식량이 질렸다는 병사의 불평이 나온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통화 녹음에는 “최소한 잘 먹고는 있느냐”는 가족의 질문에 “몹시 나쁘지는 않아. 어제 알라바이를 먹었어. 고기가 먹고 싶었거든”이라고 답하는 러시아 병사의 목소리가 담겼다. 알라바이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 양치기 개(Central Asian Shepherd Dog)를 일컫는 러시아 말이다. 러시아군은 달리 식량을 구할 길이 없는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전투식량을 병사들에게 지급한다. 유효기간이 길고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전투식량에 질린 러시아군 병사들은 이제 개도 잡아먹는 상황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군 병사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막기 위해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을 구출하려는 대대적인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리처드 대넛 전 영국 육군 참모총장은 BBC 방송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곤경을 설명하면서 “이 젊은이들은 겁을 먹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 굶주려 있다. 그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기강해이 러시아군, 실수로 아군 항공기 격추도” 영국 첩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소장은 러시아 군대의 지휘 및 통제 시스템이 혼란에 빠졌으며 내부에서 반발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플레밍 소장은 홈페이지 발표문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과 국제사회의 연합에 대해 오판했다”라면서 “우리는 무기가 고갈되고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고 고의로 장비를 파괴한 것을 목격했으며 심지어 실수로 아군의 항공기를 격추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 대통령의 ‘개인 전쟁’이라고 칭하며, 겁에 질린 참모진이 작전 실패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병참 실패, 사기 저하, 사상자 증가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푸틴 “휴전 시기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을 하기엔 여건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 중 푸틴 대통령과 전날 가진 통화 내용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그는 푸틴 대통령에게 현재 발효 중인 가스 공급 계약과 유럽 기업들이 계속해서 유로와 달러로 거래하는 안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리는 “내가 이해하기론, 틀릴 수도 있지만, 유로와 달러 가스 요금 지급을 루블화로 전환하는 것은 러시아 연방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비우호국’ 고객사는 러시아산 가스 구매 계약에 명시된 화폐 상당의 루블화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 설전 벌인 전장연 “이준석 100분 토론하자” 李 “100분? 무제한 해”

    설전 벌인 전장연 “이준석 100분 토론하자” 李 “100분? 무제한 해”

    집회서 케이크 들고 이준석 생일 축하 노래박 “이준석 생일 축하하러 가자” 행진 예고이 “어느 장단 맞춰야, 100분 말고 무제한해”“박경석 대표가 직접 나와, 사회는 김어준이”이준석 “전장연, 시민 볼모 잡는 아집 버려야”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선로서 시위로 李갈등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지하철 시위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설전을 주고받고 있는 장애인단체가 31일 이 대표에게 100분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즉각 “어느 장단에 맞춰드려야 할 지 모르겠지만 토론 언제든지 해드린다”면서 “100분이 뭐냐. 1대1로 시간 무제한으로 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장애인교육권 완전보장을 위한 장애인들의 행진’ 집회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박 대표와 전장연 활동가들은 집회에서 케이크를 들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오늘 생일이라고 한다. 이 생일 케이크를 가지고 이 대표의 생일을 축하하러 가자”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케이크를) 전달하고 엽서를 써서 이렇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오고 가는 의제와 관련해 조건 없이 100분 토론 방식으로 언론을 통해 토론할 것을 제안드린다”면서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 국회에서 장애인 권리 4대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요청드린다”고 서한에 담은 내용을 전했다.이준석 “수십만 시민 지하철에 묶은게정당한 숙원이면 1대1로 무제한하자”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확히 무엇에 대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과를 해달라고 며칠 반복하더니, 어제는 사과 안하면 2호선을 타겠다더니 오늘은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다”며 토론을 받아주겠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100분이 뭡니까”라면서 “서울시민 수십만명을 지하철에 묶어 놓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할 정도로 오래 기다린 숙원의 토론이면 1대1로 시간 무제한으로 하자고 수정 제안한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이 대표는 이어 토론 주제에 대해 ▲이준석은 장애인을 혐오하는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토론 ▲서울지하철 출근길 투쟁은 적절했는가 등을 제시하며 “토론자는 박경석 대표가 직접 나오시지요. 아 진행자는 김어준씨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삭발 나선 최용식, 이준석 사과 촉구이형숙 “지하철 선로서 쇠사슬로 버텨”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두 번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에는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나섰다. 최 회장은 “이 대표의 말처럼 시민들을 볼모로 삼아 지하철을 타지 않았다”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께서 저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단 일주일만 장애인의 삶을 체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지난 30일 첫 삭발식에서 철제 사다리와 쇠사슬을 어깨에 건 채 발언에 나섰다. 이 회장은 “우리가 처음 이동권 투쟁을 시작하면서 지하철 선로에 내려갔다.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쇠사슬과 사다리를 건 채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시민들에게 욕설을 들을 때마다 하는 말이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인데, 왜 장애인은 세상을 살면서 매번 미안해야 하나”라면서 “우리는 21년 동안 외쳤고 작게나마 세상을 바꿔내고 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더 끈질기게 외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무엇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불분명하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이준석 “불특정 다수에 불편 끼치는투쟁방식 용인한다면 사회질서 무너져”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7일 SNS에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을 향해 연일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불특정한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면서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전장연이 무조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다. 조건 걸지 말고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연이어 올린 글에서도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어서 발차를 막는 방식에 의존하시는데, 전장연이 하는 시위가 어떤 시위인지 사람들이 알아갈수록 단체가 지향하는 바는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준석 “전장연, 비문명적 불법 시위”“文정부, 박원순 땐 시위 않더니 이제?” 이 대표는 다음날인 28일에도 전장연을 향해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비판을 계속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각종 단체가 집회와 시위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 시장 있을 땐 말하지 않던 것들을 지난 대선 기간을 기점으로 윤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장연의 집회와 관련해 “이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체의 요구사항은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예산과 탈시설 예산 6224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 특정 집단의 요구사항이 100% 꼭 관철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단 방식은 문명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박지현 “헌법적 권리 실현 위한 것”고민정 “서민주거지? 이준석 의도 저급” 이에 대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장애인 단체가 이동권을 포함한 보편적 권리 확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이 이동권 보장을 비롯한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야와 정부는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매우 당연한 책무”라면서 “장애인들이 왜 지하철에서 호소하는지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당장 민주당은 ‘혐오를 조장한다’며 거센 비판에 나섰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혐오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불쾌해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결국 (전장연이 시위로)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주민과 3호선 등의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이 대표가 언급한 것을 거론, “굳이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쓴 저급한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누군가의 절규와 호소가 담긴 시간이라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 “교육받고 싶고, 이동하고 싶고, 이웃과 함께 동네에서 살고 싶은 ‘보통의 일상’을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눈물이라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장연 2호선서도 시위’기사 링크 뒤 “사과할 일 없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전장연, 2호선에서도 시위할 것’ 기사를 공유한 뒤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라. 전장연을 생각해서 경고한다”면서 “이 기사만으로도 드러난 전장연이라는 단체의 논리구조가 이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이 사과를 안해? 그러면 2호선을 타서 몇 만명을 괴롭히겠어. 그리고 네 탓 할 거야. 사과 안 할래?’ 고민정 의원님 참고하세요”라고 올렸다.시각장애인 김예지 “책임 통감” 전장연 앞에 무릎 꿇고 사과 이 대표의 최고위 발언에 앞서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 운동’ 현장에 참여,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다. 김 의원은 시위 참여에 앞서 전장연 관계자들을 향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당 이 대표의 발언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STOP PUTIN] 82년 전 스탈린에 강제 이주 당한 그들, 푸틴이 일깨운 악몽

    1940년 죽음의 겨울과 함께 소비에트 병사들이 들이닥쳤을 때 그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무장한 병사들이 집을 에워싼 가운데 30분만 줄테니 옷을 입고 짐을 챙기라고 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됐을 때인데 소련 병사들은 지금의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폴란드인을 몰아내야 한다며 시베리아의 굴라그(유형 수용소)로 보냈다. 스탈린의 강제 이주 명령에 따라 100만명의 폴란드인이 끌려갔다. 그곳을 견뎌낸 이들이 80년 만에 러시아 병사들에 의해 이름도 섬칫한 ‘여과(filtration) 캠프’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되살아나 힘겨워한다고 미국 NBC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물론 이런 일을 처음 겪는 후손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도 함께 한다고 했다. 마리 위피예프스키(85)의 말이다. “한밤중 러시아인들이 왔을 때 내 나이 세 살 반이었다. 아직도 소총들과 총검들로 문을 두들기며 ‘나와! 나와!’ 외치던 소리가 또렷이 기억난다. 그들은 아버지를 벽 보고 서게 한 뒤 어머니에게 짐을 싸고 우리 옷을 입히라고 했다. 어머니가 가장 따듯한 옷을 챙겨 입도록 했다.” 원래 성(姓)이 솔티스였던 마리는 남편 데니스(91)의 성을 따랐다. 데니스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폴란드인이란 이유만으로 “국가의 공적(公敵)”으로 낙인찍힌 것이며,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같아”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우크라이나 옴부즈먼 류드밀라 데니소바가 이 수용소의 존재를 맨처음 알렸다. 러시아군이 동부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집중 공격을 시작한 지난 2일부터 강제 이주에 나서 벌써 40만명 이상이 러시아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여과 캠프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자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거짓말”이라며 38만명 정도가 우크라이나에서 피신해 자국 영토로 넘어왔다고 반박했다. NBC 뉴스는 여과 캠프의 존재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베지멘네에 문제의 캠프가 실제로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두 회원국 외교관들이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오시프 스탈린이 폴란드 민간인들을 시베리아로 유형 보낸 술책을 다시 사용해 우크라이나인들을 겁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한 외교관은 “일종의 패턴이며, 러시아인들이 늘 하는 짓”이라며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러시아 영토 깊숙이 보내는 일이 푸틴이 하려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에 쳐들어온 1939년 9월에 데니스는 여덟 살이었다. 당시 듀브노라 불리던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 다락방 창문을 통해 비행기들이 기차역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2주 뒤 러시아군이 침공했다. 이미 그곳에는 독일을 탈출한 폴란드인들이 쏟아져 들어와 있었다. 그들은 독일 비행기들이 폴란드 난민 행렬에도 폭탄을 떨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들어오자 데니스 가족은 나라 곳곳을 떠돌기 시작했다. 러시아군이 세운 캠프들을 전전했다. 음식도 없고 부모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벌목에 동원돼 총구들이 조준된 가운데 노역을 해야 했다. 늘 춥고 배고팠다. 잠깐 러시아 학교를 다녔는데 폴란드어를 못 쓰게 했다. 형제가 음식을 훔쳤다가 들켰는데 러시아계 유대인의 도움으로 처벌을 면했다. 독일군이 1941년 6월 러시아를 침공한 뒤에는 추방된 폴란드인의 운명이 또 바뀌었다. 스탈린 대신 이번에는 연합군이 그들에게 캠프를 떠나 이란으로 가라고 했다. 그 나라에 폴란드 군대가 설립되니 파시스트 세력에 가담한 팔레스타인과 이탈리아에 맞서 싸우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이란은 러시아에 견줘 낙원 같았다고 했다. 폴란드인들은 환영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남자들이 떠나고 여자들과 아이들만 남자 다시 추방돼 지금의 우크라이나 등 우호적인 국가들에 흩어지게 했다. 데니스는 어머니, 누이들과 함께 인도의 난민캠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종전 후 영국에서 아버지와 만났다. 소련이 지원하는 공산 국가가 된 폴란드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의 집도 사라진 뒤였다.“그나마 우리 가족은 운이 아주 좋았다. 전쟁 통에도 모두 살아 남았는데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폴란드인 가족은 아주 적기 때문이다.” 마리 네가 그랬다그의 아버지가 미국 시카고의 도축장을 판 대금으로 농장을 구입했는데 부유한 지주로 분류돼 소련 비밀경찰에 끌려가 시베리아로 짐짝처럼 보내졌다. “음식도, 욕실도 없었다. 아주 추웠다. 몇주 걸려 시베리아까지 갔는데 열차 안에서 숨을 거둔 이들의 시신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두 살배기 동생 윌루스도 첫 번째 시베리아 유형소에 도착하자마자 이질로 숨을 거뒀다. 열차 트랙 옆에 묻었는데 어머니는 외동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다고 했다. 마리가 유일한 자녀가 됐는데 원치 않는 일이었다. 조부모는 이란에 도착한 뒤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등졌다. 마리 역시 같은 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종전 뒤 그는 시카고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데니스를 만나 결혼했고, 네 딸을 길러내 손주만 열하나, 증손주 둘을 뒀다.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고 다시 새로 시작해야 했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그래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
  • [허성관의 유구유언]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마라/전 행정자치부 장관

    [허성관의 유구유언]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마라/전 행정자치부 장관

    지도자가 사람을 잘 써야 성공할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다. 그래서 성공한 지도자는 유능한 인재를 찾고 육성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우리 역사에서 현명한 군주로 모두가 인정하는 세종(재위 1418∼1450)은 항상 인재에 목말라했다. 그래서 세종은 치세 말기인 29년(1447) 과거 시험에 직접 다음과 같은 문제를 냈다. “임금이 인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임금이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둘째는 인재를 절실하게 구하지 않는 것이고, 셋째는 임금과 인재의 뜻이 합치되지 못하는 경우다. 어떻게 인재를 잘 등용하고 육성하며 분별할 수 있는지 논하라.” 이 과거에서 18세에 장원급제한 강희맹(1424∼1483)의 문집 ‘사숙재집’(私淑齋集)에 나오는 이야기다. 세종은 자신이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부족했고, 인재를 모시는 데도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훌륭한 인재가 임금인 자신과 뜻이 맞지 않아 등용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성군의 모습이다. 장원급제한 강희맹 답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임금이 올바른 도리로 구하면 인재는 항상 있다. 완전하고 전능한 인재는 없다. 적합한 자리에 등용해 역량을 기르게 해서 인재를 육성하면 된다. 인재를 등용할 때 단점은 보지 말고 장점만 보면 된다. 단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는 절대로 쓰면 안 된다.” 이 답안을 조금 쉽게 풀이해 보자. 먼저 사람을 쓸 때 지연, 혈연, 학연, 내 사람 여부에 구애되지 않아야 한다. 인재가 없다고 탓하지 말고 육성하면 된다. 흠 없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흠이 있어도 사람이 유능하고 자신의 흠을 부끄러워하면 써도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18세 소년이 쓴 대단한 답안이다. 세종은 즉위 후 국비유학생 제도를 시행해 20명을 중국에 유학 보내고, 집현전을 만들어 인재를 100여명 배출했으며, 안식년에 해당하는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시행하는 등 인재 양성에 각별했다. 자신이 세자가 되는 데 반대한 황희를 중용하고, 인사검증 절차인 서경(暑經)을 통해 허물이 드러난 사람이라도 유능하면 등용하고 계속 썼다. 강희맹은 세종의 이러한 인사 정책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강희맹 답안은 지금 우리 실정에 대입해도 사사하는 바가 크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이다. 일찍이 공자(孔子)도 앎(知)이란 바로 사람을 알아보는 지인(知人)이라고 갈파했다. 사람을 판단할 때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인지를 가려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희맹은 지적한 것이다. 소위 염치가 없는 사람은 절대로 쓰지 말라는 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반듯하게 지키지 못한 사람이다. “자신을 반듯하게 지키면 영을 내리지 않아도 영이 서고, 반듯하게 지키지 못하면 영을 내려도 영이 서지 않는다”는 공자님 말씀을 새기라는 뜻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일까? 상식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공직자를 이 간단한 기준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공직자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일이 잘되면 자기 공이고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 자기를 드러내는 일에 열중하는 사람, 국익보다 자기 조직 이익에 충성하는 사람,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한 사람, 어렵고 위험한 일에 몸을 사리는 사람, 역지사지를 못 하는 사람 등은 공직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많은 사람이 고위 공직에 임명된다. 최선의 인사는 드물다. 흔히들 차선의 인사가 최선이라고 한다. 차선은 바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쓰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 [데스크 시각] 정치인의 존재 이유/이순녀 수석부국장

    [데스크 시각] 정치인의 존재 이유/이순녀 수석부국장

    부끄러운 고백부터 해야겠다. 예비 집권 여당 대표가 장애인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뉴스가 쏟아지기 전까지 지난해 말부터 4개월째 지하철역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버스로 출근하기 때문에 몰랐다는 변명은 구차한 핑계일 뿐 평소 장애인의 권리 주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나의 인식과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걸 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열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책임을 방기했다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고, 약자를 포용해 사회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정치인의 책무이기도 하다. 다양한 욕구와 갈등이 켜켜이 쌓인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아무리 어렵더라도 끈질긴 소통과 설득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일은 정치인의 소명이자 숙명이다. 그런 까닭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보여 준 일련의 언행은 매우 이례적이고, 그래서 더욱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6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전장연은 2월 말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가 한 달 만인 지난 24일 다시 지하철 시위를 시작했는데, 이튿날 이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글에서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공권력 행사를 주문했다. 글 서두에 “국민의힘은 지금까지도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고,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위대를 향한 ‘인질’, ‘볼모’, ‘부조리’ 등 분노와 혐오를 부추기는 표현들과 강경한 대응 요구에 가려 공허하게 들렸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에선 “선량한 시민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 뜻을 관철하겠단 방식은 문명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지하철 3, 4호선은 서울의 여러 서민 주거 지역을 관통해 도심과 잇는 지하철 노선”이라며 서울시민 간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도 했다. 바쁜 출근길에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상황을 흔쾌히 받아들일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는 속으로 불평하고, 누군가는 대놓고 시위대를 욕할 것이다. 개인은 그럴 자유가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달라야 한다. 시민의 불만과 분노에 편승해 약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윽박지르는 대신 대중에게 불편을 끼치는 걸 알면서도 그들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사정을 더 살피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이 대표 주장대로 국민의힘이 그동안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해서 이 같은 언행이 용인될 순 없다. 반면 같은 당 김예지 의원이 시위대 앞에 무릎을 꿇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고 한 장면은 힘없고, 소외된 이들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본연의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사태는 결과적으로 장애인 인권 법안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을 뒤늦게나마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소득을 남겼다. 씁쓸한 현실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전장연 시위 현장을 방문해 의견을 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4월 임시국회에서 장애인 권리 관련 법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다수의 행복, 다수의 편의가 아니라 누구 하나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따뜻하게 포용하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공동체로 나아가길 꿈꾼다.
  • [문화마당]파리 패션위크에 내리친 눈보라/최나욱 건축가·작가

    [문화마당]파리 패션위크에 내리친 눈보라/최나욱 건축가·작가

    코로나19로 인해 장장 2년은 치뤄지지 못했던 패션쇼가 재개되었다. 온라인 쇼로 대체하며 절감했던 런웨이 비용도 다시 수억원 대로 올라갔다. 그러니까 10분 남짓한 쇼를 위해 쓰는 금액 말이다. 장소 대관에만 적게는 수천만원이 들고 음악이나 조명, 모델 인건비 등에도 그만한 지출이 필요하다. 솔직히 상상도 잘 가지 않는다. 한번은 루이비통으로부터 한국에서 크루즈 쇼를 할 만한 장소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일교차 큰 서울의 가을날 1000명 이상의 관객 동선을 해결할 만한 장소를 도무지 떠올릴 수가 없었다. 참고로 그때 쇼는 인천공항 비행기 격납고에서 열렸다.  하이라이트인 무대 디자인에 소요되는 예산은 도저히 가늠키가 어렵다. 2017년 파리 그랑팔레에서의 쇼를 위해 샤넬은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로켓’을 만들었고, 2014년 두바이에서의 쇼는 최소 2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알려졌다. 관람객들을 위해 예약해주는 호텔과 항공권, 에스코트 비용은 덤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 분야 가운데 건축의 규모가 가장 크다 하는데, 패션쇼가 잠깐 만들고 치우는 이 시간 대비 금액을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일상이 화려한 행사장의 연속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이 10분을 위해 소비되는 수십억원을 매번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캣워크에 눈을 고정시키면서도, 동시에 몇 분 지나 사라지는 요소들을 살피고 예산을 추정하다보면 이 제한된 환경이 별세계만 같다. 순간의 화려함을 좇는 패션쇼 현장에서 바깥에서의 삭막한 일상을 떠올리는 대비란 그저 시시껄렁한 얘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럭셔리란 무엇인가. 세상에 알려지길 바라지 않는 누군가의 고급 별장부터,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공동시설을 동시에 고민하는 건축가라면 한번쯤 답해보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건축가가 되기 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공산주의에 대한 글을 쓰던 렘 콜하스는 2004년부터 프라다의 런웨이를 전담하며 아예 ‘럭셔리란 무엇인지’에 대답하는 책을 냈다. 그리고 지난 1월 타계한 스페인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은 럭셔리를 이렇게 정의한다.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외형이 아니라 이외의 것, 바깥의 것을 끌어들여 공존할 줄 아는 것. 이따금 일시적인 화려함에 잠식되었다가 깨어났을 때, 럭셔리 한복판에서의 존재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일 파리 르부루제 전시센터에서 치러진 발렌시아가의 런웨이는 그러한 고민이 응집돼있었다. 루이비통, 베트멍, 발렌시아까지 근 10년 동안 전세계 럭셔리를 진두지휘하던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는 사실 조지아 출신으로 1993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기억을 갖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이 와중에 럭셔리 패션쇼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을 것이다. 예술가들은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믿으면서도, 종종 현실 세계에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회한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쇼를 취소할까’도 고민했더라는 발렌시아가 22FW는 우크라이나 시 낭송으로 시작해, 행사장에 강한 눈보라를 내리치는 무대를 연출한다. 막대한 금액이 투자된 이 런웨이에, 이날을 위해 모든 일상을 갈아넣은 모델과 스탭들에, 럭셔리를 감상하러온 소수의 VIP 고객들에게 차디찬 눈보라가 내리친 이유다. 화려함의 극단을 일상으로 삼는 누군가가, 제한된 사치의 환경에서 제 존재의 의미와 럭셔리의 본질을 묻는 필사적인 행위였던 것이다.
  •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국에서 호평… 국공유지 포함 10곳 668만㎡ 휴식처로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전국에서 호평… 국공유지 포함 10곳 668만㎡ 휴식처로

    전국 대표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10개 지구(9개 공원) 중 4개 지구의 토지 보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말부터는 9개 공원지역 정비사업이 시작되는 등 제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시는 30일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마륵, 운암산, 신용, 봉산 등 4개 도시공원 사유지 72만 8000㎡(약 22만평)의 보상이 최근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중앙2, 수랑, 송암, 일곡 등 4곳은 늦어도 오는 7월이면 보상이 완료되고 중앙1과 중외도 연말이면 보상 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토지 보상은 토지주와 사업시행자가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업자 2~3명의 평가금액을 산술평균해 추진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토지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강제 수용 절차를 밟아 토지 보상이 마무리된다. 토지 보상이 모두 완료되면 국공유지 27만 7000㎡를 포함해 668만㎡가 광주시 소유로 전환돼 시민을 위한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된다. 광주시와 10개 민간공원 추진사업자는 보상이 완료되는 공원별로 상반기부터 생태숲 복원, 휴게공간 조성, 단절된 산책로 연결, 풍암저수지 수질 개선 등 공원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불법 경작 등으로 훼손된 땅 100만 3000㎡에 나무를 심고 공원 내 묘지 7961기를 이장해 생태 숲으로 복원한다. 운암산공원과 영산강 대상공원, 일곡공원과 중외공원을 잇는 산책로도 조성된다. 공원마다 체육·편의 시설도 들어선다. 중앙공원 캠핑장(조감도), 마륵공원 황토건강길, 일곡공원 그라운드 골프장, 수랑공원 물놀이장, 송암공원 축구장, 봉산공원 복합문화센터, 운암산공원 전망대, 중외공원 피크닉 광장, 신용공원 자연학습원 등이다. 공원시설이 아닌 아파트의 경우 9개 공원 10개 지구에서 총 1만 220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후분양으로 공급되는 중앙1지구를 제외하면 하반기부터 아파트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입주는 2024년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수랑지구 901가구를 비롯해 마륵지구 917가구, 송암지구 1590가구, 봉산지구 950가구, 중앙1지구 2779가구, 중앙2지구 695가구, 일곡지구 1004가구, 운암산 734가구, 중외지구 2554가구, 신용지구 26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대상 부지를 건설사가 모두 매입한 뒤 공원을 조성해 광주시에 기부하고 비공원시설인 아파트 등을 지어 사업비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광주시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원면적 비율 확보, 초과수익 공원사업 등 공공부문에 재투자, 전국 최초 협약이행보증금 추가 담보 설정 등으로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석웅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관거버넌스를 구성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9개 민간공원이 시민을 위한 쾌적한 쉼터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우크라 침공이 부른 식량재앙… 그 와중에 러 감싼 산유국

    우크라 침공이 부른 식량재앙… 그 와중에 러 감싼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에 식량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세계 식량 안보와 관련해 “앞으로 수개월 동안 (전쟁) 참사 이상의 참사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초토화되면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의존도가 80%가 넘는 이집트와 레바논 등은 식량위기 재앙에 직면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밀 공급의 30%, 옥수수의 20%, 해바라기씨유의 75~80%를 생산한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전 세계 식량 배급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아프리카의 기아 난민이 늘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절대 피하고 싶은 비극은 덜 굶주린 아이들의 식량을 빼앗아 더 굶주린 아이들에게 제공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WFP에 따르면 전쟁 장기화로 식량을 배급받는 처지의 우크라이나인이 현재 약 100만명이지만, 한 달 후 250만명으로, 오는 6월 말이면 60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러시아 침공의 결과 1300만명 이상이 식량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도 당분간 하락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이 서방의 증산 요구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참석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최우선 목표는 원유 시장 안정이라며 러시아의 OPEC+ 퇴출 가능성을 일축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 수요량의 10%를 생산한다. 이에 따라 31일 예정된 OPEC+ 회의에서도 기존의 하루 40만 배럴 증산 방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글로벌 원유 공급 확대를 위한 전략비축유의 추가 방출을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기대감이 고조되고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4.24달러로 전날보다 1.6% 하락했다.
  • 프리드먼 “석유 중독이 푸틴 군자금을 대고 있다”

    프리드먼 “석유 중독이 푸틴 군자금을 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이자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세계는 평평하다’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저지할 가장 확실한 수단은 화석연료와의 이별이라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29일(현지시간) ‘푸틴을 물리치고 지구를 구할 방법’이라는 NYT 칼럼에서 “서방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세금으로 도우면서 동시에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구매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대에 자금을 대고 있다”라며 “이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라고 일갈했다.러시아가 국가 예산의 40%를 에너지 수출로 번 돈으로 꾸리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계절 정반대’ 남극·북극 얼음 동시에 녹는다 프리드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미국은 ‘석유 중독’을 최종적으로, 공식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식시켜야 한다”며 “석유 중독이 외교 정책과 인권 정책, 국가안보와 환경을 왜곡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전쟁과 무관하게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프리드먼은 상기시켰다. 북극과 남극은 한쪽이 여름이면 한쪽이 겨울인 정반대 계절을 보내야 하지만 최근 봄을 맞은 북극과 가을인 남극의 얼음이 동시에 녹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남극 폭염에 뉴욕시 크기 빙붕 부서져 남극 일부 지역에 극한 폭염이 덮치면서 기온이 20도 이상 올랐고 북극도 평년보다 10도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남극대륙 동해안에서 뉴욕시 크기만 한 빙붕이 산산이 부서져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양극 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은 50m 이상 상승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석유독재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에 석유 증산과 유가 인하를 “구걸”하고 있다며 프리드먼은 꼬집었다.불과 2년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까지 떨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감산을 애원했다. 프리드먼은 추출비용만 배럴당 40~50달러인 미국 정유회사들의 타격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석했다. ●유가 붕괴가 소련 붕괴 재촉했듯 재생에너지 과잉생산해야 그는 “이런 구걸이 우리가 원하는 미래인가”라고 물으며 “석유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항상 누군가, 보통은 나쁜 놈(bad guy)에게 가격을 올려달라, 내려달라 애원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석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다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프리드먼은 제안했다. 1988~199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과잉 원유 생산으로 촉발된 유가 붕괴가 소련을 파산시키고 정권 붕괴를 재촉한 사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오늘날 재생에너지를 과잉생산하고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다면 당시와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력회사가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통해 생산한 전력 비중을 연간 7~10%로 높여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쓰는 청정에너지 비중을 꾸준히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1세기판 승리정원…“태양광 지붕이 석유 독재와의 투쟁”21세기판 ‘승리의 정원’(Victory Garden)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식량으로 쓸 통조림 소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정부는 각 가정에 자급자족할 과일과 채소를 심을 텃밭을 장려했다. 2000만명의 미국인이 뒷마당과 옥상에 텃밭을 조성함으로써 전쟁을 지원했다. 프리드먼은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중국, 유럽, 일본보다도 빠른 호주처럼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와 관련된 규제를 없애고 이를 실천하는 가정에 세금 환급 혜택을 줌으로써 소비자에게 이 싸움에 동참할 능력을 부여하자”라며 “태양광 지붕은 석유 독재에 대항하는 우리 세대의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푸틴에 SOS…“바이든 아들 비리 공개해달라”

    트럼프, 푸틴에 SOS…“바이든 아들 비리 공개해달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우파 성향 온라인매체 저스트더뉴스 인터뷰에서 “모스크바 시장의 아내가 헌터 바이든에게 350만달러(약 42억 3400만원)를 줬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한 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그 답을 알아야 한다”면서 “헌터 바이든에게 건넨 돈은 매우 큰 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전부터 헌터 바이든이 조 바이든을 위해 고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의 부인 엘레나 바투리나로부터 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적 도움을 호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파헤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힐러리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하라고 부탁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언론인 클레이 트래비스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클레이 트래비스와 벅 섹스톤’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반군의 독립을 승인한 것을 두고 “이건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상당 지역에 독립을 선포한 것이다. 멋진 결정”이라며 “‘얼마나 똑똑한 일인가’라는 말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그 지역에 진입할 것이고 평화유지 세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해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 [여기는 남미] 경비행기가 슈퍼마켓으로 돌진해 8명 사상

    [여기는 남미] 경비행기가 슈퍼마켓으로 돌진해 8명 사상

    하늘을 날던 경비행기가 육지의 슈퍼마켓을 들이받은 사고가 멕시코에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한 8명이 사상했다.  사고는 멕시코 모렐로스주(州)의 테믹스코에서 28일(현지시간) 발생했다. 경비행기는 슈퍼마켓 체인 '아우레라'를 향해 돌진, 건물 외벽을 무너뜨리고 매장 안에 깊숙이 박혔다.  경비행기에 타고 있던 사람은 조종사를 포함해 모두 4명이었다. 이 사고로 4명 중 3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매장에 있던 슈퍼마켓 직원과 고객 등 5명이 부상했다.  슈퍼마켓 인근의 사이버카페 매니저는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들린 것밖에 없었다"며 "이후 앰뷸런스가 도착하고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일반의 접근이 통제됐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기는 유타 트러스티라는 회사가 보유한 에어택시였다.  경비행기는 이날 오전 10시 승객을 태우고 멕시코 푸에블라의 에르마노스 세르단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목적지는 아카풀코였다.  오후 12시에는 푸에블라로 귀환한다는 비행스케쥴이 잡혀 있었다. 경비행기는 귀환길에서 사고를 냈다.  경비행기는 비행 중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통신기록을 보면 조종사는 모렐로스를 비행하던 중 소치테펙 공항 관제탑에 임시착륙을 허락해달라고 했다.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모렐로스에 임시착륙을 하려고 한 것으로 보아 비행 중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한 것 같다"고 했다.  공항은 임시착륙을 허가했지만 경비행기는 공항에서부터 2km 지점에서 동력을 잃고 하강하기 시작, 슈퍼마켓 매장으로 돌진했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노후한 경비행기가 정비불량 등으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익명의 관계자는 "사고기가 29년이나 된 오래된 비행기였다"며 "비행 중 고장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조사에 나선 모렐로스 검찰은 "비행기의 비행속도가 점점 느려졌다는 정황이 있어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밝혀내면 사고의 원인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곳은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육지에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건 기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슈퍼마켓 관계자는 "사고의 규모를 볼 때 행인이나 고객, 직원 중에 사망자가 없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며 "정말 큰 참사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사고가 뒤따르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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