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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기술 뺏기에 K반도체 비상…“산업 스파이, 안보 차원 철퇴” [이슈 포커스]

    中기술 뺏기에 K반도체 비상…“산업 스파이, 안보 차원 철퇴” [이슈 포커스]

    ‘연봉 2배 이상’ 내걸고 이직 제안중국 내 韓공장에 ‘헤드헌터’ 기승“처벌 수위보다 얻는 富가 너무 커지재권 아닌 국가안보로 접근해야” 중국 반도체 기업의 한국 기술과 인력 빼가기가 점점 노골화하면서 국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가 한국 반도체 기술 탈취 시도 등의 ‘풍선효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중국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사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인재 이탈 방지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반입 금지 조치 시행을 계기로 중국의 ‘반도체 기술·인력 사냥’이 더욱 거세지면서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 주변에는 현장의 중국인 엔지니어는 물론 한국인 직원을 중국 기업으로 빼가기 위한 ‘헤드헌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공장 인근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현장 직원들에게 은밀히 접근해 ‘현재 보수의 2배 이상’ 등을 약속하며 중국 기업으로의 이직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사 근무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한 임원은 “거액 이적료 조건에는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내부 자료 유출과 같은 불법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한국 검찰에 적발된 ‘삼성전자 공장 복제’ 사건은 사태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앞서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박진성)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 등을 빼돌려 시안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 한 혐의로 중국 반도체 기업 대표 최모(65)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 발표 직후 주범 최씨가 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을 거친 해당 분야 최고 권위자로 확인되면서 업계에서는 충격과 동시에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D램 공정 설계 전문가인 최씨는 2009년 ‘제2회 반도체의 날’에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 한국공학한림원과 서울대가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씨와 관련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중국 반도체 기업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직후부터 ‘국내 기술과 인력을 중국에 이식하고 있다’는 뒷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는 업계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퍼지자 2017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 메모리 기술자가 중국으로 가 봤자 팽당하고, 돈도 못 번다”며 항변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 스파이 행위에 대한 국내 처벌 수위에 비해 중국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범행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서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는 개별 기업의 지식재산권 개념이 아닌 국가 안보 자산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의 ‘기술 유출 범죄 양형기준에 관한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년간 해당 범죄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96명 중 20%(73명)만 실형을 살았고 80%(292명)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집계됐다.
  • 평양냉면에 진심인 바리톤 절친의 ‘일 트로바토레’

    평양냉면에 진심인 바리톤 절친의 ‘일 트로바토레’

    “나이도 1981년생 동갑이고 학교도 영남대(이동환)와 연세대(강주원)니까 둘 다 Y대, 저희 평양냉면 엄청 좋아합니다.” 바리톤 강주원과 이동환은 요즘 죽고 못 사는 사이다. 연습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인데 짬이 날 때마다 수다 떨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평양냉면 먹는 일에는 둘 다 누구보다 진심이다. 뭘 하든 이심전심이라 옛날에 태어났으면 두 사람의 우정을 뜻하는 사자성어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강주원과 이동환은 오는 22~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일 트로바토레’에서 주인공 루나 백작을 맡았다. 이동환이 22·24일, 강주원이 23·25일 나선다. 지난 14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무대에선 카리스마가 엄청난 성악가인데 무대 밖에서는 만담 콤비가 따로 없다.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친구랑 같이 있을 땐 10대 소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정말 해맑고 신나게 떠든다.두 사람은 원래 라이벌로 인연을 시작했다. 2007년 광주성악콩쿠르에서 강주원이 1등, 이동환이 2등을 했는데 심사위원을 맡았던 이가 바로 최상호(61) 국립오페라단장이다. 강주원은 “결혼을 앞두고 장모님이 몰래 콩쿠르를 보러 오셨다. 딸이 예술가와 결혼한다니 불안하셨을 텐데 1등 안 했으면 결혼 못 하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이동환은 “2등 상금 700만원 받은 걸로 유학 자금 보태서 결혼하고 유학 갔다”며 비슷한 경험을 떠올렸다. 운명적인 광주성악콩쿠르 이후 강주원은 미국, 이동환은 독일로 각각 공부하러 떠났다. 강주원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시애틀오페라, 유타오페라, 국립오페라, 울프트랩 오페라, 세인트루이스 오페라, 플로리다 그랜드 오페라, 노스캐롤라이나 오페라, 웩스포드 페스티벌, 스폴레토 페스티벌, 링컨센터 페스티벌, 애리조나 오페라, 미네소타 오페라 등과 함께 공연했고 현재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동환은 런던 코벤트가든 극장, 프랑스 툴루즈 극장, 이탈리아 베로나 필하모닉 극장, 노르웨이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독일 함부르크, 다름슈타트, 하이델베르크 오페라 극장 등에서 공연했고 20092015년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 및 아우크스부르크 극장 전속 주역 가수, 2015~2020년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퍼극장에서 한국 바리톤 최초로 솔리스트로 활약했다.세계적인 성악가의 길을 걷는 서로를 멀리서 서로를 지켜봤던 두 사람은 ‘일 트로바토레’를 계기로 16년 만에 재회하면서 지음(知音)이 됐다. 같은 배역이면 경쟁의식 때문에 사이가 안 좋은 경우도 종종 있는데 두 사람은 예외다. 특히 평양냉면이 가교 구실을 했다. 강주원은 “한국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평양냉면이었는데 가족 중에 저만 좋아한다”며 함께 평양냉면을 먹을 짝을 구한 것을 자랑했다. 강주원이 “같은 역할끼리 조언하고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게 많지 않은데 우린 서로 마음을 열고 편하게 얘기하니까 너무 좋다”고 하자 이동환은 “나 역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진짜 좋은 친구끼리 인생에 없어도 되는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한다”며 웃었다.베르디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일 트로바토레’는 성악가들에게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꿈의 작품으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일 트로바토레’를 위해 다른 작품 출연 제안을 고사했다. ‘일 트로바토레’가 처음인 강주원은 2009년에 뉴욕 공연을 본 기억을 떠올리며 “돈이 없어 무대와 먼 객석에서 봤는데,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가 등장하자마자 박수가 쏟아지는 걸 보며 나도 저렇게 인정받으면 어떨까 꿈을 꿨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동환은 네 번째인데 2019년 노르웨이 공연 당시 4일간 3회 공연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불가능한 걸 해냈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추억을 되새겼다. 국립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는 배경을 현대 미국 할렘가로 옮겼고 파격적인 설정으로 관람 연령도 8세에서 14세로 높였다. 이동환은 “현대적인 연출로 굉장히 색다르고 자극적인 걸 찾는 분께 추천한다”면서 “루나 백작도 각각 매력이 달라서 둘 다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세계 정상급 바리톤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지난 4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22)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강주원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몸이 악기라 노 젓다가 배가 뒤집힐 수 있다”면서 “성악가는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 20년 뒤에 정말 세계적인 스타가 돼서 그때 꽃필 수 있을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도 “바리톤의 꽃은 50~60대”라며 “많은 제안이 들어와 거절하기 쉽지 않을 텐데 혹사하지 말고 현명하게 잘 견뎌서 롱런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사람 역시 “50대, 60대까지 건강하게 노래하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성악가”(이동환), “어떤 무대에 서든 관객들이 기억하고 싶은 성악가”(강주원)를 목표로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은 꿈을 전했다.
  • 용인 골프장서 이용객 숨지자 캐디도 극단선택

    용인 골프장서 이용객 숨지자 캐디도 극단선택

    경기 용인시 한 골프장에서 전동카트 사고로 이용객이 숨졌는데, 뒤이어 해당 카트를 운전한 캐디도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국가보훈부 소유 골프장인 용인 88컨트리클럽(CC)에서 40대 여성 A씨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A씨는 전동카트 조수석에 탑승 중이었는데, 커브 길을 돌던 카트가 넘어져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카트를 운전한 캐디 B(50대·여)씨는 나흘 뒤인 16일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B씨는 카트 사고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B씨에 대해 골프장 측의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경찰은 “안 좋은 일로 (B씨가)돌아가신 일이기 때문에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해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정유정, 골프장 캐디 집착…영화 ‘화차’ 감상” 신분탈취 노린 듯

    “정유정, 골프장 캐디 집착…영화 ‘화차’ 감상” 신분탈취 노린 듯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 집중 검색범행 사흘 전 긴 머리 짧게 자르고 중학생 위장과외앱서 대상 물색, ‘혼자 사느냐’ 동일 패턴 접근“망설임 없는 사후 처리…기이한 행동은 대처능력 탓”“시신 유기 장소 낙동강변 ‘백골화’ 노리고 선택했을 것”“다른 범죄자 모방…우발적 범행 주장 신빙성 낮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피해자의 ‘신분’을 노리고 범행했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7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살인자 정유정을 조명하며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 진단을 전했다. 취재진은 먼저 “우발적 범행”이라는 정유정의 주장과 배치되는 ‘계획적 범행’의 단서를 여럿 확보했다.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에 대해 집중 검색했다. 범행 사흘 전에는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중고로 산 교복을 입어 중학생으로 위장했다. 범행 대상은 과외 앱에서 물색했는데, 접근한 사람이 피해자 한 명이 아니었다. 접근 방식 또한 동일한 패턴을 띄었다. 사건 발생 직전 정유정에 과외 문의를 받았다는 과외 선생 둘은 한결같이 ‘혼자 사느냐’, ‘선생님 집에서 과외 가능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유정 요구를 거절해 피해를 면했다는 과외 선생은 “나도 원룸이 아니고 투룸에 살아서 생활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으면 집으로 오라고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과외 선생은 ‘혼자 사느냐’는 질문이 보통의 과외 문의와 달라 이상함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자립한 경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돈 없는 대학생 20대 후반을 노린 것 같다. 돈이 좀 필요한 사람을 노린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정유정은 20대 고학력자에 자택에서 과외가 가능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노린 것으로 보인다.정유정이 피해자의 목덜미를 집중적으로 찔러 살해하고, 10분 만에 살해 도구와 청소 도구를 구입하는 등 사후처리에도 망설임이 없었던 것 역시 계획 범행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법의학자는 “치명타인 걸 알고 살해하기 위해 찌른 것으로 보인다. 스무 곳 넘게 찔렀다는 것과, 찔러야 할 곳을 정확하게 아는 형태로 보아 명백한 살인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범행 후 달아나지 않고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했다. 명확하게 계획했고 일반적인 성향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정유정이 낙동강변을 시신 유기 장소로 선택한 것도 ‘평소 산책하던 길’이라는 주장과 달리 사전 계획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법의학자는 설명했다. 법의학자는 “시신이 부패, 백골화되는 데는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길게는 2년까지도 소요되는데 풀숲이 많고 소동물과 곤충들이 서식하는 이러한 곳은 백골화가 일주일 조금 넘어 바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라며 “ 만약 범행이 적발이 안 됐다면 백골화된 시신이 발견되고 신원 확인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가해자가 분명히 그 점을 생각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범죄심리분석가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정유정의 모습에서 “배회한다거나 망설이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철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인, 시신 없는 살인 등을 검색한 시점부터 범행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유정이 범행 후 시신 유기에 사용할 캐리어를 챙기기 위해 피해자의 집과 자신의 집을 총 3회 왕복한 것은 “부적절하고 무의미한 동선”이며 “비체계적이고 비조직적인 특징이 있다”고 전문가는 평가했다. 전문가는 “정유정이 학습한 대부분의 것들은 실제 사람과의 상호 작용에서 학습한 것이 아닌 거의 다 미디어나 인터넷 같은 온라인상에서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거기에 대해 통제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이 굉장히 떨어져 기이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검찰 송치 과정에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거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한 것도 상황에 맞지 않는데, 이 역시 다른 범죄자의 말을 그대로 모방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는 해석했다. “고3 때 취업준비생으로 속이고 골프장 캐디 지원”“면접 때 대답 안하더니 탈락 후 집요한 연락, 화풀이”“기숙사 제공 캐디에 집착, 환경 바꾸고픈 이유 있었을 것”“최초 진술서 ‘피해자 신분’ 보상처럼 언급…영화 ‘화차’ 감상”은둔형 외톨이와는 달라…고기능성 자폐, 아스퍼거 가능성도 하지만 정유정의 범행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31일 경찰과 가족 설득 끝에 입을 열었으나 “방송 매체, 인터넷, 범죄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살인 충동이 있어서 살인을 해보고 싶었다”고 정유정은 설명했다. 검찰 송치 후에도 정유정은 “변호사 없이는 말하지 않겠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창시절 정유정은 커튼 뒤에 숨어 지내고, 친구들과 대화를 꺼리는 등 교류에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조용하고 사회성 없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학교에 출석하고 특별한 말썽은 피우지 않았다는 게 정유정 친구들의 증언이었다. 그러나 정유정의 다른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정유정이 고3이던 2017년 한 회사 면접관이었다는 제보자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정유정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면접관은 당시 정유정이 ‘검정고시 후 취업준비중’이라며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는데, 면접 때 고개를 푹 숙이고 질문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면접에서 탈락한 정유정이 2~3차례 다시 이력서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화풀이를 하며 회사 게시판에까지 탈락 이유를 확인하는 등 집요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유정이 기숙사 생활이 가능한 골프장 캐디에 지원하며 집착 수준의 행동을 드러낸 것은, 부모의 이혼 후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을 거란 설명이다. 기숙사를 제공하는 일자리 확보에 실패한 정유정은 5년이 지나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취재진은 고등학교 졸업 후 5년간의 은둔생활 동안 정유정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정유정의 할아버지와 접촉했으나 별다른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베일에 싸인 5년의 비밀에 정유정의 진짜 범행 이유를 밝힐 단서가 있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정유정이 ‘신분 탈취’를 노리고 범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유정은 범행 후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리 전문가는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런데 거짓 진술 속에서도 정유정의 욕구를 살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시신 유기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은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이 곧 보상의 의미라는 것”이라며 “피해자의 대학, 전공에 대한 동경이나 열망이 있어서 이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등학생 시절 집을 나가기 위해 캐디를 선택지로 삼고 집착적으로 빠져든 것처럼 이번 역시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이 방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본인의 세계관에서 상상했을 수 있다”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정유정이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 감상했다고 언급한 것에도 주목했다. 영화는 주인공의 신분세탁을 다루고 있다. 정유정이 범행 후 피해자의 옷을 입고 집을 나온 것 역시 신분세탁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정유정이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2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선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정유정이 높은 점수를 받을만한 항목에 해당되는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일면식 없는 사람을 찾아가 죽이는 행동에 합리적 설명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유정을 ‘날 때부터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지어야 안심한다. 사이코패스기 때문에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순환 논리에 갇히게 된다”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정유정이 은둔형 외톨이라는 분석에도 허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보통 은둔형 외톨이는 스스로 학대하는 경향이 있어 공격성이 본인에게 향하는 반면, 정유정은 타인을 향해 분노를 발산하는 경향을 갖고 있어 에너지의 방향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다. 정신과 전문의는 오히려 정유정에게서 자폐적 성향이 보인다고 주목했다. 특히 고기능성 자폐, 아스퍼거의 특성을 가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스퍼거는 타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홀로 지내는 것을 선호하며 한 가지 관심 분야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일종이다. 전문의는 “자폐 성향은 신체 감각이 예민해서 타이트한 옷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불편해하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독특한 말투나 독특한 걸음걸이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에서도 자폐적인 특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런 정황과 추측만으로 범행 동기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지난 5년간 정유정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구체적 예방책을 마련하고 범죄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표창원은 “정유정은 섣불리 규정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그가 왜 이런 괴물이 됐는지 그 과정 중에 우리 사회가 발견하거나 막을 수 있는 여지는 없었는지 주목해야 한다”라며 “정유정을 섣불리 단순하게 규정지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 최대한 목재 아끼는 재단 방법 알려주는 ‘스켓치컷’[김기자의 주말목공]

    최대한 목재 아끼는 재단 방법 알려주는 ‘스켓치컷’[김기자의 주말목공]

    목재 재단은 여러모로 골치 아픈 과정이다.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목재를 절약하기 위해 어떻게 잘라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 목재는 결에 따라 힘을 버티는 정도가 달라 결 방향에 유의해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책상 상판으로 쓸 집성판재가 결 방향으로 가로 600㎜, 세로 500㎜라고 해보자. 마침 가로 490㎜, 세로 1000㎜짜리 목재가 있다. 그러나 이 목재는 크기가 더 크더라도, 결 방향이 짧아 쓸 수가 없다. 가구를 제작할 때 집성판재를 가장 많이 쓴다. 두께가 12㎜, 15㎜, 18㎜, 24㎜, 30㎜ 식으로 나온다. 두께는 다르지만 크기는 동일하다. 가로가 2440㎜, 세로가 1220㎜짜리로, 통상 ‘온장’이라 부른다. 이렇게 큰 집성판재를 온장 단위로 사놓고, 필요에 따라 조각내 잘라서 쓴다. 큰 목재라며 무턱대고 잘라대면 나중에 멀쩡한 목재를 두고 새로 사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실제로 그런 일을 몇 번 겪었고, 주변에서도 이런 실수를 하는 걸 자주 봤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려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케치컷’을 써보자. 목공인이라면 꼭 배워야 하는 ‘스케치업’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따온 듯하다 하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 라이트 버전은 무료이고, 광고 없고 PDF 연결 등 여러 기능이 더 들어간 프로 버전은 유료다.다운을 받아 실행하면 세팅을 어떻게 할지 물어본다. 스마트폰으로 쓸 거고, 단위는 ㎜로 설정했다. 여러 언어를 지원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사용법은 여느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몸풀기로 가로 800㎜, 세로 600㎜짜리 1인용 책상을 만든다고 해보자. 4개의 각재로 받치고, 옆면엔 에이프런 4개를 붙여 보강한다. 새 파일을 만들고 파일명을 ‘1인용 책상’이라고 했다. 메뉴는 한글 지원을 하지 않지만, 파일명에 한글을 입력할 수 있다. 저장된 파일을 읽어올 수도 있다. 파일의 확장자명은 ‘sct‘다.전체 메뉴 가운데 두 번째 메뉴인 파라미터(parameters)를 누르면 시트(sheet)를 설정할 수 있다. 시트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목재’라고 이해하면 쉽다. ‘+’버튼을 눌러 크기를 정할 수 있다. 가로 2440㎜, 세로 1220㎜짜리 시트를 우선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두면 시트 목록에 저장이 되고, 다음에 작업할 때 불러서 쓸 수 있다. 커팅 메소드(cutting method)는 결의 방향을 의미한다. 가로 결이기 때문에 바이 렝스(by length)로 선택한다.이어 시트를 어떻게 자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메인 메뉴 가운데 파츠(parts) 부분에서 결정할 수 있다. ‘+’ 버튼을 눌러 내가 필요한 목재 사이즈를 입력한다. 상판 800X600㎜ 1장, 옆판 600X45㎜ 2장과 400X45㎜ 2장을 입력한다.이제 결과(result)를 눌러본다. 아래 오른쪽을 눌러 컬러를 입히면, 판재에 따라 색이 다르게 입혀진다. 크기를 숫자로 기재해 보기가 수월하다.그렇다면 각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할 각재가 45㎜ 짜리이니 길이 2440x45로 시트를 만들면 된다. 730㎜ 각재 4개를 입력했다. 2440㎜ 길이의 각재 1개로는 모자라니 2개를 준비해야 한다. 각재 1개에서 꽤 긴 길이의 자투리가 남는다는 걸 알 수 있다.직관적이어서 몇 번 조작해보면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참 편하다. 남은 목재의 크기를 재서 시트에 넣고, 내가 필요한 만큼 잘라내면 남는 목재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 목재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자투리라고 무시하지 말고, 이 앱으로 최대한 아껴보자.관심은 가지만 섣불리 시작하기 어려운 목공. 해보고는 싶은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한 번 글로, 눈으로 들여다보세요. 주말이면 공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김기중 기자가 목공의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김기자의 주말목공’은 매주 토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美공장 건설비 고심 깊은 삼성... 독일에 “보조금 더 달라” 목소리 높인 인텔[클린룸]

    美공장 건설비 고심 깊은 삼성... 독일에 “보조금 더 달라” 목소리 높인 인텔[클린룸]

    과거 ‘산업의 쌀’에서 이제는 국가 경제·안보의 동력으로 성장한 반도체. 첨단 산업의 상징인 만큼 반도체 기사는 어렵기만 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기술, 글로벌 경쟁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둘러싼 이야기를 편견과 치우침 없이 전해 드립니다.이번 주 국내 반도체 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반가운 소식은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년간 적용하기로 했던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금지 유예’ 조치를 상당 기간 더 연장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12일 보도에 따르면 엘런 에스테베즈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산업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및 생산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수출 통제 정책의 기존 유예 조치를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상무부는 보도 이후에도 이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업계와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당초 업계의 우려와 달리 우리 기업이 바라는 수준에 가깝게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10월 이후에도 상당 기간 (유예가)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던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지난달 발언은 한·미 양국의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됐음을 시사한 것이었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아직은 상무부의 공식 입장이 없었다는 점에서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미 정부가 우리 기업들을 대중 규제의 ‘수단’이 아닌 ‘협력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미국에서 모처럼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지는 사이 국내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어두운 소식이 나왔습니다. 그간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기술 유출’ 적발 사례입니다.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 박진성)는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자료와 공정 배치도, 설계도면 등을 빼돌려 중국에 삼성 ‘복제 공장’을 세우려 한 혐의로 중국 반도체 기업 대표인 한국인 A씨를 구속 기소했습니다. 언론에선 A씨가 과거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근거로 ‘전 삼성전자 상무’임을 강조했으나, 삼성에서는 “아주 오래 전 회사를 떠난 사람”이라며 회사와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실제 A씨는 2001년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옮긴 이후 몇 차례 국내 기업을 거친 뒤 중국에서 반도체 기업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은 검찰의 수사 결과일 뿐 아직 사법부의 유·무죄 판단이 내려진 건 아닙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간 A씨의 중국에서의 행보를 두고 ‘기술·인력 빼가기’ 등의 뒷말이 무성했던 터라 재판의 전 과정을 지켜보며 보안 시스템 전반을 점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반도체 ‘공룡’ 인텔이 독일 정부와 보조금 지원을 두고 벌이고 있는 기싸움에 주목했습니다. 유럽 각국은 중국 규제를 강화하며 반도체 패권을 거머쥐려는 미국에 대항해 저마다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쩐의 전쟁’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약 23조 6000억원)를 들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과 자체 칩 제조공장(팹)을 건설할 예정이죠. 문제는 인텔의 계산보다 건설 비용이 크게 불어났다는 겁니다. 독일 정부는 공장 조성 비용의 40% 수준인 68억 유로를 지원할 방침이었지만, 인텔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원자재·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체 건설 비용이 30% 늘어났다며 보조금을 100억 유로로 올려 달라고 독일 정부에 요청한 상황입니다.그간 미국식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에 부딪혀온 독일 정부는 ‘보조금 인상 불가’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근 인텔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집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 이번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인텔의 추가 보조금 요구에 응하며 약 100억 유로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정부가 99억 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합의안에 근접했다’는 보도까지 이어졌죠. 투자처 정부를 향해 제 목소리를 내는 인텔은 이미 미국에 170억 달러(약 21조원) 이상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신설을 결정한 삼성전자와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동반 급등하면서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건설 비용이 예상보다 80억 달러 늘어난 2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독일 정부에 보인 강경한 태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지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하는 기업이 떠안게 되는 부담을 부각해 산적한 협상 과제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관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 취미 생활의 재미는 ‘장비빨’이랬던가…순토 유저의 가민 코리아 방문기 [어쩌다 마라톤]

    취미 생활의 재미는 ‘장비빨’이랬던가…순토 유저의 가민 코리아 방문기 [어쩌다 마라톤]

    입사 16년 차 40대 기자의 뜬금없는 42.195km 풀코스 마라톤 도전기. 달리며 눈 뜬 새로운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가벼운 호흡으로 공유합니다.“주변에 좀 달린다 싶으신 분들 열의 아홉은 ‘가민’을 쓰시더라고요.” 유튜브의 소름 끼치는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 ‘침착맨-시청자가 알려주는 러닝 설명회’ 편에서 웹툰 작가 주호민(a.k.a 주펄)이 전한 사연 신청자의 말이다. 지난 3월 1일 친한 후배와의 ‘한강 러닝’을 계기로 입사 후 바쁘다는 핑계로 의식 세계에서 바스러졌던 ‘마라톤 풀코스 완주’의 꿈이 다시 가슴에 움튼 터였다.평생 운동은 멀리하며 술·담배를 가까이 해온 후배가 “행님, 저 먼저 좀 갑니다~”라며 면전에 뒷바람을 내뿜으며 멀어져가던 모습은 한 때(20대)의 러너에게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뭘 하고 사는 건가’라는 삶의 근원적 회의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날로 다시 ‘각 잡고’ 뛰어 보리라는 마음을 먹고 유튜브로 달리기, 마라톤 콘텐츠 등을 탐독했고, ‘침·펄·풍’(이말년·주호민·김풍) 조합의 러닝 수다 삼매경까지 접하게 됐다. 달리기의 장점으로 시작한 이들의 수다는 달리기에 유용한 스마트워치 이야기로 빠지더니 결국 주 작가 두 사람에게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4’를 선물하는 것으로 끝났다. 역시 대한민국 40대 ‘아재’들에게 모든 취미 생활의 시작은 장비 쇼핑이었다. 달린다는 본질적 행위에 앞서 첨단 장비를 향한 세 사람의 욕심은 최근 나와 함께 달리기에 재미를 붙인 두 40대 후배들의 모습과 놀라울 정도로 판박이였다. 우리 셋 단체 카톡방의 최근 화두는 ‘가민 965를 살 것인가, 265를 살 것인가’였다. 국내외 스마트워치 시장은 각각 아이폰과 갤럭시S 시리즈를 앞세운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연계한 액세서리 개념이 아닌 운동·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로는 미국 기업 가민(GARMIN)과 핀란드 기업 순토(SUUNTO)가 손에 꼽힌다. 이 가운데 국내 러닝과 사이클링 시장에서는 가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1989년 엔지니어 출신 게리 버렐과 민 카오가 캔자스주 올레이스에서 설립한 가민은 당시 군사용으로 개발·사용되던 GPS(위성항법장치) 기술을 선박과 항공, 차량용으로 개발하며 성장해 2005년부터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운동 마니아와 피트니스 수요를 겨냥한 개인용 GPS 기기 분야로 사업 규모를 넓혔다. 한국에는 2017년 서울에 가민코리아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사업을 강화했고, 해마다 국내에서 30%대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 작가의 전언처럼 실제 한강공원을 달리다 보면 가민의 달리기 특화 제품인 ‘포러너’(Forerunner) 시리즈 제품을 착용한 러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나는 결혼 전 당시 여자친구로부터 순토 시계를 선물 받으면서 ‘아웃도어 제품은 역시 북유럽 감성이지!’를 외쳐왔다. 달리기 시작과 함께 이미 몇 켤레의 러닝화와 몇 벌의 운동복을 지른 탓에 더 큰 비용이 드는 스마트워치는 애써 눈을 감고 지내왔다. 하지만 최근 큰 위기가 불쑥 밀고 들어왔다.ICT(정보통신기술) 제품 전반을 담당하는 기자에게 지난 15일 가민의 신제품 출시 소식이 전해졌다. 바쁜 일정을 쪼개 서울 삼성동 가민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린 ‘피닉스 7 프로·에픽스 프로’ 출시 간담회에 참석했다. 달리기라는 취미에 빠지기 전까지는 쇼핑 행위 자체를 매우 귀찮아했고, 스스로 물욕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날 공개되는 제품 역시 ‘포러너’ 시리즈가 아닌 가민의 최상위 제품군이어서 제품에 마음이 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은 역시나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고충·욕구)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신제품에 탑재된 신규 기능은 많은 스포츠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더 커지고 선명해진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와 강력한 배터리 수명에 더해진 태양광 충전 렌즈, 야간 산행 및 러닝 시 안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내장 LED 플래시라이트 탑재 등 하드웨어의 진화도 두드러지지만, 두 시리즈 모두 더욱 세밀해진 소프트웨어가 특히 매력적이다.에픽스 프로 시리즈와 피닉스 7 프로 시리즈 모두 사용자의 ‘언덕 훈련’을 위한 ‘힐 스코어’를 제공한다. 마라톤과 사이클 대회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필수 훈련으로 꼽히는 ‘업힐 트레이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계 후면의 센서가 최대산소섭취량(VO2 MAX), 훈련 부하, 훈련 상태 등을 분석해 사용자가 언덕 구간을 달릴 수 있는 능력치를 수치화해 보여주고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사용자의 신체 단련도에 맞춰 제공한다. 심폐지구력 능력을 측정하고 이를 단련할 수 있도록 ‘인듀어런스 스코어’ 등 고급 트레이닝 기능도 추가됐다. 시계에 내장된 지도는 기존의 등고선 외에 음영 기복까지 추가되면서 지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전방 안내’ 기능을 활용하면 마라톤이나 사이클 대회 시 급수대와 언덕 시작 지점 등의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 계획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조정호 가민코리아 영업·마케팅 총괄 이사는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스포츠, IT 제품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크다”라면서 “운동에 있어 장비나 기록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해 다양한 제품군에서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민의 최상위 제품군인만큼 가격 부담은 큰 편이다. 피닉스 7 프로 시리즈는 129만원에서 169만원, 에픽스 프로 시리즈는 139만원에서 159만원대로 책정됐다. 아무래도 올 가을 첫 풀코스 대회까지는 ‘아웃도어는 북유럽 감성’을 계속 외치고 다녀야 할 것 같다.
  • 73세 한덕수와 맞붙은 43세 고민정 [주간 여의도 Who?]

    73세 한덕수와 맞붙은 43세 고민정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국회법을 보십시오, 의원님! 국회법을 좀 보세요!” “그러려면 이 자리에 왜 나왔습니까. 지금 여기 싸우자고 나왔습니까?” 지난 1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때아닌 고성이 오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10년 작성된 문건과 관련해 질의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발끈하면서다. 고 의원은 해당 문건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방송장악’을 시도한 증거라며, 이 특보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명되는 게 부당하고 주장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이 특보의 지시로 국정원에서 작성한 것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 추천 시 좌 편향 시민단체 및 특정 방송사 관련자 배제 ▲건전 매체 및 보수단체들과 협조 ▲방송사의 좌 편향 선거 보도 견제 활동 강화 및 자생적 선거 보도 감시단체 조직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 총리는 문건을 사전에 검토한 바가 없다며 따졌다. 국회법상 대정부질문 요지가 48시간 전에 통지돼야 하는데, 해당 문건은 미리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고 의원은 한 총리가 문건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자 “이런 답변 태도에 굉장히 유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대단히 유감스럽고, 비합리적이고, 대단히 비상식적인 질문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맞받았다.이날 소동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즉각 갑론을박을 벌였다. 여권에서는 사전에 고지되지 않은 질의를 밀어붙인 것은 한 총리를 곤경에 빠트리기 위한 ‘정치쇼’라고 주장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5일 YTN 방송에 출연해 고 의원의 문건에 대해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박형준 후보에게 이미 나왔던 철지난 문건”이라면서 “이걸 본회의장에서 흔드는 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국무총리를 곤경에 빠뜨리려 한 정치쇼”라고 쏘아붙였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대정부질문은 장학퀴즈가 아니다”고 비꼬았다. 반면 야권에서는 한 총리가 끝내 답변을 거부한 것은 국회를 무시한 ‘안하무인의 태도’라고 항변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1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이 한덕수 총리에게는 고작 ‘오픈북 시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한 총리에게 국회는 본인의 기분에 맞지 않으면 마음대로 답변을 거부해도 되는 곳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전례없는 불성실한 답변과 오만을 드러낸 한 총리와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반성하시길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총리 및 국무위원에게 성실한 답변의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에서 “(한 총리가 이동관 특보를 감싸기 위해) 의도적인 파행을 하려고 그런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며 직접 반격에 나섰다. 고 의원은 “제가 국회법을 위반했다는 둥, 48시간 전에 질의서를 주지 않았다는 둥 다 허위사실”이라면서 “의장한테 질의서를 내면 정부한테 전달하는 건데, 의장이 전달 안 했거나 한 총리가 받았는데 거짓말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제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이 든다”면서 “(한 총리와) 벽보고 얘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회 의안과로부터 받은 답변 내용을 공유하며 “질의요지서가 전달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허위사실을 말해 의도적 답변을 거부한 한덕수 총리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공식적인 사과표명이 없을 경우 가능한 조치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의원이 공개한 의안과의 답변에는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 요지서 취합본은 6월 12일 13시 34분에 공용메일로 정부 측 담당 부서인 행정안전부 의정담당관실로 송부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고 의원은 또 ‘2021년 이미 나온 문건’이라고 주장한 김근식 위원장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법적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고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사찰 피해자들이 국정원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합법적으로 받은 문건이고, 이를 전달받아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공개한 것”이라며 한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젊은 여성 의원에게 유독 까칠한 한 총리의 태도가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총리 태도 중에 되게 특이한 부분은 공개적으로 질문에 면박을 준 대상이 젊은 정치인,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이라면서 “고민정, 강선우, 양이원영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어 “한 총리가 중년 남성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이런 태도로) 대응한 적이 있는지 찾아봐 주시면 좋겠다”며 “딱 본인이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을 본능적으로 캐치하고 하는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49년생으로 올해 만으로 73살이고, 고 의원은 79년생, 43살이다. ‘30년’이라는 나이 차이와 ‘여성’이라는 지위가 한 총리의 답변 태도를 바꿀 명분이 됐다는 해석이다. 앞서 한 총리는 4월 4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양이원영 의원이 ‘태양광 설비에 필요한 국토 면적’에 대해 질문하자 “한 번도 사전적으로 이걸 질문하겠다고 요지조차 준 적이 없다. 그래놓고 지금 계속 숫자를 이야기하라는 것이다”면서 언성을 높였다. 한편 고 의원은 이전에도 질의 도중 ‘투사적 면모’를 뽐내온 바 있다. 타깃은 주로 ‘중년 남성’이었다. 지난 2월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고 의원은 한동훈 법무장관을 상대로 설전을 벌였다. 고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질의하던 중 “2021년 7월 대통령은 문재인이었다. 그리고 검찰총장은 윤석열은 아니었다. 맞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가 “질문하실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답하자 “대답을 좀 하시라고요. 무시하시는 겁니까”라고 되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상혁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물은 박성중 의원을 겨냥해 “(한 위원장은) 아무리 국감장이라도 ‘말이 아닌 이야기’엔 강하게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 이전투구 청년정치…장경태 “장예찬, 내가 기절쇼? ‘야설’ 수준”

    이전투구 청년정치…장경태 “장예찬, 내가 기절쇼? ‘야설’ 수준”

    여야 각 당의 최고위원이자 대표 청년정치인인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장경태 최고위원 졸도 사건’을 둘러싸고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예찬 최고위원이 장경태 최고위원 졸도 사건을 ‘기절쇼’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자, 사건의 당사자인 장경태 최고위원은 ‘야설’(외설스러운 성인 소설) 수준의 의혹이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장경태 최고위원은 기절쇼 의혹과 관련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해 거대 양당 대표 청년정치인들의 갈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장예찬 “‘가짜 기절쇼’ 입증하겠다”무릎보호대 차고 바닥에 앉은 사진 공개 지난 15일 장예찬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날 장경태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방문해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논의’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낭독하던 중 돌연 실신한 것과 관련해 “무릎보호대를 차고 계획된 기절쇼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이어 “기절쇼 의혹에 대해 장경태 의원은 ‘무릎보호대를 하면 양반다리가 불가능하다’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 있는데 ‘무릎보호대 가짜 기절쇼’임을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무릎보호대를 찬 바지 차림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양반다리 자세를 선보였다. 장경태 “기절쇼 의혹·악성 댓글 법적 대응 할 것” 그러자 장경태 의원은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야설’을 쓰던 분으로 별로 엮이고 싶지 않다”면서 맞불을 놨다. 과거 장예찬 최고위원이 웹소설 ‘강남화타’에서 실존 연예인을 모티브 삼아 주인공을 만들고 성관계 등을 묘사해 논란이 일었던 것에 빗대 해당 의혹을 야설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것이다. 이에 진행자가 기절쇼 의혹과 관련 법적 대응 계획은 없는지 묻자 장 의원은 “검토 중”이라면서 “(장예찬 최고위원뿐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에서 악성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 악성 댓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반복적으로 악의적으로 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고 (명예훼손에 따른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도 받았다”라고 장예찬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졸도를) 시연할 것이면 맨 시멘트 바닥에 턱과 머리를 부딪쳐 보든지 아니면 유동규씨가 김용에게 전달했다는 1억원 외투 시연을 ‘시연 전문가’로서 한번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비꼬았다. 이왕 무릎보호대를 차면서까지 시범을 보일 것이면 양반다리만 하지 말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자신처럼 맨땅에 머리를 부딪쳐 보라는 말이다.장경태가 언급한 ‘외투 속 1억원’이란 장경태 최고위원이 언급한 ‘유동규 외투 속 1억원’은 지난 3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가 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부원장이 1억을 받아 갈 때 그냥 들고 가면 남들이 볼 수 있으니 외투 속에 넣고 가게 했다”라고 말한 것을 소환한 것이다. 재판부는 “외투 속에 넣어가는 게 가능하냐”라고 묻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시연해 보여드릴 수도 있다”라고 했고 다음 공판인 지난 3월 16일 실제 시연에 나섰다.유 전 본부장은 1억원을 골판지 상자에 넣고 다시 쇼핑백에 넣은 뒤 자신의 정장 안에 넣는 모습을 보여 줬지만 이내 정장 밖으로 봉투가 불쑥 튀어나온 다소 어색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에 재판부는 “외부에서 다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이재명 “이동관 지명, 언론자유 종말…尹 언론장악 음모”

    이재명 “이동관 지명, 언론자유 종말…尹 언론장악 음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은 언론 자유의 종말이 될 것”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MB정권 몰락의 출발이 언론 탄압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는 “수많은 언론인 해직과 언론자유 몰락을 야기했던 MB(이명박)정권의 언론 장악 막장극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며 “현재 강행 중인 언론장악 시도도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탄압, 초유의 MBC 압수수색, YTN 민영화 시도까지 민생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며 “방송 장악하고 언론을 줄 세운다고 정권 실정이 감춰지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동관 특보의 지명 의사를 포기하시라”고 촉구했다.
  • “담배 냄새 힘들어요” 부탁한 임신부…현관문 테러당해

    “담배 냄새 힘들어요” 부탁한 임신부…현관문 테러당해

    층간 흡연 자제를 부탁했다가 현관문 앞 테러를 당한 임신부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사한지 3개월 정도 됐다는 A씨는 15일 “아랫집에서 담배 냄새가 매일 올라오길래 임신부인 저도 힘들고 남편도 시달려 5월쯤 자제해달라고 부탁하러 갔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40대 여성이 담배를 물고 나와 ‘내 집에서 내가 피우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어쩌라는 태도로 문을 쾅 닫아버렸다. 금연 아파트도 아니고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잊고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찾아간 뒤) 한 2~3일 정도 잠잠하고 냄새도 안 났다. 그런데 3주 전에 갑자기 약품 냄새가 베란다에서부터 시작돼 온 집에 퍼졌다. 목도 아프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여서 관리사무소에 연락하고 친정에서 지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날로부터 3주 뒤 누군가에게 보복당했다며 현관문과 창문 주위에 성분을 알 수 없는 액체와 흙이 잔뜩 뿌려진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A씨는 출산 후 산후조리 예정이었기 때문에 짐과 아기 물건을 챙겨 친정으로 갔고, 남편이 집에 들렀다 이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A씨는 “씻어도 안 사라지는 냄새에 너무 놀라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며 “현관이며 창문에 더 심하게 뿌려져 있더라. 문 앞에는 흙을 뿌려놨다. 옆집 아저씨 말로는 새벽에 어떤 여자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욕하고 소리 질렀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약품인지도 모르겠고 감식반 결과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기가 있어서 이 집에서 살 수도 없을 거 같고 어떡해야 하나. 도와달라. 무서워서 그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겠다. 복도에 CCTV가 없어서 증거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창문·화장실 통해 담배냄새세대 내 흡연 막을 길 없어 층간흡연이란 이웃의 담배 연기가 환풍구, 출입문, 창문 등을 통해 다른 집 안으로 들어오는 간접흡연의 일종이다. 층간흡연은 층간소음과 마찬가지로 이웃 간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층간흡연’ 관련 민원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층간흡연 피해 민원은 2844건. 2021년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로 관련 민원이 더욱 증가했다. 2018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1200명 중 층간흡연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5.8%(789명)이었고, 흡연자 493명 가운데 주로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응답은 20.7%(102명)였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5항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거주자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아파트 공용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집이나 화장실에서의 흡연은 막을 수는 없다. 사실상 흡연자의 ‘노력’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제7조’의 헌법소원심판 청구 소송 판결에서 ‘흡연권’과 ‘혐연권’을 시민의 기본권이라고 인정했다. 두 권리 모두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제10조, ‘사생활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제17조에 근거한다고 봤다. 두 권리가 충돌할 경우“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사무소에 그 역할을 맡기고 있지만,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입주자 흡연을 일일이 제재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안내 방송을 하거나 안내문을 단지 곳곳에 붙이는 정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층간흡연의 피해자들은 세대 내 금연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진찰이 사라진 시대/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진찰이 사라진 시대/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노인은 최근 감기 증상 이후 몸이 많이 부었다고 했다. 체중도 불었고 다리도 많이 부었다. 부은 정강이를 눌러 보는 것 이상의 시간을 노인에게 쓸 수 없었다. 대기 환자들이 많았다. 몇 가지 피검사와 소변검사, 엑스레이 오더를 내고 응급실에 보낼지 입원시킬지 잠시 고민하다가 다음주 외래에서 결과가 나오면 다시 보자고 했다. 다음주에 온 노인의 엑스레이에서 폐는 한쪽이 허옇게 변해 있었다. 중간에 많이 힘들어 다른 병원에 가 보니 폐렴이라고 해 치료받았다고 했다. 호흡기 증상이나 열이 없었기에 진단을 제때 못 했다. 노인은 감염증이 있어도 열이 나지 않을 수 있고 활동량이 적어 호흡곤란도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감염으로 인한 혈관투과성 증가, 일시적 심부전, 또는 영양불량이 부종으로 나타났을 수 있었다. 지난주에 청진기를 노인 가슴에 대 봤다면 알 수도 있었을 텐데, 그 간단한 일을 하지 못해 오진을 한 셈이다. 전에는 진찰 능력이 의사의 중요한 기술이자 지적 자산이었다. 심장박동 사이에 미세하게 들리는 잡음의 강도와 패턴을 파악해 심장의 구조적 이상을 진단하고, 무릎 인대를 두드려 나오는 다리의 반사운동 각도를 보고 신경 어느 부위가 손상됐는지 맞히는 신묘한 감각들 말이다. 환자 눈만 보고 황달 수치를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맞히더라, 청진만으로 폐암 위치와 크기까지 알아내더라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존경스럽지만 한편으론 이제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금방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그런 대단한 능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다. 진찰은 허례가 되다시피 했다. 종합병원 의사들은 영상과 혈액검사에 의존하고 좀처럼 진찰하지 않는다. 외래는 환자에게 손을 대는 순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에 가급적 진찰하지 않아야 효율을 올릴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눈과 손과 귀는 점점 퇴화돼 간다. 노인의 폐렴을 놓친 것도 그 결과일지 모른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감염내과의사인 에이브러햄 베기즈는 ‘의사의 손길’이라는 테드 강연에서 의식 저하와 쇼크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온 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인은 진행된 유방암이었고, 환자는 정기 검진을 받았음에도 담당의가 유방에 손을 대 진찰하지 않은 무심함의 결과였다. 그는 진찰을 단순한 진단 과정을 넘어 ‘의식’(ritual)에 비유한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형성하고 질병 과정에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식이라고 말이다. “환자들 옷을 벗기지 않거나, 환자복 위로 청진기를 대고 듣는다거나 완벽한 검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그 의식을 속인다면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린 것입니다.” 필자는 이 기회를 날려 버리고 있다. 한 시간에 10~20명을 보며 진찰하는 환자는 한두 명이나 될까. 대부분은 옷 위로 대충 만진다. 진료실 침상에 누워 보라고 하고서도 환자가 걸어가 눕는 그 몇 초가 오래 걸릴까 봐 조마조마한다. 원격의료가 안전할까, 각종 생체신호와 활력징후가 모두 데이터화돼 인공지능에 의해 해석되는 시대에 진찰이 의미 있을까 하는 질문은 종종 부질없게 느껴진다. 의사들은 이미 환자들에게 손을 대지 않고 있다.
  • 북극의 숨통 조여 오는 숲… 갈림길 선 공존의 길

    북극의 숨통 조여 오는 숲… 갈림길 선 공존의 길

    수목한계선의 서슬 퍼런 진격최북단 6개국 숲의 현재 기록다큐를 보는 듯한 치밀한 묘사해법 찾을거란 맹목적 믿음 경계 질문 1. 흰색의 북극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초록에 집어삼켜지고 있다.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목한계선(나무가 생존할 수 있는 한계선)이 몇백년에 수십㎝가 아니라 해마다 수백m씩 맹렬하게 북쪽으로 진격하고 있어서다. 지구 북쪽의 숲이 확장되고 있다는데 이건 반겨야 할 소식일까, 간담이 서늘해야 할 공포일까. 질문 2. 수목한계선의 예측 불가능한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어린나무를 먹어 치우는 사슴들을 죽여야 한다면 당신은 동의할 수 있을까. 생태계 복원을 위해 땅의 온도를 높이는 나무를 외려 대거 베어 내야 한다는 제안에는 어떤 입장인가.지구를 숨 쉬게 하는 허파, 숲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 불타오르는 아마존 우림을 먼저 떠올리곤 하던 우리 앞에 ‘북극의 숲’이라는 매우 모순적이면서도 절박한 화두가 등장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러시아 시베리아, 미국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6개국의 북부 한대 수림을 여러 차례 찾은 저자는 이곳의 기후변화와 수목한계선의 확장 및 후퇴 움직임 등을 관찰해 지구 최북단 숲의 현재를 정교하게 펼쳐 놓았다. 있어서는 안 될 곳으로 행군하고, 있어야 할 곳에서 죽어 가는 나무들은 스스로의 생존은 물론 인간과 동물의 삶에도 혼란을 일으킨다. 이에 대한 기록은 밀어닥칠 미래의 세계를 미리 부감해 볼 수 있는 지도가 됐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요란하게 ‘위기의 알람’을 울리거나 붕괴된 기존 질서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낡은 내러티브를 답습하지 않는다. 대신 일반인이 평생에 한 번도 가 보기 어려운 숲 여섯 곳의 경이롭고 위태로운 풍광과 얼어붙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땅 밑바닥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조짐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또 구주소나무, 솜털자작나무, 다우르잎갈나무 등 각 숲의 한계선을 대표하는 수목 6개 핵심종이 품고 있는 생장의 비밀과 달라진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전하며 왜 지구를 지키기 위해 동물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고 멀쩡한 나무를 베어 내는 ‘어려운 선택지’까지 검토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 나간다. 숲의 변화를 꼼꼼히 추적해 나가며 일찌감치 경고음을 내 온 과학자들, 오랜 터전에서 내몰리는 원주민들의 삶과 고민 등도 덧대져 북쪽 숲의 실상과 앞날이 더 입체적으로 쌓아 올려졌다. 이런 성실한 관찰과 실감 나는 묘사 때문에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 다큐멘터리 대작을 보듯 수목한계선이라도 저마다 다른 조건과 이유로 생존을 위해 사투하고 있는 자연과 동물, 인간의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레 눈앞에 재생되는 느낌이다. 상실과 파국, 재앙이라는 결말이 우리의 태연한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치받혀 올 수 있다는 저자의 우려가 어느새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현실’로 성큼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목한계선의 널뛰기’는 녹색성장, 탄소중립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간이 결국 해법을 찾을 거란 맹목적이고 허구적인 믿음을 수정해야 할 때임을 일깨운다. 저자가 책에서 내놓는 해법은 구체성, 현실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나 숲과 공존해 온 인간과 과거에서 길을 냈다는 점에서 ‘제3의 아이디어’로 귀기울여 볼 만하다.
  • “그것만도 대단해”… ‘진짜 어른’의 위로 [그 책속 이미지]

    “그것만도 대단해”… ‘진짜 어른’의 위로 [그 책속 이미지]

    많은 사람이 사는 게 힘들다고들 한다. 그렇지만 정작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의 충고뿐이다. 이럴 때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바로 이해인 수녀이다. ‘진짜 어른’이 보이지 않는다는 요즘, 오랫동안 수도자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위로하기를 망설이지 않은 이해인 수녀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이해인 수녀는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 온 10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힘든 이웃에게 공감과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해인 수녀는 위로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설교하듯 교훈을 주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해도 대단하다, 나 같으면 그렇게 못 했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을 진심으로 전하고 상황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라테는 말이야’ 같은 어쭙잖은 충고는 상대에게 더 상처만 줄 뿐이라는 이해인 수녀의 말을 되새겨봐야 할 때이다.
  • 2045년, 우리는 ‘불멸’을 선택하게 될까

    2045년, 우리는 ‘불멸’을 선택하게 될까

    ‘노화 저지 캠페인’ 벌인 두 공학자“죽음은 선택” 불멸의 시대 예고의료AI 등 과학적 성과로 짚어내“7년 젊어질 땐 경제효과 7조억弗질병 분류 땐 인구문제도 달라져”장밋빛 ‘장수 혁명’ 현실성은 의문 최근 생명공학계에서 ‘수명 탈출 속도’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인간의 기대수명이 수명이 경과하는 시간보다 더 빠르게 연장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 수천년간 거의 늘지 않았던 기대수명은 19세기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 선진국의 기대수명은 매년 3개월씩 증가하고 있고, 오는 2029년까지 수명 탈출 속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생물의학자 오브리 드 그레이는 ‘인류가 사고나 타살에 의해서만 사망하게 되는 미래의 순간’을 ‘므두셀라리티’(거의 1000년을 산 것으로 기술된 성경 속 인물 ‘므두셀라’의 이름을 딴)라는 용어로 대중화했다.국제적인 ‘노화 저지 캠페인’을 벌이는 두 공학자가 펴낸 ‘죽음의 죽음’(DEATH OF DEATH)은 도발적이다. 저자들은 “지금 우리는 마지막 필멸(必滅)의 세대와 인류의 첫 번째 불멸의 세대 사이에 살고 있으며, 이르면 2045년 ‘죽음’이 선택사항이 된다”고 주장한다. 허무맹랑한 얘기 같지만 두 학자는 최신 과학기술을 통해 촘촘하게 노화와 죽음을 늦추고 멈추는 문제를 탐구한다. 1951년 10월 4일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 헨리에타 랙스는 2023년 현재도 ‘불멸의 삶’을 이어간다. 정확히 말하면 살아 있는 건 그녀의 몸에서 채취한 암세포다. 체외 배양된 보통의 암세포는 수일 만에 죽지만 ‘헬라 세포’로 명명된 랙스의 암세포는 70년이 지나도 배양된다.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결정적 공을 세운 헬라 세포는 전 세계 실험실에서 파킨슨병과 각종 암 치료제 연구에 사용된다. 인간 유전자 지도(게놈 염기서열 해독) 완성, 줄기세포와 유전자 치료법 개발, 수명 연장과 관련된 염색체 물질인 ‘텔로미어’와 복원 효소 ‘텔로머레이스’ 발견, 의료형 인공지능(AI)의 출현 등 기하급수적인 발전으로 생명 연장 기술은 더이상 ‘유사 과학’으로만 치부되지 않는다. 나아가 저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치료법을 찾는 데 엄청난 자금을 투입 중인 심혈관 질환이나 암과 같이, ‘노화’를 질병으로 분류하자고 한다. 노화가 질병으로 인식되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사회의 양상도 바뀔 수 있다. 책은 노화 관련 질환의 발병을 7년 정도 지연시킬 경우 각종 의료비와 건강보험 지출 급감, 노동력 보존에 따른 생산성 제고 등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오는 2060년까지 7조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른바 ‘장수 배당금’이라는 새로운 부의 창출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근’(近) 미래에 닥칠 인류의 ‘장수 혁명’의 실현 가능성을 놀라운 과학적 성과로 짚어내고 있지만 다소 ‘장밋빛 전망’에 치우쳐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현재 가장 촉망받고 있는 노화 치료제 혹은 방지제조차도 여전히 인간 임상시험이 난망한 현실에 비춰보면 말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사회 체제에서 ‘무병장수’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으킬 수 있는 혼란과 다양한 사회 문제의 발생은 결과적으로 ‘미지의 영역’이다.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43.4%(2018년 기준)인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봐도 ‘가난한 100세 시대’는 축복 아닌 재앙이 된다는 불안과 공포가 팽배해 있다. 그럼에도 죽음에 죽음을 선고하고 나선 과학기술의 혁신과 이에 따른 윤리적, 경제적 논거를 세밀하게 제시하는 건 이 책의 강점이다.
  • 차곡차곡 밟아 올라, 닳고 닳은 고단함 달래다

    차곡차곡 밟아 올라, 닳고 닳은 고단함 달래다

    강원 동해시의 묵호(墨湖)는 참 역설적인 동네다. 이름부터 그렇다. 검은 호수라니. ‘명랑한’ 코발트빛 바다를 코앞에 두고 말이다. 오래전 명태와 오징어로 파시를 이룰 때는 선원들 사이에서 ‘묵호 빌딩 언덕’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딱 ‘뫼 산’(山) 자 형태의 언덕에 고만고만한 집들이 빼곡히 들어차서 붙여진, 다소 자조 섞인 표현이다. 실제는 갯바람에 밀려 언덕에 정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작부 집과 여염이 어울려 흥청댔던 곳인가 싶다가도 뒤돌아보면 어딘가 애잔한 여운이 남았던 건 그 때문일 것이다.#옥빛 바다 깊은 곳, 검은호수의 전설 사람들은 조붓한 언덕을 개미처럼 오가며 길을 냈다. 여행자들에게 이미 유명해진 ‘논골담길’과 여전히 생경한 ‘게구석길’이 ‘뫼 산’ 자의 양쪽 끝을 이룬다. 붉고 파란 지붕들이 낮은 담장 위로 빼꼼 고개를 내밀고, 비좁은 골목길은 집을 에둘러 아슬아슬하게 언덕을 타고 오른다. 묵호 언덕은 사실 그리 높지 않다. 묵호등대가 선 곳이라야 해발 67m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슴이 느끼는 마을의 높이는 결코 낮지 않다. 고샅길에 박힌 속사정들을 어렴풋이 알게 되면, 그제야 비로소 묵호 앞바다가 검은빛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뭉툭한 세월 달랜 알록달록 골목길 게구석길 여정은 동쪽바다 중앙시장이 들머리다. 화사하게 변신한 논골담길에서 출발하기보다는 삶의 흔적이 눅진하게 녹아 있는 게구석길의 초입부터 차곡차곡 밟아 올라야 제격이다. ‘게구석’이란 이름의 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태풍 불 때 바닷물에 쓸려 온 게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골목 구석구석에 남겨지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이 그럴듯해 보인다. 중앙시장 맞은편 동문산(사실 언덕이라 부르는 게 맞을 정도로 낮다) 쪽으로 조붓한 골목길이 나 있다. 골목길은 뭉툭하다. 닳고 닳았다. 수많은 주민이 긴 세월 동안 한숨 쉬며 짚고 오른 흔적이다. 계단 옆엔 키 낮은 바람개비가 돌고, 계단 턱은 무지갯빛으로 단장됐다. 뭔가 변화를 꿈꿨다는 느낌이 확연한 모습이다.후줄근했던 묵호 언덕이 새 옷으로 갈아입은 건 2016년이다. 당시 ‘묵호언덕 빌딩촌지구 새뜰마을사업’이 시작되면서 고샅길 담벼락마다 다양한 내용의 벽화가 그려졌고 골목 여기저기에 조형물도 세워졌다. 벽화로 장식된 ‘별빛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묵꼬양 카페’, ‘어린 왕자 조형물’ 등이 이때 조성됐다. ‘별빛마을’은 언덕 위 ‘빌딩촌’의 게딱지 같은 집들에서 새어 나온 빛들이 별처럼 초롱초롱하다는 것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얼었다 녹았다 묵호태 닮은 삶이여 덕장마을은 겨울이 기대되는 곳이다. 주민들이 자랑스레 여기는 북어, 이른바 ‘묵호태’가 생산되는 마을이다. 한겨울이면 마을 덕장에 명태들이 내걸린다. 언바람에 말리는 건 인제 쪽 황태와 같지만 생산 과정은 판이하다. 황태가 눈 맞고, 얼음장 같은 물에 씻기며 얼고 녹기를 반복한다면 북어는 눈 맞을 세라, 습기 품을 세라 애지중지 관리한다. 그렇게 생산된 묵호태는 대부분 제수용품으로 비싼 값에 팔려 나간다.마을 높은 곳에 ‘문화 팩토리 덕장 & 카페’가 새로 조성됐다. 덕장마을의 역사가 담긴 전시실, 명태 굿즈를 파는 매점과 카페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이다. 건물 옥상은 루프톱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이번 겨울엔 맥주에 먹태 곁들여 먹으며 논골담길의 밤 풍경을 보는 호사도 가능할 듯하다.#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람의 언덕 덕장마을에서 내려오면 또 다른 골목길이 시작된다. 이제 ‘전국구 명소’ 반열에 오른 논골담길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만, 딱 한 곳 ‘바람의 언덕’만큼은 소개를 하는 게 좋을 듯하다. ‘바람의 언덕’은 이름처럼 동해의 언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앞이 툭 트여 풍경 전망대로 그만이다. 사진 소품으로 쓸 조형물도 있고, 따뜻한 차 한 잔 마실 전망 좋은 카페도 있다.
  • 푸릇푸릇 숨을 틔워, 깎고 깎인 시간을 채우다

    푸릇푸릇 숨을 틔워, 깎고 깎인 시간을 채우다

    ‘낡았어도 은퇴는 없다.’ 버려졌거나 쓸모가 다한 것들을 재생하는 것이 유행이다. 공간재생, 도시재생 등의 용어로 불리는데, 낡은 건물이나 공간 등을 새로이 활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유행에 영혼을 팔지 않고, 옛 정취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공간재생의 본질이다. 강원 동해에 그런 공간이 몇 곳 있다. ‘무릉별유천지’(武陵別有天地)와 ‘묵호 글로리-게구석길’ 등이다. 논골담길이나 도째비골 등의 명성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강원권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옛 쇄석장이 축구장 150개 크기 복합테마파크로 변신 무릉별유천지는 복합테마파크다. 동해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무릉계곡(명승) 바로 아래 조성됐다. 이름이 무척 거창하다. ‘무릉’(武陵)은 이상향을 뜻하는 도가의 용어다. 파크가 깃든 동명의 계곡에서 이름을 따왔다. ‘별유천지’ 역시 인간 세상을 벗어난 세계를 일컫는다. 아주 특별한 경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무릉’과 맥락이 비슷하다. 한데 이름과 달리 무릉별유천지의 과거는 무척이나 신산하다. 1968년부터 2017년까지 석회석을 캐내던 채석장이었다. 약 50년 동안 주변 산들이 계단 형태로 파헤쳐졌다. 채석 작업이 멈춘 뒤 폐산업시설로 남겨진 채석장은 호수와 정원과 놀이시설이 있는 복합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무릉별유천지는 면적이 축구장 150개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돌아볼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놀이시설까지는 일종의 셔틀 버스인 ‘무릉별열차’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넓다. 주차장 바로 앞의 옛 쇄석장이 메인 건물이다. 쇄석장은 석회석 원석을 잘게 부수던 곳이다. 당시 사용했던 이동형 크레인, 돌에 구멍을 내는 천공기, 원석을 실어나르던 초대형 트럭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말이 트럭이지 바퀴 하나가 어른 키만큼이나 크다. 쇄석장 내부엔 각종 전시실과 카페 등이 들어섰다. 5층 카페는 전망대 역할도 맡고 있다. 이른바 ‘시멘트 아이스크림’ 하나 사 들고 인증샷 찍는 게 유행이란다. ‘시멘트 아이스크림’은 흑임자를 주재료로 만들었다. 거무튀튀해 맛없게 생긴 외형과 달리 고소하면서도 달달하다.#보랏빛 라벤더 정원과 에메랄드빛 호수에서 ‘물멍’ 파크 가운데엔 수심 5~30m에 이르는 2개의 커다란 연못이 있다. 큰 연못은 ‘청옥호’, 작은 건 ‘금곡호’다. 호수의 물빛이 은은한 비취빛을 띠는 건 석회 성분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삼척의 미인폭포와 형성 과정이 비슷한 셈이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와 파고라 등 쉴 공간들을 조성했다. 호수가 생긴 과정은 씁쓸하지만 그래도 ‘물멍’하기엔 딱 좋다. 연못 주변엔 라벤더 정원과 꽃밭을 조성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념한 이벤트다. ‘라벤더 축제’가 열렸던 지난주엔 다소 성기게 꽃이 피었고, 외려 이번 주말께 더 보기 좋을 듯하다. 라벤더 정원은 2만㎡에 달한다. 잉글리시 라벤더 등 다양한 종류의 라벤더가 식재됐다. 라벤더 정원 주변으로 족욕탕도 만들었다. 다리 쉼하기 좋다.무릉별유천지에서 운영 중인 놀이시설은 모두 4개다. ‘스카이 글라이더’가 가장 인기다. 4명이 독수리 날개 아래에 매달려 날아가는 콘셉트다. 해발 173m에서 302m까지 고도를 높이며 하늘을 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왕복 682m를 시속 83㎞의 빠른 속도로 오간다. 채석장 내 임시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오프로드 루지’, 1.5㎞ 레일 위를 달리는 ‘알파인코스터’, 솔숲에 조성한 300m의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등도 스릴 넘친다.‘두미르 전망대’까지는 20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산자락 중턱의 절개면(270m)에 설치된 크레인 형태의 전망대다. 두미르는 ‘두 마리의 용’이란 뜻이다. 채석장을 소유한 기업 쌍용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망대에 서면 광활한 채석장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릉별유천지 옆은 또 다른 ‘현역’ 채석장이다. 지금은 흉물스러운 모습이지만 머지않아 무릉별유천지와 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부활할 터다. 워낙 생경한 풍광을 가진 곳이라 TV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장으로 곧잘 쓰였다. 하나하나 찾아가며 돌아보는 것도 나름 재밌다.#무릉계곡 베틀바위 전망대서 바라보는 절경 파크 인근에 볼거리가 많다. 무릉계곡은 동해를 대표하는 계곡이다. 무엇보다 초입의 무릉반석이 인상적이다. 수백 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바위 위엔 매월당 김시습 등이 남긴 여러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중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란 글씨가 인상적이다. ‘신선이 놀던 별유천지/ 물과 돌이 어울려 잉태한 자연/ 번뇌 사라진 정토’ 정도로 해석된다. 계곡 위 삼화사엔 철조노사나불좌상, 삼층석탑(이상 보물) 등 볼거리가 있다. 베틀바위는 두타산 초입에 창검처럼 뾰족 솟은 바위 봉우리를 일컫는다. 이름은 베틀을 닮아 지어졌다고도 하고, 하늘에 오르기 위해 삼베 세 필을 짜야 했던 선녀의 전설에서 비롯됐다고도 한다. 들머리에서 베틀바위 전망대까지는 1.5㎞다. 편도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베틀바위 전망대의 자태도 훌륭하다. 베틀바위에 가려져 있을 뿐 ‘전망대를 보기 위한 전망대’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경승이다. 베틀바위와 달리 모난 곳 없이 깎인 크고 순한 바위들이 다양한 형태의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있다. 전망대 위는 베틀바위 정상부다. 여기서 맞는 짙푸른 동해의 풍경이 절경이다. 정상부에 솟은 바위는 미륵바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선비, 부엉이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여행수첩 -무릉별유천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6~9월 어른 6000원, 놀이시설 이용료는 1만 5000원부터 종합권인 7만원까지 다양하다. 동해 주민과 태백 등 강원 남부 주민은 최대 50% 할인된다. -시티투어 버스도 이용할 만하다. 묵호역 외 10곳의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승차권은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이다. 하루 6회 운영한다. 동해문화관광재단 누리집(dctf.or.kr) 참조. -별유천지 인근의 ‘마당’은 두부전골을 잘한다. 슴슴하면서도 조미료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담백하다. 발한로 ‘수림’은 정갈한 생선구이로 이름났고 삼화동 ‘부자되세요’는 콩국수가 맛있다.
  • “인구 위기, 국가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인구 위기, 국가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과도한 위기의식 넘어 적극 대응복지·성장 선순환 실현 모색해야 “인구 위기가 국가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홍석철 상임위원이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인구포럼’ 2일 차 기조강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인구 위기를 가족·아동·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기회로, 복지 체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회로,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루는 기회로, 복지·성장 선순환을 실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위기의식에만 사로잡혀 있지 말고 적극적인 대응으로 인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저출산이 심화한 배경에 대해 홍 상임위원은 “공동체 가치가 하락하고, 여성의 사회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결혼·출산·양육 비용이 증가하고, 경력 단절이 발생하고, 가치관의 변화로 자녀의 불필요성이 증가하면서 합리적 선택으로서의 결혼과 출산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저출산 대응 전략의 방향에 대해 “결혼·출산·양육의 직접 비용과 기회비용을 낮추는 것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꾸준한 인구 감소로 우리 사회가 축소사회로 진입할 때 직면하는 문제는 ‘경제활동인구 매년 30만~50만명 감소’, ‘향후 10년 내 학령인구 195만명 감소’, ‘만 20세 남성 인구 감소에 따른 군 병력 감소’, ‘향후 10년간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중) 2배 증가’ 등으로 다양하다. 향후 10년 내 25~29세 적극 생산연령 인구가 320만명 감소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483만명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과 지역 인구의 불균형 심화로 소멸 위험 지역도 전국의 51.3%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설명한 뒤 홍 상임위원은 저출산위가 축소사회 대응 전략을 추진할 때 최대한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소개했다. 문제를 방대하게 다루면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라면 돌봄 인력 부족과 지역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데 더 몰두하는 게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 “중국인 아니라는 대만인 꺼져”…짐바브웨 中 식당 주인 논란 [대만은 지금]

    “중국인 아니라는 대만인 꺼져”…짐바브웨 中 식당 주인 논란 [대만은 지금]

    짐바브웨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중국인 여성이 자신을 대만인이라고 말한 여성 손님을 내쫓았다는 내용이 담긴 영상이 틱톡, 웨이보 등에 올라와 주목받았다. 14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영상 속 중국 여성은 아프리카계로 보이는 손님들이 식당에서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인이 짐바브웨에서 중국 식당을 경영하고 있다는 것을 인증한 뒤 대만 여성 손님에 대한 설을 풀었다. 중국 여성은 최근 대만 여성 손님이 자신이 중국인이 아니라는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손님맞이를 거절하고 바로 내쫓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대만 손님을 맹비난하면서 “(손님) 자신이 대만인이라는 입장을 밝히면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식당에서 대만인은 ‘중국 대만인’의 신분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돌연 물만두를 집어 들고는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라면 대만인은 환영받지 못한다”며 “우리 식당은 하나의 중국을 견지한다. Taiwanese(대만인)는 꺼져달라”, “대만인인 것은 가능하다. 중국의 대만인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영상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정말 잘했다”,“애국심을 응원한다”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쏟아지는 칭찬에 힘입은 중국 여성은 돌연 라이브 방송을 켜고는 “내가 그 대만 손님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잤다”고 신세한탄을 하는 한편 응원에 감사한다며 짐바브웨에 와서 자신의 식당에 오면 물만두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추후 이 영상은 유튜브까지 퍼졌다. 이를 접한 대만 네티즌들은 “혼자 연기하는데 정말 대만 고객이 왔는지 누가 알겠냐”, “사실상 양국론(중국과 대만이 별개의 국가)을 인정했다”, “대만의 존재를 강조해 고맙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쏟았다. 아울러, 해당 식당의 구글 평점에는 별 하나의 세례가 쏟아지는가 하면 리뷰에는 “중국 공산당원이 소유한 곳”, “서비스가 매우 오만하다”는 등의 보복성 별점 테러도 이어졌다. 
  • “동성혼 재판서 ‘무지개양말’ 숨기라고”…어릴수록 동성혼 찬성

    “동성혼 재판서 ‘무지개양말’ 숨기라고”…어릴수록 동성혼 찬성

    동성혼 합법화는 최근 국제적인 이슈다. 주요 7개국(G7) 중 동성혼이 허용되지 않는 유일한 국가인 일본에서도 지난 3월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민법 개정안이 중의원에 제출됐다. 한국에서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동성혼 법제화 내용을 담은 ‘혼인평등법’(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가운데, 어린 나이일수록 동성결혼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26일 동성결혼 법제화 관련 여론조사를 공개한 결과 찬성 40%, 반대 51%가 나왔다고 밝혔다.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 5월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동성애자 커플에게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직전 조사인 2021년과 비교하면 찬성이 2% 포인트 늘고 반대가 1% 포인트 줄었다. 찬반 격차는 2019년까지 20% 포인트를 넘었으나 2021년 14% 포인트, 2023년 11% 포인트로 감소했다. 동성결혼 법제화는 20대가 64%로 절반 이상 찬성했고, 70대 이상이 75% 반대해 저연령일수록 찬성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본다’는 질문에는 51%가 ‘그렇다’, 42% ‘그렇지 않다’고 봤다. 2년 전 같은 질문에서 ‘사랑의 한 형태다’는 58%, ‘그렇지 않다’는 33%였다. 마찬가지로 저연령일수록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동성혼 재판서 무지개색 장식품 착용 제재” 최근 일본에서도 동성혼 관련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동성혼에 찬성하는 비율은 2015년 41%에 그쳤지만, 지난 2월에는 72%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 재판에서 무지개색이 들어간 팔찌와 양말을 제지당한 사실이 전해졌다.14일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8일 후쿠오카지법에서 있던 동성결혼 관련 재판에서 법원이 무지개색 장신구를 제재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법원법 71조(법정의 질서유지)를 근거로 무지개색이 들어간 양말이나 팔찌 등을 제한했다. 이에 원고 측 변호인단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법원법 71조는 재판장이 법정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조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과거에도 법정에서 어깨띠, 완장 등을 착용했을 경우 출입이 금지되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재판장의 지시에 따라 무지개색 장신구 중 재판관이나 당사자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의 착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라 밝혔다. 스즈키 켄 메이지대학 법학 교수에 따르면 그는 방청을 위해 들어갈 당시 흰 양말에 새겨진 무지개색 선에 대해 “재판부의 지시로 (무지개를) 숨기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다. 이에 스즈키 교수는 무지개색 부분을 접고 들어갔다. 아울러 소지품 검사 당시 가방에 붙여진 무지개색 ‘LOVE&PEACE’ 스트랩도 “숨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가현에 있는 성소수자 지원 단체 고바야시 마코토 공동 대표는 무지개색으로 ‘PRIDE’라 적힌 상의를 착용해 출입이 거부됐다. 그는 셔츠로 가리고 들어갔다. 법정 안에서는 손목시계에 부착된 무지개색 밴드를 제거하라고 요구받았다. 원고 측 변호인단 사무국장인 이시다 미츠지 변호사에 따르면 판결 당일 아침 지법서기관은 변호인단에게 무지개색 배지 등을 법정 내에서 착용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이시다 변호사는 “(무지개색은) 동성혼 실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직접적인 메시지도 아니다”면서 “목적도 알 수 없기에 지나치지 않나”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지법 “동성결혼 인정하지 않는 법률은 위헌” 한편 이날 재판에서 후쿠오카지법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법률 규정은 ‘위헌 상태’라고 판결했다. 후쿠오카시와 구마모토시에 사는 30~40대 동성 커플 세 쌍이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등의 규정은 헌법 위반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각각 100만엔(약 94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1심 소송에서 재판부는 원고 측 배상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에 기초해 배우자 선택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도록 한 헌법을 위반하는 상태”라고 판시했다. 위헌 상태는 한국의 헌법불합치와 유사한 판결이다. 법률이 헌법 취지에 어긋나지만, 개정에 시간이 걸려 당장 효력을 잃게 하지는 않는 결정이다. 일본에서 동성 결혼 관련 소송은 총 5개 지방재판소에 제기됐으며 이번이 마지막 판결이다. 그동안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갈렸으나 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됐다. 5개 지방재판소 중 2곳은 명확하게 위헌이라고 판단했으며 2곳은 위헌상태, 1곳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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