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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방예의지국은 이제 그만/서강대 교수(매체경영)

    [김동률의 아포리즘] 동방예의지국은 이제 그만/서강대 교수(매체경영)

    나는 초등 때부터 지겹도록 들어 온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이 엄청 좋은 뜻인 줄 알았다. 선생님은 칠판에 한문까지 써 가며 설명했고 우리는 뿌듯한 자부심으로 배웠다. 심지어 전화도 윗사람이 먼저 끊고 난 뒤에 끊어야 된다고 배웠다. 모두가 자랑스러워했고 한국인만의 자부심 정도로 생각하며 흐뭇해했다. 그런데 이 말이 우리가 아는 의미와는 달리 아주 수치스런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최근에 알았다. 알려진 대로 동방예의지국이란 말은 옛날 중국이 우리나라를 부르던 말이다. ‘후한서’의 ‘동이열전’에 따르면 동이는 풍속이 순후해 길을 서로 양보하고, 음식도 서로 미루며, 남자와 여자가 따로 거처해 섞이지 않으니 공자마저도 살고 싶어 했던 ‘예의의 땅’이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이 같은 좋은 의미와 달리 정반대의 의미로도 오랫동안 사용됐다. 조선은 언제나 중국의 봉이었다. 그것도 아주 말 잘 듣는 ‘예의 바른’ 봉. 예쁜 여자를 수백 명 뽑아 바쳐라, 말 3000필을 보내라 등등 무리한 요구를 해 댔다. 심지어 명의 영락제는 “입맛이 없으니 밴댕이젓이나 곤쟁이젓, 문어 같은 것을 보내라. 스무 살 이상 서른 살 이하로 음식 잘하고 술 잘 빚는 처녀를 대여섯 보내라”고까지 요구했다. 세종실록에 나와 있다. 거의 조선을 무슨 종 취급하는 행태다. 그러나 유약하고 힘없는 조선은 ‘예의바르게’ 요구를 따랐다. 그 와중에 가장 고통받은 것은 조선의 민초들이다. 그런 중국이지만 오랜 세월 이웃 국가들의 위협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 만리장성을 쌓고 또 송나라에서 보듯이 필요할 경우 금은보화를 주고 화친 관계를 유지해 오기도 했다. 시시때때로 중국을 괴롭히는 이웃 국가 중 유일하게 조선만이 절대적으로 복종해 왔다. 아시아 역사를 보더라도 여진, 몽골, 거란, 만주족 등등이 중국을 지배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조선만은 단 한번의 시도조차 없었다. 그런 연유로 중국은 조선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시작은 괜찮았으나 이 말은 이처럼 엄청 모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선과 중국의 관계는 좋은 말로 비대칭적인 관계이고 거친 말로는 속국 관계였다. 한국인의 정신세계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는 것이 반일 감정이다. 조선 왕조의 절대 무능 때문에 40년간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것을 두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엄청난 치욕으로 생각한다. 맞다. 분명 치욕적인 일이다. 그래서 조국 등 지난 정권 실세들은 걸핏하면 토착 왜구,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 감정을 부추겨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그런데 40년 국권을 빼앗긴 것에 대해서는 부르르 떨면서 정작 오백년 동안 중국에 당한 것에 대해서는 애써 모른 체한다. 뿐만 아니다. 2017년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에 비유하며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만 중국몽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얼빠진 이야기다. 중국몽이 무엇인가. 한마디로 중화민족의 부흥이란 목적 아래 중국 우선주의, 인권, 언론탄압, 민주주의 말살 등이 주요 골자가 아닌가. 그런 나라가 중국이다. 한때는 뭇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했던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에 대해 나는 오늘 심한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 자유, 평등, 자기주장, 성취 등등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가치들을 추구해 온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 나라가 아직도 중국몽이 어쩌구저쩌구 해대는 행태는 황당하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은 더이상 중국의 압제와 패권주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제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정도의 힘은 길렀다. 계절은 어느덧 가을의 초입이다. 이 가을, 나는 오랫동안 함께해 온 동방예의지국과 이제 그만 이별하려 한다.
  • 동해 끓어 물고기 떠오르는데… 치어 7만 마리 방류한 경북

    동해 끓어 물고기 떠오르는데… 치어 7만 마리 방류한 경북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연안이 펄펄 끓으면서 양식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는 가운데 경북도가 고수온에 취약한 어린 물고기 대량 방류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경북 동해안에 발령된 고수온 주의보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거나 전날 수온보다 3도 이상 상승하는 해역에 발령된다. 이에 따라 포항·경주 등 동해안 시군과 양식 어가는 양식장에 얼음을 투입하거나 액화 산소를 공급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북도는 당분간 고수온 주의보가 이어질 수 있어 사육 밀도 등을 줄여 줄 것을 당부한다. 현재 동해 연안의 수온은 26~27도로 평년보다 최고 5도 이상 높다. 고수온이 장기화하면서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포항과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양식장에서 강도다리와 넙치 등 123만 70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포항, 경주, 울진 해역에 새끼 개볼락 7만 마리를 방류한다. 동해안 볼락류의 종 보존을 위한다는 명분이다. 첫날 포항 방석리 해역에 1만 마리, 울진 현내리 해역에 3만 마리를 방류했다. 이번에 하는 어린 개볼락은 연구원에서 약 6개월간 사육한 전장 5㎝ 정도의 개체다. 개볼락은 연안 정착성 어류로 크기는 20~25㎝ 정도가 흔하며, 새끼를 낳는 난태생어류이다. 돌이나 바위틈에 은둔하여 먹이 활동해 ‘돌볼락’, ‘돌우럭’이라 불린다. 한 어촌계 관계자는 “고수온으로 큰 고기도 마구 죽어 나가는 판에 어린 물고기를 풀어 놓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곽우석 경상국립대 양식생명과학과 교수는 “연안 고수온 주의보 발령 때 생존율이 낮은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는 것은 실효성보다는 행정편의를 앞세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 토속어류산업화센터도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17일부터 31일까지 잉어류 등 어린고기 100만 마리를 저수지 및 낙동강 수계 지류 하천에 방류해 논란이 일었다.
  • ‘안가라 로켓’ 보여준 푸틴… 김정은에 핵·위성 핵심기술 넘겨주나

    ‘안가라 로켓’ 보여준 푸틴… 김정은에 핵·위성 핵심기술 넘겨주나

    北 기술 이전 땐 ICBM 향상될 듯경제·문화·인적 교류 등 협력 논의푸틴 “양국 관계 솔직한 의견 나눠”유엔 대북 제재 관련 문제도 협의러 “北과 이익되는 관계로 나갈 것” 연일 강도 높게 이어진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험한 만남과 거래’를 강행했다. 끝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 버린 북한과 러시아가 더욱 심한 고립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러시아 극동 지역인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당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핵심 군사기술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재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군 서열 1, 2위를 비롯해 군사정찰위성, 재래식 포탄 생산, 핵 추진 잠수함 개발 등을 담당하는 군 핵심 간부들과 동행했고 푸틴 대통령은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을 초대해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뒤 오는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상태다. 구겨진 체면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로부터의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러시아의 핵심 기술이 이전된다면 북한의 정찰위성 수준을 크게 향상시키고, 특히 러시아의 로켓 기술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 로켓 ‘안가라’ 조립·시험동과 소유스2 우주로켓 발사 시설, 현재 건설 중인 안가라 발사 단지 등을 김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합의문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경제, 농업, 문화,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극동 지역 정세와 양국 관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에도 러시아에 남아 전투기 생산공장이 있는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비롯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극동 지역의 군사 관련 시설들을 둘러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군사 분야 협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행보”라며 “길지 않은 시간 회담을 할 만큼 북러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져 사전에 정리가 잘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무기 거래나 군사기술 교환은 2006년부터 지속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유엔의 제재를 위반하는 것을 넘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핵의 고도화는 한국, 일본 등의 핵 보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엔 소식 전문지 유엔 디스패치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가 거래된다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을 막으려 했던 15년간의 외교적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국제 의무를 준수한다. 규정 내에서 협력할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는 회담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관련 논의를 할 수 있음을 예고했고, 압박을 가하는 서방 국가들에 대한 불만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지적’과 ‘고함’에도 우리는 우리와 우리 이웃(북한)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이웃과의 관계를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언론에 “북한에 대한 제재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지정학적 상황에서 채택됐다”며 “그것은 또 다른 거짓말이었고 우리(러시아), 중국, 북한은 속았다”고 주장했다.
  • ‘얼빠진 경북도 수산 행정’…큰 물고기도 죽어 나가는 뜨거운 바닷물에 어린 물고기 방류

    ‘얼빠진 경북도 수산 행정’…큰 물고기도 죽어 나가는 뜨거운 바닷물에 어린 물고기 방류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연안이 펄펄 끓으면서 양식 물고기가 대량 폐사하는 가운데 경북도가 고수온에 매우 취약한 어린 물고기 대량 방류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경북 동해안에 발령된 고수온 주의보가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거나 전날 수온보다 3도 이상 상승하는 해역에 발령된다. 이에 따라 포항·경주 등 동해안 시·군과 양식 어가는 양식장에 얼음을 투입하거나 액화 산소를 공급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도는 당분간 고수온 주의보가 이어질 수 있어 사육 밀도나 사료 공급량을 줄여 줄 것을 당부한다. 현재 동해 연안의 수온은 26~27도로 평년보다 최고 5도 이상 높다. 그러나 고수온이 장기화하면서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포항과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양식장에서 강도다리와 조피복락, 넙치 등 123만 70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포항, 경주, 울진 해역에 새끼 개볼락 7만 마리를 방류한다. 동해안 볼락류의 종(種) 보존을 위한다는 명분이다. 첫날 포항 방석리 해역 1만 마리, 울진 현내리 해역 3만 마리를 방류했다. 이번에 방류하는 어린 개볼락은 도 수산자원연구원에서 지난 4월부터 약 6개월간 사육한 전장 5㎝ 정도의 개체다. 개볼락은 연안 정착성 어류로 크기는 20~25㎝ 정도가 흔하며, 새끼를 낳는 난태생어류이다. 또 돌이나 바위 틈에 은둔하여 먹이활동을 하는 특성이 있어 ‘돌볼락’, ‘돌우럭’이라 불린다. 한 어촌계 관계자는 “고수온으로 큰 고기도 마구 죽어 나가는 판에 어린 물고기를 풀어 놓는 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과연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A모 교수는 “연안 고수온 주의보 발령 땐 생존율이 낮은 어린 물고기를 방류하면 안 된다는 점을 알면서 실효성보다는 행정편의를 앞세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도내 21개 시·군에 잉어류 등 어린고기 100만 마리를 저수지 및 낙동강 수계 지류 하천에 방류해 논란이 일었다.
  • 출산율에 진심인 머스크 자녀가 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치광이’

    출산율에 진심인 머스크 자녀가 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치광이’

    “위대한 혁신가들은 배변 훈련을 거부하고 위험을 자청하는 어린아이일 수 있다. 무모하고,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고, 때로는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리고 미치광이일 수도 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사람 말이다.” 주당 100시간 이상 일하는 일론 머스크(52)를 2년 동안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그의 회의에 참석하고 그와 함께 공장을 걸으며 그의 이야기를 기록한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13일 미국과 한국 등 32개국에서 동시 출간한 전기 ‘일론 머스크’의 결론으로 쓴 글이다. 저자는 괴팍하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그의 성격과 세 번에 걸친 불안정한 결혼 생활, 리스크를 추구하는 사업 스타일 등 그의 공적·사적 면모를 상세히 담았다. 머스크와의 인터뷰는 물론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등 실리콘밸리의 거물들과 고난과 영광을 함께한 동료들, 가족, 전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를 입체적으로 살린 점도 돋보인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랐고, 그가 소유한 솔라시티, 보링컴퍼니, 뉴럴링크 등도 성장 중이다. 여기에 트위터까지 사들였다. 책은 그 과정에 생겨난 여러 문제들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2013년부터 본격화된 베이조스와의 피 말리는 우주탐사 경쟁,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한 게이츠와의 대립,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우크라이나군에 공급하면서 벌어진 논란, 여러 여인과의 헤어짐과 만남 등이다. 스티브 잡스의 일대기를 쓴 아이작슨은 둘의 비슷한 듯 다른 면모에 주목했다. 잡스는 때론 비열했고, 직원들에게 잔인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힘도 있었다. 아이폰과 매킨토시가 나온 배경에는 강한 추진력이 있었다. 머스크는 다른 의미의 잔인함, 괴팍함을 지녔다. 저자는 질문한다. “만약 그가 괴팍하지 않았다면 과연 우리를 전기차의 미래로, 그리고 화성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비슷한 점도 있다. “그는 직원들을 미치게 만들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내게 만들기도 하는 ‘현실 왜곡장’을 갖춘, 똑똑하지만 까다로운 보스였다”며 머스크는 잡스처럼 “동료든 경쟁자든 모두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의 삶은 부모의 학대, 학교에서의 따돌림, 동료의 배신, 외로움, 몽상, 집착, 위험 추구, 그리고 꿈을 향한 강렬한 집념 같은 단어들로 채워졌다.그리고 그는 이런 약점들을 일정 부분 극복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사람들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점에서 공감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비전이 있으며 추진력이 있다는 점에선 탁월했다. 그는 극도로 복잡한 인물이었다. 머스크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진심이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36)와 다른 직원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권하다가 “똑똑한 사람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한다”며 질리스에게 정자를 기증하겠다고 자청했다. 질리스가 이에 동의, 체외 수정을 통해 2021년 이란성 남녀 쌍둥이를 낳았다. 지난해 7월 머스크가 질리스와의 사이에 쌍둥이를 얻었다는 사실이 처음 언론에 공개되자 다들 두 사람이 사귄 것으로 알았다. 머스크는 아이들과 나름 유대감을 형성해 질리스를 놀라게 했다. 지금의 여자친구인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바우처)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머스크에게 화를 냈다. 그라임스는 머스크의 첫 아이를 힘들게 출산한 뒤 둘째는 대리모를 통해 낳았는데, 질리스의 임신·출산 시기와 겹쳤으며, 한때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최근 그라임스와 셋째를 낳아 그의 자녀는 10명이 됐다. 아이작슨은 머스크의 아버지 에롤을 “오늘날까지 일론을 괴롭히는 엔지니어이자 악당, 카리스마 넘치는 몽상가”라고 표현했다. 아버지의 폭언과 조롱 등 언어적인 학대를 견뎌야 했다고 아이작슨은 썼다. “넌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야”, “너는 쓸모없고, 한심하다”는 말을 수시로 들었다. 머스크의 사촌인 피터 리브는 부전자전이라며 “일론이 기분이 좋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재미있는 것 같지만, 기분이 나쁠 때는 정말 어두워져서 주변 사람들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내적인 평온함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며 그가 맺는 관계 대부분이 “심리적인 혼란을 수반한다”고 썼다. 측근인 샘 텔러는 허드를 영화 ‘배트맨’의 조커에 비유했다. 그라임스는 머스크와 허드의 관계를 얘기하면서 “그는 혼란스러운 악(evil)에 끌린다”고 말했다. 그라임스는 “그는 나쁜 대우를 받는 것에 빠져들고, 사랑을 심술궂은 것이나 학대하는 것과 연관시킨다”며 “아버지(에롤)와 관련돼 있고, 에롤-앰버가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21세기북스. 안진환 옮김. 760쪽.
  • 17세기 사람들의 ‘죽은 빵 살리는 기술’ …빵의 재활용에 담긴 가치와 윤리 [으른들의 미술사]

    17세기 사람들의 ‘죽은 빵 살리는 기술’ …빵의 재활용에 담긴 가치와 윤리 [으른들의 미술사]

    요즘 요리 기기 중에 ‘죽은 빵도 살리는’, ‘감동의 토스터’ 등 토스터기의 혁명으로 여겨지는 기기가 있다. 이 기기는 출시되자 마자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입소문으로만 전해진 ‘죽은 빵도 살리는’ 기능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이 토스터기 핵심은 작은 컵에 담긴 수분이었다. 이 기술은 오래된 빵에 부족했던 수분을 보충해 부드러운 식감을 되살리는 일이었다. 17세기 사람들은 어떻게 죽은 빵을 살렸을까. 파란색 앞치마를 두른 여성이 도자기에 든 우유를 냄비에 붓고 있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은 한 방울의 우유도 흘리지 않으려는 듯 조용히 따르고 있다. 바닥에는 발을 데울 목적의 발 난로가 있다. 발 난로에 불그스름한 불씨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여인은 이곳에서 한참 동안 일했던 모양이다. 질감 묘사와 디테일의 천재  이 작품은 질감이 강조된 그림이다. 두꺼운 웃옷과 올이 가는 린넨 머리 수건, 식탁보의 빳빳한 특성과 흘러내린 천의 부드러운 특성, 유약 바른 냄비의 특성과 차가운 금속의 특성, 바구니의 거친 질감과 빵의 질감 묘사까지 마치 손으로 만져질 듯 풍부하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Johannes Vermeer, 1632-1675)는 고체뿐 아니라 쪼르륵 흐르는 액체의 점성까지 묘사했다. 페르메이르의 섬세함은 창문 묘사에서 절정에 이른다. 페르메이르는 깨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까지 계산한 디테일의 천재였다.  빵값으로 치른 그림값 여기 묘사된 빵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빵 가게에서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페르메이르가 43세에 갑작스럽게 사망했을 때 그가 빵가게 주인 헨드리크 반 바이텐(Hendrick van Buyten)에게 꽤 많은 빚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페르메이르 부인은 헨드리크에게 페르메이르 작품 세 점으로 빵값을 갚았다. 오늘날 환율로 계산해 보면 헨드리크는 돈방석에 앉았을 것이다. 그가 작품 보는 눈이 있다면 말이다.  죽은 빵을 되살리는 원조 기술 손잡이가 두 개인 냄비는 노르트브라반트의 오스터하우트 마을에서 주로 생산된 도기이며 오븐에 넣거나 장시간 요리에 적합한 용기다. 하녀가 지금 준비하는 요리는 우유와 계란이 든 커스터드 종류의 요리다. 오래된 빵은 촉촉한 식감을 내기 위해 계란이나 우유에 적셔 다시 요리해야 한다. 하녀는 우유를 부은 냄비에 잘게 쪼갠 빵을 넣고 오븐에 구울 것이다. 빵값을 아낀 여인 하녀는 가난한 페르메이르 집안 형편을 잘 알고 있어서 빵이 오래되거나 맛이 없다고 버릴 수 없었다. 이 음식에는 빵값을 제때 내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던 페르메이르네 집안 속사정을 이해한 하녀의 검소함이 드러난다. 하녀의 흐트러짐 없는 신중한 태도, 단정한 복장, 음식을 버리지 않는 청빈함은 17세기 네덜란드 가정의 미덕이다. 따라서 ‘우유 따르는 여인’은 네덜란드 중산층 가정의 윤리적, 사회적 가치를 나타낸다. 이 덕목은 21세기 기술이 복제할 수 없는 정신적 가치였다.  
  • 생방송 중이던 여성 리포터 엉덩이를…성추행 스페인 남성 체포

    생방송 중이던 여성 리포터 엉덩이를…성추행 스페인 남성 체포

    생방송 중인 여자 리포터를 성추행한 스페인 남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언론은 “사건을 보도 중인 여자 리포터를 성추행한 남자를 방송국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체포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의 한 시사프로그램 리포터인 이사 발라도는 이날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강도사건을 보도 중이었다. 스튜디오와 연결돼 사건을 보도하고 있던 발라도는 선글라스를 끼고 다가온 한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카메라가 비추고 있는 여자 리포터 뒤에서 나타난 남자는 여자 리포터의 엉덩이를 툭 치면서 “무슨 방송이냐”고 물었다. 돌발 상황에도 여자 리포터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보도를 이어갔지만 스튜디오에서 상황을 지켜본 남자 사회자가 보도를 멈추게 했다. 문제의 남자는 여자 리포터를 성추행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옆에서 여자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카메라는 여자 리포터에 집중해 남자를 비추지 않았다. 남자 사회자는 “잠시 멈춰보자. 지금 남자가 엉덩이를 만지지 않았냐”고 말했다. 항의하라는 메시지였다. 여자 리포터는 그제야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돌아보며 “어디 방송이라고 물어보는 건 좋은데 엉덩이를 왜 만지냐”고 항의했다. 남자는 뻔뻔하게도 대수로운 일 아니었다는 듯 반응했다. 여자 리포터는 “나는 지금 일하고 있는 중이다. 일하는 사람의 엉덩이를 왜 만진 것이냐. (편하게) 그냥 일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다”고 계속 따졌다. 카메라는 이런 상황을 화면에 담아 생중계했다. 스튜디오에 있던 남자 사회자는 “카메라로 촬영하라. 추가 증거를 남기라”고 했다. 한동안 실랑이가 계속되다가 남자는 여자 리포터 뒤쪽으로 사라졌지만 방송국은 카메라에 잡힌 영상을 증거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언론은 “방송국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사건이 발생한 현장 주변에서 용의자를 발견해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남자 사회자는 사건에 격분했다. 그는 여자 리포터에게 “당신은 평소처럼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바보 같은 한 남자가 나타나 아무런 권리도 없이 당신의 엉덩이를 만졌다”며 “지금 벌어진 일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마드리드 시내 한복판에서 성추행이 왠말이냐” “카메라 앞에서 성추행이라니 대담한 범죄다” “이젠 안전한 곳이 정말 없어진 것 같다. 여자들은 늘 불안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 “박성광 동기, 19살에 특채” KBS 개그맨 사칭男에 개그계 ‘발칵’

    “박성광 동기, 19살에 특채” KBS 개그맨 사칭男에 개그계 ‘발칵’

    KBS 22기 공채 개그맨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성이 등장해 KBS 코미디언들이 분노했다. 코미디언 조윤호는 지난 11일 소셜미디어(SNS)에 “개그맨 사칭하는 사람 찾았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 남성의 얼굴이 나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해당 남성은 자신이 “박성광과 동기다”, “19살에 특채로 붙었다”며 KBS 22기 공채 개그맨이라고 주장했다. 조윤호는 “박성광과 동기라고 하는데 그럼 저랑 동기라구요? 제가 22기 반장인데 몰랐다고요? 지금 KBS 코미디언들 난리 났어요. 여기저기 카톡방에 난리났고 특히 22기 동기 단톡방이 난리 났네요. 이분 아시는 분 계시면 KBS 22기 코미디언 단톡방에 초대 좀 부탁드립니다. 동기들이 다들 기다리고 있다고 꼭 전해주세요”라며 황당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제가 2007년부터 KBS에 있었지만 이런 분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코미디언 장기영도 “박성광선배랑 동기면서 막내기수라는게 이게 뭔 기수지”라며 황당해했고, 변기수와 조수원 등 다른 코미디언들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박성광과 동기라면서 마지막 기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진짜 사칭이냐”며 경악했다.
  • “다시 한번 세계에 강원 알릴 기회… 단풍철 맞물려 경제효과 최소 4700억”

    “다시 한번 세계에 강원 알릴 기회… 단풍철 맞물려 경제효과 최소 4700억”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는 강원의 산림 가치와 위상을 높여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조직위원장인 김진태 강원지사는 1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산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산림엑스포는 4개 시군의 축제, 설악·금강권 단풍철과 맞물려 2020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나왔던 경제 효과 4700억원, 고용 창출 효과 5000명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지사는 새만금 잼버리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자연재해는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 다가올 수 있다”면서 “강풍과 산불 등에 대해선 단계별 안전매뉴얼에 따라 대응하고 경찰서·소방서·한국전력공사·군부대·보건소·병원 등과 매일 시설을 수시 점검하고 순찰과 방역도 철저히 해 모든 안전사고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산림엑스포 흥행에도 자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1년 전 세계산림엑스포라는 말이 무색하게 해외 참가가 적고 국민적 관심도 낮았는데 현재는 16개 해외 지방정부 및 기관, 26개 주한대사관이 참가하기로 해 국제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며 “국내에서도 15개 주요 민간 단체가 동참 의사를 전했고 90개가 넘는 기업·기관·단체와 업무협약도 맺어 행사 기간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일상을 벗어나 여행, 휴가를 떠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여유가 생긴다”며 “산림엑스포장을 찾아 전시, 공연, 휴식과 함께 설악산 단풍, 동해, 가을축제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까지 놓치지 않고 즐겨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정부의 입’ 1급 격상 효과 있었나… 정책 홍보 막힌 혈 뚫었다 [정책의 창]

    ‘정부의 입’ 1급 격상 효과 있었나… 정책 홍보 막힌 혈 뚫었다 [정책의 창]

    ‘정부의 입’을 담당하는 대변인의 직급이 최근 한 단계 격상됐다. 지난 7월 “정부 주요 7개 부처 대변인을 기존 국장급(2급 이사관)에서 실장급(1급 관리관)으로 높여 대국민 정책 홍보를 강화하라”는 대통령실의 권고에 따른 직제 개편이다. 1급 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직급의 최정점인 자리다. 특히 ‘기존 2급 대변인을 승진·임명시키지 말라’던 대통령실 권고의 ‘부칙’에 숨은 의미가 “(1급 대변인 이후) 바로 차관급으로 올릴 수 있는 고참 대변인을 중용하라”는 뜻이었다는 이야기가 퍼진 뒤 대변인 자리의 무게감은 더욱 커졌다. ●고참 중용 방침… 자리 무게감 커져 부처별 1급 대변인이 탄생한 것은 한 달 남짓, 게다가 부처별로 새로운 정책을 선보이기보다 내년도 예산안을 구상하는 ‘정책 비수기’에 임명되면서 해당 부처의 홍보·공보 기능이 강화됐는지 진검승부는 아직 겨뤄지지 않았다. 1급 대변인 임명에 대한 국민 체감이 적은 이유다. 그러나 관가 내부에서는 ‘1급은 다르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장차관과의 스킨십 양태가 다르고, 정책 부서 국장과 협업하는 과정에서의 그립감이 세졌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대변인 직급이 격상된 부처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업무를 다루는 7곳이다. 기존에 대변인을 1급으로 기용했던 외교부를 포함하면 실장급 대변인 부처는 총 8개로 늘어났다. ‘1급 대변인’ 여파는 엉뚱하게 ‘대변인 N수생’의 등장으로 나타났다. 대변인에 임명되기 전날부터 기자들에게 전화로 인사하며 폭넓은 교류를 발빠르게 시작하는 노련함을 보인 이들이다.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이던 김성욱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직무대리까지 포함해 대변인을 총 세 차례 역임하며 대언론 홍보와 소통 능력을 이미 검증받은 터라 ‘1급 대변인’ 권고가 나오자마자 “기재부 1급에서 대변인을 할 적임자는 한 명뿐”이란 내부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불필요한 일은 벌리지 않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 덕에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직전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던 박종필 기획조정실장 역시 대변인 ‘복학생’이다. 박 대변인의 후임 기조실장에 최현석 전 대변인이 임명되면서 고용부에선 기획조정실장과 대변인이 자리를 맞바꾸는 모습이 연출됐다. 둘의 자리 맞바꿈으로 ‘기조실장 아래 대변인’이란 공식이 뒤집힌 것이다. ●“1급 승진 후 업무 처리 빨라졌다” 1급 대변인의 장점으로 ‘한층 빨라진 의사 결정과 업무 처리’가 꼽힌다. 기획재정부에선 기존 국장급 대변인이 부총리에게 ‘보고’를 하는 관계였다면 1급 대변인은 부총리와 ‘상의’를 할 수 있는 위상이란 말이 나온다. 대변인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업 부서와의 업무 협조에 ‘막혀있던 혈이 뚫렸다’는 호평도 들린다. 동기나 후배이던 기존 대변인에 비해 ‘선배 대변인’의 무게감이 업무에서도 통한다는 맥락에서다. 보건복지부 역시 정호원 대변인 임명 이후 대변인이 주무 국장을 직접 소집해 회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세대교체 인사가 단행됐던 부처에선 특히 1급 대변인의 입김이 특히 강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옥 행정안전부 대변인은 전임에 비해 행시 4기수 낮게 임명된 고기동 차관과 동기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동옥 대변인의 급이 1급으로 높아진 이후 대국민 정책과 메시지를 조율·기획하는 업무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면서 “각 실국 담당자들과 정책 홍보·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에 더 힘을 싣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통령실의 ‘1급 수평 이동’ 지침과 달리 박성민 교육자치협력안전국장을 대변인으로 승진·임명했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36회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보다도 기수가 앞서면서 자연스럽게 최고참 대변인이 됐다. 박 대변인 덕에 교육부도 홍보 업무의 중심을 잡고 안정을 찾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마다 1급 한 자리씩 늘어나 1급 대변인 구인난을 겪었던 국토교통부도 ‘1급 대변인’ 효과를 보며 인사 후폭풍 걱정을 덜었다.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의 집값 통계 왜곡 의혹에 휩싸여 실국장 상당수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되면서 대변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강주엽 물류정책관을 1급 대변인으로 승진·임명하며 대통령실 권고를 이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 대변인 임명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지금까지 대변인이 실국장에게 끌려갔다면 이젠 대변인이 이끌어 가는 분위기”라고 했다. 1급 대변인의 탄생과 함께 부처마다 본부 근무 1급 자리가 한 자리씩 늘었다는 점도 이번 인사를 호평하는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1급 대변인 스스로는 업무 성과에 대한 압박이 세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초임 사무관을 중심으로 “대변인과 장관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대변인과 실무 직원의 거리는 멀어진 것 같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안미현 칼럼] ‘尹 대학 후배’ 아닌 ‘양손잡이’ 선택한 KB/수석논설위원

    [안미현 칼럼] ‘尹 대학 후배’ 아닌 ‘양손잡이’ 선택한 KB/수석논설위원

    허구한 날 KB금융이 신문방송을 장식한 적이 있었다. 2014년 일이다. 당시 KB금융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은 OK목장 저리 가라 식의 결투를 벌였다. 표면적인 갈등은 전산시스템 교체였지만 본질은 두 낙하산 간의 권력 다툼이었다. 한 사람은 기획재정부 차관, 또 한 사람은 금융연구원 출신이었다. 등에 업은 배경이 각기 다르다 보니 감독당국의 저울추도 갈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두 사람은 사실상 동반퇴진했고, KB금융은 1등(리딩 뱅크) 자리를 내줘야 했다. 국민ㆍ주택 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KB는 덩치는 큰데 주인이 없다 보니 관치금융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곤 했다. 황영기, 강정원, 어윤대 등으로 이어지는 최고경영자(CEO) 수난사는 그 산물이다. 망가진 조직을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이 지금의 윤종규 KB금융 회장이다. 2014년 끄트머리에 취임한 윤 회장은 곧바로 후계 구도를 고민했다. CEO가 될 만한 후보군을 추려 체계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게 하고 이사회에 자질 검증 기회도 꾸준히 제공했다. 어제 공식 내정된 양종희 차기 KB금융 회장은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아니 정확히는 만들어졌다. 새 KB 수장이 반가운 건 4대 금융 인선 뒤에 으레 따라붙는 관치 잡음이 아직까지는 들리지 않아서다. 얼마 전 신한금융도 내부 출신이 회장에 올랐으나 갑작스런 수장 교체엔 관(官)의 견제가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거꾸로 우리금융 회장은 실패한 관치라는 수군거림이 있다. KB도 처음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대구고를 나온 후보의 낙점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빅4’ 회장 중에 영남 출신이 없는 점에 정권이 불편해한다는 확인 안 된 소문도 떠돌았다. 고향이 호남이고 순수 내부 출신인 양 내정자의 낙점은 일단 이번 인선이 ‘자율’에 기반을 뒀음을 말해 준다. 양 내정자는 말단 은행원으로 입사해 보험사에서 CEO를 했다. 혹자는 은행장 경험이 없는 점을 걱정하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4대 금융 가운데 은행장을 안 한 사람이 회장에 오른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는 변화를 꾀할 장점이 될 수 있다. 그가 예상을 깨고 자산 규모 700조원의 거대 KB 수장에 낙점된 것은 ‘양손잡이’(은행·비은행 두루 섭렵)의 잠재 능력에서 큰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리라. KB는 올 들어 ‘영원한 라이벌’ 신한을 제치고 1등 자리를 굳혔다. 상반기 순익은 3조원에 이른다. 그런데 눈을 해외로 돌리면 무람하다. KB의 해외 자산은 44조여원으로 전체 자산의 6.2%에 불과하다. 영국 전문지 더뱅커가 해마다 산정하는 세계 50대 은행에 국내 금융사 이름은 단 한 곳도 없다. 2006년 KB가 거둔 51등이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 성적으로 남아 있다. 중국이 올해 20위 안에 무려 10곳, 일본이 1곳을 올려 놓은 것과 대조된다. 이게 한국 금융의 현주소다. 경제 규모는 세계 톱10을 넘나드는데 말이다. K반도체, K팝, K푸드 등 수많은 수식어가 나오는데도 K금융이란 말은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 원인을 금융사는 당국의 과도한 간섭에서, 당국은 금융사의 안이한 이자장사 행태에서 찾는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 그러니 KB가 국내 권좌를 탈환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외풍을 막고 내부 승계에 성공했다고 박수 치기도 남우세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간판 금융을 이끌 새 수장은 우물 안이 아닌 우물 밖을 봤으면 한다. 당장의 골칫거리(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해결을 넘어 K금융의 씨앗을 뿌리기 바란다. 그래서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된 한국 경제에 새로운 먹거리, 새로운 일자리를 줬으면 한다. 마침 새 얼굴로 진용을 짠 다른 금융그룹들도 이 경쟁에 가세하면 금상첨화일 터다. 그때쯤이면 OK목장의 혈투 따위는 완전히 망각의 역사가 됐을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도 해 본다.
  • ‘시력 도둑’ 녹내장 피하려면… 정상 안압도 40세 이후 검진 필수

    ‘시력 도둑’ 녹내장 피하려면… 정상 안압도 40세 이후 검진 필수

    대부분의 질환이 신체 노화 즉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병 가능성이 커지기 마련이라 신체 부위별 다양한 이상 증세를 그러려니 넘길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 문장은 당장 외우고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겠는데 ‘40세 이후 2~3년마다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는 말이다. 성장기 안과 검진이 시력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라면, 성인이 된 뒤에는 안압과 같은 눈의 건강을 위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 섬유가 손상되고 그 결과 시신경이 위축돼 시야가 결손되는 질환이 녹내장이다. 전연숙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12일 “시신경 섬유 손상은 주변 시력을 담당하는 시신경 섬유에서 먼저 진행되고 중심 시력은 나중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자 자신도 모르게 시신경 손상이 이행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신경 손상을 방치하게 모든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녹내장에 ‘시력 도둑’이란 악명이 붙은 이유다. 안압은 왜 상승할까. 김고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우리 눈의 모양체에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수가 계속 생성되는데 이 방수는 배출구를 통해 빠져나간다”면서 “만약 이 방수 배출구에 이상이 생겨 방수의 생성과 배출의 불균형이 발생하면 안압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신경은 눈 속에서 가장 약한 부위로 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부터 상하게 된다. 김 교수는 “녹내장은 만성으로 아무런 자각증세 없이 진행되며 급성인 경우 갑작스러운 안압 상승으로 두통이나 안통, 구토 증세가 나타나며 밝은 전구를 볼 때 주변에 무지개 같은 것이 보인다고 호소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녹내장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드물게는 신생아에게서도 나타나는데, 특히 40세 이후 발병률이 높다. 전문의들은 녹내장을 여러 종류로 구별한다. 최웅락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안압이 증가해 서서히 시신경의 손상을 일으키는 ‘개방각 녹내장’ ▲개방각 녹내장의 일종이지만 안압이 높지 않음에도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 손상을 일으키는 ‘정상안압 녹내장’ ▲각막과 수정체 사이 투명한 액체인 방수의 유출로가 갑자기 막혀 안압이 급속히 상승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 ▲신생아와 유아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선천 녹내장’ ▲눈의 외상이나 염증, 백내장이나 당뇨병, 스테로이드 안약 사용 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속발 녹내장’으로 구분했다. 이와 같은 분류는 녹내장의 원인을 높은 안압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원준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안압이 높아서 시신경이 기계적인 압박을 받아 점점 약해지는 것이 녹내장의 발생과 악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녹내장 발생 원인을 단순히 안압 상승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임에도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을 보이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들이 많다”면서 “한국의 경우 개방각 녹내장 환자의 약 77%가 정상안압 녹내장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눈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나 고도근시 등의 녹내장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신경이 약해지는 병이기 때문에 녹내장은 치료한다고 좋아지거나 완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질환이 바로 녹내장이다. 더이상 진행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안압을 낮추는 게 치료의 핵심이다. 김 교수는 “녹내장 치료법에는 약물 요법, 레이저 요법, 수술 요법 등 크게 3가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약물요법으로는 안약과 먹는 약을 처방하는데 안약 여러 개를 함께 사용할 때는 최소한 5분 간격을 두고 안약을 넣는 것이 효과적이다. 레이저 요법은 입원 없이 외래에서 이뤄질 수 있는 치료법으로 녹내장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레이저 치료법이 고안돼 있다. 수술 요법은 국소마취를 한 뒤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존의 눈 속 방수 배출구 대신 또 다른 배출로를 만드는 방법이다. 눈에 방수 유출을 돕는 임플란트를 넣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수술했다고 해서 녹내장이 완치된 건 아니며 수술 후에도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는 안구 결막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안압 하강 효과 및 빠른 회복을 도모하는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이 도입돼 녹내장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녹내장 안약을 넣었을 때 이물감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왜 그런지에 대해 전 교수는 “녹내장 약은 시신경 보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약이지만 각막 및 결막 건강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약 점안 뒤 눈이 뜨겁거나 따갑게 느껴질 수 있고 눈물흘림, 통증, 충혈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 전 교수는 “하지만 녹내장 안약은 시신경 보호에 필수적이며 장기적 시력 예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약”이라면서 “부작용과 안구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녹내장 안약을 넣을 때 의사의 지시대로 정확한 횟수를 지켜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안구 불편감이 지속될 경우엔 인공눈물을 추가로 넣거나 무방부제 안약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임신 중에도 녹내장 약제를 쓸 수 있을까. 전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신부에 대한 약물의 위험성을 A~D, X의 총 5개 그룹으로 구분하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녹내장 점안 제제는 임신부나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그룹 C에 속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DA 분류 중 B그룹은 동물실험 결과에서는 태아 위험성이 없었지만 임신부 대상 임상시험은 실시되지 않은 그룹인데, 알파간 점안액은 그룹 B에 속한다”면서 “부득이한 경우라면 알파간 점안액부터 사용해 임신 중 안압 조절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 尹,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재가

    尹,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재가

    KBS 이사회가 12일 여권 이사들만의 찬성으로 김의철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김 사장이 즉각 대응을 예고하면서 역대 정권에서 일었던 법적 공방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이날 ‘부당 해임’이라며 야권 이사 5명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서기석 이사장 등 여권 이사 6명이 표결해 해임제청을 결정했다. 지난달 30일 상정된 지 보름도 안 돼 처리가 완료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KBS 이사회에서 제청한 해임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12월까지 임기를 1년 3개월 남겨 둔 김 사장의 해임이 확정됐다. 여권 이사들은 무능 방만 경영으로 인한 경영 위기 초래, 불공정 편파방송으로 인한 국민 신뢰 상실,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와 리더십 상실 등을 김 사장의 해임제청 사유로 제시했다. 반면 야권 이사들은 “해임 사유와 제청안이 여러 차례 수정되었으며 몇몇 사유는 역대 사장 해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것과 판박이”라면서 “절차와 내용에서 정당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졸속과 주먹구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해임제청은 KBS와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전면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있듯 이번에도 지루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고 대응을 예고했다. 김 사장은 윤 대통령의 재가 즉시 집행정지(효력정지)를 신청하는 동시에 해임 무효나 취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의결은 행정법원이 전날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태선 이사장이 해임 처분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집행정지 명령을 받아낸 것과 다른 결과였다. 방송계에서는 권 이사장의 이사장 업무 복귀에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추가적인 방문진 이사 교체를 통해 안형준 MBC 사장에 대한 해임안 처리를 밀어붙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단독] 김만배 인터뷰 전날 휴대전화 부쉈는데… 신학림 “과거 부고 보고 연락했다”

    [단독] 김만배 인터뷰 전날 휴대전화 부쉈는데… 신학림 “과거 부고 보고 연락했다”

    20대 대선 직전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위 인터뷰’ 당사자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인터뷰 직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당일 바뀐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고 연락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전날인 2021년 9월 14일 이전엔 연락한 적이 없고, 김씨의 과거 부고 기사(2016년 4월 30일·옛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했다’고 밝혔는데, 김씨가 같은 날 기존 휴대전화를 부수고 새 번호로 바꾼 만큼 신 전 위원장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녹취록 전문과 비교하며 진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오마이뉴스TV에 출연해 “김씨 연락처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고 김씨 부친상 부음 기사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주 전화번호가 있었고 내가 갖고 있던 (예전) 번호와 끝자리가 일치해 김씨가 맞다고 판단, 연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신 전 위원장은 “내가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라고 김씨에게 물은 뒤 “부고 보고 내가 왔어”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또 최근 기자들에게도 “(김씨와 인터뷰를 한 2021년 9월 15일 하루 전날인) 14일 이전에는 김씨와 연락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신 전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그가 김씨 연락처를 인터넷으로 파악한 뒤 9월 14일 연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대장동 비리 의혹 보도로 부담을 가진 김씨가 새로운 번호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원래 쓰던 기기는 인테리어업자 A씨에게 폐기하도록 한 날이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김씨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순 뒤 불태우고 이를 촬영해 김씨에게 보냈다. 이런 내용은 지난 3월 김씨가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공소장에 담겨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과거 번호만 알던 신 전 위원장이 어떻게 번호를 바꾼 김씨와 연락을 취했는지, 또 다른 소통창구가 있었는지, 기존에 연락한 적 없다는 말이 거짓 해명은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관계자들은 서울신문에 “김씨는 기자들 연락 오면 시끄럽다고 착신전환 서비스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검찰 역시 “신 전 위원장은 김씨의 새 휴대전화로 연락했다”고 밝혔다. 물론 김씨가 기존 휴대전화를 폐기하기 전 신 전 위원장에게 새 번호를 알려줬거나 제3자를 통해 연락했거나 직접 통화 아닌 메신저 등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경황이 없던 상황에서 김씨가 십수년 만에 연락 온 신 전 위원장에게 바로 다음날 만나자고 한 대목이나 또 다른 소통창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여러 모순점이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 측은 서울신문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신 전 위원장 포렌식 작업 참관차 검찰에 다시 출석했으며 검찰을 피의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 ‘학폭 소송 노쇼’ 권경애, 유족 손배訴 조정일에도 ‘노쇼’

    ‘학폭 소송 노쇼’ 권경애, 유족 손배訴 조정일에도 ‘노쇼’

    학교폭력 소송에 불출석해 패소를 초래한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피해자 유족 측이 제기한 소송의 첫 조정 기일이 진전 없이 끝났다. 12일 서울중앙지법은 숨진 박모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조정기일을 열었지만 별다른 논의 없이 내달 17일 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권 변호사는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참여했다. 그는 조정기일인 이날에서야 소송대리인 선임계를 재판부에 냈다. 딸의 명찰을 가슴에 달고 법원에 출석한 이씨는 기일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권 변호사 측이 준비한 게 하나도 없었다”면서 “조정 조건에 관한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의 대리인은 “따로 할 말이 없다”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씨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을 대리했다. 이씨는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항소심에선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에 세 차례 불출석해 지난해 11월 패했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해도 변론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된다. 권 변호사가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유족 측이 상고하지 못한 채 판결이 확정됐다. 그는 이 기간에 소셜미디어(SNS)에 정치 관련 글을 꾸준히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이씨는 올해 4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 같은 법인 변호사 2명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7월에 이 소송을 조정에 회부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6월 징계위원회를 비공개로 심의한 뒤 권 변호사에게 정직 1년 처분을 내렸다. 권 변호사가 이의를 신청하지 않아 해당 징계는 확정됐다.
  • 尹대통령,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재가

    尹대통령,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재가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KBS 이사회가 제청한 김의철 KBS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의결해 인사혁신처에 전달했다. KBS 이사회 관계자는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안을 표결한 결과 표결에 참여한 서기석 이사장과 이사 등 6명이 모두 찬성해 의결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야권 인사 5명은 김 사장 해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지난달 말 해임안이 상정될 당시 해임 사유는 ▲대규모 적자로 인한 경영 악화 ▲직원들의 퇴진 요구로 인한 리더십 상실 ▲불공정 편향 방송으로 인한 대국민 신뢰 추락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직무유기 및 무대책 일관 ▲고용안정 관련 노사 합의 시 사전에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이었다. 여권 이사들은 지난달 28일 김 사장 해임제청안을 긴급안건으로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정기이사회에서 표결을 거쳐 안건을 상정시켰다. 이달 6일과 11일에는 임시이사회를 열어 김 사장 해임을 둘러싸고 비공개 토론을 벌였으나 여권 이사들과 야권 이사들 사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철 KBS 사장은 이날 해임 제청안 의결 소식이 전해진 뒤 입장문을 내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 국민 여러분과 KBS 구성원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KBS 사장으로서 해임에 이를 만큼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수십 쪽에 이르는 소명서를 제출했는데 24시간이 지나지 않아 해임 제청안이 의결됐다. 소명을 듣고 충분히 검토한다기보다 쫓기듯 시간을 정해놓고 형식적 요식행위를 거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지루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고 소송을 예고했다
  • [단독] ‘신학림 해명’ 모순 찾는 檢, 2021년 번호 변경한 김만배-옛 번호로 연락한 신학림

    [단독] ‘신학림 해명’ 모순 찾는 檢, 2021년 번호 변경한 김만배-옛 번호로 연락한 신학림

    20대 대선 직전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위 인터뷰’ 당사자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인터뷰 직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당일 바뀐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파악하고 연락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전날인 2021년 9월 14일 이전엔 연락한 적이 없고, 김씨의 과거 부고 기사(옛 전화번호)를 보고 연락했다’고 밝혔는데, 김씨가 같은 날 기존 휴대전화를 부수고 새 번호로 바꾼 만큼 신 전 위원장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녹취록 전문과 비교하며 진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오마이뉴스TV에 출연해 “김씨 연락처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고 김씨 부친상 부음 기사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주 전화번호가 있었고 내가 갖고 있던 (예전) 번호와 끝자리가 일치해 김씨가 맞다고 판단, 연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신 전 위원장은 “내가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알아?”라고 김씨에게 물은 뒤 “부고 보고 내가 왔어”라고 했다. 신 전 위원장은 또 최근 기자들에게도 “(김씨와 인터뷰를 한 2021년 9월 15일 하루 전날인) 14일 이전에는 김씨와 연락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신 전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그가 김씨 연락처를 인터넷으로 파악한 뒤 9월 14일 연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은 대장동 비리 의혹 보도로 부담을 가진 김씨가 새로운 휴대전화 기기와 번호를 개통하고 원래 쓰던 것을 인테리어업자 A씨에게 폐기하도록 한 날이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쯤 김씨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순 뒤 불태우고 이를 촬영해 김씨에게 보냈다. 이런 내용은 지난 3월 김씨가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공소장에 담겨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과거 번호만 알던 신 전 위원장이 어떻게 번호를 바꾼 김씨와 연락을 취했는지, 또 다른 소통창구가 있었는지, 기존에 연락한 적 없다는 말이 거짓 해명은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대장동 관계자들은 서울신문에 “김씨는 기자들 연락오면 시끄럽다고 착신전환 서비스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검찰 역시 “신 전 위원장은 김씨의 새 휴대전화로 연락했다”고 밝혔다. 물론 김씨가 기존 휴대전화를 폐기하기 전 신 전 위원장에게 새 번호를 알려줬거나 제3자를 통해 연락했거나 직접 통화 아닌 메신저 등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경황이 없었을 상황에서 김씨가 십수년만에 연락온 신 전 위원장에게 바로 다음날 만나자고 한 대목이나 또 다른 소통창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여러 모순점이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신 전 위원장 측은 서울신문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신 전 위원장은 포렌식 작업 참관차 검찰에 다시 출석했으며 검찰을 피의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풀꽃 시인’ 나태주의 ‘위로와 응원’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풀꽃 시인’ 나태주의 ‘위로와 응원’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고독하고, 외롭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내 시가 조그만 위로와 축복, 기도와 응원, 동행이 된 것 같습니다.” ‘풀꽃시인’이라는 애칭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받는 나태주(78) 시인은 지난 8일 충북 제천시 포레스트 리솜에서 ‘나태주 시인과 함께 하는 시/詩/적인 순간’을 주제로 열린 문학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나태주 시인은 포레스트 리솜 투숙객과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가한 문학콘서트에서 일상에 스며든 시적인 순간을 함께 공유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나태주 시인의 친필 사인과 친필 시가 들어간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와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현장에서 나눠주고 함께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나태주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나태주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시작으로 ‘막동리 소묘’,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눈물난다’, ‘산촌엽서’, ‘꽃이 되어 새가 되어’, ‘눈부신 속살’ 등 시집과 ‘대숲에 어리는 별빛’ 등 산문집 등 150여권을 출간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30년 넘게 문화계 인사들을 인터뷰한 서동철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은 어떠세요. -지난 7~8월에 젊은 친구들이 말하는 ‘번아웃’(burnout·과도한 활동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이 와서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목소리가 쉬고, 다리가 풀리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독자들이 두렵고 그래서 두 달 정도 쉬었어요. 그동안에는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거리와 주제, 대상, 강연료도 안 묻고 시간만 나면 어디든 갔어요. 1년에 200번 정도 강연을 하다 보니 너무 힘이 들었어요. ➜ 10여년 전에도 많이 아프셨는데요. - 16~17년 전인데 벌써 그렇게 됐어요. 당시에 아프고 난 뒤에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옛날에 들은 얘기인데 ‘젊어서 살아난다는 보장만 있다면 죽을 병에 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실감납니다. ➜ 요즘 시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 아프기 전에는 제가 시집이 안 팔리는 사람이었어요. 아픈 뒤로 시집이 많이 팔리 것 같아요. 하늘이 나를 안 죽고 살게 한 ‘천명’(天命)이 있었어요. 운이 좀 따른 거예요. 운이라는 것이 ‘세상의 부름’, ‘세상의 필요성’이예요. 본래는 졸렬하고, 그냥 시골 시고, 쉽고, 간결하고. 뭐 그냥 별로 특징이 없는 그런 시인데 이제 이 시대 사람들이 공감하는 필요한 시가 됐어요. 운때가 맞았죠.  ➜ 아프시고 난 뒤에 시에는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 시의 근본은 바뀌지 않았지만 아프고 난 뒤에 조금 변화가 있었죠. 아프기 전에는 ‘내 얘기’를 주로 썼고요. 그리고 내 입장에서 썼습니다. 아프고 난 뒤에는 ‘내 얘기’가 ‘네 얘기’ 되도록 썼고, 그리고 ‘네 입장’에서 썼어요. 제가 글 쓰는 사람들한테 얘기를 해요. 자기 푸념만 하지 마라. 다른 사람 얘기도 들어줘라. 지금 이 세상 우리 삶이 지금 각박하고 힘들고 온갖 문제가 생기는 것은 나만 생각하고 내 입장에서만 모든 걸 그냥 결단하니까 이렇지 않나. 그러지 말고 네 입장도 내가 생각을 하면 훨씬 좋지 않을까요. 공자님 말씀하신 것 중에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 있어요.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너가 하기 싫은 일 시키지 말고 너도 하기 좋은 일을 하라 그말입니다. 그러니까 ‘나’하고 그 다음에 ‘너’거든요. 그래서 나와 너의 관계인데 아프고 나서 ‘너’를 더 많이 참작하고 생각하는 그런 시를 썼더니 여지 없이 독자들이 선택해 주셨어요. 바로 그겁니다. ➜ 몇 년 전에 공주 풀꽃문학관에서 인사드렸는데. 운영은 어떻게 하시나요. -그게 공주시 재산인데 우리가 빌려 쓰는 겁니다. 3~4년마다 한 번씩 계약을 해서 응모를 해서 빌렸어요. 운영위원회에서 그걸 빌려 쓰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 지속 가능합니다. 모든 문화, 경제, 사회 현상 이런 것들이 지속 가능해야 됩니다. 그러려면 너무 많이 키우지 말고, 너무 빨리 가지 말고, 혼자 가지 말고 그래서 속도를 맞추고 범위 규모를 맞추고 그리고 파트너를 잘 해서 서로 ‘이인삼각’(二人三脚·두 사람이 발목을 묶고 함께 뛰는 경기)처럼 발을 맞추면서 가야 됩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 풀꽃문학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보기 좋았어요. - 지금은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돈 많고, 잘 살고, 그리고 배부르고 그리고 춥지않고 그렇게 사는 것이 삶의 목표였는데 그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된 뒤에는 질을 따져서 ‘웰빙’(well-being), 그러다가 ‘케어’(care)를 이야기하다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나와서 오랫동안 지속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늘 강연 때문에 포레스트 리솜도 처음왔는데 와서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리조트가 자체가 사람들에게 안식과 휴양, 어떤 에너지를 주잖아요. 이게 이 시대에 맞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제 시도 보잘것없고, 풀꽃문학관도 작고 구석진 곳에 있지만 거기에서 사람들이 얻는 것이 있다면 옵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시대, 그리고 빨리 가는 시대에 천천히 가는 시대. 어떤 그런 발걸음, 그래서 10분이든 5분이든 머물다 가더라도 옛스러운 것, 오래된 것, 천천히 가는 것 등 아날로그 이런 걸 좀 맛보고 가라 그런 것이 우리 문학관의 콘셉트입니다. ➜ 서울에 일이 많으신데 혹시 서울에 거주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 없어요. 하늘을 바꿀 수 없잖아요. 땅도 안 바꾸고, 늙은 아내도 안 바꾸고, 자식도 안 바꾸고, 시 쓰는 것도 안 바꾸고, 사는 공주도 안 바꾸고,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 바꾸면 안 됩니다. 나이가 들으면 중요한 것은 ‘유지’예요. 유지한다. 허물어 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공주에서 몇 년 동안 교사 생활을 하셨는데 제자들이 많으시겠네요. - 교사 생활은 얼마 안 했어요. 43년 중에서 20여년, 그리고 남은 20여년을 교장과 교감을 오래 했습니다. (제자가 많은 것은) 큰 의미 없어요. 그런데 제가 아는 사람은 많죠.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데 공주 사람들은 아니고 외지에서 온 사람이에요. 공주 사람들은 맨날 보는 사람들인데요. ➜ 풀꽃문학관 인근 제민천 일대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됐는데요. - 문화의 거리가 됐어요. 원래는 제민천이 냄새나고 쓰레기만 있던 건천이었거든요. 그런데 폐수를 막고, 청계천처럼 물을 흐르게 했어요. 물이 흘러가니까 물고기가 오고,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빨리 좋아지고 많이 변했습니다.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되실 때 쓴 시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 본래가 신춘문예에서는 (당시 당선작들의 분위기를 봤을 때) 제가 쓴 ‘대숲 아래서’와 같은 시는 뽑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박목월(1916~1978) 선생님이 당시 시인협회 회장이셨어요. 제 시를 같이 뽑으신 박남수(1918~1994) 선생님이 부회장이셨어요. 그런데 두 분이 이번에는 좀 약간 별종의 시를 뽑자고 생각하셨나봐요. 그냥 전통적으로 쓴 시고, 그냥 낡은 시지만 뭔가 반성적인 계기가 될 수 있는 맑고 깨끗하고 간결한 시를 뽑자. 그래서 제 시가 뽑힌 걸로 기억합니다. 박목월 선생님이 저한테는 은인이죠. 제가 그때 뽑히지 않았으면 시인이 안 됐고, 그러면 저는 죽었을지도 몰라요. 근데 제가 사람이 된 거는 신춘문예에서 제 시가 뽑힌 거예요. 그 시 중에 지금도 이제 글 제목으로 해서 하나 쓰고 싶은 게 뭐냐면 ‘쓰러져 울었다’는 문장입니다.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죽,/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이게 ‘대숲 아래서’(대숲 아래서 3번째 연) ➜ ‘대숲 아래서’가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셨어요. - 아니요. 그냥 했어요. 마음속으로는 만약에 신춘문예에 당선된다면 내가 살아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그때 죽을 뻔했거든요. 그때도 죽을 고비가 두세 번 있었는데 여자한테 버림을 받아 완전히 폐인이 됐었거든요. 아까도 얘기했지만은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라는 대목은 지금까지도 좀 조금 부끄러운 게 뭐냐 하면 ‘쓰러져 울었다가’ 도대체 내가 감당이 안 되는 것이예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그 대목을 고치고 싶었어요. 근데 1971년 이래 지금까지도 못 고치고 있어요. ➜ ‘어젯밤 꿈속에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의미는 무엇인지요. - 그 문장의 의미를 80세 가까운 이제서야 알았어요. 박목월 선생이 그 시를 뽑은 이유는 ‘쓰러져 울었다’ 때문인 듯 합니다. 내 짐작이에요. 왜냐하면 제게는 도대체가 창피해서 말을 못 할 만한 구절이에요. ‘어젯밤 꿈에 너를 만나’ 거기까지는 좋은데 뭐 ‘쓰러져 울었다.’ 맨 정신에서 쓰러져 우는 것이 아니라 꿈속에서도 쓰러져 울었으니까요. (신춘문예용 시구절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는 고쳐야지 고쳐야지 마음먹었는데 끝까지 못 고쳤고 지금까지도 못 고치고 있습니다. 박목월 선생님께서는 이 대목에 대해 이렇게 말하셨어요. “지가 어쩔 수 없는 문장이다.” 자기가 이 글을 쓴 이 화자가 어쩔 수 없는 문장이다. 그러니까 지배할 수 없는 그렇게 어떻게 움직일 수 없는 문장이다. 그래서 박목월 선생님이 보시고 ‘손가락’이 갔던 것 같아요. 그 이유를 깨달은 것을 보니 제가 나이 먹기를 잘했다 싶어요.   ➜ ‘어젯밤 꿈에 너를 만나고’에 등장하는 그 분은 누구신가요.  - 이게 비밀인데 ‘너’는 나를 버려준 여자도 아니에요. 처음 이야기하는데 그동안은 ‘나를 버려준 여자’라고 얘기했는데 나를 버려준 여자를 만나서 울을 턱이 없어요. ‘너’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같은 학교에 있던 다른 여선생님이 있었어요. 그 여선생님이 (여자에게 버림받은) 나를 좀 안쓰럽게 봐서 버림받은 남자지만 내가 좀 품어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내가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이미 그 때는 나를 버린 여자가 마음속에 가득해서 그 여자한테 어떻게 응답할 수가 없었어요.그래도 그 선생님이 감사해요. 그 꿈에 만난 그 여자는 나를 버린 그 결정적인 그 여자가 아니고 나를 그 안쓰럽게 봐줬던 전혀 인연이 없었던 여선생님입니다. 그냥 알았던 그 여자가 아닐까요. 나를 버린 여자는 홍씨인데 여선생님은 이씨예요. 근데 미안하지만 이씨가 죽었어요. 내가 그걸 받아들여서 같이 살았으면 안 죽었을지 모르겠는데 죽었어요. 이렇게 세월이 오래 갔습니다. 이걸 내가 글을 하나 쓸려고 그래요. ‘쓰러져 울었다’ 제목이. ➜그 대목은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있습니다. - 저처럼 박목월 선생님도 아마 공감을 하셨나봐요. 저도 그걸 이제 늙어서 알았어요. 지금도 그 부분을 외우면서 많이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부분을 내놨는데, 박목월 선생님이 그 부분을 주목하지 않았을까요. ➜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20년 전만해도 민주화 운동 이후 참여 문학이 주도하면서상대적으로 서정시를 쓰시는 분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아요. - 그럼요. 나는 뭐 변방의 시인이었죠. 변두리의 시인이었고 그런데 이제 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끝까지 내가 지킨 것은 ‘사람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이었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한테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내 마음을 꼭 내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내 마음을 ‘깡통 쭈그러 뜨린 것처럼’ 다른 걸로 바꾸거나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완전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이게 제 마음, 제 생각인데 그걸 위해서 이제 제가 50년 이상 시를 썼어요. 그것을 독자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1971년부터 줄기차게 비슷한 얘기를 썼는데 물론 후기에는 ‘나보다도 너에 대한 배려’를 가지고 시를 쓰고 그랬지만은 하여튼 그 근본적인 것은 줄기차게 똑같습니다. 1970년대 독자들은 어떤 이념, 부, 대결 등 이런 것 때문에 ‘마음’에 대해 눈여겨 볼 수 있는 그런 독자들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000년대 전후로 많은 게 무너졌어요. 특히 이념적인 거대 담론이 무너졌거든요. 거대담론이 ‘생활 담론’으로 내려왔어요. 그래서 우리 주변의 문제, 나의 문제, 오늘 하루의 행복과 오늘 하루의 안녕, 오늘 하루의 사랑 이렇게 담론이 바뀌었거든요. 그럴때 거기에 다만 나태주의 시가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독자들이 거기에 주목하고 책도 구입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됩니다.  ➜ 다시 문학에서 정서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보시나요. - 그런 변화가 이제 어떻게 보면 문학의 정서 이런 거라고 봐야 되겠죠. 제 생각에는 그때(민주화 운동시기)는 그런 시가 정상이었죠. 지금은 시대를 아우르는 ‘면’이 깨져서 ‘점’이 된 상황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회학적으로 철학이나 사회학 이것들이 하나의 어떤 덩어리를 형성했는데 이게 다 깨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외롭고, 흔들리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뭐 이러지 않나 싶습니다. 고독하고, 외롭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피곤하고 한 독자들이나 우리 대중들에게 뭐가 필요한 가. 위로와 축복. 기도와 응원, 동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럴때는 ‘먼 길’이라는 시처럼 ‘점’으로 깨진 사람들한테 다가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가자/ 먼 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나도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지금은 정치인, 예술가, 의사 등 힘 있는 사람이 나서서 나만의 문제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문제에 나서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져서 내가 더 좋아질 것을 꿈꿔야 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시는 언제 쓰시나요. - 아무 때나 쓰죠. 그런데 저는 주로 움직일 때 시가 많이 옵니다. 그래서 요즘 제 시를 ‘노마드’ 시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여기저기 KTX를 타고 갈 때나 이런 리조트 공간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보는 대상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시를 써요. 그래서 저는 요즘의 시를 ‘노마드 시’라고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 저는 뭐 할 만큼 다 했어요.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된 적이 없습니다. (인생이라는 게.) 그래서 나는 이 세상을 잘 모르고 왔고, 여기도 잘 모르고 왔고, 그렇지만은 좋았고, 여기서도 좋았고 그래서 가장 최선한 답을 그때마다 내려고 노력하면서 그냥 천천히 가다가 끝나면 제 인생이 끝나는 겁니다. ➜ 내년이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입니다.  - 제가 서울신문 출신입니다. 당연히 기념시 하나 써야지요. 예전에도 서울신문에 이왈종(1945~)화백의 그림과 함께 기념시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왈종 화백의 그림과 함께 시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한마디해 주신다면. - 여러분들도 오늘 좋은 곳에 가 계신가요.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좋은 곳에 가 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사람이고, 좋게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반갑게 다시 뵙겠습니다.  
  • 팔로워 3000만 中 왕홍, 생방송 중 눈물 사죄한 이유는? [여기는 중국]

    팔로워 3000만 中 왕홍, 생방송 중 눈물 사죄한 이유는? [여기는 중국]

    중국 최고 스타 왕홍 리자치(李佳琦)가 생방송 중 눈물의 사죄를 해 약 3000만명의 팔로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떴다’하면 수억 원대 매출을 올리며 ‘완판남’이라는 유명세를 얻어왔던 리자치는 최근 인터넷 생방송 중 중국 로컬 화장품 브랜드 ‘화시즈’(花西子)의 아이브로우 펜슬을 79.9위안(약 1만 4500원)에 판매했는데, 이를 두고 “지나치게 비싸다”는 한 팬의 질문에 격한 대응을 한 것이 논란이 됐다. 당시 리자치가 판매에 참여했던 화시즈 아이브로우 펜슬은 정품 1개와 리필 2개를 추가 증정해 79.9위안에 소개됐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타사 유명 화장품 브랜드 아이브로우 펜슬 무게당 가격을 비교하면서 리자치가 판매한 제품의 가격이 월등히 비싸고, 심지어 무게당 금의 가격보다도 더 비싸다는 비판적인 분위기가 고조됐다. 그의 생방송을 시청했던 한 네티즌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화시즈의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에 리자치가 “어디가 비싸냐? 몇 년째 이 가격인데, 눈 뜨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국산 브랜드가 어디가 비싸냐”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네티즌들을 더 불쾌하게 했던 발언은 그 뒤에 이어졌다. 그가 소비자들을 가리켜 “몇 년 동안 월급이 올랐는지, 안 올랐는지, 과연 (자신이)열심히 일했는지 안했는지 생각해봐라”고 덧붙였기 때문이다.리자치의 이 같은 발언은 곧장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인기 검색어 상위에 링크됐고, ‘리쟈치(李佳带)’와 ‘리쟈치(李佳琦)와 화시쯔(花西子)’라는 두 검색어 역시 웨이보 인기 검색란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선 양상이다. 해당 사건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그가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보이콧’이 이어졌고, 그를 따랐던 팔로워들은 단 하루 만에 무려 100만 명 이상이 팔로잉을 삭제하는 등 팬들 사이에 집단적인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 네티즌은 “리자치가 한 말이 크게 상처가 됐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영역에서 열심히 일하며 살고 있는데, 그의 말을 들으면 마치 소비자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가난해졌고, 가난한 것이 문제가 돼서 제품 가격을 비싸다고 느끼는 것처럼 보여졌다. 자조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리자치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12일 오전 5시 58분 기준 2936만 5000명으로 감소했다. 전날인 3043만 5000명과 비교해 단 하루 만에 약 107만 명 넘은 팔로워들이 팔로잉을 취소한 것이다. 결국 리자치는 지난 11일 자신이 진행한 생방송 중 “팬들의 응원과 신뢰로 오늘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면서 “언제나 내가 어디에서 누구 덕분에 여기까지 왔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며칠 동안 계속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면서 “저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여러분들의 모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발언하면서 생방송 도중 눈물을 흘리며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그의 사죄 생방송 시청자 수는 최고 800만 명에 달했다. 한편, 리자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립스틱 판매로 수억 위안의 매출을 올리며 일명 ‘립스틱 오빠’로도 떠오른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다. 주로 생방송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판매해오고 있으며, 방송 중 ‘OMG’, ‘마이타(买它, 사버려)’, ‘워더마마(我的妈呀,엄마야)’ 등의 표현을 사용해 한 때 그의 표현이 온라인 상에서 유행어가 됐을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했다.  
  •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통과…야권 이사들 ‘해임 부당’ 표결 퇴장

    김의철 KBS 사장 해임안 통과…야권 이사들 ‘해임 부당’ 표결 퇴장

    KBS 이사회가 12일 김의철 사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임시이사회에 오른 해임안은 여야 6대 5 구도에서 여권 이사들만의 찬성 표결로 통과했다. KBS 사장 해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하면 확정된다. KBS 이사회 관계자는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서기석 이사장과 이사 등 6명이 찬성해 의결됐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김 사장 해임제청안이 긴급 안건으로 제출된 지 보름여 만이다. 야권 이사 5명은 해임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김 사장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있다”며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지루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것”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KBS 이사회는 여권 이사들이 더 많아진 지난달 말 KBS 사장 해임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여야 4대 7 구도의 이사회가 야권 성향의 윤석년 이사,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된 후 여권 인사인 서기석 이사장과 황근 이사가 입성하면서 정치적 구도는 6대 5로 뒤집혔다. 여권 이사들은 지난달 28일 김 사장 해임제청안을 긴급안건으로 제출하고, 같은 달 30일 정기이사회 표결을 거쳐 안건을 상정했다. 이달 들어 6일과 11일 임시이사회에서 비공개 토론을 벌였지만 여야 측 간극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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