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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죽이고 훔친 돈으로 로또…‘서산 렌터카 살인’ 김명현 징역 30년

    사람 죽이고 훔친 돈으로 로또…‘서산 렌터카 살인’ 김명현 징역 30년

    돈을 빼앗으려고 일면식도 없는 40대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혐의(강도살인 등)로 기소된 김명현(43)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명현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9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1부(부장 강민정)는 “인간 존재의 근원인 사람의 생명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범죄에는 상응하는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도박 중독으로 재산을 탕진해 궁핍한 상태에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생면부지의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가한 뒤 살아있는 피해자를 유기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로부터 빼앗은 13만원으로 담배나 로또를 사고, 범행 다음 날 태연하게 직장에 출근하는 등 일말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명현은 도박 등으로 1억원가량 빚을 지고 있던 지난해 11월 8일 오후 9시 40분쯤 서산시 한 공영주차장에서 피해자를 뒤따라 피해자의 차량 뒷좌석으로 들어가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수로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피해자는 술에 취해 자신의 차량 안에서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는 피해자 지갑에서 가져간 13만원 중 일부를 사용해 6만원 상당의 로또를 산 사실이 알려져 비난받기도 했다. 김명현은 지난달 22일 결심공판 당시 “사건 당일 도박에서 큰 손실을 보고 패닉 상태에 빠져 인간으로 해서는 안 될 범행을 저질렀다”며 “죽는 날까지 진심을 반성하며, 피해자들께 사죄하겠다”고 말했다. 1심 선고 직후 피해자 어머니는 “내 가슴에서 새끼가 울고 있는데 어떡하느냐”며 오열했고, 다른 유족들도 “사형시켜야지 징역 30년이 말이 되느냐”고 흐느꼈다. 앞서 지난해 12월 피해자 유족은 온라인에 올린 탄원서에서 “피해자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며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되고자 노력했던 피해자의 꿈과 인생을 빼앗은 김명현에 대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작 12만원을 뺏고자 한 가정을 박살 내고 주변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살인자 김명현에 대한 엄벌을 요청한다”고 했다.
  • [단독]‘하늘이 사건’으로 관심 폭증 자녀보호앱…위치추적·녹취 괜찮을까, 정부도 법률 검토

    [단독]‘하늘이 사건’으로 관심 폭증 자녀보호앱…위치추적·녹취 괜찮을까, 정부도 법률 검토

    대전 김하늘(8)양 사건 이후 학부모들 사이에 ‘신학기 필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 잡은 자녀보호앱의 위법성에 대해 정부가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실시간 위치 추적이나 스마트폰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앱의 기능이 통신비밀보호법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커서다. 앱의 위법성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해당 기능에 대한 수정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이른바 자녀보호앱에 탑재된 기능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김하늘양 사건을 계기로 다운로드 수가 70배 넘게 폭증한 자녀보호앱은 사용자 위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인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앱에서 실시간 위치추적을 하는 기능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자녀 스마트폰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도 크다. 이경주 법률사무소 권리 변호사는 “제3자가 전자기기 등으로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발언을 청취하거나 녹음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며 “앱을 사용하는 부모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자녀보호앱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각 부처의 역할에 대해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앱을 설치한 부모들은 앱을 불법으로 낙인찍기보다는 제한적으로라도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김모(38)씨는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법만 따지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반면 교사들은 이러한 앱 사용이 늘어나면 교권 침해 등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초등교사 이모(33)씨는 “유사한 기능의 앱으로 수업 내용 등을 녹음해 학부모들끼리 돌려 들으며 교사를 평가한 사건도 있었다”며 “교실에서 하는 모든 말이 다 도청되고 있다고 느껴지면 아이들에게 다가서기도 어려워질 것”이고 말했다.
  • 고고학·발굴이라면 ‘인디애나 존스’만 떠올리는 당신에게…

    고고학·발굴이라면 ‘인디애나 존스’만 떠올리는 당신에게…

    액션 어드벤처 영화의 고전이라 할 ‘인디애나 존스’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고고학 또는 고고학자라고 하면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고, 발굴이라고 하면 성궤나 성배 같은 전설 속 물건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을 떠올리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실제 고고학자의 작업 현장이나 문화재 발굴 현장을 보면 속된 말로 ‘노가다’(막일)와 다름없다. 발굴이란 작은 조각을 통해 역사라는 세계의 모자이크를 채워나가는 작업이다. 생생한 발굴 현장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읽게 해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책과 함께)는 수십 년간 발굴 현장을 누벼온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삼한,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의 통일 이후까지 교과서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발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발굴과 얽힌 사연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어 읽는 재미도 더한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 우리가 몰랐던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실상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어떤 유물 유적이 발굴될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고, 우리가 찾던 답을 그대로 알려주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굴의 결과로 드러난 역사적 증거들은 한국사의 사라진 고리를 알려주는가 하면, 기록과 충돌을 일으켜 혼란을 주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실려 널리 알려진 신라 선화공주와 훗날 백제 무왕이 되는 서동의 설화가 대표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 발견된 사리봉영기에 백제 무왕의 왕비로 ‘사택적덕의 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가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주장부터 무왕의 여러 왕비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화공주의 흔적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은, 편린적 성격을 가진다”며 “그렇지만 꾸준한 발굴과 연구로 우리 선사와 고대사의 모습은 더욱 완전해지고 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과 발견’(눌와)은 문화유산과 현대미술 관련 현장을 종횡무진 누빈 문화전문 기자가 한국 역사와 문화사에 큰 획을 그은 유물과 유적을 소개한다. 이 교수의 ‘발굴 이야기’가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발견에 중심을 둔다. 발굴 당시 현장 관계자의 증언, 최근 연구와 조사, 유물을 둘러싼 사실과 논쟁, 당대 미술품으로서 아름다움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 등 발굴·발견의 최전선으로 이끌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경주 ‘쪽샘 44호분’은 1500년 전 신라 공주의 무덤이란 잠정 분석만으로도 화제가 됐었는데,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말다래, 바둑돌로 추정되는 200여 개의 돌 등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면서 신라 지배층이 바둑을 즐겼다는 역사적 기록을 확인하고, 여성들도 바둑을 즐겼음을 새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식이다. 책의 저자들은 “발굴은 우리 역사에서 빠진 연결고리를 찾는 중요한 일이지만, 언론에서는 단신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창 시절 지겹게 외우기만 했던 문화재들도 발굴 과정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물을 때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끊이지 않는 오세훈-명태균 게이트 의혹, 오 시장은 얼렁뚱땅 물타기 할 생각 마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임규호 대변인 논평 전문 검찰이 ‘명태균과 오세훈 시장이 지난 2021년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총 4번 직접 만났고, 비선 후원회장 김 씨 등과 함께 삼자대면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오세훈 시장의 보궐선거 여론조사 조작의혹이 불거진 소위 ‘명태균 게이트’ 발발 이후, 오 시장과 명태균씨 간 연관성 의혹이 끊이지 않으며 서울 시민을 너무나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명 씨와 ‘두 번’ 만난 것이 전부라며 관계성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 검찰조사에서 네 번 만났으며, 날짜-장소-대화 내용까지 상세하게 진술했다고 알려지자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측근인 김모 씨가 3300여만원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것을 몰랐다고 말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검찰은 오세훈-명태균-김모 씨가 3자 회동을 한 적이 있으며, 그 자리에서 여론조사 대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오 시장은 연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얼렁뚱땅 물타기 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 단지 말로만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회피하지 말고, 대시민 의혹 해소를 위한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줄 것을 오세훈 시장에 강력히 촉구한다.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물적 증거와 명 씨의 구체적인 진술까지 확보된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검찰의 책무이다. 검찰은 명백한 증거에 입각한 신속한 수사로 오세훈-명태균 게이트 의혹을 일소해 주길 바란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다.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만큼, 신속한 의안 처리와 면밀한 조사를 통해 명태균과 오세훈을 둘러싼 의혹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각종 의혹이 명명백백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임규호
  • 비구니의 독립운동사, 뮤지컬 무대로…28일부터 옴니버스 형식 공연

    비구니의 독립운동사, 뮤지컬 무대로…28일부터 옴니버스 형식 공연

    일제강점기에 제주의 사찰을 독립군의 비밀 훈련장으로 제공했던 봉려관 스님, 국채보상운동에 가장 먼저 참여한 서울 옥수동 미타사의 40여 비구니 스님…. 이 땅엔 알려지지 않은 비구니의 독립운동사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조선의 독립을 위해 소리없이 헌신한 비구니 스님들이 이야기를 뮤지컬으로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전국비구니회 산하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는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다큐 뮤지컬 비·스·독’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비·스·독’은 ‘비구니 스님들의 독립운동 이야기’의 줄임말이다. 뮤지컬은 봉려관(蓬廬觀, 1865~1938) 스님, 상근(祥根, 1872~1951) 스님, 성해(性海, 1889~1982) 스님, 보각(普覺, 1904~2006) 스님, 옥봉(玉峰, 1913~2010) 스님을 중심으로 옴니버스(독립된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은 공연 방식) 형태로 진행된다. 봉려관 스님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제주에 여러 개의 사찰을 세워 불교를 중흥시킨 인물이다. 1909년 사찰에 숨어든 항일 인사가 참사를 당한 것을 보고, 이들이 목숨을 부지하며 항일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은신처 역할을 한 법정사를 1911년 창건한다. 이후 제주 안에서 항일 자금을 조달하고, 인사들을 키우며 항일 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었다. 이때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한 이가 성해 스님이다. 봉려관 스님의 상좌로, 전남 담양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봉려관 스님과 함께 활동하며 제주의 독립 운동을 이끌었다. 상근 스님은 한용운, 백용성 등 항일 운동에 뛰어든 여러 스님과 독립 인사들의 운동을 뒷받침하는 조력자 역할을 했다. 보각 스님은 유관순 열사와 함께 3·1 만세 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임시정부에서도 활약했다. 옥봉 스님은 만해 스님을 비롯한 여러 독립운동가의 자금 조달책과 연락책을 맡았고, 안창호 선생의 옥바라지도 도맡았다. 뮤지컬은 공연 기간 중 매일 오후 3시, 7시 등 총 6회 공연한다. 불자 중심의 뮤지컬 극단 야성이 공연을 맡는다.
  • “김포공항 고도제한 조기 완화 추진… 강서 ‘교통허브도시’ 채비”[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김포공항 고도제한 조기 완화 추진… 강서 ‘교통허브도시’ 채비”[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김포공항을 ‘미운 오리’서 ‘백조’로2033년까지 ‘혁신지구’ 개발 추진S-BRT·UAM 복합환승시설 설치고도제한 완화 2028년 시행 예정적용 시기 앞당겨 경제 거점 마련강서구민 위해 존재하는 ‘참 목민관’최우선 목표는 서민경제 살리기강서사랑상품권 확대·조기 발행전세사기 피해자 소송비용 지원피해자 집수리 지원 사업도 진행 “공직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직을 사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사유화하면 결국 불행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초자치단체장을 맡은 지 1년 반이 조금 안 됐는데 항상 주민의 눈높이에서 현장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이유도 결국 공직과 공직자가 가지는 권한이 개인적인 게 아니라 공동체와 공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은 “공직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33년 동안 경찰로 일하며 경찰청 차장을 맡을 때도, 2023년 10월 보궐선거로 강서구청장이 된 이후에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라고 한다. 진 구청장은 “공직자로서 일을 하다 보면 내가 마치 그 권한을 가진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아니다. 그것은 오롯이 국민의 것”이라면서 “나도 항상 스스로 경계하려고 한다. 가끔 혼자 있을 때도 나를 근신하듯이 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불안이 큰 시대에 현장에서 시민과 강서구민을 챙기고 있는 ‘참 목민관’ 진 구청장으로부터 18일 올해 추진할 역점 사업과 지역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기를 바란다. 2025년 강서구 행정의 가장 큰 방향은 무엇인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도 설 명절이 얼마 전이었으니 아직 늦지 않은 것 같기는 하다. 하하. 올해는 무엇보다 공직자의 기본 자세인 책임과 봉사를 되새기며 행정을 펼치겠다. 공직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구민을 위한 도구여야 한다. 강서구는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책임과 정직을 바탕으로 구민께 봉사하겠다. 또 주민의 눈높이에 맞춘 현장 중심의 행정을 강화하고 구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은 징후 하나까지 세심하게 살피겠다.” -올해 강서구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사업이나 분야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서민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지켜야 한다. 현장에서 골목을 다녀 보면 빈 상가가 늘어났고,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지난해 12월 탄핵 사태로 경제는 더 불안해졌다.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지역 경제는 침체를 넘어 무너질 위기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로 전망했다. 지역 경제를 지키는 게 올해 가장 중요한 역점사업이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강서구 차원에서 강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과 할인율 상향,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규모 확대, 어르신 일자리 확대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지원, 고용 안정 등 여러 부분에서 지역 경제를 지키려고 한다. 하지만 자치구 단위에서 모든 것을 하기는 어렵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강서사랑상품권을 확대·조기 발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선가. “맞다. 올해 총 450억원어치의 강서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데 연초 경제 상황이 나빠서 60억원어치를 조기 발행했다. 특히 올해는 기존 5% 할인 구매 혜택에 추가로 2% 페이백(보상 환급)을 제공,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총 7%의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할인율을 좀더 높여서 내수에 도움을 주고 싶은데 기초자치단체 재정만으로는 어렵다. 지원이 필요하다.” -다른 주요 사업도 소개해 달라. “내부적으로는 강서구 통합신청사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말까지 신청사 이전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이를 통해 주민 편의와 행정 효율성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기존 유휴 청사를 활용해 문화, 교육, 복지 공간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 -김포공항은 강서구의 중요 자산임과 동시에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 김포공항 개발 계획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 달라. “맞다. 김포공항은 강서구의 중요한 자산이면서도 공항 소음, 건축물 높이 규제 등으로 인해 주변 지역 발전에 장애가 되기도 했다. 도심 공항의 필요성은 이제 누구나 인정한다. 이 때문에 부정적인 효과는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빼내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강서구는 김포공항과 그 주변 지역을 단순한 교통 중심지가 아닌 미래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서구 공항동 1373 일대에서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S-BRT)와 도심항공교통(UAM) 복합환승시설을 설치하고,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항공업무시설, 첨단산업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개발 규모도 지하 4층, 지상 8층, 면적 35만 4567㎡ 규모나 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제까지 미운 오리 새끼 취급받던 김포공항이 진짜 강서구의 ‘백조’이자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김포공항 혁신지구는 3개 주요 블록으로 개발된다. 1블록은 2030년에 준공될 예정인데 복합환승시설과 UAM 이착륙장이 들어선다.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다양한 대중교통이 연계되는 환승시설이 들어서고, 지상 5층부터 7층은 UAM 이착륙장으로 쓰인다. 이렇게 되면 김포공항은 단순한 도심공항에서 미래 교통의 핵심 거점이 된다. 2033년 준공 예정인 2블록에는 항공 관련 업무시설과 상업, 교육시설이 들어서고, 같은 해 준공을 목표로 개발하는 3블록에는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시설과 오피스텔, 공공시설 등이 들어온다. 완료되고 나면 3만개의 새 일자리와 함께 4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이나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처럼 공항을 지역 경제의 거점으로 만들겠다.” -김포공항 주변 고도제한 완화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강서구는 김포공항으로 인해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에 묶여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큰 제약을 받아 왔다. 그런데 2023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항공 고도제한 국제기준을 전면 개정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ICAO의 고도제한 국제기준 완화가 2025년 발효·2028년 전면시행으로 예정돼 있다. 강서구는 2028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용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ICAO 국제기준 개정에 따른 김포공항 적용 방안 용역’을 실시했고 세미나도 개최했다. 강서구가 마련한 고도제한 완화 기준안에는 기존 45m의 높이 제한을 80m까지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강서구의 노후 주거지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강서구는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하나인데 최근에 이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한다고 들었다. “2023년 취임 후 가장 먼저 신경을 썼던 분야다. 덕분에 법 공부도 좀 많이 했다.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전세사기 피해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피해 실태 전수 조사도 했다. 그 결과 피해자 지원대책으로 ‘소송수행경비 지원 제도’ 등을 만들어 냈고, 지난해 8월에는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이 통과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외부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해비타트와 협력해 피해주택 개보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세입자들이 시설이 고장 나면 자기 돈으로 고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를 도와주기 위해서 하는 사업이다. 또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함께 건전한 부동산 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주거취약계층 청년을 위한 주거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일상의 안녕에 질문을 던지는 예술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일상의 안녕에 질문을 던지는 예술

    전시장 앞에서 멈칫 몸이 움츠러든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영화 ‘에이리언’에서 본 듯한 그로테스크한 물체를 지나가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내장을 꺼내 그물을 짓던 때가 있었다’라는 제목의 윤지영 작품. 다음달 23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전시다. 그물을 통과해 들어간 내부는 어두운 밀실 같다. 마치 우리를 인간 내면세계로 초대하는 듯하다. 공간은 훤히 비치는 커튼으로 구획돼 있다. 닫혀 있지만 동시에 열려 있는 공간. 관람의 편리성을 위해 눈높이에 작품을 설치하는 기존의 공간 배치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이 놓여 있다. 관람객들은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위, 아래, 후미진 곳을 살피며 조용히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인다. 호기심 어린 진지하고도 숙연한 모습들이다. 영상작품에서 흘러나오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공간 전체를 덮고 있다. 가슴 깊이 가두어 묻어 두고 싶은 아린 내용들이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오는 맛집, 여행, 쇼핑 등 우리의 행복한 일상 풍경과는 사뭇 다른 결이다. 공간이 붐빈다. 꽤 오래 머무른다. 젊은이와 연인도 많다. 이들은 왜 이런 불편한 풍경과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는 걸까. 공감하는 건가. 한류가 세계를 뒤흔들던 와중에도 미술은 잠잠하더니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거장들의 전시가 열리는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다음달까지 이미래의 ‘열린 상처’(open wound)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미술관의 심장 터빈홀에서 과거 화력발전소였던 미술관을 생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1000여평 규모의 전시장 중앙에서 기계가 돌아가고 분홍색 물이 뚝뚝 떨어진다. 물에 젖은 너덜너덜한 천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건조되고, 진열된다. 생명체의 장기, 피부 같아 보이는 것들이 체인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기괴한 장면이다. 예술은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 아니었던가. 어쩌다 이런 불쾌한 장면이 예술이 된 걸까. 왜 권위 있는 미술관에서 이런 전시를 추앙하는가.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사회의 어둡고 파괴적인 면을 드러내는 예술. 부조리한 상황들과 개인들의 상처 그리고 그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예술. 작금의 예술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다층적이고 다원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며 일상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현상에 대해 사유하기를 권한다. 겨울 늦은 밤 ‘계엄’이라는 단어를 전해 듣고 믿기지 않았다. 뉴스에서 중계되는 맨몸으로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 상황은 빠르게 변해 갔고 우리는 모두 큰 혼란과 충격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현실은 섬뜩한 예술보다 더 놀라운 사건의 연속선에 위태롭게 서 있다. 문득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인터뷰 내용이 떠오른다. “세상은 왜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왜 아름다운가 물었지만… 사실 내 질문의 근원은 사랑이었다.” 질문의 근원이 사랑이었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서 메아리친다. 장신정 화가·전 MoMA PS1 전시선임
  • [황수정 칼럼]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을 이기는 방법

    [황수정 칼럼] 이재명 대표가 이재명을 이기는 방법

    이재명 대표의 말 바꾸기가 날마다 논란이다. 그의 성장 우선 실용주의가 어디까지 진심인지보다 더 궁금한 게 있다. 진심 시비가 불거질 때 이 대표는 어떤 마음, 어떤 표정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이 대표는 별로 난감해하지 않는다. 해명이나 변명을 하지도 않는다. 얼굴이 벌게져서 뒷수습을 하려고 쩔쩔매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도덕에 무감각한 정치인.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이 대표에게 치명적으로 취약한 이미지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 대표는 말을 바꾼다. 반도체 산업에만은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를 허용할 것처럼 하다가 번복했다.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데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 보통사람이 이 정도의 구체적 표현을 동원할 때는 뭔가 결단이 선 상황이다. 이번에는 정말 허용하려나 보다 사람들은 믿었다. 전 국민 25만원 지급도 그렇다. 여당과의 추경 협의에 걸림돌이라면 “포기하겠다” 했다. 그러더니 민주당의 추경안에 이름만 바꿔 넣었다. 전 국민 25만원을 그가 처음 제안한 것이 지난해 3월. 일년째 국회를 흔든 쟁점 사안을 놓고도 식언을 했다. 이 대표는 흑묘백묘론 실용주의로 중도층 확장에 나섰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나.” 말은 간단한데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흑묘백묘론이 뭔가. 대약진운동 실패 이후 대기근을 수습하려고 덩샤오핑이 들고 나온 것이다. 마오쩌둥이 흐루쇼프의 탈스탈린 노선을 수정주의라고 맹공하던 때. 흑묘백묘는 덩샤오핑이 정치 생명을 다 걸었던 곡예였다. 이 대표도 정치적 승부수로 흑묘백묘를 던졌어야 한다. 진보 정책의 방향을 틀겠다면 치열한 논리로 결기를 보였어야 한다. 일목요연한 후속 정책들이 준비돼야 했다. 참여정부의 간판 정책이었던 종합부동산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를 연구해 보라고 청와대 정책실에 직접 주문했다. 토지공개념 주창자인 헨리 조지의 역저 ‘진보와 빈곤’을 텍스트 삼아 수십 차례 연구 모임을 했다. 종부세는 그렇게 2년 만에 탄생했다. 헨리 조지 연구회 같은 외곽 단체들이 따로 부동산 정책을 지원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초대 정책실장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가 증언(책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한다. 종부세 하나에 그런 공력이 들어갔다. 정책의 성공 여부와는 별개의 얘기다. 조기 대선을 앞둔 이 대표한테는 중도 확장이 한시가 급하다. 다급해서 어제오늘 말을 바꾸는 그를 중도는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갈지자 행보에 ‘위장 실용주의’라는 물음표를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집권하면 코스피 3000을 찍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근거와 계획을 말한 적은 없다. 대국민 연설에서 성장 우선을 약속하고 그다음 문장에서는 ‘주 4일 근무제’를 말했다.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의 정치철학과 내공의 부재. 이 근원적 결핍이 이 대표가 대형 정책을 놓고 계속 말 바꾸기를 하는 원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대표는 지금 모자라는 것을 모자란다고 인정할 용기가 필요하다. ‘못 보던 이재명’을 솔직하게 보여 주면 된다. 단기속성이라도 좋으니 달라질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중도 확장의 해법이다. 민주파출소를 만들어 가짜뉴스를 잡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럴 시간에 경제, 외교, 안보 ‘과외’라도 받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이 대표가 진짜 대통령 공부를 한다’는 소문이라도 내 보라. 그러면서 우클릭을 시도해 보라. 팔짱 낀 중도층이 꿈쩍거릴 것이다. 속는 셈 치고 한번 믿어 보자 싶어질 것이다. 노무현은 “나는 분배는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분배 정부라 뭇매만 맞은 불행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책 ‘진보의 미래’에 육성이 담겨 있다. 보수 시대의 진보 대통령으로 노무현은 냉정하게 국익부터 따졌다. 진보 진영의 맹렬한 공격에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였다. 공부하고 고민했던 노무현은 딴 세상 판타지로 남았다. 깜박 졸면 죽어버리는 AI 패권전쟁을 실시간 목격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겨우 반도체 연구직의 주 52시간제 예외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적자(嫡子)라면 이 대표는 왜 노무현을 흉내도 내지 않을까. 황수정 논설실장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멕시코인의 녹색 심장, 아보카도의 두 얼굴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멕시코인의 녹색 심장, 아보카도의 두 얼굴

    어떤 식재료들은 그 존재감으로 인해 한 나라를 대표하기도 한다. 대표 식재료라고 하면 그 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고 사랑해야 하며, 그만큼 생산량도 타의 추종을 불허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파스타, 스페인의 올리브유, 캐나다의 메이플시럽같이 멕시코를 상징하는 식재료를 꼽으라고 한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아보카도다. 멕시코는 아보카도의 고향이자 전 세계 아보카도 생산량의 3분의1에 달하는 연간 250만t가량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절반가량은 미국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자국에서 소비하는데 멕시코인들의 1인당 연간 아보카도 소비량은 8㎏에 이른다. 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보카도에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멕시코와 아보카도의 인연은 무려 1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 지역을 비롯한 중앙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선사시대부터 아보카도를 식재료로 활용해 왔다. 특히 아스테카 문명에서 아보카도는 강한 힘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식품이었다. 아즈텍인들은 아보카도를 나우아틀어로 ‘아후아카틀’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남성의 고환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단순히 모양이 닮았다는 이유에서인지 아보카도는 남성성을 북돋아 주는 음식으로 여겨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16세기 멕시코에 당도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현지의 독특한 과일인 아보카도를 유럽으로 가져갔지만 금세 무르는 성질 때문에 저장과 유통이 쉽지 않아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아후아카틀’을 정확히 발음하기 어려워 아보카도를 ‘아구아카테’라고 불렀고, 18세기 미국에서는 울퉁불퉁한 껍질과 서양배처럼 생긴 모양으로 인해 ‘악어 배’란 별칭을 갖기도 했지만 결국 ‘아구아카테’가 영어권에서 변형돼 ‘아보카도’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영어권에서 폐기된 ‘악어 배’란 명칭을 오늘날 중국에서 아보카도를 부르는 용어로 쓰고 있다는 건 흥미로운 지점이다. 아보카도를 한 번이라도 손질해 본 사람은 안다. 아보카도는 보기 좋고 먹기 좋을지 몰라도 다루기에 썩 유쾌한 식재료로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과육이 단단한 상태에서는 그다지 맛도 식감도 없기에 후숙을 통해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자칫 과숙이라도 되면 손과 도마, 칼은 짙은 녹색의 아보카도 흔적들로 뒤덮이게 된다. 상온에 둔 버터처럼 크리미한 질감이 매력적이지만 여기저기 지저분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보카도를 으깨거나 절구에 찧어 소스의 형태로 변형시켜 먹었다. 전 세계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과카몰레가 대표적이다. 과카몰레는 단순히 아보카도로 만든 질척한 소스처럼 보일지 몰라도 아보카도의 매력을 고스란히 품으면서 여러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한 훌륭한 요리다. 아보카도의 초록 속살은 치명적으로 아름답지만 산소와 만나면 금세 갈변 현상이 일어난다는 약점이 있다. 과카몰레를 만들 때 사용되는 라임즙은 상큼한 산미를 더해 줄 뿐만 아니라 색을 유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스코르브산이 아보카도의 산화 반응을 늦춰 주기 때문이다. 으깬 아보카도와 라임즙, 여기에 양파, 고수, 할라페뇨고추 등을 다져 넣고 버무리면 단순하지만 다채롭고 매력적인 멕시코식 과카몰레가 완성된다. 단품 메뉴로 토르티야칩에 곁들여 먹는 게 가장 대중적이지만 타코나 케사디야, 부리토 등 다른 음식과 만나도 상대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감초 역할을 무던히 해낸다. 멕시코 음식들은 왜인지 강렬할 것만 같은 우리의 기대와 달리 주재료의 맛에 크게 의존하며 재료 간의 조화에 초점을 맞춘다. 의외로 심심하면서 건강한 맛에 놀라게 되는데 아보카도는 이들 속에서 일종의 맛의 중재자가 된다. 해산물을 시트러스즙에 절인 세비체에 건강하면서 기름진 풍미를 더해 주는가 하면, 거친 타코의 질감을 한데 어울러 주는 윤활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멕시코 음식뿐만 아니라 한식의 비빔밥이나 일식의 초밥, 샐러드나 진한 수프에 들어가도 위화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보카도만큼 어떤 재료나 요리와 만나도 손쉽게 어우러지는 친화력을 가진 식재료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친절하고 서글서글한 멕시코 사람들과도 닮았다. 늘 좋은 인상만 주는 것 같지만 멕시코가 국가적 차원에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문제 중 하나 또한 아보카도다. 멕시코 내 아보카도의 최대 산지는 국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는 미초아칸 지역이다. 연간 3조원 규모의 큰 산업이다 보니 이권을 둘러싸고 범죄 조직인 카르텔 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일부 소비자는 멕시코산 아보카도를 ‘피 묻은 아보카도’라고 부르며 윤리 문제를 거론하고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멕시코 내에서는 부패한 정치인과 정부의 무능력, 범죄 카르텔과의 결탁 등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큰 불만을 갖고 있다. 대자연이 멕시코에 내려 준 축복과도 같은 아보카도지만 동시에 인간의 욕망과 몽매함으로 인해 불행을 함께 안겨 주고 있다는 점이 씁쓸할 따름이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우크라 종전 진전 땐 북미 대화 이어질 것… 트럼프 방북 가능성도”[글로벌 인사이트]

    “우크라 종전 진전 땐 북미 대화 이어질 것… 트럼프 방북 가능성도”[글로벌 인사이트]

    “북미회담으로 주목받았던 트럼프2기서도 북미 관계서 성과 노릴 것고문 등 측근 인사들도 평양행 띄워‘미군 北 이전’ 제안 다시 꺼낼 수도北은 정권 보장 위해 스몰딜 나설 것파병 북한군, 폭동 막는 특수작전군내부 불안에 2차 파병 쉽지 않을 것” 오는 24일이면 발발 4년째가 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 간의 협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진행되는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추가 파병을 거론하며 배제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79년 군인 신분으로 탈북해 파병 북한군을 상대로 한 심리전을 제안했던 안찬일(71)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으로부터 18일 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 들었다. 안 소장은 탈북민으로는 처음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초당적인 통일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포로로 붙잡히기보다는 자살을 선택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정신력으로 버틴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건군기념절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해 한 연설에서 ‘총폭탄 정신’이라는 말이 빠졌다. 일본의 가미카제처럼 자기 몸을 던져 자폭하는 게 총폭탄 정신인데, 실제 전선에서는 북한에서 교육한 것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비당원 군인을 당원으로 받아 주고 달러로 상금도 걸고 또 부모 형제에게 어떤 대가를 주는 등의 여러 유인책을 제공하니 북한군의 전투 성과가 러시아군보다 더 낫다. 장교를 제외하면 모두 청년인 북한군은 평균나이가 40대인 우크라이나군보다 낫지만, 체력이나 키에서 밀려 그렇게 압도적이진 않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서 북한군 참전은 어떻게 다뤄질까. “많은 전문가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죽기 전에는 안 끝난다고 했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금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 전선이다.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보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에 따라 결정이 이뤄질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은 오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만 원하며 러시아도, 트럼프 대통령도 모두 반대한다. 종전 협상으로 인해 북한은 푸틴 대통령에게만 잘 보이면 될 줄 알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도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고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면 노벨평화상 자격을 갖추게 된다. 북한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대사관을 세우기 전에는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기네 주권을 미국이 보장해 주면 개혁·개방은 물론 뭐든 다 하겠다는 사람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척되면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대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이자 고문인 보수 인사들은 곧 평양에 갈지도 모른다고 농담하며 들떠 있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걸 보면 북한과 트럼프 행정부 간에 뭔가를 준비 중이란 소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집권 때 북미 관계 개선으로 인기가 좋았다. 우크라이나전 종전 성과가 나오면 바로 북미 관계 개선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 1차 싱가포르 북미회담과 2차 하노이 회담이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폐쇄 국가 북한의 최고 통치자를 밖으로 끌어내고 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좋아하는데 최고로 주목받는 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다. 김 위원장도 세계 최고 강대국 정상과 대등한 관계를 만드니 북한의 엘리트와 고위층들이 머리를 딱 숙일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집권 2기에 북미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트럼프 1기 때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미군 사령부를 한국에서 북한 자강도의 강계로 옮길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 강계는 6·25전쟁 때 임시 수도였던 곳이다. 미군을 북한 지역으로 옮기면 한반도 통일에 궁극적으로 이득이 되고, 효과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계산이었다.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개발하겠다는 것과 비슷한 발상이다. 김 위원장은 정권을 보장받기 위해 불안하고 급박하기 때문에 비핵화를 서서히 하는 미국과의 스몰딜로 갈 수 있다. 이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싫은 상황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2000~3000명을 추가로 2차 파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병 북한군에 대해 한국에서는 특수작전군인 ‘폭풍군단’이라고 했지만, 실제 북한군 포로를 잡고 보니 정찰총국 소속이었다. 정찰총국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기관으로 대외 공작 활동을 총괄한다. 그러니까 파병 북한군은 보병이 아니었는데,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의 평원에 배치되니 취약점이 드러났다. 파병된 1만 2000명의 북한군 가운데 4000명이 사상을 입었다면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죽거나 다친 것이다. 1만 2000명은 북한에서 1개 사단 규모다. 북한의 특수작전군은 폭동 및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국경에서 중국군이 들어오는 등의 급변 사태를 모두 맡게 돼 있다. 현재 북한의 일반 보병은 영양실조로 비실비실한데 특수작전군이 파병으로 다 빠져나가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매우 불안할 것이다.” -파병된 북한군에게 심리전을 전개해 탈북할 것을 권유하자고 제안했다. “전쟁터에서 개죽음당하느니 자유를 찾아서 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북한 군인들을 가장 잘 아는 탈북민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단 살포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감옥살이와 다름없이 갇혀 있던 젊은이들이 투항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려고 했다. 북한의 젊은 세대들이 자유를 찾으면 인간적으로 좋은 일 아닌가. 우크라이나로 간 한국 정보기관과도 많은 아이템을 공유했다. 북한군 포로들을 심문할 때 안심시키고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질문과 같은 아이템을 우리 탈북민이 제공했다.”
  • “봄날음악회, 오케스트라와 협연… 잔잔한 위로 드리고 싶다”

    “봄날음악회, 오케스트라와 협연… 잔잔한 위로 드리고 싶다”

    성악·트로트 넘나드는 독특한 감성‘깊어지네’·‘개여울’ 등 열창에 기대이모할머니 심수봉과 무대 큰 의미 “관객분들과 함께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가수 손태진(37)이 오는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신문 주최 ‘2025 봄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손태진은 이번 음악회에서 ‘깊어지네’, ‘개여울’, ‘타인’, ‘그대 내 친구여’, ‘이별 없는 사랑’을 부를 예정이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만큼 기존 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새롭게 준비했다. 그는 자신이 부를 노래에 대해 “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포근한 위로와 잔잔한 행복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태진은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2017년 JTBC 프로그램 ‘팬텀싱어’ 최종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활동하다 2023년 MBN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성악에서 트로트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가 부르는 노래에는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 이른바 ‘손태진 장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는 이를 두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떠올리며, 저만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과 가사 그리고 감정으로 노래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장르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다 보니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결과를 내려 많이 고민했고요. 이런 게 합쳐지며 ‘손태진 장르’라는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해 11월 8개 도시를 돌며 진행한 ‘쇼케이스’에 이어 다음달 전국 투어 콘서트 ‘커튼콜’을 시작한다. 봄날콘서트는 그 중간 지점인 셈이다. 그는 “콘서트장은 관객분들과 직접 마주하며 소통하는 공간인 동시에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라면서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마음가짐을 내비쳤다. “무대에 오르기 전 많이 고민하고, 어떤 무대가 펼쳐질까 미리 상상합니다. 그래서 무대에 오르는 순간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제가 전달하고 싶은 진심과 노래의 감정을 온전히 전하기 위해 집중합니다. 팬들은 물론이고 제 노래를 처음 들으시는 분들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무대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봄날음악회 무대에서는 ‘이별 없는 사랑’을 이모할머니인 가수 심수봉과 함께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 깊다. 그는 이를 두고 “어렸을 때는 조모님이 그저 따뜻한 이모할머니이자 가족이었지만, 이제는 음악적으로도 큰 영감을 주시는 분이자 존경하는 아티스트 중 한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서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함께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부터 MBC 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DJ로도 활동 중인 그는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등 도전을 거듭해 왔다. 이에 대해 그는 “수많은 도전이 있었기에 가수로서, 또 DJ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신의 마음과 노력을 믿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뿐입니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면 어느 순간 그 길이 스스로를 향해 열릴 거라 믿습니다.”
  • [CES 2025]<3> 자율주행 기능의 확장 [노승완의 공간짓기]

    [CES 2025]<3> 자율주행 기능의 확장 [노승완의 공간짓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 박람회(CES)는 주제를 ‘확장’으로 잡아도 될 정도로 모든 영역의 벽을 허물고 기술이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5회에서는 수많은 기술 가운데 건설 관련 스마트 기술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보고자 한다. 모빌리티, 커뮤니티 시설과 건축물, 인테리어로 큰 틀을 나누고 각 카테고리에 맞는 기술들을 추렸다. 2021년 기준 미국에 거주하는 1억 2900만 가구 중 8200만 가구가 단독주택에 산다. 마당을 손보거나 새로 설치하는 집도 매년 70만~100만 채 정도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는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1만 6000개 가까이 있다. 단독주택이든, 드넓은 잔디를 보유한 골프장이든 잔디 관리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히 골프장, 리조트 등은 잔디 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장비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드넓은 잔디도 자율주행 로봇으로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장비가 CES에 등장했다. 이번 CES에는 다양한 실내외 로봇청소기가 나왔는데, 이중 야외에서 쓸만한 잔디관리 로봇 야보(Yarbo)가 눈에 띈다. 야보는 코어 부분과 헤드 부분이 결합된 제품으로, 코어 로봇에 잔디깎기와 블로우, 제설 등 여러 모듈을 교체하고 결합해 쓴다. 잔디를 깎거나 바닥에 쌓여있는 낙엽을 불어내는 등 자율주행하며 넓은 면적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잔디 높이를 설정할 수 있어 골프코스 등에서 유용하다. 장애물, 사람, 애완동물 회피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배터리 부족 시 무선 충전장치로 알아서 이동한다. 3시간 충전 시 약 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건축물 골조공사에 유용한 요철 발생 로봇어쩌면 CES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술들을 보기를 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기술, 다시 말하면 수익성보다는 필요를 먼저 떠올릴 기술 말이다.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이후 다음 층 콘크리트를 부을 때 구조체가 잘 붙도록 부착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코닛 러너(Conit Runner)는 부착력을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 표면에 요철을 만들어주는 로봇이다. 포스코이앤씨와 아이티원이 공동개발한 제품이며 대형 구조체 콘크리트 타설 시 요철을 자율주행으로 만들어 이어치기 구간의 결합력을 향상하고 이음철근 개수를 절감할 수 있다. 이동형 도킹 스테이션으로 로봇의 최적 상태 유지베이리스(beyless)는 회사 로고만으로 한국기업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 했다. 부스를 둘러보다가 미니버스 내부에서 익숙한 우체국 택배 상자를 보고 관계자에게 물어 한국기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미니버스는 모바일 드론 도킹 스테이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드론과 로봇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유지보수를 제공한다. 드론의 자동 이착륙, 충전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시간으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자율배송 로봇을 탑재해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선 드론으로 공정 현황을 촬영하거나 현장 모습을 찍어 도면과 중첩해 검토하는 방식으로 시공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향후 건설 현장에 이런 도킹 스테이션이 있다면 소량의 건설자재를 시공 지점에 정확히 배송하거나 드론의 스테이션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거대하지만 정밀한 자율주행 트랙터세계적인 농기계 회사 존디어(John Deere)가 개발한 자율주행 트랙터 ‘9RX 830’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했다. 거의 집채만 한 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형 장비인데 이 트랙터가 자율주행을 해서 파종과 농약살포, 수확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니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트랙터에는 16개 카메라가 부착돼 밭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고 AI가 나무와 주변 장애물을 구별하여 지정된 영역을 밭갈이할 수 있다. 농기계를 건설장비와 비교하기에 무리는 있지만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도로공사 등에 쓰이는 대형 장비에도 충분히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빌리티 기술은 자동차를 넘어 각 분야의 장비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머지않아 자율주행 건설기계가 실제 현장에 적용될 날을 고대해 본다.
  • 벌써 22년…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 열려

    벌써 22년…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 열려

    올해로 22주기를 맞은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식이 18일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팔공산 인근 상인들의 반발 속에서 진행됐다. 2·18 안전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9시 53분부터 추모식을 열고 참사 당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식에는 유족과 노동계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추도사, 추모 공연,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영하 3도의 강추위에도 참석자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박성찬 유족대표는 추도사에서 “어느덧 20여년이 흘렀다”며 “대구시는 중앙로역 기억의 공간 장소 반대편에 납골당을 설치하고 제3의 장소를 추모 공원 묘역으로 달라”고 요청했다. 추도사 낭독이 이어지자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유족 대표단을 통해 추도사를 전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192명이라는 생명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여러분의 가슴 속에 크나큰 아픔이 자리 잡고 있으리라 생각된다”며 “여러분들 모두 희망이 충만하시고 아픔이 덜해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17일) 오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 마련된 추모공간 ‘기억공간’을 찾아 헌화를 했다. 추모식이 열리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광장 앞 인도에서는 같은 시각 동화지구 상가번영회 등 팔공산 일대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18 추모식 결사반대’, ‘팔공산 국립공원에 2·18 추모식이 웬 말이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반발했다. 팔공산에 지하철 참사 추모 행사를 열고, 추모 시설을 조성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한편,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 53분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붙이면서 발생했다. 당시 불은 마주 오던 전동차까지 번지면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 (영상) 변장 전술로 범인 잡는 경찰…이번에는 ‘카피바라’다 [여기는 남미]

    (영상) 변장 전술로 범인 잡는 경찰…이번에는 ‘카피바라’다 [여기는 남미]

    변장전술로 유명한 페루 경찰팀이 이번에는 인기 동물 탈을 쓰고 마약사범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17일(현지시간) 페루 언론매체는 “밸런타인데이에 수도 리마의 남부 루린 지역에서 귀여운 ‘사랑의 카피바라’로 변장한 수사관을 앞세운 마약수사대가 마약사범을 체포했다”면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페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랑의 카피바라’가 어느 집 앞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 안에서 “누구냐”는 말이 들리자 카피바라는 “선물 가져왔다”고 말했다. 선물박스를 들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를 본 남성은 경계심 없이 순순히 문을 열었고, 순간 카피바라가 뛰어들어 남성을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경찰에 따르면 변장한 수사관은 경력 13년 차 무술 특기자였다. 이 경찰은 “변장한 상태였는데 캐릭터의 팔과 다리가 너무 짧아 행동이 제한적이었다”면서 “그래도 사고 없이 체포에 성공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카피바라는 ‘초원의 지배자’라는 의미로 남미에 서식하는 설치류 동물이다. 온순하고 귀여워 ‘사랑의 카피바라’라는 캐릭터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찰은 “일부러 밸런타인데이(14일)로 날짜를 잡아 그 날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골라 작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전으로 체포한 남성은 페루의 한 마약 카르텔이 공급하는 마약을 지역에 뿌리는 총책이었다. 철저하게 주변을 경계해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도주하거나 총기류 등 무기를 들고 격렬히 저항할 위험이 컸다. 경찰은 “순순히 문을 열게 하고 신속하게 제압하는 게 작전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의 자택에선 1회 투약용으로 소분한 1774명분 코카인과 마리화나 420g 등 마약이 발견됐다. 페루에선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되면 징역 3~10년이 선고될 수 있다. 페루 경찰은 마약범 소탕 작전에 인기 캐릭터로 변장한 수사관을 투입해 ‘경찰 분장 전술의 원조’로 불린다. 2022년 어벤져스로 변장해 마약밀매단을 일망타진해 전 세계 화제가 됐고, 지난해 10월 핼러윈에선 슈퍼 히어로 ‘데드풀’과 ‘울버린’으로 변장해 마약사범을 체포했다.
  • 오세훈 “명태균 등 3자 회동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법적 책임 물을 것”

    오세훈 “명태균 등 3자 회동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법적 책임 물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자신과 그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모씨,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3자 회동’을 했다는 명씨 측 주장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명태균의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이 기정사실인 양 보도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이후로 어떠한 부탁도 의논도 한 바가 없다고 수차례 단호하게 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명씨, 김모씨 등 3자가 함께 만났다는 주장은 말 그대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초기에 명태균은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는데, 3자 만남까지 할 이유가 없다”며 “명태균과 그 일당은 13차례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언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밝히라는 우리 측 요구에 수개월째 답변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것이 전달됐다고 가정해도, 공표하면 처벌받는 미공표 여론조사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승부가 결정되는 당내 경선과 단일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자료에 자금을 지출하는 바보가 세상에 있겠느냐. 이치에 맞지도 않고,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 허풍쟁이 사기꾼의 과장된 거짓말을 언론에 내보내는 명태균 측 변호인과 이를 사실인 양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검찰의 신속한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검찰의 수사가 늦어지는 동안 가짜뉴스만 재생산되고, 개인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검찰이 하루빨리 구체적인 수사 결과를 발표하길 거듭 촉구한다. 사기꾼의 거짓말은 반드시 법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 김춘곤 서울시의원, 강서 투금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 위한 간담회 개최

    김춘곤 서울시의원, 강서 투금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 위한 간담회 개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소속 김춘곤 의원(국민의힘, 강서4)은 지난 17일 강서구 사무실에서 양천향교 안순복 전교, 양천역사보존회 유일부 회장, 강서구청 박은경 문화예술과장, 강서구청 이종일 공원녹지과장,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김소은 교수를 만나 투금탄 설화의 관광 활성화에 대해 논의했다. ‘투금탄 설화’는 이조년과 이억년 형제가 우연히 얻은 금을 하나씩 나눠 가졌는데, 동생이 형의 금이 탐나자 자신의 욕심을 없애기 위해 금을 물에 던져버렸고, 형도 아우의 말이 옳다고 여겨 금을 버렸다는 이야기로 형제간의 우애를 담은 우애담이다. ‘투금탄 설화’는 ‘성주 이씨 가승’에 수록되어 있고, 금덩이를 던졌다는 공암진이 ‘투금탄’이라고 불리게 된 연유를 알려주는 지명 유래담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설화다. 지난 2016년, 서울시는 방화대교 남단 강서한강공원에 ‘투금탄 설화’를 재현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체험장소를 설립하여 한강 테마공간으로 만들었으나, 2020년 여름 장마와 폭우로 인해 침수·파손되어 철거됐다. 김 의원은 “투금탄 설화의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강서’라는 지역명을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천향교, 서울식물원, 겸재 정선 미술관, 허준 박물관 등 인근 명소와 연계해 강서의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서울의 유일한 향교인 양천향교와 연계하여 형제간의 우애를 기리는 상을 수여하고 투금탄의 체험과 함께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강서둘레길에 입체적인 색을 입히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강서 투금탄을 활성화시킬 방안을 모색했다. 김 의원은 “교과서에 나올만큼 유명한 투금탄 설화가 이렇게 강서에 잠들어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강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관심을 갖고 회의를 한 만큼, 앞으로 더욱 널리 알려질 것”이라며 투금탄 설화의 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양양 경제 살리는 ‘연어 산업’… 산란부터 가공·물류까지 원스톱

    양양 경제 살리는 ‘연어 산업’… 산란부터 가공·물류까지 원스톱

    국내 첫 연어 자연산란장 연내 완공해마다 남대천 오는 연어 1만 마리성어 회귀율·치어 생존율 높아질 듯연어 테마로 복합문화공간 만들 것 강원도와 수산식품클러스터 조성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산업에 선정육상연어양식단지도 2028년 완공기업들 입주로 시너지효과 극대화 ‘연어의 고장’으로 불리는 강원 양양에서 연어는 곧 ‘돈’이다. 3~4년 동안 태평양을 도는 긴 여정을 마치고 산란을 위해 양양 남대천으로 돌아온 연어는 어민의 소득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을 불러 모아 지역 상권에도 도움을 준다. 양양군은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연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남대천 수중 생태계 복원 사업도 진행 양양군은 국·도비 포함 282억원을 투입한 자연산란장을 연내 완공한다고 17일 밝혔다. 연어 자연산란장을 조성하는 것은 양양군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자연산란장은 손양면 송현리 남대천변 5만 8152㎡ 부지에 수로와 연구·관리동, 전시체험관 등을 갖춰 지어진다. 자연산란을 유도하는 수로는 길이 500m, 폭 2.3~4.0m, 수심 0.65m 규모이고 알의 부화를 돕는 시설과 수로 세척 장비, 수질환경 감시시스템 등으로 이뤄진다. 군은 자연산란장이 지어지면 태평양을 돌며 성어로 자란 연어의 회귀율과 부화한 치어의 생존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는 1만 마리 정도로 국내로 회귀하는 연어의 70%를 차지한다. 군은 자연산란장 조성과 함께 어도 개선 등 남대천 수중 생태계 복원을 위한 사업도 병행한다. 최재현 양양군 자원조성팀장은 “산란하고 서식하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수로는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아 부화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부화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회귀율도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자연산란장에는 전시체험관, 야외학습장, 생태공원, 관찰마운드, 관찰데크, 트레킹 코스 등의 교육, 체험시설도 만들어진다. 자연산란장 운영은 연어 연구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가 맡는다. 군은 자연산란장 조성을 위해 2019년 6월 시행계획을 수립했고 이후 기본 및 실시설계, 토지 매입을 거쳐 2023년 10월 착공했다. 현재 공정률은 57%다. 군 관계자는 “전문기관이 자연산란장을 운영해 사업 효과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남대천 일대는 연어를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러스터 쓸 해수, 직접 바다서 끌어와 군은 강원도와 함께 수산식품클러스터도 조성한다. 수산식품클러스터는 군이 손양면 여운포리와 현북면 중광정리 일원 55만 8683㎡ 부지에 2030년까지 지을 양양일반산업단지 안에 들어선다. 연어를 비롯한 어류로 통조림, 필렛 등을 생산하는 수산식품 가공공장과 사료생산공장, 복합물류지원동, 연구센터, 수산식품혁신성장지원센터 등으로 이뤄진다. 이 시설들에서 쓸 해수는 4.3㎞ 길이의 관을 놓아 바다에서 직접 끌어온다. 수산식품클러스터의 부지 면적은 1만 3200㎡이고, 총사업비는 국비 1052억원, 도비 43억원, 군비 101억원과 민자 307억원 등 1503억원이다. 군이 13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양양산업단지에는 수산식품클러스터 외에도 연어와 연관이 있는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군과 도는 지난해 11월 해양수산부를 거쳐 기획재정부에 수산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신청했고 기재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군은 연말이나 내년 초 예타를 통과하면 2027년 공사에 들어가 2029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최종호 양양군 어촌신활력팀장은 “수산식품클러스터는 강원 K 연어 산업의 핵심 시설”이라며 “예타 통과와 적기 준공을 위해 도와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개발·가공·유통 등 한곳에 모여 수산식품클러스터 맞은편에는 육상연어양식단지가 들어선다. 육상연어양식단지에서 생산한 연어가 수산식품클러스터에서 바로 가공, 유통되는 원스톱 체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4년여 전인 2020년 9월 군과 도, 동원산업은 육상연어양식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동원산업이 4000억원 전액을 들여 세계 최고의 연어양식 기술력을 보유한 노르웨이 새먼에볼루션과 함께 육상연어양식단지를 조성하고 군과 도는 행정적 지원을 펼친다. 육상연어양식단지는 현북면 중광정리 10만 6375㎡ 부지에 지어진다. 주요 시설은 양식 수조, 종묘·친어 연구개발(R&D)센터, 가공공장 등이다. 육상연어양식단지에서 생산될 연어는 연간 2만t에 달한다. 군은 동원산업이 올해 토지 매입을 마친 뒤 내년 공사에 들어가 2028년 완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엄정운 양양군 기업지원팀장은 “수산식품클러스터 사업이 예타 대상이 되면서 탄력이 붙어 육상연어양식단지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2개 사업이 완료되고 관련 기업까지 들어오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박물관에 가지 않는 사람들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박물관에 가지 않는 사람들

    사람들과 만나 내 직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들이 대다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많다. 심지어 집 근처에 그런 박물관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분들도 제법 있었다. 그들은 왜 박물관에 무관심하거나 가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전국문화기반시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박물관은 916곳이다. 연간 관람 인원은 758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2025년 1월 기준 전국 인구가 5120만여명이니 전체 인구의 1.5배가량이 박물관을 방문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 박물관을 찾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체감 비율은 매우 높다. 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외국인 관람객의 숫자가 많다는 것과 박물관을 즐기는 그룹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이 중 두 번째 향유 그룹이 제한적이라는 문제를 살펴보자. 박물관을 방문하는 중심 그룹은 단연 어린이와 학생들이다. 이에 맞춰 대다수 국립박물관들은 별도의 어린이박물관을 운영하거나 설립하고 있다. 주 방문층을 어린이나 학생들로 설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향유 계층의 지나친 편중성은 박물관 운영 취지나 방향성과 맞지 않다. ‘모두의 박물관’을 표방하면서 실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박물관을 찾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박물관 관람에 흥미를 갖지 못하거나 여러 여건상 박물관 문턱을 넘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박물관 무관심 그룹의 첫 번째는 노인층이다.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박물관을 만들듯 노인들을 위한 박물관 공간을 만들고, 노인들이 직접 박물관 운영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상당수의 노인 문제가 실은 여가를 보낼 만한 공간과 장소, 아이템이 없다는 점에서 벌어진다는 진단들이 쏟아지고 있다. 노인을 위한 박물관은 이런 사회문제를 극복할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박물관 입장료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다. 국립박물관들은 2008년부터 본격적인 무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제는 국립, 공립, 사립 박물관의 전면적인 무료화 정책을 고려할 시점이다. 요금이 부담될 뿐 아니라 요금을 내거나 무료 요금 대상임을 증명하는 과정 자체가 문턱이 된다. 세 번째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이는 개별 박물관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극복할 부분이지만 일반 대중들도 박물관이 적은 노력으로 충분히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임을 인식하고 한 번이라도 방문해 즐겨 보길 권한다. 우리나라의 박물관 정책들을 요약하면 더 많은 국민이 문화 시설을 방문해 즐기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노력의 주된 방향이 박물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을 향할 때 극복할 수 있고 효과적인 전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김충배 허준박물관장
  • [길섶에서] ‘대화 금지’ 카페

    [길섶에서] ‘대화 금지’ 카페

    주말이면 종종 집 앞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밀린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편안한 음악, 적당한 백색소음이 의외로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남들도 비슷하게 느껴서인지 나 말고도 1인 고객이 꽤 많다. 문제는 바로 옆 테이블에 두 명 이상이 앉아서 대화할 때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그들을 탓할 마음은 전혀 없다. 원래 카페란 사람들이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곳 아닌가. 탓해야 할 건 그날 나의 자리운일 뿐이다. 얼마 전 동네에 대화 금지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지난 주말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찾아간 이곳에선 클래식 음악 소리와 찻잔 부딪치는 소리, 기침 소리를 제외하곤 사람 목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음료를 주문할 때도 옆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곤소곤 얘기해야 했다. 처음엔 어색했던 침묵의 장소가 어느 순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힐링의 공간으로 다가왔다.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된 카페. 그 진화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 [세종로의 아침] 동해선 개통은 완결 아닌 시작

    [세종로의 아침] 동해선 개통은 완결 아닌 시작

    경기 파주의 서쪽 끝자락, 교하·운정신도시에 사는 이들은 요즘 기적 같은 순간을 맛보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부분 개통됐기 때문이다. 시속 180㎞를 오르내리는 이 ‘질주 열차’를 타면 교하·운정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 22분이면 닿는다. 교하나 운정지구 내 어느 곳에 사는 주민이든 집을 나와 서울 강북의 중심지까지 가는 데 한 시간이면 족하다. 정시성과 신속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다. 서울의 베드타운이면서도 오로지 노선버스 하나만 보고 살았던 시골 주민들로서는 정말 쾌재를 부를 일이다. 그렇다고 언필칭 신도시라면서 여태 교통 여건 개선에 눈을 질끈 감았던 정부의 무신경에 대한 울화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누그러지긴 한 듯하다. 며칠 전엔 또 한 번 기적 같은 즐거움을 맛봤다. 서울 사람인 양 느긋하게 GTX를 타고 서울역에 가서 KTX로 갈아탄 뒤 강원 강릉을 거쳐 경북 울진까지 다녀온 거다. 국토의 등줄기를 잇는 동해선 철길이 올해 첫날부터 완전 개통된 덕이다. 마을버스, 광역버스, 경의·중앙선, 택시 등 온갖 대중교통 수단을 총동원해야 했던 종전과 확연히 다르다. 파주의 두메에 사는 이들에게 이제 출퇴근 외에 여행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린 셈이다. 사실 이제껏 수도권 북부나 서부에 사는 이들이 동해안으로 가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자기 차였다. 차와 기차는 여행하는 느낌과 방법이 매우 다르다.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풍경을 담아내는 기차 차창의 기교는 무엇으로도 따라잡기 어렵다. 여기에 두 손과 두 발의 자유가 더해지면 정말 여행하는 맛이 난다. 아마 많은 사람이 여러 불편을 감수하면서 기차 여행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다. 동해선 개통은 우리 여행업 생태계에 훈풍을 불러올 게 분명하다. 강릉, 속초 등에 집중되던 관광객이 경북 동해안 일대까지 확산할 것이고, 기차가 오가는 작은 포구들도 명소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예컨대 이 땅에 증기기관차가 들어온 이래 단 한 번도 제대로 기차가 다녀 본 적이 없어 대표적 ‘교통 오지’로 꼽혀 왔던 울진 같은 동해안 소도시들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통 초기이다 보니 몇몇 손볼 것이 눈에 띄었다. 우선 강릉역에서 동해선으로 갈아타는 환승 시간을 조정했으면 좋겠다. 현재는 10분 내외로 다소 촉박하거나 한 시간이 넘는 등 긴 편이다. 여행객 입장에선 KTX가 강릉역에 정시에 도착하지 못할 걸 상정해 보수적으로 동해선 연결편을 예매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자면 강릉역 맞이방에서 하릴없이 기다려야 한다. 아예 강릉 환승 여행(스톱오버)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국제선 비행편에서 종종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려면 강릉역사의 짐 보관 공간을 좀더 늘려야 한다. 현재 강릉역 실내에 마련된 로커로는 조만간 태부족이 될 게 분명하다. 동해선은 무슨 이유에선지 열차 내에 식당칸은 물론 자판기 하나 설치하지 않았다. 여행객 입장에선 퍽 불편한 노릇이다. 강릉역에서 먹고 타자니 시간이 촉박하고, 안 먹고 타자니 갈 길이 멀다. 우리도 일본의 ‘에키벤’처럼 정차하는 역마다 고유한 음식을 만들어 파는 건 어떨까 싶다. 사실 오래전 코레일에서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여행업계 안팎의 환경이 많이 바뀐 만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싶다. 여행 전 과정의 알림에 대한 서비스가 완벽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예컨대 동해선 열차에선 이번 역에 대한 알림은 있지만 다음 역에 대한 알림은 없다. 일본어 알림이 곳곳에서 생략된 것도 아쉽다. 현지 모든 안내표지판에 우리말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최소 4개 국어는 함께 써 놓길 권한다. 기차가 지나는 도시들에서도 렌터카나 공유 이동장치 등 관광객 맞을 준비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 어물쩍대다간 이웃 도시에 여행객 다 뺏긴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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